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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2월 “인공지능(AI) 주도권이 경제와 안보 분야 최우선 과제”라고 선언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30년 AI 분야에서 미국을 제치겠다는 국가전략을 밝혔다. 이처럼 지난해 시동을 걸었던 ‘AI 패권 전쟁’이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화된다. 5세대(5G) 이동통신의 확대, 차고 넘치는 빅데이터 등으로 전쟁을 위한 인프라가 갖춰졌기 때문이다. 박종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시각지능연구실장은 “궁극적으론 인간 삶의 어느 부분에서 AI가 개입했는지 모를 만큼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게 AI가 될 것”이라며 “축적된 데이터는 국가안보 문제와도 직결되기에 AI 주도권을 잃으면 한 나라의 경제뿐만 아니라 안보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했다. AI 스피커는 지난해 3분기(7∼9월) 기준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동기보다 54.5% 늘어난 3490만 대가 팔렸다. 중국 광둥성에선 2277곳의 빈곤 농촌 주민들이 AI로 원격 의료 서비스를 받고 있다. 전 세계 수십 곳의 삼성전자 공장에서는 AI가 부품 불량을 95% 이상의 정확도로 가려내고 있다. AI 전쟁에 뒤늦게 뛰어든 한국은 미국보다 2년, 중국보다 6개월가량 기술이 뒤처져 있다. 김진형 중앙대 석좌교수는 “PC 시장을 잡았던 마이크로소프트가 1990년대를, 모바일 헤게모니를 잡았던 구글, 애플, 삼성전자가 2000년대를 주도했다면 전 산업군에서 AI를 잡는 기업이 미래 시장을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특파원 종합}

#1. 미국 보훈처는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자살 징후를 보이는 전역 군인을 사전에 파악, 관리하는 ‘리치 벳(Reach Vet)’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범죄자를 예고해 검거하는 미래사회를 그려 충격을 줬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처럼 자살 위험군을 미리 판별한다는 것이다. AI는 전역 군인들 가운데 정신적 장애를 초래할 만한 대형 사건 경험, 의약품 처방 전력, 치료 기록 등 정보를 조합해 12개월 이내에 자살 가능성이 높은 상위 0.1%를 찾아낸다. AI 자살예방 시스템을 도입한 뒤 전역 군인의 자살이 연간 250명 줄었다. #2. “1∼4번 중 불량 반도체 칩이 몇 번인 것 같으세요?”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송파구 삼성SDS에서 AI 기반 불량 검출 시스템을 시연하던 직원이 질문했다. 눈으로는 네 개의 칩이 모두 똑같아 보였다. 하지만 AI는 불량품을 귀신같이 찾아냈다. 중국과 베트남의 스마트폰 공장을 비롯해 전 세계 수십 곳의 삼성전자 공장에서 실제로 활용돼 불량 검출 정확도 95%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AI 시스템 ‘넥스플랜트’였다.○ 올해가 AI 기술 패권의 ‘결정적 해’ 동아일보 기자들이 찾아간 세계 각국의 AI 현장에서는 “올해가 AI 기술 패권을 잡기 위한 결정적인 해가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공통으로 나왔다. 이미 첨단산업의 패러다임을 조용히 장악해나가고 있는 AI의 물결이 5세대(5G) 통신 확산에 힘입어 쓰나미처럼 일상생활 곳곳으로 침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선전 등 대도시 횡단보도에 2017년부터 대형 스크린이 설치됐다. 화면에는 빨간불에 횡단보도를 건넌 사람의 얼굴이 뜬다. 안면인식 AI가 그 사람의 이름과 정확한 시각을 기록해서 지금까지의 무단횡단 기록을 보여주고, 통신사 시스템과 연결해 당사자에게 경고 문자메시지를 보낸다. 개인정보를 비롯한 모든 정보가 사실상 정부에 귀속된 중국은 이처럼 무서운 속도로 AI가 확산되고 있다. 안면인식 AI로 지하철·공항의 출입, 쓰레기 분리배출 관리, 수업 태도 감시까지 현실화됐다. 아예 정부의 진두지휘 아래 AI 개발 선두주자인 바이두, 텐센트, 알리바바, 커다쉰페이라는 4개 대형 기업이 각각 자율주행자동차, 의료 및 헬스, 스마트시티, 음성인식 등 특화된 기술개발 책임을 맡은 모양새다. 인구 860만 명의 작은 나라 이스라엘은 AI 스타트업 천국인 미국(1393개), 중국(383개)에 못지않은 362개 스타트업이 활동하며 글로벌 AI 시장의 연구소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 스타트업들이 AI 응용기술을 개발하면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사간다. 2017년 인텔이 153억 달러에 인수한 AI 기반 자율주행자동차 업체인 ‘모빌아이’가 대표적이다. 스타트업이 빠르게 소비되고 다시 탄생하는 왕성한 AI 생태계가 구축된 것이다. ○ 기술은 다 있다, 남은 건 시간 싸움 글로벌 AI 시장은 이제 시간과의 싸움 단계에 접어들었다. 국내 1위 정보기술(IT) 서비스 기업인 삼성SDS의 이은주 빅데이터분석팀 상무는 “AI의 요소 기술은 세상에 이미 존재한다. 남은 것은 누가 빨리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해 무엇을 만들어낼 것인가의 문제”라고 했다. AI가 발전하려면 ①학습 가능한 양질의 데이터 ②고성능 컴퓨팅 ③차별화된 알고리즘이 필수적이다. 양질의 데이터 확보와 컴퓨팅 기술이라는 기반 조건은 이미 많다. 이제는 AI를 실생활과 산업에 접목하기 위한 알고리즘을 누가 먼저, 더 많이 개발하느냐가 글로벌 AI 패권을 쥐는 열쇠라는 것이다. 앞으로 AI가 상용화될 시장은 크게 기업과 기업 간 거래(B2B)와 기업과 개인 간 거래(B2C)로 나눌 수 있다. B2B 분야에선 크게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차 △마케팅 △물류 △고객센터 △배달·컨시어지로봇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상무는 “기업마다 축적해온 데이터와 활용 분야에 따라 주력할 수 있는 부문이 다르다. 예를 들어 삼성은 제조와 물류 시장에서 성공 케이스를 만들어 세계로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B2C 분야에선 △음성인식 비서 △콘텐츠 큐레이션 △학습 △의료복지 △금융 시장이 있다. 전문가들은 아침에 일어나 AI 스피커에 그날의 스케줄과 날씨를 묻고, 개인의 취향을 알고 있는 AI가 골라준 음악을 들으며, AI가 추천해준 펀드에 투자하는 일상이 ‘구보 씨의 하루’가 될 것으로 본다. 일상에 스며든 AI 시장은 얼마나 커질까.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매킨지에 따르면 2025년 AI 시장은 최대 6조7000억 달러(약 7750조 원)까지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진형 중앙대 석좌교수(전 인공지능연구원 원장)는 “현재로선 시장의 규모를 가늠하는 것조차 의미가 없을 정도로 AI는 인간 생활의 모든 분야에 기초가 될 것이다. 마치 증기기관―전기―컴퓨터와 같은 인류 범용기술이 된다는 뜻”이라고 했다.:: 인공지능(AI) ::인지, 학습 등 인간의 지적능력(지능)의 일부 또는 전체를 컴퓨터를 이용해 구현하는 것을 말한다. 1956년 존 매카시 미국 다트머스대 교수가 만든 ‘다트머스 회의’라는 학술회의에서 AI 개념이 처음 등장했다. 초기에는 프로그래머가 각각의 상황에 맞는 프로그램을 짜주고 정해진 로직 안에서만 생각하는 수준이었지만 점차 인간의 뇌신경망을 본뜬 ‘딥러닝’ 기술이 확립되면서 AI의 연산 능력은 2.3개월에 2배씩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베이징=윤완준 / 텔아비브=이세형 특파원}

