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형

김재형 기자

동아일보 산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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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27~2025-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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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카와 시케루 감독 “으랏차차 평창… 간바레 한국스키”

    해발 1450m의 산 정상은 구름이 눈처럼 자욱하게 깔려 있었다. 강철 체력을 요구해 ‘설원의 마라톤’이라고 불리는 크로스컨트리 스키 한국 국가대표 선수 9명은 양손에 폴을 잡고 땅을 짚으며 올라갔다. 4km가 넘는 산악 코스를 50분 만에 걸어 올랐다. 성인 남성 기준으로 보통 1시간 20여 분이 걸리는 코스다. 일부 남자 대표 선수는 쌀쌀한 바람이 부는데도 웃옷을 벗고 열기를 식혔다. 잠시 후 하산 길로 들어선 선수들의 얼굴엔 아직 땀이 흥건했다. 누구도 힘든 내색을 하진 않았다. 선수들보다 10여 걸음 뒤처져 정상에 올라온 오카와 시케루 크로스컨트리 대표팀 감독(61·일본)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온몸이 땀범벅이 된 채 희끗희끗한 머리를 숙이고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그렇게 정상에 홀로 서서 멀어져 가는 선수들을 지켜보던 오카와 감독은 갑자기 “으라차”라고 소리쳤다. 선수들에게 기합을 불어넣는 소리였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선수들을 격려한다”는 오카와 감독의 훈련 철학을 엿볼 수 있는 한 장면이다. 한국 크로스컨트리 국가대표팀의 막바지 국내 체력 훈련이 진행된 21일 강원 평창군 발왕산 인근. 팔 힘과 기초 체력을 기르기 위한 스트라이딩 훈련 현장에서 오카와 감독은 특유의 ‘격려 리더십’으로 선수들을 이끌고 있었다. 오카와 감독은 내년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6월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그는 일본 국가대표 감독을 포함해 20여 년 동안 크로스컨트리 지도자 생활을 해온 베테랑 감독이다. 대한스키협회가 아시아 크로스컨트리 강국인 일본을 따라잡기 위해 올림픽 족집게 감독으로 섭외했다. 오카와 감독은 선수들 사이에서 ‘간바레(힘내라) 감독’으로 통한다. 한국말을 못하는 오카와 감독은 스마트폰 번역기 앱을 통해 선수들과 소통하면서도 늘 “간바레”를 입에 달고 다닌다. 한국 여자 크로스컨트리의 간판 이채원(36)은 “훈련할 때 항상 즐기라고 말하며 선수들의 사기를 진작시켜 준다”고 설명했다. 크로스컨트리 국가대표 조용진(21)은 “온갖 몸짓을 총동원해 선수 한 명 한 명을 붙잡고 친절하게 테크닉을 설명해줘 선수들이 잘 따른다”고 말했다. 오카와 감독이 또 하나 강조하는 것이 선수들 사이의 건강한 경쟁심이다. 오랜 합숙 훈련으로 선수들 사이에 끈끈한 동료애가 쌓이다 보면 자칫 승부 자체에 대한 열정이 사그라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는 “고된 일정에도 군소리 없이 훈련에 집중하는 한국 선수들의 근면성에 놀랐다”며 “이러한 열정에 적절한 승부욕만 더해지면 금상첨화”라고 말했다. 오카와 감독은 부임 이후 한 달 반가량 선수들의 기초 체력과 ‘스키 근육’의 강화에 집중했다. 눈 쌓인 평지와 오르막길, 내리막길을 포함해 세부 종목과 남녀별로 적게는 7km(프리·여자)에서 많게는 50km(클래식·남자)까지 달려야 하는 크로스컨트리는 육상 종목으로 치면 마라톤에 버금가는 체력을 요구한다. 또한 평지와 오르막길에서 빠른 추진력을 얻기 위해선 폴을 땅에 내디딜 때 힘이 들어가는 양팔의 근력이 중요하다. 오카와 감독은 “결국 크로스컨트리의 기량 차이는 테크닉에서 결정이 나지만 그 테크닉을 빠르게 연마하고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선 체력과 스키 근육이 밑바탕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크로스컨트리 국가대표팀은 다음 달 12일부터 9월 16일까지 뉴질랜드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오카와 감독은 이번 훈련을 잘 마무리해서 한국 선수들이 평창에서 날개를 펼치는 꿈을 꾸고 있다. 오카와 감독은 “비교적 한국보다 눈이 많이 내리는 일본에선 자연스럽게 크로스컨트리를 포함한 설상 종목이 많이 알려졌지만 한국에선 (크로스컨트리를 알릴) 기회가 적었다”며 “평창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크로스컨트리를 한국에 알리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평창=김재형 monami@donga.com·임보미 기자}

    • 2017-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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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연경 “팬들의 에너지 듬뿍 받아”

    “국내 팬들의 열성적인 응원에 에너지를 듬뿍 받고 갈 수 있게 됐습니다. 팬들에게 진정으로 감사드립니다.” ‘배구 여제’ 김연경(29·중국 상하이·사진)의 얼굴에선 웃음이 사라지지 않았다. 자신이 날아오를 때마다 5500명의 관중이 기립해 환호성을 질렀다. 덩달아 신이 났고 더 열심히 코트를 누볐다. 이날 ‘김연경 효과’로 전석 매진을 기록한 수원실내체육관은 복도까지 꽉 찬 팬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팬들은 “대한민국”을 외치며 안방에서 치러지는 마지막 예선전을 축제처럼 즐겼다. 월드스타 김연경의 활약에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마지막 예선전을 완승으로 마무리했다. 한국은 23일 열린 월드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 2그룹 3주 차 마지막 예선전에서 폴란드를 3-0(25-23, 25-20, 25-22)으로 꺾고 2그룹 1위로 결선라운드에 진출했다. 김연경은 17점을 뽑아내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김연경은 “이미 결선라운드 티켓을 따놓은 상황이었지만 많은 팬이 온 것을 보고 마음을 다잡고 오늘 경기에 임했다”며 “3주 차에 보여준 모습대로 결선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이어가 꼭 우승 달성에 성공하겠다”고 다짐했다. 한국은 21일 카자흐스탄전(3-0)과 22일 콜롬비아전(3-0)에 이어 폴란드전마저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경기를 끝내 홈 팬들을 열광시켰다. 8승 1패(승점 25)로 예선을 마친 한국은 29일 체코에서 결선라운드 준결승전을 치르게 된다. 결선라운드 2번 시드를 받은 한국은 24일 캐나다에서 치러지는 독일과 페루의 경기 결과에 따라 3번 시드를 배정받은 팀과 맞붙게 된다. 한국이 준결승전에서 승리하면 체코(1번 시드)와 4번 시드팀 대결에서 승리하는 팀과 결승전을 갖는다. 수원=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7-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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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이 잊은 ‘황제’…윔블던에서 신기록 싹쓸이한 페더러

