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미국 실리콘밸리의 거물 창업자 집단인 ‘페이팔 마피아’의 대부로 불리는 피터 틸 팔란티어 공동 창업자가 최근 엔비디아 지분을 전량 매도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에 이어 틸이 엔비디아 지분을 모두 처분하자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악화됐다. 17일(현지 시간) 틸의 헤지펀드 틸 매크로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13F’ 보고서에 따르면 틸은 3분기(7∼9월) 엔비디아 주식 전부(53만7742주)와 테슬라 주식의 76%(20만7613주)를 매각했다. 또 AI 데이터센터 관련주로 묶이는 전력발전기업 비스트라의 지분도 전량(20만8747주) 팔았다. 벤처 투자자인 틸은 핀테크 기업 페이팔과 인공지능(AI) 기업 팔란티어를 창업했고 페이스북(현 메타), 방산기업 안두릴, 소셜미디어 링크트인 등의 초기 투자자다. 틸이 엔비디아 지분을 모두 내놨다는 소식에 엔비디아 주가는 17일(현지 시간) 1.88% 하락했고 장외시장에서도 약세를 이어 갔다. 다만 틸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에 새롭게 투자하는 등 빅테크 투자를 완전히 정리하지는 않았다. 손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그룹은 지난달 엔비디아 주식 3200만 주를 58억3000만 달러(약 8조5500억 원)에 팔았다. 소프트뱅크는 매각대금으로 챗GPT를 운영하는 오픈AI에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다. 소프트뱅크는 2017년 엔비디아에 40억 달러가량 투자했다가 2019년 전량 매도했다. 이후 2020년부터 다시 투자를 시작해 지분을 늘려 오다가 지난달 모두 정리했다. 앞서 헤지펀드 매니저 마이클 버리가 엔비디아와 팔란티어의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풋 옵션(정해진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을 매수한 사실도 AI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버리는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견해 큰 수익을 냈고, 영화 ‘빅 쇼트’의 모델이기도 하다. 버리는 지난달 소셜미디어에 “가끔은 거품이 생기기도 하고,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유일한 승리의 방법이기도 하다”라고 쓰며 AI 버블을 본격 경고하기 시작했다. 이달 11일에는 메타, 구글, 오러클 등 빅테크 기업들이 그래픽처리장치(GPU)의 감가상각 기간을 인위적으로 늘려 영업이익을 부풀렸다고 주장했다. 실제 주요 빅테크는 2020년 3∼5년이던 서버용 GPU의 감가상각 기간을 올해 5∼6년으로 늘렸다. 버리는 이를 통해 2026∼2028년 1760억 달러 규모의 감가상각을 인위적으로 줄였다고 주장했다. 버리는 이달 25일 추가 자료 공개를 예고하고 헤지펀드를 청산하며 “주가가 펀더멘털(기초체력)을 벗어났다”고 경고하기도 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미 실리콘밸리의 거물 창업자 집단인 ‘페이팔 마피아’의 대부로 불리는 피터 틸 팔란티어 공동 창업자가 최근 엔비디아 지분을 전량 매도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에 이어 틸이 엔비디아 지분을 모두 처분하자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악화됐다.17일(현지 시간) 피터 틸의 헤지펀드 틸 매크로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13F’ 보고서에 따르면 틸은 3분기(7~9월) 엔비디아 주식 전부(53만7742주)와 테슬라 주식의 76%(20만7613주)를 매각했다. 또 AI 데이터센터 관련주로 묶이는 전력발전기업 비스트라의 지분도 전량(20만8747주) 팔았다.벤처 투자자인 피터 틸은 핀테크 기업 페이팔과 인공지능(AI) 기업 팔란티어를 창업했고, 페이스북(현 메타), 방산기업 안두릴, 소셜미디어 링크드인 등의 초기 투자자다. 틸이 엔비디아 지분을 모두 내놨다는 소식에 엔비디아 주가는 17일(현지 시간) 1.88% 하락했고 장외시장에서도 약세를 이어갔다. 다만 틸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에 새롭게 투자하는 등 빅테크 투자를 완전히 정리하지는 않았다.손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그룹은 지난달 엔비디아 주식 3200만 주를 58억3000만 달러(약 8조5500억 원)에 팔았다. 소프트뱅크는 매각대금으로 챗GPT를 운영하는 오픈AI에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다. 소프트뱅크는 2017년 엔비디아에 40억 달러가량 투자했다가 2019년 전량 매도했다. 이후 2020년부터 다시 투자를 시작해 지분을 늘려오다가 지난달 모두 정리했다.