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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TV가 18일 아침방송 두 건으로 잇달아 홍역을 치렀다. MBC의 오전 프로그램인 ‘기분 좋은 날(월∼금 오전 9시 45분∼11시)’은 이날 오전 ‘생명을 위협하는 생활 속 희귀암’ 편을 방송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희화화하는 합성사진을 내보냈다. 방송은 유명 화가 밥 로스가 1995년 53세의 나이에 악성 림프종으로 사망했다는 내용을 전하면서 로스가 그림을 그리며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을 내보냈다. 하지만 이 사진 속 인물은 로스의 몸에 노 전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한 ‘가짜’였다. 로스가 그리고 있는 그림도 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봉하마을에서 담배를 물고 있는 사진을 그림체로 바꿔 기존 작품에 합성한 것이었다. 이 합성사진은 강경우파 성향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의 한 회원이 3월 9일 노 전 대통령을 희화화하기 위해 ‘밥 盧스.jpg’라는 제목으로 만들어 올려 인터넷에 퍼진 것이다. MBC는 방송 직후 “제작진의 착오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진과 합성된 것이 방송되었다. 시청자께 사과드린다”라며 실수를 인정했다. 기분 좋은 날 시청자 게시판에는 18일에만 1200여 개의 비판 글이 쇄도했다. 한편 이날 오전 부산MBC 아침뉴스 ‘뉴스투데이(월∼금 오전 7시 10∼50분)’의 여성 앵커 황재실 기자는 “한 대학생이 쓴 대자보 한 장이 그저 숨죽여 사는 것만 같던 우리 20대들의 응어리를 제대로 흔들어 놓은 것 같습니다”라며 “팩트(사실)가 좀 틀리면 어떻겠습니까. 청춘들이 하고 싶은 진짜 얘기가 뭔지 조용히 들어주고 마음으로 응원해 주는 게 어른들의 몫 아니겠습니까”라는 말로 뉴스를 마쳤다. 최근 대학가에 붙고 있는 일부 대자보에 철도파업, 의료민영화 등 논쟁 현안을 두고 극단적이거나 사실관계를 왜곡한 주장이 사실인 양 적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걸 지적한 멘트다. 그러자 부산MBC 시청자 게시판에 “앵커에게 팩트보다 중요한 게 감성과 선동이냐” “언제부터 MBC 뉴스가 자기 생각을 시청자에게 강요하는 방송이 됐느냐”는 비판 글이 올라오는 등 논란이 벌어졌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Ulrich Beck)은 "현대사회는 문명의 화산 위에 살아가는 '위험사회'다"라고 말했습니다. 물질문명과 과학이 발전할수록 인간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다양하고 익명화된 위험요인에 노출된다는 뜻입니다. 이를 테면 과학기술은 그동안 사회적 위험에 대한 해결책으로 간주돼 왔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과학기술이 사회적 위험의 원인으로 변질돼 작동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개인신상정보노출, 사생활 침해 등이 그것입니다. 이처럼 익명화된 위험은 그것을 계산해내거나 관리하거나, 또는 예방하는 것을 거의 불가능에 가깝게 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개인이 이를 통제하는 건 점점 더 어려워집니다. 독자 여러분께서는 매일 매일의 일상에서 어떤 위험에 불안감을 느끼십니까.동아일보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성균관대 서베이리서치센터가 올해 7~9월까지 전국 1288명을 대상으로 벌인 '한국사회의 안전과 위협'이란 사회조사(설문) 결과를 입수해 소개합니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한국사회위험지수분석은 처음입니다. 이번 조사는 자연재해 건강 생애주기 사회생활 경제생활 정치·대외관계 환경 등 7개 영역에서 각 개인이 불안감을 얼마나 느끼는지를 조사했습니다. 각 영역은 다시 4개의 세부 요인으로 나눠져 총 28개 세부 위험요인을 측정했습니다. 국민들이 다양한 영역에서 자신에게 당장 일어날 수 있는 위험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얼마나 큰 불안을 느끼는 지를 엿볼 수 있는 자료입니다. 그 결과 한국사회의 위험지수는 0~100 중 38.99로 평가됐습니다. 0은 완전히 평화로운 상태를 말하고 100은 극도의 불안과 위험이 판치는 것을 뜻합니다. 국민들은 과학과 IT 기술의 발달에 의한 사생활침해, 노후불안, 경기침체, 불량 먹거리 등이 자신의 삶을 위협하는 키워드라고 꼽았습니다. 국민들이 가장 큰 위험으로 생각하는 것은 '경제생활(40.21)'이었습니다. 30~40대 여성이 특히 불안감을 나타냈는데 '경기침체 및 저성장'이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또 주택 및 전세가격 불안, 실업 및 빈곤 등도 위험을 느끼게 하는 요인이었습니다. 각 위험요인에 대한 '한국정부의 대처능력'을 평가하는 항목에서도 국민들은 경제생활에 대한 정부대처능력이 가장 취약하다고 평가했습니다. 0(잘하고 있다)~7(잘못하고 있다)까지 정부 대처 능력을 묻는 항목에서 경제생활(3.97)은 생애주기(3.93) 환경(3.78) 등 다른 영역에 비해 가장 높았습니다. 이번 사회조사를 실시한 성균관대 서베이리서치센터 김상욱 센터장은 "본인에게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을 묻는 항목에서도 경제생활이 첫째로 꼽혔다. 장기화되는 불황이 언제라도 자신의 생활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불안감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20대는 어땠을까요. 이들은 사회생활 영역에서 가장 큰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과학기술 및 IT 기술발달에 따른 사생활 침해가 폭력범죄보다 위험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경제생활(경기침체, 주택 및 전세가격 불안, 실업)도 이들을 불안에 빠뜨리는 요인이었습니다.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가 대학가에 확산되면서 젊은 세대에 내재된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불만이 집단 표출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인사말을 제목으로 내건 대자보들이 좌파·진보적 성향의 대학생들뿐만 아니라 일반 학생들 사이에서도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른 것은 그만큼 젊은 세대가 그동안 ‘안녕하지 못했다’는 반증으로 해석된다. 대부분의 대학생은 비싼 등록금을 내고 학교를 졸업해도 취업에 실패해 평생 생계를 걱정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을 안고 산다. 대학생 박모 씨(26)는 자동차 대기업에서 일하는 게 꿈이지만 지방대 출신이라는 자격지심으로 취업 불안에 시달리던 차에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를 보곤 사회와 현실에 대한 분노가 치밀었다. 박 씨는 “대학에 와서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했는데도 지금은 바꿀 수 없는 ‘학력’으로 이미 인생이 결정된 것일 수도 있다는 분통함이 크다”며 “쌓여 왔던 분노를 표출하는 대상으로는 비판적일수록 주변으로부터 ‘개념 있다’는 평가를 받는 정부가 가장 만만하다”고 말했다. 인터넷에 익숙한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보다 사회 현안에 대한 정보를 손쉽고 빠르게 확보할 수 있는 환경에 살면서도 사회 이슈에 대한 참여율이 저조했던 게 사실이다. 서울 명문대생인 신모 씨(27)는 이미 한국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덜하지만 시험 준비에 매달리느라 사회 현안에 침묵해 직무유기를 한 느낌이었다. 신 씨는 “선배들은 학점을 포기하고 사회운동에 뛰어들어도 손쉽게 취업했다는데 우리 세대는 둘 다 같이 할 수는 없는 사회에 살고 있다”며 “대자보를 보고 마음속에 행동하고 싶은 욕망과 ‘나 혼자만 잘됐다’는 미안함이 공존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젊은 세대가 취업난에 대한 불안감과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부조리한 현실 세태에 대한 불만을 대자보를 통해 표출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전우영 충남대 심리학과 교수는 “젊은이들은 불안을 가슴에 안고 살면서도 이를 해소할 통로를 찾지 못해 답답해했다”며 “그러던 차에 안녕함을 묻는 대자보를 보고 ‘나만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게 아니구나’라는 안도감과 동질의식에 자신을 얻고 그동안 쌓아왔던 감정을 표출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제목을 내세우는 대자보가 철도노조 파업,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밀양 송전탑 건설 등 논쟁이 치열한 사회 현안에 대해 이념적으로 한쪽으로 치우친 시각을 담고 있으면서도 마치 ‘정의’인 양 강요되는 분위기가 불편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대학생 임모 씨(23·여)는 “대자보들을 보면 정치적 이슈만 담고 특정 입장을 강요해 와 닿지가 않는다. ‘안녕들 하십니까’가 실질적으로 대학생들에게 와 닿는 생활밀착형 이슈를 다뤄주면 더 큰 공감을 얻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일부 대자보에 사실관계가 검증되지 않거나 왜곡된 극단적 주장들이 담겨 있는 데 대한 비판도 나온다. 대학생 최모 씨(27)는 “말하고자 하는 바를 대자보에 적어 공개하는 현상 자체는 긍정적으로 보지만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정보를 바탕으로 선동적인 주장을 담은 대자보를 볼 때면 눈살이 찌푸려진다”고 말했다.조동주 djc@donga.com·김수연·서동일 기자}

