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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찰리가 천사들과 함께 잠들도록 보내주기로 했습니다.” 최근 법원으로부터 소생 가능성이 없다며 연명치료 중단 결정을 받은 ‘희귀병 아기’ 찰리 가드(사진)의 부모가 24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고등법원 앞에서 이렇게 발표했다. 아버지 크리스 가드 씨는 “미국 및 이탈리아 의료진이 노력했지만 치료하기엔 너무 시간이 늦어버렸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치료 중단 이유를 설명했다. 고개를 숙인 채 떨리는 목소리로 성명을 읽던 그는 “우리를 도와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 정말 힘든 결정을 내려 고통스럽기만 하다. 찰리는 우리에게 완전한 전사였다”고 말하며 끝내 눈물을 터뜨렸다. 옆에 서 있던 아내 코니 예이츠 씨의 얼굴은 내내 창백했다. 법원 앞으로 모여든 시민들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 지난해 8월 영국에서 태어난 찰리는 태어나자마자 희귀병 미토콘드리아결핍증후군(MDS) 진단을 받았다. 찰리는 점차 근육이 약해졌고 두뇌도 손상됐다. 주변에서 소생 가능성이 없다고 해도 부모는 아이를 포기할 수 없었다. 런던 그레이트오먼드스트리트 병원에서 아이에게 생명 연장 장치를 달고 치료를 계속하며 미국에서 실험적인 치료를 시도하려 돈을 모았다. 크라우드펀딩으로 모인 돈은 130만 파운드(약 18억9000만 원). 하지만 병원 측은 “찰리의 뇌 손상을 회복시키는 건 불가능하다”며 연명치료 중단을 선언했고 이에 부모는 소송을 제기했다. 부모는 ‘기적을 기다릴 기회를 달라’고 간절히 호소했지만 법의 판단은 냉정했다. 4월 영국 고등법원은 찰리의 치료를 계속하는 건 찰리를 더욱 고통스럽게 할 뿐이라며 치료 중단 판결을 냈다. 이에 영국인 수백 명이 ‘치료 중단은 살인’이란 피켓을 들고 항의했고, 프란치스코 교황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부모를 지지하고 나서면서 다시 희망을 품었다. 하지만 “너무 늦었다”는 의료진의 통보에 부모는 망연자실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성장세가 계속되면 국제통화기금(IMF) 본부를 미국 워싱턴에서 베이징으로 이전할 수 있다고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사진)가 밝혔다. 세계 경제 1위를 둘러싼 주요 2개국(G2) 미국과 중국의 기 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24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워싱턴에서 세계개발센터가 주최한 행사에서 10년 뒤 IMF 청사진을 밝히며 “신흥시장 영향력이 더 커지면서 앞으로 10년 안에 워싱턴이 아닌 베이징에 본부를 둘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세계 주요 신흥국 경제 규모가 커지고 그 영향력도 확대되고 있다. IMF는 그들의 대표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신흥국과 저소득 국가들은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60%를 점하고 연간 세계 경제성장의 80%에 기여한다”고 덧붙였다. NYT는 “라가르드 총재가 농담을 한 것일 수도 있지만 그의 발언은 국제 리더들이 최근 국제기구에서 미국의 역할 변화를 우려하고 있음을 드러낸다”고 풀이했다. IMF는 회원국 가운데 경제 규모가 가장 큰 국가에 본부를 둔다는 원칙에 따라 1945년 설립 이후 16.5%의 의결권을 가진 미국에 본부를 뒀다. 세계 경제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점차 커지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6.7%로 GDP 성장률 목표치를 달성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은행에 맞서 지난해 1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출범시켰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5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프랑스와 함께 기후변화를 수호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며 글로벌 이슈에서 미국의 자리를 대체하겠다는 의욕을 내비쳤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러시아의 대선 개입 의혹 몸통으로 알려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24일 상원 청문회 증언대에 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이자 핵심 실세인 쿠슈너의 입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지만 그는 “공모는 없었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증언에 앞서 발표한 성명에서 러시아와의 4차례 접촉에 대해 “어떤 접촉도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특별히 기억할 만한 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4월 워싱턴 메이플라워호텔에서 1급 스파이 의혹을 받고 있는 세르게이 키슬랴크 당시 러시아 대사와 만난 데 대해서는 “키슬랴크를 포함해 모든 대사와 악수하고 짧은 사교적 인사만 주고받은 게 전부”라고 강조했다. 키슬랴크와 두 차례 통화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피해 갔다. 지난해 6월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와 함께 러시아계 변호사인 나탈리야 베셀니츠카야를 만나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불리한 정보를 건네받았다는 의혹도 부인했다. 그는 “모임에 늦게 도착했는데, 그 사람(베셀니츠카야)이 러시아 어린이의 미국 입양 금지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어 ‘여기서 시간을 보내는 게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빠져나가기 위해 비서에게 전화를 걸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비공개 청문회가 열린 상원 정보위원회의 하스(Haas) 건물은 200여 명의 취재진이 몰려들어 시작 전부터 북새통을 이뤘다. 오전 10시 개회를 20여 분 앞두고 청문회장에 도착한 쿠슈너는 밝은 표정으로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드는 여유를 보였다. 