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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낙농업자는 기자에게 “젖소 울음소리가 이렇게 구슬프게 들릴 때가 없었다”고 했다. 우유 소비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반면 공급은 부쩍 늘어 지난해 우유 재고가 4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결국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30일 열린 낙농진흥회에서 우유의 원유(原乳) 가격을 2년 연속 동결하기로 했다. 가격 상승 요인이 발생했지만 우유 수급 불균형이 심각해 우유의 소비자 가격에 영향을 주는 원유 가격을 올리지 않기로 한 것이다. 이는 낙농가와 유업체의 동의 없이는 불가능한 결정이었다.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에 처한 서울우유협동조합의 송용헌 19대 조합장(사진)을 서울우유 본사에서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1800여 명의 조합원이 속해 있는 국내 최대 낙농 조합으로 11일 설립 78주년을 맞는다. “낙농가들도 현재의 심각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습니다. 원유 가격을 올려야 했지만 올리지 않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원유 가격 이야기가 나오자 송 조합장도 심각한 표정으로 답했다. 사실 우유 소비는 수년 전부터 점차 줄어들고 있었다. 낙농가 역시 이를 알고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원유 수급 조절에는 실패했다. 그는 “젖소 사육 마릿수는 크게 늘지 않았는데 품종이 좋아지다 보니 생산량이 늘었다”며 “장기적으로 수급 조절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우유 공급이 넘치는데 오히려 가격을 내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송 조합장은 “공급이 는다고 우유 가격을 낮추는 것은 쉽지 않은 문제”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단순히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을 결정하면 관련 산업 자체가 붕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송 조합장은 “각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저가의 외국산 유제품이 들어오게 돼 국내 낙농업의 위기감이 증폭됐다”고 말했다. 현재 원유 기본 가격은 우유생산비 증감분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결정한다. 서울우유는 ‘우유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해답은 기본으로 돌아가 더 몸에 좋고 맛좋은 ‘시유(市乳·원유를 살균해 시중에 내놓는 우유)’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동시에 해외 시장도 적극 공략할 준비를 하고 있다. 송 조합장은 “2020년까지 국내 최대 유가공 통합공장을경기 양주시에 건립할 예정”이라며 “더 좋은 품질의 우유를 소비자에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23만1400m²(약 7만 평) 터에 3000억 원을 들여 짓는 통합공장이 완공되면 시유에서 분유와 연유, 치즈 등 유제품까지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수출도 재개한다. 서울우유는 5월 할랄 인증을 획득해 이슬람시장 공략을 준비 중이다. 중단됐던 중국 수출도 8월부터 다시 시작될 예정이다. 조합원들은 ‘송 조합장을 필두로 우유 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조합장이 올 초 재선에 성공했는데 조합 역사상 드문 일”이라며 “그만큼 신망이 두텁다”고 말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상상해보자. 사내가 콤팩트 파운데이션을 열고 주먹보다 작은 거울에 바위만 한 얼굴을 들이밀고 있는 모습을. 머슴처럼 두툼한 손으로 파우더를 볼에 톡톡 찍어 바르는 것을 생각하면 정말 손발이 오그라든다. 거기에 입술에 뭐라도 바른다고 치면 “아, 진짜 뭐(?) 떼버려”란 소리 나온다. 그런데 먼 얘기가 아니다. 이미 일부는 숨어서 하고 있다. 진짜다. 웃을 일이 아니다. 본인이 여성이라면 남자친구나 오빠의, 남자라면 친구 놈의 이야기일 수 있다! 사실 쉽게 와 닿지 않는 이야기다. 그루밍족(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자를 일컫는 말)이라는 말이 여러 차례 기사로 등장했지만 이상하게 내 주변에서는 못 본 것 같다. 남자들에게 화장품에 관해 물어도(물론 남자들끼리는 화장품에 대해 물어보는 일조차 드물지만) “집에 있는 거 대충 바른다”는 답변이 가장 많을 것이다. 딸기잼처럼 새콤한 빨강 티셔츠에 새파란 바지까지 입는 본보의 이철호 기자(28)조차 “아무거나 바르면 되지 뭘 사내가 화장품까지 신경 쓰느냐”고 말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전 세계에서 화장품 챙기는 남자가 한국에 제일 많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해 5월 시장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의 2013년 조사 결과를 인용해 “한국 남성이 화장품 구입에 쓰는 돈이 1인당 세계 1위”라고 전했다. 조사에 따르면 한국 남성은 2위 덴마크의 3배가 넘는 금액을 화장품에 썼다. 이처럼 한국에서 화장품을 쓰는 남자가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이유는 바로 ‘사내’이기 때문이다. 부끄럽고 창피해 감춘다는 말이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비슷한 해석을 내놓았다. “한국은 아시아에서 유교 문화의 영향력이 강한 나라여서 남자가 꾸미는 것을 터부로 여겨온 문화적 전통이 있다. 아시아에서 한국 사회가 가장 보수적이다.” 그렇다면 고리타분하고 보수적인 한국 남자들은 왜 숨어서까지 좋은 화장품을 찾아 쓰게 됐을까. 이유는 단순하다. 그렇게 안 하면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능력만 갖추면 먹고사는 데 지장이 없었다. 사회 통념상 과거에는 ‘학벌’, ‘재력’ 같은 능력이 으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외모도 경쟁력이다. 요리사도 운동선수도 잘생겨야 뜬다. 이승신 건국대 소비자정보학과 교수는 “요즘은 성형하는 남자도 크게 늘었을 만큼 외모가 큰 경쟁력인 시대”라며 “남성들도 관리를 해야 살아남기 때문에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 남자의 화장품 ▼ 다른 남자들은 어떤 화장품을 많이 쓸까.