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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와 함께 햄버거 가게를 찾은 대학생을 ‘재미 삼아’ 살해한 ‘이태원 살인사건’의 범인 미국인 아서 존 패터슨(38·미국·사진)이 범행 20년 만에 죗값을 치르게 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1997년 대학생 조중필 씨(당시 22세)를 칼로 찔러 살해한 혐의(살인)로 기소된 패터슨에 대해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을 25일 확정했다. 징역 20년은 사건 발생 당시 만 17세로 미성년자였던 패터슨에게 우리나라 법원이 선고할 수 있는 법정 최고 형량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조 씨를 칼로 찔러 살해한 것이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충분히 증명됐다”고 밝혔다. 또 “여러 사정을 감안할 때 원심이 정한 피고인의 형량은 무겁지 않다”고 덧붙였다. 패터슨은 1997년 4월 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한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서 9.5cm 길이의 칼로 피해자 조 씨의 목과 가슴을 여러 차례 찔러 살해했다. 사건 직후 미군 범죄수사대(CID)는 초동 수사에서 패터슨을 용의자로 체포해 한국에 넘겼다. 하지만 검찰은 거짓말탐지기 결과 등을 근거로 패터슨 대신 범행 현장에 함께 있던 에드워드 리(38)를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패터슨과 리는 재판에서 서로 상대방이 조 씨를 죽였다며 다퉜다. 리는 1998년 4월 대법원에서 증거불충분으로 무죄 판결을 받고 풀려났다. 패터슨은 이듬해 검찰이 출국정지를 연장하지 않은 틈을 타 미국으로 달아났다. 부실 수사와 실수로 패터슨을 놓친 검찰은 2009년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이 개봉돼 여론이 들끓을 때까지 재수사조차 하지 않았다. 검찰은 뒤늦게 범죄인 인도 절차를 밟아 2015년 9월 미국 정부로부터 패터슨을 넘겨받았다. 지난해 1월과 9월 각각 열린 1, 2심 재판에서 법원은 “머리카락과 옷에 묻은 혈흔, 목격자의 증언 등으로 볼 때 패터슨이 조 씨를 죽인 사실이 인정된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리도 살인 사건의 단순한 목격자가 아니라 패터슨의 공범”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리는 앞서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한 사건의 재판이 확정되면 두 번 재판할 수 없다는 ‘일사부재리(一事不再理)’ 원칙에 따라 처벌을 면했다. 피해자 조 씨의 아버지 조송전 씨(77)는 선고 직후 “이제 아들이 제 갈 길을 가게 됐다. 지금은 꿈에서도 아들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어머니 이복수 씨(75)는 “아들이 다음 생에는 부잣집에 태어나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했으면 좋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청와대가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실을 통해 보수단체 10여 곳을 지정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자금 지원을 요구한 정황을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포착한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특검은 최근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58)으로부터 “청와대가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10여 곳을 찍어 구체적으로 금액까지 못 박아서 지원을 요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청와대가 이른바 ‘화이트리스트’를 작성해 운용했다는 것. 이 부회장은 특검에서 “청와대 요구를 거부하는 게 두려워서 어쩔 수 없이 들어줬다”고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78·구속)을 비롯한 청와대 관계자들이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려 정부 예산 지원 대상에서 배제한 반면 친정부 단체들을 화이트리스트에 포함시켜 지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은 전경련이 자체 재원으론 지원을 감당하지 못해 회원사인 대기업들로부터 매년 30억 원 이상을 걷은 사실도 확인했다. 또 화이트리스트 단체들에 대한 청와대의 지원 요구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당시 대기업 출연을 압박한 과정과 비슷해 해당 관계자들을 직권남용이나 강요 혐의로 처벌할지 검토하고 있다. 청와대 전직 관계자 등은 특검에서 “화이트리스트 단체 지원을 정무수석실이 주도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박준우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64)과 후임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51·구속)의 개입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특검 조사 결과 화이트리스트 단체들은 전경련의 지원을 당연하게 여긴 것으로 드러났다. 김기춘 전 실장은 특검에서 화이트리스트의 존재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일부 단체가 나를 직접 찾아와 ‘왜 약속한 돈이 제때 들어오지 않느냐’고 호통을 치기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화이트리스트 작성과 운용에 박근혜 대통령이 개입한 정황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이규철 특검보는 이날 “청와대 압수수색 필요성을 누차 강조해 왔던 만큼 법리 검토는 마쳤다”고 말했다. 특검은 박 대통령 대면조사의 시기와 장소 등을 조율하기 위해 박 대통령 측과 비공개 접촉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의 이화여대 입학과 학사 부정에 관여해 업무방해 및 위증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55)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김준일 기자}

과거 ‘미스터 법질서’로 불렸던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78·구속)은 양손에 수갑이 채워진 채 서울구치소 호송차에서 내렸다. 22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소환된 김 전 실장의 어깨는 처졌고, 얼굴은 흙빛이었다. 김 전 실장은 수의를 입지 않고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을 당시 입었던 양복과 코트를 입고 있었다. 이 장면을 지켜보던 시민단체 관계자는 “‘법꾸라지’ 자폭하라” “인간이 돼라”고 외쳤다. 앞서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고 핏기 없는 얼굴로 초라하게 법원을 빠져나오던 모습에선 검찰총장, 법무부 장관을 지내고 박근혜 정부의 ‘왕실장’으로 군림했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22일 김 전 실장과 같은 호송차를 타고 특검 사무실에 도착한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51·구속)은 김 전 실장에 앞서 호송차에서 내렸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굳은 표정으로 영장심사 때는 착용하지 않았던 안경을 쓰고 있었다. 수의를 입지 않고 영장심사 때 입었던 흰색 블라우스에 검은색 정장 차림이었지만 초췌했다. 앞서 21일에도 특검에 소환된 조 전 장관의 왼쪽 가슴에는 전날 달려 있던 문체부 배지 대신 수형자 번호가 붙어 있었다. 서울대 외교학과 졸업, 미국 컬럼비아대 법학대학원 석사, 변호사 출신 등 화려한 이력과 주목받는 외모로 “‘꽃길’을 걸었다”는 평가를 받는 조 전 장관. ‘박근혜 정부의 신데렐라’라는 별명까지 붙었던 그가 수의를 입고 포토라인에 서는 일은 감당하기 어려워 보였다. 조 전 장관은 21일 구속 직후 서울구치소에서 가족들과 면회하는 자리에서 장관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즉각 사표를 수리했다. 특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수사로 구속된 공직자는 이 두 사람을 포함해 문체부 김종덕 전 장관(60)과 정관주 전 1차관(53), 신동철 전 대통령정무비서관(56)까지 5명이다. 특검이 지금까지 구속한 10명의 절반이다. 특검 안팎에선 “블랙리스트가 만든 사람들의 ‘살생부’가 됐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이 구속된 직후 블랙리스트 작성이 자신의 지시로 이뤄졌다는 보도가 나오자 “그런 지시를 한 사실이 없다”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박 대통령 측 황성욱 변호사는 21일 “허위 내용을 보도한 기자와 해당 기자에게 (김 전 실장 등의) 구속영장 범죄 사실을 넘겨준 익명의 특검 관계자를 명예훼손 및 피의사실 공표죄로 형사고소하고 민사상 손해배상 소송도 낼 것”이라고 밝혔다. ▼ 불법 몰랐다는 ‘王실장 김기춘’ - 눈물 쏟은 ‘신데렐라 조윤선’ 결국 몰락 ▼ “제가 이 자리에 오기까지 얼마나 조심해 가며 반듯하게 살았는데….” 