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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경찰청이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 다음 날인 지난달 17일 민간업체인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언딘)가 먼저 잠수해야 한다며 이미 잠수 준비가 끝난 해군 특수전여단(UDT)과 해난구조대(SSU) 대원들의 투입을 막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새정치민주연합 진성준 의원은 30일 국회 국방위에서 “사고 해역 탐색을 맡고 있던 해경 측이 ‘언딘이 먼저 세월호 침몰 현장에 잠수해야 한다’며 해군 최정예 잠수요원들의 투입을 통제했다”고 밝혔다. 진 의원은 국방부가 제출한 자료를 인용해 “해군은 4월 17일 오전 7시 1분경 사고 해역의 물살이 느린 정조 시간에 최정예 잠수요원인 UDT 대원 9명과 SSU 대원 10명의 잠수 준비를 마치고 대기시켰지만 사고 해역 탐색을 맡고 있던 해경은 민간업체(언딘) 우선 잠수를 위해 현장 접근을 통제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진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 “군은 상호 간섭 배제를 위해 해경의 통제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진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지난달 16일 낮 12시 4분경 SSU 대원 14명이 현장에 도착했고, 12시 45분 9명이 도착했다. UDT 대원 22명도 오후 2∼3시 현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SSU 대원 4명만이 오후 6시부터 6시 35분까지 잠수를 실시했고 이후에는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진 의원의 주장에 대해 해군은 “사고 발생 이후부터 선체 수색을 위한 잠수시간과 잠수 할당 순서는 해경의 판단과 결정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며 “해군은 해경 주도하에 수립된 잠수 계획에 따라 해경과 긴밀히 협조하며 수색구조 활동을 했다”고 밝혔다. 청해진해운과 사고 수습 계약을 맺은 ‘언딘’은 수색 작업과 관련한 특혜 투입 논란 등이 일고 있는 민간 선박 인양 전문업체다.진도=조종엽 기자 jjj@donga.com}

한심한 회의였다. 하나마나한 질문과 답변들로 아까운 시간이 갔다. 군경 구조팀 현장책임자는 이미 언론 브리핑 등을 통해 다 알려진 내용을 총리에게 설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수없이 되풀이됐던 논쟁은 한 걸음의 진척도 없이 그대로 반복됐다. 30일 전남 진도군청에 차려진 범정부 사고대책본부에서 오후 2시부터 무려 3시간 가까이 열린 ‘세월호 구조·수색 관련 민관군 해외 전문가회의’는 정부의 무능력한 대응의 민낯을 보여주는 회의였다. 본보 취재팀이 회의 내용을 단독으로 취재했다. “(선내에) 투시가 돼서 더 쏘아지는 그런…(밝은 등을 설치하면 안 되나?).”(정홍원 총리) “없어서 못하는 게 아니라 그러면 잠수사 눈이 더 부십니다.”(군 관계자) 이날 회의를 주재한 정 총리는 시종일관 초점을 잡지 못했다. 정 총리는 현장 실무자가 알아서 해야 할 부분을 되풀이해 질문했다. 정 총리는 “유압절단기 같은 거 활용을 어떻게 하는지?” “(선체 내 일부 문은) 위로 올려야 하는 부분도 있다던데 그런 부분은?” 등의 질문을 했다. 총리가 묻지 않아도 현장 책임자가 지금까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을 내용이었다. 정부 관계자들은 이미 기자회견 등을 통해 다 알려진 내용을 총리에게 다시 한 번 설명해야 했다. 정 총리는 “(잠수) 인원을 더 늘리지는 못하더라도 능률면에서 떨어지지 않게 하라”고 하나마나한 지시를 하기도 했다. 사고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는 해양수산부 2명, 해양경찰청 3명, 해군 구조수색팀 5명 등 정부 책임자들과 국내 민간 전문가 10명(선체구조 4명, 수색·잠수 4명, 조사해양플랜트 1명, 해저지형 해류 1명), 해외 구난 전문가 4명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이주영 해수부 장관뿐 아니라 사고 현장에서 수색팀을 직접 지휘하는 해군 중령도 진도군청에 와 회의에 참석했다. 4월 27일 사의를 표명한 정 총리는 29일 오전 10시 40분 진도군청에 도착한 뒤 진도군수실에서 한 걸음도 나오지 않다가 이날 오후 2시 회의를 주재했다. 현실성이 없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열기 힘든 선체 문을 여는 방법에 관해 논의하던 중 참석자 누군가는 “(모든 선실 문을 여는) 마스터키를 구해주십쇼”라고 말했다. 뒤이어 또 다른 누군가가 “마스터키는 좋은 생각이시고”라고 답했다. 선실 문을 여는 마스터키가 있고, 실제 잠수요원들이 마스터키가 있어 선내 문을 열 수 있다면 지금까지는 왜 그 생각을 아무도 하지 못했는지 의문점이 드는 대목이다. 영국 네덜란드 일본 등에서 온 외국인 전문가는 회의 내내 겉돌았다. 한 외국인 전문가는 수색 구조 관련 의견을 묻자 “어떤 잠수 방법도 100% 보장된 것이 없지만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힘내시기 바란다. 힘들고 어려운 작업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선박 인양은 계획 단계와 실행 단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총리가 “그 외에 혹시 장비나 다른 지원 해줄 수 있는 장비가?”라고 말하자 한 외국인 전문가는 “계속 지금 하던 방법을 사용해서, 어떤 것이 효과적으로 되는지 안 되는지 검토하는 것밖에 없고. 지금 다른 방법은…”이라고 말했다. 사고 이후 지속된 민간 잠수사 투입 논쟁도 진척 없이 계속됐다. 한 민간잠수협회 회장은 ‘다이빙벨’의 장점을 설명한 뒤 “가이드라인 설치를 늘려 민간 잠수사를 더 투입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구조팀 관계자는 “그러다 가이드라인끼리 꼬이게 되면 매우 위험하다”고 반대했다. 한 구조팀 관계자는 “묘책은 없다. 잠수해서 하나하나 건져 올리는 원시적인 방법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회의가 끝난 뒤 국무조정실은 △선실 윗문 개방 장비(강력유압기 등) 개발·제작 추진 △민간 잠수사 활용, 해경과 핫라인 개설 등을 채택했다고 발표했다. 이 중에는 이미 구조본부가 하고 있는 “시신 유실 방지를 강화하기 위해 쌍끌이어선, 공중정찰, 해안수색 군병력 동원 등을 강화한다”는 내용도 있었다. 국무조정실은 회의가 끝난 뒤 정 총리가 구조·수색에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를 찾아내 과감히 채택하고자 회의를 개최했고, 제시된 의견들은 신속히 검토해 진행하라고 했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정 총리가 실제 회의 마지막 부분에 했던 말은 이렇다. “(회의를) 같이함으로써 평소에 궁금했던 거를 해소하는 게 있어서, 여기 참여했던 분들이 각자 위치로 돌아가시게 되면 주위 사람들한테 이와 같은 문제에 대해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해를 시키는 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진도=조종엽 기자 jjj@donga.com}
