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동

유재동 부국장

동아일보 편집국

구독 15

추천

미국 뉴욕 현지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모두 전해드립니다.

jarrett@donga.com

취재분야

2026-02-28~2026-03-30
칼럼91%
인공지능3%
경제일반3%
금융3%
  • 日, 엔低 도발… 한-일 환율전쟁 치닫나

    《 장기침체 국면을 탈출하기 위해 일본이 잇달아 모험적 경제정책을 감행하면서 한일 양국 금융시장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 일본은행(BOJ)의 기습적인 추가 양적완화의 영향으로 4일 국내 증시에서는 전날에 이어 수출주가 동반 급락한 반면에 엔화 약세의 훈풍을 탄 일본 증시는 7년 만에 장중 17,000엔 선을 넘어서며 신바람을 냈다. 원-엔 환율은 6년 2개월여 만에 100엔당 950원 선 밑으로 내려갔다. 이날 엔-달러 환율은 2007년 12월 이후 6년 11개월 만에 처음으로 장중 114엔을 넘어섰다. 》○ 원-엔 환율 보름새 50원이상 떨어져 외환은행 고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원-엔 환율은 949.46원으로 2008년 8월 14일(949.76원) 이후 처음 950원 선 아래로 내려갔다. 지난달 17일(1003.48원) 이후 보름 만에 50원 이상 떨어진 것이다. 이날 원-엔 환율은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14엔 선을 넘나들면서 오전 한때 940원대 초반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최근 원-엔 환율이 가파르게 내려가는 것은 엔화 가치의 하락 속도를 원화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이 엔화 약세를 유도하기 위해 돈을 연일 찍어대고 있는 반면에 한국은 글로벌 강(强)달러(달러화 강세) 환경 속에서도 경상수지 흑자 등의 요인으로 원화 가치 하락세가 더딘 상황이다. JP모건체이스는 엔-달러 환율이 연말 115엔, 내년 3분기(7∼9월) 120엔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엔화 약세 공포가 연일 금융시장을 지배하면서 일본발 환율 전쟁이 임박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은 일본과의 경합 품목이 많아 엔화 약세에 따른 피해가 가장 큰 나라로 인식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 김용준 연구원은 “강달러로 엔화 약세는 어느 정도 예상됐던 바지만 일본 정부가 그 속도를 더 높인 것”이라며 “한국, 대만 등이 엔화 약세에 맞서기 시작하면 환율을 둘러싼 각국의 갈등구도가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한국의 외환당국이 쓸 만한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원화가 강달러와 엔화 약세 사이에 끼어 있는 형국이어서 시장 개입을 하거나 통화정책을 쓰기가 애매한 상황이다. 엔화 약세에 대응하기 위해 원화 가치 하락을 무리하게 유도하다가는 자칫 외국인 자본유출 등 외환시장의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출을 감안하면 100엔당 950∼1000원 정도 환율은 유지해야 한다”며 “그나마 우리는 다른 신흥국에 비해 통화정책을 펼 여력이 상대적으로 남아있기 때문에 엔화 약세에 대응해 추가 금리인하를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엔화 약세 공격에 국내 증시 판도 흔들려 엔화 약세 현상이 심화되면서 기업들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코스피가 전날보다 0.91% 내린 1,935.19로 마감한 가운데 일본과 경쟁관계인 한국 수출기업들의 주가가 동반 급락하면서 시가총액 상위 기업 순위가 요동치고 있다.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일본 업계와 가격 경쟁을 하는 현대자동차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이 34조1429억 원으로 줄어 3년 7개월 만에 코스피 시가총액 2위 자리를 내줬다. 전날 3위였던 SK하이닉스(시가총액 34조5437억 원) 주가도 하락했지만 현대차가 3% 넘게 떨어지는 등 나흘 연속 하락해 순위가 뒤집혔다. 올 들어 진행된 엔화 약세는 전체 국내 증시의 판도를 바꿔놓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하반기 들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삼성전자 우선주 포함) 중에서 17개 종목의 순위가 바뀌었다. 자동차, 철강, 화학 등 주요 수출주의 타격이 컸다. 엔화 가치 하락으로 일본과 경쟁하는 해외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6월 말 4위였던 현대모비스는 9위로, 기아자동차는 9위에서 12위로 하락했다. 15위였던 현대중공업(13조4520억 원)은 시가총액이 7조2276억 원으로 4개월 만에 반 토막 나면서 38위로 추락했다. 반면 한국전력 신한금융지주 삼성생명 등 내수주로 분류되는 기업들의 순위는 크게 올라 대조를 보였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전반적으로 한국 증시가 크게 떨어지고 일본과 경합하는 종목이 급락하는 것은 일본의 양적완화에 따른 것”이라며 “글로벌 투자시장에서 일본을 ‘매수’하고 한국을 ‘매도’하는 현상이 본격화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라고 말했다.유재동 jarrett@donga.com·김재영 기자 / 도쿄=박형준 특파원}

    • 2014-11-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금리 조기인상땐 가계 대출이자 부담 커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9일(현지 시간)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2009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시행해 온 양적완화(QE) 프로그램을 공식 종료했다. 이날 연준의 결정은 예고된 사항이라 당장 큰 충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앞으로 이어질 출구전략의 흐름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세계경제의 구석구석이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은 이날 “미국 경제의 회복 속도가 빨라지면 금리인상 시점도 당겨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발 국제금융시장 재편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 것이다. 이날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양적완화 종료 등으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며 매월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이 부분을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양적완화 종료의 의미와 배경, 전망을 Q&A로 알아본다. Q: 양적완화는 무엇이고 왜 중단했나. A: 연준은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2008년 말 기준금리를 제로(0) 수준까지 낮췄다. 이것으로 부족하다고 판단한 연준은 이듬해인 2009년부터 국채와 모기지채권을 사들이는 형식으로 시중에 돈을 풀기 시작했다. 이런 식으로 연준이 지금까지 시장에 공급한 유동성은 4조 달러(약 4200조 원)에 이른다. 중앙은행의 이런 ‘변칙 대응’을 두고 처음엔 다소 논란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경기회복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러자 연준은 지난해 양적완화 축소 의사를 밝히고 올해 초부터 채권 매입 규모를 조금씩 줄여왔다. 자국 경제가 나아진 만큼 양적완화 같은 비상대응은 이제 그만해도 된다고 본 것이다. Q: 연준의 다음 행보는 어떻게 되나. A: 연준의 출구전략은 끝난 게 아니고 이제 시작이다. 먼저 금리부터 정상화(인상)해야 한다. 인상 시기는 내년 중·후반 또는 2016년 초로 예상된다. 금리를 올린 뒤에는 지금까지 연준이 사들인 채권을 시장에 되팔아야 한다. 시중에 풀린 돈을 다시 중앙은행으로 흡수하는 것이다. 채권 매각은 처음엔 만기연장(롤오버)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되다가 나중에 경기회복에 자신감이 붙으면 만기가 남은 채권도 시장에 팔 것으로 보인다. 연준이 채권 보유량을 줄여나가는 과정은 5∼8년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Q: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A: 오래전부터 예상된 일이라 당장 큰 혼란은 없을 것이다. 30일에 원화가치가 소폭 하락(원-달러 환율은 상승)하고 일본 증시가 다소 오른 것 외에 아시아 금융시장은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1, 2차 양적완화가 끝났을 때 그랬듯이 신흥시장이 어느 정도 흔들리는 현상은 나타날 수 있다. 미국이 금리인상에 착수하면 신흥국과 금리차가 좁혀지기 때문에 이들 나라에서 외국인 자금이 미리 이탈할 수 있다. 특히 경상수지가 적자를 보이고 외화가 넉넉지 않은 나라들이 문제다. 또 달러화 강세가 지속돼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면 브라질 러시아 같은 자원수출국들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Q: 한국은 정말 안전한가. A: 한국은 외환보유액이 많고 대외신인도도 높아 상대적으로 자본유출의 위험이 적다.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신흥국에서 자금 이탈이 심해져 금융시장이 경색되면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 전체가 충격을 받을 수 있다. 미국이 출구전략을 서두를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 연준도 이날 고용과 물가 목표에 빨리 접근한다면 금리인상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많은 전문가가 이 메시지가 조기 금리인상을 시사한 것으로 평가했다. Q: 우리 가계에는 어떤 영향이 올까. A: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한국의 기준금리나 시장금리도 시차를 두고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가계가 부담해야 하는 대출이자가 내년부터 많아지게 된다. 최근 금리 하락기에 빚을 늘려온 가구의 이자 부담이 커지는 것이다. 빚 상환 부담이 늘어나면 소비여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가뜩이나 침체된 내수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 또 달러화 강세에 따라 환율이 상승하면 수입물가가 따라 오를 소지가 있다. Q: 투자전략은 어떻게 가져가야 하나. A: 증시 변동성은 당분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준이 향후 경제여건 변화에 따라 통화정책을 펴겠다고 밝힌 만큼 앞으로 지표가 발표될 때마다 시장이 출렁일 수 있다. 무엇보다 국내 증시의 방향성을 좌우하는 외국인의 흐름을 눈여겨봐야 한다. 전문가들은 일단 기대수익률을 낮추고 방어적인 태도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양적완화 종료로 피해를 볼 수 있는 신흥시장이나 원자재에 대한 투자는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국내에서는 배당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배당주나 펀드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유재동 jarrett@donga.com·박민우 기자 / 뉴욕=부형권 특파원}

