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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22일 김종인 전 의원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하는 선대위원회를 구성했다. 선대위는 27일 당 중앙위원회 의결을 거치면 비상대책위원회를 겸한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당의 결속이 중요하다”며 “여러 갈등 구조에 섞였던 사람들을 봉합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선대위원 15명 중 상당수가 당 주류, 친노(친노무현) 진영에 속해 잡음이 일고 있다. “당 분열에 책임이 있다”며 당 안팎에서 퇴진론이 일었던 최재성 총무본부장도 포함돼 문재인 대표 사퇴의 진정성에까지 의문이 제기된다. 위원에는 현역 의원 6명, 전 의원 3명, 표창원 이철희 씨 등 ‘문재인 영입 인사’ 5명과 손혜원 홍보위원장이 포함됐다. 유은혜 의원은 명단이 발표되자 고사했다. 의원 중에는 김 위원장과 친분이 두터운 우윤근 의원과 ‘문 대표 호위무사’로 불린 최 의원 등 5명이 친문(친문재인) 진영에 속한다. 노무현 정부 시절 장관을 지낸 이용섭 전 의원도 친노로 통한다. 손 홍보위원장은 문 대표와 가깝다. 비주류 측은 “선대위에 친노는 없도록 하겠다”던 김 위원장의 계파 해체 의지가 무색해졌다고 반발했다. 한 주류 의원도 “최 의원이 들어간 건 옥에 티”라고 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나는) 누가 친노이고 아닌지 개념이 없는 사람”이라며 논란을 피해 갔다. 한 당직자는 “문 대표가 불출마까지 선언하며 헌신한 최 의원을 직·간접적으로 살피지 않았겠느냐”고 해석했다. 당초 8, 9명으로 예상되던 선대위 위원 수도 대폭 늘었다. 그럼에도 김 위원장은 “청년, 노동, 노년을 보강하겠다”며 증원을 예고했다. 김 위원장은 1980년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위원 전력에 대해 “국보위 참여가 뭐가 문제냐”며 “어떤 참여든 후회하는 것이 없다”고 일축했다. 현역 의원과 기존 안철수 의원 참모진 사이의 갈등설이 도는 국민의당도 이날 주승용 의원을 원내대표로 선출하며 수습에 나섰다. 호남 야권 신당세력들의 통합 논의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정동영 전 의원은 최근 박주선 의원을 만나 “천정배, 박주선 의원이 먼저 통합을 하면 참여하겠다”고 했다고 한다. 정 전 의원은 21일에는 천 의원을 만나 “(통합을) 적극 고려해 보겠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25일 전주에서 열리는 강연에서 정치 복귀 의사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민동용 mindy@donga.com·황형준 기자}
안철수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의당 지지율이 3주 연속 하락한 것으로 22일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19∼21일 전국 성인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 지지율은 13%로 더불어민주당(19%)에 밀렸다. 새누리당은 38%. 호남 지지율도 더민주당(32%)이 국민의당(26%)보다 높았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지난주 같은 조사에서 더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은 모두 19%였고, 2주 전에는 각각 19%, 21%로 신당 지지율이 높았다. 이번 주부터 ‘안철수 신당’이 아닌 ‘국민의당’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안철수 이름이 빠져서 그런 것 아니겠느냐”며 “(전날 만난) 호남의 민심엔 차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승만 전 대통령 국부 발언 등 잇따른 논란도 이런 결과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날 김관영 의원이 기획조정회의에서 지인과 주고받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구설에 올랐다. 한 지인이 “한상진 (공동 창준위원장을) 꺾고, 안철수계(?) 조용히 있으라 하고…”라고 보낸 문자메시지에 “답 나왔네. 그 길로 쭉”이라고 동조하는 장면이 포착된 것. 당장 안 의원 측근들과 현역 의원 간의 갈등이 드러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김 의원은 “지인을 영입하려는 과정에서 나눈 이야기일 뿐”이라고 해명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더불어민주당의 당 분열 수습에 나섰던 박지원 의원이 끝내 22일 탈당했다. 고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분신’으로 불리던 권노갑 전 상임고문의 탈당에 이어 ‘왕(王)실장’으로 불리던 박 의원마저 탈당하면서 더민주당 내 DJ계는 사실상 맥이 끊겼다. 당내에 남아 있는 DJ 가신그룹인 동교동 비서 출신은 문희상 이석현 설훈 의원이 전부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대중 대통령께서 창당한 당을 김대중 대통령의 비서실장이 떠난다”며 “분열된 야권을 통합하고 우리 모두 승리하기 위해 잠시 당을 떠난다”고 밝혔다. ‘잠시’를 강조한 건 야권 통합을 염두에 둔 것으로 읽힌다. 박 의원은 “야권 통합에 의한 총선 승리, 정권 교체의 밀알이 되기 위해 혈혈단신 절해고도(絶海孤島·아주 먼 바다 가운데의 외로운 섬)에 서겠다”고 했다. 자신이 사퇴를 요구했던 문재인 대표에 대해선 “나와 치열하게 경쟁했지만, 나에게 좋은 제안도 많이 했다. 그러나 함께하자는 문 대표의 제안은 분열을 막을 명분이 없었다”고 말했다.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위원 전력 논란이 일고 있는 김종인 더민주당 선대위원장을 두고는 “김대중 대통령 재임 시절 수차례 (김 위원장의) 입각을 건의했지만 ‘대기업에 다시 개혁의 메스를 들이대는 게 문제가 있지 않나’ 하는 점을 (DJ가) 염려하다 결국 등용을 하지 않았다”며 “더민주당에서 잘되기를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박 의원은 기자회견에 앞서 국립서울현충원의 DJ 묘역을 참배하고 이희호 여사를 예방했다. 그는 야권 통합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지역구인 전남 목포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국민회의 창당을 주도하는 천정배 의원이 22일 전북 순창에서 칩거 중인 정동영 전 의원과 만난다. 정 전 의원이 안철수 의원으로부터 국민의당 합류 요청을 받고 있어 천 의원도 국민의당 쪽으로 마음이 기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천 의원은 현재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모두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천 의원은 2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 전 의원이) 아직은 정치의 뒤편에 있어 일단 만나 보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더민주당의 합당 요청을 거부한 상태다. 