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유라

조유라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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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사회부 교육팀 기자입니다. 2017년 입사해 정책사회부와 국제부를 거쳐 교육으로 돌아왔습니다.

jyr0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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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09~2026-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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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근길 사회] ‘자유’ ‘유일한’ 빠진…헌법학계로 번진 역사교과서 논쟁

    ‘자유’와 ‘유일한’. 2020년부터 중고교생이 배울 역사교과서 교육과정과 집필 기준에서 사라진 다섯 글자다. 교육부가 2일 공개한 ‘중학교 역사·고교 한국사 교육과정 및 집필기준 시안’에서 ‘자유민주주의’가 ‘민주주의’로 바뀌고, ‘대한민국이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서술이 빠졌다. 이를 두고 헌법학자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민주주의에 자유와 평등이 동시에 포함돼있지만 그동안 북한의 인민민주주의와 구분하기 위해 자유민주주의라는 용어를 써왔다”며 “자유를 왜 삭제했는지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현행 헌법에는 ‘자유민주주의’란 표현은 없다. 대신 ‘자유민주적 기본질서’가 헌법 전문과 3조에서 두 차례 등장한다. 그런데 헌법 8조4항를 보면 ‘자유’란 단어가 빠진 ‘민주적 기본질서’라는 표현이 나온다. 2014년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판결의 근거가 된 조항이다. 전학선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법에서도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민주적 기본질서가 모두 나온다”며 “민주주의는 당연히 자유를 전제로 하고 있어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에서) 자유가 빠져도 그 의미는 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시안에서 대한민국이 유엔이 승인한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표현이 빠진 건 헌법 3조의 영토조항(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과 배치된다는 지적이 있다. 허영 경희대 법한전문대학원 교수는 “우리 헌법에는 한반도를 영토를 규정하고 있고 한반도 내 유일한 합법정부는 대한민국 뿐이다. 교육부가 집필기준을 바꾸지 않는다면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여부를 가려야 할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고문현 한국헌법학회장은 “한반도 전체를 실효적으로 지배하지 못하고 있어 헌법 3조는 현실과 괴리된 대표적인 조항으로 꼽힌다. 명분은 있지만 실효성은 없는 조항”이라고 말했다. 헌법 3조만 보면 유일한 합법정부는 대한민국이지만 헌법 4조에서 ‘통일을 지향한다’고 되어 있다. 간접적으로 북한을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은 반국가 단체이지만 대화의 대상이라는 이중성을 띤다고 본다. 이것 자체가 유일한 정부라는 개념을 부정하는 것이라 더 이상 논쟁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 2018-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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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반도 유일 합법정부’ 없다가, 넣었다, 뺐다… 정권 따라 뒤집기

    2일 교육부가 공개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역사교과서 집필기준 시안은 총 7페이지다. 박근혜 정부 때 개정 교육과정 집필기준(45페이지)의 6분의 1도 안 된다. 그간 집필기준이 너무 세세하다는 비판을 고려해 최소한의 방향만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해석의 여지가 커지면서 역사교과서를 둘러싼 이념 논쟁은 오히려 치열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권의 성향에 따라 역사교과서의 핵심 표현이 들어갔다 빠졌다 하면서 학생들에게 혼선을 주는 것은 문제라는 비판이 많다.○ 바뀐 집필기준에 27년 전 논쟁 재연 새 역사교과서 교육과정과 집필기준 시안에서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표현이 빠지면서 역사학계의 해묵은 논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교육과정은 학생이 반드시 배워야 할 내용이고, 집필기준은 교육과정을 어떻게 교과서에 담을지를 정리한 지침이다. 출판사는 교과서를 만들 때 집필기준을 반드시 따라야 한다.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 논쟁은 2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전까지만 해도 한국이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데엔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1991년 남북한이 동시에 유엔에 가입하면서 1948년 유엔 총회 결의에 대한 해석 문제가 불거졌다. 보수진영에선 종전처럼 한국이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반면 대한민국이 ‘유엔한국임시위원단 감시가 가능한 지역에서 수립된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유엔 결의는 1948년 당시 선거가 가능한 ‘남한지역에서의 유일한 합법정부’로 봐야 한다는 게 진보진영의 주장이었다. 해묵은 논쟁이 역사교과서로 옮겨온 건 이명박 정부 때다. 당시 교육부는 2009 개정 교육과정을 만들면서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에 처음으로 ‘유엔으로부터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로 승인받았다’라고 명시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 개정 교육과정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에는 ‘유엔에 의해 합법정부로 승인됐다’고만 돼 있었다. ‘한반도의 유일한’이란 부분이 없었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3년 일부 출판사가 2009 개정 집필기준과 달리 합법정부의 전제로 ‘38도선 이남 지역’이라는 단서를 달자 교육부는 “객관적 사실을 오해하도록 했다”며 수정 명령을 내렸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도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표현이 유지됐으나 이번에 빠진 것이다.○ “역사교과서에 정치색 입히는 정권이 문제” 학계의 평가는 엇갈린다. 이명희 공주대 역사교육학과 교수는 “대한민국이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가 아니라면 6·25전쟁 당시 유엔군의 개입을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한시준 단국대 사학과 교수는 “1948년 총선거 당시 유엔 임시위원단은 소련의 반발로 북쪽에 가지 못했다”며 “임시위원단이 관리한 선거는 한반도 남쪽뿐이기에 ‘한반도 이남’의 유일한 합법정부로 해석해야 한다”고 맞섰다. 대한민국 정치체제가 ‘자유민주주의’인지 ‘민주주의’인지도 오랜 논쟁거리다. 노무현 정부까지 역대 모든 역사교과서에서는 민주주의라고 기술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이를 ‘자유민주주의’로 바꿨다. 민주주의라고만 쓰면 북한의 정치체제인 ‘인민민주주의’ ‘사회민주주의’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보수 진영의 주장을 반영한 것이다. 박근혜 정부 때도 이를 유지했으나 정권 교체와 함께 다시 민주주의로 원상 복귀했다. 박근혜 정부 때에는 처음으로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에서 1948년을 ‘대한민국 수립’이라고 기술했다. 그전까지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었다. 대한민국의 정통성은 1919년 세워진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부터 온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번에 다시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바뀌었다. 앞서 3차례 공청회 과정에서 논란이 된 6·25전쟁 남침 부분은 다시 포함됐다.김호경 kimhk@donga.com·조유라 기자}

    • 2018-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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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근길 사회] 정권 따라 오락가락 역사교과서

    2일 교육부가 공개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역사교과서 집필기준 시안은 총 7페이지다. 박근혜 정부 때 개정 교육과정 집필기준(45페이지)의 6분의 1도 안 된다. 그간 집필기준이 너무 세세하다는 비판을 고려해 최소한의 방향만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해석의 여지가 커지면서 역사교과서를 둘러싼 이념 논쟁은 오히려 치열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권의 성향에 따라 역사교과서의 핵심 표현이 들어갔다 빠졌다 하면서 학생들에게 혼선을 주는 것은 문제라는 비판이 많다.● 바뀐 집필기준에 27년 전 논쟁 재연 새 역사교과서 교육과정과 집필기준 시안에서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표현이 빠지면서 역사학계의 해묵은 논쟁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교육과정은 학생이 반드시 배워야 할 내용이고, 집필기준은 교육과정을 어떻게 교과서에 담을지를 정리한 지침이다. 출판사는 교과서를 만들 때 집필기준을 반드시 따라야 한다.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 논쟁은 2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전까지만 해도 한국이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데엔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1991년 남북한이 동시에 유엔에 가입하면서 1948년 유엔 총의 결의안에 대한 해석 문제가 불거졌다. 보수진영에선 종전처럼 한국이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반면 대한민국이 ‘유엔한국임시위원단 감시가 가능한 지역에서 수립된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유엔 결의안은 1948년 당시 선거가 가능한 ‘남한지역에서의 유일한 합법정부’로 봐야 한다는 게 진보진영의 주장이었다. 해묵은 논쟁이 역사교과서로 옮겨온 건 이명박 정부 때다. 당시 교육부는 2009 개정 교육과정을 만들면서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에 처음으로 ‘유엔으로부터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로 승인 받았다’라고 명시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 개정 교육과정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에는 ‘유엔이 의해 합법정부로 승인됐다’고만 돼 있었다. ‘한반도의 유일한’이란 부분이 없었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3년 일부 출판사가 2009 개정 집필기준과 달리 합법정부의 전제로 ‘38도선 이남 지역’이라는 단서를 달자 교육부는 “객관적 사실을 오해하도록 했다”며 수정 명령을 내렸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도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표현이 유지됐으나 이번에 빠진 것이다. ● “역사교과서에 정치색 입히는 정권이 문제” 학계의 평가는 엇갈린다. 이명희 공주대 역사교육학과 교수는 “대한민국이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가 아니라면 6·25 전쟁 당시 유엔군의 개입을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한시준 단국대 사학과 교수는 “1948년 총선거 당시 유엔 임시위원단은 소련의 반발로 북쪽에 가지 못했다”며 “임시위원단이 관리한 선거는 한반도 남쪽뿐이기에 ‘한반도 이남’의 유일한 합법정부로 해석해야 한다”고 맞섰다. 대한민국 정치체제가 ‘자유민주주의’인지 ‘민주주의’인지도 오랜 논쟁거리다. 노무현 정부까지 역대 모든 역사교과서에서는 민주주의라고 기술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이를 ‘자유민주주의’로 바꿨다. 민주주의라고만 쓰면 북한의 정치체제인 ‘인민민주주의’ ‘사회민주주의’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보수 진영의 주장을 반영한 것이다. 박근혜 정부 때도 이를 유지했으나 정권 교체와 함께 다시 민주주의로 원상 복귀했다. 박근혜 정부 때에는 처음으로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에서 1948년을 ‘대한민국 수립’이라고 기술했다. 그전까지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었다. 대한민국의 정통성은 1919년 세워진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부터 온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번에 다시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바뀌었다. 앞서 3차례 공청회 과정에서 논란이 된 6·25전쟁 남침 부분은 다시 포함됐다. 김덕수 서울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정권의 양 극단에 있는 사람들이 역사교육을 자기 생각대로 하려다보니 소모적 논쟁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 2018-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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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특위 위원 13명 선임, 교사 2명 포함… 교총-전교조 인사 배제