    • 2014-10-3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Money&Life/단신]KB금융, 어린이재단에 자전거 1500대 전달 外

    KB금융그룹은 28일 서울 명동 본점에서 ‘KB희망 자전거’ 사업의 일환으로 협력기관인 ‘어린이재단’에 자전거 1500대를 지원하는 전달식을 열었다. KB금융은 4월에도 베트남 어린이들에게 자전거 1500대를 지원한 바 있다. 이번 전달식에는 윤웅원 KB금융 회장 직무대행, 이제훈 어린이재단 회장과 KB금융 해외봉사단원들이 참석했다. 이날 전달식 뒤 KB금융 해외봉사단원 30여 명은 캄보디아로 떠나 11월 2일까지 학교시설 개·보수 등 환경개선 봉사활동을 수행한다. ■신한은행, ‘경영대상’서 사회가치 최우수기업신한은행은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주최 ‘2014 한국의 경영대상’ 시상식에서 ‘사회가치 최우수기업’에 선정됐다고 28일 밝혔다. ‘한국의 경영대상’은 혁신을 통해 탁월한 경영 성과를 내며 고객과 직원, 지역사회의 가치 증진에 이바지하는 기업에 수여되는 상이다. 신한은행은 국내 금융계 최초로 사회책임보고서를 발간하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친환경사업을 벌이며 지역사회에 공헌한 점 등을 인정받아 이번에 수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2014-10-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소비심리 다시 뒷걸음 ‘세월호 직후’ 수준으로

    차츰 개선되는가 싶던 소비심리가 다시 악화되면서 세월호 참사 직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경제상황 인식을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는 10월 105로 전달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이 지수는 올해 초 108을 유지했다가 세월호 참사 직후인 5월 105로 떨어진 뒤 9월에는 107 수준으로 올라왔다. 하지만 그간 정부가 내놓은 경기부양책들의 효과가 떨어지고 유로존 등 글로벌 경제의 불안이 고조되면서 이달에는 5월 수준으로 다시 미끄러졌다. 세부 지표도 대체로 하락세를 보여 ‘현재경기판단’ 지수는 전달보다 4포인트, ‘향후경기전망’은 6포인트 각각 떨어졌다. 향후 1년간 소비자들의 물가상승률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7%로 2002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그동안 정부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아직 높다는 점을 들며 디플레이션의 현실화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강조해 왔다. 전문가들은 기대인플레이션율의 하락이 소비심리를 더욱 위축시켜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4-10-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아, 옛날이여” 쓸쓸한 저축의 날

    1964년 제정된 ‘저축의 날’이 28일로 51회째를 맞았다. 하지만 경제 환경의 변화로 가계는 예전처럼 저축을 꾸준히 하기 쉽지 않고, 이에 대한 정부나 금융사들의 관심도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저축의 날’ 행사를 열고 훈장 1명, 포장 3명, 대통령 표창 6명 등 총 91명에게 저축 유공자 상을 수여했다. 평소 저축을 생활화한 배우 김희애 씨와 방송인 서경석 씨가 대통령 표창을 받았고 아나운서 백승주, 방송인 변정수 씨(이상 국무총리 표창), 야구선수 장원삼, 가수 김흥국 씨(이상 금융위원장 표창)도 수상자 명단에 올랐다. ‘저축의 날’ 행사는 저축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정부 공식행사로 매년 열리지만 최근 들어서는 저성장·저금리 등 경제여건의 변화, 경제 정책의 방향 전환에 따라 그 열기가 시들해졌다. 과거 고도성장기 때는 저축만 열심히 해도 높은 이자를 받아 집까지 장만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실질금리가 떨어지면서 “저축할수록 손해”라는 말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가계순저축률은 1991년 24.2%에 달했지만 2000년에 한 자릿수(8.6%)로 떨어진 뒤 지난해는 4.5%에 머물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20위권 밖으로 하위권에 처져 있다. 이런 현상의 주된 원인으로는 우선 저금리 기조가 확산되면서 은행에 돈을 맡길 유인이 줄어들었다는 점이 꼽힌다. 가계가 돈을 저축할 여력이 없는 것도 문제다. 가처분소득 증가율은 연간 5% 안팎에 머무는 데 반해 가계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예금은커녕 대출금을 갚기에 급급한 상황이 됐다. 또 과거 예금 유치에 사활을 걸었던 금융회사들도 요즘은 예대마진이 줄어들면서 가계나 기업의 예금 유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부는 ‘저축의 날’의 명칭이나 성격을 달라진 현실에 맞춰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저축의 날 정신’을 다가오는 ‘100세 시대’에 맞게 계승·발전시켜 국민들의 노후 보장을 위한 연금저축상품 개발, 퇴직연금의 수익성 제고 등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4-10-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한국, 美금리 급등땐 亞서 가장 큰 타격”

