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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 있는 벤처기업에 임금조건도 좋은데, 왠지 그 회사의 업무는 하기가 싫어….” “우리 회사가 규모는 작지만 많은 인재 풀 가운데 적합한 직원을 고를 방법은 없을까?” 구직자와 벤처기업은 종종 이런 동상이몽(同床異夢)을 꾼다. 이런 양자의 요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 대덕 이노폴리스벤처협회와 벤처기업협회, 중소기업청이 공동으로 2011년 3월 ‘벤처기업 공동채용제도’를 도입했다. 3년여 동안 654개 업체에 1957명이 채용돼 좋은 결과가 나왔다. 지난 3년간 기업의 채용 수요는 3233명이었으나 3분의 2가량이 이 제도를 활용해 원하는 인재를 채용한 셈이다. ○ 올해 행사엔 77개 기업 1000명 몰려 벤처기업 공동채용제도는 인적자원이 중요한 벤처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도입됐다. 이들 기업은 개별적으로 인력을 채용하면 구직자가 많지 않아 인재를 찾기가 어려웠다. 구직자 역시 벤처기업의 선호도가 떨어지고 일자리가 한정돼 있어 선뜻 지원하기가 쉽지 않았다. 대덕 이노폴리스벤처협회(지방 중심)와 벤처기업협회(서울 중심)는 소속 벤처기업들로부터 구인조건을 받아 대학과 특성화고교 등에 보냈고 거꾸로 이들 대학과 고교에서 구직조건을 받아 각종 취업 이벤트를 열었다. 18일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잘나가는 선도벤처기업 채용박람회’에는 우수 벤처기업 77개사와 1000명가량의 구직자가 몰렸다. 이노폴리스벤처협회 측은 “이번 채용박람회 참가자 가운데 50명 이상이 취업을 확정지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 박람회, 동행면접 등 다양한 취업 연계 벤처 관련 채용 박람회는 수시로 열린다. 이달 2일 충남 천안시 유관순체육관에서 ‘우수 및 강소기업 만남의 날-충남 특성화고 취업박람회’가 열렸다. 이에 앞서 7월 10일에는 전북 전주시에서 ‘전북 전략산업 선도기업 구인구직 만남의 날’, 5월 16일 부산에서 ‘특성화고 및 마이스터고 채용박람회’가 열렸다. 벤처협회의 채용매니저가 구직자를 회사로 데려가 직접 면접을 보게 하는 ‘동행면접’을 선호하는 기업도 많다. 특성화된 광학기술로 알려진 대전 대덕 연구개발특구의 ㈜옵트론텍은 지난달에만 사원 21명을 동행면접 방식으로 채용했다. 특성화고 출신인 곽건일 씨(20)는 우수벤처기업 탐방 프로그램에 참가한 뒤 올해 3월 위월드㈜에 채용됐다. 그는 “특성화고를 졸업하고 흥미 있는 분야를 찾지 못해 고민하던 중 기업탐방에 참여했던 회사가 마음에 들어 취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벤처협회는 공동채용 방식으로 충원한 벤처기업 취업자들을 중소기업중앙회에 위탁해 공동으로 사원훈련을 받도록 하는 ‘신입사원 공동훈련’ 프로그램도 시행하고 있다. 이노폴리스벤처협회 정경숙 주임은 “공동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적은 비용으로 알찬 연수가 가능하며 벤처기업에 근무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주말을 앞둔 금요일 오후 초등학교 교사가 학생들에게 “월요일에 만나요”라고 말한다. 이 때 학교생활이 힘겨운 한국 학생들은 “와아∼” 하고 환호성을 지르지만 학교가 즐겁기만 한 프랑스 학생들은 “에이∼” 하면서 아쉬운 표정이다. 전문 초등교육 기관인 충남 공주교육대(총장 한승희)가 전해주는 얘기다. 공주교대가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학교를 집보다 좋아하는 놀이터로 만들 수 있을까’라는 화두를 잡고 예비교사의 국제연수 대상국가를 프랑스로 바꿨다. 연수를 프랑스로 보내기로 한 것은 국내 교대 중 공주교대가 처음이다. 프랑스 현지 교육당국은 한국이 피사(PISA·경제협력개발기구의 국제학업성취도평가) 등 각종 국제적인 교육평가에서 성과를 내는 비결에 관심이 높다. ○ 공주교대 예비교사 연수국가 프랑스로 바꿔 공주교대 3학년생 10명은 내년 1월 23일부터 2월 25일까지 한 달여간 프랑스 동부 브장송시의 장마세 초등학교에서 국제교육 실습을 받는다. 이를 위해 이달 4일 프랑스 프랑슈콩테대에서 이 대학 및 브장송시교육청과 국제연수 협정을 맺었다. 프랑슈콩테대는 교내 응용언어학센터(CLA)를 통해 공주교대 학생들이 사전 언어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들 예비교사는 현지의 가정에서 홈스테이를 하면서 초등학생들의 가정생활도 관찰할 계획이다. 두 나라의 주한 및 주프랑스 대사관이 협약을 위해 긴밀히 협조했다. 국내 교대들은 영어권 국가에서 국제교육 실습을 해왔고 공주교대도 올해까지는 미국과 뉴질랜드에 연수를 보냈다. 영어권 국가가 언어나 문화면에서 익숙하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한규정 공주교대 기획연구처장은 “우리가 언어와 문화의 생소함만 극복하면 좀 더 배울 게 많은 나라에서 연수를 받을 수 있다고 보고 프랑스로 바꿨다”며 “프랑스는 청소년과 부모 교육, 개별화 수업, 장애아동 등 특수교육 등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고 다양한 인종을 대상으로 교육하고 있어 다문화 시대를 맞는 우리 교육에 시시점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너무 달라 서로 배울 게 넘쳐” 공주교대에 따르면 프랑스의 초등교육은 상급학교에서 학업을 계속할 기초능력(언어 능력과 논리적 사고력 등)과 체력, 감수성 등을 기르는 데 집중하고 암기식 시험문제를 출제하지 않아 사교육이 없다. 또 우리의 화두인 인성, 인문(독서), 스포츠 교육 등이 활성화 돼 있다. 초등학교에서 질서 지키기와 생각을 조리 있고 예의바르게 전달하기, 타인 존중하기 등을 몸으로 체득해 민주시민의 덕목을 기른다. 이번 교류에 대해 프랑스 현지의 관심도 높다. 이 지역 신문은 8월 8일자 기사에서 “한국의 미래교사 10여 명이 내년 1월 브장송에서 연수를 하며 프랑스 교사의 교육 방식을 관찰한다. 브장송시교육청은 지난해 PISA 결과에서 프랑스와는 달리 한국이 두각을 나타낸 점을 궁금하게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에릭 마르탱 브장송시교육감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PISA 성과가 상호 교류의 큰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문은 현지 교육당국의 말을 인용해 “한국의 초등학교 학생들이 사교육 때문에 늦게 귀가하고 이로 인해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 의기소침을 경험하고 있다. 