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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수색 과정에서 한동훈 검사장(48·사법연수원 27기)을 폭행한 혐의로 최근 유죄 판결을 받은 정진웅 울산지검 차장검사(53·29기·사진)가 23일부터 수사 업무에서 배제된다. 법무부는 “정 차장검사를 23일자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공석인) 울산지검 차장검사에 정영학 수원고검 인권보호관을 보임한다”고 19일 밝혔다. 정 차장검사가 지난해 29일 압수수색 과정에서 한 검사장을 넘어뜨리고 목을 누르는 등 폭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기 시작한 지 약 1년 만이다. 정 차장검사는 독직폭행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에도 이례적으로 승진했고, 기소된 이후에도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고 각종 수사를 지휘했다. 대검은 정 차장검사의 기소 이후인 지난해 11월 법무부에 직무배제를 요청했지만 법무부는 “서울고검의 정 차장검사 기소가 적절했는지 진상조사하라”고 대검 감찰부에 지시한 뒤 수개월 동안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앞서 수사관을 추행한 혐의를 받았던 한 평검사는 감찰 시작 후 직무배제됐고, ‘돈봉투 만찬 의혹’이 불거졌던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도 감찰 단계에서 직무배제된 뒤 징계 처분을 받았다. 정 차장검사에 대한 감찰을 진행 중인 대검 감찰부는 아직까지 결과를 발표하거나 징계 청구를 하지 않은 상태다. 현 정부 들어 징계 대상이 됐던 검사 5명은 모두 1심 판결 선고 전에 징계를 받았다. 이 사건 발생 당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었던 한 검사장은 6월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전보됐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법학 교수와 변호사 등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가 18일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57·사진)에 대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와 관련한 배임교사 혐의로 추가 기소하지 말라고 검찰에 권고했다. 대검은 이날 수사심의위가 “백 전 장관을 배임교사 혐의로 기소하지 말고 수사를 중단하라”고 의결함에 따라 이 내용이 담긴 심의 의견서를 대전지검 수사팀에 보냈다고 밝혔다. 위원들은 검찰 수사팀과 백 전 장관 변호인의 설명을 들은 뒤 추가 기소와 수사 중단 여부 등 두 가지를 두고 무기명 투표를 했다. 위원 16명 중 양창수 위원장을 제외한 15명이 투표한 결과 9 대 6으로 ‘불기소’ 의견을 낸 위원이 많았다. 투표 참여 위원 15명 모두 ‘수사 중단’에 표를 던졌다. 수사팀은 “정부가 가동 연한이 남아 있던 ‘월성 1호기’를 폐쇄하기 위해선 원전 관리 주체인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 손실 보상금을 줬어야 하지만, 보상금을 주지 않고 한수원 사장에게 원전을 폐쇄하라고 압박해 배임을 저지르도록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하지만 위원들은 “검찰이 이미 백 전 장관 등을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했는데, 이는 배임교사 혐의와 양립하기 어렵고, 한수원 이사회가 안전성 경제성 정부 정책 등을 고려해 조기 폐쇄를 적법하게 의결한 것”이라는 백 전 장관 측의 주장에 더 설득력이 있다고 봤다. 수사팀이 수사심의위의 권고를 반드시 따라야 하는 건 아니지만 사실상 백 전 장관을 배임교사 혐의로 추가 기소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백 전 장관의 직권남용 혐의에 대한 1심 재판을 앞둔 수사팀으로서는 “정부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강행해 원전 관리 주체인 한수원에 1481억 원대 손실을 입혔다”는 논리의 완결성이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 놓였다.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로 손해를 본 민간 주주들도 정부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내기 어려워졌다. 앞서 수사팀은 지난달 백 전 장관과 채희봉 전 대통령산업정책비서관(한국가스공사 사장·55)을 직권남용 혐의로, 정재훈 한수원 사장(61)을 배임 혐의로 기소하면서 백 전 장관에게 배임교사 혐의도 함께 적용해야 한다고 대검에 보고했다. 하지만 김오수 검찰총장은 수사팀의 직권남용 혐의 기소 의견을 받아들이면서도 “배임교사 혐의에 대해서는 다시 판단을 받아보라”며 처음으로 총장 직권으로 수사심의위를 소집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수사정보 유출로 의심되는 언론 보도에 대해 각 지방검찰청의 인권보호관이 진상조사한 뒤 내사에 착수할 수 있는 법무부 훈령 개정안을 17일부터 시행했다고 법무부가 밝혔다. 법무부가 이날 발표한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에 따르면 각 검찰청의 인권보호관은 의도적인 수사정보 유출이 의심되거나, 이로 인해 사건 관계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될 가능성이 큰 경우 진상조사에 착수하게 된다. 인권보호관은 진상조사를 마친 뒤 검사나 수사관의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를 확인해야 한다고 판단한 경우에는 수사 전 단계인 내사에 나설 수 있다. 진상조사 결과에 따라 감찰조사와 징계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인권보호관은 진상조사 결과부터 기관장에게 보고하고, 기관장은 이를 근거로 ‘유출 의심자’에 대해 감찰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법무부는 일선 검사들의 의견을 반영해 초안의 “‘의도적인 수사정보 유출’이 의심되는 경우 내사에 착수한다”는 내용을 최종안에서 “‘선(先)진상조사 후(後)내사’로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구자현 법무부 검찰국장은 브리핑을 통해 “여론몰이형 수사정보 유출을 방지하며 유죄 예단 방지를 통해 국민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수사팀에 대한 외압이라는 점은 똑같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부장검사는 “초안과 최종안은 문구만 다를 뿐 본질은 같다. 장관이 언론보도를 보고 ‘유출이 의심된다’고 한마디하면 수사팀은 인권보호관에 의한 조사를 받아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권력의 입맛에 맞지 않는 수사를 하는 검사들은 ‘유출 의심자’로 진상조사를 받게 되고, 그동안 수사는 ‘올스톱’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검사도 “검찰 내부의 진상조사는 통신 자료 임의제출, 대면조사 등 강제수사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진행된다. 내사든 진상조사든 수사팀에는 다를 것이 없다”고 말했다. ‘수사정보의 의도적 유출이 의심되는 경우’라는 진상조사 착수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도 논란이 될 수 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14일 규정 개정 방침을 밝히면서 ‘라임자산운용 펀드 사기’ ‘월성 1호기 원자력발전소 조기 폐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 보도 등을 수사정보 유출 의심 사례로 거론했다. 이때 박 장관은 “수사정보 유출을 확인했느냐”는 질문에 “기사 내용과 흐름을 봤을 때 유출이 아닌가 추정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법무부는 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재직 당시인 2019년 12월 시행된 이 훈령의 내용이 모호해 사실상 사문화됐다는 지적에 따라 규정 내용을 보다 명확하게 다듬었다. 대표적으로 기소 전 수사정보를 공개할 수 있는 예외적인 상황에는 ‘오보가 존재하거나, 취재 요청 내용 등을 고려할 때 오보가 발생할 것이 명백한 경우’ ‘보이스피싱, 디지털성범죄, 감염병 관리에 관한 범죄, 테러 등이 우려되는 경우’ 등이 명시됐다. 