20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51)은 눈물을 펑펑 흘렸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의 존재는 알았지만 작성이나 운용에 직접 개입한 적은 없다며 끝까지 무죄를 주장했다. 변호인들이 옆에 있었지만 변호사 자격이 있는 조 전 장관은 스스로 변론을 했다. ○ 울음 터뜨리며 스스로 변론했지만 구속 조 전 장관은 ‘현직 장관 신분으로 첫 구속’이라는 불명예를 떠안는 게 큰 부담인 듯 “문체부 장관만큼은 꼭 해보고 싶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문화체육에 관심이 많아 정말 잘해 보려고 했다. 평창 올림픽도 성공적으로 개최해 나라 발전에 기여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문체부 장관이 된 뒤 본연의 업무에 너무 바빠서 블랙리스트에 관심을 가질 수 없었다는 게 변론의 요지였다. 또 장관이 되기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을 할 때도 세월호 참사 수습 등 다른 일에 몰두하느라 블랙리스트엔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세월호 참사 직후 정무수석을 맡아 한 달 넘게 안산에 머무르며 피해자 유족을 위로했고, 그 이후로도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낙마와 연금개혁 등 현안이 많아 블랙리스트를 챙길 여력이 없었다는 것이다. 영장심사 내내 직접 타이핑해 온 메모지를 들춰가며 ‘셀프 변론’을 했지만 특검은 조 전 장관이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한 정황을 다수 제시했다. 자신의 해명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청와대와 문체부 관계자들의 증언 등 각종 기록 앞에서 조 전 장관은 울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영장심사를 한 성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45)는 조 전 장관의 주장을 배척하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불법인 줄 몰랐다” 주장했지만 구속 조 전 장관과 마찬가지로 성 부장판사에게서 영장심사를 받은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78)은 블랙리스트 관련 지시를 하거나 보고를 받은 일은 인정했다. 하지만 “그런 일이 불법인 줄은 몰랐다”고 부인하는 전략을 폈다. 김 전 실장은 영장심사에서 “좌파 예술인이나 단체에 대한 정부 지원을 줄이는 일은, 문체부 장관이 당연히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향후 재판도 염두에 두고 ‘범죄인 줄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에 죄가 아니다’라는 주장을 펴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특검은 최순실 씨(61·구속 기소)가 블랙리스트 작성에 개입한 정황도 확인했다. 방귀희 한국장애인문화예술단체총연합회 상임대표가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과정에 최 씨가 개입했다는 문체부 관계자 등의 진술을 확보한 것. 방 대표는 지난해 10∼12월 새누리당 지명직 최고위원을 지냈으며 이명박 정부에서도 대통령문화특별보좌관을 지낸 보수 성향의 인물이다. 최 씨가 방 대표를 블랙리스트에 포함시킨 구체적인 배경은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특검은 방 대표 같은 인물이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것은 리스트 작성의 기준이 단순히 이념 성향이 아니라 최 씨와 주변 인물들의 이권 개입에 방해가 되는지 여부인 것으로 보고 있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김준일·우경임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청구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19일 정치권과 사이버 공간에서는 영장을 기각한 판사와 법원을 비난하는 막말이 쏟아졌다. 사법부의 판결에 찬성이나 반대 의사를 밝힐 자유는 보장돼 있지만, 법치주의의 근간인 사법부의 독립성이 침해될 소지가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조의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51·사법연수원 24기)는 19일 오전 4시 43분 전날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포함해 18시간의 장고 끝에 “뇌물범죄의 요건이 되는 대가관계와 부정한 청탁 등에 대한 현재까지의 소명 정도에 비춰볼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또 “법률적 평가를 둘러싼 다툼의 여지와 관련자 조사를 포함해 현재까지 이뤄진 수사 내용 및 진행 경과 등도 고려했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 법 상식과는 너무도 다른 법원의 판단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민심과 동떨어진 결정이어서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은 “법이 정의를 외면하고 또다시 재벌 권력의 힘 앞에 굴복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또 국민의당은 “사법부는 정의를 짓밟고 불의의 손을 잡았다”고 비난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법원이 힘 있는 자, 가진 자의 편에서 봐주기 판결을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정치권이 이렇게 과도한 언사로 법원을 공격하는 것은 사법 절차를 통해 공정성을 확보해야 하는 특검 수사와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에까지 부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법관 출신의 한 원로 법조인은 “법원이 여론에 의해 판단의 잣대를 달리 할 수는 없다”며 “구속 여부의 최종적 판단은 법원이 하는 것이니까 그 판단을 존중하고 지키는 것이 결국 사안의 진실을 규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 구속영장 기각이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심판을 받고 있는 박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니다. 박 대통령은 뇌물수수 혐의 외에도 최순실 씨(61·구속 기소) 모녀를 위해 직권을 남용한 혐의와 최 씨에게 공무상 비밀을 누설한 혐의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검 관계자는 이날 “이 부회장의 영장 기각이 박 대통령의 혐의 유무를 결정짓는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김준일 jikim@donga.com·한상준·배석준 기자}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의 딸 정유라 씨(21) 이화여대 부정 입학과 학사 특혜를 주도한 혐의(업무방해)를 받고 있는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55)이 18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소환됐다. 특검은 최 전 총장이 이화여대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62), 남궁곤 전 입학처장(56) 등과 함께 정 씨에게 특혜를 준 것으로 보고 구속영장 청구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특검은 최 전 총장을 상대로 통화기록 분석 등을 통해 확인된 최 씨와의 잦은 교류가 부정 입학 등 학사 비리와 관련이 있는지 집중 추궁했다. 최 전 총장은 2015, 2016년 학교 총장실에서 최 씨를 만나고 수십 차례 전화통화를 한 사실이 특검 수사로 드러났다. 이런 정황에 비춰 최 전 총장이 정 씨에게 각종 특혜를 주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특검은 보고 있다. 특검은 이날 정 씨에게 학점 특혜를 준 혐의로 이인성 이화여대 의류학과 교수(54)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교수는 최 전 총장의 측근이다. 특검은 또 2015년 정 씨가 입학한 뒤 이화여대가 교육부의 재정 지원사업 9개 중 8개 사업에 선정되는 데 최 씨가 영향력을 행사한 의혹을 수사 중이다. 교육부와 이화여대는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또 구속된 김 전 학장은 정 씨가 장학생이 될 수 있도록 학사관리 내규를 바꾸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김 전 학장이 만든 이화여대 체육과학부 내규 개정안은 2016년도 입학생과 재학생 가운데 실기 우수자에게 최종 성적을 최소 B학점 이상 주도록 하고 있다. 또 입학 때 ‘C급 대회 실적’(전국체육대회 등 3위 이상)만 있어도 장학금을 지급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이 내규 개정안은 정 씨의 입학 이후인 2015년 9월 만들어졌으나 실제 실행되지는 않았다.김준일 jikim@donga.com·최고야 기자}