백악관으로 돌아간 그는 카메라 앞에서 발표한 성명에서도 “나는 러시아와 공모하지 않았고, 그렇게 한 캠프 내 누구도 알지 못한다”며 “내 행동은 모두 적절했고 부적절한 접촉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영리한 캠페인으로 승리한 것을 부정하려는 것은 그에게 투표한 이들을 조롱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이날 청문회는 ‘먹을 것 없는 소문난 잔치’로 막을 내렸다. CNN은 “입증할 수 없는 해명으로 일관한 청문회였다”며 “청문위원들이 새로운 증거로 파고들지 못해 쿠슈너의 해명만 들은 꼴”이라고 비판했다. 청문회 현장에서 만난 로이터통신의 한 여기자도 “쿠슈너의 외모와 말솜씨만 빛났다”고 비꼬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위를 감싸면서 워싱턴 정치권을 싸잡아 “시궁창”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25일(현지 시간) 트위터에 “쿠슈너가 어제 러시아와 공모하지 않았다고 매우 잘 해명했다. 이건 마녀사냥이다. 다음 차례는 열한 살짜리 배런(트럼프 막내아들)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회와 법무장관은 왜 힐러리와 러시아의 결탁을 수사하지 않느냐”며 역공을 펴기도 했다. 26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상원 법사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한다.워싱턴=박정훈 특파원 sunshade@donga.com / 조은아 기자}

“북한 전쟁승리기념일(7월 27일) 특별여행에 참여하세요. 6박 7일을 1만980홍콩달러(약 158만 원)에! 지금 등록하세요!”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비운의 생을 마감한 지 한 달이 조금 지난 23일. 홍콩의 북한 전문 여행사 GLO 트래블은 홈페이지에 이렇게 홍보하며 북한 관광객을 모으는 데 혈안이 돼 있었다. 북한이 전승기념일로 주장하는 휴전협정 체결일을 기념한 특별 프로그램은 ‘조국해방전쟁 승리의 날 행사’ 참석은 물론이고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 ‘미국 해군 간첩선’ 관광 등을 포함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 유엔과 6·25전쟁 참전국을 비판하는 홍보 행사가 될 것이 분명하다. 미국 온라인 매체 쿼츠는 18일 이 여행사의 북한 투어를 ‘위험한 비즈니스’라고 소개하며 “GLO 트래블은 이제 미국 고객을 받지는 못하더라도 북한 관광은 계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GLO 트래블은 젊은층을 겨냥한 마케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회사 인스타그램에는 최근 새하얀 정장을 단아하게 차려입은 젊은 여성 사진이 올라왔다. ‘우리가 북한 아가씨를 사진으로 포착했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북한 여성을 봤는가’라는 글이 붙은 사진 아래에는 ‘좋아요’ 표시와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에는 벌써부터 내년 4월에 열릴 ‘평양 마라톤 하이라이트 투어’ 홍보도 한창이었다. GLO 트래블은 2015년 당시 27세 동갑내기 홍콩인 루비오 챈 씨와 제이미 청 씨가 창업했다. 대학에서 국제정치학을 공부한 이들은 기성 여행사와 차별화되는 깊이 있는 여행 상품을 고민하다 북한 투어 프로그램을 탄생시켰다고 주장했다. 2012년 캐나다 시민단체와 함께 처음 북한을 방문했을 때 만난 북 관료들에게 사업안을 제안했다고 한다. 이들은 폐쇄적인 북한에서 평양은 물론이고 잘 노출되지 않던 교외 마을도 여행 동선으로 뚫었다. 여행지는 단순히 김일성광장, 주체탑 등 북한의 선전용 명소뿐 아니라 장애인 유치원과 고등학교, 백화점, 황해도 사리원 농장 등을 아우른다. 청 씨는 쿼츠와의 인터뷰에서 “여행 동선은 모두 북측과 우리가 주고받은 결과”라고 자랑했다. GLO 트래블이 북한 당국에 희망 방문지와 22명으로 제한된 여행객 신상을 보내면 북한은 GLO 트래블이 보낸 기부물품의 가치를 따져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예컨대 여행사가 중국어, 영어, 과학 교육용 소프트웨어를 고등학교 내 컴퓨터에 설치해주고 학용품을 주는 대신 학교방문권을 따는 식이다. 관광 상품은 대략 한 주에 8000∼1만4000홍콩달러(약 115만∼201만 원). 최근 2년간 이 여행사를 통해 북한을 여행한 사람은 200명에 이른다. 중국, 홍콩, 대만, 일본 등 아시아뿐 아니라 영국, 독일 등 유럽에서도 참여했다. 전체의 82%가 2030세대다. 직업별로는 사업가 및 컨설턴트, 학생, 금융인 순으로 많았다. GLO 트래블 측은 쿼츠에 “여행객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의 자국인 북한 여행 금지 조치가 홍콩과 중국 여행사들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될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21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미국인의 북한 여행을 금지하기로 결정했으며 관련 내용이 내주 관보를 통해 공지된다고 밝혔다. 미 의회도 27일 소관 상임위원회를 소집해 북한 여행 통제 법안을 정식 상정한다고 미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법안은 향후 5년간 미국인의 북한 관광을 전면 금지하도록 했다. 다만 이산가족 상봉, 인도적 지원 등을 이유로 미 재무부의 허가를 받으면 방북이 허용된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내가 이제야 가장 후회하는 건 당신 전시회를 열어주지 못한 거야. 나를 용서해.” 13일 간암으로 62세 생을 마감한 중국 인권운동가 류샤오보(劉曉波)는 아내 류샤(劉霞·56)에게 쓴 생전 마지막 편지(사진)에서 이렇게 말했다. 아내의 사진집 ‘류샤오보와의 동행’ 서문으로 5일 써둔 이 글은 홍콩 언론 이니시엄이 입수해 17일 세상에 알려졌다. 류샤오보는 편지에서 1996년 교도소에서 옥중 결혼한 뒤 한 달에 한 번만 면회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애틋하게 이어온 사랑을 추억했다. “어둑한 조명 아래서 당신은 내게 형편없는 첫 컴퓨터를 줬지. 펜티엄 586이었을 거야. 그 잊지 못할 방은 사랑을 담은 우리 눈길로 가득했지.” 부부는 소소한 장난과 대화를 나누며 각박한 현실도 아름답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 대목에서 류샤오보는 아내를 ‘아기 새우’란 애칭으로 불렀는데 아내 이름 ‘샤(霞)’의 중국어 동음어인 ‘蝦(새우)’에서 따온 것이다. “당신은 내게 죽을 끓여 주고는 세상에서 가장 간절한 찬가를 단 6분 만에 써 달라고 했어. 어둑한 조명, 허름한 방, 벗겨진 찻상, 그리고 아기 새우의 불합리한 요구. 이 모든 것이 놀라울 만큼 완벽하게 어울렸지.” 류샤오보는 병세가 짙어져 힘없이 구불구불한 글씨로 편지를 쓰면서도 예술가인 아내를 향한 찬가를 아끼지 않았다. “아기 새우의 시에는 냉기와 어두움이 수렴돼 있어. 마치 당신이 찍은 사진의 흑백과 같아. 가슴이 열린 채 절망적인 연기를 쐬던 처절한 어린이들, 검은 옷을 걸친 광대. (이런 사진 작품은) 아기 새우의 창의성이란 특별한 황야에 외롭게 뿌리 내린 작은 가지 중 하나일 거야.” 