검찰 내부에서는 “여전히 ‘오보가 발생할 것이 명백한 경우’ 등 공개 기준이 모호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법무부의 개정안 내용이 일선 검찰청에 보냈던 초안 내용과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는 비판도 있다. 한 검사는 “초안과 최종안의 다른 점은 ‘선(先)내사’를 하느냐 ‘선(先)진상조사 후(後)내사’를 하느냐 정도”라며 “인권보호관의 업무가 많아 내사까지 맡기 어렵다는 점 등 실무진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다”고 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2018년 당시 서울시교육청 부교육감이 “특정인을 내정한 채용을 진행할 수 없다”며 제동을 걸었지만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해직교사 특별 채용을 강행한 사실이 16일 밝혀졌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교육청의 최고위 직업 공무원이었던 부교육감의 의견을 무시하고 조 교육감이 해직 교사를 뽑은 것은 직권남용 혐의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2018년 8월 말 서울시 부교육감이던 A 씨는 중등교육과 실무진으로부터 보고받은 ‘퇴직교사 특별채용 처리 지침안’을 반려하면서 “교육감 지시 사항을 그대로 반영해 다시 법률 검토를 받고, 자문 변호사도 기존과는 다른 사람으로 선정하라”고 지시했다. 국장과 과장의 동의 없이 조 교육감의 단독 결재로 특별 채용을 추진하던 실무진은 당시 교육청 자문 변호사 3명에게 “교육 양극화 해소와 교사의 정치적 기본권 확대 등에 기여한 사람을 특별 채용하는 것이 교육감의 권한을 남용하는 것인가”라고 질의해 “권한 남용이 아니다”라는 답변을 받은 상태였다. 부교육감의 지시에 따라 실무진은 해직교사 5명의 퇴직 사유를 적은 뒤 “선거법 위반으로 퇴직한 뒤 10년이 지난 사람, 100만 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돼 퇴직한 후 5년이 지난 사람을 임용하는 것이 적법한가”를 자문 변호사들과는 다른 변호사 4명에게 다시 질의했다. 이들 변호사 4명은 부교육감이 직접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사들은 “임용권자와 친분 및 특수관계가 있어 특혜를 받은 것이라 볼 자료가 없는 경우에만 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의견을 냈다. 채용 대상인 해직교사 2명은 조 교육감 선거 캠프에서 활동했던 인물이었다. A 씨는 2018년 10월 “특별채용에 적극 반대. 결재선에서 제외하라”고 실무진에 전했고, 한 달 뒤 조 교육감에게 “부교육감 이하 실무진은 처벌받을 수 있다”고 알렸다. 공수처는 실무진 여럿으로부터 “조 교육감으로부터 해직교사 5명을 지목해 채용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한다. 조 교육감이 외형상 공개경쟁 절차를 밟았지만 사실상 전교조가 요구하는 5명을 내정해 채용을 지시했다는 감사원 감사 당시의 진술을 유지한 것이다. 조 교육감의 변호인은 “특별 채용은 교육감의 고유 권한이기 때문에 실무진 결재 없이 단독으로 (추진안에) 결재했다고 해서 이를 직권남용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공수처에 제출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해직 교사 특혜 채용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조 교육감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검찰에 기소를 요구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이달 하순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공소심의위원회를 열어 조 교육감의 기소 여부 등에 대한 의견을 들을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이미 공수처는 법조계와 학계 인사 등 10여 명의 외부 전문가를 위원으로 선정해둔 상태다. 공수처는 공소심의위원회 결론을 반드시 따라야 하는 건 아니지만 ‘1호 수사’인 조 교육감 사건 처분을 앞두고 외부 전문가의 판단을 구하기로 했다. 법조계에선 “진보 교육감에 대한 기소 요구가 타당하다는 위원회의 판단을 받아 예상되는 비판을 피하고, 수사 정당성을 강화하려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공수처는 공소심의위원회 결과가 나오면 조 교육감에 대한 기소 요구 의견인 수사팀과 반대 의견인 ‘레드팀’ 간의 토론을 거쳐 최종 처분을 내릴 예정이다. 공수처 내부에서는 “외부 위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기소 요구 논리를 보강한다면 검찰도 쉽게 보완수사 요구를 하지는 못할 것”이란 분위기도 있다. 교육감에 대한 기소 권한이 없는 공수처가 조 교육감에 대한 기소 요구를 할 경우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에 따라야 하는지를 두고 법조계에서 해석이 갈려 논란이 예상됐다. 공수처는 지난달 28일 조 교육감을 피의자 신분으로 10시간 30분 동안 조사했다. 수사팀은 조 교육감을 추가 대면 조사할 필요성은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소부는 조 교육감 수사를 맡아온 수사2부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뒤 공소심의위원회 일정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 관계자는 “아직 공소심의위원회 소집 여부와 날짜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김명수 대법원장(62·사법연수원 15기)이 다음 달 17일 퇴임하는 이기택 대법관(62·14기)의 후임으로 오경미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고법판사(53·25기)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11일 임명 제청했다. 대법원은 “사법부 독립과 국민의 기본권 보장,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보호에 대한 확고한 신념 등 대법관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 자질을 갖췄다”고 밝혔다. 1996년 법관 생활을 시작한 오 후보자가 국회 인준 절차를 통과해 임명되면 차관급인 고법 부장을 거치지 않고 대법관에 오르는 첫 현직 판사가 된다. 문 대통령이 임명하는 마지막 대법관이다.○ ‘우리법’ ‘인권법’ ‘민변’ 7명의 진보 벨트 오 후보자는 사법부와 사법행정 개혁을 주장해온 진보 성향 법관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에 가입해 활동했다. 김 대법원장도 이 단체 초대 회장, 우리법연구회 회장을 지냈다. 오 후보자가 대법관이 되면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은 김 대법원장과 김상환 법원행정처 처장(55·20기) 등 총 3명이 된다. 노정희(58·19기), 박정화(56·20기), 이흥구(58·22기) 등 대법관 3명도 진보 성향 법관 모임으로 분류되는 우리법연구회에서 활동했다. 김선수 대법관(60·17기)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회장을 지냈다. 대법원장과 대법관 13명 등 총 14명 중 절반이 진보 성향 법조인 모임에서 활동했다. 여기에 젠더법연구회 회장을 지낸 민유숙 대법관(56·18기)도 진보 성향으로 분류된다. 한 부장판사는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이 진보 성향 법관 모임 출신인데, 후임 대법관 후보도 진보 성향 단체 출신이 되면서 강력한 ‘진보 벨트’가 만들어졌다”고 평가했다. 법원 안팎에선 오 후보자가 김외숙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과의 친분 때문에 발탁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두 번째 여성 대법관 4인 체제 2004년 김영란 전 대법관이 첫 여성 대법관으로 임명된 이후 오 후보자는 8번째 여성 대법관이 된다. 오 후보자가 임명되면 현재 대법원에서 여성 대법관의 수는 민유숙 노정희 박정화 등을 포함해 4명으로 늘어난다. 2018년 약 3개월 동안 여성 대법관이 4명이었던 적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10개월 넘게 ‘여성 대법관 4인 체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법원 안팎에선 전체 법관 중 여성 법관의 비율이 30% 안팎인 현실에 걸맞게 대법관 14명 중 4명이 여성 대법관으로 채워졌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여성, 아동, 소수자가 피해자인 다양한 사건에서 남성 고위 법관과는 다른 전향적인 시각을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가 있다. 