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평이 좋은 화장품 세 가지를 소개한다. 랩시리즈의 ‘워터 로션’은 이름처럼 물과 흡사하다. 내가 물을 바르고 있는 것인지 스킨을 바르고 있는 것인지 분간이 안 간다. 그런데 효과는 기대 이상. 피부 결이 매끈해지고 산뜻한 느낌이 든다. 주변에 트러블이 생겼다는 불만을 들어본 적이 없다. 정말 추천하고 싶다. 키엘의 수분크림은 전 세계에서 400만 개 이상 팔린 유명 제품이다. 한겨울 추위에도 허옇게 피부가 일어나지 않는다. 그만큼 피부 깊숙이 수분을 공급해 촉촉하다. 여름철 남성을 위해 나온 ‘오일-프리 쿨링 수분 젤크림’도 있다. 라네즈의 ‘선 비비 SPF50’을 추천하는 이유는 티가 안 나면서도 밝은 피부톤을 유지시켜 주기 때문이다. 거기에 SPF50 PA++의 높은 자외선 차단 기능까지 겸비했다. 로션처럼 손쉽게 바르기만 하면 된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같은 생필품이라도 판매점에 따라 가격이 최대 4.6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소비자원은 대형마트 편의점 백화점 전통시장 등 265개 판매점에서 생필품 120개 품목을 조사해 분석한 결과 6월 한 달 동안 판매 장소에 따라 최고·최저 판매 가격이 큰 차이를 보였다고 8일 밝혔다. 판매 가격이 가장 크게 차이가 났던 제품은 CJ제일제당의 식용유 ‘백설국내콩기름(900mL)’이었다. A 대형마트의 판매 가격은 4890원이었지만 B 대형마트에서는 1060원에 판매해 가격 차가 4.6배였다. 한국P&G의 건전지 제품인 ‘듀라셀울트라 파워체크(AA 2입)’도 4.4배 가격 차를 보였으며 옥시레킷벤키저 손세정제 ‘데톨 오리지날 허브(250mL)’도 4배가량 판매 가격에서 차이가 났다. 같은 제품이지만 이처럼 판매 장소에 따라 가격이 다른 이유는 할인 여부나 유통 과정의 차이 때문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할인 기간이거나 판매점에서 유통 구조를 단순화해 제품을 들여오면 가격이 다른 곳에 비해 저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소비자원이 6월 생필품의 판매 가격을 분석한 결과 포기당 배추의 평균 판매 가격이 올 초에 비해 70% 이상 오르는 등 5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같은 생필품이라도 판매점에 따라 가격이 최대 4.6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소비자원은 대형마트·편의점·백화점·전통시장 등 265개 판매점에서 생필품 120개 품목을 조사해 분석한 결과 6월 한 달 동안 판매 장소에 따라 최고·최저 판매 가격이 큰 차이를 보였다고 8일 밝혔다. 판매가격이 가장 크게 차이가 났던 제품은 CJ제일제당의 식용유 ‘백설국내콩기름(900ml)’이었다. A대형마트에서의 판매가격은 4890원이었지만 B대형마트에서는 1060원에 불과해 가격차가 4.6배였다. 한국P&G의 건전지 제품인 ‘듀라셀울트라 파워체크(AA 2입)’도 4.4배 가격 차이를 보였으며 옥시레킷벤키저 손세정제 ‘데톨 오리지날 허브(250ml)’도 4배가량 판매 가격에서 차이가 났다. 같은 제품이지만 이처럼 판매 장소에 따라 가격이 다른 이유는 할인 여부나 유통과정의 차이 때문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할인 기간이거나 판매점에서 유통 구조를 단순화해 제품을 들여오면 가격이 다른 곳에 비해 저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소비자원이 6월 생필품의 판매가격을 분석한 결과 포기당 배추의 평균 판매 가격이 올 초에 비해 70% 이상 오르는 등 5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6월 배추의 평균 판매가격은 포기당 3293원으로 1월(1886원)에 비해 74.6% 올랐다. 이밖에도 무(34.5%)와 양파(24.4%), 돼지고기(삼겹살·16.8%), 즉석우동(11.7%) 등의 판매가격이 올 초에 비해 올랐다. 반면 마가린(-12.5%), 키친타월(-11.5%), 씨리얼(-8.3%), 단무지(-8.2%), 표백제(-7.5%) 등의 판매가격은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김성모 기자mo@donga.com}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손녀이자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막내딸인 구지은 아워홈 부사장(48·사진)이 구매식재사업 본부장 자리에서 보직 해임됐다. 이에 따라 아워홈의 승계 구도에 변화가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아워홈 관계자는 6일 “구 부사장에 대한 인사 조치가 2일 단행됐으며 현재 회장실로 발령 난 상태”라고 전했다. 구 부사장은 구 회장의 1남 3녀 중 유일하게 회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구 부사장의 어머니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누나인 이숙희 씨다. LG그룹을 친가, 삼성그룹을 외가로 둔 것이다. 구 부사장이 2월 아워홈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할 당시 식품업계에서는 “범LG그룹의 전통인 ‘장자 승계’가 깨지는 것 아니냐”며 아워홈의 승계 작업이 본격화됐다는 얘기가 돌았다. 회사 안팎에선 이번 보직 해임에 대해 구 부사장이 기존 경영진과 갈등을 빚었고, 이에 따라 부친인 구 회장이 인사를 결정한 게 아니냐는 추론이 나온다. 실적 저하도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말도 있다. 아워홈의 최대 주주는 구 회장의 장남인 구본성 씨로 38.56%의 지분을 갖고 있다. 구 부사장이 20.67%, 언니 구미현 씨와 구명진 씨가 19.28%, 9.60%를 보유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가 일시적인 것일지, 승계 구도에 다른 판도가 생길지 두고 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손녀이자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막내딸인 구지은 아워홈 부사장(48·사진)이 구매식재사업 본부장 자리에서 보직 해임됐다. 이에 따라 아워홈의 승계 구도에 변화가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아워홈 관계자는 6일 “구 부사장에 대한 인사조치가 2일 단행됐으며 현재 회장실로 발령난 상태”라고 전했다. 구 부사장은 구 회장의 1남3녀 중 유일하게 회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구 부사장의 어머니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누나인 이숙희 씨다. LG그룹을 친가, 삼성그룹을 외가로 둔 것이다. 