“19일 최초로 선내에서 3명의 실종자 시신을 수습한 팀은 ‘언딘’이 맞습니다. 소모적인 언쟁을 그만두고 실종자를 하루라도 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려주는 데 모든 시간을 쏟아 붓도록 도와주세요.” 민관군 합동 구조팀의 일원으로 세월호 실종자 수색을 하고 있는 선박 인양 전문업체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이하 언딘)가 29일 전남 진도군청 앞마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혜 투입’ ‘성과 가로채기’ 등 자사에 대한 각종 의혹들에 반박하고 나섰다. 언딘 측은 우선 “민간 자원 봉사팀은 19일 새벽 3명의 실종자를 발견한 뒤 일반 망치로 유리창을 깨려다 실패했고, 당일 오후 11시 55분경 특수 망치인 ‘치핑 해머’를 제작해 유리창을 깨고 시신을 수습한 것은 언딘이 맞다”고 밝혔다. 또 시신 수습 성과를 가로채기 위해 당일 작업을 중단시켰다는 의혹에 대해 “풍랑주의보가 내려져 바지선을 관매도로 회항시켰다가 파도가 거칠어 재투입도 실패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종합편성채널 JTBC가 메인뉴스에서 “(최초 선내 3구) 시신 수습은 민간 잠수사들이 했음에도 언딘 측이 ‘우리가 수습한 것으로 해 달라’고 요구했다”는 민간 잠수사의 주장을 그대로 보도한 것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 언딘 측은 “일부 언론의 오보로 악조건 속에서도 목숨을 걸고 실종자 구조를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잠수사들이 정신적 공황 상태에 빠졌다”며 “허위 보도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언딘 측은 수색 참여가 특혜라는 의혹도 반박했다. 언딘은 해경과 계약을 한 적이 없고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과 17일 구난 관련 계약을 맺었지만 이 역시 금액도 적혀 있지 않은 약식 계약이라고 밝혔다. 진도=조종엽 기자 jjj@donga.com}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29일 그동안 접근하지 못했던 세월호 선체 4층 좌현 객실을 본격 수색하는 한편 선체 5층 수색에 들어가 시신 16구를 추가로 수습했다. 이날은 간만의 차가 커 조류가 거세지는 사리(대조기)였지만 수색팀이 총력을 기울이면서 선체 5층 로비에서만 안산 단원고 학생으로 추정되는 12명과 대학생으로 보이는 1명의 시신을 발견했다. 5층 로비에는 4층과 연결되는 계단이 있다. 이곳에서 발견된 실종자들은 배가 기울며 물이 차 오자 객실 안에 머물러 있지 않고 5층으로 올라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구조팀은 전날에 이어 해저와 맞닿아 있는 좌현 측까지 진입하는 데 성공해 이날 단원고 남학생들이 머물렀던 4층 선수 좌현 측 8인실에서 남학생 시신 3구를 수습했다. 좌현 쪽 객실은 만조 때의 수심이 최대 47m에 이르고 잠수요원이 장애물을 헤치며 복잡한 통로를 지나가야 해 접근이 어려웠던 곳이다. 구조팀은 이날 선체 4층 선수 우현으로 진입한 뒤 가운데 부분의 8인실 옆 통로를 ‘ㄷ’자 모양으로 돌아내려가 좌현 측 객실 두 번째 방까지 수색했다. 구조팀은 단원고 여학생이 머물렀던 4층 선미 좌현 쪽 30인실도 1차 수색을 완료했지만 추가 실종자를 발견하지는 못했다. 구조팀은 이날까지 실종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64개 격실 중 40여 개 격실에 대한 수색을 1차로 완료했다고 밝혔다. 구조팀은 다음 달 15일까지 1차 구조 및 수색작업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진도=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여객선 세월호 침몰 12일째인 27일. 구조작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자 애가 타는 실종자 가족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조류가 느려 상대적으로 작업이 수월했던 소조기가 25일 끝나면서 잠수사들의 작업환경은 더욱 나빠진 상태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27일 전남 진도 현지에서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는 해군 관계자, 민간 잠수사 등을 통해 수색작업의 의문점을 풀어 봤다. ① 현재 수중 상황과 수색 걸림돌은?각종 집기가 막아… 가족 동의하면 폭약사용도 검토세월호가 좌현(왼쪽)으로 90도 누워 있는 상태다. 세월호는 길이 146m로 40층 높이의 대형 건물이 옆으로 쓰러진 것과 비슷하다. 이 때문에 좌현 쪽으로는 진입이 불가능하고 우현으로 들어가 수색한다. 시계(視界)가 거의 제로인 상황에서 객실 창문을 깨고 안으로 들어가더라도 복잡한 통로가 이어져 있고 이불, 탁자, 옷장 등 온갖 집기들이 앞을 가로막고 있어 손으로 헤치고 나가야 한다. 수심이 얕은 우현 쪽은 객실과 라운지 등 작업이 거의 끝났지만 수심이 깊은 반대쪽은 한참 남았다. 만조 때는 최대 47m 아래까지 들어가야 하는데 수심이 깊어질수록 작업시간은 짧아지고 감압도 오래 해야 한다. 구조팀은 좌현으로 가는 통로를 확보하기 위해 와이어 절단기를 사용해 진입할 계획이며 실종자 가족의 동의를 전제로 소량의 폭약 사용도 검토하고 있다. ② 가이드라인 늘려 잠수부 더 투입 못하나라인 늘리면 엉킬 위험… 동시 잠수 최대 12명27일 현재 수중 가이드라인은 6개가 설치돼 있다. 가이드라인 수를 함부로 늘리면 서로 엉켜 잠수사가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 잠수사 2명이 한 조를 이뤄 가이드라인 1개를 이용해 진입로를 따라 선체 안으로 들어간다. 최대 12명의 잠수사가 가이드라인을 이용해 동시에 작업할 수 있다. 하루 네 번 물살이 가장 느려지는 정조(停潮)시간마다 교대하며 들어가는데 소조기 때는 하루에 최대 100명가량 입수했지만 소조기가 끝나 물살이 사나워진 26일에는 하루에 27명이 번갈아 작업했다. 물속에 오래 있으면 몸 안에 질소가 차오르는 잠수병 위험이 있어 감압과 이동에 걸리는 시간을 제외하면 1개조의 실제 작업시간은 한번에 5∼20분이다. 잠수사들은 수중에서 감압을 하거나 해상에 올라온 뒤 체임버에서 감압을 하고 다른 잠수사가 교대로 들어간다. 24일까지 민간 잠수사 343명 중 실력이 안 되는 경우도 많아 작업에 투입된 건 16명이다. ③ 투입 논란 다이빙벨, 효과 있나잠수사 휴식공간… 조류 센 곳에선 쓰면 위험다이빙벨은 잠수사를 바다 깊은 곳까지 데려다주고 거기서 휴식할 수 있게 해주는 장비다. 일종의 바닷속 엘리베이터와 휴게실 역할을 해주는 장비라고 생각하면 된다. 수색작업을 위해서는 어차피 다이빙벨에서 나와 선체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잠수사 한 사람이 작업할 수 있는 시간에는 큰 차이가 없다. 다이빙벨은 잠수사가 물 밖으로 나왔다가 들어가는 시간을 줄일 수 있으나 수색작업 시간을 늘리는 데는 직접적으로 연관이 없다. 다이빙벨 안에 형성된 에어포켓에서 잠수사들이 잠시 쉴 수 있지만 그 시간도 심해(深海)에 있으면서 쉬는 것이기 때문에 몸이 버틸 수 있는 총 작업시간에 포함된다. 게다가 다이빙벨은 조류가 잔잔한 바다에서 주로 사용하는 장비다. 조류가 센 곳에 다이빙벨을 투입했다가 물살에 휩쓸리면 오히려 잠수사들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④ 침몰 열흘 지났는데… 수색 돌파구 없나 해경 “선체 방향 돌리자”… 가족들 “인양은 나중에”지금까지 발견된 시신들은 비교적 수색이 쉬운 곳에 있어 빨리 발견된 것이다. 실종자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좌현 쪽)은 선체 아주 깊숙한 곳이기 때문에 훨씬 더 어려울 걸로 보인다. 소조기가 끝나면서 물살이 사나워져 잠수사들이 휩쓸려 갈 수도 있다. 27일 오전에 들어간 한 잠수사도 3m 아래까지 들어갔다가 물살 때문에 작업이 불가능해 다시 나왔다. 배를 인양하기 전에 직접 실종자를 찾아다니는 현재의 방식을 계속한다면 수색작업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최상환 해양경찰청 차장은 27일 진도 팽목항 가족대책본부에서 실종자 가족에게 “세월호의 선체를 돌리는 것도 고민해 달라”고 말했다. 구조작업을 쉽게 하기 위해 좌현으로 누워 있는 선체를 반대로 돌리자는 것이다. 선체의 방향을 바꾸려면 세월호에 케이블을 걸고 크레인으로 당겨야 하기 때문에 인양 초기작업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에 대해 실종자 가족들은 “선체 전체 수색이 완료되기 전에는 인양을 할 수 없다”고 의견을 모았다.진도=조종엽 jjj@donga.com·백연상 / 이은택 기자}