천 의원은 이날 광주에서 22일 탈당을 예고한 박지원 의원과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권노갑 정대철 전 상임고문과 안철수 김한길 김영환 의원 등은 오찬 회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교동계 한 인사는 “천 의원과 정 전 의원이 만나고 호남 세력이 먼저 손을 잡은 다음에 국민의당과 뜻을 같이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천 의원은 이날 오전 국민회의 창당준비위 운영회의에서 “(‘이승만 국부·國父’ 발언은) 도저히 우리 편이라고 볼 수 없는 친일독재 세력의 것”이라고 국민의당을 비판했다. 19일 안철수 의원과의 회동을 두고도 “원론적인 선에서 상호 간 공통 의식을 갖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거리를 뒀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천 의원의 행보를 두고 “(합류 지분 등) 몸값을 높이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한상준 alwaysj@donga.com·황형준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사진)에게 ‘당 대표직’을 제안한 사실이 확인됐다. 박 의원은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15일 안 의원과의 만찬에서 당 대표 제안을 받았다”며 “그러나 완곡히 거절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날 ‘더민주당 잔류’를 선언했다. 문재인 대표의 사퇴 선언과 ‘30년 인연’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의 설득에 남기로 결심했다는 것. 박 의원은 “더민주당의 외연 확장이 가능한지를 놓고 탈당까지 고민했다”고 털어놓았다. “외연 확장의 장애물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굳이 답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했다. 문 대표 등 친노(친노무현) 진영의 폐쇄성이라는 뜻으로 읽혔다. 그는 “더민주당이 새 경제를 위한 강한 야당이 되도록 하겠다”며 “문 대표가 이끈 더민주당은 (강하지 않고) 선해 보이는 당”이라고 지적했다. 박근혜 정권의 실정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는 얘기다. 반면 김 위원장에 대해선 “그가 이끌 더민주당은 강한 야당”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문 대표의 사퇴 선언으로) 이반하는 호남 민심의 쓰나미가 멈췄다”고 평가했다. 다만 “앞으로 호남 분들로부터 애정과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더민주당이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며 “살얼음을 걷는 심정으로 임해야 한다”고 했다. 박 의원은 일각에서 “친노패권주의는 정치적 허언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두고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다”고 부정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내가 제안한 통합 전당대회를 문 대표가 받았으면 사퇴를 안 했을 수도 있고, 안 의원도 당을 안 나갔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박 의원은 2014년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을 때 친노·운동권의 ‘대표 흔들기’에 밀려 사퇴했다. 혹시라도 이런 상황이 김 위원장에게 벌어질 가능성을 묻자 “그 정도로 당이 여유롭지 않다. 되풀이될 것이라고 봤으면 여기 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미안하다’ ‘잘못했다’고 한 후배도 있었다”며 “오늘 ‘이젠 손을 맞잡고 서로 잘 지켜나가자’는 문자가 여럿 왔다”고 전했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의 영입과 관련해선 “정치를 만약 한다면 더민주당으로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안 의원은 박 의원의 더민주당 잔류에 대해 “정말 안타까운 선택”이라고 말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경제계가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 처리를 촉구하는 1000만 서명운동에 들어가고 일부 지역에서 낙선운동까지 거론하고 나서자 ‘최악의 국회’ 비판을 들어온 정치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제3당을 자처하며 등장한 국민의당(안철수신당)이 꽉 막힌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 처리의 물꼬를 트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삼성을 도와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 이종걸 ‘삼성 지원론’ 문재인 대표의 사퇴 방침 천명에 따라 44일 만에 최고위원회에 복귀한 더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의 일성은 뜻밖에도 삼성이었다. 그는 20일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이 재벌 반대라고 하는데 사실 삼성을 도와줘야 한다”면서 “샤오미는 중국에서 지원을 받는데 밖에 적이 있으면 안에서 (삼성을)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병헌 최고위원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을 조속히 타결할 필요가 있다”며 “(재벌에 대해) 국민 신뢰를 잃을 수 있는 과잉대응은 야당으로서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원내대표는 “우리의 심적 의견은 전 최고위원보다 (처리 쪽으로) 훨씬 더 갔다”며 “하지만 새누리당이 노동개혁 법안과 같이 처리해야 한다며 쳐다도 안 본다”고 했다. 둘 다 개인 의견이긴 하지만 문 대표가 그간 “전체 재벌 및 대기업의 특혜만을 고집하며 야당의 타협안을 거부하고 있다”며 강경 입장을 고수해온 것과는 다른 기류다. 더민주당 내부의 이런 기류 변화는 물론 뿔난 재계를 의식한 것이지만 법안 처리에 전향적 태도로 돌아선 국민의당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경제활성화법 처리에 더민주당만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 국민의당, “우린 더민주와 달라” 국민의당은 더민주당과의 차별화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날은 여야의 대립으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테러방지법을 꺼내들었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문병호 의원은 “국가정보원을 감독할 수 있는 국회 기구인 정보감독지원관제도 도입을 전제해 (테러방지법) 제정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어 더민주당을 겨냥해 “더민주는 국정원이 하는 일은 전부 반대하는 것”이라며 “국민의당은 시시비비를 따져 내용을 올바른 방향으로 수정한 뒤 입법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런 국민의당 행보엔 야권 통합으로 새누리당과의 1 대 1 구도를 희망하는 더민주당에 맞서 ‘3당 구조’를 공고화하기 위한 의도도 깔려 있다. 