한국 교육은 장단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우상도 공주교대 글로벌센터장은 “이번 연수와 앞으로의 교류를 통해 프랑스 교육체계에서 아이들이 학교를 오고 싶게 하게 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이를 위한 교사들의 학생 지도 및 운영 노하우는 무엇인지 배워 우리 초등 공교육의 제 역할을 찾도록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15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인삼의 본고장 충남 금산에서 19∼28일 금산인삼축제가 열린다. 금산읍 내 금산인삼관 광장과 인삼약초거리 일원에서 열리는 이번 축제의 인기 프로그램은 인삼 캐기 체험. 인삼밭에 직접 들어가 가족이 함께 인삼을 캐보고 산지에서 캔 싱싱한 금산 인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건강체험관은 올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인도의 아유르베다, 몽골의 지압법 등 세계 전통 치유요법을 체험하는 코너가 새로 마련됐다. 홍삼족욕, 홍삼팩마사지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코너. 국제인삼교역전은 홍삼제품, 인삼화장품 등 인삼 가공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만나볼 수 있는 알뜰쇼핑의 기회다. 인삼 관련 정보를 얻으려면 인삼의 재배 과정 및 특이 인삼, 계영배 체험, 인삼요리별 효능 및 특징 등을 소개하는 금산인삼관을 방문하면 된다. 한방증기 체험, 천연화장품 만들기, 얼굴 및 손 마사지, 네일아트, 마법의 거울 등 미용 콘텐츠가 총망라된 ‘절세미인관’은 여성들이 선호하는 코너다. 3000L의 초대형 인삼주병이 개봉되는 ‘신나는 인삼주막’에서는 공연을 관람하며 인삼주를 맛볼 수 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우리 대학이 그동안 산학협력 분야의 ‘국가대표’였다고 자부합니다. 이제는 세계적으로도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도록 도약을 꿈꾸고 있습니다.” 송하영 한밭대 총장(60·사진)은 17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교육이 일자리로 이어지는 취업 일체형 글로벌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고 기업과의 동반성장을 추구하겠다”며 “이를 위해 국제교류를 확대하고 연구 인센티브 확대 등으로 연구 환경을 대폭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대학 건립 100주년을 향한 ‘비전 2027’을 발표하면서 비전을 ‘산학일체 교육의 세계일류 대학’으로 정했다. 1927년 홍성공립공업전수학교로 출발한 한밭대는 대전공업고, 대전공업전문대, 대전산업대를 거쳐 2001년 현재의 이름으로 교명을 바꿨다. 2012년 일반대로 전환하면서 도약의 전기를 맞았다. 한밭대는 산학협력 분야에서 선도 역할을 해왔다. 지역 산업체가 요구하는 현장 적응력이 뛰어난 인재 양성을 위한 산학협력부 설치, 산업체의 애로사항 해결 분야를 공학기술뿐 아니라 경영 회계 마케팅 등 전반으로 넓힌 ‘홈 닥터 프로그램’ 시행, 공동 기술개발을 위한 산학연 컨소시엄 구축 등은 한밭대가 1990년대 국내 대학 중 처음 시행했다. 송 총장은 “산학협력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지만 이후 여러 산업체와 대학들로 확산돼 이제 선도자로서의 새로운 역할을 주문받고 있다”고 말했다. 7월 25일 취임한 그가 공식 취임식을 마다하고 비전 구상에 들어간 것도 이런 고민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비전 발표식에 외빈을 초청하지 않고 가족(교직원)들만 모이게 한 뒤 ‘자신이 가진 최상의 것을 세상에 주라. 최상의 것이 너에게 돌아오리라’라는 시 구절을 인용하며 협조와 지원을 당부했다. 송 총장은 “학과 방문이 끝나면 전공과목 개편작업에 착수하는 한편 교수진을 버스에 태워 특성화 모델 대학 등을 현장견학하면서 전략을 구체화하고 실행에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인간은 ‘우리가 무엇 때문에 여기에 있고 어디에서 왔으며 누구인가’라는 질문의 답을 끊임없이 찾고자 한다. 구석기 문화는 이러한 궁금증을 해소하는 데 답을 준다.” 충남 공주시 석장리 일원에서 열린 ‘석장리 세계구석기 축제’에 참석한 앙리 드 륌리 프랑스 국립자연사박물관 명예교수 겸 프랑스 고인류연구소 이사장(80·사진)은 1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구석기 연구가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유용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석장리 구석기 축제에 초청받아 내한한 그는 1963년 이후 프랑스의 발로네, 아라고 동굴유적 등 수많은 선사 유적을 발굴하고 여기서 나온 유적을 소장한 박물관을 건립한 세계적인 선사학자다. 그는 “구석기학은 과거에는 석기의 형태를 중심으로 연구가 진행됐지만 현재는 석기가 쓰인 흔적을 밝혀 선사시대 사람들의 행동과 생활 방식을 복원해 내고 있다. 이런 연구에는 지질학과 퇴적학, 꽃가루연구 등 다양한 학문과 분야를 통한 융합연구가 적용되고 있다”고 최근의 연구 동향을 소개했다. 13∼16일 ‘구석기의 빛과 소리’를 주제로 열린 이번 축제는 석장리 구석기 유적 발굴 5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동아일보 1964년 11월 18일자에 ‘공주군하(公州郡下)에서 석기시대의 유물’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리면서 ‘한국에는 구석기가 없다’는 그동안의 학계 통설은 더이상 설자리가 없게 됐다. 오시덕 공주시장은 “그 이후 석장리는 한국 구석기의 발상지로 교과서에 등장했다”며 “앞으로 백제문화제와 함께 구석기 축제를 더욱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석장리 유적이 발견되기 전에는, 선사시대 사람들이 아주 오래전부터 극동아시아까지 진출했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산성 토양 때문에 아쉽게도 이 유적에서 뼈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출토 석기의 특징으로 볼 때 양면석기를 가진 직립 인간들이 오래전에 한국에 도달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는 “석장리 유적을 발굴하고 연구한 고 손보기 교수의 직접적인 안내를 받아 석장리를 처음 알게 된 이후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됐고 축제 초대에도 흔쾌히 응했다”고 말했다. 륌리 교수는 “축제에서 불꽃놀이도 아름다웠지만 인간이 네 발에서 차츰 두 발로 걷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 연극이 아주 훌륭했다. 