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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가장 규모가 큰 영역은 바로 중형차 시장이다. 2015년 전체 승용차시장의 27.4%를 차지한 중형차는 지난해 31.1%로 비중이 더 커졌다. 국산 승용차 세 대 가운데 한 대가 중형차인 셈이다. 그만큼 완성차 업체의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다. 이런 중형차 시장은 지난 1년 동안 지형도가 가장 크게 바뀐 영역이기도 하다. 올해 1∼2월 누계 판매실적에서 르노삼성자동차와 한국GM 두 회사의 중형차 시장 점유율은 53.3%로 50%를 넘어섰다. 2015년까지만 해도 현대·기아자동차의 중형차시장 점유율이 80%를 넘었다. 그런데 지난해 55.8%로 크게 떨어진 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SM6를 앞세운 르노삼성차의 약진이다. 르노삼성차는 2014년 이 시장 점유율이 11.5%에 그쳤으나 지난해 28.1%로 대폭 늘어난 데 이어 올해는 29%대로 더 올라갔다. 특히 SM6는 지난해 3월 출시 직후부터 과거 SM5를 뛰어넘는 파괴력을 보여주었다. 정식 판매가 시작된 이후 월 평균 5400여 대꼴로 현재까지 모두 6만 4907대가 판매됐다. 특히 시판 1년째인 2월 말까지 중형 승용차 1위 자리를 유지하며 국내 대표 중형세단의 자리를 굳혔다. SM6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공유 플랫폼인 ‘CMF-D’를 활용해 개발된 르노삼성차 첫 모델이다. 이에 따라 신차 개발 기간과 비용을 단축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심리를 좌우하는 감성품질과 기술혁신에 보다 많은 투자여력을 집중할 수 있었던 점이 성공 비결로 꼽힌다. SM6는 총 20종이 넘는 국내 최초, 동급 최초의 고급 안전장치와 편의장치가 대거 적용됐다. 이를 바탕으로 준대형차 시장까지 넘보는 프리미엄 모델로 인식되기도 했다. 이달 들어 SM6와 쏘나타가 각기 전열을 가다듬으면서 중형차시장의 승부는 2차전으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르노삼성차는 이달 말 개막하는 서울모터쇼에서 고급스러운 신비감을 주는 ‘아메시스트 블랙’(Amethyst Black) 컬러의 SM6를 새로 공개한다. 유럽에서 판매되고 있는 SM6의 쌍둥이 모델 탈리스만 등에 적용돼 르노그룹의 프리미엄 모델을 상징하는 색상이다. 또 SM6의 기본 장비 및 옵션을 재구성한 2017년형을 새롭게 선보였다. 2017년형 SM6에는 차량의 정숙성을 높여주는 차음윈드실드 글라스와 LED 주간 주행등이 가장 낮은 트림에까지 기본사양으로 들어갔다. 이에 맞서는 현대자동차도 당초 7월쯤 내놓을 예정이던 쏘나타 부분 변경모델을 넉 달가량 앞당겨 출시했다. 쏘나타 뉴 라이즈는 외관 디자인을 보다 역동적으로 바꾸고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패키지인 스마트센스 기능 등을 적용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SM6와 쏘나타의 전쟁이 2라운드에 접어들면서 두 회사의 자존심을 건 점유율 경쟁이 다시 본격화할 조짐”이라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중동과 중앙아시아가 한국 수출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와 대중국 수출 여건 악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KOTRA는 26일 발간한 ‘중동·CIS 온라인 유통시장 현황 및 진출방안’ 보고서를 통해 이 지역 특성을 분석하고 이렇게 밝혔다. 중동지역 온라인 시장에서는 그동안 아마존, 이베이 등을 이용한 해외직구가 활발했지만 최근 자체 대형 유통망이 등장하면서 시장이 크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수준이 높은 30대 이상 중장년층이 시장을 주도하며 연평균 23.5%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지역에서는 가정용 전자제품과 패션제품의 온라인 거래가 활발했지만 최근 여성의 소득수준이 증가하면서 향수, 색조 화장품, 액세서리 등 여성용 제품 구매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OTRA는 이 지역에서는 제품 마케팅부터 수입과 유통, 사후 관리까지를 모두 담당하는 현지 인력을 잘 발굴해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옛 소련 지역인 독립국가연합(CIS) 시장은 중국계 온라인 쇼핑몰이 90%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KOTRA는 고려인이 많은 중앙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국 화장품과 의류, 전자제품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복잡한 세관 절차와 열악한 물류 인프라, 결제 방식 등의 어려움이 있지만 오프라인 병행 전략 등으로 이를 넘어서면 ‘한류’에 힘입은 시장 개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윤원석 KOTRA 정보통상지원본부장은 “신보호주의가 소비재 수출에 큰 장애가 될 것으로 우려되지만 중동과 CIS 지역 등으로 수출 지역을 다변화하는 것이 위기 극복의 한 열쇠”라고 강조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신규 등록이 2015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0, 40대의 신차 구입이 줄어든 게 가장 큰 원인이다. 2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신규 등록 대수는 2015년보다 0.6% 감소한 182만3041대였다. 전반적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주요 구매층으로 꼽히는 30, 40대의 구입 감소가 두드러졌다. 30대의 자동차 구입은 2013년 27만7081대, 2014년 28만7811대, 2015년 31만6287대로 3년 연속 증가하다 지난해 30만6231대를 기록하며 감소세로 돌아섰다. 40대 역시 2013년 26만9505대, 2014년 29만7588대, 2015년 33만377대로 3년 연속 신차 구입이 늘어났지만 지난해는 32만2473대로 역성장했다. 승용차만 보면 지난해 상반기(1∼6월)의 개별소비세 감면 혜택에 힘입어 연간 등록 대수가 153만3813대로 전년도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승합차와 화물차 신규 등록 대수가 각각 11.3%, 3.1% 감소해 전체적으로는 등록 대수가 줄었다. 승용차 모델별 순위에서는 2015년 쏘나타에 이어 2위였던 아반떼가 지난해 1위로 올라섰다. 전기차는 2015년보다 75.8%가 증가한 5177대가 새로 등록됐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일별 HRTS(Hyundai Real Time Service·실시간 유지관리 서비스) 고장 현황, 월별 HRTS 고장 현황, 고장 접수 유형…. 대형 모니터 12개를 가로세로로 이어붙인 대형 화면에 떠 있는 그래프와 숫자가 시시각각 변했다. 화면 가운데서 계속 바뀌던 4개의 지도 가운데 한 곳에 갑작스레 빨간색 테두리가 둘러졌다. 고장 신고다. 그 지역 지도가 확대되면서 어느 정비기사가 얼마 뒤에 현장에 도착할 수 있는지, 초 단위 카운트가 시작됐다. 17일 찾은 경기 이천시 현대엘리베이터 본사의 고객케어센터(CCC). 현대엘리베이터가 전국에서 관리하는 13만 대 이상의 엘리베이터 고장 신고는 모두 이곳으로 집중된다. 정신없이 바뀌는 화면 가운데서도 가장 눈에 띄는 건 역시 HRTS. 