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아

조은아 차장

동아일보 경제부

구독 106

추천

경제 기사를 쉽게 풀어드립니다. 은퇴재테크 서적 ‘지금 당장 금퇴 공부’를 펴냈습니다.

achim@donga.com

취재분야

2025-11-21~2025-12-21
칼럼31%
사회일반14%
국제정세14%
인사일반7%
유럽/EU7%
국제일반7%
미국/북미7%
사고7%
국제정치3%
러시아3%
  • 2.3초에 공격 끝, 30분후 사망… 北, 심장마비로 꾸미려 해

    거구의 김정남에게 암살 공격을 가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2.33초였다. 20일 일본 후지TV가 공개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의 폐쇄회로(CC)TV 영상 속 김정남 최후의 순간은 충격적이다. 두 명의 여성 암살조는 기존에 알려진 5초보다 훨씬 짧은 2.33초 만에 ‘공격’을 마무리했다. 3층 출국장에서 공격당한 김정남은 5층 공항 진료소까지 한쪽 다리를 절면서도 다른 사람의 부축 없이 걸어간 뒤 진료소에서 갑자기 쓰러졌다. 암살에 사용된 독극물이 얼마나 치명적인지 보여 주는 대목이다. 영상은 밝은색 재킷에 청바지를 입은 김정남이 공항 출국장으로 혼자 걸어 들어가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검은 배낭을 오른쪽 어깨에 걸친 김정남은 출국장 한가운데에 서서 별 경계심 없이 전광판을 잠시 바라보다가 무인발권기 앞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그가 발권기 앞에 서자 용의자로 체포된 도안티흐엉(29)과 시티 아이샤(25)로 추정되는 두 여성이 각각 김정남 앞과 뒤로 빠르게 접근했다. 둘 중 흰 티셔츠를 입고 머리를 어깨까지 기른 여성이 김정남 뒤로 재빨리 걸어가 그의 어깨 위로 두 팔을 뻗어 얼굴을 무언가로 감쌌다. 나머지 한 여성이 어떻게 공격했는지는 명확하게 보이지 않았다. 두 여성은 김정남에게 접근한 지 2.33초 만에 일을 마무리하고 아무 일 없다는 듯 유유히 걸어 각각 다른 방향으로 흩어졌다. 주변에는 수많은 공항 이용객이 있었지만 아무도 이상한 낌새를 알아채지 못한 듯했다. 공격을 받은 김정남은 공항 정보센터로 홀로 걸어가 자신의 두 눈을 비비는 듯한 행동을 하며 직원들에게 무언가를 설명했다. 직원의 안내로 경찰을 만나서도 비슷한 손짓으로 자초지종을 말했다. 그 후 경찰과 함께 두 층 위에 있는 공항 진료소로 걸어갔다. 진료소 입구에서는 멀쩡했던 김정남은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고꾸라지듯 쓰러졌다. 영상을 본 전문가들은 북한이 김정남의 사인을 심장마비로 몰기 위해 의도적으로 전략을 짰다고 분석했다. 두 여성이 경찰에서 진술한 것처럼 김정남에게 방송 프로그램 촬영을 위해 장난을 쳤고, 이와 상관없이 평소 심장이 안 좋은 김정남이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북한이 주장할 것이란 얘기다.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은 “지금까지 부검 결과가 발표되지 않는 걸 보면 독극물이 검출되지 않을 수도 있다. 북한이 김정남 사인을 심장마비로 몰기 쉽다”고 말했다. 여성들은 북한 암살단 총책에 속아 장난인 줄 알고 범행에 참여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중국계 신문 중국보(中國報)는 20일 “북한 특수요원 4명이 남의 손을 빌려 암살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에 따르면 살해에 이용한 독약 성분이 위험한 데다 북한 사람은 (동남아시아인보다) 눈에 띄기 때문에 북한 용의자들이 미인계를 범행에 활용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여성들을 훈련시키는 데 특별히 공을 들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테러학회장인 이만종 호원대 교수는 “여성들이 동작을 충분히 반복해 여러 번 훈련한 것 같다. 범행 후 잠시 김정남을 살핀 점도 작전 실패 시 차선책을 시행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해석했다. 북한이 최근 부각된 탈북 세력에 겁을 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대담하게 범행을 꾀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 교수는 “북한이 배후임을 공식적으로는 부인하고 있지만 ‘우리에게 잘못하면 이렇게 죽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은근히 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조은아 achim@donga.com·윤완준 기자}

    • 2017-02-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北대사 “부검결과 부정할것” 말레이시아 “우리法 지켜라”

    “말레이시아 정부가 적대 세력과 공모해 뭔가 숨기려 하고 있다.” 17일 오후 11시 반경(현지 시간) 김정남의 시신이 안치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종합병원 앞. 강철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주장했다. 굳은 표정으로 관용차에서 내리자마자 길가에 서서 서툰 영어로 더듬더듬 말하는 그는 무척 다급해 보였다. 그는 ‘적대 세력’ ‘정치 스캔들’이란 비외교적인 표현을 섞어 가며 말레이시아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국 정부가 배후에서 수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식의 억지 주장도 폈다. 그는 13일 김정남 사망 이후 줄곧 언론을 피해 온 터라 이날 기자회견의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18일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 더스타에 따르면 강 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성명을 통해 “말레이시아 정부의 부검 결과를 총체적으로 부정하겠다”고 선언했다. “사망자는 북한 외교여권을 소지한 북한 국민인데 말레이시아 정부가 북한의 허락과 참관 없이 부검을 강행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강 대사는 이 성명에서 북한의 반대에도 말레이시아가 김정남 부검을 강행한 배경으로 한국을 지목했다. 그는 “남한 국민들은 보수 세력이 이번 사건(김정남 사망)을 활용해 박근혜 정권을 구하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밀어붙이려 한다고 의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이 말레이시아와 짜고 김정남 암살 배후가 북한이라고 조작하고 있다는 것이다. 말레이시아에 대한 외교적 선전포고도 나왔다. 강 대사는 “이번 조치는 기초적인 국제법과 영사법을 묵살하며 우리 국민의 인권을 극도로 침해했다. 우린 적대 세력의 움직임에 강하게 대응해 국제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북한에 우호적이던 말레이시아 정부는 북한의 잇따른 주장이 주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보고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아맛 자힛 하미디 말레이시아 부총리는 16일만 해도 “북한의 시신 인도 요청은 수사 절차에 따라 가능하게 될 것”이라며 북한의 시신 인도 요청에 호응하듯 말했다. 하지만 강 대사가 17일 밤 말레이시아의 부검 조작 의혹을 제기하자 수브라마니암 사타시밤 보건장관은 18일 “북한이 말레이시아법을 따라야 한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누르 라싯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부경찰청장도 19일 기자회견에서 단호한 어조로 “(김정남) 시신은 아내와 딸, 아들 등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 인도된다. 과학적 증거로 가족임이 증명돼야 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북한이 긴급한 움직임을 보이는 데는 말레이시아 당국이 이번 살해사건의 배후로 북한을 지목할 경우 국교가 단절될 수 있다는 긴박감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1973년 6월 30일 북한과 수교한 말레이시아는 북한의 핵심 해외 기지 역할을 해 왔다. 무비자 정책인 국가를 제외하고는 전 세계에서 북한 주민이 비자 없이 드나들 수 있는 나라는 말레이시아가 거의 유일하다. 이 때문에 북한은 말레이시아를 아시아뿐 아니라 전 세계 공작의 중요한 거점으로 활용해 왔다. 말레이시아는 외교 거점뿐만 아니라 북한에서 마약과 위폐 거래의 상당수를 떠맡았던 과거 노동당 작전부의 활동 지역으로도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 말레이시아는 북한의 비공개 금융거래에 있어서도 중요한 지역인 것으로 알려졌다.조은아 achim@donga.com·주성하 기자}