    세계 역사상 가장 과감한 통화정책으로 평가되는 미국의 양적완화(QE)가 이번 주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8, 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월 150억 달러 규모의 자산 매입을 중단하며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약 6년 만에 종료할 것으로 전망된다. QE는 대공황에 버금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떨어뜨리는 것도 모자라 돈을 찍어 시장에 무차별적으로 뿌리는 정책이었다. 아직도 “대공황을 막는 데 기여했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또 다른 버블의 씨앗을 뿌렸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양적완화의 종료는 미국 경제가 금융위기의 충격에서 벗어나 기력을 충분히 회복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진통제 투여’가 중단되면서 세계경제가 또 다른 고통의 시기에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약 6년에 걸친 비상 체제 마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미국은 지금까지 세 차례의 양적완화를 통해 약 4조 달러를 시장에 투입했다. 지난해 기준 1조3000억 달러인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세 배에 이르는 규모다. 2009∼2011년의 1, 2차 양적완화 당시에는 금융시장 안정이 주된 정책 목표였다. 금융위기로 자금 흐름이 막힌 시장에 충분한 유동성을 불어넣으려는 의도였다. 2012년 시작된 3차 양적완화는 정책의 타깃이 금융 안정에서 실물경제 지원으로 이동했다. 주택시장 등 경기 부진이 길어질 조짐을 보이자 연준은 아예 구체적인 ‘고용 목표치’를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무제한으로 채권을 사들이겠다고 선언했다. 이런 정책 기조에 대전환이 오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자국 경제지표의 개선에 자신감을 가진 연준은 올 초부터 자산 매입 규모를 점차 줄여가면서 그동안의 비상체제를 조금씩 마무리하는 수순에 들어갔다. 실물경제가 거의 정상 수준을 회복하며 위기의 ‘8분 능선’을 넘었다는 평가에 따른 것이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은 “세 차례의 양적완화를 두고 풀린 돈이 실물로 충분히 가지 못 했다는 비판이 있었다”면서도 “중앙은행의 채권 매입을 통해 주택경기 개선과 금융시장 안정에는 전반적으로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연준이 제로 수준의 금리를 언제쯤 올릴지에 집중되고 있다. 지금 분위기를 봐서는 그리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유럽과 중국의 경기 둔화로 세계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은 데다 미국도 달러화가 강세를 보임에 따라 인플레이션 압력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또는 2016년 초에 기준금리가 오르기 시작하고 연준이 그동안 사들인 4조 달러가량의 채권을 시장에 되파는 것은 그 이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5월 “연준의 채권 보유액이 위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데는 최대 8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양적완화를 집행하는 데 들었던 시간(6년)보다 출구로 나가는 과정이 더 오래 걸릴 것이라는 뜻이다.○ 미국 금리 인상 그리 급격하지 않을 듯 미국이 출구전략에 뜸을 들일 수밖에 없는 것은 연준의 결정이 한국 등 세계경제에 미치는 충격파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당장 한국 등 신흥국은 미국과의 금리차가 좁혀지면서 자본 유출이 발생할 우려가 크다. 미국도 이런 세계경제의 불안이 자국 경제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미국의 금리 인상이 급격히 이뤄져 세계경제에 혼란이 발생할 경우 한국의 연간 경제성장률이 0.98%포인트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중국, 일본, 동남아 주요국 등이 받을 수 있는 충격보다 더 크다. 정성춘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국제거시금융실장은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은 미국의 통화정책 등 대외 요인에 따른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며 “다만 연준이 금리를 갑자기 올리거나 금융시장이 과잉 반응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27일 국정감사에서 “지금까지 연준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미국의 금리 인상은 점진적으로 사전에 예측 가능한 범위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가 초저금리와 양적완화로 지탱됐다고 한다면 이제 그 민낯이 드러나는 셈”이라며 “경기에 대한 심리가 워낙 불안한 상태여서 신흥국을 중심으로 충격이 증폭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4-10-2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4개 분기 연속 0%대… 다시 갇힌 ‘低성장 터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 성장세가 한풀 꺾이면서 한국 경제가 수년째 분기별 성장률 1%라는 ‘마(魔)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부양책이나 경기 사이클과 관계없이 이제는 0%대 저성장을 숙명처럼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관론마저 나온다. 24일 한국은행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3분기(7∼9월)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9%로 4개 분기 연속 1%에 미치지 못했다. 최경환 경제팀이 내수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부양책을 내놓았지만 큰 효과가 없었고, 수출이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제조업 생산이 이례적으로 줄어든 영향이 컸다.○ “4분기도 1%대 가능할지 확신 못해” 2010년 6.5%의 깜짝 성장률을 보인 한국 경제는 2011년 1분기부터 지난해 1분기까지 9개 분기 연속 0%대 성장률 행진을 이어갔다. 1·2차 오일쇼크나 1997년 외환위기, 2003년 카드사태 등 그 어떤 위기보다 오래 이어진 침체기였다.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해 2분기와 3분기에는 경기가 저점을 탈출하고 추가경정예산 편성이라는 마중물이 더해지며 1%대 초반 성장률을 간신히 회복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소비 및 투자 부진과 세수 감소, 세월호 참사 등의 악재가 중첩되면서 지난해 4분기부터 다시 0%대 저성장의 터널 속으로 들어갔다. ‘분기별 성장률 1%’는 한국 경제에 상징적인 의미도 있다.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1% 이상이 되면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로 추정되는 연간 4%의 경제성장이 가능해진다. 정부가 내년 성장률 목표치를 약간 무리해서 4.0%로 잡은 것도 2011년 이후 수년째 잠재성장률 이하의 성장세를 보이는 한국 경제를 어떻게든 본궤도로 끌어올리겠다는 의지가 실려 있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3분기 성장률이 세월호 참사가 있었던 2분기(0.5%)보다 반등한 것은 맞지만 1%를 못 넘은 것은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는다”며 “전반적으로 하방리스크가 많아 올 4분기도 1%를 찍을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수출이다. 3분기 수출 증가율은 ―2.6%로 2008년 4분기(―4.3%) 이후 최대 하락폭을 나타냈다. 이로 인해 국내 제조업 생산 역시 0.9% 줄어 2009년 1분기(―2.4%) 이후 5년 반 만에 처음으로 뒷걸음질을 쳤다. 이 같은 지표의 악화는 대외경제 불안과 엔화 약세로 삼성전자 현대차 등 대표기업의 수출이 흔들린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日 엔약세 활용땐 우리 수출 더 어려워질 것” 1%대 성장률을 회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전망은 앞으로도 그리 밝지 않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이날 기재부 국정감사에서 “경기가 회복 궤도로 복귀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비록 3분기 성장률이 1분기(0.9%)와 수치상으로는 동일하지만 2분기 기저(基底)효과를 감안하면 실제로는 그리 만족스럽지 않은 성적이라는 것이다. 이마저도 정부의 재정 지출에 크게 의존한 결과라는 점에서 향후 민간의 자생적인 경기회복이 불투명하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세월호의 영향은 극복한 것 같은데 전반적인 회복의 힘은 오히려 상반기보다 약하다”며 “2분기에 경기가 위축된 걸 고려하면 3분기 수치가 더 높게 나왔어야 한다”고 말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이 엔화 약세를 수출품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하면 앞으로 우리 수출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정부가 내놓은 일련의 정책이 국회를 통과해 제대로 효과가 나야 뭔가를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4-10-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동부 김준기 회장, 못다 핀 ‘철강왕 꿈’

