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형

김재형 기자

동아일보 산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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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출입하며 산업 현장의 변화상을 기록합니다.

monami@donga.com

취재분야

2025-11-27~2025-12-27
산업35%
기업24%
경제일반21%
자동차11%
미국/북미3%
정치일반2%
무역2%
중남미2%
기타0%
  • 이다영-파다르, 프로배구 1라운드 남녀 MVP 선정

    프로배구 1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21세 동갑내기 남녀 선수 이다영(현대건설)과 파다르(우리카드)가 선정됐다. 한국배구연맹(KOVO)는 이 같은 내용의 기자단 투표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올해 주전 세터로 올라선 이다영은 29표 중 16표를 얻어 2위 알레나(KGC 인삼공사·8표)를 제치고 생애 처음으로 라운드 MVP가 됐다. 1라운드에서 3경기 연속 트리플크라운(후위공격, 블로킹, 서브 각각 3점 이상)을 기록하는 등 득점과 서브 부문 1위를 차지한 파다르는 11표를 얻어 전광인(한국전력)을 5표 차로 제치고 MVP를 차지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7-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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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홀드상 진해수 “내 별명은 진해수소폭탄”

    ○…“진해수소폭탄(ㅋ).” 이날 홀드왕으로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시상대에 오른 진해수(31·LG)는 자학에 가까운 답변을 해놓고도 환하게 웃었다. 사회자가 진해수도방위사령관 등 좋은 별명 이외에 기억나는 별명이 무엇인지 짓궂게 물었을 때다. 자신이 ‘불을 지를 때’마다 송곳처럼 가슴을 후비던 말이었지만 이날만큼은 “하하하”라며 웃어넘길 수 있었다. ○…“제 동생입니다.” 3년 연속 도루왕 트로피를 안은 박해민(27·삼성)은 한참 어린 여동생을 옆에 두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오빠에게 꽃다발을 전해 주려다가 졸지에 수많은 관객 앞에 서게 된 어린 동생은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다소 우스꽝스러운 상황이었지만 박해민의 소감은 무거웠다. “팀 성적이 좋지 않아 책임감을 느끼며 이 자리에 섰다. 명가 재건을 위해 열심히 땀 흘리는 선수들이 있으니 지켜봐 달라.” ○…“모든 구단 팬들을 위해!” 세이브상을 받은 손승락(35·롯데)은 화제가 됐던 ‘엄지 척’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팬들은 선수들로부터 팬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말한 직후였다. 손승락의 엄지가 올라가자 이날만큼은 롯데 팬뿐만 아니라 시상식을 찾은 모든 야구팬이 환호하며 즐거워했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익산(kt 2군 홈구장)에서 포기하지 않은 2군 선수들 모두 수고했습니다.” 퓨처스리그 타격왕 유민상(28·kt)의 수상 소감이 끝나자 방청석에서 응원의 박수가 쏟아졌다. 유민상의 아버지는 유승안 경찰야구단 감독이다. 유민상은 “아버지의 아들로 불리고 있지만 나중에는 유민상의 아버지 유승안 감독이 되게 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7-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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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손에 MVP… ‘양’의 새 역사?

    올 시즌 KIA의 통합 우승을 이끈 에이스 양현종이 KBO리그 사상 첫 한국시리즈-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동시 석권에 도전한다.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하모니볼룸에서 열리는 ‘2017 타이어뱅크 KBO’ 시상식에서 양현종은 강력한 정규시즌 MVP 후보로 꼽히고 있다. 앞서 한국시리즈에서 양현종은 2차전 완봉승에 이어 KIA가 우승을 확정지은 5차전에서 세이브를 기록해 시리즈 MVP에 선정됐다. KBO리그 역사상 한 해에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MVP를 휩쓴 경우는 없어 양현종이 새 역사를 쓸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양현종이 MVP 싹쓸이에 성공한 뒤 다음 달 발표되는 골든글러브까지 차지한다면 물론 사상 처음이 될 트리플 크라운의 영광까지 안게 된다. 양현종은 정규시즌에 1995년 이상훈(LG) 이후 22년 만의 토종 선발 20승을 달성해 팀 동료 헥터와 공동 다승왕이 됐으며 승률 2위(0.769), 평균자책점 5위(3.44)에 이름을 올렸다. MVP를 다투는 헥터는 승률 1위(0.800)지만 양현종은 토종 프리미엄을 누리고 있다는 평가다. 이들 KIA의 ‘20승 듀오’는 2년 연속 홈런왕에 오른 최정(SK·46홈런)과 함께 최고 선수 3파전을 펼치고 있다. 신인왕은 이변이 없는 한 ‘바람의 손자’ 이정후(넥센)가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번 시즌 고졸 신인 최초로 전 경기(144경기)에 출전하며 타율 0.324에 111득점으로 역대 신인 최다안타와 최다득점 기록을 갈아 치웠다. MVP와 신인왕은 KBO 취재기자 투표로 결정된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7-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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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창 시설 완공… 모든 준비 끝나”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가 4일 강원 평창군 올림픽 개·폐회식장 본관동에서 종목별 경기장을 포함해 시설물 완공을 선언하는 행사를 가졌다. 이날 여형구 평창조직위 사무총장과 최문순 강원도지사 등이 참석해 테이프 커팅식을 치렀다. 최 지사는 “우여곡절 끝에 개·폐회식장이 준공돼 겨울 올림픽 준비는 완전히 마무리됐다”며 “대형 콘서트를 열어 교통 여건 등을 살피며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경기장과 행사장 등 올림픽 관련 시설은 현재 공정 99.7%로 일부 부대공사를 제외하면 사실상 마무리됐다. 평창조직위는 모든 경기장이 국제경기연맹의 인증을 받았으며 12월까지 100% 완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7-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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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짧은 치마로 한강 뜨면 구경꾼 우르르… ‘풍기문란’ 경찰에 연행도”

