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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편입학원이 고려대 편입 영어 시험인 KUET(Korea University English Test) 모의고사를 19일 전국 20개 김영편입 캠퍼스에서 시행한다. KUET 모의고사는 전문 연구진들로 구성된 김영편입학원 부설 ‘김영컨텐츠연구소’가 최근 KUET 기출문제를 심층 분석해 실제 시험과 유사한 유형 및 난이도로 직접 개발한 시험. 모의고사 직후 응시생 전원에게 시험지, 해설강의를 김영편입 사이트(www.kimyoung.co.kr)를 통해 공개하며 23일에는 개인성적표 및 모의고사 관련 각종 통계자료도 제공한다. 문의 1661-7022■ 대교가 기초 영어실력부터 학교 내신 대비 능력까지 키울 수 있는 ‘눈높이영어’ C, D과정을 새롭게 출시했다. 학습자들은 2009년 개정 교육과정을 반영한 눈높이영어 C, D과정을 통해 학교 교과과정에 나오는 영문법 및 생활영어에 대한 학습이 가능하다. 문의 080-222-0909}
교육부가 내년부터 초중고교의 2월 학기를 사실상 없애는 방안을 추진 중이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부모와 교사들 사이에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교육부는 현재 학교장 재량에 따라 2월에 5일에서 2주 정도 운영되는 2월 학기를 없애거나 최소화할 방침이다. 또는 2월 학기 기간을 이른바 ‘꿈·끼 탐색 주간’(가칭)으로 대체해 학생들에게 진로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도 고려 중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부분 학교가 2월 학기에 시간 때우기 식 학사 운영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이번 조치는 비상식적인 관행을 상식적인 방식으로 맞춰 나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중학교 2학년 딸을 둔 학부모 조미현 씨는 “아이가 2월에 열흘 넘게 학교를 가면서 매일 자습하거나 잠만 잔다고 해 속이 상했다”며 “지금이라도 불필요한 관행을 개선한다니 다행”이라고 했다. 초등학교 아들을 둔 학부모 김진선 씨도 “내가 학교에 다닐 무렵 ‘자습도 수업’이란 선생님의 말을 복창하면서 시간을 낭비한 기억이 있다”면서 “그런 모습이 아직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게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다만 학부모들은 겨울방학 시작이 늦어지는 등 학사 일정에 변화가 있다면 가능한 한 빨리 고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맞벌이 부부 등 사정을 고려해 부모들이 대비할 시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학부모들과 달리 교사들은 다소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서울 A 공립중 신모 교사는 “2월에는 반 편성, 담임 결정, 교원 인사 등 굵직한 일들이 많은데 이런 일을 전부 방학 중에 나와서 하라는 건 교사들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처사”라고 말했다. 서울 B 공립고 김모 교사도 “몇 년 전과 비교해도 새 학기 준비와 관련한 교사들의 업무가 크게 늘었다”며 “행정 편의적인 발상이라 비난받더라도 최소한의 2월 학기 기간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교육부는 각종 행정 업무, 교원 인사 시기 등은 앞당겨 하면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사 편의를 위해 학사 기간을 운영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주객이 전도된 것”이라면서 “다만 현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교사들 의견은 충분히 수렴해 방침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2일 성명서를 내고 “2월 학기를 최소화한다는 교육부의 방침은 존중한다”면서도 “다만 학사 일정 등과 관련해 학교 현장에서의 2월 학기 필요성도 충분히 인정되는 만큼 개별 학교 사정 등을 고려해 유연하게 운영하는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내년부터 초중고교의 2월 학기와 봄방학이 사실상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1일 교육부에 따르면 그동안 형식적으로 운영돼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2월 학기를 없애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전국 대다수 초중고교는 2월에 5일∼2주가량 학기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교과과정을 이미 마친 상태라 자습으로 대체하는 등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2월 학사 일정이 교사만 고려한 행정 편의적 발상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겨울방학과 봄방학 사이의 2월 학기를 없애고, 하나의 겨울방학으로 통합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2월 학사 일정이 줄어드는 만큼 겨울방학은 지금보다 일주일 정도 늦게 시작된다. 교육부는 2월 학기를 없애는 방식 대신에 진로 탐색 주간으로 대체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교육부는 앞으로 공청회 등을 열어 현장 의견을 수렴한 뒤 폐지를 하든, 진로탐색주간으로 대체하든 결정해 전국 시도교육청에 지침을 내릴 계획이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대학들이 올해 입시에서 ‘어학 특기자’ 전형을 지난해에 비해 절반가량으로 줄이면서 수험생과 학부모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어학 특기자 전형은 외국어에 소질이 있는 학생들을 발굴해 재능을 길러주자는 차원에서 2001년부터 시작됐다. 일부 부유층에 유리하다는 비난이 있지만 글로벌 추세에 맞춰 꾸준히 확대돼 왔다. 하지만 교육부의 ‘2015학년도 어학 특기자 전형 모집인원 현황’에 따르면 전국 대학들의 올해 어학 특기자 선발 인원은 2544명으로 지난해 5824명의 44% 수준으로 줄었다. 특히 경희대 명지대 단국대 등은 이 전형을 폐지했고 한국외국어대는 242명에서 149명으로, 중앙대는 258명에서 35명으로 대폭 축소했다. 각 대학이 어학 특기자 전형을 축소한 것은 지난해 9월 교육부가 입시 간소화 정책을 발표하면서부터. 교육부는 각 대학에 “특기자 전형은 모집 단위 특성상 불가피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운영하라”며 “이를 어길 경우 대학에 대한 재정 지원을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학들은 불이익을 우려해 이 전형을 축소하거나 폐지했다. 당장 올해 입시를 앞둔 학부모와 학생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고3 자녀를 둔 추모 씨는 최근 서울 소재 대학 19곳을 상대로 ‘대입 전형 시행계획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추 씨는 “대입 전형 방법은 대학 자율이지만 입시를 몇 개월 앞두고 급하게 변경하면 수험생들은 어떡하느냐”고 말했다. 고3인 이모 양(18)은 “경희대 어학특기자 전형을 준비한 지 꽤 됐는데 폐지된다니 당황스럽다”며 “입시정책은 최소한 몇 년 전에 고지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교육부와 각 대학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서울 A사립대 측은 “교육부가 전형을 폐지하란 뜻을 분명히 전달한 이상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반면 교육부는 “우리는 대학에 권고만 했을 뿐”이라며 선택은 대학 몫이라는 입장이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2007년 8월 취임한 성신여대 심화진 총장이 6년 반 동안 꾸준히 강조한 것은 ‘글로벌 여성 리더 육성’. 