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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글로벌 기업과 반도체 공급 확대를 위한 회의를 주재하고 삼성전자에 감사를 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초당적 혁신법안(Innovation Bill)을 위한 라운드테이블 회의에서 “삼성전자가 참석해줘서 고맙다. 삼성은 미국 최대 규모 투자인 170억 달러(약 21조 원)를 들여 텍사스에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삼성의 투자는 좋은 일자리 2000개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과 브라이언 디스 국가경제위원장을 비롯해 마이크론, HP, 월풀, 메드트로닉 등의 기업 대표들이 참석했다. 외국 기업 중에선 최시형 삼성전자 파운드리부문 사장이 유일하게 화상으로 참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 공급망 회의를 열 때마다 삼성전자를 초청했다. 이날 회의는 반도체 공급망 대책과 함께 바이든 행정부가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혁신법안 통과를 촉구하기 위해 열렸다. 미 하원은 지난달 초 반도체 사업에 520억 달러(약 64조 원)를 투자하는 내용이 포함된 미국경쟁법안을 통과시켰다. 미 의회는 지난해 6월 상원을 통과한 미국 혁신경쟁법과 병합해 심사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손톱만 한 반도체가 우리 생활에 자리하지 않은 곳이 없다”며 반도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국 내 반도체 생산 부족을 지적하며 미 의회에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한 혁신법안 통과를 당부했다. 백악관은 회의 직후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회의에서 어떻게 미국 내 반도체 제조업을 육성하고 탄력적인 공급망을 만들지 논의했다”고 밝혔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당선 첫 날인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축화 전화를 받았다. 윤 당선인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도 통화하며 한미동맹을 재확인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10분경 윤 당선인과 통화를 하며 “선거 과정에서의 갈등과 분열을 씻어내고 국민이 하나가 되도록 통합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힘든 선거를 치르느라 수고를 많이 했다”는 축하 인사를 건넸다. 이에 윤 당선인은 “많이 가르쳐 달라”며 “빠른 시간 내에 회동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이날 통화는 5분가량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통화에서 윤 당선인에게 “대통령 사이의 인수인계 사항도 있으니 조만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자”며 “새 정부가 공백이 없이 국정운영을 잘 하도록 지원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윤 당선인은 이어 오전 10시부터 20분 동안 바이든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연초부터 도발을 지속하고 있는데, 더욱 굳건한 한미 공조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국민의힘은 전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보, 번영의 핵심축(linchpin·린치핀)인 한미동맹의 힘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윤 당선인에게 취임 후 미국 백악관을 방문해줄 것을 제안했다. 윤 당선인 이에 “초청에 감사하다. 조만간 직접 뵙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가장 먼저 만날 외국 정상 순서로 바이든 대통령을 꼽았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 사령관이 9일(현지 시간) 중국과 대만의 군사충돌 시 주한미군 지원 가능성에 대해 “한반도에 위협이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대만 방어 필요성을 한국 정부와 논의하겠다고 하는 등 주한미군의 대만 방어 투입 가능성을 닫지 않아 배경이 주목딘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이날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한국 정부는 대만 방어를 위해 주한미군 활용을 승인할 준비가 돼 있나’라는 질의에 “내 군사적 조언은 무엇이 한반도에 위협이냐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한국에 있는 3만 명의 미군 병력과 자산을 이용할 수 있느냐’는 거듭된 질의에 “한국 정부와 인도태평양사령관, 미 국방부가 주한미군의 책임과 대만 방어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논의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일라이 래트너 미 국방부 차관보는 “이 문제는 비공개 회의에서 좀 더 자세히 설명하겠다”고도 했다. 한미 군 당국이 새 작전계획(OPLAN·작계) 수립에 합의한 가운데 중국의 군사적 행동에 대한 대응 문제가 새 작계 수립의 핵심 이슈로 떠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또 해상 수송을 강화해야 한다며 “현재 한반도에는 엄청난 전력(戰力)이 있지만 한반도 위기나 군사적 충돌이 있을 때 군사물자나 병력 지원을 위해 일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을 겨냥한 북한 장사정포에 대해서는 “전쟁이 시작된다면 일부를 요격할 수 있다”면서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장사정포뿐 아니라 다른 전력들을 개발해 360도 (방향)에서 한반도를 위협하고 있다. 그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 후 한국과 미국의 대북 정책 조율이 더욱 원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인도태평양전략에서 한미일 3각 협력 강화를 핵심과제로 두고 있는 조 바이든 행정부와 미국이 이끄는 지역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 가입을 공약한 윤 당선인의 공약에 공통분모가 많은 만큼 한국의 역내 안보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한미동맹 강화에 따른 중국의 보복 가능성과 반일감정 극복 등은 과제로 꼽혔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는 9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의 서면인터뷰에서 “북한 관리가 최우선 외교 과제”라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응징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에 동참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에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윤 당선인의 외교안보 공약은 미국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공약 재검토 외에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나 의회 및 영향력 있는 전문가들과 지속적인 전략대화체를 가동해 외교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지렛대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브루스 클링너 해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이메일을 통해 “윤 당선인은 한국의 외교안보 정책을 미국과 더욱 일치시킬 것으로 보이며 이를 통해 한미동맹과 대북정책에 대한 조율문제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특히 그는 “그동안 한국은 경제적 충격에 대한 우려와 남북 협력 촉진을 위해 중국과 러시아의 반감을 사는 것을 주저해왔다”며 “윤 당선인은 한국이 더 큰 지역 안보 역할을 맡도록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북한은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감행했을 도발 행위를 윤 당선인의 책임으로 돌릴 가능성이 있다”며 “윤 당선인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 미국, 일본과 협력해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미테리 우드로윌슨센터 한국담당 국장은 “바이든 행정부는 윤 당선인의 공약을 환영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윤 당선인은 대외정책에서 북한에 대해 강경노선을 채택하는 한편 미국, 일본과 더 밀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당선인은 공약 이행 과정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에 대한 중국의 경제보복 가능성과 한국의 반일 감정 등 난제에 부딪힐 수 있다”며 “집값과 가계부채 그리고 최근 한국에서 불거진 젠더 전쟁 등에도 맞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소프트파워를 지렛대로 더 큰 국제적 영향력을 발휘함으로써 국제 문제에서 더 강력한 