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우

신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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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동아일보 신진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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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억짜리 애물단지’로 전락 위기

    사교육비 절감, 공신력 있는 대입 상담을 목적으로 8억8000만 원을 들여 개발한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진로진학상담프로그램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진로진학상담프로그램은 각 지역 고교 수험생들의 내신성적과 수능점수 등 진학 자료를 모아 합격 여부를 가늠해 보도록 해주는 것. 이를 위해 각 고교는 해당 자료를 대교협으로 보내고, 대교협은 전체 고교 상황을 정리해 다시 일선학교로 보내준다. 이 프로그램은 2011년 일선 고교들이 수험생의 합격 여부를 가늠하기 위해 사교육업체에 해당 자료를 제공한 것이 법 위반이라는 지적을 계기로 개발됐다. 당시 일선 고교들은 입시철 학생 진로 상담을 받기 위해 학생의 성적이 포함된 학교 자료를 사교육 업체에 넘겨주고 업체로부터 종합 정보를 제공받았다. 하지만 개인정보보호법, 초중등교육법상 교사가 직무와 관련해 수집한 정보를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교육업체에 제공하면 처벌을 받게 돼 문제가 됐다. 이에 따라 교육부와 대교협은 시도교육청마다 산재하는 여러 입시 상담프로그램을 모아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만들었다. 학생과 학부모의 사교육 컨설팅 비용을 줄여 공교육을 활성화하고 정확한 진로진학 정보 제공을 목표로 초기 구축·개발 비용 5억 원, 2012년 1억8000만 원, 지난해에는 2억 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기준 이 프로그램을 설치한 학교는 자율고와 특목고를 포함한 일반고 2304곳 중 2011곳이다.○ “복잡하고 상위 학교 성적 정보 없어” 하지만 정작 교육현장에 있는 일선 교사들은 진로진학상담프로그램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교사들은 프로그램 사용방법이 어렵다는 점을 첫 번째 이유로 꼽는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 점수화된 성적 정보만 있는 것이 아니라, 동아리 봉사활동 등 학생의 창의적 체험활동 내용이 포함된 입학사정관 전형 정보와 대학 전형, 입시요강별 점수변환기가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프로그램 보급 교육은 지역당 1년에 2회뿐이다. 한 번은 직접 설명하지만 다른 한 번은 인력 부족으로 자료집만 배포하는 경우도 있다. 한 회당 평균 600∼700명의 교사들이 한꺼번에 연수해 교육효과가 떨어진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서울 종로구 A고교의 진학교사는 “프로그램은 좋은 것 같은데 복잡해서 한 번 보여주기만 하는 것으로는 배우기 어려웠다”며 “너무 어려워서 포기하겠다는 동료 교사들도 있다”고 전했다. 상위권 대학 진학생이 많은 고교에서 자료를 보내주지 않는 점도 자료의 정확성을 의심하게 하는 부분이다. 현재 이 프로그램을 설치한 고교는 2011곳이지만 프로그램을 활용해 성적 자료를 보내고 전체 자료를 제공받는 협력 고교는 1040곳뿐이다. 협력 고교들도 사교육 업체 프로그램과 대교협 프로그램을 함께 쓰는 상황이다. 서울 강남구 B고교 진학교사는 “사교육 업체에서 나오는 자료들이 이미 잘되어 있기 때문에 그 자료들에 더 의존하게 된다. 대교협의 프로그램은 오랫동안 데이터를 누적해온 사교육 업체보다 합격 예측률이 떨어질까 봐 불안하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C고교 진학교사는 “사교육업체 프로그램은 옛날부터 써오던 거라 본능적으로 쓰는 거다. 실제 전년도 진학 사례를 취합한 대교협 프로그램이 신뢰도가 더 높다는 것을 알면서도 학부모와 학생들이 불안해해 어쩔 수 없다”고 언급했다.○ 턱없이 부족한 인력과 예산 이 때문에 대교협은 교육부에 프로그램 운용 인력과 예산을 늘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매년 다양한 전형에 맞는 성적 정보를 업그레이드해야 하지만 대교협 대입상담센터에 이 프로그램을 전담하는 요원은 없다. 대교협 대입상담센터 상담직원 중 한 명씩 매년 돌아가며 상담을 병행하는 상황이다. 대교협은 “복잡한 프로그램이지만 대입상담센터 내에 제작·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인력이 없어 프로그램의 수준을 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또 현장 교육을 희망하는 학교에 방문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교협은 “전국 고교 2000여 곳에 원격교육과 방문교육을 병행하는 등 소규모 교육이 가능하면 프로그램을 보다 더 빨리 보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교육부는 대입제도과 시책사업금으로 매년 2억 원가량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유지관리비 수준. 인력 운용 및 보급을 위한 예산은 별도로 책정되지 않았다. 이에 교육부 해당 부서인 대입제도과 관계자는 “진로진학상담프로그램의 실제 운용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면서도 “현재 확정을 기다리고 있는 2014년 대입제도과 시책사업금 예산은 15억1900만 원으로 오히려 지난해(16억)보다 깎여 이 프로그램의 운용비를 늘리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전주영 aimhigh@donga.com·신진우 기자}

    • 2014-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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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 단신]초중고교 종합학원 하이스트 外

    ■ 타임교육이 운영하는 초중고교 종합학원 하이스트가 2015학년도 영재학교 입시에 대비하는 ‘일요 수학특강’ 수강생을 모집한다. 일요 수학특강은 1월 19일(일) 개강하며, 창의수학(상·하) 특강 및 수학 심층 특강 2기로 구성된다. 창의수학 특강은 영재학교 입시 일정에 맞추어 종강하고 수학심층 특강은 2월 23일(일) 종강한다. 장소는 서울 목동 하이스트 본원. 하이스트학원 또는 상담전화(02-2654-5003)를 통해 선착순으로 수강생을 모집한다. 자세한 정보는 하이스트 홈페이지(mokdong.highest21.com) 또는 전화 02-2654-5003■ 메가스터디의 대학 편입 전문 자회사인 김영편입학원이 올해 대학 편입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편입 영어·수학 온라인 진단테스트’를 무료로 제공한다. 온라인 진단테스트는 대학 편입 준비생들이 자신의 객관적 수준을 확인하고 최적화된 학습 계획을 수립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기획됐다. 테스트는 편입영어 25문항, 편입수학 20문항으로 구성. 테스트 직후에는 시험 결과 및 해설지도를 모두 무료로 제공한다. 31일까지 김영편입 사이트에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1661-7022■ 비상교육의 신개념 수능 사이트인 공부엔진(www.gongbunjin.com)이 새해를 맞아 수능 영어문법 강좌 특별 수강생 1만 명을 선착순 모집하는 ‘2014 해피뉴이어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번 이벤트에 참여한 수강생들에겐 수능핵심문법 프로그램인 ‘그래머 인사이트’를 85% 할인가인 1만 원에 제공한다. 수강 기간 60일 내에 수강을 완료한 수강생들에겐 수강료를 포인트로 100% 환급해준다. 이번 이벤트는 2월 10일까지 진행된다. 문의는 공부엔진 홈페이지(www.gongbunjin.com) 또는 전화 1566-7378}

    • 2014-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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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소서에 스펙 쓰면 면접 점수 0점 처리

    2015학년도 외국어고·국제고 입시부터 중학교 2학년 영어 내신 성적이 절대평가 방식으로 반영된다. 또 자기소개서에 토익·토플, 교내·외 경시대회 입상 실적 등을 기재하면 면접 점수가 0점으로 처리된다. 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하는 ‘2015학년도 외고·국제고·자사고 입학전형 개선방안’을 7일 발표했다. 개선방안에 따르면 현재 중학교 2학년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2015학년도부터 외고·국제고의 1단계 학생선발 방식 가운데 중2의 영어 내신 성적 산출은 절대평가인 ‘성취평가제’로 바뀐다. 3학년 영어 성적은 종전과 같이 상대평가인 ‘석차 9등급제’가 반영된다. 지금까진 1단계에서 2, 3학년 모두 석차 9등급제가 적용됐다. 석차 9등급제에선 학생들 성적을 기준으로 상위 4% 이하는 1등급, 상위 4% 초과 11% 이하는 2등급 등으로 9등급까지 세분화한다. 반면 성취평가제는 학기당 성적이 90점 이상이면 A등급, 80점 이상이면 B등급을 받는 식으로 5등급으로 나눈다. 교육부 박성민 학교정책과장은 “학생들의 학업 부담을 줄여주는 한편 본인의 끼와 적성을 찾을 시간을 주기 위해 절대평가로 바꿨다”고 했다. 다른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 입시에서 추진 중인 고교 내신 성취평가제와 연계하기 위해 마련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교육부는 중2 영어 성적의 성취평가제 반영은 2017학년도까지 우선 진행하고, 2018학년도 이후와 관련해선 내년 대입에서의 성취평가제 적용 여부와 함께 결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교육부의 의도와 달리 오히려 학생 부담이 가중되고, 사교육을 더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중3은 그대로 상대평가로 보는 한 입시 부담이 크게 달라질 게 없다. 오히려 중3 한 해 성적만으로 외고 입시가 좌우돼 학생들의 심리적인 압박감이 더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도 “중3 성적만 반영하면 그 전에 선행학습은 지금보다 극심해질 것”이라며 “사교육비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편 교육부는 이번 개선방안에서 외고·국제고·자사고의 자기개발계획서 명칭은 자기소개서로 변경했다. 또 자기소개서 분량도 1500자 이내로 줄이기로 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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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로 돕는 ‘좋은말’팀 문제해결 빨라