    “지금은 여력이 없어 동부제철을 도울 수 없어 안타깝지만 언제라도 허락되는 한 모든 것을 바쳐서 지원하겠습니다.” 동부제철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경영정상화 계획에 대한 이행약정(MOU)을 체결함에 따라 23일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동부제철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경영권도 상실했다. 김 회장은 이날 오전 임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자신의 안타까운 심정을 밝히며 언젠간 경영권을 되찾아 오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동부제철은 김 회장이 설립된 지 2년이 지난 동진제강을 1984년 인수해 30년간 키워온 회사다. 김 회장은 평소 “쇳물은 국가 산업의 근간”이라며 “자원이 없는 나라에 애국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자긍심을 갖고 일하자”고 강조해왔다. 지난해 유동성 위기가 불거진 이후에도 줄곧 임직원들을 독려해온 사람 역시 김 회장이었다. 지난해 8월에는 직접 “경쟁력 세계 제일! 세계 제일! 세계 제일! 세계 제일!”이라는 구호를 제안해 회의나 조회 시작과 마무리 때마다 임직원이 다 함께 외쳤다. 당시 김 회장은 “우리는 전기로라는 독자적인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자부심을 갖고 일하자”며 구호를 전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금 조금 힘들고 어렵지만 그런 생각은 버리자. 임직원 모두가 이 구호를 외치다 보면 ‘경쟁력 세계 제일의 제철회사’를 만들려는 우리의 꿈은 결국 실현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업계 관계자는 “김 회장은 전기로에 대한 자부심이 남달랐다”며 “평소에도 ‘아시아 최초로 전기로 일관제철소를 성공시키자’는 말을 수없이 반복했다”고 했다. 결국 김 회장의 동부제철 경영권 상실 소식에 재계에서는 △쇳물(동부제철) △반도체(동부하이텍) △종자(동부팜한농) 등 ‘씨앗 산업’에 주력했던 김 회장이 우여곡절 끝에 다 놓치게 됐다는 평이 나온다. 24세에 미륭건설을 토대로 동부그룹을 창업한 김 회장은 스스로를 ‘산업 농사꾼’이라고 소개할 정도로 기초산업 포트폴리오 구축에 힘써 왔다. 최근 매각 마무리 절차를 밟고 있는 동부하이텍 역시 김 회장이 지난 10여 년간 직접 2조 원이 넘는 투자를 결정하며 키워 온 회사다. 재계 관계자는 “김 회장은 씨앗 산업에 유독 애정이 많았던 1세대 창업주로 회사 기반을 탄탄히 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려면 기초 산업 포트폴리오가 제대로 돼야 한다고 봤다”며 “하지만 잇달아 불거진 계열사 유동성 위기에 결과적으로 팔, 다리를 떼고 남은 계열사 지키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산업은행은 김 회장이 동부제철 유동성 위기와 관련해 사재 출연을 하는 등 경영 정상화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되면 채권은행 간 결의를 거쳐 주식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김지현 jhk85@donga.com·최예나·유재동 기자}

    • 2014-10-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윤종규 “KB, 官-勞에 휘둘리지 않을 시스템 만들어야”

    그동안 정권 실세에 줄을 댄 ‘낙하산 인사’가 내려오면서 정권의 전리품으로 여겨진 KB금융지주 회장에 내부 출신인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이 내정되면서 KB금융그룹의 지배구조가 어떻게 바뀔지에 금융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KB금융 안팎에서는 윤 내정자가 KB금융의 과거 위상을 회복하는 데 성공하려면 관치(官治)와 노치(勞治) 등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뚝심 있는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막전막후, ‘캐스팅보트’ 행사한 이경재 의장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경재 KB금융 이사회 의장을 제외한 사외이사(회장후보추천위원) 8명의 표심은 내부 출신과 외부 출신 인사에 각각 4표씩 갈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출신의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과 윤 내정자에 대한 사외이사들의 지지가 딱 절반으로 나뉘었던 셈이다. 이 같은 백중세는 병원 입원으로 회추위 회의에 불참해왔던 이 의장이 22일 최종 후보를 뽑는 회의에 참석하면서 깨졌다. 1차 투표에서 윤 내정자는 5표, 하 행장은 4표를 받았다. 이 의장은 20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조직을 추스르는 일은 조직을 잘 아는 내부 출신이 잘한다”며 내부 출신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 의장이 윤 내정자에게 표를 던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1차 투표에서 하 행장을 찍었던 사외이사 1명이 마음을 돌리면서 2차 표결에서 6 대 3으로 승부가 갈렸다. 윤 내정자는 투표 전 진행된 면접에서 KB금융의 과제와 비전을 제시한 프레젠테이션(PT)으로 이사진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장 선출 과정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모피아(옛 재무부+마피아) 지원설이 퍼졌지만 사외이사들 사이에서는 “이번에도 낙하산 논란에 휩싸이면 끝”이라는 공감대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만약 금융당국과 가까운 사외이사를 통해 압력이라도 넣었다가는 이사회가 바로 폭로할 것 같은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지배구조 안착시켜야” 전문가들은 윤 내정자가 KB금융의 발목을 잡아온 지배구조 문제를 개선하려면 정·관계는 물론이고 권력화한 노조나 사외이사들조차 개입할 수 없도록 투명한 내부 승계 및 인선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만간 윤곽이 드러날 회장과 행장 겸임 여부 결정과 이에 따른 국민은행장 선출이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윤 내정자는 “행장을 따로 뽑는다면 지주 이사회 멤버에 참여시키겠다”고 말해 회장과 행장의 분리 체제로 갈 경우 은행장에게 힘을 실어줄 것임을 시사했다.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은 지난해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을 등기이사에서 제외시켜 이사회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하면서 행장의 권한을 축소한 바 있다. 윤 내정자는 또 “회장이 행장을 후계자로 육성할 책임이 있다. 후계자 양성 시스템을 잘 마련해 내부에서 회장을 길러내도록 하겠다”며 ‘외풍 차단’ 의지를 강조했다. 증권가에서는 “정치적 배경이 없는 인물이 내정돼 지배구조의 불확실성과 최고경영자(CEO) 리스크를 해소할 계기를 마련했다”는 긍정적 평가가 나왔다. 이날 KB금융 주가는 1.56% 오른 3만9100원에 마감됐다. 회장 선출 작업이 일단락되면서 KB금융 이사회 개편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그동안 경영진 내분을 방치한 이사회도 ‘KB사태’에 책임이 큰 만큼 사퇴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사회는 29일 주주총회에 상정할 회장 후보 추천안을 의결하면 사실상 회장 선출 업무를 마치게 돼 향후 거취와 관련된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사외이사들이 자리 보전을 위해 친분이 있는 내부 출신 회장을 뽑았다는 말도 일각에서 나온다”며 “이사회도 어떤 식으로든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정임수 imsoo@donga.com·유재동 기자}

    • 2014-10-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ReStart 잡페어]IBK기업은행, 바쁜 영업점 업무 효율 키워주는 시간선택제 일자리

    IBK기업은행은 지난해부터 178명을 시간선택제 준정규직으로 채용해왔다. 작년에 109명을 뽑았고 올해는 9월까지 69명을 선발했다. 채용 분야는 창구 텔러와 사무지원, 전화상담원 등으로 출산이나 육아, 결혼 등으로 인해 경력이 단절된 여성을 대상으로 한다. 채용된 인력은 전산이나 금융상품 등에 관한 실무 교육을 받고 전국 영업점과 고객센터 등에 배치돼 일과 중 가장 바쁜 시간대에 하루 4시간 동안 반일제로 일한다. 기업은행의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정규직과 마찬가지로 정년이 보장되며 복리후생 혜택도 동일하게 받을 수 있어 구직 여성들의 인기가 높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시간선택제 준정규직은 일손이 부족할 때 집중적으로 근무하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서는 인력 운용상의 효율이 높아지는 장점이 있다”며 “채용된 여성 인력들은 ‘영업점의 맏언니’로서 어린 직원들의 멘토 역할을 하는 등 따뜻한 조직 문화의 형성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앞으로도 불가피하게 일을 그만둔 우수 여성 인력을 활용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시간선택제 근로자를 뽑을 계획이다. 또 간담회나 설문조사 등을 통해 시간선택제 직원들의 건의사항을 반영하고 고객서비스를 개선해 이 채용 제도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앞서 14일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서울 중구 을지로 본점에서 시간선택제 직원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고 이들의 고충과 애로사항을 들었다. 권 행장은 이 자리에서 “나도 자녀를 키우는 엄마로서 워킹맘의 어려움을 잘 이해하고 있다”며 “일과 가정의 조화로운 양립을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겠다”고 말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4-10-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한국경제 2015년 1, 2분기 0%대 성장”