#1. 미국 보훈처는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자살 징후를 보이는 전역 군인을 사전에 파악, 관리하는 ‘리치 벳(Reach Vet)’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범죄자를 예고해 검거하는 미래사회를 그려 충격을 줬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처럼 자살 위험군을 미리 판별한다는 것이다. AI는 전역 군인들 가운데 정신적 장애를 초래할 만한 대형 사건 경험, 의약품 처방 전력, 치료 기록 등 정보를 조합해 12개월 이내에 자살 가능성이 높은 상위 0.1%를 찾아낸다. AI 자살예방 시스템을 도입한 뒤 전역 군인의 자살이 연간 250명 줄었다. #2. “1∼4번 중 불량 반도체 칩이 몇 번인 것 같으세요?”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송파구 삼성SDS에서 AI 기반 불량 검출 시스템을 시연하던 직원이 질문했다. 눈으로는 네 개의 칩이 모두 똑같아 보였다. 하지만 AI는 불량품을 귀신같이 찾아냈다. 중국과 베트남의 스마트폰 공장을 비롯해 전 세계 수십 곳의 삼성전자 공장에서 실제로 활용돼 불량 검출 정확도 95%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AI 시스템 ‘넥스플랜트’였다.○ 올해가 AI 기술 패권의 ‘결정적 해’ 동아일보 기자들이 찾아간 세계 각국의 AI 현장에서는 “올해가 AI 기술 패권을 잡기 위한 결정적인 해가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공통으로 나왔다. 이미 첨단산업의 패러다임을 조용히 장악해나가고 있는 AI의 물결이 5세대(5G) 통신 확산에 힘입어 쓰나미처럼 일상생활 곳곳으로 침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선전 등 대도시 횡단보도에 2017년부터 대형 스크린이 설치됐다. 화면에는 빨간불에 횡단보도를 건넌 사람의 얼굴이 뜬다. 안면인식 AI가 그 사람의 이름과 정확한 시각을 기록해서 지금까지의 무단횡단 기록을 보여주고, 통신사 시스템과 연결해 당사자에게 경고 문자메시지를 보낸다. 개인정보를 비롯한 모든 정보가 사실상 정부에 귀속된 중국은 이처럼 무서운 속도로 AI가 확산되고 있다. 안면인식 AI로 지하철·공항의 출입, 쓰레기 분리배출 관리, 수업 태도 감시까지 현실화됐다. 아예 정부의 진두지휘 아래 AI 개발 선두주자인 바이두, 텐센트, 알리바바, 커다쉰페이라는 4개 대형 기업이 각각 자율주행자동차, 의료 및 헬스, 스마트시티, 음성인식 등 특화된 기술개발 책임을 맡은 모양새다. 인구 860만 명의 작은 나라 이스라엘은 AI 스타트업 천국인 미국(1393개), 중국(383개)에 못지않은 362개 스타트업이 활동하며 글로벌 AI 시장의 연구소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 스타트업들이 AI 응용기술을 개발하면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사간다. 2017년 인텔이 153억 달러에 인수한 AI 기반 자율주행자동차 업체인 ‘모빌아이’가 대표적이다. 스타트업이 빠르게 소비되고 다시 탄생하는 왕성한 AI 생태계가 구축된 것이다. ○ 기술은 다 있다, 남은 건 시간 싸움 글로벌 AI 시장은 이제 시간과의 싸움 단계에 접어들었다. 국내 1위 정보기술(IT) 서비스 기업인 삼성SDS의 이은주 빅데이터분석팀 상무는 “AI의 요소 기술은 세상에 이미 존재한다. 남은 것은 누가 빨리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해 무엇을 만들어낼 것인가의 문제”라고 했다. AI가 발전하려면 ①학습 가능한 양질의 데이터 ②고성능 컴퓨팅 ③차별화된 알고리즘이 필수적이다. 양질의 데이터 확보와 컴퓨팅 기술이라는 기반 조건은 이미 많다. 이제는 AI를 실생활과 산업에 접목하기 위한 알고리즘을 누가 먼저, 더 많이 개발하느냐가 글로벌 AI 패권을 쥐는 열쇠라는 것이다. 앞으로 AI가 상용화될 시장은 크게 기업과 기업 간 거래(B2B)와 기업과 개인 간 거래(B2C)로 나눌 수 있다. B2B 분야에선 크게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차 △마케팅 △물류 △고객센터 △배달·컨시어지로봇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상무는 “기업마다 축적해온 데이터와 활용 분야에 따라 주력할 수 있는 부문이 다르다. 예를 들어 삼성은 제조와 물류 시장에서 성공 케이스를 만들어 세계로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B2C 분야에선 △음성인식 비서 △콘텐츠 큐레이션 △학습 △의료복지 △금융 시장이 있다. 전문가들은 아침에 일어나 AI 스피커에 그날의 스케줄과 날씨를 묻고, 개인의 취향을 알고 있는 AI가 골라준 음악을 들으며, AI가 추천해준 펀드에 투자하는 일상이 ‘구보 씨의 하루’가 될 것으로 본다. 일상에 스며든 AI 시장은 얼마나 커질까.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매킨지에 따르면 2025년 AI 시장은 최대 6조7000억 달러(약 7750조 원)까지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진형 중앙대 석좌교수(전 인공지능연구원 원장)는 “현재로선 시장의 규모를 가늠하는 것조차 의미가 없을 정도로 AI는 인간 생활의 모든 분야에 기초가 될 것이다. 마치 증기기관―전기―컴퓨터와 같은 인류 범용기술이 된다는 뜻”이라고 했다.곽도영기자 now@donga.com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텔아비브=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

경제 부처 장관과 금융통화 정책 수장들이 지난해 12월 31일 새해 정책 목표로 저금리 시대의 부동산 시장 안정과 투자·일자리 확대를 일제히 강조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새해는 경제 흐름의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총 479조 원의 정책금융을 마중물로 삼아 시중자금이 생산적 부문으로 흘러가도록 하겠다”며 “12·16대책,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리 강화 등 각종 대책을 안정적으로 집행해 부동산 시장의 쏠림 현상을 막겠다”고 밝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경제 전반의 생산성을 높이고 신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저금리 상황에서 부동산이나 위험 자산으로 자금이 쏠려 금융 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다”며 “필요시에는 시장 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단기적으로 성장세 회복을 도모하면서도 혁신 성장동력을 확충해야 한다”며 “민간 투자 확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금융시스템 안정, 건전한 시장질서 확립, 금융소비자 보호에 힘쓰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 원장은 “한계 기업 비중이 늘고 시중의 많은 유동성이 부동산으로 흘러들어가 주택시장 왜곡과 가계부채 잠재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며 “가계부채 관리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인간의 존엄과 직접 관련된 주거 관련 정책은 시장경제의 룰에 맡겨 두어서는 안 된다”며 “부동산 시장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투기수요 근절, 맞춤형 대책, 실수요자 보호라는 3대 원칙을 더욱 공고히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0조 원 투자프로젝트와 제2벤처붐을 통해 경제 역동성을 높이고 구조 혁신을 통한 경제의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투자지원 체계 개편과 규제 샌드박스 확산을 통해 투자를 활성화하겠다”며 “일방주의 및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대응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새해의 핵심 정책으로 인공지능 강국 달성, 연구자 중심의 과학기술 생태계 조성, 차별화된 콘텐츠 기반의 미디어 생태계 육성 등을 꼽았다.