오 후보자는 젠더 이슈를 연구하는 법원 안의 ‘젠더법연구회’에서 꾸준히 활동해왔고, 올 5월부터는 ‘현대사회와 성범죄연구회’라는 법원 내 모임을 꾸려 초대 회장을 맡았다. 한국여성변호사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번 제청 건을 제외하고 지금까지 임명된 여성 대법관의 수가 7명으로 극히 적은 점은 아직 우리 사회의 숙제”라고 밝혔다. 오 후보자는 2018년 10월 서울고법 재직 당시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고국에서 박해를 받았다”며 난민 신청을 했지만 거절당해 소송을 냈던 우간다 여성 A 씨에 대한 파기환송심에서 대법원 결론을 뒤집고 난민 지위를 인정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대법원의 결론을 뒤집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당시 재판부는 A 씨의 진술 신빙성을 의심한 대법원 판결에 대해 “진술 내용이 세부 사항에서 불일치하는 부분은 있지만, 낯선 국가에서 이뤄지는 면접 상황 등 난민 신청인의 궁박한 심리 상태를 고려하면 성적 취향을 적극 진술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오 후보자를 잘 아는 판사들은 “어려운 판결을 어떻게 당사자들에게 쉽게 이해시킬 수 있을지를 늘 고민하는 판사”라고 전했다. 오 후보자는 사법연수원에서 수년간 법관과 연수생들을 상대로 판결문을 쉽게 쓰기 위한 법률 문장론을 강의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법원장을 지낸 원로 A 판사가 운전기사에 대한 갑질 의혹이 제기돼 상급법원에서 진상 조사 중인 것으로 11일 밝혀졌다. 법원에 따르면 운전기사 B 씨는 이달 9일 법원 내부게시판에 글을 올려 “지금까지 법원생활이 너무 힘들어 간절하게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이렇게 글을 올린다”고 썼다. B 씨는 △주 1회 선택권 없이 A 판사와 식사 △주 1회 금요일 점심시간 성경공부 △차량 주유가 완료돼있지 않으면 지적 등을 A 판사의 갑질 사례로 꼽았다. 이 글은 이날 오전 기준으로 판사와 법원 직원 등 9000여 명이 열람한 것으로 알려졌다. B 씨는 “차량이 많아 신호에 걸리면 A 판사는 ‘그 시간이 쌓이면 몇 분인지 아냐. 빨리 운전하라’고 지시했다”며 “갑자기 급정거를 하면 ‘급정거하기 전에 알아서 피해서 운전을 해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했다. B 씨는 또 “원장님(A 판사)께서 차량 탑승 시 문 열어드리고, 우산 들고 차량까지 안내하고, 퇴근 시 차량 문을 열어드렸다”며 “하지만 원장님(A 판사)께서는 의전을 하지 않는다고 상급법원에 말씀하셨다”고 썼다. B 씨는 “위 상황은 현재 진행 중”이라며 “별 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도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난 3년간 있었던 일을 적은 것”이라며 “이제는 더 이상 제 삶에 있어 마지막 선택까지도 생각했던 중이라 이렇게 글을 올려 도움을 요청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상급법원 관계자는 11일 “관련 사안을 조사하고 있다”며 “해당 운전기사는 다른 법원으로 인사 조치한 상태”라고 밝혔다. 동아일보는 이날 A 판사의 반론을 듣기 위해 수 차례 연락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스텔스 전투기 F-35A 도입 반대 운동을 한 ‘자주통일 충북동지회’ 조직원 4명이 “충북 전 지역에 (김정은 국무위원장) 원수님의 구상과 의도가 집행될 수 있도록 영도 체계를 구축하겠다”며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북한에 보고한 사실이 10일 밝혀졌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자주통일 충북동지회’ 고문 박모 씨(57·수감 중) 등의 구속영장에 따르면 2018년 4월 4일 대북보고문에는 “충북 전 지역을 정치 사상적, 조직적으로 개편하고 재조직하기 위한 기초 작업을 올 한 해 완료할 것”이라고 적혀 있다. ‘충북 대안경제연구소’와 ‘오창 청년마을 신문’을 만들어 청년 등을 포섭하고, 이들이 운영하는 청주의 식당을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인근 충주까지 세력을 확대하겠다는 내용이다. 한 달여 뒤인 2018년 5월 25일에는 부위원장 윤모 씨(50·수감 중), 연락담당 박모 씨(50·수감 중) 등 여성 조직원들이 간호사, 보육교사 등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을 포섭하겠다는 계획을 보고했다. 충북 지역 여성 운동 인사와 민중당 여성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여성위원회와 긴밀히 교류하겠다고도 했다. 이들은 실제 2018년 3월 ‘오창 청년마을 신문’이란 인터넷 매체를 발간한 뒤 김정은과 북한 사회주의를 찬양하는 기사를 수시로 배포했다. 윤 씨는 민중당 여성건강연대 분회를 만들어 분회장으로 활동했고, 2018년 12월 이 단체 회원들과 함께 ‘김정은 위원장 서울답방 충북 여성환영위원회’를 구성했다. 국가정보원과 경찰 등은 2018년 4월 말 윤 씨가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북한 공작원과 접선한 자리에서 지령을 받아 충북의 인사들을 포섭하기 위한 실행 방안을 만든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해 4월 남북 정상이 만나 ‘4·27 판문점 공동선언’을 하는 등 남북 화해 무드를 틈타 조직화 작업에 나선 것이다. 국정원 등은 이들이 북한 지령에 따라 충북의 인사들을 접촉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들에게 포섭된 공범이 있는지를 수사하고 있다. 국정원 등은 2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위원장 손모 씨(47·불구속)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영장을 재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가석방은 사회의 감정, 수형 생활 태도 등 다양한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의 결정을 승인한 직후인 9일 오후 6시 50분경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말했다. 가석방심사위원회는 글로벌 경제 상황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의 가석방이 확정되면서 서울구치소에서 수감 중인 이 부회장은 내년 7월 만기 출소를 11개월 앞둔 13일 오전 10시 출소한다. ○ “국내외 경제상황 중점 논의”… 과반 의결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는 9일 오후 2시부터 6시 30분까지 약 4시간 30분 동안의 비공개 회의 끝에 이 부회장을 포함해 총 810명을 가석방하기로 의결했다. 심사위원회는 위원장인 강성국 법무부 차관을 포함해 법무부 내부 인사 4명, 판사와 변호사, 교수 등 전문가로 꾸려진 외부 위원 5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됐다. 위원 9명 중 과반 출석에, 출석 위원 과반 동의를 얻어야만 가석방 대상자로 포함될 수 있다. 이날 회의에는 9명 위원 전원이 참석했다. 심사위원들은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놓고 글로벌 경제 상황과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국가적 경제 상황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심사위원들이 경제적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데 이견을 보여 심사위원회는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놓고 거수를 통해 표결을 진행했다고 한다. 그 결과 과반이 이 부회장의 가석방에 동의했다. 심사위원회는 이 부회장이 수형 성적 등 가석방을 위한 정량적 요소를 모두 충족했다는 데 만장일치로 의견을 모았다. 형법상 형기의 3분의 1 이상을 복역하면 가석방 대상이 될 수 있지만 법무부는 올해 초까지 내부 지침을 통해 형기의 80% 이상을 복역한 이들을 대상으로 가석방을 허가해왔다. 