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재즈와 클래식, 어느쪽이 고급음악일까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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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서 ‘음악이란 무엇인가’ 독서강연
한동운 목원대교수 설명으로 재즈공연-음악이론 강연 이어져

“가요는 수준이 떨어진다고 노래방에서 가곡을 부르시나요? 그러지 마세요.”

26일 저녁 대전 서구 P한의원 빌딩에서 목원대 작곡·재즈학부 한동운 교수(42) 초청으로 열린 ‘음악이란 무엇인가’란 주제의 백북스 독서 강연. 그는 니콜라스 쿡의 강연 제목의 저서가 제기한 음악 문제들을 토론하다 “쿡은 모든 음악은 스스로의 정체성을 가진 만큼 고급과 저급이 따로 없다고 결론 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록 스피릿’처럼 록 음악은 사회적 흐름을 해석해 반영하는 데 비해 클래식은 악보를 경직적으로 연주해 창의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한 교수는 서양 클래식은 쇠퇴하지 않고 오히려 발전하고 있다는 점을 쿡의 견해를 들어 설명했다. 유럽에서 클래식 콘서트홀을 찾는 인구는 크게 줄었다. 관객 대부분은 노인이다. 그럼에도 사운드를 재생하는 테크놀로지가 발달하면서 클래식이 활성화됐다. 음향이 완벽한 콘서트홀이 아니더라도 어디에서나 클래식을 접하게 됐다는 것이다. 한 교수는 “비발디의 사계가 휴대전화 컬러링의 단골 메뉴가 된 것이 그 사례”라고 했다.

강연에 이어 재즈 전문연주 그룹인 ‘자스 뮤지쿠스’와 바이올리니스트 오영근, 김성현 씨가 재즈와 클래식을 연주했다. 한 교수는 이를 통해 음악에 과연 고급과 저급이 있는지, 재즈와 클래식의 진정한 차이는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볼 것을 권했다.

연주자들은 열악한 지역 음악계에서 활동하는 애환을 털어놓기도 했다. “동서고금을 떠나 음악가의 두 가지 환경은 잘 변하지 않죠. 연주 활동만으로 경제적 삶을 영위하기가 어렵고, ‘음악은 돈 없이 열정만 갖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냐’는 대중의 인식과 마주해야 하는 점이 어렵죠.”

한 교수는 이런 괴리를 메우는 해법은 음악에 대한 이해와 저변을 넓히는 데 있다고 보고 지역 음악인들과 음악대중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날 강연처럼 음악을 이론과 토론, 공연으로 이해하는 ‘토크 콘서트’를 올해 3월부터 대전 예술의전당에서 매월 마지막 수요일 저녁에 열고 있다. 2011년 말부터 3년째 대전 서구 만년동의 악기공방인 ‘비노 클래식’에서 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 무료로 ‘하우스 콘서트’도 마련하고 있다. 하우스 콘서트는 작은 공간에서 연주자와 관객이 혼연일체가 되는 장점이 있다. 관객들은 연주자의 숨소리와 악기 음을 피부로 느낀다. 이런 매력 덕택에 관객도 늘어 최근에는 매번 50여 석의 공간이 꽉 들어찬다고 한다.

한 교수는 “음악에 대한 공감과 참여가 음악의 가치를 높게 만든다. 또 음악 공연에 충분한 값어치를 지불하지 않으려는 대중의 인식까지 변화시킬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한동운#목원대#음악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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