앞서 헤지펀드 매니저 마이클 버리가 엔비디아와 팔란티어의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풋 옵션(정해진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을 매수한 사실도 AI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버리는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견해 큰 수익을 냈고, 영화 ‘빅 쇼트’의 모델이기도 하다.버리는 지난달 소셜미디어에 “가끔은 거품이 생기기도 하고,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유일한 승리의 방법이기도 하다”고 쓰며 AI 버블을 본격 경고하기 시작했다. 이달 11일에는 메타, 구글, 오라클 등 빅테크 기업들이 그래픽처리장치(GPU)의 감가상각 기간을 인위적으로 늘려 영업이익을 부풀렸다고 주장했다. 실제 주요 빅테크는 2020년 3~5년이던 서버용 GPU의 감가상각 기간을 올해 5~6년으로 늘렸다. 버리는 이를 통해 2026~2028년 1760억 달러 규모의 감가상각을 인위적으로 줄였다고 주장했다. 버리는 이달 25일 추가 자료 공개를 예고하고 헤지펀드를 청산하며 “주가가 펀더멘털(기초체력)을 벗어났다”고 경고하기도 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충남 예산의 중소 자동차부품기업 A사는 최근 환율 탓에 장비 도입을 망설이고 있다. 원-유로 환율이 올라 자동차부품을 정교하게 자르는 독일산 기기의 가격도 비싸졌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원-유로 환율이 1600원대일 때 17억 원에 장비를 샀지만 이제는 1000만 원 이상 더 줘야 한다. A사의 재무 담당자 김모 씨는 “한국에서 구할 수 없는 장비라 독일에서 들여와야 하는데 환율이 올라 난감하다”고 털어놨다. 고환율이 뉴노멀이 되면서 한국 경제에 부담을 키우고 있다. 원 달러 환율뿐 아니라 원-유로도 1700원을 뚫어 연초 대비 200원 가까이 올랐다. 원재료와 중간재를 수입해야 하는 기업들은 비용 부담을 호소한다. 환율 변동성이 커지며 연말을 앞두고 내년도 사업계획을 짜는 기업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원재료-중간재 가격 상승에 한국 경제 부담팬데믹과 미중 갈등 등 글로벌 무역질서가 새로 짜이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은 고공행진해 왔다. 연평균 환율은 2021년 1144.61원에서 매년 올라 올해는 이달 17일까지 평균 환율이 1415.48원으로 치솟았다.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1395원)을 비롯해 역대 최고치다. 통상 원-달러 환율 상승은 수출 기업에 호재로 통한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니 수출 가격이 낮게 표시돼 가격 경쟁력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고환율이 호재란 말은 옛말’이 돼 버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자재와 중간재 값이 워낙 올라 기업들의 지출 압박이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수출 대기업 관계자는 “고환율이 수출에 호재라는 것은 1200∼1300원 사이를 오갈 때나 나온 얘기”라며 “지정학적 갈등으로 원자재값이 이미 오른 상황에서 1400원대 환율은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년 10월과 2025년 10월 비교) 수입물가 중 기업들이 많이 수입하는 원재료와 중간재 수입물가가 유독 많이 뛰었다. 구리를 가공한 동정련품은 전자, 건설, 자동차, 조선 등 한국의 주요 제조업에서 활용되는 중간재다. 원화 기준 동정련품의 수입물가는 101.5% 오르며 5년 새 두 배가 됐다. 글로벌 구리값이 오르며 달러 기준 동정련품 수입물가도 62% 오르긴 했지만 고환율 때문에 원화 기준 물가 상승폭이 훨씬 컸다. 대기업들도 환율의 급격한 상승은 부담이다. LG화학이 최근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다른 모든 변수가 일정하다고 가정했을 때 원-달러 환율이 10% 상승하면 당기 순이익이 9374억 원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LG화학은 BP, 미쓰비시 등으로부터 나프타, 이염화에틸렌(EDC) 등의 원재료를 수입해 에틸렌, 프로필렌 등을 생산한다. 기아도 다른 변수가 달라지지 않을 때 원-달러 환율이 10% 상승하면 3분기 법인세 비용 차감 전 순이익이 1147억 원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아는 철광석, 알루미늄, 구리 등 핵심 원재료 결제에 달러를 쓴다.● 환율 변동성 심화에 경영 계획 시계제로중소기업의 부담이 더욱 크다. 금융상품으로 환위험을 헤지(위험 분산)하거나 환율 전망치가 오를 때 인력·비용을 투입해 대응하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2월 발표한 ‘고환율 관련 중소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 중소기업의 51.4%가 환율 급등으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고환율로 이익이 발생한 중소기업은 13.3%에 불과했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중소기업 환율 리스크 분석 연구’에 따르면 국내 제조 중소기업의 매출영업이익률이 약 4∼5%인 점을 감안할 때 환차손익이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최대 25% 수준이었다. 