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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사고로 자숙 모드에 들어갔던 정치권이 다시 6·4지방선거를 서서히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행여 예기치 않은 문제로 여론의 역풍을 맞을까 눈치를 보는 분위기다. 새누리당 대전시당은 30일 대전시장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을 치른다고 28일 밝혔다. 세월호 사고로 한 차례 경선을 미뤘으나 더이상 미루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만, 추모 분위기를 고려해 정견 발표를 위한 후보자 합동연설회는 없앴다. 장소도 대규모 집결이 가능한 대전무역전시관에서 이보다 규모가 작은 오페라웨딩(둔산동)으로 바꿨다. 경선은 당일 선거인단의 투표만으로 이뤄진다. 시당 관계자는 “당원과 지지자들을 모아놓고 정견을 듣는 ‘체육관식 경선’은 최소한 피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인지도가 낮은 경선 후보들은 ‘막판 뒤집기 연설’의 기회를 잃은 데다 그동안 자신을 알릴 기회도 적었던 터여서 내심 걱정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대전시당은 28, 29일 광역 및 기초 의원 공모에 들어간다. 새누리당 충남도지사 예비후보인 이명수 의원(아산시) 측은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경선 여론조사를 하루 앞두고 이명수 후보 흔들기와 흑색선전, 루머 유포 등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 경악을 금치 못한다. 진원지를 끝까지 추적해 책임을 묻겠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 측은 “모 후보 측이 당이 현역인 이 후보의 출마를 허용하지 않을 방침인 것처럼 알리고 다닌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새누리당 충북도당은 30일 청주올림픽기념 국민생활관에서 통합청주시장 출마 후보를 가리기 위한 경선을 치른다. 추모 분위기를 감안해 후보자별 연설 시간을 15분에서 10분으로 줄이고 자칫 소란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후보 지지 연호 등은 하지 않기로 했다. 새정치연합 통합청주시장 후보인 한범덕 청주시장과 이종윤 청원군수 간 대결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선 일정을 이미 두 차례나 연기했던 새누리당 강원도당은 단체장 및 지방의원 경선을 30일 도내 18개 시군 투표소에서 진행한다. 강원지사 후보는 이날 오후 9시, 나머지 후보는 오후 6시 투표 종료 직후 개표에 돌입한다. 후보 공천 방침이 뒤늦게 결정된 새정치연합의 경선 일정은 더 늦다. 지방의원의 경우 아직 공모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태다. 새정치연합 강원도당은 “후보 등록일인 다음 달 15일 안팎에 공천자를 확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정치인은 대외활동은 자제하면서 내실을 다지고 있다. 권선택 전 의원은 최근 최고위원 회의에서 대전시장 후보로 확정됐지만 발표를 하지 않았다. 후보 확정과 함께 공개하려던 각종 정책 공약 발표도 미루고 조직 점검 등에 치중하고 있다. 지명훈 mhjee@donga.com·이인모·장기우 기자}

“원래 유럽 등지에서 널리 사용되던 진단법인 홍채학을 국내에 도입해 체계화했는데 이제는 다시 외국으로 수출하기에 이르렀네요.” 국내 병원들의 해외 의료관광객 유치 활동이 활발한 가운데 대전의 한 한의학자가 홍채학에 전통 한의학(사상체질)을 접목한 홍채유전체질의학을 인도네시아에 수출한다. 경희대 한의대 외래교수로서 석박사 대학원생에게 홍채학으로 학위 지도를 하는 박성일 한의원장(57)이 주인공. ‘홍채’는 동공 주위에 있는 도넛 모양의 막이다. 여기에는 뇌에서 빠져나온 수십만 가닥의 신경말단과 모세혈관, 근섬유조직이 드러나 있다. 외부에서 들여다볼 수 있는 유일한 신경근육조직으로 유전 정보들이 담겨 있고 지문처럼 사람마다 달라 간편하게 질병을 진단하는 도구로 쓰인다. 1998년 대한홍채의학회를 설립해 현재 회장을 맡고 있는 박 원장은 2012년 출간한 ‘내 눈 속의 한의학혁명’으로 국내외의 관심을 끌었다. 인도네시아 보건당국은 홍채유전체질의학이 자국 의료 문제 해결의 대안이 될 것으로 보고 14∼19일 대전의 박성일 한의원으로 파들리(37), 이네 마르탄티(47), 우딘 마흐푸즈 씨(45) 등 현대 의학 전공의 3명을 보내 연수를 받게 했다. 그는 연수에 앞서 1월 인도네시아 보건당국과 병원 초청으로 현지를 찾아가 홍채유전체질의학에 대해 설명할 기회를 가졌다. 박 원장은 “인도네시아는 인구가 2억5000만 명을 넘지만 소득 수준이 높지 않고 의료보험 체계가 확립되지 않았는데 의료비가 비싼 서양의학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며 “간편하고 저렴한 홍채 진단과 침 치료로 국민 보건 수준을 높여보겠다는 것이 인도네시아 보건당국의 생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연수 기간에 박 원장은 이 의사들에게 홍채 체질 진단과 사상체질 구분법, 침 치료법 등을 집중적으로 전수했다. 침 치료 기술을 단시간에 습득하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했고 연수의 모든 과정을 영어로 준비했다. 인도네시아 의사들은 최승훈 한국한의학연구원장이 영문으로 번역한 이제마의 사상의학서인 ‘동의수세보원(東醫壽世保元)’을 미리 읽어오는 등 대단한 열의를 보였다. 