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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부산에서 열린 한국 남자 농구대표팀의 FIBA 농구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예선 두 경기는 김상식 대표팀 감독(사진)의 시험대이기도 했다. 9월 허재 감독이 사퇴한 후 감독 대행 자격으로 대표팀을 이끌던 김 감독은 10월 정식 감독으로 취임했다. 3일 통화에서 그는 “솔직히 부담이 컸다. 프로 경기는 한 경기 지더라도 다음이 있지만 대표팀은 자칫 잘못하면 월드컵에 못 나갈 수 있는 것 아닌가. 좋은 결과를 내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심했다”고 털어놨다. 지난달 29일 레바논전과 2일 요르단전에서 연달아 승리한 대표팀은 2014년에 이어 2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10월 프로농구 개막부터 김 감독은 울산 창원 부산 등을 돌며 현장에서 선수들의 몸 상태를 확인했다. 그는 “양희종, 김선형, 이정현 등 국제대회 경험이 있는 선수들을 중용했다. 이들은 불리한 상황에서도 다시 분위기를 가져오는 방법을 안다. 경기가 어려워지면 결국 노련한 선수들이 해줄 거라고 믿었고 그게 어느 정도 통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표팀이 실전에서 보여준 ‘질식 수비’와 ‘뒷심 농구’는 김 감독의 구상이다. 최근 두 경기 모두 한국은 초반부터 다양한 수비 전술로 상대를 괴롭힌 뒤 후반 고득점으로 승기를 잡았다. 압박 수비에 당황한 요르단은 경기 시작 4분 20여 초가 흐를 때까지 1득점도 올리지 못했다. 레바논전에서는 전반까지 27-35로 밀렸지만 후반 57득점을 몰아치며 역전승을 거뒀다. 김 감독은 “방문경기를 치르는 상대 선수들은 체력 면에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대표팀은 각자 팀에서 꾸준히 운동을 해온 선수들이다.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 온 선수들이기 때문에 연습량을 조절해 체력을 아껴주고 결정적인 순간에 힘을 쏟도록 했다”고 말했다. 현역 시절 ‘이동 미사일’이란 별명과 함께 화끈한 외곽슛으로 유명했던 김 감독은 남은 예선 2경기와 8월 월드컵 본선 등을 앞둔 대표팀의 과제로 몸싸움과 리바운드를 꼽았다. “레바논과 요르단을 상대로 초반 몸싸움이 밀리며 리바운드를 많이 놓쳤다. 상대 체격이 좋다고 해서 움츠러들 필요는 없다. 다음 경기부터는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부딪치는 태도를 주문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SK 유격수 김성현(31·사진)은 지난달 20일 태어난 둘째 아이를 안아본 지 하루 만에 일본 가고시마행 비행기에 올랐다. 10월 28일 시작해 한창 진행 중이던 구단의 마무리캠프에 돌아가기 위해서다. 김성현은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뒷받침한 뒤 캠프에 참가했다. 시즌이 끝나고 열리는 마무리캠프에는 보통 유망주급 어린 선수들이 참가한다. 하지만 프로 11년차 김성현은 정규시즌 135경기에 포스트시즌 11경기까지 빈틈없는 일정을 소화했지만 휴식을 마다하고 가고시마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지난달 30일 캠프를 끝내고 귀국한 김성현은 2일 통화에서 ‘아내가 서운해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이해해줬다. 정말 고마운 일”이라며 멋쩍게 웃었다. 그는 “솔직히 쉬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래도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먼저였다. 쉬기 전에 내년에는 어떻게 야구를 할지 정리해두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성현은 포스트시즌 11경기에서 31타수 9안타(타율 0.290)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주전 유격수로서 10경기에 선발 출장해 호수비로 마운드의 어깨를 가볍게 하기도 했다. 하지만 깔끔하진 못했다. 그는 가을야구에서 중요한 순간 실책 4개를 기록했다. 그는 “(마무리캠프에서) 기본기를 처음부터 다시 다졌다. 특히 수비에서는 ‘프로 선수니까 당연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놓치고 있는 게 많다. (공을) 받고 던지고 치고 달리는 모든 부분을 재점검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김성현이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은 데에는 미래의 유격수 자원으로 꼽히는 젊은 후배들의 등장도 한몫했다. 7월 LG에서 이적한 뒤 공수 양면에서 활약한 2루수 강승호(24)는 염경엽 신임 감독의 구상에 따라 마무리캠프에서 유격수 훈련을 했다. 여기에 고졸 내야수 최대어로 주목을 받은 김창평(18)이 2차 드래프트로 합류했다. 그럼에도 염 감독은 “내년 시즌 개막전 유격수는 김성현이다. 한국시리즈 우승하는 데 김성현이 큰 역할을 했다”며 믿음을 보냈다. 김성현은 “믿음에 당연히 보답해야 하는 게 선수의 몫이다. 마무리캠프에서 배운 것들을 잊지 않고 잘 준비해서 스프링캠프에 최상의 컨디션으로 임하고 싶다”고 말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이 내년 중국에서 열리는 농구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다. 2014년 스페인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월드컵 진출이다. 한국은 2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중국 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예선 2라운드 E조 조별리그 요르단과의 경기에서 88-67로 이겼다. 경기 내내 한 번도 리드를 내주지 않은 끝에 6연승을 달렸다. 이날 승리로 8승 2패(조 2위)를 기록한 한국은 남은 예선 2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조 4위 안에 들게 돼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조별로 상위 3개 팀까지 본선에 오를 수 있지만 E조에서는 중국이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권을 확보해 4위까지 본선에 오른다. 이날 이정현은 19득점 6리바운드로 폭발했고 라건아는 13득점 16리바운드로 더블 더블을 기록하며 골밑을 지켰다. 공격을 이끈 김선형도 3점슛 2개 포함 10득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제 몫을 했다. 이정현은 “전반에는 단발성 공격이 많고 템포가 빨라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다. 