    “그 시절에 치마를 휘날리며 스케이트를 타고 있으니 혹했겠지.” 꽃답던 10대 시절을 떠올리니 새삼 부끄러워졌는지 피겨 원로 홍용명 여사(85)는 수줍게 웃었다. 중국에 머물다 1946년, 광복한 지 1년 뒤 고국으로 돌아온 홍 여사는 당시 국내 겨울 스포츠의 메카였던 덕수궁과 창경궁(당시 창경원) 연못, 한강 등지를 누비던 스타였다. 화려한 연기로 뭇 남성을 잠 못 들게 한 원조 피겨 요정이다.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동아일보 사옥에서 만난 홍 여사는 자신의 현역 시절을 ‘호랑이 담배 피울 적’이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한국 피겨계의 위상은 반세기 전 홍 여사가 뛰던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 어느새 김연아라는 올림픽 챔피언도 탄생했다. 상전벽해가 따로 없다. 무엇보다 눈앞으로 다가온 평창 겨울올림픽은 홍 여사의 가슴을 뛰게 한다. 그에게 한국 피겨계의 초석을 다져온 지난 세월과 평창 올림픽을 앞둔 감회를 전해 들었다.축구화 밑창 뜯어 스케이트로 개조단골 연습장은 청량리 미나리밭 첫걸음을 뗀 곳은 중국이었다. 홍 여사는 평남 안주에서 태어나 아버지를 따라 중국 베이징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며 피겨스케이팅을 배웠다. “우연히 이마다 에스코란 일본 피겨 선수의 시범 경기를 봤어요. 적국의 선수지만 어찌나 아름답던지… 그걸 보고 마침 다니던 중국 학교에 빙상부가 있어서 피겨를 시작했답니다.” 조국이 광복을 맞이하자 홍 여사의 가족은 한국(서울)으로 돌아왔다. 부푼 마음으로 고국 땅을 밟아 피겨스케이팅을 계속하려 했지만 난관에 부닥쳤다. 스케이트를 살 곳이 없었다. 고물상까지 뒤졌지만 허사였다. 홍 여사가 떠올린 방법은 축구화 개조. “그 사이 발이 커져 새 스케이트가 필요했어요. 하지만 당시 한국에 제대로 된 스케이트가 있었겠어요? 누군가 신다가 버린 스케이트가 있나 해서 고물상까지 가봤지만, 발에 맞는 건 없었어요. 할 수 없이 충무로의 한 양화점(구둣방)을 찾아가 축구화를 사서 밑창을 뜯어내고 날을 덧붙여 스케이트를 만들었죠. 그만큼 피겨를 하겠다는 의지가 강했어요.” 어렵게 스케이트를 마련한 홍 여사는 겨울철 얼음판을 찾아다니며 피겨를 즐겼다. 서울에서 가장 먼저 얼음이 얼던 청량리 미나리밭이 홍 여사의 단골 무대. 덕수궁과 창경궁의 연못, 한강 또한 홍 여사가 자주 찾던 곳이다. 홍 여사가 떴다 하면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우르르’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당시 꽃 같은 얼굴을 한 소녀가 힘차게 얼음판 위를 달리고 있으니 이만한 구경거리가 또 없었다. 한강에서 연습할 때면 사람이 너무 몰려와서 ‘얼음이 깨질 것 같다’는 불안감이 들 정도였다. 물론 그중에 태반이 남자. “스케이트를 신는 데 시간이 꽤 걸렸어요. 줄을 꿰어야 하는 구멍이 많았죠. 빙판 옆에 앉아 줄을 묶고 있으면 남자들이 몰려와 ‘내가 신겨줄게’라며 다투기까지 했어요.(웃음)” 수많은 구경꾼 앞에서도 당당하게 얼음판을 누빈 그는 이화여중 피겨부 창단 멤버로 스카우트됐다. 연못 위로 난 다리를 경계 삼아 종목별 훈련 장소를 나누던 때였다. 다리 너머로는 스피드스케이팅, 안쪽으로는 피겨 선수가 쓰는 방식이었다. 뉘엿뉘엿 해가 지기 시작하면 마감을 알리는 ‘땡땡땡’ 종소리가 들렸다. 그러면 훈련하던 선수들은 빙질이 엉망이 된 얼음판에 물을 뿌리고 평평하게 다듬었다. 다음 날 훈련을 위해서였다. 그 일이 다 끝나야 비로소 짐을 쌌다. 한국 겨울스포츠의 역사가 움트던 1950년대 덕수궁과 창경궁 연못의 풍경이다. 당시 피겨를 비롯해 국내 빙상 종목의 훈련 모습은 대체로 그랬다. 선수들을 따로 지도해줄 코치도, 정식 피겨복도 없었다. 선수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해외 피겨 선수가 나온 잡지를 보고 따라 하고, 안에 얇은 옷을 입고 거기에 치마를 두르는 게 의상의 전부였다. 때론 야외 테니스 코트를 얼려서 연습장으로 썼다. 날이 풀려 얼음이 녹을 만하면 더 추운 곳을 찾아 서울을 떠났다. “덜컹대는 트럭을 타고 강원도로 떠나기도 했어요. 1년에 연습할 수 있는 시기는 겨울 한철이었으니까요.” 연중 아무 때나 찾을 수 있는 실내빙상장은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시기였다.기술교본 없어 해외잡지 따라해반회전 점프만 해도 다들 놀라 이처럼 모든 것이 열악하고 어려운 시절이었다. 홍 여사는 그런 와중에도 국내 피겨계의 꽃으로 활짝 핀다. 1948년부터 1957년 사이 열린 4번의 전국여자피겨선수권 대회에서 모두 정상에 올랐다. “그땐 뭐 대단한 기술이 있었겠나. 1회전, 아니 반 회전 점프만 해도 놀라던 때이니.” 이렇게 겸손하게 말했지만 기술 교본 하나 없던 그때 춘천과 화천 등 조금이라도 더 추운 곳을 찾아 독하게 훈련하지 않았다면 결코 이룰 수 없던 성과였다. 홍 여사에게 춥고 배고픈 겨울은 오히려 비상(飛翔)을 꿈꾸던 행복한 계절이었는지 모른다. 그런 열정을 알기나 했을까. 당시 시대상 탓에 웃지 못할 촌극도 여러 번 벌어졌다. 그중 하나는 1953년 어느 겨울날이었다. 한강에서 당시 이해정과 짝을 지어 페어 시범 경기를 펼치던 홍 여사가 ‘풍기문란’으로 경찰서에 연행됐다. 홍 여사가 입고 있던 짧은 치마도, 대낮에 남녀가 손을 잡고 있는 것도 모두 미풍양속을 해친다는 이유에서다. “방망이 든 경찰이 호루라기를 불면서 달려왔죠. (경찰이) 얼음판 위에선 잘 움직이지 못하니깐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야단쳤어요. ‘문란하기 짝이 없다’라고 했던가? 너무 창피했어요. 그때 이해정 씨가 ‘스포츠다’며 옥신각신 다퉜죠. 경찰서까지 가서 겨우 설득하긴 했지만 이후에도 몇 번 그런 적이 있었어요.” 홍 여사는 1950년대를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나 빙상연맹 임원 등을 맡으며 후학 양성에 힘을 쏟는다. 심판으로도 활동했다. 국내 최초로 실내 빙상장(동대문실내스케이트장·1964년 1월 개장)도 생겼다. 1960년대 말 한국 피겨계는 해외로 눈을 돌린다. 1966년 일본에서 열린 전국선수권대회(일본)에서 시범 경기를 가졌다. 홍 여사는 한국 피겨가 해외에 첫선을 보인 이 순간을 지도자로 지켰다. 홍 여사는 1967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도 코치 자격으로 후배 장명수(당시 초등학생)를 데리고 갔다. 연령 미달로 정식 경기엔 참여하지 못했지만 홍 여사의 간청으로 2분간 시범 경기를 펼쳤다. 한국 피겨의 첫 유럽 무대 데뷔전이다. “일본 전지훈련을 다녀오고 나서 자신감이 붙었어요. 그래서 이 대회(빈 세계선수권) 출전을 고집했죠. 여차여차해서 결국 시범 경기에 색동저고리를 입혀 장명수를 내보냈는데 어찌나 예쁘던지 유럽 선수들이 줄지어 사인 받으러 왔어요.” 그 이듬해 한국 피겨는 프랑스 그르노블에서 열린 겨울올림픽에 사상 최초로 한국 선수를 출전시킨다. 1970년대 신혜숙 코치 등의 일본 유학길을 터준 사람도 홍 여사였다. 신 코치는 김연아가 초등학생 때 점프의 기본을 익히게 했고,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에선 함께 은메달을 일궈내 현재 한국 피겨계의 대모로 불리는 지도자. 당시 앞서 가던 일본의 피겨 기술을 익힐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선수들의 학교를 돌아다니며 (유학) 추천서를 받아 문교부에 제출하느라 애먹었습니다. 그런 고생을 해서라도 한국 피겨계가 발전했으면 하는 마음뿐이었어요.”지금도 새벽부터 후배 경기 챙겨김연아 소치 銀메달 따는데 밑거름 한국 피겨의 살아 있는 역사였던 홍 여사는 1980년대, 개인 학업 등의 이유로 빙판을 떠나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지냈다. 1991년 강원 삼척에 정착한 뒤 꼬박꼬박 국내 피겨 대회를 찾아다니며 후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경기장에 못 갈 때면 인터넷에 올라온 후배들의 경기 영상을 일일이 찾아볼 만큼 애정을 보였다. “피겨계에 직접 몸담고 있진 않았지만 한시도 잊은 적은 없어요. 꼭두새벽부터 버스를 타고 전국의 피겨 대회를 챙겨 봤죠. 몸은 좀 고달파도 후배들의 멋진 공연을 본다는 생각에 늘 설렜습니다.” 피겨를 향한 기대와 관심을 놓지 않던 홍 여사는 여든 살에 가까워 기적을 만났다. 2010년엔 손녀뻘 되는 후배 김연아가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걸 TV로 지켜봤다. 그 이듬해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울려 퍼진 평창의 겨울올림픽 개최 소식도 전해 들었다. 그때마다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이 땅에 이렇게 훌륭한 선수가 나오고, 겨울올림픽이 유치되리라곤 상상조차 하지 못했어요.” 잔잔하던 노후 생활에 평창 올림픽이라는 거센 물결 하나가 그의 가슴에 일렁인다. 후배들이 일궈낼 평창의 기적을 자신의 두 눈에 모조리 담고 싶다. 생(生)의 새로운 활력이 샘솟았다. 평소 건강관리를 위해 하는 게이트볼을 더 열심히 하고 아프지 않도록 조심하게 됐다. 내년 2월 올림픽 개막을 손꼽아 기다린다는 홍 여사의 눈앞에 요즘따라 50년 전인 1967년 그때가 아른거린다. 장명수를 데리고 빈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대회에 나갔을 때다. 사람들은 태극기를 들고 가도 “어디(나라)에서 왔어요”라고 물었다. 선수 식당에는 홍 여사와 장명수가 앉은 테이블에만 국기가 마련돼 있지 않았다. 출신국이 어디냐는 질문에 대한민국이란 나라를 여러 번 설명해야 했다. 대한민국은 생소한 나라였고 그래서 서럽고 눈물 나던 지난날이다. “그랬던 나라에서 이제 겨울올림픽이 열린다니 꿈꾸는 기분입니다. 후배들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좋겠네요. 선수 때처럼 몸 관리하며 그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국 겨울스포츠가 활짝 꽃필 내년, 평창의 겨울 말입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7-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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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경순 “1960년 스키도 없이 미국行… 하늘이 도와 올림픽 출전”