축제는 조직적이고 체험적이었으며 특히 청소년들이 축제를 많이 찾아 한국 고고학계의 미래가 무척 밝아 보였다”며 “어린이들이 구석기 시대를 사랑하고 호기심을 갖는 사람으로 자라게 하는 것이 구석기 문화를 가장 잘 활용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유관순기념사업회 등 호국보훈 및 교육사회단체들은 조만간 유관순 열사 기록을 고교 교과서에 다시 넣어줄 것과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교과서로 편찬해줄 것을 공동으로 촉구하기로 했다. 곽정현 유관순기념사업회장은 15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국사편찬위원회 검인정 심사를 통과한 고교 교과서 8종 가운데 4종이 유 열사의 내용을 빠뜨려 편향 논란을 빚고 있다”며 “이런 현상은 편집자의 편향성을 막을 수 없는 검인정 교과서 체계의 문제점에서 기인하는 만큼 앞으로 한국사를 국정 교과서 방식으로 편찬하도록 해달라는 공동 성명을 채택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16, 17일경 이뤄질 공동 성명에는 기념사업회 외에 대한민국헌정회, 독립유공자협회 등 애국 보훈단체와 학부모 및 교사 단체 등이 참여한다. 곽 회장은 “역사에 대한 관점은 대학에서 더 깊이 연구할 필요가 있지만 초중고교 단계에서는 편향적 사실을 배제한 채 있는 그대로의 사실만을 배워야 한다”며 “3·1운동 기술에서 유 열사의 기록을 제외한 일부 고교 교과서는 대표적인 왜곡의 사례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공동성명은 고교 한국사 교과서 4종이 유 열사의 기록을 누락시킨 데다 최근 교육부 주최로 열린 한국사 교과서 토론회에서 한 교수가 “유관순은 친일파가 만들어낸 영웅”이라고 비하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해당 교수는 유관순기념사업회 등의 항의를 받고 공개 사과를 했지만 파문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유 열사의 고향인 충남 천안에서는 고교 교과서에 유 열사 기록이 빠진 것을 항의하고 관련 기록을 넣을 것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기념사업회와 천안시(시장 구본영)는 11일부터 천안시내 구청과 읍면동 주민센터에서 유 열사 기록이 빠진 고교 한국사 교과서의 시정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서명 운동은 유 열사 순국일인 28일까지 계속 이어진다. 기념사업회와 천안시는 이날 천안시 병천면 유 열사 추모각에서 추모제를 연 뒤 서명부를 교육부 등 관계기관에 전달할 계획이다. 유 열사는 1902년 12월 16일 천안 병천면 용두리에서 태어나 이화학당을 다니던 중 고향에 내려와 1919년 4월 1일 아우내 독립만세운동을 주도하다 체포돼 서대문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르다 이듬해인 1920년 9월 28일 순국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민족의 명절 한가위의 민심은 ‘답답함’을 넘어 ‘분노’에 가까웠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5개월이 다 되도록 특별법 제정도 못한 채 정쟁으로 세월을 보내고 있는 정치권에 대한 피로감은 5월 이후 단 한 건의 법안도 처리하지 못한 불임 국회에 대한 절망으로 바뀌어 있었다. 여야 정치권을 민의의 대변자로 신뢰할 수 없다는 근본적 불신은 쉽게 가시지 않을 것 같다. 추석 연휴 기간 들은 민심을 가감 없이 전한다. 》▼ 정치권 한목소리 비판 수도권 “與, 유족 보듬지 못하고 野는 대안 없이 비판만” ▼“이제 지켜보는 것도 지겹다. 여야 모두 밥값이라도 좀 했으면….” ‘민심의 바로미터’로 통하는 수도권 주민들의 추석 밥상에서 거론된 정치권에 대한 시선은 싸늘하다 못해 꽁꽁 얼어붙은 듯했다. 세월호 정국 속에 다섯 달 가까이 ‘밥값’도 못하고 끌려 다니는 국회에 대한 분노의 목소리가 특히 컸다. 비판의 화살은 여야를 가리지 않았다. 집권 여당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한 새누리당이나 대안 없이 반대만 거듭하는 새정치민주연합 모두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에 거주하는 한모 씨(51·여)는 “처음에는 세월호 유가족과 야당에 대한 동정심이 컸는데, 지금은 둘 다 순수성이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에 거주하는 박모 씨(30)도 “협상 초반에 야당이 유가족과 충분한 소통만 했더라도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제라도 야당과 유가족이 오른쪽으로 한발, 여당이 왼쪽으로 한발 다가가겠다는 자세를 잡아야 정국이 풀리지 않겠냐”며 답답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여당에 대한 비판도 냉정했다. 사고 초반 유가족의 마음을 충분히 보듬지 못한 여당이 협상 과정에서도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 고등학생인 변모 군(17)은 “우리는 세월호 참사를 겪은 세대다. 친구들이 ‘다음 선거에서 절대 새누리당은 찍지 말자’는 얘기를 한다”고 말했다. ‘세월호 피로감’도 이어졌다. 서울 종로구에 거주하는 김모 씨(52·여)는 “몇 달째 TV만 틀면 가슴 아픈 이야기뿐이라 이제 우리도 힘들다”고 호소했다. 국회의원 추석 상여금 지급 논란과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에 대해선 “어이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취업을 준비 중인 대학생 홍모 씨(24)는 “국회의원도 PSAT(공직적격성평가) 같은 기본 소양검사를 거친 사람에게만 자격을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냉소적으로 말했다. 서울 도봉구에 거주하는 김모 씨(75·여)도 “일 안 하는 의원과 거기 딸린 보좌진까지 전부 다 우리 세금으로 먹여 살려야 한다는 거냐”라고 물으며 혀를 찼다.▼ 무능 국회의원 질타한 충청 “동료 체포나 막는 의원 세비부터 주지 말아야” ▼6일 오후 충북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의 한 초등학교 동창 모임. 추석 연휴를 맞아 오랜만에 만난 동창생들 간에 화기애애하던 분위기는 어느 순간 정치 얘기가 나오면서 썰렁해지기 시작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신모 씨(44)는 “처리해야 할 민생 법안은 산더미인데 여야 모두 자기 입장만 주장해 개점휴업 상태가 됐다”고 성토했다. 부산에서 올라온 정모 씨(44)는 “국회의원이 일은 않고 동료 의원의 체포를 막고 있어 한심하다”며 혀를 찼다.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의 지역구(충북 제천-단양) 주민 신모 씨(43)는 “청렴해야 할 국회의원이 뇌물을 받았다는데 국회가 이를 감싸는 게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충남 보령시 청소면 이정웅 씨(82)는 “기초연금 두 번 지급하더니 내년부터는 ‘예산 부족 때문에 안 준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려면 일 안 하는 국회의원의 세비부터 주지 말아야 한다”며 분개했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 문제로 국회가 장기간 공전하고 있는 데 대해선 유가족들도 자신들의 주장만 고집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점차 많아지는 분위기였다. 