엘리베이터에 센서와 통신 장비를 설치해 365일 24시간 동안 운행 시간과 부품 수명 등을 실시간으로 살펴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사소한 고장이나 작동 오류는 원격으로 고칠 수 있고 이용자가 적은 야간에 엘리베이터 스스로 여러 층을 움직이도록 하면서 점검할 수도 있다. 본사뿐만 아니라 이용자들도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해 엘리베이터 운영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유지관리비에 소액의 통신비가 추가되지만 지난해 말 현대엘리베이터가 관리 중인 전국 승강기 13만4000대 중 2만1000대에 HRTS가 적용됐다. 최고 속도 경쟁이 뜨거웠던 엘리베이터 업계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설치 대수가 4만 대를 넘겼지만 엘리베이터를 설치할 수 있는 빌딩이나 아파트가 무한정 늘어날 수는 없다. 사물인터넷(IoT) 개념을 도입한 HRTS 등을 활용하는 유지관리 사업은 기본. 여기에 엘리베이터 사업이 기존의 기업 간 거래(B2B)에서 소비자를 직접 공략하는 시장으로 변하는 모습도 도드라진다. 아파트 건축 당시 들여놓은 뒤 20년 이상 사용한 노후 엘리베이터를 교체하는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현대엘리베이터 본사에서는 경기 고양시 일산의 한 아파트 단지 대표자 5명이 연구시설과 생산현장 견학에 나섰다. 아파트 단지의 엘리베이터 5대를 교체하면서 직접 현장을 보러 온 것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일반 소비자를 위한 견학 프로그램을 따로 운영 중이다. 테스트 건물인 현대아산타워 1층에서는 전력효율을 높인 엘리베이터를 새로 설치했을 때 전기요금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를 직접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5대를 하루 8시간 운행할 때 연간 약 1300만 원이던 전기요금이 60%가량 줄어든다는 결과를 보자 “진작 바꿀걸…” 하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첨단 엘리베이터 기술 역시 이 프로그램을 통해 쉽게 느껴볼 수 있다. 최고 분속 1080m를 자랑하는 초고속 엘리베이터는 52층 높이에 해당하는 205m 아산타워를 25초 만에 올라가면서도 일반 엘리베이터보다 진동이나 소음이 적었다. 눈만 갖다대면 홍채를 인식해 살고 있는 층에 자동으로 멈추고 짐을 든 양손 대신 발로 버튼을 누를 수 있는 엘리베이터도 실물을 테스트할 수 있었다. 엘리베이터를 끌어올리고 내리는 엔진 역할을 하는 권상기, 중앙처리장치인 제어반 생산 라인 등을 살펴본 고준열 입주자대표회장(64)은 “외국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직접 첨단 기술을 적용한 엘리베이터를 생산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전기료 절감 등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41.3%를 차지하며 점유율 1위를 기록한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우 2012∼2016년 설치한 엘리베이터의 29%가량이 이런 ‘리모델링 설치’로 집계됐다. 노후 아파트 비중이 커지고 20년 이상 사용한 엘리베이터가 많아지면 교체 수요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현대엘리베이터와 오티스, 티센크루프 등 주요 엘리베이터 업체가 직접 아파트 단지를 찾아다니며 설명회를 여는 이유다. 이천=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고로를 짓겠다는 꿈은 선대부터 시작됐습니다. 베네수엘라, 캐나다, 미국 등 여러 곳을 검토한 끝에 브라질에서 그 꿈을 이루게 됐습니다.” 무대 위에 선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이 환하게 웃으며 벅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22일 동국제강이 브라질 CSP 제철소에서 후판용 철강 반제품인 슬래브를 들여오며 입고식을 연 충남 당진시 후판공장. 이날 입고식은 고로를 가진 철강사가 되겠다는 동국제강의 오랜 꿈이 마침내 실현됐음을 선언하는 자리였다. 철강 제품의 출발점이 되는 쇳물은 철광석을 녹이는 고로나 고철(스크랩)을 녹이는 전기로에서 만들 수 있다. 철강 업계에서는 최근 전기로 기술이 많이 발전하긴 했지만 가격 경쟁력을 갖추면서도 품질 높은 철강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순도 높은 쇳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고로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1954년 창립된 동국제강은 그동안 전기로만 운영하면서 국내에 고로를 만들지 못했다. 고로 건설은 막대한 투자비가 드는 사업이다. 이런 가운데 2005년 장 부회장의 형인 장세주 회장이 브라질 동북부 세아라 주와 투자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동국제강은 자체 고로 설립의 첫 발을 뗐다. 페셍 산업단지에 연간 300만 t의 슬래브를 생산할 수 있는 CSP 제철소를 만드는 대장정이 시작된 것이다. 브라질 소재 세계 최대 철광석 회사인 발리가 50%, 동국제강이 30%, 포스코가 20%의 비율로 55억 달러를 투자한 CSP 제철소는 2012년 공사를 시작해 지난해 6월 10일 마침내 고로에 불을 붙이고 운영을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화입 후 상업생산까지 6개월이 걸리지만 CSP 제철소는 그 기간을 절반으로 단축해 올 2월까지 140만 t의 슬래브를 생산했다. 또 가동 시작 1년도 안 돼 자동차 강판용 슬래브, 유정강관용 슬래브 등 고부가가치 고급 철강을 잇달아 생산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동국제강은 이번에 입고된 5만8751t의 슬래브를 시작으로 올해 모두 25만∼30만 t의 슬래브를 들여올 예정이다. 내년에는 최대 60만 t으로 입고 물량을 확대한다. 동국제강은 브라질에서 대서양과 인도양을 가로지르는 1만9783km를 49일 동안 건너온 슬래브를 이날 오후 2시부터 후판 제작 공정에 투입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슬래브를 사서 쓸 때는 물량이나 고급제품 확보 등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CSP 제철소를 통해 더 많은 물량을 기존 제품보다 더 싸게 공급받을 수 있다는 확답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동국제강은 CSP 제철소에서 매년 생산되는 300만 t의 슬래브 가운데 160만 t의 물량을 확보했다. 이 가운데 100만 t은 세계 시장에 판매하고 60만 t은 당진공장에서 직접 사용할 계획이다. 동국제강이 이 슬래브에 얼마나 큰 애정을 갖고 있는지는 이날 입고식 행사 곳곳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입고식 행사 무대에는 각각 무게가 20t에 이르는 슬래브 10개를 5개씩 양쪽에 쌓고 옆면에 브라질과 한국의 이미지를 그려 놓았다. 후판공장 벽면에 브라질 제철소 현장과 엔지니어 등의 모습을 큼지막하게 그려 ‘아트월’로 만들기도 했다. 동국제강은 이날 행사에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의 고객사와 금융기관 관계자를 초청했다. 그러면서 참가자들이 쓰는 방명록 자리에 종이 대신 4.5mm 두께의 후판을 놓아뒀다. 