    나쁜 말은 아이의 성격과 사회성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특별취재팀은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팀과 함께 나쁜 말과 좋은 말이 초등학교 1∼3학년 학생들에게 어떤 심리학적 의미를 가지는지 밝히기 위해 5일 오전 서울대에서 두 가지 실험을 했다. 첫 번째 실험에선 아이들을 4명씩 A, B의 두 그룹으로 나눴다. A그룹은 욕설 등 나쁜 말을 쓰는 빈도가 높다고 답한 쪽, B그룹은 상대적으로 덜한 쪽이었다. 이들에게 그림을 보여준 뒤 5분의 제한시간 동안 장난감 블록으로 그림과 같은 모양으로 만들라고 했다. 결과부터 차이가 났다. 모형 완성에 걸린 시간이 A그룹은 1분 33초, B그룹은 1분 11초. 욕설을 쓰는 빈도가 적은 B그룹이 빨랐다. 모형을 만드는 과정에선 훨씬 더 차이점이 보였다. A그룹 아이들은 소통에서부터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냈다. 생산적인 대화가 거의 없었다. 대신 “빨리 해”, “아 씨”, “여기 있잖아” 등 팀원을 다그치거나 짜증내고 나무라는 수준의 말이 대부분이었다. 조교의 지시에 따르지 않거나 일단 블록에 손부터 대고 보는 등 충동을 주체하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반면 B그룹은 과정 내내 웃으며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 대화 내용도 “네 차례야”, “나 좋은 생각이 났어”, “다시 해보자”는 등 의견을 묻고 경청하고 긍정적인, 그리고 생산적인 내용이 더 많았다. 단답형 말이 주를 이루는 A그룹과 달리 비교적 차분한 말투로 논리적인 대화가 이어졌다. 곽 교수는 “감정적으로 미성숙한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에 욕설 등에 자주 노출되면 전략과 계획을 세우기보다 즉흥적이고 순간적인 감정에 기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두 번째 실험은 성인(20명)과 아동(19명)으로 그룹을 나눴다. 캄캄한 실험실 정면 스크린에 부정적인 말과 긍정적인 말을 섞어 한 번에 3개씩 2초 간격으로 각각의 그룹에 총 15회를 보여줬다. 그리고 이를 보고 난 뒤 기억나는 단어를 모두 기록하게 했다. 부정적인 말은 ‘실패, 바보, 패자, 쓰레기, 멍청이, 한심한’ 등, 긍정적인 말은 ‘생일, 친절한, 웃음, 평화, 행운, 성공’ 등으로 각각 15개씩 주어졌다. 실험 결과 아동이 성인에 비해 긍정어에는 둔감하고, 부정어에는 훨씬 민감하게 반응했다. 성인은 평균적으로 부정어 3.55개, 긍정어 2.6개를 기억해냈다. 반면 아동은 부정어 4.17개, 긍정어 2.33개를 기억해냈다. 특히 아동들은 부정어의 ‘부정적인 수준’에 대한 인식에서 성인보다 훨씬 심각하게 보고 있었다. 곽 교수는 “아이들은 자극이 강할수록 민감하게 반응하고 스펀지처럼 그 자극을 기억에 저장한다. 또 욕설 등 나쁜 말로 인한 상처가 깊고 그 흉터가 오래 지속되는 것도 특징”이라고 설명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말이 세상을 바꿉니다’ 사연 받습니다연중기획 ‘말이 세상을 바꿉니다’에 소개할 다양한 사연을 받습니다. 나쁜 말로 인해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문제들, 나쁜 말을 없애기 위한 노력, 좋은 말을 쓰는 가정이나 학교, 좋은 말을 쓰면서 나타난 긍정적인 변화 등 어떤 소재라도 좋습니다. foryou@donga.com으로 보내주세요.}

    • 2014-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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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구 깨문 지훈이… 왜 그랬을까

    《 지훈이(가명)가 어느 날 친구를 깨물었다. 모범생으로 칭찬이 자자하던 지훈이의 행동에 주변 사람들은 충격을 받았다. 지훈이를 상담했더니 7년 전 생긴 상처가 문제라는 진단이 나왔다. 초등학교 시절 지훈이는 친구들의 ‘나쁜 말’ 폭력에 시달렸다. 그로 인한 상처가 흉터로 남아 지워지지 않은 채 ‘시한폭탄’처럼 자리 잡고 있다가 어느 날 폭발했다는 것이다. 지훈이는 예외적인 경우일까. 그렇지 않다. 도처에 깔린 나쁜 말들은 이미 우리의 아이를 노리고 있다. 나쁜 말은 아이들의 뇌에 상처를 준다. 그로 인해 정서와 성격도 변화된다. 자극적이고 부정적인 말에 많이 노출될수록 공격적인 성향은 강해지는 반면, 어휘력이나 단기 기억력 등은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동아일보 특별취재팀은 연중기획 ‘말이 세상을 바꿉니다’에서 나쁜 말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위험한지 들여다봤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팀과 공동으로 실험을 진행해 나쁜 말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심각하게 각인되는지, 그래서 뇌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진단했다. 또 초중고교로 올라갈수록 아이들의 나쁜 말 수준이 어떤 방식으로 독해지고, 성적인 욕설과 어떻게 결합되어 가는지 분석했다. 》열살때 겪은 나쁜말 상처, 흉터로 남아 기억력 좀먹어다들 놀랐다. 반응도 비슷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지훈이(가명)가?”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이던 지훈이는 얌전한 아이였다. 누가 뭐라 해도 미소만 짓는, 화내는 법조차 모르던 아이. 성적은 중상위권, 집안 형편도 넉넉했다. 키가 크고 농구도 아주 잘했다. 도무지 구김살이라곤 찾아보기 힘든 아이였다. 그래서 모두 좋아했는데…. 그런데 그런 지훈이가 사고를 쳤다. 친구의 팔을 깨물었다. 그것도 3명이나. 잇자국이 살을 파고들어 피가 날 만큼 세게 깨물었다. 하지만 이유를 듣고 보니 심각한 다툼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사소한 언쟁 도중 친구들이 약간 비아냥거렸고, 지훈이는 순간 분을 참지 못했다. ‘한 번쯤은 그럴 수도 있지.’ ‘사고 치기 전, 엄마한테 혼나서 속이 상했나.’ 모두 이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지훈이는 가슴속에 진작부터 ‘시한폭탄’을 키우고 있었다. 그것도 꽤 오랫동안. 남들은 잘 눈치채지 못했지만 지훈이는 불안하고 우울한 증세를 자주 보였다. 잠을 설친 적도 많았다. 단지 해맑은 미소와 조용한 성격이 이런 그림자를 가리고 있었을 뿐. 대체 어디서 온 불안함일까. 상담 결과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무려 7년 전 받은 상처였다. 그게 치유는커녕 곪아서 터진 거였다. 지훈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친구들로부터 들었던 단지 하나의 별명이 문제가 됐다. 눈치가 없다는 이유로, 눈치 제로를 줄여서 친구들이 붙여준 ‘눈제’란 별명. 심한 욕설도 아니었다. 하지만 지훈이에겐 삶을 뒤흔든 언어폭력이었다. 지훈이가 입만 열면 친구들은 키득거렸다. 눈제는 그냥 가만히 있으라면서. 물론 친구들은 자신이 지훈이를 놀리고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대신 당사자인 지훈이만 너무 아팠다. 항상 위축됐다. 하지만 모두 그렇게 부르는데 누구 한 사람에게만 따질 수도 없었다. 답답하고 싫었지만 이를 해결하기엔 너무 설익은 나이. 결국 그냥 무방비로 공격에 노출된 채 상처만 받았다. 그리고 그 상처는 안에서 곪고 또 곪아 결국 지금 가슴속에 품은 시한폭탄의 뇌관이 됐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의 마틴 타이커 교수팀은 어린 시절 또래들로부터 언어폭력을 당한 18∼25세의 성인들을 관찰한 연구 결과를 2010년 발표했다. 정신의학적 관점에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현재의 불안함, 우울증, 적대감, 정신분열, 약물 남용 등의 증상이 과거 언어폭력 경험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들 뇌를 자기공명영상(MRI)을 찍어 들여다봤다. 성폭력을 당한 아동들에게서 얻어지는 결과와 유사한 이미지가 보였다. 이에 대해 이재헌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어릴 때 언어폭력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뇌 일정 부위인 신경다발과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또 우울증 발현 가능성도 크게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뇌의 앞부분인 전두엽은 이성적인 사고와 판단을 담당한다. 전두엽은 ‘감정의 뇌’에 해당하는 변연계를 통제하고 조절하는 역할도 담당한다. 하지만 어린 시절 나쁜 말이란 강한 자극이 지속되면 전두엽이 그 통제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 김영보 가천대 의대 뇌과학연구소 교수는 “뇌가 아직 성숙하지 못한 시점에 감정에 휘둘리면 상처 받기 쉽다. 충동성과 공격성이 제어하기 힘든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나쁜 말이 그 자체로 해롭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 엘마 게이츠는 사람들이 말할 때 나오는 미세한 침의 파편을 모아 그 침전물을 분석했다. 그랬더니 평상시엔 무색이었지만 ‘사랑한다’는 말을 할 땐 분홍색, 화를 내거나 욕할 땐 짙은 갈색으로 나타났다. 더 놀라운 건 갈색 침전물을 실험용 흰쥐에게 투여했더니 금방 죽었다. 말 그대로 ‘독설’인 셈. 이에 게이츠 교수는 이 갈색 침전물에 ‘분노의 침전물’이란 이름을 붙였다. 나쁜 말에 익숙해져 내성이 생기면 더 무섭다. 특히 유아기와 초등학교 저학년 시점은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을 하는 한편, 그 자극을 받아들여 습관처럼 각인시키는 속도도 매우 빠른 시기다. 홍진표 서울아산병원 정신과 교수는 “나쁜 말 때문에 고통 받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것은 고통에 길들여져 그 고통조차 못 느낄 때”라면서 “유아기 때부터 언어폭력에 익숙해지면 그 교정을 위해 평생이란 시간이 필요할지 모른다”고 강조했다.신진우 niceshin@donga.com·곽도영 기자}