세종시에 사는 유모 씨(52)는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온 국민이 많이 지쳐 있다. 유족들도 이제 국민을 세월호에서 풀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리더십을 두고 그의 어머니(고 육영수 여사)의 고향인 충청권에서조차 실망감이 적지 않았다. 지난 대선에서 박 대통령을 지지했다는 청주시 상당구 금천동의 오모 씨(70)는 “박 대통령이 목숨을 걸고 단식하는 세월호 유족에게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충북지역 모 대학의 교수인 조모 씨(54)는 “지금의 꽉 막힌 정국을 타개하고 국민들의 큰 지지를 받기 위해서 좀 더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통령도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충남 부여군 부여읍의 정모 씨(50)는 “국회에서 힘겨루기만 하고 있으니 대통령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민생회복 주문 많았던 영남 “먹고사는 게 가장 중요… 현안 신경쓸 여유 없어” ▼부산 울산 경남과 대구 경북 등 영남권은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대한 관심이 적은 편이었다. 추석을 전후해 지역 주민들은 경기침체와 관련한 불만을 많이 쏟아냈다. 현 정부와 여야 정치권에 대한 기대를 접은 탓인지 현안을 놓고 논쟁을 벌이는 모습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추석 전날인 7일 오후 8시경. 경남 사천시 용현면 석계리 팔각정에서 추석을 쇠러 귀향한 50대 8명과 60대 마을 주민이 둘러앉아 소주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명절 전날 만나 안부를 묻고 정담을 나누는 자리였다. 설날엔 6·4 지방선거를 둘러싼 공방이 치열했지만 이번엔 마을 현안이나 경남도정에 관심을 나타냈을 뿐 정국과 관련한 언급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50대 초반의 자영업자인 김모 씨는 “추석 경기가 너무 좋지 않다 보니 정치적인 현안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다”며 “먹고사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아니냐”고 운을 뗐다. 그는 “세월호 문제도 장기화하다 보니 관심이 크게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회사원인 최석태 씨(54)는 “정부가 이제 세월호 선체도 인양하고 특별법도 빨리 만들고 그렇게 해야 한다”며 세월호 문제가 이제는 매듭지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이 마을 친목단체 회장을 맡고 있는 최진호 씨(67)는 “그래도 이 지역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여전하다”며 “야당이 너무 못하니까 그런 것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다만 일부 농민들은 쌀 시장 개방과 축산물 가격 하락 등으로 정부에 불만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제조업체 대표인 장용주 씨(54)도 “세월호 참사 이후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며 “이제 사태 수습, 사후 처리, 정국 안정 등을 위해 모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원상공회의소 신용우 팀장은 “장기적인 경기침체, 세월호 여파와 폭우 피해 등으로 창원공단도 썰렁한 한가위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구 칠성시장에서 건어물을 파는 손모 씨(55)는 “이번 추석은 지난해보다 장사가 안됐다. 명절은 경기 살리기에 좋은 기회인데 올해는 세월호 때문인지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세월호법 결단 촉구한 호남 “靑, 조사받게 양보하고 野, DJ정신 배웠으면” ▼세월호 특별법 교착 정국 장기화에 대한 호남 민심은 ‘오죽하면 그러겠느냐’며 유가족의 아픔을 이해하면서도 조속한 제정을 바라는 의견이 많았다. 이 지역을 지지 기반으로 삼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을 비판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 자영업자 이재호 씨(50·광주 북구 용봉동)는 “미국도 9·11테러 후 관련법 제정이 쉽지는 않았다. 국가 안정을 위해 세월호 특별법이 빨리 마무리돼야 한다”고 했다. 신장훈 씨(46·광주 동구 학동)도 “세월호 유가족의 아픔을 백번 이해하지만 우리는 6·25전쟁을 비롯해 많은 참사를 겪었다. 어려울수록 법과 원칙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농사를 짓는 박태성 씨(47·전남 장성군 삼서면)는 “특별법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큰 테두리를 봐야 한다”고 밝혔다. 특별법의 최대 쟁점인 진상조사위에 수사권 및 기소권을 부여하는 문제 못지않게 정치적 결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전북 전주의 전문직 근로자 황모 씨(56)는 “특별법의 포인트는 청와대 조사 가능 여부인 만큼 어떤 형태로든 청와대를 조사할 수 있어야 진전이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정치권의 세월호 특별법 대처 방식에 대해선 모두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식물국회라는 불신이 팽배했다. 9일 광주 북구의 한 정류장에서 손님을 기다리던 문성남 씨(77·택시 운전사)는 “세월호 특별법이 정치적 셈법으로 지연되고 있다. 정치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인 새정치연합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질타도 쏟아졌다. 회사원 전현진 씨(46·전남 구례군)는 “새정치연합이 DJ(고 김대중 대통령)처럼 정치의 묘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운동가 정용화 씨(62·광주 북구 우산동)는 “현재 야당은 공무원 봉급쟁이 수준”이라며 “최소한 국회 기능은 정상화하면서 큰 전략과 작은 전술을 구분해 잘 구사해야 하는데, 지금 야당은 리더십이 없어 표류 중”이라고 꼬집었다. 이모 씨는 “야당이 계파 싸움만 해 해결 능력이 없다”면서 “중도파 의원들이 민생법안 통과를 외쳤지만 강경파가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 해 교착 정국이 장기화되고 있다”고 말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대전=지명훈 mhjee@donga.com / 청주=장기우 기자사천=강정훈 manman@donga.com부산=조용휘 / 대구=이권효 기자전주=김광오 kokim@donga.com / 광주=이형주 기자}