입법 쟁점 현안에 대해 더민주당을 “반대만 하는 세력”으로 몰아붙여 3당의 존재 이유를 높이고, 중도 지지층까지 끌어들이겠다는 포석이다. 이날 안철수 의원이 “새누리당 지지율을 30% 밑으로 내려가게 하겠다”며 “양당 담합 카르텔을 깨고 강력한 제3당을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편 야권의 분열이 쟁점 법안 처리의 촉매로 작용하는 상황을 지켜보는 새누리당의 심경은 복잡하다. 당초 새누리당은 야권 분열로 3당 구조가 되면 협상 파트너가 늘어나 법안 처리가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두 당이 경제활성화법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다행”이라면서도 “자칫 두 당의 경쟁으로 중도 지지층이 야권으로 이동해 총선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한상준 alwaysj@donga.com·황형준 기자}
안철수 의원이 지난달 13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뒤 처음으로 천정배 의원과 회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국민의당과 국민회의 양측에 따르면 두 사람은 전날(19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두 시간가량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엔 국민의당 측 김한길 의원도 참석했다. 세 사람은 야권 통합이나 연대 문제를 놓고 심도 깊은 논의를 주고받았지만 결론을 내리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천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와도 그동안 물밑 통합 논의를 이어왔다. 천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탈당해서 나온 안철수 의원이라든가 (탈당파) 여러분이 하고 있는 국민의당 쪽이 저에게는 자연스럽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최종 선택은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동교동계도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 비리 전력을 문제 삼았다. 김성재 김대중아카데미 원장은 이날 성명에서 “더불어민주당을 ‘국보위당’으로 만들려는 건가”라며 “광주 5·18민주화운동에서 희생당한 영령들을 모독하는 행위라는 것을 모르느냐”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편을 든 것이다. 국민의당 소속 임내현 의원도 이날 첫 의원총회에서 김 위원장의 비리 전력을 거론하며 “(국보위, 비리) 전력에 대해 국민에게 어떤 사과나 해명도 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1993년 동화은행 비리 사건에서 2억1000만 원을 챙긴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국민의당은 21일 광주시당 전남도당 창당대회에서도 김 위원장 문제를 거듭 적극 제기할 계획이다. 김 위원장의 과거 논란으로 호남 민심을 자극해 주춤한 호남 지지율을 만회하겠다는 것이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국민의당 창당을 주도하고 있는 안철수 의원이 19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에 대해 “원칙이 없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김종인 전 의원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한 데 대한 공세다. 안 의원이 싸움에 가세하면서 양측 간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 안 의원은 이날 더민주당 주류 측이 민감해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언급하며 문 대표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은 ‘원칙 있는 승리가 어려우면 원칙 있는 패배가 낫다’고 했다”며 “그런데 김 위원장의 영입은 원칙 없는 승리라도 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의 후계자라는 분들이 그런 선택을 하다니 도대체 무엇을 위한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김 위원장의 전력이나 행적을 보면 (문 대표가) 왜 혁신을 거부하고 저에게 새누리당 프레임을 씌웠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김 위원장 영입은 만약 노 전 대통령이 살아있었다면 가장 먼저 가장 크게 반대했을 것”이라고도 했다. 탈당 전 ‘낡은 진보’ 청산 요구에 대해 문 대표가 ‘새누리당에서 우리 당을 규정짓는 프레임’이라고 비판한 데 대한 반박이다. 최원식 대변인도 논평에서 “(1980년) 광주 학살 이후 구성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에 참여해 국회의원을 하고 노 전 대통령 탄핵 때도 앞장선 분을 당의 얼굴로 모신 것이 원칙인가”라고 거들었다. 김 위원장은 광주 민주항쟁이 일어난 1980년 5월 말 출범한 국보위에서 재무분과위원으로 일했다. 이어 국가보위입법회의(임시 입법기구) 예결위 전문위원을 거쳐 1981년과 1985년 민정당 전국구(현 비례대표) 의원을 지냈다. 당시 서강대 교수였던 김 위원장은 전두환 정권이 부가가치세 폐지에 대한 자문에 응하면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당이 연일 김 위원장의 과거를 물고 늘어지는 것은 한상진 창당준비위원장의 ‘이승만 전 대통령 국부(國父)’ 발언으로 인한 호남 민심 이탈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한 위원장을 비판하자 이번에는 안 의원이 문 대표를 겨냥하고 나선 것. 한 위원장은 이날 4·19혁명 관련 단체를 찾아 ‘국부’ 발언을 공식 사과했다. 20일에는 백범 김구 선생 묘역을 참배할 예정이다. 문 대표는 이날 한 위원장의 국부 발언에 대해 “이승만 전 대통령을 국부라고 했는데 이 전 대통령은 1948년 정부 수립으로 대한민국이 건국됐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한 위원장의 발언은 역사인식이 우선 맞지도 않을뿐더러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훼손하는 얘기”라고 비판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더불어민주당 탈당 가능성이 점쳐졌던 박영선 의원(사진)이 당 잔류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과 가까운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이 여러 차례 만나 설득하면서다. 19일 더민주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 의원은 김 위원장으로부터 선대위 수석부위원장 직을 제안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 관계자는 “만약 (박 의원이) 탈당한다면 명분은 경제 담론과 친노(친노무현) 패권주의 청산의 두 가지였다”며 “경제민주화의 상징인 김 위원장이 입당하고 친노 패권주의 청산을 선언한 만큼 탈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수석부위원장 직에 대해 “그런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당 잔류에 대해서도 “아직 (잔류하겠다는) 결심이 서지 않았다”고 말했다. 탈당 후 합류를 기대하던 국민의당 소속 한 의원은 “이젠 박 의원의 판단을 존중할 수밖에 없다”며 “할 만큼 했다”고 말했다. 한편 김종인 위원장이 이끄는 선거대책위원회 총선기획단장에 조정식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으며, 이철희 두문정치연구소장은 20일 더민주당에 입당할 예정이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한상준 기자}
