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을 지지하는 발언으로 국내외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이란은 자국 독일 대사를 소환해 항의했고, 야당은 “전쟁과 폭력 희생자에 대한 모욕”이라며 반발했다. 18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메르츠 총리는 자국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우리 모두를 위해 하는 더러운 일”이라며 “이스라엘군과 정부의 용기에 최대한의 존중을 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이란 정권은 세상에 죽음과 파괴를 가져왔다. 이란 정권의 종식을 바란다”고도 했다. 이에 이란은 “독일 총리가 이스라엘의 공격을 지지하는 모욕적인 발언을 했다”며 즉시 항의했다. 독일 내부, 특히 연정 안에서도 메르츠의 발언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연정 파트너인 독일 사회민주당(SPD) 소속 랄프 슈테그너 의원은 독일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총리가 이스라엘이 우리를 대신해 ‘더러운 일’을 해준다고 말한 것은 이스라엘의 공격이 국제법에 위배될 수 있음을 메르츠 스스로 시사한 것”이라고 했다. 얀 판 아켄 좌파당 공동대표는 “메르츠 총리는 사람들이 죽어 가는 걸 더러운 일이라고 불렀다”고 지적했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각국은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옹호하진 않았지만,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인정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독일 진보 진영은 이를 두고 이란의 핵개발이 예방적 자위권을 발동할 만큼 이스라엘 안보에 급박한 위협인지 불분명하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메르츠 총리는 “G7 성명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비판적인 목소리는 극소수에 불과할 뿐”이라고 반박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캄보디아와 태국이 국경 지역에서 충돌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가 훈 센 캄보디아 상원의장(전 총리)과의 통화에서 자국군을 험담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연립정부 내 제2당이 연정 탈퇴를 결정했고, 야당은 의회 해산을 요구하고 나섰다. 18일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15일 패통탄 총리가 훈 센 의장과 전화 통화한 내용 중 일부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퍼졌다. 두 사람 모두 통화 사실을 인정했다. 훈 센 의장은 “17분 6초간의 통화를 80여 명의 정치인과 공유했는데, 그중 누군가가 통화 일부를 유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당시 패통탄 총리는 훈 센 의장을 ‘삼촌’이라고 지칭한 데다 캄보디아 국경 지역 부대를 지휘하는 분씬 팟깡 태국군 제2사령관을 부정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패통탄 총리는 통화에서 “제2사령관은 단지 멋있어 보이고 싶어할 뿐이다”라며 “제2사령관 같은 우리 반대 세력의 말을 듣고 화를 내지 않았으면 한다. 그건 우리의 의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태국 북동부를 관할하는 분씬 사령관은 “캄보디아와 싸울 준비가 됐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하며 강경 대응을 주장해 왔고, 훈 센 의장은 이에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 영유권 문제로 다퉈 온 캄보디아와 태국은 최근 국경 지역에서 무력 충돌을 빚었다. 이에 따라 양국 관계가 최악의 상황이란 평가도 나왔다. 다만 캄보디아 최고 실권자로 꼽히는 훈 센 의장과 패통탄 총리의 아버지이자 태국 최고 실세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는 절친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패통탄 총리는 전화 통화에 대해 “협상 기술일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또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더 이상 훈 센 의장과 개인적 통화를 나누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정치적 후폭풍은 거세다. 연정 내 제2당인 품짜이타이당이 전날 밤 연정 탈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패통탄 총리가 소속된 프아타이당 등이 주도하고 있는 연정은 품짜이타이당의 탈퇴로 겨우 과반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다른 연정 소속 정당이 추가로 탈퇴하면 연정은 붕괴될 가능성이 높다. 야권에서는 의회 회산 및 패통탄 총리 사퇴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이에 따라 당분간 태국의 정국 불안은 계속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캄보디아와 태국이 국경 지역에서 충돌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가 훈 센 캄보디아 상원의장(전 총리)과의 통화에서 자국군을 험담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연립정부 내 제2당이 연정 탈퇴를 결정했고, 야당은 의회 해산을 요구하고 나섰다.18일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15일 패통탄 총리가 훈 센 의장과 전화 통화한 내용 중 일부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퍼졌다. 두 사람 모두 통화 사실을 인정했다. 훈 센 의장은 “17분 6초간의 통화를 80명여 명의 정치인과 공유했는데, 그 중 누군가가 통화 일부를 유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당시 패통탄 총리는 훈 센 의장을 ‘삼촌’이라고 지칭한데다 캄보디아 국경 지역 부대를 지휘하는 분씬 팟깡 태국군 제2사령관을 부정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톡포스트에 따르면 패통탄 총리는 통화에서 “제2사령관은 단지 멋있어 보이고 싶어할 뿐이다”며 “제2사령관 같은 우리 반대 세력의 말을 듣고 화를 내지 않았으면 한다. 그건 우리의 의도가 아니다”고 말했다. 태국 북동부를 관할하는 분씬 사령관은 “캄보디아와 싸울 준비가 됐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하며 강경 대응을 주장해왔고, 훈 센 의장은 이에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쁘레아 비히어르 사원 영유권 문제로 다퉈온 캄보디아와 태국은 최근 국경 지역에서 무력 충돌을 빚었다. 이에 따라 양국 관계는 최악의 상황이란 평가도 나왔다. 다만 캄보디아 최고 실권자로 꼽히는 훈 센 의장과 패통탄 총리의 아버지이자 태국 최고 실세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는 절친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패통탄 총리는 전화 통화에 대해 “협상 기술일 뿐이다”고 주장했다. 또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더 이상 훈 센 의장과 개인적 통화를 나누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정치적 후폭풍은 거세다. 연정 내 제2당인 품짜이타이당이 전날 밤 연정 탈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패통탄 총리가 소속된 프아타이당 등이 주도하고 있는 연정은 품짜이타이 당의 탈퇴로 겨우 과반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다른 연정 소속 정당이 추가로 탈퇴하면 연정은 붕괴될 가능성이 높다. 야권에서는 의회 회산 및 패통탄 총리 사퇴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 이에 따라 당분간 태국의 정국 불안은 계속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을 지지하는 발언으로 국내외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이란은 자국 독일 대사를 소환해 항의했고, 야당은 “전쟁과 폭력 희생자에 대한 모욕”이라며 반발했다. 18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메르츠 총리는 자국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우리 모두를 위해 하는 더러운 일”이라며 “이스라엘군과 정부의 용기에 최대한의 존중을 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이란 정권은 세상에 죽음과 파괴를 가져왔다. 