    평창 겨울올림픽을 누구보다 가슴 벅차게 기다려 온 사람이 있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끝까지 국내 겨울스포츠를 지켜온 사람이다. 성화가 도착한 1일 그는 남다른 감회에 젖었다. 가난한 시절, 꿈조차 꾸지 못했던 올림픽 개최를 바라보고 있는 그는 자신이 걸어온 길을 발판 삼아 후배들이 힘차게 도약하기를 바라고 있다.○ 스키 국가대표 1호 중국에서 머물다가 광복 직전인 1944년 고국으로 돌아온 임경순 씨(87)는 한국 스키 역사를 쓰기 시작한 스키 1세대다. 일제강점기 때 누군가 쓰다 버린 벚나무 스키에 남대문시장에서 팔던 국군용 잠바가 당시 임 씨가 갖춘 스키 장비의 전부. 서울에 살던 임 씨는 겨울이면 먼 길을 마다치 않고 집을 떠나 눈이 많은 평창에 머물렀다. “스키 동호회 회원들과 강원 평창으로 가서 합숙하며 스키를 탔어요. 합숙소에서도 1시간을 걸어 지르매산으로 갔죠. 거기밖에 탈 데가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거기 도착하면 스키 타기도 전에 기진맥진하기 일쑤였죠 뭐.(웃음)” 임 씨가 처음으로 나간 공식 대회는 1949년 서울 아차산에서 열린 스키대회였다. 당시 기록적인 폭설로 서울에는 눈이 한가득 쌓였다. “이틀 내내 1위를 했는데 심판을 보던 분이 스톱워치에서 눈을 떼지 못하더라고요. 그만큼 기록이 좋았던 거죠.” 임 씨는 1960년 미국 스쿼밸리 겨울올림픽에 스키 국가대표 1호 선수로 뽑혀 출전했다. 그때까지 고물에 가까운 스키밖에 없던 임 씨는 아내가 결혼 패물을 팔아 마련한 돈으로 새 스키를 장만하려 했다. 하지만 스키를 사기 위해 들르려 했던 일본이 임 씨의 입국을 거절해 올림픽의 꿈은 산산조각 나는 듯했다. 아직 한일 국교 정상화도 이뤄지지 않았을 때다.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일단 미국으로 갔어요. 그곳에서 스키 부츠와 장갑은 구했는데 스키가 너무 비쌌어요. 막막하던 그때 개최국 미국의 국가대표 총감독이 연락해왔어요. ‘스키도 없이 왔다’는 기사를 보고 도와주고 싶다는 거였죠. 그렇게 출전하게 된 겁니다. 하늘이 도운 거죠.” ○ 스키 변방, 한국을 알린 오뚝이 정신 코치도 없이 떠난 첫 겨울올림픽은 임 씨에겐 가혹하고 낯선 무대였다. 어렵게 구한 새 스키 또한 낡은 스키에 익숙하던 임 씨에게 맞지 않았다. “대회 전날 시범경기 때 그만 스키장에서 데굴데굴 굴렀죠.(웃음)” 대회전에서는 기문 3개를 지난 뒤 기권했지만 활강(61위)과, 회전(40위)은 끝내 포기하지 않았다. 넘어지면 이 악물고 일어서서 기어이 결승선을 통과했다. 외신은 그런 투지를 높이 사 임 씨의 소식을 세계에 알렸다. 아프고 또 창피함마저 들었던 그 순간을 끝내 견뎌낸 이유가 있었다. “한국에는 제대로 된 스키장 하나 없던 때였어요. 국제 경기라는 걸 구경이나 해봤을까요. 그래서 도전해보자는 일념으로 나갔던 거였어요. 또 이런 큰 대회에 출전한 외국 선수들을 보고 배워 한국에 전파하겠다는 생각도 있었죠.” 상전벽해의 시간이 지난 지금 임 씨는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후배들이 비상하길 꿈꾼다. 임 씨를 비롯해 여러 스키 원로들이 묵묵히 걸어온 길이 그 힘찬 도약의 발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제 현역 시절이던 50년 전과는 달리 한국의 높아진 위상과 겨울스포츠의 힘을 널리 자랑할 수 있도록 국민이 한마음으로 응원하고 후배들이 좋은 성적으로 보답했으면 좋겠습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7-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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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수강산 다시 찾은 성화… 모두를 빛나게 하라

