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이헌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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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중요하지 않은, 하지만 누군가에겐 재미있을지도 모를 스포츠의 뒷담화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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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27~2025-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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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S오픈 포기 김해림, 日서 ‘트로피 신고식’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금 랭킹 2위를 달리고 있는 김해림(28·롯데)은 이번 주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지 않았다. 세계 랭킹 34위인 그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 출전 자격을 갖고 있었지만 미련 없이 이를 포기했다. 김해림이 대신 향한 곳은 일본이었다. 김해림이 처음 출전한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김해림은 16일 일본 이바라키현 이글포인트 골프장(파72)에서 끝난 JLPGA투어 사만사타바사 레이디스 토너먼트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5개로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 합계 11언더파 205타를 적어낸 그는 2위 그룹을 4타 차로 따돌리고 여유 있게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1080만 엔(약 1억900만 원). 김해림은 우승 상금과는 별개로 벤츠 승용차를 부상으로 받았다. 김해림은 이른바 늦게 핀 꽃이다. 27세이던 지난해에야 KLPGA투어 첫 승을 따냈다. 지난해 2승을 올린 그는 올해도 2승을 올리며 한국 여자 투어의 대표 얼굴로 떠올랐다. 그의 다음 목표는 해외 진출이었다. LPGA투어보다 일본 투어를 목표로 삼았던 그는 스폰서 초청으로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우승함으로써 퀄리파잉스쿨을 통과하지 않고 곧바로 시드(출전권)를 따냈다. 김해림은 “일본에서 뛰고 있는 한국 선수들의 만족도가 높더라. 일본에서 뛰어 보고 싶은 마음에 지난주 한 대회를 쉬면서 철저히 준비했다. 마음먹은 대로 곧바로 출전권을 따내 기쁘다”고 말했다. 매 경기 상금의 10% 정도를 기부해 ‘기부 천사’로도 잘 알려진 김해림은 일본에서도 선행을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윤채영(30·한화)은 7언더파 209타로 이와하시 리에(일본)와 함께 2위에 올랐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7-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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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환점 돈 2017 프로야구 명장면과 뒷얘기

    12-1로 앞서던 경기가 12-13으로 뒤집어지리라는 걸 그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5일 인천에서 열린 KIA-SK의 경기. 4회까지 1-12로 뒤지던 KIA는 5회초 11타자가 연이어 안타를 때렸다. 역대 최다 연속 안타 신기록이었다. 그 가운데 홈런은 무려 4개나 됐다. KIA가 일찌감치 연속 두 자릿수 득점 경기 수를 8경기로 늘리는 순간이었다. 장장 34분에 걸친 5회초 수비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SK 선수들의 얼굴은 흑빛이었다. 경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패배의 기운이 감돌았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그날 SK는 18-17로 기적 같은 재역전승을 거뒀다. 한국 프로야구사에 길이 남을 이 경기에는 대체 어떤 사연이 있었던 것일까. 올 시즌 전반기를 뜨겁게 달군 명장면과 그 뒷이야기를 소개한다. ○ SK를 살린 박정권의 한마디 당시 5회 공수 교대 시간. SK 주장 박정권은 선수들을 불러 모았다. 그는 거의 패닉에 빠진 선수들을 한 명 한 명 쳐다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오늘 이 경기를 지면 올 시즌 우리 팀은 이대로 망한다. 다른 경기는 다 져도 좋다. 하지만 오늘만은 죽어도 이겨야 한다.” 12-15로 뒤진 운명의 8회말. 마침내 기회가 왔다. 이재원의 2타점 2루타로 2점을 따라붙은 후 맞은 2사 만루 찬스에서 나주환의 역전 싹쓸이 3루타가 터졌다. 나주환은 경기 후 “선수들이 오늘만큼은 꼭 이기자고 마음을 모은 게 승리의 이유”라고 했다. SK는 결국 3위라는 좋은 성적으로 전반기를 마감할 수 있었다. ○ ‘무패 신화’ 헥터를 구한 최형우 선두로 전반기를 끝낸 KIA는 헥터라는 독보적인 에이스를 보유한 덕을 톡톡히 봤다. 헥터는 삼성과의 개막전 승리를 시작으로 11일 NC전까지 14승 무패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개막 14연승이자 지난 시즌을 포함하면 외국인 선수 최다인 15연승이다. 하지만 헥터의 무패 신화는 일찌감치 깨질 수도 있었다. 5월 13일 SK전에서 헥터는 1회부터 로맥에게 3점 홈런을 허용하면서 1-3으로 뒤진 8회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를 패전 위기에서 구한 것은 100억 원의 사나이 최형우였다. 최형우는 9회초 동점 2점 홈런을 때린 데 이어 연장 11회에는 역전 결승 2점 홈런까지 쳐 승리를 이끌었다. 헥터는 며칠 후 자신을 패전에서 구해낸 최형우에게 500달러 상당의 고가 스피커를 선물하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헥터는 6월 21일 두산과의 경기에서도 5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는데, 그날 KIA 타선은 장단 20안타로 20득점을 하며 헥터에게 승리를 선물했다. 헥터는 “야구를 하면서 이렇게 화끈한 타선은 처음 본다”며 웃었다.○ 사이클링 히트 속성 완성 정진호 KBO리그 역사에서 사이클링 히트(타자가 한 경기에서 단타, 2루타, 3루타, 홈런을 모두 치는 것)는 모두 23번 있었다. 하지만 가장 최근에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한 두산 정진호의 기록은 좀처럼 깨지기 힘들 것 같다. 평생 한 번 할까 말까 한 사이클링 히트를 5회 안에 끝냈기 때문이다. 정진호는 6월 7일 삼성전에서 부상을 당한 주전 우익수 박건우를 대신해 선발 출장 기회를 얻었다. 1회 2루타를 치면서 기분 좋게 출발한 그는 2회 3루타, 4회 1루타에 이어 5회에는 홈런을 때리며 역대 최소 이닝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했다. 정진호는 “경기 후 하이라이트를 보니 2회 3루타는 중견수 박해민의 글러브를 스쳤더라. 그게 잡혔다면 기록도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정진호는 이튿날 선수단에 기분 좋게 피자 30판을 돌렸다. 지난해 선발 출장이 3경기에 불과했던 정진호는 행운의 사이클링 히트 경기 이후 부쩍 출전 기회가 늘어 12일까지 25차례 선발 출전했다. ○ 이승엽은 대구 사나이? 포항 사나이?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하는 삼성 이승엽은 4∼6일 포항에서 치른 마지막 3연전 첫 경기에서 홈런 두 개를 날리며 포항과 뜨겁게 이별했다. 대구를 안방으로 누볐던 이승엽이지만 ‘제2의 홈구장’인 포항에서는 방망이에 더욱 불이 붙었다. 이승엽의 통산 포항구장 성적은 39경기 출전에 타율 0.362(141타수 51안타), 15홈런, 45타점이었다. OPS(출루율+장타력)는 무려 1.163이다. 12일 현재 통산 타율(0.303)과 OPS(0.963)를 훌쩍 넘어선다. 이승엽은 2013년 포항에서 열린 올스타전 홈런레이스에서 우승했고, 2015년 6월 3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서는 통산 400홈런을 달성했다. 그는 “예전엔 타격감이 안 좋을 때마다 포항에서 경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마지막 포항구장에서 그의 홈런 볼을 받은 2명은 560만 원 상당의 명품시계를 선물받았다. 이 밖에 한화 김태균의 86경기 연속 출루, 넥센 신인 이정후의 최연소 올스타 선정(15일 기준 18세 10개월 7일) 등도 KBO리그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기에 충분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이헌재 기자}