하지만 올 4월부터 법무부는 모범 수형자의 사회복귀 촉진 등을 위해 형기의 60% 이상을 복역하면 가석방 대상이 될 수 있도록 내부 규정을 개정해 시행해왔다. ○ “최근 3년간 형기 70% 미만 244명 가석방” 박 장관은 심사위원회가 종료된 직후 이 부회장 등이 포함된 심사 결과를 즉각 승인했다.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특별사면과 달리 가석방은 법무부 장관이 최종 결정권자다. 박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경제상태 극복에 도움을 주고 감염병에 취약한 교정시설의 과밀 수용 상황 등을 고려해 허가 인원을 크게 확대했다”며 “특혜 시비가 없도록 복역률 60% 이상의 수용자들에 대해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가석방 심사 기회를 주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8월 징역 2년 6개월을 확정받고 수감 중인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80)도 이날 가석방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와 민노총 등 노동계는 다른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특혜라고 비판하는 논평을 냈다. 하지만 법무부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추가 사건이 진행 중인 사람 중 가석방이 허가된 인원은 67명이고, 최근 3년간 형기의 70%를 못 채웠는데도 가석방된 인원은 244명”이라고 설명했다. 가석방은 사면과 달리 잔여 형기를 면제받는 것은 아니다. 구금 상태에서는 풀려나지만 통상 보호관찰 등 일정한 준수사항을 남아 있는 형기까지 받게 되고, 이를 위반할 시 가석방이 취소될 수도 있다. 이 부회장의 형기는 내년 7월 29일까지다. 형법상 가석방 기간 중 금고 이상의 형을 확정받을 경우 가석방 처분의 효력을 잃게 된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합병 의혹과 프로포폴 투약 의혹으로 서울중앙지법에서 각각 1심 재판을 받고 있는데, 법조계에서는 내년 7월까지 형이 확정되긴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

스텔스 전투기 F-35A 도입 반대 운동 등을 한 ‘자주통일 충북동지회’ 고문 박모 씨(57·수감 중)를 포함한 조직원 4명은 2000년대 초반부터 북한과 접촉해온 것으로 9일 밝혀졌다. 국가정보원과 경찰은 박 씨 등이 그 무렵부터 북측의 ‘고정 간첩’ 역할을 해온 것으로 보고, 이들이 북한의 대남공작 부서 문화교류국(옛 225국)의 지령에 따라 누구를 추가로 포섭했는지 등을 수사하고 있다. ○ 1998년부터 공동 사상학습 및 경제활동동아일보가 입수한 구속영장에 따르면 고문 박 씨는 부인 박모 씨(50·수감 중), 윤모 씨(50·여·수감 중) 등과 함께 1998년 충북 지역에서 ‘새아침 노동청년회’를 만들었다. 박 씨는 3년 뒤인 2001년 손모 씨(47·불구속)를 새 조직원으로 받아들였다. 공안당국은 이들이 함께 이적표현물을 공유하는 사상 학습과 실천 활동, 그리고 경제 활동까지 함께 했다고 보고 있다. 박 씨는 전위 지하조직을 결성하라는 북측의 지령을 받고 2017년 8월 ‘자주통일 충북동지회’를 만들었다. 박 씨는 이 조직의 고문을, 손 씨는 위원장을, 윤 씨는 부위원장을 맡았고, 박 씨의 부인은 연락담당 역할을 했다. 박 씨는 2019년 11월 4일 북한 문화교류국 공작원에게 보낸 보고문에서 “(동지회 조직원들에게) 15년 전 1처 지도부 조직을 꾸리던 첫 시기에 상급 동지가 들려주신 우리 (김정일) 장군님을 회고하는 눈물겨운 말씀을 상기하여 들려주었다”고 적었다. 손 씨가 작성한 지난해 7월 18일자 대북 보고문에도 “10년간 본사와의 사업을 전개하였다”는 내용이 있다. 국정원이 확보한 총 84건의 지령과 대북 보고문에서 이들은 북한을 ‘본사’, ‘자주통일 충북동지회’를 ‘회사’나 ‘지사’, ‘1처’라고 표현했다. 대북 보고문대로라면 박 씨는 2004년부터, 손 씨는 2010년부터 북한과 연계해 국내에서 간첩 활동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들이 2000년대 초반부터 중국 베이징 등을 빈번히 다녀온 출입기록이 있다는 점도 수사당국이 그 무렵부터 중국에서 북한 공작원과 접선했다고 판단한 이유 중 하나다. 고문 박 씨는 2002년 9월 이후 중국으로 총 34차례 출국했고, 연락담당 박 씨도 2003년 7월 이후 중국에 24차례 다녀왔다. 윤 씨는 2002년 6월 이후 12차례, 손 씨는 2005년 7월 이후 10차례 중국을 오간 것으로 파악됐다. ○ 北을 ‘조국’, 한국을 ‘적’으로 지칭 이들은 대북 보고문에서 북한을 ‘조국’으로, 대한민국을 ‘적’으로 지칭했다. 연락담당 박 씨는 2018년 4월 9일자 대북 보고문에서 “(베이징에 해외 거점을 두는 사업은) 사업의 안전 문제를 원칙적으로 해결하고 정간(정예간부) 은폐를 위한 합법적 신분 확보를 위한 거점 사업이며 이후 필요시 안정적인 조국 연계사업의 거점이다”라고 썼다. 박 씨는 또 지난해 1월 15일 작성한 대북 보고문에서 “조직 사업의 장소 선정에서는 조직 성원의 신변 안전 조직 보안을 담보하며 적에게 노출되지 않은 점을 우선하여 선정되어야 한다”고 했다. 윤 씨는 북한 공작원과의 접촉이 의심돼 2007년 국정원의 수사선상에 올랐다. 당시 윤 씨는 출석을 거부하고 중국으로 도주한 뒤 내사 종결 후인 2010년 7월에 국내로 들어왔다. 윤 씨는 1958년 남파됐다가 체포돼 1989년까지 31년간 복역했던 비전향 장기수 정순택 씨의 수양딸을 자처하며 정 씨의 유해를 북으로 보내는 활동을 했다. 정 씨의 유해는 2005년 북으로 송환됐다. 윤 씨는 2007년 한 매체 기고문을 통해 “한평생 조국통일을 위해 바친 선생님을 가족 없이 고통만 안겨준 남녘땅에 묻히게 할 수 없었다”고 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北, 작년 총선 앞두고 ‘여야 동향 파악하라’ 지령… 스텔스기 반대 일당, 민주당 인사 면담뒤 보고” 스텔스전투기 F-35A 도입 반대 운동을 한 충북 청주지역 활동가 4명이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약 2개월 앞둔 지난해 2월 ‘여야 세력들의 동향과 움직임 등을 보고하라’ 등 북한의 대남공작부서 문화교류국(옛 225국)의 지령을 받은 사실이 8일 밝혀졌다. 전위 지하조직을 결성하라는 북측의 지령을 받고 2017년 8월 결성된 ‘자주통일 충북동지회’의 위원장 손모 씨(47)와 부위원장인 윤모 씨(50·여·수감 중) 등은 지난해 3월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 간부 A 씨와 면담한 뒤 그 내용을 북측에 보고했다. 윤 씨 등의 구속영장에 따르면 국가정보원과 경찰은 “F-35A 도입 반대 관련 정책연대는 어렵지만 남북 교류 협력의 정책 협약은 가능하다고 한다. (민주당 충북도당의) B 의원 면담을 진행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담긴 대북보고문을 확보했다. 지난해 4월 “청주지역에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후보들을 적폐 세력으로 몰아 낙선시키고,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이었던) 미래한국당을 적폐 정당으로 낙인시켜 지지율을 하락시키기 위한 선전전을 기본으로 전개하라”는 지령도 받았다. 윤 씨 등은 2018년 12월 민중당 간부 여러 명을 포섭하라는 북한의 지령을 받고, 이 간부들의 휴대전화 번호와 경력, 사상 등을 정리해 북측에 보고했다. 이에 대해 A 씨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민원 응대 차원에서 (손 씨 등을) 한 차례 만난 적이 있다. 경찰에서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가 왔다”고 말했다. B 의원은 “A 씨가 민원 사무처리 수준에서 응대한 것이고, (나는 손 씨 등을) 만난 적이 없다”고 했다. 경찰은 민중당 간부 2명을 5일과 6일 각각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이들은 경찰에서 “민원을 제기하거나 조언을 청해왔지만 그 이상은 만난 적도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스텔스기 반대 일당, 4년간 北과 ‘지령-보고’ 84건 주고받았다” 구속영장에 상세한 ‘활동 내역’ 담겨 “(21대) 총선 투쟁 계획을 현실성 있게 작성하여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보고해주기 바란다.”(북한 대남공작부서 문화교류국의 지령)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 간부를 만나 논의를 진행했다. 민주당 ○○○ 의원 면담을 진행하기로 했다.”