환율 변동 폭도 커져 내년도 경영계획을 세우는 기업들은 혼란스럽다는 분위기다. 미국 등에서 원재료의 70% 이상을 수입하는 한 중소 과자 제조사 관계자는 “경영 계획을 세울 때까진 1430원 수준의 원-달러 환율을 전망했는데, 실제 결제 시점이 되니 1500원에 육박했다”며 “내년 경영계획을 세울 때 환율 수준을 어느 정도로 전망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글로벌 기관 투자가들은 연말 환율을 기준으로 이듬해 지역별 투자 배분에 나선다”며 “환율 변동성이 커지며 한국 투자 매력도가 떨어질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이호 기자 number2@donga.com김다연 기자 damong@donga.com}

원-달러 환율이 5년째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수입물가를 빠르게 끌어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재료와 중간재 가격이 많이 뛰어 수입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경영이 어려워지고, 과일, 닭·돼지고기 등 장바구니 물가가 올라 서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고환율 리스크’가 실물경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원화 기준 수입물가지수는 138.17로, 2020년 10월(96.2)보다 43.6% 상승했다. 수입물가지수는 2020년을 기준(100)으로 삼아 물가의 변동을 보여주는 지표다. 특히 석탄, 원유 및 천연가스, 광산품 등 원재료가 80.4%나 올랐다. 원재료 상승 폭은 최종재(18.4%)의 4배가 넘었다. 컴퓨터 및 주변기기, 비철금속 같은 중간재도 39.5% 올랐다. 한국의 수입 중 80% 이상이 달러로 결제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의 상승은 수입물가를 끌어올린다. 원재료 값이 5년 새 80% 이상 오르자 산업계는 ‘고환율 리스크’가 직격탄이 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 제조업은 원재료를 수입해 가공한 뒤 수출해 이익을 남기는 방식인데, 고환율로 인한 원자재 값 부담이 수출 가격 하락에 따른 경쟁력 강화 효과를 뛰어넘었다는 것이다. 스테인리스 제조 및 임가공 기업인 제일금속 함경배 대표(63)는 “스테인리스 가격이 지속해서 올라 지난해 대비 매출이 30% 정도 하락했다”고 우려했다. 오르는 수입물가는 소비자물가 상승으로도 이어진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분석에 따르면 환율이 1%포인트 상승하면 소비자물가는 0.04%포인트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환율 급등이 앞으로 수입물가에 반영돼 1∼3개월 뒤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주면 소비자들이 물가 상승을 더 강하게 체감할 것으로 보인다.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증대로 환율 변동성도 커진 상태다.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됐지만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원 오른 1458원으로 장을 마쳤다. 장중 1460.7원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외국인투자가들이 코스피에서 순매수에 나서며 그나마 상승 폭을 줄였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고환율로 인한 물가 부담을 피하기 쉽지 않은 만큼 정부 가 물가 관리에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성장률을 끌어올려 물가 상승의 영향을 상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1450원이 넘는 원 달러 ‘고환율’이 뉴노멀이 되면서 수입물가를 빠르게 끌어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재료와 중간재 가격도 뛰어 수입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경영이 어려워지고, 과일, 닭·돼지고기 등 장바구니 물가가 올라 서민들의 부담이 커지는 것이다. ‘고환율 리스크’가 실물경제 악화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원화 기준 수입물가지수는 138.17로, 2020년 10월(96.2)보다 43.6% 상승했다. 수입물가지수는 2020년을 기준(100)으로 삼아 물가의 변동을 보여주는 지표다. 특히 석탄, 원유 및 천연가스, 광산품 등 원재료가 80.4%나 올랐다. 원재료 상승폭은 최종재(18.4%)의 4배가 넘었다. 컴퓨터 및 주변기기, 비철금속 같은 중간재도 39.5% 올랐다. 한국의 수입 중 80% 이상이 달러로 결제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의 상승은 수입물가를 끌어올린다.