김자현 zion37@donga.com·곽도영 / 세종=송충현 기자}

KT 차기 대표이사(CEO) 자리에 구현모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 사장(55·사진)이 선임되면서 11년 만에 내부 출신 CEO를 맞이하는 KT에 관심이 쏠린다. 구 사장이 내정되면서 KT는 대표이사 회장 체제에서 대표이사 사장 체제로 바뀐다.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 승인 절차를 남겨두고 있지만 사실상 1월 진행되는 KT그룹 내부 인사부터 관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직원 인사가 통상 연말경 마무리되는 KT는 이번 차기 CEO 선임 절차로 인해 전체 인사가 평시보다 늦어진 상태다. 선임 발표 이후 이틀째인 29일 KT 내부 분위기는 긍정적으로 읽힌다. 무엇보다 청와대 등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고 11년 만에 내부 후보가 선임됐다는 점과 ‘KT 사업 전반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 새로운 수장을 맡아 고무적이라는 반응이다. 구 차기 CEO는 선임연구원 직함으로 신입 채용된 이래 33년째 KT에 재직하며 그룹 전략을 짜는 데 두루 관여해 왔다. 구 차기 CEO 앞에는 민영 기업으로서의 KT 정상화라는 숙제가 놓였다. KT 이사회는 구 사장을 차기 CEO로 선임하면서 회장 직함을 사장으로 대체하고 급여 등 처우도 이사회가 정하는 수준으로 낮춘다고 밝혔다. 그동안 회장직에 쏠렸던 불필요한 무게감과 기득권을 내려놓고 실질 경영에만 힘쓰라는 의미다. KT는 5세대(5G) 이동통신과 인공지능(AI) 등 미래 산업 분야로 나아가야 한다는 과제와 유선전화나 긴급통신 등 과거의 통신 제공 의무 유지라는 책임을 동시에 안고 있다. 과거 국영기업이었다는 특수성 때문에 그간 CEO가 정치권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일도 있었다. KT 관계자는 “내부 전문가가 선임된 만큼 능력과 실리 위주의 경영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 빅스비로 구글 스피커에 명령을?’ 음성인식 스피커와 TV, 스마트 도어록 등 스마트홈 기기를 살 때 기존에 쓰던 제조사 혹은 통신사 제품과 연동되는 것인지를 고민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앞으로는 이 같은 고민을 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홈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던 삼성과 애플,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기기 연동 규격을 마련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18일(현지 시간) CNBC와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아마존, 애플, 구글 등 3사는 각사의 스마트홈 기기들 간 연동 규격을 마련하기 위한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밝혔다. 여기에 삼성 스마트싱스(Smart Things)와 이케아 등 기존에 사물인터넷(IoT) 통신 규격 연합체를 구성하던 기업들도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는 2023년 약 1920억 달러(약 224조 원)로 전망되는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을 두고 경쟁하던 이들이 각자의 기기와 애플리케이션(앱) 호환을 위해 결국 손잡게 된 것을 의미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 규모는 2017년 220억 달러에서 해마다 약 43%씩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들이 2020년 말을 목표로 개발 중인 공통 규격이 완성되면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비서인 빅스비로 구글 스피커를 제어하거나 애플의 시리로 아마존 스마트홈 기기를 조종하는 게 가능해진다. 미국 ICT 전문매체 더버지는 “당신이 원래 어떤 스마트폰이나 어떤 AI 비서를 쓰고 있는지와 상관없이 집에서 아무 스마트홈 기기를 쓸 수 있게 된다는 걸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제조사의 입장에서도 새로운 스마트홈 기기를 내놓을 때마다 각각의 연결 규격을 지원하기 위한 부품들을 여러 개 넣어야 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된다. 글로벌 스마트홈 규격 초안은 화재 경보장치나 일산화탄소 감지기, 스마트 도어록, 보안 시스템, 전원 플러그 등 안전과 관련된 스마트홈 기기에 우선 적용될 예정이다. 이어서 AI 스피커나 TV 등 서비스로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에서 출시된 스마트홈 제품은 작년보다 23.5% 늘어난 8억1500만 개에 달했다. 이 수치는 2023년 13억9000만 개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올 한 해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 ‘BTS 월드’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선보이며 주목받았던 넷마블이 2020년에도 다양한 장르의 웰메이드 라인업으로 흥행 바통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넷마블은 11월 3분기(7∼9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A3: STILL ALIVE’, ‘세븐나이츠2’ 등 자체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신작 출시를 예고했다. 국내 최대 게임 축제인 ‘지스타2019’를 통해 최종 점검을 받으며 기대작으로 손꼽히는 A3의 장르는 모바일 배틀로얄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전략과 컨트롤로 최후의 1인을 가리는 서바이벌 방식의 ‘30인 배틀로얄’ 체제, 동시간 전체 서버의 이용자와 무차별 프리 대인전을 즐길 수 있는 ‘암흑출몰’ 등 기존 모바일 MMORPG엔 없었던 경쟁구도와 생동감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출시는 내년 1분기(1∼3월) 예정이다. 