후반부터 공간을 벌리고 공을 많이 만지면서 2 대 2를 통해 기회를 많이 만들고자 했는데 그게 통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반까지 32-30으로 팽팽한 싸움을 이어간 한국은 3쿼터부터 집중력을 발휘해 달아나기 시작했다. 양희종이 속공 득점에 이어 3점슛을 터뜨렸고 오세근이 상대 파울을 유도해 자유투 포함 3점 플레이에 성공하며 10점 이상 앞섰다. 3쿼터 중반 빠른 공격을 앞세운 요르단이 반격에 나섰으나 이정현과 김선형의 3점슛이 연달아 터지며 리드를 이어갔다. 승기를 잡은 한국은 4쿼터에만 31점을 몰아 넣으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한국은 4쿼터 내내 다양한 수비 전술로 요르단을 압박했다. 체격 좋은 요르단 선수들이 거친 몸싸움을 걸어 왔지만 한국은 쉽게 밀리지 않았다. 올 시즌 KBL이 FIBA 규정을 도입해 몸싸움에 어느 정도 관대해지면서 이에 적응한 한국 선수들은 요르단의 압박을 지능적으로 헤쳐 나가며 오히려 상대 파울을 유도했다. 상대 ‘원투펀치’ 다 터커와 자이드 압바스는 3쿼터까지 각각 파울 3개와 4개를 범해 파울 트러블로 움직임이 무뎌졌다. 지난달 29일 레바논전 극적인 승리 이후 펼쳐진 이날 경기에는 레바논전(1900여 명)에 비해 1000명 이상 늘어난 3100여 명의 관중이 찾았다. 경기 후 이정현은 “선수들이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홍보를 많이 했다. 부산 농구 팬분들이 경기장을 많이 찾아주셨다. 더 찾아주시면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며 웃었다. 부산=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이 라이벌 KB스타즈를 꺾고 올 시즌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우리은행은 29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KB스타즈와의 방문경기에서 61-56으로 승리해 개막 후 8연승을 질주했다. 미리 보는 챔피언결정전으로 관심을 모은 이날 경기에서 우리은행은 단독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올 시즌 2패를 모두 우리은행에 당한 KB스타즈는 6승 2패로 2위에 머물렀다. 우리은행의 ‘방패’가 KB스타즈의 ‘창’을 부러뜨렸다. 앞선 7경기서 평균 73.3득점(1위)으로 강한 공격력을 보이던 KB스타즈지만 최소 실점(53.0점)을 기록한 우리은행의 단단한 수비 앞에 답답한 흐름이 계속됐다. 특히 외국인 선수를 투입할 수 없는 2쿼터 176cm 김소니아는 193cm 박지수와의 매치업에서 압도적인 신장 차이에도 불구하고 끈질긴 박스아웃으로 골밑을 내주지 않았다. 이날 7득점에 그친 박지수는 턴오버 7개를 기록하며 무너졌다. 공격에서 우리은행은 전반에만 12개 중 6개의 3점슛을 몰아넣으며 일찌감치 점수 차를 벌렸다. 전반에만 3점슛 1개 포함 14득점으로 초반 기선 제압을 이끈 박혜진은 19득점 4리바운드 4어시스트 3스틸로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했다. 김정은과 최은실은 나란히 3점슛 3개씩을 꽂아 넣으며 우리은행에 힘을 보탰다. 크리스탈 토마스는 13득점 11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토마스를 상대한 KB스타즈 카일라 쏜튼은 15점을 기록했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실책을 범해 아쉬움을 남겼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김정은이 쏜튼을 잘 막았다. 최근 박지수의 활약이 좋아 준비를 했는데 협력수비로 턴오버를 잘 유도했다. 김소니아가 힘이 아닌 스피드로 (수비를) 잘 풀어 나갔다”고 말했다. 청주=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현대)모비스 이겨봐야죠.” 프로농구 KT 양홍석(21)이 눈을 빛냈다. 단독 2위로 올라선 KT는 이번 시즌 현대모비스를 상대로만 승리가 없다. 평소 서글서글 웃는 인상의 양홍석이지만 28일 수원 KT 체육관에서 인터뷰 도중 모비스를 언급할 때만큼은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휴식기가 끝난 뒤 바로 모비스와 경기가 있다. 강팀이지만 최근 우리 팀의 상승세라면 충분히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양홍석의 자신감만큼이나 지난 시즌 꼴찌 KT의 최근 기세는 매섭다. KT는 서동철 감독 부임 이후 3점슛 비율(경기당 평균 11.2개·1위)을 높이는 ‘양궁농구’로 팀 컬러를 바꿨다. 양홍석은 향상된 외곽 슛 능력을 바탕으로 KT의 상승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시즌 44경기에서 32개의 3점슛을 성공시킨 그는 이번 시즌에는 18경기 만에 23개의 3점슛을 성공시켰다. 공격 루트가 다양해지면서 득점력도 높아졌다. 지난 시즌 평균 7.6득점(4리바운드)을 기록한 그는 이번 시즌 평균 11.8득점(5.9리바운드)을 기록 중이다. KT가 7년 만에 5연승을 확정지은 25일 KCC와의 안방경기에서 23점을 터뜨렸다. 23일 SK전에서는 이번 시즌 한 경기 개인 최다인 5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양홍석은 “감독님께서 요즘 슛이 잡힌 듯하니 자신 있게 쏘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기회가 날 때마다 던졌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양홍석은 실력 향상의 비결로 매일 쓰는 ‘농구 일지’를 꼽았다. 경기가 끝나고 숙소에 돌아오면 자정에 가까운 늦은 시간이지만 그는 아쉬웠던 점과 지적받은 내용을 공책에 적는다. “중학교 때 코치님이 시켜서 쓰기 시작했어요. 그때는 귀찮아서 쓰다 말다 했는데 프로에 오니까 반드시 필요하겠더라고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면 점점 출전 기회가 줄어들어요. 그래서 꼭 적어놓고 고치려고 하죠.” 최근 일지의 가장 많은 지분(?)을 차지하는 영역은 수비다. 그는 “KCC전에서 브라운에게 너무 기회를 많이 줬다. 좀 더 적극적으로 패스를 차단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자신의 플레이를 돌아봤다. 그래도 양홍석은 수비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몸싸움이 좋아져 지난 시즌 4.0개였던 경기당 평균 리바운드가 5.9개로 늘었다. 올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서 3 대 3 농구 대표로 은메달을 따내며 신체 조건이 좋은 외국 선수들과 싸워본 경험이 도움이 됐다. 양홍석은 올 시즌 목표로 ‘30%대 후반의 3점슛 성공률’을 꼽았다. 현재 성공률은 33.3%다. 그는 “지난 시즌(30.8%)에 비해 좋아졌지만 만족스럽지 않다”며 “슛이 좋아야 상대에게 위협적인 선수가 될 수 있다. 