열차에 끼여 끌려가다 사망한 김모 씨(84·여) 사고는 15일 오후 9시 2분 지하철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 오이도 방면 ‘5-4번’ 플랫폼에서 발생했다. 목격자 증언과 폐쇄회로(CC)TV 분석을 종합한 경기 과천경찰서에 따르면 당시는 그다지 붐비는 상황이 아니었으며 서너 명의 승객이 내리고 탄 뒤 김 씨가 내리려다 출입문에 몸의 절반이 끼인 것으로 보인다. 열차는 김 씨의 머리와 왼팔 등 신체 절반가량이 플랫폼 쪽으로 돌출된 상태에서 출발했다. 김 씨는 1m가량 끌려가다 열차 출입문 옆에 설치된 스크린도어에 수차례 부딪혀 전신에 골절상을 입고 사망했다. 스크린도어는 공사 중이라 틀만 갖춰두곤 작동하지 않는 상태였다. 김 씨는 열차가 역사를 떠난 뒤에야 플랫폼 방면을 바라보고 쓰러졌다. 당시 열차는 코레일 정직원 기관사 오모 씨(41)가 맨 앞칸에서 운행을 책임졌고 한국교통대 철도대학 1학년생 A 군(19)이 맨 뒤칸에서 차장 역할을 하며 출입문 개폐를 담당했다. 대학 1학년생이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열차의 차장을 맡았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번 사고가 노조 파업으로 인한 공백을 마구잡이식 인력 충원으로 채우다가 발생한 인재(人災)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열차 차장 업무는 노사합의에 따라 100시간의 실습을 거치고 투입하도록 돼 있는데 대학 1학년생인 A 군이 충분한 실습을 거쳤는지가 논란의 대상이다. A 군은 투입 직전에 3일 동안 하루 8시간씩 총 24시간 교육을 받았지만 규정 시간인 100시간을 채웠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철도대 측은 이번 사고로 논란이 확산되자 코레일 노조 파업으로 인한 공백을 대체하기 위해 투입했던 재학생 238명을 16일 전원 철수시키기로 결정했다. 열차 출입문은 1cm 이상의 물체가 끼면 바로 열리도록 돼 있는데 어떻게 김 씨가 문에 끼인 채 열차가 출발했는지도 밝혀야 할 대목이다. 사고 당시 ‘5-3번’ 플랫폼에 있다가 현장을 목격한 안전신호수 조모 씨(64)는 경찰 조사에서 “사망한 김 씨가 나를 바라본 상태에서 몸의 절반이 문에 끼인 채 열차가 출발해 스크린도어에 수차례 부딪혔다”고 진술했다. 반면 코레일 측은 “사고 당시 출입문 개폐장치에는 이상이 없었다. (김 씨가) 다리나 몸통이 끼인 게 아니라 (얇은) 머리카락이나 옷자락이 끼인 게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오 씨와 A 군, 사고 당시 책임자였던 정부과천청사역 부역장 황모 씨 등을 불러 김 씨가 문에 끼인 채로 열차 운행을 강행한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철도 파업으로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대학생 김종현 씨(23)는 “사람이 죽었다고 해서 무척 놀랐다. 학교 갈 때 매일 지하철을 타는데 이런 사고가 나면 불안해서 어떻게 타겠느냐”고 말했다.과천=조동주 djc@donga.com / 이은택 기자}
“청와대 에스에스 테러.” 이모 씨(27)는 14일 오전 8시 4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자택에서 집전화로 이렇게 112에 허위 신고를 한 뒤 전화를 끊었다. 경찰이 발신자 추적을 통해 이 씨의 자택을 찾았지만 이미 이 씨는 집을 나간 뒤였다. 집에 있던 이 씨의 어머니는 “아들이 이전에도 허위신고를 한 적이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집을 나선 이 씨는 지하철을 타고 서울 일대를 전전하며 이날 하루 동안 5차례나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허위 신고했다. 낮 12시 41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지하철 7호선 고속터미널역에선 공중전화로 112에 전화를 걸어 “지하철 7호선 폭발물 설치”라는 말만 남긴 채 도주했다. 이 때문에 경찰은 7호선 고속터미널역에서 지하철 3대를 무정차 통과시키고 군부대 등과 협조해 역사를 집중 수색했지만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 씨는 지하철 3호선 교대역과 2호선 삼성역 등을 다니며 외교부, 동대문 역사문화공원 등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허위 신고를 일삼았다. 경찰 조사결과 이 씨는 군 복무시절 정신질환을 앓아 의가사제대를 한 뒤 제대로 치료를 받지 않아 최근 병세가 심해진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이 씨에 대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고려대 철도 파업 대자보 찢어버렸다.” 강경 우파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에는 14일 오후 이런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떨려’라는 이용자는 “빨갱이들이 학교 망신 다 시키고 다니는 꼴 보기 싫어서 1차로 찢었는데 밥 먹고 오니 다시 붙여놨노? 질 수 없어서 다시 찢어버렸다”는 글과 함께 대자보를 세 동강 내 찢은 사진 2장을 올렸다. 이 대자보는 고려대 수학과 이모 씨(20)가 코레일의 노조원 직위해제를 비판하며 ‘우리는 언제까지 안녕할 수 있는지 불안하다’는 내용을 적은 글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떨려’는 15일 고려대생 커뮤니티에 “표현 방식이 폭력적이고 경솔했다”며 사과문을 올렸다. 최근 대학가에는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붙이는 열풍을 두고 찬반논쟁이 뜨겁다. 고려대 경영학과 4학년이며 노동당(옛 진보신당) 당원인 주현우 씨(27)가 10일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정경대 후문에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제목으로 철도 민영화 및 젊은 세대의 정치 무관심을 비판하는 2장짜리 대자보를 붙인 이후 관련 대자보가 잇따라 붙고 있다. 대자보들은 주로 철도노조 파업,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등 사회 현안을 비판하면서 젊은 세대가 정치에 적극 참여해야 ‘안녕한 삶’을 살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온라인에서도 12일 개설된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4일 만에 17만여 명이 ‘좋아요’를 누르며 호응했다. 반면 대자보 내용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북대 경영학과 박모 씨는 학내에 “철도노조 파업을 지지하지 않고 밀양 송전탑 건설에 찬성하면 깨어 있지 않은 대학생 취급을 받는다”며 “사회 문제에 충분히 관심이 많지만 그것이 옳지 못한데도 지지하고 응원해야 하느냐.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이라고 반박하는 대자보를 붙이기도 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서울대 수석입학! 총장 뺨 때려보기! 시청하면 공부의지가 샘솟는 공부방송!” 수험생 ‘엉가’는 11월 30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공부방송 시청자’를 모집하는 광고 글을 올렸다. 2014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발표된 지 3일 만이었다. 본인을 5수(修)생이라고 밝힌 ‘엉가’는 “아침 6시부터 밤 12시까지 열심히 공부만 해서 전국 수석으로 총장 뺨 때리고 전액장학금으로 합격합시다(수석으로 떳떳하게 합격하자는 의미)”라며 참여를 독려했다. 이 수험생이 운영하는 공부방송은 15일 누적 시청자 수가 16만여 명에 달할 만큼 인기를 얻고 있다. 공부방송은 인터넷 개인방송 아프리카TV에서 수험생이 아무 말 없이 공부하고 있는 책상을 생중계로 보여주는 게 전부지만 내년 수능에 도전하는 수험생 사이에서 의지박약을 극복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수능이 끝난 지 겨우 한 달여가 지났지만 아프리카TV에서는 15일 하루에만도 ‘수능 D―33○ 공부방송’ 등의 제목을 내건 인터넷 생중계 개인방송이 10여 개 진행됐다. 