지난달 6일 시범적으로 들여온 SPC 제철소 슬래브로 만든 후판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장 부회장은 “한국 회사가 외국에서 고로를 짓고 슬래브를 만들어 50일간의 항해를 거쳐 국내로 들여와 철강 제품을 생산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스스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동국제강을 무리 중에서 용감하게 바다에 뛰어드는 ‘퍼스트 펭귄’에 비유하기도 했다. 한편 장 부회장은 이날 횡령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장세주 회장이나 전국경제인연합회 탈퇴 여부 등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장 부회장은 “장 회장이 (내년에) 복귀하면 열심히 할 것이고 나는 부회장으로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부회장은 매주 장 회장을 면회해 자문을 구하고 있으며 이날 장 회장이 입고식에 참석하지 못하는 것을 섭섭해한다고 덧붙였다. 전경련 탈퇴와 관련해 장 부회장은 “회비 납부만 보류한 채 관망 중”이라고 밝혔다.당진=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완성된 철강 제품이 시간별로 어떤 압력과 온도 조건을 거쳐 제작됐는지 0.005초 단위까지 컴퓨터로 살펴본다. 불량품이 나오면 정확히 어느 시점에 왜 결함이 발생했는지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스마트 공장이 스스로 순간순간 이런 문제를 제어해 불량 발생을 최소화한다. 포스코가 광양제철소 후판공장에서 지난해 닻을 올린 스마트 공장이 이미 구현했거나 앞으로 현실화시킬 모습들이다. 미세한 조건에도 품질이 크게 달라지는 공정 속에서 결함이 발생하면 제품 생산이 끝난 뒤에나 원인을 확인할 수 있었던 한계를 스마트 공장 구축으로 훌쩍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철강사, 빅데이터를 실로 꿰다 포스코는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광양제철소에서 2015년 스마트 팩토리 구축을 시작했다. 그 시험의 장은 바로 두께 6mm 이상의 철강 판재 제품을 만드는 후판공장이다. 후판은 선박이나 플랜트, 건설용 강재 등에 주로 쓰인다. 광양제철소 후판부는 고로에서 만든 쇳물을 이용해 철강 반제품인 슬래브를 만드는 제강 및 연주 공정과 이 슬래브를 뜨겁게 가열한 뒤 강하게 눌러서 후판으로 완성하는 압연 공정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철강 고유 연속 공정의 축소판이면서 여러 공정을 가지고 있다는 점 때문에 스마트 공장 시범 사업장이 됐다. 20일 광양제철소에서 만난 후판 스마트팩토리추진팀의 김찬우 과장(37)은 스마트 팩토리 플랫폼 화면에 후판 공정과 관련한 다양한 그래프를 띄웠다. 월간 생산량 통계 등은 기존에도 볼 수 있던 이른바 ‘매크로 데이터’다. 하지만 지난해 6월 포스코가 ‘포스프레임’이라고 이름붙인 스마트 공장 플랫폼을 완성하면서 ‘마이크로 데이터 트렌드 분석’ 화면을 함께 볼 수 있다. 최종 생산된 개별 후판 제품에는 모두 고유 번호가 매겨지고 이 제품을 클릭하면 열연 과정에서 받은 압력과 온도의 변화 같은 자료들을 모두 확인할 수 있다. 가장 정밀하게는 0.005초 단위로 수집되는 열연공장의 자료를 모두 모으면 하루 1TB(테라바이트)에 이른다. 후판 제작 공정의 수치 자료들로만 고화질 영화 1000편가량의 데이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쌓여서 정리된 빅데이터는 불량품이 발생하면 정확한 원인을 분석할 수 있게 해준다. 김 과장은 “예컨대 불량이 발생한 순간 압연 과정에서 주어진 압력에는 문제가 없는데 후판 일부가 두껍게 제작됐다면 후판이 충분히 가열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생산 노하우에 AI 덧붙여 생산 효율성 제고 후판공장에서는 지난해와 올해 스마트 공장과 관련해 39개의 구체적인 과제를 설정했다. 이 가운데 10개가 이미 성공을 거뒀고 29개 과제가 연구 중이다. 포스코는 10개 과제의 성공으로 연간 45억 원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장에서 실제로 활용 중인 성공 사례는 이런 식이다. 가열된 상태의 슬래브는 조건에 따라 표면에 균열이 발생하기 쉬워 특정한 철강 종류는 늘 따로 균열을 제거하는 ‘스카핑’이란 공정을 거쳤다. 하지만 단순히 철강 종류가 아니라 빅데이터로 다양한 조건을 분석해 크랙 발생 가능성을 상당히 정확하게 점칠 수 있게 되면서 시간과 비용 부담이 큰 스카핑 공정 빈도를 줄일 수 있게 됐다. 다만, 복잡한 연속 공정을 스마트화하면서 인공지능(AI) 활용은 아직 제한적인 단계다. 곳곳의 센서와 영상 장비를 활용해 빅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분석해 조업 조건에 따른 생산 결과물을 ‘예측’하는 단계에는 거의 도달했지만 공장이 스스로를 제어하는 데는 아직 이르지 못한 것이다. 현재 후판공장에서는 빅데이터 등을 통해 도출된 해법을 엔지니어와 연구원이 직접 검증하면서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자동적으로 생산 과정을 통제하는 모습은 이 제철소 2도금공장 3CGL(용융아연도금강판공장)에서 살펴볼 수 있다. 용융아연도금강판은 자동차 외장용 강판 등에 쓰이는 비싼 철강 제품이다. 완성차 업체의 요구에 따라 수시로 도금의 두께를 바꾸면서도 오차를 줄이는 것은 이 공정에서 매우 중요한 기술력 중 하나다. 아연의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다. 포스코 기술연구원과 이종석 성균관대 시스템경영공학과 교수는 인공지능 도금량 예측모델 알고리즘을 개발해 3CGL에 적용했다. 그 결과 수동으로 조업할 때 최대 7g에 이르렀던 m²당 도금량 편차는 0.5g까지 줄었다. 이런 스마트 공장 구축은 생산 과정에만 그치지 않는다. 새로운 철강 종류를 개발할 때 실제 공정 대신 시뮬레이션을 통해 모양과 기능을 테스트하고 현장의 센서와 스마트 헬멧·밴드를 통해 유해가스와 소음, 온도 등을 모니터링해 위험 요소를 알려주는 변화 역시 진행 중이다. 포스코는 모든 공장을 이런 스마트 공장으로 만들면서 직접 개발한 스마트 공장 플랫폼 판매에도 나설 계획이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최근 “스마트 공장을 구축한 뒤에 철강은 물론이고 다른 제조업체도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광양=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한화큐셀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터키 최대 태양광발전소 건설사업을 따냈다. 21일 한화큐셀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20일(현지 시간) 한화와 터키 칼리온 에너지(Kalyon Energy) 컨소시엄은 터키 코니아 주(州) 카라프나르 구역에 들어서는 태양광발전소 사업자로 선정됐다. 한화큐셀 컨소시엄은 가장 낮은 발전단가(kWh·킬로와트시 당 0.0699달러)를 제출해 사업을 따낸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금액이 13억 달러(약 1조5000억 원)를 넘을 것으로 보이는 이번 프로젝트는 터키 내 최대 태양광발전소일 뿐만 아니라 한국기업이 해외 진출한 태양광발전소 가운데 최대규모다. 한화큐셀은 “칼리온 에너지와 50대 50의 조인트 벤처를 설립해 따낸 이번 프로젝트는 1000MW(1GW)급 태양광발전소와 연간 발전량 500MW급 규모의 제조설비를 조성하는 복합형 민자발전 사업”이라고 밝혔다. 향후 21개월 이내에 태양광발전소에 필요한 패널 모듈 등을 생산하는 공장을 먼저 조성한 뒤 이 공장에서 나오는 모듈 등으로 1GW급 태양광발전소를 건립해 30년간 운영하는 방식이다. 앞서 한화큐셀은 2015년 말 터키에 8.3MW급 태양광발전소를 준공한 데 이어 지난해 10MW급 발전소를 추가로 건립해 현지 태양광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한 바 있다.김도형기자 dodo@donga.com}