    • 2017-02-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김정은 “김정남 귀국 설득하라”… 요원들 보내 3차례 접촉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이복형 김정남이 피살되기 전 북한으로 귀국시키라는 지시를 국가보위성(한국의 국가정보원)에 내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를 이행하기 위해 북한 요원들이 지난해 말부터 이달 초까지 최소 세 차례 김정남을 접촉해 설득했다는 것으로 김정남의 피살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6일 북한의 간부급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은 소란 피우지 말고 본인 스스로 귀국하도록 설득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RFA에 따르면 국가보위성은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지난달 20일경 김정남의 거처가 있는 마카오에서 김정남과 만나 김정은의 지시를 전했다. 하지만 김정남은 즉답을 피한 채 “생각해볼 기회를 달라. 시간이 필요하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RFA에 “(북한으로 돌아가겠다는 확답을 주지 않은) 김정남이 신변에 위험을 느껴 한국이나 미국으로 망명할 가능성을 우려해 암살을 지시했을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RFA는 또 다른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이 지난해 말과 올해 초 해외에 파견된 외교관들에게 두 차례 김정남을 만나도록 했다”며 “라오스의 북한 외교관이 직접 김정남을 만나 김정은의 서신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김정은이 서신을 통해 김정남에게 귀국을 회유했을 것이라고 RFA에 말했다. 이 소식통 역시 RFA에 “생명의 위협을 느낀 김정남이 확답하지 않자 김정은이 암살을 지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지만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김정남은 자신의 신변이 노출돼 언젠가는 암살 공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 평소 보안에 각별한 신경을 썼다고 지인들이 전했다.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김정남의 단골 식당 주인 앨릭스 황 씨는 “김정남은 폐쇄회로(CC)TV 촬영을 방해하는 장치도 갖고 있어 김정남이 식당을 떠나고 나면 항상 CCTV에 남는 게 없었다”고 밝혔다고 말레이시아 언론 더스타가 16일 보도했다. 더스타에 따르면 김정남은 쿠알라룸푸르를 찾을 때마다 5성급 호텔에만 머물렀다. 도심에 식당이 많았지만 보안 요원이 있는 스타힐 갤러리만 찾았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마카오를 오갔는데 마카오에 사는 부인이나 싱가포르인 여자 친구와 함께 말레이시아를 찾기도 했다. 보통 말레이시아에 오면 10∼15일간 머물다 갔다. 더스타는 또 다른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남이 북한에서 숙청된 고모부 장성택의 조카 장영철이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대사로 있던 2010∼2013년 정기적으로 말레이시아에 왔다고 전했다. 2013년 장영철이 북한으로 소환돼 처형된 후엔 1년가량 발길을 끊었다가 2015년과 2016년 다시 말레이시아를 찾았다고 한다. 황 씨는 “김정남은 이번에 재정적으로 도와줄 사업가나 동료를 만나려 했을 것”이라며 재정 지원을 받는 것이 방문 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김정남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기업에 제공하는 정보기술(IT) 사업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당국은 그동안 김정남을 각별히 경호했지만 최근에는 이를 느슨히 해 이번 사건이 일어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11년에는 마카오에서 김정남을 암살하려는 국가안전보위부(현 국가보위성) 요원들과 김정남의 경호원들 사이에 유혈 총격전까지 벌어졌다. 일본 언론은 김정남이 피살된 것은 중국이 그동안 해온 경호를 포기했기 때문이라며 중국이 김정남을 버렸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중국이 김정남을 보호할 의미가 줄어들면서 경비도 허술해진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이 김정남 암살 정보를 알면서도 북한과의 관계 복원을 위해 버렸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일본 아사히신문도 “중국이 정말 김정남을 보호하려 했다면 이런 일이 발생할 리 없다”고 보도했다. 김정남은 2000년부터 중국의 비호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베이징(北京), 마카오, 동남아시아 국가 등 3곳에 각각 김정남의 내연녀와 자녀가 살고 있다. 중국 정부가 영향력을 미치는 기업이 김정남 생활비의 일부를 보태 왔다고 산케이신문은 전했다. 과거 김정남이 중국 외에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에 갈 때 중국은 반드시 경호팀을 보내 살해 위협에 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정남이 피살되기 직전 그의 5촌 이내의 친척인 김모 씨가 최근 탈북했다고 KBS가 보도했다. 50대로 알려진 이 인물은 중국을 오가며 김정남과 그의 가족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아내 및 아들, 딸과 함께 10일 평양을 떠나 베이징에 도착한 뒤 감시하는 국가보위성 요원들을 따돌리고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정보 당국은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윤완준 zeitung@donga.com·조은아 기자}

    • 2017-02-1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이번엔 ‘1970년생 김철’ 가짜여권

    ‘1970년 6월 10일 평양 출생 김철(Kim Chol).’ 말레이시아 경찰은 14일 전날 숨진 김정남의 여권 신상 정보를 이같이 확인했다. 김정남은 원래 1971년 5월 10일생으로 알려져 있어 신변 안전을 위해 이름과 생년월일을 위조한 가짜 여권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남은 2001년 5월 일본에 나리타(成田)공항을 통해 입국하려다 적발됐을 때에도 도미니카공화국 국적의 ‘팡 시옹(PANG XIONG·중국에서 뚱뚱한 남성을 의미)’이란 가명을 사용했다. 여권에 적힌 출생지는 한국이었고 생년월일은 1971년 5월 10일로 실제와 같았다. 당시 일본 당국은 위조된 여권에 적힌 이름을 가진 사람이 전해에도 두 번 일본에 입국했던 기록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김정남이 이번에 사용한 ‘김철’이란 이름은 북한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가명으로 북한 위조여권에 흔히 활용된다. 2011년 김정남의 사진이 다수 올라온 페이스북 계정이 발견됐을 때도 계정 소유자 이름이 김철이었다.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 더스타는 “김정남이 사용한 ‘김철’이란 이름은 우연하게도 2012년 김정은이 처형한 김철 전 인민무력부 부부장의 이름”이라며 김철 전 부부장의 이름을 빌려 썼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 전 부부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 기간 중 술을 마셨다는 이유로 총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2001년 당시 김정남이 위조여권에 부착한 사진의 얼굴 모습은 실제와 거의 같았다. 하지만 이번에 말레이시아 경찰이 발표한 것은 여권 정보 보도자료로 사진의 얼굴 모습은 확인되지 않았다. 김정남은 일본에서 체포돼 조사를 받으면서 ‘자신은 한국인’이라고 주장했으나 결국 본인이 김정남임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도미니카공화국에서 2000달러를 주고 위조여권을 만들었고 도쿄에는 디즈니랜드에 가기 위해 왔다”고 말해 화제를 불렀다. 당시 일본 공안 당국은 북한 인사들이 수교가 없는 일본을 드나들 때 흔히 남미 여권을 자주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미 여권의 경우 일본 입국 비자가 별도로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7-02-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트럼프 “NAFTA 약간 수정” 트뤼도 “서로에 이익”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과 이민 정책 등에서 대립하고 있는 미국과 캐나다. 나이만으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71)의 아들뻘인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46)는 첫 정상회담을 치밀하게 준비한 기색이 역력했다. “어색한 만남”이 될 것이라는 언론의 우려를 불식하려는 듯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트뤼도 총리 부친인 피에르 트뤼도 전 총리와 찍은 사진을 선물로 가져왔다. 그는 “경제성장을 위해 여성 인력을 키워야 한다는 점은 양국의 공통 현안”이라며 여성 인력 양성 태스크포스를 제안하고 정상회담 후 열린 관련 회의에 트럼프의 큰딸 이방카를 참여시키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트뤼도 총리에게 먼저 악수를 청하는 등 화답했다. 13일 미국 백악관에서 만난 두 정상은 생각이 다른 쟁점에 양보하지 않으면서도 공통점을 강조하느라 애썼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미국 우선주의’ 첫 조치로 발표한 NAFTA 재협상에 대해 상대를 자극하지 않으려 애썼다. 양국 언론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AP통신은 “트뤼도가 노리던 바를 상당 부분 얻었다”고 설명했다. 캐나다 일간 글로브앤드메일은 “성공적인 첫 데이트”라고 논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캐나다는 뛰어난(outstanding) 무역 관계를 맺고 있다. 양국 발전을 위해 (NAFTA를) 약간 수정(tweaking)하기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캐나다와의 무역은) 남쪽 국경에 있는 나라(멕시코)보다 훨씬 덜 심각하다”고 덧붙여 화살을 멕시코로 돌렸다. 트뤼도 총리는 “미국은 캐나다에 꼭 필요한 파트너다. 양국은 상호 무역을 통해 하루 평균 20억 달러(약 2조3000억 원)의 이익을 본다”며 NAFTA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나와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국민이 일자리를 찾고 경제활동을 하도록 도와야 한다는 공통된 목표를 논의했다”고 덧붙였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7-02-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단속반, 집-일터 급습… 추방 공포에 떠는 美 불법체류자들