그는 “단순히 남성과 동등한 수준에서 경쟁하는 범위를 벗어나야 한다”면서 “여성만의 경쟁력으로 남성들을 훌쩍 뛰어넘는 리더를 기르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모든 게 교육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학교. 여성 리더 육성을 위해 심 총장이 내건 슬로건이다. 교육 중심 대학으로 만들기 위해 그는 우선 ‘문화+건강복지’를 학교를 대표하는 특성화 분야로 지정했다. 이를 목적으로 교육 인프라부터 대대적으로 확충했다. “특성화 과정에서 2011년 서울에 제2캠퍼스이자 친환경캠퍼스인 운정그린캠퍼스를 개교했습니다. 또 문화예술 분야 특성화를 위해 융합문화예술대학을 신설하고, 건강복지 분야 특성화를 위해 국립의료원 간호대학을 승계해 간호대학도 새로 만들었어요.” 교육이 바로 서려면 우수한 학생을 뽑는 게 선결 조건. 이러한 측면에서 성신여대는 강력한 무기를 갖췄다. 바로 수준 높기로 유명한 입학사정관제가 그것이다. 이 학교 입학사정관들은 전원 정규직이다. 성신여대는 2009년 입학사정관제 신규 지원대학으로 선정된 이래 이듬해부터 3년 연속 선도대학으로 뽑혔다. 지난해는 입학사정관 역량강화지원사업 대상 학교로 선정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성신여대는 2011년 학군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심 총장은 “성신 학군단 출신들은 인성과 체력, 국가관에서 모두 뛰어나다”고 자랑했다. 또 “국방 분야 최고의 여성리더를 양성하겠다는 목표로 학교는 후보생 전원에게 장학금 지급, 기숙사 입소, 미국 해외연수 기회 등 최고 수준의 교육기회와 혜택을 제공한다”고 내세웠다. 성신 학군단은 2012년 국방부 전체 학생군사교육단(ROTC) 운영실태 평가에서 전 부문 A등급을 획득했다. 최근 2년 연속 115개 대학 학군단 중 전체 동계군사훈련 1위라는 놀라운 성과도 올렸다. 정부가 주도하는 대학구조개혁 열풍은 성신여대도 비켜가지 않았다. 이에 학교는 지난해부터 구조개혁 방안을 놓고 다각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심 총장은 “학내 다양한 구성원들의 의견 수렴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이에 따라 교수·학생·직원들이 공유 가능한 ‘특성화 뉴스레터’를 연초부터 제공하고 있다. 매주 수요일은 주간 보고의 날로 정하고 교무위원·미래발전위원단·수도권대학 특성화사업 준비위원단이 매주 대학구조개혁 대응 방안 및 학교 혁신 방향을 두고 열띤 논의를 벌인다. 최근 사회 문제로 불거진 청년실업 문제. 성신여대는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 심 총장은 대표적으로 지난해 겨울부터 시작한 학생 해외 장기 인턴십을 꼽았다. 그는 “외국 현지 기업에 취업하려는 학생들에게 1인당 수백만 원씩 장학금을 제공한다”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이미 해외 취업 소식이 속속 들려오는 중”이라며 웃었다. 총장은 학생들에게 살이 되는 조언 역시 잊지 않았다. “요즘 학생들은 눈에 보이는 취업문에만 들어서려고 해요. 진취적인 발상을 바탕으로 해외 취업시장의 ‘숨은 한 자리’를 공략해야죠. 학교는 글로벌 경쟁력과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춘 인재라면 끝까지 지원해 줄 겁니다.” 성신여대는 학생들의 취업경쟁력 제고를 위해 단기간 성과에 집착하지 않을 계획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보며 맞춤형 일자리가 뭔지 고민하겠다는 얘기다. 경력개발센터에서 진행하는 유형별 취업역량가이드큐브가 대표적인 사례. 심 총장은 “유형별 취업역량가이드큐브는 진로탐구형, 진로·직무역량구축형, 직무심화형, 경로전환형, 공채집중형, 취업역량강화형의 6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면서 “학생들은 기초, 입문, 심화, 3가지 영역에서의 18개 세부 프로그램을 통해 입학단계에서부터 맞춤형 취업 로드맵을 세부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2012년 9월 취임한 그의 행보는 남달랐다. 보통 총장이 취임하면 새로운 업무를 만들고 기존의 판을 갈아엎는 게 정상인데 이상하리만큼 조용했다. 처음 부임하고 6개월 동안은 현장만 차분하게 훑었다. 단과대 학장부터 계약직 직원까지 두루 만나며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숙명여대 황선혜 총장 얘기다. 황 총장은 “일단 뭔가 새로 추진하기 전에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모든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하자는 게 신념”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취임한 지 약 1년 반이 흐른 지금, 황 총장은 “이제는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처음 시작하기까진 신중하지만 한번 마음먹으면 추진력이 누구 못지않다는 황 총장. 전체적인 밑그림을 그렸으니 ‘숙대 중흥’을 목표로 색칠만 하면 된다는 그의 목소리엔 자신감이 넘쳤다. 최근 대학가는 그 어느 때보다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학령인구 감소 △지식기반사회로의 진입 △저출산·고령화 시대의 도래라는 격변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재도약을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황 총장은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집중적이고 강력한 구조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경쟁력과 내실을 동시에 갖춘 미래지향적 학제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게 바로 그 목표. 숙명여대는 내년에 창조경제 시대의 융·복합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학제 개편을 추진한다. 또 여대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통념을 완전히 뒤엎을 만한 여대 프리미엄을 가진 새로운 개념의 학과를 구상 중"이라고 귀띔했다. 숙명여대는 국내 대학 최초로 대규모 온라인 공개 강의인 MOOC캠퍼스를 최근 운영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교육역량강화 지원대학 우수사례로 뽑혔다. 모범 입학사정관제 운영대학으로는 6년 연속 뽑혔고, 외국인 유학생 유치·관리역량 인증제 평가 우수대학으로도 선정됐다. 황 총장은 “올해는 이러한 대내외적 평가를 바탕으로 대학재정 확충 및 발전기금 모금, 교육여건 개선 등에 과감하게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황 총장은 학교 발전의 핵심 과제로 교육역량 강화를 꼽았다. △수요자 중심으로 교육과정 개편 △핵심 우수인재 양성이 목표인 숙명아너스 프로그램 확대 △학제 간 연계 및 산학연계 교육과정 강화가 목적인 융·복합 교육 과정 신설 등을 바탕으로 사회가 원하는 전문가를 배출한다는 것. 또 교양과목에 원어 강의 과목을 신설하고, 온라인 콘텐츠 활용을 확대한다는 방안도 마련해 놓았다. 황 총장은 “전임교원의 강의 담당 비율을 재조정해 교육의 질도 높이겠다”고 말했다. 또 수업평가 결과를 반영해 학사관리체제를 강화하는 동시에 주력학과를 육성할 방침이다. 사회적 수요에 맞춘 학과 신설 추진, 학과 평가에 따른 학제개편까지 단행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장기적으론 미래지향적이고 경쟁력 있는 학제로 탈바꿈시킨다는 목표. 정부의 교육과정 개편 정책에 맞춰 숙명여대는 지금 특성화 정책 작업에 한창이다. 