레이 앨런처럼 외곽에서 볼을 잡는 순간 집중적으로 수비를 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수원=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민족 고유의 스포츠 씨름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계기로 중흥을 맞이할 수 있을까. 씨름은 26일 아프리카 모리셔스에서 열린 제13차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 간 위원회에서 남북 공동으로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1980, 90년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스포츠 씨름은 1997년 외환위기 영향으로 쇠락의 길을 걸었다. 정인길 대한씨름협회 씨름발전기획단장은 “당시 씨름단은 야구 축구에 비해 적은 비용으로 창단할 수 있어 중소기업이 운영을 맡는 경우가 많았다. 외환위기로 경영이 어려워진 기업들이 지원을 끊으면서 하나둘 해체 수순을 밟은 것”이라고 말했다. 2000년대 초 이종격투기가 대대적인 인기를 끌면서 씨름에 대한 관심은 점차 줄어들었다. 화려한 기술씨름보다는 체중이 무거운 선수들이 지루한 힘 싸움을 펼치는 모습이 반복되면서 팬들이 하나둘 떠나갔다. 유네스코 등재가 문화체육관광부 씨름 예산 증액 등 직접적인 지원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씨름에 대한 관심을 끌어모으는 간접적인 효과는 충분할 거라는 게 씨름협회의 설명이다. 씨름협회는 2012년 제정된 씨름진흥법에 따라 매년 문체부로부터 예산을 지원받는다. 올해는 약 40억 원을 받았다. 정 단장은 지원 예산의 주된 사용처로 ‘민속씨름단(프로) 창단’과 ‘경기 수 늘리기’를 들었다. 현재 남자 19개, 여자 6개인 실업팀을 점차 민속씨름단으로 전환해 예전의 인기를 되살린다는 게 씨름협회의 구상이다. 정 단장은 “시범 경기 형식으로 17개 시도에서 19개 팀이 참가하는 지역장사씨름대회를 계획하고 있다. 총 5개 대회 20경기를 치른다. 시범 경기가 마무리되면 지자체 5, 6개 팀이 프로로 전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후 2020년까지 민속씨름 경기를 현재 12경기에서 50경기까지 늘려 리그화를 추진한다. 스포츠토토 사업에도 합류해 수익을 창출하는 등 자생력을 키울 계획이다. 씨름협회는 2000년 남북 정상회담 이후 논의가 끊겼던 남북 친선경기도 계획 중이다. 정 단장은 “북측과 구체적인 논의를 해야겠지만 이르면 다음 달이나 내년 1월쯤이 될 것 같다. 유소년팀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교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더스틴 니퍼트(37·KT), 헨리 소사(33·LG) 등 KBO리그를 빛내던 장수 외국인 투수들을 내년에는 볼 수 없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니느님(니퍼트+하느님)’이라는 별명까지 붙은 니퍼트는 KT와의 결별이 유력하다. 올 시즌을 9위로 마무리한 KT가 외국인 투수 두 명을 모두 교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기 때문. 19일 우완 라울 알칸타라(26)와 65만 달러(약 7억3300만 원)에 계약한 KT는 현재 보스턴 소속 윌리엄 쿠에바스(28)와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장수 외국인 선수 니퍼트는 8시즌을 뛰는 동안 통산 102승을 거둬 외국인 투수로서는 처음으로 통산 100승 고지를 밟았다. 두산 시절인 2016년에는 22승으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와 한국시리즈 MVP를 동시 수상했다. 니퍼트는 올 시즌도 8승 8패 평균자책점 4.25로 제몫을 했다. 퀄리티스타트 20회는 두산 조쉬 린드블럼(21회)에 이어 리그 2위다. 하지만 30대 후반의 많은 나이와 잦은 부상 경력 등이 결별 사유로 꼽힌다. KIA와 넥센, LG를 거치며 KBO리그에서 7시즌을 뛴 헨리 소사도 LG와 재계약이 무산됐다. LG는 타일러 윌슨(29)과 재계약했고 우완 케이시 켈리(29)를 새로 영입했다. 150km 강속구를 가진 소사는 KBO리그에서 통산 68승 평균자책점 4.32의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30경기 이상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 그는 올해 9승 9패 평균자책점 3.52를 기록했지만 9월 고관절 부상 이후 후반기 평균자책점이 6.06으로 치솟는 등 기복이 있었다. 여기에 올해부터 외국인 선수에 대한 소득세율이 최대 42%까지 치솟은 것도 재계약에 걸림돌이 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적 선수들은 한미 이중 과세 방지 조약으로 세금을 다소 감면받을 수 있지만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소사는 양국에 소득세를 내야 해 부담이 크다. 올해 6월 넥센과 계약하며 KBO리그에 복귀한 에릭 해커(35) 역시 재계약이 불발됐다. 2013년부터 NC에서 활약한 해커는 2017년 재계약에 실패한 뒤 올해 넥센 유니폼을 입고 14경기서 5승 3패 평균자책점 5.20으로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힘을 보탰다. 시즌 종료 후 넥센은 선발진에 우완이 많은 점을 고려해 좌완 에릭 조키시(29)를 새 외국인 선수로 택했다. 이들은 30대 중후반의 적지 않은 나이와 부상 전력 등으로 타 구단 ‘재취업’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외국인 투수를 뽑지 않은 삼성 관계자는 “재계약이 불발된 선수들을 영입할 가능성은 낮다. 건강한 젊은 선수를 찾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고려대 졸업반 포워드 박준영(195cm)이 예상을 깨고 전체 1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박준영은 26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에서 1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던 KT 서동철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당초 최고 루키 후보로는 대학리그에서 평균 18.5득점, 6.1리바운드, 5.1어시스트를 기록한 가드 변준형(동국대 4학년)이 꼽혔다. 서동철 감독은 “코칭스태프와 난상토론을 했다. 지난해 가드 허훈과 포워드 양홍석을 뽑았기 때문에 올해는 센터 자원 쪽을 확보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서 감독은 또 “박준영이 센터치고는 신장이 작긴 하지만 공격에서는 작은 신장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봤다. 