    • 2017-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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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굳센 4위 넥센, 억센 토종야구

    KBO리그에서 팀의 성패를 좌우하는 가장 큰 요인은 무엇일까. 현장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대답은 외국인 선수 농사다. 특히 마운드에서 외국인 선수의 존재는 절대적이다. 강한 외국인 투수 2명으로 ‘원투펀치’를 구성하면 토종 선발이 2명만 있어도 ‘선발 로테이션’이 굴러간다. 선발 야구가 되면 야구가 쉬워진다. 지난해 두산이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모두 제패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판타스틱4’라고 불린 선발 투수 4명(니퍼트, 보우덴, 장원준, 유희관)이었다. 올해 외국인 농사로 가장 재미를 보고 있는 팀은 선두 KIA다. 5승에 그치고 있는 팻딘을 제2선발로 보기는 어렵지만 개막 후 14연승을 달리고 있는 강력한 ‘원 톱’ 헥터의 존재가 이를 상쇄한다. 토종 투수 양현종과 임기영까지 가세해 막강 선발진을 구축했다. 최근 KIA의 강력한 타선이 주목받고 있지만 투수진의 힘이 바탕이 되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여기에 공수주 3박자를 고루 갖춘 외국인 타자 버나디나까지 펄펄 날고 있다. 이에 비해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팀들은 거의 예외 없이 외국인 선수의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런 점에서 넥센은 무척 특별한 팀이다. 토종 파워를 앞세워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외국인 선수를 모두 빼고 우열을 가린다면 최강 팀은 넥센의 차지가 될 게 유력하다. ‘화수분 야구’로 유명한 두산은 뛰어난 야수를 많이 배출했다. 넥센은 한술 더 떠 야수뿐만 아니라 투수들까지도 잘 키우고 있다. 넥센의 두 외국인 투수 밴헤켄과 브리검은 12일 현재 9승을 합작해 KIA 헥터나 SK 켈리(11승) 등 한 명 승수에도 못 미친다. 하지만 토종 선발 자원만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넥센에는 선발로 나설 수 있는 ‘영건’이 차고 넘친다. 최근에는 최원태(20)와 금민철(31), 김성민(23) 등이 선발로 뛰고 있다. 시즌 초반 불펜 요원이었다가 6월 중순부터 선발 투수로 나서고 있는 금민철은 선발 4경기에서 3승을 따냈다. 5월 SK에서 넥센으로 트레이드된 김성민은 2일 kt와 치른 선발 데뷔전에서 5이닝 1실점으로 완투승(강우 콜드승)을 따냈다. 현재 휴식차 엔트리에서 빠져 있는 한현희(24)와 조상우(23·이상 5승)는 후반기에 불펜으로 뛸 게 유력하지만 언제든 선발 등판이 가능하다. 7월부터 불펜으로 돌아선 지난해 신인왕 신재영(28) 역시 선발 자원이다. 타선에서도 외국인 타자 대니 돈이 타율 0.140, 1홈런으로 부진하지만 넥센 팀 타율은 0.300에 이른다. 넥센이 더 좋은 외국인 선수를 데려온다면 지금보다 훨씬 강해질 수 있다. 11일 현재 넥센은 45승 1무 38패로 3위 SK에 두 경기 뒤진 4위를 달리고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7-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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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승엽, ‘라이언 킹’ 2100안타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국민타자’ 이승엽(41·삼성·사진)이 해결사 본능을 유감없이 드러내며 개인 통산 2100안타 고지에 올라섰다. 전날까지 2099안타를 기록 중이던 이승엽은 12일 수원에서 열린 kt와의 방문경기에서 2회초 고영표를 상대로 우중간 안타를 치면서 2100안타를 돌파했다. 프로야구 역대 4번째 대기록. 이승엽은 0-1로 뒤지던 4회에는 동점 적시 2루타를 쳐내며 통산 안타 수를 2101개로 늘렸다. 이 안타로 장성호(은퇴·2100안타)를 제치고 통산 안타 순위에서도 3위로 올라섰다. 이승엽은 5회 2사 만루에서는 누상의 주자 3명을 모두 불러들이는 싹쓸이 우중간 2루타를 쳐내는 등 5타수 3안타 4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11-3 대승을 이끌었다. 이승엽보다 많은 안타를 친 선수는 양준혁(은퇴·2318개)과 LG 박용택(11일 현재 2142개) 등 2명밖에 없다. 최하위 kt는 시즌 최다인 8연패. 선두 KIA는 연장 10회 말 터진 최형우의 끝내기 홈런으로 2위 NC에 7-6으로 역전승했다. 두산도 9회 말 김재환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넥센을 4-3으로 꺾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7-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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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지 불가” ML 괴물루키의 홈런쇼

    에런 저지(25·뉴욕 양키스)의 방망이에 맞은 공이 하늘로 솟구쳐 오르자 TV 중계 해설가의 입에서는 “오, 마이 갓(Oh, my god)”이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해설자는 “공이 어디에 떨어졌는지 알 수가 없다”라고 했다. 잠시 후 전광판에 측정된 비거리가 나타났다. 513피트. 약 156m짜리 대형 홈런이었다. 함께 지켜보던 선수들의 입에서도 “Oh, my god”이 연이어 나왔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의 슈퍼스타로 떠오른 ‘괴물 신인’ 저지가 차원이 다른 비거리를 과시하며 홈런 더비까지 접수했다. 신인이 올스타전 홈런 더비에서 단독 우승을 차지한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11일 미국 마이애미 말린스파크에서 열린 올스타전 홈런 더비에서 나온 전체 185개의 홈런 중 500피트(약 152m)가 넘는 홈런은 4개였다. 이 4개가 모두 저지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이날 저지는 2라운드와 결승에서 각각 내셔널리그의 ‘괴물 신인’ 코디 벨린저(LA 다저스)와 미겔 사노(미네소타)를 가볍게 넘어섰다. 키 201cm에 몸무게 128kg인 저지는 특유의 부드러운 어퍼 스윙을 앞세워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개폐식 구장인 말린스파크 천장을 때리는 공도 나왔다. 그는 “모든 게 환상적인 날이었다”고 말했다. 사노는 “그는 짐승이다. 마치 괴물 같았다”고 말했다. 흑백 혼혈인 그는 태어나자마자 백인 부부 교사 가정에 입양됐다. 고교 시절 야구는 물론이고 미식축구에서는 와이드 리시버, 농구에서는 센터로 팀을 이끌었다. 여러 대학에서 미식축구 장학생으로 입학을 추천했으나 야구를 택했다. 프레즈노 캘리포니아주립대 졸업 후 201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양키스로부터 1순위 지명을 받은 그는 지난해 빅리그에 데뷔했으나 타율 0.179에 4홈런에 그쳤다. 그는 부진했던 지난해 타율 0.179를 휴대전화에 저장해 두고 요즘도 경기 전 이 숫자를 보면서 각오를 다지는 걸로도 유명하다. 올해 풀타임 첫해를 맞은 저지는 전반기에 30홈런을 때려내 메이저리그 홈런 전체 1위를 달리며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4∼6월 3개월 연속 ‘이 달의 신인’에 선정됐고 6월에는 ‘이달의 선수’까지 휩쓸었다. 2001년 스즈키 이치로(마이애미) 이후 16년 만에 리그 MVP-신인왕 동시 수상을 노리고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7-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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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헌재 기자의 히트&런]힐난-질책 모르는 힐만, 변화도 놀랄만