구 부사장이 2월 아워홈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할 당시 식품업계에서는 “범 LG그룹의 전통인 ‘장자 승계’가 깨지는 것 아니냐”며 아워홈의 승계 작업이 본격화됐다는 얘기가 돌았다. 회사 안팎에선 이번 보직 해임에 대해 구 부사장이 기존 경영진과 갈등을 빚었고, 이에 따라 부친인 구 회장이 인사를 결정한 게 아니냐는 추론이 나온다. 실적 저하도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말도 있다. 아워홈의 최대 주주는 구 회장의 장남인 구본성 씨로 38.56%의 지분을 갖고 있다. 구 부사장이 20.67%, 언니 구미현 씨와 구명진 씨가 19.28%, 9.60%를 보유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가 일시적인 것일지 승계 구도에 다른 판도가 생길지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7월 첫 주말, 마스크 차림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4일과 5일 찾은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사람들로 붐볐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로 움츠러든 소비심리가 살아났다고 느낄 만한 주말이었다. 본보는 붐비는 쇼핑몰에서 체감한 소비 회복이 실제로 일어나는지 살펴봤다. 유통업계와 관광업계, 교통량 변화까지 골고루 분석했다. 수치는 분명 회복세였다. 하지만 정부와 전문가는 속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한다. 메르스 때문에 ‘미뤄뒀던 소비’가 이뤄지는 거라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 회복이 진정한 경기 활성화로 이어지기 위해 필요한 일이 무엇인지도 들어봤다. 》“자, ‘원 플러스 원’ 시간입니다! 하나 사면 하나를 더 드려요.” 5일 오후 서울 성동구 뚝섬로의 이마트 성수점은 ‘호객’하는 직원들의 목소리로 떠들썩했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의 상징이었던 마스크를 쓴 고객은 눈에 띄지 않았다. 4층부터 시작되는 마트 주차장 천장에는 거의 대부분 주차 공간이 없다는 의미의 빨간색 등이 켜져 있었다. 대형 유통업계의 ‘소비심리 반전’은 6월 말 시작됐다. 이마트 성수점에서 만난 직장인 장은경 씨(42·여)는 “2주 전만 해도 사람이 없었을 뿐 아니라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며 “지난주 초부터 마트를 찾는 인원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백화점 업계도 마찬가지다. 4일 서울 강서구 롯데백화점 김포공항점에는 반바지 등 여름 상품 행사장 코너에 100여 명이 몰렸다. 한 매장 직원은 “6월 마지막 주를 기점으로 백화점을 찾는 고객이 급격히 늘어났다”고 전했다.○ ‘소비 이연(移延)’…유통업부터 분위기 반전 6월 마지막 주를 기점으로 국내 소비경기가 ‘메르스 여파’에서 벗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소비자와 밀접한 유통업계에서 이 같은 분위기가 퍼져 나가고 있다. 이는 각종 지표로도 확인할 수 있다. 롯데 현대 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의 매출은 6월 말부터 일제히 반등으로 돌아섰다. 6월 내내 매출이 줄어들다가 마지막 주 0.8∼3.5%까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늘어났다. 메르스가 본격적으로 퍼진 5월 20일 이후 약 한 달 만의 일이다. 대형마트도 비슷한 추이의 매출 상승을 나타내고 있다. 사람이 움직이는 직접적 지표인 고속도로 이용객 수도 늘었다. 5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토요일인 4일 고속도로 교통량은 430만 대로 토요일 기준으로 5월 30일(440만 대) 이후 한 달 만에 제자리를 찾았다. 고속도로 통행량은 6월 20일 347만 대까지 떨어졌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가 진정세를 보이는 데다 여름휴가가 시작되며 교통량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유통업에서부터 ‘메르스 탈출’이 시작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메르스 확산기 내내 억눌려 있던 소비가 뒤늦게 시작되는 이른바 ‘소비 이연’이 생필품을 판매하는 유통업부터 시작된다는 의미다.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유통업의 판매 회복은 소비자들이 6월 초 멈춘 소비를 다시 시작했다는 의미”라며 “이제 메르스 충격은 거의 사라졌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지속적인 소비 회복으로 볼 수 있을지는 앞으로 판매 추이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지난해 세월호 사태와 달리 메르스로 인해 중단된 소비는 해외에서 이뤄지기보다 올해 하반기(7∼12월) 국내에서 이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정부 “지켜보자”…소비 막는 ‘장애물’ 없애야 정부는 아직 ‘메르스 탈출’에 대해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소비가 늘고 있지만 일시적인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긍정적 기류라는 점에 대해서는 대체로 의견이 일치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백화점 매출액은 메르스 발생 이전인 5월 초 수준으로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 5월 1, 2주 대비 지난달 백화점 매출액 추이를 살펴보면 첫째 주(―26.1%)와 둘째 주(―32.8%)는 매출액이 급감했다가 셋째 주(―26.2%)부터 다시 회복세로 돌아서 넷째 주(―10.6%)에는 매출액 감소세가 크게 둔화됐다. 6월 마지막 주와 7월 첫 주의 소비 추이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5월과 비교한 문화·여가 분야의 카드 승인액 역시 지난달 첫째 주에 ―34.3%까지 떨어졌으나, 넷째 주에는 ―23.2%로 10%포인트가량 감소 폭이 줄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월말 백화점 세일과 신작 영화의 개봉이 잇따르며 관련 소비지표가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좀 더 신중한 입장이다. 한은 관계자는 “각종 지표를 전년 동기와 비교해 보면 감소 폭은 줄어들고 있지만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며 “전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메르스 등에 대비해 12조 원의 추경예산을 편성했지만 이에 앞서 내수 촉진을 가로막는 내·외국인의 ‘심리적 소비 장벽’을 허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한국유통학회 회장인 안승호 숭실대 경영학과 교수는 “싱가포르는 조류독감 유행 이후 모든 음식점의 위생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관광 위기를 극복했다”며 “메르스로 인한 국내외 소비 침체를 완전히 극복하기 위해서는 경기 부양 뿐 아니라 ‘한국이 안전하다’는 것을 보여 줄 신뢰 회복 조치가 더욱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손가인 gain@donga.com·김성모·박재명 기자}