국민의당 한상진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이 18일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을 향해 “전두환 정권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에 참여한 분으로서 다른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해 달라”고 요구했다. 자신의 ‘이승만 전 대통령 국부(國父)’ 발언을 김 위원장이 비판하자 그의 과거 국보위 참여 전력까지 언급하며 감정 섞인 반격을 한 셈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 열린 당 확대기획조정회의에서 “국민이 이 전 대통령을 어떤 눈으로 바라보는 게 새로운 대한민국을 세우는 데 바람직한지 명확한 입장을 밝혀 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이 전 대통령은 3·15부정선거를 했다가 4·19혁명으로 망명해 여생을 외국에서 마친 불행한 대통령이다. 맹목적으로 국부라는 호칭을 붙일 수 없다”며 한 위원장 발언을 문제 삼았다. 더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도 “한 위원장은 이제 진보학자가 아니라 너무나 진부한 ‘뉴라이트’ 학자가 됐다”며 거들었다. 논란이 커지자 국민의당은 내부 토론을 거쳐 더 이상 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기로 했다. 4·19 관련 단체 관계자들은 이날 당사를 항의 방문해 한 위원장에게 사과를 요구했으며, 한 위원장은 19일 관련 단체를 방문해 사과할 예정이다. 하지만 후폭풍이 적지 않다. 일부 지지층이 떨어져 나가면서 상승하던 지지율이 주춤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통합 가능성이 제기되는 천정배 의원 측 관계자는 “국부 발언 이후 ‘노선이 너무 다르다’며 국민의당과의 연대와 통합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천 의원은 더민주당을 탈당한 권노갑 전 상임고문과 만나 신당 세력 통합에 대해 논의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20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야권 주요 정치세력의 중도, 보수층을 겨냥한 ‘우클릭’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한국갤럽이 15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 출현으로 야권의 지지 기반이 넓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 성향의 새누리당 지지층과 무당층 일부를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선뿐만 아니라 내년 대통령선거도 중도, 보수층 공략이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더민주도 중원 공략에 사활 더민주당 문재인 대표는 15일 “김종인 전 의원을 선대위원장 원톱으로 모시기로 했다”며 공동선대위원장 구상을 철회했다. 호남 출신 공동선대위원장 뜻을 접은 것. 단독과 공동을 놓고 당 안팎에선 한때 문 대표와 김 전 의원 사이에 출발부터 불협화음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던 터였다. 더민주당의 ‘우클릭’ 전략은 급조된 게 아니다. 지난해 말 더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은 이번 20대 총선이 3당 체제로 치러지고 중도, 보수층을 겨냥한 인재 영입 경쟁이 총선 승리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영입도 그 연장선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수혁 전 국가정보원 1차장과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 등 대부분 중도, 보수 성향이다. 15일 영입한 유영민 전 포스코 경영연구소 사장도 마찬가지다. 유 전 사장은 퇴임 후 전국경제인연합회 자유창의교육원 교수로 활동해 왔다. 민병두 민주정책연구원장은 “안철수 신당에 맞서 새누리당과 더민주당은 중도, 보수층을 향한 혁신 경쟁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결국 중원(中原) 전쟁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 MB맨 공략 공들이는 신당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안철수 의원은 1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건 공동 선대위원장 체제가 보여주듯이 어쨌든 다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최근 ‘MB(이명박 전 대통령)맨’과 대구경북(TK) 지역 주요 인사를 잇달아 접촉하며 영입 작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국민의당에는 MB 정부 연설기록비서관 출신 이태규 씨가 창당실무지원단장을 맡고 있고, 정용화 전 MB 정부 연설기록비서관도 광주에서 국민의당 합류를 선언했다. MB 정부가 중도실용 노선을 주장해온 만큼 국민의당과 접점이 적지 않아 주요 공략 대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 지지층이 우파에 치우친 만큼 MB 정부 출신 인사들을 영입하면 자연스럽게 TK와 중도, 보수층에 대한 외연 확장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 의원은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 등 MB맨 영입설에 대해선 “글쎄요”라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아직까진 정책적 보수 공략으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 안 의원은 이날 30대 벤처창업가 이준서 씨(39)와 허지원 씨(36)를 영입했다. 길진균 leon@donga.com·황형준 기자}