이들은 하루 목표 공부시간을 공지한 뒤 책상 옆에 스톱워치를 두고 시청자에게 ‘자발적 감시’를 요청한다. 공부방송 운영자와 시청자가 서로 매일 공부한 시간을 일자별로 정리해 게시판에 올리며 경쟁하는 ‘공부시간 배틀’을 벌이기도 한다. 하루라도 공부를 안 한 운영자나 시청자가 있으면 매서운 질책이 담긴 글이 올라온다. 공부하지 않은 시청자는 게시판에 자아비판 글을 쓰며 면학 분위기를 조성한다. 최근 공부방송을 며칠 쉬었던 운영자 ‘엉가’는 12일 “요즘 공부를 안 해서 죄송합니다. 아직 초반이니까 습관을 들이는 과정이라고 이해해주세요. 앞으로는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는 사과문을 올렸다. 운영자들은 공부 장면을 녹화하지 않고 생중계한다는 암묵적인 규칙을 공유하고 있다. 혹시나 나중에 공부를 안 하면서 시청자를 속이려고 녹화 장면을 생중계 화면처럼 쓸 수 있다는 우려를 원천봉쇄하기 위해서다. 사법시험이나 7, 9급 공무원시험, 취업준비처럼 꾸준히 공부를 해야 하는 수험생들도 공부방송을 애용하고 있다. 이들은 화면분할 화상채팅을 통해 공부하는 장면을 공유하는 ‘캠스터디’를 함께하며 서로를 감시한다. 일일 공부시간을 채우지 못하거나 무단 지각·결석을 하면 벌점을 부과한다. 운영자 ‘엉가’는 1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처음에는 노량진 고시촌에서 혼자 공부하면서 어머니에게 보여드리려고 공부방송을 시작했는데 시청자들이 점점 늘면서 요즘엔 하루에 5000명 정도 방송을 보며 함께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수험생이 인터넷에 공부 장면을 생중계하며 자발적으로 감시받길 원하는 공부방송을 ‘심리적 안전장치’라고 분석한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혼자 공부를 하게 되면 일탈행위를 해도 아무도 모를 수 있기에 인터넷 방송 중계라는 안전장치를 통해 스스로를 제어하려 하는 것”이라며 “수험생끼리 ‘나 혼자만 공부하는 건 아니다’라는 의식을 공유하면 서로 힘을 북돋울 수 있다”고 말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올해 서울대 수시모집 전형에서 자율형사립고와 특수목적고 출신 합격자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는 6일 수시모집 일반전형과 지역균형선발전형(이상 정원 내) 2532명, 기회균형선발특별전형Ⅰ(정원 외) 152명 등 합격자 2684명을 발표했다. 수시모집 전체 합격자 중 자율고 출신은 15.1%(405명)로 지난 입시(344명)보다 2.3%포인트 늘어났다. 일반전형만 놓고 보면 자율고 출신 합격자는 19%까지 올랐다. 반면 전체 합격자 중 일반고 출신은 46.3%(1243명)로 지난해보다 7.7%포인트 감소했다. 외국어고와 과학고, 영재고 등 특목고 출신의 강세도 두드러졌다. 수시 합격자 중 외고 출신은 9.3%로 지난 입시보다 3%포인트, 영재고 출신은 8.5%로 지난해보다 2%포인트 늘어났다. 과학고 출신은 8.7%로 지난해보다 0.8%포인트, 국제고 출신은 1.5%로 0.6%포인트 증가했다. 자율고로 전환한 전국 52개 고교가 처음으로 모두 졸업생을 배출한 이번 입시에서 자율고의 강세가 두드러진 것이다. 박재현 서울대 입학본부장은 “자율고 전환이 늘어나면서 일반고의 학력이 저하될 거라는 우려가 현실화됐다”며 “정부가 일반고에 대한 지원 정책을 강화해 학력 격차를 줄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처음에는 두 눈을 의심했습니다. 합성 사진이거나 정교한 컴퓨터그래픽일 거라 믿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진짜 사진이었습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에 일부 10대 여학생들이 나체 상태로 특정 부위를 찍어 올린 사진들 말입니다. 트위터에는 자신을 10대 여학생이라고 밝히며 각종 나체 사진을 찍어 올리는 계정이 숱하게 퍼져 있습니다. ‘초딩 가슴♥’ ‘야한 게 좋은 중딩♥’ ‘음란한 고딩’ 등의 노골적인 이름을 달고 누리꾼을 유혹합니다. 이런 계정에는 보통 수천∼수만 명의 팔로어가 따라붙습니다. 팔로어가 되면 해당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글과 사진을 실시간으로 받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10대 여학생들이 노출 사진을 올리면 팔로어들은 이에 환호하면서 특정 자세를 취하고 사진을 찍어서 올려 달라고 요구합니다. 그럼 그 자세를 하고 찍은 사진이 또 올라옵니다. 수치심을 느끼게 욕설을 해달라는 10대 여학생들의 요구에 팔로어들은 입에 담기도 힘든 성적인 욕을 내뱉습니다. 다만 이들 모두 얼굴이나 신상만큼은 절대 공개하지 않습니다. 똑같은 과정이 반복될수록 10대 여학생과 팔로어 모두 점점 더 자극적인 걸 좇게 됩니다. 10대 여학생들의 노출 강도가 심해질수록 팔로어 수는 수직 상승합니다. 팔로어들은 “스타킹을 신고 사진을 찍어 올린 다음 그 스타킹을 나에게 팔아라” “온라인게임용 아이템을 줄 테니 한 번만 만나자”라는 식의 파렴치한 제안까지 하기도 합니다. 혹시나 성인들이 인터넷에서 무작위로 퍼온 나체 사진을 10대의 것인 양 꾸며 올리는 게 아닌가 의심도 해봤습니다. 하지만 말투나 사진 등을 봤을 때 대부분은 10대 여학생들이 직접 운영하는 트위터 계정으로 추정됩니다. 한 누리꾼이 자신을 13세 소녀라 밝힌 트위터 계정에 “진짜 10대인 네가 직접 올리는 사진이 맞느냐”고 의문을 제기하자 “진짜 나 맞거든? 오빠들 자꾸 그러면(의심하면) 나 사진 안 올린다!”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실제로 서울지방경찰청은 3∼6월 트위터 음란물 집중 단속을 벌여 자신의 나체 사진을 트위터에 올린 미성년자 10명을 붙잡았습니다. 다만 이들이 초범에다 어린 학생인 점을 감안해 정식 입건하지 않고 계도하는 수준으로 선처했지요. 나체 사진을 트위터에 뿌려 경찰 조사를 받았던 A 양(10)은 “관심을 받고 싶었다”며 고개를 떨궜습니다. A 양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팔로어에 취해 점점 노출 사진의 수위를 높여갔죠. 딸이 트위터를 하는지도 몰랐던 어머니는 얼마나 참담한 기분이었을까요. 나체 사진을 찍어 올리는 10대 여학생이나 이에 열광하는 트위터리안이나 모두 트위터의 익명성에 기대 왜곡된 욕망을 표출합니다. 이메일 계정만 입력하면 가입할 수 있어 익명성이 보장되는 트위터를 배경으로 관심에 목마른 일부 10대 여학생과 추잡한 관음증을 채우려는 일부 누리꾼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서로의 갈증을 채우는 거죠. “제발 나를 좀 봐 달라”며 아직 다 자라지도 않은 몸을 찍어 올리는 10대들에게선 ‘관심 받지 못한 현대인의 슬픈 단면’이 느껴졌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건 100만 원이 훌쩍 넘는다는 명품 점퍼나 족집게 강사가 가르친다는 비싼 학원이 아니라 일상 속의 작은 관심 아닐까요. 오늘 아이들에게 꼭 한 번 물어보세요. “밥 먹었니?” “오늘 좋은 일 없었니?” “요즘 관심사는 뭐니?”라고… 아, 가능하면 (불안한 마음을 누르고) “혹시 너 트위터 계정 있니?”라고도 물어보시고요.조동주 사회부 기자 djc@donga.com}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 당시 경찰 수뇌부의 외압이 있었다는 발언으로 주목받았던 권은희 송파경찰서 수사과장(39)이 석사학위 논문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논문 표절을 검증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스켑티컬레프트’는 4일 “권 과장이 2월 제출한 연세대 법대 석사학위 논문은 표절”이라고 주장하며 권 과장의 석사학위 논문과 저자가 각기 다른 논문 5개가 일치하는 부분 39군데를 비교해 증거로 제시했다. 논란이 불거진 권 과장의 석사학위 논문은 ‘사기범죄의 성립범위: 기망행위와 약속불이행 구별을 중심으로’로 권 과장이 경찰에 재직하며 수사한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사기 범죄를 분석한 내용이다. 동아일보가 권 과장의 석사학위 논문을 입수해 표절 의혹이 제기된 논문 5개 39군데와 비교 분석해보니 1개 논문 5군데의 내용을 자신의 논문에 그대로 옮겨 적고 각주를 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권 과장이 각주 표시를 하지 않고 옮겨 적은 논문은 2008년 이석배 당시 경남대 법학부 교수(현 단국대 법학과 교수)가 쓴 ‘허위·과장 광고와 사기죄’다. 나머지 4개 논문 34군데에 대해서는 다른 논문을 인용했다는 각주 표시를 해뒀다. 권 과장은 기자와 만나 “처음 논문을 작성할 때는 이 교수의 논문을 인용했다는 의미로 각주 표시를 달았다가 중간 검토 과정에서 각주를 빼고 본문 내용으로 바꿨던 기억이 난다”며 “논문을 최종 제출하기 전에 각주가 빠진 부분을 세심히 살피지 못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박모 군(17)은 11월 28일 늦은 밤 충남 아산시 3층짜리 신축 건물에 있는 빈 원룸으로 들어섰다. 박 군은 스마트폰을 꺼내 부모와 형, 남동생에게 남기는 5장짜리 유서를 메모장에 남겼다. 그러곤 챙겨 온 번개탄에 불을 붙였다. 