(‘자주통일 충북동지회’ 대북보고문)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국가정보원의 수사를 받고 있는 ‘자주통일 충북동지회’의 활동가 4명은 2017년 6월부터 구속 직전인 올 5월까지 북한으로부터 지령을 받고, 이를 수행한 뒤 대북보고문을 보냈다. 8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구속영장에는 이들이 북한 문화교류국의 공작원과 주고받은 지령문과 대북보고서 내용이 상세하게 담겼다. 구속영장 청구 당시 국가정보원 등이 확보한 북한의 지령문과 대북보고문은 총 84건이었다. 국정원 등은 활동가들이 국내 정치에 개입했는지 등을 수사하고 있다. 구속영장에 따르면 이들은 2017년 6월경 ‘자주통일 충북동지회’의 설립을 준비하면서 북한 문화교류국과 지령 및 대북보고문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단체 고문 역할을 한 박모 씨(57·수감 중)는 2017년 5월 중국으로 출국해 북한 공작원과 만난 직후부터 단체 설립을 준비했다. 박 씨 등 4명은 같은 해 8월에 결성식을 가진 뒤 김일성 일가에 대한 ‘충성 혈서 맹세문’을 작성해 공작원에게 보냈다. “생명이 다하는 순간까지 원수님과 함께” “원수님의 충직한 전사로 살자”는 내용이었다. 국정원은 이 단체를 북한의 지령에 따라 대한민국 체제 전복을 위해 설립된 지하 전위조직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2018년 2월에는 지령문을 보내 박 씨 등 4명의 ‘임무’를 알렸다. 고문인 박 씨는 구성원들에 대한 사상 교육을, 위원장인 손모 씨(47·불구속)는 근무하던 대기업 계열사의 노동조합을 포섭하는 역할을, 부위원장인 윤모 씨(50·여·수감 중)는 민중당에 입당해 포섭 작업을, 연락책인 박모 씨(50·여·수감 중)는 간호사 이력을 살려 간호사당을 규합하라는 것이었다. 이들은 주로 ‘반(反)보수 운동’을 벌이라는 지령을 받은 뒤 매달 이행 상황을 북한에 보고했다. 이들은 “분노한 민중을 반일 민중항쟁으로 불러일으키기 위한 활동을 조직하라”는 지령에 “반일 불매운동센터를 내세워 종교 시민운동단체를 반보수 촛불집회에 합류시키기 위한 내적 공작을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검찰개혁안을 비롯한 개혁 법안의 국회 통과를 저지시키려는 보수 패당의 책동을 분쇄하고…”라는 지령에는 “‘사법적폐청산 검찰개혁 시민연대’를 1월 중순까지 결성하겠다”고 했다. 북한은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들의 ‘아이 낳는 도구’ 등 여성 비하 발언을 걸고 천하의 저질 당으로 각인시켜 지역 여성들의 혐오감을 증대시키기 위한 활동을 조직하라”는 지령도 내렸다. 이들은 지난해 4월 국회의원 총선거 전후 북한 요구에 따라 민주당 당직자를 만나 선거 전략 등 동향을 파악해 북한에 보고했다. 이들은 총선을 한 달 앞둔 시점 민주당 충북도당 간부와 면담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충북 8개 선거구 후보를 확정한 후 선거 전략이 무엇인지” “(국가보안법 철폐, F-35A 도입 반대를 주장하는) 반보수 민주대연합과 연대할 수 있는지” 등을 물었다. 이들은 북한에 면담 사실을 보고하면서 “F-35A 도입 반대 정책연대는 어렵지만 남북교류 화해협력의 협약은 가능하다는 의견과 당선자들과 논의하는 게 좋겠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알렸다. 북한은 2018년 12월부터 민중당 소속 간부 등을 지목해 “포섭하라”고 지령을 내렸다. 이들 4명은 포섭 대상이 된 사람의 휴대전화 번호와 정치사상, 포섭 가능성 등을 문건으로 정리해 공작원에게 보냈다. 포섭 대상은 민중당 간부, 충북지역 변호사 등을 포함해 6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이들이 북한으로부터 2017년부터 매년 정기적으로 ‘활동비’를 받아 왔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들은 2017년 5, 6월 인천공항과 경기 평택 등에서 5000달러를 환전했고 2018년 6∼8월에도 서울 명동 환전소에서 2만300달러를 원화로 바꿨다. 이들이 중국, 캄보디아 등지에서 북한 공작원을 만난 직후의 일이었다. 국정원은 이들이 2019년 11월 중국 선양의 한 마트 무인함을 통해 북한으로부터 2만 달러를 수수한 사실을 파악한 상태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로톡 등 온라인 법률 플랫폼 가입 변호사 징계에 나선 대한변호사협회가 사실상 법무부의 중재 시도에 응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와 함께 대한변협은 로톡 등을 대체할 ‘변호사 공공 정보센터’를 개발하기로 했다. 대한변협은 6일 법무부의 중재 시도에 대해 “불법 플랫폼을 규제하는 데 법무부가 중재 역할을 하려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징계는 규정에 따라 절차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법무부는 올 6월 말부터 7월까지 대한변협의 의견을 수렴한 뒤 ‘허위 과장광고 우려’를 어떻게 불식시킬 것인지 등에 대한 논의를 로톡에 전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대한변협이 징계를 강행하면서 중재는 사실상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는 대한변협이 로톡을 대체할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만드는 것과 무관치 않다. 대한변협은 지난달 서울지방변호사회와 함께 실무 준비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내년 출시를 목표로 ‘변호사 공공 정보센터’를 개발하고 있다. 대한변협은 “소비자는 공공 정보센터에서 변호사 정보를 무료로 검색할 수 있고, 변호사들도 자신의 경력이나 전문 분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링크 등을 광고비 없이 무료로 등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 대신 TF는 사건 수임을 위한 ‘과장 상담’을 우려해 소비자가 무료로 법률 상담까지 받는 것에 대해선 반대 의견을 냈다. 공공 정보센터는 변호사들이 광고비를 내지 않고, 사건 수임도 센터에서 이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변호사법 위반이 아니라는 게 대한변협 측 주장이다. 이에 대해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대한변협이 자체 플랫폼을 추진한다는 건 (로톡 등) 플랫폼이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혀준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라며 “시대 변화에 역행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스텔스전투기 F-35A 도입 반대 운동을 한 충북 청주지역 활동가들의 자택 등에서 발견된 휴대용 저장장치(USB메모리)에는 ‘지역 정치인이나 노동·시민단체 인사 총 60여 명을 포섭하라’는 내용의 북한 지령문이 담긴 것으로 6일 밝혀졌다. 국가정보원과 경찰은 올해 5월 청주지역 활동가 A 씨 등 4명의 자택에서 은박지와 비닐 봉투 등으로 여러 겹 밀봉돼 이불 속에 숨겨진 USB메모리를 확보했다. 이 USB메모리에서 최근 4년여간 북한 대남공작 부서인 문화교류국(옛 225국)과 피의자들이 주고받은 ‘지령문’과 ‘보고문’이 80건 넘게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령문에는 북한 문화교류국이 국내에 북한 사상을 확산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지시들이 담겼다. 충북 지역의 정치인, 청년, 농민, 노동자, 시민단체 인사 등 60여 명을 포섭해 북한 체제의 정당성을 선전하고 F-35A 도입 반대 운동을 벌이게 하라는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안당국은 이들 일당이 이 지령에 따라 ‘자주통일충북동지회’를 조직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정원 등은 이처럼 이들이 북한 공작원의 지령을 구체적으로 이행한 증거들을 확보해 간첩죄로 불리는 국가보안법상 목적수행 혐의 등을 적용했다. 이들은 또 옛 통합진보당 출신 인사들이 합류한 민중민주당(민중당)의 내부 동향과 4·15총선을 앞두고 언론에 공개되지 않는 정치권 정보 등도 북한 측에 보고해 달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매체 대표인 B 씨는 지난해 5월 민중당 충북도당위원장 출마를 선언하기도 했다. A 씨 등은 공안당국이 참고인 조사를 벌이자 이 사실을 텔레그램 문자메시지 등으로 공유하며 증거인멸도 시도했다. 이들은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새것으로 바꿔 연락을 취하기도 했다. 