“어느 나라를 보든 간에 나라를 세운 국부(國父) 이야기를 하는데, 나라를 세운 분들은 어떻게든지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한상진 국민의당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은 14일 이승만 전 대통령을 ‘국부’라고 부르며 “많은 한계가 있었지만 이 전 대통령은 원래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한 분이었다. 우리는 그 공로를 결코 잊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과 함께 서울 강북구 국립4·19민주묘지를 참배한 자리에서다. 한 위원장은 이어 “그때 만들어진 뿌리가 그 잠재력이 점점 성장해서 4·19혁명에 의해서 드디어 민주주의의 보편적 가치가 우리나라에 확립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대통령의 과(過)를 이야기하자고 하면 많은 것을 이야기할 수 있지만 역사를 공정하게 양면을 같이 보자”고 말했다. 안 의원도 “이 전 대통령의 업적은 평가하되 과오는 비판하면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했다. 앞서 안 의원과 한 위원장은 11일 이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기도 했다. 창당 취지문에서 ‘합리적 보수’와 ‘성찰적 진보’를 아우르겠다고 밝힌 데 따른 ‘보수 껴안기’ 행보인 셈이다. 다만 한 위원장은 이 전 대통령의 부정선거와 장기 집권을 종식시킨 4·19민주묘지에서 ‘국부’ 발언을 한 게 논란이 되자 “개인적 생각”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국민의당 참여를 요청받고 있는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이날 서울대 초청강연에서 “정치권에 들어갈 것인지 결심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디하고 같이 일할지 여부를 대답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새로운 당이 만들어지는 것은 양당제보다 사회의 창의성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유원모 기자}

2012년 대선 당시 안철수 후보 캠프에서 공동선대본부장을 지낸 박선숙 전 의원(사진)이 13일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회 집행위원장으로 복귀했다. 공식 활동을 접은 지 3년여 만이다. 국민의당은 이날 박 전 의원을 포함해 김한길 상임부위원장, 김영환 부위원장 겸 전략위원장, 이태규 실무지원단장 등 창준위 인선 결과를 발표했다. 박 전 의원은 “짐을 나눠 져야 되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며 “(총선 출마 여부는) 당의 판단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박 전 의원과 함께 공동선대본부장을 맡았던 김성식 전 의원은 합류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의원은 총선기획단장 후보로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박 전 의원과 이 단장이 과거 대선 캠프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안 의원이 친정 체제를 구축했다는 말도 나왔다. 안 의원은 이에 “(캠프 출신은) 2명(박선숙, 이태규)밖에 없다. (측근이 아닌) 훨씬 더 많은 인원들이 있다”고 반박했다. 인재영입위원장인 안 의원은 이날 첫 기획조정회의에서도 4번째 순서로 발언하며 자세 낮추기 행보를 이어갔다. 한편 국민의당 창준위는 이날 첫 성명에서 “이제는 국민의 선택권과 참신한 정치 신인의 출마 기회를 넓혀주기 위해 총선 연기를 검토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권노갑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86)이 탈당 하루 만인 13일 야권 신당 추진 인사들을 잇달아 접촉하며 본격적인 통합 행보에 나섰다. 더민주당은 의원들의 탈당 러시와 지도부의 새 인물 영입 행보가 팽팽한 힘겨루기를 하는 양상이다.○ 권노갑, 더민주당 뺀 야권 통합 행보 잰걸음 권 전 고문의 발걸음은 이날 무척 분주해 보였다. 다음 주 탈당을 예고한 박지원 의원, 탈당 후 호남 독자 신당을 추진 중인 박주선 의원과 박준영 전 전남지사를 잇달아 만났다. 이어 안철수 신당(국민의당)에 합류한 김한길 의원과도 만났다. 더민주당을 뺀 야권 주요 세력을 대부분 만난 셈이다. 전날 탈당 회견에서 밝힌 “제대로 된 야당을 부활시키고 정권 교체를 성공시키기 위해 힘을 보태겠다”는 말을 곧바로 행동에 옮긴 것이다. 만남 순서도 자신의 통합 시나리오에 맞춘 듯하다. 박주선 의원은 “권 전 고문이 호남 기반 세력을 통합한 뒤 안철수 의원과 함께하는 쪽으로 힘을 쓰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을 통해 정계에 입문한 더민주당 내 ‘DJ 키즈’들은 권 전 고문 탈당에 따른 상실감 속에 통합에 대한 희망을 피력했다. 신계륜 의원은 “(권 전 고문의 탈당 기자회견을 보면서) 눈물이 나더라.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장기적으로는 더 단단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참담하고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다. 그러나 권 전 고문이 탈당하면서 ‘결코 미워서 떠나는 게 아니다. 야권 통합을 위해 역할을 하겠다’고 한 말이 우리에겐 한 줄기 빛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민주당, 백승헌 변호사 선대위원장 카드 부상 탈당이 이어지면서 일부 잔류 의원은 아노미(혼돈) 상태에 빠진 듯하다. 선도 탈당, 동반 탈당, 예고 탈당에 이어 급기야 ‘불(不)탈당 선언’까지 나왔다. 주승용(3선·전남 여수을) 장병완 의원(초선·광주 남)은 이날 나란히 탈당을 선언했다. 신학용 의원(인천 계양갑)은 14일, 정대철 고문은 15일 탈당한다. 박지원 의원은 다음 주 동료 의원들과 동반 탈당을 예고했다. 당내에서는 ‘탈당 예상자 리스트’까지 돌고 있다. 반면 탈당설이 나돌던 이춘석 의원은 이날 “탈당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맞서 문재인 대표 측은 릴레이 인사 영입으로 ‘인물 혁신’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이날 입당한 기획재정부 국고국 과장 출신의 김정우 세종대 교수는 “고향인 강원 철원에 출마하겠다”고 했다. 문 대표는 “험지에 출마한다고 하니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표 측은 탈당한 호남 의원들을 ‘혁신 대상’으로 지목하며 인적 혁신을 강조했다. 문 대표의 최측근인 최재성 총무본부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호남 민심은 ‘바꾸라’고 했고 교체 대상이 떠났으니 인적 혁신·세대교체를 통해 좋은 대안을 세우는 것이 숙제이고 해법”이라고 했다. 문 대표는 선거대책위원장 카드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출신 백승헌 변호사를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문 대표는 14일 담화문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에 대한 반박을 할 예정이다.한상준 alwaysj@donga.com·황형준·차길호 기자}