    • 2014-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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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 새해 특집]당신의 말, 세상을 바꿉니다

    딱 한마디였다, 그 시작은. 초등학교 4학년 때 같은 반 친구가 던진 ‘걸레’라는 말. 그게 불행의 씨앗이었다. 그 친구는 지현이(가명)가 뒤에서 험담했다는 말을 다른 친구로부터 듣고 화가 났다. 그래서 교실에서 지현이에게 달려가 다짜고짜 소리쳤다. “걸레 같은 ×”이라고. 그 이틀 뒤 둘은 오해를 풀었다. 지현이는 맹세코 험담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고 친구도 그 말을 믿고 사과했다. 그렇게 끝난 줄 알았다. 그런데 착각이었다. 둘의 갈등은 풀렸지만 입에서 내뱉은 말은 이미 뿌리를 내린 뒤였다. 지현이란 이름 앞엔 이미 불편한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걸레라는…. 그리고 지현이는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하지 말아야 할 가정을 하게 됐다. 먼지가 되어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말이 참 무섭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고 하지만 말 한마디로 생긴 생채기가 평생 흉터로 남기도 한다. 특히 스스로 화를 조절하고 분노를 제어하는 자정 능력이 부족한 열 살 전후 아이들에겐 ‘나쁜 말’이 더욱 무섭다. 그 시기에 나쁜 말로 고통 받는 아이들의 심정은 어떨까. 동아일보 취재팀은 일단 그 아이들 목소리부터 생생하게 들어보기로 했다. 방법으로는 정보기술(IT)업체 레드퀸이 개발한 ‘마스크챗’이란 익명 메신저를 활용했다. 마스크챗은 발신 번호를 지우고도 익명으로 대화가 가능한 신형 메신저다. 자신이 누구인지 알리지 않고도 교사, 전문 상담원, 경찰 등과 실시간으로 얘기를 나눌 수 있다 보니 학생들은 솔직하게 얘기할 수 있다. 자신의 얘기를 털어놓고, 친구의 잘못을 보면 가감 없이 고발했다. 대상은 부산, 울산, 창원의 초등학교 7곳 학생 7305명. 지난해 5월부터 반년 동안 메신저를 가동한 결과 ‘목소리’ 수만 건이 전달됐다. 거기서 상담으로 이어질 만큼 심각한 수준은 2337건. 그중 절반이 넘는 51%는 언어폭력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걸레!” 열한살 아이가 내뱉은 이 한마디… ▼초등생들의 ‘언어 폭력’초등학교 4학년 지현이(가명)도 마스크챗을 통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지난해 7월의 어느 날. 첫 메시지. 짧고 차분했다. “제가 왕따까진 아닌데…. 지금 힘들어요. 그래도 아직은 참을 만하지만.” 답장을 보내 물어봤다. 왜 힘이 드느냐고. 더이상 아무 말도 돌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열흘 뒤. 다시 메시지 알림음이 울렸다. 같은 아이, 지현이의 메시지였다. 그 심정이 얼마나 억울하고 참담한지. 분노는 메시지에 그대로 묻어났다. “하늘이 회색으로 보여요. 오늘은 길을 가다 벽돌을 들었어요. 그냥 던져 버리고 싶은 생각에… 다 없애 버리고 싶어요.” 그리고 또 5일 뒤. 메시지는 다시 고요해졌다. 그런데 더 위험해 보였다. 바깥으로 조준됐던 분노의 화살은 좌절의 시한폭탄이 돼 자신을 향해 있었다. “아침마다 생각해요. 내가 먼지가 돼 버렸으면 좋겠다고. 근데 내가 없어지면… 그대로 사라지면 엄마가 아프시겠죠?” 언어폭력에 시달린다고 고백한 아이들의 목소리를 분석했더니 첫 번째로 ‘지속성’이란 키워드가 뽑혔다. 누군가의 나쁜 말로 시작된 공격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에 걸쳐 고통을 주기 때문이다. 언제부턴가 ‘관심종자’란 별명으로 불리기 시작했다는 초등학교 2학년 A 군.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친한 친구들조차 그 별명으로 놀려대기 시작했을 때쯤엔 상황이 심각해졌다. 말수가 없어지고 이유 없는 손 떨림 증세가 시작됐다. A 군은 말했다. “친구들이랑 얘기할 땐 입만 바라봐요. 놀릴까 봐. 교실 문만 열면 무서워요.” 익명 메신저로 학생들과 대화한 김주연 상담사(대구 달서구 청소년상담복지센터)는 “저학년들은 말에서 받는 상처가 더 깊다. 치유 기간도 나이와 반비례해 오래 걸린다”고 했다. 언어폭력은 다른 폭력의 발화점 역할을 하기도 한다. 나쁜 말에 시달린 학생 5명 중 4명은 실제로 맞아 본 적이 있다고 했다. 지속적인 따돌림 경험을 호소한 학생도 절반이 넘었다. 2012년 11월 강원 춘천시의 한 중학교 화장실에선 2학년 B 군(15)이 흉기를 휘둘러 동급생의 이마와 목에 큰 상처를 냈다. B 군의 손에서 시작된 재앙의 발단은 말 한마디. 피해 학생이 스마트폰 사진 공유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에 B 군을 지칭해 장난 삼아 올린 욕설 한마디였다. 지난해 국립국어원 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97%가 ‘비속어를 사용한다’고 답했다. 역시 지난해 한국교육개발원이 공개한 ‘학교에서의 욕설 사용실태 및 순화대책’ 보고서를 보면 2010년 10월 기준으로 ‘욕설을 전혀 쓰지 않는다’고 답한 초중고교생은 5.4%에 불과했다. 욕설을 하는 이유로는 초등생의 경우 ‘남들이 해서’(29.6%)가 가장 많았고 중고생은 ‘습관이 돼서’(중 29.4%, 고 33.4%)를 1순위로 꼽았다. 어릴 때 보고 배운 나쁜 말은 시간이 지나면 습관으로 고착돼 바로잡기가 더 힘들어진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초등학교 4학년 정도를 나쁜 말 교정 시점의 마지노선으로 본다. 정윤경 가톨릭대 심리학과 교수는 “초등학교 5학년만 돼도 왜 욕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인지하고 걸러낼 능력이 있다. 하지만 그 전에는 욕설에 담겨 있는 폭력이 온몸에 전해진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이를 교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백병원의 우종민 박사(정신건강의학과)는 “아이들은 말로 세상을 본다. 나쁜 말을 자주 들으면 세상을 보는 시각과 감정 표현 방식 자체가 어두워진다”고 했다. 뇌과학적으로도 설명이 가능하다. 가천대 의대 뇌과학연구소 김영보 교수는 “일단 전두엽에 깊숙이 각인된 언어 습관은 일정 시기가 지나면 고치기 힘들기에 나쁜 말 바로잡기는 반드시 어릴 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신진우 niceshin@donga.com·김희균 기자팀장=하종대 동아일보 부국장(편집국)동아일보 이광표 부장(정책사회부) 홍석민(산업부) 하임숙(경제부) 정위용(국제부) 서정보(사회부) 김희균(정책사회부) 황준하 차장(편집부)최창봉(정치부) 이은택(사회부) 신진우(정책사회부) 우정렬(문화부) 권기령 기자(뉴스디자인팀) 김아연 매니저채널A 김민지 황순욱(사회부) 황형준(정치부) 안건우 기자(국제부)}

    • 2014-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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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 눈높이 맞춘 SNS 수업… 졸던 교실에서 두눈이 번쩍”