본보가 25일 단독 입수한 세월호 선체 내 구역별 시신 수습 현황에 따르면 가장 많은 실종자의 시신이 수습돤 곳은 단원고 여학생반의 숙소였던 4층 선미 우현의 30인실(실제로는 31명 투숙)이었다. 21∼23일 사흘 동안 이곳에서 48명의 실종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투숙자보다 많은 실종자가 발견된 것은 세월호가 좌현 쪽으로 기울어질 때 가운데(50인실)와 좌현(30인실) 쪽에 있던 학생들이 우현 쪽 객실로 피신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객실에 머물러 있으라’는 방송이 계속 나오지 않았다면 우현 쪽 객실에 몰려 있던 학생들이 갑판으로 피신할 시간이 충분히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들은 모두 구명조끼를 입은 채 발견됐다. 25일 오후 3시까지 111개의 격실 중 34∼35개(약 31%)에 대한 수색이 완료됐다. 3, 4층 우현 측 격실과 선수 쪽 다인실(단체객실), 3층 라운지 및 식당에 대한 수색을 1차로 마친 상태다. 하지만 좌현 측 격실은 특수장비를 이용해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세월호의 선체가 90도 가까이 왼쪽으로 기울어 좌현 대부분이 해저 암반에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구조팀 관계자는 “우현까지 내려온 잠수사가 좌현까지 진입하려면 복잡한 통로를 타고 깊은 수심까지 진입해야 해 수색이 더뎌지고 있다”고 말했다. 25일 오후 3시 현재까지 3층에서 수습된 시신은 29구, 4층은 114구다.진도=조종엽 기자 jjj@donga.com}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22일 침몰한 세월호 3, 4층 격실 내부를 집중 수색해 사고 발생 이후 가장 많은 실종자를 발견했다. 구조팀은 이날 오전부터 잠수요원들을 투입해 실종자가 많이 머물렀을 것으로 추정되는 3층 식당에 진입하기 위해 애썼다. 해경 관계자는 “식당에 진입하려면 라운지와의 사이에 있는 격벽을 부숴야 해 난항을 겪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조팀은 전날에 이어 3, 4층에 있는 객실 4곳에 진입해 실종자를 수색하는 등 진척을 봤다. 선체 내외부에서 34구의 시신을 추가 수습했다. 이날은 소조기 중에서도 조류가 가장 느린 ‘조금’이었다. 유속이 느려지는 정조시간대가 될 때마다 바지선 3척에서 잠수요원들이 번갈아 선체까지 연결된 가이드라인을 타고 수색에 나섰다. 소조기가 끝나는 24일 이후에는 선체 내의 실종자 수색이 지체될 소지가 있어 구조팀은 총력을 기울였다. 이날 수중 수색을 하던 해군특수전여단(UDT) 대원 1명이 신체 일부에 마비 증세를 보여 수색에 투입된 청해진함정에서 치료를 받았다. 첨단 장비도 수색을 도왔다. 구조팀은 이날 게처럼 생긴 다관절 해저 로봇(크랩스터)을 투입해 선체 인근 해저를 수색했으며 수중 음향 탐지기도 동원했다. 해상에서는 함정 200여 척과 항공기 32대가 해상에 표류하고 있을지 모르는 실종자를 수색했다. 해경 관계자는 “침몰지점 반경 1km 안에서는 함정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가장 정밀하게 수색을 하고, 약 10km 밖에서는 그물을 양쪽에서 끄는 저인망 어선들이 시신의 최종적인 유실을 막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수색에 투입된 일부 민간 잠수부와 군·경 사이에 잠재돼 있던 갈등이 표출됐다. 일부 민간 잠수부들은 해경이 잠수 인원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UDT 출신의 민간 잠수사 김모 씨는 “구조 활동에 참가하겠다는 민간 잠수부 수십 명의 투입을 해경이 막고 있다”고 말했다. 민간 잠수사인 김영기 한국수중환경협회 대전본부장이 이날 오후 “수색 현장에 나갔던 잠수부 70여 명이 현장 철수 기자회견을 열 것”이라고 발표했다가 돌연 취소하기도 했다. 일부 민간 잠수부들의 주장에 대해 해경 관계자는 “정조시간대는 하루에 4회가량 생기는데 보통은 20∼30분이고 조류가 잠잠한 소조기라고 해도 1시간가량만 수중 작업이 가능하다”며 “이 짧은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정예요원을 선별해 잠수를 시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진도=조종엽 jjj@donga.com·백연상 기자}

민관군 합동 구조팀이 21일 많은 승객들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 3, 4층 격실의 문을 열고 내부에 본격 진입하는 데 성공해 이날에만 29구의 실종자를 발견했다. 안타깝게도 모두 사망한 상태였다. 진입 루트가 많이 개척되는 등 수색 환경이 좋아지자 구조팀이 오전부터 집중 투입돼 격실에 진입한 뒤 내부의 장애물을 제거하면서 동시다발적으로 본격 수색에 나섰다. 실종자 수색에는 함정 214척, 항공기 32대, 잠수 구조팀 631명이 투입됐다. 잠수요원들은 이날 사고 당시 대부분의 승객이 모여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 3층과 4층 격실의 문을 개방하고 내부에 진입해 수색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구조팀은 문 개방을 시도하기에 앞서서 주변에 그물을 설치했다. 실종자가 선내에서 급작스럽게 쓸려나와 유실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1차 목표는 3층 식당이었다. 구조팀은 사고 시간이 아침 식사 시간이어서 식당 주변에 실종자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요원들은 이날 오전 5시 51분 3층 식당으로 가는 진입로를 개척했다. 선체 내부로 먼저 들어간 잠수요원들이 안쪽의 장애물을 치우고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 뒤이어 내려간 잠수요원들이 그 지점부터 또 장애물을 치웠다. 낮 12시부터는 세월호 중앙부 3층 외부계단 출구까지 연결된 가이드라인을 타고 내려가 식당 주변 격실들의 출입문을 열기 위해 애썼지만 문은 굳게 닫힌 채 열리지 않았다. 4층은 실종자 수색의 핵심이었다. 4층은 안산 단원고 학생 대부분이 사용했던 객실로 실종자 대부분이 머물렀을 것이라고 추정되는 곳이다. 이날 오후 5시를 전후해 더디기만 하던 작업에 진척이 보였다. 4층 선미 쪽 출입구가 개방된 것이다. 오후 5시 13분 4층에서 신원미상의 여성 시신 1구가 발견됐다. 165cm에 보통 체격이었다. 검은색 운동복 바지와 흰색 긴 팔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구조팀은 이날 4층 객실 3군데에서만 모두 13구의 시신을 수습했다. 