황 총장은 “새로 선정된 분야에는 우수 교원 확보, 교육과정 개편, 장학금 지원 등에 인적·물적 혜택을 집중할 계획”이라면서 “기존에 선정된 분야에 대해선 공정성과 타당성이 담보된 특성화평가시스템으로 엄격하게 평가해 계속 지원할지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서 및 직원평가 방식 개선을 바탕으로 행정서비스 향상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엔 교수 업적과 연구실적 평가를 더 세밀하고 엄격하게 다듬었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숙명여대는 한국생산성본부가 최근 발표한 국가고객만족도 사립대 부문에서 전체 4위에 올랐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서강대는 최근 큰 경사를 맞았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이 주관한 ‘올해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Korea’s Most Admired Companies)’ 조사에서 종합대학(사립) 부문 1위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KMAC는 전국 사립 종합대학을 대상으로 13개 지표로 평가했다. 이 중 서강대는 10개 항목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인재 육성 및 교육에 대한 투자 지표 △사회 공헌 △고객 만족 및 신뢰도 등에선 가장 존경받는 대학으로 뽑혔다. 유기풍 서강대 총장은 “학교가 기존 대학 교육 패러다임의 틀을 깨고자 학교 관계자 모두 혁신에 나선 노력이 인정을 받았다”면서 “이 결과에 안주하지 않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제적인 명문대학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 총장이 생각하는 재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는 뭘까. 그는 “대학 재정 수입구조에 있어서의 혁신적인 변화”라고 주저 없이 말했다. 미국의 사학 명문인 스탠퍼드대 등 유수의 학교들은 재정의 30∼40%를 교수연구 결과와 산학협력 라이선싱 등으로 충당한다. 이러한 대학들이 등록금에 의존하는 비중은 30% 미만. 유 총장은 “해외 유명 명문대들은 대학의 기능이 기업가를 양성하는 정도에서 나아가 직접 직업을 창출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고 강조했다. 이와 달리 국내 대학들은 아직 재정의 대부분을 등록금에 의존하는 실정. 기업가 양성 수준에서 걸음마 단계인 셈이다. 하지만 서강대는 연구역량을 키워 연구비를 많이 수주하고, 연구개발이 바탕이 된 산학협력으로 특허를 획득하도록 일찍부터 교수들을 독려했다. 기업가 정신에 바탕을 둔 대학으로 나아가기 위해 인프라 구축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그 과정에서 ‘서강미래기술연구원(SIAT)’을 만들어 학문 간 고립성을 깼고, 국내 대학 중 처음으로 ‘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라는 창업투자회사를 만들어 창업 활성화 기반도 마련했다. 유 총장은 “나 역시 2009년 서강대 산학부총장을 맡으면서 창업을 경험했다”고 했다. 그는 “당시 ‘초임계 이산화탄소 유체 추출법’이란 특허로 염분, 열량이 적은 ‘서강라면’, 항암 효과를 높인 ‘서강 홍삼정’을 만들었다. 이러한 경험이 지금의 학교 발전 방향을 이해하고 수립해 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정부가 대학 구조조정의 고삐를 본격적으로 조이고 있는 지금, 서강대는 어떤 특성화 정책을 준비하고 있을까. 유 총장은 “우선 중장기적으론 대학, 산업, 지역이 연계된 기업가형 대학으로 특성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학의 연구 결과가 실험실 수준을 넘어 사업화까지 나아가고, 또 교육·연구에 재투자되는 선순환 구조로 만든다는 얘기다. 그는 또 “이를 달성하기 위해 창조적 양방향 교육 정책으로 융합형 인재 양성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대표적인 양방향 교육 정책이 학부에서는 제한 없는 다전공제도와 학생설계전공제도 둘 다 국내 최초로 시행되고 있다. 스타트업 연계 전공 신설과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설립 역시 그러한 차원에서 추진되는 과제들이다. 또 학교는 기업가형 대학 특성화 정책에 맞춰 관련 인프라도 체계적으로 갖춰 나가고 있다. 유 총장은 “기업가 정신을 연구하고 그 연구 결과를 상용화하기 위해 SIAT, 기술지주회사 등을 운영하는 게 대표적인 사례”라고 꼽았다. 전공 분야를 초월한 융합을 통해 반도체, 의료기기, 소프트웨어 분야 등에선 이미 대형 과제를 많이 수주하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얻었다는 설명이다. 유 총장은 마지막으로 학교의 경쟁력으로 국제화 수준을 들었다. “우리 학교는 외국의 유수 명문대와 학술 교류는 물론이고 문화, 스포츠 등에서도 폭넓은 교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국제화 선도 대학인 셈이죠.”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고려대 김병철 총장은 지금 시대에 가장 중요한 대학의 목표로 “지혜로운 인재 양성”을 꼽았다. 전문성과 창의성이 가장 중요한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단순 생존 차원에서만 아닌 업무 경쟁력을 높이는 측면에서도 지혜가 으뜸 되는 덕목이란 얘기다. 그는 “지식이 있는 사람은 본인의 그릇만 채우지만, 지혜로운 리더는 신지식을 창조해 여러 사람들의 그릇까지 동시에 채울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먼 미래를 내다보고 학교 장기발전을 위한 기반 마련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그 기반은 어디에서 올까. 일단 최고의 교수진 확보가 중요하다는 것. 총장 취임 이후 그가 국내외에서 우수 교원들을 매년 100여 명씩 초빙한 이유다. 최첨단 교육연구 인프라 확충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 고려대는 최근 약학대학 연구 실험동, 미디어관, 의과대학 본관, CJ 법학관, 의생명공학연구원, 우정간호학관, 안암글로벌하우스, 현대자동차 경영관, 안산병원 본관(증축), 문숙의학관 등을 준공했다. 김 총장은 “하나과학관과 미래공학관은 올해 내 들어설 예정”이라며 “세종시에는 ‘창조 캠퍼스’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그는 또 “학교가 안정적인 기반을 다지려면 학교발전기금 모금도 중요하다”고 했다. 이러한 생각을 실천하기 위해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며 기부금을 모았다. 이렇게 모은 기부금이 최근 3년 동안 약 1230억 원에 달한다. 이는 국내 종합대학 중 가장 많은 수준이다. 고려대는 최근 국내외적으로 뛰어난 성과를 거뒀다.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우수 논문 수는 최근 4년 동안 84% 증가했고, 교육부가 추진 중인 BK21 플러스 사업에선 26개가 선정돼 전국 최다 사업단을 배출했다. 보건복지부의 연구중심병원 사업에서도 참여기관 중 유일하게 2개 병원(안암, 구로병원)이 선정됐다. 대학들은 지금 교육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도입 중이다. 고려대가 비중 있게 추진하는 역량 강화 방안은 뭘까. 김 총장은 “유니버시티 플러스(University Plus)라는 새로운 교양교육 프로그램을 내세우고 싶다”며 “세계적인 석학 및 각 분야의 명사, 전문가들 초청 강좌인데 학생들의 창의성, 균형감각은 물론이고 따뜻한 감성과 품위까지 길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 꼽은 역량 강화방안은 수업 및 교수학습 관련 제도 정비. 기존의 연계전공을 확대·개편해 ‘융합전공’ 제도를 마련하고, 학생이 계획하고 교수의 지도를 거쳐 이수하는 ‘학생설계전공’을 신설한 것도 제도 정비 과정에서 이뤄졌다. 김 총장은 “학생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공부할 수 있도록 재수강 제도와 취득학점 포기제도 등도 강화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여학생 학습권 보장 차원에서 임신·출산·육아 휴학을 허용하고, 기업가 정신을 높이기 위해 창업휴학도 가능하게 만들었다. 고려대는 특성화 방향을 선정하면서 일찌감치 두 가지를 내세웠다. ‘국제화’와 ‘학문별 경쟁력 강화’가 그것. 