편지는 “사랑은 얼음처럼 강렬하고 어둠처럼 아득하다. 아마도 나의 막된 칭찬의 말은 (아내의) 시와 그림과 사진에 신성모독과도 같을 것이다. 나를 용서해, G(사진집 편집자를 의미)”라고 끝맺는다. 이 중 ‘사랑은 얼음처럼 강렬하다’는 표현은 미리 알려졌고 전 세계 언론들이 류샤오보의 부고 기사 제목으로 뽑았다. 류샤오보가 생전에 해외에서 치료받고 싶다고 강하게 주장했던 이유는 자신이 세상을 떠난 뒤 류샤에게 가해질 탄압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류샤오보의 사망이 반체제 인사를 결집하는 계기가 될 것을 우려해 류샤의 외부 접촉을 차단하고 있다. 류샤오보가 사망 직전 남긴 말 중 유일하게 알려진 내용은 류샤에게 전한 “잘 사시오”이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싱가포르의 한 무역회사가 북한 노동당의 외화벌이 기관인 ‘노동당 39호실’과의 관계를 바탕으로 유엔이 대북 금수조치를 내린 사치품을 북한에서 판매해 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의 훙샹(鴻祥)그룹이 지난해 북한에 전략 금수 물자를 수출하다가 적발된 것처럼 유엔의 제재를 무력화하는 불법 거래가 드러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미국의 북한 뉴스 전문 사이트인 ‘NK뉴스’의 프리미엄 서비스인 ‘NK프로’는 17일 보고서에서 싱가포르의 무역업체 A사가 평양 시내 고급 매장에서 서양 고급 브랜드 술과 화장품, 가방 등을 판매해 온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탈북한 39호실 관리와 서방의 평양 주재 외교관의 증언, 위성사진 자료 및 공개된 자료에 대한 광범위한 검토 등을 토대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 1718호(2006년 첫 핵실험 이후 북한에 대한 사치품 수출 금지)에서 금지하는 품목이 싱가포르를 통해 북한에 흘러 들어가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북한도 대북 제재로 사치생활을 하지 못한 부유층의 불만을 달래는 동시에 개인의 외화를 흡수하기 위해 사치품 판매를 장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CNN 방송도 17일 NK프로의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과 싱가포르의 비밀 커넥션을 보도했다. 방송은 “모두가 북한의 최대 무역 파트너인 중국에 관심을 가질 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러시아 같은 잘 알려지지 않은 무역 통로도 존재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A사가 평양에서 운영하는 명품 상점은 두 곳이라며 모란봉구역의 ‘북새상점’과 류경호텔 부근의 ‘보통강 류경상점’을 지목했다. 그러면서 외제 명품 가방과 화장품, 보석, 주류 등이 즐비한 여러 장의 상점 내부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사진 속 상품들이 금수 품목에 해당되거나 유엔 제재 대상 기관인 39호실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질 경우에 A사는 유엔 결의 1718호 위반으로 ‘제2의 훙샹그룹’이 돼 자산동결 및 형사처벌도 받을 수 있다고 유엔 대북 전문가패널의 전 위원인 윌리엄 뉴컴 씨가 말했다. 39호실은 2016년 3월에는 제재 대상 기관으로도 지정됐다. 동시에 유엔 대북 제재 결의 이행에 허점이 크다는 논쟁도 이어질 수 있다. NK프로 취재팀이 가족기업인 A사 대표의 딸로 지목한 B 씨는 1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나는 A사와 전혀 관련이 없으며 말레이시아에 기반을 둔 결혼 및 케이터링 회사에서 일하고 있을 뿐”이라고 부인했다.구자룡 bonhong@donga.com·주성하·조은아 기자}
NK뉴스가 북한에 사치품을 제공한 북한 합작회사라고 지목한 싱가포르 무역회사 A사 관계자는 관련 의혹을 일절 부인했다. NK뉴스 취재팀이 가족기업인 A사 대표의 딸이라고 밝힌 B 씨는 1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나는 A사와 전혀 관련이 없다. 말레이시아에 기반을 둔 결혼 및 케이터링 회사에서 일하고 있을 뿐이고 우리 회사에 A사와 관련된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NK뉴스 보도에 대한 기자의 설명에 대해서도 “NK뉴스가 계속 우리에게 연락을 했지만 우린 관련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고 설명했다. B 씨는 A사의 대표이자 이번 대북 사업의 핵심인 C 씨의 쌍둥이 딸 중 한 명이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이날 온라인에서 A사 대표번호를 찾아 다른 관계자들과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구글지도에 A사는 B 씨가 자신의 회사라고 언급한 결혼 회사와 같은 건물에 있다. NK뉴스가 입수한 지난해 7월 28일 현재 싱가포르 정부의 기업정보 자료에 따르면 A사는 결혼 회사의 주주다. B 씨 일가와 A사의 긴밀한 관계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NK뉴스 취재팀은 “B 씨는 A사의 마케팅 임원이고 취재 초기에 A사의 이메일 주소를 사용했다. 취재가 계속되니 의혹을 피하려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싱가포르 주재 북한 금융기관에 근무했던 탈북자 김광진 씨(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는 “과거부터 A사가 39호실과 거래해 온 것은 사실이지만 유엔 금수 사치품을 거래했다는 구체적인 증거를 잡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갑자기 날아든 미국무역대표부(USTR)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요청 서한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우선주의’ 공약을 신속히 실행에 옮기고 있음을 자국민에게 드러내려는 국내 정치적 행보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국에 한미 방위비 분담금을 압박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가 12일(이하 현지 시간)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앞으로 보낸 서한에는 지난해 11월 미 대선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유(free) 무역’ 대신 강조한 ‘공정한(fair) 무역’에서 ‘공정한’이란 표현은 4번이나 등장한다. ‘균형 잡힌 무역(balanced trade)’ 표현도 3회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공정한 무역을 강조한 품목은 지지 기반인 러스트벨트에서 생산되는 자동차와 철강이다.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열심히 공약을 이행하고 있다는 정치적 메시지를 러스트벨트에 전하는 것이다. 