살고 있는 아파트 주차장에서 충전할 수 있으면 진지하게 구매를 고려해 보겠는데…. 지난달 27일 국내에 출시된 아이오닉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사진)을 짧게나마 직접 몰면서 든 생각이다. 이날 현대자동차는 경기 고양시에 위치한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아이오닉 콘퍼런스를 열고 ‘아이오닉 플러그인(IONIQ plug-in)’을 공식 출시했다. 그 인근에서 도심 도로 5km가량을 달려본 시승은 ‘맛보기’ 수준이었다. 하지만 플러그인의 진가는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플러그인은 역시나 조용했다. 전기 모드로 시동이 걸린 차에 올랐지만 시동이 켜져 있는 것인지 아닌지 알기 힘들었다. 플러그인은 순수 전기 주행 모드와 하이브리드 모드를 버튼 하나로 간단히 선택할 수 있다. 얼마나 속도를 내면 비로소 가솔린 엔진이 켜지는지 알아보려 하이브리드 모드를 선택했다. 시속 40km 이상으로 속도를 올려도 엔진은 가동되지 않았다. 주차장을 벗어나는 오르막길에서도 버거운 느낌은 전혀 없었다. 다만 전기차가 가솔린이나 디젤 엔진을 뛰어넘는 가속력을 가질 수 있다는 다소 ‘과도한’ 기대와는 거리가 있었다. 차는 시종 차분한 느낌이었다. 플러그인 모델은 어차피 속도를 올리려면 엔진을 가동시키기 때문에 순수 전기차에 비해서는 모터 성능이 낮다는 것이 현대차의 설명이다. 순수 전기차로 건너가는 ‘과도기’ 모델일 수 있지만 플러그인은 현재로서는 상당히 매력적인 연료소비효율과 주행 거리를 갖추고 있다. 고효율 리튬 이온 폴리머 배터리를 쓰면서 1회 2시간 15분 충전으로 최대 46km의 전기 주행이 가능하다. 도심 출·퇴근용으로만 쓴다면 기름값을 쓰지 않으며 차를 유지할 수 있는 셈이다. 여기에 가솔린을 포함하면 900km 이상 달릴 수 있다. 주말 장거리 주행을 할 때는 충전 걱정 없이 고속도로에 올라설 수 있다. 복합연비는 휘발유 기준 L당 20.5km, 전기 기준 kWh당 5.5km로 국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중 최고 수준이라는 것이 현대차의 설명이다. 플러그인에는 최고 출력 105ps, 최대 토크 15.0kgf·m의 신형 카파 1.6GDi 엔진과 고효율 영구자석형 모터 시스템이 적용됐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를 빼닮은 겉모습에 화려하거나 고급스럽진 않지만 깔끔한 실내 디자인. 실속 있게 타기에 좋은 차라는 생각이 들수록 아직 충전이 쉽지 않다는 아쉬움이 크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고양=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살고 있는 아파트 주차장에서 충전할 수 있으면 진지하게 구매를 고려해 보겠는데…. 지난달 27일 국내에 출시된 아이오닉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사진)을 짧게나마 직접 몰면서 든 생각이다. 이날 현대자동차는 경기 고양시에 위치한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아이오닉 콘퍼런스를 열고 ‘아이오닉 플러그인(IONIQ plug-in)’을 공식 출시했다. 그 인근에서 도심 도로 5km 가량을 달려본 시승은 ‘맛보기’ 수준이었다. 하지만 플러그인의 진가는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플러그인은 역시나 조용했다. 전기 모드로 시동이 걸린 차에 올랐지만 시동이 켜져 있는 것인지 아닌지 알기 힘들었다. 플러그인은 순수 전기 주행 모드와 하이브리드 모드를 버튼 하나로 간단히 선택할 수 있다. 얼마나 속도를 내면 비로소 가솔린 엔진이 켜지는지 알아보려 하이브리드 모드를 선택했다. 시속 40km 이상으로 속도를 올려도 엔진은 가동되지 않았다. 주차장을 벗어나는 오르막길에서도 버거운 느낌은 전혀 없었다. 다만 전기차가 가솔린이나 디젤 엔진을 뛰어넘는 가속력을 가질 수 있다는 다소 ‘과도한’ 기대와는 거리가 있었다. 차는 시종 차분한 느낌이었다. 플러그인 모델은 어차피 속도를 올리려면 엔진을 가동시키기 때문에 순수 전기차에 비해서는 모터 성능이 낮다는 것이 현대차의 설명이다. 순수 전기차로 건너가는 ‘과도기’ 모델일 수 있지만 플러그인은 현재로서는 상당히 매력적인 연비와 주행 거리를 갖추고 있다. 고효율 리튬 이온 폴리머 배터리를 쓰면서 1회 충전으로 최대 46km의 전기 주행이 가능하다. 도심 출·퇴근용으로만 쓴다면 기름값을 쓰지 않으며 차를 유지할 수 있는 셈이다. 여기에 가솔린을 포함하면 900km 이상 달릴 수 있다. 주말 장거리 주행을 할 때는 충전 걱정 없이 고속도로에 올라설 수 있다. 복합연료소비효율은 휘발유 기준 L당 20.5km, 전기 기준 5.5km/kWh로 국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중 최고 수준이라는 것이 현대차의 설명이다. 플러그인에는 최고 출력 105ps, 최대 토크 15.0kgf·m의 신형 카파 1.6GDi 엔진과 고효율 영구자석형 모터 시스템이 적용됐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를 빼닮은 겉모습에 화려하거나 고급스럽진 않지만 깔끔한 실내 디자인. 실속 있게 타기에 좋은 차라는 생각이 들수록 아직 충전이 쉽지 않다는 아쉬움이 크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포스코가 인도 동부 지역에서 제철소 설립을 추진한 지 12년 만에 용지 반환 의사를 밝혔다. 19일 포스코에 따르면 포스코 인도법인은 최근 “현재 포스코가 보유하지만 사용하지 않는 제철소 용지를 오디샤 주에서 돌려달라고 하면 돌려줄 용의가 있다”며 오디샤 주정부에 용지 반환을 타진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오디샤 주정부가 포스코 인도법인에 토지 세금 등으로 140여억 원을 지급하라고 요청하자 포스코 인도법인이 비용을 부담하며 용지를 소유하는 데 관심이 없다면서 이렇게 답신한 것이다. 포스코는 2005년 6월 오디샤 주정부와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철광석을 녹여 쇳물과 열연강판을 만드는 일관 제철소 설립에 착수했다. 하지만 사업은 주민들의 반대 등으로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했다. 이날 포스코 관계자는 “제철소 건립과 관련해 현재 필요하지 않은 용지를 반환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이고 해당 사업에서의 최종적 철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업이 장기간 지연된 가운데 용지 반환 의사까지 밝히면서 포스코가 사실상 철수 수순을 밟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2015년 7월 “인도 정부에서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지 않는 한 오디샤 지역 일관 제철소 투자는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포스코는 인도에서 일관 제철소가 아닌 철강제품 생산 중심의 투자를 키워왔다. 