세븐나이츠2는 넷마블의 장수 인기작인 세븐나이츠 IP를 활용한 초대형 모바일 MMORPG로 개발 초기부터 큰 관심과 기대를 받고 있다. 하나의 영웅만을 집중해 성장하는 기존 MMORPG와 달리, 다양한 영웅을 수집하며 그룹 전투를 하는 점이 차별화로 꼽힌다. 내년 가장 먼저 출격이 예상되는 게임은 ‘매직: 마나스트라이크’다. 모바일 실시간 전략 대전 게임으로 원작의 카드와 세계관을 고품질 3D그래픽으로 재현했으며, 전 세계 수많은 이용자들과 경쟁할 수 있는 다양한 게임 모드를 제공한다. 이외에 국내 및 일본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수집형 RPG 장르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의 글로벌 출시도 준비 중이다. 일곱 개의 대죄는 직접 주인공이 돼 원작 세계를 탐험하며 스토리를 진행하는 어드벤처 방식의 게임이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KT는 어디서나 함께하는 인공지능(AI)으로 보다 편하고 안전한 생활을 누리는 초지능사회를 이끌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지금까지 국내 시장에서 AI는 TV나 스피커, 가정용 기기 제어 수준에 머물렀지만 앞으로는 모든 영역에서 삶의 질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KT는 10월 말 AI 전문기업(AI Company)으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향후 4년간 관련 분야에 3000억 원을 투자하고 AI 전문인력 1000명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5세대(5G) 네트워크 고도화에 맞춰 AI를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다. 2017년 1월 말에 첫선을 보인 KT의 AI 서비스 기가지니는 출시 1000여 일 만에 국내 AI 기기 중 최초로 가입자 200만 명을 달성했다. 현재 73개 건설사 및 7개 홈네트워크사와 협력해 기가지니 기반의 AI 아파트를 공급 중이고, 13개 호텔 1200여 개 객실에서 AI 호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T는 AI 호텔을 11월 필리핀 세부에서 시범 적용한다. 이를 시작으로 향후 아시아와 중동 지역에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또 러시아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MTS에도 기가지니 기술 컨설팅을 제공할 예정이다. 산업 분야에서는 공장, 보안, 에너지, 고객센터 등에서 AI를 적용한다. 공장에서는 KT가 보유한 5G 네트워크, 빅데이터, 지능형 영상분석 기술과 AI를 결합한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안전사고를 방지한다. 보안 분야에서는 사람과 사물의 선별적 인지와 침입이나 출입감지에 AI를 활용한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AI 기반의 통합 에너지관리 플랫폼(KT-MEG)을 바탕으로 건물이나 빌딩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인다. 미래세대 교육을 위한 AI 서비스도 강화한다. 이미 KT 일반적인 코딩능력만 있으면 AI 음성인식 단말을 만들 수 있는 모듈인 ‘AI 메이커스 키트’를 지난해 7월에 출시했다. 또 AI 코딩교육 패키지인 AI 에듀팩 중급 버전을 올해 6월, 초급 버전을 올해 10월에 각각 출시했다. 이와 함께 소외계층 어린이 및 청소년들에게 AI 코딩교육을 제공하는 AI 비타민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며 2020년까지 5000명 이상을 교육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세계 최초로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한 한국의 5G 기술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달 25일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문화혁신포럼’에 참여해 아시아 각국 정상들에게 아시아의 미디어 콘텐츠 산업 및 생태계가 나아갈 방향과 비전을 제시했다. 박 사장은 이 자리에서 5G가 생활 및 문화 전반을 얼마나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지 소개했다. 특히 미디어 콘텐츠 및 게임 분야에서 5G와 인공지능(AI)기술 기반의 혁신이 한-아세안에 의미 있는 성장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술 기반 혁신 역량에 아시아적 가치를 더해 아시아가 글로벌 콘텐츠 제작을 위한 하나의 ‘팀’이 되자는 의미로 제안한 ‘T.E.A.M(Tech-driven Entertainment for Asian Movement)’ 프로젝트는 많은 아시아 정상들의 주목과 공감을 얻기도 했다. SK텔레콤은 앞서 10월 5G 기술을 일본에 수출했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등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 일본의 4위 이동통신사 라쿠텐과 5G 네트워크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이동통신사가 해외 통신사와 5G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계약을 통해 SK텔레콤은 라쿠텐에 5G 네트워크 설계, 5G 통신품질 최적화 솔루션, 5G 안테나·RF(무선주파수)중계 기술 등을 전수한다. 이 외에 글로벌 기업과의 기술 교류도 확대되고 있다. 11월엔 5G 기반 가상현실(VR) 시대의 핵심 서비스인 ‘버추얼 소셜 월드(Virtual Social World)’를 출시하면서 글로벌 VR 플랫폼 리더인 페이스북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9월에는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 선도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와 클라우드 게임 공동사업을 추진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글로벌 통신사 브랜드 4위에 올라있는 도이치텔레콤 역시 SK텔레콤의 5G 협력 파트너 중 하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올 들어 글로벌 광폭 행보가 이어짐에 따라 통신 외의 영역으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5G를 중심으로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을 늘려갈 예정”이라고 밝혔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제주항공은 과거의 ‘합리적인 가격’ 중심 전략을 넘어서 ‘고객 지향적 혁신’에 미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단순히 가격 경쟁력뿐만 아니라 서비스 면에서도 이용자에게 편의성과 편안함을 주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우선 제주항공은 올 4월부터 유료 부가서비스인 위탁수하물, 좌석 사전 지정 서비스 등을 여객 운임과 결합한 새로운 운임 제도로 ‘페어패밀리’를 선보였다. 위탁수하물이 없는 승객은 기존 운임에서 할인해주고, 대신 필요한 서비스를 다양하게 추가할 수 있도록 선택지를 넓힌 제도다. 이에 따르면 탑승객들은 각자 자신이 선호하는 서비스를 개별 묶음으로 설계해 선택할 수 있다. 