    내년도 한국 경제에 대한 민간 경제연구기관이나 금융회사들의 전망은 전반적으로 ‘잿빛’이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정부(4.0%), 한국은행(3.9%)보다 0.2∼0.4%포인트 낮은 3.6∼3.7% 범위에 모여 있다. 정부와 달리 글로벌 경기 불안에 따른 수출 둔화와 소비 부진, 가계부채 우려 등 최근 국내 경제의 발목을 잡는 요인들이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는 것이다. 교보증권도 최근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3.6%로 전망하면서 내년 1분기(1∼3월)와 2분기(4∼6월) 분기별 성장률이 각각 0.7%, 0.8%로 0%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교보증권 김형렬 연구원은 “2015년 한국은 ‘제로 성장’의 위험에 처해 있다”면서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효과를 낸다면 한국 경제가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겠지만 정치권의 불협화음 때문에 투자자의 신뢰를 얻는 데 부족한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또 “투자에 소극적인 사회 분위기도 우려할 만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최근 내놓은 경제전망에서 내년 성장률이 연간 3.6%에 그칠 것으로 봤다. 연구원은 “내년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돌파하고 주택시장 회복세도 강해지겠지만 디플레이션 우려와 엔화 약세 등에 따른 수출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하락하고 산업구조가 고도화됨에 따라 대중(對中) 수출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내년에 원-엔 환율이 100엔당 950원으로 떨어지면 한국의 총수출이 4.2% 감소하고 900원까지 내려가면 8.8%나 급감할 것으로 봤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내년 성장률을 올해(3.5%)보다 0.2%포인트 높은 3.7%로 전망했다. 세계 경제의 성장률이 올라가면서 한국 경제도 올해보다는 성장세가 개선되겠지만 여전히 나라 안팎의 악재가 많아 정부 목표인 ‘4% 성장률’을 달성하기에는 힘이 달릴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연구원은 “미국 출구전략에 따른 금리 상승, 중국의 성장 둔화를 비롯해 국내 가계부채 부담, 부동산 경기의 불확실성 등이 우려된다”며 “올해 부진이 이어졌던 민간소비는 내년에도 소폭 개선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따라 내년 성장률이 3.7%로 소폭 오르겠지만 정책효과가 내년 하반기까지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측했다. 연구소는 “가계부채와 기업투자 부진 등 구조적인 문제가 여전한 데다 자산가격 상승에 대한 경제 주체들의 확신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4-10-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이주열 총재, 영국 이코노미스트誌 인용하며 디지털 혁명의 일자리 창출 여부 화두로 제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의 디지털 혁명이 소수의 기술이 있는 사람들에게만 혜택을 주고 기존의 다른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이 총재는 21일 오전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기사를 소개하며 “18, 19세기에 있었던 1, 2차 산업혁명은 고통이 따랐음에도 결과적으로 모든 사람을 이롭게 했지만 이번 제3의 디지털 혁명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면서 “매우 의미 있는 이야기”라고 평가했다. 이 총재가 언급한 기사는 이코노미스트 10월 4일자에 실린 ‘제3의 큰 물결(The third great wave)’이라는 제목의 특집이다. 이 기사는 무인자동차와 드론(무인기), 자동번역기술, 모바일을 이용한 원격진료·교육 기술 등을 사례로 들며 이런 디지털 혁명이 기술을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간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일자리를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기사는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700개의 조사 대상 직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7%가량이 향후 10∼20년 내에 기술발전의 영향으로 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이들 국가는 공정 자동화에 따른 제조업 고용의 둔화로 ‘조기(早期) 산업공동화’를 겪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런 흐름에 잘 대응하면 디지털 혁명이 사회를 이롭게 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고용 등 사회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만큼 각국 정부는 지금 중대한 시험대에 섰다고 결론지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지난 20∼30년 동안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으로 없어진 일자리가 엄청나게 많다”며 “앞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지 예측하기가 어렵다. 디지털 혁명이 기존 일자리를 없애기만 하고 새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할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4-10-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입원중인 이경재 KB금융 이사회 의장 “22일 회추委 참석”

    입원 중인 이경재 KB금융 이사회 의장(사진)이 차기 회장 선출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의 참석은 막바지에 이른 KB금융 회장 선출 과정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장은 20일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컨디션을 봐서 22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에 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느 조직이든 내부 결속력을 다지고 조직을 추스르는 일은 조직을 잘 아는 내부 출신이 잘한다”고 말했다. 현재 KB금융 회장 후보는 김기홍 전 국민은행 부행장,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부사장, 지동현 전 KB국민카드 부사장,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등 4명으로 압축됐으며 이 중 하 행장을 제외한 3명은 모두 KB금융 출신으로 분류된다. 이런 상황에서 이 의장의 발언은 KB 출신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뜻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의장은 지난달 19일 김영진 회추위원장에게 의장 직무대행을 맡긴 이후 차기 회장 선출 과정에 간여하지 않았다. 그는 이후 무릎 수술을 받아 입원 중이지만 지팡이를 짚으면 거동할 수 있는 상태다. 주목할 점은 KB금융 이사회에서 이 의장의 영향력이 크다는 점이다. 75세로 다른 사외이사들보다 연배가 높고 대부분의 이사들이 그의 서울대 상대 후배다. KB금융 이사회 관계자는 “이 의장의 임기가 내년 3월까지인 만큼 ‘의장대행’을 지명하면서도 의장직을 완전히 넘기진 않았다”며 “입원할 때도 한 달이 당초 예정된 기간이었다”고 말했다. 22일 열릴 회추위에서 전체 재적위원 9명 중 3분의 2인 6명의 지지를 받는 득표자가 나오면 차기 회장이 바로 결정된다. 그렇지 않으면 6표를 받는 후보가 나올 때까지 최저득표자를 한 명씩 탈락시키는 결선투표를 반복한다. 최종 투표에서 이 의장을 제외한 의견이 4 대 4, 또는 5 대 3으로 팽팽히 맞서면 이 의장의 표가 회장직의 향방을 결정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두 명만 남는 최종 투표가 성사된다면 외부 출신인 하 행장과 내부 출신 후보 1인 간의 대결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상황이 이렇지만 사외이사들이 내부 출신 후보를 선뜻 지명하기에는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가장 큰 문제는 노조의 월권 논란이다. KB국민은행 노조는 회장 선출 레이스가 본격화되기 전부터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이종휘 전 우리은행장 등 외부 인사들에게 “후보 지원을 하지 말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이후에도 하 행장을 겨냥해 노골적으로 거부감을 표시하는 등 회장 선출 과정에 깊숙이 개입해 왔다. 만약 회추위가 노조의 요구에 굴복해 내부 인사를 뽑는 듯한 모양새가 되면 사외이사들은 ‘관치(官治)’와 ‘노치(勞治)’로 곪은 KB금융의 개혁을 등졌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실제로 내부 출신으로 분류된 3명의 후보는 지금까지 하 행장에 비해 향후 인력 및 점포 구조조정에 대해 소극적인 견해를 밝혀 왔다. 게다가 후보자들의 경력을 깊이 들여다보면 내·외부 출신 구분이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기홍 윤종규 지동현 후보 모두 외부에서 경력을 쌓다가 2002년 이후에 KB금융에 발을 들여놨다. 이전 경력도 각각 교수, 회계사, 연구원 등으로 출발점이 ‘뱅커’는 아니다. 이런 점 때문에 ‘순수 외부 후보’인 하 행장이 국민·주택 출신 간의 ‘채널 갈등’에서 자유롭다는 게 강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KB금융 관계자는 “결국 출신성분보다 선출 당일에 있을 90분간의 심층면접이 당락에 가장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송충현 balgun@donga.com·유재동 기자}