    #1. 삼성-SK의 경기가 열린 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 SK 선발투수로 등판한 박종훈이 5회 도중 교체되어 더그아웃으로 들어오자 트레이 힐만 감독은 하이파이브를 하자며 손을 내밀었다. 그런데 박종훈은 손바닥을 부딪치는 대신 가위바위보를 하듯 가위를 냈다. #2. 4월 15일 SK와 한화의 경기. 8회 대타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환영을 받던 SK 정의윤은 오른손으로 힐만 감독의 가슴을 툭 쳤다. 힐만 감독은 이튿날 “(정의윤의 폭행에 대해) 경찰을 부를까 고민 중이다”라고 말해 주변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올 시즌 외국인 사령탑인 힐만 감독이 부임한 뒤 달라진 SK 더그아웃 풍경이다. “팀이 잘나갈 때나, 그렇지 않을 때나 분위기만큼은 좋아야 한다”는 힐만 감독의 철학이 팀에 스며든 덕분이다. 다행히 팀도 잘나간다. 10일 현재 47승 1무 37패(승률 0.560)로 3위다. 가장 큰 원동력은 화끈한 홈런포다. SK는 이날까지 150개의 홈런으로 독보적인 팀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두산(96개)보다 50개 이상 많고, 최하위 LG(48개)보다는 3배 이상 많다. 홈런 1, 2위를 달리는 최정(30개)과 한동민(26개)을 필두로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 중인 선수가 6명이나 된다. 10개 팀 중 팀 타율(0.267)은 kt(0.265)보다 조금 높은 9위이지만 득점은 3위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홈구장을 쓰는 SK는 몇 해 전부터 착실히 홈런 타자 영입과 육성에 집중해 왔다. 한동민, 김동엽 등을 키워냈고, 정의윤을 영입했다. 이 구슬들을 꿰어 보배로 만든 사람이 바로 힐만 감독이다. 메이저리그(캔자스시티)와 일본 프로야구(니혼햄) 지휘봉을 잡았던 힐만 감독의 타격 철학은 두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선구안, 그리고 강한 타격이다. 힐만 감독의 통역을 맡고 있는 운영팀 최홍성 매니저에 따르면 힐만 감독은 틈만 나면 “Drive the ball!”이라는 주문을 한다. 한국말로 “공을 쪼개 버려”라는 의미라는 게 최 매니저의 설명이다. 대개의 한국 타자들은 볼카운트가 몰린 2스트라이크 이후에는 공을 맞히는 데 급급한 경향이 있다. 하지만 SK의 힘 있는 타자들은 볼카운트에 구애받지 않고 있는 힘을 다해 방망이를 휘두른다. 무턱대고 풀 스윙을 하는 게 아니라 ‘선구안’에 따라 좋은 공이 들어올 때만 그렇다. 그 덕분에 SK는 홈런을 가장 많이 치는 팀일 뿐 아니라 2스트라이크 이후 홈런 비율이 가장 높은 팀이기도 하다. 최정과 한동민의 2스트라이크 이후 홈런은 각각 13개와 11개나 된다. 김동엽도 18개의 홈런 중 7개를 2스트라이크 이후에 쳐냈다. 설혹 나쁜 결과가 나와도 힐만 감독은 선수들을 직접 비난하지 않는다. 잘못된 점을 지적하기 보단, 잘한 부분을 더 칭찬한다. 보완할 점을 설명하며 앞으로 더 잘할 것을 주문한다. 처음엔 긴가민가하던 선수들도 이제는 힐만 감독의 스타일에 완전히 녹아들었다. 시즌 초반만 해도 힐만 감독과 눈도 제대로 못 마주쳤던 한동민은 요즘엔 스스럼없이 장난을 걸고 농담도 한다. 힐만 감독은 기회가 되는 대로 선수들에게 배팅볼을 던지며 사기를 북돋워 준다. 최 매니저는 “힐만 감독은 전 프로야구단을 통틀어 가장 많은 배팅볼을 던지는 사람일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매 경기 전 150개 안팎의 배팅볼을 던진다. 2000년대 후반 롯데 사령탑으로 부임한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노 피어(No fear·두려워 말라)’라는 메시지를 앞세워 침체에 빠져 있던 팀을 일으켰다. 요즘엔 힐만표 ‘긍정 야구’가 KBO리그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7-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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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우 앞섰는데…” 비가 야속한 kt

    ‘얼마 만에 앞서가는 건데….’ 김진욱 kt 감독은 웃으면서 이민호 구심의 멱살을 잡는 듯한 동작을 취했다. 이 구심이 노게임 선언을 한 뒤 kt 더그아웃을 찾아 상황을 설명할 때다.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IA-kt 경기는 비 때문에 경기 예정 시간(오후 6시)보다 22분 늦게 시작됐다. 1회초 선취점을 내준 kt는 1회말 박경수의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2회초 다시 한 점을 내줬으나 곧 이은 2회말 공격에서 박기혁의 역전 2타점 2루타로 승부를 뒤집었다. 그리고 1사 2, 3루의 황금 찬스가 이어졌다. KIA는 선발 임기준을 내리고 임기영을 구원 투입했다. 하지만 간간이 내리던 비가 폭우로 변하면서 오후 7시 20분에 경기가 중단됐다. 30분 이상 기다렸지만 굵은 비가 계속되자 결국 우천 노게임이 선언됐다. 올해 리그 4번째 우천 노게임. 이긴다는 보장은 없었지만 모처럼 리드를 잡은 kt로서는 하늘이 야속할 만도 했다. kt는 전날까지 6연패 중이었다. 한편 LG는 한화와의 경기에서 3-2로 앞선 7회초 강우콜드게임이 선언되면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7-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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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9 결번’ 적토마… LG의 전설 이병규 9일 은퇴식