포스코는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 주에 180만 t 규모의 냉연강판 공장과 45만 t 규모의 자동차·가전용 용융아연도금강판 공장을 설립했고 델리 푸네 첸나이 등에서 철강가공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정년이 60세로 연장된 뒤 기업 10곳 중 7곳이 임금체계를 개편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정년 60세 법제화 이후 인사·임금제도 변화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3년 이후 지난해까지 기업 67.7%가 임금체계를 개편했다. 정년을 만 60세로 연장하는 법안은 2013년 4월 국회를 통과했다. 경총은 전국의 5인 이상 기업 227곳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임직원 300인 이상 기업의 임금체계 개편 방식(복수 응답)은 임금피크제 도입이 52.2%로 가장 많았다. 인센티브 도입·확대와 기본급 체계 개선이 각각 31.3%, 28.4%로 뒤를 이었다. 300인 미만 기업은 기본급 체계 개선(35.6%), 인센티브 도입·확대(23.1%), 임금피크제 도입(22.5%) 순이었다. 전체 응답 기업의 30.0%는 2013년 이후 정기상여금의 일부 또는 전부를 개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정기상여금 전부를 기본급에 통합(46.3%)하거나 기본급과 변동성과급으로 분리해 흡수(34.1%)시킨 곳이 대부분이었다. 기업들은 임금체계 개편을 통해 근로자 동기부여 강화(33.5%), 노동 관련 법·제도 리스크 최소화(27.7%), 인건비 절감(12.8%), 신규채용 여력 확대(11.6%) 등을 기대하고 있었다. 한편 응답 기업 중 40.1%는 2013년 이후 직급 체계에 변화를 줬거나 개편을 계획 중이라고 답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300인 이상 기업은 직급 체류연한 연장(37.5%)을, 300인 미만 기업은 직급 구분 기준 재설정(49.0%)을 각각 가장 많이 선호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포스코가 인도 동부 지역에서 제철소 설립을 추진한지 12년 만에 부지 반환 의사를 밝혔다. 19일 포스코에 따르면 포스코 인도법인은 최근 “현재 포스코가 보유하지만 사용하지 않는 제철소 부지를 오디샤 주에서 돌려달라고 하면 돌려줄 용의가 있다”며 오디샤 주 정부에 부지 반환을 타진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오디샤 주 정부가 포스코 인도법인에 토지 세금 등으로 우리 돈 140여억 원을 지급하라고 요청하자 포스코 인도법인이 비용을 부담하며 부지를 소유하는 데 관심이 없다며 이렇게 답신한 것이다. 포스코는 2005년 6월 오디샤 주 정부와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철광석을 녹여 쇳물과 열연강판을 만드는 일관 제철소 설립에 착수했다. 하지만 사업은 주민들의 반대 등으로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했다. 이날 포스코 관계자는 “제철소 건립과 관련해 현재 필요하지 않은 부지를 반환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이고 해당 사업에서의 최종적인 철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업이 장기간 지연된 가운데 부지 반환 의사까지 밝히면서 포스코가 사실상 철수 수순을 밟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2015년 7월 “인도 정부에서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지 않는 한 오디샤 지역 일관 제철소 투자는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포스코는 인도에서 일관 제철소가 아닌 철강제품 생산 중심의 투자를 키워왔다. 포스코는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 주에 180만t 규모의 냉연강판 공장과 45만t 규모의 자동차·가전용 용융아연도금강판 공장을 설립했고 델리·푸네·첸나이 등에서 철강가공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현대자동차가 미국에서 안전벨트 관련 문제로 쏘나타 98만 대를 리콜한다. 16일 현대차와 미국도로교통안전국(NHTSA) 등에 따르면 쏘나타 2011∼2014년 모델과 쏘나타 하이브리드 2011∼2015년 모델이 다음 달 초부터 리콜 조치에 들어간다. 총 리콜 대상은 97만8000대에 이른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9월 쏘나타 2013년 모델이 충돌했을 때 앞좌석 안전벨트가 느슨해졌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현대차는 차량에 충격이 가해졌을 때 안전벨트를 잡아당겨 주는 프리텐셔너 조립 과정에서 일부 문제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현대차로서는 2013년 4월 미국과 한국에서 한꺼번에 203만 대를 리콜한 이후 가장 큰 규모의 리콜이다. 현대차는 이번의 경우 국내에서 판매된 쏘나타는 부품 공급업체가 달라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한밤에도 스마트폰 앱으로 택배 예약이나 배송 관련 문의를 하면 인공지능(AI)이 자동으로 답변을 해준다. 하루 150개씩 상자를 배달하느라 바쁜 택배 기사에게는 배달 순서를 효율적으로 미리 설계해주고 다음에 찾아가야 할 배송지의 주소와 요청 사항을 불러주는 비서 역할도 한다. 택배 시장 점유율 1위인 CJ대한통운이 올해 서비스를 시작하는 ‘챗봇’을 통해 하려는 일들이다. 1992년 한진이 ‘파발마’란 브랜드로 국내에 첫 서비스를 시작한 지 25년. 택배 산업이 첨단 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빅데이터로 택배 물량 예측” 소비자들은 휴대전화로 연락하며 상자를 건네주고 돌아가는 택배 기사들만을 본다. 하지만 택배 업계에서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을 적극 활용하는 4차 산업혁명이 진행 중이다. CJ대한통운은 전국 200여 개 지역 터미널 전체에 내년 4월까지 자동분류 설비를 설치할 계획이다. 지역 터미널은 택배 상자를 최종적으로 분류해서 차량에 싣는 거점이다. 자동분류 설비를 구성하는 주요 장비 중 하나인 ‘지능형 터미널 시스템’은 컨베이어 밸트 위에서 분당 120m 속도로 움직이는 택배상자 운송장의 바코드와 부피까지 인식할 수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상자 분류 시간이 크게 단축돼 오전 일찍 출발하는 택배도 있다. 오전 중 택배를 받는 소비자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바코드 정보에 따라 상자를 분류하면서 측정한 상자 부피 정보는 따로 축적해서 빅데이터로 만든다. 겨울이면 두꺼운 옷 때문에 택배 상자가 커지는 것처럼 상황에 따라 부피가 달라지는 택배 상자 정보가 쌓이면 택배 차량을 어떻게 배정해야 할지를 판단할 수 있다.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택배 물량을 예측하는 정확도도 높아지고 있다. 예년보다 짧은 올해 1월 설 연휴를 앞두고 택배 업체들은 고향을 찾는 대신 물건만 보내는 사람들이 늘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설보다 택배 물량이 20%가량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은 적중했다. 서비스도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다. 한진택배는 지난해 실시간 배송 정보제공 서비스를 도입했다. 스마트폰 지도를 통해 배송기사의 현재 위치는 물론이고 몇 명의 다른 고객을 거쳐서 택배 상자가 올 수 있는지까지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다.