    미국 텍사스 주 오스틴의 한 빨래방에서 일하는 여성 불법 체류자는 손님이 없을 때마다 빨래방 구석에 웅크리고 숨어 있다. 얼마 전 이 지역 길가에서 이민자가 체포되는 모습을 언론에서 보고나서부터다. 뉴욕 스태튼 아일랜드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는 한 불법 체류자는 매일 아침 출근하기 전 17세인 맏아들이 주소록을 쥐고 있는지 꼭 확인한다. 자신이 이민 당국에 체포될 때 아이들을 돌봐 줄 만한 사람들의 연락처를 담은 것이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6∼10일 로스앤젤레스 애틀랜타 시카고 뉴욕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등에서 불법 체류자를 대거 체포하면서 불법 이민자들의 공포가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대선 유세 때 ‘불법 체류자 300만 명 추방’을 공약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뒤 첫 일제 단속이다. 취임 직후 반(反)이민 행정명령을 내고 사법부를 상대로 싸움을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 이민자 추방 전쟁’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ICE 로스앤젤레스 지부는 관할 지역에서 지난주 160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국토안보부 관계자는 CNN에 “로스앤젤레스를 비롯한 캘리포니아 주에서 체포된 불법 체류자 중 37명은 이미 멕시코로 추방됐다”라고 밝혔다. 일리노이 인디애나 위스콘신 켄터키 캔자스 미주리 등에서도 200명이 체포됐다고 CNN이 보도했다. 국토안보부는 “통상적 단속”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현지 이민자와 시민단체들은 단속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고 지적했다. ICE 요원들이 범죄자가 아닌 불법 이민자도 체포하고 대상자의 집과 일터를 일일이 급습해 단속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는 “한 불법 이민자는 교통 범칙금을 내려고 법원에 갔다가 예고 없이 체포됐다”라고 전했다. 미국 앰네스티인터내셔널은 11일 성명을 내고 이번 단속이 “인권에 대한 중대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라고 우려했다. 주변 국가들도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자 단속을 우려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멕시코 외교부는 9일 성명을 내고 “모든 멕시코인들은 조심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한인타운이 있는 로스앤젤레스를 중심으로 한인 교포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2011년 기준으로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 불법 체류자는 약 23만 명이지만 집계되지 않은 인원까지 합하면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시민단체들은 홈페이지와 트위터에 영어와 스페인어뿐 아니라 한국어로도 ‘ICE 요원이 들이닥칠 때 대응하는 방법’을 올려 홍보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반이민 행정명령에 제동을 건 사법부를 피해 새로운 이민 규제 행정명령을 다시 발동할 것임을 시사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함께 플로리다 주로 이동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우리는 새로운 행정명령을 포함해 다른 많은 옵션이 있다. 국가 안보를 위해 이를 서둘러야 한다”라고 말해 13일이나 14일 새 행정명령을 발동할 것임을 예고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7-02-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인맥-팀워크 무기로… 골드만 사단, 트럼프노믹스 좌우