이란 정권의 종식을 바란다”고도 했다.이에 이란은 “독일 총리가 이스라엘의 공격을 지지하는 모욕적인 발언을 했다”며 즉시 항의했다. 독일 내부, 특히 연정 안에서도 메르츠의 발언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연정 파트너인 독일 사회민주당(SPD) 소속 랄프 슈테그너 의원은 독일 슈피겔과 인터뷰에서 “총리가 이스라엘이 우리를 대신해 ‘더러운 일’을 해준다고 말한 것은 이스라엘의 공격이 국제법에 위배될 수 있음을 메르츠 스스로 시사한 것”이라고 했다. 얀 판아켄 좌파당 공동대표는 “메르츠 총리는 사람들이 죽어가는 걸 더러운 일이라고 불렀다”고 지적했다.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각국은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옹호하진 않았지만,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인정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독일 진보 진영은 이를 두고 이란의 핵개발이 예방적 자위권을 발동할 만큼 이스라엘 안보에 급박한 위협인지 불분명하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메르츠 총리는 “G7 성명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비판적인 목소리는 극소수에 불과할 뿐”이라고 반박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캐나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귓속말 장면이 소셜미디어(SNS)에서 주목을 끌었다. 특히 멜로니 총리가 마크롱 대통령의 귓속말에 짜증스러운 표정을 짓는 것이 포착되면서 두 정상의 불화설까지 제기되고 있다.16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개막식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옆자리에 앉은 멜로니 총리에게 오랫동안 귓속말을 했다. 멜로니 총리는 귓속말 초반 엄지손가락을 들어 마크롱 대통령의 말에 동조하는 표시를 했지만 이어진 귓속말에 이내 눈을 위로 치켜뜨고 짜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두 사람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SNS에서는 두 지도자 간 ‘불화의 또 다른 신호’로 보인다고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가 전했다. 두 정상은 이전에도 사사 건건 충돌했기 때문.지난해 6월 이탈리아에서 개막한 G7 정상회의에서는 공동성명에 ‘낙태권 보장’ 내용을 넣는 문제를 두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당시 마크롱 대통령이 프랑스 헌법에 낙태의 자유를 명시한 것을 언급하며 “이탈리아엔 프랑스 같은 감성이 없다”고 비판하자 멜로니 총리는 “G7에서 선거 운동하지 말라”고 맞섰다.멜로니 총리가 미국과 유럽연합(EU) 간 관세 분쟁의 중재자 역할을 자처할 당시 프랑스는 “관세 문제는 EU 차원에서 해결할 문제”라며 불쾌감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문제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이 독일·영국·폴란드 등과 ‘소규모 리더 그룹’을 구성해 별도로 협의하면서 이탈리아를 배제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에 멜로니 총리는 불쾌감을 표하기도 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인도 출신 억만장자로 영국에 주로 거주하는 순자이 카푸르 소나콤스타 회장(54·사진)이 벌을 삼킨 뒤 급성 알레르기에 따른 심장마비로 숨진 사실이 알려졌다. 소나콤스타는 인도 구르구람에 본사를 둔 자동차 부품 대기업이며 카푸르 회장은 윌리엄 영국 왕세자와도 친분이 두텁다. 17일(현지 시간) 포브스 등에 따르면 카푸르 회장은 12일 영국 런던 근교 윈저에서 열린 폴로 경기 중 벌독에 의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사망했다. 벌이 카푸르 회장의 입안을 쏘면서 ‘아나필락시스 쇼크’라는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입, 코, 목구멍 등이 벌에 쏘이면 기도가 막혀 호흡 곤란이 올 수 있다. 카푸르는 포브스 기준 12억 달러(약 1조6330억 원)를 보유한 세계 2703위 부호다. 영국 버킹엄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고 2015년 부친으로부터 소나콤스타를 물려받았다. 윌리엄 왕세자 등 영국 왕실 구성원과 종종 폴로 경기를 즐긴 애호가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하이바르로 돌아간다.” 이란 신정일치 체제의 상징 인물이며 최고 권력자인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18일(현지 시간) 새벽 이스라엘에 대한 응징을 선언했다. 그는 X에 올린 게시물에서 “하이다르의 고귀한 이름 아래 전투가 시작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하이바르는 7세기 무슬림 군대가 정복했던 유대인 거주 지역이며, 하이다르는 이슬람 시아파 초대 이맘(지도자)인 알리를 뜻한다. 이스라엘에 대한 항전 의지를 강조한 메시지란 평가가 나온다. 하메네이는 이 게시물에 검을 뽑아 든 남성이 불타는 성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이미지도 올렸다. 그는 이날 오후 TV 성명을 통해선 “이스라엘은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으며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도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7일 언론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보지 못한 중동을 보게 될 것”이라며 이란 정권 교체를 이뤄 중동 외교 지형의 전환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1979년 이란의 이슬람 혁명 이후 46년간 중동을 흔들며 대립해 온 두 국가가 정면 승부를 예고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란은 미국의 군사 개입에 대비해 중동 내 미군기지를 공격할 채비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극초음속 신형 미사일로 공격”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무조건적 항복을 요구한 다음 날인 18일 새벽 이란과 이스라엘은 한층 강하게 격돌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스라엘 공군기지를 표적으로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이란 메흐르통신은 해당 공격에 시속 6100km의 극초음속 신형 미사일 파타-1을 동원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란이 전날 밤 탄도미사일 약 30발을 이스라엘에 발사했다고 밝혔다. 다만 AP통신은 “이란이 17일까지 발사한 미사일은 소수에 불과했다”며 “이스라엘이 이란의 여러 발사대를 공격한 뒤 감소세”라고 보도했다. 이란은 미국이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지원할 경우 보복할 준비에 들어갔다. 미국은 항공모함, 전투기, 공중급유기 등의 중동 지역 추가 배치에 나섰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이란이 미군기지를 타격하기 위한 미사일 등 군사 장비를 마련해 놓았다고 17일 보도했다. 친이란 무장단체들도 미군 공격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스라엘, 전투기 50대로 테헤란의 원심분리기와 무기 시설 공격 네타냐후 총리도 거친 표현으로 이란을 위협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그는 17일 언론 인터뷰에서 하메네이를 ‘현대판 히틀러’라고 칭하며 “전쟁이 끝나면 아랍 세계가 이스라엘에 더 문을 열 것이며 이 갈등은 궁극적으로 아브라함 협정의 확대를 촉진할 것”이라고도 했다. 2020년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미국 중재로 체결된 이 협정에 따라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모로코, 수단 등 아랍권 국가들은 이스라엘과 국교 정상화에 나섰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무기는 물론이고 ‘시아파 맹주’인 이란의 종교, 정치적 영향력도 억제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또 이스라엘은 17일 밤부터 18일 새벽까지 이란 수도 테헤란 일대에 대규모 공습을 진행했다. 이스라엘군은 18일 “야간에 공군 전투기 50여 대가 테헤란에서 공습을 수행했다”며 “이곳의 원심분리기와 무기 생산 시설이 공격 대상이 됐다”고 밝혔다. 