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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동유럽과 발트해 연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에 지상군을 포함한 병력 증파를 예고하면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군사 충돌 임박 국면에 접어들었다. 23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은 물론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폴란드와 루마니아에 대한 파병 관련 결정을 이르면 이번 주 내릴 예정이다. 특히 최대 5000명 파병을 검토하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의 침공 현실화 등 상황이 악화되면 증파 규모를 10배로 늘릴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최대 5만 명의 미군이 우크라아니 서북쪽, 서쪽, 남서쪽에 배치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미군이 7만여 명이 유럽에 주둔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대규모 추가 파병이다. 러시아는 우크라니아 북쪽 벨라루스와 동쪽 돈바스 지역 국경, 남쪽 크림반도에 12만7000명 배치해 놓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각각 동서에서 3면으로 둘러싸 대치하는 형국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지난해 아프가니스탄 완전 철군을 감행한 바이든 대통령이 이후 처음 해외 추가 파병이라는 군사 옵션을 선택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미 국익에 심대하게 위협받지 않는 한 해외 분쟁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경제·금융제재를 대응 카드로 러시아를 막기 어렵다고 판단하자 군사 개입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러 침공 위협에 ‘최후 카드’ 꺼낸 美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토드 월터스 유럽사령부 사령관 겸 나토 연합군 최고사령관이 파병 게획을 준비해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마크 밀리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직접 화상으로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해 11월 유럽 동맹국들과 공유한 침공 시나리오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쪽 국경 일대를 공습한 뒤 남부 크림반도 인근의 흑해 연안 항구인 오데사와 마리우풀에 상륙하거나 우크라이나 북쪽 국경인 벨라루스를 통해 급습할 가능성이 거론됐다. 이에 따라 크림반도와 접한 흑해에 전함을 배치하고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과 폴란드 등에 순환 배치 부대를 배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미군 폭격기는 루마니아 코갈리체아누 공군기지 등에 배치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현재 폴란드에는 미군 4000명과 나토군 1000명이 주둔 중이며 발트 3국엔 나토군 4000명이 배치돼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외교적 협상을 염두에 두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전제로 한 나토 회원국에 대한 미군 추가 파병은 최후의 카드로 남겨뒀다. 바이든 대통령이 조만간 미군 증파 규모와 범위를 결정하기로 한 것은 제재 경고만으로는 러시아를 막기 어려운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무부 관계자는 23일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한 명만 국경 넘어도 혹독 대응”바이든 행정부는 나토 회원국이 아닌 우크라이나에는 직접 파병을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미국은 연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사실을 밝히며 러시아를 압박하고 있다. 국무부 관계자는 23일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군에 총 2억 달러(약 2391억 원) 규모의 첫 수송물자가 도착했으며 앞으로 몇 주 안에 더 많은 물품이 도착할 예정”이라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추가 방어 물자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도 같은 날 트위터에 무기 사진과 함께 “미국과 우방들로부터 우크라이나 방어 능력을 강화할 무기 80t 이상을 받았다”며 “이는 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러시아군이 한 명이라도 우크라이나에 진격한다면 미국과 유럽의 신속하고 혹독한 연합 대응이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와 루마니아 및 우크라이나 인근의 발트 3국(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에 최대 5000명의 미군을 추가 파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3일(현지 시간) 전했다. 미국은 독일에 폭격기, 흑해엔 전함을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와 직접 충돌을 피하기 위해 군사 대응을 최소화했던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의 침공이 임박했다고 보고 지상군 증파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NYT는 미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의 군사적 개입 확대를 위해 동유럽과 발트해 연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에 수천 명의 미군과 전함, 폭격기를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최대 5000명은 현재 동유럽에 주둔 중인 미군 6000명에 맞먹는 규모다. 이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22일 메릴랜드주에 있는 대통령 전용별장인 캠프데이비드에서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으로부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앞서 취할 수 있는 미국의 군사 대응 방안을 보고 받았다고 밝혔다. 이 방안에는 동유럽과 발트해 3국에 순환 배치 병력을 1000명에서 5000명까지 증파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일부 병력은 미국에서 직접 이동하고 나머지는 유럽에 주둔 중인 미군 일부를 동유럽으로 전진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단행하면 지상군 파병규모를 10배 수준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니 블링컨 장관은 23일 “러시아가 추가 공격을 감행하면 나토는 큰 규모로 (방어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미국인이 가장 우려하는 외교 현안은 북한 미사일 발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다는 징후가 커지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집중하고 있지만 미 유권자들은 미국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북한 미사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셈이다. 23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는 유권자 1001명을 16~19일 조사한 결과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우려 된다’는 응답이 68%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북한 미사일 발사가 ‘극히 우려 된다’는 31%, ‘매우 우려 된다’는 37%였다. 반면 ‘우크라이나 사태가 우려 된다’는 응답은 62%였다. 여론조사의 외교 이슈로 선정된 북한 미사일 발사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기 가운데 미국 유권자는 북한 미사일을 더 걱정되는 현안으로 꼽은 것이다. 특히 북한에 대해 우려된다는 응답은 북-미 대화가 본격화되기 전인 2017년, 2018년 조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2017년 8월 조사에선 응답자의 59%, 2018년 1월 조사에선 70%가 북한 미사일 발사가 우려된다고 답했다. 최근 북한이 미사일 방어 체계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데다 핵·장거리 미사일 실험 중단 조치를 철회하겠다고 밝히면서 미국인은 한반도 정세가 2018년 이전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셈이다. 외교 현안을 포함해 가장 우려된다고 꼽은 이슈는 인플레이션(85%)이었다. 지난달 물가가 4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급등한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물가상승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관측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높은 범죄율(81%), 정치적 분열(78%)이 뒤를 이었다. 남부 국경지대 이민자 유입(59%), 유권자 억압(58%), 부정선거(53%) 등은 북한 미사일 발사나 우크라이나 사태보다 낮았다.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 의사를 거듭 밝힌 가운데 ‘오늘 2024년 대선이 치러지면 누구를 뽑겠느냐’는 질문에 36%만 바이든 대통령을 뽑겠다고 답한 반면 다른 사람을 뽑겠다는 응답은 60%였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취임 1년차인 2018년 1월 조사에서 응답자 56%가 다음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아닌 다른 후보를 뽑겠다고 답한 것보다 높다. 바이든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해서는 ‘지지하지 않는다’가 52%로 ‘지지한다’(47%)보다 높았다. 코로나19 대응엔 46%가 ‘지지한다’고 했고, 외교정책과 경제정책은 각각 41%만 ‘지지한다’고 답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21일(현지 시간) 열린 미국과 러시아 간 회담이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끝나면서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영국은 러시아가 현 우크라이나 정부를 전복시키고 친(親)러시아 ‘괴뢰’ 정권을 세우려고 공작을 진행 중이라는 정보를 공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3일 전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내 자국 대사관 인력의 대피를 명령했고, 러시아 전차부대를 겨냥한 서방국의 대전차 무기가 우크라이나에 집결하기 시작했다. 러시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불가리아와 루마니아에서도 나토군이 철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교장관은 이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검토하며 친(親)러시아 인물을 우크라이나 지도자로 세우려 한다”며 “이럴 경우 러시아는 혹독한 제재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19년 우크라이나 총선에서 낙선한 예브게니 무라예우 전 하원의원(46)이 이 인물로 지목됐다. 