    36세 노장 로저 페더러(36·스위스·세계랭킹 5위)가 누구도 가보지 못한 길로 올라서며 윔블던의 전설로 우뚝 섰다. 페더러는 16일(현지 시간) 영국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2014년 US오픈 우승에 이어 생애 두 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을 노리던 마린 칠리치(29·크로아티아·세계랭킹 6위)를 3-0(6-3, 6-1, 6-4)으로 꺾고 개인 통상 8번째 윔블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날 승리로 페더러는 메이저 대회 최고령이자 윔블던 최다우승·최다승(90승)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프로 데뷔 이후 메이저 대회에서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던(2003년) 윔블던에서 14년 만에 각종 신기록을 싹쓸이하며 자신의 텃밭에서 테니스 황제의 면모를 과시한 것이다. 페더러는 노련함을 앞세워 처음부터 끝까지 경기를 주도하며 1시간 40여 분 만에 싱겁게 승부를 결정지었다. 그는 1세트에서 두 차례나 칠리치의 서브 게임을 잡아내며 36분 만에 세트를 가져갔다. 이후에도 페더러가 일방적으로 몰아치는 가운데 2세트와 3세트를 연달아 가져가며 완승했다. 이번 대회 내내 페더러는 상대 선수에게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을 만큼 압도적인 경기력을 뽐냈다. 윔블던 ‘무실세트 우승’을 기록한 것은 1976년 비오른 보리스(스웨덴) 이후 페더러가 두 번째이다. 2012년 이 대회 우승 이후 4년간 침체기를 겪었던 페더러는 올해 1월 호주오픈에서 4년 반 만에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올라 부활의 신호탄을 올렸다. 하지만 지난해 수술을 받은 무릎에 무리가 갈 수 있다는 판단에 프랑스오픈 등 클레이 코트 시즌을 통째로 건너뛰는 강수를 두며 윔블던에 올인했다. 페더러의 윔블던 우승을 두고 “선택과 집중이 적중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이다. 장기간 부진으로 한때 은퇴설이 나돌기도 했던 페더러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세간의 모든 우려를 훌훌 털어내며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페더러는 “윔블던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대회로 남을 것이다”며 “나의 영웅들이 거닐었던 곳이고, 그들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었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7-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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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년前 울던 윔블던 결승, 이젠 웃음꽃

    24세 가르비녜 무구루사(스페인·세계랭킹 15위)가 메이저대회 최고령 우승 기록을 노리던 비너스 윌리엄스(37·미국·세계랭킹 11위)를 격파하고 윔블던 여자 단식 정상에 올랐다. 무구루사는 15일(현지 시간) 영국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윌리엄스를 2-0(7-5, 6-0)으로 완파하고 지난해 프랑스오픈에 이어 생애 두 번째 메이저 대회 트로피를 안았다. 무구루사는 1994년 콘치타 마르티네스 이후 23년 만에 윔블던 여자 단식을 제패한 스페인 선수가 됐다. 승부처는 1세트였다. 무구루사는 게임스코어 4-5로 뒤진 상황에서 10번째 게임에서도 15-40으로 내몰렸다. 단 한 개의 실수로도 1세트를 내줄 수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하지만 무구루사는 19차례의 랠리를 주고받은 끝에 가까스로 전세를 뒤집으며 게임을 가져갔다. 게임스코어 5-5의 상황에서 기세가 오른 무구루사는 1세트 나머지 2게임마저 가져가며 세트를 따냈다. 무구루사는 이후 2세트에서는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고 윌리엄스를 무릎 꿇렸다. 이번 우승으로 무구루사는 다음 주 새로 발표될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세계랭킹 순위에서 지금(15위)보다 10계단 수직 상승한 5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2년 전 이 대회 결승전에서 비너스의 동생 세리나 윌리엄스에게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던 무구루사는 우승을 확정짓자마자 코트에 주저앉아 눈물 흘렸다. 그는 “어린 시절 TV로 비너스가 윔블던 결승전에서 경기하던 모습을 지켜봤다”며 “그런 선수와 대결을 펼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건 정말 뜻 깊은 일”이라고 말했다. 윌리엄스는 9년 만의 메이저 대회 정상 탈환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2000년대 초·중반 전성기를 보낸 윌리엄스는 2008년 윔블던 우승 이후 침체기를 겪으며 한때 세계랭킹 130위권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윌리엄스는 올해 호주오픈에서 준우승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7-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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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샘 퀘리, 윔블던 ‘최강자 킬러’

    샘 퀘리(30·미국)가 ‘1위 사냥꾼’의 면모를 과시하며 생애 처음으로 윔블던 준결승에 진출했다. 지난해 윔블던 16강전에서 당시 세계랭킹 1위였던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를 제압한 데 이어 2년 연속 최강 킬러의 위용을 떨치며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세계 랭킹 28위 퀘리는 12일(현지 시간) 영국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남자 단식 8강전에서 세계랭킹 1위이자 지난해 챔피언인 앤디 머리(영국)를 세트 스코어 3-2로 무너뜨렸다. 1세트(3-6)를 빼앗긴 퀘리는 강력한 서브를 앞세워 2세트를 6-4로 따내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이날 퀘리가 잡아낸 서브 에이스는 27개, 최고 시속은 214km에 달했다. 퀘리는 3세트에서 실수를 연발하며 6-7로 머리에게 세트를 내줬지만 4세트부터 고질적인 골반 부상의 여파로 움직임이 둔해진 머리의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퀘리는 결국 4, 5세트를 모두 1게임만 내주며 따내 역전승을 마무리했다. 이전까지 머리와의 상대전적에서 1승 7패로 절대 열세였던 퀘리는 화끈한 설욕전을 펼쳤다. 재기를 노렸던 세계랭킹 4위 조코비치는 토마시 베르디흐(32·체코·세계랭킹 15위)에게 2세트 도중 팔꿈치 통증 탓에 기권패했다. 반면에 로저 페더러(36·스위스·세계랭킹 5위)는 밀로시 라오니치(27·캐나다·세계랭킹 7위)를 3-0으로 이겨 4강에 합류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7-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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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고령 우승’ 도전 37세 윌리엄스의 190km 무시무시한 공포의 서브

    비너스 윌리엄스(37·미국·세계랭킹 11위)가 자신의 100번째 윔블던 경기에서 무시무시한 서브를 날리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윌리엄스는 11일(현지 시간) 평균 시속 164km, 최고 190km에 달하는 서브를 앞세워 윔블던 준결승에 진출했다. 윌리엄스는 11일(현지 시간) 영국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신예 옐레나 오스타펜코(20·라트비아·세계랭킹 13위)를 2-0(6-3, 7-5)으로 누르고 4강에 진출했다. 특유의 강력한 서브가 결정적이었다. 윌리엄스는 8강전에서만 서브 에이스 8개를 기록하며 경기를 압도했다. 첫 서브 성공률 66%에 첫 서브 득점률이 78%를 기록할 정도로 무시무시한 서브였다. 그녀는 이번 대회 통산 서브 에이스가 27개로 조안나 콘타(26·영국·세계랭킹 7위)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그의 서브 최고 속도는 190km로 4강에 오른 어떤 선수보다도 더 빠르다. 윔블던에서만 5번(2000·2001·2005·2007·2008) 정상에 올랐던 윌리엄스는 이번 대회에서 메이저 대회 ‘최고령 우승’ 타이틀을 노리고 있다. 이날 승리로 윌리엄스는 1994년 당시 37살의 나이로 윔블던에서 준우승한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미국) 이후 최고령 윔블던 준결승 진출자가 됐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7-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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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강서 끝난 나달의 꿈