    인천공항에 도착한 전세기의 문이 열리자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김연아 평창 겨울올림픽 홍보대사가 든 성화가 등장했다. 지난달 24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채화돼 한국 성화인수단이 인수해 수만 리를 날아온 불꽃이다. ‘하나, 둘, 셋’, 전세기 인근에 마련된 무대 위로 자리를 옮긴 성화가 사회자의 신호에 맞춰 성화대에서 타오르자 곳곳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평창 겨울올림픽을 100일 앞둔 1일 지구촌 축제의 서막을 알리는 성화가 대한민국에서 타올랐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성화가 다시 한국 땅을 밟은 것이다. 이날 성화 환영행사가 열린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엔 이낙연 국무총리와 750여 명의 국민환영단이 성화와 인수단을 맞이했다. 내년 1월 개장을 앞둔 제2여객터미널은 이날 행사를 위해 특별히 개방됐다. 이 총리는 “평창은 평화와 번창을 합친 말이다. 그 이름처럼 평창 올림픽은 대한민국과 세계에 평화와 번창을 가져다 줄 것”이라며 성공을 자신했다. 최근 남북 냉전 구도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진 것을 고려한 듯 “각국 스포츠 지도자와 선수들을 안전하게 모실 준비가 돼 있으니 안심하고 오십시오”라고 덧붙였다. 행사 직후 인천대교로 장소를 옮긴 성화는 피겨 유망주 유영(13·과천중)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전국 순회 대장정에 돌입했다. 첫날은 유영을 포함해 국민 MC 유재석과 개그맨 박명수와 국민가수 수지, 빙속 여제 이상화 등 101명이 참여했다. 앞으로 101일 동안 여정이 이어진다는 의미이다. 이날 성화 봉송 릴레이에 참여한 박명수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랑스럽다. 평창 대박 나라 파이팅”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모두를 빛나게 하는 불꽃(Let Everyone Shine)’으로 명명된 성화는 이날 인천을 시작으로 전국 2018km를 순회한다. 이 행사에 참석한 강릉 시민 남정길 씨(62)는 “지금 저 불꽃이 전국을 돌아 100일 뒤 제 고향 땅에 올 생각을 하니 감개무량하다”며 “그때까지 성화가 무사하도록 간절한 마음으로 빌겠다”고 말했다.인천=김재형 monami@donga.com·강홍구 기자}

    • 2017-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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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자사령탑 ‘희-희’ 대결, 후배가 웃었다

    프로배구 V리그 첫 여성 사령탑 맞대결에서 후배 이도희 감독이 웃었다. 이 감독이 이끄는 현대건설은 25일 안방인 수원체육관에서 박미희 감독의 흥국생명을 맞아 3-0(25-13, 25-22, 25-14)으로 완승을 거뒀다. 두 감독은 지난달 코보컵(KOVO컵)에서 국내 프로 사상 첫 여성 사령탑 맞대결을 벌였다. 하지만 당시는 용병의 뒤늦은 합류와 국가대표 차출 등의 이유로 주축 선수 없이 치른 경기라 사실상 이번이 제대로 된 맞대결이었다. 당시에 이어 이번에도 박 감독을 이긴 이 감독은 “(여감독이 아닌) 감독 대 감독으로서 흥국생명을 어떻게 공략할지만 고민했다. 아직 박미희 감독님께 배울 게 많다”고 소감을 밝혔다. 쌍둥이 자매의 맞대결에서도 동생이 이겼다. 이번 시즌 주전 세터로 자리 잡은 현대건설 이다영은 언니 이재영(흥국생명)이 5득점으로 부진한 가운데 공격과 수비에서 맹활약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다영은 붙박이 세터 염혜선(IBK기업은행)의 이적으로 이번 시즌 그간 ‘백업의 설움’을 씻고 주전으로 올라섰다. 그동안 언니 이재영은 2014∼2015시즌 신인왕과 2016∼2017시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는 등 차세대 배구 스타로 주목받아 왔다. 이다영은 현역 시절 ‘컴퓨터 세터’로 명성을 날린 이 감독의 지도로 토스와 경기 운영 능력에서 크게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이날 경기에선 세터치곤 큰 키(179cm)의 장점을 앞세워 블로킹에 적극 가담해 6점을 뽑아내기도 했다. 이다영은 “(이도희) 감독님의 지도로 일취월장했다고들 하는데 아직 잘 모르겠다. 하나하나 감독님께 배우려고 한다”며 수줍게 웃었다. 현대건설은 이날 경기를 시종일관 압도했다. 높이의 강점을 앞세운 현대건설은 이날 블로킹 11개와 7개의 서브 득점을 올리며 흥국생명에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주포 엘리자베스가 25점을 올린 가운데 라이트 황연주(7점), 센터 양효진(9점)과 김세영(7점), 레프트 황민경(7점) 등 모든 선수가 고르게 득점에 가담했다. 한편 삼성화재는 우리카드와 5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3-2(25-20, 21-25, 27-29, 25-21, 15-12)로 진땀승을 거뒀다. 타이스와 박철우는 각각 34득점과 24득점을 올려 이번 시즌 팀의 귀한 첫 승을 일궈냈다. 우리카드는 파다르가 트리플크라운(후위공격 9점, 블로킹 3점, 서브 3점)을 기록하며 31득점했지만 뒷심 부족으로 4, 5세트를 내리 내주며 3연패의 늪에 빠졌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7-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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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태찌개 사랑하던 캘러웨이, 메츠 지휘봉

    동태찌개를 사랑했던 현대 유니콘스의 마지막 에이스 투수 미키 캘러웨이(42)가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의 새 사령탑에 오른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23일 “뉴욕 메츠가 캘러웨이를 사령탑에 내정했다. 24일 메츠가 ‘3년 계약’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이에 대해 메츠 구단은 공식 답을 내놓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은 확신하는 분위기다. 캘러웨이는 올해 부상자가 많아 부진했던 뉴욕 메츠 투수진의 재건과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4위에 그친 팀 성적 향상이란 임무를 부여받을 것으로 보인다. 캘러웨이는 최근 5년간 클리블랜드 투수 코치를 지냈다. 현역 시절 메이저리그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2013년 클리블랜드 투수 코치로 부임한 이후부턴 지도자로서 명성을 쌓아왔다. 특히 올해 그가 지도한 투수진의 팀 평균자책점은 아메리칸리그 최고 성적인 3.30을 기록했다. 예정대로 그가 메츠의 지휘봉을 잡으면 KBO리그 외국인 선수 출신으로서는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감독이 된다. 캘러웨이는 현대 유니콘스(2008년 해단)의 마지막을 함께한 ‘비운의 에이스’였다. 2005∼2007년 3시즌 동안 그가 남긴 성적은 32승 22패 평균자책점 3.56. 2000년대 초반 전성기를 보냈던 정민태 김수경 등의 동반 부진으로 당시 무너져 내린 현대 투수진을 완벽하게 보강하며 이 기간 약체로 평가받던 팀을 마지막으로 가을야구에 진출(2006년)시켰다. 당시 구단 관계자는 캘러웨이를 프로 정신이 돋보였던 선수로 기억하고 있다. 당시 현대유니콘스의 외국인 스카우트로 그의 한국 진출을 담당했던 엄홍 두산 운영팀 부장은 “구장과 바람 세기 등의 변수를 따져 어떤 구종이 유리할지 꼼꼼히 분석했다”며 “당시 팀의 멘토 역할도 했는데 당시 해이한 생각을 하고 있던 어린 선수들에겐 ‘프로 유니폼을 입고 입으면 그때부턴 나이는 없다’며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음식 사랑도 남달랐다. 그가 제일 좋아했던 음식은 동태찌개. 엄 부장은 “구단 음식으로 양식이 많이 나올 때면 ‘속이 니글니글하다. 매운 음식이 필요하다’며 동태찌개와 매운탕을 먹으러 같이 나가곤 했다”고 기억했다. 캘러웨이는 한국에서 보낸 3년을 자랑스러운 시간으로 기억했다. 엄 부장은 “지난해 2월 말 클리블랜드 스프링캠프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캘러웨이가 먼저 알아보고 찾아와 구단 관계자들에게 ‘내가 한국에 있을 때 함께했던 사람’이라며 자랑스럽게 소개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목격한 캘러웨이의 지도 방식도 선수들의 자율을 중시하는 메이저리그 문화와는 달리 볼을 던지는 투수 옆에서 끊임없이 말을 걸며 자세 교정에 힘쓰고 있었다. 딱 한국식 리더십이었다”고 덧붙였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7-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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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저스 vs 휴스턴… ‘WS’ 누가 더 간절할까