러시아 내통 의혹과 탄핵안 발의 등 불리한 국내 상황을 모면하려 한미 FTA 카드로 쟁점을 만들고 있다”고 해석했다. 서한에서는 USTR가 성동격서(聲東擊西)식 무역 공격을 펼칠 가능성도 엿보였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미국 수출품의 한국 시장 접근(market access)에 관한 몇 가지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교수는 “미국이 겉으로는 자동차와 철강 무역을 비판했지만 실제로는 예기치 않게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포함하려 했던 공기업 보호 규제 무력화, 지식재산권 확대 등을 요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서한은 미국이 한국의 안보를 지지하는 대가로 내민 ‘청구서’라는 평가도 있다. 지난달 30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한반도 평화통일 환경 조성과 관련한 한국의 주도적 역할 지지’를 얻었으니 통상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비용에서 한국의 부담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USTR가 서한에서 ‘재협상(renegotiation)’이라는 강한 표현을 쓰지 않은 점은 한국 정부와 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 무역업계는 당초 재협상이라는 표현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지만 한국 국회와 업계 반발 등을 고려해 최종 서한에서 이 표현이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그 대신에 “‘개정(amendment)과 수정(modification)을 통한 협정 이행 문제를 검토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미국의 한미 FTA 개정 요구가 재협상과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재협상은 통상법적인 용어가 아니다. 통상 재협상은 협정 발효 전 한쪽이 불만을 품어 다시 협상을 벌이거나, 협정 발효 후 기존 협상을 뒤엎고 새로 협상하는 것”이라며 “미국 역시 공식서한에서 개정이라고 명시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재협상이든 개정이든 미국의 표현에 집착하는 건 오히려 제 무덤 파는 격이라고 말한다. 한국이 용어에 얽매일수록 미국은 말을 바꿔가며 한국을 쥐락펴락할 수 있다. 표현이 어떠하든 미국이 한미 FTA를 자국 이익에 맞게 바꾸고 통상 압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는 명확해졌다.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상황이 이렇게 됐으니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추이를 지켜보며 서비스업 교역 조건을 개선하는 등 한미 FTA를 우리에게 더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바꾸도록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 ① 개정(amendment) :: 한미 FTA 협정문에 규정된 용어. 미국 내에서 ‘무역촉진권한법(TPA)’에 따라 관련 절차를 밟아 조문을 손보는 것을 말한다. :: ② 수정(modification) :: 한미 FTA 협정문에 규정된 용어로, 행정부의 권한으로 조문을 손보는 것을 의미한다. :: ③ 재협상(renegotiation)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FTA 개정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사용한 단어. 한미 FTA 협정문에는 이에 대한 규정이 없다. :: ④ 후속 협상(follow-up negotiations) ::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개최를 요구한 ‘공동위원회’에서 개정 또는 수정을 합의한 뒤 이를 공식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벌이는 협상이다.:: ⑤ 공동위원회(committee) ::FTA 관련 논의를 하기 위한 회의체를 말한다. 연 1회 개최하되 필요시 특별세션(Special session) 형태로 열리기도 한다. 한 나라가 요청하면 상대방 국가는 반드시 응해야 한다. 조은아 achim@donga.com·문병기 기자·뉴욕=박용 특파원 }
영국 정부가 추진 중인 21조 원 규모의 원자력발전소 건설 사업에 한국형 차세대 원전 모델(APR-1400)이 채택됐다. 향후 영국 의회 승인 등 내부 절차가 마무리돼 사업이 확정되면 2009년 수주한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한국의 두 번째 원전 수출이 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최근 북서부 무어사이드 원전 건설 프로젝트를 맡고 있는 ‘뉴젠’ 컨소시엄에 한국형 원전 모델을 채택해도 된다는 통보를 전달했다. 뉴젠 측은 최근 이런 사실을 한국전력공사 측에 알렸다. 정부 당국자는 “한국을 자국 원전 건설의 대안으로 인정했다고 보면 된다”며 “한국형 원자로를 채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한전은 올 초부터 뉴젠 컨소시엄의 지분 60%를 보유한 대주주인 일본 도시바와 지분 매수 협상을 벌여왔다. 뉴젠은 무어사이드에 원전 3기를 짓기 위해 도시바와 프랑스 전력회사 엔지가 6 대 4로 합작해 만든 컨소시엄이다. 한전은 도시바의 뉴젠 60% 지분 인수에 적극 관심을 보이면서 지분 인수의 조건으로 한국형 원전을 건설하자고 제안했다. 당초 예정했던 미국 웨스팅하우스(도시바 자회사)의 모델을 한국산으로 대체하겠다는 것이었다. 영국은 한전의 뉴젠 지분 인수는 받아들일 수 있어도 한국형 원전으로 대체하는 것은 어렵다며 난색을 표시해 왔다. 하지만 UAE 수출을 계기로 국제적 경쟁력을 인정받고, 한국 내에서 별다른 안전 문제가 없었다는 점을 확인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APR-1400은 한국이 독자 기술로 개발한 원전 모델이다. UAE에 수출된 모델과 동일하다. 최근 건설 중단 논란이 큰 신고리 5, 6호기도 APR-1400이다.이상훈 january@donga.com·조은아 기자}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10일(현지 시간)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포기할 때까지 북한과 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보수 성향 라디오 프로그램 ‘로라 잉그레이엄 쇼’에 출연해 “북한이 핵과 미사일 야심을 영구적으로 버릴 때까지 미국은 북한에 대한 경제·외교적 고립을 계속해서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라면 미국 대통령은 누구와도 만나야 마땅하지만 북한만은 예외”라고 선을 그었다. 