국가가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스캇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한미정책국장도 “윤 당선인은 외교정책과 관련해 합리적인 의제와 우선순위를 제시했다”며 “미국은 더욱 긴밀한 한미동맹과 한일관계 개선을 환영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스나이더 국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부상 등 핵심 현안에서 한국이 국제사회에 주도적인 국가로 우뚝 서기 위해 미국 및 국제사회와 조율하는 것이 초기 최대 과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미국은 강력하고 역량 있는 한국이 국제 리더십에 더욱 활동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바라고 있다”며 “윤 당선인의 정책에 대한 국내적 합의와 지원이 있다면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더 강력한 기여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선 대선 과정에서 나타난 정치적 양극화를 극복하고 효과적인 국내 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이날 보고서를 내고 “윤 당선인은 전임 문재인 대통령보다 북한에 대한 강경(hawkish) 입장을 취하겠지만 대화 기조를 이어가며 인도적 지원은 계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중국 견제를 위한 쿼드 참여에 대해선 “워킹그룹에서 시작해 점진적 가입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가 9일(현지 시간) 서해에서 미사일 방어 대비태세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대선 직후 도발에 나설 움직임을 포착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인태사령부가 북한 미사일 도발에 대한 대비태세 강화 지시를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인태사령부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7일 서해에서 IRS(정보, 감시, 정찰) 활동 강화와 역내 탄도미사일 방어망(BMD) 대비태세 강화를 명령했다”고 밝혔다. 인태사령부는 동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을 담당하는 주한미군과 주일미군 등을 지휘하고 있다. 인태사령부가 감시 및 정찰 강화를 지시한 서해는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쏠 때 이용하는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등이 포함된다. 앞서 미 국가정보국(ODNI)은 북한이 한국 대선 이후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재개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CNN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지금까지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공개적으로 대비태세를 강화한 적은 없었다”라며 “한국과 일본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부터 보호받을 것이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5일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RBM)을 발사한 뒤에도 이동식발사차량(TEL)을 인근 기지로 옮겨 언제든 다시 전개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등 미사일 추가 발사 움직임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태사령부는 성명에서 “미국은 5일 미사일 발사를 포함해 북한의 최근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한다”며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고 주변 국가들과 국제 사회를 위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북한의 심각한 미사일 실험 활동에 대해 우려를 분명히 해왔다”고 덧붙였다. 존 아퀼리노 인태사령관은 이날 미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를 앞두고 제출한 서면 자료에서 북한이 올해 우주 활동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은 2016년 이후 우주 발사를 시도하지 않았다”며 “2022년 중 북한의 우주 활동이 재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ICBM 시험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아퀼리노 사령관은 또 “북한의 군사 현대화 노력의 대부분은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에 집중돼 있다”며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등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또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도 청문회 서면답변에서 “북한은 올해 1월부터 전례없는 양의 미사일 발사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 중 일부 시스템은 핵 능력을 염두에 둔 것으로 추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2018년 남북군사합의 체결 이후 비무장지대에서 남북의 긴장은 줄어들었지만, 북한은 핵 및 미사일 개발 행위를 중단하지 않고 있다”며 “북한은 한국과 일본을 중·단거리 미사일로 위협하고, 미국을 ICBM으로 위협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상점을 돌보거나 사무실에서 일했던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이제 고국을 사수하는 데 손을 보태고 있다. 수도 키이우로 통하는 고속도로에는 ‘고슴도치’라 불리는 대전차 방어벽과 모래주머니, 콘크리트 블록 장애물이 놓였다. 8일(현지 시간) 미국 CNN방송이 보도한 키이우의 모습이다.○ “키이우는 요새가 됐다”CNN에 따르면 키이우 시민들은 한마음으로 도시를 요새로 만들고 있다. 자발적으로 육군 수비대에 입대한 민간인들은 큰 코트와 트레이닝복을 입고 검문소를 지켰다. 4시간씩 교대로 보초를 서며 추위에 얼굴이 빨개진 시민 올렉시 곤차렌코 씨는 “추위 정도는 괜찮다. 주민들이 따뜻한 수프를 가져다준다”고 CNN에 말했다. 특히 러시아 침공 이틀 만에 우크라이나인 4만 명이 육군 방위대에 자원입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이우에서만 1만8000명이 일상을 포기하고 무기를 들었다. 군에 입대하지 못한 사람들도 화염병과 위장 그물을 만들고 도로 위 표지판을 색칠해 러시아군에 혼란을 주는 등 도움을 보태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8일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도 시민들이 항전 준비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크림반도를 통해 바다로 러시아군이 침공해 올 것을 우려해 해변에는 방어벽을 구축했고, 오페라극장 앞에도 대전차 장애물을 놓았다. 오데사 필하모닉 감독 갈리나 짓세르 씨는 “우리는 오데사를 히틀러에게도 내주지 않았다”며 “그 누구에게도 빼앗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체르노빌서 방사능 유출 가능성”우크라이나 원자력발전소들을 운영하는 국영 에네르고아톰은 9일(현지 시간) 러시아군이 점령한 체르노빌 원전 시설에서 “방사성물질이 유출될 수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AFP통신은 체르노빌 원전 운영사 측이 “원전이 완전히 멈췄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체르노빌 원전에 대한 전력 연결이 중단된 이후 사용후 핵연료를 냉각할 수 없게 된 데 따른 것이라고 했다. 또 “극도로 위험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체르노빌 원전과 안전 감시 시스템을 통한 원격 데이터 통신이 끊어졌다면서도 “전력 손실로 안전에 중대한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고 했다. 러시아군은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체르노빌 원전 시설을 장악했다.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8일(현지 시간) 하원 청문회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당초 이틀 만에 키이우를 점령할 계획이었다”며 “그는 현 상황에 분노하고 좌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여전히 전쟁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며 “그는 민간인 사상자를 신경 쓰지 않고 우크라이나군을 분쇄하기 위해 전념할 것이다. 