    “골드만삭스가 워싱턴을 접수했다.” 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월가의 금융회사 골드만삭스 본사 앞. 시민 수천 명이 이같이 외치며 늦은 밤까지 행진을 멈추지 않았다. 일부 시위대는 ‘골드만삭스 정부(Government Sachs)’라고 적힌 피켓을 위아래로 흔들어 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골드만삭스 관련 인사를 6명이나 중용하자 “세계 금융위기를 일으킨 골드만삭스 사람들을 어떻게 정부 요직에 앉힐 수 있느냐”며 항의 시위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의 오른팔로 통하는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를 비롯해 트럼프가 지명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앤서니 스카라무치 백악관 대외연락담당, 제이 클레이턴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디나 파월 백악관 경제자문위원 등이 트럼프 행정부의 골드만삭스 인맥으로 분류된다. 클레이턴 위원장은 골드만삭스를 대리한 로펌의 파트너 변호사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쏟아지는 비난을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월가를 개혁하겠다”는 대선 공약을 뒤집고 골드만삭스와 손을 잡은 트럼프 대통령은 3일 금융회사 규제법인 ‘도드프랭크법’을 완화하는 행정명령에 전격 서명했다. 금융위기 재발을 막기 위한 규제를 무력화하려는 시도에 민주당 등이 강하게 반발했지만 향후 수혜가 예상되는 골드만삭스 주가는 4% 넘게 뛰었다. 금융규제 완화 행정명령을 이끌어낸 주역이 골드만삭스 출신인 콘 NEC 위원장이라는 보도(파이낸셜타임스)도 나왔다. 월가 금융회사 중 하나인 골드만삭스가 워싱턴을 향한 등용문이 된 것은 워싱턴 정계 생리를 닮은 특유의 기업 문화가 그 비결이라고 조직을 안팎에서 지켜본 사람들은 말한다.골드만삭스 인재와 보고서가 워싱턴 점령 1869년 미국에 이민 온 유대계 독일 가문이 채권 중개회사로 뉴욕 맨해튼에서 문을 연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9월 말 현재 자산 8800억 달러(약 1012조 원)의 세계 1위 투자은행으로 성장했다. 본사가 있는 뉴욕은 물론 런던, 파리, 아시아의 베이징, 도쿄, 한국 등 세계 곳곳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사업 분야는 투자은행업, 증권업, 컨설팅 등으로 얼핏 보기엔 정치권과 거리가 멀다. 하지만 골드만삭스와 정치권의 공생 관계는 뿌리가 깊다. 월가의 대표주자 골드만삭스는 미국 대선 때마다 대선 후보들에게 후원금을 쾌척하며 행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 왔다. 골드만삭스에 모여 있는 뛰어난 경제 엘리트들은 경제 관료나 자문역으로 발탁되기가 쉬웠다. 골드만삭스 창립 가문인 골드만 가문의 헨리 골드만은 1913년 연방준비제도 설립을 도왔고,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시드니 웨인버그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를 전쟁물자생산위원회 담당 차관에 임명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의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행크 폴슨 재무장관도 모두 골드만삭스가 배출한 인재이다. 트럼프 시대 골드만삭스는 여느 때보다 막강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핵심 요직에 6명이 포진한 데다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빗대 최근 워싱턴 정가에선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싱크탱크는 골드만삭스’라는 말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예측하려면 골드만삭스 보고서를 꼼꼼히 챙겨야 한다는 뜻이다. 트럼프 같은 뉴욕의 사업가들은 보수 성향의 정통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이나 미국기업연구소(AEI)보다 골드만삭스의 리포트에 친숙하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에서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을 두루 만난 조현동 외교부 공공외교대사는 “골드만삭스는 현장 경험을 토대로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숫자로 명확히 제시해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에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우린 ‘나’라는 말 안 쓴다” 골드만삭스에는 스타 뱅커가 넘칠 것 같지만 실상은 다르다. 이 회사 외환담당 부사장으로 근무한 리사 엔들리치는 저서 ‘골드만삭스’에서 1977년 신입 여직원이던 재닛 티부 핸슨의 일화를 통해 독특한 조직 문화를 소개했다. 핸슨이 만기 3개월짜리 국채 2만 달러(약 2300만 원)어치를 판매한 뒤 들뜬 마음으로 상사에게 “제가 이 거래를 해냈습니다”라고 보고했다. 그러자 상사는 “골드만삭스에선 ‘우리(We)’라고 하지 ‘나(I)’란 말을 절대 쓰지 않는다”고 차갑게 답했다. 엔들리치는 “골드만삭스는 개인적 영광을 찾는 사람에겐 ‘번지수가 틀렸으니 다른 회사를 알아보라’고 권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에선 월가의 엘리트이면서 팀워크가 뛰어난 골드만삭스 리더를 호시탐탐 노렸을 것이다. 골드만삭스가 자신의 임직원들을 공공 분야에 적극 소개하는 전통도 행정부 진출의 연결 고리가 됐다. 폴리티코는 “골드만삭스는 148년 역사 내내 직원들에게 은퇴 후 꼭 공익에 기여하는 활동을 할 것을 독려한다”고 전했다. 트럼프가 유독 골드만삭스를 선호하는 이유는 ‘엘리트 집단’이란 상징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민단체 ‘미국금융개혁’의 알렉시스 골드스타인 수석연구원은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내가 최강이고 최고’란 이미지를 강조한다. 골드만삭스가 다른 대형 금융사를 능가하는 엘리트 집단이라는 평판이 트럼프 마음에 들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곳곳에 뻗쳐 있는 골드만삭스 인맥은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마리오 드라기 총재, 영국 중앙은행(BOE) 마크 카니 총재도 모두 골드만삭스가 배출한 인물이다. 골드만삭스의 전직 디렉터이자 ‘대통령의 모든 뱅커들’의 저자인 노미 프린스는 가디언에 “골드만삭스에 근무하는 사람이라면 이미 다음 세대 인사들과도 인맥을 맺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월가의 ‘파쇼’, 변신에 성공할까 하지만 최근 골드만삭스만의 문화가 퇴색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결속력이 강한 골드만삭스 내부에서 잡음이 나기 시작했다. 특히 고객을 중시하는 가치가 깨지고 있다. 1979년 골드만삭스 공동 회장이던 존 화이트헤드는 “우리 고객의 이익이 우선이다. 우린 경험을 통해 고객을 잘 섬길 때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안다”며 고객 우선의 원칙을 세웠고 이는 전사적인 가이드라인이 됐다. 하지만 촉망받던 이 회사의 젊은 직원 그레그 스미스는 2012년 뉴욕타임스(NYT)에 쓴 ‘내가 골드만삭스를 떠나는 이유’라는 기고에서 “이 회사는 고객을 하잘것없이 취급하고 고객 이익은 항상 뒷전이다. 고객을 도울 수 있을지에 대해 단 1분도 논의한 적이 없다. 회사에서 일하고 싶게 만들던 문화는 흔적을 찾을 수 없다”고 폭로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받은 골드만삭스는 잘못을 인정하지 않은 채 수익만 불려 조직 안팎에서 더욱 불만을 샀다. 2005∼2007년 주택담보대출을 낀 파생금융상품을 팔며 고객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지만 10년이 지난 지난해 4월에야 벌금 50억6000만 달러(약 5조8190억 원)를 내기로 법무부와 합의했다. 고객과 주주에게 정보를 충분히 알리지 않는 폐쇄성도 비판받는다. 기자가 골드만삭스코리아를 통해 본사에 직원 수와 인재 채용 특징 등을 물었으나 “답할 수 없다”는 답만 돌아왔다. 이 회사는 1999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지 20년이 다 돼 가지만 주주총회가 열릴 때마다 “정보를 공개하라”는 주주와 시민단체의 요구가 빗발친다. 골드만삭스의 폐쇄성은 130년간 이어온 소수 파트너(지분을 보유한 고위 임원)들만의 경영 문화에서 나왔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파트너들은 자금 흐름과 사업 내용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걸 오랜 기간 당연하게 생각했다. 이런 이유로 이들은 ‘파쇼(fascio·이탈리아어로 묶음 또는 결속)’라고 불리기도 한다. 골드만삭스가 체질 변신을 위한 과도기를 거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 회사는 폐쇄성을 버려야만 살 수 있는 정보기술(IT)업을 키우고 있다. 로이드 블랭크파인 회장은 2015년 “골드만삭스는 IT 회사”라고 공언한 뒤 실리콘밸리 창업가 출신인 마틴 차베스를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승진시켰다. 블룸버그는 “골드만삭스 직원의 70%가 30세 안팎인 밀레니얼 세대이고 IT 인력은 9000여 명에 달한다. 페이스북의 총원 수와 맞먹는 수준”이라고 전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7-02-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10주 인턴과정 압박질문… 멘토 스스로 찾아 재능 입증해야

