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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체도 길어졌고, 체력도 4년 전보다 더 좋아졌다. 준비는 모두 끝났다. ‘피겨 여왕’ 김연아(24·사진)가 12일 소치 겨울올림픽이 열리는 러시아 소치에 도착했다. 17시간의 비행이었지만 김연아의 표정은 밝았다. 김연아의 올림픽 2연패 가능성은 높다. 4년 전보다 모든 것이 업그레이드됐기 때문이다. 김연아의 주치의인 조성연 하늘병원 원장은 “완벽한 몸 상태를 100이라고 한다면 김연아는 98 정도다. 밴쿠버 올림픽 때보다 몸 상태가 더 낫다”고 말했다. 시즌 초반 우려됐던 체력도 좋아졌다. 조 원장은 “체력에 신경을 많이 썼다. 지난해 9월 오른쪽 발등 부상 뒤 체력적인 문제가 조금 있었지만 지금은 4년 전보다 더 낫다”고 말했다. 근력도 향상됐고 유연성은 4년 전과 변함이 없다. 4년 전 키가 164cm였던 김연아는 현재 165.5cm로 1.5cm 컸다. 특히 다리가 길어졌고, 점프한 뒤 균형 능력도 더 좋아졌다. 김연아는 “부상 없이 올림픽에 갈 수 있는 것만으로도 큰 노력이 필요했다. 지금 컨디션은 좋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샛별 율리야 리프니츠카야(16)에 대해 김연아는 “리프니츠카야는 첫 올림픽이고 자국에서 열리는 대회이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내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올림픽에서 다른 선수를 신경 쓰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내가 준비한 만큼 능력을 발휘하겠다”고 밝혔다. 개최국 러시아의 홈 텃세에 대해서도 김연아는 개의치 않았다. 김연아는 “다른 스포츠와 달리 피겨스케이팅은 기록으로 성적이 나오는 것이 아니다. 선수가 매번 잘할 수 없는 것이고, 똑같은 기준으로 심사를 할 수도 없다. 선수는 만족스럽게 경기하고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 판정 문제는 선수가 신경 쓸 일이 아니다”고 담담히 말했다. 김연아는 밴쿠버 올림픽 때처럼 선수촌에 입촌하지 않는다. 밴쿠버 올림픽 당시 김연아는 밴쿠버 외곽의 한 호텔에서 지내며 훈련장과 경기장을 오갔다. 선수촌에 들어가지 못하는 개인 트레이너와 함께 훈련에 더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경기가 열리는 아이스버그 스케이팅팰리스 링크를 16일부터 사용할 수 있어 김연아는 이번에도 16일 전까지는 우크라이나 러시아 선수들과 함께 연습 링크에서 훈련한다. 훈련을 위해 러시아 모스크바로 떠난 리프니츠카야와 아르메니아에서 훈련하고 있는 아사다 마오(24·일본)는 16일 이후 소치에 도착할 예정이다. 김연아는 “가장 중요한 것은 ‘경기를 어떻게 하느냐’다. 잘할 수도, 못할 수도 있다. 결과에 후회는 없을 것이다. 마지막 대회인 만큼 결과를 인정하고 훌훌 털어버리고 싶다. 기분 좋게 끝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은 20일 0시, 프리스케이팅은 21일 0시에 열린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너무 자신감이 넘치는 것 같아 걱정이에요.” 대한스키협회 관계자는 프리스타일 남자 모굴스키 대표 최재우(20·한국체대·사진)의 표정을 보며 걱정에 빠졌다. 소치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너무 자신감에 차 있었기 때문이다. 최재우는 “소치 올림픽에서 결선 진출은 기본이다. 꼭 메달을 따고 싶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설상 선수들이 소치 올림픽에서는 경험을 쌓고 4년 뒤 평창 올림픽에서 메달을 목표로 하는 것과는 많이 달랐다. 하지만 근거 있는 자신감이었다. 최재우는 11일 러시아 소치의 로자 후토르 익스트림파크에서 열린 소치 올림픽 남자 모굴 2차 예선에서 21.90점으로 2위에 오르며 20명이 겨루는 결선 1라운드에 진출했다. 한국 프리스타일 스키 선수로는 첫 올림픽 결선 진출이었다. 2006년 토리노 겨울올림픽에서 윤채린이 한국 선수 최초로 여자 모굴에 출전했지만 예선 탈락했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서정화(24·GKL)도 여자 모굴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결선 1라운드에서 최재우는 예선보다 더 높은 22.11점으로 10위를 기록하며 상위 12위까지가 겨루는 2라운드에 진출했다. 2라운드에서 6위 안에 들면 메달을 다투는 최종 라운드 진출도 가능했다. 하지만 2라운드에서 최재우는 첫 번째 공중동작에는 성공했지만 코스를 이탈해 실격 처리됐다. 최재우가 기록한 10위는 올림픽 설상 종목에서 한국 선수가 기록한 최고 순위다. 이전까지는 알파인 스키의 허승욱(현 대한스키협회 알파인 위원장)이 1994년 릴레함메르 올림픽 회전에서 기록한 21위가 최고였다. 최재우는 “아쉬웠던 첫 번째 도전이 끝났다. 소중한 경험이고 얻은 것이 많았다. 평창에서는 꼭 메달을 따겠다”고 말했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누가 러츠 점프를 완벽하게 뛸 수 있을까요.” ‘피겨 여왕’ 김연아(24)의 경쟁자로 급부상하고 있는 러시아 피겨 샛별 율리야 리프니츠카야(16)는 지난달 러시아 언론 ‘소프스포르트’와의 인터뷰에서 러츠 점프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리프니츠카야는 그동안 러츠 점프에서 롱에지 판정을 많이 받았다. 리프니츠카야의 김연아 위협에 가장 큰 변수는 ‘러츠 점프 롱에지’다. 롱에지(wrong edge)란 말 그대로 잘못된 날의 사용이다. 리프니츠카야는 왼발 아웃에지로 뛰어야 할 러츠 점프에서 인에지로 뛰어 롱에지 지적을 받아왔다. 유럽선수권에서 리프니츠카야는 트리플 러츠 점프를 세 번 시도해 모두 롱에지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소치 겨울올림픽에서는 달랐다. 단체전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선보인 세 번의 러츠 점프 중 한 차례만 롱에지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나머지 두 번도 롱에지라는 지적이 많다. 피겨 전문가들과 국내외 피겨 팬들이 리프니츠카야가 홈 이점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리프니츠카야가 러츠 점프를 뛰는 이유는 기본점수가 높기 때문이다. 트리플 러츠 점프의 기본점수는 6.00점이다. 리프니츠카야의 러츠 점프는 거의 플립 점프에 가깝다. 하지만 트리플 플립 점프 기본점수는 5.30점으로 트리플 러츠보다 0.7점이 낮다. 가산점과 수행점수를 합하면 최고 4점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 한 국제심판은 “러츠 점프는 플립 점프와 비슷하게 보이지만 좀 더 구사하기 어려운 점프다. 리프니츠카야는 높은 점수를 받으려고 플립 점프를 러츠 점프처럼 속여서 뛰는 것 같다. 한마디로 속임수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유는 잘못된 습관 때문이다. 리프니츠카야는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러츠 점프를 깔끔하게 아웃에지로 도약하는 선수는 극소수다. 나는 인에지로 뛰는 점프가 몸에 배어 아웃에지로 바꾸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롱에지 판정과 채점은 기술을 심사하는 테크니컬 패널과 9명의 심판 몫이다. 패널과 심판마다 판단 기준과 허용치가 다를 수 있다. 롱에지 판정이 내려지면 대부분의 심판은 해당 기술에 감점을 한다. 한 국제심판은 “롱에지 판정은 잘못된 에지 사용에도 내려지지만 불분명한 에지 사용에도 내려지는 경우가 많다. 소치 올림픽에서 리프니츠카야는 불분명한 에지 사용은 물론이고 잘못된 에지 사용에 대해서도 관대한 판정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제심판은 “롱에지 기준이 엄격한 테크니컬 패널이 심판진으로 들어온다면 심리적으로 위축돼 리프니츠카야가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김연아는 ‘점프의 교과서’라 불릴 정도로 완벽하고 깨끗한 점프로 유명하다. 리프니츠카야가 김연아의 연기를 실제로 본다면 완벽하게 러츠 점프를 뛰는 선수는 없다는 발언은 취소해야 할 것이다. 