추악한 전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번스 국장은 “우크라이나인들의 격렬한 저항에 직면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를 장악하고 키이우에 안정적인 친러시아 정권을 세우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스콧 베리어 미 국방정보국(DIA) 국장은 “키이우가 10∼14일 안에 절망적인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러시아군이 새로운 경로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로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러시아군이 동북부 체르니히우와 하르키우를 우회해 키이우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키이우 북부에 배치된 64km에 이르는 러시아군 행렬이 여전히 정체 상태인 가운데 추가 병력이 키이우 인근에 도착하면 키이우 포위를 위한 러시아군의 움직임이 강화될 것으로 미 국방부는 내다봤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우크라이나가 미국에 전투기 지원을 요청한 가운데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미군을 통한 전투기 직접 지원을 사실상 거부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투기 지원에 대해 “사실상의 전쟁 개입”이라고 위협한 데 대해 폴란드가 미군을 통한 지원 의사를 밝히자 미국이 전쟁 확전 가능성을 우려하며 난색을 표한 것이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8일(현지 시간) 성명에서 “폴란드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할지는 폴란드 정부의 결정”이라며 “미군 기지를 통해 전투기를 지원하자는 폴란드의 제안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폴란드 외교부는 이날 폴란드 공군이 운용하던 미그-29 전투기 28대를 미 공군사령부가 있는 독일 람슈타인 공군 기지에 보낼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폴란드가 미군에 자국 전투기를 보내면 미국이 이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 미국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투기 지원을 요청하자 폴란드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고 대신 미국은 폴란드에 F-16 전투기를 제공하는 방안을 협의해왔다. 미국과 폴란드 모두 우크라이나에 직접 전투기를 지원하려 하지 않는 이유는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우크라이나 전투기 지원 시 보복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한 데 따른 것이다. 커비 대변인은 “미국의 결정에 따라 전투기를 독일에 있는 미군 공군기지에서 우크라이나 영공으로 보내는 것은 전체 나토 동맹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은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전투기 지원 방안을 계속 논의할 예정이다. 빅토리아 뉼런드 미 국무부 정무담당 차관은 이날 미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주된 쟁점은 우크라이나의 이웃국가인 폴란드가 즉각적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것”이라면서 “폴란드에 패트리엇 대공미사일 포대를 배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은 이날 자국 공항에 착륙하는 러시아 비행기를 억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랜트 u스 영국 교통장관은 “이제 러시아 항공기가 우리 영공에 들어오는 것은 불법이다. 영국 공항에 착륙하는 비행기는 억류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영국은 러시아 항공기의 자국 영공 비행을 금지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상점을 돌보거나 사무실에서 일했던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이제 고국을 사수하는 데 손을 보태고 있다. 수도 키이우로 통하는 고속도로에는 ‘고슴도치’라 불리는 대전차 방어벽과 모래주머니, 콘크리트 블록 장애물이 놓였다. 8일(현지 시간) 미국 CNN 방송이 보도한 키이우의 모습이다.● “키이우는 요새가 됐다” CNN에 따르면 키이우 시민들은 한 마음으로 도시를 요새로 만들고 있다. 자발적으로 육군 수비대에 입대한 민간인들은 큰 코트와 트레이닝복을 입고 검문소를 지켰다. 4시간씩 교대로 보초를 서며 추위에 얼굴이 빨개진 시민 올렉시 곤차렌코는 “추위 정도는 괜찮다. 주민들이 따뜻한 수프를 가져다 준다”고 CNN에 말했다. 특히 러시아 침공 이틀 만에 우크라이나인 4만 명이 육군 방위대에 자원입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이우에서만 1만8000명이 일상을 포기하고 무기를 들었다. 군에 입대하지 못한 사람들도 화염병과 위장 그물을 만들고 도로 위 표지판을 색칠해 러시아군에게 혼란을 주는 등 도움을 보태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8일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도 시민들이 항전 준비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크름반도를 통해 바다로 러시아군이 침공해 올 것을 우려해 해변에는 방어벽이 구축됐고, 오페라극장 앞에도 대전차 장애물이 놓였다. 오데사 필하모닉 감독 갈리나 지트서는 “우리는 오데사를 히틀러에게도 내주지 않았다”며 “그 누구에게도 빼앗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美 “푸틴의 추악한 전쟁 될 것”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8일(현지시간) 미 하원 청문회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당초 이틀 만에 수도 키이우를 점령하는 것을 계획했다”며 “그는 현 상황에 분노하고 좌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여전히 전쟁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며 “그는 민긴인 사상자를 신경 쓰지 않고 우크라이나군을 분쇄하기 위해 전념할 것이다. 추악한 전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번스 국장은 “우크라이나인들의 격렬한 저항에 직면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를 장악하고 키이우에 안정적인 친러시아 정권을 세우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콧 베리어 미 국방정보국(DIA) 국장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이 2000~4000명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를 포위하면서 식량, 식수, 난방, 의약품을 차단한 것을 언급하며 “키이우가 10일에서 2주 안에 절망적인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러시아군이 새로운 경로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로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러시아군이 동북부 체르니히브와 하리키우를 우회해 키이우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키이우 북부에 배치된 64㎞에 이르는 러시아군 행렬이 여전히 정체 상태인 가운데 추가 병력이 키이우 인근데 도착하면 키이우 포위를 위한 러시아군의 움직임이 강화될 것으로 미 국방부는 내다봤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러시아군이 점령한 체르노빌 원전 시설에서 안전 감시시스템을 통한 원격 데이터 통신이 끊어졌다며 원전 안전에 대해 심각히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체르노빌 원전 시설을 장악했다 IAEA는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로부터 체르노빌 원전 관리와 관련한 직원 교대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는 정보를 받았다”며 “체르노빌 직원들은 식품과 식수, 의약품에 대해 매우 제한적인 접근만 허용되고 있으며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북한이 조만간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할 수 있다고 글렌 밴허크 미국 북부사령관이 8일(현지 시간) 밝혔다. 밴허크 사령관은 이날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이 지난해 10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한 것은 김정은이 새로운 ICBM을 비롯해 가장 성능이 뛰어난 무기시스템 비행 시험을 곧 재개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곧 ICBM 시험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다. 밴허크 사령관은 또 “북한이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ICBM을 성공적으로 시험 발사하고 핵실험에 성공한 것은 무력 충돌 상황에서 우리 선택을 제한하려는 능력을 개발하려는 북한 지도자의 결심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2020년 10월 새로운 ICBM을 공개했다”며 “이는 2017년 마지막으로 시험한 ICBM보다 훨씬 더 역량을 갖춘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은 올 1월 핵·미사일 실험 모라토리엄(중단)을 파기하겠다고 밝힌 뒤 정찰위성 개발 시험이라고 주장하며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RBM) 발사에 나섰다. 