최근 ‘원하는 것을 원하는 만큼’ 구매하고자 하는 젊은층의 소비 트렌드가 항공권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라고 제주항공은 설명했다. 제주항공은 기존 △특가운임 △할인운임 △정규운임 등 3가지 단계로 구분했던 국제선 운임체계를 페어패밀리 제도와 접목시켜 △플라이(FLY·위탁수하물 없음) △플라이백(FLYBAG·과거 정규운임 서비스, 위탁수하물 15kg 이내 무료) △플라이백플러스(FLYBAG+·위탁수하물 5kg 추가 및 기타 추가 서비스 제공) 단계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은 이 외에도 △일부 노선에 한해 앞뒤, 좌우 좌석 간격을 넓힌 이른바 ‘프리미엄 이코노미’ 서비스를 제공하는 뉴클래스 좌석 운영 △인천국제공항 내 제주항공 이용객을 위한 ‘JJ라운지’ 운영 △외국인이나 수하물 보관이 힘든 고객들을 위한 ‘수하물 보관 및 호텔 배송’ △기내 구매 물품 택배 등 이용자의 요구를 반영한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해 가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항공 여행을 하는 이용자들의 요구와 관심사항이 날로 다양해지고 있다”며 “이용자들의 소비 흐름에 맞춰 고객들이 바라는 것, 그리고 장기적으로 바랄 수 있는 것을 먼저 찾아내 서비스하며 경쟁사와 차별화 해나가겠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파리바게뜨 다음 매장을 ○○동에 열면 대박 날까?’ ‘흑당버블티, 마라탕, 그 다음 이을 외식업계 화제 상품은?’ 그간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상권 조사와 분석에 많은 시간을 들여왔다. 스타벅스에 점포개발팀이 있듯 상권을 분석하는 전담 팀이 따로 꾸려질 정도다. 식품업계도 마찬가지다. 연령 성별 지역 등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소비자의 입맛을 단 하루라도 먼저 짚어내기 위해 시장조사에 돈과 인력을 쏟아붓는다. 하지만 앞으론 얘기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토종 민간 데이터 거래소가 속속 등장하면서 국내 기업들에도 발품 팔지 않고 빅데이터 분석 보고서를 받아볼 수 있는 시대가 다가왔기 때문이다.○ 당신이 무엇을 살지 나는 알고 있다 16일 국내에서 두 번째 민간 데이터 거래소가 문을 열었다. KT의 ‘통신 빅데이터 플랫폼’이다. 1호는 2일 개소한 한국데이터거래소(KDX)였다. KT는 7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빅데이터 플랫폼 센터 구축 사업’ 10개 사업자 중 한 곳으로 선정됐다. 이후 자체 통신 관련 데이터와 BC카드, 소상공인연합회, 고려대 등 학계, 데이터분석 스타트업 등 총 16개 기관이 제공한 데이터를 확보했다. 카드 결제 명세와 제주도 관광 행태, 영양 섭취 행태, 부동산 및 상권 정보, 배달음식 이동 경로 등 다양한 생활 데이터가 모였다. 이 데이터를 잘 가공하기만 하면 소비자의 마음을 속속들이 읽어낼 수 있다. 예컨대 현재 A빵집 체인점이 잘되고 있는 동네와 인근 건물 수, 사업체 수, 주간 상주인구 수 등 변수가 비슷한 동네를 바로 뽑아낼 수 있다. 지난달 제주도 여행을 간 사람들이 카니발을 많이 탔는지, K3를 많이 탔는지도 바로 볼 수 있다. 고객사가 갖고 있는 자체 정보를 기존 빅데이터와 결합해 분석할 수도 있다. 이미 국내 대기업 중에는 자체 빅데이터 분석 팀을 운영하거나 마이크로소프트, SAP 등 글로벌 분석 기업에 외주를 주고 있는 사례도 많다. 하지만 규모가 작은 기업들로서는 필요하기는 해도 직접 빅데이터를 구축하기란 언감생심이다. KT 관계자는 “자체 수요 조사를 한 결과 소기업뿐만 아니라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기업까지 많은 잠재 수요를 확인했다”며 “1차적으로 160여 개 기업이 고객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KT는 이 시장에서 내년 30억 원 매출을 목표로 잡고 있다. 윤혜정 KT 빅데이터 사업지원단 전무는 “데이터가 폭증하는 5세대(5G) 시대에 발맞춰 통신 빅데이터 플랫폼으로 가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할 것”이라며 “플랫폼 활성화를 위해 인공지능(AI)이 결합한 분석 서비스 등 특화 기능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美·中 먼저 뛰는데… 가명 정보 빨리 풀어줘야 전 세계적으로 민관이 협력해 데이터 거래소를 만들고 있는 곳은 한국과 중국 두 곳뿐이다. 데이터 거래 시장이 폭발적으로 크고 있는 미국에 비해 늦어졌지만 그만큼 정부와 민간 양쪽 모두 마음이 급한 것이다. 중국은 2016년 4월 정부와 차이나텔레콤, 유니콤이 출자해 2억 위안(약 300억 원)의 자본금으로 상하이데이터거래소를 세웠다. 현재 중국 내 최대 규모의 거래소로 중국 주요 기관과 기업들의 방대한 데이터를 축적해 놓고 있고 텐센트와 중국건설은행, 중국둥팡항공 등 각 분야의 굵직한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먼저 뛰는 동안 한국은 아직 ‘가명 정보’의 부재에 발목이 잡혀 있는 상황이다. 현행 데이터3법에선 가명 처리된 개인별 정보를 사용할 수 없다. 따라서 현재 국내 데이터 거래소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정보는 ‘20대 여성’이나 ‘○○동 거주자’ 등 일정 단위로만 구성돼 면밀한 분석에 한계가 있다. 김혜주 빅데이터사업지원단 상무는 “국내에서도 가명 정보 활용에 대한 기준이 명확해진다면 이러한 데이터 거래소의 활용도와 데이터 간 시너지도 훨씬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한국인들은 하루 평균 3시간 48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쓰는 애플리케이션(앱)은 카카오톡, 유튜브, 네이버 순이었다. 17일 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와이즈리테일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 현황을 발표했다. 11월 기준으로 한국인 3656만 명이 카카오톡을 사용해 많이 쓰는 앱 1위로 나타났다. 2위 유튜브는 3340만 명, 3위 네이버는 2958만 명이 이용했다. 그 뒤로는 네이버 밴드, 쿠팡, 삼성페이, 네이버 지도, 인스타그램 순이었다. 이 8개가 월 이용자 수 1000만 명을 넘는 앱에 해당했다. 같은 달 기준 한국인이 가장 오래 사용한 앱(앱에 머무른 총 사용시간)은 유튜브(442억 분)였다. 2위 카카오톡(226억 분), 3위 네이버(155억 분)가 뒤를 이었다. 그 뒤로는 페이스북, 다음, 인스타그램, 카카오페이지, 네이버 웹툰 순으로 이어졌다. 같은 달 기준 한국인은 하루 평균 3시간 48분 스마트폰을 이용했다. 특히 상위 8개 앱이 스마트폰 사용시간의 3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와이즈앱·와이즈리테일이 11월 한 달간 전국 4만 명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 표본조사로 실시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게르만 민족.’ 국내 대표 유니콘 기업이자 코리안 스타트업 신화였던 배달의민족(배민)이 독일계 기업에 팔렸다는 소식에 업계에선 이런 우스개가 돌았다. 잘 알려진 배민의 광고 슬로건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배달의민족’의 패러디다. 대중과의 접점이 많고 관심도가 높은 기업이었던 만큼 이번 배민 매각 소식에 많은 이들이 적잖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우리가 배달의 민족이라더니 왜 하필 독일 기업이냐” “이제 한국 시장 외국계에 다 빼앗겼으니 수수료 올려도 꼼짝 못 하는 것 아니냐”는 식이다. 