    메이저리그 휴스턴이 뉴욕 양키스를 꺾고 12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진출해 LA 다저스와 ‘왕관 매치’를 펼치게 됐다. 휴스턴은 22일 미국 텍사스주 미닛메이드 파크에서 열린 양키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7차전에서 4-0으로 이겼다. 휴스턴 승리의 일등 공신은 찰리 모턴과 랜스 매컬러스 등 2명의 철벽 마운드였다. 둘은 9이닝 동안 3피안타 무실점으로 양키스 타선을 틀어막았다. 타석에서는 에번 게티스와 호세 알투베가 각각 1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4승 3패를 기록한 휴스턴은 2005년 이후 처음으로 월드시리즈에 올라 다저스와 우승을 다투게 됐다. 1962년 창단한 휴스턴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해 본 적이 없다. 이번 ALCS 전체를 통틀어 가장 돋보였던 선수는 휴스턴 ‘이적생’ 벌랜더였다. 지난달 디트로이트에서 휴스턴으로 팀을 옮긴 벌랜더는 ALCS 2차전에서 9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특히 팀이 2연승 뒤 3연패를 당하며 2승 3패로 궁지에 몰렸던 6차전에서 7이닝 무실점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벼랑 끝에 몰린 팀이 반전의 발판을 마련하는 귀한 1승이었다. 벌랜더는 이번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휴스턴의 승리로 양키스와 다저스의 36년 만의 월드시리즈는 성사되지 않았다. 양키스는 원정에서 치른 1, 2차전을 내줬지만 에런 저지를 비롯한 ‘막강 타선’의 폭발력이 살아나며 안방에서 열린 3경기를 모두 가져갔다. 그렇게 기대감을 높여가던 양키스는 월드시리즈 진출에 필요한 마지막 관문을 뚫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만약 양키스가 진출했다면 1981년 이후 전통의 라이벌인 다저스와 꿈의 대결을 펼칠 수 있었다. 휴스턴은 25일 다저스의 안방인 다저스타디움에서 대망의 월드시리즈(7전 4선승제) 1차전을 치른다. 휴스턴은 댈러스 카이클을, 다저스는 클레이턴 커쇼를 선발로 예고했다. 휴스턴도 사상 첫 우승을 노리고 있지만, 다저스 또한 1988년 이후 30년 가까이 월드시리즈 우승에 목말라 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7-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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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극썰매 “내일 올림픽 열려도 승리 자신”

    “윤성빈 선수가 출발하겠습니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을 114일 앞둔 18일 봅슬레이·스켈레톤의 실전 테스트가 열린 강원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 장내 아나운서의 선수 소개 멘트가 흘러나오자 관중석은 들썩였다. 120여 명의 상지대관령고 학생을 비롯한 관중 200여 명은 “윤성빈 파이팅” “아자!” 등을 외치며 올림픽 분위기를 연출했다. 올림픽 리허설처럼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 스켈레톤의 간판 윤성빈(23·강원도청)은 이날 처음 공개된 빨간색 국가대표 새 유니폼을 입고 나왔다. 기록 또한 실전 테스트에 참여한 스켈레톤 선수 중 가장 빠른 1차(52초88), 2차(52초48), 합계 1분45초36. 올림픽 썰매 종목에서 사상 첫 금메달을 꿈꾸는 윤성빈은 “비록 국제대회 때만큼 기록이 나오진 않았지만 실전과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설레면서도 각오를 새롭게 다졌다”고 말했다.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은 지난달 26일부터 3주 동안 실제 트랙을 돌며 구간별 특성을 익혔다. 홈 이점을 살려 더 빨리 트랙을 익혔다는 사실에 메달을 향한 기대감 또한 커졌다. 봅슬레이 2인승 훈련에선 간판 원윤종(파일럿)과 서영우(브레이크맨)가 짝을 맞춰 52초13의 기록으로 1차 테스트를 마쳤다. 이들은 한때 세계 랭킹 1위를 질주한 황금 콤비다. 원윤종은 “최근 3주간 트랙을 수없이 돌며 코너마다 0.01초씩 줄인다는 생각으로 치열하게 트랙을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이용 봅슬레이스켈레톤 총감독은 “올림픽 경기장의 특성을 익히는 것이 홈 트랙의 이점을 살리는 방법”이라며 “보통 하루 두 번이던 훈련량을 4번 이상으로 늘려 강행군을 이어왔다. 당장 내일 대회가 열려도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만큼 준비돼 있다”고 설명했다.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은 23일 월드컵 출전을 위해 미국으로 떠난 뒤 새해 1월 귀국해 막바지 올림픽 준비에 나선다. 이 감독은 “올림픽만을 바라보며 오래 준비해 왔고 그 결승점이 코앞에 왔다”며 “지금까지 흘린 피와 땀이 값진 영광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평창=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7-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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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른 넘어 마지막 기회… 하루 2000개 토스”

