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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영업을 하는 서비스업종에서 종업원들은 통상 하루 12시간씩 주야 맞교대(2교대)로 일한다. 최근 일부 사업장을 중심으로 3교대 근무가 늘고 있지만 근로자의 건강을 해치고, 생산성이 떨어지는 2교대로 운영되는 사업장이 아직도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지난해 고용노동부가 전국 314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근로기준법 위반 여부를 조사한 결과 86.6%(272곳)에서 연장근로 한도(주당 12시간)를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자동차 제조업이 39곳 가운데 37곳으로 위반 정도가 가장 심했다. 또 10곳 중 8곳은 주야 2교대로 공장이 가동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조사에는 군인이나 경찰, 소방관, 서비스업 등은 포함되지 않아 실제 2교대제를 하고 있는 직장은 더 많을 수밖에 없다. 고용부는 “장시간의 근로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연장근로가 줄어들어야 하는데 주야 2교대제가 유지되는 상황에서는 근로시간을 줄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사용자 입장에서 주야 2교대제가 인건비 부담이 적은 장점이 있고, 단기간에 생산성을 높일 순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노동생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의교 명지대 교수(경영학)는 “근로자가 초과근무와 야간작업을 반복할 경우 체력 소모가 빨라지기 때문에 생산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며 “차라리 고용을 더 늘려서 근로자의 업무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주야 2교대 근무를 1명이 8시간씩 나눠 일하는 3교대제로 개선하는 것을 유도하는 한편 현재 주당 최대 68시간까지 가능한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휴일근로가 연장근로에 포함되기 때문에 주야 2교대 근무제에서도 근로시간을 상당 부분 단축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개별 사업장의 근로시간을 획일적으로 규제하기보다는 업종별로 세세히 나눠서 규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업종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초과근무 시간을 일괄적으로 산정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일괄적으로 규제하면 역효과가 날 수 있고, 현장에서 혼란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업종별 근무시간을 하나하나 분석해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서울 노원구에 사는 주부 정모 씨(60)는 2년 전부터 오른쪽 볼과 턱에 생긴 통증 때문에 약국에서 진통제를 구입해 복용했다. 1년 전부터는 음식을 먹거나 이를 닦을 때는 물론 코를 씻을 때도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느껴져 자신도 모르게 인상을 찡그릴 때가 많았다. 치통이 의심스러워 치과에서도 진료를 받아봤지만 증세는 여전했다. 이에 정 씨는 최근 강동경희대병원 신경외과를 찾았다. 의료진이 정 씨의 뇌를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촬영한 결과 뇌혈관 중 일부가 얼굴감각을 담당하는 삼차신경을 심하게 압박해 신경의 윤곽이 뒤틀려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 씨는 즉시 내시경을 이용한 미세혈관 감압술(삼차신경-뇌혈관 분리)을 받았고 부작용 없이 통증이 완전히 사라졌다.중년 여성에게 다수 발병 “고기는 씹어야 맛이요, 말은 해야 맛이다”라는 속담이 있다. 그러나 음식을 씹거나 말할 때마다 얼굴을 찌르는 것 같은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 바로 ‘삼차신경통’이다. 삼차신경통은 얼굴의 감각을 담당하는 뇌신경인 삼차신경에 이상이 생긴 병이다. 얼굴 한쪽에 칼로 도려내는 듯 또는 전기가 감전된 듯한 짧은 통증이 갑자기 나타나는 질환이다. 통증이 심한 경우엔 애 놓는 통증보다 더 심하다. 음식을 먹을 때는 물론 말할 때나 이를 닦을 때 등 일상적인 행동을 할 때마다 참을 수 없는 안면통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삼차신경통은 인구 10만 명당 12.6명이 겪고 있는데 여성과 남성 비율이 6 대 4 정도로 여성에게 많다. 발병 평균 연령은 51.5세다. 주로 중년의 나이에 발병되는 이유는 나이가 들면서 신경을 압박하는 뇌혈관이 두꺼워지기 때문이다. 또 나이가 들면 뇌의 크기가 줄어 신경과 혈관 사이의 해부학적 구조가 변하는 것도 한 원인이다. 이러한 상황들이 지속적인 신경을 자극시키고 결국 신경을 보호하고 있는 신경막이 손상돼 신경통이 생긴다.뇌신경 검사 통해 정확한 진단 사람 얼굴의 삼차신경은 뇌에서 나온 세 가닥으로 나뉘는데 각각 △이마와 눈 주위 감각 △코와 코 옆, 윗입술과 광대뼈 부위 감각 △아랫입술과 턱 부위의 감각 등 세곳을 각각 담당한다. 어떤 가닥에 문제가 발생하느냐에 따라 통증이 나타나는 부위도 다르다. 삼차신경통은 대부분 뇌혈관이 뇌로 연결되는 삼차신경뿌리 진입부와 삼차신경 가지를 압박해 발생한다. 간혹 드물게 다발성 경화증이 있거나 뇌종양, 뇌혈관 기형이 신경과 신경뿌리 진입부를 압박하여 발생하기도 한다. 삼차신경통을 정확히 진단하는 방법은 △2분 정도 지속되는 안면 통증 △격렬하고 칼로 찔리는 것과 같이 날카로운 안면 통증 △특정 동작을 하거나 안면의 특정 부위를 건드릴 때 발생하는 통증 △통증이 동일한 상황에서 동일한 정도로 일관성 있게 발생할 때 △다른 신경에 문제 없이 얼굴에만 통증이 오는 경우 등을 기준으로 한다.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뇌 MRI 및 자기공명혈관(MRA) 촬영을 해야 한다. 삼차신경 통증 없애는 미세혈관 감압술 삼차신경통 환자에게는 일단 약물 치료를 권장한다. 항경련제의 일종인 카바마제핀이 삼차신경통에 효과적이며 초기에는 약물 치료로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수술적 치료는 삼차신경을 손상시키는 치료와 신경을 손상시키지 않고 통증을 없애는 치료로 나눌 수 있다. 삼차신경을 손상시키는 치료는 손상을 주지만 비교적 비침습적(상처가 적음)인 것으로 신경 냉동요법, 삼차 신경절제술, 알코올 주입술, 고주파절제술, 정위적 방사선 수술 등이 있다. 이러한 치료는 비침습적이란 장점이 있으나 안면, 치아, 혀의 감각 소실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며 삼차신경통 자체의 통증 제거 효과가 높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삼차신경을 보존하면서 통증을 없애는 치료에는 미세혈관 감압술(삼차신경-뇌혈관 분리 감압술)이라는 수술이 있다. 삼차신경을 압박하고 있는 원인 구조물을 떼어 놓아 치료 효과가 매우 높고 안면감각 저하와 같은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삼차신경통 수술은 정밀한 기술이 요구되기 때문에 전문적인 클리닉에서 경험이 풍부한 신경외과 의사에게 수술을 받아야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신경외과 이승환 교수는 전문화된 삼차신경통 치료팀을 구성하고 2008년부터 고해상도 내시경으로 미세혈관 감압술을 시작했다. 