박 군은 다음 날 오전 11시 30분경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의사가 돼 가족을 호강시키겠다던 고등학교 2학년 소년은 그렇게 세상을 등졌다.○ 절망의 나락으로 “잠깐 무너지셨지만 매일 새벽부터 열심히 일하시는 거 정말 멋있고 존경스럽습니다.” 박 군의 유서는 아버지 박모 씨에게 남기는 글로 시작한다. 박 군을 포함해 세 아들의 아버지인 박 씨는 ‘성범죄자’다. 40대 중반인 그는 지방의 한 철도역에서 일하던 2010년 5월 봉사활동을 하러 온 12세 여중생을 추행한 죄로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과 집행유예 3년, 신상정보공개 5년에 처해졌다. 여중생에게 △회의실 탁자를 닦도록 시킨 뒤 어깨를 주무르고 1, 2초간 껴안고 △오른쪽 볼에 입을 맞추고 △음료수를 건네주는 과정에서 오른손을 아래로 쓸어내리면서 학생의 왼쪽 가슴을 1회 만졌다는 혐의였다. 사건 당시 성추행 피해자였던 여중생이 생일이 지나지 않아 형법상 만 12세였기에 ‘만 13세 미만 강제추행죄’를 적용받아 형벌이 무거워졌다. 박 씨는 “격려 차원에서 어깨를 두드리긴 했지만 껴안거나 입을 맞추거나 가슴을 만지진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박 군은 사건 전까지만 해도 학급에서 반장을 할 만큼 모범적인 학생이었다. 하지만 당시 한창 사춘기인 중학교 2학년 나이에 ‘아버지가 성범죄자’라는 낙인은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박 군은 2010년 12월 아버지가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자 수면제를 먹고 자살을 시도했다. 2011년 8월 25일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 판결이 났다. 아버지 사건의 변론자료 준비를 도우며 무죄를 밝히겠다던 박 군에겐 절망만 남았다. 박 씨의 첫째 아들은 아버지를 따라 철도공무원이 되겠다는 꿈을 접었다. 초등학생인 셋째 아들은 “나는 불행하다”는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가해자 가족의 끝나지 않는 고통 “저희 가정이 완전히 단절되고 가족 모두 힘들게 했던 사건이 있었다는 걸 여러분들께 알리고 싶어요. 저희 불쌍한 가족 구원해주세요. 엄마 이 글은 꼭 페이스북 하는 사람들에게 알려줘.” 박 군의 유서는 아버지 사건으로 인한 가정의 고통을 호소하는 글로 마무리된다. 박 씨 가족의 생활은 ‘성범죄자 신상공개’에 의해 큰 영향을 받았다. 박 씨의 이웃들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에 따라 매년 박 씨의 신상과 사진 등의 정보가 담긴 우편물을 받기 시작했다. 아청법이 개정, 강화되면서 성범죄자가 살고 있는 건물의 번호와 이름 나이 사진 등의 정보가 담긴 우편물이 그 건물 소재지 읍면동의 모든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중고교, 읍면사무소와 동 주민자치센터, 학원, 청소년수련시설 등에 보내진다. 세 아들은 학교와 학원을 갈 때마다 어딘가에 아버지의 사진이 박힌 신상공개물이 있을까 불안에 시달렸다. 박 씨 가족은 다른 동네의 건물로 주거지를 옮겼지만 건물 주인이 “우리 건물이 성범죄자가 사는 곳으로 등록됐더라. 나가라”고 요구해 다시 이사를 해야 했다. 23년 동안 다녔던 직장에서 해고된 뒤 전국을 떠돌며 트럭 운전을 하고 있는 박 씨는 2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둘째는 얼마 전에 ‘아버지, 날씨가 추우니 꼭 잠바 입으세요’라고 메시지를 보낼 만큼 아버지를 생각하는 아이였다”며 울먹였다. 박 군은 지난달 24일 마지막으로 쓴 일기장에 “눈만 뜨면 우울해지고 짜증난다. 나도 모르게 허튼 생각 하게 되고 약이 생각나지만 선뜻 행하지는 못하겠어서 그냥 잠들고 만다. 어젠 거의 (자살) 직전까지 갔었던 것 같다. 너무 괴롭다”고 썼다. 박 군은 지난해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론 마음을 잡은 듯했다. 의사가 돼 가족을 호강시키겠다며 공부에 매진했다. 학생회장 선거에 나갈 만큼 학교생활도 원만했다. 하지만 가슴 속 상처는 여전히 남아있었던 것이다. 박 군의 어머니는 “일기를 보고 아들에게 ‘엄마도 죽고 싶은 순간이 많았지만 너희들 때문에 꾹 참고 살고 있다. 너도 혼자가 아니라 엄마 아빠가 있다는 걸 명심하라’고 당부했지만 부족했던 것 같다”며 울먹였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서울 강남경찰서는 2008년 10월 사망한 탤런트 최진실 씨의 마지막 매니저였던 박모 씨(33)가 27일 오후 2시 10분경 강남구 역삼동 한 호텔 객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박 씨가 수면제와 신경안정제 45알을 한꺼번에 먹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객실에는 수면제와 신경안정제를 담은 빈 봉지가 다수 발견됐다. 유서는 없었다. 박 씨의 유족들은 경찰 조사에서 “박 씨가 우울증을 앓아 왔다”고 진술했다. 박 씨는 최 씨가 숨지기 전날인 2008년 10월 1일 밤 최 씨를 자택에 데려다준 매니저였다. 최 씨는 이후 한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매니저로 일하다 1년 전부터 건강상의 이유로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7인조 남성 아이돌 그룹 인피니트 멤버 엘(본명 김명수·21)의 여자친구 김도연 씨(24·사진)는 26일 오전 트위터에 ‘고소 예고’를 했다. 유명인의 여자친구라는 이유로 인신공격성 글을 퍼붓는 악성 누리꾼들을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소하겠다는 내용의 글이었다. 김 씨는 글을 올린 직후 악성 게시글을 담은 A4용지 20여 장을 들고 강남경찰서를 찾았다. 그는 신속한 수사를 위해 정도가 심한 트위터 글, 포털 뉴스기사 댓글, 개인블로그 글을 1개씩 꼽아 누리꾼 3명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고소했다. 김 씨는 9월 트위터에 ‘L(엘) 보고파 명수야’라는 메시지를 올렸고 이를 본 엘의 극성팬들이 둘이 맞춰 입은 듯한 옷과 팔찌 사진 등을 증거로 제시하며 열애설이 확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열애설 이후 팬들이 나에게 돌을 던지고 내가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 사무실 앞에 쓰레기를 쌓아두거나 물건을 대량으로 샀다가 모두 반품하는 영업방해까지 했다”며 “(열애설 이후) 지난 두 달은 지옥 같았다”고 호소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서울 강남에서 면적 140여 m²의 자그마한 선술집을 운영하는 김모 씨(54)는 내년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다. 국민건강증진법(일명 금연법)상 내년 1월 1일부터는 면적 100∼150m² 음식점도 실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거나 밀폐된 흡연실을 설치해야 하는데 소규모 업소 특성상 어느 쪽이든 매출에 타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씨는 흡연실을 설치할 경우 1000만 원 정도로 예상되는 설치 비용뿐 아니라 가뜩이나 좁은 가게의 면적을 일부 떼어 내야 하는 게 큰 부담이다. 그렇다고 가게를 전면 금연구역으로 하자니 흡연 손님이 많은 술집 특성상 매출이 줄어들 게 뻔하다. 김 씨 같은 소규모 점주에겐 내년 금연법 적용은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다. 내년부터 금연이나 흡연실 설치를 의무화해야 하는 면적 100∼150m² 일반음식점은 전체 음식점 57만5996곳 중 6만9164곳으로 전체 업소의 12%에 달한다. 6월 8일부터 금연법 적용을 받고 있는 대형 음식점 주인의 피해 호소도 소규모 음식점주를 불안하게 한다. 손님이 실내에서 한번 담배를 피우다 적발되면 주인이 벌금을 최대 500만 원 물어야 하는데 이는 소규모 점주에겐 한 달 수입 수준이다. 담배를 피우고 오겠다며 밖으로 나갔다가 돈을 안 내고 도망치는 손님까지 생기고 있다. 한국담배소비자협회가 금연법 적용을 받는 면적 150m² 이상 일반음식점주 300명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59.3%가 실내 흡연 규제로 매출 타격을 입었고 평균 매출의 17.6%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인천 부평구에서 면적 190여 m² 크기의 곱창집을 운영하는 권모 씨(52)는 금연법 시행 후 매출이 40%가량 줄었다며 울상이다. 흡연실 공간과 배기시설을 설치하는 데 1000만 원가량 든다는 말을 듣고 전면 금연을 택했는데 단골마저 발길을 끊고 있는 실정이다. 권 씨는 “손님이 담배를 피우러 왔다갔다 해야 하다 보니 불편하다며 금세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며 “가게 앞 횡단보도 인근에서 단체로 모여 담배를 피우는 손님 탓에 가게 입구가 담배꽁초로 뒤덮이고 보행자까지 담배 냄새가 난다며 항의해 죽을 맛”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사업주가 매장에서의 흡연 여부를 직접 선택하고 이를 사업장 입구에 크게 표기해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주자는 국민건강증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일명 선택적 금연법) 발의를 앞두고 있다. 