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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미국대사관이 방북 6개 그룹에 대북사업 관련 콘퍼런스콜(전화 회의)을 요구했다 돌연 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 일정에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동행했던 6개 그룹의 한 임원은 1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최근 주한 미대사관으로부터 약속을 잡자는 취지의 전화를 받았는데, 오늘 오후 약속을 취소한다고 다시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그룹 관계자는 “날짜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레 취소 통보를 받았다. 구체적인 이유는 알려주지 않았다”고 했다. 최근 주한 미대사관은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 일정에 총수나 고위 임원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동행했던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포스코, 현대 등 6개 그룹에 개별적으로 연락해 콘퍼런스콜 형태의 회의 일정을 요청했다. 방북 전후 대북사업 계획이나 전망에 대한 내용을 알려 달라는 취지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9월에도 재무부가 주도해 국내 7개 국책·시중은행과 콘퍼런스콜을 열고 대북제재 준수를 요청했다. 미국 측이 민간 기업과 은행에 직접 연락을 취한 것이 이례적이라 제3자 제재인 ‘세컨더리 보이콧’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여기에 한국 정부 ‘패싱’ 논란까지 겹치자 부담을 느낀 미국 측이 일단 회의를 취소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국내 은행과의 콘퍼런스콜에 대해 “세계 각국의 민간부문과 정기적으로 접촉하고 있다. 이를 제재 신호로 읽으면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재계 관계자는 “콘퍼런스콜이 취소됐다 해도 미 정부가 직접 기업들에 대북사업에 대한 ‘경고 시그널’을 보내려던 정황이 여전히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김현수 kimhs@donga.com·황태호 기자}

현대·기아차는 2001년부터 윤리헌장을 제정해 전체 임직원이 윤리경영을 실천함으로써 투명경영이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윤리헌장은 △국가와 사회에 기여 △고객 및 주주의 권익 증진 △인간존중 및 인재육성 △협력업체와의 동반자 관계 확립 △투명경영의 정착 등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투명경영의 정착’ 부분에서는 임직원이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공정성을 저해할 수 있는 일체의 청탁을 배격하고 부정한 이익을 받거나 제공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른 윤리규정에서도 협력업체나 사내 직원으로부터 금품수수 및 요구, 청탁, 압력행사 등 위반자에 대해 사내 징계위원회의 규정에 따라 징계를 내리도록 돼 있다. 구매본부 직원들에 대해서는 ‘구매본부 윤리실천강령’을 따로 만들었다. 협력업체도 경쟁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육성한다는 기본 방침에 따라 업무관계를 맺고 있다. 이에 따르면 구매본부 직원들은 어떠한 경우에서도 향응이나 금품수수 등을 하지 않으며 협력업체와의 업무에 있어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어떠한 행위도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주주의 권익 보호를 바탕으로 한 투명경영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2009년 사회책임헌장을 새롭게 제정하고 미래사회에 대한 그룹의 책임 있는 역할 수행을 다짐했다. 2016년 3월 제48기 주주총회에서는 주주의 권익을 보호하고 공정한 기업활동에 대한 의지를 천명하는 기업지배구조헌장도 선포했다. 앞서 현대차는 2015년 4월 대기업 최초로 소액주주를 비롯한 주주의 권익 보호를 위해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 내에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된 독립 위원회 투명경영위원회를 설치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한국 자동차 산업의 대표주자인 현대·기아자동차가 3분기(7~9월) 실적발표에서 ‘어닝쇼크’를 기록한 데다 나머지 완성차 업체들도 실적이 부진하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 전망조차 밝지 않아 국내 자동차 산업 전반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26일 3분기 실적을 매출 14조743억 원, 영업이익 1173억 원으로 발표했다. 지난해 3분기 4270억원 영업적자였지만 올해는 흑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흑자전환에 의미를 부여하긴 힘들다. 지난해 3분기는 통상임금 소송 패소에 따른 비용이 반영돼 적자를 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2016년 3분기 영업이익 5248억 원에 비하면 77.6%가 줄었고, 올해 2분기(3526억 원)에 비하면 66.7%가 줄었다. 2000억 원대를 예상한 시장 전망치에도 한참 못미친다. 한국GM,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도 실적 위기를 맞고 있다. 이날 쌍용차도 매출 9015억 원, 영업손실 220억 원의 부진한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0.1%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26.4% 증가했다. 공적자금 8100억 원이 투입된 한국GM은 여전히 경영정상화까지 갈 길이 멀다. 르노삼성도 9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1년 전과 비교해 16.1% 줄었다. 한국 자동차 산업이 위기를 맞게 된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경쟁력 제고 실패’를 꼽는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일본 미국 자동차 업체들의 공급망 문제 등으로 한국 자동차에 기회가 왔고 도약할 수 있었다. 그 당시부터 실제 성장하긴 했는데, 국내 업체의 자체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오인하면서 연구개발(R&D)을 소흘히 했다”고 말했다. 전략적으로 시장을 읽지 못했고, 신시장 개척에 소흘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고급자동차 위주로 바뀌고 있는 세계 자동차 시장 움직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가격대비성능(가성비) 위주의 차는 중국 등 후발 주자에 밀렸다. 한국GM의 경우 경차 판매량이 급감하는데 대체 차종을 찾지 못하고 내부 혁신에 실패하면서 현재 위기를 맞은 측면이 크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난 20년 동안 한국 자동차는 신시장을 개척하며 고성장했다. 지금이라도 동남아시장 등 신시장 개척에 나서고, 신차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 인건비를 낮춰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것도 해법일 수 있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단기 실업을 우려하다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인력구조조정을 통해 가격경쟁력을 빠르게 높여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자동차 업계는 ‘노조 반발 때문에 어림도 없다’는 분위기다. 