수비 쪽은 훈련시키는 게 저희 몫이다. 기존 센터진과는 또 다른 색의 옵션이 될 것이다. 적응하는 대로 투입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준영은 “주위에서 최악의 세대라고 하시는데 최악의 세대인 저 박준영이 KBL 최고의 선수가 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가드진 공백을 겪고 있는 KGC 김승기 감독은 1순위 같은 2순위 변준형을 선발했다. 김 감독은 “KT도 그쪽에서 필요한 선수 뽑았고 우리도 아주 그냥 러키”라며 “다행히 (국가대표 브레이크로) 당분간 경기가 없기 때문에 연습해보고 몸 상태만 좋으면 바로 투입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날 지명을 받은 선수들은 3라운드 시작 시점(12월 6일)부터 바로 프로 코트를 밟을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3순위로 만 19세 서명진(부산중앙고 3학년)을 뽑아 눈길을 끌었다.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농구 센스는 지금도 통할 듯한데 밸런스, 파워, 스킬이 얼마나 뒷받침되느냐에 따라 앞날이 달라질 것이다. 그건 훈련으로 계속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 대신 프로에 직행한 서명진은 “양동근 선배님의 마인드를 배우고 이대성 선배님을 롤모델 삼겠다”고 말했다. 이번 드래프트에서는 지원자 46명 중 절반이 안 되는 21명만 지명을 받았다. ‘거물급 흉년’이라는 평가 속 2라운드부터 지명 포기가 속출했다. 4라운드에는 전 구단이 연달아 지명 포기를 선언한 가운데 마지막 순번의 KT가 가드 이상민(조선대 4학년)을 지명했다. 이상민은 “포기하고 있었는데 주변에서 제가 불렸다고 하더라. 머리가 하얘졌다. 무대에서 무슨 얘기를 하고 내려온 줄도 모르겠다. 엄마가 많이 울고 계시던데 오늘부터는 늘 웃게 해드리겠다”며 감격스러워했다. 한편 1, 2순위 지명권을 행사한 KT와 KGC 는 이날 드래프트 직후 가드 박지훈(KT)과 포워드 한희원, 가드 김윤태(이상 KGC )의 1 대 2 트레이드를 발표했다.임보미 bom@donga.com·조응형 기자}

씨름은 지역별 개성을 간직한 채 보존돼 현재까지 160종이 전해지고 있다. 현대 씨름의 형태가 갖춰진 것은 일제강점기 때인 1927년부터다. 당시 창설된 조선씨름협회에서 전국대회를 추진하면서 허리와 다리에 샅바를 매는 통일된 규칙을 도입했다. 이전까지 함경도, 평안도 일대에서는 다리에만 띠를 두르는 ‘바씨름’, 경기·충청지역은 허리에 띠를 매는 ‘띠씨름’, 경상·전라도 지역에서 유행한 샅바를 사용하지 않는 ‘민둥씨름’ 등으로 나뉘어 있었다. 광복 이후 70년 이상 분단이 지속되면서 남북의 씨름도 다른 모습으로 발전했다. 북한에서는 모래판이 아닌 원형 매트에서 경기를 진행하고, 상의를 벗는 한국과 달리 상의를 입고 경기한다. 일어선 자세에서 샅바를 잡고 경기를 시작하는 것도 북한 씨름의 특징이다. 씨름 용어도 조금씩 다르다. 잡치기를 북한에서는 접치기로, 밭다리걸기는 빗장걸이로 부른다. 매년 추석을 앞두고 북한에서는 ‘대황소상 전국민족씨름경기’라는 전국 대회를 연다. 올해 열린 15차 대회에서는 몸무게 94kg의 김정수 선수(28)가 우승했다. 이만기 인제대 교수는 “북한 씨름은 선수들의 몸무게가 100kg 이하로 비교적 가벼워 기술 씨름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일부 차이를 빼고 기술이나 샅바를 매고 겨루는 방식은 똑같다. 심승구 한국체육대학 교수(한국사)는 “대구 출신으로 1930년대 조선 씨름의 최강자였던 나윤출(1912∼?)이 6·25전쟁 중 월북한 후 북한 씨름을 체계적으로 정립하면서 남북한의 씨름이 큰 차이가 나지 않게 됐다”고 설명했다. 유원모 onemore@donga.com·조응형 기자}

현대모비스 이대성(28)의 다리는 까지고 멍든 자국으로 가득했다.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가 무릎과 허벅지 곳곳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경기 때 루스볼 하나라도 더 따내기 위해 코트에서 몸을 사리지 않기 때문. “경기 끝나고 샤워할 때 물이 닿으면 (다친 걸) 알아요. 열심히 뛴 것 같아서 뿌듯하긴 합니다(웃음).” 이번 시즌 이대성이 공격과 수비에서 절정의 기량을 꽃피우고 있는 데는 이 같은 투혼도 작용하고 있다. 최근 4경기 평균 21득점(국내 1위)으로 활약 중인 그는 21일 오리온과의 경기에서 19득점으로 팀의 5연승을 이끌었다.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그는 매번 아쉬웠던 부분만 생각난다고 한다. “또 턴오버가 많았어요. 제가 지금 국내 선수 중에 턴오버 1위일 텐데… 3점슛도 자세가 흐트러졌어요. 슛 자세를 점프슛에서 세트슛으로 바꿨는데 아직 몸에 안 익은 것 같아요.” 이대성은 자타가 공인하는 지독한 연습벌레다. 유재학 감독을 비롯한 현대모비스 코치진이 “저러다 병나는 거 아니냐”며 걱정할 정도다. 이대성은 “습관일 뿐이다”라며 ‘혹사 논란(?)’을 단칼에 잘랐다. “나는 한계 이상으로 무리하지는 않는다. 운동을 안 하다가 갑자기 지금의 훈련량을 소화하면 무리가 오겠지만 꾸준히 페이스를 올려서 괜찮다. 오히려 훈련량이 적으면 불안하다. 사람마다 한계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야간 경기를 마치고 밤늦은 시각 숙소에 돌아왔지만 그는 다음 날 어김없이 오전 7시에 일어나 3점슛 훈련을 소화했다. “오늘은 늦잠 자서 500개밖에 못 쐈어요. 오후에 더 해야죠.” 경기가 없는 날 그는 오전 6시에 일어난다. 3점슛 300개를 림에 넣어야 아침을 먹으러 간다. 그러곤 다시 체육관으로 향해 3점슛 400∼500개를 더 쏜다. 이런 훈련 과정을 소화한 건 올여름부터다. 그는 “요즘은 농구를 사랑하게 된 것 같다. 누군가 마이클 조던에게 성공의 비결을 묻자 ‘농구를 사랑하면 된다’고 했다더라. 그동안 나는 농구와 싸우려고만 했던 것 같다. 잘하려고 하고 성공하려고 하다 보니 독기만 품게 됐다”고 말했다. 슬럼프가 찾아올 때면 책을 읽었다. 2014년 발목 부상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던 그는 군 생활 2년간 500권의 책을 읽기로 결심했다. 당시 앞으로의 농구 인생에 고민이 많았다는 그는 “농구는 평생 할 수 있지만 책을 읽을 시기는 군 시절뿐이라고 생각했다”며 “전역을 앞두고 운동하는 시간이 늘면서 목표는 채우지 못했지만 소설과 자기계발서 160권 정도를 읽었다. 다른 분야의 사람들이 성공하고 또 실패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간절함’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감명 깊게 읽은 책으로는 추바치 신이치의 ‘케냐 마라톤, 왜 빠른가’를 꼽았다. “케냐 마라톤 선수들은 가볍게 몸을 풀라고 해도 전력을 다해 경쟁한대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이기려 하는 순수한 승부욕이 있는 거죠.” SK 안영준의 부상으로 뒤늦게 국가대표팀에 합류한 그는 29일과 12월 2일 열리는 2019 농구월드컵 아시아 예선 레바논, 요르단전에 나선다. 190cm, 90kg으로 외국인 선수에게 밀리지 않는 체격을 가진 이대성은 “내 장점은 활동량이다. 