양측의 공세로 사상자도 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까지 이란에서 최소 224명이, 이스라엘에서 최소 24명이 숨졌다. 어느 쪽 미사일이 먼저 고갈되는지에 전쟁의 승패가 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CNN은 이란의 중거리 미사일 재고가 분석 기관에 따라 700∼1300개 수준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과 이스라엘 정보당국의 평가에 대해 브리핑을 받은 한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의 재보급이나 개입 확대 없이 이란이 꾸준히 공격 강도를 유지하면 이스라엘은 미사일 방어를 10∼12일 정도 더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이란에 “무조건적 항복(UNCONDITIONAL SURRENDER)”을 요구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는 다음 날 백악관에서 취재진이 이란 공격 여부를 묻자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 내가 어떻게 할지 아무도 모른다”며 “이란은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있고 협상을 원한다”고도 말했다. 같은 날 이란의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TV 성명을 통해 “이란 국민은 결코 항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맞섰다. 하메네이는 같은날 소셜미디어를 통해선 “전투가 시작됐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이란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는 가운데 하메네이 역시 항전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이스라엘이 엿새째 이란 공습을 이어가고, 미국이 군사 개입을 검토하면서 중동에서 확전 위기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하메네이나 이란 핵 시설에 대한 공격을 실행하면 미국의 첫 이란 본토 타격이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오후 워싱턴 백악관 상황실에서 80분간 국가안보회의(NSC)를 열었다. 폭스뉴스는 “이 회의에서 이란에 대한 미국의 공습 가능성 등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CNN은 이날 두 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 자산을 활용해 이란의 핵 시설을 타격하는 방안에 점점 긍정적으로 기울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에 항복을 요구하는 동시에 “우리는 소위 ‘(이란의) 최고지도자’가 어디에 숨어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그는 쉬운 표적”이라고 썼다. 이란이 가장 민감해하는 하메네이 제거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이다. 특히 그는 이날 소셜미디어에 “우리(We)”란 표현을 반복해 사용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전쟁에 직접 개입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까지 이란 핵 문제 해결을 위해 ‘외교 협상’을 우선순위에 뒀다. 하지만 이란과의 핵 협상이 성과가 없고, 핵 시설 타격 필요성을 강조한 네타냐후 총리의 설득에 생각이 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CNN과 BBC 등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18일 TV 성명에서 이스라엘이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미국은 그 어떠한 공격도 심각하고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이란에 “무조건적 항복(UNCONDITIONAL SURRENDER)”을 요구하자, 다음 날 이란의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TV 성명을 통해 “이란 국민은 결코 항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맞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이란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지만 하메네이 역시 항전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이스라엘이 엿새째 이란 공습을 이어가는 가운데 미국이 군사 개입을 검토하면서 중동에서 확전 위기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하메네이나 이란 핵 시설에 대한 공격을 실행하면 미국의 첫 이란 본토 타격이 된다.트럼프 대통령은 17일 오후 워싱턴 백악관 상황실에서 80분간 국가안보회의(NSC)를 열었다. 폭스뉴스는 “이 회의에서 이란에 대한 미국의 공습 가능성 등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CNN은 이날 두 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 자산을 활용해 이란의 핵 시설을 타격하는 방안에 점점 긍정적으로 기울고 있다”고 전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에 항복을 요구하는 동시에 “우리는 소위 ‘(이란의) 최고지도자’가 어디에 숨어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그는 쉬운 표적”이라고 썼다. 이란이 가장 민감해하는 하메네이 제거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이다. 특히 그는 이날 소셜미디어에 “우리(We)”란 표현을 반복해 사용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전쟁에 직접 개입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최근까지 이란 핵 문제 해결을 위해 ‘외교 협상’을 우선순위에 뒀다. 하지만 이란과의 핵 협상이 성과가 없고, 핵 시설 타격 필요성을 강조한 네타냐후 총리의 설득에 생각이 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의 공습이 큰 성과를 내고 있는 것도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개입까지 고려하는 ‘최대 압박’ 전략으로 급선회하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한편 CNN과 BBC 등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18일 TV 성명에서 이스라엘이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미국은 그 어떠한 공격도 심각하고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하메네이는 TV에 출연하지 않았으며, 진행자가 성명을 대독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인도 출신 억만장자로 영국에 주로 거주하는 선제이 카푸르 소나콤스타 회장(54)이 벌을 삼킨 뒤 급성 알레르기에 따른 심장마비로 숨진 사실이 알려졌다. 소나콤스타는 인도 구르구람에 본사를 둔 자동차 부품 대기업이며 카푸르 회장은 윌리엄 영국 왕세자와도 친분이 두텁다. 17일(현지 시간) 포브스 등에 따르면 카푸르 회장은 12일 영국 런던 근교 윈저에서 열린 폴로 경기 중 벌독에 의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사망했다. 벌이 카푸르 회장의 입 안을 쏘면서 ‘아나필락시스 쇼크’라는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입, 코, 목구멍 등이 벌에 쏘이면 기도가 막혀 호흡 곤란이 올 수 있다.카푸르는 포브스 기준 12억 달러(약 1조6330억 원)를 보유한 세계 2703위 부호다. 영국 버킹엄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고 2015년 부친으로부터 소나콤스타를 물려받았다. 윌리엄 왕세자 등 영국 왕실 구성원과 종종 폴로 경기를 즐긴 애호가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미국 연방 상원 재무위원회가 16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이라고 강조해온 대규모 감세 법안에 대한 변경 사항을 발표했다. 반도체 기업에 대한 투자 세액공제를 일시 확대하고, 전기차에 주던 세액공제는 순차적으로 폐지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날 블룸버그통신과 더힐 등에 따르면 이번에 상원 재무위가 공개한 세법 개정안은 지난달 하원을 통과한 뒤 현재 상원에 계류 중이던 관련 법안에 공화당 상원 의원들의 추가 의견이 반영됐다. 