임금 동결조차 어렵다는 얘기다. 완성차 위기는 부품사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6일 현대모비스는 3분기 매출 8조4273억 원, 영업이익 4622억 원으로 발표했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3.9%, 영업이익은 15.1% 줄었다. 현대위아는 3분기 매출 1조9221억 원, 영업이익 96억 원으로 매출은 0.2%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6.2%나 감소했다. 특히 중소 부품사들은 주52시간, 최저임금 인상까지 겹쳐 인건비가 20~30% 증가했다며 울상이다. 최근 2, 3차 협력사가 폐업하거나, 업종 전환을 하는 곳이 늘고 있다는 게 중소 부품업계의 설명이다. 자동차 한 대에 들어가는 부품 2만5000여개 중 30~40%가 2, 3차 협력사에서 나온다. 이들의 이탈은 완성차 품질 및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 고문수 자동차산업협동조합 전무는 “해외업체들은 설비를 꼼꼼히 본다. 수출 경쟁력을 높이려면 좋은 설비를 갖춰야 하는데 상당수 중소 부품업체들은 당장 만기 도래한 대출 갚기도 힘든 상황이다”고 말했다. 부품사들이 위기를 넘길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예상을 넘어섰다.” 25일 현대자동차 콘퍼런스콜(실적설명회)을 마친 한 증권사 연구원이 고개를 흔들었다. 당초 증권가에선 현대차의 3분기(7∼9월) 영업이익이 컨센서스(9496억 원)를 밑돌 것이란 예상이 나오긴 했다. 8000억 원대 수준을 유력하게 봤다. 실제 결과는 2889억 원으로 컨센서스보다 약 70% 낮았다. 이는 2010년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이 도입돼 비교할 수 있는 영업이익 규모 중 최저치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76.0% 줄어든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1.2%로 전년 동기 대비 3.8%포인트 하락했다. ○ “새 회계기준 체제 후 최악의 성적표” 현대차 실적 중 금융 부문을 제외하고 자동차만 놓고 보면 위기는 더 심각하다. 자동차 부문 계정 손실(2520억 원), 내부 생산법인과 판매법인 간 거래이익(연결조정 계정)을 합하면 3분기 자동차 관련 영업이익은 40억 원 수준이다. 전년 동기(9420억 원) 대비 99.6% 줄어든 수치다. 현대차의 실적 위기는 미국과 중국 시장의 회복세가 더딘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된다. 3분기 총판매량(도매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한 112만1228대로 나타났다. 미국 판매량은 그나마 전년보다 0.8% 성장하며 어려움 속에서도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9월 미국 자동차 판매는 전년 동월보다 5.9% 줄어드는 등 시장 수요가 줄고 있다. 문제는 중국이다. 현대차 중국 판매량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이 한창이던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봐도 6.2% 줄어들었다. 중국 시장은 3분기 자동차 판매량이 8.5% 줄어드는 등 미중 무역 갈등 여파로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에어백 제어기 리콜 및 엔진 진단 신기술(KSDS) 적용 5000억 원 등 일시적 비용 요인이 발생해 영업비용이 전년 동기보다 8.6% 늘어난 점도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고급차 등 수요가 늘어나는 차종을 강화하며 4분기(10∼12월)에 반등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 측은 콘퍼런스콜에서 “중국을 겨냥한 신차 개발 일정과 글로벌 모델 투입 일정을 단축하며 판매 경쟁력을 높이겠다”며 “시장 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 무리한 경쟁을 하지 않고, 베이징현대의 판매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부품업계 “정부 지원 호소” 글로벌 자동차 시장 환경은 한국 자동차에 불리하게 변하고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세계 자동차 수요의 65%가량을 차지하는 미국, 중국, 유럽의 하반기(7∼12월) 수요가 이미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며 “아시아에서는 신흥국 위기설까지 돌고 있어 수요 하락, 금융 불황 등 총체적 난국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 갈등으로 중국 시장 자동차 판매량은 6∼9월 4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BMW그룹, 다임러그룹,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올해 줄줄이 실적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자체 경쟁력 하락과 불리한 글로벌 시장 환경이 더해지면서 중소 부품업계의 어려움도 깊어지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의 1차 부품 협력업체 중 상장사 89개의 절반가량인 42개사가 올 1분기(1∼3월)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했다. 완성차 영업이익률이 줄어들면 협력사는 단가 인상을 요구하기 어려워진다. 경남지역의 한 부품업계 대표는 “그나마 해외 자동차에 수출하는 곳은 괜찮지만 현대·기아차 비중이 90%가 넘는 곳은 ‘그저 앞이 안 보인다’며 한숨만 쉰다”고 전했다. 신달석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이사장(디엠씨 회장)은 “현대차가 적자가 나지 않았다는 것에 안도해야 할 만큼 부품업계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부품업체들이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수출을 늘리려는 노력이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노동 유연성 제고와 신규 대출 지원, 만기 대출 연장 등 정책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김현수 kimhs@donga.com·이은택·김성규 기자}
한국 자동차 산업을 이끄는 현대자동차가 3분기(7∼9월) 어닝쇼크(실적 충격)에 빠졌다. 연결 기준 영업이익, 자동차 부문 영업이익은 모두 2010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역대 최저치다. 25일 현대차는 3분기에 판매 대수 112만1228대, 매출액 24조4337억 원, 영업이익 2889억 원, 당기순이익 306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76.0% 줄어든 수치다. 