한편 김연아는 12일 출국해 결전지인 러시아 소치로 향할 예정이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아! 우리나라 선수였는데….” 10일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의 소치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선 경기를 TV로 지켜보면서 아쉬움을 표현한 사람이 많았을지도 모른다. 2006년 토리노 겨울올림픽에서 대한민국에 금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안겼던 안현수는 소치 올림픽에서는 러시아에 동메달을 안겨 주었다. 안현수는 2011년 러시아 국적을 얻었고 이후 러시아 쇼트트랙 국가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안현수 이전에도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다른 나라로 국적을 바꾼 선수가 있었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에서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 한국 대표로 나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최민경은 프랑스로 귀화해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 프랑스 대표선수로 나섰다. 미국으로 귀화한 김효정도 2006년 올림픽 쇼트트랙 무대를 밟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림픽 출전을 위해 두 개 이상의 국적을 가진 선수는 자신이 선택한 국가를 대표해 출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단 국적을 변경하거나 새로운 국적을 취득한 선수는 이전 국가의 대표로서 국제대회에 참가한 뒤 3년이 경과해야 한다. 안현수는 2008년 이후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 출전한 적이 없기 때문에 소치 올림픽 출전이 가능했다. 전 세계적으로 국적을 바꿔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은 이제 흔한 일이다. 자메이카의 여자 단거리 육상 선수 멀린 오티는 자메이카 대표로 6차례나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 없이 8개의 메달을 휩쓸었다. 하지만 2002년 슬로베니아로 귀화해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는 슬로베니아 선수로 출전했다. 소치 올림픽에도 피겨스케이팅에서 많은 귀화 선수가 나왔다. 국적을 바꿔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은 1990년대 초 옛 소련 체제가 붕괴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당시 옛 소련의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지도자들이 더 나은 조건의 나라를 찾아 이주한 것이다. 이후 카타르 등 부유한 중동 국가들이 돈으로 다른 나라의 정상급 선수들을 불러들이면서 이 같은 추세는 더 확산됐다. 금전적 이유도 있지만 최근에는 치열한 경쟁으로 자국 대표 선발전을 통과하기 힘들어 다른 나라로 옮겨간 선수도 많아졌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꿈을 위해 1년에 절반은 떨어져 지내야 한다. 꿈을 위해 희생도 마다하지 않는다. 스키점프 대표팀의 김현기(31·하이원)와 박세리 씨(30) 부부 이야기다. ○ 갑상샘암 투병 중인 아내 김현기는 1993년부터 스키점프를 하고 있다. 국내에 단 4명뿐인 스키점프 국가대표 중 한 명이다. 1998년 나가노 겨울올림픽부터 소치 올림픽까지 5번 올림픽 무대를 밟고 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김현기는 국내보다 해외에 더 많이 머물렀다. 해외 전지훈련과 국제대회 때문에 매년 한 해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보냈다. 20년 가까이 대표팀 생활을 같이 한 최흥철(33), 최서우(31), 강칠구(30·이상 하이원)가 가족과 다름없다. 오랜 대표팀 생활은 많은 것을 포기하게 했다. 친구를 만나는 것도, 가족과 함께 제대로 된 여행 한 번 가는 것도 모두 쉽지 않았다. 김현기는 2012년 10월 인생의 전기를 맞았다. 6년을 사귄 박세리 씨를 평생의 동반자로 맞아 들였다. 신혼여행 뒤 곧바로 전지훈련을 떠나야 했던 김현기는 “아내도 나도 신혼생활에 대한 꿈이 있었는데. 아내에게 많이 미안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아내는 갑상샘암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당시 김현기는 훈련과 대회 참가를 위해 독일에 있었다. 김현기는 “옆에서 손이라도 꼭 잡아 줬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항암치료를 할 때도 옆에 있어 주지 못해 눈물만 흘렸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올림픽도 다 포기하고 귀국하고 싶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소치에서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꼭 아내에게 보여주고 싶다”며 웃었다. ○ 남편의 꿈이 먼저 박세리 씨는 2006년 처음 만난 김현기를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박 씨는 “스키점프를 한다고 해서 겨울에는 해외에 나가 있더라도 여름에는 한국에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여름에도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외국에 나가 있는 것을 보고 사귀기 힘든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 씨에게 2009년은 즐거운 추억으로 남아 있다. 스키점프 대표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국가대표’가 큰 인기를 끌며 스키점프 대표팀도 전 국민의 관심을 받았기 때문이다. 더이상 친구들에게 스키점프에 대해 설명하지 않아도 됐다. 하지만 밴쿠버 올림픽이 끝난 뒤 관심도 사라졌다. 박 씨는 “그때 참 사람들이 야속했다. 남편이 그때 많이 힘들어했다. 내가 옆에서 이 사람의 꿈을 지켜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 씨는 “지금도 적응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새벽부터 오후 늦게까지 땀 흘리며 힘들어하는 남편 생각에 보고 싶어도 꾹 참는다. 암 투병 중에 남편이 곁에 없어서 섭섭했지만 나보다 남편의 꿈이 더 소중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씨는 “남편은 항상 자신의 조국인 한국 평창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출전하는 꿈을 꾸어 왔다. 금메달 따는 것보다 더 하고 싶은 일이라면서. 4년 더 생과부 생활을 해야겠지만 남편이 꼭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옆에서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현기 등 스키점프 대표팀은 15일 라지힐 개인전, 18일 단체전에 출전한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소치 겨울올림픽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할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의 주인공으로 꼽힌 선수는 단연 김연아(24·사진)였다. 각종 해외 언론뿐 아니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홈페이지 메인 화면을 통해 ‘피겨 여왕’ 김연아의 올림픽 2연패를 기정사실화했다. 