    세계 1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엘리트 채용에 특별히 공을 들인다. 미국 워싱턴 정계는 물론이고 세계 굴지의 기업들이 ‘골드만삭스를 경험한 인재라면 믿고 쓸 만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도 골드만삭스의 깐깐한 채용과정을 신뢰하기 때문이다. 2000년 골드만삭스 인턴을 시작해 정규 직원으로 입사한 뒤 2012년 회사를 떠난 그레그 스미스가 저서 ‘내가 골드만삭스를 떠난 이유’에서 공개한 인턴 프로그램을 키워드 중심으로 살펴본다. ▽오픈 미팅=약 10주간 진행되는 인턴 프로그램의 오픈 미팅은 일종의 신병훈련소 역할을 한다. 최고위급인 파트너들이 회의실에 인턴들을 앉혀 놓고 무작위로 이름을 부르며 속사포로 질문을 던진다. 회사의 문화, 역사는 물론이고 증권시장 현안에 대한 세세한 질문들이 쏟아진다. 매주 두 번, 한 번에 1시간 반가량 쏟아지는 압박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울면서 회의실을 나가는 아이비리그 명문대생도 적지 않다. 이 과정은 실제 까다로운 고객에게 대처하는 법을 익히는 학습 기회다. 인턴들은 답변하다 실수하면 바로 인정해야 파트너들에게 좋은 인상을 준다. ▽그림자 되기=인턴들은 처음 현장에 투입되면 철저하게 ‘그림자’가 돼야 한다. 그림자처럼 다른 직원들에게 방해되지 않으면서 도울 일을 찾아 적극 돕고 소리 없이 배워야 한다는 뜻이다. 인턴들은 검은색 접이식 의자를 들고 다니며 본인이 필요한 곳에 의자를 펴고 앉는다. “여기로 와서 앉아봐”란 직원의 말이 들리면 감동받을 정도로 대부분이 인턴들에게 불친절하다. 인턴은 직원들이 찾으면 오전 5시든 6시든 달려 나와야 한다. ▽스피드 데이트=직원들과의 짧고 굵은 면접이다. 인턴들은 스피드 데이트를 한 직원들의 이름을 5명 이상 적어 매주 인사팀에 제출한다. 면접관을 스스로 정해 평가받는 시스템이다. 인사팀은 면접관들에게서 평가서를 받아 정규 채용 심사에 참고한다. ▽랍비=원래 유대교의 율법학자를 뜻하지만 골드만삭스에선 인턴을 이끌어 주는 멘토를 지칭한다. 누구도 랍비를 지정해주지 않는다. 인턴 스스로 자기 재능을 알아봐주고 도움말을 해주는 랍비를 찾아 나서 적극적으로 관계를 맺어야 한다. 랍비의 입에서 나온 인턴 평판은 월가에 빠르게 퍼진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7-02-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판사들 “이슬람 7개국 테러연관 증거 있나”… 법무부측 곤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이민 행정명령 합법성을 다투는 항고심 구두변론에서 연방정부와 주 정부 간 치열한 법정 공방이 진행됐다. 샌프란시스코 제9 연방항소법원 심리로 진행된 7일 변론에서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워싱턴, 미네소타 주와 트럼프를 대리해 나선 연방 법무부는 팽팽한 법리 논쟁을 벌였다. 어거스트 플렌지 연방 법무부 소속 변호사는 “이번 행정명령이 의회로부터 부여받은 대통령 권한 내에 있다”며 “이슬람 7개국 국적자의 입국을 금지하지 않으면 ‘실재적인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워싱턴 주의 노아 퍼셀 법무차관은 “행정명령 효력을 회복시키면 이민 체계가 다시 혼돈 속에 빠져들 것”이라며 “무엇보다 이번 행정명령은 무슬림을 차별하는 위헌적 조치”라고 반박했다. 윌리엄 캔비 주니어, 리처드 클리프턴, 미셸 프리들랜드 3명의 판사는 양측에 송곳 질문을 퍼부었다. 특히 법무부 측에 “이슬람 7개국이 테러와 연관돼 있다는 증거가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일단 첫 변론 분위기는 트럼프에게 불리했다는 게 중론이다. 월스트리트저널(WJS)은 “트럼프 측에 곤란한 질문들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제9 연방항소법원은 빠르면 이번 주에 항고심 판결이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판결이 어떻게 나오든 양측은 불복할 것이 확실시된다. 행정명령의 운명은 결국 연방대법원까지 갈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오전 트위터에 “법무부가 이겨야 마땅한 행정명령 소송에서 진다면 우린 절대 안전할 수 없다. 정치!”라고 글을 올려 사법부를 압박했다. 한편 존 켈리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날 하원 국토안보위원회 청문회에서 행정명령 논란에 대해 “명령의 시행을 약간 늦췄어야 했다. (모든 논란은 주무 장관인) 내 책임”이라고 일부 문제가 있었음을 시인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조은아 기자}

    • 2017-02-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中-日, 對美 무역흑자 1, 2위… 美무역압박 거세질 듯

    미국과의 무역에서 흑자를 많이 낸 1, 2위 국가가 중국과 일본으로 나타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들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해 무역 압박을 강화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7위에 오른 한국에 대한 압박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8일(현지 시간) 미국 상무부의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해 무역수지 적자는 5023억 달러(약 577조6450억 원)로 지난해(5004억 달러)보다 0.4%(19억 달러) 늘었다. 미국의 지난해 상품수지 적자는 7501억 달러로 전년보다 1.6% 줄었다. 문제는 중국이 이번에도 적자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는 점. 미국의 대중 상품수지 적자는 3470억 달러였다. 중국에 이어 일본(689억 달러) 독일(649억 달러) 멕시코(632억 달러) 아일랜드(359억 달러) 이탈리아(285억 달러) 한국(277억 달러) 말레이시아(248억 달러) 인도(243억 달러) 순이었다. 2015년 대미 흑자 3위였던 일본은 이번엔 2위에 올라 당황한 분위기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8일 기자회견에서 “미국 무역적자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율은 1997년 37%에서 지난해 9%까지 줄었다. 그 사이 일본 기업의 직접 투자는 4110억 달러로 늘고 약 84만 명의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트럼프 정권의 이해를 얻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는 방미에 앞서 미국에서 새로 70만 명의 고용을 창출할 ‘미일 성장 고용 이니셔티브’ 등 선물보따리 마련에 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재무부는 매년 4월과 10월 발표하는 환율보고서에서 대미 무역흑자가 200억 달러 이상이고, 경상수지 흑자가 국내총생산(GDP)의 3% 이상이며, 통화가치 상승을 막기 위해 외환시장 개입을 반복적으로 단행한 국가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다. 한국은 외환시장 개입을 제외한 2가지 요건을 충족해 지난해 10월 중국 일본 독일 대만 스위스와 함께 환율조작국 전 단계인 환율관찰대상국으로 지목됐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도쿄=서영아 특파원}

    • 2017-02-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트럼프 ‘월가 규제 완화’ 행정명령… 민주당 “금융위기 재발 위험” 반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일으킨 ‘대마불사(大馬不死)’ 월가 금융회사를 규제하는 ‘도드-프랭크법’을 무력화하는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세계 금융의 중심인 미국에서 규제가 허물어지면 서로 긴밀하게 엮여 있는 다른 주요국 금융규제의 틀도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일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2010년 도입한 광범위한 금융규제법인 도드-프랭크법을 재검토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첫 금융규제 완화 조치다.  NYT에 따르면 이번 행정명령은 도드-프랭크법을 어떻게 바꾸겠다는 것인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을 만큼 모호하고 범위가 너무 넓다. 하지만 재무부에 주요 조항을 뜯어고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기 때문에 결국 금융사 규제가 완화되는 게 불가피할 것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내다봤다. 재무부와 금융당국은 120일 안에 도드-프랭크법을 개정할 법안을 제출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세 당시 이 법이 금융사들의 사업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며 “재앙”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었다. 도드-프랭크법은 금융사들이 자본금을 충분히 확보하지 않은 채 고객 피해가 클 수 있는 파생상품을 과도하게 판매하지 않도록 마련한 안전장치다. 소비자 보호, 파생금융상품 거래 투명성, 금융지주회사 감독 강화 등이 주요 내용이다. 시장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3일 뉴욕 증시는 금융규제 완화 소식에 강세를 보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에 편입된 금융주는 2% 가까이 상승하며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골드만삭스가 4% 넘는 급등세를 보였고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각각 3%와 2.5%가량 올랐다. 반면 민주당과 시민단체는 즉각 반발했다. 금융개혁을 위한 미국인들(AFR) 대표인 리사 도너는 “트럼프 행정부는 월가 거물인 골드만삭스에 유리하게 금융규제를 뒤집을 게 확실하다. 웰스파고 같은 대형 은행은 고객 돈을 쉽게 훔칠 것이고 경제는 불안정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금융규제 완화가 트럼프 측근인 월가 인사들의 작품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금융규제 폐지를 선언함으로써 트럼프 경제자문단 위원장이자 세계적 거물 사모펀드 블랙스톤의 창업자인 스티븐 슈워츠먼 회장의 편에 섰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수시로 조언하는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후보자, 스티븐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도 골드만삭스 출신이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7-02-0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트럼프의 무례한 외교… 濠총리와 통화중 막말