삼양그룹은 삼양패키징과 아셉시스글로벌의 합병을 완료하고 삼양패키징의 대표이사로 고영수 아셉시스글로벌 대표이사(59·사진)를 선임했다고 2일 밝혔다. 고 신임 대표는 서울대 기계설계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대우엔지니어링, 삼성토탈, 효성을 거쳐 아셉시스글로벌 대표를 맡아왔다.}

정부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우유의 원유(原乳) 가격을 동결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시중 우유 가격도 2년 연속 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30일 열린 낙농진흥회이사회에서 원유 가격을 인상하지 않기로 했다고 1일 밝혔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우유 생산원가는 2013년 L당 807원에서 지난해 796원으로 11원 떨어졌지만 지난해 가격 인상 유보액(L당 25원)과 소비자물가 변동률(1.3% 상승)을 고려하면 L당 15원의 가격 상승 요인이 발생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원유 과잉 생산과 소비 부진이 맞물려 우유 수급 불균형 현상이 심각해짐에 따라 우유의 소비자 가격에 영향을 주는 원유 가격을 올리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우유가 넘치는 가운데 자칫 가격을 올렸다가 소비가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지난해 우유 재고는 45년 만의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번 결정으로 원유 가격은 8월 1일부터 내년 7월 31일까지 지난해와 같은 L당 940원으로 유지된다. 정부는 낙농가와 유가공업계 간 가격 관련 갈등을 막기 위해 2013년부터 원유가격 연동제를 시행해 원유의 가격을 결정하고 있다. 원유의 기본가격은 우유생산비 증감분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결정한다. 한편 유가공 업계와 식음료 유통업계, 농협 등은 우유 공급 과잉을 타개하기 위해 대대적인 소비 촉진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2월부터 우유가 포함된 제품의 가격을 할인해 주는 우유 소비 촉진 행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농협 역시 2일부터 우유소비캠페인을 펼칠 예정이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월간 우유 소비량은 지난해 12월 29만8047t에서 올해 4월 34만5345t으로 소폭 늘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예전에는 그냥 술이면 됐다. 그날 소주를 마실지, 양주를 마실지는 메뉴판을 열고 난 뒤에 정해졌다. 물론 비 오는 날 막걸리는 예외. 하지만 국내 식문화가 한층 고급화되면서 주류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고급 식문화를 의미하는 ‘파인 다이닝’처럼 ‘파인 드링킹’ 문화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파인 드링킹은 이름 그대로 잘, 건강하게, 맛있게, 멋있게 마시자는 뜻이다. 요즘 추세가 딱 그렇다. 요즘 30, 40대 젊은 남성들은 집에 ‘홈 바(Home Bar)’를 갖춰놓고 본인의 취향대로 기분대로 술을 골라 마신다. 집 밖에서도 바에서 멋스러운 옷을 갖춰 입은 바텐더들이 우아하게 따라주는 위스키나 칵테일을 즐기는 분위기다. 최근 서울 용산구 한남동이나 강남구 청담동을 중심으로 바를 찾는 손님들이 부쩍 늘었는데 한남동에는 ‘스피크이지 몰타르’ ‘볼트82’, 청담동에는 ‘르챔버’ ‘루팡’ 같은 바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생긴 르챔버는 ‘월드 클래스 바텐더 대회’에서 수상한 바텐더 3명(엄도한 2010년 2위, 임재진 2009년 4위, 박성민 2013·2014년 우승)이 함께 문을 연 곳이기도 하다. 르챔버는 이달 청담동에 2호점을 열었다. 바텐더계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월드 클래스 바텐더 대회는 올해로 7회째를 맞았다. 디아지오코리아가 주최하는 이 대회에는 매년 전 세계 50여 국가에서 온 1만여 명의 프로 바텐더들이 실력을 겨룬다. 올해에는 임병진 바텐더가 국가대표 선발전인 ‘디아지오 월드클래스 2015 코리아 파이널’에서 우승해 한국 대표로 월드클래스 대회에 출전한다. 바텐더들은 하나같이 “고객들의 입맛이 점점 까다로워지고 고급화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위치한 ‘트웰브’의 박재홍 바텐더는 “고객들의 취향이 워낙 다양해져 베테랑 바텐더들도 꾸준히 새로운 것을 연구하는 추세”라며 “고객들을 직접 만나보니 이런 새로운 맛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처음부터 나무를 심으려던 것은 아니었다. 2009년 한동훈 씨(38·트리시티 대표)는 정보기술(IT) 회사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하고 있었다. 당시 회사에서는 신규 사업 아이템을 찾고 있었는데, 교육과학기술부 등 정부부처의 프로젝트를 맡았던 그는 조경수 유통망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이를 제안서로 만들어 제출했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다른 아이템을 찾아보라”고 말하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고심 끝에 한 씨는 결국 회사를 그만뒀다. 그는 “결혼 3개월째 안정감을 찾을 시기였지만 그만큼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말이 쉬웠다. 머릿속에 구상했던 것을 막상 하려니까 정보가 너무 없었다. 결국 그는 조경수 농장을 찾아다니며 1년간 전국을 돌았다. 한 씨는 “하루 많게는 1500km를 다녔다”며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계획을 짰다. 