개정안에는 반도체 업체의 공장 투자액에 대한 세액공제를 기존 25%에서 30%로 높이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여기엔 반도체 업체들이 2026년 말 세제 혜택이 끝나기 전에 신규 설비 투자를 할 경우 추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담겼다. 세액공제는 2022년 통과된 ‘반도체법(Chips Act)’의 주요 인센티브 중 하나다. 블룸버그는 “반도체 제조 기업에 잠재적으로 큰 이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법의 폐지를 요구해 왔다. 하지만 공화당 의원들 중 적지 않은 수가 지역구에 위치한 고임금 일자리 제공 기업들에 대한 보조금을 폐지하는 것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 왔다. 또한 개정안에는 전기차의 경우 신규 전기차 구매자에게 주는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를 법 공포 후 180일이 지난 시점에 종료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2022년 인플레이션감축법에 근거한 태양광과 풍력에 대한 보조금을 2026년까지 60%까지 축소한 뒤 이후 2028년까지 전면 폐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우리는 ‘12시 상황’에 있다. ‘13시’란 없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을 공습한 지 나흘째인 16일(현지 시간) 이란 현 정권을 무너뜨려야 하는 절박한 상황임을 강조했다. 시계에 13시가 존재하지 않듯 이제 이란 핵 개발이 임계점에 달해 공격을 지속해야만 한다는 얘기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란의 핵을 ‘암’에 비유하며 “죽음을 위협하는 암은 절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공습 강도를 높이고, 이란 정권에 치명적인 전략을 쓰고 있다. 이란 정부의 대국민 소통 채널인 국영TV를 두 차례나 공습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모습을 생방송으로 내보내며 심리전 수위를 끌어올렸다. 또 이란 상공에서 제공권을 장악했다고 강조하며 이란 지대지 미사일 발사대의 3분의 1을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이란군도 “정밀 탐지 능력과 강력한 파괴력을 갖춘 장거리 무인기(드론) 수백 대로 이스라엘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공격을 받았다는 보도도 나왔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월등한 군사력에 수세에 몰리면서 충돌을 최대한 피하려는 모습도 감지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상호 공격 중단과 핵 협상 재개를 원한다는 뜻을 제3국을 통해 이스라엘과 미국에 다급히 보냈다고 전했다. ● 이스라엘 “하메네이 최측근 군 지휘관 암살”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의 절대 권력자인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암살 가능성을 재차 내비쳤다. 이날 보도된 미국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군이 하메네이를 암살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 “갈등을 심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갈등을 끝낼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스라엘 카츠 국방부 장관도 17일 오전 군 지휘관들을 만나 “하메네이에게 사담 후세인(전 이라크 대통령)과 유사한 운명이 닥칠 것”이라고 말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전했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하메네이 주변으로 포위망을 좁히는 분위기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하메네이의 최측근인 알리 샤드마니 이란군 전시 참모총장을 암살했다”며 “이란군 지휘 체계에 또 다른 심각한 타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공격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13일 시작된 이란 공습 이후로 이란의 지대지 미사일 발사대 120여 대를 파괴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이란이 보유하고 있는 미사일 발사대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이란의 공격 능력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란 수도 테헤란 북부의 국영방송 IRIB 본사도 이날 이스라엘의 공습을 두 차례 받아 방송이 끊기기도 했다. 공습 당시 생방송 중이던 사하르 에마미 앵커가 이스라엘의 공격을 비난하던 중 큰 폭발음이 들리며 천장 일부가 무너지고 연기가 차올랐다. 공습 뒤 카츠 장관은 “이란 정권의 선전 및 선동 방송국이 군에 의해 타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6일 “모두 즉시 (이란 수도) 테헤란을 떠나야 한다”고 경고한 뒤 이스라엘은 테헤란 공습을 확대했다. ● 이란 “보복 강도 높여 이스라엘 545곳 공격” 이란도 보복 강도를 한층 높였다고 주장했다. 이란 타스님통신은 17일 “이란이 보복 작전 ‘진정한 약속3’의 9단계를 시작해 이스라엘을 향해 대량의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다”며 “이 단계는 13일 밤 시작된 8단계보다 더 길고 강도가 높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성명을 통해 “지난 72시간 동안 공격용 드론으로 이스라엘 소유 545개 시설을 쉬지 않고 공격했다”고도 밝혔다. 이란군은 “새롭고 진보된 무기를 사용한 맹렬한 공격이 다시 한 번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메르통신 등은 X에 건물에 연기가 피어오르는 영상을 올리며 “이스라엘 헤르츨리야의 모사드 건물이 로켓 표적이 됐다”고 주장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레너드 로더 에스티로더 명예회장(사진)이 15일(현지 시간) 별세했다. 향년 92세.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화장품 기업인 에스티로더는 이날 성명을 내고 로더 명예회장이 전날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에스티로더는 성명을 통해 “로더 회장은 진정한 비전을 가진 두려움을 모르는 리더였으며, 많은 사람들의 소중한 친구였다”고 추모했다. 1946년 로더 회장의 부모인 에스티와 조지프는 미국 뉴욕을 기반으로 에스티로더를 설립했다. 1958년 회사에 합류한 그는 맥 코스메틱스, 톰 포드 뷰티, 보비 브라운, 조 말론 런던, 라 메르 등 화장품 브랜드를 출시하거나 인수합병을 주도하며 회사를 크게 성장시켰다. 합류 당시 약 80만 달러 수준이었던 에스티로더의 연 매출은 2009년 그가 은퇴할 시점에는 73억 달러(약 10조 원)에 달했다. 그는 ‘립스틱 지수’로 불리는 개념을 창안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는 립스틱 구매가 경기와 반비례하는 현상을 말하는데, 경기가 불황일 땐 고가의 물품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사치품, 특히 립스틱 같은 화장품을 더 많이 구매한다는 경향을 발견한 것이다. 실제 미국에서 ‘9·11테러’가 발생한 2001년 가을, 미국 내 립스틱 판매는 11% 증가했고, 그보다 앞선 대공황 때는 화장품 전체 판매가 25% 늘어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어머니가 앓았던 알츠하이머병의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재단을 설립하는 등 광범위한 자선 활동을 벌였다. 또 그의 첫 번째 아내 에블린(2011년 별세)은 유방암 퇴치 운동에 앞장서기도 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로더 회장은 2023년 3월 기준 272억 달러(약 36조 원)의 순자산을 보유해 뉴욕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 중 하나로 꼽혔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1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반대하는 ‘노 킹스(No Kings)’ 시위가 대대적으로 열린 가운데 미네소타 주의회의 민주당 소속 의원과 배우자가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의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정치적 동기에 의한 표적 살인이라고 발표했다. 미국의 극단적 정치 분열로 인한 폭력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미네소타 주의회 하원의장을 지낸 멀리사 호트먼 주 하원의원과 그의 남편이 정치적 동기에 의한 총격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날 존 호프먼 주 상원의원 부부도 같은 용의자의 총격을 받고 중상을 입었다. 