미 국방부 산하 미사일방어청(MDA)은 북한이 발사한 것으로 가정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에 대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요격시험에 성공했다고 11일 발표했다. 미국이 사드로 IRBM 요격시험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MDA는 성명을 통해 미 공군이 북한 미사일 공격을 가정해 하와이 북부에서 태평양 상공으로 쏘아올린 탄도미사일을 사드로 차단해냈다고 밝혔다. 사드는 알래스카주 코디액에 있는 태평양 우주발사시험장에서 가동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사드의 IRBM 요격 성공을 알리는 폭스뉴스 영상을 트위터에 올렸다. 한기재 record@donga.com·조은아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1주일에 2번이나 복권에 당첨된 10대 소녀가 화제다. 두 복권 당첨금을 합하면 7억 원이 넘는다. 10일(현지 시간) 캘리포니아 복권회사 로터리에 따르면 로사 도밍게스 양(19)은 지난주 애리조나주에서 캘리포니아의 집으로 차를 타고 돌아오다가 운이 따를 듯한 느낌이 들어 패소로블스시의 한 주유소에서 복권을 샀다. 5달러짜리 ‘파워5’ 긁는 복권이었다. 도밍게스 양은 이 복권 당첨으로 55만5555달러(약 6억3888만 원)를 받게 됐다. 도밍게스 양은 복권에 당첨된 얼떨떨함이 가시기도 전에 한 번 더 운을 시험해 보기로 했다. 며칠 뒤 그는 캘리포니아 몬터레이 카운티의 한 주유소를 찾았다. 첫 당첨 때와 마찬가지로 5달러짜리 ‘퍼키 포천’ 긁는 복권을 구입했고 이번에도 10만 달러(약 1억1250만 원)를 품에 안았다. 그는 당첨 사실을 알린 캘리포니아 로터리 사무소에 “너무 떨려서 울고 싶을 지경”이라며 “쇼핑을 가고 새 차를 사고 싶다”고 밝혔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학대당한 미등록(불법 체류) 이주아동은 강제 추방되지 않게 보호하고 임시 체류 자격을 줘야 합니다.” 한국여성변호사회(회장 이은경 변호사)는 10일 ‘미등록 이주아동 학대 근절 및 보호를 위한 심포지엄’을 열고 이렇게 주장했다. 서울 서초구 변호사교육문화관에서 열린 이날 심포지엄에서 미등록 이주아동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관련 법 개정안도 제시했다. 개정안에는 경찰을 비롯한 공무원이 미등록 이주아동 학대 신고를 받으면 아동을 출입국관리소에 통보하지 못하게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상희 여성변호사회 사무차장은 “현재 공무원은 미등록 아동을 발견하면 출입국관리소에 통보할 수 있어 이를 두려워하는 아이들이 피해를 당해도 신고를 못 한다. 공무원들이 아동을 출입국관리소에 알리지 못하도록 출입국관리법 시행령에 명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해 발의되면 지난달 29일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이 발의한 ‘출입국관리법 일부 개정 법률안(미등록 이주아동 구금 금지)’에 이어 ‘그림자 아이들’의 인권 개선을 위한 두 번째 개정 법률안이 된다. 정부도 학대를 숨기는 미등록 이주아동을 적극 찾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양진혁 보건복지부 아동권리과 사무관은 “미등록 이주아동을 지원하는 단체 종사자들에게 ‘학대 피해가 의심되는 아동을 적극 신고해 달라’고 요청하고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미등록 이주아동 수용을 거부하는 아동보호시설에 과태료를 물리는 방안도 추진된다. 현재 아동보호시설들은 불법 체류자 신분인 아동을 보호할 법 근거가 없고 예산도 부족해 입소시키길 꺼려하고 있다. 강인수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사업지원팀장은 “미등록 아동들은 보호시설에 들어와도 학교를 가지 못해 방황할 때가 많다. 이들만을 위한 그룹홈 형태의 특성화 보호시설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부가 손놓고 있는 미등록 아동 실태 파악에 나설 때라는 의견도 많았다. 법무부는 미등록 이주아동 인원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학대 받는 아동은 더욱 음지에 묻히고 있다. 이 사무차장은 “미등록 이주아동에게 고유번호를 부여해 2019년 3월 시행될 사회보장정보시스템에 등록시켜 아동을 제대로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북한이 4일 쏴 올린 ‘화성-14형’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최소 사거리 5500km 이상)로 봐야 하는지를 놓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군은 북한의 ICBM 능력 확보 여부에 대해 한미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면서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다만 최대 사거리(추정치)와 비행고도, 발사속도 등에서 적어도 기존의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화성-12형)을 능가한 정황이 곳곳에서 발견된다.① 정확한 사거리는 얼마인가 화성-14형은 KN-08 이동식 ICBM 또는 화성-12형을 개량한 기종으로 추정된다. 군 산하기관의 한 전문가는 “5월에 발사한 화성-12형보다 비행고도와 비행거리 및 시간 등이 모두 늘어났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IRBM보다 초기 비행속도 및 고도가 높았다”라고 했다. 화성-14형의 최대 사거리를 정확하게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미사일의 구체적 성능이 공개된 바 없고, 발사각도와 추진체 연료량 등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다만 이날 발사 상황을 고려할 때 정상 각도로 쐈다면 8000km 안팎으로 추정된다는 게 군 당국의 비공식 분석이다. 이는 원산에서 쏘면 미국 알래스카(약 5800km)와 하와이(약 7500km)는 물론 시애틀(약 8100km) 근처까지 도달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일각에선 최대 사거리가 1만 km로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 등 미 서부 도시 대부분이 사정권에 포함된다는 주장도 있다. 다만 사거리가 늘었다 해도 진화된 형태의 IRBM이거나 초기 수준의 ICBM에 불과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군 관계자는 “화성-14형은 신형 고출력 액체로켓엔진(백두산 엔진)을 활용한 2단 추진체로 보인다”며 “향후 엔진 출력을 더 높여 재발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북한이 화성-14형이나 이를 개량한 ICBM(최대 사거리 1만2000km)을 쏴 워싱턴과 뉴욕에 대한 핵 타격 능력을 과시할 것이라는 얘기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화성-14형의 발사에 사용한 트럭(이동식발사차량·TEL)이 중국제로 보인다고 보도했다.