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 영국 이코노미스트誌 인용하며 디지털 혁명의 일자리 창출 여부 화두로 제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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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경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의 디지털 혁명이 소수의 기술이 있는 사람들에게만 혜택을 주고 기존의 다른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이 총재는 21일 오전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기사를 소개하며 “18, 19세기에 있었던 1, 2차 산업혁명은 고통이 따랐음에도 결과적으로 모든 사람을 이롭게 했지만 이번 제3의 디지털 혁명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면서 “매우 의미 있는 이야기”라고 평가했다.

이 총재가 언급한 기사는 이코노미스트 10월 4일자에 실린 ‘제3의 큰 물결(The third great wave)’이라는 제목의 특집이다. 이 기사는 무인자동차와 드론(무인기), 자동번역기술, 모바일을 이용한 원격진료·교육 기술 등을 사례로 들며 이런 디지털 혁명이 기술을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간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일자리를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기사는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700개의 조사 대상 직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7%가량이 향후 10∼20년 내에 기술발전의 영향으로 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이들 국가는 공정 자동화에 따른 제조업 고용의 둔화로 ‘조기(早期) 산업공동화’를 겪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런 흐름에 잘 대응하면 디지털 혁명이 사회를 이롭게 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고용 등 사회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만큼 각국 정부는 지금 중대한 시험대에 섰다고 결론지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지난 20∼30년 동안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으로 없어진 일자리가 엄청나게 많다”며 “앞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지 예측하기가 어렵다. 디지털 혁명이 기존 일자리를 없애기만 하고 새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할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디지털 혁명#양극화#이주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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