이 의원은 “모든 영업소를 대상으로 금연구역을 강요하면 소상공인의 피해가 매우 커 경제민주화 기조에 역행한다”고 말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 “눈 감아 내게 안겨 내일은 또 없으니까.” 남녀 듀오가수 트러블메이커(김현아, 장현승)는 신곡 ‘내일은 없어’에서 이렇게 외친다. 뮤직비디오는 검은 란제리를 아찔하게 걸친 김현아와 상의를 벗고 근육을 뽐내는 장현승이 눈이 풀린 채 격정적인 사랑을 나누는 장면이 주를 이룬다. 이들은 일정한 주거 없이 캠핑카에서 살며 여기저기서 서로를 끌어안는다. 그리고 속삭인다. “지금 나에게 와 말해 줘. 우리에게 내일은 없어. 망설이지 마. 더 늦기 전에 나우(지금).” ‘내일은 없어’는 지난달 28일 출시 직후 단숨에 음원차트 1위에 오르며 젊은이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이 노래는 불안한 사회 속에서 자극을 좇아 각종 범죄를 저지르고 도피하며 살아가는 커플을 그린 미국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원제 Bonnie and Clyde·1967년)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들어졌다. 치솟는 전세금과 등록금, 극심해지는 취업난에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했다는 ‘삼포(三抛)세대’라 불릴 만큼 불안감을 안고 사는 2030세대에게 ‘우리에게 내일은 없으니 순간의 감정에 충실하자’는 메시지는 거부하기 싫은 유혹이다. 요즘 젊은이들 가운데는 스스럼없이 혼전에 이성과 함께 여행을 떠나고, 때론 ‘원 나이트’를 감행하며, 모텔을 일상적인 데이트코스로 여기고, 결혼 대신 동거를 택하는 이들이 많다. 그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연애를 하고, 잠자리를 하고, 만나고 이별하는 걸까? 2030세대의 내밀한 갈피 속으로 들어가 봤다. 》 ▼ 제1장 데이트 ▼“밥먹고 영화보고 공부하고 사랑한다, 대낮 모텔에서”“칸트는 틀렸다” 18세기 독일 철학자 이마누엘 칸트는 쾌락 추구의 정당성을 인정하면서도 인간이 성행위를 하는 순간 스스로를 사물처럼 객체화하게 돼 인간의 주체적 존엄성을 해칠 수 있다고 봤다. 그래서 성기의 독점적 상호 사용을 전제로 하는 사회계약관계인 결혼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며 성관계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늘날의 2030세대는 칸트가 틀렸다고 확신한다. 이들은 성적 자기결정권을 중시하며 스스로를 성행위의 주체라고 여긴다. 20대 여대생도 방송에서 당당하게 남자친구와의 성관계를 이야기할 만큼 혼전순결은 구시대의 유물이 됐다. 남성이 결혼할 때 여성의 처녀성을 따지는 건 전근대적인 척결 대상이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이들은 결혼에도 연연하지 않는다. 이전에는 결혼하지 않은 남녀를 ‘완성되지 않았다’는 의미로 ‘미혼(未婚)’이라 불렀지만 이젠 결혼을 선택이라 보는 ‘비혼(非婚)’이란 표현이 자리 잡았다. 결혼하지 않아도 최고위직에 오를 수 있을 만큼 결혼과 성공이 무관한 시대다. 이제 갓 연애를 시작한 2030세대 커플은 ‘밥 먹고 차 마시고 영화 보는’ 데이트 코스를 밟다가 어느 정도의 친밀감이 형성되면 데이트 코스에 ‘모텔’이 자연스레 추가된다. 이들에게 모텔은 단지 성관계만을 위한 곳이 아니다. 영화관이나 찻집처럼 일상적인 데이트 장소 중 하나일 뿐이다. 요즘 웬만한 모텔은 호텔 부럽지 않은 호화시설을 자랑한다. 최신 영화와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대형 TV와 컴퓨터, 게임기는 기본이고 월풀과 사우나까지 구비돼 있는 곳도 많다. 각종 배달음식과 술을 대신 주문해 주는 ‘룸서비스’도 있다. 일부 대학생 커플은 조용한 공간에서 시험공부를 하기 위해 모텔을 찾기도 한다. 부모 세대는 자녀가 이성 친구를 만난다는 걸 알면 자칫 잠자리를 쉽게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조기 귀가를 독촉하지만 사실 이는 부질없는 짓이다. 이들의 성관계는 대부분 낮이나 초저녁에 이뤄지기 때문이다. 3, 4시간 동안 모텔 방을 빌리는 가격은 대략 3만, 4만 원인데 주말이면 서울 강남과 종로 등 번화가 모텔에는 낮부터 빈방을 찾기 힘들다. 서울 신촌 명물거리 일대 모텔촌은 커플들이 거리에 들어서기만 하면 사라진다고 해서 ‘버뮤다 삼각지대’라 불리기도 한다. 매년 크리스마스이브(12월 24일)나 성년의 날(매년 5월 셋째 월요일) 같은 ‘특별한 날’이면 모텔을 예약하기 위한 전쟁이 벌어지기 일쑤다. 이런 날이면 모텔들이 가격을 두 배 이상 올려 받으며 배짱 영업을 하는데도 방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하루 숙박을 하려면 15만 원 이하로는 방을 구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진수(가명·28) 씨는 “크리스마스이브를 완벽하게 준비하려면 한 달 전에는 레스토랑과 모텔을 예약해야 한다. 자칫 준비를 소홀히 했다간 인파에 밀려 아무것도 못하고 보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결혼 직후 떠나는 신혼여행이 연인끼리의 첫 해외여행일 거라는 고정관념도 이미 낡은 사고가 됐다. 2030 직장인 커플은 휴가철이면 동반 해외여행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서로 휴가 기간을 맞춰 3∼5일 정도의 일정으로 동남아나 홍콩, 일본 등 가까운 휴양지를 찾는데 소득이 비슷하다면 남녀가 비용을 절반씩 내는 편이다. 부모에게 “동성 친구와 해외여행을 다녀오겠다”고 말해놓곤 친구와 찍은 사진 한 장 내밀지 못하면 애인과 밀월여행을 다녀왔을 가능성이 높다. 허승주(가명·28) 씨는 사귄 지 세 달 된 여자친구와 추석 연휴 때 4박 5일 동안 동남아 휴양지 코타키나발루를 다녀왔다. 하루 정도는 신혼여행처럼 풀빌라에서 보내고 싶어서 나머지 일정은 값싼 호텔에서 묵으며 경비를 아꼈다. 코타키나발루는 신혼여행지로 각광받는 곳이지만 결혼했다고 보기엔 어린 것 같은 젊은 커플들이 더 많이 눈에 띄었다. 허 씨는 “달콤한 여행이었지만 솔직히 결혼하면 신혼여행의 감흥이 덜할까 걱정되기는 한다”고 말했다. ▼ 제2장 동거 ▼신혼의 단꿈-미혼의 자유 두토끼 잡기 “우리 동거해요”“우리가 동거하는 이유” 우리 사회 전체 분위기로 보면 동거는 ‘19금’스러운 단어로 인식된다. 포털사이트에서도 동거라는 단어를 검색하려면 성인인증을 받아야 한다. 결혼하지 않은 총각처녀가 한집에서 산다는 ‘모순’이 주는 야릇함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2030세대에게 동거는 모순이 아니라 현실이다. 서로 사랑하는 연인이 독립적인 공간이 있고 동거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되는데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다. 이제 서울 대학가에서는 지방에서 올라온 커플끼리 동거하는 이야기는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윤승우(가명·29) 씨는 3년여 전부터 사귄 여자친구(25)와 올 2월부터 서울의 원룸에서 동거에 들어갔다. 둘은 당초 각각 서울과 지방에 거주하며 장거리 연애를 했다. 그러다 윤 씨가 직장에 다니며 모은 돈과 대출금으로 원룸을 구해 독립했다. 마침 지방에서 학교를 졸업한 여자친구도 비슷한 시기에 서울 근교 도시로 올라와 혼자 살면서 취업 준비를 하게 됐다. 이후 여자친구가 윤 씨 원룸에서 아침을 맞는 날이 잦아졌고 자연스럽게 아예 함께 살자는 얘기가 나오게 됐다. 윤 씨는 동거를 하면서 ‘신혼의 단꿈’을 누리고 있다. 동거는 그동안 여자친구와 따로 살며 만나온 2년 반 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행복을 줬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매일 아침 눈을 뜨고 매일 밤 같이 잠들 때마다, 여자친구와 장을 보러 가서 함께 쓸 생활용품을 고를 때마다 행복은 나날이 커져갔다. 그는 “따로 살 때는 주말 밤마다 서울 번화가에서 (여자친구와) 빈 모텔 방을 찾으려고 이곳저곳 전전하는 게 짜증났는데 동거를 하니 모텔비를 아끼면서도 늘 함께 있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같이 살아보지 않으면 몰랐을 부분도 많이 알게 됐다. 윤 씨는 여자의 머리카락이 그토록 많이 빠진다는 걸 처음 알았다. 동거 이후 청소기를 돌리는 날이 늘어났고 3주에 한 번씩은 꼭 화장실 배수구를 청소해야 한다. 여자친구는 젖은 수건을 꼭 말린 뒤에 빨래통에 집어넣는데 그는 그러지 않아 다투기도 했다. 여자친구가 들어온 이후엔 집에서는 담배를 못 피우게 됐다. 그래도 동거의 행복에 비하면 소소한 애로사항이다. 이들은 둘 다 ‘서로 좋아하면 동거 정도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서로의 부모에게 동거 사실을 밝히지는 못했다. 각자의 부모님이 예고 없이 집을 찾아올지 몰라 여자친구의 수도권 전세방에 가구를 일부 남기고 매월 관리비를 내가며 유지하고 있다. 