구조팀은 3층 식당 앞 라운지에서도 모두 10구의 시신을 수습했다. 구조팀이 이날 한꺼번에 다수의 시신을 수습한 것은 파도가 잔잔하고 조류의 속도도 느려지는 ‘소조(小潮)기’가 시작돼 수색 작업이 원활히 이뤄졌기 때문이다. 또 사고 해역에 투입된 선박도 해군·해경 함정은 물론이고 수중초음파탐지기를 장착한 선박, 오징어 채낚기 어선, 쌍끌이 어선으로 불리는 저인망 어선, 바지선 등으로 다양했다. 오징어 채낚기 어선들이 야간 해상을 훤히 밝혔고 고등어잡이 어선들은 바닷속을 비춰 잠수요원들의 작업을 도왔다. 파도나 조류의 영향을 적게 받고 여러 명이 한꺼번에 수중 작업을 할 수 있는 ‘잭업 바지선’이 설치되고 가이드라인 5개가 안정적으로 활용되면서 한꺼번에 투입되는 잠수요원도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해경 관계자는 “세월호에 5개의 가이드라인을 설치한 뒤 잠수부가 정조시간에만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류에 따라 수시로 들어간다”며 “객실과 오락실, 식당 등이 위치해 실종자들이 발견될 가능성이 큰 3, 4층 진입을 집중적으로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조팀은 미국산 무인잠수로봇(ROV)까지 투입해 잠수요원이 진입하기 어려운 격실 내부를 수색했다. ROV는 카메라, 음파탐지기, 구동장치를 장착하고 해상에서 조종하며 바닷속을 수색할 수 있는 장비다. 조류가 잦아들며 큰 성과를 보고 있어 22일에도 수색 작업에 진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25일에는 미 해군 구조인양함인 세이프가드함이 세월호 침몰 현장에 도착해 청해진함 평택함 등 우리 해군의 구조함과 함께 실종자 구조와 선체 인양 등을 도울 계획이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18일 미 해군 측에서 세이프가드함의 세월호 사고 현장 파견을 제안해 왔고 우리 정부가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세월호는 선수가 수심 15m가량까지 가라앉은 상태로 좌현의 상당 부분이 해저와 접촉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구조팀이 본격적으로 선체 내부를 수색하는 데 성공하면서 20일부터는 해상에 표류하는 시신보다 선체 내부에서 발견돼 수습되는 시신이 압도적으로 많아지고 있다. 20일 세월호 내부 격실에서 16구가 수습된 데 이어 21일에는 선체 내부에서 28구(해상에서는 1구)가 수습됐다. 구조팀은 더 많은 잠수부들을 선내에 투입하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1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구조팀은 가이드라인을 여러 곳에 확보했고, 하루에도 수십 차례 선체 진입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에 구조작업에 더욱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진도=조종엽 jjj@donga.com·황금천 기자정성택 기자}

진도 여객선 침몰사고 나흘째를 맞은 19일 오후 11시 48분. 가라앉은 세월호 4층 중앙의 한 격실 유리창이 ‘쩡’ 하고 깨지는 소리가 바닷속에 울려 퍼졌다. 민간 잠수요원이 손에 쥔 손도끼가 단단해만 보이던 세월호의 유리창을 가른 것이다. 유리창 안쪽에는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기 위해 이 배에 탔던 경기 안산 단원고 남학생 3명이 짙은 어둠 속에서 떠다니고 있었다. 격실 내부로 진입한 잠수요원들이 학생의 몸을 밀어냈다. 학생들은 모두 구명조끼를 입은 채여서 유리창 밖으로 나오자 ‘둥실’ 하고 떠올랐다. 잠수요원들은 학생들이 바닷속을 떠돌지 않도록 서둘러 몸을 붙잡았다. 이날 민관군 합동 구조팀은 유리창을 깨고 처음으로 선체 내부에 있던 시신을 수습하는 데 성공했다. 잠수조의 산소공급관을 해상에서 관리하면서 학생들의 시신을 수습했던 해병대 출신 민간 잠수부 이모 씨(30)는 20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학생들은 유리창 쪽에 모여 있었다. 창문은 생각보다 쉽게 깨졌다”는 잠수조의 말을 전했다. 그는 또 “어두워서 바로 형태를 구분하지는 못했지만 학생들의 시신은 크게 훼손된 곳은 없었다”고 말했다. 19일 낮까지만 해도 수색은 난항을 겪었다. 구조팀은 함정 192척과 항공기 31대를 동원해 해상 수색을 했지만 강한 조류와 강풍 등 기상 악화로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잠수팀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수색에 참여한 민간 잠수부 황장복 씨(47)는 “5m 정도만 내려가도 조류 때문에 수경이 벗겨지고 산소호흡기도 밀려나갈 정도”라며 “물살이 너무 세서, 가지고 내려간 장비를 놓칠 뻔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악화된 여건으로 인해 민간 잠수부 77명은 아예 수색에 참여하지 못하고 이날 오후 2시 10분 해경3012함에서 내려야 했다. 선체 수색작업에 속도가 붙은 것은 잠수부들을 세월호로 인도하는 가이드라인이 5개로 늘어난 20일부터였다. 가이드라인은 세월호 선체의 측면 중앙 부위에 1개, 선수 부분에 2개 등 모두 5개가 설치됐다. 이 가이드라인을 타고 잠수한 요원들은 20일에만 선내에 있던 시신 16구를 선체 밖으로 꺼내 수면 위로 올려 보냈다. 안타깝게도 생존자는 없었다. 해경 관계자는 “여러 개의 루트가 개척되면서 여러 팀이 다발적으로 잠수해 무작위적으로 실종자를 발견하고 있다”면서도 “한 명의 실종자가 발견돼도 그 뒤에 몇 명이 있는지는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구조팀은 선체와 해상에서 20일에만 22구의 시신을 수습했다. 잠수부들은 선체 4층 객실 복도 진입에도 성공해 방들을 하나씩 확인했다. 해경은 승객들이 많이 머물렀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에 수색을 집중할 예정이다. 시신 수습과 달리 선내에 생존해 있을 수 있는 승객들의 연명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올리려는 노력은 빛을 보지 못했다. 선체 내부에 살아 있을 수 있는 실종자를 위해 세월호에 공기를 주입하는 작업은 19일 오전 중단된 채 20일까지 재개되지 못했다. 18일 세월호 조타실 등에 연결돼 선체 내로 공기를 주입하던 호스에 문제가 발생한 것. 해경 관계자는 “세월호가 선수까지 침몰되고 위치마저 바뀌면서 호스에 이상이 생겼다”며 “처음 것보다 용량이 더 큰 에어 콤프레셔가 대형 크레인에 있어서 다시 공기 주입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진도=이건혁 gun@donga.com·조종엽 기자}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 발생 후 승선·구조인원을 되풀이해 정정해왔던 정부 사고대책본부의 혼선은 닷새째인 20일에도 이어져 선체 내부에서 수습된 시신의 수를 두 번 합산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대책본부는 20일 0시 15분 “사고 이후 처음으로 선체 내부에 있던 시신 3구를 수습했다”고 밝힌 데 이어 0시 57분에는 “침몰지역 주변 50m 해상에서 표류 중이던 사망자 3명을 추가 수습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불과 14분 뒤인 이날 오전 1시 11분 대책본부는 “선내에서 수습된 사망자 3명을 추가 수습으로 오인한 것”이라고 정정했다. 