○ 20억 상자 넘긴 국내 택배… 이제는 해외로 택배는 해운과 철도 운송 등을 포함하는 물류업 전반에서 보자면 가장 ‘젊은 산업’에 속한다. 1992년 국내에 첫선을 보인 택배 서비스는 1995년 TV홈쇼핑이 등장하면서 첫 도약기를 맞았다. 그해 1000만 상자 수준이었던 택배 물량은 이듬해 2000만 상자 이상으로 성장했다. 택배 시장은 그 후 인터넷 쇼핑몰과 오픈마켓 확대를 발판으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한국의 택배 물량은 2014년 16억2325만 상자에서 2015년 18억1596만 상자로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20억4666만 상자를 기록하며 연간 20억 상자를 넘어섰다. 지난해 전 국민 한 사람당 41상자의 택배를 이용한 셈이다. 전반적인 경기와 무관하게 꾸준히 매년 1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는 점도 눈에 띈다. 하지만 국내 시장이 무한정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은 택배업계의 고민이다.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서는 이유다. CJ대한통운은 중국,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멕시코 등 해외 5개국에서 현지 택배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아직 시작 단계지만 현지 특성과 도로 상황 등 배송환경에 맞추면서 현지화 중이다. 특히 태국에서는 전국 배송망을 구축하고 전국 77개 주를 망라하는 익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택배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는 부담은 있지만 동남아시아 지역 등에서 온라인 쇼핑 등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어 우리 식 모델을 수출하면 연착륙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삼성중공업이 세계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선을 건조했다. 이 배로 2만 TEU(1TEU는 약 6m 길이의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시대가 열렸다. 삼성중공업은 일본 해운사 MOL로부터 2015년 2월 수주한 2만150TEU급 컨테이너선 4척 가운데 첫 번째 선박의 건조를 마치고 15일 경남 거제조선소에서 명명식을 열었다. 명명식에는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과 이케다 준이치로(池田潤一郞) MOL 사장 등 90여 명이 참석했다. 선박은 ‘MOL 트라이엄프(TRIUMPH·사진)’호로 이름 지어졌다. 길이 400m, 폭 58.8m, 높이 32.8m인 MOL 트라이엄프는 표준 컨테이너 2만150개를 한 번에 실어 나를 수 있다. 삼성중공업이 독자 개발한 프로펠러 등으로 에너지 절감 능력을 키운 MOL 트라이엄프는 현재 세계에서 건조된 컨테이너선 가운데 가장 큰 선박이면서 2만 TEU 시대를 연 최초의 컨테이너선이라는 기록을 함께 남기게 됐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2016년 1월 말 강재 절단식 이후 약 15개월에 걸친 건조 과정 동안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이 2만 TEU 컨테이너선 시대를 세계 최초로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고 밝혔다. 명명식을 마친 배는 마무리 작업을 거쳐 27일 선주사에 인도된 뒤 유럽 항로에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9척의 2만 TEU급 컨테이너선을 추가로 건조해 인도할 계획이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두산중공업이 3개월 만에 다시 인도네시아 복합화력발전소 전환 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두산중공업은 인도네시아 국영 건설사인 후타마 카랴와 컨소시엄을 이뤄 인도네시아 전력청(PLN)으로부터 4700억 원 규모의 무아라 타와르 복합화력발전소 전환 사업을 수주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가운데 두산중공업의 수주 금액은 약 3000억 원이다. 이번 사업은 기존 1150MW(메가와트)급 가스화력발전소에 배열회수보일러(HRSG) 8기와 스팀터빈 3기를 공급해 1800MW급 복합화력발전소로 전환하는 공사다. 올해 말 착공해 완공까지 약 30개월이 걸릴 예정이다. 발전소는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동쪽 40km 지점에 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12월에도 인도네시아 그라티 복합화력발전소 전환 사업을 수주했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고급 철강 제품은 가공과 용접이 힘들어 구매 회사 입장에서 여러 가지로 불편한데 솔루션 마케팅 덕택에 이 문제를 풀 수 있었습니다.” 10일 연임을 확정짓고 기자들과 만난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조금 뜻밖의 얘기를 털어놓았다. 포스코는 세계적인 철강 공급 과잉 속에서 최근 부가가치가 높은, 이른바 월드프리미엄(WP) 철강 제품으로 영업 이익을 높여 왔다. 그런데 제품 품질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솔루션 마케팅 같은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한 것이다. 세계적인 불황 속에 기업들이 ‘친절하게’ 변하면서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 포스코는 최근 ‘솔루션 마케팅’을 강조해왔다. 인장강도를 높여 더 질기면서도 가벼워진 새로운 철강 제품을 개발하면 이 철강 제품을 사가는 구매 회사들이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공급사인 포스코가 먼저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 이 마케팅의 핵심이다. 새로운 철강 제품에 적합한 절단법과 용접법을 고객사와 공유하는 것은 기본이다. 자동차 강판을 사가는 구매 회사를 위해서는 미리 차량충돌 시뮬레이션을 통해 부분별로 어떤 철강 제품을 활용하면 최적의 차체를 완성할 수 있다는 해답을 제시하기도 한다. 실제로 포스코는 쌍용자동차 등과 차량 개발 과정부터 협력해 왔다. 이런 노력은 구매 회사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도록 돕는 역할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 포스코는 물결 모양 강판(파형강판)을 이용해 교량을 만드는 고객사 평산에스아이의 인도네시아 입체교차로 건설 프로젝트 참여를 시작부터 지원했다. 인도네시아가 반둥 시에서 입체교차로 건설을 추진하는 것을 미리 알고 기술력을 가진 평산에스아이에 사업 참여를 권유해 40m 길이의 교량을 만들 수 있는 초대형 파형강판을 제작할 수 있게 기술을 협력했다. 손희준 평산에스아이 이사는 “오래된 파트너사인 포스코가 시범사업으로 먼저 제안을 했고 기술개발도 지원했다. 10곳 이상에서 사업 제안을 받았고 앞으로 1000곳 이상에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가 마케팅 차원을 넘어 협력사와 상생할 수 있는 길까지 찾은 것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솔루션 연계 판매량이 2014년 대비 3배 증가한 390만 t을 기록했다. 