박 원장은 “서양의학을 전공한 의사들이어서 홍채유전체질의학을 뇌 과학에 기반해 설명하자 곧바로 흡수했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사상의학의 뇌 과학적 해석과 RSIA(Response, Stimulus, Intelligence, Awareness) 홍채유전체질 분류를 통한 정신치료’라는 그의 논문에서 알 수 있듯 홍채 진단과 사상의학을 뇌 과학과 연결해 설명하고 있다. 마르탄티 씨는 “박 원장이 홍채 사진을 보고 ‘자궁이 약하다’고 진단하자 여성 환자가 ‘자궁에 물혹이 있었다’며 놀라던 모습이 생각난다”며 홍채진단법에 감탄했다. 개업의인 파들리 씨는 “인도네시아에는 중의학(中醫學)이 보급돼 있는데 한의학처럼 체질 진단은 없다”며 “더구나 최근 화학약물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확산돼 홍채 진단과 침 치료 같은 자연의학이 인도네시아 의학으로 각광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연수 후 7월에 열리는 인도네시아 침구의학협회 세미나에 공식 초청을 받았다는 박 원장은 “인도네시아는 한의학연구원을 벤치마킹해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하기 시작했고 의료업계가 홍채 진단 기기와 홍채학 체질 분류에 따른 치료약 수입을 원하고 있다”며 “한의학이 의료 분야에서 한류의 또 다른 축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진도 세월호 침몰 참사의 여파로 대전지역 초중고교의 각종 현장체험학습 활동이 잠정 중단됐다. 대전시교육청은 최근 시내 초중고교 교장 300명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어 일단 1학기의 수학여행은 전면 금지하기로 결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숙박이 포함된 수련 활동 및 현장체험학습 활동도 당분간 전면 중지하기로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대규모로 이동하고 숙박을 해야 하는 수학여행뿐 아니라 숙박이 포함된 일반 수련 활동과 현장체험 활동에 대해서도 학부모들의 걱정이 큰 만큼 일단 중단했다”며 “추후에 재개하더라도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확보하고 학부모 80% 이상의 서면동의를 받도록 하며 희망하지 않는 학생의 불참을 보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잠정적으로 보류된 것은 수학여행과 숙박이 포함된 수련 및 현장체험학습이지만 진로 체험과 탐색 등을 위한 자유학기제 같은 일반 교육과정의 각종 체험 활동 등도 자제하는 분위기다. 교육청에 따르면 대전에서 자유학기제를 채택한 중학교는 모두 28개교(6개교는 연구학교, 22개교는 희망학교)로 이 가운데 이번 1학기에는 월평중과 가양중이 연구학교로서 진행 중인데 체험 활동은 일부 차질을 빚고 있다. 자유학기제란 한 학기 동안 중간 및 기말고사 없이 다양한 체험 활동을 통해 진로를 탐색하는 프로그램. 학생들이 희망하는 직업의 현장을 찾아 체험 활동을 하거나 해당 직종 종사자들이 교육 기부 차원에서 학교를 찾아 강의를 해주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 가운데 직업 현장체험은 숙박이 포함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안전을 우려해 학교 측이 실시를 꺼리고 있다. 가양중의 경우 내달 13일로 예정된 대전 동아마이스터고와 충남 금산의 박물관(옛터) 체험학습 가운데 일단 가까운 거리에 있는 동아마이스터고 방문만 하기로 했다. 이것도 인솔 교사를 1명에서 2명으로 늘렸다. 학교 관계자는 “좀 거리가 먼 박물관 방문 계획은 어떻게 할지 고민 중”이라며 “일단 학교 차원에서 체험학습에 대한 큰 방향은, 직접 찾아가기보다 강사를 초청하는 방식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시교육청 학교정책과 명달호 장학사는 “학교가 학부모들의 걱정 때문에 체험학습을 그대로 진행하기 어려운 분위기”라며 “다만 시간이 지난 뒤 안전을 확보한 상황에서 체험학습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여행은 ‘나에게 달려 있지 않은, 나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것’들을 하나씩 버려 자유를 얻어가는 여정이 아닌가 합니다.” 문학평론가 겸 여행작가인 정여울 씨는 22일 저녁 대전 서구 둔산동 박성일한의원에서 열린 전국적인 독서모임 ‘백북스’ 초청 강연에서 “철학자 에픽테토스는 세상에는 ‘나에게 달려 있지 않은 것’(재산, 지위, 외모, 타인의 평가 등)과 ‘나에게 달려 있는 것’(지혜 열정 우정 사랑 등)이 있다고 했다”며 여행의 의미를 이렇게 간추렸다. 그가 최근 출간한 ‘내가 사랑한 유럽 톱 100’은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세월호 참사를 감안해 이날 강연은 차분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정 작가는 고정관념을 버리면 여행에서 더욱 많은 것을 보고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길을 잘 몰라 다른 길로 접어들었다가 우연히 아름다운 풍경을 만났던 경험을 소개하며 ‘뜻밖의 조우’를 즐기라고 했다. “우리는 사전 준비에 대한 강박 관념이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거나 ‘계획한 만큼 얻을 수 있다’고만 믿기 때문이다.” 그는 여행이 꼭 신나고 좋아야 한다는 기대도 버리는 게 좋다고 했다. “객고(여행의 고생스러움)와 객수(객지의 수심)가 있을 때 깨달음을 얻는다. 여행은 이질적인 것에 나를 던져놓은 것이다. 시간보다 공간이 변하면 인간은 바뀐다. 이질적인 것 속에서 나를 타자(他者)로 발견해볼 수 있는 것이다.” 정 작가가 최근 갖게 된 여행 취향의 하나는 관심사를 좇는 ‘테마여행’이다. 헤르만 헤세의 삶이 궁금해져 그의 궤적을 수년째 찾아 나서고 있다. 