신경 압박 부위를 정밀하게 확인하고, 미세혈관 감압술 후 발생할 수 있는 안면 마비와 청력 저하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수술의 완치율을 높이고 있다. 2012년 열린 대한신경외과학술대회에서 이 교수가 발표한 고해상도 내시경 미세혈관 감압술이 학회 ‘톱10’ 성과의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한국장애인고용공단 13대 이사장에 박승규 전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상임이사(71·사진)가 취임했다. 박 신임 이사장은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고용촉진이사, 2011년 서울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 대회 한국선수단장 등을 역임했다. 임기는 2017년 4월까지 3년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하 ‘노사정 사회적 논의 촉진을 위한 소위원회’는 7일 대표자회의를 열고 근로시간 단축 등의 의제를 최종 점검했다. 노사정 소위는 9일부터 이틀간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한 뒤 집중 협상을 벌여 활동 기한인 15일 전에는 최종 타결안을 도출할 방침이다. 올해 2월 구성된 노사정 소위는 그동안 대표교섭단 회의 등을 통해 △근로시간 단축 △통상임금 확대 △노사관계 개선안 등 주요 의제에 대해 논의해 왔다. 노사정 소위는 현재 68시간인 주당 최대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줄이는 안에는 합의했지만 유예 기간 등을 놓고 견해가 엇갈려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노동계와 야당은 즉시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정부와 재계는 현장의 혼란과 중소기업 피해 등을 고려해 1년 이상의 유예 기간을 두거나 기업 규모별로 단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입장 차만 확인한 노사정 소위는 지금까지의 논의 결과와 자문위원단의 의견을 모아 9일부터 이틀간 국회 환노위 회의실에서 공청회를 열어 각계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공청회에는 노사정 소위에 불참한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도 참고인 자격으로 참여한다. 그러나 노동계 및 야당과 정부 재계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상황이라 타결안을 도출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법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한 대법원 판결이 나올 경우 현장의 혼란은 극심해질 것”이라며 “각계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15일까지는 합의안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한국산업인력공단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국제 표준인 국제표준화기구(ISO) 26000을 최근 도입했다. ISO 26000을 도입하기 전 자격을 갖췄는지 조사를 한 결과 지역산업 추진 노력이 부족하고, 청렴도가 정체 상태라는 진단이 나왔다. 이에 공단은 지속 가능한 경영을 실현하고 ISO 26000의 기준을 맞추기 위해 다양한 혁신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먼저 직급과 사업 분야를 뛰어 넘는 토론 그룹을 다양하게 만들었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이해당사자 간 소통을 활발히 해보자는 취지다. ‘가우스777 현안토론’이라 이름 붙인 이 제도는 1급과 6급, 2급과 4급 등 직급을 혼합한 토론조직이다. 고충처리 시스템이나 인사 및 평가 시스템에도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해 부작용을 예방하고 있다. 공공기관의 경영 혁신을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은 부패다. 공단은 각종 사업을 투명하게 진행하기 위해 ‘청년취업 아카데미’ 등 정부지원 사업에 대해 부정 수급을 예방하는 시스템을 가동 중이며 모니터링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고졸 채용과 시간 선택제 일자리 창출에도 적극 앞장서고 있다. 조직을 ‘행복한 일터’로 만들기 위한 유연 근무제도 더욱 확산시킬 방침이다.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은 물론 직장보육시설을 운영해 여성 근로자들도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고졸 입사자의 경력개발 모형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등 고졸 입사자의 조직 적응도 다양한 방면으로 돕고 있다. 공단이 보유하고 있는 △자격시험 정보 △기능경기 심사 결과 △해외 취업 정보 등 공공 데이터베이스(DB)도 수요에 맞춰 전면 개방했다. 앞으로도 ISO 26000 기준에 맞춰 비공개 정보는 최소화하고 공공정보를 최대한 공개할 계획이다. 송영중 이사장은 “ISO 26000 기준에 맞춰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기반을 만들어 고품질의 인적자원개발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사업체 종사자 수 증가폭(전년 동월 대비)이 다섯 달 연속 20만 명을 웃도는 등 ‘고용 훈풍’이 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주요 업종 가운데 건설업 임시·일용직 종사자가 가장 많이 증가하는 등 질 낮은 일자리만 창출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7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사업체 종사자 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7만9000명(1.9%) 증가한 1493만7000명으로 추산됐다. 종사자 수 증가폭은 지난해 10월(27만5000명)부터 5개월 연속 20만 명을 웃돌고 있다. 사업체 노동력 조사는 고용부가 전국의 1인 이상 사업체 2만5000개(농업 제외)를 표본 조사해 전체 종사자 수, 신규 채용 규모, 이직률, 임금 현황 등을 집계해 매달 발표한다. 신규 채용은 올해 2월 66만7000명 증가해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1년 이상 고용계약을 유지하는 상용직 증가폭(22만2000명)도 1월(18만7000명)보다 큰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300인 미만 중소 사업체의 종사자 수가 23만2000명 늘면서 고용 증가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건설업에 종사하는 임시·일용직이 일자리 증가를 주도하고 있어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다. 건설업 임시·일용직은 같은 기간 13만6000명이나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48% 급증한 것으로 상용직, 임시·일용직의 전체 업종을 통틀어 증가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임시·일용직의 종사자 수 증가 비율은 3.6%로 상용직(1.9%)의 두 배 수준이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올해 1월 강원 동해소방서 김모 서장(54)이 사무실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김 서장은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다시 눈을 뜨지 못했으며 사인은 심근경색으로 밝혀졌다. 