    7년 만의 윔블던 탈환을 노리던 라파엘 나달(31·스페인·세계랭킹 2위·사진)이 16강전에서 4시간 48분의 접전 끝에 탈락했다. 나달을 상대로 인생 경기를 펼친 질 뮐러(34·룩셈부르크·세계랭킹 26위)는 생애 두 번째 메이저 대회 8강 진출의 기쁨을 맛봤다. 나달은 11일 영국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남자 단식 4회전에서 뮐러에게 2-3으로 패했다. 뮐러의 강한 서브에 예상외로 고전한 나달은 처음 두 세트(3-6, 4-6)를 내리 내줬다. 코너에 몰린 나달은 뒷심을 발휘해 3, 4세트를 6-3, 6-4로 연달아 가져오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1시간 반 동안 펼쳐진 마지막 세트에서 뮐러는 15-13으로 승리를 결정지었다. 올해 호주오픈 준우승과 프랑스오픈 우승으로 부활의 신호탄을 올렸던 나달은 윔블던 통산 세 번째 우승이란 목표를 내년으로 미루게 됐다. 나달은 “좋은 경기를 했지만 게임에서 진 것 또한 사실”이라며 패배를 인정했다. 대어를 낚으며 2008년 US오픈 이후 9년 만에 메이저 대회 8강에 오른 뮐러는 “(오늘) 그동안의 노력이 헛된 것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며 기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7-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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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윔블던 테니스 ‘부상 주의보’…‘무릎 부상’ 매텍, 4관왕 꿈 무너져

    윔블던 테니스 대회가 사흘째로 넘어가면서 선수들의 ‘부상 적색등’이 켜졌다. 올해 메이저 대회 복식 4관왕을 노리던 베타니 매텍(32·미국·세계랭킹 103위)은 여자 단식 2회전에서 끔찍한 부상을 당해 대회장을 떠났다. 매텍은 6일(현지 시간) 영국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여자 단식 2회전에서 1세트를 6-4로 따낸 뒤 2세트 도중 무릎 부상으로 기권패했다. 넘어질 당시 그의 비명 소리가 경기장을 가득 메울 정도로 고통스러워 했다. 상대 선수였던 소라나 키르스테아(27·루마니아·세계랭킹 63위)는 “매텍이 내 이름을 부르며 ‘도와달라’고 외쳤다”며 “한눈에 봐도 그녀의 무릎은 잘못돼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 부상으로 지난해 US오픈에 이어 올해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에서 연달아 복식 정상에 올라 복식 4관왕을 노리던 매텍의 꿈은 무너졌다. 이날 크리스티나 믈라데노비치(24·프랑스·세계랭킹 14위) 또한 경기 중 코트에 미끄러져 주최 측에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앨리슨 리스케(27·미국·세계랭킹 46위)와의 여자 단식 2회전에서 1-2(6-2, 4-6, 4-6)로 패한 뒤 가진 기자 회견에서 “(경기도중 패이거나 마찰로 인해) 잔디가 없어진 곳은 바셀린이 덧칠된 것처럼 미끄러웠다”며 “그저, 다치지 않아 다행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남자 단식 2회전을 치른 황제 로저 페더러(36·스위스·세계랭킹 5위)와 노바크 조코비치(30·세르비아·세계랭킹 2위)는 이변 없이 승리를 따내 나란히 3회전 진출했다.김재형기자 monami@donga.com}

    • 2017-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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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윔블던 불청객…이상고온에 날개미떼 때이른 극성

    시즌 세 번째 메이저 테니스대회인 윔블던에 불청객이 출현했다. 때 이른 고온에 날개미 떼가 대회 코트에 몰려들어 선수들과 테니스 팬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는 것이다. 5일(현지 시간) 남녀 단식 2회전과 복식 1회전이 진행되던 영국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에 날개미가 무더기로 날아들었다. 이 난데없는 등장에 선수들과 관중은 질색하며 몸과 소지품을 손으로 털어냈다. 이날 2회전을 통과한 샘 퀘리(30·미국·세계랭킹 28위)는 “난생처음 보는 광경이었다”며 “얼굴에 계속 들러붙어 (날개미 떼가) 조금만 더 많았더라면 경기를 중단했을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영국에서 날개미는 보통 7월 말이나 8월 초에 기승을 부린다. 올해는 이상 고온 현상으로 날개미의 등장 시기가 앞당겨져 윔블던 대회 기간과 겹친 것으로 분석된다. 조윌프리드 총가(32·프랑스·세계랭킹 10위)는 “US오픈이나 호주오픈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할 때가 있지만 이번에는 심각했다. 코나 머리에 날개미가 들러붙어 쫓아내기 바빴다”고 전했다. ‘날개미 변수’에도 불구하고 대회 2연패를 노리는 앤디 머리(30·영국·세계랭킹 1위)와 라파엘 나달(31·스페인·세계랭킹 2위)은 이변 없이 3회전에 진출했다. 올해 호주오픈 준우승, 프랑스오픈 우승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나달은 메이저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노리고 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7-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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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 갈고 온 페더러-조코비치, 싱거운 첫판

    윔블던에서 화려한 부활을 꿈꾸는 간판스타 로저 페더러(36·스위스·세계랭킹 5위)와 노바크 조코비치(30·세르비아·세계랭킹 2위)가 1회전 기권승이라는 닮은꼴 첫 단추를 끼웠다. 페더러는 5일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남자단식 1회전에서 알렉산드르 돌고폴로프(29·우크라이나·세계랭킹 84위)에게 43분 만에 기권승했다. 1세트를 6-3으로 따낸 페더러는 2세트 도중 돌고폴로프의 발목 부상으로 가볍게 2회전에 진출했다. 이날 승리로 페더러는 이 대회 통산 최다승(85승) 기록을 세웠다. 이번 대회 정상에 오르면 윔블던 사상 최다(8회)이자 최고령 챔피언이란 타이틀도 거머쥔다. 페더러는 이번 대회 우승을 위해 올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프랑스오픈을 건너뛰는 강수를 뒀다. 앞서 1월에 열린 호주오픈(하드 코트)에서 2012년 윔블던 이후 4년 반 만에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올라 부활의 신호탄을 올린 직후였다. 잦은 부상으로 은퇴설에 휘말렸던 페더러는 자신의 텃밭인 윔블던에서 최고의 컨디션을 발휘할 수 있도록 휴식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코비치는 1회전에서 1세트(6-3)를 따낸 뒤 2세트 도중 상대 선수인 마르틴 클리잔(28·슬로바키아·세계랭킹 44위)의 왼쪽 다리 부상으로 싱겁게 경기를 끝냈다. 윔블던에서만 세 차례(2011, 2014, 2015년) 우승했던 조코비치는 올 시즌 호주오픈(2회전 탈락)과 프랑스오픈(8강 탈락) 등 두 메이저 대회에서 연이어 4강에도 못 오르는 부진에 빠진 탓에 윔블던에서 분위기 반전을 벼르고 있다. 정상을 꿈꾸는 페더러와 조코비치는 1회전을 가볍게 통과하면서 체력만큼은 충분히 아낄 수 있게 됐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7-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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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 속 아기와 함께 밟은 윔블던