얼마 전에는 카를 구스타프 융(정신분석학자)과 교류한 헤세가 그림을 그리면서 우울증으로 힘들었던 시간을 보낸 스위스 몬타뇰라를 찾아가 작가의 정신세계를 더듬었다. 혁명가 같은 삶을 살았던 신학자 이반 일리치의 무덤을 방문했을 때의 숙연함은 아직도 생생하다. “오래 머문 곳이 없는 그가 남긴 유일한 흔적은 독일 브레멘의 무덤이었다. 현지 택시운전사도 물어물어 안내했다. 나무 십자가만 덜렁 걸린 무덤은 ‘나에게 달려 있지 않은 것’을 모두 버린 삶을 보여주었다.” 요즘 정 작가를 매료시킨 또 하나의 여행 취향은 ‘현지인 되어보기’다. “지난해 여름 독일 베를린에서 방학을 맞아 유학생이 임대한 방을 빌려 한 달 동안 살아봤다. 하루에 한 나라씩 도는 메뚜기씩 패키지여행은 할 짓이 못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곳에 오래 머물면 그곳 주민들이 보여주려는 삶이 아니라 그들의 삶 자체를 볼 수 있다.” 그는 아름다운 장관을 갖고 있는 관광지보다 다소 척박하고 갖춰지지 않은 여행지에서 더 많은 것을 얻을 때가 있다고 했다. 행복한 도시는 주민들이 자신의 삶을 남의 판단이 아니라 스스로 결정하는 곳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정 작가는 여행할 때 무엇을 꼭 준비해 갈까. “에스프레소를 매일 꼭 먹어야 하는 사람은 여행을 갔을 때 이를 버텨보는 경험을 해보는 게 좋다. 가져가야 할 것은 ‘거기 가서 버리고 와야 할 것’이 아닌가 싶다”는 대답이 돌아왔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23일 한국병원이 충북 청주시청에서 실버카 74대(1000만 원 상당)를 기탁한 뒤 노인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주시 제공}
진도 세월호 침몰 사고의 여파로 충청과 강원, 호남의 지방선거 운동이 중단됐고 각종 행사가 연기됐다. 대형 사고에 대한 추모 분위기를 반영하기 위한 조치다. 새누리당 강원도당은 25, 26일로 예정된 경선을 연기했다. 당초 19, 20일로 계획했던 경선 일정을 세월호 침몰 사고로 한 차례 연기한 데 이어 두 번째 미룬 것이다. 강원도당은 “국민 모두가 겪고 있는 고통을 조금이나마 함께 나누고자 연기를 결정했다. 추후 일정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 강원도당은 뒤늦게 공천 방침으로 선회하면서 상대적으로 경선 준비 기간이 짧아 애를 태우고 있다. 신당을 창당하면서 한때 무공천 방침을 천명해 후보들이 우후죽순 늘어나 혼란은 더 큰 상황이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 공천 심사를 담당할 도당공천위원회 구성이 미뤄져 이달 내 공천 확정은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며 “정치 신인들은 얼굴도 알리지 못한 채 선거를 치러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충북도당은 당초 22일 청주체육관에서 열기로 했던 통합 청주시장 경선을 무기한 연기했다. 새정치연합 충북도당도 21일부터 4, 5일간 기초자치단체장과 광역 기초의원 경선 후보를 공모하기로 했다가 무기한 중단키로 방침을 바꿨다. 세월호 참사 이후인 18일 청년당원들의 폭탄주 술자리에 참석한 유한식 세종시장 후보(현 시장)는 정치 공방에 휘말리기도 했다. 새누리당이 유 후보를 윤리위원회에 재빨리 회부해 경고 조치를 내린 것도 여론을 의식해서였다. 유 시장은 “모임에는 참석했지만 술은 마시지 않았다. 자숙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가벼운 조치를 내린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이라며 반발하고 있다.지명훈 mhjee@donga.com·김광오·장기우 }
국립중앙과학관은 과학교육의 혜택이 닿지 않는 전국 읍면의 초중학교를 대상으로 한 과학체험 프로그램 ‘찾아가는 과학관’을 올해 14차례 운영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이 행사는 과학관의 소장품 전시, 야간 천체관측, 현미경 관찰, 태양열 조리기 만들기 등 과학체험 프로그램과 국립휴양림관리소의 숲 해설 및 목공예 체험 등으로 꾸며진다. 소장품은 삼엽충 등 희귀 생물의 화석과 동남아 곤충 표본, 국내 식물 표본, 어류 디오라마 등 257점. 천체관측 프로그램은 별의 종류와 특징, 계절별 별자리 등에 대한 전문가 강의, 천체망원경을 이용한 관측 등으로 이뤄진다. 현미경으로 미생물 관찰하기, 태양의 복사열을 이용한 태양열 조리기로 요리하기 등의 체험도 마련된다. 21일 전남 해남군 송지초등학교를 시작으로 전남, 경북, 충남, 충북 지역의 14개 초중학교에서 이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대전도시철도 2호선 차량이 ‘자기부상열차’로 확정됐다. 염홍철 시장은 “2012년 11월 자기부상열차를 기종으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지만 노면전차(트램)를 대안으로 주장하는 의견이 있어 15개월간 전문가 조사 및 현장 견학 등 공론화 과정을 거쳐 왔다”며 “하지만 전문가와 시민 대다수가 고가 방식의 자기부상열차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시가 배재대 자치여론연구소(소장 최호택 교수)에 의뢰해 지난해 11월 4일부터 12월 16일까지 전문가 60명을 대상으로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고가 방식 자기부상열차가 65.0%로 노면전차(35.0%)보다 훨씬 높았다. 또 시가 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33회에 걸쳐 시민 2000명과 함께 충북 오송의 노면 방식, 인천공항의 고가 방식 자기부상열차, 대구도시철도 3호선의 고가 방식 모노레일 등을 견학한 뒤 의견을 물은 결과 고가 방식 자기부상열차의 선호도는 86%였다. 