왜 배달의민족은 게르만 민족이 될 수밖에 없었을까. 한국 대기업들은 왜 배민을 사지 못했을까.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민의 가능성을 봤다면 우리 기업이라고 못 봤을 리 없다. 하지만 ‘문어발식 사업 확장’ ‘골목시장 파괴’ 등 한국에서 대기업이 그럴싸한 기업을 인수하는 데 대한 시선은 아직 싸늘한 구석이 있다. 사회적으로 곱지 않은 시선을 감수할 만큼 대기업들이 플랫폼 산업의 가치를 확신하지 못했다는 측면도 있다. 실제로 이번에 확인된 배민의 몸값은 4조8000억 원으로 이마트의 시가총액(3조7000억 원)보다 비싸다. 그럼 왜 국내 투자사들은 배민을 사가지 못했는가. 배민의 탄생을 이끈 데는 분명 본엔젤스, 스톤브릿지 등 토종 투자사들의 역할이 컸다. 하지만 아쉽게도 ‘공룡’이 된 배민을 선뜻 사줄 만한 규모의 금융자본이 국내에는 없다. 이번에 배민을 사간 딜리버리히어로의 뒤에는 ‘아프리카의 소프트뱅크’라 불리는 내스퍼스가 있다. 쿠팡이츠의 뒤엔 손정의 회장의 비전펀드가 있었다. ‘코리안 소프트뱅크’라 할 만한 투자사가 한국에선 아직 나오지 않았다. 빅딜 소식이 전해지기 2주 전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공개 석상에서 국내 자본시장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국내외 투자사, 스타트업 대표들이 총출동한 국내 최대 스타트업 행사 ‘K-스타트업 컴업 2019’ 기조연설에서 “이제 코리안 유니콘만 나올 게 아니라 한국이 투자한 유니콘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배민이 국내에서 인수돼 토종기업으로 남았다면 어땠을까. 한국은 국가별 배달앱 시장 규모가 세계에서 4번째로 큰 곳이다. 이 시장에서 배민은 56%의 점유율로 2위와 큰 격차를 유지하는 압도적 1위였다. 총알만 받쳐줬다면 해외 자본으로부터 한국 시장을 지켜냈을 것이다. 이번 매각 소식은 한국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희망과 경각심을 동시에 안겼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인수합병 경쟁 속에서 국경은 이미 의미가 없다. 한국이 투자한 유니콘의 탄생이 다음번 지면을 장식하길 바란다. 곽도영 산업1부 기자 now@donga.com}

황창규 KT 회장과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 및 양사 임직원들이 5G 기반 스마트조선소 현장을 찾아 지속 협력을 다짐했다. KT는 16일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에서 ‘5G 디지털 전환 현장 워크숍’을 열고 스마트조선소 체험과 양사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황 회장의 특별강연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7일 황 회장과 권 회장 참석하에 열렸던 양사 5G 기반 사업협력 성과 발표회의 후속 행사다. 양사 임직원들은 현대중공업 통합관제센터에서 △현장 안전요원들이 360도 웨어러블 넥 밴드로 촬영한 안전사고 구조 영상 시연 △5G 기반 초고화질 폐쇄회로(CC)TV 영상 전송 △모바일 기반 실시간 모니터링 △대용량 3차원 도면 실시간 다운로드 등 조선소 현장에서 이뤄진 디지털 전환 기술들을 체험했다. 양사는 향후에도 ‘디지털로 최적화 운영되는 초일류 조선소’를 목표로 자율주행 스마트 선박, 끊김 없는 해상 통신 등 산업 적용 분야를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권 회장은 “조선업도 4차 산업혁명의 예외가 아니다. 5G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조선소 구축은 조선업이 오랜 불황에서 벗어나 다시 도약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회장은 “양사가 지닌 1등 DNA를 기반으로 조선해양, 산업기계에서 더 나아가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고 시너지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만약 김봉진이 나가면 이 딜은 없다.” 니클라스 외스트베리 딜리버리히어로 최고경영자(CEO·39)가 우아한형제들을 4조8000억 원에 인수하기 위한 막판 협상에서 제1 조건으로 내건 것은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43)가 경영진에 남는 것이었다. 10년 가까이 만나며 교감을 쌓은 두 젊은 대표의 ‘빅딜’이 성사되는 순간이었다.○ 코리안 유니콘 빅딜, 국경 넘은 두 대표 피를 섞다 김 대표와 외스트베리 대표는 2010년과 2011년, 1년 간격으로 각각 한국과 독일에서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기업을 창업했다. 2011년 우아한형제들 임직원 수가 10명이 채 안됐을 때 김 대표가 독일에 가서 외스트베리 대표를 만났다. 당시에도 투자와 인수합병(M&A) 논의가 있었지만 결실을 맺진 못했다. 하지만 둘은 이후에도 해마다 만나 배달업계 현안을 논의해 왔다. 올 한 해가 김 대표에겐 분수령이었다. 해외 자본의 공세가 거셌다. 딜리버리히어로가 인수한 2, 3위 업체 요기요와 배달통, 그리고 손정의 회장의 비전펀드 투자금을 업은 쿠팡이츠가 쿠폰 마케팅, 점주 포섭을 강화하며 목을 조여 왔다. 출혈 경쟁에서도 시장점유율은 지켜냈지만 실적표가 좋지 않았다. 문제는 글로벌 배달앱 시장 규모 4위인 한국 시장을 놓고 해외 자본과의 싸움이 앞으로도 계속될 거란 전망이었다. 김 대표가 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세 가지였다. ①국내 증시 상장 ②국내 업체와의 M&A ③해외 업체와의 M&A 중 결국 외스트베리 대표를 택했다. 우아한형제들 핵심 관계자는 “지금 잘못하면 회사가 먼지가 돼 사라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싸워 이길 수 없다면 적진 심장 깊숙이 들어가 차라리 서로 배신할 수 없는 계약을 맺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 수조 원대의 유니콘을 선뜻 인수해줄 대기업이나 금융자본이 부재했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우아한형제들 경영진 지분을 제외한 87%의 지분 중 75%는 해외 투자사들이다. 최근에야 네이버 등 국내 기업들이 투자를 해왔다. 지난달 28일 중소벤처기업부 주최로 열린 K스타트업 행사 기조연설에서 김 대표는 “국내에 유니콘 기업이 많아진 건 좋지만, 이젠 한국이 투자한 유니콘 기업이 나와야 할 때”라고 말한 바 있다.○ 350조 원 글로벌 배달앱 시장, 3강 구도로 재편 중 글로벌 배달앱 시장 규모는 최대 350조 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시장이 크게 ‘아프리카의 소프트뱅크’라 불리는 투자사 내스퍼스 계열과 손 회장의 비전펀드 계열, 저스트잇 계열 등 3강 구도로 재편 중이다. 내스퍼스는 중국 텐센트의 초기 투자사이자 최대 주주로 유명하다. 이번 인수로 글로벌 1위인 딜리버리히어로와 중국 1위인 메이퇀뎬핑(美團點評)과 동남아 1위 푸드판다, 한국 1위인 배달의민족을 포트폴리오에 담게 된다. 김 대표에게 양사 합작사인 우아DH아시아의 회장직을 맡기면서 아시아 시장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내스퍼스의 큰 그림인 셈이다. 쿠팡이츠와 우버이츠에 투자한 비전펀드는 북미 지역과 대만 등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이를 견제하고 있다. 