먼저 본인이 자신 있는 부분부터 살리기로 했다. 그동안 다녔던 곳 중에서 품질이 좋은 조경수 업체와 거래를 트고 최초로 ‘조경수 전문 인터넷 경매 사이트’를 만들었다. 조경수를 사려는 사람과 팔려는 사람을 연결해주는 공간을 만들어주고 시세도 조회가 가능하게 했다. 동시에 13만2000여 m²(약 4만 평)의 땅을 구해 조경수를 심기 시작했다. 그는 2013년 중개 수수료로만 17억 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다. 이달부터는 사업 영역도 확장했다. 조경수 재배뿐만 아니라 정원을 꾸며주는 조경 사업도 시작한다. 현재 경기 과천에 정원 쇼룸을 만들고 있다. ○ 이제는 ‘창농’(농업 관련 창업) 한 씨처럼 IT 등으로 차별화한 아이디어로 중무장한 20, 30대 젊은층이 농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은 기존 농업(1차 산업)에 부가가치를 더해 농업을 6차 산업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최근 젊은층은 단순히 귀농하는 게 아니라 창농(농업 관련 창업)이나 취농(농업 관련 취업)을 통해 농업의 부가가치를 더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모님의 농업을 업그레이드한 대학생도 있었다. 영남대 원예과를 졸업한 이정훈 씨(30·친정애 부추농원 대표)의 부모는 40년 넘게 부추 농사를 짓고 있었다. 이를 지켜보던 이 씨는 2009년 이를 최초로 ‘즙’으로 제품화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당시 신종 인플루엔자 때문에 양파즙이 잘 팔렸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학생이었던 그는 낮에는 수업을 듣고 저녁에는 제품을 팔았다. 수업은 화·수·목요일에 몰아놓고 나머지 요일에는 부추즙을 만들었다. 수업이 끝나고는 자취방에 쌓아놓은 제품을 인터넷 등을 통해 판매했는데 번 돈의 10%는 인터넷 등에 광고를 하기도 했다. 이 씨는 “농업도 하나의 사업인데 나이든 분들은 좋은 제품 만드는 데 치중하다 보니 판매처 찾는 것을 어려워하는 것 같았다”고 이야기했다.○ 창농·취농엔 철저한 준비 필요 젊은 창농·취농인들은 “열정과 아이디어만 가지고 농업에 뛰어들면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조언했다. 사업이 자리를 잡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뿐만 아니라 예상치 못한 자연재해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다녀와 창농을 한 이승희 ‘고창 처녀농부’ 대표(32·여)는 “생각한 아이디어에 대해 철저히 준비를 하고 시작해야 한다”며 “농사 아이디어 이외에도 지방에서 쓸 수 있는 능력을 길러오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나도 간호조무사, 한식조리사 자격증을 따왔다”고 말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가짜 백수오’ 사태의 당사자인 내츄럴엔도텍이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가운데 이를 계기로 백수오 시장이 되살아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수원지검은 26일 “내츄럴엔도텍의 이엽우피소(異葉牛皮消)의 혼입 비율이 3%가량에 불과해 혼입에 대한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내츄럴엔도텍 측은 검찰 발표 직후 “겸허하게 검찰 결과를 받아들인다”라고 밝혔다. 내츄럴엔도텍은 이르면 8월 초부터 백수오 제품 제조를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은 백수오 제품이 짧은 시일 안에 예전의 인기를 되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소비자들과 식품업계의 의견이다. 검찰 발표가 나온 뒤 소비자들은 “이엽우피소가 아예 안 섞인 것도 아니고, 혼입에 대해 누구도 책임을 안 지는데 어떻게 먹느냐”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50대 여성은 “이엽우피소가 앞으로도 섞일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아무도 안 사 먹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무혐의 처분=신뢰 회복’이 아니라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들은 ‘백수오 제품이 안전하고 건강에 좋다는 믿음을 되찾는 게 우선’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식품 업체 관계자는 “백수오 제품의 객관적·과학적 효능에 대한 검증이 우선 이뤄져야 하고, 이엽우피소 혼입 방지에 대한 확실한 조치도 나와야 한다”며 “개별 업체가 아니라 국가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나서야 국민이 믿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업계에서는 백수오의 약효는 물론 이엽우피소의 유해성에 대해서도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앞서 ‘가짜 백수오 혼입’ 사실을 발표하면서 식약처의 ‘생약규격집’ 내용을 근거로 이엽우피소는 약용·식용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식약처는 한국독성학회에 자문한 결과를 토대로 “이엽우피소의 인체 위해성은 없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한 식품업체 상무는 “해외에서도 한국의 백수오 관련 논란을 외신을 통해 다 봤을 텐데 건강기능식품 수출과 관련해 좋지 않은 선입견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이번에 문제를 철저하게 해결하고 가야 전체 업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직장인 김명준 씨(28)는 주말이면 서울 용산구 이태원으로 향했다. 독일 맥주 ‘바이엔슈테판 크리스탈바이스 비어’를 맛보기 위해서다. 수정같이 맑으면서도 눈처럼 거품이 소복이 쌓이는 이 수입 맥주를 만나기 위해서는 그길 밖에 없었다. 김 씨는 “이태원에 그나마 구색은 갖췄으면서(각 나라의 여러 맥주가 있는 곳) 가격이 저렴한 곳이 좀 있다”며 “중이 절 찾듯 다녔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 술을 사려거든 이태원으로 가야 했다. 맛있는 외국산 맥주를 찾는 게 한정판 와인을 구하는 것만큼이나 쉽지 않았다. 몇 년 전까진 분명 그랬다. 미군들이 많이 거니는 해밀턴호텔 뒷골목이나 남대문 주류수입 상가를 찾아나서야 했다. 그러다 작고 허름한, 철문이 달린 슈퍼마켓을 드르륵 열고 들어가면 누런색 수입 병맥주 수십 병이 진열돼 있었다. 보지도 듣지도 못한 이름의 황금빛 맥주들이 ‘맥덕(맥주 덕후의 줄임말)’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그때 그시절 그들은 우쭐대며 말했다. “맥주 맛도 모르는 게….”