남자인 윤 씨는 친한 친구들에게 동거 사실을 알렸지만 여자친구는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아직은 동거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여성에게 더 불리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동거는 신혼과 다를 바 없는 달콤함을 즐기면서도 결혼에 따르는 책임감에서 자유롭다는 점에서 2030세대의 호응을 얻고 있다. 다만 한번 동거를 시작하면 결별하기 전까지 다시 물리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걸 간과해선 안 된다. 동거 남녀는 법적으론 혼인 관계가 아니기에 헤어지더라도 법적 부담 없이 새 출발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살을 맞대고 살았던지라 헤어지면 이혼과 다를 바 없는 심적 고통을 겪는다. 몸이 가까워질수록 마음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연애 경험이 쌓여갈수록 이전의 연인과 성적인 부분까지도 비교할 수밖에 없다. 또한 성격 차이로 불화를 겪어도 ‘몸 정(情)’ 때문에 헤어지지 못하는 연인들도 의외로 많다. 영화평론가 허지웅 씨(34)는 한 방송에서 ‘살면서 가장 슬펐던 순간’으로 ‘여자친구와 처음 동거했던 집에서 짐을 빼는 순간’을 꼽았다. 하지만 이처럼 개방적인 시각으로 동거를 바라보면서도 새 애인의 동거 전력에는 이중 잣대를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타인의 동거에 대해선 무한한 이해를 하던 사람도 자기 애인의 동거 전력에는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애인의 과거’를 어느 선까지 받아들일지는 개인차가 크겠지만 대부분 ‘이전 애인과의 성 경험은 당연히 이해하지만 동거 경험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데엔 공감대를 가진다. 특히 자신이 동거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면 더욱 그렇다. 동거를 성공적인 결혼생활을 위한 전초 단계로 보는 시각도 있다. 황지민(가명·27·여) 씨는 결혼 전에 꼭 일정 기간 함께 살아봐야 한다고 믿는다. 그가 스물셋에 동갑내기 남자친구와 불타는 사랑만 믿고 결혼한 뒤 얻은 교훈이다. 그는 결혼이 연애의 연속이라 믿었다. 그래서 부모님과 주변의 만류에도 결혼을 강행했지만 결혼은 연애와는 너무 달랐다. 사소한 습관이 그의 삶에 고스란히 영향을 미쳤다. 연애 시절엔 남자친구가 컴퓨터게임에 빠져 있어도 황 씨의 삶에 별다른 피해를 주지 않았지만 결혼 이후엔 삶이 피폐해지는 원인이 됐다. 남편은 안정된 직장을 구할 생각도, 아이를 돌볼 생각도 없어 보였다. 그는 결혼이 주는 책임감과 아이 생각에 혼인 관계를 유지해 보려고 갖은 애를 썼지만 결국 3년 만에 갈라섰다. 어린 나이에 이혼녀라는 낙인이 찍히는 게 두려워 이미 끝나다시피 한 결혼 생활을 되돌려보려 발버둥쳤지만 상처만 남은 셈이다. 황 씨는 “결혼을 결심했을 때 엄마가 ‘1년만 살아보고 결혼해도 늦지 않다’며 말렸었는데 그 말을 듣지 않은 게 너무 후회스럽다”며 “결혼해서 보니 나쁜 습성은 절대 바뀌지 않더라. 다음엔 꼭 살아보고 결혼하겠다”고 말했다. ▼ 제3장 결혼 ▼“노년의 고독보다 결혼의 구속이 더 겁나… 非婚 결심”“우리가 결혼 안 하는 이유” 결혼 적령기라 불리는 20대 후반∼30대 중반 남녀라면 누구나 ‘결혼은 왜 하는지’를 고민해 본다. 결혼을 앞두고 있는 남녀도 ‘내가 결혼을 정말 하고 싶어서 하는 건지, 결혼 적령기에 애인이 있어서 하는 건지’ 한 번쯤은 자문해보기 마련이다. 지금까지는 거의 모두 고민 끝에 당위적으로 결혼을 선택해왔다. 하지만 2030세대에선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25∼39세 중 결혼하지 않은 인구 비율은 2000년 27.4%에서 2010년 44.3%로 급증했다. 그들이 비혼을 결심한 이유를 들어봤다. ① “경제적으로 자유롭고 싶다” 강민찬(가명·28) 씨는 결혼을 하면 아내가 경제권을 쥐고 남편에게 용돈을 적게 주는 게 마치 바람직한 가정상인 양 인식되는 사회적 분위기가 부당하다고 느낀다. ‘여자가 알뜰살뜰 가정경제를 관리해야 한다’는 인식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설사 자신이 경제권을 갖기로 합의하고 결혼한다 해도 아내가 다른 가정과 비교하면서 불만을 가질 텐데 굳이 결혼을 해서 그런 단초를 만들고 싶지 않다는 게 솔직한 마음이다. 그동안 최우선 가치로 두고 살아온 개인의 자유의지를 침해당하기 싫은 것도 비혼을 결심한 이유다. 그는 아무리 예쁜 여자라도 3, 4년 이상 만나면 무덤덤해져서 다른 여자에게 눈이 돌아가는 게 남자의 본능이라고 믿는데 억지로 결혼이라는 제도에 묶여 감정의 자유를 침해당하기 싫다. 그의 연애 롤모델은 프랑스 철학자 장폴 사르트르와 작가 시몬 드 보부아르 커플이다. 이 커플은 1929년 처음 만나 평생을 ‘계약결혼’ 관계로 살았다. 이들의 계약결혼은 △서로를 사랑하면서 타인과도 사랑할 수 있다 △서로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서로 경제적으로 독립한다는 원칙 아래 이뤄졌다. 강 씨는 머잖아 ‘한국의 보부아르’가 나올 만큼 결혼에 대한 관념이 바뀔 거라 믿는다. “기혼자들은 30∼50대를 희생해 왔으니 노후에 가족에게 보상받는 게 당연하죠. 하지만 솔직히 요즘 노인들을 보면 가족이 있다고 꼭 행복해 보이진 않아요. 제가 노인이 되는 시대에는 과연 자식이 부모를 봉양할까요? 전 확실한 행복이 보장되는 선택을 한 겁니다.” ② “결혼이 주는 책임감이 싫다” 결혼은 원칙적으로 ‘사랑의 결실’이라 여겨진다. 그래서 배우자와의 유일한 사랑을 법적으로 의무화한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이름만으로 정당화하기엔 결혼이 부과하는 책임감이 너무나 크게 느껴진다는 게 2030세대의 생각이다. 정혜진(가명·28·여) 씨는 누군가의 ‘아내’ ‘엄마’ ‘며느리’로서 역할을 맡고 싶지 않아 비혼을 택했다. 직장생활하며 자기 한 몸 건사하기도 버거운 데다 결혼하면 두 배로 늘어나는 가족도 부담스럽다. 그는 자녀를 낳고 싶지도 않다. 자신이 절대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생명체를 갖는 게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결혼한 친구가 낳은 아이를 보면 정말 사랑스러워요. 하지만 그게 전부예요. 굳이 제가 아이를 낳아서 자발적으로 무한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을 만들긴 싫어요.” 남들에겐 이기적으로 보일까봐 내색하진 않지만 이게 솔직한 마음이다. ③ “부모를 보니 결혼이 싫어진다” 최윤진(가명·26·여) 씨가 비혼을 결심한 건 열두 살 때였다. 당시 그는 가정불화를 참지 못하고 짐을 싸서 뛰쳐나가는 어머니를 말리려고 캐리어를 꽉 끌어안았지만 상처가 컸던 어머니는 돌아서지 않았다. 그는 어머니의 캐리어에 매달려 아파트 복도에 질질 끌려가면서 절대 결혼하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했다. 부모님처럼 살기는 싫었다. 딸의 애원에 어머니는 집으로 돌아왔지만 이후에도 별로 달라진 건 없었다. 최 씨의 부모는 아직 결혼생활을 이어가고 있긴 하지만 최 씨의 눈에는 전혀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 때문에 억지로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거 같아 속상하기도 하다. 그는 최대한 빨리 돈을 모아서 집을 벗어나 독립하는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결혼이 무서워지게 만드는 매스미디어 지난달 초 전체 이용자의 70%가 2030세대로 알려진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친자확인’이 최대 화두였다. 논란은 두 자녀의 아버지인 ‘쿠○○○’라는 누리꾼이 아내의 휴대전화를 몰래 봤다가 외도를 확인했다는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그가 아내에게 외도를 추궁하고 아내가 잘못을 빌며 시인하는 과정이 담긴 카카오톡 메시지 전체를 증거로 공개했다. 그는 평소 게시판에 아내 자랑을 자주 해왔기에 관심은 더욱 뜨거웠다. 누리꾼들은 “아내를 절대 용서하지 마라. 혹시 모르니 두 자녀의 친자확인 검사도 해봐야 한다”며 그를 부추겼다. 이에 자극받은 그는 둘째 아들부터 친자확인을 했고 얼마 뒤 충격적인 결과를 공개했다. 네 살 난 둘째 아들이 친자가 아니라며 친자확인증명서를 찍어 올린 것이다. 이후 그는 아내와의 이혼 과정, 재산 분할에 대한 고민, 간통죄 고소 과정을 담은 글을 실시간으로 올렸다. 그는 “검사 결과 첫째는 친자가 맞다고 한다. 기쁘지도 슬프지도 않고 그저 아무 생각이 없다”는 댓글을 마지막으로 더이상 글을 남기지 않았다. 이혼으로 이르는 모든 과정을 생중계와 다름없이 지켜본 누리꾼들은 “이런 거 보면 정말 결혼하기 무섭다” “이미 결혼한 사람도 꼭 친자확인 해봐야 한다”며 분개하는 글을 수천 개 쏟아냈다. 그의 사연은 인터넷에 일파만파로 퍼졌다. 방송도 결혼을 경험하지 않은 2030세대에게 선입견과 두려움을 심어주는 콘텐츠를 쏟아낸다. ‘막장 불륜’이나 ‘고부 갈등’은 웬만한 드라마에서 기본적으로 차용하는 이야기 구조다. 최근에는 유독 아내와의 성관계만 불가능한 남성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까지 나오며 ‘마누라성 발기부전’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기혼 연예인들은 방송에 나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결혼하지 말라”는 말을 서슴없이 던진다. 