    임신 4개월 반인 예비 엄마가 시즌 세 번째 메이저 테니스대회인 윔블던 코트를 지키는 열정을 발휘했다. 주인공은 세계 랭킹 82위 만디 미넬라(31·룩셈부르크·사진)다. 미넬라는 3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인근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여자단식 1회전에 헐렁한 흰색 원피스를 입고 출전했다. 그의 배는 한눈에 봐도 살짝 부풀어 있었지만 경기가 끝날 때까지 임신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미넬라는 2014년 코치인 팀 조머와 결혼해 올해 말 출산 예정이다. 이 경기에서 미넬라는 2010년 프랑스오픈 여자단식 챔피언인 37세 노장 프란체스카 스키아보네(37·이탈리아·세계랭킹 72위)에게 53분 만에 0-2(1-6, 1-6)로 완패했다. 하지만 결과를 떠나 배 속의 아기와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 미넬라는 1회전 탈락으로도 3만5000파운드(약 5200만 원)의 상금을 받았다. 2001년 프로에 데뷔한 뒤 메이저 대회에선 US오픈 3회전 진출이 최고 성적인 미넬라는 아나스타시야 세바스토바(27·라트비아)와 짝을 이뤄 이번 대회 복식에도 출전해 승리를 노린다. 올해 프랑스오픈에서 남자단식 준우승을 차지한 스탄 바브링카(32·스위스·세계랭킹 3위)는 대회 초반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그는 단식 1회전에서 다닐 메드베데프(21·러시아·세계랭킹 49위)에게 1-3으로 졌다. 메드베데프는 이번 시즌 메이저 대회에 처음 데뷔한 신예로 앞서 열린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에선 모두 1회전 탈락했다. 여자단식에서는 2014년 윔블던에서 준우승한 뒤 ‘제2의 샤라포바’라고 불린 미녀 스타 유지니 부샤드(23·캐나다·세계랭킹 61위)가 2회전 진출에 실패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7-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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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뉴스]“그 안에 악마가 크고 있었다”…인천 초등생 살해범 김 양 과거는?

    #.1“그 안에 악마가 크고 있었다.”-인천 초등생 살해범 김 양 성장과정 재구성#.2인천에서 초등생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김모 양(17¤구속 기소).어릴 때부터 인체 해부학 서적을 즐겨 보고 따라 그렸습니다.사람을 만나기보단 온라인에서 기괴한 대화를 즐겼고인육을 먹는 장면이 나오는 미국 드라마에 심취했습니다.#.3학교생활에선 머리가 좋다는 얘길 많이 들었지만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SNS(소셜미디어서비스)에 빠져들었죠.이를 통해 만난 성인들과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웠습니다.#.4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김 양의 어린 시절에선‘내면의 살인자’를 키워온 여러 장면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경찰 조사와 김 양의 법정 진술, 주변인 인터뷰를 바탕으로그의 성장 과정과 최근 행태를 재구성해봤습니다.#.5#.6“내 IQ는 130¤140.”‘똑똑하지만 독특한 아이.’김 양의 학교 성적은 우수했습니다.친구들 사이에선 “공부 잘하는 아이”로 알려져 있었고주변 친구들에게 “내 IQ가 130¤140 정도 된다”고 말하기도 했죠.평소 김 양의 눈길을 끈 것은 인체해부학 서적이었습니다.김 양이 피해자 시신에서 내부 장기를 적출할 수 있었던 것도평소 인체 해부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입니다.#.7김 양은 최근까지 19세 이상 관람가인 미국 드라마 ‘한니발’에 빠져 있었습니다.이 드라마는 연쇄살인마 한니발 렉터 박사와 프로파일러의 심리전을 다루죠.주인공 한니발은 인육 요리를 즐기는 사이코패스로 묘사됩니다.#.8공범 박모 양(18·구속 기소)과는*고어물 관련 이야기를 나눴고‘인육 파티’에 대한 언급도 주고받았죠.*gore物: 사람을 잔혹하게 죽이고 시신을 훼손하는 영상이나 사진#.9#.10범행 당일 김 양은 커다란 여행용 가방을 들고 나가며박 양에게 ‘사냥하러 간다’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현실에서 자신을 이해해줄 사람을 만나지 못한김 양에게 인터넷과 SNS는 탈출구였습니다.‘SNS 친구’를 현실에서도 만나는 등 ‘진짜 현실’에 적응하지 못한 김 양은온라인과 SNS, 기괴한 드라마 속 세상을 자신의 현실로 받아들이면서 끔찍하게 변해간 것으로 보입니다.원본: 위은지·권기범 기자사진·출처: 동아일보 DB·뉴시스·뉴스1기획·제작: 김재형 기자·신슬기 인턴}

    • 2017-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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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뉴스]단아한 쪽빛 장옷 vs ‘어깨’ 힘 뺀 원피스

    ·#.1단아한 쪽빛 장옷 vs ‘어깨’ 힘 뺀 원피스-한미정상회담 영부인 패션정치#.2#.3지난달 29일 백악관 환영만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단아한 쪽빛 장옷 한복을 입고 문 대통령 곁에 섰습니다. 한국의 고풍적인 이미지를 연출하며 기품을 잘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왔죠. #.4#.5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밝은 베이지색 민소매 원피스에 같은 색 구두를 맞춰 신어 우아함을 뽐냈습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해당 원피스 2319달러(약 265만 원), 구두 675달러(약 77만 원)라고 전했죠. #.6멜라니아 여사가 지난달 이탈리아에서 열린 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서 입은 5만1500달러(약 5900만 원)짜리 재킷에 비하면 이날 복장은 수수한 편이었습니다. #.7두 사람의 성격은 정반대에 가깝습니다. 김 여사는 활달한 성격으로 종종 푸근함을 주는 장면을 연출해 왔지만 멜라니아 여사는 ‘은둔의 퍼스트레이디’라고 불릴 정도로 공식석상에 잘 나타나지 않기로 유명하죠. #.8대통령 부인들은 서로의 의상 코드를 맞추기보다 국가를 대표하는 패션으로 무대에 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의 대통령 부인들은 만찬 시 드레스 대신 주로 한복을 입었습니다. #.9과거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는 한미 정상 백악관 만찬에서 한국계 디자이너의 드레스를 입어 화제가 된 적이 있죠.원본: 강경석 ·김현수 ·황인찬 기자 사진·출처: 동아일보 DB·뉴시스·뉴스1기획·제작: 김재형 기자·신슬기 인턴}

    • 2017-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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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기자의 한알Tech] 디지털카메라의 심장, 이미지센서 해부