김 서장은 연말연시 연일 이어진 특별경계근무 때문에 매일 야근을 하다 과로가 누적돼 이 같은 변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달 18일 밤에는 부산 사하경찰서 목욕탕에서 조모 경위(46)가 숨진 채 발견됐다. 조사 결과 조 경위는 이날 오후 7시경 퇴근했다가 밀린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경찰서로 돌아와 일을 하던 중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과로는 단순히 업무능률이나 조직문화 개선 차원을 넘어 당신의 생명까지도 위협하는 치명적인 적이다.○ ‘발암물질’로 규정된 야근 장시간 근로문화는 근로자 건강의 가장 큰 적이다. 특히 장시간 근로를 당연시하는 우리 조직문화 때문에 아파도 드러내지 못하고, 스트레스 정도는 당연히 견뎌내야 하는 것으로 치부된다. 전문가들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바닥권(28위)인 시간당 노동생산성을 높이고,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문화를 정착시키려면 장시간 근로문화를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공공기관에 재직 중인 최모 씨(29·여)는 최근 특별한 질병에 걸리지도 않았는데 피곤하고, 머리가 계속 아파 병원을 찾았다가 만성피로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만성피로증후군은 휴식을 취해도 피로가 가시지 않은 상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것으로 한국 직장인들이 흔하게 앓고 있는 질병이다. 취업 포털 사이트 ‘사람인’이 지난해 6월 직장인 952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5.2%가 만성피로를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기획 업무를 맡고 있는 최 씨는 매일 오전 7시 반에 출근한다. 업무 특성상 야근은 필수이고, 일주일에 한두 차례 회식을 하면 밤 12시를 넘어 퇴근할 때도 많다. 대학생 때는 등산 수영 등 못하는 운동이 없을 정도로 건강했지만 입사한 이후에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두통과 요통 때문에 그마저도 못하고 있다. 최 씨는 “휴일에는 그저 쉬고 싶은 마음뿐이라 집에서 잠만 잔다”면서도 “자고 또 자도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호소했다. 학계에서는 이미 장시간 근로의 가장 큰 원인인 야간작업을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국제암연구소(IRAC)는 2007년 20년 이상 야간에 작업을 하면 유방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근거로 야간작업을 발암물질 등급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2A’로 정했다. 김영식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야근과 과로는 자체로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고, 야근을 하면서 먹는 고열량의 식사, 술 등으로 인해 체중 조절에 실패할 확률도 높아진다”며 “40대 남성들의 심혈관 상태가 60대와 비슷할 때도 많은데 이럴 경우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열심히 일하다 마음도 병들어 장시간 근로는 마음도 병들게 한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지난해 4∼9월 직장인 84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평균 행복도는 55점(100점 만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직위가 낮은 30대, 20대로 갈수록 행복도는 더 떨어졌다. 지난 1년간 ‘스트레스를 많이 또는 매우 많이 받았다’고 답한 비율(65%)이 절반을 훨씬 넘었다. 직업군인을 하다 전역해 방위사업체에 재직 중인 신모 씨(59)는 입사 초기 각종 술자리에 열심히 참석하다가 역류성 식도염에 걸렸다. 수개월간 통원치료를 받으며 약을 복용하고 있지만 신 씨를 가장 괴롭히는 것은 역류성 식도염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따른 스트레스다. 신 씨는 “아직 살날이 한참 남았는데 봉급은 많아질 가능성은 없고, 회사가 그만두라면 그만둬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 조직에서 내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생각하면 너무 불안하다”고 말했다. 장태원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야근과 업무 부담에 따른 스트레스 및 수면 부족은 우울증과 불안장애의 원인이 된다”며 “여성은 생리불순, 유산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에 가급적 야근을 하지 않아야 건강을 잘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휴식은 근로자의 권리 근로자들이 건강을 유지하려면 야근을 줄이고 낮에 집중적으로 일한 뒤 푹 쉬면서 운동 등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실제로 벨기에 핀란드 등은 야간작업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거나 교대근무 등으로 야간에 작업을 꼭 해야 할 경우에는 정부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독일 포르투갈 영국 등도 불가피하게 야간작업을 하더라도 하루 8∼10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법정근로시간 감축과 함께 근로자의 휴식과 건강관리는 경영자가 침해할 수 없는 고유의 권리라고 인식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차승은 수원대 교수(아동복지학)는 “사람은 보통 노동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에 여가를 즐기거나 건강 증진을 도모한다”며 “노동시간이 길어지면 쉬기, 운동 등 ‘건강시간’을 제일 많이 줄일 수밖에 없다. 이런 시간들이 보장돼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공직에서 은퇴한 뒤 노후 생활을 준비 중인 이충렬 씨(61) 씨는 6년 전 윗어금니 3개를 빼고 임플란트 시술을 받았다. 그런데 임플란트 부위가 불편해 치과를 찾았다가 재수술을 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상태는 심각했다. 임플란트와 잇몸 틈 사이에 음식물이 많이 끼어 있는 데다가 주변 부위의 잇몸 뼈가 파괴돼 멀쩡했던 다른 치아까지 나쁜 영향을 주고 있었다. 이 씨는 수술을 받은 이후 치과를 찾지 않았다. 임플란트를 했으니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에 특별히 관리를 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과음한 뒤 양치질을 안 하고 잠을 잔 적도 많았다. 이 씨의 상태를 점검한 에스플란트치과병원 이정택 원장은 “임플란트는 상태가 좋을 때 관리해야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고 문제가 생겼을 때도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며 “임플란트 수술을 받은 뒤에도 환자 스스로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임플란트도 철저히 관리해야 이 원장은 이 씨의 치료를 위해 3차원(3D) 컴퓨터단층촬영(CT)과 가상 수술로 맞춤 임플란트 수술 계획을 세웠다. 