영국 외교부는 일부 우크라이나 정치인들이 러시아의 침공 계획에도 관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에밀리 혼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런 음모는 매우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외교부는 “터무니없는 말”이라고 부인했다. 22일 미국 CNN, 폭스뉴스 등은 미국 국무부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등의 미 대사관 비(非)필수 인력과 그 가족들에게 24일부터 대피할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전쟁이 발발하면 러시아가 유럽에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을 중단할 것에 대비해 미국이 카타르와 LNG 유럽 공급 문제도 논의하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무기 지원도 21일을 기점으로 본격화됐다. 이날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관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지시로 미국 탄약이 오늘 처음 우크라이나에 도착했다”고 발표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전쟁 자금’으로 1억2000만 캐나다달러(약 1143억 원) 차관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나토 회원국인 발트 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도 대전차 및 대공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이날 결정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미국과 나토가 러시아 국경 근처에 병력과 무기를 배치하는 것은 가장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루마니아와 불가리아에 주둔 중인 나토군도 즉시 떠나라고 요구했다. 나토와 루마니아, 불가리아는 “용납할 수 없다”며 거부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독일, 프랑스의 외교 정책 보좌관들은 25일 프랑스 파리에서 일명 ‘노르망디 형식’이라 불리는 회담을 열고 사태 수습을 논의한다. 러시아와 영국 국방장관도 조만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만나 사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한미 정보당국이 북한의 다음 ‘도발 카드’로 괌 기지를 사정권에 둔 화성-12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의 발사 가능성을 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4년 만에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모라토리엄(중단)’ 철회를 시사한 북한이 미국 본토를 겨냥한 ICBM이나 장거리로켓 발사 등 고강도 전략적 도발에 앞서 대미 압박과 한반도 긴장 수위를 끌어올리는 중간 단계의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23일 주한미군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 정보당국은 최근 정찰위성과 정찰기 등으로 화성-12형 IRBM이 배치된 북한군 주요 기지의 동향을 집중 감시하고 있다. 화성-12형을 실은 이동식발사차량(TEL)의 포착 및 야간을 틈탄 이동 여부 등을 추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화성-12형 IRBM은 2017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세 차례에 걸쳐 시험 발사됐다. 그해 9월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실시된 세 번째 시험발사 때는 일본 홋카이도 상공(영공)을 가로질러 약 3700km를 날아간 뒤 북태평양 해상에 낙하했다. 북한에서 한반도 유사시 미 전략자산의 발진 기지인 괌에 대한 타격력을 실증한 것. 또 다른 소식통은 “북한이 미 본토를 때릴 수 있는 전략적 도발로 직행하기보다는 단계적 긴장 고조와 대미 압박 수순으로 5년 만에 화성-12형을 (도발에) 동원할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北, ICBM 발사 직행 대신 IRBM 활용… ‘간보기’ 도발 가능성”한미, ‘괌 타격’ 北 IRBM 동향 주시 한미 정보당국이 화성-12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도발 가능성에 주목하는 것은 협상판을 깨지 않고 대미 압박과 긴장 수위를 끌어올리는 데 가장 효과적이라고 북한이 판단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최근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모라토리엄(중단)’을 시사했지만 4년간 단거리미사일만 쏘다가 미 본토를 때릴 수 있는 ICBM 발사로 ‘직행’하기보다는 ‘살라미 전술’로 단계를 나눠 ‘간보기성’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대미(對美) ‘살라미 도발 전술’ 가능성 주한미군 소식통은 23일 “북한이 핵실험과 ICBM 도발은 ‘마지막 카드’로 남겨두고, 중간 단계의 도발로 괌을 사정권에 둔 화성-12형 IRBM을 활용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한반도 유사시 전략폭격기와 전략핵잠수함(SSBN) 등 미 전략자산의 발진기지인 괌에 대한 타격력을 과시할 경우 단거리미사일보다는 훨씬 큰 파급력을 발휘하되 협상판은 뒤엎지 않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북한은 화성-12형의 ‘주요 타깃’으로 괌을 노려왔다. 2017년 5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화성-12형의 최대 고각(高角)으로 사거리를 줄여서 첫 시험 발사에 성공한 이후 그해 8월 9일 ‘괌 포위사격’을 위협한 데 이어 8월 29일과 9월 15일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잇달아 시험발사를 통해 괌에 대한 타격력을 입증한 바 있다. 북한이 17일 ‘북한판 에이테킴스(KN-24)’를 동해상 알섬(무인도)으로 발사한 장소도 순안비행장이었다. 일각에선 다음 달 초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앞둔 중국의 상황을 고려해 북한이 단기간 내 ICBM 발사와 같은 고강도 전략 도발을 강행하기가 여의치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美 추가 독자 대북제재 나서나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 가능성을 내비쳤다. 미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21일(현지 시간) 미일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비공개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의 이어질 도발을 저지하는 데 한국 일본과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며칠 내로 정부 내 다른 부문에서 추가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가 20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에서 추가 대북제재를 논의했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보류 요구로 무산된 가운데 조만간 북한에 대한 새로운 독자 대북 제재를 단행할 계획을 시사한 것이다. 이 관계자는 “미국과 한국은 외교에 열려 있는 자세로 남아있지만 동북아시아와 세계가 민감한 시기에 북한의 그러한 행동들은 가장 환영받지 못할 행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을 하면 대응 조치에 나설 것이란 경고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미 국무부 또한 이날 북한의 핵·미사일 재개 가능성에 대한 동아일보의 질의에 “국제사회와 긴밀하게 협력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의 진전을 막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 또한 같은 날 “북한의 군사 프로그램이 동맹국인 한국과 역내에 위협이 되는 것을 보기를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의 군사 전문 매체인 ‘미 해군 연구소(USNI)’에 따르면 한반도에서 멀지 않은 태평양 지역에 핵추진 항공모함 세 척이 포진해 있다. 로널드 레이건함은 일본 요코스카항에 전진 배치됐다. 에이브러햄 링컨함도 일본 인근 해역을 항해하고 있다. 인도양에서 작전을 끝낸 칼빈슨함도 필리핀해로 이동했다. 강습상륙함인 아메리카함과 에식스함도 칼빈슨함 인근에서 활동하고 있다. 미 항모 3척과 강습상륙함 2척이 이례적으로 인도태평양 지역에 동시에 나타난 것은 북한에 대한 경고라는 해석도 나온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12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 전날 북한의 극초음속미사일 발사에 조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제재를 전격적으로 단행하면서 북한 문제가 화두에 올랐다. 그동안 무관심에 가까울 정도로 북한 문제에 대한 언급을 거의 하지 않던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속내를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였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북제재를 단행한 것이 바이든 정부 대북정책의 변화를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다소 날카로운 어조로 “그런 생각에 맹렬하게(strenuously) 반대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 대화와 외교를 추구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했다. 지난해 4월 대북정책 재검토를 마친 뒤 북한에 대한 질문이 나올 때마다 무슨 질문에든 반복됐던 대답인 ‘조건 없는 대화’ 원칙을 다시 강조한 것. 전 세계 이슈를 다루는 국무부 브리핑인 만큼 평소라면 다음 현안으로 넘어갔을 테지만 새해 들어 계속 미사일을 쏴 올리는 북한의 태도가 심상치 않았던 탓에 이날은 북한에 대한 후속 질문이 이어졌다. ―북한의 (미사일 기술) 진전이 놀라울 정도인데 그동안 대북정책이 어떻게 작동해온 것인가. 북한의 위협을 막았는가. “우리는 한반도에 지속 가능한 평화와 한반도 비핵화를 이루려면 대화와 외교가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그럼 북한과 어떻게 대화할 것인가. “미국과 동맹국이 외교에 나설 자세가 돼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함으로써 북한을 대화로 끌어들이려 한다.” ―팬데믹과 기아, 제재에도 북한은 대화에 나서질 않는다. 정책을 바꿔야 할 때가 아닌가. 이어지는 질문 세례에도 프라이스 대변인은 한숨을 쉬며 “우리의 정책은 외교와 대화가 이 사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이다”라고 같은 얘기를 반복했다. 그 대신 뒤에 몇 마디를 덧붙였다. “북한 비핵화는 우리 정부에서 몇 달 만에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벌써 여러 정부를 거쳐 어려운 문제라는 게 증명되지 않았나. 진전은 더뎌 보일 수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북핵 협상의 역사는 올해로 30년을 맞는다.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북핵 협상의 실패를 경험한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라인만큼 북핵 외교의 어려움을 잘 아는 이들도 드물다. 그럼에도 취임 1년이 지나도록 ‘조건 없는 대화’ 원칙을 앞세우며 북한의 미사일 실험에 침묵하다 돌연 독자 대북제재 카드를 꺼내든 데 대해 미국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북한인 몇 명을 제재 리스트에 올리는 수준의 제재로 북한을 대화로 끌어내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설명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존 메릴 전 미국 국무부 동북아실장은 기자에게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모래에 머리를 묻고 있는 타조 같다. 재앙으로 끝날 것”이라며 “문제를 풀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 내 여론을 관리하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워싱턴의 또 다른 외교소식통도 “바이든 행정부는 비핵화보다는 북한의 긴장 고조를 관리하는 데 관심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원칙 없는 외교’가 불신의 씨앗이라면 ‘전략 없는 외교’는 실패로 가는 지름길이다. 또다시 전략도 인내도 없는 오바마 행정부식 ‘전략적 인내’로 4년을 보내기엔 북핵이 한반도와 동북아에 드리울 미래가 너무 엄중하다.문병기 워싱턴 특파원 weappon@donga.com}