원재료 값이 5년새 80% 이상 오르자 산업계는 ‘고환율 리스크’가 직격탄이 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 제조업은 원재료를 수입해 가공한뒤 수출해 이익을 남기는 방식인데, 고환율로 인한 원자재값 부담이 수출가격 하락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뛰어넘었다는 것이다. 스테인리스 제조 및 임가공 기업인 함경배(63) 제일금속 대표는 “스테인리스 가격이 지속해서 올라 지난해 대비 매출이 30% 정도 하락했다”고 말했다고 우려했다. 오르는 수입물가는 소비자물가 상승으로도 이어진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분석에 따르면 환율이 1% 포인트 상승할 경우 소비자물가는 0.04% 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환율 급등이 앞으로 수입물가에 반영돼 2~4개월 뒤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주면 소비자물가 상승 체감이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증대로 환율 변동성도 커진 상태다.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됐지만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원 오른 1458원으로 장을 마쳤다. 장중 1460.7원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에서 순매수에 나서며 그나마 상승 폭을 줄였다.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고환율로 인한 물가 부담을 피하기 쉽지 않은 만큼 정부 차원에서 물가 관리에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성장률을 끌어 올려 물가상승의 영향을 상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세계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이 결국 구글을 선택했다. ‘구글을 파악할 기회가 있었지만 놓쳤다’고 아쉬워했던 버핏은 은퇴를 예고한 뒤 알파벳(구글 모회사) 주식 1784만 주를 사들였다. 구글이 버핏의 사실상 마지막 투자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공지능(AI) 고평가 논란 등으로 글로벌 증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투자 대가들은 각기 다른 이유로 테크기업의 비중을 늘리거나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16일(현지 시간) 버크셔해서웨이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13F’ 보고서에 따르면 버크셔해서웨이는 3분기(7∼9월) 중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주식 1784만6142주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버크셔해서웨이가 알파벳 주식을 매수한 것은 처음인데, 알파벳은 이번 매수로 단숨에 포트폴리오 비중 10위에 올랐다. 버핏의 구글 투자에 대해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버핏은 늘 ‘능력 범위 안에서 투자해야 한다’며 자신이 잘 이해하지 못하는 기술주 투자를 꺼려 왔다. 실제로 IBM에 투자했을 땐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대표적인 투자 성공 사례인 애플에 대해선 ‘소비재 회사에 가깝다’고 평하기도 했다. 특히 버크셔해서웨이는 현재 현금 비중을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린 상황이다. 버핏은 2017년 주주총회에서 “초창기 구글의 고객이었기 때문에 구글을 파악할 기회가 있었는데 놓쳤다”고 말하기도 했다. 버핏의 파트너였던 고 찰리 멍거 부회장은 “우리가 기술주 분야에서 저지른 최악의 실수가 바로 구글을 알아보지 못한 것”이라고 후회하기도 했다.알파벳을 새롭게 매수한 버핏과 달리 일부 투자 대가들은 기술주 비중을 줄였다. ‘영국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는 테리 스미스는 포트폴리오 비중 1, 2위였던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 비중을 각각 56%, 48% 줄였다. 그 대신 회계 소프트웨어 기업 인튜이트, 반려동물 의약품 기업 조에티스 등의 비중을 늘렸다.‘보스턴의 현인’으로 불리는 세스 클라먼의 바우포스트그룹도 알파벳 비중을 30% 줄이고 버거킹, 파파이스 등 패스트푸드 브랜드를 소유한 ‘레스토랑 브랜즈 인터내셔널’의 비중을 늘렸다. 다만 스미스와 클라먼 모두 여전히 빅테크를 포트폴리오 비중 상위 명단에 유지했다. 조지 소로스와 함께 영국 파운드화를 공격해 큰 수익을 낸 스탠리 드러켄밀러의 ‘듀캐인 패밀리 오피스’는 마이크로소프트, 브로드컴 등 기술기업을 전부 매도하고 헬스케어, 금융, 소비재 등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구성을 바꿨다. 추가 매수한 쿠팡은 6번째로 비중이 컸다. 