밴허크 사령관은 “현재의 탄도미사일방어(BMD) 능력은 불량국가의 제한된 탄도미사일 공격을 물리치기에 충분하다”면서도 “북한이 점점 더 복잡하고 역량 있는 전략무기를 지속해서 개발함에 따라 차세대 요격시스템을 적시에 조기 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제임스 매콘빌 미 육군참모총장은 이날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초청 토론에서 주한미군 축소 가능성을 일축했다. 매콘빌 참모총장은 “주한미군이 한국에 있다는 사실이 동맹과 파트너를 안심시키며, 다른 나라들이 해서는 안 되는 일을 강행하는 것을 억지했다”고 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우크라이나가 미국에 전투기 지원을 요청한 가운데 조 바이든 행정부가 미군을 통한 전투기 직접 지원을 사실상 거부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투기 지원에 대해 “사실상의 전쟁 개입”이라고 위협한데 대해 폴란드가 미군을 통한 지원 의사를 밝히자 미국이 전쟁 확전 가능성을 우려하며 난색을 표한 것이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8일(현지 시간) 성명에서 “폴란드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할지는 폴란드 정부의 결정”이라며 “미군 기지를 통해 전투기를 지원하자는 폴란드의 제안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폴란드 외교부는 이날 폴란드 공군이 운용하던 미그-29 전투기 28대를 미 공군사령부가 있는 독일 람슈타인 공군 기지에 보낼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폴란드가 미군에 자국 전투기를 보내면 미국이 이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 미국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투기 지원을 요청하자 폴란드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고 대신 미국은 폴란드에 F-16 전투기를 제공하는 방안을 협의해왔다. 미국과 폴란드 모두 우크라이나에 직접 전투기를 지원하려 하지 않는 이유는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우크라이나 전투기 지원 시 보복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한 데 따른 것이다. 커비 대변인은 “미국의 결정에 따라 전투기를 독일에 있는 미군 공군기지에서 러시아가 다투고 있는 우크라이나 영공으로 보내는 것은 전체 나토 동맹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은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전투기 지원 방안을 계속 논의할 예정이다. 빅토리아 눌런드 미 국무부 정무담당 차관은 이날 미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주된 쟁점은 우크라이나의 이웃국가인 폴란드가 즉각적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것”이라면서 “폴란드에 패트리엇 대공 미사일 포대를 배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은 이날 자국 공항에 착륙하는 러시아 비행기를 억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랜트 샙스 영국 교통부 장관은 “이제 러시아 항공기가 우리 영공에 들어오는 것은 불법이다. 영국 공항에 착륙하는 비행기는 억류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영국은 러시아 항공기의 자국 영공 비행을 금지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재건하는 새로운 징후가 포착됐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비핵화를 위한 첫 중대 조치라며 2018년 5월 폭파한 곳이다. 한미 정보당국은 평양 순안 일대에서 북한의 추가 미사일 발사 준비로 보이는 병력 및 장비 움직임 등도 최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가정보국(ODNI)은 7일(현지 시간) ‘연례 위협 평가’ 보고서에서 “김정은은 지역 안보환경을 유리하게 재편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공격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재개가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1월 ‘핵실험·ICBM 발사 모라토리엄(중단)’ 철회를 시사한 바 있어 남한 대선 직후 ‘중대 도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北풍계리에 새건물… 美 “한국 대선뒤 핵실험-ICBM 쏠 가능성”4년전 폐쇄뒤 재건 움직임 첫 포착北 ‘핵 모라토리엄’ 파기 임박 관측정부 “다른 지역에도 감시범위 넓혀”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시설을 4년 만에 복구하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모라토리엄(중단) 파기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 국가정보국(ODNI)은 북한이 한국 대선 이후 핵실험이나 ICBM 시험발사를 재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의 추가 도발 동향을 포착하고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의 제프리 루이스 동아시아비확산센터 소장은 7일(현지 시간) 자신들이 운영하는 홈페이지에 상업위성업체 ‘맥사테크놀로지’가 최근 촬영한 풍계리 핵실험장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4일 촬영된 이 사진에는 지난달 18일 공터였던 자리에 새 건물이 들어섰다. 핵시설 내 건물 보수를 위해 새로 벌목한 목재와 톱밥을 쌓아둔 모습도 확인됐다. 루이스 소장은 “이는 북한이 (2018년) 핵실험장 폐쇄 조치에 나선 이후 처음 현장에서 발견된 활동”이라고 지적했다. 우리 정부도 지난해 말부터 풍계리 지역에서 사람 발자국이 많아지고 일부 건설장비 등이 발견되는 등 인력·장비의 움직임이 늘어나 풍계리 일대를 주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다른 비밀 핵실험장 가동 가능성도 있는 만큼 감시 범위도 더 넓혔다”고 했다. 미 ODNI는 7일(현지 시간) 31쪽 분량의 ‘연례 위협 평가’ 보고서를 공개하고 “북한은 ICBM 발사나 핵실험 등 올해 긴장을 고조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준비 작업을 1월에 시작했다”며 “김정은은 정치적 목표를 위해 다양한 옵션으로 미국과 동맹국에 심각한 위협을 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새 정부 출범 이후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를 달성하기 위해 도발과 유화 제스처를 오가며 한미동맹을 시험할 것으로도 내다봤다. 이 가운데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의 미사일 추가 발사 준비로 보이는 동향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평양 순안 일대에서 5일 준중거리급 탄도미사일(MRBM)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쏜 이후 이동식발사차량(TEL)을 인근 기지로 옮겨 언제든 다시 전개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 중이다. 다른 소식통은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정찰위성 성능시험을 내세워 한국 대선 후 이른 시기에 최소 두 차례 미사일을 추가 발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미국이 동유럽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비롯한 방공망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CNN이 7일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에 비행장을 제공하면 전쟁 개입으로 간주하겠다”고 위협하는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물리적으로 충돌할 우려가 커지자 ‘방공 우산’ 구축에 나선 것이다.○ 미, 러-나토 충돌 대비 방공망 확충CNN은 이날 “미국이 (방공) 능력을 동유럽에 제공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사드나 패트리엇(PAC) 미사일 배치를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사드는 높은 고도에서, 패트리엇은 저고도에서 상대 미사일을 요격하는 무기체계다. 미국이 2019년 루마니아에 일시적으로 사드를 배치했을 때 러시아는 강하게 반발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동유럽 방공망을 확충하려는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러시아가 나토 회원국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라고 CNN은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서부 국경과 접한 폴란드 루마니아 등이 러시아군 다음 타깃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마크 밀리 미 합동참모본부장은 4일 우크라이나 접경지에 있는 ‘비밀 비행장’을 통해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를 방문해 우크라이나군 지원 의지를 강조했다. 