국가대표에서 내 역할은 수비에서 최대한 압박해서 우리 공격 기회를 늘리는 것이다. 풀 코트 프레스 등 전진 수비에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대성에게는 올해 두 가지 목표가 있다. 첫째는 슛 정확도를 끌어올리는 것이다. 그는 “슛 성공률이 올라가면 상대 수비가 나에게 붙을 테고 그러면 우리 팀이 할 수 있는 플레이가 많아진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현대모비스의 ‘남은 경기 전승’이다. 그는 “내가 ‘전승한다’고 말한 뒤에 팀이 져서 징크스처럼 됐는데 나는 앞으로도 계속 남은 경기 전승한다고 말할 생각이다. 안 진다는 마음으로 해야 이긴다. 4패 하면 50승 4패가 목표고, 5패 하면 49승 5패가 목표다”라며 눈을 빛냈다.용인=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제러드 호잉(29)이 내년에도 한화 유니폼을 입는다. 11년 만의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끈 공을 인정받아 몸값이 70만 달러(약 7억9000만 원)에서 140만 달러(약 15억8000만 원)로 두 배로 뛰었다. 한화는 21일 “올 시즌 팀의 돌풍을 이끈 외국인 타자 호잉과 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 옵션 30만 달러 등 총액 14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한화와 계약한 호잉은 올 시즌 타율 0.306에 30홈런 110타점 23도루로 ‘복덩이’ 활약을 펼쳤다.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한 데 이어 30홈런-100타점도 달성해 팀 타선을 이끌었다. 역대 KBO리그 한 시즌 최다 2루타 신기록(47개)도 세웠다. 15일 새 외국인 투수 워윅 서폴드, 채드 벨과 계약한 한화는 호잉의 잔류로 내년 시즌 외국인 선수 구성을 일찌감치 마무리했다. 한편 LG는 새로운 외국인 투수로 우완 케이시 켈리(29)를 영입했다. 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옵션 10만 달러 등 총 100만 달러(약 11억3000만 원)로 신규 영입 외국인 선수 한도액을 꽉 채웠다. 켈리와 계약하면서 LG는 헨리 소사(29), 타일러 윌슨(29) 등 둘 중 한 명과 재계약을 포기해야 한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잠을 많이 못 잤어요. 어제 밤늦게까지 회식하고 1교시 수업 들어가느라(웃음)….” 20일 연세대의 대학농구리그 우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이정현(19·189cm)은 평범한 대학생으로 돌아갔다. 21일 전화 인터뷰 때 그의 목소리는 깊이 잠겨 있었다. “1차전부터 목감기 기운이 있었는데 경기 내내 소리를 질렀더니 지금은 목소리가 잘 안 나오네요.” 연세대는 안방 신촌캠퍼스에서 열린 대학농구리그 챔피언결정전(3전 2선승제) 2차전에서 고려대를 90-64로 꺾고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이정현은 17득점 3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챔피언결정전 1차전(33득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에 이어 다시 한 번 승리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특히 고려대에 37-38 역전을 허용한 뒤 맞이한 3쿼터에서 이정현은 속공과 중거리슛, 돌파를 연달아 성공했다. 이승현의 8득점 등 3쿼터에만 30득점을 한 연세대는 67-56으로 앞서며 승기를 잡았다. 이정현은 “전반에는 우리 팀다운 농구가 잘 안됐다. 수비 성공 이후 속공으로 쉽게 점수를 내는 게 우리 팀의 장점이다. 3쿼터 시작하면서 감독님께서 수비에 집중하면서 하나씩 해 나가자고 지시했고 그대로 따랐던 것이 좋은 공격 기회로도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정현은 자신과 이름이 같은 프로농구 KCC 이정현(31)을 롤모델로 꼽았다. 연세대 선배이기도 한 KCC 이정현은 졸업반이던 2009년 연세대를 농구대잔치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이정현은 “어릴 때부터 팬이다. 고향이 군산이라 전주에서 하는 KCC 경기를 자주 보러 갔다. 뛰어난 득점력과 센터와의 2 대 2 플레이는 정말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군산중, 군산고를 졸업한 이정현은 2년 전 17세 이하 국제농구연맹(FIBA) 세계선수권에서 평균 18.9득점 3.9어시스트를 기록해 한국의 8강 진출에 기여한 유망주였다. 최연길 MBC 해설위원은 “이정현은 최근 몇 년간 나온 또래 가드 중 가장 뛰어난 선수다. 체격과 기술, 담력까지 삼박자를 갖췄다”고 평가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볼넷이 많았던 게 제일 아쉬워요…. 친구들이랑 내기를 할 때도 절대 피하기 싫어하는 성격인데….” 프로야구 넥센 이승호(19)는 스스로에게 부족한 점을 한참 늘어놓았다. 태어나 처음 경험한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2경기서 7과 3분의 1이닝 동안 2실점(평균자책점 2.45)으로 호투했다는 사실은 이미 까마득히 잊은 듯했다. 20일 전화로 인터뷰한 그는 “체력이 안 돼서 후반에 공에 힘이 빠졌다. 겨울에 체력 훈련을 열심히 해서 100구를 지치지 않고 던질 수 있게 만들겠다”며 각오를 불태웠다. KIA와 한화를 꺾고 플레이오프에 오른 넥센은 SK에 2승 3패로 패해 한국시리즈에는 진출하지 못했지만 포스트시즌을 통해 유망주 이승호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승호는 지난달 31일 SK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무실점으로 4-2 승리를 견인했다. 팀이 1승 2패로 벼랑 끝에 몰렸지만 이승호는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지난해 KIA에 입단해 넥센으로 옮긴 그는 팔꿈치 수술로 올해 6월 처음 1군 마운드에 섰다. 그는 “경기 전에 많이 긴장했다. 그래도 ‘내가 아니라 누가 던져도 지면 끝’이라고 생각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결과가 어떻든 내 공만 던지자는 마음으로 마운드에 올랐다”고 말했다. 이승호는 이날 1회 볼넷을 연달아 내줬지만 최정, 로맥, 이재원으로 이어지는 SK 강타선을 삼진, 땅볼, 삼진으로 처리했다. 그는 강타자 최정이 타석에 들어서자 주눅 들기보다는 마음을 다잡았다. “정말 무서운 타순이었지만 그 순간에는 타석에 누가 서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당시 SK 힐만 감독은 “이승호가 정말 잘 던졌다. 