그 뒤 맞춤형으로 제작된 임플란트 지대주(어버트먼트)를 심었다. 임플란트를 심는 각도나 깊이를 환자의 잇몸 상태에 맞춰 시술했기 때문에 전보다 관리하기가 쉬워졌다. 이 씨는 “임플란트도 사후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뒤늦게나마 알게 돼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임플란트에 사용되는 티타늄은 충치가 생기거나 썩지 않기 때문에 임플란트를 그대로 내버려 둬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임플란트는 잇몸 뼈와 잇몸라인을 얼마나 잘 고려해 심었는지 여부와 구강을 어떻게 관리했는지에 따라 수명이 단축되거나 연장될 수 있다. 임플란트를 소홀히 관리하면 치태나 치석이 생기고, 이에 따른 치주염 때문에 잇몸 뼈가 녹을 수도 있다 심한 경우에는 재수술도 해야 한다. 임플란트 주위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인 임플란트 주위염은 △구강 내 세균 △치주질환 병력 △임플란트 수술 실패 등이 원인이다. 수술을 잘했더라도 관리가 소홀할 경우 임플란트 주위염이 나타날 수 있다. 유전적으로 잇몸 상태가 좋지 않거나 구강 내에 세균이 많다면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임플란트는 자연 치아와 달리 치주인대가 없기 때문에 임플란트 주위에 염증이 생기기 쉽지만 신경조직이 없으므로 통증을 쉽게 느끼지 못해 조기에 알아차리기가 어렵다. 통증이 있거나 피가 날 때는 이미 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다.3D 기술로 맞춤형 수술 임플란트 치아 보철물은 잇몸에서 너무 들떠있거나 과도하게 누르지 않아야 한다. 수술 시 환자의 구강구조와 잇몸라인, 구강 상태를 고려하고 음식물이 끼어도 잘 빠질 수 있게 임플란트를 심어야 관리가 편하다. 에스플란트치과병원은 3D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가상수술로 환자의 구강구조와 잇몸상태를 고려해 환자 맞춤형 수술 계획을 수립하고, 임플란트 가이드와 맞춤형 지대주를 제작해 시술을 하고 있다. 에스플란트치과병원 의료진은 3D CT를 통해 확보한 환자의 구강상태 입체영상을 활용해 임플란트를 어디에, 어떤 각도로, 얼마나 깊이 심을지 미리 그림을 그리는 가상수술을 여러 차례 실시한다. 가상수술을 하면 맞춤형 수술계획을 세울 수 있고, 실제 수술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 수술계획이 마련된 뒤에는 3D 프린터를 통해 환자 구강상태에 가장 근접한 수술용 보조도구인 아나토마지 가이드를 제작한다. 아나토마지 가이드는 인공치아를 꼭 필요한 위치에 심도록 하는 일종의 보조 틀이다. 임플란트 수술 시 구강에 장착하면 가상수술의 결과대로 임플란트를 적합한 위치와 각도에 심을 수 있다. 치아 보철물과 임플란트의 몸체를 연결해주는 지대주도 환자 맞춤형 제품을 사용하면 치아의 맞물림(교합)을 더욱 이상적으로 만들 수 있다. 에스플란트치과병원 손병섭 원장은 “임플란트 시술의 경우 의료진이 3D 기술과 장비를 활용해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연구하고 고민해 수술계획을 짜야 한다”고 설명했다.수술 후 철저한 관리가 최선의 예방법 임플란트는 자연 치아만큼 철저하고도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사후 관리는 자가 관리와 전문적인 관리를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자가 관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양치질이다. 양치질만 잘해도 임플란트 관련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치과에서 주기적인 진료를 받으면 자가 관리만으로 점검하기 어려운 것까지 놓치지 않고 관리할 수 있다. 관리는 3∼6개월에 한 번씩 받는 게 좋지만 임플란트를 심은 이후 6개월까지는 1∼3개월에 한 번씩 점검하는 것이 좋다. 임플란트는 수술 후 6개월이 지나면 자연치아로 인정되기 때문에 6개월 이후부터는 스케일링 등의 치료 시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원장은 “병원을 택할 때에는 협진 시스템이 가능한지, 사후 서비스를 얼마나 잘 진행하고 있는지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3D 임플란트 특성화 병원인 에스플란트치과병원 의료진은 모두 서울대 치대 출신으로 대학병원 못지 않은 분과별 협진시스템을 갖췄고, 3D 임플란트로 특성화된 병원이다. 더구나 한 번 임플란트 수술을 받으면 담당 치과주치의가 평생 사후 관리 및 환자 맞춤 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청년 일자리 문제가 제일 중요합니다. 뚫고 또 뚫는다는 각오로 (정책을) 추진하겠습니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은 학자(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출신답게 논리적이고 신중한 성격으로 유명하다. 인터뷰에서 민감한 질문이 나와도 평정심을 잃지 않는 편. 이날 인터뷰에서도 시종일관 차분한 태도를 유지했지만 청년 고용 대책을 묻는 질문에서는 평소답지 않게 어투가 강해졌다. 그만큼 정부가 청년일자리 문제를 심각히 여기고 있다는 뜻으로 읽혔다. 방 장관은 청년 일자리 대책도 고졸자, 전문대졸자, 대졸자 등에 따라 정책을 달리하는 ‘맞춤형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려운 문제일수록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며 해법을 찾아야 한다”며 “청년고용률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없는 만큼 청년 일자리 문을 열 수 있다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일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정부는 단기와 장기의 ‘투 트랙 정책’으로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소할 계획이다. 방 장관은 “단기적으로는 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로 자연스럽게 갈 수 있도록 고용정보시스템을 ‘찾아가는 서비스’로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들이 정보가 부족해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의 취업 기회를 놓치는 상황을 막겠다는 것이다. 장기 정책으로는 인재양성 및 직업훈련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개혁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방 장관은 “현재의 인재양성시스템은 산업계가 필요한 기술, 기능 인력을 제대로 양성해내지 못하는 ‘미스매치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며 “미래를 이끌 기술인재들과 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들을 키워내고 공급하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진단했다. 방 장관은 구체적인 장기 정책의 하나로 취업과 학습을 병행하는 ‘일·학습 병행제’를 꼽았다. 그는 “일단 취업을 한 뒤 기술을 배우면서 일하고 필요하면 나중에 대학도 갈 수 있다. 