시는 다만 2호선 구간 가운데 도로가 협소한 3km(동구 자양로 4차로)는 지하를 통과하도록 건설한다. 염 시장은 “시민들이 공감한 기종과 방식으로 건설하기로 결정한 만큼 이제는 소모적인 논쟁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 사업비 1조3617억 원이 투입되는 2호선 건설사업은 2016년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 2020년 완공 예정이다. 2호선 기종으로 최종 확정된 자기부상열차는 한국기계연구원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1997년 현대정공과 공동 개발해 시험 운행에 성공했다. 국토해양부 주관의 도시형 자기부상열차 시스템 실용화 사업의 기종으로 채택돼 6월 29일 6.1km 길이의 인천공항 노선에서 처음으로 상용 운행된다. 시험 운행될 열차는 시속 110km급으로, 전자석의 힘을 이용해 선로 8mm 높이에 떠서 이동하는 방식이다. 바퀴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 철도차량에 비해 진동이나 소음이 적고 승차감이 뛰어나다. 철가루나 고무가루 등 분진이 발생하지 않고, 마모되는 부품이 없어 유지보수비가 적게 들기 때문에 운영비가 다른 경전철의 60∼70%에 불과하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이날 기종 확정 발표에도 논란은 그치지 않고 있다. 2호선 건설방식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민관정 도시철도추진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시에서 일방적으로 건설 방식을 확정 발표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금홍섭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정책위원장은 “그동안 10차례에 걸쳐 회의를 했고 자기부상열차 방식의 문제점에 대해 의견을 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양흥모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2호선 건설 방식과 기종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민선 5기에서 서둘러 결정한 것은 문제”라고 주장했다.지명훈 mhjee@donga.com·이기진 기자 }
지난달 22일 밤과 이튿날 새벽 사이에 대전 동구 가양동 병원 6곳에서 현금과 금니 등 50여만 원 상당의 금품이 사라졌다. 경찰은 서울 대구 등 전국을 무대로 한 병·의원 절도범과 수법이 비슷한 점을 확인했다. 이 절도범은 주로 폐쇄회로(CC)TV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작은 병원을 노렸다. 침입한 뒤 절대로 족적이나 지문을 남기지 않아 추적하기가 어려웠다. 그렇게 5년이나 경찰의 추적을 따돌렸다. 그러나 이 절도범은 무심코 한 행동 때문에 덜미가 잡혔다. 22일 금품을 턴 병원들 가운데 한 곳에서 두루마리 화장지 10개들이 한 팩과 고구마까지 가져간 것이다. 경찰이 사고 시간 주변 길거리의 CCTV를 확인한 결과 화장지와 고구마를 들고 가는 범인의 모습이 선명하게 포착됐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탐문 수사를 벌인 끝에 11일 범인 전모 씨(41)를 자택에서 검거했다. 조사 결과 그는 2009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184회에 걸쳐 병원에서 2억3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17일 전 씨를 구속했다.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정부가 충남 서산시와 태안군 가로림만 일대에 건설을 추진 중인 조력발전소 사업에 대해 충남도와 국책연구기관들이 잇따라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충남도는 조력발전소 건설사업을 위한 환경영향평가서를 신뢰할 수 없어 보완 및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가로림만 조력발전 건설사업 환경영향평가서 검토보고서’를 최근 환경부에 제출했다. 도는 2월 5일 환경부에서 가로림조력발전㈜의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검토 요청을 받고 두 달 동안 전문가 16명으로 검토위원회를 구성해 검토 작업을 해왔다. 검토의견서는 우선 상당히 많은 중요 항목들이 추정에 의존하고 있어 신뢰성이 결여돼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환경영향평가서의 경제성 분석 결과도 부실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주변 주민들 사이의 찬반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으나 이런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사업시행자의 노력이 없었다는 점도 지적했다. 정부 관련 부처도 인·허가와 행정절차 과정이 신중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자연생태, 물, 사회·경제 등 6개 분야별 평가서 내용도 부실하다고 결론지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심상정 의원(정의당) 측은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과 국립환경과학원, 국립생물자원관이 거듭 보완된 가로림만 조력발전소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해 사실상 불가하다는 의견을 환경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국책연구기관들이 가로림만 조력발전소 건설이 불가하다는 공식 의견서를 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발전소 건설로 인해 바닷물 교환율이 줄어들면 해양환경이 악화되고 가로림만 전체가 부영양화 적조로 덮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 국립환경과학원은 갯벌이 줄어드는 양이 사업자의 환경영향평가서에서 제시된 16%보다 더 심할 것으로 예측했다. 