자동차 부문 영업이익만 보면 연결조정 계정(내부 생산-판매 법인 간 거래 이익)까지 합쳐 40억 원 수준에 그친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전날보다 5.98% 하락한 11만 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8년 7개월 만의 최저 수준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3분기는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의 수요 둔화, 무역 갈등 우려 등 어려운 여건이 지속됐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하락, 브라질 러시아 등 주요 신흥국 통화가치 하락 등 외부적 요인들로 인해 수익성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이 1.2%로 급락한 것은 한국 자동차 산업의 위기를 보여 준다고 입을 모은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완성차의 영업이익률이 1%대면 협력사는 줄줄이 적자로 떨어질 수 있다”며 “고통을 감수하고라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산업 내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다”고 말했다. 1998년 외환위기 때는 외부 변수인 세계 시장이 좋아 금방 회복했지만 지금은 기업 경쟁력 저하에 글로벌 시장 위축까지 겹쳐 당시보다 심각한 상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현수 kimhs@donga.com·이은택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사진)이 1차 협력사 대표들과 만나 자동차부품업 위기 해법을 논의했다. 최근 인건비 급증, 생산량 하락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부품업계의 현실과 해결 방법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최근 현대·기아자동차 1차 협력사 대표 10여 명을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다. 정 부회장은 이번 간담회에서 부품사 대표들에게 “자동차 판매 부진과 복잡한 대내외 변수로 부품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다시 도약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신차를 내고 해외 시장 개척 등을 통해 극복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협력사들을 다독인 것으로 전해진다. 부품사 대표들도 현재 겪고 있는 한국 자동차 생태계 위기 현실을 전하고 한국 완성차회사와 부품사의 협력 강화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다. 정 부회장이 직접 부품업계 대표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가진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기아차는 주로 각 구매본부장이 협력사 대표 간담회를 이끌어 왔다. 자동차업계는 정 부회장이 최근 자동차부품사의 위기를 무겁게 받아들인 것으로 보고 있다. 정 부회장은 간담회 이후 협력사 상생 방안 마련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운전 경력 15년 차. 운전 철학(?)은 무조건 안전. ‘밤+낯선 길+고속도로’ 조합은 웬만하면 피함. 기자의 평소 운전 습관이다. 눈앞에 닥친 시승 코스는 미국 시애틀 시내에서 출발해 레이니어산 국립공원을 넘어 소도시 야키마까지 251km 구간 왕복이었다. 낯선 길과 고속도로, 산길, 영어 내비게이션의 압박을 이겨낼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다. 시승차는 ‘최초’의 특징으로 가득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엔트리 라인이라 할 수 있는 A클래스에 등장한 첫 세단이었다. 중국 시장만을 위해 세단형으로 만든 A클래스는 있지만 이 차량이 공식적으로 세상에 선을 보인 최초의 세단형 A클래스였다. A클래스는 원래 해치백 스타일이다. 또 다른 ‘최초’는 인공지능(AI) 친구, MBUX(Mercedes Benz User Experience) 시스템이다. ‘헤이 메르세데스’라고 말로 부르거나(한국에서는 안녕 벤츠야), 핸들에 버튼을 누르는 등 네 가지 방법으로 이 친구를 부를 수 있다. 뭐든 질문해 보라고 해서 “벤츠야, 인생의 의미가 뭐니”라고 물었더니 “당신한테 달려 있어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심오한 친구라는 생각과 함께 운전을 시작했다. 영어 내비게이션이 미터가 아닌 마일 단위로 안내를 해줘 무척 당황했다. ‘어디서 좌회전을 하라는 거야’라며 짜증을 내려고 하는 순간, 계기판 위로 쫙 뻗은 10.5인치 디스플레이에 눈앞의 도로 화면이 뜨더니 지금 좌회전 하라고 화살표 그림이 표시됐다.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이었던 것. 한국 내비도 ‘30m 앞 우회전’ 이런 말이 늘 헷갈렸는데 증강현실로 방향키를 보여주니 무척 편리했다. 그 다음 고속도로. ‘김 여사’ 자세로 핸들에 몸을 딱 붙이고 바짝 긴장했다. 여기서는 부분자율주행 모드(지능형 주행 보조 장치)가 도움이 될 것이란 벤츠 측 설명이 생각나 실행시켜 봤다. 이게 진짜 신세계였다. 적응형 크루즈 컨트롤, 차선 이탈 방지, 차로 유지 보조 장치 등이 알아서 자기 역할을 시작했다. 원하는 속도를 맞추면 곡선이고 직선이고 그 속도에 맞춰 알아서 갔다. 앞차가 좀 서면 자기도 섰다. 공사 구간에는 도로 상한 속도가 바뀌었는데 이를 인식했다. 벤츠 측에 따르면 자동차에 카메라 센서 등이 주변 도로 표지판 속도 표시를 읽는다. 부분자율주행이지만 손을 무한정 놓을 수는 없다. 손을 놓고 약 20∼30초가 지나면 운전 컨트롤을 하라고 경고음이 뜬다. 그래서 그냥 핸들에 손을 얹었다. 주변 경관이 보이기 시작했다. 마음이 놓이면서 낯선 풍경이 즐거워졌다. 레이니어산 국립공원에 들어가자 휴대전화 통신이 두절됐지만 불안감은 이미 사라졌다. 운전을 도와주는 AI와 부분자율주행 장치가 이렇게 힘이 될 줄은 몰랐다. A클래스 세단 개발을 주도한 요르그 바텔스 콤팩트카 개발 담당은 “S클래스(벤츠 최상위 클래스)에 적용되는 부분자율주행 기능을 A클래스에도 넣은 것”이라고 말했다. A클래스 세단을 약 6, 7시간 타보니 이 차를 럭셔리 엔트리카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만들겠다는 벤츠의 야심이 느껴졌다. 콤팩트 카지만 콤팩트 카처럼 보이지 않는 실내 디자인, 디스플레이, 부분자율주행 기능, MBUX…. 아이 엄마로서 뒷좌석에 카시트 장착 기능을 쉽게 하도록 돼 있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다만 가격이 관건이 될 듯. 한국엔 내년 상반기(1∼6월)에 나온다. 시애틀=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위기를 겪고 있는 자동차부품업계가 정부에 3조 원이 넘는 긴급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은행 빚에 허덕이는 기업에 자금 지원을 하지 않으면 연쇄 부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정부도 범정부 차원에서 자동차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22일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최근 자동차부품업계 수요 조사를 통해 산업통상자원부에 긴급 자금 지원 3조1000억 원가량을 요청했다. 국내 완성차업체 1차 협력사 851곳을 대상으로 정부 지원이 필요한 금액 규모 등을 조사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가장 많은 요구는 자금난에 숨통을 틔워 달라는 것이었다. 대출금 상환 연장과 관련한 자금 지원 수요가 1조7000억 원에 이르렀다. 이어 시설투자비 1조 원, 연구개발(R&D)비 4000억 원 등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부품업체의 자금난은 심각한 상태다. 국내 자동차 산업의 여신 규모 28조 원 중 약 10%는 자본 잠식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된 1차 협력사 89개사 중 47.2%에 해당하는 42개사가 올해 1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 중 28개사는 1분기에 적자로 바뀐 상태다. 올해 6월 자동차 흡기 및 배기 업체 리한이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에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했고 7월에는 고무부품업체 에나인더스트리가 만기 어음을 막지 못해 부도를 냈다. 2, 3차 협력사 상황은 파악하기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올해 4월 2차 협력사인 A사는 플라스틱 부품을 만드는 금형 230개 중 150개를 1차 협력사에 반납했다.