    “배구 인생의 갈림길에 선 기분입니다.” 산전수전 다 겪은 프로배구 데뷔 10년차 황동일(31·삼성화재)에게 주전 세터로 뛸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찬스 볼이 떴다. 그는 이번 시즌 팀의 붙박이 세터 유광우(우리카드)의 이적으로 주전 세터를 맡았다. 16일 경기 용인시 삼성트레이닝센터에서 만난 그는 서른이 넘어 찾아온 천금 같은 이 기회를 살리기 위해 마음을 다잡고 있었다. “다시 못 올 기회입니다. 그래서 더 간절합니다.” 황동일은 대학 시절 촉망받던 세터였다. 고교 시절까지 공격수(라이트)로 뛰다가 대학 진학 이후 세터로 전향했다. 당시 문성민(현대캐피탈)과 함께 경기대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LIG에서 프로 데뷔 시즌을 보낸 2008∼2009 V리그에선 신인왕에 올랐다. 당시만 해도 그는 키 191cm의 장신 세터로 여차하면 스파이크까지 내리꽂는 ‘공격형 세터’로 주목받았다. 얄궂게도 찬란하게 빛나던 그 순간이 백업을 전전하는 긴 방황기의 시작이었다. LIG에서 백업으로 밀려났고, 이후 대한항공(2011년 이적)을 거쳐 삼성화재(2014년)에 정착해서도 주전으로 온전히 한 시즌을 책임진 적이 없었다. 그 기간에 라이트와 센터 등 공백이 생기면 주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뛰었다. 황동일은 “결국 제가 좋은 기량을 못 보여줬던 탓”이라며 “당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안 좋은 평가가 나오는 걸 보고 멘붕(멘털 붕괴)이 된 적이 있다”고 회상했다. 그런 과거를 놓고 보면 그가 ‘올해를 인생 역전의 무대로 삼고 싶다’고 욕심을 내볼 만도 하다. 하지만 황동일은 “(여전히) 최고 세터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면서도 팀을 앞세운다. 그는 “결국 선수가 인정받으려면 소속 팀이 좋은 성적을 내야 하더라”며 “최고의 세터는 결국 팀이 이길 수 있게 토스를 올리는 선수”라고 말했다. 그의 이번 시즌 활약 여부는 황동일의 개인 배구사(史)를 뛰어넘어 명가 재건을 노리는 삼성화재의 운명을 결정할 마지막 퍼즐이기도 하다. 지난해 V리그 출범 이후 사상 처음으로 ‘봄 배구’ 진출에 실패한 삼성화재는 올해 슈퍼스타 신진식 감독을 새 사령탑에 앉혔다.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받던 센터 자리에는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국가대표 센터 박상하를 영입해 보강했다. 선수들에게 우승 DNA를 심어줄 수 있는 새 감독과 팀 구성이 이루어졌다. 이제 선수들을 하나로 꿸 수 있는 야전 사령관(세터)의 역할이 중요하다. 황동일은 “제 손에서 승패가 결정 날 수 있다는 걸 잘 안다”며 “큰 키를 바탕으로 높은 타점에서 올려주는 토스를 활용해 확실하게 득점할 기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가 요즘 자주 떠올리는 시절이 있다. 대한항공에서 뛰던 V리그 2013∼2014시즌이다. 황동일은 당시 군 입대로 자리를 비운 한선수를 대신해 주전 세터로 나섰지만 그 기회를 살리지 못해 팀 이적이란 쓴맛을 봐야 했다. “지금과 정말 비슷하네요. 당시에는 그 기회가 당연한 거라 생각했어요. 그때 마음가짐이 느슨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요. 하루 2000개 이상 토스 연습을 하며 준비했습니다. 다음은 없습니다.” 용인=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7-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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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년의 인라인천재 “달리기에 빠졌어요”

    “두 달 정도 됐습니다.” 15일 서울달리기대회 여자 10km 부문 우승자 박민 씨(31)는 자신을 초보 마라토너라고 소개했다. 이날 기록은 42분8초. 짧은 경력에 비해 지나치게(?) 좋은 성적이다. 박 씨는 “오늘이 최고 기록”이라며 “다음 목표는 41분대에 주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씨가 마라톤 신동 실력을 뽐내게 된 것은 학창 시절부터 예사롭지 않은 운동 능력을 발휘했기 때문. 인라인스케이트 붐이 일던 2000년 초반, 박 씨는 동호인들 사이에선 소문난 데몬스트레이터(시범 선수)였다. 실력이 좋아 특정 장비 업체의 후원을 받는 동호인 중 한 명이었던 것이다. 2002년 인라인스케이트에 입문한 지 3개월 만에 중고 대회에서 2차례 우승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당시 본보에도 그의 인터뷰 기사가 실렸는데, 여기서 그는 “처음 타봤더니 ‘필’이 팍 꽂혔다”고 밝히며 남다른 운동 감각을 과시했다. 20대 중반부터 운동과 담을 쌓았던 그는 예전에 느꼈던 스포츠 도전정신을 다시 떠올리며 달리기를 시작했다. 박 씨는 “아직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그저 달리는 게 좋은, 지금 이 마음을 오랫동안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남자부 10km에선 남평수 씨(38)가 33분4초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2015년 우승에 이어 2년 만에 정상에 복귀한 남 씨는 “몸 생각해서 운동을 시작했는데 뛰면서 자존감도 높아지고 생활의 활력소가 되는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7-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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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8세 어르신부터 6세 꼬마까지… 서울도심 ‘완주 함성’

    빌딩 숲 사이를 달리는 이들의 표정은 푸른 가을만큼이나 밝았다. 도심을 질주하는 색다른 즐거움에는 남녀노소와 내국인, 외국인이 따로 없었다. 할아버지와 정답게 손을 잡고 출발선에 선 초등학교 남학생, 완주의 기쁨에 연방 인증샷을 찍는 일본인 모녀…. 1만여 명이 참가한 달리기 축제에 휴일 오전 거리가 들썩였다. 2017 서울달리기대회(서울시, 동아일보 공동 주최)가 15일 서울광장을 출발해 청계천을 거쳐 다시 서울광장으로 돌아오는 10km 코스(오픈 국제 및 마스터스 부문)와 뚝섬한강공원으로 골인하는 하프코스로 나뉘어 열렸다. 10km 오픈 국제 부문은 케냐 출신 엘리트 선수와 국내 육상 유망주, 일반 마스터스 신청자들이 동시에 출발해 ‘맞짱 레이스’로도 관심을 모았다. 이 부문에서 케냐의 티머시 캇탐(24·사진)이 29분43초로 가장 먼저 골인했다. 육상 꿈나무 이도영(충현고 2년)은 32분52초를 기록했다. 마스터스 참가자 박성찬 씨는 35분6초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국내 대회 3번째 도전 끝에 처음 정상에 섰다는 캇탐은 “코스 경관이 정말 아름다웠다. 날씨가 좀 쌀쌀해 더 좋은 기록을 못 내 아쉽다”고 말했다. 7남매 가운데 장남인 그는 “부모를 포함해 9식구 가운데 나 혼자 일(달리기)을 하고 있다. 이번에 받은 상금으로 파티를 하고 동생 학비도 보태게 됐다”며 웃었다. 자신이 받은 상금 3000달러가 케냐에서는 직장인 평균 월급의 60배가 된다는 게 그의 설명. 캇탐은 “20대 후반부터 마라톤 풀코스를 시작할 계획인데, 그때 서울국제마라톤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레이스 초반 케냐 선수들과 대등하게 달렸던 이도영은 “케냐 선수들의 보폭이 대단했다. 내가 두 발 뛸 때 한 발 뛰는 것 같았다. 고지대 훈련을 많이 해서 그런지 지친 기색도 없었다.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팔순을 바라보는 최고령 출전자 박우석 씨(78)는 하프코스를 2시간16분8초에 끊었다. 최연소 출전자 김영찬 군(6)은 1시간43분3초 만에 10km 결승 지점을 통과했다. 이날 현장에는 박원순 서울시장,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이광구 우리은행장, 고니시 히로마사 미즈노코리아 대표, 이진숙 동아오츠카 상무, 양회종 서울시체육회 부회장, 이혜경 서울시의회 의원, 송영언 스포츠동아 사장, 이희준 동아일보 부사장, 김순덕 동아일보 논설주간 등이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이번 대회 완주를 위해 최근까지 남산을 달렸다는 박 시장은 10km 코스를 1시간12분33초에 주파했다.   김종석 kjs0123@donga.com·김재형 기자}