20일 출범 1주년을 맞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요직을 전통적 엘리트들이 대거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해 각각 30여 명만 선발돼 엘리트의 산실로 평가받는 ‘로즈 장학생(Rhodes scholar)’과 ‘연방대법원 재판연구관(law clerk)’ 출신들이 백악관과 행정부 요직에 대거 포진했다. 공직 경험이 전혀 없는 ‘아웃사이더’ 출신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통 엘리트 대신 가족과 측근을 중용한 것과 대조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바이든 행정부의 참모 정보를 종합한 버지니아대 밀러센터에 따르면 미 외교안보 정책을 좌지우지하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핵심 인물이 대부분 로즈 장학생 출신으로 나타났다.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 책사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46), 존 파이너 부보좌관(46), 엘리자베스 셔우드랜들 국토안보보좌관(63) 등이 대표적이다. 설리번은 예일대, 파이너와 셔우드랜들은 하버드대를 졸업한 후 로즈 장학생으로 선발됐고 일찍부터 백악관 및 의회에서 참모 생활을 시작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외에도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시절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냈고 현재 바이든 행정부의 국내 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수전 라이스 국내정책위원회 위원장(58), 과학기술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에릭 랜더 과학기술정책국장(65), 브루스 리드 백악관 부비서실장(62) 등도 로즈 장학생 출신이다. 내각에선 실세 장관으로 꼽히는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40),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51)이 있다. 두 사람은 모두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로즈 장학생으로 선발됐다. 이들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 집권 민주당의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꼽힌다. 미 최고 법조 엘리트로 평가받는 ‘연방대법원 재판연구원’ 출신 인사도 상당하다. 바이든 행정부의 법조 수장인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70), 론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61), 데이나 리머스 백악관 법률고문 등이 대표적이다. 로즈 장학생인 설리번 보좌관은 진보 성향인 스티븐 브라이어 연방대법관의 재판연구관도 지냈다. 현재 연방대법관 9명 중 존 로버츠 대법원장, 브라이어, 새뮤얼 얼리토, 닐 고서치, 브렛 캐버노, 에이미 배럿 등 6명이 젊은 시절 대법관의 재판연구원을 거쳐 본인 또한 대법관에 올랐다. 밀러센터에 따르면 백악관의 국장급 이상 핵심 참모 100명 중 석사 학위 이상 소지자는 모두 78명이었다. 백인이 61%로 흑인(15%), 아시아인(12%), 히스패닉(11%)을 압도했다. 정치매체 폴리티코 또한 백악관 직원 중 하버드, 예일 등 북동부 8개 명문대(아이비리그) 출신 비율이 41%로 트럼프 행정부(21%)의 배에 이른다고 전했다. 워싱턴 정계에서는 부통령 8년, 상원의원 36년을 지낸 ‘워싱턴 인사이더’ 바이든 대통령이 과거부터 같이 일했던 엘리트 출신을 선호하는 것이 이 같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설리번 보좌관의 책임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철군 과정에서의 혼란 등에도 측근을 좀처럼 바꾸려 하지 않는 바이든의 인사 방식이 최근 지지율 하락의 배경이 됐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로즈 장학금영국의 광산 재벌이자 19세기 대영제국의 식민 정책에 앞장섰던 세실 로즈(1853∼1902)의 유산으로 탄생했다. 세계 각국의 최고 엘리트에게 영국 옥스퍼드대 유학 기회를 제공하며 미국에서는 16개 지역에서 2명씩 한 해 32명만을 선발한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토니 애벗 전 호주 총리 등 세계 각국의 정계 거물도 이 장학금의 수혜자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20일 출범 1주년을 맞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요직을 전통적 엘리트들이 대거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해 각각 30여 명만 선발돼 엘리트의 산실로 평가받는 ‘로즈 장학생(Rhodes scholar)’과 ‘연방대법원 재판연구관’(law clerk) 출신들이 백악관과 행정부 요직에 대거 포진했다. 공직 경험이 전혀 없는 ‘아웃사이더’ 출신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통 엘리트 대신 가족과 측근을 중용한 것과 대조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바이든 행정부의 참모 정보를 종합한 버지니아대 밀러 센터에 따르면 미 외교안보 정책을 좌지우지하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핵심 인물이 대부분 로즈장학생 출신으로 나타났다.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 책사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46), 존 파이너 부보좌관(46), 엘리자베스 셔우드랜들 국토안보보좌관(63) 등이 대표적이다. 설리번은 예일대, 파이너와 셔우드랜들은 하버드대를 졸업한 후 로즈 장학생으로 선발됐고 일찍부터 백악관 및 의회에서 참모 생활을 시작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외에도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시절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냈고 현재 바이든 행정부의 국내 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수전 라이스 국내정책위원회 위원장(58), 과학기술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에릭 랜더 과학기술정책국장(65), 브루스 리드 백악관 부비서실장(62) 등도 로즈 장학생 출신이다. 내각에선 실세 장관으로 꼽히는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40),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51)이 있다. 두 사람은 모두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로즈 장학생으로 선발됐다. 이들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 민주당의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꼽힌다. 로즈장학금은 광산 거부(巨富)로 19세기 대영제국의 식민정책에 앞장섰던 세실 로즈(1853∼1902)의 유산으로 탄생했다. 세계 각국의 최고 엘리트에게 영국 옥스퍼드대 유학 기회를 제공하며 미국에서는 16개 지역에서 2명씩 한 해 32명만을 선발한다.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등도 이 돈으로 공부했다. 미 최고 법조 엘리트로 평가받는 ‘연방대법원 재판연구원’ 출신 인사도 상당하다. 바이든 행정부의 법조 수장인 메릭 갈랜드 법무장관(70), 론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61), 다나 레무스 백악관 법률고문 등이 대표적이다. 로즈장학생인 설리번 보좌관은 진보 성향인 스티븐 브라이어 연방대법관의 재판연구관도 지냈다. 현재 연방대법관 9명 중 존 로버츠 대법원장, 브라이어, 새뮤얼 얼리토, 닐 고서치, 브렛 캐버노, 에이미 배럿 등 5명이 젊은 시절 대법관의 재판연구원을 거쳐 본인 또한 대법관에 올랐다. 밀러센터에 따르면 백악관의 국장급 이상 핵심 참모 100명 중 석사 학위 이상 소지자는 모두 78명이었다. 백인이 61%로 흑인(15%), 아시아인(12%), 히스패닉(11%)을 압도했다. 정치매체 폴리티코 또한 백악관 직원 중 하버드, 예일 등 북동부 8개 명문대(아이비리그) 출신 비율이 41%로 트럼프 행정부(21%)의 배에 이른다고 전했다. 워싱턴 정계에서는 부통령 8년, 상원의원 36년을 지낸 ‘워싱턴 인사이더’ 바이든 대통령이 과거부터 같이 일했던 엘리트 출신을 선호하는 것이 이 같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설리번 보좌관의 책임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철군 과정에서의 혼란 등에도 측근을 좀처럼 바꾸려 하지 않는 바이든의 인사 방식이 최근 지지율 하락의 배경이 됐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모래 속에 머리를 박고 있는 타조 같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재앙으로 끝나게 될 것 같다.” 미국의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인 존 메릴 전 국무부 정보조사국(INR) 동북아실장(79)은 21일(현지 시간) 전화와 이메일로 진행된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북한이 20일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재개할 수 있다고 밝힌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가 소극적인 태도로 북핵 문제 악화를 방치했다는 것이다. 메릴 전 실장은 20여 년간 국무부에서 북한 등 동북아시아 정세분석관으로 일한 뒤 2014년 은퇴한 후에도 2018년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북한과 민관 합동 협의체인 ‘1.5트랙’ 대화에 미국 대표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을 재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핵·미사일 모라토리엄(중단)을 해제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아니지만 핵과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재개할 수 있다고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 것은 분명하다. 