② 재진입체(RV) 기술 확보했나 ICBM의 최대 관건은 핵탄두가 들어 있는 재진입체(RV) 기술력의 확보 여부다. 탄두 부분이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 다시 들어올 때 섭씨 6000∼7000도의 고열과 충격, 진동의 극복 능력을 입증해야 ICBM 보유국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다면 미 본토에 대한 핵타격 위협이 좀 더 현실화된 것으로 봐야 한다. 화성-14형의 재진입 성공 여부는 확인이 쉽지 않다. 해상에 떨어진 탄두 잔해물을 수거해 정밀 분석을 해야 하는데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떨어진 데다 심해에 가라앉았을 경우 건지기 힘들다. 북한도 이날 ‘성공 발사’라고 발표했을 뿐 재진입 여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은 IRBM급 재진입 기술은 갖고 있지만 ICBM급 기술을 확보하지는 못한 것으로 군은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사례처럼 재진입 기술도 비약적으로 진전됐을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군 당국자는 “늦어도 2, 3년 내 관련 기술을 확보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련 동향을 감시 중”이라고 말했다.③ 핵 소형화 달성했나 군 당국은 화성-14형이 500∼600kg급 핵탄두를 탑재하도록 설계된 것으로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통상 ICBM의 탄두 중량은 500kg 안팎”이라며 “그 이상이 되면 최대 사거리를 내기 힘들다”고 말했다. 북한도 이런 기준을 고려해 핵탄두 소형화 작업을 진행 중일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2006년 이후 5차례의 핵실험을 통해 핵탄두 소형화에 상당 부분 근접한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일각에선 이미 소형화를 달성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20여 년간 핵개발에 올인(다걸기)하면서 축적된 기술력과 핵실험 위력 등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3월 KN-08 이동식 ICBM의 탄두에 들어간 것으로 보이는 구형(球形) 핵탄두 기폭장치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군 소식통은 “북한의 핵 소형화는 기정사실 또는 시간문제”라며 “머지않아 핵 탑재 미사일이 한국과 일본, 미 본토를 겨냥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조은아 기자}

국내 불법체류(미등록) 이주아동은 이르면 내년부터 구금이 금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최근 급증한 이주아동에 대한 구금과 이로 인한 인권 침해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출입국관리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29일 대표 발의할 예정이라고 28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미등록 이주아동(만 18세 미만)은 불법 체류자로 분류되더라도 구금하지 않는다. 본보가 지난달 17일자(A1·8면), 이달 3일자(1·6면) ‘그림자 아이들’ 기획에서 이주아동 구금에 따른 인권 침해의 심각성을 지적한 뒤 국회가 관련 법 개정에 나선 것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불법체류자란 이유로 구금되는 부모 이외에 다른 보호자가 없는 아동은 현행 출입국관리사무소 구금 시설이 아닌 일반 아동복지시설에서 보호를 받는다. 아동이 받는 정신적 충격을 줄이고 안정감을 느끼며 생활하도록 배려하기 위해서다. 구금된 부모가 정기적으로 자녀를 만날 수 있게도 허용한다. 아동이 보호시설에 머무는 기간에는 연령대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과 급식이 제공되고 아플 경우 치료를 받을 수 있다. 현재 출입국관리소에서는 근거 규정 미흡과 예산 부족 때문에 구금 아동에게 충분한 교육 및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보호 기간은 최장 6개월로 엄격히 제한된다. 현행법은 아동이 본국으로 송환될 때까지 구금하도록 허용해 ‘장기 구금’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아동은 정신적, 신체적으로 성인에 비해 불완전하기 때문에 구금될 경우 우울증과 자살 충동을 일으키기 쉽고 성장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 실제 지난해 3월 젖먹이였던 라이베리아계 이주아동 에런(가명·2) 군과 형 에머슨(가명·5) 군이 구금돼 인권을 보호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이들은 구금에서 벗어난 이후에도 불면증에 시달렸다. 이 때문에 국제사회는 미등록 이주아동의 구금을 엄격히 금지한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가 2011년 한국 정부에 이주아동을 구금하지 말라고 권고한 데 이어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도 2015년 비슷한 권고를 한 바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관련법의 미비로 미등록 이주아동이 구금되는 사례가 최근 급증하고 있다. 법무부가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출입국관리소가 불법 체류자 보호시설에 구금한 미성년자는 2012년 56명에서 지난해 197명으로 3.5배로 늘었다. 이는 성인을 포함한 전체 구금 인원이 같은 기간 2만49명에서 1.5배인 2만9926명으로 늘어난 것에 비해 증가세가 가파르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반(反)정부 시위가 수개월째 계속되는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27일 경찰관이 헬리콥터 한 대를 훔쳐 대법원과 정부를 공격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반정부 시위를 쿠데타나 내전으로 격화시키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이날 “대법원 상공에 경찰 헬리콥터 한 대가 나타나 사격을 하고 수류탄 2발을 떨어뜨렸지만 불발됐다”고 발표했다. 15차례쯤 총성이 울렸고 수류탄 4발이 대통령궁 인근인 내무부와 법무부에도 떨어졌다. 마두로 대통령은 전군에 방어 체제를 명령했다. 에르네스토 비예가스 정보장관은 이날 사건에 대해 “조종사가 탈취한 헬기로 공화국에 봉기한 테러”라고 비난했다. 이 사건 직후 온라인에는 경찰 특수 요원 오스카르 페레스가 무장 경찰과 함께 등장한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서 그는 “범죄를 저지른 정부로부터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해 공격을 감행했다”며 마두로 대통령 퇴진을 요구했다. 