    현행 중학교 3학년이 치르게 될 2022학년도 대학입시 개편안의 윤곽을 마련할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국가교육회의 대입제도개편 특별위원회가 23일 출범했다. 국가교육회의는 이날 국가교육회의 상근위원인 김진경 기획단장(전 대통령교육문화비서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13명의 특위 명단을 공개했다. 특위는 대입제도를 연구하거나 입시 및 진학 업무를 담당했던 교수(6명)와 교사(2명) 위주로 전문성을 고려해 꾸려졌다. 그동안 국가교육회의 위원들이 문재인 대통령 지지 그룹 및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나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출신 등 전문성이 부족한 진보 진영 인사로 채워졌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국가교육회의 위원으로는 김 위원장 외에 3개 전문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김대현 부산대 교수, 박명림 연세대 교수, 장수명 한국교원대 교수가 포함됐다. 김은혜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입학기획팀장, 강석규 충북보건과학대 교수(입시학생취업처장), 이동우 대구 청구고 교사가 각각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의 추천을 받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교육 전문가로는 김무봉 동국대 교수, 김신영 한국외국어대 교수, 박병영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조사통계연구본부장, 오창민 서울 동일여고 교사가 포함됐다. 언론인 2명도 포함됐다. 대입제도개편 특위 위원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전문성’과 ‘대표성’을 보완하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나 전교조 등 직역단체를 배제해 ‘중립성’을 강조하고 있다. 직접적인 이해관계자인 학생과 학부모는 포함하지 않았다. 그 대신 별도로 온·오프라인 의견수렴 절차를 거칠 방침이다. 교육계에선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선호하는 교수와 교사들이 전진 배치됐다는 점에서 여전히 우려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교사들은 고교 교육 정상화 차원에서 학종을 선호하는 반면 특위에서 배제된 학생과 학부모들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확대를 요구하는 여론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 국가교육과정심의위원회 위원이기도 한 이동우 교사는 대표적인 ‘학종파’로 분류된다서울시교육청 대학진학지도지원단 팀장인 오창민 교사도 학종을 높이 평가해왔다. 다만 오 교사는 “학종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학종으로 쏠리는 건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무봉 교수는 학종 전문가로 유명하고, 김신영 교수는 수능 절대평가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교총 김재철 대변인은 “지난해 8월 수능 개편안이 유예된 건 학종의 불공정성 논란과 수능 정시 확대 여론 때문인데 이런 위원 구성이면 논란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입제도개편 특위는 앞으로 권역별 토론회인 ‘국민제안 열린마당’과 이해관계자 및 전문가 협의회, 온라인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가교육회의가 공론화할 범위를 설정해야 한다. 공론화위원회는 특위가 제안한 범위 내에서 압축된 의제를 결정해 6, 7월 본격적인 공론 절차를 거친다. 특위가 공론 절차를 통해 도출된 결론을 반영해 최종 대입 개편안을 마련하면 8월 초 국가교육회의가 전체회의를 거쳐 확정한다.우경임 woohaha@donga.com·조유라 기자}

    • 2018-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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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장일가 탄 항공기 이륙해도 30분 공항 대기”

    “이거 제대로 숙지하지 않으면 DDY가 말 그대로 경을 칩니다.” 대한항공 현직 승무원 A 씨는 22일 이른바 ‘VIP 수행 체크리스트’ 자료를 설명하던 중 이렇게 말했다. VIP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비롯해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등 총수 일가를 일컫는다. A 씨가 언급한 DDY는 조 회장을 가리키는 코드명이다. 자료에는 비행기 또는 차량으로 수행할 때 직원들의 행동지침이 담겨 있다. 지침은 7개 항목별로 나뉘어 있고 세부항목이 50여 개에 달했다. 기업 총수에 대한 기본 의전을 넘어 시시콜콜한 내용이 눈에 띈다. △좌측 전방 1보 앞서 동행하며 안내할 것 △VIP를 주차장으로 안내하는 것은 결례 △운전은 두 손으로 할 것 △이동경로 주변 음식점 정보와 음식 특성·가격 숙지 △호텔 사전 답사 △항공기 출발 후 30분 이상 공항 대기 △VIP 필요를 채워주려는 마음 자세 △잘못된 점 시인하기 같은 내용이다. 이행 여부를 Y(YES), N(NO)으로 표시하게 돼 있다. 자료는 수년 전부터 팀장을 거쳐 현장 승무원에게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2013년경부터 위에서 내려온 수행지침을 봤다. 당시 한 선배가 빠짐없이 지침을 외우라고 했다. 이런 것 때문에 악습이 되물림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승무원 B 씨는 “그런 지침도 아무 의미 없다”고 잘라 말했다. 지침을 따라도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B 씨는 새로운 사례를 털어놨다. 2014년 유럽행 비행기에 탄 이 이사장이 기내 면세품을 구입했다. 지침에는 ‘이 이사장이 면세품을 사면 결제하지 말라’는 내용이 있다고 한다. B 씨의 동료는 지침대로 면세품 결제를 하지 않았다. 그러자 이 이사장은 버럭 화를 내며 막말과 욕설을 했다는 것이다. 직원들이 과잉 의전 탓에 휴일까지 반납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객실 승무원 C 씨는 “3, 4년 전 (삼남매 중) 한 명이 국내선 항공편을 이용한다는 연락이 왔다. 쉬는 날인데 불려나가 매뉴얼 암기를 강요받았다. 한 여성 임원이 ‘VIP는 콜라를 좋아하고 커피에는 어떤 걸 넣어야 한다’고 가르쳐 속으로 지나치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발음까지 교정받았다”라고 밝혔다. 직원들의 익명 애플리케이션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는 비슷한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직원들의 폭로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정확한 사실 관계에 대해서는 확인해 드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배준우 jjoonn@donga.com·조유라 기자}

    • 2018-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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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수 “홍보해주세요” 메시지 보내자… 드루킹 “처리하겠습니다”