아마도 북한은 한국의 대선 전까지는 핵과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미룰 가능성이 커 보인다. 특히나 핵실험은 중국을 몹시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을 북한도 알고 있을 것이다.”-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실험 재개는 미국에도 위협이 될 텐데. “당연히 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고 미국 본토를 공격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바이든 행정부에는 중대한 문제가 된다. 미국 내에선 안보가 취약해졌다고 느낄 것이고 당장 뭔가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것이다.”-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어떻게 보나. “상황을 되돌리기에 너무 늦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모래 속에 머리를 박고 있는 타조와 같은 미국의 대북정책은 재앙으로 끝날 것 같다. 북한이 이제 핵을 보유하고 있다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는데도 아무도 상황을 안정시키기 위해 뭔가를 하려고 하지 않는다.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은 문제를 풀려는 것이 아니라 마치 미국 여론을 관리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왜 그렇게 생각하나. “문제를 해결하려는 외교적 노력이 아니라 조심스럽게 기다리는 정책을 취하고 있지 않은가. 바이든 행정부가 그들의 정책을 뭐라고 부르던 나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전략적 인내’라고 생각한다. 그건 이미 실패한 정책이다. (북한이 먼저 움직이길 기다리는) 일종의 의존 증후군(dependency syndrome)이 있는 것 같다. 계속 북한 문제를 피하려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북한의 핵개발 상황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나. “현재 상황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협상으로 얻어내기는 정말 쉽지 않다. 이미 북한은 핵보유국의 선을 넘어섰다. 그리고 이제 계속 새로운 첨단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한국이 핵무기를 가지려고 할지도 모르겠다. 한국의 핵무장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만약 북한이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재개하면 그런 목소리가 더욱 커지게 될 것이다.”-북한은 극초음속미사일 개발에도 성공했다고 주장하는데. “북한의 선회가능한 극초음속 미사일과 잠수함탄도탄, 고체연료 미사일 등은 의심의 여지없이 북한이 추적 가능성을 피해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할 것이다. 북한은 또 미사일을 한번에 동시 발사해 미사일 방어체계를 압도할 수도 있다. 미사일은 항상 (방어망을) 뚫을 수 있게 된다.”-북한을 대화로 끌어내려면 어떤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보나. “북한은 미국과 관계를 맺는 것이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강대국 사이에서 균형을 이룰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미국과 더 좋은 관계를 맺고 싶어 한다. 문제는 북한이 이를 위해 핵을 포기하려고 하지는 않는다는데 있다. 한국에 새 정부가 들어서면 이 문제를 잘 살펴보고 새로운 접근법을 내놔야 한다.”-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에 ‘조건 없는 대화’를 제안하고 있는데. “지금 현 상황의 엄중함을 고려할 때 상황을 안정시키려면 더 진지하고 지속가능한 외교적 노력이 있어야 한다. 바이든 행정부에는 성 김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나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처럼 북한과의 협상에 경험이 많은 이들이 있다.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조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관 직원과 가족들에게 대피를 지시했다고 미국 CNN이 22일(현시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에 머물고 있는 미국인에게도 대피 경보가 내려질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그(블리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움직일 것(move in)”이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임박을 우려한 가운데 미국 정부가 본격적인 침공 대비에 들어간 것이다. CNN은 우크라이나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르면 다음주 초 대피명령이 내려질 것”이라며 “대피명령은 러시아의 공세에 맞서 우크라이나 국경 방어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보도했다. 미국 ABC 방송도 이어 “국무부가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관의 일부 외교관과 가족들의 대피를 승인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정부 소식통이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국무부 관계자는 “지금 당장 발표할 것은 없다”면서도 “안보 상황이 악화될 때를 대비해 비상사태에 대한 철저한 계획을 짜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고 ABC 뉴스는 전했다. 이르면 다음 주 내려질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관의 대피 지시는 필수 인력을 제외한 대사관 직원과 가족들이 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항공편이 모두 취소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상업용 항공기 운행이 중단될 가능할 때 가급적 조기에 대피하라는 취지다. 국무부는 지난달부터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관 직원 대피령을 검토해왔다. 이와 함께 지난해 말 기준으로 1만~1만5000명 수준이었던 우크라이나에 거주하는 미국인의 대피 경보도 발령될 예정이다. 미 국무부의 대피령이 전해지면서 조만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단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관은 21일 트위터에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로 우크라이나에 총탄 등 20만 파운드의 무기가 처음 도착했다”고 밝혔다. 또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등도 다음 주 초 우크라이나에 도착할 예정이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외교관 및 자국민 대피 결정에 우크라이나 정부는 격분한 반응을 보였다고 ABC 뉴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9일 토니 블링컨 마 국무장관과 면담했을 때도 미국의 대피 계획에 대해 “과잉 반응(overreaction)”이라고 비판했다는 것. 젤렌스키 대통령은 20일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소규모 침공(minor incursion)’일 경우 러시아에 제재를 부과하지 않을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하자 “소규모 희생이나 작은 슬픔이 없는 것처럼 소규모 침공이란 것은 없다”며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내 모든 영혼을 미국 통합에 바치겠다”며 취임했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해에 대한 평가는 호의적이 않다. 악화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급등한 물가, 심해진 사회 분열, 기대에 못 미치는 외교 등이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취임 1년 바이든, 인기 급락 “내 모든 영혼을 미국 통합에 바치겠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월 20일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제46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한 말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사실상 두 개의 나라로 쪼개진 미국을 하나로 만들겠다는 의미였다. 그는 줄곧 자신을 스스로의 또 다른 직함 ‘군 통수권자(Commander in-Chief)’에 빗댄 ‘최고 치유자(Healer in-Chief)’로도 칭했다. 그러나 취임 1년을 맞은 그에 대한 평가는 호의적이지 않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1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7%는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 첫해 국정수행 성적으로 ‘F’를 줬다. 미국 국민 10명 중 4명이 바이든 행정부에 낙제점을 준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7000만 명, 90만 명에 육박했고 40년 만의 최고 수준인 고물가로 국민 살림살이도 갈수록 빠듯해지고 있다. 사회 분열은 더 심해졌고 집권 민주당 내에서도 강경 진보와 중도파가 연일 대립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도 기대만큼의 지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 여파로 취임 초 한때 60%에 육박했던 지지율도 이달 12일 33%로 급락했다. ○ 잦아들지 않는 코로나19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초만 해도 방역 정책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살균제 인체 주입’ 등 과학을 경시하는 각종 발언으로 지탄을 받았던 전임자와 달리 그는 취임 다음 날 “향후 100일 동안 코로나19 백신을 1억 명에게 접종하겠다”고 했다. 실제 100일이 됐을 때는 당초 목표의 배에 이르는 2억 명에게 백신을 맞혔다. 지난해 3월 진행된 여론조사들에서 그는 59%의 지지를 얻었다. 50%대 중반을 오갔던 취임 직후 조사보다 더 높았다. 지난해 7월 4일 독립기념일 행사 때 그는 마스크를 벗은 수천 명의 관중 앞에서 “미국이 돌아오고 있다”고 선언해 우레 같은 박수를 받았다. 당시 미국의 일일 신규 확진자 또한 1만 명대에 불과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델타 변이와 오미크론 변이가 등장하고 개인 자유 침해, 효능 논란 등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떨어지면서 그의 발목을 잡았다. 세계 최대 코로나19 감염국인 미국은 19일 월드오미터 기준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가 각각 6981만 명, 88만 명에 달한다. 올 들어 일일 신규 확진자 역시 매일 80만∼100만 명대를 오가고 있다. 이스라엘, 칠레 등은 백신 3차 접종을 넘어 4차 접종을 실시하거나 도입할 계획을 밝혔지만 19일 아워월드인데이터 기준 미국의 2차 접종 완료율 또한 63%에 그쳤다. 