그게 현실의 반영이라는 걸 잘 알기에 2030세대는 결혼이 두렵다. ▼ 20대 미혼기자가 2030 취재를 마치며 ▼기성세대엔 낯선 분방함 이면엔 높아진 자유-성평등의식성(性)은 태고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 아무리 시대가 흘러도 변하지 않을 인간 생활의 주요한 대목이다. 하지만 그 성을 누리고 즐기는 행태는 그 어떤 사회적 분위기와 문화보다도 빠르게 변화한다. 요즘 2030세대 자녀, 후배, 부하직원들의 연애 문화를 바라보는 기성세대들은 적잖은 낯섦을 느낄 것이다. 그렇다면 기성세대의 생각대로 2030세대는 정말 문란한 성생활에 빠진 철부지인 걸까. 20대인 기자가 다수의 20대 남녀를 만나면서 느낀 점은 ‘그렇지만은 않다’다. 요즘 2030세대는 개인의 자유를 최우선시하는 문화 속에서 자랐기 때문에 연애관이 자유로운 건 사실이다. 하지만 기성세대의 우려처럼 무분별한 방종의 관념은 분명 아니다. 오히려 자유로울 권리에 대한 의식이 향상된 결과물이라 봐야 한다. 성 평등 의식도 강하다. 남자가 이전 세대처럼 여성의 혼전순결을 따지면 “그러는 넌 한 번도 여자와 잔 적 없느냐. 문제 있는 거 아니냐”는 핀잔을 듣기 십상이다. 2030세대 중에서 결혼은 안 하고 평생 연애만 하며 살고 싶은 남녀가 많아지는 것도 이들이 철이 없어서가 아니라 여러 여건상 비혼으로 사는 게 더 이익이고 행복하다고 이성적으로 판단해서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기성세대는 이를 사회 병리적 현상으로만 보고 ‘결혼을 안 하는 거 보니 뭔가 문제가 있다’고 치부해 버린다. 동거에 대한 인식이 점점 개방적으로 변하고 있는 데다 독신으로 살면서 인공수정을 통해 아이를 낳는 이들이 나타나면서 결혼을 해야 자녀를 낳을 수 있다는 고정관념도 서서히 깨지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프랑스처럼 동거 커플이 낳은 ‘혼외자녀’가 신생아의 절반을 넘는 인구구조가 우리의 이야기가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취재를 마치면서 ‘결혼은 미친 짓이다’라는 말이 상식이 되는 시대가 그리 멀지만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이화여대(총장 김선욱)가 국제구호개발단체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아프리카 아동 돕기에 나섰다. 이화여대와 세이브더칠드런은 15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에서 ‘스쿨미(School Me) 캠페인을 위한 산학협력 협약식’을 했다. 스쿨미 캠페인은 2016년까지 아프리카 4개국(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코트디부아르, 우간다)의 아동 6만3000명(여아 3만5000명)과 학부모 2만5000명, 교사 1000명을 대상으로 벌이는 교육지원 사업이다. 아프리카 현지에 학교를 지어주고 교사를 양성하면서 지속적인 캠페인을 통해 아동 교육에 대한 의식 변화를 이끌어 내기로 뜻을 모았다. 이화여대는 127년 동안 여성전문 교육기관으로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산학 연구와 현장 교류 등을 통해 스쿨미 캠페인을 지원한다. 아프리카에 사는 초등학생 연령대의 여아 중 약 3500만 명은 교육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학교, 교사, 학비가 없고 곳곳에서 성폭력의 위험에까지 노출돼 있다. 조혼 문화 때문에 어린 나이부터 가사노동을 하느라 교육을 받을 기회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아프리카 르완다 출신 올리버 난쿤다 씨(24·여)는 이날 행사를 바라보며 가슴이 뭉클했다. 그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 장학금을 받고 이화여대로 유학을 와 국제개발협력 분야를 공부하고 있다. 그는 “아프리카 여자아이들은 초등학교에 입학한 이후 주로 결혼을 해 학업을 중도 포기하는 사례가 많다. 이런 현실을 바꿔주려는 한국에 감사하다”고 말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내란음모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51·구속)이 주도했던 RO(혁명조직)가 CNP전략그룹(현 CN커뮤니케이션즈) 내 조직원 20여 명을 동원해 온라인 정치선전조직을 운영해 온 정황이 포착됐다. CNP전략그룹은 이 의원이 세운 정치컨설팅 및 선거홍보 대행업체로 ‘RO의 자금줄’이라는 의혹을 받아 왔다. 공안당국에 따르면 CNP전략그룹의 온라인 선전조직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반미·반정부투쟁을 선동하고 북핵을 지지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북에 한미연합사령부의 무력이 행사되는 순간 (남한은) 군인 세상이 된다”며 우리 군에 대한 적대감을 유포하거나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핵실험, 대남전쟁위협 등을 옹호하면서 ‘북을 제재하면 곧 전쟁이 일어난다’는 논리를 전파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선전조직은 ‘온라인 매일실천-매일검열’ 체계를 갖추고 7월 1일부터 시작된 ‘100일 전투기간’ 동안 1인당 트윗과 리트윗 1만 개 이상, 페이스북 글쓰기와 추천 3000개 이상을 목표로 선전 활동을 전개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공안당국에 따르면 이들은 주간, 월간 단위로 트위터와 페이스북 활동 등 온라인 실적을 평가하고 실적이 부진하면 반성문과 유사한 ‘총화서’를 제출해 자아비판을 하도록 했다. 공안당국이 ‘온라인 선전부대의 일원’으로 파악한 CNP전략그룹 조직원 류모 씨가 온라인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에 올린 120개의 글은 반미·반정부와 북한 옹호 내용이 대부분인 것으로 드러났다. 류 씨는 7월 24일 올린 글에서 ‘대한민국 3대 거짓말’로 △노인들이 “얼른 죽어야지”라고 하는 말 △장사꾼이 “밑지고 판다”는 말과 함께 △주한미군이 “한국의 안보를 위해 주둔하니 (대한민국이) 1조 원이 넘는 주둔비를 분담해야 한다”는 말을 꼽았다. ‘파리를 독수리라 말하는 청와대(6월 28일)’라는 글에서는 “한반도 비핵화를 북한 비핵화라고 말하는 건 파리를 독수리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적었다. 류 씨는 △나는 ‘북한의 대남투쟁 3대 과제’(?)를 적극 지지한다(9월 27일) △‘패전’이 ‘승전’으로 둔갑한 ‘제2연평해전(?)’의 진실(10월 26일) △미국의 못생긴 개만도 못한 대한민국 국민들!(6월 24일)이라는 제목의 글 등을 올리기도 했다. 공안당국은 이들이 RO 총책인 이 의원의 존재를 대중에게 부각시키기 위한 선전 활동도 전개해 왔다고 밝혔다. 이들은 100일 전투기간 동안 “이석기를 중심으로 일사불란한 집행체계를 구축한다”는 기치 아래 온라인 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선전원 박모 씨는 8월 8일 페이스북에 “우리나라는 미국에 예속됐다”며 “이석기 의원님과 함께 우리 사회의 자주, 민주, 통일을 실현합시다”라는 글을 전파하기도 했다. 이 의원이 내란음모 혐의를 받게 된 뒤에는 이 사건이 조작이라며 집중적으로 비난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공안당국에 따르면 이 의원은 3월 5일 북한이 정전협정 무효화를 선언하자 ‘결정적 시기’가 임박했다고 판단하고 대중을 동원해 광우병 사태처럼 선전전을 실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또 이 의원은 5월 12일 서울 마포구의 한 종교시설에서 열린 RO 비밀회합에서 “어떤 상황과 조건에서도 자체 선전전을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토대를 구축하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공안당국 관계자는 “RO 조직원들은 ‘온라인 선전은 우리 사상을 전파하는 활동으로 꾸준히 SNS 대오를 늘려 정치선전조직 역할을 다하겠다’는 결의를 다져왔다”고 말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우리 엑소(EXO) 오빠들 군 면제 서명운동에 참여해 주세요!” 요즘 10대 소녀들 사이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국내 12인조 남성 아이돌그룹 ‘엑소’의 열혈 소녀 팬으로 추정되는 누리꾼 ‘lime****’이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글이다. 엑소에서 중국인 멤버 4명을 뺀 한국인 8명은 1990∼94년생으로 군대를 가야 할 나이다. 이 누리꾼은 “우리 엑소 오빠들 대신에 일반인 남자들이 몇 년 더 복무하면 되는 거잖아요. 수련회 조금 더 한다고 생각하면 되는 거잖아요”라며 서명을 독려했다. 일부 팬은 “귀하신 엑소님께서 군대 간다는 건 당치도 않다”며 서명운동을 지지했다. 누리꾼 ‘꽃찡**’은 “인터넷에 ‘엑소 군 면제’를 검색하면 팬클럽에서 서명운동에 46만8821명이 참여했다. 조금만 힘내 달라”고 주장했다. ‘엑소 군 면제 서명운동’이 인터넷에 알려지자 빗나간 ‘팬심’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병역에 민감한 남성들은 “너희가 오빠들 대신 군대 가줘라” “엑소가 군대에 가는 것만큼은 꼭 봐야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현역 군인이라 밝힌 한 누리꾼은 “엑소가 입대하면 꼭 내가 직접 훈련시키겠다”고 했다. 