    • 2017-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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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철수 “부상 바로티, 뽑지 말라고 했건만…”

    “바로티 뽑지 말라고 했는데 기어이 뽑더니!(부상으로 전력 이탈했는데 어떡할 건가)”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을 겨냥한 김철수 한국전력 감독의 말 한마디에 장내는 웃음바다가 됐다. 불의의 일격을 당한 최 감독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랐다. 호흡을 가다듬은 최 감독은 “(지난 시즌에) 한전에서 바로티 선수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이번 시즌 ‘왜 이런 선수를 그렇게밖에 못 썼나’라는 말이 나오게 하고 싶었다”라고 재치 있게 맞받아쳤다. 도드람 2017∼2018 V리그 남자부 미디어데이 행사가 열린 12일 서울 리베라호텔. 이날 화제(?)의 중심이 된 바로티는 지난 시즌 한국전력에서 뛰다 올해 트라이아웃(입단 테스트) 기간에 현대캐피탈로 팀을 옮겼다. 하지만 지난달 일본 전지훈련에서 부상해 정작 이번 V리그에는 뛰지 못하게 됐다. 그의 빈자리는 터키에서 뛰던 그리스 국가대표 출신 안드레아스로 급하게 메웠다. 비록 김 감독의 ‘한 방’에 유쾌하게 맞섰지만, 바로티를 중심으로 팀 전력을 가다듬던 최 감독은 머릿속이 복잡할 수밖에 없었다. 최 감독은 “이번 시즌 바로티로 밀고 나가자는 생각으로 준비했는데, 그걸 보여주지 못하게 돼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10월 초로 돌아가면 무엇을 하겠느냐는 질문에도 “바로티 부상이 10월 초인데 그때로 돌아가 바로티가 밟았던 공(부상의 원인)을 치워주고 싶다”고 답했다. 이날 행사장에서는 감독들 간에 묘한 경쟁심이 묻어나는 입담 대결도 펼쳐졌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선수 시절 삼성화재에서 한솥밥을 먹은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에게 “올해 다크호스로 우리카드를 뽑았는데, 너는 (OK저축은행에 대해) 한마디가 없더라”라고 공격했다. 이에 김상우 감독은 “역시 친구밖에 없더라”며 웃어넘겼다. 지난해 정규 시즌에서 1위를 하고도 챔피언결정전에서 현대캐피탈에 우승컵을 빼앗긴 대한항공의 박기원 감독은 진지했다. 박 감독은 “지난 시즌 챔프전을 하루도 잊어본 적이 없다. 다시는 지지 않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올해 한국전력의 새 사령탑에 올라 KOVO컵 우승을 차지한 김철수 감독은 “(제가) 우승할 능력이 있는 우리 팀 선수들을 잘 뒷바라지한다면 충분히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V리그 새 시즌은 14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격돌한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맞대결을 시작으로 6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7-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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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긴장한 이도희 감독 “첫 시즌 매경기 최선 다할 뿐”

    “앞으로 여성 지도자가 더 많이 나올 수 있도록 박미희 감독님(흥국생명)이 먼저 걸어간 길을 잘 따라가겠다.” 도드람 2017∼2018 V리그 미디어데이 행사가 열린 11일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이도희 현대건설 신임 감독은 새 사령탑으로서 첫 출사표를 냈다. 그는 조혜정 전 GS칼텍스 감독과 박 감독에 이어 지휘봉을 잡은 프로배구 세 번째 여성 감독. 그의 출사표에는 ‘여성 리더십의 힘을 보여야 한다’는 일종의 사명감이 담겨 있었다. 이 감독의 합류로 이번 V리그는 두 명의 여성 감독이 벤치를 지키는 첫 시즌이 됐다. 이 감독은 이날 박 감독과의 맞대결을 앞둔 심정을 묻자 “그런 걸 의식할 겨를이 없다. 첫 시즌이니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뿐”이라고 짧게 답했다. 이 감독은 IBK기업은행을 우승 후보로 치켜세우면서도 현대건설의 선전을 자신했다. 그는 “코보컵(KOVO컵)에서 준우승을 했듯이 전력이 괜찮다. 선수들의 기량이 조금만 더 올라오면 충분히 다크호스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전세터 염혜선의 이적에 따른 빈자리는) 이다영이 충분히 메워줄 것이라 본다”며 “국가대표 차출로 빠져 있던 김연견과 양효진 등이 합류한 만큼 더 강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현역 시절 컴퓨터 세터로 불리며 코트를 호령한 왕년의 배구 스타. 여유 있게 입담을 풀 만도 한데 이날 그는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이 감독은 행사가 끝난 이후 “해설위원으로 방송도 많이 했지만 감독이라는 책임감 때문인지 떨리더라”라며 “첫 시즌인 만큼 말을 앞세우기보단 실력으로 직접 보이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우승 후보를 꼽아보라는 질문에 IBK기업은행과 함께 지난해 최하위 한국도로공사를 꼽는 감독이 많았다.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최근 FA시장 등을 통해 투자를 많이 해 좋은 선수를 확보한 한국도로공사가 우승 후보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은 “(다른 감독들의 말처럼) 제가 생각해도 빠지는 선수 구성이 아니다”라며 “선수들을 잘 엮으면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7-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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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수! 20승 양현종

    역시 에이스였다. KIA가 왼손 선발 양현종을 앞세워 2일 kt와의 방문경기에서 5-3으로 이겼다. 전날 kt에 2-20으로 대패한 선두 KIA는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며 2위 두산과의 승차를 1경기로 벌리며 한숨 돌렸다. 흔들리던 KIA를 구할 책임을 양 어깨에 짊어진 양현종은 5와 3분의 2이닝 동안 6피안타 2실점(비자책점)으로 호투하며 전날 팀 최다인 25안타를 몰아친 kt 타선을 묶었다. 이로써 20승(6패) 고지에 오른 양현종은 KBO리그 사상 14번째이자 1995년 LG 이상훈 이후 22년 만의 토종 선발 20승 투수가 됐다. 이번 시즌 이전까지 양현종이 거둔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은 2010년과 2014년에 거둔 16승이다. 경기 후 양현종은 “꿈같은 기록이었지만 꼭 20승을 하고 싶었다. 오늘은 정말 잘 던지고 싶었는데 이렇게 힘든 경기는 올 시즌 처음이었다. 동료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양현종은 1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kt 로하스를 상대하다가 포수 뒤 백네트로 공을 던진 뒤 옆구리 통증을 호소했다. 양현종은 “2013년 부상이 있었던 부위에 통증이 느껴져 두렵기까지 했는데 이후 투구에 지장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양현종은 팀 동료의 연이은 수비 실책으로 여러 번 위기를 맞았지만 베테랑다운 침착함으로 넘겼다. 특히 두 번의 결정적인 실책이 나온 4회가 이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앞선 이닝까지 무실점하며 팀의 3-0 리드를 지킨 양현종은 KIA 수비진의 연이은 실책으로 2실점했지만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안치홍(사진)은 4회와 6회 연타석 ‘2점 홈런’을 뽑아내며 양현종의 ‘꿈의 20승’ 달성을 도왔다. 이날 홈런 2개를 추가한 안치홍은 자신의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21’까지 늘렸다. 종전 기록은 2014년 세운 18개였다. 양현종과 안치홍의 투타 활약에 힘입어 소중한 승리를 따낸 KIA는 3일 kt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이기면 자력으로 정규 시즌 우승을 확정짓는다. KIA가 패하면 같은 날 두산과 SK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두산이 패해야 KIA는 우승한다. 두산이 이기면 KIA는 2위로 시즌을 마친다. KIA는 시즌 19승 5패를 기록 중인 헥터를 시즌 최종전 선발로 올린다. 양현종은 헥터가 승수를 추가하면 공동 다승왕이 된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7-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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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산에 패배, 가을야구 끝내 좌절… 꿈 깨진 LG