그런데 세계 피겨계가 새로운 스타 탄생을 원하고 있는 것일까. 10일 소치 올림픽 피겨 단체전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이 끝난 뒤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날 141.51점을 받으며 러시아의 우승을 이끈 ‘신성’ 율리야 리프니츠카야(16)가 대회 초반 화제의 주인공으로 떠오른 것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10일 “리프니츠카야가 이번 올림픽에서 최고의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다. 1976년 몬트리올 여름올림픽의 나디아 코마네치와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당시 열다섯 살의 나이에 루마니아 체조 국가대표로 올림픽에 출전한 코마네치는 올림픽 사상 최초로 10점 만점을 받으며 대회 3관왕에 올랐다. 리프니츠카야를 역대 올림픽 사상 최고의 ‘신데렐라’로 평가받는 코마네치와 동급으로 평가한 것이다. 외국 주요 베팅업체의 우승 전망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리프니츠카야가 단체전 연기를 펼치기 전 대부분의 베팅업체는 김연아를 압도적인 1위에 올려놓고 그 뒤에 아사다 마오(일본),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 리프니츠카야의 이름을 거론했다. 그런데 10일 현재 윌리엄 힐에 따르면 단체전 경기 전 우승 배당률이 0.83으로 단연 1위였던 김연아는 1.38로 2위로 내려갔다. 1위 자리에는 리프니츠카야(0.83)가 올랐다. 10일 경기가 열린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지켜본 리프니츠카야는 실력과 스타성을 겸비하고 있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받은 72.90점을 합하면 리프니츠카야의 합계 점수는 214.41점이다. 김연아가 밴쿠버 올림픽에서 세운 세계기록(228.56점)에는 못 미치지만 2013∼2014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최 대회 최고점이다. 자신이 1일 유럽피겨선수권에서 세운 209.72점을 가볍게 넘어섰다. 리프니츠카야는 16세 소녀답지 않게 올림픽이란 큰 무대에서도 전혀 긴장하지 않았다.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끝낸 후 한 관중이 러시아란 글자가 새겨진 모자를 빙판 위에 던져주자 이 모자를 집어 머리에 쓰고는 키스앤드크라이 존으로 들어섰다. 이런 쇼맨십에 러시아 관중은 더욱 열광했다. 경기 후에는 얼굴 가득 미소를 지으며 취재진의 인터뷰에 응했다. 경기 외적인 부분도 리프니츠카야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가장 주목할 것은 홈 어드밴티지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날 경기장을 직접 찾아 리프니츠카야를 응원했다. 러시아 유니폼을 입고 나타난 푸틴 대통령은 경기 후 빙판 주변으로 내려와 리프니츠카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격려했다. 세계 최정상급의 스핀 실력에 난도 높은 점프 기술을 많이 구사하긴 했지만 214.41점이라는 기대 이상의 고득점을 받을 수 있었던 데는 이런 영향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훈련 환경 역시 좋은 편이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한정된 시설 때문에 실전이 열리는 경기장에서 훈련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 하지만 리프니츠카야는 평소에도 이 경기장에서 훈련했을 뿐 아니라 단체전에까지 출전하면서 경기장의 빙질을 완벽하게 파악했다. 그는 또 20일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이 열리기 전까지는 모스크바로 돌아가 전용 훈련장에서 훈련을 할 계획이다. 현역 선수 은퇴 무대인 소치 올림픽에서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하는 김연아로서는 실수 없는 클린 연기가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두 선수가 모두 클린 연기를 펼친다면 점프의 수준이나 예술성이 높은 김연아가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여러 가지 외적 요인으로 리프니츠카야가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 그는 이날 경기 후 “김연아의 연기는 영상으로만 봤다. 직접 김연아를 보고 싶다. 내게 중요한 것은 클린 연기다. 이후는 심판들의 몫이다”라고 당차게 말했다. 한 피겨 국제 심판은 “이번 올림픽에서는 이상하게 리프니츠카야에게 롱 에지(잘못된 날 사용) 지적이 없다. 리프니츠카야가 어린 나이답지 않게 잘 타기는 하지만 연기력은 아직 보완할 점이 많다. 홈 텃세가 없을 수는 없겠지만 김연아와 함께 뛰는 여자 싱글에서는 눈에 띄는 편파 판정이 나오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주목! 오늘 이 경기컬링 여자 한일전 (오후 2시·김은지 김지선 신미성 엄민지 이슬비)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결선 (오후 9시 45분·이상화 김현영 박승주 이보라)소치=이헌재 uni@donga.com김동욱 기자}

스노보드 하프파이프(반원통형 슬로프에서 공중곡예를 겨루는 종목) 대표팀의 김호준(24·CJ제일제당)은 4년 전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한국 스노보드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그러나 하위권에 머물며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당시 저조한 성적보다 김호준을 힘들게 한 것은 ‘외로움’이었다. 김호준은 “각국에서 대부분 2명 이상 올림픽에 출전해 서로 조언도 해주고 함께 어울려 다니는 것이 굉장히 부러웠다”고 고백했다. 김호준은 소치 겨울올림픽에 동료와 함께 출전하는 꿈을 이뤘다. 후배 이광기(21·단국대)가 뒤늦게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면서 스노보드 종목에 한국 선수 두 명이 출전하게 된 것. 김호준은 “이광기가 출전권을 땄다는 소식을 듣고 내가 메달을 딴 것처럼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김호준과 이광기는 2007년부터 함께 훈련해 왔다. 김호준은 한국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의 선구자였다. 이광기는 한국 스노보드 역사를 써가고 있던 김호준을 동경했다. 김호준의 기술을 옆에서 보면서 기술을 익혔다. 어느새 김호준이 5년 넘게 차지했던 국내 1위 자리를 이광기가 나눠 갖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광기는 “호준이 형은 우상이었다. 아직 형을 뛰어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두 선수는 동반자로 함께 성장했다. 훈련 때도 서로에게 조언해주고 비디오도 촬영해줬다. 쉬는 날이면 약속하지 않아도 한 선수가 다른 선수의 집으로 가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김호준은 “부모님이 광기를 친동생같이 생각한다. 집안 대소사에도 올 정도로 가족과 같다”며 웃었다. 그러나 김호준과 이광기는 엄연히 국제대회에서 경쟁하는 선수들이다. 김수철 스노보드 대표팀 코치는 “두 선수 모두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다. 대회 때 옆에 있으면 싸늘한 기운이 돌 정도다”라고 말했다. 김호준이 새로운 기술을 성공하면 이광기가 저녁 늦게까지 훈련하면서 며칠 뒤 같은 기술을 선보일 정도다. 1월 국제스키연맹 랭킹에서 김호준이 37위로 이광기(39위)보다 앞섰지만 그 전까지는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랭킹 경쟁을 벌였다. 김 코치는 “두 선수가 서로 도와가면서 성장한 점도 있지만 서로 지기 싫어한 점 덕분에 올림픽 동반 출전을 이룬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호준과 이광기는 소치 올림픽을 앞두고 누가 더 좋은 성적을 거둘지 내기를 했다. 김호준은 “좋은 성적을 거두면 서로 축하해 주겠지만 난 절대 지지 않을 것 같다”며 웃었다. 