위치가 공개되지 않은 이 비행장은 미 유럽사령부(EUCOM)가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이 나토 회원국을 공격한다면 미국과 직접 충돌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암시한 행동으로 풀이된다. CNN은 이 비행장 등을 통해 나토 회원국이 대전차 미사일 1만7000기와, 휴대용 스팅어 대공 미사일 2000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전장을 확대할 것에 대비해 동유럽 나토 회원국 군사 지원을 계속 늘리고 있다. 미 국방부는 7일 유럽 동부에 병력 500명을 추가 파병하고 KC-135 공중급유기를 배치한다고 밝혔다. 또 독일에는 항공정비 중대, 폴란드와 루마니아에는 항공지원작전센터가 각각 배치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유럽 배치 미군 병력은 10만 명에 육박했다. 이날 리투아니아를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등 발트3국에 미군을 포함한 나토군 영구 주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 국경 배치 병력 100% 투입”바이든 행정부는 이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에 배치한 15만 명이 넘는 병력을 모두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했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징집령을 내릴 것’이라는 외부 관측을 부인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투입 병력을 증강하기 위해 시리아 전투원 등을 (고용하려고) 찾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 키이우 북쪽 길이 64km 러시아군 행렬은 여전히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지난달 24일 침공 이후 미사일 625발을 발사하는 등 무차별 폭격을 늘리고 있다고 미 국방부는 지적했다. 터키 정부는 이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이 10일 터키에서 회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담이 성사되면 러시아의 침공 이후 양국 최고위급 외교인사 간 협상이 열리는 것이다. 이에 앞서 우크라이나 여당 대표는 러시아가 반대하는 나토 가입을 포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은 7일 우크라이나와 조지아 몰도바의 EU 가입 신청에 대한 검토 절차를 시작하는 데 합의했다. 조지아는 2008년 러시아의 침공을 받았다. 몰도바는 친러시아 반군 세력이 일부 지역 독립을 주장하면서 러시아와 갈등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이어 몰도바를 침공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미국이 동유럽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비롯한 방공망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CNN이 7일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에 비행장을 제공하면 전쟁 개입으로 간주하겠다”고 위협하는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물리적으로 충돌할 우려가 커지자 ‘방공 우산’ 구축에 나선 것이다.● 미, 러-나토 충돌 대비 방공망 확충 CNN은 이날 “미국이 (방공) 능력을 동유럽에 제공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사드나 패트리어트(PAC) 미사일 배치를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사드는 높은 고도에서, 패트리어트는 저고도에서 상대 미사일을 요격하는 무기체계다. 미국이 2019년 루마니아에 일시적으로 사드를 배치했을 때 러시아는 강하게 반발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동유럽 방공망을 확충하려는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러시아가 나토 회원국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라고 CNN은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서부 국경과 접한 폴란드 루마니아 등이 러시아군 다음 타깃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마크 밀리 미 합동참모본부장은 4일 우크라이나 접경지에 있는 ‘비밀 비행장’을 통해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를 방문해 우크라이나군 지원 의지를 강조했다. 위치가 공개되지 않은 이 비행장은 미 유럽사령부(EUCOM)가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이 나토 회원국을 공격한다면 미국과 직접 충돌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암시한 행동으로 풀이된다. CNN은 이 비행장 등을 통해 나토 회원국이 대전차 미사일 1만7000개와, 휴대용 스팅어 대공 미사일 2000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전장을 확대할 것에 대비해 동유럽 나토 회원국 군사지원을 계속 늘리고 있다. 미 국방부는 7일 유럽 동부에 병력 500명을 추가 파병하고 KC-135 공중급유기를 배치한다고 밝혔다. 또 독일에는 항공정비 중대, 폴란드와 루마니아에는 항공지원작전센터가 각각 배치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유럽 배치 미군 병력은 10만 명에 육박했다. 이날 리투아니아를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등 발트 3국에 미군을 포함한 나토군 영구 주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 국경 배치 병력 100% 투입” 바이든 행정부는 이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에 배치한 15만 넘는 병력을 모두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했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징집령을 내릴 것’이라는 외부 관측을 부인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투입 병력을 증강하기 위해 시리아 전투원 등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 키이우 북쪽 길이 64㎞ 러시아군 행렬은 여전히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지난달 24일 침공 이후 미사일 625발을 발사하는 등 무차별 폭격을 늘리고 있다고 미 국방부는 지적했다. 터키 정부는 이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10일 터키에서 회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담이 성사되면 러시아의 침공 이후 양국 최고위급 외교인사 간 협상이 열리는 것이다. 이에 앞서 우크라이나 여당 대표는 러시아가 반대하는 나토 가입을 포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은 7일 우크라이나와 조지아 몰도바의 EU 가입 신청에 대한 검토 절차를 시작하는 데 합의했다. 조지아는 2008년 러시아의 침공을 받았다. 몰도바는 친러시아 반군 세력이 일부 지역 독립을 주장하면서 러시아와 갈등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이어 몰도바를 침공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선 이후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도발을 재개하면서 동시에 한국을 향한 유화책을 통해 한미동맹 흔들기에 나설 수 있다고 미국 정보당국이 전망했다. 미 국가정보국(ODNI)는 7일(현지 시간) 공개한 31쪽 분량 ‘연례 위협 평가’ 보고서에서 “김정은은 지역 안보환경을 유리하게 재편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공격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이 같은 행동에는 핵무기와 ICBM 시험 재개가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보고서는 “북한은 ICBM 발사나 핵실험 등 올해 긴장을 고조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준비 작업을 1월에 시작했다”며 “김정은은 정치적 목표를 위해 다양한 옵션으로 미국과 동맹국에 심각한 위협을 가할 것”이라고 했다. 보고서는 “김정은은 한국에 대한 전략적 우위를 점하고 핵보유국 지위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한반도 문제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차이를 이용하기 위해 긴장 고조 행위와 상징적인 제스처를 오가며 한미동맹을 약화시키려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정은이 새 정부 출범 이후 도발과 유화책 사이를 오가며 한미동맹을 시험할 것이라고 내다본 것. 북한이 한미동맹 약화를 시도할 것이라는 대목은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첫 보고서였던 지난해 연례 위협 평가에는 담기지 않았던 내용이다. ODNI는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을 비롯한 미국 17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최상위 정보기관이다. 