헌법재판소가 17일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 핵심 인물들의 검찰 진술 조서를 대거 증거로 채택했다. 헌재 증언을 거부해도 진술 조서의 내용만으로 사건 관계를 판단키로 한 것이다. 또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2월 초까지 박근혜 대통령을 대면 조사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헌재의 박 대통령 탄핵심판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헌재는 이날 오후 6차 변론기일에서 국회 소추위원단과 박 대통령 측이 모두 동의하거나, 박 대통령 측이 동의하지 않더라도 △검찰에서 영상 녹화 조사를 했거나 △조사에 입회한 변호인이 문제가 없다고 확인한 안봉근(51), 이재만 전 청와대 비서관(51)과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8·구속 기소) 등 46명의 검찰 조서를 증거로 채택했다. 정호성 전 대통령비서관(48)의 검찰 진술 조서 일부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 등 대기업 총수들의 진술 조서도 채택 증거에 포함됐다. 하지만 헌재는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의 진술 조서는 조사에 입회한 최 씨의 변호인이 이의를 제기했다는 이유로 증거로 채택하지 않았다. 헌재는 앞으로 이재만 안봉근 전 비서관 등 증인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잠적한 인물들의 경우 증언 없이 진술 조서로만 사실 관계를 파악하게 된다. 헌재가 탄핵심판을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해 이정미 재판관이 퇴임하는 3월 13일 이전에 결정을 내리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형사재판에서는 피고인이 동의하지 않으면, 피고인 본인이나 다른 사람이 검찰에서 진술한 내용을 증거로 쓸 수 없다. 헌재의 이날 결정은 형사소송법 절차에 따라 탄핵심판을 진행하지만, 형사재판이 아니므로 증거 채택 기준을 다르게 적용한 것이다. 헌재는 검찰이 확보한 안 전 수석 수첩의 경우 안 전 수석이 16일 헌재 증언 때 직접 확인한 부분만 증거로 인정했다. 박 대통령 측이 안 전 수석 수첩에 대해 ‘검찰의 위법 수집 증거’라고 이의를 제기했기 때문에 공정성을 확보하면서도 탄핵심리의 효율성을 높이는 절충안을 만들어 낸 것이다. 특검도 이날 “박 대통령을 늦어도 2월 초까지 대면 조사하겠다”라며 수사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든 사실을 밝혔다. 박 대통령이 대면 조사에 응하면 수사기관의 직접 조사를 받는 첫 현직 대통령이 된다. 이규철 특검보는 “박 대통령의 이전 발언을 감안하면 대면 조사에 응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30일 박영수 특검을 임명할 당시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특검의 직접 조사에 응해서 사건 경위를 설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특검의 대면 조사를 수용할 경우 장소는 경호 문제 등의 이유로 특검 사무실이나 청와대가 아닌 다른 곳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특검팀의 누가 박 대통령을 조사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특검 조사에 응하겠다는 기본입장은 변화가 없다”라고 말했다. 김준일 jikim@donga.com·장관석·우경임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에게 433억 원의 뇌물을 준 혐의(뇌물공여)로 1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 여부가 결정되는 영장실질심사는 18일 오전 10시 반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이 부회장은 박 대통령으로부터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한 도움을 받기 위해, 삼성전자가 최 씨 소유의 독일 법인 코레스포츠(현 비덱스포츠)와 213억 원 지원 계약을 체결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 씨의 조카 장시호 씨가 운영하는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지원한 16억 원도 뇌물에 포함됐다. 특검은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낸 출연금 204억 원도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뇌물로 판단했다. 특검은 SK, 롯데, CJ 등 다른 대기업들이 두 재단에 출연을 한 것도 대가성 있는 뇌물인지 조사할 방침이다.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는 삼성의 재단 출연을 ‘제3자 뇌물’로 볼 수 있는지가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영권 승계를 위한 계열사 합병이 확정되고 석 달이 지나 재단 출연이 있었기 때문에 출연을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볼 수 있는지가 논란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은 “합병이나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는 특검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법원에서 잘 판단해 주리라 믿는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입장 자료를 통해 “(뇌물) 의혹이 제기된 배경에는 정치적 강요 분위기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이뤄진 측면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삼성이 최 씨의 독일 법인에 지원금을 보낸 게 특검의 판단처럼 뇌물이 되려면 최 씨와 박 대통령이 공동의 이익을 취한 것으로 볼 수 있어야 하는데, 이에 대해서도 논란이 적지 않다. 법조계에선 “뇌물 사건 재판에서 가족 간에도 어느 한 사람의 이익을 공동의 이익으로 인정하는 경우가 드물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검은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66)과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63),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대한승마협회장·64)은 불구속 수사할 방침이다.김준일 jikim@donga.com·장관석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16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규철 특검보는 15일 “(경제에 미칠 파장 등) 사안의 복잡함과 중대함을 고려해 내일(16일) 브리핑 이전에 결론 내리겠다.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삼성 계열사 합병에 도움을 받은 대가로 최순실 씨(61·구속 기소) 모녀를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특검은 12일 이 부회장을 소환해 밤샘 조사한 뒤 “늦어도 15일까지 신병 처리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결정 시점을 하루 늦춘 것.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66)과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63) 등 최 씨 모녀 지원에 관여한 삼성 임원들의 신병 처리도 이 부회장 영장 청구 결정 이후로 미뤄졌다. ○ 특검, 뇌물죄 ‘법리적 완결성’ 문제 고심 특검이 구속영장 청구 여부 결정 시점을 늦추는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 청구 여부, 그리고 청구 시 그 결과가 향후 특검 수사와 경제 전반에 미칠 파장이 크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특검은 이 부회장에게 적용할 혐의의 법리적 완결성 문제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삼성전자가 최 씨 모녀를 지원한 게 박 대통령에 대한 뇌물이라고 봐서 ‘포괄적 뇌물죄’를 적용할 경우 전제 조건은 최 씨와 박 대통령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동일해야 한다는 것. 현직 고등법원 부장판사는 “재판에서 형제자매간은 물론이고 부부간에도 남편이나 아내 어느 한쪽의 경제적 이익을 부부 공동 이익으로 인정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 또 “최 씨와 박 대통령 같은 지인의 경우 공동 이익으로 인정된 경우를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고등법원 부장판사도 “최 씨와 박 대통령을 경제적 공동체로 인정해 뇌물죄를 인정하게 되면 뇌물죄 자체가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가족 간, 친구 간, 지인 간 어느 한쪽이 금품을 받은 게 다른 쪽의 뇌물로 쉽게 인정될 경우 억울한 피해자가 부지기수로 생겨날 것이란 의미다. 그래서 법조계에서는 대안으로 ‘제3자 뇌물죄’를 적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제3자 뇌물죄’의 전제는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한 부정한 청탁의 대가 관계가 분명히 입증돼야 한다는 것. 특검팀도 ‘포괄적 뇌물죄’보다는 ‘제3자 뇌물죄’ 적용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금품을 주고 대가를 받는’ 뇌물 범죄와 이번 사건은 많이 다르다는 분석이 많다. 