이 얘기를 들은 이광기는 “형이 올림픽 첫 출전을 이뤘지만 난 첫 결선 진출을 이룰 테니 각오 단단히 하세요”라고 말했다. 김호준과 이광기는 11일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 예선에 출전한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소치 겨울올림픽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할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의 주인공으로 꼽힌 선수는 단연 김연아(24)였다. 각종 해외 언론 뿐 아니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홈페이지 메인 화면을 통해 '피겨 여왕' 김연아의 올림픽 2연패를 기정사실화했다. 그런데 세계 피겨계가 새로운 스타 탄생을 원하고 있는 것일까. 10일 소치 올림픽 피겨 단체전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이 끝난 뒤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날 141.51점을 받으며 러시아의 우승을 이끈 '신성'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가 대회 초반 화제의 주인공으로 떠오른 것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10일 "리프니츠카야가 이번 올림픽에서 최고의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다. 1976년 몬트리올 여름 올림픽의 나디아 코마네치와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당시 15살의 나이에 루마니아 체조 국가대표로 올림픽에 출전한 코마네치는 올림픽 사상 최초로 10점 만점을 받으며 대회 3관왕에 올랐다. 리프니츠카야를 역대 올림픽 사상 최고의 '신데렐라'로 평가받는 코마네치와 동급으로 평가한 것이다. 외국 주요 베팅업체의 우승 전망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리프니츠카야가 단체전 연기를 펼치기 전 대부분의 베팅업체는 김연아를 압도적인 1위에 올려놓고 그 뒤에 아사다 마오(일본),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 리프니츠카야의 이름을 거론했다. 그런데 10일 현재 윌리엄 힐에 따르면 단체전 경기 전 우승 배당률이 0.83으로 단연 1위였던 김연아는 1.38로 2위로 내려갔다. 1위 자리에는 리프니츠카야(0.83)가 올랐다. 10일 경기가 열린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지켜본 리프리츠카야는 실력과 스타성을 겸비하고 있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받은 72.90점을 합하면 리프리츠카야의 합계 점수는 214.41점이 다. 김연아가 밴쿠버 올림픽에서 세운 세계기록(228.56점)에는 못 미치지만 2013~2014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최 대회 최고점이다. 자신이 1일 유럽피겨선수권에서 세운 209.72점을 가볍게 넘어섰다. 리프니츠카야는 16세 소녀답지 않게 올림픽이란 큰 무대에서도 전혀 긴장하지 않았다. 오히려 만원 관중이 내지르는 함성과 환호를 즐기는 듯했다.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끝낸 후 한 관중이 러시아란 글자가 새겨진 모자를 빙판위에 던져주자 이 모자를 집어 머리에 쓰고는 키스앤크라이 존으로 들어섰다. 이런 쇼맨십에 러시아 관중들은 더욱 열광했다. 경기 후에는 얼굴 가득 미소를 지으며 취재진의 인터뷰에 응했다. 경기 외적인 부분도 리프니츠카야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가장 주목할 것은 홈 어드밴티지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날 경기장을 직접 찾아 리프니츠카야를 응원했다. 러시아 유니폼을 입고 나타난 푸틴 대통령은 경기 후 빙판 주변으로 내려와 리프니츠카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격려했다. 세계 최정상급의 스핀 실력에 난이도 높은 점프 기술을 많이 구사하긴 했지만 214.41점이라는 기대 이상의 고득점을 받을 수 있었던 데는 이런 영향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훈련 환경 역시 좋은 편이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한정된 시설 때문에 실전이 열리는 경기장에서 훈련을 할 수 시간이 많지 않다. 하지만 리프니츠카야는 평소에도 이 경기장에서 훈련을 했을 뿐 아니라 단체전에까지 출전하면서 경기장의 빙질을 완벽하게 파악했다. 그는 또 20일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이 열리기 전까지는 모스크바로 돌아가 전용 훈련장에서 훈련을 할 계획이다. 현역 선수 은퇴 무대인 소치 올림픽에서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하는 김연아로서는 실수 없는 클린 연기가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두 선수가 모두 클린 연기를 펼친다면 점프의 수준이나 예술성이 높은 김연아가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여러 가지 외적 요인으로 인해 리프니츠카야가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 그는 이날 경기 후 "김연아의 연기는 영상으로만 봤다. 직접 김연아를 보고 싶다. 내게 중요한 것은 클린 연기다. 이후는 심판들의 몫이다"라고 당차게 말했다. 한 피겨 국제 심판은 "이번 올림픽에서는 이상하게 리프니츠카야에게 롱 에지(잘못된 날 사용) 지적이 없다. 리프니츠카야가 어린 나이답지 않게 잘 타기는 하지만 연기력은 아직 보완할 점이 많다. 홈 텃세가 없을 수는 없겠지만 김연아와 함께 뛰는 여자 싱글에서는 눈에 띄는 편파 판정이 나오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김동욱 기자creating@donga.com소치=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올림픽에 나간 선수만큼 가슴을 졸이는 사람이 있다. 가족과 가족처럼 친한 이들이 그렇다. 스피드스케이팅 이규혁(36)의 고려대 후배인 ‘역도 여제’ 장미란(31), 여자 쇼트트랙 심석희(17)의 아버지 심교광 씨(51), 프리스타일 모굴스키 최재우(20)의 멘토인 ‘뜀틀의 신’ 양학선(22)이 소치의 태극전사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편지 형식으로 정리했다. 》● 올림픽 6회 출전만으로도 오빠는 나의 영원한 챔피언장미란이 빙속 이규혁에게오빠, 소치는 어때? 소치로 떠나기 전 함께 밥 먹은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대회 출전일(10일)이 다가왔네. 아프다던 허리가 괜찮아졌는지 걱정이야. 그래도 개회식 때 기수로 태극기를 들고 당당하게 입장하는 모습을 보니 다 나은 것 같던데. 소치 올림픽에 나가는 오빠에게선 2년 전 런던 올림픽에 나갈 때의 내 모습이 겹쳐 보이는 것 같아 안쓰러워. 몸은 아픈데 내색은 할 수 없고, 후배들은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마지막이라는 부담감도 크고. 그래도 항상 밝고 쾌활한 오빠는 대단한 것 같아. 남들은 한 번도 나가기 힘든 올림픽을 여섯 번이나 나갔으니까. 나도 서른 살에 은퇴했는데 나보다 훨씬 먼저 태릉선수촌에 들어간 오빠는 아직도 선수잖아. 그러고 보면 우리가 친해진 것도 참 신기해. 2010년 밴쿠버 올림픽 후 태릉선수촌 물리치료실에서 만나 얘기를 나눈 뒤 친해졌잖아. 달라도 너무 다른 우리가 왜 밥도 먹고 연락도 주고받는 걸까. 오빠는 날 꽉 막혔다고 생각하고, 난 오빠를 철없다고 생각하잖아. 그래도 오빠는 항상 나한테 말하지. “내가 다른 사람한테는 전혀 꿀릴 게 없어도 세계선수권 5번 우승한 사람한테 무슨 말을 하겠느냐”고. 나는 들어 올리는 종목(역도)이라 부상에 발목이 잡혔지만 오빠는 스케이트를 타니까 그냥 휙 지나가면 되지 않을까. 그냥 그렇게 부담 없이 타면 오빠의 숙원인 올림픽 메달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 같아. 나랑 대화를 하고 나면 항상 마음속에 불이 붙는다고 했지. 