이제는 슬금슬금 식탁에 오르내려 하지만 최근에는 크게 힘들이지 않고도 ‘희귀·고급 맥주’를 만날 수 있게 됐다. 일반 가정에서 맥주를 가볍게 즐기는 트렌드가 자리를 잡으면서 다양한 맥주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었는데 2∼3년 전부터 대형마트와 일반 술집들이 이에 맞춰 수입 맥주를 들여온 것이다. 그렇게 외국산 희귀 병맥주들은 슬금슬금 우리 식탁에 올라오기 시작했다. 김 씨 역시 최근에는 대형마트에서 바이엔슈테판 크리스탈바이스 비어를 사먹고 있다. 지금 마트에 가면 ‘씨에라 네바다 페일 에일’ ‘도그피쉬 헤드 90미닛츠 IPA’ ‘파이어스톤 더블 배럴 에일’ 등 읽기도 기억하기도 어려운 크래프트 병맥주들이 진열된 것을 볼 수 있다. 크래프트 맥주는 대기업이 아닌 개인이나 작은 업체들이 소규모 양조장에서 자체 개발한 제조법으로 특색 있게 만든 수제 맥주를 말한다. 사실 크래프트 맥주는 생산량은 적은데 사려는 곳이 많아 물량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국내 대형마트들 역시 원하는 물량을 들여오기 위해 1년에 3, 4차례 미국 등을 오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진건 이마트 주류 바이어는 “가뜩이나 물량이 적은데 미국 내에서도 인기가 오르고 있고 일본이나 유럽 등에서도 수입을 원하는 곳이 많아 경쟁이 치열하다”고 이야기했다. 물량을 구해도 문제다. 상품을 선적해 들여오는 물류 과정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배로 한두 달 걸려 들여오는 과정에서 섬세한 향기 등이 변질될 우려가 있어 다른 제품에 비해 1.5배에서 2배에 달하는 물류 비용이 들어간다. 고급 와인을 싣는 ‘저온 냉장 컨테이터’로 모셔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다보니 이들의 가격은 8000∼1만 원대로 일반 수입 맥주보다 2배 이상으로 비싸다. 하지만 출시 후 두 달 동안 1만3000여 병이 판매(이마트 기준)될 만큼 꾸준한 인기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10여 종이 국내에 처음 얼굴을 비쳤는데 현재는 40여 가지로 종류도 다양해진 상태다.파이 커진 수입 맥주 시장 실제 판매도 늘고 있다. 지난해 이마트의 주류 매출을 살펴보면 수입 맥주는 전년 동기 대비 10.7% 매출이 올랐다. 이는 와인(9.7%)을 뛰어넘은 수치다. 올해(5월 18일까지) 들어서도 이 같은 수입 맥주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이 25% 상승한 것이다. 이중에 상당수를 크래프트 맥주가 차지하고 있다. 반응이 뜨겁자 이마트는 주류 매장 내에 별도의 크래프트 맥주 존을 만들기까지 했다. 국내 수입 크래프트 맥주 시장의 규모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다. 2012년 7억 원이던 것이 2013년 25억 원으로 늘어났다. 2018년에는 1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4월 개정된 주세법도 이러한 확장 추세에 기름을 부었다. 맥주 제조장 시설 기준이 연 생산량 150kL에서 75kL로 완화되고 중소 맥주제조사 지원도 확대된 것이다. 국내에서 중소 규모의 양조사들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주류 업계에서는 작은 양조장들이 지방에 들어서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퍼지고 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극심한 가뭄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농가들에 메르스 여파까지 더해져 농민들이 시름에 잠겨 있다. 특히 지방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농가 경제는 관광수익과 특산물 판매 감소 등으로 고전 중이다. 경북 포항시에서 부추 농사를 지으면서 부추즙을 만들어 파는 이모 씨(30)는 “역사나 터미널, 시장부터 호미곶 같은 관광지에 이르기까지 사람 자체가 크게 줄었다”며 “사람들이 버스도 잘 안 타더라. 이번 달에만 매출이 절반 넘게 줄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성태 전북도 농촌활력과 주무관은 “사람들이 여가활동을 줄이면서 주말에 전북지역 농촌에 관광을 오는 사람들이 90% 가까이 감소했다”며 “관광객 대상으로 주말에 운영되는 판매장의 매출이 100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줄어들 정도로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도시 음식점의 매출이 줄면서 그 여파가 농촌에 미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서울 중구의 한 분식점 주인은 “우리만 해도 매출이 40% 감소했는데, 우리 가게에 계란이나 쌀을 대는 곳은 60% 이상 매출이 줄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농림축산식품부의 한 관계자는 “내수 불황으로 식당들이 식재료 구입을 줄이면 그 여파로 농가들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일반 소비자나 기업들이 지역 관광을 가거나 지역 특산물을 사주면 우리 농가를 살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국내 소비자들은 신제품을 구매할 때 ‘적당한 가격’과 ‘편리성’을 고려해 지갑을 여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정보분석기업 닐슨코리아는 국내 소비자 507명을 대상으로 소비재 신제품을 구매한 이유를 조사한 결과 ‘기존 사용 제품보다 가격이 적당했기 때문에(25%·복수응답)’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고 24일 밝혔다. ‘더 편리한 생활을 도와주는 제품이라서(21%)’와 ‘다른 제품보다 사용하기 더 편리해서(19%)’ 등의 응답이 그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는 2월 23일부터 3월 13일까지 인터넷을 통해 이뤄졌다. 소비자들이 신제품에 관한 정보를 찾는 경로로는 ‘인터넷 검색(69%·복수응답)’이 가장 많았다. 친구 또는 가족의 추천(59%)이나 매장에서 직접 제품을 확인(48%)해 제품에 대한 정보를 얻은 사람도 상당수였다. 