유럽에선 1위 기업인 저스트잇과 2위 기업 테이크어웨이의 합병이 유력시된다. 우아한형제들 핵심 관계자는 “텐센트도, 딜리버리히어로도 내스퍼스의 적극 지원으로 공격적인 사업을 펼쳐 나갈 수 있었다”며 “배민도 그 팀에 합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봉진 대표에게 남은 숙제는 국내 시장 독점 이슈다. 딜리버리히어로 계열 기업이 점유율 99%를 가져가게 된 데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인수합병을 통과시킬지가 미지수로 남아있다. 벌써 외식업계에서는 광고 수수료 인상 등 독점 횡포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배민의 수수료 최저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며 “향후 공정위와의 협의 과정을 통해 합리적인 안을 찾아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수도권 밖에 살고 있는 지방민의 60.6%가 본인의 거주지역이 소멸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등 지역경제 위축이 극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지역경제 현황 및 전망’ 의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방민들은 지역경제와 일자리 축소, 지역 소멸 위험을 크게 느끼고 있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해당 지방민의 85.2%는 올해 지역경제가 작년보다 악화됐으며 체감경기 수준은 작년의 70.0% 수준이라고 응답했다. 특히 경기 악화를 두드러지게 체감하고 있는 곳은 △울산(전년 대비 62.8% 수준) △충북(64.2%) △부산(66.1%) 순으로 주된 원인으로는 지역 산업 위축과 재정 악화 등이 꼽혔다. 일자리 부족 문제도 지속되고 있다. 지방민의 85.0%가 올해 지역 일자리 수가 작년 대비 줄었다고 응답했으며 평균적으로 작년의 69.2% 수준이라고 응답했다. 일자리가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울산(전년 대비 61.6% 수준) △강원(64.8%) △세종(64.8%) 순이었다. 지방민의 60.6%는 현재 거주지가 향후 경제 위축과 일자리 감소 등으로 지역 기능을 상실할 것으로 전망했다. 36.7%는 이러한 지역 소멸이 10년 안에 이뤄질 것이라고 봤다. 소멸 가능성을 가장 높게 응답한 지역은 △울산(78.4%) △전북(77.2%) △세종(77.0%) 등이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부산 대구 광주 등 6개 광역시와 8개 도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남녀 1308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①출산 장면을 찍은 동영상 ②내 동생 뱃살 놀리며 찍은 사진 ③‘일본×은 쪽○○’라고 쓴 게시물. 위 세 가지 보기 중 페이스북에 올려도 되는 콘텐츠는 무엇일까. 정답은 ①이다. ②는 당사자인 동생이 신고할 경우 페이스북 규정상 ‘따돌림 및 괴롭힘’ 범주에 들어가 삭제된다. ③은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 발언’ 규정에 걸려 신고가 없어도 자동 삭제 조치된다.○ 3만5000명 고용해 24시간 감시하는 페이스북 앞으로 페이스북에 올리는 게시물 가운데 규정 위반으로 삭제되는 일이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이 자체 검열 규정을 상세히 마련해 공개하고 상시 감시 인력도 확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페이스북은 표현의 자유를 우선한다며 ‘플랫폼’ 업체의 콘텐츠 개입을 꺼려 왔다. 하지만 뉴질랜드 총기 난사 테러범 생중계, 아동 음란물 등 부적절한 동영상으로 국제적인 비판이 빗발치자 유해 콘텐츠를 자체 검열하라는 지적을 받아들인 것이다. 10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국가별로 상시 감시 인력을 두고 게시물 규정 마련 작업에 투자하고 있다. 2017년 대비 3배 늘어난 3만5000명을 배치해 각각 다른 언어와 사회문화적 규범을 반영한 커뮤니티 규정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고, 하루에 약 100만 건 이상의 게시물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13일에는 최초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모두 포함한 콘텐츠 조치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가장 최근인 올해 3분기(7∼9월) 기준 페이스북에서 자살 및 자해 관련 콘텐츠 250만 개, 아동 나체 이미지 및 아동 성 착취 관련 콘텐츠 1160만 개, 불법 무기 거래 콘텐츠 230만 개 등이 삭제됐다.○ 25개 규칙 어긋나면 삭제 조치 현재 페이스북이 공개하고 있는 게시물 규정은 총 25가지다. 크게 △폭력 및 범죄 행위 △안전을 해치는 행위 △불쾌한 콘텐츠 △가짜 뉴스 및 허위 정보 △지식재산권 △그 외 이용자 요청 등으로 분류되며 각 하위 항목에서 범죄 조장, 혐오 발언, 성매매 알선 등 구체적인 내용이 세분돼 있다. 다만 페이스북을 쓰는 국가별, 시기별로 사회적 맥락이 천차만별이다 보니 이런 규칙들에서도 예외는 있다. 예컨대 위에서 제시된 ①출산 장면의 경우 처음엔 ‘나체 노출’ 규정에 해당돼 자동 삭제됐다. 하지만 일부 국가 의료계에선 이러한 영상이 교육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따라 각계 전문가들과 6개월간 상의한 끝에 ‘해당 영상은 출산 장면을 담고 있습니다’라는 사전 공지를 전제로 게재를 허용하기로 했다. ‘따돌림 및 괴롭힘’의 경우 만 18세 이하 미성년자에게는 특히 철저하게 적용한다는 예외도 있다. ②의 경우 단순히 사진만 올리고 ‘내 동생의 빛나는 몸매’라고 썼던 사례다. 표면적으로는 긍정적인 표현의 게시글이어도 청소년인 동생이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불쾌하다고 신고하면 삭제할 수 있다. 올 3분기 기준 폭력과 선정성 등 대부분의 분야에서 인공지능(AI)이 99%에 가까운 사전 적발률을 기록했지만 따돌림은 16.1%만 걸러내 여전히 사회적 맥락에 따른 사람의 판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동연 페이스북 콘텐츠 정책담당은 “페이스북에서 신고가 들어온 사항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엄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단 한 명이 신고해도 규정 위반인 경우 삭제 조치되고 1000명이 신고해도 규정상 문제가 없으면 표현의 자유로 받아들여진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한국의 실리콘밸리인 판교의 ‘마지막 노른자 땅’에 해당하는 판교역 인근 땅을 놓고 카카오와 엔씨소프트 등 정보기술(IT) 기업들의 눈치작전이 시작됐다. 해당 구역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641번지의 일반업무시설용지 2만5719m²(약 7만7800평)이다. 당초 2009년 판교가 구 단위로 독립할 가능성에 따라 판교구청사 자리로 마련했으나 현재는 임시 주차장으로 쓰고 있다. 성남시는 10∼16일까지 이 땅에 대한 매입 신청을 받는다. 입찰 가격은 8094억 원부터 시작하며 업계에서는 최종 낙찰가를 1조 원대로 예상하고 있다. 