두 의원은 모두 민주당의 미네소타주 지부 역할을 하는 민주농민노동당 소속이다. 경찰 당국에 따르면 용의자는 밴스 볼터(57)로 그는 14일 오전 2시경 호프먼 의원 부부를 공격한 뒤 호트먼 의원 집으로 향했다. 볼터는 범행 당시 경찰복을 입고 경찰 배지를 다는 등 경찰로 위장했다. 차에 비상등을 달아 경찰차처럼 꾸미기도 했다. 당국은 볼터가 AK 소총을 소지한 채 미네소타주 안에 있다고 보고, 그를 추적 중이다. 볼터의 차량에선 범행 동기가 적힌 성명서와 표적으로 추정되는 명단이 발견됐다. 70여 명의 이름이 적힌 명단엔 지난해 대선 때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나선 월즈 주지사를 비롯해 일한 오마 연방 하원의원 등 민주당 소속 정치인이 여럿 포함됐다. 낙태 시술 의사와 가족계획연맹 사무소의 주소도 적혀 있었다. 볼터의 차에서 ‘노 킹스’ 시위 전단도 발견됨에 따라 미네소타주에서 예정된 관련 시위는 모두 취소됐다. NYT는 용의자의 지인을 인용해 그가 기독교인으로서 평소 낙태에 반대했으며, 지난해 미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볼터가 정치적 신념에 따라 범행 대상을 골랐을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이런 끔찍한 폭력은 미국에서 용납될 수 없다”고 썼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찰스 3세 영국 국왕(77)의 생일을 기념하는 ‘군기 분열식(Trooping the Colour)’이 14일(현지 시간) 버킹엄궁에서 열렸다. 찰스 3세의 실제 생일은 11월 14일이지만, 영국의 국왕 생일 기념 군기 분열식은 실제 생일과 상관없이 날씨가 좋은 6월에 열리는 게 관례다. 찰스 3세 생일 기념 군기 분열식은 올해로 3번째다. 영국 전역의 장병 1350명이 참여한 이날 행사엔 왕실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찰스 3세는 첫 번째 군기 분열식에는 직접 말을 타고 참석했으나, 항암 치료를 시작한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 역시 마차를 선택했다. 찰스 3세의 동생 에드워드 왕자(61), 앤 공주(75)와 장남 윌리엄 왕세자(43)는 말에 탄 채로 행사에 참여했다. 지난해 9월 항암 치료를 마친 캐서린 왕세자빈은 이날 찰스 3세 바로 옆에서 함께 군사 행진을 지켜봤다. 왕세자 부부의 자녀 조지 왕자(12), 샬럿 공주(10), 루이 왕자(7)도 참석해 군중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왕실 공식 업무에서 물러나 현재 미국에서 살고 있는 해리 왕자(41) 가족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불참했다. 이날 왕실 가족들은 12일 발생한 에어인디아 여객기 추락 사고의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검은색 띠를 팔에 둘렀다. 이 추락 사고로 영국인 52명이 사망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찰스 3세의 요청으로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도 1분간 이어졌다. 매해 국왕 생일 기념 서훈도 이뤄지는데 올해는 축구 선수 데이비드 베컴, 배우 게리 올드먼, 그룹 더후의 로저 돌트리 등이 기사 작위를 받았다. 이에 따라 이들의 이름 앞에는 ‘경(Sir)’이라는 존칭이 붙는다. 가수 일레인 페이지와 부커상 수상 작가 팻 바커, 페니 모돈트 전 보수당 하원 원내대표도 기사 작위를 받아 여성형 존칭인 ‘데임(Dame)’으로 불리게 됐다. 한편 이날 버킹엄궁 밖 한쪽에선 군주제 폐지를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반군주제 시위는 왕실 대규모 행사 때마다 열리곤 한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1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반대하는 ‘노 킹스(No Kings)’ 시위가 대대적으로 열린 가운데 미네소타 주의회의 민주당 소속 의원과 배우자가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의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정치적 동기에 의한 표적 살인이라고 발표했다. 미국의 극단적 정치 분열로 인한 폭력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온다.이날 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미네소타 주의회 하원의장을 지낸 멜리사 호트먼 주 하원의원과 그의 남편이 정치적 동기에 의한 총격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날 존 호프먼 주 상원의원 부부도 같은 용의자의 총격을 받고 중상을 입었다. 두 의원은 모두 민주당의 미네소타주 지부 역할을 하는 민주농민노동당 소속이다.경찰 당국에 따르면 용의자는 밴스 L 보엘터(57)로, 그는 14일 오전 2시경 호프먼 의원 부부를 공격한 뒤 호트먼 의원 집으로 향했다. 보엘터는 범행 당시 경찰복을 입고 경찰 배치를 다는 등 경찰로 위장했다. 차에 비상등을 달아 경찰차처럼 꾸미기도 했다. 당국은 보엘터가 AK 소총을 소지한 채 미네소타주 안에 있다고 보고, 그를 추적 중이다.보엘터의 차량에선 범행동기가 적힌 성명서와 표적으로 추정되는 명단이 발견됐다. 약 70여명의 이름이 적힌 명단엔 지난해 대선 때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나선 월즈 주지사를 비롯해 일한 오마르 연방 하원의원 등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이 여럿 포함됐다. 낙태 시술 의사와 가족계획연맹 사무소의 주소도 적혀 있었다.보엘터의 차에서 ‘노 킹스’ 시위 전단도 발견됨에 따라 미네소타주에서 예정된 관련 시위는 모두 취소됐다. NYT는 용의자의 지인을 인용해 그가 기독교인으로서 평소 낙태에 반대했으며, 지난해 미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보엘터가 정치적 신념에 따라 범행 대상을 골랐을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이런 끔찍한 폭력은 미국에서 용납될 수 없다”고 썼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8일(현지 시간) 1200일을 맞았다. 두 나라는 지난달 16일, 이달 2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두 차례 직접 회담을 열었지만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3년 이상 이어진 전쟁으로 양측 모두 막대한 인적, 물적 피해를 입고 있다. 하지만 전쟁을 일으켰고, 전력상 우위에 있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전쟁을 끝낼 의사를 비치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도 휴전 협상에서 최대한 유리한 입장을 차지하기 위해 최근 러시아 본토에 대한 무인기(드론) 공세 등을 강화하고 있다. 1일에는 러시아 본토 5곳의 군사 기지를 드론으로 타격해 전략폭격기 41대에 큰 손상을 입힌 ‘거미줄(Spiderweb) 작전’을 감행하기도 했다.양측의 충돌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재자’를 자처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존재감은 빈약하다. 그는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24시간 안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이를 갈지자처럼 오가는 오락가락 행보만 보인 채 성과를 내지 못했다. 최근에는 아예 휴전 협상 중재에서 발을 빼려는 태도까지 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휴전 협상 역시 교착 상태에 빠질 것이란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은 최근 미국 외교 매체 포린어페어스(FA) 기고에서 “양국 모두 전쟁을 그만둘 동기가 부족해 현재로서 휴전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우크라 나토 가입이 최대 난제휴전 협상을 가로막는 핵심 요인으로는 두 나라가 원하는 조건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 꼽힌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시도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간 러시아는 전쟁을 일으킨 가장 큰 이유로 ‘나토의 동진(東進) 저지’를 꼽았다. 반면 러시아의 침공을 당한 우크라이나는 제2, 제3의 전쟁을 막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나토에 가입해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하다. 한 회원국에 대한 공격을 나토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공동 대응한다는 나토 ‘조약 5조’를 우크라이나는 자국 안보에 꼭 필요한 ‘보험’으로 인식하는 것이다.