“죽은 뒤에 저 장례식장 앞을 가득 채운 화환들은 뭡니까? 그 돈으로 폐쇄회로(CC)TV 하나만 달아 놨더라도 이런 극한 상황은 막을 수 있었을 것 아닙니까?” 4일 낮 12시 반경 화장장인 세종시 연기면 은하수공원. 2일 포로체험 훈련 도중 숨진 제13공수특전여단 고 이유성 중사(23·1계급 특진 추서)의 아버지(48)는 이렇게 울분을 토했다. 극한 훈련을 하는 곳에 CCTV라도 달았으면 관리자들이 수시로 상황을 체크해 위험한 순간에 병사들을 구할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것이다. 그는 군 당국에 왜 부검을 의뢰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숨진) 아이의 몸을 살펴봤는데 깨끗했다. 이름 석 자 남기고 싶어 하던 아이였다. 명예롭게 보내주기로 했다”고 답했다. 반면 이 중사와 함께 훈련 도중 목숨을 잃은 조용준 중사(21)의 유족은 시신 일부에 멍으로 보이는 흔적이 있다며 부검을 의뢰했다. 군 당국도 “의혹 해소 차원에서 사고사는 부검을 원칙으로 삼는다”며 이를 받아들였다. 고 이 중사는 3남매 중 장남으로 대학교 2학년을 마치고 특전사에 입대했다. 휴가 때마다 “국가에 충성하고 헌신하고 싶다”며 장기복무 의사를 밝혔다. 적은 월급이지만 꼬박꼬박 저축해 자신의 힘으로 결혼하고 싶다는 말도 해왔다. 그러나 그의 꿈은 2일 예기치 않은 사고로 물거품이 됐다. 이 중사의 어머니 윤모 씨(48)는 아들이 저세상으로 갔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 듯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2주 전 아들이 휴가를 나와선 내가 만든 음식을 전에 없이 맛있게 먹더라고. 먼저 떠날 것을 알려주려고 그런 거였는지….” 장래에 특전사 입대를 희망하던 한 고교생도 가슴 아픈 소식을 접하고 눈물을 머금었다. 지난해 여름 ‘2014 증평 하계 특전캠프’를 다녀온 의정부고교 2학년 김모 군(17)은 당시 이 중사와 캠프에서 친분을 쌓아 5일 부대를 방문하기로 약속했었다. 그런데 갑자기 연락이 닿지 않았고 뉴스를 통해 이 중사 사망 소식을 접했다. 김 군은 4일 오전 대전국군병원 빈소를 방문해 조문대 위에 한 장의 편지를 놓고 갔다. “2일 카카오톡을 했는데 답장이 없었어요. 뉴스에 나오는 정보가 하나씩 일치하면서 ‘정말 사실이 아니게 해 달라’고 기도했어요.” 김 군은 이 중사를 강하면서 따뜻한 형님으로 기억했다. “캠프에 입소했을 때 ‘허리띠가 없다’고 하자 중사님은 무표정한 얼굴로 대신 쓸 수 있는 텐트 줄을 허리에 둘러 줬죠. 특전사에 관한 질문에 꼬박꼬박 답해 주는 등 많은 배려를 해준 분이었는데 너무 아쉬워요.” 이 중사는 이날 특전사 전우들이 ‘검은 베레모’를 합창으로 부르는 가운데 하늘로 떠났다. 그러나 유족들의 한없는 절규는 큰 울림으로 남았다. “나라에 충성하겠다며 젊음을 바친 아이들인데, 이렇게 안전 관리를 제대로 못 한대서야….”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코셈은 현재 새로운 모델의 생체시료용 주사전자현미경을 개발해 글로벌 전자현미경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생체시료용 주사전자현미경은 그동안 100% 수입에 의존했으나 코셈이 이번에 제품을 개발하면서 한국은 수출국이 됐다. 이 제품은 대덕연구개발특구 표준과학연구원의 기술을 활용해 만들었다. 이런 수입대체 성과는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의 ‘특구기술사업화사업(R&BD)’으로 가능했다. 이 사업은 공공연구기관이 보유한 기술을 기업에 연결해주고 사업자금까지 지원해주는 프로그램.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와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사장 김차동)은 대덕 광주 대구 부산 등 4개 연구개발특구 내 기업을 대상으로 하반기에 사업자금을 추가로 지원한다. 3일 오후 2시 대전의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2층 콘퍼런스홀에서 설명회를 갖는다. 이후에는 특구별 산학연 관련기관과 수요자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설명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하반기 지원 규모는 113억 원. 사업화 과제별로 연간 3억∼4억 원씩 2년 동안 지원한다. 이 사업의 지원을 받아 2011년부터 공공기관의 기술을 이전받은 ㈜테크윈과 애니젠㈜, ㈜평화정공 등 3개 기업은 현재까지 기존 매출 외에 추가적인 매출만 240억 원을 달성했다. 사업지원 신청은 미래창조과학부 홈페이지(msip.go.kr)나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innopolis.or.kr), 각 특구로 연락하면 된다. 대덕 042-865-8971, 광주 062-576-9308, 대구 053-592-8357, 부산 051-293-4874.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코셈은 현재 새로운 모델의 생체시료용 주사전자현미경을 개발해 글로벌 전자현미경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생체시료용 주사전자현미경은 그동안 100% 수입에 의존했으나 코셈이 이번에 제품을 개발하면서 한국은 수출국이 됐다. 이 제품은 대덕연구개발특구 표준과학연구원의 기술을 활용해 만들었다. 이런 수입대체 성과는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의 ‘특구기술사업화사업(R&BD)’으로 가능했다. 이 사업은 공공연구기관이 보유한 기술을 기업에 연결해주고 사업자금까지 지원해주는 프로그램.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와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사장 김차동)은 대덕 광주 대구 부산 등 4개 연구개발특구 내 기업을 대상으로 하반기에 사업자금을 추가로 지원한다. 3일 오후 2시 대전의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2층 콘퍼런스홀에서 설명회를 갖는다. 이후에는 특구별 산학연 관련기관과 수요자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설명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하반기 지원 규모는 113억 원. 사업화 과제별로 연간 3억∼4억 원씩 2년 동안 지원한다. 