정홍원 국무총리가 19일 정부가 승선·구조인원 및 수색 상황 발표를 수차례 번복한 데 대해 사과한 지 하루 만에 또다시 혼란을 빚은 것이다. 이에 대해 대책본부 관계자는 “선체 내에서 발견한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수면으로 부상시켰을 때, 수상에서 이를 수습한 선박에서 이중으로 카운트하는 실수를 했다”고 해명했다. 대책본부는 18일 공식 브리핑에서도 잘못된 사실을 전달해 일부 언론이 오보를 내기도 했다. 해경 관계자는 이날 오후 10시경 “잠수요원이 오후에 3층 선체 내부로 진입했다”고 밝혔지만 1시간 뒤인 오후 11시경에는 “이날 선체 내부로 진입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을 바꿨다.진도=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 사흘째인 18일 실종자 수색 작업은 일진일퇴하며 가족과 지인의 생환을 애타게 기다리는 이들에게 기대와 좌절을 함께 안겨줬다. 구조대는 이날 처음으로 침몰한 ‘세월호’ 내부로 진입하는 데 성공했지만 생존자를 발견하지는 못했다. 선체 내부에 호스를 연결해 공기까지 주입했으나 세월호는 지반 침하로 인해 선수(船首) 부분마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이날 해경과 민간 잠수부들은 선체 3층 문 앞까지는 접근했으나 진입에는 실패했다. 객실이 있는 3층은 승객 87명이 탔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수학여행을 떠난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가장 많이 머물렀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잠수부 21명이 오후 7∼10시 2인 1조로 교대로 잠수해 3층 진입을 시도했다. 해경 관계자는 “복도 입구까지는 갔으나 문을 열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수색 작업은 초반부터 난항을 겪었다. 전날 밤에도 해경 및 해군 잠수요원들은 20회에 걸쳐 잠수했지만 강한 조류와 탁한 시계 때문에 선체 내부에 진입하는 데 실패했다. 사고 이후 최초로 침몰한 세월호의 선실 문을 연 것은 민간 잠수부 ‘머구리’(잠수 장비를 착용하고 해상에서 관으로 산소를 공급받는 방식의 잠수부)들이었다. 민간 잠수회사 ‘언딘’ 소속 잠수부 2명은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조타실 부분을 수색하기 위해 바닷물에 뛰어들었다. 오후 3시 5분 1명이 선수 우현 측에 잠수부들의 작업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설치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강한 조류 때문에 더는 작업을 지속하지 못하고 물 밖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오후 3시 반경 희망적인 소식 하나가 날아들었다. 오후 3시 26분 잠수부 2명이 함께 다시 입수해 2층 화물칸 출입문을 공략해 문을 여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잠수부들은 선체 안에 부유하는 각종 장애물로 인해 화물칸 안쪽으로 깊숙이 진입하지는 못했고 실종자도 발견하지 못했다. 이날 구조대는 배를 띄우기 위해 선체에 공기를 주입하는 데도 성공했다. 오전 11시 19분 잠수요원들이 선체 상부 조타실로 추정되는 선체 내에 창문 등을 통해 호스를 연결했고 이 호스로 공기가 계속 주입됐다. 해경 관계자는 “부력을 이용해 뒤집힌 배를 오뚝이처럼 다시 세우고 수색과 구출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바다는 실종자 가족들의 애타는 마음을 저버린 채 수면 위로 머리를 내밀고 있던 세월호의 선수 부분마저 조금씩 삼켰다. 오전 11시 반 경에는 완전히 물에 잠겨 더이상 해상에서 선수 부분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었다. 해경 측은 처음에는 “만조로 수위가 높아지면서 가라앉은 것처럼 보일 뿐”이라고 했지만 나중에는 “세월호의 무게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배 밑의 지반이 침하된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해경 측은 세월호의 선수가 여전히 수면 바로 아래에 있으며 선체가 45도 각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군은 세월호가 가라앉는 것을 막기 위해 선수 위에 개당 35t 정도의 부력을 가진 공기주머니 3개를 설치했다. 해군은 공기주머니 20여 개를 추가로 설치하면 그 부력으로 선체 일부를 다시 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경 등은 이날 사고 당시 열린 채로 가라앉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객실 출입문을 찾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18일까지 발견된 시신은 28구로 모두 해상에서 발견됐다. 특히 17일 오후 6시부터 발견된 시신 19구는 대부분 구명조끼를 착용한 상태였으며 사고 당시 미처 외부로 빠져 나오지 못한 채 식당이나 선실 등에 갇혀 있었던 승객들로 추정되고 있다. 해경은 구명조끼를 입은 채 숨진 승객들이 사고 당일이 아니라 17일부터 집중적으로 떠오르는 것은 세월호가 침몰한 뒤 선체 내부에 서로 다른 속도의 유체가 만났을 때 발생하는 일종의 소용돌이인 와류(渦流) 현상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해경은 세월호가 급격하게 침몰하는 과정에서 숨진 승객의 시신이 선체 내부에 잠겨 있다가 와류를 타고 3∼5층의 열린 출입문을 통해 해상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세월호가 완전히 침몰한 뒤 바닷물로 가득 찬 선체에 사고 해역인 맹골수도의 빠른 조류가 들어왔다가 빠져나가면서 와류를 타고 시신이 휩쓸려 움직이는 것. 이에 따라 해경과 군은 잠수요원 등을 통해 시신이 떠오른 해상 지점을 기준으로 세월호의 열려 있는 출입문을 찾는 데 수색 작업을 집중하고 있다. 진도=조종엽 jjj@donga.com / 목포=황금천 기자}

진도 여객선 침몰사고가 일어난 16일 해경과 군, 인근 어민 등은 탑승객들을 구조하기 위해 모든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필사적인 밤샘 구조작업을 벌였다. 하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17일 사고 해역에 강풍이 불 것으로 예상돼 수색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날 오후 해경과 해군 특수구조대가 생존자를 구조하기 위해 가시거리가 20∼30cm에 불과한 바닷물 속으로 잠수해 선체 진입을 시도했지만 침몰한 세월호의 선체 내부를 샅샅이 수색하지는 못했다. 오후 5시경 첫 번째 잠수는 사고 해역의 조류(밀물과 썰물 때문에 일어나는 바닷물의 흐름)가 강해 선체 내부에 진입하는 데 실패했다. 안타깝게도 일부 선실은 물이 들어차 있는 것이 확인됐다. 구조대는 조류가 잠시 멈춘 오후 6시 18분경 네 번째 잠수를 시도해 선실 3개에 진입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강한 물살 탓에 수색을 오래 지속하지는 못했다. 군 관계자는 “들어간 선실에는 물이 차 있었고, 사람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구조대는 17일 새벽까지 2인 1조로 선실 진입을 필사적으로 시도했다. 해경 등은 선체 내부에서 생존해 있을 수 있는 실종자를 위해 공기를 주입하는 것도 추진하고 있지만 선체 진입이 어려워 난항을 겪었다. 