닐슨코리아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소비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고, 적당한 가격에 지갑을 연다고 응답했으나 그것이 쉽게 제품을 구매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조사 응답자의 61%는 ‘새 제품이 출시되면 곧바로 사지 않고 품질이 입증될 때까지 기다린다’고 답했다. ‘혁신적인 제품이 출시되면 바로 구매한다’는 응답은 20%에 그쳤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국내 A여행사의 국내 여행파트 직원들은 요즘 개점휴업 상태다. 5월 말까지만 해도 월평균 매출이 25%씩 증가할 정도로 사정이 좋았지만, 이달 들어 메르스 직격탄을 맞았다. 6월 사전 예약 건은 95% 정도 취소됐고, 일주일에 600∼700명이었던 손님은 40명 미만으로 줄었다. 강 모 이사는 “매출은 크게 떨어졌지만 인건비와 임차료가 고정지출로 나가기 때문에 1억5000만 원의 적자를 떠안게 됐다”고 말했다. 메르스 영향으로 국내 관광업계가 큰 충격에 빠졌다. 국내 여행을 하는 내·외국인 관광객이 모두 줄면서 여행사, 숙박시설, 관광지는 물론이고 요식업계와 유통업계 등도 연쇄 타격을 받고 있다. 24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이달 전국 주요 관광지의 관광객 수는 5월과 비교해 50∼9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감소세를 보인 곳은 전남 곡성군 섬진강 기차마을로 지난달과 비교해 방문객이 87.2% 줄었다. 한국민속촌(―80.4%)과 순천만 생태공원(―79.1%), 강원 ‘뮤지엄 산’(―70.1%)을 찾는 이들도 크게 줄었다. 6월(1∼16일) 제주도를 방문한 관광객 수도 54만9095명으로 전년에 비해 3.1% 감소했다. 관광객이 줄면서 숙박업계의 시름도 깊어가고 있다. 서울 지역 B호텔(특1급)은 5월 평균 객실 점유율이 83%에 달했지만, 6월 첫째 주(1∼7일) 61%, 둘째 주(8∼14일) 51%로 급감했다. 5월 객실 점유율 78%를 기록했던 C호텔(1급)의 경우 6월 둘째 주 들어 24%로 뚝 떨어졌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2009년 신종플루 유행 때도 장사가 안 되기는 했지만, 방 10개 중 8개가 남을 정도로 장사가 안 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중국인 관광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던 서울 명동 식당가는 하루 종일 파리만 날린다. 하루에 단체 손님을 10건도 넘게 받았던 명동의 한 고깃집은 그야말로 개점휴업 상태다. 관광객은 물론이고 인근 대기업 회식 예약까지 모두 취소되면서 하루에 예약 손님이 하나도 없을 때가 대부분이다. 이 식당의 점원 황모 씨(46)는 “최근 손님이 줄어들어 잘릴까 봐 눈치만 보고 있다”고 털어놨다. 인근의 한 분식점 주인은 “식당 매출이 40% 줄면서 식재료를 절반 가까이 줄였다”며 “인근 식당에 달걀이나 쌀을 대는 곳들은 영업난이 더 심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스 여파는 내수 부진으로 가뜩이나 침체돼 있던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에게도 직격탄이 됐다.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중앙회, 소상공인진흥공단의 긴급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등 수도권 지역의 문화관광형 시장은 매출이 최대 80%까지 줄었다. 주말 저녁이면 번호표를 뽑고 기다려야 했던 광장시장 등 대표적인 먹자골목 상권들도 텅텅 비었다. 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한 충북 옥천군에서는 지역 내 3개 전통시장을 아예 폐쇄하기도 했다. 광장시장에서 수십 년간 영업해 온 한 50대 상인은 “경기가 안 좋아 점점 손님이 줄고 있었는데 메르스 사태 이후 매출이 아예 반 토막이 났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수련회나 수학여행 시설을 운영하는 업체들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메르스 발생 직후 학교 수련회나 수학여행 등 학생들이 참가하는 단체행사를 일제히 취소했기 때문이다. 특히 5월 말부터 7월 초까지가 학교 등 단체행사 성수기라 관련 업계의 피해가 크다. 한국청소년사회교육시설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이 기간 단체 예약의 90% 이상이 취소됐다. 문제는 수련회 관련 시설을 운영하는 200여 업체 가운데 대다수는 매출 규모가 크지 않은 영세업체라는 점이다. 이 협동조합에 따르면 6월(15일 기준) 들어 회원사 56곳의 예약 취소에 따른 손실 규모가 106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7, 8월 예약된 행사까지 취소될 경우 그 피해는 더욱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숙박시설이나 여행사와 달리 취소 수수료가 없어 업체의 손실이 더욱 크다. 이 협동조합의 관계자는 “지난해 세월호 사고 여파로 관련 업체들의 피해 규모는 약 3000억 원에 달해 42곳이 폐업하면서 4000여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며 “세월호 사고 때보다 더 피해가 심각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고야 best@donga.com·김성모·곽도영 기자}

“너무 현실에 안주해왔다. 수익성보단 경쟁력을 생각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왔다.” 한 중견 제약업체 회장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국내 제약 시장에 대해 이와 같이 말했다. 사실 그동안 국내 제약사들이 눈앞의 수익을 좇아 제네릭(복제약) 위주로 ‘영업 전쟁’을 펼쳐 왔다. 내수시장 부진 해외 수출로 극복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제약업체들이 연구개발(R&D) 비중을 늘리고, 적극적으로 해외 수출 길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제약협회는 이달 초 제약기업들의 지난해 실적과 정부의 신약 연구개발 지원 정책 등을 담은 ‘한국제약협회정책보고서’를 발간했다. 제약과 관련된 대기업 41곳과 중소기업 40곳의 지난해 경영 성과를 종합 분석해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고서에는 제약업체들이 최근 내수시장의 부진을 해외 수출로 극복했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국내 의약품 시장규모는 최근 5년간 19조 원 대에 머무는 등 답보상태를 보였다. 하지만 제약기업들의 지난해 성적은 오히려 좋은 편이었다. 상장 제약기업(81개)의 지난해 매출액은 12조8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12.6% 늘었다. 2012년 약가 인하 영향으로 최저 성장을 기록한 뒤 다시 반등세를 보인 것이다. 