    댓글 여론 조작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의 초점이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의 연루 가능성으로 향하고 있다. 김 의원이 특정 기사의 인터넷접속주소(URL)를 ‘드루킹’ 김동원 씨(49·구속 기소)에게 직접 보내 홍보를 부탁했고 김 씨가 “처리하겠습니다”라며 응답한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특히 두 사람은 2016년 말부터 연락을 주고받았는데 유독 대선 기간에 ‘철통 보안’을 자랑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신저인 시그널을 사용해 의혹이 커지고 있다. 김 의원과 김 씨가 시그널을 통해 주고받은 55건의 대화에는 두 사람의 관계를 보여주는 단서가 일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철통 보안’ 시그널로 어떤 대화 했나 2016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김 의원이 텔레그램 대화방을 통해 김 씨에게 보낸 메시지 14건의 내용을 보면 당시 문재인 후보에게 유리한 여론을 형성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김 의원이 김 씨에게 보낸 기사 URL 10건 중 8건은 대선 실시 전 기사다. 대부분 문 후보에게 유리한 내용이다. 김 의원은 기사를 보내며 ‘홍보해 주세요’라고 요청하거나 ‘네이버 댓글은 원래 반응이 이런가요’라고 적었다. 마치 댓글 작업을 요청하는 듯한 뉘앙스였다. 지난해 1월에는 ‘답답해서 내가 문재인 홍보한다’라는 제목의 3분 20초짜리 유튜브 동영상을 김 씨에게 보냈다. 동영상은 곧바로 김 씨의 블로그 ‘경인선(경제도 사람이 먼저다)’에 올라갔다. 김 씨의 최측근인 박모 씨(30)는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인 ‘MLB파크’에 이 동영상을 올리며 홍보했다. 온라인 닉네임이 ‘서유기’인 박 씨는 20일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은 김 의원이 보안 수준이 최상급인 시그널을 통해 김 씨와 55차례에 걸쳐 주고받은 대화 내용에 주목하고 있다. 경찰은 대화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평소 두 사람의 관계를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이 다수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경찰에서 댓글 여론 조작을 시도한 동기에 대해 “김 의원에게 경공모 회원인 A 변호사를 일본 대사로 추천했다가 거절당한 뒤 오사카 총영사로 다시 추천했는데 이마저 거절당한 것에 불만을 품고 우발적으로 저지른 일”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김 씨가 이끌어온 경공모의 운영비(연간 11억 원 추정)를 어떻게 마련했는지 조사했지만 김 씨는 “강의료와 비누 판매 수입으로 마련했다”는 진술을 반복하고 있다. 경찰은 자금 출처를 확인하기 위해 김 씨 측 회계 담당자를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 김 의원-드루킹 ‘밀접한 관계’ 정황 지난해 3월 31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민주당 대선후보 영남권역 경선이 열렸다. 이날 김 씨도 현장에 참석했다. 경공모 부산지부 회원 A 씨는 “당시 김 씨가 경공모 스태프에게 ‘민주당원으로 가입해 문재인에게 힘을 실어주자’고 독려해 다수의 회원이 경선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이날 경선장에 참석한 김 씨 모습은 언론사 촬영 사진과 동영상에도 담겨 있다. 검은 재킷을 입은 김 씨는 다른 회원들과 ‘문재인 재벌적폐청산’이란 파란색 수건을 들고 있었다. 김 의원은 지난해 3월 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문재인 북콘서트 ‘촛불이 묻는다. 대한민국이 묻는다’에서도 경공모 회원과 만나 사진을 찍었다. 사진 속 김 의원은 ‘경제도 사람이 먼저다(경인선)’가 적힌 수건을 들고 있는 회원 10여 명과 함께 했다. 김 의원이 경선 전부터 김 씨 측과 관계를 맺어온 정황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조동주 djc@donga.com·조유라·김은지 기자}

    • 2018-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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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파트 페인트 왜 쉽게 벗겨지나 했더니… 도색공사 담합-뒷돈 86명 적발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 복도에 들어서니 천장과 벽면 곳곳의 페인트가 흉하게 벗겨져 있었다. 마치 수해를 입은 듯한 모습이었다. 20개가 넘는 아파트 동마다 비슷했다. 주민 이모 씨(54·여)는 “페인트를 칠한 지 3년도 안 됐는데 이 모양이다. 집에 손님이 올 때마다 너무 창피하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의 또 다른 아파트도 사정이 마찬가지다. 복도 창문 옆 벽면을 만지자 ‘바삭’하는 소리와 함께 종잇장처럼 일어난 페인트가 부서졌다. 외벽의 갈색 페인트도 여기저기 벗겨져 멀리서 보면 물에 젖은 듯 얼룩져 있었다. 이 아파트는 2년 전 도색작업을 했다. 근처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집 사려는 사람과 다니다 보면 민망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라며 혀를 찼다. 아파트 페인트가 2, 3년 만에 벗겨진 이유는 있었다. 공사업체와 아파트 관계자들의 ‘짬짜미’였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정모 씨(57) 등 도색전문업체 임직원 52명과 무등록 도색업체 임직원 13명, 아파트 관계자 19명 등 86명에게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 씨 등 도색전문업체 임직원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수도권 아파트 단지 21곳이 발주한 89억 원 규모의 공사를 가격 담합으로 수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담합으로 공사를 낙찰받은 업체들은 무등록업체에 불법 하도급을 맡겼다. 이 과정에서 많게는 2, 3차례씩 하도급이 반복됐다. 실제 공사비는 크게 줄었다. 2014년 서울 A아파트의 경우 도색공사비가 15억9000만 원이었지만 하도급업체에는 6억5000만 원이 지급됐다. 하도급 과정에서만 무려 9억4000만 원이 사라진 것이다. 12억6000만 원짜리 공사의 실제 비용이 5억4000만 원에 불과한 곳도 있었다. 해당 액수만큼 아파트 주민들이 낸 관리비를 낭비한 것이다. 하도급업체들은 이익을 남기기 위해 페인트 두께를 0.5∼0.7mm로 시공했다. 제대로 방수기능을 하려면 두께가 최소 2mm로 칠해져야 한다. 그래야 5∼7년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아파트 입주민 대표와 관리사무소 직원은 이들의 불법 사실을 눈감아주는 대가로 1인당 적게는 100만 원에서 많게는 3000만 원의 금품을 받았다. 4년간 이들이 챙긴 돈은 1억 원에 달했다. 앞서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21개 단지 주민 4400여 명은 2016년 9월 “도색업체와 아파트 간 불법 리베이트로 공사가 부실하게 이뤄졌다”며 고발장을 냈다. 경찰은 1년 7개월에 걸친 수사 끝에 짬짜미 정황을 포착했다.배준우 jjoonn@donga.com·조유라 기자}

    • 2018-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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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49일 91만명의 눈물… 마지막 추모 발길은 더 애달팠다

    “집에서 30분 거리인데 4년 동안 한 번도 오지 못했어요. 마음이 너무 무거워서….” 15일 오후 경기 안산시 단원구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에서 만난 대학생 임지은 씨(21·여)와 최정은 씨(21·여)가 끝내 말을 잇지 못한 채 눈물을 흘렸다. 친구 사이인 두 사람은 이날 경기 군포시에서 함께 이곳을 찾았다. 세월호 희생자 4주기를 하루 앞두고 합동분향소에는 하루 종일 추모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날만 4000명가량이 찾았다. 사실상 일반 시민에게는 마지막 합동분향소 추모였다. 합동분향소는 16일 오후 3시 열리는 합동영결식에 앞서 오전 9시경 문을 닫는다. 2014년 4월 29일 설치돼 1449일째 되는 날이다. 이날 합동분향소에는 조용한 흐느낌이 이어졌다. 영정과 위패 앞에는 ‘해지가 윤민이에게’라는 제목의 애틋한 편지를 비롯해 ‘제자들아 안녕, 선생님 다녀간다’라는 화환도 보였다. 매년 이맘때 인천에서 합동분향소를 찾는다는 이성희 씨(52)는 “세월호 참사 당시 우리 딸도 고등학교 2학년이었다. 희생자들처럼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갔다. 그때 딸과 통화하며 엉엉 울었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말했다. 서울 양천구에 사는 이지수 씨(43·여)는 아들 박형규 군(14)의 손을 잡고 왔다. 이 씨는 “아이 가진 부모들은 그때 일이 얼마나 가슴 아픈지 알 거다”라고 말했다. 합동분향소 안에는 대형 문자전광판이 있다. ‘#1111’로 수신된 추모 문자가 이곳을 통해 공개된다. 이날 하루 “수십 번 간다고 하다가 철거 직전에야 문자를 보냅니다” “너무 슬퍼서 추모를 미뤘습니다. 미안합니다” 등 이날 마지막 문자를 보낸 사람은 600명을 훌쩍 넘겼다. 4년간 합동분향소를 찾은 추모객은 약 91만 명(임시분향소 18만 명 포함). 전달된 추모 문자는 110만 건에 이른다. 2015년부터 합동분향소 앞에서 추모객 안내를 맡고 있는 안모 씨는 “복잡한 심경”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이니까 우리가 품어주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최근까지도 술 먹고 찾아와 행패 부리는 사람이 있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도 “너무 오래 (아이들을) 붙잡고 있는 건 아닌지, 그렇게 해도 되는지 많은 생각이 든다. 너무 마음이 아프다”라고 말했다. 합동영결식을 하루 앞둔 유족들은 대기실에서 몰래 눈물을 훔쳤다. 고 유혜원 학생의 아버지 유영민 씨(49)는 “1주기, 2주기 때 춥고 비바람이 불어서 이번에도 걱정했는데…”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16일 합동영결식 후 영정과 위패 등은 국가기록원으로 옮겨진다. 일부는 유족이 집으로 옮겼다. 합동분향소 철거는 19일 시작돼 이달 중 마무리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추모글에서 “촛불도, 새로운 대한민국의 다짐도 세월호로부터 시작됐다. 국민들 앞에서 세월호의 완전한 진실 규명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합동영결식에 참석하지 않는다.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정치적 갈등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추도식에는 문 대통령을 대신해 이낙연 국무총리가 참석할 예정이다.배준우 jjoonn@donga.com / 안산=조응형·조유라 기자}