    《상당수 문과 출신들은 한 번쯤 공부해 보고 싶지만 좀처럼 엄두가 나질 않는 분야로 ‘Tech’를 손꼽는다. 관련 서적을 읽으면 “왠지 글이 그림처럼 보일 것 같다”고 공포를 느끼는 문과 출신이 많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비슷한 처지인 김 기자가 용기 내어 직접 공부해 풀어쓰는 ‘Tech 입문서’를 연재한다. 알면 실생활에 유용한 여러 기술(기기)의 작동 원리, 활용법, 전망 등을 문과 취향으로 정리한다.》디지털카메라(디카)가 보는 세상은 이미지센서가 창조한다. 이미지센서가 눈이라면 망막, 필름카메라라면 필름에 해당한다. 렌즈로 수집한 빛이 상(像)으로 맺히고 이를 전기 신호(전기세기, 전압 등)로 전환하는 장치다. 이미지를 담아내는 핵심 기술이란 의미에서 “영혼이 깃든 카메라의 심장”이라고도 불린다. “빛은 어떻게 디스플레이로 전환되나.” 이번 화에서 다룰 내용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일상에서 JPG 등의 형태로 마주하는 수많은 이미지의 뿌리를 찾아가는 여정이라 할 수 있다.○ 이미지센서 해부도 이미지센서는 수없이 많은 화소(Pixel)로 이뤄져 있다.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이 각각의 화소에 닿으면 화학적 반응이 일어나고 전기의 세기나 전압 등의 전기 신호가 만들어진다.“미스터 R. 화학적 반응이란 게 뭐야?” “그 물음에 답하려면 먼저 반도체를 공부해야해.” “이미지센서의 소재가 반도체야?” “핵심 소재인 건 맞는데 반도체가 전부는 아니야. 우선 김 기자. 반도체가 뭐지?” “평상시에는 전기가 흐르지 않는데 어떤 특수한 상황에선 전기가 흐르는…?” “거기서 특수한 상황을 ‘열이나 빛, 전압, 전류 등에 노출됐을 때’로 바꾸면 얼추 맞는 정의지.” “그러면 렌즈를 통해 받아들인 빛이 이미지센서에 닿으면 전기가 흐르겠네?” “맞아. 그게 디지털 신호로 전환되는 거야.” “전기가 통하는 게 어떻게 ‘0101’이 된다는 소리야?” “김 기자가 이해하는 디지털 세상은 무조건 0101이구나.” “(씩씩거리며)….” “그걸 이해하려면 이미지센서를 좀 더 세부적으로 해부해봐야 해.”미스터 R은 이미지센서의 해부도를 크게 반도체와 컬러필터로 구성된 ‘포토다이오드’와 전기 신호를 전달할 수 있는 각종 회로로 나누어 설명했다. 수식으로 표현한다면 ‘이미지센서=화소 단위의 포토다이오드 총합+각종 회로+알파(α¤기타)’이다. 여기서 화소란, 1개의 화소가 포토다이오드 1개를 뜻하는 ‘단위 개념’이다. 그 크기는 보통 3500만 화소일 때 5.6마이크로미터(㎛)다. jpg 등으로 된 이미지파일을 열어 계속 확대해보면 무수히 많은 사각형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것 또한 화소다. “우선 포토다이오드는 ‘P-N 접합 반도체’로 만들어져 있어.” “P-N 접합 반도체? P는 뭐고 N은 뭐야?” “빛 에너지를 전기 신호로 바꿔주는 데 필요한 특수한 반도체라고 생각하면 돼. P형 반도체(전자가 하나 모자란)와 N형 반도체(전자가 많은)를 하나로 이어 붙여서 만든 거지.” “아까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이 반도체에 닿으면 전기가 흐른다고 말한 게 이거였구나.” “응. 빛이 여기에 닿으면 ‘광전효과(물질이 빛을 흡수하면 전자를 방출하는 현상)’가 나타나서 전류가 흐르게 돼. 그리고 P형 반도체와 N형 반도체의 접합부에는 전압이 생성돼.” “그렇게 생성된 전류와 전압은 곧 전기에너지이자 전기 신호가 되겠군. 근데 결과적으로 이 전기 신호는 어떻게 0101(디지털 신호를 뜻함)이 되는 거지?” 이미지센서에는 포토다이오드에서 검출하고 전달한 전기 신호를 메모리카드와 AD변환기 등에 전달할 수 있는 각종 회로가 들어있다. 전기 신호는 회로를 따라 AD변환기(Analog to digital)를 거치며 디지털 신호인 소위 ‘0101’으로 전환된다. 이 디지털 신호는 메모리카드에 기록(저장)되거나 디스플레이에 전달돼 다시 화면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포토다이오드를 구성하는 또 다른 요소인 컬러필터? 이건 왜 있는 거지?” “각각의 포토다이오드 위에 붙어있으면서 셀로판지 같은 효과를 내지. 색깔을 걸러준다는 뜻이야.” “빛의 삼원색인 빨초파(RGB)로 걸러준다는 의미지? 그러니깐 왜 그렇게 하냐고!” “김 기자. 초등학교 미술 시간을 떠올려봐.” “난 국민학교…” “어쨌든! 빨간색 물감과 초록색 물감, 파란색 물감을 얼마만큼의 배율로 섞느냐에 따라 온갖 색을 다 만들 수 있었지?” “그래서 빛의 삼원색이라 하잖아.” “그래. 그리고 우리가 눈으로 보는 빛, 가시광선에서도 똑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거고. 사실 우리가 눈으로 보는 모든 세상은 이 세 가지 색깔의 조합이잖아.” “그건 렌즈를 통해 받아들인 빛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고.” “슬슬 감이 잡히지? 카메라 안으로 들어온 빛을 컬러필터로 빨(R), 초(G), 파(B)로 걸러 화소 단위의 P-N접합반도체에 전달하면 여기서 R이 몇 개이고 G가 몇 개인지, B가 몇 개인지를 전기 신호로 검출하고 (AD 변화기에) 전달하는 거지.” “그렇게 색깔별로 기록된 디지털 신호가 디스플레이에 전달되면 다시 원래의 상(像)을 나타낼 수 있고!”미스터 R이 포토다이오드에 중점을 두고 설명한 이미지센서는 전기 신호를 검출하고 전달하는 방식에 따라 크게 CCD(전하결합소자)와 CMOS(상보성 금속 산화막 반도체)로 나뉜다. 디지털카메라 시장의 초반기에는 비교적 제조공정이 쉬운 CCD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지만 2000년 후반기 이후에는, CMOS가 성능이나 가격 면에서 CCD를 압도하게 되면서 이미지센서 시장을 장악했다. 그 둘의 차이는 아래에 표 참조. ○ 화소 만능주의자에 고함 “미스터 R. 그러면 화소는 많을수록 좋은 거지?” “김 기자다운 질문이군!” “또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라 답할건지….” “아니. 진리의 ‘케바케(Case-by-case¤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뜻)이다’라고 할 거야.”십자수에 비유하자면 화소란 ‘한 땀 한 땀 수 놓는다’의 ‘한 땀(네모난 실 뭉치)’라 볼 수 있다. 피카츄을 수놓고 싶은데 100개 땀 보단 1000개 땀으로 만들었을 때가 더 세밀한 묘사가 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한 땀 한 땀의 사이 공간에 이물질이 쉽게 낀다면 어떻게 될까? 오히려 땀이 많을수록 사이 공간이 많아져 피카츄는 더욱더 왜곡될 수 있다. 미스터 R이 ‘케바케’ 답변을 내놓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2화(화각)에서도 잠깐 설명했지만, 이미지센서 자체의 크기는 표준 규격으로 정해져 있어.” “35mm 필름카메라에 들어가던 필름의 크기인 ‘36×24mm(3:2배율)’ 말하는 거지?” “맞아. 그걸 ‘풀 프레임(Full Frame)’이라 하지. 이보다 작으면 ‘크롭 센서’라 하고.” “여기서 말하고 싶은 건 화소가 아무리 많아지더라도 그 화소를 담을 그릇인 이미지센서의 크기는 한정돼 있다는 것이지?” “그거야. 그런데도 화소 수를 늘리고 싶으면 화소 자체를 더 작게 만들 수밖에 없겠지. 그렇게 되면 특정 크기의 이미지센서에 예전보다 더 많은 틈이 생겨날 거야.” “블록 쌓기를 할 때 더 작은 블록으로 탑을 쌓으면 접합부(틈)가 더 많아지는 것처럼?” “‘레○’말하는 거지? 그래. 그 틈엔 빛을 전기신호로 바꿔줄 수 있는 포토다이오드가 없어 왜곡이 일어날 것이고!”참고4. 화소 피치 관련 사진 찾아서 첨부.최근에는 ‘디지털 이미지 처리 기술’의 발달로 화소 피치에 의한 왜곡을 상당 부분 바로잡았다. 이 기술은 포토다이오드의 수광부(빛을 받아들이는 곳)가 아닌, 화소 피치에 닿아 전기 신호로 전환하지 못한 빛을 살려내는 기술이다. 소니의 ‘갭리스 온 칩’ 캐논의 ‘갭리스 마이크로 렌즈’ 등이 이에 해당한다. 고화소로 갈수록 왜곡을 잡아내는 기술이 중요해지고, 그 기술력은 필연적으로 제품의 가격과 맞물릴 수밖에 없다.“미스터 R. 왜곡을 잡아내는 기술이 뒷받침해준다면 고화소가 더 좋은 거 맞겠네?” “고화소가 좋다는 걸 부정하는 건 아니야. 다만 이미지센서의 성능을 논할 때 화소의 수가 전부는 아니라는 말이지. 왜곡을 잡아내는 기술과 이미지센서의 크기 등에 따라서도 이미지의 선명도가 달라져.” “어떤 카메라를 평가할 때 단지 화소 수가 많은가 적은가만 따질 게 아니라는 소리네.” “결국은 어떤 목적으로 카메라를 살 것인가에 달린 거지.” “너무 뻔한 대답 아닌가. 그런데 혹시, 화소가 많아지면 빛의 왜곡 현상 말고 다른 문제는 없나?”카메라 제조사의 플래그십 모델은 현재 평균 2000만~2300만 화소다. 캐논의 EOS 5Ds 모델(5000만 화소 대), 소니의 A7R 2(4200만 화소 대), 니콘의 D810 (3600만 화소 대) 등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이 같은 고화소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면 이미지 한 장당 용량이 30MB(jpg 기준)를 넘어설 정도로 커진다. 이렇게 찍은 이미지를 제대로 감상하려면 디스플레이의 해상도(1인치당 화소의 수, ‘가로×세로’로 표기)가 가로만 8000이 넘어야 한다. 현재 HDTV는 1920×1080, UHDTV의 해상도는 3840×2160라는 것을 고려하면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를 찾기가 어려울 수 있다.“정작 고성능으로 찍고 이를 제대로 감상하지 못할 수도 있겠구나.” “고화소 카메라는 움직이는 물체를 찍을 때와 어두운 곳에서 촬영할 때 왜곡이 심할 수 있어.” “화소가 많아 더 민감하게 빛을 잡아낼 수 있으니 더 잘 나와야 하는 거 아닌가?” “그 반대야. 피사체가 조금만 움직여도, 예전 같으면 그냥 무시하고 넘어갔을 빛조차 다 잡아내니깐 이미지가 흔들려 보일 수 있지. 또 화소가 작아지면서 빛을 받아들이는 수광부의 면적이 줄어들어 적은 빛을 잡아내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어.” “이건 1화에서 설명했던 감도(빛 민감도)와 연관돼 있을 것도 같네?” “그래. 현재까지의 기술력으로 보자면 화소 수와 감도는 반비례한다고 볼 수 있지. 반대로 고화소는 조명이 설치된 스튜디오 촬영이나 움직이지 않는 피사체를 찍을 때 그 가치가 더욱 빛난다 할 수 있어.”고화소 카메라가 저화소 보다 감도가 떨어지는 경우는 시중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캐논 ‘EOS 5D Mark 4’는 3000만 화소인데 상용 최대 감도가 3만2000이다. 하지만 5000만 화소 수인 ‘EOS 5Ds’는 상용 최대 감도는 6400정도에 불과하다. 고화소일수록 어두운 상황에서 빛을 받아들이기가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예라 할 수 있다. ○ 비전(Vision)의 비전 지금까지 총 3화에 걸쳐 카메라의 보는 기술을 설명했다. 1화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와 미러리스 카메라의 차이를 ‘광학식뷰파인더’에 초점을 두고 정리했다. 2화는 ‘초점 거리에 따라 화각이 어떻게 달라지는가’였다. 이어 이번에 ‘어떻게 빛이 디스플레이 화면으로 전환하나’라는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이미지센서를 해부했다. 보는 기술은 점차 간소화되고 정밀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광학식 뷰파인더는 없어지고, 렌즈는 더욱 압축돼 카메라의 크기가 줄어드는 추세다. 또 이미지센서는 왜곡을 잡는 기술들이 발전해가면서 고화소 이미지센서의 정밀도를 더욱 높여주고 있다. 그 결과 과거 ‘부족했던’ 카메라 성능을 보완하기 위해 촬영자가 직접 광학식 뷰파인더로 관찰하고, 조리개와 셔터스피드 감도 등을 직접 조작해야 했던 수고로움이 줄었다. 카메라에 대한 진입장벽은 낮아지고, 전문가 못지않은 아마추어 사진작가가 많아지는 이유다. 이 상황에서 촬영자가 고민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미스터R은 이렇게 설명한다. “갈수록 ‘카메라를 어떻게 다뤄야 하나’가 아닌 ‘무엇을 찍을 것인가’를 고민해야할 거야. 촬영자는 끊임없이 스스로 촬영 이유를 되묻게 되겠지! 얼마나 비싼 카메라로 직었냐가 아니라, 얼마나 기획 의도가 빛나는가에 따라 사진 한 컷 한 컷의 가치가 달라지게 될 거란 얘기지.” 다음은 반도체를 다룰 예정이다. SD 메모리 카드 등 일상에서 마주하는 반도체 기반 상품들의 원리는 무엇인지 소개하겠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7-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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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뉴스]“치매아내 돌봐줘 감사합니다” 경비실 더위 날린 ‘동행 에어컨’