    LG의 가을야구 꿈이 깨졌다. LG는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안방경기에서 ‘한 지붕 식구’ 두산에 3-5로 졌다. 7위 LG는 남은 3경기에서 모두 이기고, 5위 SK가 2경기를 다 지더라도 승률에서 밀려 가을야구의 ‘마지노선’인 5위가 될 수 없다. 이날 LG의 선발로 나선 소사는 6과 3분의 2이닝 동안 11안타를 내주며 5실점해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을 살려내지 못했다. LG는 1-5로 뒤지던 8회에 이형종 강승호 박용택의 안타와 대타 정성훈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쫓아갔지만 이후 추가 득점에 실패하며 전세를 뒤엎지 못했다. 두산 선발 장원준(사진)은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해 팀 승리를 이끌었다. LG 패배 덕분에 SK는 롯데에 2-7로 패하고도 2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또 롯데는 준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할 수 있는 3위를 고수했다. 넥센을 8-4로 꺾은 4위 NC와의 승차는 0.5경기. 롯데는 남은 한 경기(SK)를 이기면 3위를 확정한다. 이 경기를 내주더라도 NC가 남은 두 경기에서 한 번이라도 지면 3위를 지킨다. 선발 타자 전원 안타를 기록한 KIA는 한화와의 방문경기를 7-2로 가져가며 우승 매직넘버를 ‘2’로 줄였다. 16개의 안타를 추가한 KIA는 올 시즌 1527번째 안타를 쳐 2015년 삼성이 기록한 한 시즌 최다 안타 기록(1515개)을 뛰어넘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7-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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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IA ‘우-종의 미’?

    하루 사이에 KIA와 두산의 희비를 가른 건 에이스의 힘이었다. 6월 말 이후 줄곧 단독 1위 자리를 지켜오던 KIA는 25일 3개월여 만에 두산에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절체절명의 순간, KIA는 하루 뒤 LG와의 안방경기에서 에이스 양현종의 7이닝 무실점 호투에 힘입어 값진 1승을 따냈다. KIA가 0.5경기 차로 달아나자 두산은 27일 kt전에 에이스 니퍼트를 등판시켰다. 하지만 니퍼트는 패전 투수가 됐고, 두 팀의 순위는 1경기 차로 벌어졌다. KIA는 28일엔 한화에 역전승을 거두고 승차를 1.5경기로 벌렸다.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놓고 일진일퇴를 거듭하고 있는 KIA와 두산의 운명은 결국 간판스타의 손에 판가름 날 공산이 크다. 우천 취소로 연기된 경기를 치르는 시즌 막판에는 팀의 1, 2선발과 중심 타선의 집중력이 승부를 가를 최대 변수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양현종의 부활투는 KIA엔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다승왕 1순위 후보인 양현종(19승)은 8월 말 이후 부진에 빠졌다. 양현종이 휘청거리면서 KIA도 흔들려 선두 자리마저 위태롭게 됐다. 그는 8월 22일 롯데전부터 9월 19일 SK전까지 6경기에 선발 등판해 1승 3패에 평균자책점 6.57을 기록했다. 올 시즌 그가 당한 6패 중 절반을 이 시기에 헌납한 것이다. 앞으로 양현종은 한 경기 정도 더 선발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양현종이 1승만 추가하면 팀의 1위 수성과 자신의 다승왕, ‘22년 만의 토종 선발 20승 투수’ 등 여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KIA가 아직 풀지 못한 퍼즐 하나는 타선의 중심인 최형우다. 그동안 불펜진의 약점에도 KIA가 시즌 중반까지 압도적인 선두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불방망이 타선의 공이 컸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상반기 타율 0.374에 홈런 22개로 맹타를 휘둘렀던 최형우가 있었다. 하지만 9월 들어 그의 타율은 0.211로 곤두박질했고, 홈런은 고작 1개를 치는 데 그쳤다. 28일 한화전에서도 4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특히 시즌 막바지 선두 싸움이 치열한 최근 7경기에서 최형우는 4번 타자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고 23타수 2안타(19∼28일)에 그쳐 KIA 코치진의 걱정거리가 됐다. 박흥식 KIA 타격코치는 “본인도 이렇게 오래 부진에 빠진 건 처음이라고 말할 정도로 감을 못 잡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타선의 중심 선수답게 자신감 있게 자기 스윙을 해주고 타점을 올리는 데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TV 해설위원은 “양현종과 최형우는 팀 전체 분위기마저 좌우하는 선수들이다. KIA가 뒷심을 발휘하려면 두 선수의 역할이 매우 크다”고 분석했다. KIA는 한화와 1경기를 치른 뒤 kt와의 3연전으로 정규 시즌을 마감한다. 매 경기가 결승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한국시리즈 정상에 섰던 2009년의 영광 재현을 꿈꾸는 KIA. 그 벅찬 프로젝트 달성 여부가 양현종과 최형우의 어깨에 달려 있는지도 모른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7-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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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치홍 역전타… KIA, 반걸음 더

    KIA가 8회 터진 안치홍(사진)의 행운의 2타점 결승타로 마지막에 웃었다. KIA는 28일 한화와의 방문경기에서 7-4로 역전승을 거둬 두산과의 승차를 1.5경기로 벌렸다. 또한 이날 선발로 나와 승수를 챙긴 헥터(8이닝 4실점)는 다승왕 경쟁을 벌이고 있는 팀 동료 양현종과 함께 19승(5패) 고지에 올랐다. 승부처는 8회말에 찾아왔다. KIA는 6회까지 한화에 1-4로 뒤지다가 7회 2점을 추격하며 턱밑까지 쫓았다. 이어 김주찬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든 8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안치홍이 타석에 들어섰다. 안치홍이 상대 투수 정우람의 초구를 받아친 공은 우익수와 1루수 사이에 절묘하게 떨어졌다. 그 덕에 버나디나(2루)와 김주찬(3루)이 홈을 밟아 승부는 6-4로 뒤집혔다. KIA는 9회에도 1점을 추가하며 승리를 굳혔고, 우승 매직 넘버를 3으로 줄였다. 가을 야구 진입을 놓고 벼랑 끝에 선 LG는 이날 kt에 15-6으로 이겨 5강 진입에 대한 희망을 이어갔다. 비록 LG는 이날 승리를 챙기긴 했지만 28일 현재 5위 SK와 3.5경기 차로 뒤져 남은 4경기에서 한 경기라도 패하거나, SK가 1승만 거둬도 가을 야구 진입에 실패한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7-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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