최근엔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교를 중심으로 일·학습병행 성공 사례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런 ‘가능성’을 열어주는 방향으로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24일 ‘이달의 기능한국인’으로 ㈜금성침대 고중환 대표(60·사진)를 선정했다. 고 대표는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중학교 졸업 후 바로 침대공장에 취업해 공장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기술을 배웠다. 당시 침대는 비싼 사치품으로 매트릭스 스프링과 결속용 클립을 근로자들이 손으로 하나하나 만들던 시절이었다. 고 대표는 하루에 1500개 정도밖에 생산하지 못하는 클립 생산성을 늘리기 위해 고민하다가 자동화 기계를 개발했다. 고 대표가 개발한 기계 덕분에 하루에 최대 20만 개까지 클립을 만들 수 있는 대량생산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값비싼 수입 클립까지 대체할 수 있어서 원가도 절감할 수 있었다. 이후 고 대표는 금성공업을 설립해 본격적으로 클립을 생산하기 시작했고, 매트리스 대량 생산 시스템을 구축해 국내 대형 가구회사들과 잇달아 납품계약을 맺었다. 이후에도 꾸준한 기술 개발을 해온 결과 총 21건의 특허를 등록하며 유명 가구회사들이 판매하는 대부분의 침대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고 대표는 “내가 느낀 불편함을 개선하다 보니 기술 개발이 자연스레 이뤄졌다”며 “소비자들이 늘 편하게 잘 수 있는 침대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정부가 연공에 따라 정기적으로 임금이 오르는 호봉제를 축소하고 성과와 직무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임금체계 개편 매뉴얼을 19일 내놓았다. 그러나 노동계가 “사용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임금체계”라며 반발하고 나서 앞으로 노사 간 임금단체협상에서 힘겨루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는 직무급 능력급 등 성과와 직무에 따른 임금체계 도입을 핵심 내용으로 담은 ‘합리적 임금체계 개편 매뉴얼’을 배포했다. 고용부는 매뉴얼에서 “제조업 생산직과 기업은 물론 대부분의 공공기관에서 적용하고 있는 호봉제가 생산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근속기간에 따라 자동으로 인상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뉴얼에서 제시한 임금체계 개편 방향은 △임금 구성을 기본급 중심으로 단순화 △호봉제 축소 △성과 연동 상여금 도입 등. 현재 많은 기업은 기본급을 적게 주는 대신 상여금과 수당 등을 고정적으로 지급하고 있다. 수당과 고정상여금 역시 성과와 상관없이 지급하는 곳이 많다. 고용부는 이를 모두 기본급 중심으로 통폐합하고 수당 역시 성과와 직무수행 능력 등을 반영하는 통폐합 모델을 제시했다. 또 연공에 따른 자동 상승분을 지금보다 축소하고, 수당과 상여금 역시 기본급과 연동하는 모델을 제시했다. 정부가 임금체계 개편에 적극 나선 것은 현 임금체계로는 통상임금 확대와 정년 연장 등 변화하는 근로환경을 합리적으로 반영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호봉제 중심의 임금체계에서는 정년이 연장돼도 임금 부담 때문에 실제 정년이 늘어나는 근로자는 많지 않을 수 있고, 기업 역시 신규 채용을 꺼릴 수 있어 이에 따른 고용 불안이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통상임금이 확대되고 정년이 연장되면 장기적으로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고, 이에 따른 고용 불안정을 심화시킬 수 있다”며 “성과와 능력을 중심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해야 기업도 이익이고, 근로자의 고용 안정도 보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가 내놓은 매뉴얼이 실제 현장에서 실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임금체계 개편은 노사협상 또는 사용자와 근로자의 근로계약을 통해 정해지는 사안이기 때문에 정부가 내놓은 매뉴얼을 꼭 따라야 할 필요는 없다. 정부가 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 매뉴얼을 내놓자 재계는 환영했지만 노동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정부의 매뉴얼은 고령자의 임금을 깎아 사용자의 이윤을 보장하기 위한 사용자 편향적인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며 “일방적인 임금체계 개편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국내에서 셜록 홈스가 나올 수 있을까?’ 정부가 사설탐정(민간조사원)을 합법화하고 육성하기 위해 업무 범위와 자격 제도 등 구체적인 도입 방안을 올해 마련하기로 했다. 한국판 셜록 홈스가 합법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마련하는 한편 일자리도 늘려 보겠다는 취지다. 고용노동부 등 정부 관계부처는 18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신직업 육성추진 계획’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 계획안에 따르면 사설탐정과 온실가스관리컨설턴트, 주거복지사 등 40여 개 직업이 신직업에 포함돼 정부의 지원을 받게 된다. 특히 사설탐정 합법화는 다시 한 번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설탐정은 1999년부터 국회에 7차례나 관련 법안이 상정됐을 정도로 수차례 합법화가 추진됐지만 사생활 침해 우려 등의 반대 여론에 막혀 번번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사설탐정 법제화를 찬성하는 쪽은 현재 검찰, 경찰의 수사력으로는 실종 아동을 찾거나 보험사기 등을 수사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민간 사설탐정으로 이를 보완해야 한다는 논리다. 정부가 사설탐정 자격제도를 운영하면서 흥신소나 심부름센터 등 이미 불법으로 존재하는 민간 조사원들을 양지로 끌어내 양성화하면 검경의 수사 기능도 보완하고 양질의 일자리도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회에는 지난해 발의된 경비업법 개정안과 민간조사업에 관한 법률 등 관련 법률이 계류 중이다. 정부는 두 법안을 바탕으로 당정 협의와 각계 의견 수렴을 통해 최종 법안을 만들어 내년 상반기에 국회를 통과시킬 방침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사설탐정을 법제화하지 않은 국가는 한국뿐이다. 하지만 실제 사설탐정이 등장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최진녕 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은 “사설탐정을 합법화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사생활 보호 의무를 국가 스스로가 저버리는 것이며 헌법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사설탐정에 대한 수요가 있다면 오히려 자치경찰제도 등을 도입해 경찰력을 강화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고용노동부는 12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2014년 전국 지방자치단체 일자리 대상’ 시상식을 갖고 경북 칠곡군 등 56개 지자체에 상을 수여했다고 밝혔다. 칠곡군은 신규 산업단지를 조성해 일자리 3000여 개를 창출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칠곡군은 지난해와 2012년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국무총리상에는 고용·복지 종합센터를 도입한 경기도가, 기초자치단체 부문 대상에는 근로시간 단축기업에 근로환경 개선 자금을 지원해 일자리를 늘린 성과로 충남 아산시가 선정됐다.}