김 총장은 “국제화는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교육 서비스 제공이 1차적인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우선 외국인 입학업무를 국제처로 이관해 입학에서 졸업까지 일원화한 시스템을 마련했다. 또 국제처 산하에 외국인 학생 도우미 프로그램을 만들어 외국인 재학생들이 학교생활과 학업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고려대는 학문별 경쟁력 강화는 대학별, 학문별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추진 중이다. 김 총장은 “개방성 및 전문성 강화를 목표로 학연교수제도(교수와 연구원 직위를 모두 유지할 수 있는 이중소속제도)를 도입했다”며 “학문별 성장의 디딤돌이 될 수 있는 국책 연구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이 6월 교육감선거에서 곽노현 전 교육감 등 전임자들이 추진한 서울 혁신학교를 폐지하는 공약을 내기로 했다. 문 교육감은 대신 그가 추진 중인 행복학교에 혁신학교의 일부 장점을 흡수한 새로운 학교 모델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혁신학교는 교사들에게 학생 평가 자율권을 주고, 맞춤형 교육을 추구하는 학교 모델. 하지만 서울형 혁신학교(67곳)의 경우 학교당 매년 1억∼1억5000만 원을 지원받아 다른 학교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논란이 됐다. 또 학업 성취도는 오히려 뒤처진다는 지적도 받았다. 이 때문에 문 교육감은 선거 공약으로 혁신학교 신규 지정은 물론이고 재지정도 하지 않는 방안을 제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학교는 지정 기한이 끝나기 6개월 전까지 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처음 지정된 23개교에 대한 평가 결과는 올해 8월까지 나온다. 나머지 학교는 지정 시기에 따라 순차적으로 결과가 통보된다. 문 교육감은 재선에 당선될 경우 혁신학교의 학교업무행정보조사 인건비, 시설비 등부터 전액 삭감할 계획이다. 결과적으론 혁신학교의 일부 시스템만 문 교육감이 추진 중인 행복학교로 가져오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행복학교는 과학, 미술, 음악 등 특성화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교육과정 거점학교. 문 교육감은 여기에 ‘중1 진로탐색 집중학년제’(중학교 1학년 1년 동안 진로탐색 분야를 학습하는 프로그램)까지 더해 돈 안 드는 통합형 학교 모델을 제시하겠다는 구상이다. 혁신학교는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 등 진보 교육감들이 내세운 대표적인 진보 교육 정책으로 최근 서울시교육감 진보 진영 단일후보로 추대된 조희연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도 혁신학교 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아이는 컴퓨터 게임에 빠져 지냈다. 처음엔 ‘괜찮겠지’란 생각을 했다. 산만하던 아이가 게임만 시작하면 집중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편으론 다행이란 생각까지 했다. 게임에 빠지면 몇 시간이고 그냥 두면 되니 맞벌이하는 입장에서 편한 면도 있었다. 6개월쯤 됐을까. 초등학교 5학년인 아이의 말투가 변했다. 평소 나이에 비해 논리적으로 얘기하는 편이었던 아이가 두서없이 말하기 시작했다. 알 수 없는 비속어나 욕설도 내뱉었다. 말투 역시 공격적으로 변했다. 학부모인 유지혜(가명·39) 씨는 이로 인해 요즘 고민이 깊다. 온라인게임 채팅방에서 자주 쓰던 ‘나쁜 말’을 이젠 일상생활에서도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기 시작한 아이. 게임은 못하게 했지만 입에서 쏟아내는 이 나쁜 말은 대체 어떻게 정리할까. 강용 한국심리상담센터 원장은 “단순하게 접근하는 게 좋다. 인터넷 사용을 억지로 막지 말고 일단 온라인상에도 좋은 말이 있다는 것부터 보여주라”고 조언했다. 그러기 위해선 부모가 아이와 함께 개방된 공간에서 온라인 활동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 생산적인 커뮤니티에 함께 가입해 활동을 해보는 것이 대표적인 방법이다. 건전한 취미 활동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카페 활동 등을 하면서 아이를 계속 지켜보고 실시간으로 조언도 해주란 얘기다. 부모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아이가 인터넷상에 좋은 댓글을 달도록 지속적으로 유도하는 방법도 좋다. 강 원장은 “이런 방법들은 다소 인위적이고 유치해 보이지만 처음엔 이렇게라도 아이를 직접 관리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이의 대화 내용을 녹음해 직접 아이에게 들려주는 방법도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양명희 동덕여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초등학생 때는 아직 자신의 언어 습관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단계”라면서 “일단 자기 스스로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 듣고 느끼고 점검하는 기회를 제공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상생활에서까지 온라인상 나쁜 말을 하는 단계에 들어섰다면 이미 아이의 말은 경고 수준으로 오염됐을 가능성이 크다. 심리적으로 공격성 충동성 저항성 등도 평균 이상이라고 보면 된다. 박인기 경인교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일단 언어를 순화하려면 나쁜 말로 분출하는 공격 성향부터 건전한 방식으로 전환시켜줘야 한다”면서 “스포츠, 여행 등이 대표적인 방식”이라고 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전국 고교 1∼3학년을 대상으로 치러진 3월 모의평가 결과 발표가 얼마 남지 않았다. 고교생 132만여 명이 치른 이 시험은 전국단위로 시행된 올해 첫 학력평가다. 1학년은 이 시험이 고교 진학 후 처음 보는 전국단위 시험이라 결과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2학년 역시 입시전략을 본격적으로 고민하게 될 시점이라 결과가 중요하다. 가장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이들은 3학년. 3월 모의평가 결과가 본격적인 입시 체제에 들어간 이들에게 수시지원 대학을 파악하고, 대학수학능력시험 최저학력 기준을 확인하는 의미 있는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고3들은 3월 평가 결과를 통해 그동안 준비한 과정을 점검하고 지원 가능한 대학을 좁혀야 한다”고 말했다. 입시전문가들은 일단 모의평가 결과를 받으면 과목마다 꼼꼼하고 냉정하게 결과를 분석하라고 조언했다. 틀린 문제가 있다면 단순히 배점 확인 수준에 그치는 게 아니라 관련 영역이나 배경까지 공부해 취약점을 파악하고 보완하는 기회로 삼으라는 것이다. 등급을 볼 때는 재수생을 염두에 두고 자신의 수능 과목별 등급 유지 및 상승 전략을 짜야 한다. 재수생이 응시하는 전국단위 모의평가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6월과 9월 평가밖에 없다. 3월 모의평가에는 재수생들이 응시하지 않았다. 최근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재수생 강세는 점차 심화되는 분위기다. 실제 최근 수능에서 국어의 경우 전국 4%인 1등급 학생 중 재수생이 차지하는 비중은 30.7%(2010학년도)→34.2%(2011학년도)→36.8%(2012학년도)→38.4%(2013학년도)로 꾸준히 늘었다. 수학 영어 등 다른 과목도 마찬가지다. 