국정원 등은 2일 청주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수사 과정에서 증거를 인멸하려 했다”며 구속 필요성을 강조했고, 법원도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3명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하지만 A 씨 등 4명 측 변호인은 “피의자가 없는 상태에서 일부 압수수색이 이뤄졌고 USB메모리의 주인이 누군지도 확인이 안 됐다”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대한변호사협회(대한변협)가 5일 로톡 가입 변호사 2855명 등 법률 플랫폼에 가입한 변호사들에 대한 징계 조사에 착수했다. 로톡 측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최악의 결정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시대착오적이며 부당한 징계”라고 반발했다. 대한변협이 향후 징계를 완료할 경우 소송전이 벌어지는 등 혼선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변호사법 위반” vs “이미 불기소된 사안” 대한변협은 보도자료를 통해 “5일부터 (로톡 등) 온라인 법률 플랫폼 가입 변호사들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고 향후 절차를 거쳐 법 위반의 경위, 기간 및 정도 등에 따라 징계위원회에서 징계 수위 등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한변협은 서울지방변호사회(500여 명)와 대한변협 법질서위반감독센터(1440여 명)에 진정이 접수된 변호사들이 징계 대상이라고 밝혔다. 개정된 대한변협 규정은 변호사가 아닌 자에게 변호사의 광고·홍보·소개를 의뢰하는 행위를 금지해 로톡 등에 가입한 변호사들을 징계할 수 있게 했다. 네이버 다음 등 포털 사이트에 등록하는 키워드 광고나 유튜브를 통한 광고는 징계 대상이 아니다. 대한변협은 로톡의 사업 모델이 ‘변호사가 아닌 자에 의한 사건 알선’에 해당해 변호사법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한변협은 “법률 플랫폼의 실상은 현행법이 변호사와 비변호사 모두에게 철저히 금지하고 있는 변호사중개업을 ‘온라인’이라는 틀에 적용한 것이며 실질적으로는 온라인 브로커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로톡 측은 “대한변협은 사실 왜곡과 날조를 멈춰 달라”고 반박했다. 로톡은 “변호사법을 엄격히 준수하고 있다”며 “과거 대한변협과 서울변호사회가 고등검찰청에 항고하면서까지 ‘(로톡의) 불법성’을 주장했지만 검찰로부터 ‘추측에 불과한 일방적 주장’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로톡은) 불기소됐다”고 밝혔다. 경찰도 지난달 로톡과 유사한 플랫폼인 ‘네이버 엑스퍼트’에 대해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변호사 10명 중 1명이 징계 대상… 혼선 예고 로톡과 네이버 엑스퍼트 등 법률 플랫폼 가입 변호사는 현재 3000여 명으로 추산된다. 로톡은 이달 3일 기준 2855명의 변호사가 가입 중이라고 밝혔고, 네이버 엑스퍼트는 400여 명의 가입 변호사가 활동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전체 변호사 3만여 명의 10%에 달하는 만큼 징계가 현실화되면 법조계 내부 갈등과 혼선이 심해질 수도 있다. 로톡에서 활동하던 A 변호사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로톡을 활용해 사건을 수임하고 있었는데 당장 대안이 없어 탈퇴하지는 못하고 휴면 계정으로 돌렸다”며 “경과를 지켜보다가 탈퇴하려고 한다”고 털어놨다. 대한변협은 징계 착수가 로톡 등에 가입한 변호사들을 탈퇴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징계 절차가 완료되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진정이 접수된 경우 조사위원회와 징계위원회를 거쳐 징계 수위를 결정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실제 징계를 받은 변호사가 나올 경우 행정법원에 “징계를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내거나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도 있다. 로톡은 “징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변호사들을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로톡 측은 올 5월 말 대한변협 규정이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헌재에 헌법소원을 제기했다.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국가정보원과 경찰이 스텔스 전투기 F-35A 도입 반대 운동을 한 충북 청주 지역 활동가들을 흔히 간첩죄로 불리는 국가보안법상 목적수행 혐의의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 중인 것으로 5일 밝혀졌다. 국가보안법 4조의 목적수행 혐의는 반국가 단체의 지령을 받은 사람이 국가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반국가 활동을 수행할 때 적용된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정원 등은 청주 지역 활동가 A 씨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 및 회합통신, 편의제공 혐의 외에 목적수행 혐의를 적시했다. 국정원 등은 올 5월부터 A 씨 등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해 휴대용 저장장치(USB메모리)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USB메모리에는 A 씨 등이 북한 대남공작 부서인 문화교류국(옛 225국) 공작원과 주고받은 ‘지령문’과 지령을 수행한 뒤 결과를 보고한 ‘보고문’, ‘김일성 주석 충성서약문’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A 씨가 중국 선양에서 활동비 2만 달러를 수수했으며, B 씨 등이 북한 공작원과 접촉한 사진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 등은 ‘F-35A가 도입되니 주민들과 반대 활동을 전개하라’는 북한 공작원의 지령을 받고, 1인 시위나 반대 서명 운동 등을 한 뒤 이를 북한 공작원에게 다시 보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청주지법은 2일 영장이 청구된 4명 중 3명에 대해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검찰 관계자는 “북한과 직접 연락하고 지령을 수행했다는 확실한 증거를 확보한 경우에만 적용하는 혐의”라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사건을 수사하면서 목적수행 혐의를 적용하는 사례가 많지 않다. 2006년 북한 공작원에게 남한 내부 동향을 보고한 사실이 국정원에 적발됐던 이른바 ‘일심회’ 사건에서 목적수행 혐의가 적용됐다. 당시 국가 기밀을 북한 공작원에게 넘긴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일심회의 총책 장민호(미국명 마이클 장) 씨는 국가보안법 4조(목적수행)를 적용한 혐의 등이 대법원에서 유죄로 확정돼 징역 7년과 자격정지 7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장 씨 등이 북한의 지령을 받기 위해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북한 공작원을 만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구속영장이 기각된 C 씨는 국가보안법폐지국민행동 소속으로 올 5월 일심회 사건에 연루된 이정훈 4·27시대연구원 연구위원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자 구명운동을 했다. C 씨는 올 1월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탄핵을 촉구하는 내용의 광고를 일간지에 싣기 위한 모금 운동을 했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권기범 기자 kaki@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2019년 12월 시행된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법무부훈령)’을 법무부가 최근 개정하면서 수사 정보 유출로 의심되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각 지방검찰청 인권보호관이 내사할 수 있다는 조항을 신설한 것으로 4일 밝혀졌다. 