최근에는 방역 정책에서도 갖가지 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민들의 코로나19 검사 확대 요구를 외면하다가 뒤늦게 전 국민 무료 코로나19 검사 정책을 내놨지만 검사 인력 부족, 진단기기 생산 차질 등으로 뉴욕 등 주요 대도시에서 검사를 받기 위해 7, 8시간을 기다리는 일이 속출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자가격리 기준을 10일에서 5일로 대폭 단축했다가 비판이 일자 다시 기준을 강화하는 혼란도 벌어졌다.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꺼내 든 직원 100명 이상 기업에 대한 백신 의무화 정책마저 연방대법원 판결로 무효화됐다. 16일 CBS방송과 여론조사회사 유고브의 공동 조사에서 응답자의 64%는 바이든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채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하지 못한 이유는 전염병 대유행(팬데믹) 대응에 실패했기 때문이며 바이든 또한 비슷한 위기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개인주의 전통이 강한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강요한 것이 상당한 역효과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물가 대책 실기(失期)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물가 또한 심각한 악재다. 지난해 1월 1.4%였던 미국 소비자물가는 같은 해 12월 7.0%로 채 1년도 안 되는 기간에 5배로 치솟았다. 7%대 물가가 나타난 것은 1982년 이후 약 40년 만이다. 미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5월 5.0%를 기록했다. 이후 9월까지 다섯 달 연속 5%대를 기록하며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목표치 2.0%를 훨씬 웃돌았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와 연준 모두 이 기간 동안 “인플레가 일시적”이라며 안이하게 대처하다가 화를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간담회에서 물가 상승에 대한 질문을 받자 “통제 불능의 장기 물가상승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휘발유 값이 치솟고 주요 상점의 식료품 판매대가 텅텅 비는 상황에 직면한 국민의 고통 또한 상당하다. 특히 바이든의 주요 지지층이던 젊은 세대가 등을 돌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밀레니얼 세대, 즉 1981∼1996년 출생자가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처음 목도했으며 힘겹게 씨름하고 있다고 평했다. 1970년대 오일쇼크의 기억이 생생한 장년층과 달리 이들이 인플레를 관념적으로만 알고 있다가 직접 맞닥뜨리면서 다른 세대보다 더 큰 고통을 느끼고 있다는 의미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또한 1980년 미 소비자물가가 한때 14.8%를 기록했다가 정점을 찍은 후 하락 추세가 나타났던 반면에 현재 물가는 계속 상승 중이라고 우려했다. 11일 AP통신과 NORC 공공문제연구소가 미 성인 1089명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68%는 올해 바이든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경제’를 꼽았다. 지난해 53%로 1위였던 ‘코로나19’는 2위(37%)로 밀려났다. 유례없는 고물가와 정책 실기 여파로 연준의 금리인상 시점 또한 빨라지고 인상 폭 또한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올해 세 차례 금리인상을 시사했지만 월가 일각에서는 4회 인상도 가능하며 내년에 더 잦은 인상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과 개인의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미쳐 앞으로도 상당 기간 경제를 짓누를 수 있는 요인이다.○ 당·의회 지도력도 한계바이든 대통령은 상원의원 36년, 부통령 8년을 지낸 워싱턴의 대표적 ‘인사이더’다. 공직 경험이 전혀 없고 워싱턴 정치 문법에도 익숙하지 않았던 전임자와 달리 폭넓은 인맥과 온화한 성격으로 의회와 야당의 폭넓은 지지를 얻을 것이란 기대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상원 100석을 민주당과 공화당이 50석씩 양분했고 하원에서도 공화당보다 불과 9석 많은 221석으로 간신히 다수당 위치를 점유한 상황 역시 그의 운신을 어렵게 하고 있다. 특히 ‘여당 내 야당’으로 불리는 조 맨친(웨스트버지니아), 키어스틴 시너마(애리조나) 등 민주당 내 보수 성향 상원의원이 주요 법안을 계속 반대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하원을 통과한 2조2000억 달러 규모의 사회복지 예산안 ‘빌드 백 베터(Build Back Better)’는 맨친의 반대로 상원에서 표결조차 못하고 있다. 맨친과 시너마는 이달 19일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가 있을 때 특정 법안 처리에 필요한 상원 의석 기준을 60석에서 51석으로 낮추는 법안에도 “의회의 초당적 전통을 훼손한다”며 반대표를 던졌다. 필리버스터를 우회할 기준이 과반으로 낮아지면 민주당은 공화당 상원의원 전원이 특정 법안에 반대표를 던져도 당연직 상원 의장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해 법안을 처리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해 투표권 강화법, 이민개혁법 등 공화당이 강력하게 반대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려 했지만 정작 당내 반발에 무산된 것이다. 브렛 스티븐스 NYT 칼럼니스트는 이런 상황을 두고 “바이든의 정치적 무능함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혹평했다. 여당 의원조차 설득하지 못하는 대통령의 모습이 초라하다는 의미다. 이 와중에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뉴욕) 등은 지금보다 더 강경한 진보 정책을 요구하며 바이든을 압박하고 있다. 신성호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현재 민주당의 분열은 ‘자유 민주주의’ 대 ‘사회 민주주의’의 갈등으로 볼 수 있다. 분열이 상당히 길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개인 자유를 중시하는 맨친, 시너마 등과 더 많은 복지를 요구하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 워런, 오카시오코르테스 등은 애초부터 ‘반(反)트럼프’ 외에는 공통점이 없었으며 바이든이 양측을 아우를 지도력 또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 외교도 기대 이하… 중간선거 패배 전망상원 외교위원장을 지냈던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자신했던 대외 정책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 철군 과정에서의 각종 혼란, 격화하는 미중 갈등 와중에 우크라이나의 전쟁 위기까지 고조된 것은 “미국이 돌아왔다(America is back)”는 그의 취임 일성을 무색하게 한다. 그의 지지율은 아프간 철군이 마무리된 지난해 8월 말부터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서는 ‘데드크로스’ 현상을 나타낸 끝에 현재 30%대까지 추락했다. 백악관은 당시 미 국방부 등의 강한 반대에도 철군을 강행했다. 탈레반은 순식간에 아프간 전역을 장악했고 “끝까지 탈레반과 맞서 싸우겠다”던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 또한 탈레반이 수도 카불에 입성한 당일 곧바로 외국으로 도피했다.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테러 역시 막지 못해 미군 13명을 포함해 90명이 희생됐다. 한 달 후에는 영국, 호주와 오커스(AUKUS) 안보동맹을 맺기로 하며 동맹인 프랑스 홀대 논란을 일으켰다. 미국, 영국으로부터 핵잠수함 기술을 이전받기로 한 호주가 프랑스와의 잠수함 계약을 전격 파기한 탓이다. 이 과정에서 충분한 사전 통보를 받지 못한 프랑스가 길길이 날뛰자 해리스 부통령,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등이 거듭 프랑스로 날아가 사과해야 했다. 바이든 본인 또한 “우리가 어설펐다”고 시인했다. 지난해 6월과 12월 세 차례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했으면서도 우크라이나 위기를 키웠다는 점도 문제다. 바이든 대통령은 19일 기자회견에서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가벼운 침입을 하면 제재하지 않을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우크라이나는 즉각 반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또한 “미국을 빼고 프랑스, 독일, 우크라이나, 러시아 4개국이 회담을 하자”고 나섰다. 이런 상황이 계속 이어지면 집권 전반부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인 11월 중간선거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선거에서는 하원 435석 전체, 상원 100석 중 3분의 1이 바뀐다.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에서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렇게 되면 포용적 이민 정책, 인종차별 반대 등 바이든표 개혁 정책이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주당은 중간선거의 전초전 성격으로 평가받았던 지난해 11월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도 패했다. 바이든이 수도 워싱턴과 맞닿은 버지니아에 가서 직접 유세를 벌이며 민주당 후보를 지원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일각에서는 바이든이 중간선거에서 패하면 행정명령에만 의존하며 급격한 권력누수(레임덕)를 겪는 사실상의 ‘식물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하고 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취임 첫해에 이만큼 한 대통령이 있다고 생각하나? 한 명이라도 이름을 대보라.” 19일(현지 시간) 미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많은 정책이 좌절되고 있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동안 엄청난 진전이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부실 대응과 물가 급등 등으로 여론이 악화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110분에 걸친 기자회견에서 그동안의 성과를 강조하며 적극적으로 방어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지키지 못할) 과한 약속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이뤄냈다”며 코로나19 백신 접종, 일자리 창출 등을 강조했다. ‘11월 중간선거 결과가 대통령의 성적표가 될 것이란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엔 “그 성적표는 아주 좋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4년 대선에서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러닝메이트로 할 것인가’라는 질문엔 “그렇다(Yes and yes). 그는 나의 러닝메이트가 될 것”이라며 “그는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4년 재선 도전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물가 급등에 대해 “물가 상승이 고착화되지 않도록 하는 중요한 임무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 있다. 