    #.1“치매아내 돌봐줘 감사합니다”경비실 더위 날린 ‘동행’ 에어컨#.2김윤중 씨(79)의 아내는 치매를 앓다가 4월 27일 7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습니다.아내를 떠나보낸 뒤 김 씨는 허전함이 밀려와 일주일 넘게 집 밖을 나서지 않았죠.#.3“형님, 뭐해요. 왜 안 나와요?”그러자 경비원 동생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김 씨의 집을 찾아갔습니다.#.4#.5#.6#.7동생들은 “새로 생긴 ‘서울로7017’ 좋다는데 한번 가자” “청계천 보러가자”며 김 씨를 귀찮게 했죠.그렇게 김 씨의 힘든 시기가 지나갔습니다.이들의 인연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김 씨가 지금의 서울 성북구 석관 코오롱아파트로 이사 왔을 때입니다.언제나 젊을 것 같던 김 씨의 아내는 그해 당뇨 판정을 받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뇌경색이 왔습니다.김 씨는 2010년 아내의 병세가 악화되자 하던 일도 그만뒀습니다.죽을 쒀서 아침을 먹이고 대소변을 못 가리는 아내의 기저귀를 갈았습니다.아내는 새벽 1시 무렵만 되면 소리치며 울기도 했습니다.김 씨는 주민들이 시끄럽다고 항의하면 어쩌나 전전긍긍했지만 괜한 걱정이었습니다.“밖에 나가고 싶다”는 아내를 휠체어에 태우고 아파트 주차장과 놀이터를 한 바퀴 돌고 있자면 아주머니들이 다가와 요구르트나 수박을 주고 갔습니다.경비원 동생들은 김 씨를 대신해 휠체어를 밀면서 단지 인근을 함께 산책했죠.#.8그렇게 시간이 흘러 여름이 다가오자김 씨의 머릿속엔 지난해 폭염과 열대야로 고생하던 경비원 동생들의 모습이 맴돌기 시작했습니다.고민 끝에 김 씨는 관리사무소 초소 5군데에 에어컨을 기부했습니다. 동생들은 처음엔 기부자가 누군지 몰랐다고 합니다.#.9김 씨의 깜짝 선물 이야기를 전해들은 김희영 주민회장(62)은 주민회의를 열어 단지 내 환경미화원 휴게소에도 에어컨을 설치했습니다.관리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오긴 했지만주민들은 “우리 아파트를 위해 애쓰시는데 그 정도는 당연하다”며 찬성했습니다.#.10“김윤중 씨 덕분에 우리가 행복해졌다”는주민들의 덕담에 김 씨는 조심스레 되물었습니다.“아내가 기뻐할 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런 게 정말 신문에 나갈 만한 이야기인가요?”원본: 노지현 기자사진출처: 동아일보DB·뉴시스·뉴스1·서울로7017기획·제작: 김재형 기자 · 김유정 인턴}

