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날개’ 씨름, 르네상스 오나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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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등재로 옛 영광 재현 기대… 내년 19개 팀 참가 전국투어 계획

씨름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가 ‘씨름 부활’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인가. 씨름의 유네스코 등재가 확정된 26일 구미시청 박정석이 2018 천하장사씨름대축제 천하장사결정전에서 울산동구청 정경진을 3-1로 꺾고 생애 첫 천하장사에 올랐다. 안동=뉴시스
씨름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가 ‘씨름 부활’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인가. 씨름의 유네스코 등재가 확정된 26일 구미시청 박정석이 2018 천하장사씨름대축제 천하장사결정전에서 울산동구청 정경진을 3-1로 꺾고 생애 첫 천하장사에 올랐다. 안동=뉴시스
민족 고유의 스포츠 씨름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계기로 중흥을 맞이할 수 있을까.

씨름은 26일 아프리카 모리셔스에서 열린 제13차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 간 위원회에서 남북 공동으로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1980, 90년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스포츠 씨름은 1997년 외환위기 영향으로 쇠락의 길을 걸었다. 정인길 대한씨름협회 씨름발전기획단장은 “당시 씨름단은 야구 축구에 비해 적은 비용으로 창단할 수 있어 중소기업이 운영을 맡는 경우가 많았다. 외환위기로 경영이 어려워진 기업들이 지원을 끊으면서 하나둘 해체 수순을 밟은 것”이라고 말했다.

2000년대 초 이종격투기가 대대적인 인기를 끌면서 씨름에 대한 관심은 점차 줄어들었다. 화려한 기술씨름보다는 체중이 무거운 선수들이 지루한 힘 싸움을 펼치는 모습이 반복되면서 팬들이 하나둘 떠나갔다.

유네스코 등재가 문화체육관광부 씨름 예산 증액 등 직접적인 지원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씨름에 대한 관심을 끌어모으는 간접적인 효과는 충분할 거라는 게 씨름협회의 설명이다. 씨름협회는 2012년 제정된 씨름진흥법에 따라 매년 문체부로부터 예산을 지원받는다. 올해는 약 40억 원을 받았다. 정 단장은 지원 예산의 주된 사용처로 ‘민속씨름단(프로) 창단’과 ‘경기 수 늘리기’를 들었다.

현재 남자 19개, 여자 6개인 실업팀을 점차 민속씨름단으로 전환해 예전의 인기를 되살린다는 게 씨름협회의 구상이다. 정 단장은 “시범 경기 형식으로 17개 시도에서 19개 팀이 참가하는 지역장사씨름대회를 계획하고 있다. 총 5개 대회 20경기를 치른다. 시범 경기가 마무리되면 지자체 5, 6개 팀이 프로로 전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후 2020년까지 민속씨름 경기를 현재 12경기에서 50경기까지 늘려 리그화를 추진한다. 스포츠토토 사업에도 합류해 수익을 창출하는 등 자생력을 키울 계획이다.

씨름협회는 2000년 남북 정상회담 이후 논의가 끊겼던 남북 친선경기도 계획 중이다. 정 단장은 “북측과 구체적인 논의를 해야겠지만 이르면 다음 달이나 내년 1월쯤이 될 것 같다. 유소년팀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교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씨름#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민속씨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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