포스코가 스마트 팩토리 사업에 대한 의지를 밝힌 가운데 권 회장은 13일 제프리 이멜트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과 면담하고 인도네시아 생산법인 방문길에 나서기도 했다. 철강 분야의 전문지식에 GE의 기술을 결합해 앞으로 스마트 산업과 관련된 솔루션도 만들어 내겠다는 것이 권 회장의 복안이다. 다른 기업들도 이런 솔루션 찾기에 나서고 있다. 최근 마케팅 조직 규모를 키운 현대제철은 핵심 고객 관리 조직을 구축해 제품 발주 단계부터 재고 관리에 이르는 전 과정을 따로 관리하는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고강도 철근과 내진용 철강 제품 등을 고부가가치 전략제품으로 선정해 여기에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건설장비와 엔진 등을 만드는 두산인프라코어는 최근 미국에서 열린 북미 최대 건설장비 전시회 ‘콘엑스포 2017’에서 ‘두산 커넥트’라는 이름의 텔레매틱스 솔루션을 선보였다. 굴착기 같은 건설장비에 센서와 통신장비를 설치해 위치 추적과 원격 차량진단, 사고감지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용자들은 장비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혹은 언제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를 쉽게 알 수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이 현장에 어떤 장비 몇 대씩으로 작업팀을 구성해 투입하면 며칠 만에 작업을 마칠 있다’는 식의 해법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 기술개발이 한창”이고 귀띔했다. 서울 용산구의 LG유플러스 신사옥에 2층 엘리베이터를 납품한 현대엘리베이터는 건물 세부 설계 이전 단계부터 참여해 2층 엘리베이터를 제안하기도 했다. 2층을 외부인 접견 및 커뮤니티 공간으로 설계해 1층과 마찬가지로 유동인구가 많도록 설계하면 2층 엘리베이터가 효율적일 수 있다는 해법을 적용한 것이다. 이런 흐름과 관련해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중후장대 산업에서 중국 등과의 기술 격차가 좁혀지는 가운데 서비스 역량을 키워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은 우리 산업의 중요한 과제”라고 설명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향후 50년의 성공 역사를 위해 신성장 분야에서 경쟁력을 새로 확보하고 스마트 산업(Smart Industry) 육성을 역점 과제로 추진하겠습니다.” 10일 공식적으로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권오준 포스코 회장(67·사진)이 스마트 산업을 새로운 화두로 던졌다. 포스코는 이날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제49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권 회장의 연임을 최종 결정했다. 주주총회에 이어 기자들과 만난 권 회장은 “새로운 50년의 도약을 준비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며 말문을 열었다. 1968년 포항종합제철로 문을 연 포스코가 설립 50년을 앞둔 가운데 철강 산업을 뛰어넘어 새롭게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고민이다. 스마트 산업을 그 해답으로 내놓은 권 회장은 “그룹의 전체 구조를 재편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존의 생산 시설에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을 융합해 생산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스마트 빌딩과 스마트 도시를 구축하고 스마트 에너지를 공급하는 새로운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최근 독일 지멘스사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사를 잇달아 방문한 권 회장은 이들 기업과 함께 스마트 공장을 구축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공개했다. 그는 “포스코가 개발한 스마트 플랫폼이 있는데 이들 회사가 개발한 플랫폼들과 서로 호환하는 방안들을 논의했고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해외 기업과 협력해 포스코를 먼저 스마트 공장으로 구축한 뒤에 철강은 물론이고 다른 제조업체도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만들어 가겠다는 전략이다. 신사업을 위해 국내외의 다른 기업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가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권 회장은 “그룹 안에 10조 원 정도의 투자 여력이 있지만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가 모자라는 상황”이라며 “대규모 신사업을 위해 기술을 주고받거나 돈을 주고 도입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 등이 보호무역 장벽을 높이는 흐름에는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포스코의 후판 제품에 6.82%의 반덤핑 예비관세 부과를 결정했다. 또 열연강판 제품에는 반덤핑 관세율 3.89%, 상계 관세율 57.04% 등 모두 60.93%의 ‘관세 폭탄’을 던졌다. 권 회장은 “미국이 보호무역을 강화하면서 풍선효과에 의해 전 세계적으로 이런 경향이 퍼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10여 년간 큰 통상 문제가 없어 대비가 소홀했던 측면도 있다며 미국 워싱턴에 통상사무소를 열고 외부의 통상 전문가도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이달 말 미국 상무부가 최종 확정하는 한국산 후판 반덤핑 관세가 열연 제품처럼 60% 수준에 이른다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도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3년 전 회장에 선임될 당시 최순실 씨가 개입했다는 의혹은 강하게 부인했다. 권 회장은 “최순실 씨와 나의 직접적인 관계가 나오지 않으니 집사람이 역할을 했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100% 허위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권 회장은 “안종범 전 수석이 포스코에 여러모로 관여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그 영향력이 최소화되도록 나름대로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포스코 이사회는 2015년부터 사외이사로 활동해 온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출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미국 정부가 한국산 대형 변압기에 대해 예비판정의 20배에 이르는 61%의 반덤핑 관세를 확정했다. 