    “신인이라고 봐주지 마시고 좀 성의 있게 던져 주셨으면 좋겠다.” 1997년 4월 15일 열린 해태(현 KIA)와 LG의 시즌 첫 맞대결. 해태 에이스 조계현(현 KIA 수석코치)을 상대로 3안타를 쳐낸 LG 신인의 당돌한 인터뷰에 양 팀은 한바탕 난리가 났다. 격분한 해태 투수들은 다음 날 빈볼을 던지겠다고 했다. 이튿날 LG 코칭스태프가 이 선수를 해태 더그아웃으로 데리고 가 사과하면서 불상사는 피했다. 조 코치는 후에 “패기를 높이 봤다. 큰 선수가 될 것 같았다”고 했다. 이 LG 선수는 이병규(43·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였다. 조 코치의 말대로 이병규는 정말 큰 선수가 됐다. 이병규는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에서 뛴 3년을 제외한 17시즌 동안 LG 유니폼을 입고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했다. 지난해 은퇴한 이병규는 9일 한화와의 안방경기를 마친 후 LG가 마련한 은퇴식을 가졌다. 이병규가 달았던 등번호 9번은 영구결번이 됐다. 김용수(41번)에 이어 팀 내 두 번째이자 KBO리그 13번째 영구 결번이다. 우승 반지 없는 선수의 영구결번은 고 김영신(당시 OB 베어스)을 제외하고 이병규가 유일하다. 이병규는 우승을 빼곤 LG에서 더 이상 이룰 게 없어 보인다. 신인왕을 시작으로 1999년 잠실 연고팀 선수 최초로 30홈런-3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주니치를 거쳐 2010년 다시 LG로 돌아온 뒤에는 최고령 타격왕(2013년)과 역대 최소 경기 2000안타 달성(2014년) 등의 기록을 이뤘다. 이병규는 “우승을 못해 후배들에게 너무 미안하다. 무거운 짐을 맡기고 떠나는 선배가 된 것 같다. 후배들이 팬들이 원하는 우승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프로 입단 후 흘렸던 유일한 눈물은 2002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을 때였다. “2016년 10월 8일(마지막으로 출전한 날)과 2013년 10월 5일(11년 만에 LG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은 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그는 “올해 해설을 하면서 야구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 내년쯤 미국 선진 야구를 배운 뒤 좋은 지도자로 돌아오고 싶다”고 말했다. 당초 LG 구단은 이병규의 은퇴식을 ‘9’가 두 번 들어가는 9월 9일 두산과의 홈경기가 끝난 뒤 하려 했다. 하지만 이병규가 고사했다. 그는 “9월 9일이면 팀이 한창 막바지 순위 싸움을 하고 있을 때다. 나 때문에 팀 분위기가 흐트러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병규는 항상 LG를 ‘가족’이라고 말해 왔다. 좋은 일도, 섭섭한 일도 있었지만 항상 함께 가야 하는 가족. 이병규의 현역 시절 테마곡은 퀸의 ‘I Was Born To Love You’였다. 그에게 전화를 걸면 여전히 이 노래가 나온다. 여기서 ‘You’는 다름 아닌 LG다. 이날 잠실구장을 찾은 LG팬뿐 아니라 한화 팬들도 “LG의 이병규∼”를 연호하며 그의 새 출발을 축복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7-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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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헛방망이 kt, 해법은 윤석민

    “요즘 kt는 뭐가 문제인가요.” 이 질문에 최근 만난 kt 관계자는 잠시 생각하더니 이렇게 답했다. “투수가 좀 약하네요. 공격도 좀 떨어지고요. 최근 들어선 수비도 많이 약해진 것 같습니다.” 정리하자면 공격과 수비가 모두 총체적인 난국이다. 사정이 이러니 성적이 좋을 리가 없다. kt는 최근 25경기에서 단 3승밖에 올리지 못했다. 7연패 뒤 1승, 6연패 뒤 또 1승, 4연패 뒤 또 1승을 거둔 뒤 7일까지 또 5연패 중이다. 어느덧 순위는 최하위로 내려왔다. 9위 삼성과의 승차는 4경기나 된다. 2015년 처음 1군에 진입한 뒤 신생팀 kt는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 위기다. 공수주가 모두 문제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큰 고민을 꼽으라면 다름 아닌 타선이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KBO리그에서 타자들의 방망이는 뜨거워진 반면 체력이 떨어진 투수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들어 두 자릿수 득점, 일명 ‘핸드볼 스코어’가 속출하고 있다. 거의 유일한 예외가 kt다. 7일까지 치른 3경기에서 kt는 매 경기 1점씩밖에 내지 못했다. 남들이 핸드볼 스코어를 올릴 때 혼자 ‘축구 스코어’를 내고선 이길 수가 없다. ‘타고투저’가 이어지고 있는 올해 6일 현재 KBO리그 평균 타율은 무려 0.285에 이른다. 3할 타자는 29명이다. 하지만 kt에서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 중인 심우준은 0.280밖에 되지 않는다. kt 최고 타자가 리그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뭔가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kt는 트레이드를 해결책으로 선택했다. kt는 7일 투수 정대현과 서의태를 넥센으로 보내고, 넥센의 중심 타자 윤석민을 데려오는 2 대 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윤석민은 지난해 타율 0.334에 19홈런, 80타점을 기록한 거포다. 올해도 타율 0.327, 7홈런, 47타점을 기록 중이었다. 윤석민을 영입함으로써 kt는 팀 내 유일한 3할 타자를 보유할 수 있게 됐다. 2004년 두산에서 데뷔한 윤석민의 통산 성적은 타율 0.295, 66홈런, 319타점이다. 넥센의 대구 원정 중에 트레이드 소식을 접한 윤석민은 이날 오후 늦게 KIA와의 경기가 열리는 수원 kt위즈파크에 도착했다. 곧바로 5번 타자 3루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지만 우천으로 경기가 순연되면서 데뷔전은 다음으로 미뤄졌다. 하지만 윤석민은 팀의 새 외국인 선수 로하스와 함께 방수포 위에서 홈으로 뛰어드는 우천 세리머니를 통해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윤석민은 “솔직히 어안이 벙벙하다. 넥센에서 4년간 정이 많이 들었는데 아쉽긴 하다”면서도 “kt에 온 만큼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 야구는 어디서 하든 똑같다. 김진욱 감독님 밑에서 더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생긴다”고 말했다. 윤석민은 김 감독과 인창고(경기 구리)와 두산에 이어 세 번째 한 팀에서 선수와 지도자로 뛰게 됐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7-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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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와이스’ 다현은 ‘비의 여신’?