하지만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 보좌관은 9일 관영매체 RT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면 핵전쟁이 터질 것”이라고 위협했다. 우크라이나의 완전한 항복 없는 평화 협정은 우크라이나를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의 영토 분쟁지 ‘나고르노카라바흐’처럼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최근 “우크라이나의 나토 회원국 지위 획득은 돌이킬 수 없는 경로로 이미 결정됐다”고 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한때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불허하는 대신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서유럽 주요국이 주도하는 평화유지군을 우크라이나에 배치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러시아는 이 또한 사실상 나토 가입에 준하는 조치로 인식하며 결사반대하고 있다. 엄구호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러시어학)는 “협상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명확한 안전보장 방법이 없다는 것”이라며 “안전을 보장해줄 주체는 미국밖에 없는데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이를 회피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태림 미국 조지워싱턴대 초빙 연구원도 “한쪽이 일방적으로 ‘항복’을 선언하는 상황으로 가지 않는 이상 협상을 통해 합의점을 찾기 힘들다”고 내다봤다.● 러 점령지, 악화된 양 국민 감정 등도 걸림돌양측은 전쟁 후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남동부의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 등 4개 지역에 대해서도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 지역을 돌려주지 않겠다는 입장이고 우크라이나는 반드시 되돌려받겠다고 주장한다. 2일 회담에서도 러시아는 점령지 반환 불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외국의 군사 지원 중단, 지난해 5월 5년 임기가 끝난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쟁을 이유로 시행하지 않고 있는 대선 실시 등을 휴전 조건으로 제시했다. 우크라이나 역시 러시아의 점령지 주권 주장 불인정, 유럽연합(EU) 및 나토 가입에 대한 자유, 전쟁범죄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했다. 이런 극명한 입장 차로 양측은 3차 회담의 일정도 확정하지 못했다. 역설적이지만 1200일을 넘긴 전쟁으로 양측 피해가 너무 커졌고 서로에 대한 악감정이 고조된 것 또한 휴전을 어렵게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쟁 장기화, 눈덩이처럼 불어난 인적 물적 피해로 양국 지도자 모두 “다소 불리하더라도 현 수준에서 전쟁을 끝내자”고 자국민을 설득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등에 따르면 이번 전쟁으로 러시아에서는 사망자 25만 명을 포함해 95만 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일각에서는 사상자가 이미 100만 명을 돌파했을 것으로 본다. 우크라이나에서도 40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이 중 사망자는 6만∼10만 명으로 추정된다. 경제적 피해도 엄청나다. 우크라이나는 최소 1760억 달러(약 242조880억 원), 러시아는 최소 960억 달러(약 132조4800억 원)의 피해를 입었다. 휴전 후 재건에는 이보다 훨씬 큰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갈지자’ 트럼프가 상황 악화시켜트럼프 대통령의 일관성 없는 행보도 휴전 협상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초만 해도 노골적으로 푸틴 정권에 밀착했다. 그는 올 2월 28일 워싱턴 백악관을 찾은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해 “미국의 지원에 고마워하지 않는다”며 공개석상에서 설전을 벌였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도 잠시 중단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대선 미실시를 이유로 “집권 정당성이 없다”고 몰아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두 달 후 우크라이나와 광물 협정을 맺은 뒤에는 우크라이나와 밀착했다. 지난달 25일에는 휴전 협상에 미온적인 푸틴 대통령을 향해 “미쳤다”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대규모 불법 이민자 단속에 대한 항의 시위가 미 전역에서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데다 관세와 감세 등 주요 정책에 대한 국내외 비판도 커지고 있어 우크라이나 전쟁에 집중할 여력이 부족한 상태다. 엄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의제로 대외 정책의 추동력을 잃은 것 같다”며 “유럽 주요국과 러시아 모두로부터 신뢰도 잃은 상태”라고 진단했다. 유럽 주요국은 방위비 증액과 관세 때문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광물 협정을 맺었기에 모두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크다는 것이다.● 발 빼는 美 vs 지원 강화하는 유럽 미국과 유럽 주요국은 최근 우크라이나에 완전히 상반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지원을 축소하려고 하는 반면 유럽은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런 입장 차이가 판세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10일 하원에 출석해 2026 회계연도(올해 10월∼내년 9월) 국방예산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자금을 줄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감축 규모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지원 축소가 불가피하다며 “협상을 통한 평화적 해결이 양측과 미국 국민 모두에게 이익”이라고 주장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앞서 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방위연락그룹(UDCG)’ 회의에도 불참했다. 미국과 서유럽이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전쟁 발발 후 매년 개최한 이 회의에 현직 미국 국방장관이 불참한 것은 처음이다. 같은 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공급하기 위해 조달했던 드론 격추 장비를 중동의 미 공군 부대로 재배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8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최근 프랑스 국방부는 자국 자동차 기업인 르노에 우크라이나 지원 차원에서 드론 생산 협조를 요청했다. 드론은 전반적인 군사 역량이 러시아에 비해 열세인 우크라이나가 1200일 동안 전쟁을 이어올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독일 역시 우크라이나가 자체 장거리 미사일을 생산할 수 있도록 기술 이전 및 자금 지원에 나섰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지난달 28일 수도 베를린을 방문한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양국이 협업해 만든 무기가 빠르면 내년 6월 처음 생산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사업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탄약 및 구호물자 신규 지원에 50억 유로(약 7조7000억 원)의 예산도 배정했다.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가 독일의 도움을 받아 생산할 무기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영국 일간 가디언은 최장 2500km 거리의 목표물을 때릴 수 있는 로켓, 순항미사일 등 장거리 무기를 생산하고 유지하는 데 필요한 각종 기술 요소를 독일 측이 제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브루노 칼 독일 연방정보국(BND) 국장은 10일 “러시아가 나토 회원국에 대한 공격을 계획 중인 징후를 포착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그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의 궁극적 목표가 발트3국, 동유럽 주요국이 나토에 가입하지 않았던 1990년대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국은 전쟁 발발 후 미국보다 먼저 전차 등을 제공하며 우크라이나를 적극 도왔다. 