    • 2018-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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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샘추위 날린 꼬마 화가들… ‘희망의 바다’ 담다

    동아일보와 채널A가 주최한 ‘제4회 생명의 바다 그림대회’가 7일 인천과 부산, 울산, 경남 거제, 충남 서천 등 전국 8개 대회장에서 유치원생과 초중고교생 8000여 명을 비롯해 가족 교사 등 모두 2만2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수도권에서는 인천 송도국제도시 솔찬공원과 중구 월미도 문화의 거리, 동구 만석부두 공영주차장, 서구 정서진(경인아라뱃길 인천터미널 앞 아라빛섬) 등 4곳에서 진행됐다. 꽃샘추위에 강풍까지 불었음에도 1만 명 이상이 대회장을 찾았다. 가장 많은 참가자가 모인 송도 솔찬공원에는 형형색색의 텐트 150여 개가 곳곳에 자리 잡았다. 솔찬공원 내부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케이슨 24’도 대회장으로 활용됐다. 초중고교생과 지도교사 등 50여 명을 이끌고 솔찬공원을 찾은 아이엠미술학원 김태영 원장(40)은 “2월부터 참가 희망자 신청을 받았는데 큰 호응이 있었다. 날씨가 추워 그림 그리는 데 조금 어려움이 있었지만 학생들이 느낀 평소 바다의 인상을 잘 담아낸 것 같다”고 말했다. 잔디밭에 빨간색 텐트를 친 김예준(9), 예은(7·여) 남매는 바다의 환경오염을 주제로 그림을 그렸다. 생태계의 마지막 남은 보고로 일컬어지는 바다를 인간이 더럽히지만 다른 생물들이 깨끗하게 만든다는 것을 표현했다. 어머니 이은정 씨(42)는 “오랜만에 가족이 함께 야외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김혜린 양(9)은 그림을 완성한 뒤 “꽃게가 문어와 같이 쓰레기를 청소하는 그림”이라며 자신 있게 소개했다. 경기 시흥시에서 부모와 함께 솔찬공원을 찾은 이수아 양(9·배곧라온초 3학년)은 물안경(수경)을 쓴 자신이 양팔을 벌려 바다를 품에 안는 그림을 그렸다. ‘안전한 바다’라는 의미를 담아 태극기를 게양한 해양경비함도 함께 그려 넣었다.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한국 뉴욕주립대 FIT(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패션공대) 1학년생 8명은 솔찬공원에서 대회장 참가자 교통안내와 청소 같은 봉사활동을 펼쳤다. 미국 애리조나주 출신이라는 키런 헤이븐 양(18)은 “봉사활동을 통해 한국 사람들을 더 많이 알고 좀 더 가까이 지내고 싶어 그림대회 행사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올해는 유치부가 신설되면서 많은 유치원생이 대회장을 찾았다. 더불어 봄나들이를 나온 가족도 많았다. 서구 정서진 경인아라뱃길 인천터미널 앞 아라빛섬 대회장을 찾은 김서현 양(7·인천 엔젤유치원)은 “깨끗한 바다에서 헤엄치는 해파리와 가오리, 거북이를 그렸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는 여자친구와 함께 참가한 인천 영종초교 심우열 군(11·4학년)은 “날씨가 추웠지만 하늘이 맑아서 다행이었다. 넓은 바다를 바라보며 그림을 그리다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오늘은 바닷속에서 스쿠버다이버와 물고기가 함께 노는 모습을 그렸다”고 말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C&C 미술전문학원을 비롯한 미술학원에서 단체로 많이 참가했다. 이날 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과 이흥수 인천 동구청장, 인천시의회 정창일 예결위원장과 공병건 운영위원장이 각 대회장을 찾아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인천시 문화예술과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직원들도 함께했다. 인천 중부·서부·연수 경찰서, 중부·서부·남동 소방서 직원들이 현장을 지키며 안전한 대회 진행을 도왔다. 다음 달 수상작을 발표한다. 주요 수상자는 동아일보에 소개하며 전체 수상자는 대회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다. 시상식은 6월 열릴 예정이다.차준호 run-juno@donga.com·조유라 기자}

    • 2018-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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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회 생명의 바다 그림대회…궂은 날씨에도 1만 명 참가

    강풍주의보가 내린 궂은 날씨에도 인천 바닷가는 자신이 꿈꾸던 희망의 바다를 화폭에 담으려는 유치원생과 초중고생들이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동아일보와 채널A가 공동 주최한 ‘2018 제4회 생명의 바다 그림대회’가 7일 인천과 부산, 충남 서천, 울산, 경남 거제 등 전국 8개 대회장에서 유치원생과 초중고교생 8000여 명을 비롯해 가족 교사 등 모두 2만2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수도권 대회장인 인천 송도국제도시 솔찬공원, 중구 월미도 문화의 거리, 동구 만석부두 공영주차장, 서구 정서진(경인아라뱃길 인천터미널 앞 아라빛섬)에서는 강풍을 동반한 꽃샘추위에도 불구하고 1만 명 이상이 대회장을 찾았다. 대회 참가학생은 자신이 상상해 온 바다의 모습을 떠올리며 캔버스에 자신이 생각한 바다를 정성껏 그려 나갔다. 송도 솔찬공원에는 대회 시작과 동시에 강한 바람과 추위를 피하기 위해 참가자들이 가져 온 150여 개의 형형색색의 텐트가 자리를 잡았다. 일부 학생과 학부모는 추위를 피하기 위해 솔찬공원 옆 복합문화공간 ‘케이슨 24’ 1층에 자리를 잡고 그림을 그렸다. 초중고교생과 지도교사 등 50여 명을 이끌고 솔찬공원을 찾은 인천 남구 학익동 아이엠미술학원 김태영 원장(40)은 “2월부터 생명의 바다 그림대회 참가접수를 받았는데 높은 호응을 보였다”며 “기온이 낮아 학생들이 그림을 그리는데 힘들었지만 학생들이 생각한 평소의 바다의 모습을 안정된 화면으로 그려냈다”고 말했다. 공원 잔디밭에 빨간색 텐트를 친 김예준(9)·김예은(7·여) 남매는 생태계의 보고인 바다의 환경오염을 걱정하며 그림을 그렸다. 예준 군은 바다에 따로 쓰레기를 저장하는 공간을 그리면서 “사람들이 바다에 무작정 쓰레기를 버려서 바다가 더러워지는 게 싫다”고 말했다. 어머니 이은정 씨(42·여)는 “가족끼리 밖에 나오니까 기분 전환도 되고 좋다”고 말했다. 추운 날씨를 피해 문화복합공간인 케이슨 24를 찾은 김혜린 양(9)은 “꽃게가 문어와 같이 쓰레기를 청소하는 그림”이라며 자신의 그림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경기 시흥시에서 부모와 함께 솔찬공원을 찾은 이수아 양(9·배곧 라온초 3학년)은 멋진 물안경(수경)을 쓴 자신이 양팔을 벌여 ‘안전한 바다’를 품는 그림을 그렸다. 바다에는 태극기를 단 해양경찰 경비함의 모습을 담았다.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한국 뉴욕주립대 FIT(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패션공대) 1학년 8명은 솔찬공원에서 대회장 참가자 교통 안내와 쓰레기 청소를 하는 봉사 활동을 펼쳤다. 미국 애리조나 출신인 키렌 헤이븐(18·여) 씨는 “봉사활동 하면서 한국 사람들과 좀 더 가까이 지내고 싶어 그림대회 행사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대회를 참가하게 된 유치원생들은 기발한 상상력을 동원해 바다의 모습을 멋지게 그렸다. 서구 정서진 경인아라뱃길 인천터미널 앞 아라빛섬 대회장을 찾은 김서현 양(7·인천 엔젤유치원)은 “물고기를 너무 좋아한다. 깨끗한 바다에서 해엄치는 해파리, 가오리, 거북이 등을 그렸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서진을 찾은 인천 영종초등학교 심우열 군(11·4학년)은 올해는 여자 친구와 함께 참가 신청서를 냈다. 심 군은 “지난해에도 날씨가 좋지 않아 힘들었지만 바다 앞에서 그림 그리다보면 기분이 좋아진다”며 “평소에 바다와 물고기를 좋아해 오늘도 바다 속에서 스쿠버다이버와 물고기들이 함께 노는 모습을 그렸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는 C&C 미술전문학원 등 미술학원에서 대거 참가신청서를 냈으며 인천지역 유치원에서도 단체 접수를 했다. 궂은 날씨에도 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과 이흥수 인천 동구청장, 인천시의회 정창일 예결위원장, 공병건 운영위원장과 인천시문화예술과, 인천경제청 직원들이 대회 현장을 찾아 참가 학생들을 격려했다. 인천 중부·서부·연수경찰서, 중부·서부·남동소방서 직원들은 안전한 대회를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 2018-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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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트병-스티로폼 도대체 어디 버리나”