    한 학년이 9명에 불과한 전북 정읍시 칠보초등학교에는 매주 화요일 특별한 선생님이 찾아온다. 아이들은 그를 ‘키다리 아저씨’ 또는 ‘우리 삼촌’이라고 부르곤 한다. 아이들의 ‘키다리 아저씨’는 바로 비영리 교육단체 ‘아띠’의 공경용 대표(33). 2011년 4월 우연치 않게 이 학교의 일일강사로 초빙된 공 대표는 참담한 경험을 했다. ‘예술적 창의성을 통한 더 나은 세상 만들기’를 주제로 강의를 했지만 학생의 절반은 졸았고, 나머지도 대부분 먼 산만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주제는 그가 평소에 성인들을 대상으로 강의하던 내용이었다. 오기가 발동한 공 대표는 스스로 다시 강의를 하겠다고 학교에 요청했다. 그는 요즘 아이들에게 맞춰 ‘소셜미디어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기’를 주제로 삼고 설명 방식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진행했다. 아이들의 반응은 처음과는 완전 딴판이었다. 학생들의 반응이 달라지자 이제는 학교에서 강의를 부탁했다. 대도시보다 교육 여건은 떨어지지만 호기심과 열정만큼은 도시 아이들 못지않았던 아이들. 시간이나 비용 모두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그 초롱초롱한 눈빛이 공 대표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후 그는 자비로 매주 칠보초등학교와 전남 함평군의 월아초등학교 두 곳에서 창의적 체험활동, 방과후 교실 수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 활동에 공감해 동참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생기면서 봉사활동의 규모가 커졌고 급기야 좀더 조직적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비영리 교육단체인 ‘아띠’까지 만들게 됐다. 아띠에는 기업 대표, 아나운서, PD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는 삼성전자 사회공헌팀 후원으로 관련 교재를 제작했고 전남·북 교육청은 ‘아띠’의 활동에 대한 지원을 고려하고 있다.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거나 경험할 수 있는 활동도 폭넓게 진행 중이다. 학생들이 매주 학교와 가정에서 남은 밥과 재료를 가져와 주먹밥을 만들어 지역 홀몸노인들에게 전달하는 ‘주먹밥 프로젝트’, 역할극 등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포용하는 ‘왕따 퇴치 프로젝트’ 등이 대표적이다. 공 대표의 꿈은 현재진행형이다. 아직 구상하고 있는 무료 봉사 모델의 10%도 채워지지 않았다는 것. 그는 “봉사를 봉사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행동으로 여기는 사회, 봉사 단체가 상생의 기업으로 자리잡는 시대가 될 있도록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3-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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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어高도 女風 축구가 사라졌다

    학생들은 몇 달 전부터 준비에 들어갔다. 과별로 유니폼을 맞추고 연습경기를 하는 가운데 열기가 점차 뜨거워졌다. 체육대회를 앞둔 10년 전 서울 A외국어고의 풍경. 그런데 요즘엔 다르다. 종목 구성부터 달라졌다. 남학생 수가 줄면서 대표종목이던 축구가 없어졌다. 학생들의 관심도 크게 시들해졌다. 이 학교 양모 양(고2)은 “여학생 대부분은 체육시간에 비가 오기만 바란다. 체육대회 대신 장기자랑이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의 B외고에선 최근 졸업생 선배를 초청해 강연을 듣는 행사를 가졌다. 강당에 모인 학생 가운데 10명 중 8명은 여학생. 그나마 있는 몇몇 남학생 가운데 적극적으로 질문하거나 메모하는 학생은 드물었다. 대부분 뒷자리 끝줄에서 먼 산만 바라보거나 그저 ‘침묵’할 뿐이었다. 외국어고에 ‘여풍(女風)’이 거세다. 입시교육기관인 하늘교육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경기권 14개 외고의 1학년 여학생 비율은 2010년 63.1%에서 2011년 65.6%, 2012년 66.9%로 늘었다. 올해는 68.8%로 증가했다. 서울 소재 6개 외고만 놓고 보면 올해 1학년 여학생 비율은 77.5%에 이른다. 10명 중 7, 8명이 여학생인 셈이다. 이런 현상은 사회 전반적으로 유행처럼 불고 있는 여풍 영향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일형 대원외고 교감은 “중학교에서 여학생 학력이 꾸준히 향상되면서 시험을 통해 입학하는 특목고 특성상 여학생 비율이 높아졌다”고 했다. 몇 년 전 바뀐 외고 입시제도도 여학생 비율 상승을 이끌었다. 외고는 2010학년도부터 자기주도학습전형으로 모집 방식을 바꿨다. 기존 영어듣기평가, 지필고사, 구술면접 등을 통한 선발 대신 내신, 자기계발계획서, 면접 등을 중심으로 학생을 뽑았다. 이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이에 강한 여학생들이 유리해진 것이다. 여학생이 늘어남에 따라 학교마다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정인석 대일외고 교사는 “일단 교육 과정이나 관련 매뉴얼, 학생들에 제공하는 서비스 자체를 여학생들 특징 및 성향에 맞춰 바꾸느라 고심 중”이라고 했다. 서울의 C외고는 전에는 남학생들을 앞 번호에 배치했으나 여학생이 더 많아지면서 앞 번호에 여학생들을 배정했다. 각종 동아리 유형이나 활동 방식도 여학생 위주로 짰다. 남자 화장실이 많던 시절도 이젠 옛날이야기. 대부분의 외고가 여학생 화장실을 늘리거나 확장 공사를 하고 있는 중이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김예윤 인턴기자 고려대 역사교육과 4학년}

    • 2013-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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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대 수시-정시 모집 내년부터 2회씩만 가능

    2015학년도부터 전문대의 수시 및 정시 모집 횟수가 각각 2회로 제한된다. 전형방법은 4개 요소로 간소화된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는 전국 138개 전문대의 ‘2015학년도 전문대학 입학전형 시행계획 주요사항’을 22일 발표했다. 시행계획에 따르면 2015학년도에 △수시 모집은 내년 9월 3∼27일과 11월 4∼18일 △정시 모집은 내년 12월 19일∼2015년 1월 2일과 2015년 2월 10∼14일에 각각 두 차례 실시된다. 수시, 정시 모집을 한 차례만 하는 대학은 두 시기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올해까진 모집 횟수에 제한이 없었다. 접수 일정도 학교가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했다. 그러다 보니 많게는 다섯 차례에 걸쳐 지원자를 받는 학교도 있었다. 오병진 협의회 학사지원부장은 “모집 일정이 학교마다 제각각이다 보니 불편함을 호소하는 수험생이 많았다. 이러한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 모집 횟수를 축소하고 접수 일정을 통일시켰다”고 설명했다. 전형 방법도 간소화했다. 교과 성적, 면접, 실기, 서류인 4개의 중심요소 가운데 개별 학교가 골라 평가하도록 했다. 평가 방법을 예측 가능한 수준으로 제한해 수험생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협의회는 전문대의 입학정보 제공 체제도 개선할 계획이다. 관심정보인 모집요강을 공통기준으로 표준화하고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도록 열람순서와 내용도 재구성하기로 했다. 2015학년도 전문대의 총 모집인원은 23만4596명으로 올해 24만6070명보다 1만1474명(4.7%) 줄었다. 협의회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에 맞추기 위해 대학 자체적으로 정원 감축 노력을 한 데다 직업교육 특성화 과정에서 학과를 구조조정해 정원이 줄었다”고 말했다. 전체 모집인원 가운데 수시로 18만8768명, 정시로 4만5828명을 선발한다. 수시 모집 선발 인원은 올해보다 4814명 줄었지만 선발 비중은 1.8%포인트 늘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3-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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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병원 공공성 살리면서 경영난 해소 위한 조치”

    정부가 13일 발표한 4차 투자활성화 대책 중에서 의료, 교육 분야의 방안은 실제 시행되기까지 많은 논란이 예상된다. 먼저 의료 분야에선 법인에 부대사업 목적으로 자회사 설립을 허용한 부분이 쟁점이다. 이 방안은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영리병원)에 대한 비판을 감안한 우회적인 선택이라 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병원 자체는 비영리법인으로 두되, 자회사를 통한 영리활용을 허용해 의료 공공성과 경영난 해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했다. 부대사업의 범위가 다양해지면 일자리가 늘고 해외로 진출하는 병원의 자금난도 해결된다는 판단이다. 이에 대해 보건의료단체는 ‘영리병원 도입의 전 단계’라며 반발한다. 자회사를 통해 과도하게 영리사업을 하면 의료 상업화가 가속화된다는 논리다. 의료계는 정부가 안전판으로 제시했던 모법인의 출자 제한 30% 방안이 별 효과가 없다고 본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의료계와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않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법인약국의 경우 정부는 제약계의 성장으로 이어지리라 기대하지만 약사들은 기업형 슈퍼마켓(SSM)처럼 동네 약국을 고사시킬지 모른다고 걱정한다. 지분 참여 자격을 약사로 한정해도 지역 약국의 안전판이 되긴 힘들다는 지적.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약국 설립규제를 완화한 유럽 국가는 약국 접근성 향상이나 의약품 가격 하락과 같은 효과가 미약했다”고 설명했다. 교육 분야에선 영리법인 국제학교에 결산상 이익잉여금의 배당을 허용한 방안이 논란의 대상이다. 현재 영리법인 국제학교는 제주에 3곳이 있다. 해외 조기유학을 흡수하고 국제화 전문 인력을 양성하자는 취지에서 특별히 허가했다. 정부는 영리법인이지만 잉여금을 배당할 수 없었던 이들 학교의 족쇄를 풀어줬다. 투자를 해도 수익을 가질 수 없는 지금 구조에선 당초 기대한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교육부 관계자는 “외국 사례를 봐도 잉여금 배당을 허용하는 걸로 안다. 약간의 당근이 실질적인 투자 효과로 이어질 거라 기대한다”고 했다. 일각에선 학교가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할지 모른다고 지적한다. 외국 학교가 등록금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하고 폭리를 취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얘기. 국내 대기업이 학교를 설립해 이익을 챙기면 교육이 상업적으로 물들지 모른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교육부는 안전판을 충분히 마련했다고 설명한다. 교육부 이영찬 기획담당관은 “순이익의 일정 비율을 채무상환적립금과 학교발전기금으로 일단 유보하고 일정 재무비율을 충족할 때만 배당하도록 하는 등 조건이 굉장히 엄격하다”고 했다. 과도한 등록금 인상을 막기 위한 조건 역시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신진우 niceshin@donga.com·유근형 기자}