    • 2014-10-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추풍낙엽 코스피… 한달만에 160P 우수수

    코스피가 올해 2월 6일 이후 8개월여 만에 장중 1,900 선을 내줬다. 17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8.17포인트(0.95%) 내린 1,900.66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9월 17일(2,062.61) 이후 딱 한 달 만에 약 160포인트를 잃었다. 이제는 증시가 박스권을 뚫고 상승하길 기대하는 대신 급격한 추락을 염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도 ‘연말까지 이렇다 할 호재가 보이지 않는다’며 비관론 쪽으로 돌아섰다. 이날 지수 하락의 원인은 복합적이었다. 국내에서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때 아닌 증시의 이슈로 작용했다. 정부는 이날 이동통신사 및 휴대전화 제조사와 간담회를 하고 “단통법의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 특단의 대책을 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자 LG유플러스(―7.36%) KT(―6.40%) SK텔레콤(―4.76%) 등 통신 3사의 주가는 통신사가 지급하는 단말기 보조금이 다시 늘어 실적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로 일제히 급락했다. 하지만 이는 일회성 악재였을 뿐이다. 그보다는 해외발(發) 충격이 더 컸다. 최근 유럽과 미국에서 연이어 투자자들에게 안 좋은 소식이 전해진 데 이어 이번에는 중국에서 문제가 터졌다. 다음 주 발표될 중국의 3분기(7∼9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작년 동기 대비 7.1∼7.2%로 예측돼 투자심리가 급속히 냉각됐다. 이는 중국 정부의 목표치(7.5%)에 못 미치는 것으로 최근의 글로벌 경기둔화가 중국 등 신흥국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뜻이다. 이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오전 한때 1.8% 급락해 코스피의 하락세를 키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젠 중국도 못 버틴다’란 해석이 나오면서 외국인의 매도세가 강해졌다”며 “통신주 하락보다 외국인이 전자, 정보기술(IT) 등 대형주를 많이 판 충격이 컸다”고 말했다. 유럽에서는 그리스가 다시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그리스 증시는 국가재정 및 은행부문 부실이 여전해 유럽연합(EU)로부터 받은 구제금융에서 졸업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최근 며칠간 폭락세를 보였다. 그리스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6일(현지 시간) 한때 9% 안팎까지 치솟아 유로존의 재정위기가 재점화될 것이라는 불안심리가 퍼졌다. 유로존 전반의 디플레이션 타개를 위한 양적완화(QE) 방안이 주요국 간의 의견 충돌로 현실화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증시의 발목을 잡았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글로벌 경기의 흐름을 좌우해온 유럽이 앞으로 어려워질 것 같다”며 “유럽중앙은행(ECB)이 정책 대응에 미온적이고 프랑스 등 주요국의 실업률과 재정적자도 심하다”고 지적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런 상황이라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당분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신호라도 줘야 시장이 안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박민우 minwoo@donga.com·유재동 기자}

    • 2014-10-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日-유럽 이어 美-獨까지… 글로벌 ‘D의 공포’

    저성장·저물가 현상이 세계 각국으로 빠르게 전염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경제가 동시다발적인 침체의 길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오래전부터 골병이 든 유럽, 일본뿐 아니라 미국, 독일 등 ‘경제 우등생’으로 꼽히던 국가들마저 흔들리는 조짐을 보이며 세계경제가 동반 침체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유럽 등 주요국 증시는 지난달 중순부터 한 달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6일 코스피는 전날 미국과 유럽 증시가 급락한 영향으로 장중 한때 1,900 선이 위협받는 등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미 금리를 낮출 만큼 낮춘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은 뾰족한 대책이 없어 무력감에 빠진 분위기다.○ 전 세계 덮친 ‘저물가 바이러스’ 최근 나타난 위험 신호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일본, 유럽을 거쳐 전 세계로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15일(현지 시간) 미국 정부는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달보다 0.1% 떨어졌다고 밝혔다. 미국의 생산자물가 하락세는 지난해 8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같은 달 소매판매가 0.3% 줄어드는 등 수요 감소가 물가 하락을 부채질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래전부터 저물가로 골치를 썩고 있는 유로존은 9월 물가상승률이 작년 동월 대비 0.3%로 디플레이션의 문턱 바로 앞에 와 있다. 스페인 이탈리아 등 일부 회원국은 이미 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접어들었다. 일본은 올해(1∼8월) 물가가 2.7% 올라 표면적으로는 지난해(0.4%)보다 크게 높아졌다. 하지만 상당 부분은 4월 소비세율 인상에 따른 효과여서 이 부분을 빼면 여전히 상승률이 0%대로 추정된다. 신흥국들도 물가 상승세 둔화의 예외가 아니다. 중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 상승하는 데 그쳐 올 들어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 같은 중국의 물가지표가 공개되자 국제 금융계에서는 “디플레이션 압력이 확산되는 것을 우려한 당국이 향후 추가 부양책을 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들이 나왔다. 인도 역시 9월 물가상승률이 2012년 1월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물가 상승률도 어느 한쪽이 둔화되면 교역 경로를 통해 다른 나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최근 글로벌 경제에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점차 전염되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원자재 가격이 바닥 수준까지 떨어진 것도 이 같은 ‘저물가의 악순환’에 일조하고 있다. 수요 부진에 따른 원자재 가격 하락이 물가 수준을 내리고 이는 다시 경기 부진으로 이어지는 순환 고리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각국의 원유 수요 부진에 따라 15일 거래된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85달러 이하로 떨어지며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 정책수단 바닥난 중앙은행들 문제는 각국 정부가 세계경제의 동시다발적 침체에 별다른 ‘특효약’을 내놓지 못한다는 점이다. 미국 유럽 일본은 이미 정책금리를 더 내릴 수 없는 한계수준까지 떨어뜨렸다. 한국은행 역시 마찬가지다. 아직 기준금리가 연 2.00%로 제로 수준인 선진국과 차이가 있지만 자본 유출 우려를 감안할 때 당국이 내릴 수 있는 정책금리의 하한선은 1%대 후반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금리를 내리고 돈을 풀어도 물가상승률이 오르기는커녕 계속 낮아지는 상황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최근 “물가와 관련해 전 세계적으로 구조적인 변화가 있었다”며 고령화와 만성적 수요 부진 등 몇 가지를 이유로 들었다. 중앙은행들의 대응은 바빠지기 시작했다. 사정이 가장 급한 유로존은 제로금리에 이은 ‘유럽판 양적완화(QE)’의 도입을 모색 중이다. 재정을 풀어서라도 물가를 떠받쳐야 한다는 계산이지만 이는 재정긴축을 주장하는 독일의 강력한 반대, 또 유럽연합(EU)의 복잡한 의사결정 구조 때문에 쉽지 않다. 다만 독일도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나란히 1% 안팎으로 후퇴한 상황이라 반대할 명분이 많이 줄어든 상황이다. 이달부터 양적완화를 종료하고 금리 인상을 위한 본격적인 채비에 들어가는 미국도 이런 세계경제 상황을 고려해 인상 시기를 당초 예상됐던 내년 중반에서 내후년 초로 늦출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유재동 jarrett@donga.com·박민우 기자}

    • 2014-10-1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식어가는 성장엔진, 재정 - 통화로 쌍끌이