불필요한 문서 작성, 회의가 반복될수록 업무능률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한국생산성본부가 2013년 437개 기업과 108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 중 근로시간이 하루 평균 10시간을 넘는 곳이 44.6%였다. 응답자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쏟는 분야는 문서 작성(30%). 보고를 하거나 회의에 쓰는 시간도 각각 13.8%와 14.0%로 나타났다. 반면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대안을 검토하고 정보를 수집하는 데 드는 시간은 전체 업무시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한국생산성본부는 “불필요한 업무에 낭비되는 시간을 비용으로 환산하면 1인당 연간 2327만 원이나 된다”고 말했다. 특히 응답자들은 하루에 평균 3.28시간을 발표문서 작성에 사용하는데 법정근로시간 8시간을 기준으로 하면 약 41.0%를 소모하는 셈이다. 손정민 한국생산성본부 전문위원은 “불필요한 보고서 작성 등 소위 ‘데드워킹(dead working)’을 줄이고 아이디어를 생산하는 데 시간을 활용하도록 유도하는 업무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시간 낭비를 막기 위해 의사소통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관으로부터 지시를 받거나 결재를 올리고 승인을 기다리는 과정에서 업무능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국제 회계법인 언스트앤영이 지난해 한국 사무직 직장인 3000명을 대상으로 생산성에 대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20.1%가 “의사결정 및 검토 과정에서 지연·대기가 업무를 방해한다”고 답했다. 상관이 지시를 불분명하게 하거나 잘못 지시해 시간을 낭비한다는 대답도 18.4%였다. 언스트앤영 측은 “비효율적인 업무관행으로 인해 낭비되는 시간을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연간 약 84조 원에 이른다”면서 “생산성 문제가 ‘개인’이 아닌 ‘조직’의 문제임을 인식하고 비효율적인 업무시간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정부가 출산휴가 또는 육아휴직 중인 여성 근로자에게 해고 등 불이익을 주고 있는 사업장을 대대적으로 점검해 시정하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여성 근로자들이 출산과 육아를 이유로 불리한 처우를 받지 않도록 25일부터 전국 사업장의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 운영 실태를 집중 점검해 관련 법규를 위반한 사업장은 시정 조치를 내리거나 형사 처벌할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이번 점검은 출산휴가나 육아휴직 중인 근로자들의 고용보험 피보험 자격을 전수 조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고용부가 출산휴가나 육아휴직 기간 중 회사를 그만둬 피보험 자격을 상실한 근로자들을 선별한 뒤 이들이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이유로 해고나 차별을 종용받았는지 각 지역 고용노동지청 감독관들이 직접 조사하겠다는 것이다. 고용부는 위반 사안이 심각하다고 판단되는 사업장은 사용자를 형사 처벌하기로 했다. 근로기준법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사업주는 출산휴가나 육아휴직 중인 근로자를 해고할 수 없고, 이를 이유로 근로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하면 안 된다. 근로자가 신청한 출산휴가, 육아휴직을 허가하지 않은 사업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또 육아휴직을 이유로 해고 등 불리한 처우를 한 사용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이수영 고용부 고령사회인력심의관은 “기존에는 일부 사업장 또는 신고된 사업장 위주로 조사했지만 이번에는 문제가 발견된 사업장을 전부 조사해 시정할 방침”이라며 “여성 근로자가 출산과 육아를 이유로 회사를 그만두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세종=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자신이 운영하던 중소기업을 5년 전 아들에게 물려주고 사회봉사를 하는 김모 씨(73)는 언제부턴가 사람들의 말소리가 선명하게 들리지 않았다. 대화를 하던 도중 제대로 알아듣지 못해 재차 물어볼 때가 많았고 성당에서도 신부님의 강론을 정확히 듣지 못했다. 김 씨는 가족들의 권유로 보청기 전문점에서 보청기를 구입해 한쪽만 착용해 봤지만 소음이 많은 곳이나 공간이 넓은 곳에서는 사람들 말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 특히 보청기에서도 종종 소음이 일어나 귀를 괴롭히는 바람에 지금은 아예 보청기를 착용하지 않고 있다. 어느 날 아내는 TV를 보던 김 씨에게 “소리 좀 줄여 달라. 너무 시끄럽다”고 말했다. 자신의 난청 증세가 남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는다고 생각했던 김 씨는 이 말에 큰 충격을 받았다. 의기소침해진 김 씨는 이후 아내와 떨어져 홀로 시간을 보낼 때가 많았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기보다는 본인의 말을 고집할 때가 많아졌다. 말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땐 상대방을 의심하는 성향까지 생겨 결국 사회봉사활동도 그만둬야 했다. 김 씨와 같이 노인성 난청 증세가 있는 사람들은 의사와 적극적으로 상담을 해보는 것이 좋다. 김 씨 역시 김성근이비인후과를 통해 노인성 난청 증세를 이겨냈다. 김성근이비인후과에서는 자세한 상담을 통해 보청기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김 씨의 증세에 딱 맞는 보청기를 소개해줬다. 제 성능을 발휘하는 보청기를 착용한 뒤 김 씨는 난청 증세가 상당 부분 호전됐고, 자신감도 되찾았다. 대인관계 역시 예전으로 돌아와 올해 초부터는 다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4명 가운데 1명이 난청 증세를 겪고 있다. 김 씨처럼 노인성 난청을 겪으면 사람들과의 의사소통이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이고 대인관계 자체가 힘들어질 수 있다. 결국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져 우울증에 걸리기도 한다. 노인성 난청 증세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고, 보청기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김성근이비인후과 청각 클리닉에서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성 난청으로 보청기를 착용한 환자 중 난청으로 인한 우울증이나 인지장애가 의심되는 84명을 대상으로 3개월 뒤 시행한 우울증테스트 결과 사고와 감정, 활동 및 대인관계, 신체적증후에서 모두 현격히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여러 논문에서도 보청기를 사용한 사람이 사용하지 않은 사람보다 인지기능이 개선됐다는 사실이 입증되기도 했다. 