    • 2013-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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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 대학가는 길]고려대, 모집인원 70% 수능성적 100%로 우선선발

    고려대는 2014학년도 정시모집에서 △일반전형 1042명(사이버국방학과 10명 외) △기회균등특별전형(농어촌 학생, 특성화고교졸업자, 특수교육대상자) 124명을 선발한다. 정시 일반전형에선 모집인원의 70%를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100%로 우선 선발한다. 나머지 30%는 모집단위별 전형요소 반영비율을 적용한다. 인문계와 자연계 모두 수능 50%와 학교생활기록부 50%(교과 45%, 비교과 5%)로 선발한다. 의과대와 사범대는 수능 50%, 학생부 40%, 면접 10%를 합산해 반영한다. 수능 반영 선택 영역은 인문계 모집단위가 국어B, 수학A, 영어B, 사회탐구 2개 과목이다. 자연계 모집단위는 국어A, 수학B, 영어B, 과학탐구 2개 과목을 반영한다. 다만 가정교육과, 간호대, 정보통신대는 국어A, 수학B, 영어B, 과탐 2개 과목 응시자 중에서 모집인원의 70% 이상을 선발하고 국어B, 수학A, 영어B, 사탐 2개 과목 응시자에서 모집인원의 30% 이내로 뽑는다. 탐구영역은 별도의 지정과목이 없되 반드시 2개 과목 성적을 제출해야 한다. 인문계 모집단위는 탐구영역 2개 과목 중 한 과목을 제2외국어·한문으로 대체 가능하다. 예체능계는 A·B형 제한이 없으며 B형 가산점 역시 없다. 예능계는 국어와 영어, 체능계는 국어 영어 수학 탐구영역을 요구한다. 학생부 성적은 교과 영역 90%와 비교과 10%를 반영한다. 일반전형의 인문계 및 예능계는 국어 수학 영어 사회, 자연계는 국어 수학 영어 과학을 각각 반영한다. 체능계는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으로 뽑는다. 다만 모집단위 계열에 따라 학년, 학기 구분 없이 교과(군)별 석차등급 상위 3과목 이내를 반영한다. 기회균등특별전형 중 인문계는 국어 수학 영어 사회, 자연계는 국어 수학 영어 과학을 반영한다. 일반전형과 달리 모집단위 계열별 반영 교과(군)의 전 과목을 반영한다. 일반전형에서 우선선발 합격자가 등록하지 않으면 결원은 일반선발 전형(수능 50%, 학생부 50%)에서 충원한다. 농어촌학생 전형으로 지원하려면 해당 지역 중고교 6년 전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하며 고교 졸업일까지 반드시 해당 지역에 거주해야 한다. 원서 접수는 19∼21일 인터넷으로 진행한다. 자세한 내용은 입학처 홈페이지(oku.korea.ac.kr)를 참조하거나 전화(02-3290-5161∼3)로 문의하면 된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3-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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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 대학가는 길]선문대, 연간 장학금 수혜 비율 153%

    선문대는 글로벌 대학의 선두주자로 명성이 높다. 우선 외국인 유학생 비율이 매우 높다. 영국의 대학 평가기관인 QS에서 실시한 ‘2009, 2010 아시아 대학평가’에서 외국인 학생 비율 국내 1위에 올랐다. 아시아 448개 대학 가운데는 13위였다. 유학생들을 위한 탄탄한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한국 학생이 외국인 유학생의 한국어 및 전공 학습 등을 돕는 학습코치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높은 취업률도 선문대의 자랑이다. 올해 5개 학과가 취업률 전국 1위에 올랐다. 1만 명 이상 지방 사립대 취업률에선 전국 2위다. 연간 장학금 수혜 인원 비율도 높다. 153.2%에 이른다. 이는 한 학생이 2가지 이상 장학금을 받는 것도 포함한 수치다. 글로벌 대학으로 도약하는 선문대는 2014학년도 정시모집에서 ‘나’, ‘다’군으로 각각 442명, 403명 등 845명을 선발한다. 나군에서는 일반전형만 실시하며 다군에서는 △일반 △농어촌학생 △특성화고교졸업자 △교육기회균형 전형 등으로 나눠 뽑는다. 일반 전형 나군은 학교생활기록부 성적 60%와 대학수학능력시험 40%를 합산하고 다군은 수능 100%로 선발한다. 다만 다군의 농어촌학생, 특성화고교졸업자, 교육기회균형 전형은 수능 대신 학생부 성적으로 100% 합격자를 가린다. 면접은 신학순결학과, 무도경호학과만 실시한다. 학생부 영역별 반영 비율은 교과 90%이고 비교과 중에서는 출결만 10%다. 예년과 달리 학년별 반영 비율이 폐지됐다. 6개 학기 중 6과목이 반영되며 졸업생도 동일하게 적용한다. 수능 점수는 백분위 지표를 반영한다. 반영 영역은 국어 수학 영어 중 대학 필수 반영 영역 1개와 선택 1개, 과학·사회·직업탐구 중 1개(1과목) 등 3개다. 제2외국어·한문 영역도 반영할 수 있고 탐구영역 1과목으로 대체 가능하다. 또 각 단과대학별 필수 반영 영역이 지정돼 있다. 이 영역을 B형으로 선택하면 총점에서 10% 가산점을 얻을 수 있다. 모집인원 유동제를 실시해 동점자가 발생하면 모두 합격으로 처리한다. 또 계열별 교차지원이 가능하며 나, 다군에 복수지원 할 수도 있다. 원서는 나, 다군 모두 20∼24일 인터넷(www.sunmoon.ac.kr 또는 www.uway.com)으로 접수한다. 궁금한 점은 홈페이지(tulip.sunmoon.ac.kr)를 보거나 전화(041-530-2033∼4)로 문의하면 된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3-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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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 대학가는 길]서울시립대, 수능 국수영은 표준점수… 탐구는 백분위 변환

    서울시립대는 정시모집에서 868명을 ‘가’군 132명(예체능계열), ‘나’군 671명(인문·자연계열 일반전형 및 기회균등전형Ⅱ), ‘다’군 65명(인문·자연계열 일부학과)으로 나눠 모집한다. 다군은 대학수학능력시험 100%로 선발하고 나군은 모집인원 30%를 우선선발 방식으로 수능 70%와 학교생활기록부 30%로, 나머지 일반선발 70%는 수능 100%로 뽑는다. 가군 예체능계열은 수능 학생부 실기고사 성적을 합산한다. 나군의 기회균등전형Ⅱ는 정원 외 전형으로 농어촌학생(40명) 특성화고교졸업자(40명)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40명) 특수교육대상자(10명)를 뽑는다. 수능 70%, 학생부 30%이며 전형별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된다. 수능 성적은 국어 수학 영어는 표준점수를, 탐구영역은 백분위 점수를 활용한 자체 변환 점수를 사용한다. 반영비율은 나군 일반선발 인문계열이 국어B 28.6%, 수학A 28.6%, 영어B 28.6%, 사회탐구·과학탐구(2과목) 14.2%. 자연계열은 국어A 20%, 수학B 30%, 영어B 20%, 과탐(2과목) 30%이다. 일반전형 우선선발의 학생부는 4개 교과(국어 수학 영어 사회·과학) 전 과목 중 교과별 상위 3개 과목씩 12개 과목을 반영한다. 학년별 반영비율은 없다. 단, 예체능계열은 전 학년 국어 영어의 전 과목을 반영한다. 원서는 20∼24일 받는다. 자세한 문의는 홈페이지(iphak.uos.ac.kr)나 전화(02-6490-6180∼1)를 이용하면 된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3-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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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 대학가는 길]중앙대 제2외국어·한문, 사회탐구 한 과목 인정

    중앙대는 2014학년도 정시모집에서 1406명을 ‘가’ ‘나’ ‘다’군으로 분할 모집한다. 가군 우선선발과 나, 다군은 대학수학능력시험으로만 뽑고 가군의 일반선발은 수능 70%와 학교생활기록부 30%로 선발한다. 동일계특별전형은 다군으로 모집군을 옮겼다. 과목별 반영비율은 △인문계열은 국어B 30%, 수학A 30%, 영어B 30%, 사회탐구 10% △자연계열은 국어A 20%, 수학B 30%, 영어B 20%, 과학탐구 30%다. 탐구영역은 2과목을 반영한다. 제2외국어·한문은 사회탐구 한 과목으로 인정해 반영한다. 제2외국어에서 제외되는 외국어는 없다. 수시전형으로 수험생을 100% 모집하는 학과는 미등록 인원이 생겼을 때 나군의 입학사정관전형 학교생활우수자로 이월해 서류 100%로 선발한다. 서류평가는 학생부,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를 입학사정관이 평가한다. 중앙대의 장학금은 사립대 최상위권 수준을 자랑한다. 신·입학 장학프로그램인 ‘다빈치 스칼라십’은 미래를 선도할 학과 ‘빅5(경영학부 글로벌금융, 공공인재학부, 국제물류학과, 융합공학부, 에너지시스템공학부)’의 정시 가, 나군 합격자 전원에게 4년 전액 등록금을 제공한다. 정시 나군 최초합격자 전원에게도 4년 반액 등록금 제공 등 혜택을 준다. 원서 접수기간은 20∼24일이다. 궁금한 내용은 홈페이지(admission.cau.ac.kr)를 참조하거나 전화(02-820-6756)로 문의하면 된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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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 대학가는 길]한국외대, 나군 모집인원 70% 수능으로 우선 선발