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단가 인상은 필요한데 1차 협력사가 여력이 없으니 생산할수록 손해라며 반납한 것이다. 또 다른 2차 협력사도 “전년 대비 인건비가 24% 올랐다”며 “단가를 인상하지 않으면 납품을 중지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 “車산업 연쇄부도 위기” 범정부 대책마련 나서 ▼ 경남지역의 한 자동차부품사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생산 계획을 줄인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협력사의 자금난은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부품업계 관계자는 “2, 3차 협력사가 이탈하기 시작하면 당장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완성차 부실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자동차 산업은 2016년 말 기준 한국 제조업 생산의 13.9%, 제조업 종사자의 12.0%를 차지한다. 정부가 대책 마련을 고심 중인 이유다. 산업통상자원부는 8월부터 자동차부품업계와의 지역별 간담회를 최근 마무리하고 현재 자동차업계의 활력을 제고하기 위해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자금 지원, R&D, 설비 등 전 분야를 망라하는 대책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태호 대통령일자리수석비서관도 부품업계 대표들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금융 대책은 이르면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에 먼저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이미 17일 9개 은행 최고경영자(CEO)와의 간담회에서 “개별 자동차부품업체의 재무·경영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여신 회수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정부 관계자는 “부품업체마다 상황이 다른데도 전체 자동차업계가 침체돼 있다는 인식 때문에 은행권에서 건실한 업체에 대해서도 대출을 조인다는 불만이 많았다”고 전했다. 근본적인 경쟁력 제고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용준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자동차산업 위기로 많은 부품업체가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다. 정부가 이들을 합쳐 덩치를 키우고 경쟁력을 높이는 데 드는 구조조정 비용을 지원해 주면 효과적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현수 kimhs@donga.com·김성규 / 세종=이새샘 기자}

한국 자동차 산업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고비용 저효율’이란 내부적 요인에 보호무역주의, 신흥국 환율 변동 등 외부적 요인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해외 완성차 업체들이 줄줄이 올해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가운데, 현대·기아자동차 등 한국 자동차 기업도 어닝 쇼크 수준의 3분기(7∼9월) 실적을 거둘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8일 자동차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3분기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9000억 원을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지난해 4분기(10∼12월) 이후 4개 분기 연속 1조 원을 하회한다. 지난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이후 중국 시장 회복세가 더딘 데다 터키,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국 통화 가치가 폭락했다. 신흥국 통화 가치가 폭락하면 현지 수요가 줄고, 현지 판매금을 원화로 환전했을 때 이윤이 이전보다 줄어든다. 쌍용차는 올 상반기(1∼6월) 387억 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한국GM은 올해도 적자폭이 1조 원에 달할 것으로 자동차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문제는 한국 자동차 수출 시장마저 냉각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중 시장을 공략해야 하는데 양국이 무역갈등을 벌이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양국의 소비심리도 얼어붙은 상태다. 9월 미국 자동차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5.9% 줄었다. 같은 달 중국 자동차 판매는 13.2% 감소했는데, 올해 6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세다.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대 시장인 유럽 시장도 얼어붙었다. 유럽은 새로운 연비 측정 방식인 세계표준자동차시험방식(WLTP)을 도입했는데, 그 시험방식이 규제로 작용했다. 전년 동월 대비 9월 판매가 23.5% 줄어들었다.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를 들어 수입자동차에 관세 25%를 부과하려는 점도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미국상공회의소는 이날 한국산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에 대해서는 고율 관세 적용에서 제외해 달라는 공동성명을 내기도 했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한국자동차산업학회장)는 “한국 자동차 업계는 지금이라도 동남아 등 신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제네시스가 2019년형 중형 럭셔리 세단 ‘G70’(사진)을 출시한다고 17일 밝혔다. 2019년형 G70는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운전자의 편의성을 향상시킨 것이 특징이다. 우선 세계 최초로 12.3인치 3차원(3D) 계기판을 적용했다. 특수안경 없이도 다양한 주행 정보를 입체 화면으로 볼 수 있다. 또 스마트 전동식 트렁크, 외부 공기를 차단하고 실내 공기를 반복적으로 걸러 내 공기를 정화하는 공기 청정 모드, 고화질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DMB·해상도 1,280×720), 전동식 파킹 브레이크 등을 기본으로 장착했다. 가격은 가솔린 2.0 터보 모델이 3701만∼4251만 원, 디젤 2.2 모델이 4025만∼4300만 원, 가솔린 3.3 터보 스포츠 모델 4511만∼5228만 원이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현대자동차가 세계 3대 디자인상으로 꼽히는 ‘레드 닷 어워드’에서 한국 자동차 기업 중 처음으로 ‘올해의 브랜드(2018 Brand of the Year)’에 선정됐다고 16일 밝혔다. 올해의 브랜드상은 매년 제품디자인,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콘셉트 등 3개 부문 시상 결과를 종합해 일 년간 디자인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창의성과 혁신적 디자인을 보여준 한 개 브랜드에만 주는 상이다. LG전자가 2015년 한국 기업 최초로 받았고, 현대차는 한국 자동차 기업으로서 최초로 이 상을 받게 됐다. 