멸종위기종 1급 노랑부리백로와 멸종위기종 2급 큰고니를 비롯한 조류들의 서식에 발전소가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이는 발전소 건설이 조류 생태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환경영향평가서 내용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 국립생물자원관은 2012년 4월 환경부가 사업자의 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하면서 보완하라고 제시한 현지 상황과 다른 침식 및 퇴적 변화의 예측 등 4가지 사항이 아직도 보완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가로림조력발전㈜(대표 김기태)은 “충남도가 검토한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환경보전과 개발이 조화와 균형을 이루도록 사업을 진행하겠다. 사업에 대한 우려와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주민설명회를 갖고 정보격차 해소 노력을 기울이며 환경피해 저감 방안, 찬반 주민 화합의 장 마련 등을 최우선 역점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경선 과정에서 탈락한 후보들이 잇따라 경쟁 관계에 있던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고 있다. “통합의 정치 실현”이라는 긍정적인 평가와 한편으로 “정치적 흥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노병찬 전 대전시 부시장, 박성효 국회의원, 이재선 전 국회의원 등 3명을 대상으로 18일 새누리당 대전시장 후보 경선이 열릴 예정이다. 경선 대상자 압축 과정에서 탈락한 육동일 충남대 교수와 정용기 전 대덕구청장은 박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육 교수는 “박 후보가 대전시장일 당시 제가 대전발전연구원장을 맡아 정책과 행정에서 같이 호흡을 맞췄던 경험이 있다. 오랜 기간 대전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관해 진지하게 의견을 교환해 왔다”며 지지 배경을 밝혔다. 그는 “그동안 내가 준비했던 대전 발전의 비전과 정책들은 박 후보에 대한 정책 조언을 통해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 후보 측은 “육 교수는 불과 보름 전만 해도 시민만 바라보고 모든 것을 십자가로 받아들여 새누리당 최종 후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눈물 흘리며 다짐했지 않느냐”며 “박 후보와 어떤 뒷거래를 통해 (이런 지지 선언이) 이뤄졌는지 시민들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경선 과정에서 후보들이 자신의 지지자들의 의사도 묻지 않은 채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는 것이 자칫 표심을 왜곡할 가능성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대전과 충남지역 기초단체장 공천을 앞두고 각 당이 당내 경선 과정에서 몸살을 앓고 있다. 새누리당 일부 후보는 경선의 룰과 방식이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게 돼 있다며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했다. 대전 유성구청장 선거에 출마한 진동규 후보(전 유성구청장) 측은 “시당 측이 12, 13일 양일간 구청장 경선을 치르겠다고 한 뒤 이렇다 할 이유 없이 일정을 열흘 늦췄다. 이는 100% 여론조사 경선에서 지지도가 떨어지는 후보에게 시간을 벌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14일 주장했다. 2일 경선 룰을 정할 때 구청장과 시의원 및 구의원 모두 같은 날짜에 하기로 공개적으로 합의해 시의원과 구의원 경선은 예정대로 치렀다. 편파적인 경선 진행에 대해 항의했으나 납득할 만한 해명도 없는 실정이라고 진 후보 측은 비판했다. 이에 시당 측은 “경선 상대자인 육수호 후보 측이 경선 일정을 늦춰 달라고 요구해 이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공지가 늦어졌다. 업무 처리가 매끄럽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최승우 예산군수는 11일 “새누리당 책임당원에는 합당한 선진통일당의 책임당원이 포함돼 있지 않아 ‘당원투표 50%, 여론조사 50%’의 경선방식은 선진통일당 출신에게 불리하다”며 ‘100% 주민전화 여론조사’ 경선방식을 채택해 달라고 재심의를 요구했다. 최민기 새누리당 천안시장 예비후보 역시 “충남도내 다른 시군은 당헌 당규대로 ‘당원투표 50%, 일반여론조사 50%’로 경선을 치르는데 천안시만 ‘여론조사 100%’의 방식을 채택한 것은 특정인 밀어주기”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충남도당 관계자는 “천안시장 경선 후보 간 합의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으나 끝내 무산돼 공천관리위가 표결 끝에 결정한 사항”이라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 역시 최근 무공천 방침을 철회한 뒤 경선 체제에 돌입하면서 민주당 출신과 새정치연합 출신(과거 안철수 신당) 간의 갈등이 첨예해지고 있다. 