수능 2등급 이내로 범위를 넓혀도 재수생의 강세는 눈에 띈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재수생을 고려하면 3월 모의평가에서 국어는 2.5%, 영어는 2.3%, 수학은 2.2% 안에 들어야 실제 수능에서 1등급 받은 수준으로 기대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3월 모의평가는 서울시교육청이 주관한 시험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실제 수능과는 경향이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지나치게 문제 하나하나에 집착하기보다는 출제 의도 파악, 시간 배분 등은 잘했는지 다시 한번 점검하면서 실전 전략 수립의 바탕으로 삼으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서울 관악구가 서울 시내 25개 구 가운데 가출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으로 나타났다. 이는 동아일보가 여성가족부, KT와 함께 지난해 9∼11월 ‘1388 청소년 헬프콜’로 걸려온 청소년(9∼24세·청소년기본법 기준)들의 전화 발신지를 추적해 분석한 결과다. 이 기간 헬프콜로 걸려온 청소년들의 전화는 전국적으로 15만여 통. 이 가운데 서울에서 걸려온 가출 관련 청소년들의 전화는 2만8000여 통이었다. 전화의 발신지를 분석한 결과 관악구가 낮 11.5%, 저녁 12.5%로 모두 비율이 가장 높았다. 낮·저녁 시간대에 가장 적은 은평구, 성동구보다 각각 10배가량 높은 수치. 관악구의 경우 낮에는 봉천동, 신림동에서의 발신 비율이 비슷했지만 저녁에는 유흥가가 밀집한 신림동으로 쏠리는 현상을 보였다. 관악구 신림동 지역에 가출 청소년들이 많이 몰리는 것은 이 일대에 술집, 모텔, 고시원 등이 몰려 있는 데다 강남역, 압구정동 등에 비해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이번 분석에서는 4년(2010∼2013년) 동안 전국 가출 관련 긴급구조 현황도 살펴봤다. 긴급구조는 헬프콜 상담 도중 해당 청소년이 위급한 상황에 처했을 때 출동하는 경우다. 긴급구조 횟수는 여름철인 8월(1392회)과 7월(1340회)에 많았고 2월(809회)에 가장 적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지난해 말 아버지의 상습적인 구타를 피해 가출한 이소연(가명·16) 양은 ‘가출팸(가출과 패밀리의 합성어로 가출한 아이들 무리)’과 함께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일대를 떠돌며 생활하고 있다. 이 양은 “이 동네에 오면 값싸게 잘 곳도 많고 비슷한 처지의 친구도 많다”며 “친구들도 있고 놀 곳도 많아 집에 가고 싶던 마음까지 사라진다”고 말했다. 》○ 신림동은 가출 청소년 집합소 경찰청이 발표한 ‘실종아동·가출인 접수 현황’에 따르면 가출 청소년은 지난해에만 2만 명을 훌쩍 넘었다. 이렇게 집을 나온 청소년들은 유해환경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여성가족부가 가출 청소년을 대상으로 조사한 ‘청소년 유해환경 접촉 실태조사’에선 성매매업소 등 유해업소에서 일해 본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가 40%에 달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정부정책은 소극적인 사후 지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일단 가출 청소년 현황 파악이 제대로 돼 있지 않다 보니 선제적 예방적 대책 마련 자체가 어렵다. 동아일보와 여성가족부는 정확한 실태 파악이 효과적인 제도를 만든다는 취지로 함께 ‘가출 청소년 빅데이터’를 분석했다. 3개월 동안 서울에서의 가출 상담 헬프콜 비율을 구별로 살펴본 결과, 관악구는 낮(정오∼오후 3시)과 저녁(오후 6∼9시) 모두 각각 11.5%, 12.5%로 가장 높았다. 헬프콜은 청소년들이 고민 상담을 하고, 가출 폭력 등 위기 상황 시 도움까지 요청할 수 있는 채널이다. 관악구의 헬프콜 비율을 동별로 분석한 결과 낮에는 신림동(53.5%)과 봉천동(44.2%)이 비슷했지만 저녁에는 신림동(88.9%)이 봉천동(4.4%)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신림청소년쉼터 관계자는 “가출 청소년들이 낮에는 봉천동의 학교 인근, 모텔, PC방 등까지 광범위하게 퍼져 있지만 해가 지면 신림역 주변 유흥가, 신림초등학교 주변 빌라촌 등으로 몰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관악구에 가출 청소년들이 집중되는 가장 큰 이유는 모텔, 원룸, 찜질방 등 잘 곳이 많아서다. 중구와 영등포구 등 청소년 인구 대비 헬프콜 발신 비율이 높은 다른 지역 역시 모두 비교적 저렴한 숙박업소들이 유흥가에 밀집돼 있다는 점에서 닮았다. 돈벌이가 비교적 쉽다는 점도 가출 청소년들을 유혹하는 요소다. 지난해 여름 집을 나와 종로, 신천역 부근을 전전하다 신림역 부근에 자리를 잡았다는 김영식(가명·15) 군은 “신림동에선 ‘알바(아르바이트생)’ 뽑을 때 신분증 검사를 안 해서 좋다”고 말했다. 김 군은 매달 70만 원 정도 드는 고시원 방값 및 생활비 마련을 위해 주유소, 패스트푸드 가게, 고깃집 등을 돌며 아르바이트를 했다. 여자아이들의 경우 신림동을 근거로 ‘조건만남’을 하기도 한다. 이곳에 많은 PC방이 탈선의 장소로 변하기도 한다.○ 빅데이터로 가출 청소년 구조 현재 정부가 진행하는 대표적인 가출 청소년 선도활동은 ‘아웃리치(out reach)’. 직접 인력을 거리로 투입해 청소년 상담 지원, 범죄 예방 등을 하는 방식인데 효과가 괜찮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데 아웃리치에 나서는 시간과 장소가 정교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현재 아웃리치가 집중되는 기간은 5월과 10월. 하지만 가출 관련 헬프콜에서의 긴급구조 현황(2010∼2013년)을 조사한 결과, 연중 긴급구조는 7∼9월에 가장 많았다. 박성원 서울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위기개입팀장은 “새 학기 학교생활에 적응을 못한 아이들이 뛰쳐나가고 싶은 충동을 가장 많이 느낄 때가 7월”이라고 했다. 김미영(가명·15) 양은 “여름엔 밤에 춥지 않아 거리에서 술 마시고 놀기에 좋아 가출하기 편하다”고 말했다. 아웃리치 요일과 시간대도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는 특별한 기준 없이 일주일에 2회, 오후 5∼10시에 아웃리치를 집중한다. 권용현 여성가족부 청소년가족정책실장은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반영해 월 목요일 오전 9∼11시, 오후 9시∼밤 12시 무렵에 인력을 집중 투입해야 한다”고 했다. 이럴 경우 현재보다 효과가 2, 3배는 클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부는 앞으로도 빅데이터를 더욱 광범위하게 활용해 가출 청소년 구조에 나선다는 구상을 세웠다. 우선 각 부처 관련 기관들이 실시간으로 수집한 정보에 청소년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배출한 정보를 더해 위기경보가 가능한 실시간 예측 정보시스템을 만든다. 15억 원가량 예산을 투입해 위기경보 발생 시 인력을 집중 투입하는 시스템도 갖추기로 했다. 중·장기적으론 전국 단위 ‘위기청소년 맵(map)’을 만들어 분 단위로 실시간 가출 청소년 현황을 들여다볼 계획이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교육부가 성범죄를 저지른 교수를 교단에서 사실상 퇴출시킬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16일 “현행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대상을 대학까지 확대하는 법 개정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현행법은 성범죄로 실형 또는 치료감호를 선고받은 사람은 형 또는 치료감호 집행이 끝난 날로부터 10년 동안 유치원이나 초중고교, 학원 등에 취업할 수 없다. 교육부의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충남 공주대에서 제자를 성추행해 벌금형을 선고받은 교수가 올해 새 학기 전공과목 강의를 하면서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표정에선 자신감과 긴장이 동시에 묻어났다. 인성과 실력을 겸비한 인재로 키우기에 최고의 조건을 갖췄다는 발언에선 자신감이 넘쳤다. 한편으론 “첫발을 떼는 느낌”이라면서 7년 만에 학부 신입생을 다시 뽑는 심정을 전할 땐 살짝 떨린다고 했다. 주천기 가톨릭대 의과대학장(58)을 최근 서울 서초구 반포동 가톨릭대 성의회관 7층 학장실에서 만났다. 주 학장은 “가톨릭대 의대는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갖췄다. 