그 불을 가슴에 안고 후회 없는 경기를 했으면 좋겠어. 마지막까지 다치지 말고 건강하게 돌아오길 기도할게. 오빠는 올림픽 6회 출전만으로 내 마음속의 챔피언이야. ● 내 기술 비슷한 3바퀴 회전, 눈밭에서도 꼭 펼쳐주렴양학선이 모굴스키 최재우에게재우야, 많이 떨리지? 오늘(10일) 네가 그토록 기다리던 첫 올림픽 무대에 서는구나. 출전이 확정됐을 때 전화를 걸어 아이처럼 기뻐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우리가 처음 만난 지도 벌써 1년이 넘었네. 보자마자 “형, 점프 잘하는 비결 좀 가르쳐 주세요”라고 묻던 네 모습이 기억난다. 그땐 난데없는 질문에 당황스러웠어. 나중에 네가 모굴스키 선수라는 것을 알고 나처럼 점프에 목숨 건다는 것을 알고 웃음이 났다. 알다시피 나는 직접 개발한 세 바퀴 비틀어 돈 뒤 정면으로 착지하는 ‘양학선’ 기술로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어. 너도 내 기술과 비슷한 1080도 회전으로 메달을 꿈꾸고 있는 것 잘 알아. 형이 얘기했지? 점프 뒤 몸을 트는 것보다는 미리 몸을 돌리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그 뒤로 점프에 자신감이 붙었다고 들었어. 밤늦게 점프에 대해 질문할 때는 귀찮기도 했지만 네가 얼마나 노력하는지 잘 알겠더라. 같은 학교(한국체대) 다니면서도 자주 밥을 사주지 못해 미안해. 그래도 시간이 날 때면 너한테 연락해 밥 먹자고 하는 것 알지? 첫 올림픽이라 긴장이 많이 되겠지만 부디 다치지 말고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 얻길 기대할게. 참, 나는 런던 올림픽에서 경기를 마친 뒤 다른 종목 선수들의 경기를 보거나 친하게 어울리지 못한 것이 아쉬웠어. 너는 다른 선수들과도 친하게 지내고 다른 종목 경기도 보러 가길 바라. 재우야. 잘하고 와서 보자. ● 대견하고 안쓰러운 막내야, 좋아하는 떡 많이 싸갈게쇼트트랙 심석희 아버지가 딸에게벌써 보고 싶네, 우리 막내딸. 지난달 네가 프랑스로 전지훈련을 떠날 때 공항에서 잠깐 보고 벌써 3주가 흘렀구나. 네가 전지훈련지에서나 러시아 소치에서 재미있게 하고 있다고 하니 마음은 든든하다. 아빠도 너에게 자주 연락을 하고 싶지만 부담을 줄까 봐 그러지 못하겠구나. 네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쇼트트랙에 재능을 보여 좀 더 좋은 지도를 받기 위해 서울로 전학 가야 했을 때 아빠는 참 힘들었단다. 고향인 강릉을 떠나는 것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둬야 하는 것도 아빠에게는 큰 도전이었어. 그래도 네가 어떻게든 쇼트트랙 선수로 크게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희망으로 그런 선택을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빠의 선택이 옳았던 것 같다. 2018년 평창올림픽을 바라봤는데 그보다 4년이나 빨리 기회를 잡았잖니. 악바리 같은 너의 성격과 노력 덕분이지만 5년 전 강릉을 떠날 때만 해도 아빠는 이렇게 빨리 세계 정상권으로 올라갈 줄 몰랐다. 아빠는 우리 딸이 자랑스럽지만 미안하기도 하구나. 또래 다른 친구들처럼 학교생활 제대로 하고, 친구들을 자주 만나 이야기도 나눠야 하는데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훈련만 하는 너를 보면 마음이 아프다. 조만간 아빠가 소치로 갈 수도 있단다. 경기를 직접 보며 응원할 생각을 하니 벌써 설레는구나. 네가 좋아하는 떡도 싸갖고 갈게. 어렸을 때부터 유독 떡을 좋아하지 않았니. 아빠는 네가 후회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웃었으면 좋겠다. 중요한 건 금메달이 아니라 노력했다는 사실 아니겠니. 석희야, 사랑한다.김동욱 creating@donga.com / 소치=이헌재 기자}

“알면 알수록 더 힘든 것 같아요.”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간판스타 이승훈(26·대한항공)은 지난달 프랑스로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스피드스케이팅에 대해 잘 몰랐을 때가 더 좋았다”고 말했다. 이승훈은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지 7개월 만인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 은메달과 1만 m 금메달을 덜컥 목에 걸었다. 두려울 게 없었던 당시와 달리 4년을 준비한 이번 대회가 오히려 쉽지 않게 느껴진다고 했다. 이런 걱정은 현실이 됐다. 이승훈은 8일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에서 6분25초61의 기록으로 12위에 머물렀다. 금메달은 6분10초76의 올림픽 신기록을 작성한 네덜란드의 스벤 크라머르가 차지했다. 이승훈의 기록은 크라머르에 14초85나 뒤졌고 자신의 최고기록인 6분7초04보다 18초 이상 뒤처졌다. 당초 금메달은 힘들더라도 메달권 진입이 예상됐던 이승훈은 부진의 원인으로 적응 실패와 압박감을 꼽았다. 경기 뒤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하고 경기장을 떠났던 이승훈은 9일 “소치에 와서 적응을 잘 못 한 것 같다. 잠도 제대로 못 잤다. 경기장에 오면서 긴장감과 압박을 느꼈다”고 말했다. 막판 스퍼트가 강한 이승훈은 자신의 장기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초반보다 오히려 후반으로 갈수록 뒤처진 기록을 냈다. 이승훈은 “크라머르의 우승을 예상하긴 했지만 압박감 탓인지 나 자신이 출발하면서부터 여유를 잃었다”고 밝혔다. 이승훈이 밴쿠버올림픽 때처럼 한국 선수단의 첫 메달 물꼬를 트지는 못했지만 국민들은 비난 대신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특히 1만 m와 팀 추월 경기가 남아 있는 만큼 아직 이승훈의 메달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승훈은 “1만 m는 메달 획득을 떠나 가벼운 마음으로 치르고 팀 추월에서는 꼭 메달을 따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승훈이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첫 메달 획득에 실패했지만 유력한 메달 후보인 모태범(25·대한항공)이 10일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 출전한다. 케빈 크로켓 대표팀 코치는 9일 훈련을 마친 뒤 “모든 준비는 완벽하다. 단언하건대 모태범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빠른 단거리 선수다”며 금메달 획득을 낙관했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어느 종목의 티켓이 가장 비쌀까? 또 어느 종목의 티켓이 가장 잘 팔릴까? 소치 겨울올림픽 인터넷 홈페이지(www.sochi2014.com)에서는 개·폐막식을 비롯해 전 경기 티켓을 판매하고 있다. 최고 비싼 티켓은 개막식과 폐막식 입장권이다. 개막식 티켓 최고가는 5만 루블(약 154만 원), 폐막식 티켓 최고가는 3만7000루블(약 114만 원)이다. 경기 종목 중에서는 역시 ‘겨울올림픽의 꽃’이라 불리는 아이스하키와 피겨스케이팅 티켓이 압도적으로 비싸다. 아이스하키 결승전 최고가는 3만4000루블(약 105만 원)로 스켈리턴 최고가(2000루블)의 17배에 달한다. 준결승 이후 경기는 모두 매진되어 구할 수도 없다. 홈페이지에서 이루어지는 개인 간의 거래에서도 결승전 티켓 가격은 최고 370만 원까지 치솟았다. 피겨스케이팅도 만만치 않은 가격을 자랑하고 있다. 갈라쇼 티켓의 최고가가 60만 원이다. 가장 싼 좌석(14만 원)도 다른 종목의 최고가와 비슷하다. 이미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과 갈라쇼 티켓은 매진됐다. 티켓 가격은 아이스하키와 피겨스케이팅에 못 미치지만 이미 전 경기가 매진된 종목도 있다. 바이애슬론과 프리스타일 스키, 스켈리턴은 예선을 포함한 모든 경기 티켓이 이미 모두 팔렸다. 이 종목들은 유럽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겨울스포츠다. 