안드레이 켈린 주(駐)영국 러시아대사는 6일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영국이 1일 ‘거미줄 작전’ 때도 우크라이나에 군사 정보를 제공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 유리하나 향후 두세 달이 중요단순 판세로만 보면 현재 국력과 군사력에서 압도적인 우위에 있는 러시아가 전쟁이 진행될수록 유리하다는 평가가 많다. 메딘스키 보좌관은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러시아가 18세기 스웨덴과 21년간 벌인 전쟁에서도 승리했다며 “러시아를 상대로 한 장기전은 반드시 패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조 바이든 행정부에 비해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 미온적이라는 점도 우크라이나에 불리한 요소다. 뉴욕타임스(NYT)는 그간 러시아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공격이 대부분 미국이 제공한 고해상도 레이더 영상 등에 의존해 왔다며 이런 지원이 사라질 경우 타격이 클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트럼프 2기 행정부 역시 우크라이나를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집권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을 포함해 미 정계에는 대(對)러시아 강경파가 상당하다. 이들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추가 제재 등을 강하게 촉구하고 있다. 독일 언론인 파울 호케노스도 최근 미 외교 매체 포린폴리시(FP) 기고에서 “우크라이나가 붕괴할 경우 미국이 잃을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우크라이나에 ‘눈과 귀’에 해당하는 미국의 위성 정보 접근이 중단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시아 역시 전쟁 수행 능력에 한계가 있는 만큼 결국 협상에 응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영국 안보연구기관 오픈소스센터(OSC)에 따르면 전쟁 초기 러시아군은 일일 최대 3만8000발의 포탄을 쐈지만 현재는 이보다 훨씬 적은 양을 발사하고 있다. 특히 포탄 수요의 50%를 북한에서 충당한다고 봤다. 북한군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격전지인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주에 약 1만1000명을 파병한 것 또한 러시아군이 고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때문에 향후 2, 3개월간 이어질 ‘여름 공세’의 전황이 휴전 협상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만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대대적 공세를 막아내지 못한다면 러시아의 점령지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엄 교수는 “향후 두세 달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공세를 잘 막아내면 러시아도 지금보다 진지하게 협상에 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일을 기꺼이 하겠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사진)이 일각에서 제기되는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아 주목받고 있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은 11일(현지 시간) 워싱턴 의회에서 열린 하원 세입세출위원회에 출석하기 직전 취재진으로부터 ‘연준 의장과 재무장관 중 어느 직위를 선호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현재 워싱턴에서 ‘가장 좋은 직책’을 맡고 있다. 이를 수행하고 싶다”면서도 “대통령이 원하는 일을 기꺼이 할 것”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의 임기는 내년 5월 끝난다. 10일 블룸버그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요 참모가 그를 차기 연준 의장으로 밀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1기에 백악관 수석전략가를 지낸 스티브 배넌 또한 “베선트는 세계 자본 시장을 안전하게 맡길 수 있는 사람”이라고 호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부터 자신의 금리 인하 요구에 미온적인 파월 의장을 교체하겠다는 뜻을 수차례 드러냈다. 6일에는 “파월 의장의 후임자를 ‘매우 곧’ 지명하겠다”고 밝혔다. 명확한 사유 없이는 법이 보장하는 연준 의장의 4년 임기(연임 가능)를 반드시 지켜줘야 하므로 후임자를 빨리 지명해 파월 의장의 ‘레임덕(권력 누수)’을 유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데이비드 맬패스 전 세계은행 총재 등도 후보로 거론된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242명을 태운 에어인디아 소속 항공기가 12일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 아마다바드 국제공항에서 이륙 직후 추락했다. 인도 당국이 공식적인 사상자 수를 발표하지는 않았으나 대규모 인명 피해가 났을 것으로 보인다. 현지 매체 더힌두에 따르면 당국은 비행기 추락 현장에서 204구의 시신을 찾았고, 41명의 부상자를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한국인 탑승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다른 현지 매체인 ND-TV는 항공기 내 사상자와 별도로 항공기가 추락한 공항 인근 주택가에서도 사망자와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항공기가 추락하며 B J 의과대 기숙사 건물과 충돌하는 바람에 많은 학생과 주민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일부 부상자는 중상을 입어 앞으로 사망자 수는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륙 직후 추락… 보잉 787 기종 첫 번째 추락 사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39분경 아마다바드 공항을 떠나 영국 런던으로 향하던 에어인디아 ‘AI171’편은 이륙 직후 공항 근처 주택가에 추락했다. 영국 BBC는 국제 비행 추적 웹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를 인용해 해당 비행기가 이륙 직후 약 185m 상공에서 신호가 끊겼다고 보도했다. 사고 여객기는 당시 관제탑에 구조 신호를 보냈다. 해당 여객기에는 성인 217명, 어린이와 유아 13명, 조종사와 승무원 12명이 탑승했다. 에어인디아 측은 탑승객의 국적이 인도, 영국, 포르투갈, 캐나다 등이라고 밝혔다. 기종은 미국 보잉의 787 드림라이너로 운항한 지 11년이 넘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2011년부터 운항을 시작한 787 드림라이너 기종의 첫 번째 추락 사고다. 이 여파로 12일 미국 주식시장의 개장 전 거래에서 보잉 주가는 한때 약 9% 급락했다.연료를 가득 싣고 장거리 비행에 나선 항공기가 이륙 직후 추락하는 바람에 화재로 인한 피해 규모가 더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지 언론과 소셜미디어에선 항공기가 추락한 지역에서 거대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항공기 잔해 일부가 불 타는 모습이 계속 방영되고 있다.● 조류 충돌 등 사고 원인으로 거론 정확한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전문가들은 기상 악화는 아닐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시 항공 기상예보(METAR)에 따르면 가시거리는 6km에 달할 정도로 맑은 날씨였고, 강풍도 불지 않았다. ND-TV는 항공 전문가들을 인용해 해당 비행기가 조류와 충돌해 최적 이륙 속도를 달성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일부 전문가는 추력(thrust) 혹은 양력(lift) 상실 가능성도 제기했다. 사고 여파로 아마다바드 공항은 약 2시간 동안 모든 항공기의 운항을 중단했다. 구자라트주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고향이며 그는 집권 전 이곳에서 주지사도 지냈다. 