지금 필요한 지원을 재조종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중국과의 무역 갈등에는 강경책을 이어가겠다는 뜻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관세 철폐는 불확실하다”며 “중국이 약속을 지켜 중국에 대한 관세를 철폐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현재는 그런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대한 언급은 전혀 하지 않았다.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러시아와 대립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까지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재개를 시사하고 나서면서 외교의 사면초가에 직면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설문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정신적으로 건강하다는 데 49%가 반대했는데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모르겠다”고 일축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로) 들어갈(move in) 것”이라며 “(침공 시 러시아) 은행들은 달러로 거래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21일 우크라 사태 해법을 논의하기 위한 스위스 제네바 개최 미-러 외교장관 담판을 앞두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기정사실화하며 초강력 금융제재 등 전례 없는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열고 “우크라이나 침공은 러시아에 재앙이 될 것이다. (러시아는) 심각한 경제적 후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은 그가 할 수 있는 가장 중대한 방식으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시험하려 할 것”이라면서도 “푸틴 대통령이 전면전을 원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럼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이 사태가) 통제를 벗어나게 될까 걱정된다”면서 “(침공하면)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중요한 사건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 침공에 대비해 우크라이나에 6억 달러(약 7150억 원) 규모의 군사 방어 장비를 지원한 사실도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19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가 14일 미 반도체산업협회(SIA) 최고 경영자들에게 “러시아 침공 시 (반도체 등) 글로벌 전자제품의 (러시아) 수출 차단 등을 대비하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러, 우크라 침공 3단계 시나리오… ①군사 압박 ②국지전 ③전면전”[우크라이나 일촉즉발]외신들 ‘美-러 최후담판’ 이후 전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임박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우크라이나 사태의 평화적 해결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바이든 대통령을 겨냥해 “상황을 최악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반발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방문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새로운 공격을 매우 갑자기 개시할 수 있다”고 했다. 외신들은 2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블링컨 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 간 ‘최후 담판’이 결렬될 경우 러시아가 단계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내놓았다.○ “러, 침공 위한 단계적 행동 나설 것”영국 BBC방송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군사·기술적 조치로 서방을 압박할 것”이라고 전했다.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의 러시아 접경 지역에 전술탄도미사일 등을 배치하는 전략이다. 특히 러시아는 최근 쿠바 베네수엘라 등에 미국을 직접 겨냥하는 군사 인프라를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에 앞서 사이버공격을 중심으로 정보전과 심리전 등을 펼치는 ‘하이브리드 침공’이 벌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19일 “(러시아가) 사이버 활동을 이용한 (공격을) 하면 우리는 사이버 (공간에서) 같은 방법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 CNN방송은 러시아가 교란 전술을 통해 국지전을 유도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우크라이나 정부군을 도발해 교전을 유발하면 이 지역 러시아인 보호를 명분으로 소규모 침공을 실행한다는 것이다. 현재 돈바스 반군 지역에는 러시아 특수부대 300여 명이 주둔해 있다. 전면전은 ‘최후 수단’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군 당국은 19일 벨라루스에 첨단 방공미사일 운용 포대를 이동시키는 등 우크라이나 동남부 접경 지역과 남부 크림반도, 북부 벨라루스 등에 병력 12만7000명을 배치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벨라루스 남동부에서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로 바로 진군하는 것을 비롯해 러시아군이 북부와 동부, 남부에서 6가지 루트를 이용해 침공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가 전면전을 며칠 이상 버티기는 힘들다고 본다. 우크라이나 전체 병력은 115만 명으로 러시아(약 350만 명)의 3분의 1 수준이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규모가 작지 않은 나라여서 러시아도 장기전은 바라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러시아 주재 한국대사관 측은 “침공에 맞서 우크라이나 군이 게릴라전으로 나오면 장기전 가능성이 높다”며 “경기가 침체된 러시아로서는 큰 부담이어서 초기 전투 승리를 지렛대 삼아 외교적 해결에 나서려 할 것”이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美-유럽, 대응 레드라인·제재 수위 논란서방 진영에서는 러시아에 대한 대응 및 제재 수위를 놓고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19일 “러시아가 경미한 급습(minor incursion)을 한다면 무엇을 해야 할지 (내부에서) 다투게 될 것이지만 (대규모 공격을) 한다면 러시아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논란이 커졌다. 소규모 침공은 미국의 레드라인(한계선)이 아니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즉각 “소규모 침공에는 ‘그린라이트(green light·허가)’를 준다는 말이냐”며 반발했다. 논란이 커지자 백악관은 침공 규모에 상관없이 러시아 제재에 나설 것이라며 수습에 나섰다. 미국은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천연가스관 ‘노르트스트림2’ 사업 중단을 제재 방안으로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에 전체 천연가스 공급의 40%를 의존하는 독일 등은 흔쾌히 동의하지 않고 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미 국무부는 20일(현지시간) 러시아 정보기관과 내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위협을 도운 현직 우크라이나 국회의원 등 우크라이나인 4명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불거진 뒤 미국이 러시아를 겨냥해 내놓은 첫 제재 조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가운데 먼저 정보전(戰)을 통해 러시아에 고강도 경고를 보낸 것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은 우크라이나 내 불안정을 조성하기 위해 러시아 정보부 주도 세력과 결탁해 활동한 4명에 대해 제재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이날 제재 대상에는 현직 우크라이나 국회의원인 타라 코자크와 올레 볼로신, 전직 관료인 볼로디미르 울리닉과 블라디미르 시브코비치가 포함됐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에 따르면 TV 방송국 등을 소유한 코자크는 러시아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와 협력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행정부의 주요 인사들에 대한 가짜 정보를 보도했다. 또 볼로신은 2020년 미국 대선에 개입하려 해 제재대상에 오른 러시아 정보국 관계자 등과 협력해 우크라이나를 비방하고 러시아를 지지하는 활동을 해왔다고 OFAC은 설명했다. 러시아로 도피한 전직 관료 올리닉은 FSB의 지시를 받아 우크라이나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정보를 모아 제공했으며 전 러시아 국가안보실 부장관이었던 시브코비치는 돈바스에서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병력을 철수하는 대가로 크림반도를 공식적으로 러시아에 양도하는 계획을 시도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사태가 불거진 뒤 직·간접적인 제재를 단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 제재가 우크라이나 내부 협력자를 겨냥한 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정보전, 사이버 공격 등이 혼합된 ‘하이브리드전(戰)’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 백악관은 “러시아가 침공구실을 만들기 위해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위장 작전을 수행할 공작원들을 배치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다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스파이 제거 등 정보전으로 러시아에 경고를 보낸 셈이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비공개 브리핑에서 “우리는 러시아 정보기관의 행동에 반격하는 것을 기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블링컨 장관은 “이번 제재는 미국과 동맹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추가 침공 시 러시아 경제·금융시스템에 부과할 광범위한 고강도 제재와는 별개”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정부 관계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 러시아 은행을 국제은행결제망(SWIFT)에서 퇴출하는 금융제재에 대해 “어떤 방안도 협상 테이블에서 내려놓지 않았다”고 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로) 들어갈(move in) 것”이라며 “(침공 시 러시아) 은행들은 