이 사업의 지원을 받아 2011년부터 공공기관의 기술을 이전받은 ㈜테크윈과 애니젠㈜, ㈜평화정공 등 3개 기업은 현재까지 기존 매출 외에 추가적인 매출만 240억 원을 달성했다. 사업지원 신청은 미래창조과학부 홈페이지(msip.go.kr)나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innopolis.or.kr), 각 특구로 연락하면 된다. 대덕 042-865-8971, 광주 062-576-9308, 대구 053-592-8357, 부산 051-293-4874.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코셈은 현재 새로운 모델의 생체시료용 주사전자현미경을 개발해 글로벌 전자현미경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생체시료용 주사전자현미경은 그동안 100% 수입에 의존했으나 코셈이 이번에 제품을 개발하면서 한국은 수출국이 됐다. 이 제품은 대덕연구개발특구 표준과학연구원의 기술을 활용해 만들었다. 이런 수입 대체 성과는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의 ‘특구기술사업화사업(R&BD)’으로 가능했다. 이 사업은 공공연구기관이 보유한 기술을 기업에 연결해 주고 사업자금까지 지원해 주는 프로그램.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와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사장 김차동)은 대덕 광주 대구 부산 등 4개 연구개발특구 내 기업을 대상으로 하반기에 사업자금을 추가로 지원한다. 3일 오후 2시 대전의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2층 콘퍼런스홀에서 설명회를 갖는다. 이후에는 특구별 산학연 관련 기관과 수요자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설명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하반기 지원 규모는 113억 원. 사업화 과제별로 연간 3억∼4억 원씩 2년 동안 지원한다. 사업 지원 신청은 미래창조과학부(msip.go.kr)나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innopolis.or.kr), 각 특구로 연락하면 된다. 대덕 042-865-8971, 광주 062-576-9308, 대구 053-592-8357, 부산 051-293-4874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조선 중기 이후의 유학은 기호학파와 영남학파로 양분됐다. 이 양대 산맥 가운데 경북이 영남유교문화의 본산이라면 충청권은 기호유교문화의 본거지다. 최근 충청권에서 기호학의 부흥을 위한 움직임이 부쩍 활발해지고 있다. 대전유교문화진흥원(원장 최재문)은 기호학파 유학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유교문화원’ 건립을 추진 중이라고 1일 밝혔다. 진흥원은 4월 15일 ‘기호유학 진흥’을 목표로 남간사유회(회장 송준빈), 대전향교재단(이사장 송재준), 안동권씨참의공(회장 권호준), 초려기념사업회(회장 이성우) 등 15개 기관이 참여해 창립했다. 대전이 우암 송시열, 동춘당 송준길, 탄옹 권시, 초려 이유태 등 조선 중기 걸출한 유학자를 배출한 기호유학의 본거지이기 때문에 이를 계승 발전시킬 시설이 필요하다는 게 진흥원의 입장이다. 최 원장을 비롯한 지역유림 대표 13명은 “영남유학을 주도하는 경북도가 안동시와 영주시 등에 수조 원을 투입해 한국국학진흥원과 세계유교문화공원 등의 유교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구축하고 있지만 대전은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며 최근 권선택 대전시장을 만나 유교문화원 건립을 요청했다. 대전시는 유교문화원 건립이 민선 6기 핵심사업인 ‘선비문화 진흥’과 부합하지만 많은 예산이 필요한 만큼 타당성을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충청권 4개 시도는 충청유교문화권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17세기 선비 중의 선비라고 불렸던 ‘산림(山林)’ 38명 가운데 17명이 충청 출신이고 충청권에는 유교 관련 지정문화재만 741점이 있어 경북(924점)에 비해 적지 않다. 경북에 도산서원, 호계서원, 퇴계종택, 하회마을이 있다면 충청권에는 돈암서원과 충곡서원, 윤증고택, 연산향교가 있다. 충남도는 체계적인 유교문화 계승을 위해 대전시와 충남도 충북도 세종시와 공동으로 ‘충청유교문화권종합개발’을 추진하기로 하고 이를 정부가 국책사업에 반영해 줄 것을 요청했다. 10월 2일 충남도 주관으로 국회에서 ‘충청유교문화권개발 정책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이 사업의 기본 구상은 지역 유교문화 자원의 공동 발굴 및 브랜드화, 역사문화 탐방 광역 연계루트 조성, 충효예 문화 교육관 및 민속 사료관 건립, 향교 서원 등 유교 건축물 정비 등을 포함하고 있다. 논산시는 돈암서원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돈암서원은 조선의 대표적인 유학자 김장생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세워졌으며 흥선대원군의 서원 철폐 때에도 보존됐다. 이 사업은 2009년부터 정부에 도움을 요청해 왔음에도 아직 관련 국책사업 추진을 위한 관련 예산의 반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12년 충청유교문화 연구용역비가 당초 요구액 20억 원 가운데 5억 원만 당시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를 통과했으나 예결위에서 전액 삭감됐다. 충남도 관계자는 “정치권과 정부에 한국 유교문화의 올바른 이해를 위해서는 영남 유교문화권과의 균형 투자가 절실하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강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코셈은 현재 새로운 모델의 생체시료용 주사전자현미경을 개발해 글로벌 전자현미경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생체시료용 주사전자현미경은 그동안 100% 수입에 의존했으나 코셈이 이번에 제품을 개발하면서 한국은 수출국이 됐다. 이 제품은 대덕연구개발특구 표준과학연구원의 기술을 활용해 만들었다. 이런 수입대체 성과는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의 ‘특구기술사업화사업(R&BD)’으로 가능했다. 이 사업은 공공연구기관이 보유한 기술을 기업에 연결해주고 사업자금까지 지원해주는 프로그램.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와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사장 김차동)은 대덕 광주 대구 부산 등 4개 연구개발특구 내 기업을 대상으로 하반기에 사업자금을 추가로 지원한다. 3일 오후 2시 대전의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2층 콘퍼런스홀에서 설명회를 갖는다. 