매출 증가 기업도 66곳(81.5%)으로 전반적으로 개별 기업의 매출액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제약업체들의 매출 증가는 해외 수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한 제약업체 관계자는 “몇몇 업체들이 해외 업체와 수출 계약을 체결해 성적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내수시장의 매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린 것이 효과를 봤다는 뜻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2014년 의약품 등 생산실적 보도자료’를 보면 국내 제약업체들의 해외 수출은 2010년 1조7810억 원에서 2012년 2조3409억 원, 지난해 2조5442억 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상장 제약회사들의 지난해 수출액은 1조8000억 원으로, 이들의 수출액 역시 최근 3년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수출 비중도 지난해 14.3%로 2010년(10.6%)보다 3.7%포인트 올랐다. 성과 나오자 용기 얻은 제약업체들 최근의 해외 수출 증가는 국내 제약업체들이 개발한 신약 덕분이다.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몇 년 전부터 보령제약의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와 일양약품의 항궤양제 ‘놀텍’ 등 연 수백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신약이 하나둘씩 등장해 왔다. 일양약품은 지난해 브라질의 아셰와 놀텍 수출 계약을 맺기도 했다. 한미약품은 올 3월 미국 일라이릴리와 7800억 원 규모의 신약(면역질환 치료제) 기술판권 계약을 맺었다. 한미약품은 또 이달 8일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현재 개발 중인, 한 달에 한 번만 복용해도 되는 당뇨 신약 등의 임상시험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식약처 발표에 따르면 지금까지 국내 제약사와 바이오회사가 연구개발을 통해 허가받은 신약은 총 25개다. 이 중 10개가 2011년 이후 허가를 획득했는데 올해에만 4개의 신약이 탄생했다. 이렇게 가시적 성과가 나오자 제약업체들도 연구개발(R&D)비를 늘리며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제약업체들의 연구개발비는 2009년 7868억 원에서 2011년 9803억 원, 2013년 1조2388억 원으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한미약품, 셀트리온, 동아에스티, 녹십자, LG생명과학 등이 R&D 비중을 크게 늘렸다. 제약협회 관계자는 “몇몇 업체들이 성공적으로 신약을 개발하다 보니 뒤따르는 업체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제약업체들의 판관비(판매·관리비) 명세에 변화가 있다는 점이다. 제약업체들의 매출액 대비 판관비 비율은 2010년 36%에서 지난해 34%로 2%포인트가량 줄어들었다. 그런데 판관비 중에서 연구비가 포함된 ‘기타판매비와관리비’의 비중은 2010년 15.9%에서 지난해 22.9%로 7%포인트가 늘었다. 그만큼 업체들이 영업에 쓰던 마케팅 비용을 연구비 쪽에 더 할당하고 있다는 이야기다.정부도 수출 뒷받침 정부도 제약업체들의 이러한 노력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017년까지 제약 R&D의 기술수준을 선진국의 75%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또 현재 전 세계 제약 시장(1000조 원)의 1.5% 수준인 시장 점유율도 3.9%까지 올릴 계획이다. 올해 복지부의 전체 R&D 예산은 지난해보다 502억 원 늘어난 4615억 원에 이른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새로운 미래에는 공감. 하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 이는 22일 한일 양국에서 동시에 열린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행사에서 발표된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축사에 대한 전문가들의 반응을 한마디로 정리한 것이다. 동아일보는 두 정상의 축사를 각각 ‘워드클라우드(Word-cloud·등장 빈도가 높은 단어를 크게 보여주는 인포그래픽)’ 방식을 통해 분석하고, 축사에 등장한 주요 단어의 의미를 전문가들에게 물어봤다.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축사를 정리한 2개의 워드클라우드 그래픽에서는 ‘새로운’과 ‘미래’라는 두 단어가 공통적으로 두드러졌다. ‘상생(박 대통령)’, ‘협력(아베 총리)’ 등 양국이 관계 개선에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뉘앙스를 가진 단어의 빈도도 높았다. 하지만 여전히 갈등의 불씨가 보인다는 전문가들도 많았다. 실제 이날 박 대통령은 축사에서 과거사 문제를 ‘가장 큰 장애요소’이자 ‘무거운 짐’이라고 표현했다. 또 ‘화해’라는 단어를 3번이나 언급하며 과거사 문제를 계속해서 지적했다. 김상준 연세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 “(박 대통령의 축사는) 미래를 열자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과거사 문제 해결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반면 아베 총리는 ‘발전’이란 단어를 6번 언급하며 ‘미래 지향적’ 태도를 고수했다. 또 위안부, 강제징용 등 일제강점기의 어두운 역사적 사실 대신 조선통신사 이야기를 깨내며 양국의 우호적 역사를 강조했다. 이에 대해 손열 연세대 국제학대학원장은 “일본은 ‘미래’라는 단어의 의미를 ‘과거사는 묻어 놓고 가자’는 의미로 이해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권기범 kaki@donga.com·김성모 기자}

롯데 빅마켓(회원제 창고형 할인점)은 여름 휴가철을 맞아 7월 말까지 전 점포에서 여행용 캐리어를 시중 가격보다 30%가량 저렴하게 판매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날 서울 영등포구의 빅마켓 영등포점에서 모델들이 여행용 캐리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뉴시스}

헬스케어 전문업체인 바디프랜드는 박상현 재무이사(40·사진)를 새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23일 밝혔다. 고려대 통계학과를 졸업한 박 신임 대표는 삼정회계법인에서 공인회계사로 근무하다 2011년 12월 바디프랜드로 옮겨 재무이사로 일해 왔다. 바디프랜드 측은 “회사의 주요 판매 방식이 렌털인 만큼 회계 등의 업무에 밝은 박 신임 대표를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