달러로 거래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21일 우크라 사태 해법을 논의하기 위한 스위스 제네바 개최 미-러 외교장관 담판을 앞두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기정사실화하며 초강력 금융제재 등 전례 없는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열고 “우크라이나 침공은 러시아에 재앙이 될 것이다. (러시아는) 심각한 경제적 후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은 그가 할 수 있는 가장 중대한 방식으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시험하려 할 것”이라면서도 “푸틴 대통령이 전면전을 원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럼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이 사태가) 통제를 벗어나게 될까 걱정된다”면서 “푸틴 대통령이 전면적인 핵전쟁을 일으키기엔 부족하다는 걸 이해하고 있길 바란다”고 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핵보유국의 (대규모) 침공은 없었다”며 “(침공한다면) 2차 대전 이후 가장 중요한 사건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 침공에 대비해 우크라이나에 6억 달러(약 7150억 원) 규모의 군사 방어 장비를 지원한 사실도 밝혔다 독일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독일에 전함과 방공시스템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앞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가 14일 미 반도체산업협회(SIA) 최고 경영자들에게 “러시아 침공 시 글로벌 전자제품의 (러시아) 수출 차단 등을 대비하라”고 요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미국 상무부가 중국의 대표적인 빅테크(대형 기술기업) 기업인 알리바바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알리바바의 클라우드(가상 저장 공간) 서비스가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5세대(G) 이동통신 장비 선두기업인 화웨이 제재를 시작한 미국이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중국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겨냥하고 나서면서 미중 간 기술패권 경쟁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8일(현지 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알리바바가 미국 기업이나 개인 고객의 정보와 지식재산권 등 데이터를 어떻게 저장하고 있고, 중국 정부가 이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미국 고객들이 알리바바 클라우드 서비스에 저장된 데이터에 접근하려 할 때 중국 정부가 이를 방해할 여지가 있는지도 조사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국은 화웨이가 5G 장비에 ‘백도어’(인증 없이 전산망에 침투해 정보를 빼돌리는 장치)를 심어 정보를 탈취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알리바바에 대해서도 미국 고객 정보가 중국 정부로 흘러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 규제 당국은 조사 결과에 따라 알리바바를 상대로 이 같은 우려를 해소할 방안을 마련하라고 강제하면서 미국 내 서비스 영업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세계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미국 기업이 주도하고 있지만 알리바바가 지난해 클라우드 서비스로 90억 달러(약 10조7300억 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50% 성장하는 등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미국 내 사업 규모는 5000만 달러 정도로 아직은 크지 않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빅데이터, AI 등 차세대 산업 육성에 필수적인 데이터 확보를 위한 핵심 산업이라는 점을 고려해 알리바바에 대한 조사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미국인의 개인 정보가 중국 공산당에 유출될 수 있다”며 중국 빅테크 기업 텐센트를 상대로 미국인과 거래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알리바바 등 클라우드 서비스를 다음 목표로 지목한 바 있다. 이번 조사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만들어진 상무부 내 정보보안국이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연방수사국(FBI) 등은 중국 관영 벤처투자기관 상하이푸둥과학기술투자(PDSTI)가 미국의 소형 항공기 스타트업 아이콘 에어크래프트에 투자한 일을 놓고도 국가안보 위협 및 기술 유출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 보도했다. 전직 미국 공군 전투기 조종사가 2006년 창업한 아이콘 에어크래프트는 탄소 섬유 재질의 접이식 날개를 장착한 소형 항공기를 개발해 생산 중이다. 이 항공기는 군사용 드론(무인항공기)으로 개조가 가능하다. PDSTI는 이 회사 지분 47%를 보유했고 주요 경영진 임명에도 관여하고 있다. WSJ는 “미국과 중국이 미래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첨단기술을 통제하는 가운데 이번 조사가 시작됐다”고 전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미국 정부가 중국의 대표적인 빅테크(대형 기술기업) 기업인 알리바바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알리바바의 클라우드 서비스가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5세대(G) 이동통신 장비 선두기업이었던 화웨이를 제재한데 이어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을 위한 필수 산업인 중국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겨냥하고 나서면서 미-중간 기술패권 경쟁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미국 기업과 거래하고 있는 중국 기술기업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의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조사는 알리바바가 미국 기업이나 개인 고객들의 정보와 특허, 디자인 등 지적재산권 등 데이터의 저장 실태와 함께 중국 정부가 이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지 여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상무부는 유사시 중국 정부가 알리바바 클라우드 서비스에 저장된 데이터에 미국 기업과 개인 고객들이 접근하는 것을 방해할 여지가 있는지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통신기업 화웨이가 5G 장비에 ‘백도어(인증 없이 전산망에 침투해 정보를 빼돌리는 장치)’를 심어 정보를 탈취할 수 있다고 지적했던 것처럼 알리바바의 데이터센터에 저장된 미국 기업과 개인 정보가 중국 정부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 규제당국은 조사 결과에 따라 알리바바에 이 같은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요구하는 동시에 미국 기업과 개인이 이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기 위한 제재에 나설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알리바바에 대한 조사에 나선 것을 두고 중국의 첨단기술 산업에 대한 견제가 다시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세계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은 미국 기업인 아마존과 마이크로서비스, 구글 등이 주도하고 있지만 알리바바가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상황이다. 알리바바는 일부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에서 구글을 제치는 등 지난해 클라우드 서비스로 90억 달러(약 10조7300억 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50% 성장했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빅데이터, AI 등 차세대 산업을 육성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데이터 확보를 위한 핵심 산업 분야로 꼽힌다. 알리바바의 미국 내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 규모가 5000만 달러 수준에 불과한데도 바이든 행정부가 조사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8월 “미국인의 개인 정보가 중국 공산당에 유출될 수 있다”며 중국 빅테크 기업 텐센트를 상대로 미국 기업 및 미국인과의 거래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알리바바 등 클라우드 서비스를 다음 목표로 지목한 바 있다. 이번 조사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만들어진 상무부 내 정보보안국이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보안국은 중국, 러시아, 쿠바, 이란, 북한, 베네수엘라 등 이른바 해외 적성국가의 인터넷, 통신, 기술 기업과 미국 기업의 거래를 조사해 차단하는 역할을 전담하고 있다. 미국 의회에서도 중국 IT(정보통신) 기업을 퇴출해야 한다는 강경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18일 미 하원 국토안보위원회 소속 공화당 존 캣코 의원과 앤드류 가르바리노 의원이 12일 국토안보부 및 상무부 장관에게 미국 내 정부 기관에 사용되고 있는 모든 (중국) 통신기기가 안전한지 확인해야 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선 찾을 수 없던 도덕성을 회복시켰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건 애초에 대통령선거에서 이긴 적이 없기 때문이다.” 20일(현지 시간)로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1년을 맞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 확산과 물가 급등, 우크라이나 사태 속에 바이든 행정부는 내우외환의 위기를 맞고 있다는 평가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을 되찾겠다”고 선언하면서 미국 정치 양극화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동아일보는 온라인에서 각각 바이든 대통령 찬반 단체에 속해 활동하는 누리꾼 8명(지지 4명, 반대 4명)에게 바이든 행정부 첫해 평가를 들었다. 바이든 지지 활동을 펴는 데이비드 사이먼 씨는 “임기 첫해 성적으로 B플러스(+)를 주고 싶다”며 “빠른 코로나19 백신 보급과 초당적으로 통과된 인프라투자법은 트럼프 정부에선 볼 수 없던 일”이라고 말했다. 전직 공무원이라고 밝힌 콜렛 폴린 씨는 “끔찍한 환경에서 임기를 시작했지만 국정을 잘 지탱해왔다”고 평가했다. 반면 엔지니어 출신 존 로드 씨는 “바이든 대통령 첫해는 악몽과 같은 실패”라고 했고, 스티브 애커먼 씨는 “임기 첫해는 최악이었다. 자신의 아이디어라고는 없던 정치인인 그에게서 예상되는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찬반 여론에 따라 취임 1년 총평도 극명하게 엇갈린 것이다. 