    • 2017-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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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뉴스]“스포츠 위에 정치 있다”…평창 남북단일팀 제안에 北 반응은 냉랭

    #.1“스포츠 위에 정치 있다.”평창 남북단일팀 제안에 北 반응은 냉랭#.2“1991년 최초로 남북 단일팀을 구성해 최고의 성적을 거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세계청소년축구대회의 영광을 다시 보고 싶다.” -24일 문재인 대통령의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회식 축사#.3내년 평창 겨울올림픽 때 남북 단일팀을 구성하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축사입니다.이날 전북 무주군 태권도원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회식장에는장웅 북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참석했죠.#.4스포츠 교류를 통한 남북 대화 재개를 추진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하지만 북한은 문 대통령의 제안이 있은 지 2시간 반여 만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신경전을 펼쳤습니다.#.5#.6#.7“스포츠 위에 정치가 있다. 정치적 환경이 해결돼야 한다.”-장웅 북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남북 스포츠 교류를 위해선 ‘5·24조치’ 등 대북 제재가 먼저 해제돼야 한다고 응수한 셈이죠.그는 다만 “여기서 들은 것은 (북한에 가서) 액면 그대로 전달하겠다”고 말해성사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지는 않았습니다. #.8#.9정치적 해법을 마련한다 해도 풀어야할 숙제는 많습니다.문 대통령의 축사에 앞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추진 가능성을 언급했는데요.하지만 한국과는 달리 북한은 출전권 자체가 없습니다.출전권이 없는 북한 선수들을 포함시켜 단일팀을 구성하기 위해서는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의 승인과 출전국들의 동의가 필요한 상황이죠.#.10#.11#.12남북 단일팀이 구성되면 팀 전력이 하락할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데요.한때 세계 13위까지 올랐던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는 현재 25위까지 추락했습니다.4월 강릉에서 이뤄진 남북 맞대결에서도 한국이 북한을 3-0으로 꺾었죠.만약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이 무산되면북한이 자력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종목이 필요합니다.현재 올림픽 출전을 기대할 만한 북한 선수는2017 삿포로 겨울아시아경기에서 동메달을 딴 피겨스케이팅 페어 종목의 렴대옥-김주식 조(세계 29위) 정도죠.한국과 북한이 9월 독일에서 열리는 네벨호른 트로피 대회에서 나란히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다면 단일팀 구성이 가능할지도 모릅니다.#.13이처럼 평창 남북단일팀 구성을 위해선 풀어야할 숙제가 산적합니다.2018년 평창겨울올림픽에서도 1991년 남북단일팀이 선사했던 감동을 느낄 수 있을까요?원본: 문병기 기자·유승진 채널A 기자 / 정윤철·김종석 기자사진 출처: 동아일보DB·뉴시스·뉴스1기획·제작: 김재형 기자·신슬기 인턴}

    • 2017-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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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뉴스]‘야방北女’-쉬운 돈벌이의 유혹

    #.1‘야방北女’ -쉬운 돈벌이의 유혹#.2“손짓 몇 번이면 하루에 수십만 원을 벌었어요. 옷을 벗는 게 점점 부끄럽지 않았죠.”탈북자 이현주(가명·26) 씨의 눈에 비친 자본주의는‘옷 한 번만 벗으면 돈이 들어오는 세상’이었습니다.#.32014년 3월 이 씨는 북한을 탈출해 홀로 한국으로 들어왔습니다.먹고살려면 직업을 구해야 했죠.북한에 남은 할머니와 동생들의 생활비도 부담이었습니다.#.4이렇다 할 기술도, 아는 사람도 없는 한국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었습니다.자신과 북한에 있는 가족의 생활비를 번다는 건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였죠.#.5같은 해 10월. 인터넷에서 구직 정보를 찾다가 동영상 사이트에 올라온 한 개인방송을 보고이 씨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6여성들이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민망한 자세를 보여주는 것에 놀랐고또 누리꾼들이 너무 쉽게 지갑을 여는 것에 더 놀랐습니다.#.7‘모질게 마음먹자!’어렵지 않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한 달가량 인터넷을 뒤져 온라인 용어를 익히는 등 방송법을 배웠습니다.#.8같은 해 12월 이 씨는 한 동영상 사이트에 직접 개인방송을 개설했습니다. 소속사를 찾아가면 편하지만 수익의 절반 이상을 줘야하기 때문이었죠.말투도 완전히 바꿨습니다. 누리꾼들은 그가 탈북자인지 알 수 없었죠. #.9컴퓨터 모니터 속 이 씨를 바라보는 남성들은 환호하며 팝콘(일종의 가상화폐)을 보냈습니다.여자로서의 부끄러움은 늘어나는 통장 잔액을 보면 씻겨 내려갔습니다.#.10수위는 갈수록 높아졌습니다. 1만 원을 낸 사람들만 입장할 수 있는 방송에서는 유사 성행위까지 했습니다. 수입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11이 씨는 북한에 있는 가족에게 한 달에 300만 원을 보냈습니다. 그러고도 수중에 400만 원가량이 남았죠. 고급 외제차와 명품 의류를 사들였습니다.대한민국은 그에게 천국이었습니다. #.12이 씨는 올 3월 음란물 유포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경찰은 이 씨가 성인방송을 하며 약 26개월 동안1억3000만 원 이상을 벌어들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13“이 씨의 말투가 너무 자연스러워 처음에 북한 사람인 줄 몰랐다. 본인이 말하고 나서야 알게 됐다.”-경찰 관계자#.14성인방송에 탈북여성이 등장한 건 이 씨뿐이 아닙니다. 2015년에도 탈북여성을 BJ로 고용해 음란방송을 시킨 웹사이트 운영자들과 BJ들이 검찰에 적발됐습니다.한국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탈북자들이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길을 선택하는 것이죠. #.15“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에서 선택한 것. 성인방송이 죄가 될 줄은 솔직히 몰랐다.”-이현주 씨“국내 정착 과정에서 탈북자들의 가장 큰 어려움은 경제적인 문제, 탈북자에게 맞는 적성별 직업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원본: 신규진·이호재 기자사진출처: 동아일보 DB·뉴스1·뉴시스기획·제작: 김재형 기자·김유정 인턴}