수사 정보 유출 의혹을 단순히 진상조사 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형법상 피의사실 공표 혐의로 수사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법무부는 개정안을 최근 대검찰청에 보내 9일까지 일선 검사들의 의견을 취합해달라고 요구하는 등 규정 개정을 강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정보 유출 의심’만으로 내사 가능 법무부가 대검을 통해 일선 검찰청에 전달한 개정안에는 각 검찰청 인권보호관이 ‘수사 정보 유출’로 의심되는 세 가지 상황에서 내사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공보 담당자가 아닌 사람이 수사 정보를 의도적으로 유출한 것으로 의심되거나 △담당 수사 검사 등이 사건의 본질적 내용을 의도적으로 유출한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 △사건 관계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할 가능성이 큰 경우 등이다. 수사 상황 관련 언론보도에 대한 사건 관계인 등의 진정서가 접수된 때에도 인권보호관이 진상조사에 나설 수 있다. 진상 조사를 마친 뒤 인권보호관은 결과를 검사장에게 보고하고, 검사장이 감찰 등 조치를 취하게 된다. 법무부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재임 당시 관련 규정이 제정된 이후에도 검찰 수사 과정에서 피의사실 공표 등으로 인한 인권침해 논란이 지속적으로 발생했다며 규정 개정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지난달 14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검사가) 수사 동력 확보를 위해 여론몰이식으로 흘리는 행위를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박 장관이 언제든지 ‘피의사실 유포 의혹’을 이유로 수사팀을 조사하고, 휴대전화 통화 내역 등을 제출받을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하려는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특히 수사 정보 유출에 대한 내사가 가능해진 것에 대한 검찰 내부 반감도 적지 않다. 통상 사건이 첩보 등을 통한 내사로 시작해 정식 수사로 전환되는 만큼 언제든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어 “잠재적 피의자 취급을 하는 것이냐”라는 불만이 나온다. ○ 檢 내부 “권력 비리 수사팀 협박, 탄압용 개정” ‘수사 정보 유출이 의심되는 보도’라는 내사 착수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 검사는 “정권 실세가 연루된 사건의 경우 검찰도 수사에 나서지만 언론도 자체 취재를 한다”며 “언론이 수사와 관련된 내용을 보도했다는 이유만으로 언제든지 담당 수사팀을 내사하겠다며 탄압할 길이 열리는 것”이라고 했다. 부장검사 출신의 변호사도 “‘피의사실 유포’ 의혹으로 진상조사를 받는 수사팀은 면담, 각종 자료 제공 등으로 시간을 많이 빼앗길 수밖에 없다”며 “그동안 수사는 ‘올스톱’ 되고 결국 동력을 잃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검찰 안팎에선 이번 개정안이 인권보호관 제도 도입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법조인은 “구속영장 청구를 앞둔 피의자를 면담하는 인권보호관은 검사가 아닌 제3자 시각에서 수사 도중 발생할 수 있는 인권침해 사안을 살피는 역할을 한다”며 “그런 인권보호관에게 돌연 ‘피의사실 유포 혐의’ 수사를 하라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인권보호관 업무 경험이 있는 한 법조인은 “사문화될 수밖에 없는 조항”이라며 “인권보호관의 고유 업무가 많고, 산하 인력이 적어 내사할 여력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1호 사건’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해 검찰의 승인 없이 불기소 처분할 수 있는지를 두고 대립하면서 두 기관이 충돌하는 분위기다. 공수처는 판사, 검사와 경무관 이상 경찰관에 대해서만 기소할 수 있어 조 교육감에 대해선 검찰에 기소를 요구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공수처가 자체적으로 불기소 처분할 수 있는지, 기소 요구 이후 검찰의 보완 수사 지시에 따라야 하는지 등 두 기관의 의견이 달라 갈등의 불씨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공수처 검사도 검사” vs “기소권 없는 사건에선 경찰” 공수처 수사2부(부장검사 김성문)는 지난달 27일 조 교육감을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고 이달 중순까지 조 교육감 변호인으로부터 혐의에 대한 의견서를 받기로 했다. 공수처는 변호인 의견서까지 검토한 뒤 조 교육감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가 검찰에 기소를 요구할 경우 검찰이 공수처에 ‘보완 수사’를 요구할 수 있는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공수처는 “공수처 검사도 헌법재판소에서 국가기관인 ‘검사’로 인정받았다”며 “소속 검사를 사법 경찰관으로 전제하고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에 응해야 한다는 주장은 공수처법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검찰 내부에서는 “공수처 검사는 기소 권한을 가진 사건에서는 검사와 같고, 기소 권한이 없는 사건에선 경찰과 같다”며 “기소권이 없는 조 교육감 사건에선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에 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조 교육감 사건을 공수처가 자체적으로 불기소 처분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검찰은 “기소와 불기소 권한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기소권이 없는 사건은 공수처가 ‘기소’ ‘불기소’ 의견을 달아 검찰로 보내야 한다”고 했다. 공수처는 올 5월 21일 검찰, 경찰, 해경, 국방부 검찰단 등과 함께 ‘5자 협의체’를 꾸려 이견을 좁히겠다고 밝혔지만 75일째인 3일 현재 회의 일정도 정하지 못한 상태다. 공수처 관계자는 “(5자 협의체 구성) 제안을 했지만 다른 기관에서 별다른 반응이 없다”고 했다. 검찰, 경찰은 공수처로부터 회의 일정과 관련한 공문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형사소송법학회장인 정웅석 서경대 교수는 “엉성하게 법을 만들다 보니까 생긴 문제인 만큼 국회가 입법을 통해서 정리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이성윤 조건부 이첩’ 논란부터 갈등 이어져검찰과 공수처는 올 1월 공수처 출범 직후부터 사사건건 부딪쳤다. 특히 공수처가 올 3월 이성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의 ‘불법 출국금지 수사 외압’ 사건을 “수사 여력이 없다”는 이유로 검찰로 돌려보내면서 “공수처가 전속 기소권을 갖는 사건이므로 수사 후 사건을 송치하라”고 요구한 게 갈등의 발단이 됐다. 검찰은 공수처의 주장에 대해 “해괴망측한 논리”라고 공개 반박한 뒤 이 지검장을 직접 기소했다. 법원은 올 6월 ‘불법 출금’ 혐의를 받는 이규원 검사의 재판에서 “검찰의 공소 제기가 위법하다는 명확한 근거를 찾지 못했다”며 검찰에 판정승을 내렸다. 두 기관의 팽팽한 신경전에는 서로를 향해 칼을 겨누고 있는 상황도 반영돼 있다. 공수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윤대진 검사장, 김형준 전 부장검사 등 전현직 검사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고, 검찰은 공수처의 이성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 특혜 조사 의혹과 허위 보도자료 작성 의혹 등을 수사 중이다. 공수처가 지난달 이규원 검사의 윤중천 면담보고서 허위 작성 의혹과 관련해 검찰총장 부속실을 압수수색한 것에 대해서도 검찰 내부에선 격한 반응이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유족 측 변호인이 “우리나라 어떤 남성도 박 시장의 젠더 감수성을 능가할 사람은 없었다”고 주장해 2차 가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박 전 시장 유족 측 정철승 변호사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 전 시장 관련 행정 소송과 형사 고소를 준비하면서 오마이뉴스 기자의 ‘비극의 탄생’을 읽고 있다”며 “어떤 남성도 박원순에게 가해졌던 젠더 비난을 피할 방도가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 변호사는 또 “박원순이 어떤 상황에서 누구와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런 일들이 어떤 식으로 박원순을 죽음으로 내몰았는지 상세히 알아야 한다”고 적었다. 