서학개미들에게 ‘돈나무 언니’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공격적인 기술주 투자자 캐시 우드(아크 인베스트먼트)는 테슬라의 비중을 9.5%까지 늘렸다. 가상자산 이더리움을 보관하는 사업을 하는 ‘비트마인’, 스테이블 코인 발행 기업 ‘서클’ 등의 비중은 늘렸지만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와 로빈후드의 비중은 각각 9%, 36%씩 줄였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한미 관세 협상의 세부 작업이 막바지였던 11월 초 보름 동안 원-달러 환율이 다른 주요국 통화들에 비해 유독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연평균 환율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평균 환율(1394.97원)을 넘어서 사상 처음 1415원대에 올라섰다. 미국 주식을 사들이는 ‘서학개미’들과 미국에 투자하는 기업들이 늘어 원화 대신 달러화를 찾는 수요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옅어지며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인 달러를 더 사들이고 있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14일 원-달러 환율의 야간 거래 종가(15일 오전 2시 기준)는 1453.10원으로, 지난달 31일 1433.00원에 비해 1.4% 뛰었다. 같은 기간 미 뉴욕시장에서 거래된 일본 엔화, 중국 위안화,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등 주요 8개 통화의 환율보다 더 상승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들어 14일(오후 3시 반)까지 평균 원-달러 환율은 1415.28원으로, 1998년 연평균 환율을 넘어 역대 처음으로 1415원을 뛰어넘었다. 서학개미들과 한국 기업들이 미국 투자를 위해 원화를 달러화로 대거 바꾸며 원-달러 환율이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투자가들은 이달 들어 코스피에서만 9조 원 넘게 순매도했고, 같은 기간 서학개미들은 미국 주식을 36억3376만 달러(약 5조2889억 원) 순매수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가 늦어지며 불확실성이 커지자 비교적 위험자산인 한국의 주식과 채권을 팔고 안전자산인 달러화를 사두려는 투자자들이 늘었다. 시장에서도 환율 전망치를 올리고 있다. KB증권은 올해 4분기(10∼12월) 원-달러 환율을 1420원으로 전망하면서도 외국인들이 국채를 계속 팔 경우 150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외국인 9조 팔고, 서학개미 5조 美투자… 달러 수요 늘어 환율 상승[뉴노멀이 된 고환율]환율 6거래일 연속 1450원 웃돌아… ‘달러 공급처’ 기업은 환전 미뤄 “1500원 갈수도” 물가 상승 우려… 국민연금 환헤지 등 안정방안 거론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기준 종가가 7일부터 6거래일 연속 1450원을 웃돌고 있다. 탄핵 정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발표가 이어진 3∼4월 이후 다시 고환율의 일상화가 재연됐다. 당시에는 달러화가 강세였지만 현재는 ‘약달러’ 상황이라 원화의 약세가 더 특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서학 개미 이달 2주간 사들인 美주식, 전달의 절반 넘어달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수급에 균열이 생겼다. 1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3∼14일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 36억3376만 달러(약 5조2889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서학 개미들의 이달 미국 주식 매수 추세는 지난달보다도 빠르다. 지난달 서학 개미는 미국 주식을 68억5499만 달러 순매수했는데, 이달 들어 2주간 이미 전달 순매수 규모의 절반을 넘어섰다.서학 개미들은 미국 주식이 급락할 때마다 저가 매수에 나섰다. 빅테크 기업 메타가 지난달 30일 실적 발표 후 주가가 급락하자 서학 개미들은 하락세인 메타 주식을 5억5988만 달러나 사들였고, 메타 주가의 움직임을 두 배로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2억7079만 달러나 사들였다.미국 주식 투자를 위한 달러 환전은 느는데, 국내 달러 공급은 더뎌 원-달러 환율이 더 오르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달러 수요가 늘고 있어 미국에 투자를 늘려야 하는 기업들이 달러를 원화로 환전할 유인이 줄었다”며 “외국 시장에서 벌어온 달러가 시중에 공급되지 않고, ‘경상수지 흑자가 곧 원화 강세’였던 과거 공식도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물가, 금리, 증시 모두 불확실글로벌 경기 상황이 불확실해지며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가 는 점도 환율 상승의 요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 인사들이 잇따라 관세 정책으로 인한 물가 상승 우려를 내놓으며 다음 달 금리 인하 가능성이 상당히 낮아졌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된 상태로 39개월이나 이어지는 상황에서 외화가 유인될 요인이 더 줄어든 셈이다. 