    이만하면 ‘비의 여신’이라고 불러도 되지 않을까. 인기 걸그룹 트와이스의 멤버 다현의 시구가 다시 한 번 이뤄지지 않았다. 다현은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화-LG의 경기에 시구자로 예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경기 시작 시간에 임박해서 비가 쏟아지는 바람에 결국 경기가 취소되고 말았다. 4월 5일에도 그랬다. 다현은 그날 삼성-LG전에서도 시구자로 나설 예정이었으나 비 때문에 시구를 하지 못했다. 두 번째 시구마저 실패로 돌아가자 다현은 방수포 위에서 홈으로 뛰어드는 우천 세리머니(사진)로 아쉬움을 달랬다. 첫 번째 시도에서 슬라이딩에 성공하지 못하자 다시 한 번 슬라이딩을 시도해 결국 성공했다. 다현은 방수포 위에서 트와이스의 히트 곡 TT(티티)의 안무까지 선보여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7-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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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요화제]지프라인이 된 스키점프대… 명물로 키운 ‘캘거리의 상상력’

    한 화장실 안에 두 개의 변기가 나란히 배치된 사진으로 화제가 됐던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을 기억하는가. 러시아는 이 대회에 역대 올림픽을 통틀어 가장 많은 510억 달러(약 58조5990억 원)를 쏟아부었다. 하지만 어설픈 점이 한둘이 아니었다. 미디어 숙소에 어떤 날은 찬물만 나왔고, 다음 날엔 뜨거운 물만 나왔다. 화장실에 갇혀 있다가 아예 문을 부수고 나온 선수도 있었다. 지난해 브라질에서 열린 리우데자네이루 여름올림픽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회 전날까지도 각 경기장엔 망치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두 명이 자는 방에 더블침대를 놓는 바람에 올림픽 기간 내내 2명이 한 침대를 써야 하는 일도 있었다. 불안한 치안 탓에 거리를 다닐 때는 항상 조심해야 했다. 2018년 2월 열리는 대한민국 평창 겨울올림픽은 세계인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칠까. 현재까진 기대보다 걱정이 앞선다. 우선 국민의 관심에서 비켜나 있다. 지난해 말 국정 농단의 장본인 최순실이 평창 올림픽을 통해 개인적인 이권을 취하려 했다는 사실까지 밝혀지면서 더욱 외면받고 있다. 하지만 평창 올림픽은 향후 노력에 따라 훌륭한 올림픽 유산(Legacy)으로 남을 수 있는 대회다. 1988년 열린 서울 올림픽이 한국이라는 나라를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면 평창 올림픽은 한국이 스포츠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선진 사례를 참고해 평창 올림픽의 미래를 살펴봤다.시설만큼은 완벽 “빙질이 좋아 긴장을 풀고 스케이팅을 할 수 있었다.” 올해 2월 강릉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강릉 오벌)에서 열린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한 세계적인 빙속 스타 스벤 크라머르(네덜란드)가 한 말이다. 최근 두 대회 연속 여자 500m를 제패한 ‘빙속 여제’ 이상화도 “한국 선수들에게 적합하게 만들어져 좋은 기록이 나올 것 같다”고 했다. 평창 올림픽을 1년 앞두고 치러진 이 대회는 선수 및 관계자들에게 극찬을 받았다. 12개의 평창 올림픽 경기장은 2016년 말부터 올해 4월까지 26개의 테스트 이벤트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보완해야 할 점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경기장 시설과 운영에서 모두 합격점을 받았다. 올림픽을 7개월여 앞둔 현재 12개의 경기장은 모두 최종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선수촌과 미디어촌, 국제방송센터(IBC), 올림픽 개·폐회식장 등도 연내에 준공된다. 이렇게 사전에 철저히 준비한 올림픽은 찾기 힘들다. 빙상 경기가 열리는 강릉 코스털 클러스터와 설상 경기장인 평창 마운틴 클러스터가 인접해 있어 역대 올림픽 역사상 가장 콤팩트한 구성을 이뤘다는 평가도 받는다. 수도권과 강원도를 연결하는 다양한 교통 시설은 또 하나의 유산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서울과 강릉을 1시간 10분에 연결하는 고속철도(KTX)는 올해 말 운행을 시작한다. 제2영동고속도로는 지난해 말 개통됐고 서울∼양양고속도로도 최근 완전 개통됐다. 평창 올림픽 관련 예산은 모두 13조7000억 원으로 추산되지만 이 중 11조 원이 사회간접자본(SOC) 비용이다.진정한 겨울종목 강국으로 2010년 밴쿠버 올림픽은 역사상 가장 성공한 올림픽 중 하나로 꼽힌다. 무엇보다 캐나다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 주는 계기가 됐다. 존 펄롱 밴쿠버 올림픽조직위원장(현 메이저리그 사커 밴쿠버 화이트캡스 구단주)은 “남자 아이스하키 결승전에서 시드니 크로스비의 결승골이 터졌을 때 온 나라가 캐나다 깃발로 물들었다. 역대 겨울올림픽 최다인 14개의 금메달을 따면서 캐나다 국민의 자긍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캐나다는 전통적인 겨울 종목 강국으로 알려져 있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캐나다 캘거리는 1988년 겨울올림픽을 개최했는데 당시 캐나다는 단 한 개의 금메달도 따지 못했다. 은메달 2개와 동메달 3개로 종합 순위 13위에 그쳤다. 하지만 당시 캘거리에 건설했던 올림픽 시설들은 고스란히 남았다. 캘거리는 올림픽 이후 200여 회의 국내·국제대회를 개최했다. 훌륭한 시설을 갖춘 덕분에 좋은 선수들이 생겼고 겨울 스포츠의 인기도 점점 높아져 갔다. 밴쿠버 올림픽의 결실은 캘거리 올림픽이 남긴 유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평창이 올림픽 유치에 뛰어든 후 한국 겨울 스포츠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2006년 토리노 올림픽까지 한국의 겨울올림픽 메달은 거의 대부분 쇼트트랙에서 나왔다. 하지만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피겨스케이팅(김연아)과 스피드스케이팅(이상화 모태범 이승훈)으로 외연이 넓어졌다. 평창에서는 그동안 우리와는 전혀 인연이 없어 보였던 스키 종목과 썰매 종목에서의 메달이 기대된다. 스켈레톤의 윤성빈은 지난 시즌 월드컵에서 세계 랭킹 2위에 올랐다. 스노보드의 이상호, 모굴 스키의 최재우, 크로스컨트리의 마그너스 김 등도 메달권에 근접한 선수들이다. 백지선 감독이 이끄는 남자 아이스하키는 사상 첫 월드챔피언십(톱 디비전·1부 리그) 진출의 기적을 일궜고, 여자 아이스하키 역시 평창 올림픽에서 선보인다. 평창 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시설들을 잘 유지·관리하고 선수 육성에도 힘을 기울인다면 한국은 진정한 겨울 스포츠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다. 필요한 건 창의력과 상상력 현재 평창 올림픽이 마주하고 있는 가장 큰 고민은 시설물의 사후 처리다. 12개의 경기장 가운데 2곳(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정선 알파인 센터)은 아직까지 관리 및 운영 주체를 정하지 못했다. 특히 1264억 원이라는 거액이 투입된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은 당초 대회 후 철거할 예정이었으나 ‘최순실 파문’ 속에 다시 존치가 결정되면서 애물단지로 남을 공산이 크다. 올림픽 이후에도 시설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캐나다 밴쿠버와 캘거리의 경험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밴쿠버 올림픽 당시 스피드스케이팅 경기가 열렸던 밴쿠버 인근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은 요즘 지역 주민들의 ‘스포츠 허브’로 자리매김했다. 올림픽 시작 전부터 계획된 일이었다. 스피드스케이팅장이 깔려 있던 자리는 3개의 아이스링크와 100m, 60m 육상 트랙, 각종 실내스포츠를 할 수 있는 코트에 암벽등판까지 설치되어 있었다. 트랙 위 천장에는 그물이 설치돼 골프나 야구 타격 훈련까지 가능하다. 기자가 찾았던 지난달 한쪽에선 학생들이 방과 후 체육활동을 하고 그 옆에서는 캐나다 여자 국가대표 선수들이 훈련을 하고 있었다. 테드 다운센드 리치먼드시 홍보·마케팅 디렉터는 “경기장을 지을 때부터 올림픽보다 지역 사회에 도움이 되는 걸 목표로 했다”고 말했다. 밴쿠버 올림픽 아이스하키 경기가 열린 밴쿠버 브리티시컬럼비아대 내 선더버드 스포츠 아레나나 컬링경기장이었던 힐크레스트센터 역시 지금은 지역 주민을 위한 레저 체육시설로 쓰이고 있다. 인구와 환경이 다른 캐나다의 성공 사례를 한국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상상력은 배워야 한다. 대표적인 예가 캘거리 스포츠파크 내에 위치한 스키점프대와 슬라이딩센터다. 스키점프대는 이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캘거리 스포츠 파크를 운영하는 윈스포트는 스키점프대에 지프라인(Zipline·밧줄을 연결해 지상으로 내려오는 체험 시설)을 설치해 수익을 내고 있다. 스키장 시설은 여름에는 산악자전거의 명소로 변신한다. 평창은 평창의 실정에 맞는 새로운 상상력을 발휘하면 된다. 다행스럽게도 2022년 겨울올림픽은 인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다. 평창의 올림픽 시설들은 베이징 올림픽에 대비하는 외국 팀들에 좋은 훈련장이 될 수 있다. 이브 아믈랭 캘거리 올림픽 오벌 운영 총책임자는 “올림픽을 치른 지 거의 30년이 됐지만 매년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15개국 내외의 선수들이 이곳으로 훈련을 하러 온다. 핵심은 최고 수준의 빙판과 편리한 주변 환경이다. 평창도 어떤 노력을 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행운을 빈다(Good Luck)”라고 말했다.밴쿠버=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7-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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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창 다음은 베이징… 아시아서 연속 겨울올림픽 이유 따로 있다는데