거기에 맞춤형 교육과정, 든든한 동문도 자랑이다. 기분 좋게 설렌다”며 웃었다.○ 교수 임용 비율, 경쟁 의대 압도 최근 가톨릭대 의대는 의예과 신입생 65명을 선발하는 2015학년도 모집요강을 발표했다. 2009년부터 의학전문대학원 체제로 운영하다 다시 의과대학으로 전환하는 새로운 시작인 셈. 그런데도 입시가는 벌써부터 술렁거린다. 이유가 뭘까. 주 학장은 먼저 “다른 대학보다 월등히 앞선 인프라”를 강조했다. 가톨릭대는 서울 강남 한복판에 위치한 서울성모병원을 포함해 전국 8개의 부속병원에 5700여 개의 병상을 보유하고 있다. 모두 국내 최대 규모. 가톨릭대는 의전원 체제 전환 전에도 이미 수험생들이 ‘명분의 서울대’냐 ‘실리의 가톨릭대’냐를 놓고 고민할 만큼 선호도가 높았다. 주 학장은 “특히 요즘 학생들은 경력·실력을 기르기에 좋은 환경인 종합병원을 선호한다. 8개 부속병원 모두 종합병원 규모인 가톨릭대에 수험생들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런 얘기는 허언(虛言)이 아니다. 가톨릭대 의대 졸업생 중 학교 수련의가 되는 비율은 100%에 가깝다. 최근 15년 통계를 보면 교수진으로 임용된 비율이 39%. 주 학장은 “보통 다른 유명 의대에서도 교수 임용 비율이 10%를 넘지 못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말 그대로 기회의 천국인 셈”이라고 말했다. 교육 역량에 대한 자랑도 빼놓지 않았다. 일단 교수 수가 전국 의대 가운데 가장 많다. 166명으로 이뤄진 자문교수들이 학부 때부터 1 대 1로 학생들을 멘토링하기에 그물망 교육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가톨릭대 의대는 내년에 입학하는 신입생 전원에게 등록금 전액을 장학금으로 지급한다. 의대로 복귀하면서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는 의미에서 제공하는 파격적인 혜택이다. 각계각층에 포진한 5000여 명의 의대 동문도 무시할 수 없다. 주 학장은 “각막 이식(1966년), 신장 이식(1969년) 등을 국내에서 최초로 성공한 대학이 가톨릭대”라면서 “현재 국내 의료계 성장을 선두에서 이끄는 상당수가 동문”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인성 갖춘 진정한 의사 양성 서울성모병원 안과 센터장을 역임한 주 학장은 국내 안과계의 거두다. 국내 최초로 안구 기초 연구소를 개설한 주인공도 그였다. 그런 그가 생각하는 ‘전정한 의사’란 어떤 모습일까. 주 학장은 “부끄럽지만 최근에 생각이 바뀌었다”고 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그에게 진정한 의사는 실력이 최고인 의사와 동의어였다. “나에게 수술 받은 환자들은 가장 좋은 혜택을 받았다고 느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강했어요. 그래서 후배들도 매우 엄격하게 교육했죠.” 하지만 이젠 제자들에게 인성과 배려부터 강조한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야말로 윤리적으로 가장 성숙해야 할 직군이잖아요. 인성이 부족한 의사는 언제 양심을 팔지, 또 유혹에 흔들릴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여기서 또 자연스럽게 학교 자랑이 이어졌다. 가톨릭대야말로 ‘인성 교육의 메카’라는 얘기다. 그는 “천주교의 인간존중 정신을 바탕으로 설립된 학교인 만큼 교육과정 역시 인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강조했다. 학교는 학생들이 의대에 입학하면 최소 1년 동안 ‘옴니버스 교육과정’으로 철학과 인문학을 집중적으로 가르친다. 매주 수요일은 아예 인문학의 날로 정했다. 다른 대학보다 3배 이상 의무 봉사활동 시간이 많고 공동체 훈련을 하는 이유도 인성 배양을 위해서다. 그는 “아픈 사람은 신분 고하를 막론하고 차별 없이 가장 좋은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저렴한 비용으로 최고의 혜택을 누리는 건 환자의 기본 권리이기도 하잖아요. 학교가 실력에 인성까지 완벽한 의사를 기르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는 이유죠.”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교육부가 시간선택제 교사 채용 정책을 발표한 지 채 네 달도 안 돼 정책을 철회했다. 사전에 충분한 여론 수렴도 하지 않은 채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 무리하게 졸속 발표한 결과다. 교육부 내부에서조차 “태생부터 부실한 정책을 싸고돌다 상처만 안게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해 11월 ‘시간선택제 일자리 활성화 추진 계획’의 일환으로 시간선택제 신규 교사 채용과 정규직 교사의 시간제 전환 정책을 발표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인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각 부처 정책의 일환이다. 며칠 뒤 교육부는 시간선택제 교사 채용 근거를 마련한 교육공무원 임용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또 올해 2학기부터는 별도 임용시험을 치러 시간선택제 교사를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교육계는 반발했다. 교원 임용 제도는 교육 커리큘럼, 학령인구 변화, 전일제 교원과의 관계 등까지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 하지만 교육부는 이러한 의견에 귀를 닫았고, 지켜야 할 절차조차 지키지 않았다. 정책 발표 전에 했어야 할 공청회는 열리지 않았고, 현장 의견 수렴 절차도 없었다. 뒤늦게 관련 연구 용역을 맡겼지만 연구 결과는 올해 1월이 돼서야 발표됐다. 정책 설계 전에 했어야 할 연구 용역이었다. 교사들은 물론이고 교원단체, 예비교사들까지 “청년 고용 효과도 미미하고, 교육적으로 문제가 우려되는 시간선택제 교사 제도에 반대한다”며 반발이 커지자 교육부는 뒤늦게야 여론 수렴에 나섰다. 결국 정책 발표 석 달여가 지난 7일 교육부는 ‘정규직 시간선택제 교사제도 도입·운영계획’에서 우선 기존 전일제 교사만 시간선택제로 전환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현직 교사가 육아, 가족 병간호, 학업을 이유로 시간선택제로 전환을 신청하면 심사를 거쳐 시도교육감이 전환을 결정한다는 내용이다. 쟁점이던 시간선택제 교사 신규 채용과 관련해선 “관계 부처와 협의를 하고 교육계로부터 충분한 의견을 수렴한 뒤 다시 결정하겠다”며 논의를 미뤘다. 하지만 교육계는 여전히 정부를 의심의 눈초리로 보고 있다. 아직 끝나지 않은 휴화산인 셈이다. 기자는 이번 해프닝이 교육부가 제도를 국민과 교육계를 위해서가 아니라 박 대통령을 위해 만들었기 때문에 벌어졌다고 생각한다. 국민과 교육계를 먼저 생각해서 만든 제도라면 그들의 주장이 옳든 그르든 사전에 듣고 파악하는 과정을 안 거칠 수 없기 때문이다. 교육부의 이번 졸속 정책 추진은 대통령이 좋아할 정책을 먼저 만들고, 국민에게 ‘따르라’고 하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신진우·정책사회부 niceshin@donga.com}