보고서는 이어 “김정은은 핵무기 보유량을 늘리고 탄도미사일 개발을 지속하는 데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며 “북한은 플루토늄 꾸준히 생산하고 있으며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도 확대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미사일 방어망을 회피하기 위해 미사일 부대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며 “김정은은 단거리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극초음속미사일 등 미사일 시험발사를 계속 지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보고서는 북한과 함께 중국 러시아 이란을 주요 위협으로 제시하며 특히 중국을 최대 위협으로 규정했다. ODNI는 “중국은 대만에 통일을 압박하면서 대만에 관여하는 미국에 대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중국이 대만 일대에서 군사 활동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고 대만 지도부는 이에 반발하고 있어 마찰이 커질 것”이라며 “중국의 대만 통제는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을 붕괴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중국은 사상 최대 규모의 핵전력 증강과 무기 다변화를 지속하고 있다”며 “중국이 새로운 ICBM 격납고 수백 개를 건설하고 있다”고 했다. 또 “중국은 미국의 미사일 방어시스템에 도전할 수 있는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실전 배치했다”고 덧붙였다. 또 “중국은 러시아의 영향력 행사를 검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경험을 쌓고 있다”며 중국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참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인 지난달 7일 작성된 이번 보고서는 “러시아는 미국과 직접 충돌하는 것을 피하면서 옛 소련 영토에 대한 영향력을 인정받으려 하고 있다”며 “가까운 시일 내에 우크라이나를 지배하기 위해 압박하는 등 도발적인 행위를 지속할 것”이라고 분석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곳곳에서 피란민을 향해 포격해 희생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도시로 연결되는 가스관을 파괴해 난방을 차단하는 등 민간인들을 사지로 몰아가고 있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6일(현지 시간) 남부 마리우폴과 인근 도시 주민 약 75만 명이 영하의 날씨에 난방과 전기 등이 모두 끊긴 채 고립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인나 소우순 우크라이나 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마리우폴로 이어지는 가스관이 러시아 침략자들 때문에 훼손돼 75만 명 넘는 주민들이 난방이 끊긴 채 영하의 날씨에 남겨졌다”며 “거의 100만 명의 주민이 인도주의적 재앙 속 얼어 죽을 위기에 놓일 것”이라고 전했다. ○ 러軍, 휠체어 탄 12세 여아까지 공격 러시아군은 7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제2도시 하르키우, 마리우폴 등에서 민간인 대피를 위한 ‘인도적 지원 통로’를 개방한다고 했으나 대피로를 러시아나 러시아 침공을 도운 벨라루스로 한정했다. 우크라이나는 “매우 부도덕한 일”이라며 러시아가 제시한 통로를 거부했다. 러시아군은 이르핀과 호스토멜, 부차 등 키이우 인근 도시들에 포격을 퍼부었다. 6일 오전 이르핀에서 수백 명의 피란민이 200m 밖에서 벌어지고 있던 교전을 피해 키이우로 향하는 다리를 건너다가 러시아군이 발사한 박격포탄 공격을 받았다. 갑작스러운 폭격에 막 다리를 건너던 일가족은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우크라이나군이 급히 의무병을 불렀지만 8세 딸과 10대 아들, 그리고 부모는 끝내 일어나지 못했다. 올렉산드르 마르쿠신 이르핀 시장은 이들 일가족을 포함해 비무장 민간인 8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는 “포탄이 터지면서 내 눈 앞에서 어린이 2명과 성인 2명이 사망했다”고 했다. 그는 “대피소에 70여 명의 아이들이 있고 많은 아이들이 부상당한 상태”라며 “러시아군이 이들을 대피시켜 주지 않고 의약품 수송도 가로막고 있다”고도 전했다. 호스토멜에선 러시아군이 유리 프릴립코 시장 집에 침입해 그를 살해했다고 우크라이나 국영 통신사가 보도했다. 프릴립코 시장은 침공 이후 시민들을 찾아다니며 빵과 약을 나눠준 것으로 알려졌다. 키이우 남부 도시인 마르칼리우카에선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12세 여아를 포함해 일가족 6명이 숨졌다. 폭격에서 살아남은 이호르 모자예우 씨(54)는 워싱턴포스트에 “손녀는 장애로 휠체어를 타고 있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군의 침공 이후 최소 38명의 어린이가 숨졌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의도적인 살인”이라고 말했다. 부인 올레나 여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사망한 5명의 어린이 사진을 올려 “러시아의 어머니들에게 이 사진을 보여주고 그들의 남편 형제들이 우크라이나 어린이를 죽이고 있다고 말해달라”고 호소했다. 러시아군이 점령한 흑해 연안 헤르손 등에선 우크라이나 시민 수백 명이 러시아군의 총구 앞에서 “내 땅을 떠나라”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 ○ “키이우 진격 막자” 교량 폭파 준비우크라이나군은 키이우와 우크라이나 남부 요충지 오데사항에 대한 러시아군의 진격에 대비해 결사항전 채비에 들어갔다. AFP통신은 6일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의 진격을 막기 위해 키이우 도심으로 이어지는 빌로고로드카 교량을 파괴할 폭약을 설치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지상군이 탱크를 앞세워 들이닥치면 다리를 바로 무너뜨릴 계획이다. 이 다리는 키이우에서 서부 내륙으로 통하는 마지막 길목이다. 키이우에 남은 주민들은 러시아군이 쳐들어올 것에 대비해 차고를 지하 무기공장으로 개조하고 화염병을 비축하는 등 게릴라전을 준비하고 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러시아군은 현재 우크라이나 접경지에 배치됐던 병력의 95%를 우크라이나 영토 내로 진입시켰으며 현재까지 600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러시아가 민간인 대피에 합의하고도 우크라이나 곳곳에서 피란민을 향해 포격해 희생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이번엔 마리우폴로 연결되는 가스관을 파괴해 난방을 차단하는 등 민간인들을 사지로 몰아가고 있다. 마리우폴과 인근 도시 주민 약 75만 명은 영하의 날씨에 난방과 전기 등이 모두 끊긴 채 고립된 상황이라고 우크라이나 의회가 6일(현지 시간) 밝혔다. 이나 소브순 우크라이나 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마리우폴로 이어지는 가스관이 러시아 침략자들 때문에 훼손돼 75만 명 넘는 주민들이 난방이 끊긴 채 영하의 날씨에 남겨졌다”며 “거의 100만 명의 주민들이 인도주의적 재앙 속 얼어 죽을 위기에 놓일 것”라고 전했다. ● 러軍, 휠체어 탄 12세 여아까지 공격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향해 포위망을 좁히면서 이르핀과 호스토멜, 부차 등 키이우 인근 도시들을 고립시키고 포격을 퍼붓고 있다. 올렉산드르 마르쿠신 이르핀 시장은 “대피소에 70여명의 아이들이 있고 많은 아이들이 부상당한 상태”라며 “러시아군은 이들을 대피시켜 주지 않고 있으며 의약품 수송도 가로막고 있다”고 전했다. 6일 오전 키이우 북부 도시 이르핀에서는 수백 명의 피란민들이 200m 밖에서 벌어지고 있던 교전을 피해 키이우로 향하는 다리를 건너다가 러시아군이 발사한 박격포탄 공격을 받았다. 갑작스러운 폭격에 막 다리를 건너던 일가족은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우크라이나군이 급히 의무병을 불렀지만 8살 딸과 10대 아들, 그리고 부모는 끝내 일어나지 못했다. 마르쿠신 시장은 이날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이들 일가족을 포함해 모두 8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는 “포탄이 터지면서 내 눈 앞에서 어린이 2명과 성인 2명이 사망했다”며 “숨진 이들은 모두 비무장 민간인”이라고 말했다. 키이우 남부 도시인 마르칼리우카에선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12살 여아를 포함해 일가족 6명이 숨졌다. 폭격에서 살아남은 이호르 모자예우 씨(54)는 워싱턴포스트에 “손녀는 장애로 휠체어를 타고 있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군의 침공 이후 최소 38명의 어린이가 숨졌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의도적인 살인”이라고 말했다. 부인 올레나 젤렌스키 여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사망한 5명의 어린이 사진을 올려 “러시아의 어머니들에게 이 사진을 보여주고 그들의 남편 형제들이 우크라이나 어린이를 죽이고 있다고 말해달라”고 호소했다. 러시아군이 점령한 흑해 연안 도시 헤르손 등에선 우크라이나 시민 수백 명이 러시아군의 총구 앞에서 “내 땅을 떠나라”며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헤르손 인근 노바 카흐보카에선 러시아군이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을 향해 섬광 수류탄 등을 발사해 5명이 부상을 당했다.