    평창은 삼수 끝에 겨우 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다. 하지만 불과 몇 년 만에 시대가 바뀌었다. 겨울올림픽을 유치하겠다는 도시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돈이다. 올림픽 유치 후 극심한 재정난에 시달리는 도시들이 속출하면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당장 평창 다음 대회인 2022년 베이징 대회만 해도 그렇다. 유치전 막판에 노르웨이 오슬로가 발을 빼면서 최종 유치 후보 도시는 베이징과 카자흐스탄 알마티밖에 남지 않았다. 아시아에서 두 대회 연속 겨울올림픽이 치러지게 된 배경이다. 이에 IOC는 개최 도시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어젠다 2020’을 내놓았다. 이에 따르면 기존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고, 다른 국가나 도시와 분산 개최도 가능하게 했다. 비용 절감은 전 세계적인 추세다. 2008년 여름 올림픽에 대회 운영비로만 440억 달러(약 50조6220억 원)를 쏟아 부었던 베이징은 2022년 겨울올림픽 예산은 그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39억 달러(약 4조4870억 원)로 책정했다. 2026년 올림픽 유치를 노리고 있는 캐나다 캘거리시는 유치위원회 전 단계로 ‘유치 타당성 조사위원회’를 설치했다. 브라이언 한 위원회 사무총장은 “가장 중요한 건 비용이다. 캘거리 시민들은 물론이고 앨버타 주민들이 납득하지 않으면 유치전에 뛰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2026년의 잠재적인 도전자로는 시옹(스위스), 릴레함메르(노르웨이), 스톡홀름(스웨덴) 등이다. 하지만 부담되는 돈을 쓰면서까지 올림픽을 유치하려는 도시는 없다.캘거리=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7-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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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키스 유니폼 첫날 139m… ‘초대형 사고’

    뉴욕 양키스의 ‘핀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은 첫 한국인 타자 최지만(26)이 첫 경기부터 홈런을 날렸다. 그것도 140m 가까이 날아가 우측 스탠드 상단에 꽂힌 대형 홈런이었다. 최지만은 6일 미국 뉴욕의 양키스타디움에서 토론토와의 안방경기에 7번 타자 겸 1루수로 양키스 데뷔전을 치렀다. 3회 첫 타석에서 1루수 땅볼로 물러난 최지만은 2-5로 뒤진 5회말 1사 1루에서 상대 선발 마르코 에스트라다의 2구째 직구(시속 146km)를 잡아 당겨 우중간 담장을 훌쩍 넘겼다. 타구 비거리가 139m나 되는 큰 홈런이었다. 최지만은 경기 후 “타구가 얼마나 날아가든 간에 펜스만 넘기면 그만”이라고 소감을 밝혔지만 주변의 평가는 달랐다. 특히 이날 29호 홈런을 쳐 홈런 선두를 질주한 팀 동료 에런 저지는 “대체 얼마나 멀리 날아갔는지 봤느냐”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저지는 전반기도 끝나기 전에 역대 양키스 신인 최다 홈런 기록(1936년 조 디마지오)과 타이를 이룬 차세대 거포다. 최지만과 저지의 홈런에도 불구하고 양키스는 6-7로 패했다. 데뷔전부터 강한 인상을 남긴 최지만은 당분간 선발 1루수로 기회를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샌프란시스코 황재균(30)은 이날 디트로이트와의 방문경기에 5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황재균은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며 팀의 5-4 승리에 기여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7-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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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스하키 최강 안양 한라, 국내 첫 러시아 선수 영입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두 시즌 통합 우승을 달성한 안양 한라가 사상 처음으로 러시아 선수를 앞세워 3연패에 도전한다. 안양 한라는 지난 시즌까지 사할린의 간판 공격수로 활약했던 루슬란 버니코프(40·사진)를 영입했다고 6일 밝혔다. 버니코프는 러시아 1부리그 420경기 출전(77골, 68어시스트), 2000년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드래프트 지명(5라운드 댈러스 스타스) 등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2014년 사할린 유니폼을 입고 아시아리그에 데뷔한 뒤 올해까지 정규리그 144경기에서 94골, 11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불혹의 나이임에도 데뷔 후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를 통틀어 단 한 차례도 결장하지 않았다. 안양 한라 관계자는 “내년 2월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팀 내 국가대표 선수들의 잦은 차출이 예상된다. 이로 인한 전력 누수를 막기 위해 즉시 전력이 될 수 있는 베테랑 선수를 데려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양 한라는 NHL 경험이 있는 스캇 바니(38·캐나다)와 스즈키 마사히토(34·일본) 등 베테랑 공격수들도 함께 영입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7-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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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등 통증 류현진, 결국 전반기 마감