    재활용 쓰레기 수거업체들이 1일부터 폐비닐과 폐스티로폼 수거를 거부하면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많은 주민이 혼란에 빠졌다. 일부 업체는 “플라스틱 가격이 계속 내려가 공짜로도 가져간다는 곳이 없다”며 페트병 수거마저 거부하고 있다. 서울 등 수도권 일부 아파트 단지에는 ‘4월 1일부터 비닐과 스티로폼을 수거할 수 없다’는 안내문이 붙었다. 수거업체들이 페트병 등 플라스틱 쓰레기 수거를 중단했으니 당분간 집에 보관하라고 공지한 곳도 있다. 일부 아파트는 비닐과 스티로폼 등을 쓰레기종량제 봉투에 넣어 버리라고 안내했지만 이는 엄연한 법 위반이다. 재활용 폐기물을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리다가 적발되면 10만∼30만 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해당 주민들은 “우리 보고 과태료를 물면서 쓰레기를 버리라는 거냐. 도대체 어쩌란 말이냐”며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이 같은 혼란은 전 세계 재활용 폐기물을 가장 많이 수입하던 중국이 올 1월부터 환경 문제 등을 이유로 수입을 중단한 데 따른 것이다. 국내 재활용 쓰레기 업체들의 중국 수출이 막히고 선진국 재활용 폐기물 수입량이 늘면서 폐지와 플라스틱, 고철 등의 가격이 폭락했다. 1일 동아일보 취재팀이 고물상과 수거업체 등을 취재한 결과 3월 말 기준으로 고물상과 수거업체가 아파트에서 사들이는 폐지의 가격은 kg당 20∼30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말 kg당 100원 안팎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석 달 만에 50% 이상 떨어진 것이다. 한 수거업체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 kg당 500원 하던 의류가 이제는 200원 수준에 불과하다. 고철 가격도 반값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동안 재활용 업체들은 아파트 단지에서 폐지와 고철, 유리병을 수거하면서 수익성이 낮은 폐비닐과 폐스티로폼도 같이 가져갔다. 그러나 폐비닐과 폐스티로폼을 수거해 처리하는 비용이 수익보다 커져 가져갈 엄두를 못 내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재활용 폐기물 가격 하락이 지속되면 수거 거부 품목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수거업체들은 “돈이 되는 품목만 가져갈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다. 정부는 수거업체들이 비용 부담 때문에 수거를 거부하는 사태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수립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권기범 kaki@donga.com·조유라·조응형 기자}

    • 2018-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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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늦네… 속터지는 경의중앙선

    “오늘도 늦네.” 19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경의중앙선 문산 방향 승강장에서 직장인 채모 씨(33)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는 이곳에서 열차를 탄 뒤 6호선 상수역이 있는 마포구 상수동으로 출근한다. 매일 출퇴근을 위해 경의중앙선을 타지만 열차가 시간표에 맞춰 온 적이 거의 없다. 승강장에 있던 대학생 남녀는 열차 위치 전광판을 바라보더니 “이제야 회기역 왔네”라며 혀를 찼다. 이들이 타려던 오전 8시 30분 문산행 열차는 또 제 시간에 오지 못했다. 뒤이어 올 급행열차 승객까지 더해지면서 승강장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3분가량 늦게 도착한 문산행 열차는 이미 승객으로 가득 찼다. 채 씨는 구기듯 몸을 웅크린 채 열차에 몸을 실었다. 승강장에는 미처 타지 못한 승객 수십 명이 닫힌 출입문을 바라봤다. 이날 청량리역에는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문산행 열차 15편 중 13편이 지연 도착했다. 수도권 동서를 잇는 122.5km의 경의중앙선이 사실상 파행 운행되고 있다. 원인은 청량리역∼망우역 4.6km 구간 탓이다. 이곳은 국내 철도 노선 중 가장 혼잡한 구간으로 꼽힌다. 29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청량리역∼망우역 구간에는 열차가 하루 최대 163회(편도 기준)까지 지날 수 있다. 승객이 많은 주말의 경우 실제 운행은 최대 157회까지 이뤄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도로 위 차량들이 붙어 다니듯 열차 간격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거리는 고작 4.6km에 불과한 구간이지만 현재 경의중앙선뿐 아니라 경춘선 준고속열차(ITX)와 전철, 중앙선 새마을호와 무궁화호까지 다닌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경강선 고속열차(KTX)까지 더해지면서 혼잡이 더 심해졌다. 경강선 KTX 개통 이후 경의중앙선 정시 운행률은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출퇴근 시간에 지연이 집중된 다른 노선과 달리 하루 종일 지연이 상습적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경의중앙선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청원이 60건 넘게 올라왔다. 정부도 이런 상황을 예측했다. 2001년 해당 구간의 선로 증설 타당성을 검토해 “필요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에 따라 2006년부터 국가철도망계획에 반영됐지만 실현되지 않다가 현 상황에 이르렀다. 기존 노선 개량보다 새 노선 건설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철도시설공단의 자체 조사 결과 용산역∼망우역(17.3km)에 선로 2개를 추가하는 데 1조3280억 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왔다. 정치권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경춘선 개통을 앞두고 노선이 지나는 곳의 국회의원들은 경의중앙선 선로를 이용해 용산역까지 운행하도록 코레일을 압박했다. 결국 시·종점은 상봉역에서 용산역과 청량리역으로 바뀌었다. 국회의원들은 ‘서울 직통’을 성사시켰다며 홍보했다. 하지만 선로 용량은 그대로여서 경의중앙선의 혼잡도는 더 심해졌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경의중앙선 문제가 심각해 단기 대책으로 청량리역 선로 구조 변경과 열차 간격 조정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선로 증설밖에 없다”고 말했다.서형석 skytree08@donga.com·조유라·김은지 기자}

    • 2018-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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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투’ 폭로 2개월…“이것도 미투냐?” 여전히 조롱하는 상사들