시상식은 26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다. 부문별로는 제품디자인 부문에서 넥쏘와 코나 등 2개 차종이 본상을 수상했다. 커뮤니케이션 부문에서는 현대차가 SM엔터테인먼트와 협업해 제작한 ‘쏠라티 무빙호텔’, 제네시스 브랜드 체험관 ‘제네시스 강남’ 등이 7개 상을 받았다. 제네시스를 포함해 현대차가 총 9개 상을 휩쓴 것이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충전소가 시내 한복판에 있는데, 시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나요?”(문재인 대통령) “여기에 수소충전소를 설치한 지 3년이 됐는데 사고는커녕 시민들의 불만 제기도 없었습니다.”(브누아 포티에 에어리퀴드 회장) 14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중심부 알마 광장에 위치한 수소충전소. 문 대통령이 현대차가 만든 투싼 수소전기 택시 충전을 지켜보며 포티에 에어리퀴드 회장과 충전소 입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글로벌 에너지 업체 에어리퀴드는 수소충전소 건립 등 수소 에너지 확산에 주력하는 기업으로 꼽힌다. 알마 광장에 위치한 프랑스 1호 수소충전소도 에어리퀴드가 세운 것이다. 역사가 오래되고 관광산업 비중이 큰 유럽 주요 도시는 건축 규제가 까다롭다. 그런 유럽마저 도심에 수소충전소를 세운 것은 한국 눈높이로 볼 때 낯선 풍경이다. 한국은 세계 최초로 수소차 양산을 시작했는데도 수소충전소 입지 규제가 까다로워 시내 한복판에 충전소를 세우기 어렵다. 대통령이 지켜본 파리 택시 운전사가 직접 수소 충전을 하는 장면도 한국에선 불법이다. 한국에선 충전소가 고용한 직원만 충전할 수 있다. 수소를 에너지 연료가 아닌 위험물로 보고 만든 과거 법률 체계 때문이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의 파리 시내 충전소 방문 이후 수소 경제를 둘러싼 파격적인 규제혁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을 주도하는 것은 전기차다. 지난해 세계적으로 전기차는 7만4000대, 수소차는 3000대 정도 팔렸다. 하지만 주행거리와 충전시간 등을 따져보면 수소차가 한 수 위다. 현대차 넥쏘는 3분이면 완전 충전해 609km를 갈 수 있다. 전기차는 일반적으로 완충에 3∼4시간, 주행거리는 300km 안팎이다. 그럼에도 수소차 보급 속도가 더딘 가장 큰 이유는 충전 인프라 부족 때문이다. 세계 최초로 수소차를 양산한 한국에도 수소충전소는 15개뿐이다. 미국과 일본에 이어 유럽까지 적극적으로 수소충전소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인프라가 있어야 수소차가 팔리는 순환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도 2022년까지 수소차 1만5000대 보급, 충전소 310기 설치 로드맵을 제시했다. 하지만 실행은 산 너머 산이다. 우선 충전소 부지 선정이 어렵다.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유치원, 대학 등 학교 부지로부터 200m 이내에는 수소충전소 설치가 어렵다. 대형마트처럼 사람들이 모이는 상업시설이나 전용 주거지역에도 설치를 못 한다. 철도안전법에서도 철도보호지구의 경계로부터 30m 이내에는 수소충전소 입지를 제한하고 있다. 충전소를 설치하면 관리 규제가 기다리고 있다. 유럽은 교육 과정만 이수하면 수소충전소 안전관리자가 될 수 있다. 한국은 압축천연가스(CNG)나 액화석유가스(LPG) 충전소는 교육만 이수하면 되지만, 수소충전소는 가스기능사 자격증을 얻은 사람만 안전관리책임자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자격증 소지자를 찾는 일도 쉽진 않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수소를 에너지원이 아닌 위험물로 인식하는 과거의 편견이 법에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저장 기술 발전으로 수소차와 수소충전소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이 마련돼 있지만 법이 기술의 발전을 못 따라가고 있다는 의미다. 안전에 민감한 일본과 유럽에서도 기준을 통과하면 도심 충전소 설치가 가능하도록 규제를 풀고 있다. 2015년 일본 도쿄 미나토구에 설치된 이와타니 수소스테이션 시바코엔역 지점은 반경 3km 내에 번화가인 긴자 지역과 국회의사당 및 정부청사가 위치해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수소에 대한 인식 개선부터 규제혁신까지 넘어야 할 벽이 높다”고 강조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현대자동차가 문재인 대통령의 유럽 순방을 계기로 수소전기차 유럽 공략에 나선다. 문 대통령이 직접 현지서 현대차의 수소차에 탑승하는 등 정부의 적극적인 ‘수소 외교’를 활용해 실질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14일 프랑스에 2025년까지 수소차 5000대를 보급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16일 프랑스 파리 웨스틴 방돔호텔에서 에어리퀴드, 엔지 등 프랑스 에너지 기업과 양해각서(MOU)를 맺을 계획이다. 에어리퀴드는 수소를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보고 수소 분야에 투자해 글로벌 최고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갖춘 회사로 꼽힌다. 엔지는 에너지저장장치, 가스 생산 등에 주력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이번 MOU에는 3사가 지구온난화를 방지하고,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수소차 플랫폼을 확대한다는 내용이 담길 계획이다. 에어리퀴드와 엔지는 2025년까지 프랑스에 수소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고, 현대차는 수소 승용차, 버스, 트럭 등 5000대를 공급한다는 것이 골자다. 또 프랑스 내 수소충전 인프라 확대를 위한 비즈니스 모델을 공동 개발하고, 유럽 정부의 재정적 지원과 관련 정책을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을 병행할 계획이다. 현대차가 프랑스 기업과 수소 협력을 강화한 것은 문 대통령의 유럽 순방이 계기가 됐다는 게 현대차 측의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14일(현지 시간) 오후 프랑스 시내에서 10여 분가량 현대차의 넥쏘 수소차를 직접 탑승했다. 이 차는 프랑스 통관 1호 차량으로 프랑스에서 판매될 차량이다. 문 대통령은 이후 프랑스 도심 알마광장에 위치한 수소충전소에서 3분 만에 급속 충전되는 현장을 찾았다. 이 충전소는 현대차와 MOU를 맺기로 한 프랑스 에너지기업 에어리퀴드가 파리에 설치한 첫 수소충전소다. 현대차 관계자는 “한국의 수소차 경쟁력과 수소경제 플랫폼 확대 의지를 대내외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환경규제가 까다로운 유럽은 최근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수소 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파리에는 현대차 투싼 수소 택시 62대가 파리 시내를 달리고 있다. 프랑스 스타트업 ‘STEP(Soci´et´e du taxi ´electrique parisien·파리전기택시 회사)’가 운영하는 택시다. 다만 수소 생산, 충전시설 확충 등 인프라가 병행돼야 하는 점은 시장 확대의 어려움으로 꼽혀 왔다. 수소차와 충전시설 공급이 결합된 패키지 형태의 사업 모델이 주목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달 현대차는 스위스 수소 에너지기업 H2Energy와 2023년까지 대형 냉장밴용 및 일반밴용 수소전기트럭 1000대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이날 문 대통령과 넥쏘 시승 행사를 함께한 정진행 현대차 사장은 “파리는 수소충전소가 도심에 있지만 한국은 안전기준 등으로 도시 외곽에 주로 설치되고 있다. 