특검이 ‘대가’라고 주장하는 삼성의 계열사 합병이 먼저 발생했고, 이후 ‘금품 전달’에 해당하는 삼성전자의 최 씨 모녀에 대한 지원이 이뤄졌다. 순서상 ‘원인’보다 ‘결과’가 앞선 것이다. 한 현직 검찰 간부는 “이렇게 원인과 결과의 순서가 꼬인 뇌물 사건에선 구속영장이 기각되는 경우가 많다”며 “특검이 이 부회장 영장 청구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 부회장을 포함해 최지성 실장 등 삼성 임원들이 모두 특검에서 “최 씨 모녀를 지원한 것과 계열사 합병은 아무 관계가 없다”는 자세를 끝까지 유지한 점도 특검에 부담이 되고 있다.○ “박 대통령 조사 뒤 이 부회장 영장 판단해야” 법조계에선 특검이 ‘뇌물 수수자’로 보는 주범 격인 박 대통령을 조사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 부회장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하는 데 대해서도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한 현직 부장검사는 “공여자(이 부회장)의 증거인멸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 영장을 청구해 구속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 정치·사회·경제적 영향력과 권한, 지위를 감안했을 때 특검은 가장 책임이 큰 박 대통령부터 조사한 뒤 이 부회장의 형사처벌 수위를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권력형 비리 수사 경험이 많은 한 전직 검찰 고위 간부는 “사건의 주범인 박 대통령은 ‘아무 책임이 없다’고 버티고 있는데 종범들, 특히 강요받은 종범부터 처벌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돈을 줬다는 쪽의 조사가 끝났으면 내일이라도 당장 박 대통령을 소환 조사하고 이후에 다른 사람들의 처벌 수위를 결정하는 것이 법과 원칙에 맞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뇌물죄가 인정되더라도 형량이 무거운 ‘받은 쪽’을 조사도 안 하고 형량이 가벼운 ‘준 쪽’부터 처벌하면 안된다는 것. 또 검찰 내부에서는 “박 대통령의 직권 남용으로 삼성이 최 씨 모녀를 지원했는데 직권 남용 피해자를 뇌물 공여자로 볼 수 있는지 확립된 판례가 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장관석 jks@donga.com·김준일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청와대 비선 진료 의혹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또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의 딸 정유라 씨(21)의 이화여대 입학과 학사 특혜를 주도한 혐의로 김경숙 전 이화여대 신산업융합대학장(62)에 대해서는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 ‘비선 진료’ 본격 수사 특검은 이병석 전 대통령 주치의(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장)를 14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15일 밝혔다. 또 이번 주 중으로 최 씨의 단골 성형외과 원장인 김영재 씨와 서창석 전 대통령 주치의(현 서울대병원장)도 소환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이 밖에 최 씨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의약품을 대리 처방해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상만 전 녹십자 아이메드 원장(전 대통령 자문의)도 조사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의 이른바 ‘세월호 7시간’ 의혹에서 비롯한 비선 진료 의혹은, 앞서 국회 국정조사에서도 실체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은 바 있다. 특히 2014년 2월부터 정식 검문을 받지 않고 수차례 청와대를 드나든 성형외과 원장 김 씨는 이번 의혹을 밝혀줄 핵심 인물로 꼽힌다. 전문의도 아닌 김 씨가 대통령 자문의사단에 포함되고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외래교수로 위촉된 과정을 특검은 살펴보고 있다. 김 씨의 처남이 운영하는 회사가 만든 화장품이 청와대 명절 선물로 채택된 경위를 밝히는 것도 수사 대상이다. 청와대에서 ‘무자격 의료시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주사 아줌마’와 ‘기 치료 아줌마’도 특검은 조만간 불러 시술 경위를 확인할 계획이다. 특검은 이들이 청와대를 드나든 과정에서 당시 대통령 주치의였던 이 원장과 서 원장이 이들의 출입과 시술 사실을 알고도 방조한 정황이 드러나면 직무유기 등 형사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최경희 전 총장도 곧 소환 특검이 김 전 학장에게 14일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정 씨를 둘러싼 이화여대 비리 의혹 수사도 정점을 향하고 있다. 앞서 특검은 정 씨에게 입학 또는 학점 특혜를 준 혐의로 이화여대 남궁곤 전 입학처장(56)과 류철균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51)를 구속했다. 특검은 정 씨의 입학 전부터 김 전 학장이 최 씨와 정 씨를 잘 알고 지낸 정황을 파악했다. 또 K스포츠재단 설립 당시 최 씨에게 부탁해 호서대 주모 교수를 재단 등기이사로 앉힌 사실을 확인했다. 주 교수는 김 전 학장의 제자다. 특검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56·구속 기소)으로부터 “김 전 학장에게 ‘정윤회,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에게 신경을 써 달라’고 요청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또 정 씨에게 학점 특혜를 준 혐의로 구속된 류 교수의 변호인은 “김 전 학장이 류 교수에게 최 씨와 정 씨를 소개하며 ‘잘 봐 달라’고 세 차례나 부탁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김 전 학장은 지난해 12월 15일 국회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정 씨 입학 전엔 정 씨를 전혀 알지 못했다”고 주장해 위증 혐의로 특검에 고발당했다. 특검은 이번 주에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55)도 정 씨의 부정 입학을 도운 혐의로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특검은 14일 박준우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64)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청와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 경위를 조사했다. 특검은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한 의혹을 받고 있는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78)과 조윤선 문체부 장관(51)을 이번 주 내 각각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김준일 jikim@donga.com·허동준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을 22시간 동안 ‘밤샘 조사’ 하고 돌려보낸 뒤 구속영장 청구 문제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특검 수사팀은 삼성전자가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와 딸 정유라 씨(21) 모녀를 지원한 것은 이 부회장이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성사에 도움을 받기 위해서였다고 보고 있다. 특검이 만약 이 부회장에게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면 박 대통령에겐 뇌물수수 혐의가 적용된다. 반면 삼성 측은 “이 부회장이 박 대통령에게 청탁을 했다는 명확한 증거도 없이 특검이 뇌물죄를 적용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 박 대통령-최순실 ‘공동 지갑’ 인정돼야 ‘포괄적 뇌물죄’ 성립 특검은 이 부회장과 박 대통령에게 ‘포괄적 뇌물죄’와 ‘제3자 뇌물죄’ 중 한 가지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뇌물 혐의는 지금까지 박 대통령이 받고 있는 혐의 가운데 법정 형량이 가장 무겁다. 특검 내부에서 “이 부회장에 대해 뇌물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면 박 대통령에 대해 영장을 청구하는 것과 마찬가지 의미”라는 얘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삼성전자의 최 씨 모녀에 대한 승마 지원 논의는 삼성 측이 대한승마협회 회장사를 맡은 2015년 3월 이전부터 이뤄졌다는 게 특검의 시각. 그리고 이와 비슷한 시점부터 삼성은 계열사 합병을 통한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검토했고, 박 대통령도 이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특검은 박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2015년 7월 청와대에서 독대를 한 직후 삼성전자가 최 씨 모녀 소유인 독일 법인 코레스포츠(현 비덱스포츠)에 78억 원을 송금한 사실을 가장 중요한 증거로 생각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국민연금이 합병을 찬성하도록 해 이 부회장의 승계 작업을 도왔고, 그 대가로 삼성은 최 씨 모녀를 지원했다는 것. 