    “나 미투 한다?” 최근 엘리베이터에서 의도치 않게 어깨가 닿은 한 남자 선배가 후배 김모 씨(26·여)에게 말했다. 김 씨는 선배의 말에 그저 웃을 수밖에 없었다. 얼마 전부터 사내에는 신체접촉만 일어나도 ‘미투(#MeToo·나도 당했다)’ 농담이 나오는 분위기가 됐다. 김 씨는 “장난으로 미투를 소비하는 것에 정색하면 예민한 사람이 돼버린다”고 말했다. 사실 김 씨는 매일 아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미투’ 해시태그를 게시하는 온라인 미투 운동가다. 그는 “이중인격의 삶이다. 회사에서 미투 폄하에 동조하는 듯한 자신을 볼 때마다 자괴감이 든다”고 토로했다. 서지현 검사(45·사법연수원 33기)의 폭로 이후 미투 운동이 두 달 넘게 이어지고 있지만 직장인들의 일상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말이 많다. 온라인 미투 열풍과 다르게 현실에는 ‘미투 천장’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여직원들은 온라인에선 활발하게 미투에 동참하지만 사무실로 돌아오면 입을 닫는 ‘이중생활’을 하고 있다.● “이것도 미투냐” 기존 행태 반복하는 상사들 여직원들은 미투 열풍으로 성희롱 민감도는 늘었지만 사내에 미투를 희화화하고 피로감을 호소하는 분위기가 생겼다고 입을 모은다. 직장인 김모 씨(29·여)는 최근 팀장이 “요새 50~60대 사이에서 도는 유머 글이란다 ㅋ”라며 단체채팅방에 올린 글에 어쩔 수 없이 ‘좋아요’ 이모티콘을 보냈다. ‘나무꾼이 베트남 여인과 한국 여인이 동시에 물에 빠지면 베트남 여인을 구한다. 이유는 한국 여인은 손만 잡아도 성추행범으로 오인 받기 때문’이라는 내용이다. 김 씨는 “회사 전체적으로 ‘여직원들에게 발언 조심해라’는 지시가 돌지만 실상은 미투 조롱이 많다”며 “억압적인 분위기에 미투 관련 대화는 물론 다른 얘기조차 동료들에게 하기 꺼려 진다”고 말했다. 회식자리에서 저마다 미투 감별사를 자처하며 품평하는 분위기도 한몫한다. 또 다른 김모 씨(26·여)는 최근 팀장이 회식에서 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지에 게재된 미투 글을 읽어주며 “이게 미투라고 생각하냐. 내가 생각하기엔 아니다. 무조건 익명으로 폭로한다고 다 미투가 아니다”고 물어 할 말을 잃었다. 이어 팀장은 “이윤택 사건은 미투가 맞고 안희정은 애매하다. 수사기관에서 객관적으로 입증돼야 미투”라고 말했다. 김 씨는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돼) 분위기에서 미투 관련 질문 타깃은 여직원이다. 그냥 상사 말이 맞다고 수긍해야한다”고 했다.● ‘미투천장’ 같은 신조어 등장 이 같은 회사 분위기에 여직원들 사이에선 ‘미투 천장’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왔다. 인터넷에 정착된 미투 문화가 현실에 적용될 수 없다는 자조적인 의미다. 직장인 박모 씨(30·여)는 “‘미투 천장’은 엄연한 현실이다. 온라인에서 아무리 미투 운동이 활발해도 기존 남성 중심적인 회사 문화는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투가 지나치게 사건화 돼 대중이 제3자의 시선으로 인식하는 것이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고강섭 한국청년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윤택, 안희정 등 대형사건이 잇따르면서 미투가 지나치게 사건화 됐다”며 “내 일이 아니리고 인식하는 순간 미투를 바라보는 생각 자체가 가벼워진다”고 분석했다. 폭로 중심적 온라인 미투가 피로감을 유발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실 확인 과정 없는 폭로전은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 남성들의 공감을 얻으면서 진행되는 상황이 아니다”며 “대학에 인권센터가 만들어지듯이 사내 분쟁들을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구가 상설화 돼야한다”고 지적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조유라 기자 ·전채은 기자}

    • 2018-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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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인천공항 KTX 23일부터 사라진다

    20일 오후 4시 7분 KTX-산천 896호 열차가 서울역을 출발했다. 앞서 강릉역에서 오후 2시 10분 출발한 열차다. 종착지는 인천공항2터미널역. 그러나 서울역 정차 후 다시 출발한 열차에는 고작 38명의 승객만 있었다. 정원(363명)의 10분의 1 수준이었다. 8개 객차 중 6호차에는 1명뿐이었다. 24분 후 열차는 검암역에 도착했다. 고속열차(KTX) 전용 승강장이 썰렁했다. 반면 건너편 공항철도 승강장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오후 5시 30분 서울역으로 되돌아온 열차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승객 수요가 적은 KTX 인천공항 구간의 운행이 결국 23일 중단된다. 운행 재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사실상 운행 폐지 수순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수요 예측 실패로 수천억 원의 예산을 낭비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0일 국회 국토교통위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과 국토교통부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등에 따르면 서울역과 용산역에서 인천공항 1, 2터미널역을 오가는 구간의 KTX 운행이 23일부터 무기한 중단된다. 2014년 6월 개통한 구간이다. 기존 공항철도 선로를 공유하면서 전용 승강장 신설과 설비 개량 등에 약 3149억 원을 투입했다. 개통 당시 정부는 부산과 광주에서도 KTX를 타고 한 번에 인천공항에 갈 수 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경부·호남선에 이어 올 1월 강릉을 오가는 경강선이 청량리역과 서울역을 거쳐 인천공항 구간을 운행했다. 이 덕분에 이번 평창 겨울올림픽과 패럴림픽 때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이용했다. 하지만 개통 이후 평상시 승객 수요는 심각한 수준이다. 철도통계연보에 따르면 2016년 연간 이용객은 44만376명, 하루 평균 1206명이다. 국토부가 예상했던 1426명을 밑돈다. 한 번 운행할 때마다 100명 남짓이다. 최고 속도는 시속 150km에 그쳐 시간 단축 효과도 높지 않다. 반면 요금은 같은 노선을 운행하는 공항철도(서울역∼인천공항 2터미널)보다 두 배 가까이 비싸다. 올 1월 광명역에 도심공항터미널이 들어서면서 KTX를 이용하는 지방 승객의 숫자는 더 줄었다. 광명역에 내려 탑승 수속과 출국 심사를 마치고 버스로 공항에 갈 수 있기 때문이다. 2010년 한국개발연구원(KDI) 예비타당성 조사의 수요는 하루 평균 3542명에서 최대 6743명. 비용 대비 편익(B/C)은 0.93에 그쳤다. 1.0 이하는 사업이 부정적이라는 걸 뜻한다. 하지만 당시 정부는 “프랑스처럼 공항에 전국을 잇는 KTX가 들어가야 한다”는 방침에 따라 사업을 추진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인천공항 KTX가 계획 당시와 비교해 대체수단이 많이 생기는 등 운영 여건이 달라졌다. 존치 여부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서형석 skytree08@donga.com / 인천=조유라 기자}

    • 2018-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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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 초등생 살해’ 김모 양 “저는 쓰레기…사형시켜 달라”

    “재판장님 미성년자에게 사형은 안 되나요?” 인천 초등생을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김모 양(18·구속 기소)이 12일 서울고법 404호 법정에서 열린 항소심 재판 증인신문에서 흐느끼며 이렇게 말했다. 연두색 수의를 입고 머리를 길게 늘어트린 김 양은 “저는 감형 받고 싶지도 않다. 그냥 제가 죽고 다 끝났으면 좋겠다. 그냥 죽여 달라”고 말하며 오열했다. 공범 박 양은 증인신문 내내 바닥을 응시한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지난해 9월 1심 판결에서 박 양은 무기징역을 각각 선고받았다. 김 양은 이날 재판에서 시종일관 “기억이 안 난다”며 신경질적인 말투로 증언에 비협조적이었다. 그러다 살인이 벌어진 상황을 묻는 박 양 측 변호인의 질문을 받고서 울기 시작했다. 박 양측 변호인이 “(그렇게 충격적인 상황을) 왜 구체적으로 기억 못 하느냐”는 취지로 질문하자 김 양은 “저도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다. 너무 끔찍했다”며 큰 소리로 울었다. 김 양이 심하게 우는 바람에 재판은 5분간 휴정했다. 이후 박 양측 변호인이 한 번 더 “그날 무슨 일이 있었나. 왜 살인을 했느냐”고 묻자 김 양은 다시 흐느끼기 시작하며 “저는 정말 쓰레기다. ‘앞으로 사회에 나가면 나도 쓰일 데가 있겠지’라고 생각하면서 책도 읽는데 정말 못 견디겠다. 어린 애(피해자) 가족들은 얼마나 슬프겠냐”며 재판부에 사형을 내려달라고 간청했다. 또 “제가 며칠 내에 목을 매지 않도록 주의해서 관찰해 달라”고도 했다. 김 양은 재판부에 꾸준히 반성문을 제출하고 있다. 지난번 재판 기일에는 “피해자 부모님께 사과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 양이 부추겨 살인을 저질렀다”는 주장에는 변함이 없다. 항소심에서 김 양은 1심과 마찬가지로 박 양이 살인을 교사했고, 심신 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박 양은 모든 게 ‘역할극’이었을 뿐 김 양을 교사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열린 재판에서는 김 양이 박 양에게 복종하는 관계였는지를 놓고 두 사람이 말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재판부는 “늦어도 4월 중에는 선고를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재판은 19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 2018-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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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학기 술판 사라지고 성추행 자율감시… 미투가 바꾼 대학가