새정치연합 출신 가운데 경선 참여 자체를 거부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새정치연합 출신의 이강철 대전 서구청장 예비후보는 “새정치연합이 새누리당보다 나은 점은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 무공천을 하겠다는 정치 혁신이었다. 이마저 포기해 도로 민주당이 되면서 이제는 구태정치와 다른 점이 하나도 없어졌다”며 “경선에 참여하지 않고 새 정치에 뜻을 같이하는 인사들과 함께 ‘새정치 실천다짐 출마자연대’를 구성해 독자적인 행보를 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일부 새정치연합 출신은 비상대책위를 마련해 새정치연합에 일정 지분을 요구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며 “무공천 철회의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최근 경북 칠곡과 울산의 의붓딸 학대 사망 사건이 큰 파장을 일으킨 가운데 이번에는 경북 구미에서 친아버지가 생후 28개월 된 아들을 방치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아버지는 인터넷 게임에 빠져 숨진 아들을 35일간 집에 방치한 채 평소처럼 생활했고 범행을 숨기기 위해 아들의 시신을 쓰레기봉투에 넣어 버리기까지 했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14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정모 씨(22·무직)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정 씨는 11일 오전 10시경 구미시 인의동 자신의 아파트에서 아들의 시신을 쓰레기봉투에 넣고 비닐 가방에 담아 1.5km가량 떨어진 옆 동네 빌라 화단에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정 씨와 아내 김모 씨(21) 부부는 3년 전인 고교 3학년 때 만나 동거를 시작해 2012년에야 혼인신고를 했다. 정 씨는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다 보니 형편이 어려웠고, 올해 2월부터 생활고 때문에 부부는 별거하기 시작했다. 아내는 최근 구미의 한 휴대전화 부품공장에 취직해 기숙사에 들어가며 정 씨에게 아들의 양육을 맡겼다. 아내는 경찰 조사에서 “남편이 시댁에 들어가서 살겠다고 해 믿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 씨는 아들을 혼자 집에 둔 채 PC방과 찜질방 등을 돌아다녔다. 짧게는 2, 3일, 길게는 일주일이나 집을 비웠다. 잠시 귀가했을 때는 아들에게 육개장이나 된장찌개 같은 어른들의 음식을 먹인 게 전부였다. 결국 아들은 지난달 7일 오후 1시경 안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정 씨는 아들의 죽음을 확인하고도 평소처럼 다시 PC방에 가서 게임을 하며 지냈다. 지난달 31일 아들의 시신에서 부패한 냄새가 나자 담요에 싸서 베란다에 치웠다. 11일에는 다른 사람들이 집에 찾아오면 아들이 숨진 사실이 드러날까 봐 시신을 쓰레기봉투와 비닐 가방에 싸서 옆 동네에 몰래 버렸다. 정 씨의 범행은 아내가 “아들을 보고 싶다”고 요구하면서 드러났다. 정 씨는 처음에는 “어린이집에 맡겼다”고 거짓말을 했고 13일에는 동대구역 주변에서 아이를 잃어버렸다고 둘러대다 동대구지구대에 실종신고까지 했다. 그러나 경찰이 동대구역 주변 폐쇄회로(CC)TV에 정 씨와 아들이 찍힌 장면이 없어 사실을 추궁하자 범행을 자백했다. 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 천안서… 가출 딸 데려온 재혼男, 훈육한다며 주먹-목검 세례 ▼경찰엔 “딸이 자살” 거짓말친딸을 목검으로 때려 숨지게 한 뒤 딸이 자살했다고 거짓말을 한 아버지가 경찰에 구속됐다. 충남 천안 동남경찰서는 14일 가정불화 때문에 가출했던 딸(15)을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폭행치사)로 아버지 강모 씨(39)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강 씨는 2월 15일 가출한 딸을 천안역에서 데려온 뒤 천안시 봉명동 집에서 길이 1m의 목검과 주먹으로 50여 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다. 강 씨는 당시 오전 5시부터 2시간 동안 “왜 가출해 속을 썩이느냐”며 말로 혼내다가 격분해 목검과 주먹으로 반복해 때렸다. 강 씨는 경찰에서 “딸이 욕실 세면대에 물을 채워 머리를 집어넣는 등 자해해 일단 재웠다”며 “오전 10시경 몸이 차가워져 동네 주민 차를 얻어 타고 병원으로 갔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딸은 병원 도착 당시 이미 회생이 불가능한 상태였고 1시간 만에 숨졌다. 당시 경찰이 강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강 씨가 “딸을 때리긴 했지만 생명에 위협이 될 정도는 아니었다”며 범행을 부인했고 다른 증거가 불충분해 기각됐다. 그러나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부검 결과를 받아 폭행으로 근육 등에서 광범위하게 출혈이 발생한 사실을 확인한 뒤 다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경찰조사 결과 강 씨는 종아리 허벅지 등이 시커멓게 멍들고 엉덩이의 일부 살점이 떨어져 나갈 정도로 때렸던 것으로 밝혀졌다. 머리와 얼굴, 가슴, 복부 등의 상처와 멍은 주먹으로 맞아 생긴 것으로 확인됐다. 