    • 2017-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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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 clip] 꼼지락의 진화 ‘피젯 스피너’ 재미? 위험?

    ‘피젯 스피너(fidget spinner)’. 지난해 해외에서 유행하기 시작해 올해 초 우리나라 초등·중학교 남학생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장난감입니다.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엔 피젯 스피너로 묘기를 선보이는 동영상들이 넘쳐납니다. 직장인 중에서도 이를 따라하는 사람들이 많다기에 기자가 직접해봤습니다. 최근에는 변종들이 생겨 안정성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던 피젯 스피너. 그 매력과 안정성 논란의 진실은 무엇일까요.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7-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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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뉴스]유럽무대에서 맹활약!…한국계 입양아 출신, 손재덕-펠르랭-플라세

    #.1유럽무대에서 맹활약!한국계 입양아 출신, 손재덕-펠르랭-플라세#.21983년 7월 서울 마포의 한 골목길에서 버려진 남자아이가 경찰에 발견됐습니다.프랑스로 입양되기 전 그의 한국 이름은 김재덕.프랑스에서는 조아킴 포르제라는 이름이 생겼죠.#.318일 프랑스 총선. 그는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신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 후보로해외 선거구인 스위스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습니다.#.4그사이 이름은 조아킴 손포르제, 한국 이름은 손재덕으로 바뀌었죠.한국 언론과는 첫 인터뷰에서 그는 자기 삶에 대한 확신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5로잔대 병원에서 영상진단의학과 의사로 근무하는 그가 정치를 선택한 이유는 이렇습니다.“의학을 공부한 것도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였다.의사는 일대일로 사람을 돕는데 정치는 더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6그는 ‘손재덕’이라는 이름에 애착이 강합니다.“김재덕이라는 이름이 어디서 왔는지는 모르겠다. 아마 보육원에서 지은 것 같다.어디서 온지도 모르는 성(姓)보다는 사랑하는 부인의 성을 쓰는 게 더 맞다고 생각했다.”#.7한국계 입양아 중에는 유럽 정·관계에서 맹활약하는 이가 여럿 있습니다.다양성을 중시하는 유럽 특유의 문화 덕분이기도 합니다.#.8한국계 가운데 처음으로 장관에 오른플뢰르 펠르랭(한국명 김종숙) 전 프랑스 중소기업·디지털 경제 장관은현재 한국 기업의 프랑스 투자를 돕는 기업 ‘코렐리아’를 만들어 활동 중입니다.그는 1973년 생후 6개월 만에 프랑스로 입양됐죠.#.9프랑스 국가개혁 담당 장관을 지낸 장뱅상 플라세(한국명 권오복)는 7세 때 입양됐습니다. 2010년 녹색당 사무부총장을 거쳐 한국인 입양아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프랑스 상원의원에 당선됐죠.#.10생후 9개월 만에 스웨덴으로 입양된 예시카 폴피에르드(한국명 김진달래) 씨는 스웨덴 3선 국회의원입니다.지난달 제5차 세계한인정치인포럼 참석차 한국에 와 “친부모를 찾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죠.#.11그렇게 한국을 떠나 유럽에서 커온 한국계 입양아들은 지금유럽과 한국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원본: 동정민 특파원사진 출처: 동아일보DB·뉴시스·뉴스1기획·제작: 김재형 기자·신슬기 인턴}

    • 2017-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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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뉴스]취업 앞에 자유는 없다, ‘토익 감옥’ 찾는 청춘들

    #1.취업 앞에 자유는 없다, ‘토익 감옥’ 찾는 청춘들#2.취업준비생인 이모 씨(30)의 하루는 ‘기숙형 학원’을 벗어나질 않습니다.오전 8시부터 오후 11시 주 6일.강의실에서 토익만 공부하는 학원이죠.#.3숙소가 없는 기숙형이라 잠은 근처 고시원에서 해결합니다.아침식사는 언제나 1500원짜리 김밥이죠.쉽지 않은 생활이지만 ‘영포자(영어 포기자)’를 벗어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습니다.#.4“하루 종일 학원에 갇혀 있으면 움직이지 못해 속이 더부룩하기 일쑤다. 하지만 목표 점수를 달성해 ‘토익 감옥’을 탈출하고 싶어 견디고 있다.”-이 씨 #.5토익성적은 여전히 기본 스펙으로 손꼽힙니다.그래서 방학 때 스케줄을 철저히 관리하는 기숙형 토익학원을 찾아 토익 성적 끌어올리기에 열중하는 대학생들이 많습니다.#.619일 경기 지역 A학원의 한 강의실. 토익 공부를 하는 학생들의 열기로 후끈했습니다.학생들은 어학원 이름이 쓰여 있는 티셔츠를 단체로 맞춰 입고 공부하고 있었죠.#.7A학원은 국내 최초 기숙형 토익학원으로 수강료는 7주 과정에 110만 원 남짓.학생들은 이곳에서 매일 15시간씩 스파르타식으로 토익을 공부합니다. #.87주 동안 연애는 물론이고 통성명도 금지되죠.서로의 이름을 몰라 학용품을 빌릴 땐 “1번님 수정테이프 좀 빌려 주세요”라고 출석번호를 부릅니다.#.9지각이나 결석을 하면 학원측이 부모에게 통보할 수 있죠.또 학원에 나오지 않는 휴일이라도 술을 먹지 못하게 하며 휴대전화 사용도 금지됩니다.#.10이처럼 자유를 박탈당하지만 수강생은 줄을 잇습니다.무엇이 대학생들을 스스로 감옥생활을 하도록 등 떠미는 것일까요.#.11“기본적인 토익 점수를 넘어선 고득점은 큰 의미가 없다. 과도한 경쟁 탓에 사회 전체적으로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다.”-김정명 취업컨설턴트채용시즌 기업들은 영어 점수보다 실무 능력을 중요하게 판단한다고 밝히지만많은 취업준비생은 ‘토익 점수라도 높아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립니다.#.12취업난에 입사 당락에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을 없애고 싶은 마음 때문일 것입니다.그렇게 청춘들은 스스로 토익 감옥을 찾고 있습니다.원본: 김하경·이호재 기자사진 출처: 동아일보DB·뉴시스·뉴스1기획·제작: 김재형 기자·신슬기 인턴}

    • 2017-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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