    한국외국어대는 2014학년도 정시모집에서 1352명(서울캠퍼스 620명, 글로벌캠퍼스 732명)을 뽑는다. 수시모집 추가합격자의 등록이 완료되면 미충원 인원은 서울캠퍼스 ‘나’군, 글로벌캠퍼스 ‘다’군에 포함해 선발한다. 서울캠퍼스는 가군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100%로 선발한다. 신설 모집단위인LD(Language&Diplomacy) 학부를 필두로 영어학부 중국언어문화학부 중국외교통상학부 일본언어문화학부 사회과학계열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국제통상학과 경제학부 경영학부 등 10개 모집단위에서 133명을 뽑는다. 나군에서는 전 모집단위에서 487명을 선발하며 모집인원의 70%를 수능만으로 우선선발하고 일반선발에선 수능 80%와 학교생활기록부 20%를 합해 선발한다. 글로벌캠퍼스 역시 가군 15개 모집단위에서 수능 100%로 150명을 선발한다. 다군에서는 전 모집단위에서 582명을 선발하며 모집인원의 선발비율 및 방법은 서울캠퍼스와 동일하다. 이번 정시모집의 가장 큰 변화는 LD학부, 한국학과 등 학제개편으로 인한 모집단위 신설 및 개편이다. 또 서양어대학 동양어대학 사회과학계열 인문대학 등 광역화 모집 실시도 눈에 띈다. 원서 접수기간은 서울캠퍼스 19∼23일, 글로벌캠퍼스 20∼24일이다. 궁금한 점은 홈페이지(www.hufs.ac.kr)를 참조하거나 전화(서울캠퍼스 02-2173-2076∼8, 글로벌캠퍼스 031-330-4399)하면 된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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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 대학가는 길]어려워진 수능, 하향지원 바람 분다

    정시모집에서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가장 중요한 요소다. 수능 성적순으로 대학에 진학한다면 그저 높은 점수를 얻으면 끝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대학에서 수능 성적을 반영하는 방법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인문계 인문계 최상위권(평균 1등급)은 표준점수 1점 안에 500여 명이 몰려 있다. 수험생들이 매우 촘촘하게 몰리다 보니 대학에선 학생 선발을 위해 소수점까지 활용해 동점자를 가려낸다. 따라서 대학의 성적 산출방법으로 자신의 점수를 소수점까지 보고 다른 경쟁자와 비교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인문계 상위권 수험생은 학과나 모집단위보다 대학에 맞춰 진학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선호하지 않는 학과라 하더라도 조금이라도 인지도가 높은 대학에 지원하려 한다. 이때 주로 지원참고표(배치표) 아래쪽에 있는 대학에 지원한다. 그러나 이번 정시모집에선 조금 위험할지 모른다. 올해 수험생들의 하향지원이 두드러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향지원 경향으로 보는 첫 번째 이유는 수능이 어려워서다. 일반적으로 수능이 어려울 때 수험생들의 하향지원 심리가 강해진다. 두 번째는 영어A로 빠져나간 인원이 많아 지난해 입시결과보다 자신의 성적이 낮다고 생각하는 수험생이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향지원 경향이 강해지면 배치표 아래쪽에 있는 모집단위에 지원하거나 대학을 한 단계 낮추고 배치표 위쪽에 있는 모집단위에 지원하는 경향이 강해진다. 따라서 배치표 하단 학과와 상단 학과에 지원할 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중위권 수험생은 중위권 대학에서 A, B형을 지정한 곳이 많지 않아 유형 선택에 따른 가산점이 지원전략의 핵심이다. 또 하나, 수능 성적 반영 때 표준점수를 활용하는지, 백분위를 활용하는지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이를 테면 영어B에 10% 가산점을 주는 예를 살펴보자. 영어B에 가산점을 주기에 영어A를 선택한 수험생들이 불리해질 거라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꼭 그렇진 않다. 상황에 따라 백분위에 가산점을 받으면 영어A를 선택한 수험생의 점수가 더 높아질 수 있다. 이런 때 A형을 선택한 수험생은 표준점수를 반영하는 대학보다 백분위를 활용하는 대학 위주로 지원 목표대학을 선택해 전략을 세우면 의외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자연계 최상위권 대부분의 대학은 수능을 반영할 때 표준점수를 사용한다. 최상위권 대학에선 과목에 따른 표준점수 불균형을 조정하기 위해 변환표준점수를 사용한다. 최상위권에 지원하는 수험생이라면 변환표준점수도 주의 깊게 봐야 한다는 뜻이다. 상위권 수험생은 수시 최저학력기준을 맞춘다는 생각으로 공부해 영역별 성적편차가 큰 학생이 많다. 이 학생들은 특정 영역의 반영비율이 낮거나 반영하지 않는 모집단위를 눈여겨 봐야 한다. 예를 들어 홍익대는 ‘가’, ‘다’군은 국어A, 영어B 중 하나를 택하고 수학B와 과학탐구를 필수로 3개 영역을 동일한 비율로 반영한다. ‘나’군은 수학과 과학탐구만 반영한다. 자연계 최상위권 수험생은 다군에 지원할 만한 대학이 많지 않다. 그러다 보니 다군에는 주로 자신의 점수대에 비해 낮은 성적대 대학과 모집단위에 지원한다. 이는 다군에 미등록 충원이 많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가, 나군에 비해 2∼3배 더 많은 추가합격이 이뤄진다. 중위권 학생은 수학B 지정 여부가 지원전략 수립의 핵심이다. 지난해에 비해 수학B를 지정한 대학이 늘어서다. 동시에 수학B에 응시한 수험생도 늘었지만 전년도 수학 가, 나를 모두 반영하던 대학이 B형을 지정하면서 수학A에 응시한 인문계 학생들이 교차 지원할 수 있는 대학이 줄었다. 예년에는 가형만 반영하는 모집단위는 수리 가형과 나형을 모두 반영해주던 모집단위에 비해 성적과 지원율이 낮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올해도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학A, 국어B, 영어B에 응시한 수험생 21만5302명이란 잠재적 경쟁자가 사라지고 수학B 응시자끼리 경쟁하게 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당 대학에 지원율과 합격 성적이 하락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수학B에 응시했다면 다음 대학에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을 추천한다. 대표적으로 가천대 서울과학기술대 세종대 한성대 등이다.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

    • 2013-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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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조교육 열쇠는 컴퓨팅적 思考”… 한국 교실에 도입 추진