    직전 등판에서 왼쪽 발에 타구를 맞은 LA 다저스 왼손 투수 류현진(30)이 열흘짜리 부상자 명단(DL)에 오르며 전반기를 마감했다. 다저스 구단은 5일(한국 시간) 현역 로스터(25명)를 정리하며 류현진을 열흘짜리 DL에 올리고 오른손 투수 로스 스트리플링을 엔트리에 등록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류현진은 열흘 이상 휴식을 취할 계획이다. 한 차례 시뮬레이션 게임을 소화하고 (후반기에) 복귀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현진은 지난달 20일 LA 에인절스와의 경기에서 4회 안드렐톤 시몬스의 강습 타구에 왼쪽 발을 맞았다. 정밀 검사 결과 뼈에는 이상이 없었지만 통증이 사라지지 않았다. 같은 날 내야수 최지만(26·사진)은 메이저리그 최고 명문 구단 뉴욕 양키스에서 빅리그 재진입의 꿈을 이뤘다. 양키스는 이날 최지만을 25인 로스터에 등록하는 대신 주전 1루수 크리스 카터를 방출 대기 조치했다. 최지만은 박찬호 이후 한국인 선수로는 두 번째, 타자로는 처음으로 양키스 소속 메이저리거가 됐다. 지난해 에인절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했던 그는 이번 시즌 전 양키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고 트리플A에서 활약해 왔다. 올 시즌 성적은 타율 0.289에 8홈런, 43타점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7-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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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판과 돈거래’ 두산 사장 사퇴

    2013년 10월 플레이오프 직전 심판에게 돈을 전달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을 일으킨 김승영 프로야구 두산 대표이사가 자리에서 물러났다. 두산은 김 사장이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고 3일 밝혔다. 구단은 김 사장의 사표를 수리하고 전풍 한컴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에 내정했다. 두산 측은 “김 사장은 ‘개인적인 차원에서 돈을 빌려준 것이지만 대표로서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이었고, 이로 인해 팬들께 걱정을 드리고 구단에 누를 끼쳤다’며 사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또 “김 사장이 ‘승부조작이나 심판 매수 의도는 절대 없었다는 사실을 꼭 전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경남고와 연세대를 졸업하고 질레트 코리아 사장, 두산 식품 BG 사장 등을 지낸 전풍 신임 사장은 두산 베어스 이사회를 거쳐 정식 취임한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7-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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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평창 참가 돕겠다는 IOC, 방법은?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오전 청와대에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에 IOC가 힘을 보태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바흐 위원장은 “북한의 참여를 돕겠다”고 화답했다. 그렇다면 IOC는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를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가장 확실한 방법은 북한이 자력으로 올림픽 출전권(쿼터)을 따는 것이다. 피겨스케이팅 페어의 렴대옥-김주식 조는 가장 유력한 후보다. 9월 독일에서 열리는 네벨호른 트로피에서 올림픽 출전권에 도전한다. 만약 북한이 자력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엔 IOC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가장 생각하기 쉬운 시나리오는 종목별로 와일드카드를 배정해 북한 선수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한 체육계 관계자는 “여름올림픽의 경우 육상 같은 종목에서 출전권을 포기하는 나라들이 있다. 겨울올림픽에서는 스키 종목에서 가끔 그런 경우가 나온다. IOC가 주도적으로 나서 각 국제 종목 단체와 협상하면 문제 해결이 쉬워질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여름올림픽에 출전한 ‘난민팀’처럼 IOC가 특별히 북한 선수들을 초청할 수도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북한이 자존심을 상하지 않고도 선수들을 올림픽에 내보낼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IOC와 한국, 그리고 북한 사이의 깊이 있는 대화가 전제되어야 한다. 한국과 IOC가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북한이 “NO”라고 하면 모든 일이 물거품이 되기 때문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현재 두 자리인 한국인 IOC 위원 수를 한국의 국제스포츠 기여 정도를 감안해 세 자리로 늘리는 게 어떠냐”고 묻기도 했다. 현재 한국인 IOC 위원은 투병 중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유승민 선수위원 등 2명이 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바흐 위원장은 현재로서는 IOC 규정에 따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한국이 새로운 IOC 위원을 배출하려면 IOC 내의 후보 추천 과정과 집행위원회 승인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뜻이다. 총 115명이 정원인 IOC 위원은 개인 자격 70명, 선수위원 15명, 국제경기단체(IF) 대표 15명,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자격 15명 등으로 구성되는데 3일 현재 95명이 위원직을 맡고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7-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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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산 대표이사, PO 하루전 심판과 돈거래

    프로야구 두산 대표이사가 2013년 10월 플레이오프 직전 심판에게 돈을 건넨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2일 한 인터넷 매체는 2013년 플레이오프 1차전 하루 전인 10월 15일 두산 구단 관계자가 심판 A 씨에게 현금 300만 원을 건넸다고 보도했다. A 씨는 다음 날 플레이오프 1차전 구심을 맡았고, 그 경기에서 두산은 4-2로 이겼다. 두산은 그해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삼성에 패해 준우승했다. 해당 관계자로 밝혀진 두산 김승영 대표이사는 이날 관련 내용에 대해 사과했다. 두산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A 씨는 음주 중 싸움에 휘말려 합의금 조로 300만 원이 필요하다며 그날 밤늦게 김 대표에게 연락했다. 두산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A 씨와 오래 알고 지냈던 김 대표는 피해자라고 언급된 제3자의 통장에 300만 원을 송금했다. 김 대표는 사과문을 통해 “급히 합의금이 필요하게 됐다며 돈을 빌려달라는 해당 심판의 호소에 숙고할 겨를 없이 개인계좌에서 급히 인출해서 빌려주게 되었다”며 “당시의 금전 대여가 KBO 규약을 위반한 것은 사실이며, 사려 깊지 못했던 판단에 문제가 있었음을 자인한다. 그러나 어떠한 대가를 바라고 한 행동은 전혀 아니며 전적으로 개인적 차원의 행위였음을 거듭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양해영 KBO 사무총장은 “조사 결과 A 씨가 두산뿐 아니라 여러 야구 선수 출신 선후배, 야구 해설가 등에게도 빚과 합의금 등 급전을 이유로 개인적으로 갈취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A 씨의 갈취와 승부 조작의 연관성을 자세하게 조사했으나 연결 고리를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한국시리즈를 앞둔 2013년 10월 21일에도 A 씨로부터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두 번째 요청에는 응하지 않았다. A 씨는 2013시즌 후 KBO리그에서 퇴출됐다. 대가성 여부를 떠나 리그 관계자들끼리 돈을 빌려주거나 보증을 서는 행위는 야구규약에 위반된다. 또한 KBO는 올해 3월 KBO 상벌위원회에서 관련 안건을 논의하고도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KBO 관계자는 “작년에 관련 내용이 알려져 문화체육관광부에 보고서를 제출했다. 지난달 29일에도 문체부에서 3월 상벌위원회 자료를 보고 싶다고 요청이 와서 다음 주 초 관련 경위보고서를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두산과 KBO는 “돈을 준 것은 맞지만 개인적인 거래였을 뿐 승부 및 경기 조작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지만 승부 조작과 관련된 사실이 드러날 경우 큰 파장이 예상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7-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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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홈런 분출 ML… 주연은 두 신출내기