이후에는 특구별 산학연 관련기관과 수요자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설명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하반기 지원 규모는 113억 원. 사업화 과제별로 연간 3억∼4억 원씩 2년 동안 지원한다. 이 사업의 지원을 받아 2011년부터 공공기관의 기술을 이전받은 ㈜테크윈과 애니젠㈜, ㈜평화정공 등 3개 기업은 현재까지 기존 매출 외에 추가적인 매출만 240억 원을 달성했다. 사업지원 신청은 미래창조과학부 홈페이지(msip.go.kr)나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innopolis.or.kr), 각 특구로 연락하면 된다. 대덕 042-865-8971, 광주 062-576-9308, 대구 053-592-8357, 부산 051-293-4874.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코셈은 현재 새로운 모델의 생체시료용 주사전자현미경을 개발해 글로벌 전자현미경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생체시료용 주사전자현미경은 그동안 100% 수입에 의존했으나 코셈이 이번에 제품을 개발하면서 한국은 수출국이 됐다. 이 제품은 대덕연구개발특구 표준과학연구원의 기술을 활용해 만들었다. 이런 수입대체 성과는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의 ‘특구기술사업화사업(R&BD)’으로 가능했다. 이 사업은 공공연구기관이 보유한 기술을 기업에 연결해주고 사업자금까지 지원해주는 프로그램.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와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사장 김차동)은 대덕 광주 대구 부산 등 4개 연구개발특구 내 기업을 대상으로 하반기에 사업자금을 추가로 지원한다. 3일 오후 2시 대전의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2층 콘퍼런스홀에서 설명회를 갖는다. 이후에는 특구별 산학연 관련기관과 수요자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설명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하반기 지원 규모는 113억 원. 사업화 과제별로 연간 3억∼4억 원씩 2년 동안 지원한다. 이 사업의 지원을 받아 2011년부터 공공기관의 기술을 이전받은 ㈜테크윈과 애니젠㈜, ㈜평화정공 등 3개 기업은 현재까지 기존 매출 외에 추가적인 매출만 240억 원을 달성했다. 사업지원 신청은 미래창조과학부 홈페이지(msip.go.kr)나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innopolis.or.kr), 각 특구로 연락하면 된다. 대덕 042-865-8971, 광주 062-576-9308, 대구 053-592-8357, 부산 051-293-4874.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향후 충남 서천군의 최대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장항 국가생태산업단지 조성사업이 1일 첫 삽을 뜬다. 정부가 처음 국가산업단지로 지정한 지 25년, 위치를 연안에서 내륙으로 옮겨 추진하기로 한 지 7년 만이다. 장항읍과 마서면 일원 275만 m²에 예산 3550억 원을 투입해 2018년 완공할 예정이다. 산단 추진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적지 않아 기공식을 맞는 서천군민들의 감회는 남다르다.○ 희비 가른 ‘군장(군산·장항) 국가산업단지’ 2006년 11월 충남 서천군 장항읍 해변 주민들은 대정부 투쟁을 위해 머리띠를 동여매고 거리로 나설 준비를 하고 있었다. 서천군민으로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정부가 전북 군산시(1381만여 m²)와 서천군 장항읍(1223만여 m²)의 인접 바다를 메워 산업단지화하려는 ‘군장국가산업단지’ 계획을 발표한 것은 1989년. 하지만 금강을 사이에 둔 두 이웃 지역의 희비는 시간이 지날수록 엇갈렸다. 산단 계획을 발표한 지 17년이 지나 군산지구는 준공식을 한 달 앞둔 반면 장항지구는 착공조차 못했다. 군산 시내에는 환영 플래카드가 여기저기 나붙었고 나소열 당시 서천군수는 서울 정부청사를 찾아가 단식 농성 중이었다. 뚜렷한 이유 없이 이런 상황이 발생하자 서천지역에서는 ‘정치적 소외론’이 비등해졌다. 2006년 11월 이 문제를 취재하러 장항에 갔을 때 주민들은 기자를 수협 물양장(소형 부두)과 장항국제항으로 이끌었다. 전어와 멸치가 잡히는 계절이었지만 물양장은 빈집 같았다. 주변에는 밧줄에 묶인 소형 선박이 즐비했다. 국제항의 크레인은 멈춰선 지 오래였다. 취재를 마칠 즈음 어둠이 찾아들었다. 주민들은 불빛 휘황한 도시로 밤을 밝히는 군산지구와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적막이 흐르는 장항지구를 번갈아 가리켜 보이며 말했다. “장항읍에는 메이커(유명 브랜드 제품)를 파는 상점이 없어진 지 오래됐어요. 상권은 이미 군산으로 빨려 들어갔죠….”○ 생태산단 기공, ‘경제 숨쉬는 서천’ 기대감 정부는 서천군민들이 연일 상경 투쟁을 벌이면서 거센 반발을 보이자 다시 산단 추진에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부처 간 이견이 발목을 잡았다. 건설교통부는 해안 매립 예정지의 외곽도로 공사비를 확보하는 등 추진에 나섰지만 해양수산부는 갯벌 매립에 난색을 표시하며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제동을 걸었다. 주민들은 “군산지구가 준공할 때까지 착공조차 미룬 정부가 이제 와서 환경문제를 이유로 들어 산단을 불허하려 한다”며 더욱 강하게 반발했다. 충남도와 다른 시군들도 동조하기에 이르렀다. 다만 환경단체들은 “더이상 갯벌 매립은 안 된다”며 기존의 연안 매립형 산단 추진에 반대했다. 오랜 줄다리기 끝에 결국 정부는 2007년 6월 1조4000억여 원을 들여 산단의 위치를 내륙으로 옮기고 규모를 4분의 1가량으로 줄이되 국립생태원과 해양생물자원관을 추가로 건립해주는 대안사업을 제시했고 서천군이 이를 수용했다. 장항국가생태산단은 △생명과학기술(연구개발업, 의료 및 의약품) △청정첨단지식(전자부품, 컴퓨터, 영상, 음향, 통신장비) △수송(자동차 및 트레일러) △지역친화형(펄프 및 종이) 등 4개 분야의 산업 클러스터를 유치할 예정이다. 서천군은 갯벌 매립을 피했다는 의미로 산단에 ‘생태’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기업 유치를 위해 업종 제한에는 유연성을 가질 계획이다. 노박래 서천군수는 “산단이 조성되면 7000명의 고용 유발과 1만2000명의 인구 증가 등 직접적인 경제 효과가 예상된다”며 “산단 조성을 계기로 돈과 일자리가 있는 서천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국립생태원은 지난해 12월 개원했고 해양생물자원관은 내년 초 개관을 앞두고 시범 운영 중이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세종시교육청은 1일 도담동 주민센터에 ‘전입학 원스톱 민원센터’를 설치한다. 