12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탈당 회견을 마친 권노갑 상임고문은 곧바로 국립서울현충원 고 김대중(DJ) 전 대통령 묘역으로 갔다. 매주 화요일 오전 11시 반이면 거르지 않고 동교동계 ‘식구’들과 함께 찾는 곳이다. 이날은 혼자였다. 김 전 대통령 묘 앞에 선 그는 굳은 표정으로 참배했다. 분향한 뒤 그는 눈을 감고 한참 동안 고개를 숙였다. 권 전 고문은 탈당 회견에서 “평생을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하며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이끌어왔지만, 정작 우리 당의 민주화는 이루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지난주 김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를 만나서도 “이제는 문재인 대표와 같이 갈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고 한다. 야권 세력 재편이 본격화됐다. 권 전 고문의 탈당이 기름을 끼얹었다. DJ의 ‘분신’이라는 그의 탈당은 호남이라는 더민주당의 확고한 지역적 기반이 사라진다는 의미다. 사실상 분당(分黨)이다. ○ “절이 떠난다는 게 마음 아프다” 권 전 고문은 1961년 DJ 비서로 정계에 입문해 2009년 DJ가 서거할 때까지 늘 곁을 지켰다. 이후 현실정치와 일정한 거리를 둬 왔다. 하지만 그의 탈당은 2003년 열린우리당 분당 사태 이후 불편한 동거를 해 온 당내 ‘친노(친노무현)’ 세력과의 결별로 받아들여진다. 당시에는 친노 세력이 당을 나갔지만 이번에는 반대의 처지가 됐다. 권 전 고문은 최근 주변에 “DJ가 절인데 절이 떠난다는 게 마음 아프다”고 말했다고 김희철 전 의원이 전했다. DJ와 동교동계가 당을 만든 주인이라는 생각에서 나온 얘기다. 하지만 권 전 고문은 “호남에서 보니까 탈당하지 않는 게 오히려 DJ 정신에 반하는 길”이라고 했다. 그는 DJ 묘역 참배 후 15일 탈당할 예정인 정대철 상임고문과 오찬을 함께했다. 오후에는 외부와 연락을 끊고 숙고에 들어갔다. 정 고문의 부친인 고 정일형 박사도 야당사의 정신적 뿌리다. 권 전 고문은 조만간 ‘국민의당’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동교동계 이훈평 전 의원은 “권 고문과 정 고문의 탈당으로 더민주당은 이제 야당의 정체성과 정통성을 잃게 됐다”며 “60년 정통 야당의 정체성을 새로운 당에 접목하겠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선 “동교동계의 이탈은 사실상 분당”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그의 탈당으로 더민주당은 수도권 일부, 친노·386운동권 중심의 협소한 정당으로 위축될 위기에 처했다. 문재인 대표는 “호남 민심이 반영된 것으로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정말 새롭게 당을 만든다는 각오로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참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라고 논평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연쇄 탈당 속에서 특정인의 탈당과 관련해 공식 논평을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확산되는 탈당 바람 범동교동계의 탈당 러시도 본격화됐다. 김옥두 이훈평 남궁진 윤철상 박양수 전 의원 등이 이날 탈당계를 냈다. 박지원 의원은 “다음 주 중 (호남의) 이윤석 김영록 박혜자 이개호 김승남 의원 등과 탈당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DJ 고향 전남 무안-신안 지역구 이윤석 의원은 “DJ 정신의 계승자들이 당을 떠나고 있다. 권 전 고문과 상의하겠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인천 계양을 최원식 의원도 이날 눈물을 흘리며 탈당했다. 최 의원이 탈당하면서 지난해 12월 13일 안철수 의원 탈당 이후 더민주당을 탈당한 현역 의원은 안 의원을 포함해 12명으로 늘었다. 13일에는 주승용(전남 여수을) 장병완 의원(광주 남)의 탈당이 예고돼 있다. 이렇게 되면 전체 호남 의원 30명 가운데 더민주당 소속은 13명만 남는다. 김관영 의원(전북 군산)에 이어 전북에서 다른 의원 2, 3명도 탈당을 고민 중이다. 더민주당 이탈 바람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박영선 의원은 “당을 수습할 시간이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열흘 정도 있다고 본다”고 했다. 길진균 leon@donga.com·황형준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와 국민의당(창당준비위원회) 안철수 의원이 인재 영입 경쟁 전면에 나서면서 주요 야권 인사들의 ‘주가(株價)’가 요동치고 있다. 양측 간 경쟁이 가열될수록 이들의 셈법도 더욱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더민주당 수도권 의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 文-安 경쟁에 몸값 요동치는 인사들 현재 야권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더민주당 박영선 의원이다. 박 의원은 비교적 대중적 인지도가 높고, 당내 중도 성향 의원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당내 중진과 386그룹에선 선거대책위원장으로 밀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최근 문 대표에게 “선대위를 빨리 구성하고 백의종군하라”는 뜻을 전달했다고 한다. 문 대표가 선대위원장에게 어느 정도 권한을 부여하느냐에 따라 박 의원의 수용 여부가 판가름 날 수 있다. 반면 ‘국민의당’ 내부에서도 박 의원 대표설이 나오고 있다. 박 의원은 “정치개혁의 새 물결에 헌신하느냐, 야권 대통합의 밀알이 되느냐 깊은 고민이 있다”며 당분간 관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철수신당 바람’에 밀려 존재감이 미약해진 국민회의 천정배 의원도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문 대표 측은 공동선대위원장의 한 축으로 천 의원을 검토 중이다. 당 관계자는 “조기 선대위를 개문발차(開門發車)하고 나중에 운전대를 천 의원에게 맡긴다는 구상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천 의원 측은 당분간 독자 신당 창당 작업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양측에서 러브콜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정운찬 전 국무총리의 행보도 주목 대상이다. 최근 힘을 합치기로 한 박주선 의원, 박준영 전 전남지사, 김민석 전 의원은 야권 통합 과정에 대비해 몸집을 불리고 있다. 이번 주 탈당하는 권노갑 정대철 상임고문 등 범동교동계도 최근 주가가 한껏 오른 상황이다. 다만 박지원 의원은 높은 몸값에 비해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 재개된 탈당 러시… 깊어지는 고민 2차 탈당 러시가 시작되면서 더민주당 내 호남과 수도권 의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11일 더민주당 김관영 의원(전북 군산)이 탈당해 국민의당에 합류했다. 앞서 양영두 전북도당 고문도 탈당했다. 김영록 수석대변인(전남 해남-완도-진도)도 대변인직을 내놨다. 김 의원은 “민심을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윤석 의원(전남 무안-신안)도 다음 주 박지원 의원과 함께 탈당할 예정이다. 전북도당 관계자는 “선거구 획정, 경쟁자 유무 등이 변수지만 의원들이 민심의 변화도 느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더민주당 수도권 의원들의 고민은 더 복잡하다. 이들은 지역 민심보다는 오히려 ‘일여다야(一與多野)’라는 선거 구도에 대한 고민이 더 크다. 어느 한쪽으로 힘이 쏠리지 않을 경우 전멸할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인천 계양을의 최원식 의원은 이르면 12일 탈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동대문을 민병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1강 2중 구도는 정치 세계에서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수도권 120석 중 절반만 후보 단일화하는 목표를 세우자”고 촉구했다. 양측은 치열한 세 불리기 싸움과 함께 언제 터질지 모를 내부 문제도 안고 있다. 문 대표는 퇴진 압박과 탈당을 막고 혼란을 정리해야 한다. 안 의원은 합류한 현역 의원과 기존 참모그룹 간 알력을 최소화해야 한다.민동용 mindy@donga.com·황형준 기자}