     “지금까지 내가 한 통화 중 최악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맬컴 턴불 호주 총리와의 통화에서 “오늘 당신 외에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정상 4명과 통화했다”며 이렇게 막말을 내뱉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일 미 고위 관료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통화 중 불쾌해진 트럼프는 1시간가량으로 예정됐던 통화를 25분 만에 일방적으로 끊어 버렸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이날 통화에서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호주 정부와 체결한 난민 상호교환 협정을 강도 높게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턴불 총리가 협정 준수를 확인받으려 하자 트럼프는 “사상 최악의 협정”이라며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는 또 “(호주가 미국으로) 또 다른 보스턴 테러범을 수출하려 하고 있다. 이는 나를 정치적으로 죽이는 일이니 안 된다”고 말했다고 WP는 전했다. 턴불 총리는 2일 이 보도를 언급하지 않으며 “미국과의 관계가 매우 강력하다. 난민 교환협정도 계속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호주 ABC방송이 보도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1일 자신의 트위터에 “오바마 행정부가 호주로부터 불법 이민자 수천 명을 받기로 합의했다. 왜 그래야 하는가? 나는 이 멍청한 협상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재검토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는 국경장벽 건설을 두고 날카롭게 대립 중인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도 거친 말로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이 2일 입수한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거기엔 ‘나쁜 놈들’(Bad hombres·배드 옴브레스)이 많다. 당신네 군대가 겁을 먹은 것 같다. 우리 군은 그렇지 않으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군을 보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옴브레스는 사람들 또는 남자들이란 뜻의 스페인어다. 백악관은 언론의 확인 요청에 응하지 않았고 멕시코 외교부는 “완전한 거짓”이라고 부인했다. 하지만 멕시코에선 “트럼프가 우리 대통령에게 굴욕감을 줬다”는 불만이 퍼지고 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7-02-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中-日-獨 콕 집어, 트럼프 환율전쟁 포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일본이 환율을 조작했다”고 공개 비판하며 환율전쟁에 불을 지폈다.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로부터 환율정책을 비판받은 한국도 중국, 일본과 함께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제약회사 임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이 무슨 짓을 하는지, 일본이 수년간 무슨 짓을 해왔는지 보라”며 “이들 국가는 (환율로) 금융시장을 조작(play)했고 우리는 바보처럼 지켜보고 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과 일본을 사실상 환율조작국으로 특정한 것이다. 측근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은 같은 날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독일이 유로화 가치를 큰 폭으로 절하해 미국과 유럽연합(EU) 회원국을 착취하고 있다”고 독일을 정조준했다. 트럼프의 발언을 놓고 환율조작국 지정 공약이 머지않아 강도 높게 시행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 재무부는 대미 무역흑자 및 경상수지 흑자 등 요건에 맞는 국가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해 매년 4월, 10월 발표한다. 한국은 지난해 10월 중국 일본 독일 등과 함께 환율조작국 전 단계인 환율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됐었다. 트럼프로부터 환율조작국이라는 비판을 받은 독일과 일본은 즉각 반발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독일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선택에 어떤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고 끼칠 수도 없다”며 환율조작설을 일축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1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그런 비판은 맞지 않다. 필요하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환율 발언에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0원 하락(원화 가치는 상승)한 1158.1원에 마감했다. 이날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달러 약세가 가속화됐다. 미국 소비자신뢰지수 등 경제지표 부진이 더해져 달러 약세를 부채질했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3개월 만에 100 아래로 내려갔다.조은아 achim@donga.com·정임수 기자}

    • 2017-02-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한국인 유학생 美취업 門 좁아져… 기업 주재원 파견도 차질 빚을듯

     지난해 미국의 한 대학에서 이공계 석사 학위를 마친 뒤 현지에서 파트타임 일자리를 잡은 A 씨는 최근 밤잠을 설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전문직 취업비자 ‘H-1B’ 심사 기준을 깐깐하게 바꾼다는 소문이 파다하기 때문이다. 외국인 유학생이 대학 졸업 후 1년간 거주할 수 있는 비자 OPT(Optional Practical Training)를 발급받아 미국에 머물고 있지만 비자 유효기간이 만료된 뒤 다른 비자를 받지 못하면 불법 이민자가 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특정 지역 출신이거나 특정 종교를 가진 외국인 유입을 막는 것에서 더 나아가 미국 경제를 떠받치는 전문직 외국인 인재를 취업비자 제도 개혁으로 옥죄는 움직임을 보이자 미국 내 한국인 유학생들의 불안감도 커졌다. 불법 체류자가 아닌데도 혹시 불이익을 당할까 봐 불안한 한국인도 늘었다. 트럼프 행정부가 개편할 것으로 예상되는 H-1B는 현재 추첨을 통해 매년 약 8만5000건이 발급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신청자가 발급 쿼터의 3배를 넘을 정도로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세계 인재들이 가지고 싶어 하는 티켓이다. 미국 기업은 H-1B를 발급받은 외국인 직원을 고용해 쓰다 실력이 입증되면 영주권 취득을 지원해 주기 때문에 이 비자가 외국인들에겐 영주권 취득을 향한 징검다리 구실을 한다. 한국인의 비자 허가 비율은 인도, 중국, 캐나다, 필리핀에 이어 5위다. 현지에서 예상되는 H-1B 개편 방향은 발급 심사 기준이 강화되는 것이다. 그 결과 미국 기업들이 한국인을 비롯한 외국인 채용을 줄이기가 쉬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뉴저지에서 활동하는 류지현 송로펌 변호사는 “미 정부는 기업들이 외국인을 채용하기 전에 자국민을 채용하기 위한 충분한 노력을 했는지 철저히 따질 수 있다. 기업들이 어쩔 수 없이 외국인 채용을 꺼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기업의 미국 현지 법인 주재원 관리도 강화될 예정이다. CNN머니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앞으로 6개월 안에 기업 주재원 비자인 ‘L-1’을 발급받는 외국인을 직접 방문 조사해 불법 발급 여부를 확인하고 2년 내에 방문 조사 대상을 모든 취업 비자 소지자로 확대할 예정이다. 투자 이민 규모도 당분간 위축될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투자 이민 비자인 ‘EB-5’의 신청 요건을 대폭 강화했다. 미국 이민국(USCIS)에 따르면 고용 촉진 지역에 적용되는 EB-5의 최소 투자금은 50만 달러(약 5억8500만 원)에서 135만 달러로 상향됐다. 이 제도 이용자의 90%를 차지하는 중국인들은 벌써부터 걱정이 크다.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31일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 변경으로 생긴 횃불로 지구촌 곳곳에 화재가 번지고 있다. 중국계 주민들에게도 불이 옮아붙었다”라고 보도했다. 화교 이민 전문가 팡페이(龐飛) 변호사는 “투자 금액을 대폭 인상한 것은 매우 의외”라며 “투자 이민을 가려는 사람들이 발길을 돌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과학자들이 미국에서 연구를 하기 위해 사용하는 J-1 비자 프로그램도 폐지 위기에 놓였다. 노벨 과학상 수상자 44명을 포함한 1만2000여 명의 세계 과학 연구자들은 “과학 연구를 선도하는 미국의 리더십과 위상을 떨어뜨리는 정책”이라고 비판하며 공동성명서를 내놨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 2017-02-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트럼프 ‘反이민 장벽’ 美취업비자도 손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슬람 국가에 대한 이민 제재에 이어 외국인 전문 인력이 발급받는 취업비자와 투자 이민비자 등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입안했다고 블룸버그통신과 CNN머니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한국인 유학생이 미국에서 취업하기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이고 미국에 법인을 둔 한국 기업이 주재원을 내보내기도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이 입수한 행정명령 초안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우리의 이민 정책은 국익에 우선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마련되고 이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비자 프로그램은 미국 노동자와 합법적 거주자의 시민권을 보호하고 우리의 잊혀진 노동자들과 그들의 일자리 보호를 우선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인을 많이 고용할 수 있도록 외국인 취업비자를 줄이거나 발급 조건을 깐깐하게 바꾸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행정명령에는 전문직 취업비자인 ‘H-1B’는 물론이고 기업 주재원 비자인 ‘L-1’, 투자 이민비자인 ‘E-2’, 문화 교류비자인 ‘J-1’, 유학생이 취업을 위해 발급받는 ‘OPT(Optional Practical Training)’ 등 다양한 비자를 개선하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CNN머니가 보도했다. 2015년 현재 미국이 신청을 받아 추첨으로 배정한 H-1B 비자는 8만5000개로 한국은 3000개가량을 배정받았다. E-2 비자 쿼터가 줄어들거나 발급 조건이 까다로워지면 자녀 교육 또는 사업을 위해 미국으로 이주하는 투자 이민 기회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7-02-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門 잠그는 ‘이민자의 나라’ 美… 불법체류자들 추방공포 확산