이 부회장도 여기에 암묵적으로 동의했다는 게 특검의 판단이다. 따라서 특검은 삼성 측에서 특별하게 청탁을 하지 않았더라도 공무원의 포괄적 직무 관련성을 인정하는 뇌물죄를 적용하는 게 가능하다는 자세다. 하지만 포괄적 뇌물죄가 성립하려면 최 씨 모녀가 지원받은 돈을 박 대통령이 취한 이득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박 대통령과 최 씨가 이른바 ‘공동 지갑’을 갖고 있어야 하는 것. 하지만 특검이 이에 대한 구체적 증거나 진술을 확보했는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따라서 만약 특검이 이 부회장에게 ‘포괄적 뇌물죄’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해도 법원에서 기각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법조계에서 나온다.○ ‘제3자 뇌물죄’ 적용하려면 ‘분명한 대가성’ 입증돼야 이 때문에 특검은 이 부회장을 소환 조사한 뒤 하루, 이틀 시간을 갖고 영장 청구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포괄적 뇌물죄’ 대신 ‘제3자 뇌물죄’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제3자 뇌물죄’는 대가 관계가 명확하게 입증되지 않으면 적용할 수 없다. 삼성전자의 최 씨 모녀 지원이 박 대통령의 삼성 계열사 합병 지원 대가라는 인과 관계가 분명해야 하는 것이다. 문제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성사된 시점은 2015년 7월 17일이고, 일주일 뒤 박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독대가 이뤄졌으며, 삼성전자의 최 씨 모녀에 대한 송금은 같은 해 9월 이후라는 점이다. ‘독대-돈 전달-합병 성사’의 순서가 일반적인 뇌물 범죄의 경향인데, ‘합병 성사-독대-돈 전달’로 순서가 꼬여 있는 것이다. 삼성 측이 “최 씨의 독일 법인에 돈을 송금한 것과 그보다 앞선 계열사 합병은 아무 상관이 없기 때문에 뇌물죄가 성립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강요받아 돈 준 게 구속 사안인가” 이 부회장은 특검에 소환돼 “박 대통령이 독대 자리에서 승마 지원이 부실하다고 질책한 사실을 삼성 임원들에게 전달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어떤 의도로 지원을 요구했는지는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엔 특검이 뇌물죄를 적용한다고 하더라도 최고 권력자의 압박에 못 이겨 돈을 보낸 게 구속까지 될 사안이냐는 항변이 깔려 있다. 뭔가 바라는 쪽에서 먼저 공직자에게 금품을 주면 죄질이 나쁘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 부회장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 여러 대기업에서 “대통령의 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기업이 있느냐”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 이번 사건은 통상적인 뇌물 사건과 달리 금품을 주고받은 측이 그 성격을 놓고 전혀 다른 얘기를 하고 있다. 삼성은 ‘강요 때문’이라고 주장하는데, 박 대통령과 최 씨 모녀 측은 ‘단순한 지원’이었다는 것. 따라서 뇌물죄 적용은 무리라는 분석도 있다. 또 법원이 “방어권을 보장해야 한다”거나 “도주의 우려가 없다”며 대기업 총수들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신중한 점도 특검의 부담이다. 지난해 9월 횡령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해 법원은 “법률적으로 다툴 여지가 있다”는 이유를 들어 영장을 기각했다. 만약 특검이 이 부회장에 대해 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당할 경우 특검 수사 전반의 동력이 떨어지면서 다른 분야 수사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신나리 journari@donga.com·김준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에 대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가 이르면 14일 결정된다. 이 부회장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소환돼 삼성전자가 2015년 9, 10월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의 독일 법인 코레스포츠(현 비덱스포츠)에 승마 지원 명목으로 78억 원을 송금한 경위에 대해 22시간 넘게 조사를 받은 뒤 13일 오전 7시 50분경 귀가했다. 특검은 삼성전자가 최 씨에게 보낸 돈을 뇌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이 최 씨의 청탁을 받은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성사 등 경영권 승계에 도움을 받은 대가라는 것이다. 특검은 이 부회장에게 ‘포괄적 뇌물죄’와 ‘제3자 뇌물죄’ 중 어떤 혐의를 적용할지 결정할 방침이다. 이규철 특검보는 “이 부회장에 대한 신병 처리 여부는 늦어도 14일이나 15일 사이에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특검에서 “최 씨에 대한 승마 지원은 삼성물산 합병과 전혀 무관하게 이뤄졌다”며 “박 대통령이 독대한 자리에서 지원을 하라고 강하게 압박해 어쩔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김준일 jikim@donga.com·신나리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신임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받았지만 박영수 특별검사팀으로부터 출국 금지 일시 해제 허가를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순실 게이트’가 트럼프 인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한국 재계의 핫라인 구축 기회까지 날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특검 및 재계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최근 트럼프 측으로부터 직접 20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취임식에 참석해 달라는 초청을 받았다. 앞서 특검은 지난해 12월 이 부회장을 출국 금지했다. 삼성은 트럼프 취임식 일정에 맞춰 출국 금지를 일시 해제해 줄 것을 특검에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트럼프 취임식에 참석하는 국내 기업인은 미 헤리티지재단의 추천으로 초청받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유일하다. 해외 기업들은 이미 트럼프를 면담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트럼프가 대선 공약으로 강한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내세우면서 트럼프 정부와 긍정적인 관계를 맺어야 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얼굴이 알려진 이 부회장은 도주 우려가 없고 관련 증거도 모두 제출했는데 차기 미국 대통령과 접촉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날리게 하는 것은 국가경제 차원에서도 생각해볼 문제”라며 안타까워했다. 삼성의 대외 이미지가 실추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미국 전장(電裝)업체 하만 인수합병(MA&) 작업도 암초에 부딪혔다. 하만 주주들이 3일(현지 시간) 주주 이익을 침해했다며 집단소송을 낸 것이다. 이들은 “하만 이사진이 삼성전자와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회사 가치를 저평가하고 불리한 협상 조건을 감수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이 부회장의 주도로 80억 달러(약 9조4400억 원)에 하만을 인수키로 결정했다.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M&A 규모 중 사상 최대다. 김준일 jikim@donga.com·김지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을 12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가 박근혜 대통령의 턱밑까지 접근했다. 특검의 구도는 삼성전자가 최순실 씨(61·구속 기소) 모녀에게 승마 지원 명목으로 송금한 돈을 근거로 박 대통령에게 뇌물 혐의를 적용하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도왔고, 이를 대가로 이 부회장에게 최 씨 모녀를 지원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삼성 측은 박 대통령의 강한 압박에 못 이겨 최 씨 모녀를 지원했지만, 합병 등 어떤 대가도 없었다고 주장한다.○ 특검 “박 대통령, 합병 도와주고 최 씨 지원 요구” 박 대통령과 이 부회장은 2014년 9월 대구·경북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 장소와 2015년 7월 25일 청와대에서 독대를 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에게 ‘승마 지원’을 강하게 요구했다. 삼성전자는 박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두 번째 독대 직후 급하게 승마 지원에 나섰다. 