대부분의 여성 엑소 팬은 “극소수 철없는 팬들 탓에 엑소 오빠들이 오히려 욕먹는다”며 반발했다. 동아일보가 29일 확인한 결과 엑소 군 면제 서명운동은 실체가 없었다. 엑소 팬클럽은 공식 팬클럽 없이 여러 군데로 분산돼 있는데 그 어떤 곳에서도 군 면제 서명운동은 벌어지고 있지 않았다. 다만 포털사이트에 ‘엑소 군 면제’를 검색하면 서명운동을 벌인다는 글이 수십 개 나오는 걸로 보아 극소수 팬들의 주장으로 추정된다. 엑소의 극성팬들은 “엑소의 노래 ‘으르렁’을 애국가로 지정해 달라”는 식의 극단적인 주장을 펼쳐 빈축을 사왔다. 일각에서는 엑소 군 면제 서명운동이 안티팬의 ‘지능적인 공작’이라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안티팬들이 팬을 가장해 엑소에 대한 터무니없는 주장을 확산시켜 이미지를 나쁘게 하려 한다는 것이다. 엑소의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현재로선 글을 쓴 주체가 팬인지 안티팬인지 알 수 없다”며 “엑소의 인기가 워낙 높다 보니 벌어진 해프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병무청 관계자는 “일부 소녀팬들의 주장이지만 병역 면제 서명 등의 발상이 나오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청소년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할 군 미필 연예인들이 스스로 병역의무 이행에 대해 적극적인 생각과 계획을 밝힌다면 일부 소녀팬들의 철부지 같은 생각도 사그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병무청에 따르면 만약 실제로 특정인의 병역을 면제시켜 달라고 서명운동을 벌일 경우 병역 면탈 행위를 위해 압력을 넣는 것으로 해석돼 사법처리 대상이 될 수도 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기자는 한때 ‘앱등이’였다. ‘앱등이’는 미국 스마트기기 제조사 애플과 곤충류인 꼽등이의 합성어로 ‘골수 애플 마니아’를 낮춰 부르는 말이다. 꼽등이는 귀뚜라미와 비슷한 벌레로 2010년 7월 강원 춘천시의 한 아파트에 수천 마리가 대거 출현해 주민들을 놀라게 했다는 보도 이후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즈음 한국에 출시된 아이폰을 무서운 번식력을 가진 꼽등이에 빗대 애플 마니아를 칭하는 속어가 됐다. 앱등이들은 유독 애플 제품에 대한 충성심이 강해 삼성 등 타사 제품을 ‘한 수 아래’로 취급하며 애플의 우월성을 강조한다. 애플 제품이 국내에 출시되는 날이면 유난스럽게 전날부터 행사장 앞에 길게 줄을 서 밤을 지새웠다. 기자 역시 아이폰 3GS와 아이폰 4, 아이폰 5가 나올 때마다 항상 출시 첫날 새 아이폰을 샀다. 첫날에 사지 않으면 왠지 트렌드에 뒤처지는 기분이 들 것 같았다. 아이패드1이 국내에 출시되기 전인 2010년 6월에는 미국에 있는 지인에게 부탁해 관세 10여만 원을 내면서까지 아이패드1을 들여왔다.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어디를 가든 일부러 손에 들고 다녔던 기억도 난다. 주변에서 “이게 아이패드냐”고 물어볼 때마다 괜스레 우월감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흰색 아이패드2가 나왔을 때에도 지체없이 거금 110여만 원을 들여 하얗고 얇아진 아이패드를 손에 쥐고 흐뭇해했다. 그런데 메뚜기도 한철인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앱등이의 힘이 예전만 못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나온다. 아이폰을 국내에 처음 도입한 KT가 25일 아이폰 5S와 아이폰 5C를 출시하면서 처음으로 별도의 출시 이벤트를 열지 않기로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부터다. 아이폰 3GS가 처음 국내에 도입된 2009년 11월 28일 이래 새 아이폰이 나올 때마다 성대한 파티를 열어왔던 것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그만큼 아이폰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것을 반영한 것 아닐까. ‘진성 앱등이’였던 기자도 언젠가부터 서서히 다른 회사 스마트폰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아이폰이 점점 ‘무언가’가 없어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아이폰 3GS에서 아이폰 4로 넘어갈 때만 해도 외형이 둥근 유선형에서 직각형으로 바뀌는 등 새로운 감각이 돋보였다. 하지만 이후 출시된 아이폰 시리즈는 화면이 조금 커지는 정도의 변화만 있을 뿐 별다른 혁신이 느껴지지 않는다. 매번 뒤에 숫자만 바꾸고 알파벳 붙여서 새로운 것인 양 내놓았지만 기존 것과 뭐가 다른지 분간할 수 없다. 연이어 출시된 아이패드 시리즈도 성능 향상만 이뤄졌을 뿐이라 굳이 새 제품을 사야 할 당위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애플의 매력은 제품을 통해 자기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다는 거였다. 현대나 기아자동차가 득세하는 우리나라에서 생경한 브랜드의 외제차를 타면 돋보이듯 삼성과 LG 일변도인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감각적 디자인을 갖춘 아이폰을 손에 쥐면 내가 마치 특별한 사람이 된 듯한 ‘감성’을 안겨줬다. 특히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세대에겐 새로운 휴대전화 세상을 열어준 아이폰은 ‘혁신’의 아이콘이었다. 이제는 애플뿐 아니라 다른 회사 스마트폰도 애플이 개척한 혁신의 성과를 제공한다. 굳이 애플 제품을 쓰지 않아도 각종 기능이 담긴 애플리케이션을 초고속 무선인터넷으로 즐길 수 있다. 오히려 후발주자인 삼성이 원조 격인 애플을 앞선다는 평가도 나온다. 앱등이라면 누구나 기억하는 2009년 11월 28일의 환희도 어느덧 아련한 과거가 됐다. 그러면서도 가슴 한편에는 또다시 출시 전날부터 극성스럽게 줄을 서게 만들어 줄 애플 제품이 나오길 기대하는 마음이 막연하게 남아있는 게 솔직한 마음이다. 한번 앱등이는 영원한 앱등이인 이 필자의 마음을 애플은 지켜줄 수 있을까.조동주 사회부 기자 djc@donga.com}

국가정보원 측은 국정원 직원들이 트위터에 특정 정당 후보를 옹호하거나 비난하기 위해 작성한 글이 5만5689건에 달한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강력히 부인했다. 국정원은 “검찰 공소장에 의하더라도 5만5689건 가운데 국정원 직원이 트윗 또는 리트윗한 것으로 확인된 글은 2만8317건이며, 나머지 2만7372건은 작성자 불명으로 남아 있어 수사 결과 자체가 미완성 상태”라고 주장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검찰이 체포한 국정원 직원 2명을 조사해 확인한(자백받은) 트윗·리트윗 건수는 2233건”이라며 “이 가운데 직접 작성한 글은 122건(5.5%)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다른 사람의 글을 리트윗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만약 검찰 공소장을 그대로 인정한다 해도 국정원이 관여한 것으로 찾아낸 글수는 총 5만5689건이 아니라 2만8317건이며, 그중에서 검찰이 국정원 직원들로부터 직접 확인한 글은 2233건이라는 설명이다. 국정원은 또 민주당 등에서 국정원 직원이 게시한 글이라고 제시한 주요 사례 41건을 확인해본 결과 국정원 직원이 관련된 것으로 확인된 것은 3건에 불과하며 그나마도 모두 다른 사람의 글을 리트윗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정원은 41건 중 30건은 국정원 직원이 게시한 글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으며 나머지 8건은 확인 중이라고 주장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국내에서 하루 생산되는 트윗·리트윗 글이 약 240만 건이므로 검찰이 수사대상으로 삼은 지난해 9∼12월 사이에 2억8800만 건이 생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검찰이 발표한 5만5689건은 전체의 0.019%에 불과하며, 이는 심리전단 요원(약 70명) 1인당 하루 평균 7건을 트윗·리트윗한 것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은 또 검찰이 ‘NLL 비판 무력화’를 문재인 후보 반대로, ‘안철수 (사퇴 이후) 테마주 폭락’을 안철수 후보 반대로, ‘북 미사일 두둔 비판’을 이정희 후보 반대로 무리하게 확대해석해 정치성 글로 간주했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상당수의 내용을 보면 북한의 체제전복 기도에 대응하기 위한 대공 방첩 활동의 일환으로 이뤄진 글이고, (검찰이) 선거개입을 주장하는 글 또한 대부분 다른 사람이 올린 글이나 신문기사 등을 개인적으로 리트윗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