딸은 강 씨가 올해 1월 초 전남 강진에서 천안으로 이사 오면서 새 아내를 집으로 맞아들이자 자주 집에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강 씨가 딸을 폭행한 뒤 ‘왜 누나를 제대로 감시하지 못했느냐’며 두 아들도 폭행했다”면서 “하지만 평소에 자녀들에게 폭행을 일삼아온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강 씨는 검도를 배운 적이 있어 목검을 집에 두었던 것으로 밝혀졌다.천안=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11일 낮 12시 25분 대전 유성구 KAIST 도서관 인근 잔디 광장. 무인항공기가 비행접시처럼 사뿐히 착륙해 1kg 남짓한 딸기 상자를 내려놓은 뒤 다시 이륙해 사라졌다. 강성모 총장을 비롯해 학생 수백 명은 환호하며 박수를 쳤다. 이날은 KAIST 학생들이 지역 딸기 농가를 돕기 위해 1995년부터 이어온 딸기축제일로 무인항공기의 딸기 배달 시연이 특별 행사로 진행됐다. 광장 잔디밭에 있던 학생이 낮 12시 17분 스마트폰으로 딸기를 주문하자 항공우주학과 심현철 교수팀의 배달 시스템이 가동했다. 우선 무인항공기를 실은 무인자동차가 5분 동안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영상장치를 통해 600m가량 이동한 끝에 교내 행정동에 도착했다. 행정동과 주문자 사이에는 134m의 잔디밭이 가로놓여 있었다. 딸기 상자를 탑재한 무인항공기는 수직으로 15m 떠올라 잔디 광장의 목표 지점에서 수직 하강했다. 비행 시간은 2분 30초였다. 캠퍼스 하늘을 날아 배달된 딸기를 맛본 기계공학과 4학년 노재린 씨는 “우리 기술로 배달받아 딸기 맛이 더 특별하다”고 말했다. 지름 1.3m 원형 모양의 무인항공기에는 프로펠러 8개가 달렸다. 무게는 4.5kg으로 1.5kg가량을 싣고 최대 시속 60km까지 비행할 수 있다. 10분 이상 날아 8km가량 갈 수 있지만 안전사고를 우려해 가시거리 내에서만 운행한다. 심 교수는 “무인항공기 같은 ‘무인물류시스템’이 상용화되면 물류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며 “배달 오토바이로 캠퍼스 사고 위험이 높은 만큼 간식이나 야식 배달에 먼저 활용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북한의 무인기가 청와대 상공에 머물며 촬영을 했다는 사실은 용납될 수 없다. 무인기의 침투 여부를 현재의 레이더 시스템이 잡아낼 수 없다 하더라도 경계 병력이 반드시 발견해 냈어야 한다. 나태한 경계 태세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9일 정오 한남대 국방전략연구소 주최로 열린 국방포럼에서 박기련 부소장은 ‘북한의 무인기 침투’를 주제로 한 강연을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박 부소장은 “미국은 무인기 공격을 통해 알카에다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효과를 얻었다”며 “10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하면 국민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친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잘 알고 있는 미국 정부는 ‘원격전쟁’을 미래 전쟁의 콘셉트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남한이 불필요한 곳에 과도한 국방비용을 쓰게 하는 환경을 의도적으로 조성하는 전략을 구사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연철 국방전략연구소장(정치언론국제학과)은 “이번 행사는 대전과 충청권을 ‘국방 ICT(정보통신기술) 거점지역’으로 선정한 박근혜 정부의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를 고민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지난달 말 현재 세종시 인구는 12만6857명으로 전달(12만5944명)에 비해 0.7%(913명) 늘었다. 이는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세종시장 후보자들에게 아주 민감한 문제다. 그 이유는 정부청사 등이 들어서는 신도심(예정지구)을 중심으로 늘어나는 인구가 기존 주민과는 다른 표심을 보이면서 선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현재 전체 인구 가운데 예정지구 인구는 2만8055명(한솔동 2만566명·도담동 7489명)으로 전체의 22.1%를 차지하는 등 점차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신도심의 인구 증가는 새누리당 유한식 후보(현 시장)보다 같은 당 최민호 후보와 민주당 이춘희 후보에게 더 유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유 후보가 세종시의 전신인 연기군 시절 두 번의 연기군수를 지냈고 현 시장이지만 2012년 세종시장 선거 당시 신도심에서는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취약했기 때문이다. 당시 신도심의 전부였던 한솔동의 투표 결과를 보면 이런 유추가 가능하다. 당시 개표에서 한솔동 유효투표수 2080명 가운데 이 후보가 70.2%, 한나라당(옛 새누리당) 최 후보가 15.9%, 선진통일당 유 후보(현 시장)가 14.0%를 차지했다. 이 후보 측은 신도심의 인구 증가를 반기고 있다. 이 후보 캠프 관계자는 “신도심 지역 인구가 늘수록 지지도가 늘 것으로 보인다. 지난번 선거에서 전체 투표수에서도 크게 뒤지지 않았던 만큼 이번에는 한번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지난번 세종시장 선거의 전체 투표 결과는 유 후보 41.7%, 이 후보 37.3%, 최 후보 20.9% 순이었다. 그러나 새누리당 측은 당시의 투표 결과는 큰 의미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동안 한나라당과 선진통일당의 합당으로 이번에 이 후보와 시장 자리를 놓고 자웅을 겨룰 새누리당 후보는 유 후보와 최 후보 간의 경선 승리자 1명이라는 것. 