외국인 투자가들은 이달 들어 국채 3조5937억 원 규모를 팔아치웠다.또 AI 관련 주식 고평가 논란으로 글로벌 증시가 흔들릴 때마다 외국인 투자가들은 급격하게 오른 국내 반도체 주식을 팔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외국인 투자가들은 이달 들어 코스피에서 9조1279억 원을 순매도했는데, 이 중 85%가 SK하이닉스(5조7515억 원), 삼성전자(2조375억 원)였다.고령화로 향후 한국의 장기 저성장이 우려되는 구조적 문제도 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일본처럼 기업은 성장하면서 가계가 빈곤해지면 증시는 성장하는데 원화의 약세가 장기화되는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 1500원까지 오를 수도”원-달러 환율이 계속 오르면 수입 물가가 상승해 국내 소비자들과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류진이 KB증권 연구원은 “높아진 환율은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기업과 산업에 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외국 자본이 국내 증시를 외면하고 한국 투자를 꺼리면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 성장도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과 미국 경제의 기초체력 격차가 벌어졌다는 (투자자들의) 판단이 환율에 나타난 것”이라며 “기업들의 대미 투자가 계속 는다면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관측했다.뛰는 환율을 잡을 해결사로 국민연금의 환 헤지가 거론됐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국민연금과 수출업체 등 주요 수급 주체들과 긴밀히 논의해 환율 안정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는데, 시장에서는 이를 국민연금의 환 헤지를 통한 시장 개입으로 받아들였다. 다만 국민연금을 동원해 외환시장 안정에 나서면 장기적인 수익률은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기준 종가가 7일부터 6거래일 연속 1450원을 웃돌고 있다. 탄핵정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발표가 이어진 3~4월 이후 다시 고환율의 일상화가 재현됐다. 당시에는 달러화가 강세였지만 현재는 ‘약달러’ 상황이라 원화의 약세가 더 특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서학 개미 이달 2주간 사들인 美주식, 전달의 절반 넘어달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수급에 균열이 생겼다. 1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3~14일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 36억3376만 달러(약 5조2889억 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서학 개미들의 이달 미국 주식 매수 추세는 지난달보다도 빠르다. 지난달 서학 개미는 미국 주식을 68억5499억 원 순매수했는데, 이달 들어 2주간 이미 전달 순매수 규모의 절반을 넘어섰다.서학 개미들은 미국 주식이 급락할 때마다 저가매수에 나섰다. 빅테크 기업 메타가 지난달 30일 실적 발표 후 주가가 급락하자 서학 개미들은 하락세인 메타 주식을 5억5988만 달러나 사들였고, 메타 주가 움직임을 두 배로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2억7079만 달러나 사들였다.미국 주식 투자를 위한 달러 환전은 느는데 국내에 달러 공급은 더뎌 원-달러 환율이 더 오른다. 익명을 요청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달러 수요가 늘고 있어 미국에 투자를 늘려야 하는 기업들이 달러를 원화로 환전할 유인이 줄었다”며 “외국시장에서 벌어온 달러가 시중에 공급되지 않고, ‘경상수지 흑자가 곧 원화강세’였던 과거 공식도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물가, 금리, 증시 모두 불확실글로벌 경기 상황이 불확실해지며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가 는 점도 환율 상승의 요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 인사들이 잇따라 관세정책으로 인한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를 내놓으며 다음달 금리 인하 가능성이 상당히 낮아졌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된 상태로 39개월이나 이어지는 상황에서 외화가 유인될 요인이 더 줄어든 셈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국채 3조5937억 원 규모를 팔아치웠다.