카운트가 유리할 때나 불리할 때나 잘 싸웠다”며 칭찬했다. 이용철 KBS 해설위원은 “어린 선수가 큰 무대에서 위축되지 않고 잘 던졌다. 넥센으로서는 큰 수확이다. 내년이 더 기대되는 선수다”라고 평했다. 그를 오래 지켜본 한 스카우트는 “어릴 때부터 팔 스윙이 부드럽고 변화구에 대한 감각이 있었다. 타자를 가리지 않고 자신의 투구를 하는 담력도 큰 장점이다”라고 말했다. 이승호의 바깥쪽 체인지업은 우타자에게 주무기로 통한다. 이날 SK를 상대로 이승호가 잡은 삼진 5개 중 3개는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사용했다. 이승호는 “어릴 때부터 우상인 류현진 선배를 보며 체인지업을 잘 던지는 좌투수가 되고 싶었다. 어떤 공이든 힘들이지 않고 던지는 투구 폼은 정말 훔치고 싶다”고 말했다. 32경기 1승 3패 4홀드 평균자책점 5.60으로 데뷔 시즌을 마무리한 이승호에게는 아직 과제가 많다. 볼넷 비율을 줄이고 선발로 긴 이닝을 끌어갈 수 있도록 체력을 기르는 게 급선무다. 그는 “나도 모르는 뭔가를 감독님이 보셨기 때문에 올 시즌 1군에서 뛸 수 있었던 것 같다. 기대에 걸맞은 선수가 되도록 해야 할 일을 하다 보면 제구도 잡히고 체력도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넥센, 아니 히어로즈 복귀하며…” ○…“넥센…아니, 히어로즈로 복귀하면서….” 장타율과 출루율에서 2관왕을 차지한 박병호(사진)는 소감을 밝히다 팀 이름을 급히 정정했다. 구단 메인 스폰서가 넥센타이어에서 키움증권으로 바뀌는 것을 의식한 재치 있는 멘트에 관중석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는 “넥센타이어 대표님 감사합니다”라고 덧붙여 다시 한번 웃음을 자아냈다. ‘메이저리그에서 복귀한 3인방(박병호, 김현수, 황재균) 중 자신이 가장 잘했다’는 O× 질문에는 멋쩍은 듯 ‘O’라고 답했다. 그는 “3명이 복귀했는데 우리 팀이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기 때문에 내가 제일 잘한 것 같다”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김현수 “어부지리란 말에 상처” ○…“어부지리라는 말에 마음 아팠죠.” 타격왕 김현수는 9월 발목 인대 손상으로 시즌을 일찍 마감했다. 이후 타격왕 각축전을 벌였던 이정후(넥센)와 양의지(두산)의 타율이 떨어지면서 타율 1위를 지켰다. 이 과정에서 ‘경기에 나오지 않는 김현수가 어부지리로 타격왕에 올랐다’는 비난을 받았다. 그는 “나도 계속 나가는 선수가 받았으면 했다. 내가 상을 달라고 한 것은 아니지 않나. ‘(경기에) 나가서 타율을 떨어뜨려야 하나’ 하는 생각도 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해체위기 경찰팀 도와주세요” ○…“경찰야구단 해체 위기인데 많은 도움 부탁드립니다.” 퓨처스 북부리그 타율과 타점에서 2관왕을 차지한 임지열은 선수 모집을 중단한 경찰야구단을 언급하며 도움을 청했다. 그는 “2년 동안 경찰야구단에서 많은 기회를 얻어 좋은 성적을 냈다. 유승안 감독님이 좋은 기회를 주셨다. KBO와 정부에서 도와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매년 11월 해오던 선수 선발을 경찰청이 올해부터 하지 않기로 하면서 경찰야구단에는 선수 20명만 남게 됐다. 시즌을 치르기 위해서는 적어도 30명의 선수가 있어야 한다. 남은 선수들도 2019년 8월이면 모두 전역한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김)광현이 형이 올해는 마지막에 사인하라고 하더라고요.” SK 투수 김태훈은 연봉 협상을 언급하자 쑥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올 시즌 연봉 4000만 원을 받은 그는 “나는 원래 30초 만에 협상이 끝나는 선수다. 그냥 들어가서 이름 쓰고 나오면 됐다”며 웃었다. 하지만 SK 불펜의 간판으로 떠오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그는 “내가 올해 투수 고과 1위라고 들었다. 광현이 형이 투수 고과 1위 한 선수는 마지막에 사인하는 거라고 알려줬다”며 “구단에서 신경 써주시면 금방 할 수도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특유의 장난기 가득한 웃음과 함께였다. 김태훈은 올 시즌 보직을 가리지 않고 마당쇠 역할을 해냈다. 생애 첫 가을야구에서 11이닝 1실점 호투로 쌓아왔던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정규시즌 불펜 평균자책점 5.49(7위)로 취약했던 SK 불펜이 포스트시즌에서는 평균자책점 2.84로 5개 팀 중 가장 강했던 중심에는 김태훈이 있었다. 2009년 SK 1차 지명으로 기대를 모은 김태훈은 지난해까지 1군과 2군을 오가며 좀처럼 제 기량을 찾지 못했다. 군 복무 기간을 제외한 6시즌 동안 1군 등판 경기 수가 63경기에 불과했다. 지난해 시즌이 끝난 뒤 김태훈은 김광현에게 캐치볼 파트너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잘하고 싶어서 무작정 광현이 형을 찾아갔는데 너무나 흔쾌히 그러자고 했다. 한 달간 너무 신나서 매일 캐치볼을 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김광현의 특훈(?)으로 김태훈은 완전히 달라졌다. 직구 평균 구속 시속 140km대에 결정구가 없던 투수에서 평균 145km 직구에 가파르게 휘는 슬라이더를 갖춘 좌완 기교파 투수로 재탄생했다. 그는 “전에는 슬라이더를 던질 때 궤적에 집중했는데 광현이 형이 ‘직구는 160km로, 슬라이더는 170km로 던진다고 생각하고 더 세게 뿌려야 한다’고 알려줬다. 그렇게 던지다 보니 구속이 많이 늘고 움직임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강팀 두산을 마주한 한국시리즈 마운드에서 긴장도 많이 했다. 그는 가장 어려웠던 순간으로 한국시리즈 1차전 7회를 꼽았다. 팀이 5-3으로 앞선 7회 등판한 김태훈은 연속 안타와 볼넷으로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지만 오재일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은 뒤 김재호에게 병살타를 유도해 위기에서 벗어났다. “그때는 정말 운이 좋았다. 눈앞이 캄캄했다. 뭘 어떻게 해야 할지 감도 안 왔다. 그래도 더그아웃에 와서는 ‘일부러 그랬다’고 괜히 허세를 부렸다. 형들이 ‘변태냐’면서 어이없어했다.” 한국시리즈가 끝난 다음 날에는 아버지처럼 따르던 힐만 감독과 작별하면서 눈물을 삼켰다. 그는 “감독님께 인사드리러 갔더니 가방을 싸고 계셨다. 5월에 감독님이 ‘너는 제구만 잡히면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구위를 가졌다. 자신감을 가져라’라고 말해주셔서 정말 큰 힘이 됐다. 마지막으로 ‘이도저도 아닌 사람이었는데 야구 선수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겨울 스토브리그의 꽃인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열린다. 