    배리 본즈, 마크 맥과이어, 알렉스 로드리게스 등 홈런 타자들이 전성기를 구가했던 1990년대 말∼2000년대 초는 일명 ‘약물의 시대’로 불린다. 대다수의 홈런 타자들이 금지 약물의 힘을 빌렸다는 게 사실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특히 2000년에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많은 5693개의 홈런이 쏟아졌다. 하지만 올해 메이저리그는 ‘약물 홈런의 시대’를 뛰어넘을 기세다. 6월 1∼30일(현지 시간) 한 달간 메이저리그에서는 무려 1101개의 홈런이 나왔다. 2000년 5월에 기록한 역대 한 달 최다 홈런(1069개)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6월 현재 페이스대로라면 올해 메이저리그 홈런은 6139개로 예상된다. 올 시즌 경이적인 홈런 레이스를 이끄는 두 주인공은 ‘루키’ 에런 저지(25·뉴욕 양키스)와 코디 벨린저(22·LA 다저스)다. 균형 잡힌 거구(키 201cm, 몸무게 128kg)인 저지는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다. 엄청난 파워를 바탕으로 2일 현재 27개의 홈런을 쳐내 아메리칸리그 홈런 선두를 달리고 있다. 타점(62개), OPS(출루율+장타력·1.138) 역시 1위다. 타율 3위(0.324)에 오를 정도로 정교함도 갖췄다. 저지는 지난달 12일 볼티모어전에서 151m나 날아가는 대형 홈런을 쳤다. 그 하루 전에는 시속 121.1마일(약 195km)의 홈런 타구 속도를 기록했는데, 이는 스탯캐스트(타구와 투구 정보를 기록하는 메이저리그의 분석 시스템)가 도입된 2015시즌 후 가장 빠른 속도다. 현재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저지는 올 시즌 리그 신인왕은 물론이고 최우수선수(MVP)까지 수상할 게 유력하다. 가장 최근에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석권한 것은 2001년 스즈키 이치로(당시 시애틀)였다. 올해 4월 말 처음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벨린저의 홈런 페이스 역시 놀랍긴 마찬가지다. 그는 6월에만 13개의 홈런을 때렸다. 2일 현재 64개의 안타 가운데 24개가 홈런이다. 타율은 다소 저조하지만(0.267) 홈런 1위, 타점 11위(56개)로 팀의 주포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홈런이 쏟아질수록 투수들로부터 불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많은 투수들이 롤링사가 제공하는 ‘공인구’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보스턴의 데이비드 프라이스는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공인구가 이상해졌다는 데) 100%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애미의 베테랑 투수 브래드 지글러는 “지금은 모든 구장이 콜로라도의 쿠어스필드가 된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고지대에 위치한 쿠어스필드는 공기 저항이 작아 타구가 멀리 나가기 때문에 ‘투수들의 무덤’이라 불린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공인구 문제가 불거지자 2일 30개 전 구단에 “공인구의 구성에 변화가 생겼다는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통지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7-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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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N&OUT]올림픽 코앞인데… 전문가 바꾸겠다는 강원도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조직위에서 마케팅 관련 조언을 구한다며 2명이 찾아왔었다. 그런데 얼마 있다 담당이 바뀌었다며 새로 2명이 찾아왔다. 그 사람들도 오래가진 못했는지 얼마 안 가 연락이 아예 끊겼다.” 지난달 만난 2010 밴쿠버 겨울올림픽 관계자가 한 말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한 관계자도 평창 올림픽과 관련해 “대화가 될 만하면 담당자가 바뀐다. 누구와 얘기해야 좋을지 모를 때가 많다”고 했다. 평창 올림픽 개최가 약 7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비슷한 일이 또 벌어지려 하고 있다. 30일 평창 조직위와 강원도 등에 따르면 올림픽 시설 총책임자인 김상표 시설사무차장(60)의 교체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 12개의 올림픽 경기장은 모두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금부터는 경기장 안팎의 오버레이 시설(임시 관중석 및 운영 시설)이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간다. 김 차장은 이 모든 과정을 속속들이 꿰고 있는 시설 전문가다. 강원도 경제부지사 등을 지냈던 그는 2014년 초부터 평창 조직위에 합류해 시설 건설 및 관리 등을 책임져 왔다. 지난해부터 치러진 테스트 이벤트 등을 통해 평창 올림픽 시설물들은 IOC로부터 합격점을 받았다. 올림픽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치밀한 막바지 공사 관리가 필요하다. 이런 때 관련 책임자를 교체하려는 움직임이 일자 조직위 내부에서도 반발이 일고 있다. 한 조직위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올림픽이 코앞인데 무리한 인사를 강행하려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조직위 내에서는 강원도가 인사 적체 해소를 위해 공무원 정년(60세)이 되는 김 차장 대신 새 인물을 이 자리에 앉히려 한다는 시각이 있다. 최종 인사권을 갖고 있는 조직위 역시 김 차장 교체를 묵인하는 분위기다. 김 차장은 공무원이 아니기 때문에 공무원 정년과는 관계가 없다. 지난해 4월 조직위와 2년 계약을 해 계약 기간도 남아 있다. 김 차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자리에 대한 미련은 없다. 지난 3년간의 시설 관련 노하우가 이렇게 묻히는 게 아쉬울 뿐”이라고 했다. 강원도 관계자는 “도내 인사 적체 해소와는 전혀 관계없는 얘기다”라면서도 명확한 이유를 밝히진 않았다.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위해 한 명의 전문가가 아쉬운 판에 강원도와 조직위는 자리 나누기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올림픽인지 묻고 싶다.이헌재·스포츠부 차장 uni@donga.com}

    • 2017-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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