특히 보청기를 사용하면서 소리가 뇌를 계속 자극하게 돼 인지력과 기억력이 높아지고, 청력이 더이상 나빠지지 않도록 교정해주는 효과도 여러 논문에서 입증된 바 있다. 최근 미국에서 진행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보청기를 사용할 경우 치매 발생 확률도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 생활을 성공적으로 보내려면 왕성한 사회활동이 필수다. 그러나 청력이 떨어지게 되면 사회활동에 장애가 생기고, 사회활동이 어려워지면 소외감과 고독감이 심해져 노인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 김성근 원장은 “소리가 잘 안 들린다 싶으면 바로 병원을 찾아 의사의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며 “조기에 보청기를 차면 청력이 더 나빠지는 것도 막고, 가족 친구들과도 긴밀한 유대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지난달 말 경기 시흥에 있는 한 중소기업에서 스리랑카 출신 근로자 2명이 원료통을 옮기고 있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한국인 관리자가 두 사람을 부른 뒤 스마트폰에 설치해뒀던 ‘다국어 회화 앱(애플리케이션)’을 실행시켰다. 관리자가 스마트폰에다 “무거운 물건을 운반할 때는 두 사람이 함께 옮기세요”라고 말하자 스피커에서 이를 통역한 스리랑카어가 흘러나왔다. 근로자들은 고개를 끄덕인 뒤 둘이 힘을 합쳐 원료통을 옮겼다. 관리자는 “외국인 근로자와 말이 안 통할 때가 많았는데 앱 덕분에 한결 편해졌다”고 말했다. 산업재해 원인을 조사하고 예방 시설 설치 등을 지원하는 안전보건공단은 2012년 9월 이 앱을 개발해 현장에 보급하고 있다. 초기에는 10개 언어, 300개 문장만 통역이 가능했지만 지난해 10월부터는 13개 언어, 1000개 문장까지 통역이 가능하도록 업그레이드했다. 백헌기 안전보건공단 이사장은 2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외국인 근로자들과 의사소통이 안돼 안전수칙이 전달되지 않으면 산업재해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중소기업은 통역사를 고용할 여유가 없기 때문에 이 앱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공단은 ‘위기탈출 사고포착’ 등 8개의 앱을 개발해 보급 중이다. ‘위기탈출 사고포착’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하면 전국의 산업현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고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아볼 수 있다. 백 이사장은 “예를 들어 화학사고가 발생하면 동종업계에서 이 앱을 통해 바로 소식을 듣고 같은 문제점이 없는지 빠르게 점검할 수 있다”며 “능동적인 예방과 대처가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앱은 지난해 초 독일에서 열린 국제사회보장협회 예방분과위원회 회의에서 큰 관심을 모으며 다른 나라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발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에 지난해 말 업그레이드를 끝내 다른 나라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공로로 지난해 10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국제비즈니스 대상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또 공단은 지난해 12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산업재해 원인 규명 및 연구 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불산가스 누출 등 지난해부터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중대 산업사고의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고, 근본적인 예방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국과수와 힘을 합치기로 한 것이다. 백 이사장은 “우리 공단에는 산업사고 원인을 명확히 규명할 수 있는 전문 인력들이 많지만 사고 초기에 현장이 통제돼 조사를 할 수 없을 때가 많았다”며 “공단과 국과수가 함께 조사하면 정확도가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공단과 국과수는 앞으로 △유해 위험물질 화재, 폭발, 누출 △타워크레인 등 기계 구조물 붕괴 △직업성 질병, 질식, 중독 등 피해가 심각한 산업사고의 원인을 공동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백 이사장은 “국과수와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화학사고 예방 전담조직도 신설했다”며 “한국안전학회 등 국내 5개 학회와도 업무협약을 맺은 만큼 산업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총력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아직도 회사 간부 중에는 휴식, 휴가를 챙기는 직원을 백안시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석에서 “마른 걸레도 쥐어짜면 물이 나온다”고 공공연히 말하는 사람이 아직도 있는 것이 사실. 하지만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루는 데 쥐어짜는 근로문화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정부는 근로자들의 휴가 사용을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장시간 근로가 일반적인 한국 특유의 근로문화가 개선되지 않으면서 기대했던 효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는 상황이다. 2012년 8월부터 시행된 개정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사용자는 근로자의 연가가 사라지기 6개월 전에 사용하지 않은 휴가일수를 근로자에게 알려주고, 근로자가 휴가 사용 시기를 정해 기업에 통보토록 촉구해야 한다. 이렇게 촉구했는데도 근로자가 휴가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사용자가 직접 근로자의 휴가 사용 시기를 정해서 근로자에게 통보해야 한다. 단순히 휴가 미사용일수를 근로자에게 알려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휴가를 꼭 사용할 수 있도록 적극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사용자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휴가 사용을 유도했음에도 근로자가 휴가를 쓰지 않아 소멸됐으면 수당으로 보상하지 않아도 된다. 근기법에는 또 1년간 출근일수가 근무해야 하는 일수의 80%에 미달하더라도 한 달 개근할 때마다 하루씩 연가를 줘야 한다. 업무상 부상이나 질병으로 휴직한 기간도 출근일수에 당연히 포함된다. 