    “반갑다며 포옹하자더니 엉덩이를 토닥거리고 내 볼에 뽀뽀했다.” 6일 이화여대 온라인 커뮤니티 ‘이화이언’에 올라온 글의 일부다. 게시자는 2년 전 발생한 A 교수의 성추행을 폭로했다. 지금은 퇴임한 상태다. A 전 교수는 “학생이 느꼈을 고통에 사과드린다. 학교당국 조사에 성실히 응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미투(#MeToo·나도 당했다)’가 대학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매일 새로운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덩달아 대학가 일상도 급속히 바뀌고 있다. 미투가 대학사회의 해묵은 악습을 없앨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만취 OT’ 대신 ‘한 잔 OT’ 대세 신입생 입학을 전후로 한껏 들뜨던 대학가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대표적인 현장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이다. 밤마다 이어지던 술판이 거의 자취를 감춘 것이다. 지난달 말 서울시립대 OT에 참석한 학생들에게는 맥주 한 캔과 소주 반병이 제공됐다. 앞서 학교 측은 미리 신입생에게 안내문을 나눠줬다. ‘음주 가능 여부’와 ‘음주 경험’ ‘희망 음주량’을 표시해서 제출토록 했다. 그 결과에 따라 1인당 주류 제공량이 결정된 것이다. 이 학교 총학생회 사무국장 박주영 씨(25)는 “OT를 준비한 학생들 모두 양성평등센터에서 2시간씩 교육받았다. 미투 운동을 보면서 우리부터 조심하자는 분위기가 커졌다”고 말했다. 다른 학교를 다니다 서울의 한 사립대에 늦깎이로 입학한 노모 씨(24)는 지난달 강원도에서 열린 전체 OT에 참석했다가 ‘격세지감’을 느꼈다. 노 씨가 2박 3일간 받은 술은 과실주 한 잔이 고작이다. 5년 전 입학했던 대학의 OT 자리에서는 소주와 맥주가 끝없이 제공됐다. 술을 마시지 않고서는 도저히 자리에서 빠질 수 없는 분위기였다. 노 씨는 “밤 11시가 되니 다들 방으로 돌아가라는 공지 방송이 나오더라.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했다. 과거 OT 때 ‘강간 몰카’ 사건으로 논란을 빚은 서울예술대도 이번에 주류 구매량을 이전의 10분의 1로 줄였다. 1인당 한두 잔 정도 마실 수 있는 양이다. 동국대는 각 단과대와 학과별로 OT 현장에서 ‘인권지킴이’ 제도를 운영했다. 인권지킴이는 술자리에서 성차별 발언을 하거나 술을 강권하지 않는지 감시하고 문제가 있으면 학생회에 보고하는 역할을 맡았다. 사회과학대 인권지킴이로 활동한 ‘예진’(활동명·22) 씨는 “지킴이 명찰을 달고 다니며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했다. 그래서인지 이번에는 문제가 한 건도 없었다”고 말했다.○ 지금 대학가는 ‘조심 또 조심’ 개강을 전후로 문화예술뿐 아니라 다른 전공으로도 미투가 확산되자 대학사회 전체는 일제히 ‘조심 모드’로 진입했다. 고려대 신입생 오모 씨(19·여)가 개강 직후 선배들과의 술자리에서 가장 많이 들은 건 “처벌받지 않으려면 조심하라”는 학생회 공지였다. 과 학생회장은 “상대에게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발언을 하면 학생회 차원의 징계위를 열어 처벌받으니 조심하라”고 신신당부했다. 강의 중 교수들의 가벼운 농담도 줄어드는 모양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의 한 교수는 수업 중 하품하는 학생을 보며 “목젖 다 보인다. 입 찢어지겠다”고 농담을 던지고 웃었다. 그러다 갑자기 표정이 굳어지더니 “혹시 이 말이 문제가 되냐”고 학생들에게 되물었다. 수업을 듣던 학생 박모 씨(23)는 “별것 아닌 상황에서 교수님들이 쩔쩔매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사립대 대학원 교수는 학기 중 진행하려던 주말 세미나를 포기했다. 학생들과 편하게 토론하며 ‘반주(飯酒)’도 곁들일 생각이었지만 결국 접었다. 해당 교수는 “지금 같은 때는 무조건 조심하는 게 답이다”라고 말했다.권기범 kaki@donga.com·조유라·김정훈 기자}

    • 2018-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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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해자 공격하는 일그러진 SNS

    ‘지(자기) 목적을 위해서일까, 알 듯 모를 듯 성 상납한 것 아녀.’ 6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간부 A 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53)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김지은 씨(33)를 겨냥한 것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A 씨는 얼마 뒤 글을 삭제했지만 민주당은 “글을 올린 당사자에게서 직접 사직서를 받거나 내지 않으면 파면할 예정”이라고 7일 밝혔다. ‘미투(#MeToo·나도 당했다)’가 확산될수록 피해 여성을 상대로 한 2차 가해도 덩달아 수위를 높이고 있다. 폭로 내용을 폄훼하는 수준을 넘어 당사자의 신상을 들춰내고 아예 조작할 정도다. 2차 가해가 자칫 피해를 폭로하려는 여성들의 용기를 꺾고 나아가 미투 운동까지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 씨를 향한 비난은 위험 수위를 넘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가장 먼저 ‘지방선거에서 진보 진영을 몰락시키려는 꼼수’ ‘수행비서에서 정무직으로 옮긴 것에 화가 나 폭로했다’라는 음모론이 불거졌다. 김 씨의 외모와 확인되지 않은 개인 신상을 소재로 삼은 공격도 이어졌다. 주로 카카오톡 메신저나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김 씨가 과거 자신의 SNS에 올린 일상 사진이 무차별 확산되고 있다. 사진 밑에는 어김없이 외모나 신상을 둘러싼 낯 뜨거운 글이 이어졌다. 심지어 김 씨를 닮은 사람의 사진과 합성한 뒤 ‘김지은 셀카’라며 유포하는 경우도 있었다. 반대로 성폭행 의혹이 제기된 안 전 지사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이상한 상황도 포착됐다. 대부분 안 전 지사가 쌓아온 이미지와 관련해 ‘그럴 분이 아니다’ ‘떳떳하게 인정하는 모습이 남자답고 존경스럽다’라는 반응이다. 지난달 시사만화가 박재동 씨(66)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웹툰 작가 이태경 씨(39)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이 씨는 2011년 결혼식 주례를 부탁하러 간 자리에서 피해를 입었고 박 씨도 이를 인정하며 공개 사과했다. 하지만 일부 누리꾼은 이 씨의 작품 일부가 성인물이라는 이유로 ‘토 나올 것 같다’ ‘이런 수준이니 그런 일을 당하지’ 같은 비난을 쏟아냈다. 배우 오달수 씨(50)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는 여성이 처음 등장했을 때도 ‘꽃뱀이 분명하다’는 여론이 불거지기도 했다.김동혁 hack@donga.com·조유라 기자}

    • 2018-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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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설 쓰냐는 댓글에 상처… 그래도 행동해야 바뀌죠”

    숨이 가빠왔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속에서 무언가 차오르듯 목이 답답했다. 옆에 있던 아들이 “엄마, 왜 자꾸 한숨을 쉬어”라고 물었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컴퓨터 모니터만 뚫어져라 쳐다봤다. 여지수 씨는 지난달 26일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에 동참했다. 폭로 대상은 1997년 제자였던 자신을 성추행한 김석만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67·연극연출가). 당시 30대였던 여 씨는 21년간 고통을 겪다가 겨우 용기를 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다. 하지만 자신의 폭로에 달린 댓글을 보고 여 씨는 다시 충격을 받았다. ‘소설 같다’ ‘글 실력 자랑하냐’ 등 비아냥거리는 댓글이 셀 수 없었다. 여 씨의 폭로가 있던 날 김 전 교수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여 씨의 답답한 심경은 풀리지 않았다. “사죄와 용서를 구한다”는 김 전 교수의 사과문에서 여 씨는 진정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오히려 자신의 미투 후 악성 댓글까지 이어지면서 상처가 더욱 깊어졌다. 며칠간 힘겨워하던 여 씨는 그동안 하지 않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을 시작하기로 했다. 여 씨는 “SNS를 통해 그동안 사람들에게 하지 못한 이야기를 하며 소통하려고 한다. 더 이상 그늘 속에 숨으면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여 씨처럼 미투 당사자 중에는 성폭력 피해 폭로의 후유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상대방이 사실을 부인하거나 제대로 사과하지 않은 탓도 있지만 어렵게 털어놓은 내용을 거짓이나 과장된 것이라고 폄훼하는 일부 의견 탓이다. 심지어 피해자 신상을 둘러싼 정체불명의 괴담이 돌기도 한다. 천주교 수원교구 한모 신부의 성폭행 시도를 폭로한 김민경 씨는 “한 신부의 사과를 7년 동안 받아주지 않았다”는 유언비어에 시달리고 있다. 김 씨의 심리상담사는 SNS에 “이는 사실이 아니다. 피해자에게 2차 가해가 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성추행이 폭로된 배우 최용민 씨(65)가 교수로 있던 명지전문대의 경우 같은 학과 남성 교수 대부분에 대해 성추문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그러나 교수 사과 등 해결 방식을 놓고 학교 내에서 논란이 일면서 2차 피해가 우려되자 여성 교수와 학생회가 나서서 적극적인 해결을 약속하기도 했다. 역시 미투에 동참했던 모델 A 씨(23·여)는 앞으로 언제 어디서든 일할 때 반드시 사진을 찍고 녹음하기로 마음먹었다. 앞서 그는 지난달 25일 “사진작가가 반나체 의상을 강요하고 촬영했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사진작가는 “합의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A 씨는 당시 “무리한 의상”이라며 분명히 거부했지만 증거가 없어 혼자 속을 태우고 있다. A 씨는 “폭로 글을 5차례나 쓰고 다시 썼다. 하지만 증거가 없어 도리어 거짓말쟁이로 몰렸다”고 털어놨다. 피해 여성들이 가장 걱정하는 건 미투가 마치 유행처럼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는 것이다. 각계에서 용기 있는 폭로가 이어져야 사법 처리 가능성이 높아지고 구조적인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기대해서다. 사진작가 배병우 씨(68)의 성추행을 폭로한 B 씨(29·여)는 요즘 하루에도 몇 번씩 미투 관련 뉴스를 검색한다. 새로운 폭로가 나오면 주변 사람에게 기사를 보내준다. 한 사람이라도 더 봤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B 씨는 “행동해야 (잘못된 것이) 바뀐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미투가 남녀 간 ‘편 가르기’로 전락하면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나쁜 의도에 의한 거짓 폭로 가능성을 특히 경계하는 이유다. 자칫 전체 미투의 진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여 씨는 “미투에 참여한 뒤 동기들로부터 많은 격려를 받았다. 그들도 피해를 봤지만 처지가 있어 말을 못 하고 있다. 숨죽여 있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황성호 hsh0330@donga.com·조유라·정현우 기자}