주요 외신은 이번 사태가 쿠데타나 반군세력을 봉기시키는 도화선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CNN은 “현지 언론에 따르면 헬기 공격이 2시간가량 지속됐는데 정부에 대항해 범죄를 저지른 경찰 헬기가 어떻게 격추되지도 않은 채 베네수엘라 수도 상공을 비행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보도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북한에 장기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돌아온)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사망했는데 통일부나 국가인권위원회는 왜 한마디도 안 합니까?” 송상현 전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장(76·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회장)은 22일 서울 마포구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사무실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 국민들이 분노하는 웜비어 사망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대응을 못내 아쉬워했다. 그는 “한국인 (선교사) 3명이 북한에 억류돼 있는데 수용소에 있는지, 초대소(귀빈을 접대하는 숙박시설)에 있는지, 웜비어같이 되진 않았는지 장관급에서 물었어야 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국인 송환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21일 통일부 발표도 마지못해 내놓은 것으로 봤다. 송 회장은 ICC 초대 재판관에 이어 소장까지 맡으며 국제사법계를 10년 넘게 이끈 원로다. 북한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해 설립된 민간 전문가조직 ‘북한인권 현인그룹’ 멤버로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날 송 회장은 10년 넘게 국제무대에서 체험한 경험을 토대로 문재인 정부에 대해 애정 어린 쓴소리를 했다. 송 회장은 “문재인 정부는 인권을 중시하는 정부라고 생각하는데 대통령 주변 사람들은 북한 인권 이야기만 나오면 입을 꼭 다문다”며 북한 인권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가 ‘제2의 웜비어’를 막기 위한 방법을 묻자 그는 새로운 대안을 소개했다. “국제사회에서 김정은을 ICC에 회부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해 실현되기 어려워요. 북한에 책임을 추궁하기 위한 특별한 조직을 세워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3월 국회를 통과한 북한인권법의 허점도 언급했다. 송 회장은 “북한인권법 주관 부처가 인권의 ‘ㅇ’도 모를 통일부인 점이 이상하다. 외교부나 인권위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통일부의 관련 기록이 법무부에 이관되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북한인권법에 괜한 외압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송 회장은 최근 본보가 보도한 미등록(불법 체류) 이주아동 인권 문제를 외면하는 법무부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주아동 인권이 개선되지 않는 이유는 이 문제를 개선해봤자 법무부에선 칭찬하는 사람이 없어서다. 다들 승진하기 좋은 다른 문제만 생각하고 가만히 있어야 목이 날아가지 않는다고 생각하니 나아질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권 같은 인류 보편적 가치가 논의되는 다자외교에 힘써야 한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다자외교는 눈에 띄는 성과는 금방 나지 않겠지만 한국은 ‘수출로 다른 나라 돈만 빼 먹는 나라’가 아니라 ‘국제사회의 책임을 다하는 나라’라는 긍정적인 인식을 줍니다. 이게 바로 국격이 됩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중국의 첫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함이 다음 달 1일 홍콩 주권 반환 20주년을 기념해 홍콩으로 향하는 길에 대만 해역에서 훈련을 실시할 것으로 보여 양안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랴오닝함은 남중국해로 향할 수도 있어 미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경계하고 있다. 대만 정부는 랴오닝함이 자국 인근 해역을 통과할지를 감시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7일 보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구축함 지난(濟南)함, 인촨(銀川)함, 호위함 옌타이(煙臺)함, 젠(殲·J)-15 전투기 중대, 헬리콥터 등으로 구성된 랴오닝함 전단은 25일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 모항을 출발해 홍콩으로 남하하는 중이다. 대만 국방부 관계자는 “대만군은 중국 공산당 군의 동태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 규정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대만 타이베이타임스는 전했다. 대만 군은 랴오닝함이 홍콩으로 가는 길에 대만해협(중국과 대만 사이)이나 미야코(宮古)해협(일본 오키나와 섬과 미야코 섬 사이)을 통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랴오닝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하면 대만에 대한 영향이 작지만 미야코해협을 따라 이동하면 사실상 대만 국토를 반 바퀴 돌게 돼 중국이 대만을 향해 ‘무력시위’를 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콜린 코 싱가포르 난양기술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SCMP와의 인터뷰에서 “랴오닝함은 2주간 남중국해 쪽으로 남하하며 훈련할 것이다. 