다만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같은 달보다 7% 급등하면서 40년 만에 최고치를 찍는 등 물가 급등에 대해선 지지층에서도 우려가 나왔다. 지지자 랜스 프랭키 씨는 “경제 상황은 전반적으로 좋지만 인플레이션 대응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작가인 랜디 위어 씨는 “메시지 전달 실패로 사람들이 그동안의 성공 대신 인플레이션과 에너지 가격 급등만 얘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지지자라고 밝힌 척 씨는 “그의 정책은 단기적으로 물가 급등을 일으켰고 장기적으론 미국 에너지 산업을 망가뜨렸다”며 “내가 사는 도시 인근 유전에서는 시추기 두세 개가 늘 작동했지만 최근 완전히 멈춰 섰다”고 했다. 애커먼 씨는 “경제가 무너지고 있는 것은 그의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벌주기 위한 백신 의무화 정책 탓에 인건비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아프가니스탄 철군 결정으로 홍역을 치른 데 이어 우크라이나 사태로 위기를 맞은 외교정책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많았다. 텍사스 출신 더그 헨즐리 씨는 “임기 중 최악의 상황은 조만간 닥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고 했다. 애커먼 씨는 “모든 외교적 도전에서 완벽하게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주요 국정과제를 두고는 의견이 치열하게 엇갈렸다. 폴린 씨는 “팬데믹이라는 재앙 상황에서 백신 배포와 검사,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고 평가했지만 헨즐리 씨는 “진단 테스트기 같은 의료용품을 제때 생산하지 못한 것은 최악의 실책”이라고 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 양극화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 정책에 반대하는 이들 중 일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부정선거론, 이른바 ‘빅 라이(Big Lie)’ 주장을 지지했다. 척 씨는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결과를 속인 것을 유권자는 이미 알고 있다”고 했고, 헨즐리 씨는 “그가 빨리 사임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 지지자인 폴린 씨는 “부도덕한 전임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 다시 나와) 대통령직을 훔쳐 민주주의를 파괴할까 두렵다”고 말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북한이 17일 또 동해상으로 미사일 2발을 쐈다. 올해 벌써 네 번째 미사일 도발이다. 앞서 5일과 11일 자강도 일대에서 극초음속미사일, 14일에는 평안북도 의주에서 철도 기동 단거리탄도미사일을 쏘아 올린 북한은 이번에는 평양에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면서 북한 전역 어디서든 ‘대남(對南) 전술핵무기 타격’이 가능하다는 점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이날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은 오전 8시 50분과 54분경 평양 순안비행장 일대에서 북동쪽 동해상으로 발사됐다. 이 미사일은 정점고도 42km를 찍고 380km를 날아가 함경북도 무수단리 앞바다의 알섬(표적섬)에 명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은 이 미사일이 14일 발사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또는 ‘대남타격 3종 세트’ 중 나머지 2개인 ‘북한판 에이태킴스(KN-24)’나 초대형방사포(KN-25)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공식적으로 평양 일대 시험발사가 확인된 건 2017년 ‘화성-12형’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도발 이후 4년 4개월 만이다. 청와대는 이날 북한의 도발과 관련해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열고 “매우 유감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北, 미사일 종류 달리하며 4번째 발사… 남한 전역 타격능력 과시의주-평양 등 발사위치 바꾸고 열차-TEL 등 발사수단도 달라‘KN-23’ 추정, ‘24-25’도 배제 안해… 발사간격 11분서 4분으로 확 줄여軍 “연속발사-정밀도 테스트” 분석靑 “매우 유감”… 도발 표현은 안써美국무부 “안보리 결의 위반” 비판 북한이 17일 단거리탄도미사일 두 발로 또 도발에 나선 건 어디서든 종류를 달리한 미사일로 한반도 전역 타격이 가능하다는 능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보름 새 네 번의 도발을 촘촘하게 이어간 북한은 새해 시작부터 자신들의 시간표대로 무기 개발을 지속하겠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북한의 무력시위가 급박하게 이어짐에 따라 한미와 북한의 대치 국면도 당분간 ‘강 대 강’으로 치달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남 타격 3종 세트’ 연쇄 발사 관측도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북한이 이날 오전 8시 50분과 54분경 평양 순안비행장 일대에서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은 음속의 5배(마하 5)로 380km를 날아가 함경북도 무수단리 앞바다의 알섬(표적섬)에 떨어졌다. 발사 방향을 남쪽으로만 틀면 거리상 우리 각 군 본부가 있는 계룡대와 딱 맞닿는다. 북한은 14일 알섬에 떨어진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2발의 경우 열차에서 발사했지만 이번엔 이동식발사차량(TEL)을 이용했다. ‘발사 수단’을 다양하게 시험해 보고 있는 것. 발사 장소도 이번엔 평양이었지만 14일에는 평안북도 의주로 달랐다. 군은 이지스함과 그린파인레이더 등 탐지자산을 통해 포착한 이번 미사일의 궤적과 사거리가 14일 시험 발사 때와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미사일의 종류는 KN-23은 물론이고 ‘북한판 에이태킴스(KN-24)’나 초대형방사포(KN-25)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들은 모두 신종 무기로 ‘대남 타격 3종 세트’로 불린다. KN-23과 KN-24는 저고도 진입 시 급상승(풀업) 기동해 요격이 쉽지 않다. KN-25는 단시간 연속 발사로 피해 범위를 극대화할 수 있다. 사흘 전 2발의 KN-23 발사 간격은 11분이었는데 이날은 4분으로 확 줄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표적을 선정해 정밀도를 향상시키고 연속 발사 성능 점검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북한은 KN-24와 KN-25의 경우 2019년 이후 각각 세 차례, 여섯 차례 시험 발사 하면서 발사 간격을 각각 16분→5분, 19분→20초로 단축시켰다. 평양 일대 시험 발사는 4년 4개월 만이다. 앞서 2017년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발사가 마지막이었다. 군 일각에선 북한이 향후 각지에서 여러 종류의 단거리탄도미사일을 2019년처럼 연쇄 시험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靑 “매우 유감”…‘도발’ 표현 안 써중동 3개국 순방차 출국한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보고받고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중심으로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관리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지시했다. 11일과 14일 북한의 도발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 청와대는 이번에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열고 “북한이 금년 들어 네 차례나 연이어 미사일을 발사하는 매우 유감스러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과 관련, 그 배경과 파장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북한이 민감해하는 ‘도발’이란 표현은 이번에도 쓰지 않았다. 미국은 이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미사일 발사는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며 북한의 이웃국가와 국제 사회를 위협한다”고 비판했다. 재향군인회(회장 김진호)도 이날 북한 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서 “정부와 군은 북한의 도발 의도를 명확히 파악하고 즉각 대응책을 강구하라”고 촉구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한국 정부가 베이징 겨울올림픽 개회식에 참가하더라도 인권 문제에 분명한 목소리를 내주길 기대한다.”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인권 유린 문제를 제기해온 베넷 프리먼 전 미국 국무부 부차관보와 세계위구르회의(WUC·World Uyghur Congress) 줌레타이 아르킨 씨는 1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입을 모았다. 이들은 400여 인권단체가 참여하는 위구르강제노동종식연합 소속으로 베이징 겨울올림픽 보이콧 운동을 이끌었다. 프리먼 전 차관보는 “한국은 수십 년간 인권 및 노동 운동을 통해 역동적 민주주의를 성취한 국가로 국제사회의 존중을 받고 있다”며 “한국 정부나 민간에서 신장위구르의 심각한 인권 유린 문제에 견해를 밝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국무부 인권 담당 부차관보를 지낸 뒤 국제인권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에서 태어나 캐나다에서 자란 아르킨 씨는 “신장위구르 문제를 해결할 가장 좋은 방법은 더 많은 국가가 인권 유린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티베트와 홍콩, 대만 등에서 심각한 인권 침해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2018년 로스쿨을 졸업하고 WUC에서 일하는 그는 “신장에 있는 친척들과 2017년부터 연락이 끊어졌다. 친가에서만 40여 명이 실종되거나 수용소에 갇혔다”며 걱정했다. 아르킨 씨는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에 불참한 한국 정부에 대해 “미국 캐나다 영국 등 많은 국가가 보이콧을 선언했기 때문에 한국이 보복을 피해 인권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완벽한 기회였다는 점에서 아쉽다”고도 했다. 이들은 베이징 올림픽 공식 유니폼에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강제 노동으로 생산된 면화가 쓰였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프리먼 전 차관보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공식 유니폼 생산 계약을 맺은 중국 업체 안타가 지난해 3월 신장에서 면화를 공급받는다고 밝혔을 때 매우 놀랐다”며 “IOC와 8개월간 논의해 왔지만 지난해 12월 중순 IOC는 돌연 논의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베이징 올림픽 개막(2월 4일)이 다가오면서 강제 노동 문제는 더욱 논란이 되고 있다. 미 의회 중국위원회(CECC)는 12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에게 ‘원산지 증명 등을 통해 공식 유니폼에 강제 노동으로 생산된 면화가 쓰이지 않았음을 증명하라’고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