     이민자를 활발하게 받아 ‘아메리칸드림’ 신화를 이뤘던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직후 강경한 이민 억제 정책으로 국경을 닫아걸고 있다. 추방 공포에 휩싸인 불법 체류자는 물론이고 전문직 취업비자 발급을 기다리던 유학생들도 불안감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국토안보부를 방문해 미국과 멕시코 국경 3144km에 장벽을 건설하는 행정명령에 공식 서명했다. 뉴욕,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등에 있는 ‘이민자 보호도시’에 대해 재정 지원을 끊는 행정명령도 발동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즉시 장벽 공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재정을 들여 장벽 공사를 시작한 뒤 멕시코에 비용을 요구할 계획이다. 멕시코는 즉각 반발했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오후 현지 TV방송 연설에서 “미국의 결정은 유감이며 규탄한다. 우리는 국경 장벽 건설비용을 부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멕시코 정부 고위 관계자는 AP통신에 “이달 31일로 예정된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 시민단체와 정치권은 다양성을 존중하고 약자를 배려하는 가치가 훼손됐다고 비판했다. 오마르 재드왓 미국시민자유연합(ACLU) 국장은 “장벽 건설은 인종에 대한 편향된 시각에서 비롯됐다. 연약한 이민자를 보호하던 미국의 자랑스러운 전통이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국경 통제의 타깃은 멕시코뿐만이 아니다.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가 입수한 행정명령 초안에 따르면 이란, 이라크, 리비아, 소말리아, 수단, 시리아, 예멘 등 무슬림이 다수인 7개국 국민에 대한 비자 발급이 최소 30일간 중단된다.  미국의 불법 체류자 추방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CBS방송 인터뷰에서 “우리가 할 것은 약 200만 명, 심지어 300만 명에 달할 수 있는 범죄자, 범죄기록 보유자, 범죄집단 조직원, 마약거래상을 이 나라에서 내쫓거나 감옥에 보내는 것이다. 미국에 불법적으로 들어온 그들을 추방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약 23만 명으로 추산되는 미국 내 한국인 불법 체류자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진규 외교부 재외동포영사국 심의관은 “비자 기한이 만료된 미등록(undocumented) 거주자 등 신분이 불분명한 교포가 많아 미 행정부 발표를 주시하며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인 유학생과 전문직 종사자들도 불안감이 커졌다. 미 정부가 전문직 외국인에게 발급하는 취업비자(H-1B) 규모가 줄고 심사 요건이 더욱 까다로워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7-01-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中은 사드 보복, 美는 환율 압박… 한국수출 빨간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무역 제재를 가할 ‘환율 조작국’에 중국뿐 아니라 한국도 포함시킬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며 환율 변동에 취약한 한국 수출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미 재무부는 매년 4월과 10월 주요국 환율보고서를 발표할 때 교역촉진법의 세 가지 요건에 모두 해당되는 국가를 환율 조작국으로, 두 가지만 충족한 국가를 관찰 대상국으로 정한다. 미국과의 무역에서 이익을 많이 남긴 국가를 콕 집어 흑자를 줄이도록 압박해 미국의 대외 적자를 줄이려는 취지다. 세 가지 요건은 △대미 무역수지 흑자가 200억 달러(약 23조4000억 원)를 넘을 것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가 3%를 넘을 것 △개입한 달러 순매수 규모가 GDP 대비 2% 이상일 것 등이다.  환율 조작국 1위 후보로 꼽히는 중국은 지난해 6월 말 현재 1년간 대미 흑자가 3561억 달러(약 416조6000억 원)로 첫 번째 요건에만 해당된다. 한국은 같은 기간 대미 흑자가 302억 달러(약 35조3000억 원)에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가 7.9%로 두 가지 요건을 충족한다. 한국은 중국보다 대미 흑자 규모는 작지만 나머지 한 가지 요건에 맞으면 환율 조작국으로 지목될 가능성이 커진다. 미 재무부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환율보고서에서 한국, 중국, 독일, 일본, 대만, 스위스 등 6개국을 관찰 대상국으로 정한 뒤 교역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제현정 한국무역협회 통상협력실 박사는 “한국이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되면 원-달러 환율이 크게 요동칠 수 있다. 한국 정부가 수출 기업에 유리하게 환율을 관리하지 못하면 수출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도 25일 트럼프 무역정책의 최대 피해자는 한국과 대만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수출액은 전년보다 5.9% 감소한 4955억 달러(약 594조6000억 원)였다. 정부는 올해 수출액이 전년보다 2.9%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대외 무역 환경은 녹록지 않다. 중국은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반대하며 ‘무역 보복’으로 의심되는 조치로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과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도 여전히 남아 있다. 정영식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국제금융팀장은 “정부는 한국 흑자의 비결이 환율보다 저유가, 기술경쟁력 등에 있음을 미국 측에 적극 알리고 미국과의 무역에서 흑자를 낸 국가들과 환율 조작국 지정을 피하기 위해 공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은아 achim@donga.com /세종=박민우 기자}

    • 2017-01-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中 주도 AIIB “올해 회원국 25개국 더 늘것”

     중국이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함께 세계 무역의 정상 자리에 올라설 발판으로 삼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세력 확장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등 다자협상에서 빠지며 리더 자리를 내놓기가 무섭게 중국이 헤게모니 역전을 노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진리췬(金立群) AIIB 총재는 23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주도하는 AIIB 회원국이 올해 25개국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25개국에는 아일랜드 캐나다 에티오피아 수단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진 총재는 “중국은 발전을 이뤘고 이제는 (세계에) 기여할 차례인 만큼 책임 있는 리더로 각인되기 위해 무언가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지난해 1월 중국 주도로 출범한 AIIB에는 한국 인도 러시아 호주 등 57개국이 가입했다. 올해 안에 25개국이 가입하면 회원국 수에서 미국과 일본 주도로 67개국이 가입한 아시아개발은행(ADB)을 추월한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중 지도자의 발언만 보면 양국의 역할이 바뀐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최근 경제 및 안보 분야에서 미국과의 갈등을 오히려 자국 이익을 위해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11월 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1인 집권 체제 구축에 몰두하고 있는 시진핑(習近平) 주석에게는 외부의 도전과 위협이 내부 결속과 권력 집중에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25일 ‘중국에 세계 지도자라는 모자를 씌우지 말라’는 사설에서 미국의 TPP 탈퇴가 중국에 기회만은 아니라고 했다. 미국이 TPP를 폐기하는 대신에 앞으로 양자 간 무역협상을 강화할 경우 중국과 무역마찰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 2017-01-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카드뉴스]하루 한건씩 터지는 ‘1일 1트럼프’ 폭탄? 다음은…