최대어로 양의지(두산), 최정(SK) 등이 꼽힌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7일 22명(신규 12명, 재자격 8명, 자격유지 2명)의 FA 자격 선수 명단을 공시했다. 해당 선수들은 19일 이내에 권리를 행사할 것인지 신청하고 KBO는 20일 최종 승인 선수를 공시한다. 승인 선수는 21일부터 10개 구단과 계약을 위한 교섭이 가능하다. 최고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공수 겸장 포수’ 양의지는 투수 리드, 프레이밍, 도루 저지 등 수비 능력뿐 아니라 공격에서도 타율 0.358(2위)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SK 3루수 최정은 두 번째 FA 대박을 기대한다. 올 시즌 타율은 0.244로 부진했지만 35개 홈런을 치며 거포 자존심을 지켰다. 2014년 4년 86억 원에 SK에 잔류한 최정은 4년 만에 다시 한번 대형 계약을 노린다. 젊은 포수 자원인 SK 이재원도 대어로 꼽힌다. 공격력을 갖춘 넥센 3루수 김민성과 FA 재수에 나선 한화 외야수 이용규도 준척급이다. 하지만 예년과 같은 FA 시장가격 폭등은 어려운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모든 구단이 선호하는 투수 FA가 거의 없는 데다 대부분 구단이 FA 영입보다 기존 선수를 키워 쓰려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포수가 약해 양의지 영입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 롯데와 KIA도 “내부 육성을 통해 포수 자원을 충족하겠다”고 밝혔다. 3루수 자원을 찾고 있는 LG 차명석 단장 역시 “FA보다는 트레이드 쪽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어급 투수는 눈에 띄지 않는다. 4년 전 FA 대박을 터뜨렸던 윤성환(삼성)과 장원준(두산)은 부진했다. 첫 FA를 얻은 노경은(롯데)은 9승 6패 평균자책점 4.08로 비교적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34세의 많은 나이가 걸림돌이다. 연내 도입은 무산됐지만 KBO가 프로야구선수협회에 제안한 FA 제도 변경안(FA 상한액을 4년 총액 80억 원으로 제한)도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선수협이 KBO 제안을 거절했지만 그 영향을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구단들 간에 시장 질서를 잡으려는 공감대가 형성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KBO는 투명성 강화를 위해 이면계약을 금지하고, 2019 시즌부터 FA를 포함한 모든 선수의 계약 사항을 계약서에 기재해 제출하도록 했다. 이를 어기는 구단에는 1차 지명권 박탈과 함께 제재금 10억 원을 부과한다. 해당 선수는 1년간 참가활동정지의 제재를 받는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의리! 의리! 의리!” 우승과 함께 SK를 떠나는 트레이 힐만 감독이 최항 정의윤과 팔 근육을 과시하는 듯한 ‘의리 포즈’를 선보였다. 지난해 팬들을 위해 배우 김보성 분장을 하고 응원단에 올랐던 힐만 감독이 이임식 자리에서 당시를 재연한 것. “오늘부터는 동료가 아닌 친구”라는 그의 말처럼 감독과 선수들은 장난을 치고 농담을 주고받으며 이별의 아쉬움을 달랬다. 15일 인천 문학경기장 그랜드 오스티엄에서 SK 힐만 감독과 염경엽 신임 감독의 이·취임식이 열렸다. 2016년 11월 SK 감독으로 취임한 힐만 감독은 부임 2년 만에 SK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선물했다. 그의 뒤를 이어 SK 단장으로 호흡을 맞췄던 염경엽 신임 감독이 취임했다. 힐만 감독에게 2년 전 처음 팀에 부임했을 때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해 보였다. “당시 숙소에서 주장 김강민, 전력분석팀과 오랜 시간 미팅했던 기억이 난다. 한국에선 서로 친해지는 과정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내가 다가가는 만큼 선수들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2년간 모든 순간이 행복했다”는 힐만 감독은 특유의 ‘소통 리더십’으로 선수들에게 늘 진심을 다했다. 경기 시작을 앞두고 30분간 배팅볼을 던지며 선수들의 상태를 확인했고 해야 할 말이 있을 때는 코칭스태프를 통하기보다 직접 면담을 택하기도 했다. 선수들을 비롯한 구단 관계자들이 전력을 다해 자신을 도와 한국 야구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는 그는 SK에 ‘홈런군단’ ‘선발야구’라는 색깔을 확립했다. 상대 타자에게 맞춘 적극적인 수비 시프트와 선발투수를 분석해 타순을 정하는 ‘데이터 야구’ 역시 그의 작품이다. 그는 “한 팀에 열정과 성취욕을 가진 선수들이 모이면 얼마나 빠른 시간 안에 성공으로 이어지는지를 배웠다. 변화가 필요할 때는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SK 선수들이 잘 따라줬다”고 말했다. 이번 정규 시즌 20경기를 남겨두고부터 특별한 카드를 만들었다. 그는 “매 경기 기억할 만한 내용을 적은 카드였다. 이번 시즌이 감독으로서 마지막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카드들에는 항상 즐겨야 한다는 내용을 썼다”고 말했다.사상 첫 한일 프로야구에서 모두 정상에 오른 사령탑이 됐지만 자신에 대한 평가는 겸손하기만 했다. 감독으로서 점수를 매겨 달라고 하자 그는 “50점이다. 우승은 내가 한 게 아니다. SK의 것이다. 구단 모든 이의 도움으로 좋은 결과가 있었다. 감독으로선 좋은 판단을 한 적도 있고, 나쁜 판단을 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후임 염 감독과 선수, 한국 야구에 대한 조언과 격려도 잊지 않았다. “염 감독은 스스로의 장점을 잘 살려 자기만의 방식으로 강하게 나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2년간 지내면서 얼마나 꼼꼼한 감독인지 잘 알고 있다.” 단장과 감독으로 지낸 2년에 대해서는 “첫해에는 순탄치 않은 부분도 있었다. 올 시즌을 함께하면서 좋은 관계를 만들 수 있었다. 서로에게 배울 점이 많았다”고 덕담을 전했다.그는 “배움 속에 답이 있다. 힘든 시기가 있을 때나 고난이 있을 때 두려워하지 말라. 강해지는 시간이다. 1초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자주 웃어 달라”고 말했다. 또 “한국 야구 전체가 투수 부문에서 발전을 이뤄야 한다고 생각한다. 팬들과의 인연은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언젠가 반드시 (한국에) 돌아온다고 생각하며 떠나겠다”는 힐만 감독은 이달 말까지 쉬다가 다음 일터를 찾을 생각이다. 