승마협회 회장인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이 독일에 가서 최 씨와 딸 정유라 씨(21) 소유인 독일법인 코레스포츠(현 비덱스포츠)와 220억 원대 승마 지원 계약을 맺은 것. 그리고 삼성전자는 2015년 9, 10월 78억 원을 코레스포츠에 송금했다. 특검은 이러한 지원이 박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청와대에서 독대하기 직전인 2015년 7월 10일,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표를 던진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박 대통령이나 최 씨 측에 합병에 도움을 달라는 의사를 표명했고, 박 대통령이 문형표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을 통해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에 합병 찬성을 하도록 외압을 넣었다는 것이다. 수사 결과 이런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특검은 박 대통령과 최 씨에게 뇌물 수수 혐의를, 이 부회장에게 뇌물 공여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도 “뇌물 공여 사실이 전혀 없다”고 증언했는데, 국회 측은 특검의 요청을 받아 이 부회장을 위증 혐의로 특검에 고발했다. 특검이 수사를 통해 삼성전자의 회삿돈을 최 씨의 지원에 쓰도록 이 부회장이 결정을 내린 것으로 판단하면 이 부회장에게 횡령 또는 배임 혐의도 적용할 수 있다. 이규철 특검보는 “(삼성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낸) 출연금 204억 원과 (최 씨의 조카 장시호 씨가 운영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지원한 16억 원도 모두 삼성의 회삿돈이므로 배임, 횡령 혐의 적용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에게 배임, 횡령 혐의가 적용될 경우 박 대통령과 최 씨에게도 같은 공범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삼성 “대통령 요구 거절할 수 있는 기업 있나” 삼성 고위 관계자는 “승마 지원은 박 대통령이 수차례 직접 요구해 어쩔 수 없이 했다”며 “기업이 대통령 ‘민원’을 거절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 “2015년 7월 2차 독대에서 대통령이 화를 낸 뒤에야 최 씨 모녀를 지원한 것은, 이전까지 최 씨의 실체를 잘 몰랐다는 방증”이라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뇌물을 준 게 아니라 박 대통령의 강요와 협박에 돈을 빼앗긴 ‘피해자’라는 주장이다. 또 삼성 측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추진 당시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이를 무산시키려고 할 때 합병 찬성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았던 점을 간과하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많은 국민과 다수의 언론이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이 투기 자본의 놀이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용인할 수 없다는 흐름에 따라 합병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합병의 경위를 문제 삼아 형사처벌까지 당할 처지에 놓여 억울하다는 게 삼성의 입장이다.김준일 jikim@donga.com·장관석·김지현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12일 오전 9시 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다고 11일 밝혔다. 특검은 삼성전자가 2015년 9∼10월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와 딸 정유라 씨(21)의 독일법인 코레스포츠(현 비덱스포츠)에 승마 지원 명목으로 회삿돈 70억 원을 송금한 과정에 이 부회장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특검은 최 씨가 삼성의 지원을 받은 대가로 지난해 7월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찬성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 씨가 박근혜 대통령을 통해 합병 성사에 도움을 줬다는 것이다. 앞서 특검은 지난해 12월 구속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61)으로부터 청와대의 지시로 국민연금에 합병 찬성 의결을 압박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특검 조사 결과에 따라 박 대통령과 최 씨에게는 뇌물 수수, 이 부회장에게는 뇌물 공여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하지만 삼성 측은 최 씨 모녀에 대한 지원이 박 대통령과 최 씨 측의 강요에 못 이긴 결과이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는 무관하다는 자세다. 박 대통령이 2015년 7월 이 부 회장을 독대한 자리에서 “승마 지원이 부실하다”고 강하게 질책해 어쩔 수 없이 최 씨 모녀를 지원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특검은 이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국회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서 “뇌물 공여 사실이 전혀 없다”고 증언한 것을 문제 삼아 국회 측에 이 부회장을 위증 혐의로 고발할 것을 요청했다. 특검은 최 씨의 조카 장시호 씨(38·구속 기소)에게서 제출받은 최 씨의 태블릿PC를 언론에 공개했다. 이 태블릿PC에는 삼성의 코레스포츠 자금 지원 및 삼성 관계자와의 e메일 송수신 내용 등이 담겨 있다.김준일 jikim@donga.com·장관석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전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와 대화한 내용이 고스란히 담긴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8·구속 기소)의 비공개 녹음 파일 207건을 검찰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검찰이 이를 특검과 헌법재판소에 제출할 경우 박 대통령의 탄핵심판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지난해 수사 과정에서 정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 태블릿PC 등에서 녹음 파일 236개를 복구했다. 이 가운데 12개는 박 대통령 취임 이후 ‘공무상 비밀’이 담긴 자료인데, 검찰은 이를 지난해 11월 정 전 비서관을 기소할 때 법원에 넘겼다. 그리고 박 대통령 취임 전에 녹음된 파일 224건을 수사 자료로 보관해 오다 최근 17건만 법원과 헌재에 제출하고 207건을 남겨둔 것.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이 최근 재판에서 “박 대통령과의 공모 관계를 부인한다”는 취지로 입장을 선회한 데 대응하기 위해 우선 녹음 파일 17건을 법원에 제출했고, 나머지 207건을 순차적으로 제출할 가능성이 높다. 이 207건의 녹음 파일에는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대통령 당선인 신분일 당시의 대화 내용이 담겼다. 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 TV 토론과 정수장학회 논란 해명 기자회견, 대선 후보 수락 연설, 취임식 준비 등을 최 씨와 상의하는 내용 등이다. 또 대선 당시 최 씨가 박 대통령의 ‘네거티브 대응 전략’ 수립에 깊숙이 개입한 사실도 포함돼 있다. 일부 파일의 분량은 1시간이 넘는다. 검찰 내부에서는 헌재의 박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박 대통령 측이 “최 씨는 ‘키친 캐비닛’(비공식 여론 수렴 대상)에 불과하다”는 변론 전략을 사용하는 데 대한 대응책으로 이 207건의 녹음 파일을 헌재에 제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과 최 씨, 그리고 박 대통령이 ‘국정 농단 공모’ 혐의를 부인할 때마다 이 녹음 파일을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김준일 jikim@donga.com·장관석 기자}

#.1최순실 예산 끝까지 거부한 '영혼 있는' 문체부 공무원#.2"시키는 대로 해 아니면 문체부를 나가!!"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지시를 거부한 정준희 서기관에게 가한 위협#.3문화체육관광부 50대 서기관이 최순실 씨의 사주를 받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의 압력에 맞서 정부 예산 전횡을 막았습니다. #.4주인공은 문체부 정준희 서기관(52). 1985년 9급 공채로 공직에 입문한 그는1990년부터 문체부에서 근무했죠.#.5김 전 차관은 2016년 2월 정 서기관에게 "K-스포츠클럽 운영에 문제가 있으니 이 클럽들을 총괄할 컨트롤타워에 관한 개선안을 만들라"고 지시했습니다.K-스포츠클럽 운영권을 K스포츠재단에 넘겨 연 130억 원 규모의 관련 예산을 주무르려는 거였죠.#.6하지만 정 서기관은 "컨트롤타워가 새로 생기면 사업 전체가 특정 민간단체에 넘어가게 된다"며 거부했습니다. #.7김 전 차관은 노발대발했습니다.수 차례 그를 불러 고함을 치고 모욕을 주고인사 불이익을 주겠다는 협박까지 했죠.하지만 정 서기관은 끝내 소신을 굽히지 않았습니다.#.8"당시 받은 충격과 스트레스로 안면마비와 원형탈모가 왔다. 극심한 후유증을 겪었다"정 서기관#.9김 전 차관은 이후 전략을 바꿔클럽 사업자를 수의계약으로 선정하는 꼼수를 쓰려 했죠.하지만 정 서기관은 "사업자는 공모로 선정해야 한다"며 재차 거부했습니다. #.10미운 털이 박힌 정 서기관의 이름은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의 수첩에도 나옵니다. 청와대도 정 서기관을 고깝게 보았음을 짐작하게 하죠.#.11김 전 차관은 최근 정 서기관에게 고마워했다고 합니다. 처벌받을 범죄 혐의가 확 줄었기 때문이죠."내 지시를 따르지 않아 정말 고맙다.우리 계획이 그대로 됐다면 나는 죽을 뻔했다"#.12 흔히 '공무원은 영혼이 없다'고 하지만정준희 서기관처럼 음지에서 고생하면서도소신을 지키는 훌륭한 공무원들이 더 많습니다.앞으로도 정 서기관과 같은 공무원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원본 | 김준일 기자 · 장관석 기자 · 양종구기자기획·제작 | 하정민 기자 · 이고은 인턴}