    # 1일 1트럼프?TPP 탈퇴 등 트럼프 폭탄에美中 패권경쟁 가속·세계 경제질서 대혼란#.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초부터 주요 현안에 대한 초강경 정책을 내놓으면서 세계 정치·경제가 휘청입니다. 특히 22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23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폐기 등으로세계 무역질서 재편이 불가피해졌죠.말 그대로 1일 1트럼프 폭탄입니다. #. TPP는 미국 일본 캐나다 호주 등 태평양 연안 12개 국가가참여하기로 했던 세계 최대의 무역동맹세계 경제의 37.4%에 해당하는 참가국 경제규모가유럽연합(EU)보다 커 관심을 모았지만미국 노동자 이익을 대변하겠다는 트럼프에 의해 와르르 무너졌죠.#. 러스트 벨트(낙후된 중서부 공업지역)백인 노동자층의 지지로 백악관 주인이 된 트럼프.지지기반 강화를 위해 이들의 입맛에 맞는정책을 내놓아야 합니다.이들은 TPP와 같은 자유무역협정으로 일자리를 잃었다며트럼프에게 몰표를 던졌죠.#. 전임자 오바마의 흔적을 지우고 자신의 발목을 잡는 민주당 입지를 좁히기 위해TPP 탈퇴 카드를 초장에 꺼내들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오바마는 "중국 부상을 억제하기 위해 TPP가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죠.#. 트럼프는 각 나라와의 개별 무역협정을 통해 국익을 극대화하겠다고 주장합니다.다자협상은 각국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걸려 있어 미국 입맛에 맞는 결론을 내기 어렵다는 뜻이죠.#. "미국과의 무역 협정을 위반하거나 미국 노동자에게 해를 가하는 국가를 철저히 단속(crack down)하겠다"<20일 백악관이 공개한 6대 국정과제>crack down은 미 공권력이 마약 밀매나 성매매 등강력범죄를 단속할 때 쓰는 표현. 그만큼 미국 이익에 올인하겠다는 뜻입니다.#. 미국이 자유무역 리더 역할을 포기하면서 후발 주자 중국은 "내가 미국 역할을 맡겠다"고 나섰습니다.23일 중국 외교부는 "중국이 세계 경제 질서의 리더가 되겠다"고 선언했죠.#. 중국은 한국 일본 인도 태국 등 16개국과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상을 추진하고 있는데요.참가국 경제규모는 세계 경제의 30.6%로 TPP보다 조금 작지만해당국 인구는 무려 35억 명으로 세계의 48.5%에 달합니다.향후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죠.#. 하지만 현실적으로 중국이 리더 역할을 할 지는 의문입니다."무역 리더가 되려면 다자협상 참여국의 이해관계를 조율해야 하지만 중국은 자국중심 무역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막상 협상에 들어가면 자국 시장을 잘 개방하지 않을 것이다."제현정 한국무역협회 통상협력실 박사#. 이에 세계 경제가 '리더 부재 시대'를 맞이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1944년 브레턴우즈 체제 성립 이후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무역기구(WTO)의 양대 기둥을 바탕으로 70년 넘게 이어진 세계 경제 질서가 깨질 수 있다는 뜻이죠.#. 이는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에도 큰 부담입니다.일각에서는 벌써부터 트럼프 정권이한미 FTA 재협상을 시도할 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죠."세계 무역질서 급변은 교역 의존도가 높은한국 경제에 압박이 될 수 있다"박태호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자국 이익 관철을 위한미국과 중국의 총성없는 패권 경쟁저성장 장기화에 접어든 한국 경제가이 난관을 잘 돌파할 수 있을까요?원본 | 조은아 이승헌 구자룡 이상훈 기자기획·제작 | 하정민 기자 · 이고은 인턴}

    • 2017-01-25
    • 좋아요
    • 코멘트
  • 트럼프 “법인세 내리고 규제 없앨테니 美로 공장 가져와라”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엔 많은 보상을 주고, 해외에서 만든 제품이 미국으로 들어올 땐 높은 세금(국경세)을 매기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 오전 백악관에서 12개 대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과 조찬 모임을 갖고 당선인 시절 내내 강조했던 ‘당근(보상)’과 ‘채찍(불이익)’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소개했다. 이 자리엔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언더아머의 케빈 플랭크, 델 테크놀로지의 마이클 델, 월풀의 제프 페티그, 존슨앤드존슨의 앨릭스 고스키, 록히드마틴의 메릴린 휴슨, 다우케미컬의 앤드루 리버리스 CEO 등이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선 “(미국 기업들이) 해외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다시 옮겨 오게 하기 위해 법인세를 대폭 인하하고, 각종 규제도 대규모로 철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행 규제의 75%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보다 더 많이 줄일 수 있을지도 모른다”며 “현재 시행 중인 기업 규제는 지나치게 복잡하고 대부분 불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산층과 기업에 대한 세금도 대폭 인하하겠다. 현재 법인세가 35%나 혹은 그 이상인 38%쯤 되는데, 이를 15%에서 20% 수준으로 낮추려고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연방 법인세율은 35%이고, 주세(州稅)까지 포함하면 평균 39% 정도다.  트럼프 대통령은 CEO들에게 “(오늘) 오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시작하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히고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엔 당연히 이득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미 (해외 이전 계획을 중단한) 기업들이 나타났다. 그런 흐름이 일기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우리가 원하는 건 생산시설을 다시 미국으로 옮겨 오라는 것이다. 그것이 무역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 아니다. 여러분(CEO들)이 할 일은 (미국에) 머무는 것뿐이다. (생산시설을) 이전하지 말고, 미국인을 해고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해외로 공장을 이전해 미국 공장이 문을 닫아서 2000명이든 5000명이든 일자리가 없어지게 되면, 그 제품이 다시 미국으로 들어올 땐 무거운 국경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CEO들은 회의 후 “(트럼프 대통령의) 국경세로 도움을 받는 산업도 있지만, 반대로 피해를 보는 산업도 있기 때문에 국경세에 대한 관심과 논의가 많았다. 단 트럼프 대통령이 미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인상을 받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분기마다, 또는 기업들이 관심사를 말하고 싶으면 언제든지 CEO들과 만나겠다”고 말했고 CEO들은 ‘미국 제조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가지고 30일 내에 다시 모이기로 합의했다’고 경제 전문 CNBC방송이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NAFTA 재협상, TPP 탈퇴 공약에 한국, 베트남 등 아시아에 활발히 투자한 글로벌 기업들이 해외 생산 및 투자 계획 재검토에 들어갔다. 특히 디트로이트의 자동차업계는 최근 트럼프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아 비상이 걸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 “자동차회사의 노조 간부와 임원들은 작업 공정을 개편하기 위해 모였다. 임원들은 누가 트럼프 행정부 각료와 친한지 알아보느라 바쁘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24일엔 GM,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 등 미국 3대 자동차회사 CEO들과 조찬을 함께 하며 ‘미국 내 일자리 지키기 및 늘리기’ 방안을 논의한다고 백악관 측은 밝혔다.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 조은아 기자}

    • 2017-01-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