‘성찰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를 아우르는 새로운 정치를 표방한 ‘국민의당’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신당의 가파른 상승세가 ‘반짝 효과’에 그칠지, 4·13총선 때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국민의당은 1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창당발기인대회를 열어 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했다. 국민의당은 창당발기 취지문에서 “의제에 따라 진보와 보수의 양 날개를 펴면서 합리적 개혁을 정치의 중심에 세우겠다”고 밝혔다. 창당대회는 다음 달 2일로 예정돼 있다. 안철수 의원은 인재영입위원장을 맡는다. 공동 창준위원장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입원 중이어서 참석하지 못했다. 안 의원은 행사에 앞서 10일 오전 윤 전 장관을 방문해 안건을 조율했다고 한다. 행사장에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가 축하 화환을 보내 눈길을 끌었다. 창당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해결해야 할 숙제도 많아졌다. 당장 이날 발표한 발기인 1978명 중에는 이남기 전 공정거래위원장 등 비리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인사도 포함됐다. 검증 시스템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지나치게 세 불리기에 급급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더민주당을 탈당해 합류한 현역 의원들과 기존 안 의원 측근 간의 노선 갈등도 언제든 수면으로 불거질 수 있다. 안 의원 참모 그룹은 “비노(비노무현) 당은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하다. 합류 의원들이 비노 진영임을 겨냥해서다. 천정배, 박주선, 박준영, 김민석 등이 각각 추진하는 호남 신당 세력과의 통합 문제도 당장 해결해야 할 숙제다. 안 의원은 당초 ‘창당 후 통합’을 원칙으로 내세웠지만 김한길 의원을 포함해 합류 의원들은 창당대회 전까지 통합해야 한다고 설득하고 있다. 창당 전 원내교섭단체(의원 20명 이상) 구성 필요성을 놓고서도 합류 의원들과 안 의원의 생각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안 의원이 당 대표직을 맡아 전면에 나서야 하는지를 놓고도 의견이 엇갈린다. 한 의원은 “당권-대권 분리를 안 의원에게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 의원 측은 안 의원이 실권을 쥐고 총선을 치러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선 창당 후 공천 과정에서 사달이 날 확률이 높다는 시각이 많다. 안 의원은 “신당 합류와 공천은 다르다”며 합류 의원의 공천을 보장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차길호 기자}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주도하는 신당의 명칭이 8일 ‘국민의당’으로 확정됐다.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에 이어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도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직을 수락하면서 10일 발기인대회에서 창당준비위원회가 공식 출범한다. 하지만 이날 발표한 영입 인사 중 일부 검증 부실로 안 의원은 대국민사과를 해야 했고, 더불어민주당의 신당에 대한 공세도 본격 시작됐다.○ 당명 발표 날, 영입 인사 취소 소동 신당 창당 실무준비단은 이날 오전 9시 서울 마포구 당사에서 첫 창당 준비점검회의를 열고 당명을 확정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록을 위해 발표는 오후 6시로 미뤘다. 안 의원은 회의에서 “부정부패에 단호할 것”이라며 “부정부패에 누구보다 (신당이) 모범을 보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의 발언은 채 하루가 지나지 않아 ‘허언(虛言)’이 됐다. 오후 3시 반. 한 교수는 당사에서 김동신 전 국방부 장관, 허신행 전 농림수산부 장관, 한승철 전 검사장, 안재경 전 경찰대학장, 이승호 예비역 준장 등 호남 출신 인사 5명의 영입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 중 3명의 과거 전력이 곧바로 도마에 올랐다. 한 전 검사장은 2010년 ‘스폰서 검사’ 사건에 연루돼 불구속 기소됐다. 비록 대법원에서 무죄가 선고되긴 했지만 당에선 이런 기본적인 사실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표정이었다. 김 전 장관은 이른바 ‘북풍(北風) 사건’과 관련해 2004년 2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허 전 장관은 2003년 말 한 공기업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전력이 있다. 결국 안 의원은 오후 6시 15분 당명 발표에 앞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철저한 검증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의욕이 앞서다 보니 오류와 실수가 있었다”고 밝혔다. 한 교수는 “논란이 되고 있는 인사의 합류를 공식적으로 취소한다”고 말했다. 당명에 대해선 1971년 창당됐던 국민당, 원외 정당인 한국국민당과 유사해 신선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동원 새누리당 홍보기획본부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체로 보수당이 쓰는 이름”이라며 “보수를 지향하는 건지 헷갈린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 최재성 “신당, 호남팔이” “호남 인적 혁신 필요” 더민주당은 그동안의 기조에서 벗어나 신당에 대한 적극적인 공세로 전환하는 분위기다. 문재인 대표의 최측근인 최재성 총무본부장은 당 실버위원회 오찬에서 신당을 향해 “탈당 의원을 받아 교섭단체를 만들면서 새정치·혁신을 한다는 게 논리적으로 가능한 일이냐”라며 “자기주장과 이해가 관철되지 않는다고 뛰쳐나가 호남의 틈새를 가지고 ‘호남팔이’ 하는 게 아닌가”라고 맹공했다. 