최근 우리 철강사들도 반덤핑 관세 예비판정을 받은 가운데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강화가 점차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9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최근 미국 상무부는 현대중공업이 수출하는 대형 변압기에 61%의 반덤핑 관세 최종판정을 내렸다. 앞서 상무부는 지난해 9월 예비판정에서 현대중공업 3.09%, 일진 2.43%, 효성 1.76% 등으로 한국산 변압기에 대한 반덤핑 관세를 결정했다. 그런데 최종판정에서 현대중공업에 대한 관세율을 무려 20배로 높인 것이다. 이번에 효성은 2.99%를 최종 부과받았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날 “지난해 예비판정과 비교할 때 납득하기 어려운 최종판정으로 이의를 제기하겠다. 미국 국제무역법원(CIT) 제소 등 법적인 절차를 통해 관세율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또 미국 앨라배마 주에서 운영 중인 현지 생산법인을 통해 이번 조치의 영향을 최소화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가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구체적인 조치로 현실화시키는 흐름이 뚜렷해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미국의 변압기 제조업체들이 외국 기업을 지속적으로 견제해 왔는데 국내 1위 변압기 제조업체인 현대중공업에 높은 관세를 부과한 것은 보호무역주의 강화의 대표적인 조치로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미국 정부는 2일(현지 시간) 한국산 후판(두께가 6mm 이상인 강판)에 반덤핑 관세 예비판정을 내린 바 있다. 미국 상무부는 미국에서 유통되는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후판에 각각 2.05%와 1.71%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현대제철 0.54%, 동국제강 0.13%의 상계관세 예비판정도 내렸다. 또 최근 한국산 인동(구리모합금)에 8.43%의 반덤핑 관세를 최종 부과하기도 했다. 이 역시 예비판정 결과인 3.79%의 2배가 넘는 관세율이었다.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오바마 정부 때부터 보호무역 조치를 강화해 온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보다 강력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 품목별 무역 적자를 줄이기 위해 당분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기업들이 가격 책정 근거를 미리 잘 마련해놓고 수출량을 적절히 조절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9일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과 신사업 발굴을 위해 전략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항공정비(MRO) 산업단지 설립에 나선 KAI가 주요 고객사를 먼저 확보한 셈이다. KAI와 제주항공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신사업 발굴 및 항공산업 발전을 위한 전략적 협력에 관한 협약서를 체결했다. KAI 측은 MRO 전문업체 설립의 핵심 조건인 국내 LCC 업체 물량 확보에 성공해 사업성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 측도 항공기 정비 효율화와 더불어 조종사 양성에 기여할 수 있는 훈련 체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AI 관계자는 “다른 LCC 업체의 추가적 협력도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유지, 수리, 점검 등을 뜻하는 MRO 사업은 항공기의 운항정비, 기체 중정비, 부품 정비 등과 항공기 개조 등을 포함한다. 한 번 구매하면 30년 이상 쓰게 되는 항공기는 지속적인 점검과 정비가 필수적이다. 세계적으로 항공기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MRO 사업은 우리 산업계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높다. 실제로 2013년 2만7100대였던 민간 항공기는 2025년 3만7900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MRO 사업 규모도 같은 기간 643억 달러에서 960억 달러까지 늘어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만도 2025년 336억 달러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국내 시장 역시 군용기와 민간기를 포함해 2025년 4조 원 이상의 시장이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및 그 계열사를 제외한 다른 항공사들은 거의 모든 항공기 정비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KAI는 2013년 기준으로 민간 항공기 분야에서만 7560여억 원이 MRO 비용으로 해외에 유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스타항공의 여객기가 인천공항에서 동체가 파손돼 긴급 수리를 받아야 할 상황이 됐지만 국내에 마땅한 정비 시설이 없어 장기간 수리를 받지 못했던 일은 국내 MRO 분야의 현실을 잘 보여준다. 당시 이스타항공은 KAI의 시설을 이용해 정비를 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내에는 전문적인 MRO 업체가 없기 때문에 중국과 몽골, 싱가포르 등지에서 항공기를 수리하고 있다”며 “정비 시간을 단축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국내에 전문 업체가 설립되면 활용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MRO 사업은 전문성 있는 기술 인력 수요가 커서 다른 산업에 비해 높은 고용창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산업 분야이기도 하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항공기 기체 중정비 분야는 전체 사업비에서 인건비 비중이 60%에 이른다. 자동차 9.1%, 제조업 7.3% 비중에 비해 6배 이상 높은 것이다. 지난해 산업연구원은 “전 세계 민간 항공 MRO 시장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싱가포르는 제조업 인력의 약 3%가 항공 MRO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며 “항공 MRO 산업의 성장동력화는 내수 침체 등으로 인한 고용 위축에 유효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현재 KAI는 경남도, 사천시 등과 함께 총사업비 7000억 원가량을 들여 경남 사천시 본사 인근에 31만 m² 규모 MRO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사업의 관건은 정부가 이 투자 계획의 타당성을 인정해 MRO 사업을 지원할지 여부다. 지난해 말 KAI가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검토한 국토교통부는 올 1월 현지 실사를 진행했다. 민관 전문가로 구성된 사업 평가위원회 관계자는 9일 “1월 실사 이후 추가 자료 등을 바탕으로 이달에 평가위원회 회의를 열고 전반적인 방향을 확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