모디 총리는 고향에서 벌어진 대형 사고에 큰 충격을 받고 “구조 활동에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X에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가슴이 아프다”고 썼다. 찰스 3세 영국 국왕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자국민을 포함한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올 1월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군용 헬리콥터와 민간 항공기가 충돌해 67명이 숨지는 등 최근 세계 곳곳에서 민간 항공기 사고가 빈번하다고 우려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9일 오전 경기 화성시 반송동 번화가의 한 사거리. 빠른 속도로 달려온 배달 오토바이가 횡단보도 신호를 무시한 뒤 지나갔다. 잠시 뒤에는 다른 오토바이가 차도가 아니라 사람이 다니는 인도 위에서 달리고 있었다. 취재팀과 함께 현장을 주시한 화성동탄경찰서 차길영 교통안전계장은 “점심시간마다 아찔한 질주가 벌어진다. 경찰 단속을 피해 도망가기 일쑤”라며 혀를 찼다.최근 배달앱 이용 급증, 이에 따른 배달 오토바이 증가가 각종 법규 위반과 사고로 이어진다는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취재팀은 오전 11시 반부터 오후 1시까지 반송동 일대 번화가 및 학원가를 경찰과 함께 돌며 이륜차 법규 위반 단속 현장을 지켜봤다.● 신호 위반, 인도 질주… 평균 15분마다 위반 적발 경찰이 단속을 시작한 지 10분이 채 지나지 않아 한 피자 프랜차이즈 업체 배달원이 몰던 오토바이가 신호를 위반해 붙잡혔다. 그는 하마터면 도로를 건너던 행인과 부딪칠 뻔했다. 오전 11시 50분경에는 한 오토바이 운전자가 신호를 위반하다가 경찰을 보곤 바로 옆 골목으로 방향을 틀어 도망갔다. 차 계장은 “오토바이가 단속을 피해 도망가면 잡기 쉽지 않다. 쫓아가며 경고 방송을 한다고 스스로 서는 경우도 드물다”고 말했다. 경찰이 무리하게 추격하다간 오토바이가 질주하며 시민들을 들이받아 인명 피해가 커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정차한 차량들을 피해 정지선을 넘어 횡단보도 위에 정차한 이륜차도 많았다. 이들은 신호가 바뀌자마자 총알같이 튀어 나가며 위험한 상황을 만들었다. 내리막길을 감속 없이 내려와 앞서가던 자동차와 부딪칠 뻔한 오토바이도 있었다. 이날 1시간 반 동안 교통법규 위반으로 붙잡힌 배달 오토바이는 총 6대였다. 15분마다 1대씩 잡힌 셈이다.● 오토바이 사고 사망률, 승용차의 2.4배이륜차 사고는 승용차 사고보다 사망률이 높다. 한국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이륜차 교통사고 사망률은 2.4%였다. 사고 100건당 사망자 2.4명이 발생했다는 의미다. 이는 승용차(1.0%)의 2.4배다. 정미숙 한국도로교통공단 교육운영처 차장은 “이륜차 특성상 운전자가 외부에 노출돼 사고 시 신체 손상이 심각하다”며 “충돌 이후 이륜차가 전도되면서 운전자가 도로로 튕겨 나와 2차 사고가 발생해 사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최근 5년간 이륜차 사고는 총 9만2000건 이상 발생했고 2221명이 숨졌다. 특히 오토바이 배달원이 숨지는 사고가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 지난해 이륜차 사고로 숨진 361명 중 54명(15%)은 배달 이륜차 운전자였다. 주재홍 한국교통안전공단 연구위원은 “오토바이 배달원들의 경우 주문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이어폰을 끼고 스마트폰을 보며 운전하는 경우가 많다”며 “빨리 배달하기 위해 과속, 신호 위반을 일삼아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도로교통공단 통계를 보면 최근 5년간 이륜차 교통사고 중 ‘안전 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사고가 4만8262건(52.5%)으로 절반 이상이다. 전방 주시 소홀이나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 외에도 신호 위반(20.6%), 안전거리 미확보(6.8%) 등이 사고의 주요 원인이었다.● 뒷번호판 단속 장비 수 늘려야 문제는 승용차에 비해 이륜차 단속이 어렵다는 점이다. 이륜차는 전면 번호판(앞번호판)이 없기 때문에 기존 무인 단속 장비로 단속하기 어렵다. 이에 경찰청은 2023년부터 후면 번호판(뒷번호판) 촬영 기능이 있는 단속 장비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이륜차는 뒷번호판을 찍을 수 있는 후면 무인 단속 장비로만 단속할 수 있다.경찰청에 따르면 2023년 12월 후면 무인 단속 장비 78대를 분석한 결과, 설치 장소에서 교통사고 발생 건수가 설치 전보다 50%가량 감소했다. 유상용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지금까지는 마땅한 무인 단속 장비가 없어 ‘어차피 안 걸린다’는 인식이 팽배했다”며 “오토바이도 단속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심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올해 4월 기준 전면 번호판을 단속할 수 있는 무인 장비는 전국에 2만8000여 개가 있다. 하지만 후면 단속 장비는 561개뿐이다. 지방자치단체 예산으로 설치하다 보니 지역마다 편차도 심하다. 경기 252대, 서울 38대, 인천 27대 등 수도권에는 비교적 많지만 제주는 1대, 세종은 2대뿐이다. 이 장비로는 그 많은 배달 오토바이를 단속하기 역부족이다. 유 책임연구원은 “이륜차 수를 감안해 단속 효과를 보려면 지금의 5배인 2500여 대까지는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자체에 적극적으로 협조를 구해 설치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달 말부터 앞번호판 부착 시범사업을 시행할 계획이다. 앞에서도 이륜차 번호를 알 수 있게 스티커 형식의 번호판을 부착하는 것이다. 다만 스티커 형식은 왜곡이 심해 무인 단속에는 별 효과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부 관계자는 “앞번호판을 통해 육안 식별이 쉽게 되도록 함으로써 불법 행위를 방지하는, 이른바 ‘명찰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오토바이 불법개조-번호판 훼손도 기승… 작년만 2900대 적발불법 튜닝 땐 사고 위험 높아져“다른 운전자-보행자 위협할 수”지난해 불법 개조(튜닝)와 번호판 훼손 등으로 적발된 이륜차가 2900대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올해부터 ‘이륜차 안전 검사 제도’를 시행해 불법 튜닝을 방지하고 안전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12일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이륜차 안전 단속 적발 건수는 총 4130건이었다. 이 중 등화(조명) 훼손 등 안전기준 위반이 2590건, 불법 튜닝이 1206건, 등록번호판 훼손 등 기타 위반이 334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조명 관련 위반 사례는 3207건으로 전체의 77%를 차지했다. 주로 화려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불법 설치하거나, 기존 조명을 임의로 변경한 경우였다. 등화 장치를 임의로 바꿀 경우 현행법상 임시 검사 명령이 내려질 수 있으며,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불법 튜닝된 이륜차는 사고 위험성을 높인다. 특히 기준을 벗어난 조명이 마주 오는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해 교통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또한 번호판을 훼손하면 교통사고 후 신원 확인이 어려워질 뿐 아니라 도난 차량이나 범죄용 차량으로 악용될 수 있다. 이영재 한국교통안전공단 튜닝안전기술원 차장은 “이륜차 불법 튜닝은 도로 위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을 만들어내며, 다른 운전자와 보행자의 안전까지 위협한다”고 지적했다.정부는 이러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 올해 4월부터 이륜차에 대한 정기 검사를 의무화했다. 기존에 배출가스 중심으로만 관리되던 이륜차에 대해 구조·장치 상태를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제도가 새로 도입됐다. 개조 승인 차량은 ‘튜닝 검사’, 안전기준에 부적합한 차량은 ‘임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정기 검사 대상 이륜차는 약 20만4150대로 추산되며, 5월 말 기준 약 1만6425대가 검사를 마친 것으로 집계됐다.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한국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특별취재팀▽팀장 이상환 사회부 기자 payback@donga.com▽김보라(국제부) 김수연(경제부) 박종민(산업1부)서지원(사회부) 오승준(산업2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