신용선 바이애슬론 대표팀 감독은 “아시아 지역에서 바이애슬론 월드컵대회가 열릴 때면 유럽 시청자들에게 경기를 생중계하기 위해 시차를 맞추어 저녁에 경기를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티켓 최고가가 18만5000원인 쇼트트랙은 아직 매진된 경기가 없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4년간 얼마나 노력했는데 아무것도 못 하고 귀국할 뻔했어요.” 대한스키협회 관계자는 러시아 소치에서 날아온 벼락 같은 소식에 밤잠을 설쳐야만 했다. 프리스타일 여자 모굴스키의 간판인 서정화(24)가 6일 러시아 소치 로사 쿠토르 익스트림 파크에서 열린 모굴스키 1차 예선에 출전하기 직전 훈련을 하다 다친 것. 서정화는 점프대에서 도약한 뒤 착지하다 중심을 잡지 못하고 넘어져 10m 이상 굴렀다. 헬멧이 벗겨지며 머리에 충격을 받은 서정화는 구조대의 도움을 받아 병원으로 옮겨졌다. 가벼운 경추 염좌 증상 진단을 받아 8일 2차 예선에 출전할 예정이지만 하마터면 4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었다. 소치 겨울올림픽이 시작됐지만 부상으로 제대로 경기도 펼치지 못하고 짐을 싸는 선수들이 속출하고 있다. 각국 선수단에 ‘부상 경계령’이 떨어졌다. 중국 선수단은 6일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간판선수인 위징(29)이 허리 부상으로 올림픽에 불참한다고 밝혔다. 위징은 여자 500m, 1000m에 출전해 ‘빙속 여제’ 이상화(25)와 메달을 다툴 가능성이 높았다. 이상화가 4차례 세계신기록을 세우기 전 아시아인으로 처음으로 여자 500m 세계기록을 작성한 적도 있다. 특히 지난달 세계스프린트선수권 정상에 올라 이상화의 경쟁자로 급부상했다. 스노보드 남자 슬로프스타일의 유력한 금메달 후보인 노르웨이의 토르스테인 호르그모(26)도 부상으로 귀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호르그모는 3일 훈련 도중 기물과 충돌해 병원에 실려 갔고 부상이 심해 올림픽 출전을 포기했다. 호르그모는 “최악의 타이밍에 다쳤다”며 속상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하프파이프와 슬로프스타일에 출전해 2관왕을 노리고자 했던 ‘스노보드 황제’ 숀 화이트(28·미국)는 호르그모가 다치는 것을 보고 슬로프스타일 출전을 포기했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문제 하나. 소치 겨울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 중 네일아트가 취미인 선수는 누구일까? 정답은 ‘빙속 여제’ 이상화(25)다. 레고 조립도 취미다. 이번 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선수단은 역대 최다 인원인 71명이다. 선수가 많은 만큼 취미와 좌우명도 다양하고 나이도 큰 차이가 난다. 올림픽에 6번 출전하는 30대 후반 이규혁(36·스피드스케이팅)이 있는가 하면 올림픽에 처음 나서는 17세 소녀들도 있다. 체격과 체중도 마찬가지여서 원윤종(봅슬레이·107kg)은 최서우(스키점프·54kg)의 두 배 가까이 무겁다. ‘선수는 선수가 알아본다’는 말이 있다. 선수들끼리는 누구의 활약을 가장 기대하고 있을까. 33명의 선수에게 물어본 결과 선수들이 뽑은 이번 올림픽 최고 기대주는 ‘피겨 여왕’ 김연아(24)였다. 정작 김연아 본인은 기대주 1∼3순위로 김해진, 박소연(이상 17세·피겨스케이팅), 본인의 순서대로 꼽았다. 한편 이승훈(26·스피드스케이팅)이 “이길 것이 너무 뻔해 재미없을 정도”라고 표현할 만큼 압도적 경기력을 보이고 있는 이상화를 꼽은 선수들도 많았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처음 열리는 피겨스케이팅 단체전은 ‘피겨 여왕’ 김연아(24)의 올림픽 2연패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러시아, 미국, 캐나다, 이탈리아, 일본 등 전통적인 피겨 강국들이 7일부터 10일까지 열리는 피겨 단체전에 출전한다. 한국은 여자 싱글에서만 3장의 출전권을 획득했기 때문에 단체전에는 출전하지 못한다. 한국 선수들이 출전하지 않지만 이번 단체전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따로 있다. 아사다 마오(일본)를 비롯해 율리아 리프니츠카야(러시아), 그레이시 골드(미국), 케이틀린 오즈몬드(캐나다),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 등 ‘피겨 여왕’ 김연아에 도전하는 선수들이 대거 단체전 여자 싱글에 출전하기 때문이다. 아사다는 단체전 출전을 위해 6일 러시아 소치에 입국했다. 태릉선수촌에서 훈련하다 12일 소치로 향할 김연아와는 대조적으로 훨씬 일찍 입국했다. 피겨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은 20일 0시(한국 시간), 프리스케이팅은 21일 0시에 열린다. 경쟁자로 꼽히는 선수들의 단체전 출전은 김연아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첫 번째 이유는 단체전 출전 선수들이 일찍부터 경기장 빙질에 적응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 때문이다. 피겨 여자 싱글 경기에 앞서 경기장 빙판에서 훈련할 수 있는 기회는 단 두 번뿐이다. 선수들은 보통 경기 전날까지 따로 마련된 훈련장에서 훈련한다. 경기장에 설 수 있는 기회는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 앞선 드레스 리허설이 전부다. 단체전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단체전 두 경기와 드레스 리허설까지 2∼4차례 더 경기장에서 빙질에 적응할 기회를 얻게 된다. 두 번째는 자신에 대한 심판들의 채점 경향을 미리 살필 수 있다는 점이다. 심판들은 보통 훈련장에서 선수들의 연기를 미리 보며 선수들의 연기와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 단체전 출전 선수들은 미리 자신의 연기를 심판들에게 선보일 수 있고 채점 경향까지 살필 수 있다. 단체전 점수를 분석해 자신의 연기가 심판들 눈에 부족했던 점을 보완할 기회를 얻는다. 또한 단체전이라는 실전 무대에서 자신의 연기를 최종 점검할 수 있는 기회와 경험을 얻을 수 있다. 반면 김연아에게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김연아는 태릉빙상장에서 자유롭게 훈련하며 충분히 긴 시간을 빙판 훈련에 투자할 수 있다. 하지만 단체전에 출전한 선수들은 여자 싱글 경기가 열리는 20일까지 한정된 훈련장에서 하루 1시간 정도만 빙판 훈련을 할 수밖에 없다. 그만큼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아사다는 이런 점 때문에 단체전 출전 뒤 일본빙상경기연맹이 전세 낸 아르메니아 예레반의 한 빙상장에서 개인 훈련을 할 계획이다. 또 단체전 출전 선수들이 실전에서 실수를 저지른다면 심리적으로 크게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한편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 조 편성에서 3조에 배정받았다. 당초 5명씩 6개 조로 나뉘어 4조에 배정받을 가능성이 높았지만 6명씩 5개 조로 나뉘면서 3조에 들어갔다.:: 피겨 단체전 ::소치 겨울올림픽에 처음으로 데뷔하는 종목이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종목별 랭킹을 합산해 상위 10개 팀이 참가했다. 남녀 싱글, 페어, 아이스댄싱 등에서 국가당 1명(조)이 출전한다. 10개 팀이 종목별 쇼트프로그램 경기를 치른 뒤 상위 5개 팀이 프리스케이팅 경기를 가져 순위를 가른다. 러시아와 캐나다가 금메달이 유력한 가운데 미국, 일본 등이 동메달을 다툴 것으로 전망된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빙질 때문에….” 빙상 종목에서 흔히 듣는 선수의 실패 원인 중의 하나다. 명필은 붓을 탓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두께 약 3mm, 길이 약 30cm의 스케이트 두 날에 온몸의 체중을 실어 시속 50km로 달리거나 자유로운 연기를 펼치는 빙상 종목에서 빙질은 경기력에 크게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은메달리스트 성시백(27)은 “빙질은 선수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경기력에 최대 70%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소치 겨울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두고 빙상 종목에 빙질 적응이 화두로 떠올랐다. 