● “키이우 진격 막자” 교량 폭파 준비우크라이나군은 수도 키이우와 우크라이나 남부 요충지 오데사항에 대한 러시아군의 진격에 대비해 결사항전 채비에 들어갔다. AFP통신은 6일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의 진격을 막기 위해 키이우 도심으로 가는 서쪽 길목인 빌로고로드카 교량을 파괴할 폭약을 설치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지상군이 탱크를 앞세워 들이닥치면 다리를 바로 무너뜨릴 계획이다. 이 다리는 키이우에서 서부 내륙으로 통하는 마지막 길목이다. 키이우에 남은 주민들은 러시아군이 쳐들어올 것에 대비해 차고를 지하 무기공장으로 개조하고 화염병을 비축하는 등 게릴라전을 준비하고 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러시아군이 키이우와 마리우폴 등 주요 도시를 포위하려 하고 있다”며 “러시아군은 현재 우크라이나 접경지에 배치됐던 병력의 95%를 우크라이나 영토 내로 진입시켰으며 현재까지 600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말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시민 대피 계획이 연기됐습니다. 즉각 대피소로 돌아가 주십시오!” 5일(현지 시간) 오전 11시 50분경 우크라이나 남동부 마리우폴시 당국은 러시아와 합의했던 민간인 대피 계획이 취소됐다고 급박하게 알렸다. 이날까지 닷새째 물, 전기, 난방이 모두 끊긴 마리우폴에서 탈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시민들로 가득한 거리는 금세 아수라장이 됐다. 시민 막심 씨(27)는 영국 BBC에 “미사일 폭격 소리가 들리고 연기가 솟아올랐다”며 “시 외곽에서 대피해 온 사람들이 곳곳에서 시신을 봤다고 했다. 이건 재앙”이라며 생지옥으로 변한 마리우폴 상황을 전했다. 4일에는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18개월 된 남자아이 키릴이 숨지는 비극이 벌어졌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마리우폴 거리에 시신 수천 구” 러시아는 마리우폴, 볼노바하 2개 도시에서 민간인 대피를 위한 인도주의 통로를 열기 위해 일시적으로 휴전하기로 3일 우크라이나와 약속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 국방부는 5일 두 곳에서 포격을 중지한다고 밝혔다. 두 도시는 친(親)러시아 세력이 장악한 동부 돈바스와 2014년 러시아가 병합한 남부 크림반도를 잇는 요충지다. 마리우폴과 볼노바하 당국은 공습을 피해 숨은 시민들에게 5일 대피 시작을 알렸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마리우폴 인구 45만 명 중 20만 명, 볼노바하 시민 2만 명 중 1만5000명 이상이 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러시아군이 5일 오전 일방적으로 두 곳에 대한 포격을 재개하면서 휴전 합의는 휴지조각이 됐다. 이날 마리우폴 곳곳에서 화염이 솟구쳤고, 탈출 경로로 설정된 자포리자행 고속도로에서도 연기가 계속 피어올랐다.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유튜브 채널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이 도시를 포위하고 곳곳에 바리케이드를 쳐 의약품은 물론 어린이를 위한 음식 수송까지 막고 있다. 도시 전체를 목 조르는 것이 그들의 목표”라고 규탄했다. 그는 “거리에 수천 구의 시신이 있다”며 “사망자를 수습할 길조차 없다”고 호소했다. 시민 대피를 위해 50대의 버스를 마련했지만 러시아의 포격으로 20대만 남았다고도 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올렉시 쿨레바 키이우주(州) 서기는 “수도 키이우 북부 보로s카는 물과 전기가 없이 완전히 파괴됐다”며 “환자 수백 명이 있던 지역 병원이 러시아군에 장악된 뒤 아무도 남지 않았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은 수도 키이우를 탈출하는 피란민들이 이용하는 이르핀강 다리를 폭격해 어머니와 10대 아들, 8세 딸 등 일가족 3명이 사망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군이 아이들을 대피하지 못하게 막고 있다”고도 했다.○ 러, 피란민에게도 발포… 성범죄 의혹도 러시아군이 장악한 남부 헤르손과 자포리자 등에선 침공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대규모 시위에 나선 가운데 러시아군이 시위대와 피란민에게까지 발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CNN은 러시아가 3일 피란민 2명을 향해 발포해 이 중 한 명이 숨졌으며 환자를 수송하는 앰뷸런스의 이동조차 막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이 헤르손 인근 카라벨리에서 11건의 성폭행을 저질렀다는 증언도 나왔다. 지역 의사에 따르면 피해자 5명은 생존했으나 나머지 6명은 생사가 불분명하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은 러시아군의 전쟁범죄 조사를 위한 특별재판소 설립을 촉구했다. NYT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2대 원전인 남부 미콜라이우 원전도 장악하려 하고 있으며, 키이우에서 약 160km 떨어진 카니우 수력발전소까지 노리고 있다고 전했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 당시 우크라이나 대표단으로 러시아와 1차 휴전협상 때 배석했던 금융가 데니스 키레예프가 러시아 간첩으로 발각돼 우크라이나 보안국에 의해 총살당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군이 우크라이나인들에게 호소합니다. 만약 적들의 움직임에 대한 정보가 있다면 공식 봇(Bot)으로 보내주세요. 우크라이나에 영광을.” 러시아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 정보기관 텔레그램 채널에는 매일 이런 안내문이 올라온다. 러시아군 이동이나 공격 시간과 지점, 포격 영상 등을 정부 공식 인공지능 메신저 계정으로 보내 달라는 요청이다. 이 덕분에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벌어지는 러시아군의 만행은 하루에도 수백 건씩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전해지고 있다. 무차별 포격에 나선 러시아군이 민간인 주거지역을 폭격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우크라이나 정부 기관들이 운영하는 메신저 프로그램을 통해 폭격 영상과 사진, 민간인 피해 규모까지 실시간으로 확산된다. 전 세계를 가슴 철렁하게 했던 러시아군의 유럽 최대 원자력발전소 자포리자 원전 포격은 아예 원전 시설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의 영상이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다. 온라인을 통해 전해지는 것은 러시아군의 만행만이 아니다. 항복을 선언한 뒤 우크라이나인들이 건넨 빵을 허겁지겁 먹다가 러시아에 있는 어머니와의 영상 통화에서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며 흐느끼는 러시아군의 SNS 영상에선 가해자마저도 피해자가 되는 전쟁의 비정함이 전해진다. 자신을 걱정하는 딸을 안심시키기 위해 전쟁터에서 우스꽝스러운 춤을 추는 영상을 SNS에 올리고 있는 우크라이나 군인의 모습에선 두려운 현실 속에서도 딸에게 희망을 주려는 애틋한 부성애를 느낄 수 있다. 전 세계가 우크라이나인들의 눈을 통해 전쟁의 참상을 함께 겪고 있는 상황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TV 연설에 나서 러시아의 안보 위협과 우크라이나인들의 친(親)러시아 지역에 대한 ‘제노사이드(인종학살)’를 주장해 봐야 씨알이 먹히지 않는다.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가 화두인 기업들도 앞장서서 러시아 시장을 등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 에너지 수입 중단에 거리를 두고 있는데도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등 에너지 기업들은 탈러시아를 선언했다. ESG를 무시해선 전쟁에서 승리하기 어려운 시대인 셈이다. 외교도 마찬가지다. 러시아를 지지해온 중국은 물론이고 러시아 제재에 소극적인 인도 등에 대한 세계 여론의 시선은 싸늘하다. 인도태평양 전략보고서에서 인도를 중국 견제를 위한 지역 중심국이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힌 조 바이든 행정부는 ‘쿼드(QUAD)’ 정상회의를 열고 인도를 압박했다. 한국이 뒤늦게 러시아 제재 동참을 선언하는 과정도 아쉬운 구석이 적지 않았다. 미국은 한국과 실무회의까지 열면서 러시아 동참을 여러 차례 요청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정부는 푸틴 대통령이 진군을 명령하는 상황에서도 제재 동참에 거리를 뒀다.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당시 러시아 제재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러시아 시장을 넓힌 경험이 이 같은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나온다. 국익을 앞세웠던 정부는 러시아의 무리수 앞에 결국 뒤늦게 제재 동참을 선언했지만 한동안 미국 수출통제 면제 국가에서 제외되며 체면을 구겼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신냉전 시대의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새 정부가 출범한 뒤에도 국제사회 일원으로서의 책임과 국익이 충돌하는 사례가 적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눈앞의 이익에 매몰돼 바뀌는 국제질서에 눈감았다간 자칫 명분도 실리도 잃기 십상이다. 문병기 워싱턴 특파원 weappon@donga.com}