4.6%. 지난해 두 차례 실시된 한양대 모의 논술고사에 응시한 지방 고교생 비율이다. 수도권 고교생은 682명인 반면 지방 고교생은 33명에 불과했다. 올해는 어떨까. 15일 실시되는 모의 논술고사에 응시한 지방 고교생 비율은 35.7%. 지난해와 비교해 8배 가까이 되는 수준이다. 5일 오전 학교 홈페이지에서 접수를 받은 지 40분 만에 941명이 신청해 정원을 꽉 채웠다. 변화를 이끈 비결은 간단하다. 국내 대학 최초로 ‘온라인’으로 모의 논술고사를 실시하기 때문이다. 응시생은 오전 9시부터 밤 12시까지 자신이 원하는 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해 계열에 맞춰 시험을 골라 응시하면 된다. 답안은 컴퓨터로 작성하며, 고사 시작 75분 뒤에 자동으로 시험이 종료된다. 수리 논술의 경우, 키보드 작성이 힘들기에 응시생은 답안 양식을 출력해 수기로 작성한 뒤 답안을 촬영해 파일로 제출하면 된다. 이후 채점 및 결과 발표 등도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지난해까지 학생들은 모의 논술고사를 치르기 위해 해당 학교로 고사 시간에 맞춰 찾아가야 했다. 대학들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지방 학생들은 시·공간상 제약으로 가기 힘들었던 게 사실. 대학마다 고사 일자가 달라 오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한양대가 온라인 고사로 눈을 돌린 이유는 그래서다. 배영찬 한양대 입학처장은 “지방 고교생들은 서울에 살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차별 아닌 차별을 당했다”면서 “온라인 논술은 수요자 중심 스마트 입시의 첫걸음”이라고 밝혔다. 온라인 고사로 기대되는 또 다른 효과는 사교육 비용 절감.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온라인 시험 특성상 학교 측은 세 차례에 걸쳐 3000여 명의 응시생을 받을 예정이다. 지난해는 두 차례 시험에 715명이 응시했다. 학교 측은 온라인 논술에 대한 응시생들의 반응이 뜨거운 만큼 응시 인원을 더 늘리기로 했다. 또 모의 논술을 보지 못한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문제를 입학처 홈페이지에 공개하기로 했다. 수험생은 각자 응시한 뒤 공지된 평가 기준과 예시 답안으로 혼자 채점하면 된다. 배 처장은 “더 많은 학생이 시험을 볼 수 있게 되고, 또 자기 주도적인 논술 학습이 가능해진 만큼 사교육 의존도가 크게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양대는 15일에 이어 6월과 8월에도 시험을 실시한다. 현재 해외에 거주해 고사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수험생을 위해 ‘재외국민 온라인 모의필답고사’(6월) 및 ‘편입 온라인 모의필답고사’(10월)를 치른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우리나라 대학의 양적 성장은 세계 어디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급격하게 진행됐다. 국민들의 높은 고등교육 수요와 허술한 대학 설립 요건이 맞물린 결과다. 대학을 세우기만 하면 학생이 저절로 몰렸고, 이는 등록금 수입으로 직결됐기 때문에 대학들은 마구 몸집을 불렸다. 특성화나 학과 경쟁력을 따질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이제 대학의 무사안일과 고등교육 정책 실패는 급격한 대학 구조조정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 잡화점이 된 국내 대학 우리나라는 전후 국가 복구 과정에서 부족한 교육 예산으로 인해 초중고교는 물론 대학도 사립 위주로 설립됐다. 꾸준히 늘어나던 사립대는 문민정부 시절 도입된 대학설립 준칙주의와 대학 정원 자율화 정책으로 폭발적으로 급증했다. 일정한 요건만 갖추면 대학 설립을 허가하는 준칙주의가 도입된 1996년 대학 설립 신청은 62건, 이듬해인 1997년에는 55건이나 쏟아졌다. 당시 외환위기 칼바람 속에서도 대학 설립 신청은 1998년 17건, 1999건 12건, 2000년 14건이나 됐다. 당시 대학 정책을 담당했던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을 폼도 나고 돈도 불릴 투자처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일단 대학을 세우기만 하면 돈이 된다고 하니 설립 신청부터 해놓고 보자는 식이었다”고 말했다. 이런 대학은 대부분 종합대를 지향했다. 학과를 많이 만들수록 정원이 늘어나고, 그만큼 등록금 수입이 많아지는 구조 탓이다. 특히 이공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학과 신설 비용이 적게 드는 인문, 사회계열 학과를 양산했다. 정부가 지원하는 고등교육 재정이 열악하고, 외국처럼 기부금이나 재단 지원금이 많지 않은 탓에 우리 대학들의 등록금 의존율은 기형적으로 높다. 사립대의 경우 2013년 현재 66.6%. 국가 예산 중 고등교육재정 비율은 0.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1%에 크게 못 미친다. 전체 대학 재정에서 정부 지원금액이 차지하는 비율도 20.7%로 낮다. 이 때문에 대학의 수입은 고스란히 학생수에 따라 좌우된다. 대학가에서는 입학 정원 1000명을 ‘손익 분기점’이라고 부를 정도다. ○ 번번이 실패한 구조개혁 몸집만 커지고 경쟁력은 없는 대학이 늘어나면서 대학 생태계는 엉망이 됐다. 그래서 과거 정부도 여러 가지 대학구조개혁 방안을 내놓았다. 국민의 정부는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사태를 계기로 국립대 통폐합 및 학과 교환 등을 추진했다. 참여정부는 지방대 정원미달 사태가 심각해지자 구조개혁 선도대학 사업을 추진했다. 국립대는 유사 중복학과를 통폐합해 정원을 강제로 줄이고, 사립대는 대학 간 통폐합을 유도하는 정책을 내놓았다. 이명박 정부는 대학구조개혁위원회를 만들고 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제도를 도입해 상시적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하지만 대학 및 정원 감축 실적은 미미하다. 일례로 2004년 교육부는 “2009년까지 대학 통폐합을 통해 87개 대학을 정리한다. 국립대 1만2000명, 사립대 8만3000명의 입학 정원을 줄인다”고 예고했지만 공염불로 끝났다. 이는 대학이 몸집을 불릴 때와 마찬가지로, 정부도 대학의 특성을 고민하지 않고 몸집 줄이기에 급급한 정책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 대학 특성 고려한 구조조정 이뤄져야 최근 교육부가 9년간 16만 명을 감축하겠다는 대학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하자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단순한 대학 규모의 축소에 그쳐서는 안 되고 대학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는 성명을 냈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학에 대한 질적 평가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교육부가 감축 규모만 밝히고, 정작 중요한 평가 방식 및 지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지 못한 것도 질적 평가가 그만큼 어렵다는 방증이다. 그간 교육부는 대학교육역량강화사업 같은 각종 학부 재정지원 사업을 시행해왔으나 개별 학과나 사업단에 대한 지원 성격이 강해서 대학 전반을 관통하는 특성화를 유도하지 못했다. 교육부 대학구조개혁 전략의 밑그림을 그린 ‘대학구조개혁 정책연구팀’ 관계자는 “기존 대학평가는 대학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획일적으로 이뤄져서 구조개혁 효과가 미흡했다. 각종 평가와 인증 제도를 유기적으로 연계하고, 대학 특성에 맞는 정성 평가를 보완해야 한다”고 밝혔다. 호주의 경우 2008년 ‘다양성 및 구조조정 기금’을 운영해 전공 특성화와 다양화, 지역사회 및 산업체와의 유기적 관계 등을 바탕으로 지원을 늘리면서 대학의 특성화가 활발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의 한 사립대 기획처장은 “우리나라 대학은 총장 임기가 짧아 가뜩이나 중장기 비전을 세우기 어려운데,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구조개혁 방향마저 오락가락하면 대학들이 복지부동할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가 먼저 대학의 규모와 특성을 감안한 중장기 구조개혁 방향을 분명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김희균 foryou@donga.com·신진우 기자}