쇼트트랙과 피겨스케이팅 경기가 열리는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는 빙질이 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선수들이 선호하는 빙질이다. ‘피겨 여왕’ 김연아(24)는 ‘점프의 교과서’로 불리는 만큼 다른 선수들보다 높고 긴 점프를 구사한다. 도약력을 얻기 위해 단단한 빙질은 필수다. 김연아는 미끄러지기 쉬운 단단한 빙질에서 더욱 화려한 스케이팅 기술을 선보인다. 반면 외국 선수들은 무른 빙질을 선호한다. 단단한 빙질은 넘어졌을 때 큰 충격을 줄 수 있고, 점프에 자신이 없는 선수들은 무른 빙질을 이용해 미리 빙판에서 조금의 회전을 한 뒤 점프를 한다. 쇼트트랙 대표팀에도 단단한 빙질은 희소식이다. 성시백은 “외국 선수들은 단단한 빙질에서 미끄러질까봐 움츠러드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스케이팅 기술이 뛰어난 한국 선수에게는 단단한 빙질은 호재다”고 말했다. 피겨스케이팅과 쇼트트랙의 훈련장인 태릉빙상장은 선수들의 요구에 따라 실내 온도를 약 10도로 맞춘다. 그래야 빙판을 단단하게 유지할 수 있다. 얼음 온도도 영하 6도 정도로 조정한다. 스피드스케이팅 경기가 열리는 아들레르 아레나 빙질도 평가가 엇갈리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단단하다고 알려졌다. 한국 선수들은 출발할 때 날을 깊게 박아 추진력을 얻을 수 있고, 얼음이 약간 녹아 마찰력이 낮아져 속도를 내기 쉬운 무른 빙질을 선호한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김관규 전무이사는 “무른 빙질을 이상화(25), 모태범(25) 등 대부분의 한국 선수들이 좋아하지만 단단한 빙질에서도 충분히 훈련한 만큼 어떤 빙질이어도 문제는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올림픽이라고는 하지만 매일 빙질 상태가 조금씩 바뀌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관건은 적응력이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지난달 한국 봅슬레이 대표팀이 전 종목에서 소치 겨울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자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은 환호의 함성을 질렀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미국에 보관하고 있는 썰매를 러시아 소치까지 옮기는 문제로 고민에 빠졌다. 2인승 두 대와 4인승 한 대 등 총 3대를 비행기로 보내야 했다. 대당 무게가 200kg 정도에 길이도 최대 3.8m에 달해 운반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연맹 관계자는 “창고에서 공항까지 차로 옮기고 비행기에 실어서 소치까지 운반하는 데 대당 약 5000만 원이 소요된다. 총 1억5000만 원 정도가 운반비로 나갈 것 같다”고 말했다. 소치 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단은 장비 이동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소치 겨울올림픽에 출전하는 종목은 대부분 장비가 크고,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컨디션 유지에도 바쁜 선수들은 대회가 열리는 장소까지 장비가 무사하게 도착할지에도 촉각을 곤두세운다. 봅슬레이 대표팀은 운반 비용뿐 아니라 썰매에 달린 날 문제로 입출국 때 많은 시간을 공항에서 보낸다. 이용 봅슬레이 대표팀 코치는 “공항에서 썰매에서 따로 떼어놓은 날이 칼이 아니라고 입국 관계자들에게 설명하는 것도 이제 익숙하다”고 웃었다. 장비에 날카로운 날이 달린 스켈리턴, 루지 등 썰매 종목과 피겨스케이팅,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등의 종목 관계자들은 입출국 때 애를 먹기 일쑤다. 눈으로 보면 전혀 문제가 없지만 X선 검색대에서 칼로 오인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예전에는 스케이트화를 기내에 반입할 수 있었지만 보안 검색이 강화되면서 무조건 화물칸에 실어야 한다”고 말했다.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스케이트화를 화물칸에 보내는 것에 대해 선수들은 반가울 리 없다. 쇼트트랙의 한 선수는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하드케이스에 넣은 스케이트화가 파손 없이 목적지에 잘 도착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에 비행기에서 잠도 못 잘 때도 있다”고 말했다. 경기 도중 사격을 하는 바이애슬론(사진) 선수들의 장비 운반 절차는 더욱 까다롭다. 올림픽 등 국제 대회에 나갈 때면 미리 국내외 총기 운반허가증부터 받아야 한다. 총기는 보통 화물칸에 실리고 실탄은 비행기 기장 곁에 따로 보관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실탄은 외국에서 사용하는 만큼 정확하게 계산해서 가져가야 한다. 혹시 남으면 국내 재반입이 어려워 무조건 해당 국가 주최 측에 주고 온다. 신용선 바이애슬론 대표팀 감독은 “비행기를 제때에 타려면 무조건 공항에 5시간 정도 일찍 나가야 한다. 수속에 꽤 시간이 걸리고 제출해야 할 관련 서류가 많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스노보드와 알파인 스키 등도 선수들도 장비가 길고 무거워 항공사의 위탁 수화물 한도인 23kg을 초과해 추가 요금을 물어야 할 때가 많다. 반면 장비 이동이 상대적으로 간편한 종목은 컬링이다. 하나에 19.1kg인 스톤 10개에 예비 스톤들까지 운반하는 것은 무척 어렵기 때문에 보통 대회 주최 측에서 스톤을 제공한다. 선수들은 스위핑을 할 때 쓰는 브룸만 챙겨 가면 된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쉼표는 없었다. 지난달 22일 해외 전지훈련과 국제대회 출전을 마치고 귀국한 뒤 1일 겨울올림픽이 열리는 러시아 소치로 출국하기 전까지 단 하루도 쉬지 못했다. 일요일과 설 연휴에도 훈련장에서 오전 오후 2시간씩 땀을 흘렸다. 아무리 올림픽이 코앞이라고 하지만 입이 튀어나올 법도 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의외였다. "그냥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해야죠." 바이애슬론 대표팀의 이인복(30·포천시청)과 문지희(26·전남체육회). 이들은 지난해 일찌감치 소치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 이은 2회 연속 올림픽 출전이다. 바이애슬론은 크로스컨트리와 사격이 결합된 종목이다. 스키를 신고 뛰다 사격을 한 뒤 다시 뛴다. 빨리 뛰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격도 잘해야 한다. 사격 결과에 따라 추가 시간 또는 벌칙 코스를 돌아야만 한다. 바이애슬론은 전통적으로 체격이 큰 북유럽 선수들이 강했다. 체격도 작은 아시아 선수들은 하위권을 면치 못했다. 이인복과 문지희는 밴쿠버 올림픽에서 각각 63위와 66위를 기록했다. 최하위권이다. 문지희는 "올림픽 첫 출전이라 긴장도 많이 했고 모든 것들이 어리둥절했다"고 말했다. 소치에서 이들의 목표는 개인 스프린트 경기에서 60위 안에 들어 추적 경기까지 뛰는 것이다. 밴쿠버에서는 스프린트 경기만 뛰었다. 언뜻 보면 목표가 소박하다. 그저 올림픽 출전에 의미를 두고 있는 것일까. 절대 아니다. 이들은 성적이 어떻든 최선을 다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이인복은 "세계적인 격차는 잘 알고 있다. 그렇다고 포기하기는 절대 싫다. 세계적인 벽을 뚫기 위해 4년간 힘들게 훈련했다"고 말했다. 바이애슬론 대표팀의 훈련은 어떤 종목보다 힘들기로 소문 나 있다. 10km 정도의 강원도 대관령 오르막길을 매일 오른다. 그냥 걷기도 힘든데 스키까지 신고 걷는다. 여름에는 산악자전거를 70~80km 탄다. 신용선 대표팀 감독은 "이렇게 하지 않으면 북유럽 선수를 이기기 힘들다. 훈련이 너무 힘들다 보니 도중에 포기하는 선수들도 가끔 있다"고 말했다. 