이어 탈당 의원들을 겨냥해 “탈당한 분들이 역사의식과 정치의식이 뛰어난 호남 민심을 대변하고 끌고 갈 수 있느냐. 그렇지 않다”며 “호남 국회의원 가운데 호남 유권자에게 박수 받고 중앙정치에서 가능성을 보여주는 분들이 잘 발견되지 않는다. 호남 인적 혁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당 안팎에선 최 의원 발언을 안 의원과 신당에 대한 본격적인 공세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당 관계자는 “그간 통합과 연대를 의식해 안 의원과 신당에 대한 비판을 가급적 자제했지만 이제는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잠시 주춤했던 탈당 러시는 다시 시작되는 분위기다. 이날 김영환 의원(4선·경기 안산 상록을)이 탈당을 선언했다. 문 대표는 ‘김한길계’로 분류되는 김관영 의원(초선·전북 군산) 등 탈당을 검토 중인 의원들을 직접 설득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한상준 기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한길 의원이 7일 안철수 신당 합류를 선언했다. 2014년 3월 안 의원을 당시 민주당 안으로 이끈 김 의원은 이번엔 신당에서 공동행보를 하게 됐다.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도 이날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직을 수락하면서 신당의 윤곽이 잡혀가는 모양새다. 또 다른 공동 창준위원장으로 거명되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도 8일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의원은 김 의원과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찬 회동을 한 뒤 “새로운 당을 만드는 데 함께하기로 했다”며 “이 당은 안철수 개인의 당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광범위한 인재 영입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김 의원도 “인재 영입에 신당의 명운이 걸렸다”고 강조했다. 8일 탈당 선언을 할 예정인 김영환 의원을 합치면 신당 참여 의원은 8명이 된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 등도 신당에 합류했다. 한 교수는 이날 안 의원과 서울 종로구의 한 음식점에서 만나 창준위원장 제의를 수락했다. 한 교수는 “국민과 대중에게 희망을 주고 민생 문제에 대해서 새롭게 접근하는 게 기본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신당의 문을 넓혀 과거의 이력 등을 따지지 않고 유능한 인재를 영입하되 ‘진실과 화해의 과정’을 거치도록 제도화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안 의원이 가장 먼저 참여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공동대표 시절에 있었던 과오나 실수에 대해서 스스로 반성하는 토론회를 만들겠다고 한 것의 연장선상”이라고 설명했다. 당명은 8일 공개한다. 당명에는 ‘새정치’가 빠질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안 의원은 전날(6일) 정운찬 전 국무총리에게 만나자고 제안했다고 한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부끄럽다는 말부터 꺼냈다. 그동안 자신의 의원실로 접수된 민원의 90% 이상이 법을 위반할 수밖에 없거나 압력을 행사해야 하는 ‘청탁성’ 민원이었다고 고백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의원(52·초선·충남 공주·사진)의 얘기다. 박 의원은 국회의원 청탁 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가슴이 철렁했다고 털어놨다. “조금 전에도, 밥 먹듯이 이런 일을 하는데….” 5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만난 박 의원은 인터뷰 내내 지역구 민원에 ‘노예처럼’ 발목 잡혀 지낸 지난 4년을 회고했다. 국회에 들어오기 전만 해도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다’는 말이 남 얘기로만 들렸다. 하지만 그는 지난 4년 동안 바로 자신이 늘 그런 심정이었다고 했다. 박 의원은 “서운한 사람이 생기더라도 단호하게 거절하는 게 민원인을 위해서도 좋은 건데 솔직히 ‘표’ 때문에 압력을 넣을 때 가장 부끄러웠다”고 했다. 때로는 민원인에게서 입법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지만 대부분 해결이 어려운 악성 민원이었다. 통상 정부 해당 기관에서 해결하지 못했을 때 거의 마지막으로 찾아오는 대상이 국회의원이기 때문이다. 나름대로 민원일지를 만들어 철저히 관리하지만 아예 기록하지 않는 경우도 꽤 있다고 한다. “청탁이고 압력이고 위법이라는 걸 본능적으로 알기 때문에 기록하지 않는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박 의원은 안희정 충남지사의 친구이자 충남도 정책특별보좌관을 지낸 탓에 연초 인사 때면 충남도 공무원들의 인사 청탁을 많이 받는다. 지역 건설업체로부터 공사 수주를 도와달라는 민원은 물론이고 심지어 떼인 돈을 받아달라는 부탁도 있다. 그는 “다행히(?) 민원 성공률은 10건 중 1건에 불과하다”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인사 청탁은 거의 성공한 적이 없다고 한다. “민원인에게 해결됐다고 이야기하는 순간은 ‘아이고 내가 이 표는 안 잃었다’며 안도하지만 한편으론 ‘내가 국회의원이 맞나’ 하는 자괴감이 든다”고 했다. 그는 “지역에서 영향력이 있는 사람에게는 지극정성으로 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박 의원은 자신이 국회의원으로서 지역구 주민을 대표해야 할지, 전체 국민을 대표해야 할지가 늘 고민이었다고 했다. 그는 “대개 국가의 이익과 지역의 이익이 충돌할 때 당연히 지역 주민을 설득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나 자신도 우선순위가 뒤바뀌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초선인 그는 자신을 알리기 위해 지역구민에게 문자메시지 등으로 의정활동을 일일이 알리는 것도 낯부끄러웠다고 했다. 그는 “솔직히 지역에 예산 몇 푼 땄다고 자랑하고 홍보하는 것도 꼴불견”이라며 “당직을 맡아 지역을 자주 찾지 못해 방송 출연 일정 등을 문자로 보내면서도 국회의원답지 못하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처음 국회에 들어올 때만 해도 그의 목표는 ‘서민의 대변자’가 되는 것이었다. 공주에서 버스로 출퇴근하며 늘 주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려 했고, 서민주거 안정을 위한 임대주택법도 통과시켰다. 하지만 그는 “4년을 국회의원 훈련하듯이 보낸 것 아닌가 무척 부끄럽다”고 했다. ※ 박수현 의원 서울대 서양사학과에 진학했지만 학생운동을 주도하다 중퇴했다. 국회 보좌진으로 8년간 일했으며, 안희정 충남지사의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이었다. 19대 초선의원으로 당 대표 비서실장, 당 대변인을 지냈고 현재 원내대변인을 맡고 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