    한국은행이 15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큰 폭으로 내리고 기준금리도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춘 것은 안팎의 악재에 신음하고 있는 한국 경제의 녹록지 않은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실물 부문에서는 세월호 참사 이후 내수와 투자의 부진이 이어지고, 금융시장 측면으로는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 속에서 외국인의 ‘셀코리아’가 가속화되는 위급한 상황을 감안했다는 것이다. 이날 금리인하는 강력한 경기부양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정부의 압력에 한은이 마지못해 굴복한 듯한 인상이 적지 않다. 하지만 저성장·저물가가 장기화되는 경제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한은도 정부와 같은 판단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재정·통화 묶은 현 정부의 3차 ‘폴리시믹스’ 이날 정책금리의 인하로 정부와 한은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세 번째 정책 공조에 성공했다. 처음은 지난해 4월 현오석 경제팀이 경기부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고 이에 보조를 맞춘 한은이 한 달 뒤 금리인하에 나섰던 때였다. 비록 금리 조정의 타이밍을 두고 정부와 한은 간에 엇박자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당시의 정책대응은 작년 하반기 경기가 ‘턴 어라운드’하는 데 지렛대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두 번째는 올해 7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한 직후 26조 원의 재정을 연내에 풀기로 하고 곧이어 8월에 한은이 금리인하로 화답했을 때였다. 당시 정부는 재정·통화정책 외에도 경기부양을 위한 세제·예산안, 부동산 규제 개선 등 동원 가능한 대책을 전방위적으로 쏟아냈다. 이에 따라 자산시장과 소비심리도 어느 정도 회복 조짐을 보였다. 하지만 ‘최경환 효과’는 유럽의 경기둔화와 엔화 약세, 기업실적 악화 등의 영향으로 오래가지 못했고 특히 기업투자와 물가지표는 정부 정책이 무색할 정도로 침체를 이어갔다. 그러자 정부는 지난주 5조 원 규모의 추가부양책을 내놓고 한은의 추가 ‘협조’를 강력히 주문했다. 이를 계기로 ‘중앙은행 독립성 논란’이 다시 불붙었지만 정부로서는 꺼져가는 회복의 불씨를 어떻게든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었다. 이번 금리인하로 한은이 결국 이런 요청을 전향적으로 수용한 것이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여러 대책들이 나왔지만 아직도 경기회복세를 체감하기에는 그리 강하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이날 금리인하는 이전처럼 폴리시믹스(policy mix) 형식으로 묶여 정부 정책의 방향성을 더욱 선명히 해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9월 말에 나온 산업활동 지표가 매우 안 좋았고 수출 등 실물지표나 대외 여건도 흐름이 나쁘다”며 “이러다 ‘최노믹스(최 부총리의 경제정책)’ 효과가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있던 와중에 정책 효과를 지속시킬 필요가 있다는 데 한은이 공감한 것 같다”고 풀이했다.○ 금리인하 ‘무용론’, ‘실기론’도 만만치 않아 다수의 긍정적 반응에도 불구하고 금리인하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 또한 만만치 않다. 실물경제를 뒷받침할 만한 두드러진 효과도 없이 가계부채 등 금융시장의 위험만 키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 8월 금리인하 이후에도 소비심리나 설비투자 지표는 반등은커녕 정체 또는 악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증시에서도 금리인하의 효과가 거의 반영되지 않은 채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 매도세로 오히려 후퇴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한국경제가 아무리 금리를 낮춰도 돈이 실물로 가지 않고 금융권 내에서만 빙빙 도는 ‘유동성 함정’에 빠진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금리인하의 효과가 예전만 못한 것은 맞다”면서도 “다만 금리인하가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시차를 두고 나타난다”며 좀 기다려 봐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금리인하가 ‘한국경제의 시한폭탄’인 가계부채를 키울 소지도 높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대출규제가 완화된 8월 이후 두 달 동안 가계대출은 11조 원가량 급증했다. 여기에 금리가 낮아져서 가계 빚 규모가 지금보다 더 커지면 향후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시장금리가 덩달아 올랐을 때 대출 상환 부담이 눈에 띄게 불어날 우려가 크다. 금리인하로 미국과의 금리 차가 좁혀지면 국내 주식과 채권에 대한 매력이 떨어져 자본유출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한은이 이런 부작용들을 걱정하기 이전에 미리 금리를 내렸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이코노미스트는 “정책금리 인하는 빠르고 강력하게 해야 효과가 있는데 정부에 떠밀리듯 하니까 정책 효과도 떨어지고, 한은의 독립성에도 흠집이 났다”고 비판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금리인하의 효과는 크지 않겠지만 금리를 안 내리면 문제가 더 커졌을 것이라는 점에서 그나마 나은 선택”이라며 “앞으로는 한은이 주도적으로 추가 금리인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 2.0%는 경기회복을 뒷받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라며 추가 인하에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4-10-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기준금리 2.25→2% 인하 ‘사상최저’

    한국은행이 15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의 연 2.25%에서 2.00%로 내렸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2월부터 1년 5개월 동안 유지됐던 때와 같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금통위는 이날 “유로지역의 경기부진이 이어졌으며 국내 경제도 설비투자가 여전히 부진하고 경제주체의 심리도 부분적 회복에 그쳤다”고 금리인하 배경을 밝혔다. 한은은 올해 8월 2.50%에서 2.25%로 1년 3개월 만에 금리를 내리고 두 달 만에 다시 인하 결정을 내렸다. 이날 한은은 ‘2014∼2015년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8%에서 3.5%로 0.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 역시 기존의 4.0%에서 3.9%로 낮췄다. 이날 금통위의 금리인하로 경기부양을 위한 정부의 기존 정책들이 탄력을 받고 금융회사들의 예금·대출 금리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가계 빚이 늘어나고, 국내외 금리차 축소로 자본 유출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4-10-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거시건전성 3종 세트’ 완화해 급격한 외화유출 막는다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에서 빠르게 이탈하면서 정부가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특히 15일 한국은행이 두 달 만에 기준금리를 다시 인하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에서 자본 유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과거 자본 유입이 많았을 때 도입한 거시건전성 안정 대책의 보완 방안을 정부와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거시건전성 3종 세트(선물환 포지션 규제, 외화건전성 부담금,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를 거론하며 “자본 유출에 대비해 보완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우선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도입한 외환 규제의 목표를 ‘외화 유입을 막는 쪽’에서 ‘유출을 막는 쪽’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 ‘3종 세트’는 금융회사의 외화 차입과 외국인의 채권 투자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앞으로 이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외화 유입이 이전보다 더 수월해지면서 향후 자본 유출의 위험을 상쇄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외국인 투자자의 외화 유출을 억제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외화 유출입 규제를 손보려는 것은 최근 글로벌 경제 환경의 변화로 한국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지나치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와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15일부터 14일까지 한 달간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2조7592억 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이달 들어서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팔자’ 행진을 이어가며 보름 새 1조9153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외국인 자금 유출이 가속화된 것은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미국의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에 달러화 가치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주식시장의 전반적인 활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함께 준비 중이다. 처음에는 증권거래세 인하가 검토됐지만 세수(稅收) 감소를 우려한 기재부의 반대로 사실상 무산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연기금의 주식투자 비중을 높이고, 비(非)상장사에 비해 상장사가 받는 규제를 완화하거나 공시 관련 혜택을 대폭 늘리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예를 들어 상장사 지분을 5% 이상 새로 매입하거나 5% 이상 보유한 투자자가 1% 이상 주식을 매매했을 때 당국에 보고해야 하는 ‘5%룰’을 완화하는 대책이 검토되고 있다. 또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가격제한폭을 현행 15%에서 30%로 한꺼번에 늘리기로 하고 이에 따른 세부 방안들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침체에 빠진 증시를 정부가 인위적으로 부양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나 유럽 일본의 양적완화 등 각국 통화정책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달러화 강세로 증시가 휘청거리면서 지난 한 달간(지난달 15일∼이달 14일) 코스피는 5.2% 하락했다. 홍콩 항셍지수(5.4%)에 이어 아시아 신흥국 중 두 번째로 큰 낙폭이다.유재동 jarrett@donga.com·박민우 기자}

    • 2014-10-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외국인 셀코리아… 정책효과도 가물… 초이노믹스 약발 끝?