문지희는 "앉아서 인터뷰를 하다가 너무 피곤해 잠이 든 적도 있다"며 웃었다. 1년에 절반 이상 해외에서 훈련과 경기를 치르다보니 집에 들어가는 날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이인복이 2010년 이후 집에서 잔 날은 60일도 채 되지 않는다. 4살, 3살 난 아들을 둔 이인복은 "지난해 9월부터 아들 얼굴조차 보지 못했다. 모처럼 집에 가니 아빠를 낯설어하는 아들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에도 바이애슬론 선수가 있다는 사실을 당당히 알리고 싶어 한다. 이인복은 "바이애슬론은 종목 특성상 중위권 선수가 1등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1%의 기적 보다는 '잘 알지도 못하는 한국 바이애슬론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다"고 다짐했다.평창=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쉼표는 없었다. 지난달 22일 해외 전지훈련과 국제대회 출전을 마치고 귀국한 뒤 1일 겨울올림픽이 열리는 러시아 소치로 출국하기 전까지 단 하루도 쉬지 못했다. 일요일과 설 연휴에도 훈련장에서 오전 오후 2시간씩 땀을 흘렸다. 아무리 올림픽이 코앞이라고 하지만 입이 튀어나올 법도 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의외였다. "그냥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해야죠." 바이애슬론 대표팀의 이인복(30·포천시청)과 문지희(26·전남체육회). 이들은 지난해 일찌감치 소치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 이은 2회 연속 올림픽 출전이다. 바이애슬론은 크로스컨트리와 사격이 결합된 종목이다. 스키를 신고 뛰다 사격을 한 뒤 다시 뛴다. 빨리 뛰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격도 잘해야 한다. 사격 결과에 따라 추가 시간 또는 벌칙 코스를 돌아야만 한다. 바이애슬론은 전통적으로 체격이 큰 북유럽 선수들이 강했다. 체격도 작은 아시아 선수들은 하위권을 면치 못했다. 이인복과 문지희는 밴쿠버 올림픽에서 각각 63위와 66위를 기록했다. 최하위권이다. 문지희는 "올림픽 첫 출전이라 긴장도 많이 했고 모든 것들이 어리둥절했다"고 말했다. 소치에서 이들의 목표는 개인 스프린트 경기에서 60위 안에 들어 추적 경기까지 뛰는 것이다. 밴쿠버에서는 스프린트 경기만 뛰었다. 언뜻 보면 목표가 소박하다. 그저 올림픽 출전에 의미를 두고 있는 것일까. 절대 아니다. 이들은 성적이 어떻든 최선을 다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이인복은 "세계적인 격차는 잘 알고 있다. 그렇다고 포기하기는 절대 싫다. 세계적인 벽을 뚫기 위해 4년간 힘들게 훈련했다"고 말했다. 바이애슬론 대표팀의 훈련은 어떤 종목보다 힘들기로 소문 나 있다. 10km 정도의 강원도 대관령 오르막길을 매일 오른다. 그냥 걷기도 힘든데 스키까지 신고 걷는다. 여름에는 산악자전거를 70~80km 탄다. 신용선 대표팀 감독은 "이렇게 하지 않으면 북유럽 선수를 이기기 힘들다. 훈련이 너무 힘들다 보니 도중에 포기하는 선수들도 가끔 있다"고 말했다. 문지희는 "앉아서 인터뷰를 하다가 너무 피곤해 잠이 든 적도 있다"며 웃었다. 1년에 절반 이상 해외에서 훈련과 경기를 치르다보니 집에 들어가는 날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이인복이 2010년 이후 집에서 잔 날은 60일도 채 되지 않는다. 4살, 3살 난 아들을 둔 이인복은 "지난해 9월부터 아들 얼굴조차 보지 못했다. 모처럼 집에 가니 아빠를 낯설어하는 아들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에도 바이애슬론 선수가 있다는 사실을 당당히 알리고 싶어 한다. 이인복은 "바이애슬론은 종목 특성상 중위권 선수가 1등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1%의 기적 보다는 '잘 알지도 못하는 한국 바이애슬론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다"고 다짐했다.평창=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의 결승전인 슈퍼볼을 앞두고 미국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제48회 NFL 슈퍼볼은 3일 오전(한국 시간) 미국 뉴저지 주 이스트러더퍼드의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덴버와 시애틀의 맞대결로 열린다. 덴버는 우승 트로피인 ‘빈스 롬바르디’를 두 차례 차지했고 시애틀은 아직 우승 경험이 없다. 특히 덴버의 베테랑 쿼터백인 페이턴 매닝과 시애틀의 떠오르는 샛별 쿼터백인 러셀 윌슨의 활약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슈퍼볼을 중계한 미국 CBS에 따르면 제47회 슈퍼볼은 역대 최고 시청률인 48.1%를 기록했다. 1억6400만 명이 TV 앞에서 슈퍼볼을 지켜봤다. 올해 중계를 맡은 폭스TV는 30초당 광고료를 400만 달러(약 42억8000만 원)로 책정했다. 10년 전보다 74% 오른 가격이지만 광고는 모두 판매됐다. 지난해에 이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역시 이번에도 광고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포브스는 “전체 좌석 평균가가 4600달러(약 490만 원)로 지난 네 시즌 평균가보다 15% 상승했다”고 전했다. 30명까지 수용 가능한 VIP 단체석은 인터넷에서 90만 달러(약 9억6400만 원)에까지 거래되고 있다. 이번 슈퍼볼은 48년 만에 처음으로 뉴욕 인근에서 열리지만 일부 뉴욕 시민들 사이에서는 ‘빛 좋은 개살구’라는 말도 나온다. 각종 슈퍼볼 이벤트로 극심한 교통난을 겪고 있는 데다 입장권이 비싸 평범한 시민들은 경기를 관람할 수 없는 형편이기 때문이다. 한 주민은 슈퍼볼의 입장료가 너무 비싸다며 NFL을 상대로 소송을 내기도 했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스키점프 대표팀에 대한 관심은 ‘피겨 여왕’ 김연아(24) 만큼 높았다. 2009년 스키점프 대표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국가대표’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치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스키점프 대표팀에 대한 관심은 2009년 이전으로 되돌아갔다. 22일 강원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에서 만난 스키점프 대표팀은 “오히려 잘된 것 같다”며 웃었다. 최흥철(33) 김현기(31) 최서우(31) 강칠구(30·이상 하이원)로 이뤄진 대표팀은 2006년 토리노 겨울올림픽 이후 8년 만에 단체전 출전권을 따냈다. 밴쿠버 올림픽에서는 강칠구가 개인전 출전권을 얻지 못해 단체전 출전이 불발됐다. 최흥철 김현기 최서우는 1998년 나가노 올림픽부터 5회 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됐다. 최흥철은 “밴쿠버 올림픽 때는 지나친 관심 때문에 부담이 컸다. 예전의 비인기 종목 선수로 돌아오니 마음은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김현기는 “이번 시즌 성적이 좋지 않았으니 관심이 줄어든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오랜만에 4명이 다시 뭉친 만큼 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스키점프 대표팀이 올림픽에서 거둔 가장 좋은 성적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에서 거둔 단체전 8위다. 한국 설상종목 중 올림픽에서 기록한 가장 높은 순위다. 강칠구는 “이제 20년 넘게 스키점프를 했으니 무언가 이룰 때가 됐다. 소치에서 못 따면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에서는 꼭 메달을 목에 걸어 영화 덕분이 아닌 실력으로 관심을 받는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평창=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