    《 “컴퓨팅적 사고(Computational Thinking)가 미래 창조 교육의 키워드다.” 세계적인 과학 축제인 ‘2013 과학창의 연례 콘퍼런스’가 4일부터 3일 동안 서울 광장동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열렸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하고 한국과학창의재단 주관으로 열린 이번 행사의 주요 키워드는 컴퓨팅적 사고. 국내외 과학 분야 교수와 기술자, 초중고교 교사 등 참석자들은 컴퓨팅적 사고가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지 또 이 사고를 교육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            ○ 인간 사고와 컴퓨터의 만남 미국 인디애나대의 카일 페플러 교수는 “미국에선 컴퓨팅적 사고를 길러 주기 위해 아이들이 스스로 무언가를 만들게 하는 학습 프로그램을 확대 중”이라고 소개했다. 영국 브루넬대 로렌스 윌리엄스 교수 역시 “단순 주입식 교육이 아닌 참여, 창의, 배움의 즐거움을 학생들에게 전해 줘야 한다”며 “컴퓨팅적 사고가 즐거움의 핵심이자 원천”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컴퓨팅적 사고가 요구하는 자질이나 능력을 크게 5가지로 요약한다. 복잡한 것을 다루는 자신감과 어려운 문제를 끈기 있게 처리하는 인내, 다양함을 인정하는 관용, 폭넓은 문제까지 다루는 응용력, 타인과 소통하고 일하는 팀워크다. 미국 카네기멜런대의 지네트 윙 교수는 “컴퓨팅적 사고가 향상되는 정도는 눈에 잘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이제는 이 사고가 없으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샘솟기를 기대하기 어려운 시대”라고 말했다.○ 컴퓨팅적 사고는 창의교육 열쇠 컴퓨팅적 사고는 한 분야에 국한된 단편적 학습에서 벗어나 복합적 사고로 나아가는 중요한 도구다. 최근엔 21세기가 요구하는 창의적 문제 해결의 핵심 역량으로 주목받는다. 교육계의 관심은 이 컴퓨팅적 사고를 어떻게 교육하고 길러 주느냐에 모아져 있다. 미국에선 차세대 과학 표준 수립을 위한 과학 교육 혁신 시도에 최근 컴퓨팅적 사고를 도입했다. 백악관의 과학기술정책 자료에 의하면 미국은 올해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교육 예산을 지난해보다 7% 늘린 3500억 원 수준으로 편성했다. 또 향후 10년간 수학 및 과학 교사를 10만 명 이상 양성하고 STEM 전 분야에서 100만 명 규모의 교사를 육성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영국에서는 5∼16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컴퓨팅적 사고를 적용해 보니 학생들이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정 절차인 ‘알고리즘’을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데 큰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했다. 과학 수학 등 핵심 교과에 학년에 상관없이 컴퓨팅적 사고를 적용하게 된 이유다. 국내에서도 창조경제 시대를 이끌 인재의 기본 역량을 함양하기 위한 목적으로 컴퓨팅적 사고를 반영한 미래형 과학 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올해부터 컴퓨팅적 사고에 대한 기초연구를 시작했다. 내년 상반기경 초기 작업이 마무리될 예정인 이 연구는 초중고교 전체에 컴퓨팅적 사고를 체계적으로 도입하려는 준비 작업이다. 정부는 이렇게 도출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내년부터 콘텐츠 개발과 적용 연구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강혜련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은 “과학과 기술은 인류가 당면한 현재와 미래의 문제들을 해결하는 열쇠”라며 “세계 주요 선진국들이 국가 경쟁력 원천을 과학 교육 혁신에서 찾는 만큼 우리 역시 컴퓨팅적 사고를 적극 활용하는 방향으로 교육계의 큰 틀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실생활 문제 해결에 과학 원리가 어떻게 적용되는지 직접 체험한 학생은 창의 인재로 자랄 가능성이 훨씬 크다. 강 이사장은 “정부 부처와 전문가들이 힘을 합쳐 학교에서 컴퓨팅적 사고력을 조직적으로 길러 주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컴퓨팅적 사고 : : 기본적으로 인간 사고와 컴퓨터 능력을 통합했다는 뜻이다. 데이터 수집 및 분석, 표현, 문제 분해 및 추상화, 자동화 등 컴퓨터의 해결 능력을 그대로 사고에 적용해 각종 분야에서 문제 해결에 적용하려는 시도인 셈이다. 유비쿼터스 컴퓨팅(컴퓨터 분야), 음성인식(인공지능 응용 분야), 유전자 치료 및 게놈 스캐닝(바이오 의약 분야) 등은 컴퓨팅적 사고를 유용하게 활용한 대표적 모델이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3-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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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드림]신구 세종대 총장 “취업 경쟁력 핵심은 지식보다 인성과 지혜”

    세종대 신구 총장(56)은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취업문제 해결을 1순위 공약으로 내세웠다. 6일 서울 광진구 세종대 총장실에서 만난 그는 “취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핵심은 인성 교육”이라고 했다. 인성과 취업. 얼핏 생각하면 잘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하지만 신 총장은 “올바른 인성에서 팀워크가 나온다. 배려와 협동은 취업 경쟁력의 핵심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인성 교육을 위해 봉사활동을 대학 커리큘럼에 넣었다. 학생들이 졸업할 때까지 32시간의 봉사활동을 마치도록 했다. 총장 직속으로 봉사활동 동아리인 ‘세종나눔봉사단’도 만들었다. 그는 “봉사를 많이 한 학생들에겐 ‘봉사왕 타이틀’도 준다. 학교에서 직접 봉사단을 꾸려 해외봉사까지 보낸다”고 했다. 인성 못지않게 중요한 키워드로 신 총장은 지혜를 꼽았다. 최근 화두인 ‘빅데이터’를 예로 들었다. 과거엔 데이터 분석만 하는 전문 기술자가 중요했지만 빅데이터 시대인 지금은 단순분석에 그치지 않고 이슈를 기획, 해석하는 능력까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인문학과 과학의 결합이 필요하고 사고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신 총장은 이렇게 통합적인 사고가 가능한 인물이야말로 ‘지혜로운 인재’라고 강조했다. 지혜를 기르는 방법으로 그는 독서를 강조했다. ‘독서 토론’이란 과목을 개설한 이유다. 재학생들이 추천 고전 100권 가운데 10권을 읽고 시험을 본 뒤 합격해야 졸업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교수들에겐 토론식 강의를 적극 추천한다. 전체 강의 중 최소 30% 이상은 토론, 발표 수업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신 총장은 “대학이 학생들의 취업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주려면 캠퍼스 안에만 머물러선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지자체와 기업이 연계해 고민을 공유해야 실질적으로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해 지난달 말 서울 성동구,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와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한 상호협력 협약’을 맺었다. 신 총장은 교수와 학생의 벽도 크게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생을 제대로 알아야 제대로 된 취업상담을 해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래서 아예 1학년 필수 과목으로 ‘신입생 세미나’란 수업을 만들었다. 16주가량 교수와 학생이 이야기를 나누고 진로에 대한 고민을 공유하면서 자연스럽게 가까워지는 장을 마련한 것. 졸업 시점에는 ‘졸업 연구와 발표’란 수업도 들어야 한다. 학생이 지도교수 연구실에 들어가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논문을 쓰고, 발표까지 하면서 자연스럽게 교수와 친해질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3-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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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문화 아이들과 그림놀이 하며 소통했어요”

    태어난 곳은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 일본에서 5년 동안 살았다. 한국에서 공부한 기간은 단 1년. 유치원에 다닌 게 전부다. 한국말 읽기와 쓰기는 거의 할 줄 모르는 상황. 라온누리학급에 다니는 A 양(1학년) 얘기다. 라온누리학급은 대전 흥룡초등학교의 다문화가정 학생 반이다. 이 학교 김효정 교사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학년이 다르고, 살던 곳이 다르고, 한국에 머문 기간이 제각각인 어린이들. 어떻게 학교생활에 적응시킬까. 김 교사는 일단 아이들 마음부터 열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말로 하는 소통이 힘들다면 그림은 어떨까. 그래서 A4 용지를 나눠주고 선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라고 했다. 큰 전지를 이어 붙인 뒤 릴레이로 그림을 그리도록 했다. 효과는 만점. 아이들은 그림을 그리며 집중했고 이야기를 이어 나가며 사이가 돈독해졌다. 교육부가 개최한 ‘제5회 다문화교육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최우수작으로 뽑힌 김 교사의 사례다. 채용기 교사(경기 부발중) 사례도 최우수작으로 선정됐다. 채 교사는 다문화 거점학교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인 공로를 인정받았다. 다문화교육 지원부문 최우수작은 중도 입국 청소년 발굴 등에 힘쓴 장준 다문화 전담 코디네이터(충북교육청)가 받았다. 교육부는 11일 서울 세종로 국립민속박물관 강당에서 시상식을 연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3-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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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arrative Report]깜깜이 수능 뒤엔 점점… 커지는 불안 占占… 붐비는 발길