주변 해역에 대한 수색도 계속됐다. 16일 오후 7시부터 공군 CN-235 수송기 6대가 번갈아가며 조명탄을 3분에 2발씩 발사해 사고 해역 주변을 밝혔다. “아이고, 학생들이 발밑에서 유리창을 두들기며 살려달라고 아우성치는데…. 5명 정도는 꺼냈는데, 남은 아이들은 다 죽었을 거예요.” 화물 기사로 배에 탔던 김동수 씨(50)는 옆으로 기운 배 위에서 헬기의 호이스트(물건 사람 등을 끌어올리는 장치) 구조 차례를 기다렸다. 발밑을 내려다보니 학생들이 유리창을 있는 힘껏 두들기고 있었다. 생존자들이 피난해 있는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기자와 만난 김 씨는 “미처 못 구한 남학생 얼굴이 눈앞에 아른거려서 미칠 것 같다”고 울먹였다. 승객들이 힘을 합쳐 다섯 살배기 여아를 구해내기도 했다. 3등칸 플로어룸에 묵었던 김모 씨(59) 등 4명은 침몰이 시작된 뒤 권모 양(5)이 혼자 있는 것을 발견했다. 바닥으로는 점점 물이 차오르고 있었다. 이들은 권 양을 안은 채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며 기울어진 배 내부를 올랐다. 간신히 출구까지 오른 뒤에는 먼저 빠져나가 있던 여학생들이 권 양을 끌어올렸다. 해양경찰청에 사고가 접수된 것은 이날 오전 8시 58분. 완도 인근에서 순찰 중이던 P-57함을 비롯해 인근의 모든 해경 함정이 전속력으로 사고 현장으로 향했다. 신고 후 약 30분이 지난 오전 9시 30분 애타게 구조를 기다리던 승객들 앞에 해경 100t급 경비구난정 123정과 해경 헬기 B511호가 도착했다. 헬기는 구조용 호이스트로 1, 2명씩 승객 6명을 끌어올렸다. 이어 인근 서거차도 방파제에 이들을 내려놨다. 최초의 구조였다. 오전 9시 45분 해경 123정은 세월호 옆에 바짝 붙었다. 구조요원들이 세월호로 건너갔지만 내부 수압 등 때문에 출입문이 열리지 않았다. 일부 승객은 유리창을 깨고 극적으로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그렇게 50명이 123정으로 옮겨 타 생명을 구했다. 수협 목포 어업정보통신국도 사고 소식을 발 빠르게 전했다. 해경의 신고 접수 5분 뒤인 오전 9시 3분 “사고 현장과 가까운 어선들은 구조에 동참해 달라”는 무선 신호를 모든 주파수대를 이용해 송출했다. 잠시 후 어선들이 현장에 속속 모여들었고 오전 10시 진도선적 피쉬헌터호(1.11t) 등 2척이 바다에서 표류하던 20여 명의 탑승객을 구조했다. 10시 30분에는 목포선적 명인스타호(9.77t) 등이 27명의 탑승객을 구조했다. 오전 11시 이후 해성호를 비롯해 24척의 어선이 사고 현장에서 탑승객 구조와 수색 작업을 이어갔다. 전남도 행정선(전남707)과 진도군 행정선(아리랑) 역시 오전 10시경 현장에 도착해 50명이 넘는 이들을 안전지역으로 대피시켰다. 아리랑호의 구조작업을 이끈 곽종득 진도군 조도면장은 “구조된 학생들이 ‘친구가 안 보인다’며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 더 많이 구하고 싶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구조와 수색작업에는 해경 경비 함정 81척, 해군 26척, 육군 4척, 행정선 7척, 어선 50척 등 선박 168척과 항공기 29대(해경 14대, 해군 4대, 공군 8대, 경찰 2대, 소방 1대), 해난구조단 82명 등이 동원됐다. 독수리훈련을 위해 한국에 와 있던 미 해군 강습함정인 본홈리처드함도 현장 지원에 나섰다.조종엽 jjj@donga.com / 진도=강은지 기자 ※ 특별취재팀▽사회부서정보 황태훈 차장진도=이형주 강은지 이건혁 배준우 기자목포=정승호 차장, 조동주 박성진 기자인천=박희제 차준호 황금천 차장안산=남경현 차장, 김성모 홍정수 기자이성호 신광영 조종엽 이은택 손효주 장선희 백연상 주애진 곽도영 권오혁 여인선 기자▽정치부 윤상호 군사전문기자▽산업부 강홍구 기자 ▽경제부 박재명 기자▽사진부 진도=이훈구 차장, 박영철 홍진환 기자▽뉴스디자인팀 권기령 기자}
“우리는 국제 해커집단 ‘어나니머스(Anonymous·익명인)’다. 한국 정부는 세금을 낭비하고 언론을 통제하며 국민을 억압하고 있다. 4월 14일 사이버 공격을 하겠다.” 지난달 16일 유튜브에 어나니머스 가면을 쓴 인물이 이 같은 내용의 영어 동영상을 올렸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에도 “청와대 국가정보원 국세청 대한민국 정부 포털 사이트를 해킹하겠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가 수사한 결과 이들은 평범한 중고교생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고교 3년생인 강모 군(17)은 중학교 3학년생인 배모 군(14) 등과 페이스북 채팅 창에서 대화를 하던 중 “정부가 세금을 탕진하고 있다”며 해킹 공격을 하기로 했다. 이들은 필리핀인 J 군(15), 대학생 우모 씨(23)까지 끌어들였다. 강 군은 해킹 계획을 주도했고, 배 군은 동영상을 만들어 올렸다. J 군은 정부 홈페이지의 해킹을 시도했지만 보안망에 막혀 실패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사이버 공격 예고가 지난달 22일 언론에 보도되자 부담을 느껴 이를 철회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강 군 등을 공무집행방해와 해킹 미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J 군에 대해선 필리핀에 공조 수사를 요청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경찰청은 제복 공무원을 폭행하는 행위를 엄단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신청한 구속영장은 법원과 검찰에서 기각이 되더라도 매년 실시하는 ‘치안성과 종합평가’에서 감점을 하지 말라는 지침을 11일 전국 지방경찰청에 내려보냈다. 그동안 이 평가에서 구속영장 기각률이 높은 지방경찰청은 상대적으로 수사를 꼼꼼히 하지 않거나 무리하게 영장을 신청한 것으로 간주돼 해당 항목에서 낮은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신청한 구속영장은 아예 평가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것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영장이 기각돼 감점당할 걱정 때문에 위축되지 말고 공권력에 도전하는 피의자에 대해선 필요한 경우 적극적으로 영장을 신청하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 들어 공무집행방해 사범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율은 약간 높아지는 추세다. 올 1∼3월 영장 발부율은 80.4%(신청 194명, 발부 156명)로 지난해 같은 기간 68.9%(신청 135명, 발부 93명)에 비해 11.5%포인트 늘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대검찰청이 경찰관 등 제복을 입은 공무원을 폭행한 공무집행방해 사범에 대해 구속영장을 적극 청구하라는 지시를 내렸음에도 일선 지방검찰청 검사가 경찰 폭행 혐의로 입건된 유명 골프 선수 아버지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해 대검이 특별감찰에 착수하기로 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대검은 지난달 중순 전국 지방검찰청에 정복을 착용한 경찰관 등을 폭행하거나 협박하는 공무집행방해 사범에 대해 엄단할 것을 지시했다. 