프랑스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현대차는 수소차 수출 산업화를 통해 국내 수소경제 확산에도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한국GM이 노조와 2대 주주인 KDB산업은행, 시민단체의 반발에도 법인 분리 작업을 단행했다고 10일 공시했다. 이날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서는 한국GM의 법인 분리가 정부와의 약속 파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논란의 주인공인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국감에 불출석했다. 10일 한국GM이 공시한 내용은 한국GM이 인천 부평 본사 디자인센터와 기술연구소, 파워트레인 부서를 인적분할을 통해 별도의 연구개발(R&D) 법인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를 만들어 분리한다는 내용이다. 한국GM은 자동차와 부품의 생산, 정비 및 판매사업 등 연구개발 기능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부문을 담당하게 된다. 이는 이달 5일 한국GM 이사회를 통과한 사안으로 19일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현대자동차가 미국의 인공지능(AI) 전문 스타트업 ‘퍼셉티브 오토마타(이하 P 오토마타)’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다고 10일 밝혔다. 이에 따라 양사는 인간의 직관력과 행동 예측 기술을 바탕으로 한 광범위한 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차가 투자하기로 한 P 오토마타는 2014년 설립 이후 비전 센서와 정신물리학을 기반으로 인간 행동 예측 AI 기술을 개발해 온 기업이다. AI에 인간의 직관력을 접목하는 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인간의 행동을 예측하는 P 오토마타사의 AI 기술은 자율주행 기술과 융합될 경우 보다 안전한 운행 환경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인간 행동 예측 기술이 자율주행차에 적용되면 차 앞에 있는 보행자나 자전거 탑승자가 앞으로 어떻게 행동할지를 예측해 위험에 대비할 수 있다. 또 인간 행동 예측 기술은 현대차가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로보틱스와 스마트시티 분야에서도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미국 오픈이노베이션센터인 현대크래들의 존 서 상무는 “앞으로도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인공지능 기술력을 확보한 업체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헤이 메르세데스, BMW 어떻게 생각해?” “그들은 멋져요. 백미러로 그들이 보이는 게 좋아요.” 지난달 22일(현지 시간) 미국 시애틀 메르세데스벤츠 북미 연구개발(R&D) 센터 앞. 주차돼 있던 A클래스 세단 앞좌석에 앉아 차에게 말을 걸었더니 곧바로 이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이어 ‘나 좀 춥다’고 했더니 온도를 조금 높였다. ‘주변에 한국 식당 있어?’라고 하면 식당 목록이, ‘나 아프다’고 했더니 가까운 병원 목록이 떴다. 이는 벤츠가 올해 처음 선보인 MBUX(Mercedes Benz User Experience) 시스템 덕분이다. 자동차 회사인 벤츠가 애플 ‘시리’, 아마존 ‘알렉스’처럼 자체 음성인식 인공지능(AI) 플랫폼을 개발한 것이다. MBUX가 기자의 토종 한국식 영어 발음을 알아들을지 궁금했다. 역시나 처음 ‘헤이 메르세데스’라고 외칠 땐 못 알아듣는 듯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MBUX와 대화를 나눌수록 기자의 한국식 영어 발음을 재빨리 이해했다. 이날 벤츠 북미 R&D 센터에서 만난 캐시디 슈바르체 수석 UI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자동차와 운전자가 ‘인간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데 초점을 뒀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의 음성도 이해하도록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했고, 대화를 할수록 운전자를 더 잘 이해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안녕 벤츠야’로 시작하는 한국어 MBUX가 적용된 차량이 내년 상반기(1∼6월)에 판매될 예정이다. 스스로 운전자의 언어와 습관을 학습하는 점도 눈에 띄는 기능이다. 운전자가 퇴근 후 남자친구에게 전화하는 버릇이 있다면 비슷한 시간대에 ‘지금 연결해 드릴까요?’라고 먼저 물어준다. 차량 상태에 대해 먼저 대화를 시도할 수도 있다. 누가 주차된 차를 박았다면 MBUX가 곧바로 운전자에게 문자를 보내는 식이다. 벤츠의 MBUX는 독일과 미국 R&D 센터가 협업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벤츠는 미국에만 7개 R&D 센터를 두고 있다. 각 도시 특성에 따라 외부 협력 기업, 인재 확보 여부가 달라진다는 이유에서다. 작년에 문을 연 시애틀 센터는 클라우드 컴퓨팅에 특화돼 있다. 마이클 도센바흐 벤츠 북미 R&D 시애틀센터장은 “시애틀에는 아마존, 페이스북, 우버 등 혁신적인 기업이 많아 클라우드 관련 인재들도 몰린다. 인재 확보가 시애틀 센터 개소의 주된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현재 시애틀 센터에는 소프트웨어 개발자 70여 명이 일하고 있다. 이들의 소프트웨어 경력을 더하면 350년.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한 자동차 서비스 연구는 시간이 흐를수록 진화하고 있다. 시애틀 센터가 최근 공개한 시범 서비스로는 ‘안전한 주차공간 찾기’ 앱이 있다. 시애틀 지역별 범죄율을 분석해 주변에 가장 안전한 주차 공간을 찾아주는 앱이다. 시애틀 센터의 한 연구원은 “클라우드 덕분에 이틀 만에 주요 기능을 개발했다”고 말했다.시애틀=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5일(현지 시간) 체코 프라하에서 기차로 3시간을 달려 오스트라바역에 내린 뒤 또다시 버스로 1시간을 달리자 멀리서 ‘현대(HYUNDAI)’ 간판이 보였다. 200만 m²(약 60만5000평) 부지에 자리 잡은 현대자동차 체코생산법인(HMMC)이다. 2008년 11월 준공 이후 10년 동안 유럽 현대차의 생산을 맡고 있는 곳이다. 공장은 행정구역상 체코에 있지만 슬로베키아 국경과 인접해 있다. 양동환 현대차 체코생산법인장(전무)은 “차로 1시간 반 거리에 슬로베키아 기아차 공장이 있다. 서로 원활한 부품 조달, 협력업체 공유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가까이 위치를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카트를 타고 공장을 둘러봤다. 프레스, 차체(차의 골격 조립), 도장, 의장(엔진·변속기 등 각종 부품 조립) 공정을 비롯해 변속기 공장까지 자동차를 생산하기 위한 모든 시설이 한곳에 모여 있었다. 차체 생산 라인에선 로봇 팔이 빠르게 움직이며 용접을 하고 있었다. 차체 공장은 용접 로봇만 367대로 완전 자동화 방식이었다. 체코 공장은 현대차의 전 세계 생산기지 중 상대적으로 자동화율이 높은 편이다. 현대차 체코생산법인 가동률은 2015년부터 매년 100%를 웃돌고 있다. 공장을 완전히 돌리고 추가로 일해야 주문량을 맞춘다는 의미다. 연간 33만 대의 생산 능력을 갖췄지만 지난해 생산량은 35만6700대로 가동률 108.1%를 기록했다. 2015년 출시한 신형 투싼이 유럽 시장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나타난 결과다. 지난해부터는 고성능차 i30 N 판매량이 늘면서 더 바빠졌다. 