    • 2018-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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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설 같다’ 악플에…폭로 후 정신적 후유증”…‘미투’ 동참 여성의 고백

    숨이 가빠왔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목구멍에서 무언가 차오르는 느낌까지 들었다. 옆에 있던 아들이 “엄마, 왜 자꾸 한숨을 쉬어”라고 물었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컴퓨터 모니터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여지수 씨는 지난달 26일 ‘미투(#MeToo·나도 당했다)’에 동참했다. 대상은 1997년 제자였던 자신을 성추행한 김석만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67·연극연출가))다. 당시 30대였던 여 씨는 21년간 고통을 겪다가 겨우 용기를 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다. 하지만 자신의 글에 달린 댓글을 보고 여 씨는 다시 충격을 받았다. ‘소설 같다’ ‘글 실력 자랑하냐’ 등 비아냥거리는 댓글이 셀 수없이 많았다. 여 씨의 폭로가 있던 날 김 전 교수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여 씨의 답답한 심경은 풀리지 않았다. “사죄와 용서를 구한다”는 김 전 교수의 사과문에서 여 씨는 진정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여기에 악성 댓글까지 이어지면서 상처가 더욱 깊어졌다. 해결책이 절실해진 여 씨는 그동안 하지 않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시작하기로 했다. 여 씨는 “SNS를 통해 사람들에게 그동안 하지 못한 이야기를 하며 소통하려고 한다. 더 이상 그늘 속에 숨으면 안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여 씨처럼 미투 당사자들은 폭로 후 정신적 후유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어렵게 털어놓은 내용을 거짓이나 과장된 것이라고 폄훼하는 댓글 탓이다. 또 피해자의 신상을 둘러싼 정체불명의 괴담이 돌기도 한다. 천주교 수원교구 한모 신부의 성폭행 시도를 폭로한 김민경 씨도 “한 신부의 사과를 7년 동안 안 받아줬다”는 유언비어에 시달리고 있다. 배우 조재현 씨(53)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최율 씨(배우)는 SNS에 처음 올린 글을 삭제했다. 그는 얼마 뒤 SNS에 “(사람들이) 찾아와서 죽인다고 하는데 안 무서운 사람이 있나. 그래서 글을 지웠다”고 밝혔다. 모델 A 씨(23·여)는 언제 어디서든 누군가와 일할 때 반드시 사진찍고 녹음하기로 마음먹었다. 앞서 그는 지난달 25일 “사진작가가 반나체 의상을 강요하고 촬영했다”는 글을 올렸다. 당시 A 씨는 “무리한 의상”이라며 거부했다고 한다. 하지만 증거가 없어 혼자 속을 태우고 있다. A 씨는 “폭로 글을 5차례나 쓰고 다시 썼다. 하지만 증거가 없어 도리어 거짓말쟁이로 몰렸다”고 털어놨다. 피해 여성들이 가장 걱정하는 건 미투가 마치 유행처럼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는 것이다. 각계에서 용기 있는 폭로가 이어져야 사법처리 가능성이 높아지고 구조적인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기대해서다. 사진작가 배병우 씨(68)의 성추행을 폭로한 B 씨(29·여)는 요즘 하루에도 몇 번씩 미투 관련 뉴스를 검색한다. 새로운 폭로가 나오면 주변 사람에게 기사를 보내준다. 한 사람이라도 더 봤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B 씨는 “행동해야 바뀐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미투가 남녀 간 ‘편 가르기’로 전락하면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이를 위해 나쁜 의도에 의한 거짓 폭로 가능성을 경계했다. 전체 미투의 진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여 씨는 “미투에 참여한 뒤 동기들로부터 많은 격려를 받았다. 그들도 피해를 봤지만 처지가 있어 말을 못하고 있다. 숨죽여 있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 2018-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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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예대 재학생 “대학서 수년간 성폭력 은폐 회유”

    서울예술대(서울예대) 측이 성폭력을 당한 졸업생과 재학생을 압박해 피해 폭로를 막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예대는 ‘미투(#MeToo·나도 당했다)’와 ‘위드유(#WithYou·당신과 함께한다)’ 운동을 통해 성폭력 가해자로 드러난 오태석 극단 목화 대표(78), 연극배우 한명구 씨(58), 사진작가 배병우 씨(68)가 강단에 섰던 학교다. 서울예대 복수의 졸업생과 재학생에 따르면 서울예대 측은 수년간 교수들의 재학생 성추행 의혹을 방관하거나 무마하려 했다. 서울예대 재학생 A 씨는 23일 동아일보에 “그동안 성폭력 문제가 터졌을 때 학교에서 쉬쉬하고 적극적으로 덮으려 했다. 문제를 키우기만 했을 뿐 전혀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 학교 본부는 막강했고 교수 권력에 힘을 실어줬다”고 주장했다. A 씨에 따르면 5, 6년 전 당시 교수이던 시인 B 씨(48)는 여학생들에게 “나랑 사귀자”며 치근덕댔다. 술자리에서 성희롱 발언을 일삼는가 하면 성관계를 요구당한 여학생도 있었다. 이후 피해 여학생들은 B 씨를 피해 다녔다. B 씨로부터 “너희 그런 식으로 하면 좋을 것 없다”는 얘기를 듣고 휴학까지 생각했다고 한다. 피해 학생들은 당시 학교 측에 이러한 상황을 알려 어렵게 학교 고위 관계자와 면담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도움이 전혀 안 됐다고 한다. A 씨는 “학교 고위 관계자는 오히려 겁을 줬고 성폭력 가해자 선처를 바라는 호소문을 작성하는 교수도 있었다. 그때라도 제대로 막았더라면…”이라며 안타까워했다. A 씨는 학교 측의 진정한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A 씨는 “학교 측의 회유와 협박 정황이 담긴 다수의 녹취록을 나와 몇몇 학생이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서울예대 측 관계자는 “당시 피해 학생이 구체적 진술을 하지 않아 사건 진상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면 풀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울예대 측은 이날 재학생들에게 ‘기자 접촉 금지령’을 내렸다. 교내 동아리연합회를 통해 ‘학교에서 내려온 긴급 공지 전달합니다. 현재 학교 내에 기자들이 대기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따라서 기자들과의 접촉에 주의하고 관등성명도 답하지 말아 주세요’라는 공지를 전달했다. 이 공지를 다른 학생들에게 전파한 재학생은 “학교 교무처와 상의한 부분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날 서울예대 교내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재학생 20여 명은 대부분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기 곤란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기자 접촉 금지령’에 대해 학교 측 관계자는 “조심하라는 의도였을 뿐 학생이 취지와 다르게 전달한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배준우 jjoonn@donga.com·조유라 기자}

    • 2018-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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