    미국 달러화의 강세와 유럽·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 국내 기업실적 악화 등 악재가 중첩되면서 13일 코스피가 1,920 선(1,927.21. ―0.71%)까지 미끄러졌다. 특히 코스닥은 투매(投賣) 현상이 나타나며 4% 가까이 폭락해 연중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증시가 새 경제팀의 출범 직후인 7월에 2,100 선 돌파를 목전에 뒀던 것을 감안하면 매우 가파른 하락세다. 이에 따라 재정 확장과 금리 인하, 부동산 경기 부양 등으로 집약되는 ‘최노믹스’(최경환 경제부총리의 경제정책)의 약효가 한계에 이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비단 증시뿐 아니라 소비, 투자 등 실물경제 부문에서도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현상이라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셀코리아에 날아간 ‘최경환 효과’ 요즘 증시 침체의 가장 큰 원인은 외국인의 ‘셀 코리아’다. 외국인은 이날도 3000억 원어치(오후 4시 현재)의 주식을 순매도하며 7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이런 흐름은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 우려와 함께 강(强)달러 현상이 나타난 지난달 중순부터 추세적으로 진행돼 왔다. 미국과 신흥국 간 금리 차가 좁혀질 조짐을 보이자 투자자들이 신흥시장에서 발을 빼는 자본 유출 현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최근에는 악재가 하나 더 생겼다. 유럽 경제의 기관차로 불리던 독일이 비틀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독일의 8월 수출은 전달보다 5.8% 급감하며 2009년 1월 이후 가장 많이 줄었고 산업생산 역시 4% 감소했다. 김위대 국제금융센터 유럽팀장은 “독일 경제의 문제는 올해 우크라이나 사태로 대(對)러시아 수출이 감소한 게 계기가 됐지만 그 전부터도 임금과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대외경쟁력을 갉아먹고 있었다”라고 분석했다. 이와 별도로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국들의 성장률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유로존 전반의 디플레이션 위기가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유럽이 시름시름 앓으면서 불똥은 상대적으로 탄탄한 회복세를 보이던 미국에까지 튀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최근 “유로존의 지속적인 성장률과 물가상승률 둔화는 달러화 가치의 추가 상승으로 이어져 미국의 대외부문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 같은 유럽과 미국 경제에 대한 경고등은 중국 등 신흥국의 경기 둔화 조짐과 맞물리며 최근 글로벌 증시 급락의 방아쇠 역할을 했다.○ 투자·소비로 연결 안 된 경제정책 최 부총리는 석 달 전 취임 직후 과감한 재정지출과 부동산규제 완화, 한국은행을 통한 금리 인하 등 가능한 정책수단을 모두 동원하며 경기부양에 팔을 걷어붙였다. 그러자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이 꿈틀대기 시작했고 증시 역시 ‘배당 확대 정책’에 대한 기대로 한동안 뜨겁게 달아올랐다. 시장은 “세월호 참사에서 헤어나지 못한 한국 경제가 마침내 기지개를 켜고 있다”며 그의 성(姓)을 따 ‘최노믹스’, 또는 ‘초이노믹스’ 효과란 이름을 붙였다. 하지만 효과가 오래 지속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7월 105에서 8월에 107로 조금 나아지는가 싶더니 9월에 107로 정체 수준을 보였다. 제조업체들의 업황을 나타내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역시 9월에 74로 세월호 참사 이전인 3월(81) 수준에 아직 한참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한은의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기업 설비투자가 8월에 10% 이상 급감하면서 통화정책이 기업투자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허재환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재정정책의 효과는 일단 집행되면 바로 소멸하는 만큼 영속적으로 성장률을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증시 활성화 정책도 미 연준의 통화정책 등 글로벌 경제의 영향을 상쇄하기에는 부족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가 일단 추락하는 경제지표부터 살리기 위해 단기적인 대증(對症)요법에 집중한 결과”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정부는 “경기활성화 법안이 다수 국회에 계류돼 있어서 그렇지 중장기 구조개선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는 해명을 하고 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실장은 “돈을 풀고, 대출을 많이 하게 유도하는 대책이 실물을 떠받치기에는 미흡한 측면이 있다”며 “다만 이런 대책이라도 쓰는 게 아예 손놓고 있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4-10-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기업 독과점 합리적 규제방안 연구

    올해 노벨경제학상은 기업 독과점 규제 방안을 연구한 프랑스 툴루즈 1대학의 장 티롤 교수(61)가 수상했다. 미국발(發) 금융위기와 유럽 각국의 재정위기를 겪는 과정에서 민낯이 드러난 기업의 과도한 영향력을 적절히 제어하고 시장 상황에 맞는 경쟁 정책을 연구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3일(현지 시간) “현재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 중 한 명인 티롤 교수는 소수 대기업의 독과점을 규제하는 방법에 대해 경제학적인 분석을 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아울러 “그의 연구는 각국 정부가 기업 담합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등에 통합적인 이론을 제공했다”며 “1980년대 중반부터 지속돼온 시장 실패 연구에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평가했다. 티롤 교수는 산업조직론과 게임이론에 공을 세운 프랑스 경제학자로 그동안 여러 차례 노벨경제학상 후보로 거명돼 왔다. 그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1981년 박사학위를 받고 1991년까지 이 대학 교수로 재직했다. 특히 ‘산업조직론’, ‘게임이론’, ‘금융위기, 유동성, 국제통화체계’ 등의 논문과 저술을 통해 일부 대기업이 시장을 장악해 다른 기업의 시장 진입을 막으면서 독점적 이익을 누린 결과 ‘시장의 실패’가 생기는 점에 주목했다. 티롤 교수는 이런 시장의 실패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시행하는 규제 정책은 특정 환경하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만 환경이 바뀌면 제구실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금융위기에 직면해 있는 모든 국가가 천편일률적인 규제를 실시할 경우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무차별적인 가격 규제의 부작용을 경계했다. 일례로 정부가 상품 가격을 일정 수준 이하로 묶으면 당장은 사회 전체의 이익이 늘어나는 듯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독과점적 지위가 더 공고해진 기업에 이익이 과도하게 집중되는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기업 인수합병(M&A)은 혁신을 촉진할 수 있지만 경쟁을 없애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양면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티롤 교수는 이런 점을 감안해 “규제 정책은 각 산업사회가 처한 특별한 조건을 감안해 신중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경제학자들은 티롤 교수에 대해 금융산업과 기업 재무구조 연구의 지평을 넓힌 석학이라고 평가했다. 정인석 한국외국어대 경제학과 교수는 “티롤 교수 이전에는 기업의 독과점 폐해를 증명할 수단이 없었는데 게임이론을 활용해 어떤 경우에 과점과 독점이 반경쟁적인 상황을 초래하는지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산업조직론 등은 이 사람을 빼놓고는 얘기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지만 기술적인 연구에 편중돼 있고 경제학의 큰 방향을 잡는 연구가 다소 부족한 것 아니냐는 아쉬움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정형권 미시제도연구실장은 “1980년대 티롤 교수가 쓴 산업조직론은 지금도 미국 대학원에서 주요 교재로 쓰인다”고 말했다.세종=홍수용 legman@donga.com·김준일 / 유재동 기자}

    • 2014-10-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