현재로서는 감독보다 코칭스태프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는 “2년간 함께한 SK 식구들이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이제 (이임식을 했으니) 단지 일을 함께한 사람이 아니라 친구다. 언젠가 미국 집에 초대해 직접 요리한 음식을 대접하고 싶다”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이날 취임한 염 감독은 “우리 선수들에게는 아직 20% 숨겨진 잠재력이 있다. 이를 끌어낸다면 내년에도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포부를 밝혔다. 한편 SK는 손차훈 운영팀장(48)을 새 단장으로 선임했다. 공주고와 한양대를 나온 손 단장은 태평양과 현대, SK 등에서 내야수로 뛰었다. 은퇴 후에는 SK 프런트로 일해 왔다. 인천=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대체 선수 리온 윌리엄스의 골밑 활약을 앞세운 DB가 인삼공사의 6연승을 막았다. DB는 15일 인삼공사와의 안양 방문경기에서 92-65 대승을 거둬 5승 9패(8위)로 중위권 진입의 발판을 마련했다. 인삼공사는 9승 5패로 2위. DB는 리바운드 54개를 합작해 인삼공사(29개)에 두 배 가까운 차이로 앞섰다. 이번 시즌 SK와 오리온을 거쳐 DB에 합류한 윌리엄스는 데뷔전에서 19득점 18리바운드로 골밑을 장악했다. 3쿼터 루스볼을 다투다 손등을 긁혀 출혈이 있었음에도 치료를 받지 않고 경기를 계속하려다 심판의 제지를 받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윌리엄스는 “그간 접전에서 경기를 내주는 부분이 아쉬웠는데 내가 들어와서 첫 경기를 이겨서 좋다. 플레이오프 진출을 목표로 뛰겠다”고 말했다. DB 마커스 포스터는 25점을 터뜨린 반면 인삼공사 랜디 컬페퍼는 17점을 넣었다. 대릴 먼로가 복귀전을 치른 오리온은 삼성과의 방문경기에서 91-68로 승리해 10연패에서 벗어났다. 지난달 27일 고양 LG전에서 발목 부상을 입고 이탈했던 먼로는 이날 13득점 12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건재함을 알렸다. 한편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은 김한별(18득점, 14리바운드), 박하나(17득점) 등의 고른 활약을 앞세워 KEB하나은행을 92-75로 누르고 3위(2승 2패)로 올라섰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7월 메이저리그 류현진(LA 다저스·사진)의 부상 복귀를 앞두고 다수의 미국 매체는 팀 내 선발진에 그의 자리는 없을 거라고 전망했다. 클레이턴 커쇼, 리치 힐이 부상에서 복귀했고 워커 뷸러, 로스 스트리플링 등 유망주의 상승세가 뚜렷해 류현진을 제외하고도 선발진이 6명에 이르렀다. 좁아진 그의 입지에 미 언론은 불펜행 가능성에 트레이드설까지 쏟아냈다. 그로부터 4개월여가 흘러 류현진의 입지는 완전히 달라졌다. 미국 CBS스포츠는 14일 2019년 다저스의 선발 로테이션을 “커쇼, 뷸러, 류현진, 힐, 앨릭스 우드” 순으로 내다봤다. 류현진은 퀄리파잉오퍼를 수락하며 연봉 1790만 달러(약 203억 원)를 챙기게 돼 팀에서 커쇼(3100만 달러)와 힐(1866만 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연봉을 받는 선발 투수가 됐다. 올해 류현진은 정규시즌 15경기에서 7승 3패 평균자책점 1.97로 활약한 데 이어 포스트시즌에서 ‘빅게임 피처’라는 명성까지 얻었다. 이제 류현진 앞에는 다음 시즌 ‘자유계약선수(FA) 대박’을 향해 다시 달려야 할 과제가 놓였다. 우선 선발투수로서 30경기를 등판하는 가운데 200이닝 가까이 소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스프링캠프부터 좋은 모습을 이어가야 확실하게 입지를 굳힐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퀄리파잉오퍼를 수락한 5명의 선수 중 이듬해 FA 시장에서 더 많은 연봉으로 다년 계약을 따낸 선수는 포수 맷 위터스(워싱턴)뿐이다. 다저스에서 류현진과 한솥밥을 먹었던 브렛 앤더슨(오클랜드)은 2015년 다저스에서 31경기에 등판해 10승 9패 평균자책점 3.69로 활약한 뒤 퀄리파잉오퍼를 수락했지만 이듬해 스프링캠프에서 허리를 다쳐 4경기 11과 3분의 1이닝밖에 던지지 못하고 다저스를 떠났다. ‘FA 재수’로 1년의 시간을 번 류현진이 건강과 성적 두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까.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 선발 등판했던 류현진(31·사진)이 LA 다저스에서 1년 더 선수생활을 이어간다. 퀄리파잉 오퍼로 얻은 새 시즌을 통해 내구성을 증명해야 할 과제를 안았다. MLB.com은 13일 “류현진이 올해 퀄리파잉 오퍼 제의를 받은 7명의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이를 수락했다”고 전했다. 퀄리파잉 오퍼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선수에게 원소속 구단이 그해 메이저리그 상위 125명의 평균 연봉으로 1년 재계약을 제시하는 제도다. 2018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은 류현진은 2019년 1790만 달러(약 203억 원)를 받는 조건으로 다저스에서 1년을 더 뛴 이후 FA를 다시 선언할 수 있다. 2012년 도입된 퀄리파잉 오퍼를 받아들인 것은 류현진이 6번째다. FA 자격을 얻은 선수들은 대부분 장기계약을 원한다. 매년 가치를 재평가받는 프로 선수의 특성상 안정적인 선수 생활을 위해 고용을 보장받고자 하기 때문이다. 류현진이 FA 선언을 미루고 다저스와 1년짜리 단기 계약을 체결한 것은 그에게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어서다. ‘내구성 증명’이다. 류현진은 2013년 메이저리그 진출 후 어깨와 팔꿈치, 사타구니에 연이어 부상을 당했다. 그가 메이저리그에서 규정 이닝(162이닝) 이상을 소화한 것은 데뷔 시즌 1년뿐이다. 올 시즌 7승 3패, 평균자책점 1.97로 뛰어났지만 82와 3분의 1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송재우 MBC 해설위원은 “구단 입장에서 부상 전력이 있는 선수와 장기 계약을 체결하기는 쉽지 않다. 올해 류현진이 FA를 선언했더라도 3년 이상의 계약을 체결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저스는 류현진이 1년간 더 뛰면서 가치를 끌어올리기에 적합한 환경을 갖췄다. 그를 6년간 지켜본 릭 허니컷 투수코치가 있고 두꺼운 선발진을 보유한 팀 특성상 혹사 염려도 없다. 2년 연속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강팀에서 우승반지를 노려볼 수 있다는 점도 기대를 키운다. 류현진이 2013시즌처럼 선발 투수로서 30경기 이상을 소화하는 가운데 올해와 같은 성적까지 거둔다면 ‘FA 대박’은 자연스레 따라올 것으로 전망된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