정 변호사는 “비슷한 사건 같지만, 나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사건은 안 전 지사가 잘못했고, 나라면 그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박 전 시장 사건은 도저히 그렇게 자신할 수가 없다”고도 썼다. 정 변호사는 박 전 시장 유족이 국가인권위원회를 상대로 “박 전 시장의 언동을 성희롱으로 판단한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제기한 행정 소송의 법률대리를 맡고 있다. 이에 대해 피해자 측은 유감스럽다면서도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피해자 측 변호인 김재련 변호사는 지난달 29일 페이스북에 “행정 소송을 통해 실제 피해자가 입은 피해의 정도가 인권위가 발표한 내용보다 더 심각하고 중한 것이었음이 판결문 한 단락을 통해서라도 인정되길 바란다”는 글을 남겼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1호 사건’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해 검찰의 승인 없이 불기소 처분할 수 있는지를 두고 대립하면서 두 기관이 충돌하는 분위기다. 공수처는 판사, 검사와 경무관 이상 경찰관에 대해서만 기소할 수 있어 조 교육감에 대해선 검찰에 기소를 요구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공수처가 자체적으로 불기소 처분할 수 있는지, 기소 요구 이후 검찰의 보완 수사 지시에 따라야 하는지 등 두 기관의 의견이 달라 갈등의 불씨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공수처 검사도 검사” vs “기소권 없는 사건에선 경찰” 공수처 수사2부(부장검사 김성문)는 지난달 27일 조 교육감을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고 이달 중순까지 조 교육감 변호인으로부터 혐의에 대한 의견서를 받기로 했다. 공수처는 변호인 의견서까지 검토한 뒤 조 교육감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가 검찰에 기소를 요구할 경우 검찰이 공수처에 ‘보완 수사’를 요구할 수 있는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공수처는 “공수처 검사도 헌법재판소에서 국가기관인 ‘검사’로 인정받았다”며 “소속 검사를 사법 경찰관으로 전제하고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에 응해야 한다는 주장은 공수처법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검찰 내부에서는 “공수처 검사는 기소 권한을 가진 사건에서는 검사와 같고, 기소 권한이 없는 사건에선 경찰과 같다”며 “기소권이 없는 조 교육감 사건에선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에 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조 교육감 사건을 공수처가 자체적으로 불기소할 수 있느냐도 쟁점이다. 공수처는 “수사한 모든 사건에서 불기소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검찰은 “기소와 불기소 권한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수사처검사는 공소제기를 할 수 있는 범위의 사건에 한하여 불기소결정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공수처는 올 5월 21일 검찰, 경찰, 해경, 국방부 검찰단 등과 함께 ‘5자 협의체’를 꾸려 이견을 좁히겠다고 밝혔지만 75일째인 3일 현재 회의 일정도 정하지 못한 상태다. 공수처 관계자는 “(5자 협의체 구성) 제안을 했지만 다른 기관에서 별다른 반응이 없다”고 했다. 검찰, 경찰은 공수처로부터 회의 일정과 관련한 공문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형사소송법학회장인 정웅석 서경대 교수는 “엉성하게 법을 만들다 보니까 생긴 문제인 만큼 국회가 입법을 통해서 정리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이성윤 조건부 이첩’ 논란부터 갈등 이어져 검찰과 공수처는 올 1월 공수처 출범 직후부터 사사건건 부딪쳤다. 특히 공수처가 올 3월 이성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의 ‘불법 출국금지 수사 외압’ 사건을 “수사 여력이 없다”는 이유로 검찰로 돌려보내면서 “공수처가 전속 기소권을 갖는 사건이므로 수사 후 사건을 송치하라”고 요구한 게 갈등의 발단이 됐다. 검찰은 공수처의 주장에 대해 “해괴망측한 논리”라고 공개 반박한 뒤 이 지검장을 직접 기소했다. 법원은 올 6월 ‘불법 출금’ 혐의를 받는 이규원 검사의 재판에서 “검찰의 공소 제기가 위법하다는 명확한 근거를 찾지 못했다”며 검찰에 판정승을 내렸다. 두 기관의 팽팽한 신경전에는 서로를 향해 칼을 겨누고 있는 상황도 반영돼 있다. 공수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윤대진 검사장, 김형준 전 부장검사 등 전현직 검사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고, 검찰은 공수처의 이성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 특혜 조사 의혹과 허위 보도자료 작성 의혹 등을 수사 중이다. 공수처가 지난달 이규원 검사의 윤중천 면담보고서 허위 작성 의혹과 관련해 검찰총장 부속실을 압수수색한 것에 대해서도 검찰 내부에선 격한 반응이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고도예기자 yea@donga.com유원모기자 onemore@donga.com}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의혹’을 최초로 제기했던 한국수력원자력 직원이 “‘탈원전 반대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불법 사찰을 당했다”며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강창호 한수원 새울원자력본부 새울1발전소 노조 지부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인권위에 백 전 장관과 정재훈 한수원 사장 등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했다. 강 위원장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의혹을 공익 제보한 직원에 대해 산업부와 한수원이 사찰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헌법은 ‘모든 국민이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통신의 비밀을 침해받지 않는다’고 보장하고 있는데 이에 어긋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위원장은 2019년 12월 백 전 장관과 정 사장 등 11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앞서 검찰은 산업부 공무원들이 강 위원장 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작성한 것으로 의심되는 ‘한수원 노조 관련 동향 보고’ ‘한수원 노조 탈원전 인사 고소 동향’ 등 제목의 산업부 내부 문건을 확보했다. 산업부 김모 서기관은 감사원 감사를 하루 앞둔 2019년 12월 1일 오후 11시 24분부터 다음 날 오전 1시 16분까지 사무실 컴퓨터에서 이 문건들을 포함한 530건의 문건을 삭제했다. 김 서기관 등 3명은 감사를 앞두고 자료를 무단 삭제한 혐의(감사원법 위반 등)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인권위 진정 내용에는 강 위원장이 검찰 고발 직후 지난해 1월부터 한수원 본사로부터 지속적인 사찰을 당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지난해 2월 직위 해제된 강 위원장은 “한수원이 본사 법무팀 직원을 새울본부에 파견해 전화, 메시지 등을 통해 동향을 파악했고, 이를 바탕으로 ‘직위해제자 동향’ 문건을 작성하는 등 1년 가까이 (자신을) 전담했다”고 주장했다. 한수원은 “불법 사찰을 한 적 없고, 할 이유도 없다”고 밝혔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