올해 말 정부세종청사 3단계 이전이 완료되면 도담동 일대 신축 아파트에 전입 주민이 급증해 전입학 민원이 폭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세종시의 전입학 원스톱 민원센터는 세종시교육청사와 정부세종청사에 이어 3번째다. 시교육청은 종촌동과 아름동 일대 주민의 편의를 위해 현재 정부세종청사에 있는 전입학 원스톱 민원센터는 12월 중순 문을 여는 아름동 주민센터로 옮길 계획이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가을을 맞아 국악과 재즈 콘서트 ‘나를 찾는 음악여행’이 31일 오후 4시 세종시 호수공원 수상무대에서 퓨전국악그룹 ‘풍류’의 공연으로 펼쳐진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세종시가 후원하는 이번 행사는 전통 국악기인 피리와 해금의 감미로운 선율과 세종시가 배출한 국악 유망주 박서현 양(국립전통예술중 2)의 가야금 병창, 유혜리세종무용단의 춤 협연, 재즈보컬 연주 등으로 마련된다. 2009년 창단한 풍류는 대전과 세종지역의 국악 재즈 팝 무용 실용음악 등 예술인들의 공연단체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대전 중구 대흥동에는 미술문화의 중심인 갤러리가 많다. 반면 서구 및 유성구 등은 여전히 갤러리 불모지다. 그런 가운데 유성구 도안신도시의 갤러리 카페 ‘메르헨(신비로운 동화라는 뜻)’이 주목받고 있다. 이곳을 자주 찾는 주민 박동석 씨(34)는 “메르헨이 이 지역 미술 문화의 최전선”이라고 말했다. 메르헨은 지역 화단(畵壇)에서 자매 화가로 활발한 활동을 하는 양순호(53), 세히 작가(48)가 지난해 12월 문을 열었다. 언니는 꽃 그림으로, 동생은 풍경 연작 ‘그곳에 가면’ 그림으로 알려져 있다. 언니 그림은 화려하면서 따뜻한 느낌이, 동생은 세련되고 차가운 분위기가 특징이어서 함께 전시회를 열면 조화를 이룬다는 게 주변 화가들의 얘기다. 150m² 공간의 메르헨 갤러리 카페는 찻집 손님이 관람객이 되고, 관람객이 찻집 손님이 된다. 이곳에서 전시하는 작가들이 직접 작품 설명에 나서기도 한다. 메르헨은 대관료 없이 초대전과 기획전을 2주에 한 번꼴로 열고 있다. 지금까지 정장직, 가국현, 허강, 박수용, 정철, 박홍순, 강구철, 서재흥, 김동창 등 지역 중견 작가들이 참여했다. 내달 25일 원로작가인 유근영 화백 전시 등 내년 말까지 전시 일정이 마감됐다. 양순호 작가는 “전문갤러리는 직장 퇴근시간에 문을 닫지만 여긴 카페 영업시간인 밤 12시까지 연다. 누구나 밤에도 작품을 볼 수 있다. 차 마시러 왔다 관람까지 할 수 있어 갤러리 문턱이 그만큼 낮아진 것이다”라고 말했다. 메르헨은 3월부터 매월 한 차례 음악 공연도 시작했다. 4월에는 두 자매 작가의 동생인 비올리스트 양혜순 씨가 음악회를 열었다. 30일 오후 8시에는 ‘첼리스트 이나영과 함께 크로스오버를’ 공연이 예정돼 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가요는 수준이 떨어진다고 노래방에서 가곡을 부르시나요? 그러지 마세요.” 26일 저녁 대전 서구 P한의원 빌딩에서 목원대 작곡·재즈학부 한동운 교수(42) 초청으로 열린 ‘음악이란 무엇인가’란 주제의 백북스 독서 강연. 그는 니콜라스 쿡의 강연 제목의 저서가 제기한 음악 문제들을 토론하다 “쿡은 모든 음악은 스스로의 정체성을 가진 만큼 고급과 저급이 따로 없다고 결론 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록 스피릿’처럼 록 음악은 사회적 흐름을 해석해 반영하는 데 비해 클래식은 악보를 경직적으로 연주해 창의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한 교수는 서양 클래식은 쇠퇴하지 않고 오히려 발전하고 있다는 점을 쿡의 견해를 들어 설명했다. 유럽에서 클래식 콘서트홀을 찾는 인구는 크게 줄었다. 관객 대부분은 노인이다. 그럼에도 사운드를 재생하는 테크놀로지가 발달하면서 클래식이 활성화됐다. 음향이 완벽한 콘서트홀이 아니더라도 어디에서나 클래식을 접하게 됐다는 것이다. 한 교수는 “비발디의 사계가 휴대전화 컬러링의 단골 메뉴가 된 것이 그 사례”라고 했다. 강연에 이어 재즈 전문연주 그룹인 ‘자스 뮤지쿠스’와 바이올리니스트 오영근, 김성현 씨가 재즈와 클래식을 연주했다. 한 교수는 이를 통해 음악에 과연 고급과 저급이 있는지, 재즈와 클래식의 진정한 차이는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볼 것을 권했다. 연주자들은 열악한 지역 음악계에서 활동하는 애환을 털어놓기도 했다. “동서고금을 떠나 음악가의 두 가지 환경은 잘 변하지 않죠. 연주 활동만으로 경제적 삶을 영위하기가 어렵고, ‘음악은 돈 없이 열정만 갖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냐’는 대중의 인식과 마주해야 하는 점이 어렵죠.” 한 교수는 이런 괴리를 메우는 해법은 음악에 대한 이해와 저변을 넓히는 데 있다고 보고 지역 음악인들과 음악대중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날 강연처럼 음악을 이론과 토론, 공연으로 이해하는 ‘토크 콘서트’를 올해 3월부터 대전 예술의전당에서 매월 마지막 수요일 저녁에 열고 있다. 2011년 말부터 3년째 대전 서구 만년동의 악기공방인 ‘비노 클래식’에서 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 무료로 ‘하우스 콘서트’도 마련하고 있다. 하우스 콘서트는 작은 공간에서 연주자와 관객이 혼연일체가 되는 장점이 있다. 관객들은 연주자의 숨소리와 악기 음을 피부로 느낀다. 이런 매력 덕택에 관객도 늘어 최근에는 매번 50여 석의 공간이 꽉 들어찬다고 한다. 한 교수는 “음악에 대한 공감과 참여가 음악의 가치를 높게 만든다. 또 음악 공연에 충분한 값어치를 지불하지 않으려는 대중의 인식까지 변화시킬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20일 오전 충남 논산시 연무읍사무소 주차장. 인근의 미곡처리장에서 1t 트럭 3대가 도착했다. 트럭에는 10kg들이 쌀 500포대(약 1000만 원 상당)가 실려 있었다. 읍사무소 측은 이를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매년 이맘때면 어려운 이를 위한 ‘사랑의 쌀’이 도착하기 때문이다. 익명의 기부천사가 2005년경부터 추석과 설 등 두 명절을 앞두고 “어려운 이웃에게 전해 달라”며 쌀을 보내고 있는 거였다. 그동안 매번 쌀을 300포대씩 보내왔는데 읍사무소에서 “불우 이웃에게 전달할 쌀이 모자란다”는 소식을 듣고 올해는 200포대를 더 보냈다. 이 선행의 주인공은 아직도 누구인지 오리무중이다. 읍사무소에 쌀을 전달하기 전에 도정 작업을 하는 미곡처리장 주인 김석겸 씨(60)는 “기부자가 읍내의 한 지인을 통해 쌀을 주문하고 송금하지만 누군지는 모른다. 어린 시절 고향에서 어렵게 살다 출향해 수도권에서 건설 관련 회사를 운영하는 자수성가한 사람으로만 알고 있다”고 전했다. 논산=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