입찰 후보자로 거론되는 카카오와 엔씨소프트는 모두 판교에 사옥을 두고 있으며 업무 공간이 부족한 상황이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누구는 0에서 시작하고 누구는 90에서 시작한다고 불평하는 것은 자신의 실력 없음을 자책하는 것밖에 안 된다.’ 28세에 사장이 된 이수진 야놀자 창업자 겸 총괄대표(CEO·41)가 창업 초창기 일기장에 쓴 글이다. 모텔 종업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가 올해 6월 국내 8호 유니콘(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 기업)의 대표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이었는지도 모른다. 5일 서울 강남구 야놀자의 본사에서 만난 이 대표는 회사가 커지기 이전 사무실에서 쓰던 책상과 책꽂이를 그대로 쓰고 있었다. “왜 헌것을 계속 쓰느냐”고 묻자 “아직 깨끗하고 쓸 만하다”고 했다. 야놀자는 최근 5년새 완전히 딴 기업이 됐다. 2014년 연매출 201억 원에서 올해 말 3000억 원 회사로 커졌고, 임직원은 100명에서 1600명으로 늘었다. 이 대표는 16배의 ‘퀀텀 점프’를 이뤄낸 것이 변화에 대한 집념 덕분이라고 했다. 안주하면 안 된다는 게 그의 신념이다. 2005년 모텔 정보 공유 온라인 카페로 시작했던 야놀자는 2007년 예약 중개 플랫폼인 ‘야놀자 닷컴’으로 탈바꿈했다. 2011년엔 자체 숙박 브랜드인 ‘호텔 야자’를 열면서 오프라인 기업으로 저변을 넓혔다. 2014년에는 새롭게 시작하자는 의미의 ‘리스타트’를 회사 모토로 내걸고 기존 숙박이라는 사업 중심에서 벗어나 레저와 여행, 항공권 예약으로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3, 4년에 한 번씩 회사를 들었다 놨다 한 셈이다. 이 대표는 “우리는 특별히 뭘 더 잘하는 조직이라기보다 쉬지 않고 뭔가 새로운 걸 찾아보고 시도하려는 DNA가 전사적으로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쯤 되면 직원들의 업무 강도가 만만찮을 듯하다. 하지만 이 대표는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면 일과 휴식의 균형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의 테이블 위에는 5분 단위로 ‘0∼55’까지 표시된 타이머가 있었다. 야놀자의 모든 회의실에서는 회의 시작 전에 이 타이머를 켜고 정해진 시간이 넘으면 울리도록 한다. 이 대표는 “불필요하게 근무 시간을 늘리는 고무줄 근무를 없애고 주 40시간 근무로 맞추면서 오히려 집중 근로와 몰입을 중요하게 여기는 회사 분위기가 정착됐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야놀자는 조직별로 자율 출퇴근을 하되 오전과 오후 두 시간씩 집중 근로시간을 정했다. 이 시간만큼은 회의도, 다른 팀의 지원 업무도, 잡담도 없이 오로지 자신의 업무에만 몰입한다. 이 대표는 “스위치가 탁 켜진 듯, 일에만 몰두하는 시간은 사실상 하루 2시간도 만들기 어렵다”며 “‘회사 체류 시간’이 아니라 집중해서 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다른 변화를 모색 중이다. 이번 변화의 키워드는 ‘글로벌’이다. 올해 이 대표는 싱가포르투자청 등 해외로부터 투자금 2130억 원을 유치했다. 클라우드 기반 호텔관리시스템(예약과 체크인·아웃, 객실관리 등 솔루션) 시장 글로벌 1위 기업인 인도의 이지를 인수하기도 했다. 이지는 글로벌 호텔 체인 홀리데이인 등 전 세계 160개국 2만4000개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인프라에 야놀자가 갖고 있는 모바일 기술을 접목해 내년엔 글로벌 호텔들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체크인·아웃, 로봇 컨시어지 등 스마트 호텔 관리 플랫폼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이 대표는 “올해는 글로벌 진출을 위한 연결고리들을 만들었다면 내년은 야놀자가 글로벌 유니콘으로 자리잡는 첫해가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52조 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41조 원….’ 실리콘밸리의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리더들이 현재까지 기부금으로 내놓은 액수다. 올해 4월엔 샤오미 창업자인 레이쥔 회장도 1조 원가량의 주식을 전액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에서도 ICT 업계 젊은 리더들이 아너 소사이어티(고액 기부자 클럽) 문화를 이끌기 시작했다. 지난해 3월 김봉진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운영사) 창업자 겸 대표(43)가 만든 ‘한국형 기부자맞춤기금’ 1호 기금이 올해 10월 7호 기금까지 이어졌다.○ 김봉진이 1호 쏘고, 김지만이 2호 받았다 한국형 기부자맞춤기금은 사실상 김 대표가 만든 새로운 기부 제도다. 김 대표는 최근 본보 인터뷰에서 “자산 100억 원을 기부하기로 결심한 순간부터 국내 기부 관련 규제나 제도를 공부해야 했다”며 “막상 한국에서는 기부자 자신이 원하는 목적에 기부금 100%를 쓰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각종 단체들의 기존 사업에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목적으로 운용하려면 재단을 설립해야 한다. 하지만 관련 법률상 재단 설립 요건과 절차가 까다롭고 사무실 운영, 이사 선임 등 추가 부담이 크다. 각종 재단이 상속이나 증여 등의 수단으로 악용되는 사례가 많다 보니 시선도 곱지 않다. 고민 끝에 김 대표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열매)와 함께 새로 만든 기부자맞춤기금은 재단 설립 인가나 운영 자금이 필요 없고 공동모금회가 기부자와 함께 운영위원회를 꾸려 직접 운영하는 방식이다. ‘우아한영향력선순환기금’이라고 이름 붙인 1호 기금(50억 원)은 세 아이의 아버지인 김 대표의 뜻에 따라 저소득 학생 장학사업에 쓰이고 있다. 일단 물꼬가 터지자 2호 기금은 동갑내기 김지만 쏘카 창업자 겸 제쿠먼인베스트먼트 대표(43)가 쏘아 올렸다. 10억 원을 제주도 청소년 지원을 위해 내놓았다. 김봉진 대표 소식이 알려진 뒤 기부 방법을 고민하다 내린 결정이었다.○ 꼬리에 꼬리 무는 한국형 기부자맞춤기금 최근까지도 기부자맞춤기금 행렬은 이어졌다. 올해 초 김봉진 대표가 교통사고 피해를 당한 오토바이 배달원들의 의료·생계비를 지원하는 3호 기금(20억 원)을 추가로 만들었다.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56)도 1호 기금에 3억 원을 보탰다. 고(故) 최우석 전 삼성경제연구소 부회장의 자녀들이 부친의 유산 10억 원으로 5호 기금을 조성하기도 했다. 가장 최근인 7호 기금으로는 온·오프라인 교육 기업인 디쉐어의 현승원 창업자 겸 대표(34)가 최연소 참여자로 10억 원을 출연했다. 현 대표는 “작년에 베트남에 가서 낙후된 현지 교육 현장을 보고 나서 해외 개발도상국에 학교를 세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기부 목적을 밝혔다. 이처럼 ICT 리더들이 불을 붙인 ‘한국형 기부자맞춤기금’은 앞으로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김봉진 대표는 “평소 기부 의지를 갖고 계셨던 분들이 이번 일을 계기로 상담을 하러 종종 찾아오신다”며 “한국에서 기부를 장기적으로 하기 위한 방법과 제도에 대해 사회적인 고민이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국형 기부자맞춤기금 기부 문의 02-6262-3092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