문화체육관광부 50대 서기관이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의 사주를 받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56·구속 기소)의 압력에 맞서 정부 예산이 새나가는 것을 막은 사실이 9일 확인됐다. 주인공은 문체부 정준희 서기관(52). 김 전 차관은 정 서기관에게 “인사에서 불이익을 주겠다”는 협박까지 했지만 통하지 않자 당초 내렸던 지시를 수정해 재차 정 서기관을 압박했다. 하지만 정 서기관은 끝내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 차관의 해고 압박에 버틴 서기관 검찰과 특검, 문체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김 전 차관은 지난해 2월 문체부 체육진흥과 소속 정 서기관에게 “K-스포츠클럽 운영에 문제가 있으니 이 클럽들을 총괄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개선안을 만들라”고 지시했다. 김 전 차관의 속내는 K-스포츠클럽 운영권을 최순실 씨가 사실상 지배하고 있던 K스포츠재단에 넘겨 연 130억 원 규모의 관련 예산을 주무르려는 것이었다. 김 전 차관은 당시 정 서기관에게 “국민생활체육회(현 대한체육회와 통합)가 아닌 별도의 종합지원센터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강조하라”고 지시했다. 당시 K-스포츠클럽 사업은 문체부의 지원을 받아 국민생활체육회가 기초지방자치단체와 교육기관 등 민간단체를 사업자로 선정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정 서기관은 “컨트롤타워가 새로 생기면 사업 전체가 특정 민간단체에 넘어가게 된다”며 거부했다. 김 전 차관은 정 서기관이 지시를 따르지 않자 수차례 불러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라”고 강요했다. 또 “(지시를 안 따르고 버틸 거면) 문체부를 나가라”고 고함을 치기도 했다고 한다. 정 서기관은 “당시 받은 충격과 스트레스로 안면 마비가 오고, 원형탈모 증상까지 생기는 등 극심한 후유증을 겪었다”고 말했다. ○ 수정 지시도 거부 김 전 차관은 이후 전략을 바꿔 ‘거점형 K-스포츠클럽 사업’을 내세워 K스포츠재단을 끼워 넣을 새로운 계획을 짰다. 김 전 차관은 한 거점당 3년간 24억 원을 지원받도록 계획을 세우고, 클럽 사업자를 수의계약으로 선정할 수 있게 절차를 만들도록 지시했다. 하지만 정 서기관은 “사업자는 공모로 선정해야 한다”며 또다시 버텼다. 이런 과정에서 ‘미운털’이 박힌 정 서기관의 이름은 검찰이 압수한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8·구속 기소)의 수첩에도 나온다. 김 전 차관뿐 아니라 청와대도 정 서기관을 곱지 않게 보았다는 걸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김 전 차관은 검찰 수사에서 “돌이켜 보면 정 서기관이 (내 지시에) 반대해 준 게 정말 고맙다”면서 “우리 계획이 그대로 됐다면 나는 죽을 뻔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서기관 덕분에 처벌을 받을 범죄 혐의가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정 서기관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소극적으로 (김 전 차관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방어한 것뿐이다”고 말했다. 1985년 9급 공채로 공직에 입문한 정 서기관은 1990년부터 문체부에서 근무했다. 김준일 jikim@donga.com·장관석·양종구 기자}

문화체육관광부 조윤선 장관(51) 등 수뇌부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숨기기 위해 리스트의 실체를 잘 아는 송수근 문체부 1차관(56)의 승진을 논의한 정황을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포착한 것으로 6일 확인됐다. 특검은 유동훈 문체부 2차관(58)이 지난해 12월 조 장관에게 당시 문체부 기획조정실장이었던 송 차관을 거론하며 “아는 게 너무 많아 등을 돌릴 우려가 있다. 승진시켜야 한다”고 건의한 증거를 확보했다. 특검은 3일 유 차관을 소환 조사해 이에 대해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 수사팀은 문체부 수뇌부가 자신들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지 않도록 송 차관을 승진시키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송 차관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지난해 12월 30일 야권의 반발 속에 임명한 첫 차관급 인사다. 송 차관은 기획조정실장 당시 ‘건전콘텐츠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아 블랙리스트 업무를 총괄한 의혹을 받고 있다. 하지만 유 차관은 기자에게 “정무직 인사는 내가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다. 송 차관 승진 인사 건의는 전혀 사실 무근이다”라고 말했다. 문체부 대변인실도 “큰 위기를 맞은 문체부를 안정시키기 위해 내부 승진 인사를 했던 것”이라며 “송 차관은 국회 및 문화예술계 등과 관련된 업무 경험이 풍부해 문체부에 대한 국민 신뢰 회복에 적임자였다”고 해명했다.○ 문체부 내부 반발 확산, 버티는 조윤선 특검 수사가 강도 높게 진행되면서 문체부 내부는 크게 술렁이고 있다. 블랙리스트 문제에 대해 문체부의 한 국장급 간부는 “이 지경이 됐으니 국회에서 사실을 인정하고 대국민 사과를 하자”고 조 장관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블랙리스트의 실체를 모른다”고 주장해 온 조 장관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초에는 차관들까지 가세해 조 장관에게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인정하자”고 재차 건의했다. 하지만 조 장관은 “(이제 와서 인정하면) 파급이 커서 인정할 수 없다”고 또다시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모철민 주프랑스 대사를 6일 소환해 블랙리스트 작성 경위를 집중 추궁했다. 모 대사는 2013년 6월∼2014년 6월 대통령교육문화수석으로 재직할 당시 대통령정무수석실이 작성한 블랙리스트를 문체부에 내려보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모 대사는 특검에서 의혹을 대부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태강 전 국장도 회유 의혹 특검은 또 지난해 12월 중순 조 장관의 지시로 유 차관과 신현택 전 여성가족부 차관이 노태강 전 문체부 체육국장(57)을 접촉해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자리를 주겠다”고 제안했다 거절당한 사실을 확인했다. 노 전 국장은 문체부 재직 당시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의 딸 정유라 씨(21)의 승마 비리를 조사했다 직위 해제됐다. 특검은 문체부 수뇌부가 노 전 국장을 회유하기 위해 자리를 제안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문체부에서 사실상 쫓겨났던 노 전 국장이 이를 특검에서 폭로하지 못하게 하려던 목적이었다는 것이다. 노 전 국장은 2013년 9월 정 씨가 참가한 승마대회의 판정 시비를 비롯해 승마협회 비리를 조사했다가 같은 해 11월 직위 해제됐다. 당시 노 전 국장은 “승마계에서 최 씨의 비호를 받는 측과 반대 측이 모두 문제가 있다”고 조사 결론을 내렸다. 당시 문체부 내에선 신망이 높았던 노 전 국장의 갑작스러운 인사 조치에 대해 ‘미운털’이 박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이 노 전 국장을 ‘나쁜 사람’으로 지목했기 때문에 쫓겨났다는 이야기도 돌았다. 노 전 국장은 현재 한국스포츠안전재단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특검은 유 차관을 소환 조사하며 노 전 국장에게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자리를 제안한 배경을 집중 추궁했다.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은 체육계 인사들이 선망하는 자리 중 하나다. 하지만 노 전 국장은 유 차관에게 “아직 조직에서 받은 상처가 아물지 않았다”며 단칼에 제안을 물리쳤다고 한다. 유 차관은 이에 대해 “노 전 국장을 접촉한 지난해 12월 중순 당시 이미 노 전 국장 관련 이야기가 많이 알려진 상황이어서 뒤늦게 회유를 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노 전 국장에게 명예회복 기회를 줘야 한다는 국회의 요구와 문체부 내부 여론을 반영해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자리를 권유했던 것”이라고 말했다.김준일 jikim@donga.com·신나리·장관석 기자}