경찰관을 위협해 폭력을 행사하는 행위에 대해 초범이거나 음주 여부, 피해 경찰관 등과의 합의 여부를 떠나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고,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할 때에는 법원에 적극적으로 영장을 청구하라는 내용이었다. 이런 방침은 전국 경찰에도 전달됐다. 그러나 이 지시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일이 벌어졌다.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밤 ‘골프 여제’ 박인비 선수의 아버지 박모 씨(53)가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술에 취해 택시기사를 폭행하고 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까지 폭행한 혐의에 대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박 씨는 파출소로 연행된 뒤에도 2시간가량 욕설을 하고 난동을 피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박 씨에 대해 공무집행방해 및 경찰모욕 혐의로 검찰에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수원지검 성남지청의 담당 검사는 이를 기각했다. 그 후 경찰 안팎에서 “유명 골퍼의 아버지여서 봐줬다” “박 씨가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하자 폭행당한 택시기사와 합의했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는 등의 얘기가 나돌아 검찰은 지난주 진상 파악에 나섰다. 그 결과를 보고받은 김진태 검찰총장은 경찰이 신청한 박 씨의 영장을 기각한 검사와 성남지청에 대해 제복 입은 경찰관을 폭행한 공무집행방해 사범 엄단 지시를 불이행한 점, 관련 사건이 발생한 사실조차 보고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대검 감찰본부에 특별감찰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정당한 공무를 수행하는 정복 공무원을 위협하는 행위는 반드시 구속 수사해 선진적인 공무집행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라고 전했다.최우열 dnsp@donga.com·조종엽 기자}

‘신종 혼합 변종 고급 대형 무허가 단란주점 단속!’ 서울 강남경찰서가 1일 내놓은 보도자료의 제목이다. 거창한 제목과 달리 입건된 업주 강모 씨(39) 등 4명이 쓴 혐의는 ‘식품위생법 위반’에 불과했다. 어떻게 된 일일까? 지난달 25일 오후 10시 40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고층빌딩 16, 17층에서 ‘Gee’와 ‘Good’이라는 상호로 영업하던 단란주점에 경찰이 들이닥쳤다. 자동영상반주기가 설치된 룸에서 술과 안주를 파는 ‘평범한’ 단란주점으로 보였다. 경찰은 업소에서 여성 종업원을 발견하지 못했고 손님과 성매매를 한 증거도 찾지 못했다. 문제는 이 단란주점이 ‘영상음반제작업’으로 신고한 채 영업을 했다는 데 있었다. 단란주점이 연예제작사 SM엔터테인먼트나 YG엔터테인먼트와 같은 업종으로 영업신고를 한 것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해 단란주점이 아닌 다른 업태로 신고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업주 강 씨를 쫓고 있다. 이 같은 수법은 일부 영세한 노래방 업주가 편법으로 운영했던 방식이었다. 여성 도우미를 동석시키거나 노래방 안에서 술을 팔다가 구청 등에 적발돼 영업정지를 당하면 영상음반제작업으로 신고해 다시 영업을 한 것이다. 이들은 재차 단속을 당하면 “여기는 노래방이 아니라 일반인이 자신이 노래 부르는 모습을 녹화해 뮤직비디오로 만드는 곳”이라고 주장했다. 왜 술을 팔았느냐고 물으면 “만약 SM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직원들과 손님들이 함께 술을 마셨다면 죄가 되느냐”고 반문했다(이들은 영업장 옆에 일반음식점이나 매점 신고를 내고 술을 팔았다). 여성 도우미가 적발되면 “뮤직비디오 제작을 도와주는 코러스일 뿐”이라고 핑계를 댔다. 노래방과 영상음반제작업을 관리하는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미 2012년에 ‘신고 업태가 뭐든 실제로 노래방이라면 주류 판매와 도우미 동석, 무허가 운영 등은 처벌 대상’이라는 지침을 내렸다. 수원지법도 지난해 1월 “영업의 주된 이익이 노래연습 서비스 제공이라면 음반·음악영상물 제작업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그럼에도 일부 영상제작기기 판매자들은 여전히 “영상녹화가 가능한 우리 회사의 기계를 구입하고 영상음반제작업으로 신고하면 술을 팔아도 단속에 안 걸린다”고 노래방 업주들을 현혹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문체부는 현행 음악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상 ‘음반·음악영상물 제작업’의 정의에 ‘다수를 대상으로 유통·시청에 제공할 목적으로’라는 구절을 삽입하는 것으로 개정을 추진 중이다.조종엽 jjj@donga.com·조동주 기자}
대포폰(차명 휴대전화) 5대 중 3대가 인터넷을 통해 이동통신사에 가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인터넷 가입이 범죄에 쓰일 가능성이 높은 대포폰 개통의 주요 경로가 되고 있지만 통신사들은 가입자 확대 경쟁에 매몰돼 이에 대한 관리가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은 2월 24일∼3월 23일 한 달간 대포폰을 집중 단속한 결과 적발된 전체 대포폰 626대 중 59%(369대)가 인터넷을 통해 개통됐다고 30일 밝혔다. 인터넷 가입은 구매자와 판매자가 대면할 필요가 없고 본인 인증도 신용카드, 공인인증서, 휴대전화 본인인증 중 1개만 통과하면 되는 등 비교적 단순해 대포폰 제조 조직의 타깃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동통신사에 등록하지 않고 인터넷에서 가입자를 대량 유치하는 이른바 ‘딜러’들을 통해 대포폰이 개통되는 사례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통신사들은 가입자 유치를 위해 이들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대포폰 유통범들은 도용할 개인정보 확보, 타인 명의 이동통신 가입, 대포폰 판매를 분업화해 인터넷 딜러 등을 통해 조직적으로 대포폰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에 대한 가입자 늘리기에만 신경 쓰는 통신사들의 대응은 미온적이라 정부 차원에서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대포폰 만드나 부산 사상경찰서가 지난달 검거한 남모 씨(51·구속) 일당은 지난해 9월 인터넷으로 대포폰을 개통했다. 인터넷 개통은 판매자를 대면할 필요가 없어 대리점이나 판매점에서 가입하는 것보다 명의자 본인으로 위장하는 것이 간편했기 때문이다. 통신사가 가입자 본인임을 확인하기 위해 명의자의 휴대전화로 본인 인증을 요구했지만 일당은 가뿐히 통과했다. 이들은 먼저 명의를 도용할 96명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주민등록증 사본을 확보하고 인터넷 딜러(가입자 모집업자) 6, 7곳을 통해 명의자 한 명당 3, 4대씩 360대의 휴대전화 가입을 KT에 신청했다. KT가 본인 인증용 문자메시지를 보냈지만 이는 일당의 상부 조직이 미리 명의를 도용해 개설한 휴대전화 96대로 전해졌다. 일당은 이런 수법으로 명의자 한 명당 3, 4대씩 총 360대의 대포폰을 새로 만들었다. 