이달 초 프랑스 파리에서 열렸던 파리 모터쇼에서 현대차가 첫선을 보인 ‘i30 패스트백 N’은 11월부터 이곳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예상대로 순항한다면 체코생산법인은 내년 상반기(1∼6월)에 10년 누적 생산량 300만 대를 돌파하게 된다. 최근 체코생산법인의 관심사는 체코에서 ‘꿈의 직장’으로 발돋움하는 것이다. 체코 실업률은 지난해 2%대를 기록하는 등 사실상 완전고용에 가까워지고 있다. 인재들이 회사를 골라 가는 상황이다. 현대차 체코생산법인은 2013년부터 체코 노동복지부가 후원하는 ‘체코 올해의 기업상’을 6년 연속 수상하는 등 체코에서도 이미 ‘다니고 싶은 기업’으로 알려진 상태다. 양 법인장은 “처음 공장을 만들 때 주민들 사이에서는 환경오염 등 비판적 시각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양산 10주년을 앞둔 지금 체코 공장은 인근 주민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지역과 국가 경제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체코생산법인은 체코에서 일곱 번째로 세금을 많이 내는 기업으로 꼽힌다. 올 초에는 체코 자동차 기업 중 처음으로 직원들을 위한 건강증진센터를 열어 화제를 모았다. 온열 스파 시설에 마사지, 스트레칭, 근력운동 시설까지 갖추고 있다. 공장을 짓던 2007년부터 11년째 근무해 온 프레스 부문 루브미르 에드조크 씨(46)는 “대부분 동료들도 장기 근속하는 추세다. 지인들에게도 자랑스럽게 현대차에 다닌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노소비체=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평소엔 경주차와 직원들로 꽉 차 있는데 지금은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 영국 대회에 가 있어요. 이번에 도요타를 꼭 이겨야 하거든요.” 4일(현지 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차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알체나우시 현대자동차 현대모터스포츠법인. 장지하 커스터머 레이싱(고객용 경주차) 담당 과장이 워크숍으로 불리는 법인 내 작업장을 소개하며 힘주어 말했다. WRC는 양산차를 개조한 고성능 차량끼리 경쟁하는 세계 최고 권위의 모터스포츠로 꼽힌다. 워크숍에는 조립하기 직전의 차체 프레임, 테스트용 차량 등이 놓여 있었다. 일반 자동차 공장에서 볼 수 있는 로봇 조립 라인은 없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일일이 손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황 과장은 “경기가 끝나면 직원 170여 명이 경주차를 분해한 뒤 부품이 괜찮은지 확인하고, 다시 하나하나 조립한다”며 “올해는 WRC 우승이 유력해 모두 한마음으로 응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 현대차, WRC 첫 우승 노린다 한국 언론에 현대모터스포츠법인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곳은 2012년 12월 경주용 차량을 개발하고, 만들고, 경주팀을 운영하기 위해 설립됐다. 당시는 현대차 경영진이 고성능 브랜드 개발에 속도를 내던 시기였다. 고성능 브랜드는 일반 차량의 주행 성능을 크게 향상시킨 차량을 의미한다. BMW의 M 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의 AMG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차의 고성능 브랜드는 N이다. WRC 같은 경주용 차량은 고성능 모델 중에서도 최상위 모델로 꼽힌다. 슈테판 헨리히 현대모터스포츠법인 마케팅 디렉터는 “WRC는 영하 20도의 스웨덴 랠리, 영상 40도의 아르헨티나 랠리 등 가혹한 날씨, 노면 상태에서 연간 1만 km를 달리게 된다. WRC에서 우승하면 세계에 기술력을 입증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현대모터스포츠법인 직원들이 들떠 있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현대차가 WRC에 진출한 지 4년 만인 올해 시즌 첫 우승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총 13차 대회 중 9차 대회까지 선두를 유지하다 지난달 초 터키에서 열린 10차 대회에서 도요타 레이싱팀에 역전당한 상황. 하지만 겨우 5점 차여서 재역전을 노려 볼 만하다. ○ “기술력 알려지니 경주용 차 없어서 못 팔아” 사실 모터스포츠는 투자 개념에 가깝다. 부품, 엔진 개발부터 수제 차량 조립, 경기팀 운영까지 상당한 비용이 들어간다. 엔진만 해도 양산 차의 최대 100배 수준이다. 그럼에도 현대차가 꾸준히 투자하는 까닭은 기술의 선순환, 브랜드 이미지 제고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다. 눈길, 산길, 혹한, 혹서 등 온갖 환경에서 치러지는 WRC에서 얻어진 데이터는 새로운 고성능 차량 개발에 쓰인다. 지난해 하반기 유럽 시장에 선보인 첫 고성능 N 모델 i30 N이 대표적이다. ‘모터스포츠 차량→고성능차→일반 모델’로 기술이 이전되며 전반적인 기술력 향상을 꾀할 수도 있다. 현대차는 모터스포츠 대회로 브랜드 이미지가 향상되고 있다고 본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뿐만 아니라 기술력으로도 인정받는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WRC 경주용 차량의 기본 바탕 모델인 i20의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은 28만6241대로 WRC 참가 직전인 2013년 대비 32.2% 증가했다. 경주용 차량 판매 주문도 급증하는 추세다. 제조사가 직접 참여하는 WRC와 달리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월드 투어링카 컵(WTCR)’은 프로팀이 원하는 경주용 차량을 구매해 경주에 나선다. 황 과장은 “TCR용 차량은 일주일에 최소 두 사람이 달라붙어 겨우 한 대를 만든다. 요즘 주문이 밀려드는데 다 만들지 못해 못 파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모터스포츠 상승세에 힘입어 고성능 N 브랜드 확장에도 힘을 실을 계획이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고 있는 파리 모터쇼에서 만난 토마스 셰메라 현대차 고성능사업부장(부사장)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전기차, 심지어 수소전기차에도 N 브랜드를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르면 내년 한국에 고성능차를 경험할 수 드라이빙 아카데미 설립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알체나우·파리=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현대·기아차가 유럽 진출 41년 만에 유럽 시장에서 연간 판매량 100만 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1977년 현대차가 그리스에 포니 300대를 수출한 이후 41년 만이다. 현대·기아차가 100만 대 돌파를 자신하는 것은 최근의 성장세 때문이다. 지난해 99만5383대를 판매해 10년 전인 2008년(50만8574대)과 대비해 거의 두 배로 성장했다. 올해에는 1∼8월 유럽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0% 증가한 71만5050대에 달해 무난하게 100만 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유럽은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 번째 ‘100만 대 시장’으로 떠오른다. 업계 판매 순위도 2008년 10위에서 올해 1∼8월 기준 BMW와 다임러(메르세데스벤츠 모회사)를 제치고 5위에 올랐다. 비(非)유럽 중에서는 1위다. 현대·기아차가 까다로운 유럽 시장에서 잘나가는 이유가 뭘까. 