○ 최순실, 대통령 연설문 지시정호성: 예. 근데 선생님, 한 가지. 원래 이제 법도 12. 2까지 하기로 되어 있는데요. 지금 건국 이래 12. 2까지 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이제 12. 30. 됐었는데요. 최순실: 아니, 그렇더라도 12월까지 안 하면 우리가 외국인 투자 ×××하니까, 항상 이런 게 이렇게 하는데 만날 그 야당에서는 여기서 그런 거 저기, 그 저기 뭐야. 공약을 지키지 않으면 못 지킨다고 그렇게 하면서도 전혀 협조를 안 해 주니까 이거 대통령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없고, 그리고 그게 민생을 붙잡고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거 하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렇게 사회에서 그렇게 불, 불공정한 사태가 나고, 이렇게 그, 저기, 난맥상을 나오고, 그 저기.정부의 예산안 통과에 비협조적인 야당에 대한 박 대통령 대응 지침을 최 씨가 지시.최순실: 맨 마지막에도 중국어로 하나 해야 될 것 같은데요.정호성: 제갈량 그, 그 구절을 그냥 그 부분을 중국어로 그, ××× 말씀하시면 어떨까 싶은데요. 이제 쭉 가다가 갑자기 맨 마지막에 중국말로 하면 조금 좀.최순실: 아니, 마지막으로. 정호성: 예.최순실: 저기, 그, 중국과 한국이 젊은이들이 이제 미래를 끌고 갈 젊은이들이 앞으로 문화와 저기 인적 교류, 문화와 이, 저기, 임원 교류를 통해서 더 넓은 확대와 가까워진 나라로 발전하기를 바란다. 여러분, 여러분의 미래가 밝아지길 기원한다. 그러고 감사합니다. 이렇게 해서 쓰는 게 나을 것 같은데.정호성: 지금 선생님 말씀하신 그것들 마지막으로 이제 그렇게 중국어로 하신다고요?최순실: 어. 2013년 6월 박 대통령의 첫 중국 방문 당시 칭화(淸華)대 연설에 넣을 내용 지시. 실제 박 대통령은 지시대로 중국어 연설을 했음.최순실: 응, 그 소크라테스는 뺄까?정호성: 예. (웃음) 우리 스스로가 악법이라고 좀 하는 것 같습니다.(중략)최순실: 저기 뭐야. 그럼 아침에 다시 볼게요, 그럼. 이따 저녁에 보든지. 일단 보내드리고, 근데 그, 어저께 얘기한 그, 여태까지 민주주의를 지켜왔고, 그거에 그, 내가 그 과거 시절이나 그런 거에 대해서 그런 거를 했다는 얘기를 안 해도 돼?‘국가정보원 댓글’ 사건과 관련해 2013년 말… 최 씨가 정부의 대국민 메시지 내용을 정 전 비서관과 논의한 것으로 추정.최순실: 앞으로 그런 것이 좀 지켜질 수 있도록 국회나 그런 거를 좀 협조를 해야지. 그거 자체를 자꾸 그런 공격의 대상이나 그런 거를 삼으면 안 된다는 얘기를 좀 에둘러서 이제 공직 기강을 잡아야 될 것 같아.정호성: 예.최순실: 그런 거를 하나 넣으세요, 좀.정호성: 예, 알겠습니다.최순실: 그거를 문구를 좀 해 갖고 나중에 보내주든지 해보세요.정호성: 예, 예.최 씨가 박 대통령을 비판하는 국회에 대한 대응 방안을 담은 내용을 지시. ○ 대통령의 모호한 어법대통령: 그러니까 이제 석기시대가 끝나고 청동기시대로 넘어왔잖아요.정호성: 예, 예.대통령: 그런데 석기시대가 끝나게 된 게 돌이 없어졌기 때문에 끝난 게 아니잖아요. 정호성: 예.대통령: 그게 이제 청동기라는 그 어떤, 그 나름대로의 그 당시의 기술로 그렇게 하니까 돌보다 훨씬 좋으니까 이제 청동기시대로 넘어가버린 거잖아요, 돌이 없어서가 아니라.정호성: 예.대통령: 마찬가지로 이 석유에너지, 자원 문제라든가 또 기후변화 대응 문제라든가 이것도 지금 뭐, 그, 어떤 그 화석연료라든가 그거가 지금 그, 없어서가 아니라, 응?정호성: 예.대통령: 어떤 그, 지금은 그때보다도 더 기술도 좋고 그러니까 그 과학기술이나 어떤, 이런 걸 통해서 이제 그, 다른 에너지로 이렇게, 응? 또 한 번 도.박 대통령이 기술 발전에 따른 산업 환경 변화에 대한 메시지 작성을 주문한 것으로 추정.대통령: 여기 뭐, 예. 아주 국민들 속 터지는 것, 뭐, 그런 것, 부채 공기업 부채, 뭐.정호성: 예, 예.대통령: 이런 거 있잖아요, 또 그, 이제 다 할 필요는 없고, 불량식품 뭐, 이런 거.정호성: 예, 예.대통령: 그, 그 무기 부실, 하긴 뭐, 하여튼 저기 큰, 하여튼 특히 공공기관 방만한 운영.2013년 10월 정홍원 당시 국무총리의 대국민 담화 내용을 지시. 실제 비슷한 내용이 담화에 포함됐음. ○ 최순실, 朴대통령 일정 개입최순실: 아니, 월요일 날 대수비(대통령수석비서관회의) 있죠?최순실: 그렇게 얘기를 좀 에둘러서, 모든 그, 수석들이 이렇게 그, 저기, 그, 각 그 시설에서 오는 거를 점검해 가지고 내가 이렇게 보고 있고, 실질적으로 이렇게, 이렇게 하는 거에 대해서 그, 정확하게 해달라. 이런 대목을 하나 넣으세요.정호성: 그, 대통령님께서 보고는 안 받고 지시만 하신다고요?최순실: 내가 그, 계속 이렇게 점검해 갖고 여러분들이 이렇게 올리는 거를 계속 보고, 체크해서 이렇게 지시하고 서로가 그 문제점에 대해서 이렇게 올라온 것을… 갖고 한 거를, 하는 거를 잘 해줘서 고맙고, 내가 고렇게 지시하고 서로가 의논한 사항에 대해서 철저히 좀 해 달라. 뒷장에 이렇게 해서 뭐, 이런 이유 좀 넣고요.박 대통령이 참모들의 보고를 직접 받지 않는다는 논란이 일자 최 씨가 정 전 비서관에게 그렇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박 대통령의 발언을 준비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추정.최순실: 요번에 떠나시기 전에 대통령이 이렇게 그, 기자회견이 아니라 이임 그런 식으로 얘기한 적이 있어요?최순실: 마지막 비서관회의를 그냥 하든가, 그러면 한 번. 가시기 전에 잠깐. 국무회의를 하든가.정호성: 그, 어떤 식으로 한 번 좀 말씀하실 수 있을지 한 번 좀 논의를 해야.최순실: 확인해 보세요. 왜냐하면 이게 그, 저기 복지부 장관도 이제 새로 선임됐고, 또 차관도 있으니까 당부의 말씀을 하고는 가셔야지. 그냥 훌쩍 가는 건 아닌 것 같아, 외국만 돌아다니시는 것 같이.최순실 씨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에게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 순방 전 ‘해외에 놀러 다니는 것처럼’ 보이지 않도록 박 대통령이 대통령수석비서관회의를 열게 하라고 지시. 실제 2013년 11월 서유럽 순방 전 회의가 열렸음. 정호성: 내일 국회, 아니, 내일 그 국무총리 대국민 담화 발표가.최순실: 응, 응.정호성: 그 1안과 2안 오전 10시가 있고, 오후 2시가 있다.최순실: 오전에 하기로 했는데.정호성: 예. 그게 오전 10시에 하면 좋은데 오전 10시가 지금 국회의장하고 약간 좀 ×××되어 있는데 고거를 몇 시에 한다고 이렇게 대통령님께서 확정 주시면.최 씨가 국무총리의 대국민 담화 발표 시간을 조정. 실제 2013년 11월 28일 오전 10시 정홍원 당시 국무총리가 취임 후 첫 대국민 담화를 했음. ○ 靑비서관의 인사 개입이재만: 정 과장님.정호성: 예, 예.이재만: 그 마사회 말이야.정호성: 예, 예.이재만: 공모 거치는 게 맞고,정호성: 제일 좋은 거는 그 사람 연락처 좋고, 자기네가 그냥 연락해가지고 우리의, 자기네가 그냥 실무적으로 처리하겠다.이재만: 좋지, 제일 좋지.정호성: 그러고 아니면, 아니면, 그 다음에 일본에서 아니, 그, 그러니까.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한국마사회장 인사 절차에 개입. 통화 이후 2013년 11월 현명관 창조와혁신 상임대표가 실제 공모 절차를 거쳐 마사회장에 임명됐음. 김준일 jikim@donga.com·신나리 기자}
동아일보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8·구속 기소)의 휴대전화에 녹음된 최순실 씨(61·구속 기소) 등과의 통화 녹취 파일 28분 34초 분량 12건의 전문을 5일 확인했다. 정 전 비서관이 박근혜 대통령,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51)과 각각 나눈 통화 내용도 파일에 포함돼 있다. 파일에는 최 씨가 “이제 공직 기강을 잡아야 한다”며 정 전 비서관에게 사실상 지시하고, 독일로 추정되는 해외에서도 정 전 비서관을 통해 국정을 농단한 뚜렷한 정황이 나온다. 최 씨는 정 전 비서관과의 통화에서 “국익과 직결되는 문제라 앞으로 그런 것이 지켜질 수 있도록 국회가 좀 협조를 해야지”라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의 연설문 내용을 거론하면서 “(박 대통령을) 자꾸 공격의 대상으로 삼으면 안 된다는 얘기를 에둘러서 이제 공직 기강을 잡아야 될 것 같아. 그런 문구를 하나 넣으세요”라고 지시했다. 파일 전문 분석 결과 최 씨는 마치 대통령처럼 행동했다. 박 대통령의 공식 일정과 국무총리 대국민 담화 발표 시간을 마음대로 정하고, 정 전 비서관을 통해 대통령수석비서관 회의와 국무회의 개최 지시를 내렸다. 또 외국인투자촉진법이 통과될 경우 경제적 이득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예산 정국에서 야당에 대한 대응 방안도 제시했다. 또 최 씨는 “여기는 2시니까 내일 언제까지 올릴 수 있냐?”, “그거 다 어떻게 되는 거야?”라며 외국에서도 정 전 비서관을 통해 국정에 깊숙이 관여했다. 파일에는 정 전 비서관이 박 대통령과 통화하며 연설문 문구를 결정하는 대화가 다수 포함돼 있다. 박 대통령은 “아주 국민들 속 터지는 것, 뭐, 그런 것, 부채 공기업 부채”, “그 무기 부실, 하긴 뭐, 하여튼 저기 큰, 특히 공공기관 방만한 운영” 식으로 말을 완결 짓지 못하고 얘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 이재만 전 비서관은 정 전 비서관과 통화하며 “그 마사회 말이야. 공모 거치는 게 맞고”라며 한국마사회장 인사 절차를 논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검찰에서 넘겨받은 이 녹취 파일 12건을 분석하며 국정 농단의 실상을 확인하고 있다.신나리 journari@donga.com·김준일·장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