지방의 A사립대 영문과의 취업률은 수년째 10%대. 관련 전공 대학원 진학자도 거의 없다. 그런데도 이 학과 교수는 자신만만하게 말한다. “명문 사립대가 즐비한 미국에서도 인문대 학과들은 신성불가침이에요. 인문대는 전략적으로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시키면 안 됩니다.” 서울의 B사립대 신문방송학과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졸업생 가운데 학과 관련 직종으로 취업하는 학생은 10명 중 2명 수준. 하지만 영국 대학에서 학위를 받았다는 이 학과 교수는 “영국엔 대학마다 언론 관련 학과가 다 있다. 오히려 우리는 부족한 실정”이라고 했다.○ 학과 이기주의에 발목 잡힌 대학들 지방대 위기론이 확산되고, 폐교에까지 이르는 대학이 속출하면서 대학 구조개혁이 화두로 떠오른 지 이미 오래. 여기에 최근 교육부가 ‘대학 구조개혁 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구조개혁은 단순 화두가 아니라 당면 과제가 됐다. 이에 따르면 향후 9년 동안 대학들은 최소 16만 명을 감축해야 한다. 그런데 얼마를 줄일 것인지만 정했을 뿐, 어떻게 줄일 것인지 그 방법은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 고려대 기획처 관계자는 “실질적인 감축 방법이 없어 난감한 상황”이라며 “다른 대학들도 어떻게 정원을 감축할지 고민하는 눈치”라고 토로했다. 해법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결국 학과 구조조정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번 기회에 대학마다 학과 통폐합 등 제대로 된 구조조정에 나서 정원을 감축하고, 현실에 맞게 학과를 개편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얘기다. 학과 구조조정이란 큰 틀에는 대학들도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문제는 역시 학과 이기주의다. 학과마다 “우리 학과만은 몸집을 키워야 한다”는 식으로 주장을 펼치다 보니 전체 학과 수가 줄기는커녕 외려 늘어나는 형편이다. 이는 본보가 한양대 배영찬 교수팀과 함께 국내외 대학들의 학사 과정과 학과 편성 등을 비교 분석한 결과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분석 대상은 국내의 경우 4년제 대학 중 종합대학 성격을 지니고 정원이 1만 명이 넘는 53개교를 선정했다. 해외 대학은 영국의 세계적인 대학평가기관인 QS(Quacquarelli Symonds)가 지난해 발표한 세계대학평가 종합순위에서 400위 안에 포함된 미국, 영국의 대학 중 학사 과정 및 학과 편성이 종합대학 성격을 지닌 110개교를 뽑았다. 국·공립대와 사립대의 성격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 △국내 국·공립대 15곳과 미국의 주립대 44곳 △국내 사립대 38곳과 미국 영국의 사립대 66곳(각 33곳)을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국내 사립대는 평균 학과 수가 61.3개로 미국(48.1개), 영국(46개)보다 월등히 많았다. 평균 단과대 수에 있어서도 국내(11.7개)가 미국(4.8개), 영국(5.9개)의 두 배 수준이었다. 국내에서 지난해 QS 평가 400위 안에 든 사립대는 6곳(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한양대, 경희대, 이화여대). 이들의 평균 학과 수는 65.8개로 QS 평가 1∼6위를 휩쓴 미국·영국의 사립대 6곳(매사추세츠공대, 하버드대, 케임브리지대, 런던대, 런던임페리얼대, 옥스퍼드대)의 평균 학과 수(35.7개)보다 월등히 많았다.○ 학과 특성화는 학과 발전 위해서도 절실 대학들의 주요 학과 보유 현황을 보면, 사립대들이 정체된 학과에 대한 구조조정 없이 방만하게 학과를 운영한다는 사실이 그대로 드러난다. 이번에 조사한 학과는 22개. 그중 14개 학과에서 국내 사립대들(38개)의 학과 보유 비율이 해외 사립대들(66개)의 보유 비율보다 높았다. 특히 국내 사립대들은 인문, 사회과학, 사범 계열 등에서 학과 보유 비율이 두드러지게 높았다. 필요로 하는 수요보다 지나치게 많은 졸업생이 배출된다고 지적받는 학과들이다. 전공과 상관없는 공부를 하는 학생이 많으면 정부가 추진하는 학과 특성화 정책도 요원해진다. 충북의 C사립대 국문학과의 경우 졸업생 절반이 같은 학교 및 타 대학 경영학과 대학원에 진학했다. 이미 입학생의 30%가량은 편입으로 빠진 상황. 이렇다 보니 교수들은 의욕이 떨어져 연구에 집중하기 힘들다. 구연희 교육부 지역대학육성과장은 “정부도 비인기 학과에 지원을 해주고 싶지만 너무 많은 학교에 학과가 개설돼 있어 몰아주기 힘든 형편”이라고 말했다. 취업 현장에선 대졸 취업자들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한 중견 정보기술(IT) 업체 대표는 “업체가 필요로 하는 대졸 전공자 비율이 갈수록 줄어든다. 학생이나 회사나 답답한 상황”이라고 불평했다. 다른 대기업 인사과 관계자는 “엉뚱한 전공자가 많다 보니 신입사원 재교육 기간이 너무 길다. 국가 차원에서도 큰 손실”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국·공립대에 해당하는 미국 주립대들의 평균 학과 수는 80.5개로 국내 국·공립대 평균 학과 수(77.5개)보다 오히려 많았다. 특히 퍼듀대(176개), 미네소타대(149개), 펜실베이니아주립대(145개), 오하이오주립대(195개) 등은 국내 국·공립대 가운데 학과 수가 가장 많은 경북대(109개)보다도 훨씬 많다. 미국 주립대는 다양한 분야에서 지역 인재를 양성한다는 정부 철학을 반영해 비인기학과도 전략적으로 육성한다. 안 덩컨 미국 교육부 장관이 최근 “정부는 다양한 관심을 가진 학생들의 수요를 충분히 만족시켜 주도록 정책적으로 배려해줄 의무가 있다”고 한 발언도 이러한 맥락이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지난해 11월 부산 동의대는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정원 200명을 감축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교육부 정원 감축안에 대비한 최소한의 조치라는 학교의 발표에 교수진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즉각 반발했다. 동의대교수협의회는 “일방적인 구조조정”이라며 “학교 측은 책임을 물어 교학부총장을 즉각 사퇴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교 측은 답답해했다. 이미 10년 전에 해야 할 일들을 학과 눈치 보며 미루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는 것. 동의대 관계자는 “몇몇 학과 살리자고 전부 그냥 두면 결국 폐교하자는 얘기 아니냐”며 한숨을 쉬었다. 그 무렵 충북도의회 정책복지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선 충북도립대 학과 구조조정이 화두에 올랐다. 장선배 의원(민주당)은 충북도립대가 과감한 구조조정을 발판으로 강소(强小)대학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13개 학과 가운데 3개 학과를 통폐합해 자구책 마련에 나선 강원도립대 사례를 언급했다. 마찬가지로 김양희 의원(새누리당)도 “충북도립대의 취업률은 2009년 89.9%를 정점으로 2012년 61.6%까지 떨어졌다”며 “특성화로 내실을 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과 구조조정은 지방대만의 문제는 아니다. 대부분의 수도권 대학에도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일률적 정원 감축이 가장 편한 방법이지만 그렇게 줄일 경우 대학 경쟁력 자체가 뚝 떨어진다”면서 “몇몇 구조조정 세부 감축안을 놓고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 교육부가 최근 정원 감축 시 지원해 주겠다고 약속한 금액이 전체 수요에 턱없이 모자란다는 사실도 대학들이 학과 구조조정에 더 관심을 쏟게 만든 이유다. 숭실대 관계자는 “정원 감축을 정부 지원금을 받는 수단 정도로 생각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라며 “장기적 발전이라는 안목에서 치열한 학과 구조조정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먼저 적극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서는 대학은 찾아보기 힘들다. 교수·학생·동문들 사정을 다 들어줘야 하고, 어떻게 해도 욕을 먹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어떻게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겠느냐’는 것이 가장 큰 이유. 교육부의 미적지근한 태도 역시 비판을 받고 있다. 숙명여대 관계자는 “학교가 알아서 내부적으로 대책을 세워 정원을 줄이라는 게 교육부의 태도”라며 “교육부가 정책만 세워놓고 실행은 알아서 하라고 하는 것은 직무유기와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