그러나 법적으로는 보장돼 있지만 실제 근로 현장에서 휴가를 마음대로 가기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법과 제도가 잘 마련돼 있다고 하더라도 실제 근로문화가 바뀌지 않으면 소용없다”며 “휴가 사용을 적극 장려하는 기업 문화가 정착돼야 법과 제도도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의 한 대기업 인사팀 간부는 “휴가를 쓰라고 수없이 강조해도 윗사람들 눈치를 보느라 안 가는 직원들이 상당수”며 “윗사람들이 먼저 휴가를 가면서 모범을 보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여당은 휴일근로를 연장근로로 인정해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지만 재계의 반대가 심해 시행 여부가 불투명하다. 이렇게 되면 사실상 68시간이었던 주당 근로시간이 52시간으로 줄어들어 더 많은 휴식을 누릴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재계는 근로시간이 줄어든 만큼 임금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노동계는 근로시간 감축에는 동의하면서도 임금 삭감에는 반대하고 있어 쉽사리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서울의 한 공공기관은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을 ‘가정의 날’로 지정해 직원들의 정시 퇴근을 유도하고 있다. 이날에는 오후 6시 반 이후 컴퓨터를 켜서는 안 되고, 사무실 불도 모두 꺼야 한다. 가급적 일주일에 한두 번이라도 일찍 퇴근해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며 충분히 쉴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만약 ‘가정의 날’ 방침을 어기고 야근을 한 사실이 적발되면 해당 부서의 책임자는 인사상 불이익을 받게 된다. 그러나 이 기관에 재직 중인 김모 씨(33)는 올해 들어 ‘가정의 날’을 지켜본 날이 거의 없다. 야근을 하지 않으면 연초에 폭증하는 업무량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김 씨 부서 직원들은 야근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기 위해 수요일과 금요일 밤마다 청사 구석의 한 창고 사무실로 노트북을 들고가 일을 한다. 김 씨는 “업무량이 줄지 않는 상황에서 일찍 퇴근하라는 것은 집에서 일을 하라는 것과 똑같다”고 푸념했다.○ 그림의 떡, 근로자 복지제도 한국의 근로기준법은 근로자들의 재충전을 위해 연차휴가나 출산휴가는 물론 생리휴가와 병가 등 다양한 휴가제도를 보장하고 있다. 법으로 보장된 휴가를 쓰지 못했을 경우에는 수당 등으로 이를 보전하고, 법으로 정해진 시간 이상 근로를 할 경우에도 수당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또 개별 사업장마다 ‘가정의 날’이나 휴직제도 등과 같은 다양한 복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연장 근로를 당연시하며 휴가 사용을 불편해하는 한국 특유의 근로 문화가 만연한 현실에서 이런 제도를 모두 써먹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모 씨(29·여)는 지난해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다가 성대결절에 걸려 병가를 신청했다. 그러나 병원 측이 “결혼 휴가까지 썼으면서 병가까지 쓰면 곤란하다. 당장 대체인력을 구하기도 힘들다”며 병가 사용을 거부했다. 이 씨는 하는 수 없이 계속 출근했고, 목소리가 거의 나오지 않을 정도까지 증세가 악화돼 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이 씨는 고민 끝에 결국 사직서를 냈다. 그는 “아플 때마다 병원 눈치를 보며 병가를 내는 것보다는 아예 사직을 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며 “나는 간호사 자격증이 있기 때문에 몸이 회복되면 다른 병원에서 일을 할 수 있지만 일반 직장인이 이런 대우를 받는다면 정말 대책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일수록 근로자들의 복지제도는 ‘그림의 떡’이다. 제조업체 생산직 부서에서 일하는 이모 씨(50)는 입사 이후 휴가를 써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소위 ‘빨간 날’로 불리는 공휴일에만 쉴 뿐 토요일에도 매일 근무한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1년 근무일수 가운데 80%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는 15일간의 연차 유급휴가가 주어지고, 3년 이상 근로할 경우 2년마다 하루씩 휴가를 더 줘야 하지만 이 회사에서는 유명무실이다. 그는 “회사의 재무구조가 비교적 탄탄한 편인데도 인력이 부족해 휴가는 꿈도 꾸지 못한다”며 “월급이 밀리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4일 연휴였던 지난 설에도 이틀만 쉬고 이틀은 근무했다. 이렇게 휴일에 근무했다고 해서 수당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법정휴가를 쓰지 않았을 때 지급되는 수당도 당연히 없다. 그는 “연가보상비, 초과근무수당 등은 대기업에만 해당되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많이 일하지만 떨어지는 생산성 공무원 역시 휴가를 못 쓰거나 법적으로 정한 근로시간을 초과해 일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특히 업무량이 많은 정부 중앙부처로 갈수록 상황은 심각하다. 중앙부처에서 일하는 B 서기관은 거의 매일 야근하는 것은 물론이고 일요일도 대부분 출근한다. 업무가 너무 많아 일찍 퇴근하거나 휴일에 쉬었다가는 제때 보고서를 제출할 수 없기 때문이다. B 서기관은 “장관이 일요일에 주요 간부회의를 하는 경우가 많은 데다 월요일 회의 자료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일요일이라고 맘대로 쉬기는 어렵다”며 “불안하게 쉬느니 차라리 출근해서 쉬자는 생각을 할 때가 더 많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 본부에 있을 때는 참고 견디고 대신 지방근무 때 재충전을 하자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한국 근로자들의 열악한 근로 여건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로도 입증된다. 한국은 OECD가 지난해 조사해 발표한 일·생활 균형지수에서 5.4점(10점 만점)을 얻어 34개 회원국 가운데 꼴찌에서 두 번째였다. 지난해 통계청 조사에서도 연차휴가를 모두 썼다고 응답한 근로자의 비율은 22%에 불과했고,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가 24개국 직장인 853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한국 근로자들의 유급휴가 일수는 연간 평균 10일로 조사 대상 국가 가운데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2011년 기준 한국의 취업자 1명당 노동생산성은 6만2000달러로 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23위에 그치고 있다. 많이 일하면서도 생산성은 떨어지는 전형적인 ‘후진국형 근로문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강수돌 고려대 교수(경영학)는 “남보다 더 많이 일을 하고,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야 인정을 받고 그렇지 않을 경우 불안감과 상실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근로문화가 가장 큰 문제”라며 “근무 몰입도를 높이기 위한 유인책들이 생활의 균형을 깨뜨리고 일중독을 조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유성열 ryu@donga.com·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