경찰에 따르면 남 씨 일당은 가입 신청 시 첨부하는 주민등록증 사본의 주소를 위조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실제 명의자 본인의 주소로 요금 고지서가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또 비용 부담과 부피를 줄이기 위해 휴대전화를 통째로 구매하지 않고 가입자의 신원과 전화번호 정보가 기록되는 유심(USIM)만 개통하는 수법을 썼다. ○ 모니터링 철저히 하고 인터넷 딜러도 점검해야 이처럼 인터넷을 통한 대포폰 개설이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통신사들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대포폰을 만들려고 하는 것인지를 검증하기 위해 가입 과정을 까다롭게 하면 가입자 유치 경쟁에서 뒤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탓이다. 대포폰은 확보된 1명의 개인정보로 여러 대를 개통해 판매해야 이익을 많이 남길 수 있기 때문에 여러 대를 개통하는 가입자에 대한 검증만 철저하게 해도 상당 부분 억제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명의 명의로 여러 대의 휴대전화를 개통해 가족 여러 명이 쓰는 경우 등 필요 시에는 용도를 증명하도록 하는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대포폰 제조의 주요 경로가 되는 인터넷 딜러에 대한 점검도 철저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딜러들은 사설 인터넷 홈페이지나 블로그를 운영하며 가입을 원하는 사람들의 신청을 받아놓고 있다가 ‘정책이 좋아질 때’(보조금이 많을 때) 판매점주로부터 돈을 받고 가입자를 넘기는 업자들이다. 이번 한 달간의 경찰 단속에서 적발된 대포폰 중 KT를 통해 가입된 대포폰이 78.5%(492대)를 차지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뒤이어 SKT 9.7%(61대), LG유플러스 7.0%(44대) 순이었다. 이와 관련해 KT 관계자는 “단속 기간이 짧아 통계로서의 가치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는 휴대전화를 통한 본인 인증의 경우 본인이 사용하던 기기를 다른 기기로 변경할 때만 가능하고, 신규 가입이나 번호 이동 시에는 신용카드나 공인인증서로만 본인 인증을 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조종엽 jjj@donga.com·강은지 기자}

다수인이 공동 목적을 위해 일시적으로 모이는 집회와 달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상 시위는 여러 사람이 도로, 광장, 공원 등을 행진하거나 위력(威力)을 보이는 행위를 뜻한다. 지금까지 시위대는 해가 떠 있는 시간에만 거리 행진을 할 수 있었다. 경찰은 야간 집회 신청은 받았지만 해가 진 뒤에도 행진을 하겠다는 신고는 아예 접수하지 않았다. 시위대가 해가 진 뒤에도 행진을 지속하면 해산 명령을 내렸으며, 이에 불응하면 불법행위에 해당돼 강제 해산을 할 수 있었다. 헌법재판소의 한정위헌 결정에 따라 야간 행진이 허용되면 교통 체증과 소음 발생 증가 등 시민의 불편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계절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일몰 직후는 직장인들이 퇴근하는 시간대다. 지난달 25일 열린 국민파업대회 당시 행진을 하던 시위대는 오후 5시 40분부터 서울 종로구 광교 남단 및 롯데호텔 앞 차로를 무단 점거했다. 시위대는 경찰의 4차에 이르는 해산 명령에 불응하다가 오후 6시 50분에야 해산해 퇴근하려는 직장인 등이 교통 체증으로 심한 고통을 겪었다. 시위대는 당일 서울 지역의 일몰 시각인 오후 6시 21분 이전에 해산했어야 하지만 앞으로는 시위대가 신고된 행진 경로를 준수할 경우 해산 명령을 내릴 법적 근거가 없어진다. 야간 행진에 따른 소음 관련 민원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헌재가 2009년 9월 ‘야간 옥외집회 금지’ 조항에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리면서 2010년 7월 이후 시위(행진)가 아닌 야간 집회는 전면 허용돼 왔다. 이에 따라 야간 집회는 매년 급증해 왔고 소음 관련 민원이 발생한 야간 집회도 2012년 320건에서 지난해 400건으로 증가 추세다. 야간 행진까지 허용되면 집회 장소 근처뿐 아니라 시위대의 행진 경로를 따라 소음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는 지역이 늘 것으로 보인다.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은 “야간 옥외집회가 24시간 허용된 뒤 야간에 대규모 집회가 많이 열렸다”며 “시위까지 밤늦은 시간대에 허용하면 주변에 거주하는 시민들의 휴식을 취할 권리가 침해받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에 거주하는 주부 최진숙 씨(45)는 “종로구는 집회 시위가 잦아 낮에도 교통이 마비됐는데 퇴근시간이 겹치는 야간 시간대에 대형 집회·시위가 열린다면 교통 대란이 불 보듯 뻔하다”며 “집회의 자유는 보장돼야 하지만 부작용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회사원 최형식 씨(43)는 “야간에는 충돌이 생길 경우 주간보다 피해가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선 헌재가 야간 시위를 시간 제한 없이 전면적으로 허용하는 결정을 내렸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민영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변호사는 “헌재가 밤 12시 이전의 시위에 대해서만 한정 위헌 판결을 내린 것은 입법권을 행사한 것과 마찬가지”라며 “시위 허용 시간대를 밤 12시로 한정하면 철야 시위를 벌이려는 사람들의 기본권을 제한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헌재 결정에 대해 “앞으로 시위에 대응하는 경찰력의 부담이 훨씬 커질 것으로 보여 우려스럽다”며 “야간 시위가 도로 점거나 건물 침입 등 불법으로 변질될 경우 주간보다 사고 발생 위험이 높아 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훈련이나 장비 보완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조종엽 jjj@donga.com·권오혁 기자}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광화문 복원용 금강송 4그루와 숭례문 복구용 국민 기증목재 154본(本·잘라진 목재의 덩어리)을 실제 복원에 사용하지 않고 빼돌린 혐의로 해당 공사를 담당했던 신응수 대목장(71)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신 씨는 문화재청이 강원 양양군 국유림에서 벌채해 공급한 금강송 4그루(감정가 최소 6000만 원)를 2008년 4월 자신이 운영하는 목재소 창고로 빼돌리고 숭례문 복원에 써 달라며 국민들이 기증한 목재 154본(감정가 4200만 원 상당)을 2012년 5월 경복궁 수라간 복원 공사 등 다른 공사에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경복궁 복원공사에 참여하기 위해 문화재수리업체 J사 김모 대표(75)에게 2500만 원을 주고 문화재수리기술자 자격증을 불법으로 빌린 혐의도 받고 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