현대차와 기아차에서 각각 유럽권역본부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고 있는 토머스 슈미트 COO와 에밀리오 에레라 COO를 2일(현지 시간) 파리 모터쇼 현장에서 만났다. 슈미트 COO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트렌드는 친환경, 고성능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통한다. 현대차는 친환경차에 강하고, 고성능 N 브랜드의 스포티한 라인업에서 브랜드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 현대차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브랜드로 통했는데 현재는 기술력 좋은 선진 브랜드로 바뀌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차가 이날 파리 모터쇼에서 N의 유럽 공략 두 번째 모델인 ‘i30 패스트백 N’을 선보인 것도 고성능 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 때문이다. i30 패스트백 N은 올해 말부터 유럽에서 본격적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유럽의 까다로운 환경 기준은 현대·기아차에 있어 기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에레라 COO는 “202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km당 95g 이하로 맞춰야 하는데 소비자 트렌드는 반대 추세다. 연료소비효율(연비)이 좋고 탄소 배출량이 적은 디젤 인기는 시들고, 상대적으로 탄소 배출이 많은 SUV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 트렌드에 맞추면서 강화된 환경 규제를 따르려면 결국 친환경차 전환을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에레라 COO는 “기아차는 낮은 단계의 하이브리드부터 순수 전기차까지 모든 단계의 전동화(electrification)에 대비돼 있다.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의 경우 판매 차량의 90% 가까이가 디젤인 곳도 있는데, 그들보다 훨씬 앞서 나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기아차는 올해 말 유럽 시장에서 판매될 예정인 니로 EV 출시로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에 이르는 완전한 니로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니로의 모델은 미국의 유명 배우 로버트 드니로. 드니로는 파리모터쇼 기아차 기자간담회에서 화면으로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전기차에 강점이 있는 중국 자동차의 유럽 시장 진출 준비에 대해 에레라 COO는 “유럽은 안전, 환경 규제가 강해 중국차가 유럽에 진출하는 것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현재 폴크스바겐 그룹이 새로운 전기차를 선보이기 전이고 중국 업체들도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전인 만큼 기아차가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의 창’이 열려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각각 올해 4% 이상 성장을 바라보고 있다. 슈미트 COO는 “현대차는 지난달 르노, 닛산도 통과하지 못한 강화된 세계표준자동차시험방식(WLTP)을 통과했다. 수소차, 자율주행, 고성능 등 첨단 기술력으로 확고한 브랜드 위상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리=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나는 누굴까? 난 대담하고 독특하고 스타일리시하지. 그렇다고 대놓고 자랑하진 않아. 나는 누굴까?” 2일(현지 시간) 오전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베르사유 박람회장. ‘2018 파리 국제모터쇼’에 마련된 기아자동차 부스 대형 화면에 ‘나는 누굴까(Who am I)’라고 뜨더니 이윽고 그 주인공이 등장했다. 기아차가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신형 ‘프로씨드’였다. 슈팅브레이크(왜건) 형태에 날렵한 뒤태가 눈길을 끌었다. 프로씨드는 기아차가 2006년 유럽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내놓은 씨드 모델에 과감한 디자인과 성능을 더한 차다. 이와 더불어 기아차는 이날 유럽 최초로 니로 순수 전기차(EV)를 선보였다. 신형 프로씨드와 니로 EV는 각각 밀레니얼 세대와 친환경차를 상징한다. 다른 완성차들도 젊은 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다이내믹한 엔트리카, 친환경차 등을 쏟아냈다.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유럽 공략 전략을 읽을 수 있는 파리 모터쇼 현장에서 확인한 주요 트렌드 4가지를 뽑아봤다.○ 밀레니얼 세대, 럭셔리 엔트리 경쟁 차량공유 시장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젊은 밀레니얼 세대에게 자동차의 의미는 무엇일까. 올해 파리 모터쇼에서 주요 완성차 업체는 저마다 해답을 내놓았다. 준중형 엔트리카에 재미와 디자인, 정보통신기술(ICT)을 담아 역동적이면서 고급스러운 엔트리 모델을 내놓은 것이다. 기아차의 답은 신형 프로씨드였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세계 최초로 신형 B클래스를 선보였다. 콤팩트카이지만 S클래스에 도입된 안전 기능, 첨단 인포테인먼트를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BMW그룹이 최초로 공개한 신형 3시리즈도 주목을 받았다. 스마트폰 세대를 의식한 듯 연결성을 강조하고 개인화가 가능한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것이 특징이다.○ 고성능의 진화 현대자동차는 1724m²(약 522평) 규모의 전시장을 마련하고 ‘i30 패스트백 N’을 처음 공개했다. 현대차의 고성능 브랜드 N의 세 번째 모델이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i30의 5도어 쿠페 버전인 ‘i30 패스트백’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고성능 주행성능과 차별화된 스타일이 조화를 이룬 차급 최초의 패스트백 스타일이라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벤츠도 ‘더 뉴 메르세데스-AMG A 35 4MATIC’을 공개했다. 고성능 AMG의 새로운 모델이다.○ 친환경·미래차 봇물 거의 모든 완성차 브랜드가 친환경차 라인업을 공개했다. 특히 눈길을 끈 곳은 프랑스의 르노. 르노는 전기차이면서 자율주행 콘셉트카인 ‘이지 울티모(EZ-ultimo)’를 내놨다. 완전 자율주행차로 특정한 서비스를 위한 모빌리티로 진화할 수 있는 콘셉트카다. 자동차가 아니라 ‘퍼스널 라운지’ 같은 역할을 한다. 이를 ‘운전자 없는 고급 도심여행’ 서비스로 진화시킬 수도 있다. ○ 중국 굴기 유럽 시장에 중국이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광저우모터(GAC)는 재규어와 BMW, 벤츠, 테슬라가 몰려 있는 고급차 전시관에 끼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S5를 선보였다. 장 클로드 지로 파리 모터쇼 운영 총괄 매니저는 “파리 모터쇼가 GAC의 유럽 진출에 있어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 믿는다”고 소개했다. 장판 GAC 부사장은 한국 기자들에게 “한국으로부터 자동차 기술을 배웠지만 이제 한국은 우리의 경쟁자다. 한국보다 더 나아지려고 노력하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파리=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