지난번 투표 결과를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경선 승리자는 일단 60%가 넘는 지지율을 얻을 수 있다. 세종시 수정안 논란이 끝나고 세종시의 차질 없는 건설이 화두인 만큼 해당 주민들도 여당의 도움을 받고 싶어 할 것으로 새누리당은 분석했다. 유 후보 측은 “지난번 선거에서 신도심에서 지지율이 낮았던 건 주거 기반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데 대한 불만 때문이었다. 유 시장이 이후 주거 기반 마련에 적극적으로 노력한 만큼 신도심에서의 인식도 좋아졌다”고 주장했다. 최 후보 측은 “광역과 기초자치단체의 단일행정 체계로 출범한 세종시가 지난 2년 동안 적지 않은 혼선을 겪으면서 최 후보같이 광역과 중앙 행정을 경험한 인물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내년 10월 대전에서 세계 50여 개국 과학기술장관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대전시는 2015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과학기술장관회의를 유치했다고 7일 밝혔다. 내년 10월 20일부터 3일간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열릴 이 회의에는 OECD 회원국(34개) 및 20여 개 초청국 장차관, 국제기구, 과학전문가 등 500여 명이 참석해 과학기술 정책과 공동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다. 대전시가 개최지로 선정된 것은 국내 과학기술의 메카인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있고, 그동안 국제우주대회(2009년),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융합에너지콘퍼런스(2010년) 등 과학과 관련한 대규모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른 경험이 인정됐기 때문이다. 시는 이 행사가 과학기술도시로서의 위상 강화는 물론이고 마이스(국제회의·관광·컨벤션·전시회) 산업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새누리당 세종시장 후보 경선을 앞두고 최민호 예비후보에게 전화로 막말과 욕설을 퍼부으며 사퇴를 종용한 박헌의 세종시당 부위원장이 탈당 처리됐다. 새누리당 세종시당(위원장 김고성)은 3일 “박 부위원장에게 탈당 권유(징계 규정의 최고 수위)를 해 2일자로 탈당원서를 받아 처리했다”고 밝혔다. 세종시당은 앞서 지난달 31일 박 부위원장에게 공천관리위원 사퇴를 요구해 자격을 박탈했다. 박 부위원장은 지난달 27일 오후 11시 반경 최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최 후보 수행비서가 유한식 세종시장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소한 것을 거론하며 막말과 욕설을 퍼부은 것으로 밝혀졌다. 최 후보 측은 통화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을 당에 제출했었다.세종=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UST) 박사과정을 졸업한 허여울 박사(31·사진)가 세계적인 ‘그라스 펠로십 프로그램’에 선발됐다고 3일 밝혔다. 이 펠로십은 신경과학 분야의 유망한 연구자들과 글로벌 석학을 연결해주고 실험실 운영 등을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다. 1951년 설립돼 현재까지 노벨상 수상자 55명을 배출했다. 한국에서 연구자를 선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허 박사는 5월 26일부터 8월 30일까지 미국 해양생물연구소(MBL)에서 연구 활동을 한다. 허 박사는 박사학위(논문 시상회로에서의 통증 제어)의 주요 연구 주제였던 ‘통증’에 관한 제안서로 연구 성과 및 전문성, 연구수행 능력 등을 인정받아 펠로십에 선정됐다. 그는 “직접 실험실을 구성하고 장비를 세팅해볼 수 있고, 세계적인 연구자들과 교류할 기회까지 얻게 돼 기쁘다”며 “대뇌 피질 속 다양한 신경세포들 가운데 통증 감소와 관련된 세포의 종류를 밝히고 이 세포들이 특정한 자극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대전 유성구 국립중앙과학관과 엑스포과학공원 간에 운행되는 자기부상열차를 한밭수목원까지 연장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국립중앙과학관은 과학관과 엑스포과학공원을 잇는 자기부상열차를 한밭수목원까지 연장하기 위해 예산 280억 원을 기획재정부에 요청했다고 2일 밝혔다. 예상 구간은 과학관에서 갑천과 대덕대교를 거쳐 한밭수목원에 이르는 1.7km 구간. 기존의 과학관∼엑스포공원 1km 노선 가운데 450m만 활용할 방침이다. 자기부상열차는 과학관이 대덕연구개발특구의 연구 성과물을 널리 홍보하고 과학관과 엑스포과학공원 관람객의 편의를 위해 2010년 7월부터 100억여 원을 투입해 정식 운행을 시작했다. 지난해 말까지 38만7000여 명이 탑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엑스포과학공원에 기초과학연구원(IBS)이 입주하면서 노선 축소나 철거가 논의되기 시작했다. 최종배 관장은 “지난해 대전발전연구원의 용역 결과에서도 자기부상열차를 수목원까지 연장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이 나왔다”며 “한국기계연구원의 성과물인 자기부상열차가 대전문화예술의전당과 대전시립미술관 등 문화예술의 중심지와 인접한 수목원으로 연장되는 게 의미가 있을 것 같다”며 노선 철거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