이는 영토 주권을 사수하겠다는 중국의 결의를 세계에 드러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랴오닝함은 올해 1월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깨려는 행보를 보이며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했을 때도 대만해협을 통과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 사망 이후 갈수록 한미 간 난기류가 강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CBS,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 인터뷰를 통해 연내 평양 방문 의사를 밝혔지만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의 대화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낮다며 우회적으로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20일(현지 시간) 정례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을 만날 의사가 여전히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분명히 (상대방을 향해 서로) 더 멀리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무부가 북한 여행에 대한 추가 경보를 발령할 것”이라며 미국인의 북한 여행 금지 가능성도 시사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웜비어 씨 사망을 계기로 중국을 통한 대북 제재 드라이브를 강화할 의지도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북한 문제와 관련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의 노력을 매우 고맙게 생각하지만 그런 노력은 (북핵 문제를 푸는 데) 제대로 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시 주석이 북핵 문제 해결에 협조하고 있다”고 평가해온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앞으로 관여보다는 강한 대북 압박을 가하겠다는 시그널로 읽힌다”고 해석했다. 이에 대해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한반도 평화 실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고 중요하고 건설적인 역할을 했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안을 엄격히 이행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북한을 향해 “잔인한 정권”이라고 한 데 이어 이날 “북한 정권의 잔혹성을 비판한다”며 날을 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오토에게 일어난 일은 (미국으로선) 완전히 치욕스러운 일로 절대,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한 뒤 “다시 한 번 북한 정권의 잔혹성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상원 외교위원회도 22일 웜비어 씨 사망과 관련해 긴급 비공개 청문회를 열어 웜비어 씨 석방을 실무 지휘했던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기로 했다. 이번 사건으로 미국인의 대북 인식은 역대 최악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4월 CNN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북한이 미국의 위협’이란 응답(86%)은 ‘북한은 전혀 미국의 위협이 되지 못한다’는 응답(13%)의 6.6배였다. 한편 CNN은 미국 첩보위성이 최근 북한 함경북도 풍계리 지하 핵실험장에서 새로운 활동을 포착했다고 복수의 미국 관료 말을 인용해 20일 보도했다. 미 관료들은 북한이 풍계리에서 언제든 6차 핵실험에 나설 준비를 이미 마쳤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6차 핵실험이 임박했는지는 확실히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CNN은 21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중 외교안보대화에 맞춰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워싱턴=이승헌 ddr@donga.com / 뉴욕=부형권 특파원 / 조은아 기자}

영화 ‘나의 왼발’ ‘데어 윌 비 블러드’ ‘링컨’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3번이나 받은 영국 출신 배우 대니얼 데이루이스(사진)가 60세로 돌연 영화계에서 은퇴했다고 미 연예 매체 배니티페어가 2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3번이나 받은 배우는 데이루이스가 유일하다. 데이루이스의 대변인 레슬리 다트 씨는 이날 “데이루이스는 더 이상 배우로 일하지 않는다. 이는 개인적인 결정이며 앞으로 그의 은퇴 이유를 언급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올해 12월 미국에서 개봉할 ‘팬텀 스레드’가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될 예정이다. 현지 언론은 그가 앞으로 영화 홍보 분야 등에서 일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전망 좋은 방’ ‘라스트 모히칸’ ‘순수의 시대’ ‘아버지의 이름으로’ 등이 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지난주 리비아 해안에서 이주민들이 탄 고무보트가 침몰해 최소 126명이 사망한 사실이 ‘세계 난민의 날’인 20일 전 세계에 알려졌다. 내전 중인 리비아를 떠나 유럽으로 탈출하려던 난민들은 밀입국 브로커가 보트 엔진을 훔쳐 달아나는 바람에 배와 함께 바닷속으로 사라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국제이주기구(IOM)는 19일(현지 시간) 나흘 전 리비아에서 약 130명을 태우고 유럽으로 향하던 고무보트가 엔진 작동 중단으로 갑자기 바닷속으로 가라앉아 최소 12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밀수업자들이 제공한 이 보트의 탑승객들은 대부분 수단 국적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나가던 리비아 어선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 수단 국적 2명과 나이지리아 국적 2명은 다른 난민선으로 옮겨 대기하다 19일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북부 팔레르모 항구에 도착했다. 이들은 이탈리아 당국에 “선원이 보트의 엔진을 분리한 뒤 다른 보트를 타고 달아났다”며 “엔진이 없어지자마자 우리 보트엔 갑자기 물이 차올랐고 배가 침몰했다”고 진술했다. 아랍권 방송 알자지라에 따르면 리비아 범죄 집단들은 리비아에서 이탈리아로 향하는 난민 보트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보트를 낚아채 엔진 등 주요 부품을 훔쳐 팔아넘기기 위해서다. IOM에 따르면 올해 들어 6월 중순까지 지중해를 건너 유럽에 도착한 난민은 7만7004명이었다. 같은 기간 유럽으로 오는 도중 사망한 이주민은 1828명이었다. 하루에 10명의 이주민이 유럽으로 건너오다 목숨을 잃고 있는 셈이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