    《 표정엔 근심이 가득하다. 반복되는 한숨 소리. 길게 한숨을 내쉴 때마다 얇은 입술은 파르르 떨린다. 애써 불안함을 누르기 위해 애꿎은 펜만 연신 돌려대는 탓에 죄 없는 손가락만 힘들다. 고뇌하는 중년 여자 앞엔 커다란 메모지가 한 장 놓여 있다. 메모지엔 가, 나, 다군이란 항목 아래 차례로 지원 가능한 대학 및 학교 정보가 빼곡하다. 이 여자의 딸은 미술을 전공하는 고교 3학년. 얼마 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봤다.책상 건너 맞은편. 깔끔하게 머리를 빗어 넘긴 중년 남자가 있다. 빳빳하게 다린 정장에 까만 뿔테 안경. 날카로운 이미지가 물씬 묻어난다. 그의 입에선 전문 입시용어가 쏟아져 나온다. 》 책상 위 나란히 설치된 두 대의 모니터. 옆엔 대학입시 관련 서적과 홍보 전단이 놓여 있다. 전단에는 ‘아직도 진로, 진학 문제 때문에 고민 중이십니까’라는 글귀가 크게 적혀 있다. 아래엔 이렇게 쓰여 있다. ‘서울 강남에서 16년 상담 경력의 노하우.’○ 치맛바람은 눈물바람, 그리고 점집으로 열에 아홉은 학원 상담실이라 생각할지 모른다. 요즘 호황인 입시 컨설팅업체 사무실이라 대답할 법도 하다. 이들의 대화를 들어보자. “숙명여대보단 한양대가 좋습니다. 풍수적으로 미아리, 왕십리 쪽이 잘 맞거든요.”(남) “그래도 학원에선 숙대가 낫다고 하던데….”(여) “사주라는 게 확률이에요. 따님 사주를 보면 남녀공학이 더 잘 맞아요. 그러니 한양대가 확률상 유리하죠. 역마살이 좀 있으니 서울 캠퍼스를 지원하기 벅차면 지방 캠퍼스로 눈을 돌려도 좋습니다.”(남) 남자는 사주를 바탕으로 조언을 했다. 수시 접수일, 논술일, 면접일, 대학 첫 개강일 등 이미 정해져 있는 날짜에 학생 사주를 대입해 어느 대학 합격 운이 더 높을지, 입학한 뒤 학교생활을 잘할지 등까지 얘기해줬다. 사주, 성명학, 풍수 등을 복합적으로 이용해 입시 전략을 짜준다며 으쓱거렸다. 이 말도 잊지 않았다. “제가 아직까지 이 자리에서 살아 있다는 게 확률의 힘 아니겠습니까.” 여자는 입술이 말랐다. 지방 캠퍼스도 가겠느냐는 말엔 애를 위해 이사라도 가겠다고 했다. 세상 누구보다 불안하고 답답한데,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데, 앞에 앉은 남자는 진지하게 들어준다. 그걸로 이미 절반은 만족한 표정이다. 1시간가량 이어진 상담. 대화를 뜯어 보면 결국엔 돌고 돌아 처음 했던 얘기로 되돌아온 듯한데…. 그래도 여자는 흡족했다. 시원하게 수표 한 장을 건네주며 “애가 합격하면 한턱 내겠다”며 총총히 자리를 떴다. 이 남자, 송병창 원장은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점집’을 운영한다. 삼성동 한 빌딩에 자리 잡은 사무실 상호도 거창하다. ‘라이프비젼 미래휴먼 컨설팅.’ 처음 점집을 연 게 벌써 20년 전이다. 사실 대학에선 체육학, 대학원에선 관광경영학을 전공했다. 20대 때 8년간 한 직장생활을 접고 ‘점쟁이’ 길로 나선 건 점술인이었던 어머니 영향이 컸다. 어릴 때부터 집에서 자연스럽게 보고 배우다 보니 핏속에 흐르는 끼를 억제할 수 없었단다. 10년 전쯤 잘나갈 땐 남부럽지 않게 벌었다. 12명의 잘나가는 역학인들을 요일별로 초빙해 운영하니 임대료에 직원 월급 등을 제하고도 손에 쥐는 돈만 월 800만 원은 됐단다. 그러다 위기가 찾아왔다. 불황에 손님이 확 줄었다. 까다로운 역학인들을 관리하는 일도 점차 힘에 부쳤다. 가게를 접었다. 싱가포르로 훌쩍 떠났다. 3년 뒤 돌아와선 고심했다. 이미 ‘운세 시장’도 포화인 상황. 생존 전략을 찾아야 하는데…. 그러다 무릎을 탁 쳤다. ‘교육시장이다. 교육엔 불황이 없다.’ 그렇게 생각하고 들여다보니 빛이 보였다. 입학사정관제 등이 강화되고 수시모집 비중이 늘면서 까다로워진 대학 입시. 복잡하면 불안하다. 불안하면 의지할 곳을 찾게 된다. 게다가 핵가족 시대라 자식을 위해서라면 못할 게 없다. 곧바로 ‘교육과 사주역학의 만남’이라고 써넣은 명함을 만들었다. 진로나 적성에 맞춰 진학은 물론 편입학, 유학 시기와 방법 등까지 알려준다며 광고했다. 사주를 통해 학생의 특기를 알려주고 자기소개서 쓰는 방법까지 조언해준다고 했다. 결과는? ‘교육 불패’란 말이 피부에 와 닿았다. 손님의 3분의 2가 입시철에 몰렸다. 특히 정시모집을 앞두고선 문전성시. 수시 때 눈높이가 높던 학부모들이 마지막 지원 기회인 정시를 앞두곤 지푸라기라도 잡겠단 심정으로 찾아왔다. 그는 말했다. “이번에 수능이 어려웠잖아요. 선택형이어서 전략 짜기도 어렵고. 그 덕분에 찾아오는 학부모들이 지난해보다도 2배는 늘었네요. 특히 치맛바람이 센 학부모들일수록 답답하면 그게 눈물바람으로 변해 저를 찾죠.”○ 사교육 1번지…입시점 보는 사람들 3조4000억 원. 국내 ‘점집’들이 한 해 평균 벌어들이는 매출액 추정치다. 하지만 전통적 점집촌에선 요즘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대표적인 점집촌인 서울 강북구 미아동. 여기서만 20년 넘게 점집을 했다는 역술인 A 씨는 요즘 잘되느냐는 질문에 대뜸 짜증부터 냈다. 문은 열어 두는데 확실히 한풀 꺾였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인근 지구대의 경찰은 이곳에서 요즘 복채를 두고 벌어지는 사기사건이 늘었다고 했다. 손님이 줄어 경쟁이 붙다 보니 무리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사기까지 치게 된단 뜻이다. 그런데 임대료가 비싼 강남엔 점집이 오히려 늘었다. 그것도 논현, 청담, 대치동 등 강남에서도 금싸라기라고 소문난 곳에 몰려 있다. 대치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웬만한 벤처기업도 입주하기 힘든 곳에 사무실이 차려졌기에 봤더니 점집이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 점집이 들어선 빌딩의 경비원은 말했다. “아침, 저녁으로 아줌마들이 물어요. 점집이 몇 층이냐고.” ‘사교육 1번지’ 강남, 그리고 ‘입시점’을 보는 점집들, 이런 그림이 그려진다. 지하철 3호선 대치역 인근 점집인 ‘The Life’. 주변엔 온통 크고 작은 학원들로 빽빽하다. 점집 안으로 들어서면 입시상담업체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눈에 확 들어오는 원장의 경력. ‘35년 동안 대형 입시학원에서 언어와 논술을 강의, 상담실장까지 겸임.’ 노형권 원장은 학생의 학업 운을 보고 맞는 학과와 사회 진출 시기를 추천해준다. 젊어서 승려 생활을 잠시 했고 그때 사주를 배웠다고 했다. 이곳 역시 입시철이 대목이다. 수능 직후부터 12월 말까지 평소의 3배 넘는 손님이 찾는다. 노 원장은 말했다. “학부모들은 어느 대학, 어느 과에 지원할지, 수시를 어디에 쓸지는 기본으로 깔고, 예를 들면 가군 대학 가운데 어디에 쓰면 어떻게 운이 다른지 등까지 구체적으로 물어요. 저도 공부를 꾸준히 하죠. 바뀐 입시제도를 모르면 입이 굳으니.” 정진선(가명) 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곳을 찾았다. 아이가 재수를 했다. 불합격 소식을 들었을 땐 충격에 쓰러질 뻔했단다. 이틀 내내 울었다. 그때 아이와 함께 이곳을 처음 찾았다. 정 씨는 “원장님이 학원에 오래 계셔서 그런지 대화가 잘 통했다”고 했다. 사주입시컨설팅은 일반 입시컨설팅과 어떻게 다를까. 정 씨는 크게 다르진 않은 것 같다고 했다. 근데 왜 또 찾아왔느냐고 물었더니 이렇게 말했다. “올해는 잘될 운세라고 하니 마음이 편해지잖아요. 답답한 마음을 어루만지는 어떤 탈출구를 뚫어준 것 같기도 하고….” 학부모들의 뜨거운 입시열과 불안함에 기대는 건 신점(神占)을 보는 이들도 예외는 아니다. 여덟 살 때부터 귀신이 보이기 시작해 신병(神病)을 앓았고 20세 되던 해부터 신을 모시게 됐다는 ‘논현동 벼락대감’ 장용준 씨. 보증금 3000만 원에 월세만 130만 원이 넘는 곳에 터를 잡은 그에게도 수험생 학부모들은 고마운 존재다. 그의 신점이 사주입시컨설팅과 차이가 있다면 당락만 알려준다는 정도다. 이를테면 학부모가 원하는 대학, 학과 목록을 가져오면 빛이 보이는 곳으로 안내해 주는 식이다. 그를 안내하는 이? 당연히 모시는 신령님이다. 장 씨는 “10년 전만 해도 서울대 보내고 싶은 학부모는 재수를 시켜서라도 죽기 살기로 보내려고 했다. 그런데 요즘엔 어려울 것 같다고 하면 깨끗이 포기하고 낮추는 이들이 많다”고 했다. 경기 탓 아니겠냐는 나름의 해석. 그런데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한 가지는 있다고 목청을 가다듬었다. “자식 때문에 이곳을 찾는 부모의 발걸음, 그리고 그 애타는 심정이죠.” 전통적으로 점집 성수기는 설날 등 명절을 앞둔 시점이다. 사회에 불만이 늘어나고 불안감이 커지면 반비례해 점집은 성행한다는 말도 있다. 정작 점집 업계에선 이 모든 변수를 우습게 만드는 요인이 바로 ‘입시’라는 말이 유행처럼 떠돌고 있다. 한 역술인은 사실 애정이나 결혼 취업 등에 비해 입시점이 가장 쉽다고 했다. 학부모들이 이미 선택지를 가져오기에 찍어주기만 하기 때문이라는 고백(?)이다. 고3 아들을 둔 이미영(가명·여) 씨는 얼마 전 입시점을 본 직후 짜증이 치솟았다. 기본적인 입시정보도 모르면서 컨설팅이라고 해주다니. 속았다는 기분에 불쾌했다. 그런데 그 딱 하루 뒤 이 씨는 “솔직히 복채가 아깝진 않았다”고 했다. “일단 애를 위해 뭐라도 했잖아요. 안 했을 때 불안한 기분을 복채를 주고 산 거면 됐죠, 뭐.”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김예윤 인턴기자 고려대 역사교육과 4학년이예은 인턴기자 이화여대 역사교육과 졸업}

    • 2013-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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