미국이 대(對)러시아 수출 통제를 위해 내놓은 ‘해외직접제품규칙(FDPR)’ 적용 면제국에 한국을 포함하기로 했다. 반도체, 컴퓨터 등 미국의 FDPR 적용을 받는 제품은 앞으로 한국 기업이 러시아에 수출할 때 미국 정부가 아닌 한국 정부의 허가를 받으면 된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3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상무부와 백악관 당국자들을 만난 뒤 “FDPR 면제 대상 국가에 한국을 포함하는 것으로 (미국 쪽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이르면 4일 관보에 게시한다. 미국의 FDPR에 따라 한국 제품이라도 미국산 기술이나 소프트웨어를 활용했다면 러시아에 수출할 때 미국의 허가를 받아야 했다. 그러나 이번 면제 조치로 통제 주체가 미국에서 한국 정부로 바뀌게 됐다. 여 본부장은 “(면제 대상국에 포함이 안 될 경우) 미국이 모든 국가에 대해 (통제를) 하다 보니 여러모로 불확실하고 기업 입장에선 행정 비용과 시간도 많이 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의 혼선은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 항공 및 해운 물류가 막혀 사실상 수출길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세계 1, 2위 선사인 MSC와 머스크를 비롯해 일본 ONE, 프랑스 CMA CGM 등 세계 주요 선사들은 러시아 입항을 포함한 모든 대러 해운 업무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도 러시아 노선 운항 중단을 검토 중이다. 대한항공은 앞으로 2주 동안 러시아 모스크바 노선 운항을 중단한다. 모스크바 공항에서 연료 보급이 불가능해서다. 이달 18일까지 모스크바를 경유하는 화물기도 인천에서 바로 유럽 목적지로 향한다. 한국무역협회가 3일까지 집계한 ‘우크라이나 사태 긴급애로 접수 현황’에 따르면 총 302건의 접수 사항 중 대금 결제(56.2%) 애로에 이어 물류(31.1%)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유럽 최대 원자력발전소인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원전에 4일(현지 시간) 러시아군이 포격을 가해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의도적 공격이라고 했다. 불은 껐지만 자칫 방사성물질이 누출되는 ‘핵 재앙’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우크라이나 정부에 따르면 러시아군 포격으로 이날 오전 1시 40분경 원전 단지의 5층짜리 교육·훈련용 건물에 불이 났다. 화재 이후에도 러시아군이 오전 3시까지 원자로 주변 시설에 포격을 계속해 소방관 진입이 지체됐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날 오전 6시 20분경 불을 껐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원전을 점령한 뒤 직원들을 통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남동부에 있는 자포리자 원전은 원자로 6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전체 전력의 25%를 생산한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화재 이후 “원자로 가동을 안전하게 중단시키고 있다”며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가동되지 않는 원자로 1호기 격실이 일부 훼손됐으나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고 했다. 포격이 가동 중인 원자로에 가해졌거나 불이 원자로까지 번졌다면 원전에 치명적인 위험이 발생할 수 있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방사성물질 유출은 없었다”면서도 “원전 공격은 국제법 위반”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날 긴급회의를 소집해 러시아의 자포리자 원전 공격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미국과 서방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돈줄인 신흥 재벌(올리가르히)을 정조준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3일 러시아 최대 철강 재벌 알리셰르 우스마노프 등 푸틴 대통령과 결탁한 올리가르히 19명과 그들의 가족 및 측근 47명을 제재 대상에 올리고 이들의 미국 내 자산을 압류했다. 영국과 독일도 올리가르히를 겨냥한 독자 제재안을 발표했다. 특히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이날 러시아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BB+에서 CCC―로 8단계 더 낮춰 러시아의 국가부도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CCC―는 국가부도를 뜻하는 D보다 불과 두 단계 위다. S&P는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험을 실질적으로 증가시킬 것으로 보이는 조치들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러 포격에 유럽최대 원전 ‘불길’…“폭발땐 체르노빌 피해의 10배” 유럽, 36년만에 방사능 재앙 공포 시민 수천명 바리케이드 저지에도… 러軍, 시민향해 발포하며 장악나서80분 집중 포격… 화염에도 안멈춰, “인류 최악의 핵재앙 문턱에” 우려교육-훈련용 건물 3개층 불타, 러軍 점령… “직원들, 총구 앞서 일해” “인류 역사상 최악의 핵 재앙 문턱에 서 있다.” 우크라이나 헤르만 할루셴코 에너지장관은 4일(현지 시간) 러시아군 포격으로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에 대형 화재가 발생하자 러시아에 공격 중지를 촉구하며 이같이 말했다. 자포리자 원전은 1986년 폭발사고가 난 체르노빌 원전은 물론이고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방사능 누출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보다 큰 유럽 최대 규모 원전. 화재는 원전 단지의 5층짜리 교육·훈련용 건물에 났지만 가동 중인 원자로가 포격당하거나 화재가 원전 시설 전체로 확산됐다면 체르노빌 사고 이후 36년 만에 유럽이 방사능 재앙 위기를 맞을 뻔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은 “자포리자 원전이 폭발하면 체르노빌 원전 사고보다 피해가 10배 더 클 것”이라고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열감지기를 갖춘 러시아 탱크는 자신들이 어딜 포격하는지 알고 있다”며 “러시아는 핵 시설을 공격하고 있다. 유럽은 이제 깨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의도적으로 원전을 조준 공격했다는 것이다. 러시아군의 무차별 공습이 이어지면서 ‘핵 공포’가 언제든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러軍, IAEA 경고 무시하고 원전 포격러시아군이 3일 원전 주변을 포위하자 자포리자 시민 수천 명이 바리케이드를 치고 저지에 나섰다. 러시아군은 이날 밤 시민들을 향해 발포하면서 원전 장악에 나섰다. 4일 오전 1시 40분경 러시아군 포탄 여러 발이 원전 시설 내부에 떨어져 큰 폭발과 함께 불길이 솟아올랐다. 그럼에도 러시아군은 포격을 멈추지 않았다. 포격은 1시간 20분가량 이어졌다. 소방대가 원전 시설 화재를 진압한 것은 4시간 40분이 지난 오전 6시 20분경이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화재로 교육·훈련용 건물 3개 층이 탔다고 밝혔다. 앞서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일 긴급회의를 열고 자포리자 주변 지역을 장악한 러시아에 “무력 충돌이 원전 시설을 위험에 빠뜨려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러시아군은 이를 무시하고 자포리자 원전을 점령했다. 체르노빌 원전에 이어 두 번째다. 원전 운영 관계자는 “러시아군이 직원들을 통제하고 있고 직원들은 러시아군의 총구 앞에서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쟁 중 원전 시설이 공격 받은 것은 처음이다. 자포리자 원전 원자로 6기 중 2기는 침공 이튿날인 지난달 25일 원전 운영사가 안전을 이유로 가동을 중지했고 4기는 정상 가동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IAEA와 우크라이나 정부는 주변 지역 방사능 수치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국내 원전 전문가들은 자포리자 원자로는 최소 1m 두께의 철근콘크리트 격납벽으로 둘러싸여 있어 체르노빌 원전보다는 견고하다고 했다.○ “원자로 하나만 폭발해도 핵 재앙”자포리자 원전 화재는 러시아군이 2일부터 민간시설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 폭격하는 가운데 발생했다. 우크라이나는 4개 원전에서 원자로 15기를 운영하고 있다. 원자로 3기를 운용하는 남우크라이나 원전이 있는 미콜라이우주, 서북부 리우네 원전과 흐멜니츠키 원전 지역도 러시아군 공격 대상이다. 사실상 우크라이나 원전 전체가 공격 위험에 노출돼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5기 원자로 중 하나라도 폭발하면 모두 끝장”이라며 “러시아를 제외한 어떤 나라도 원전에 포격을 가한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러시아군이 점령한 체르노빌 원전도 억류된 원전 직원들이 교대 없이 하루 한 끼만 먹으며 원전을 운용해 안전사고 위험이 커졌다. 레이크 배럿 전 미국 에너지부 부국장은 “오염된 토양에 포탄이 떨어져 세슘 같은 방사성물질이 확산되면 큰 위험”이라고 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김민수 동아사이언스 기자 r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