또 AI 관련 주식 고평가 논란으로 글로벌 증시가 흔들릴 때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급격하게 오른 국내 반도체 주식을 팔며 차익실현에 나섰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코스피에서 9조1279억 원 순매도했는데 이 중 85%가 SK하이닉스(5조7515억 원), 삼성전자(2조375억 원)다.고령화로 향후 한국의 장기 저성장이 우려되는 구조적 문제도 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일본처럼 기업은 성장하면서 가계는 빈곤해지면 증시는 성장하는데 원화의 약세는 장기화되는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 1500원까지 오를 수도”원-달러 환율이 계속 오르면 수입 물가가 상승해 국내 소비자들과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류진이 KB증권 연구원은 “높아진 환율은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기업과 산업에 부담을 키울 수가 있다”고 분석했다.외국 자본이 국내 증시를 외면하고 한국 투자를 꺼리면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 성장도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과 미국 경제의 기초체력 격차가 벌어졌다는 (투자자들의) 판단이 환율에 나타난 것”이라며 “기업들의 대미 투자가 계속 는다면 달러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관측했다.뛰는 환율을 잡을 해결사로 국민연금의 환헤지가 거론됐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국민연금과 수출업체 등 주요 수급 주체들과 긴밀히 논의해 환율 안정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는데, 시장에서는 이를 국민연금 환헤지를 통한 시장 개입으로 받아들였다. 다만 국민연금을 동원해 외환시장 안정에 나서면 장기적인 수익률은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한미 관세 협상의 세부 작업이 막바지였던 11월 초 보름 동안 원-달러 환율이 다른 주요국 통화들에 비해 유독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연평균 환율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평균 환율(1394.97원)을 넘어서 사상 처음 1415원대에 올라섰다. 미국 주식을 사들이는 ‘서학개미’들과 미국에 투자하는 기업들이 늘어 원화 대신 달러화를 찾는 수요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미 관세 협상의 팩트시트 발표가 늦어지고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옅어지며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인 달러를 더 사들이고 있다.16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14일 원-달러 환율의 야간 거래 종가(15일 오전 2시 기준)는 1453.10원으로, 지난달 31일 1433.00원에 비해 1.4% 뛰었다. 같은 기간 미 뉴욕시장에서 거래된 일본 엔화, 중국 위안화,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등 주요 8개 통화의 환율보다 더 상승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들어 14일(오후 3시 반)까지 평균 원-달러 환율은 1415.28원으로, 1998년 연평균 환율을 넘어 역대 처음으로 1415원을 뛰어넘었다.서학개미들과 한국 기업들이 미국 투자를 위해 원화를 달러화로 대거 바꾸며 원-달러 환율이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 투자가들은 이달 들어 코스피에서만 9조 원 넘게 순매도했고, 같은 기간 서학 개미들은 미국 주식을 36억3376만 달러(약 5조2889억 원) 순매수했다. 한미 관세 협상 팩트시트 발표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가 늦어지며 불확실성이 커지자 비교적 위험 자산인 한국의 주식과 채권을 팔고 안전자산인 달러화를 사두려는 투자자들이 늘었다. 시장에서도 환율 전망치를 올리고 있다. KB증권은 올해 4분기(10~12월) 원-달러 환율을 1420원으로 전망하면서도 외국인들이 국채를 계속 팔 경우 150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이호}

세계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이 결국 구글을 선택했다. ‘구글을 파악할 기회가 있었지만 놓쳤다’고 아쉬워했던 버핏은 은퇴를 예고한 뒤 알파벳(구글 모회사) 주식 1784만 주를 사들였다. 구글이 버핏의 사실상 마지막 투자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공지능(AI) 고평가 논란 등으로 글로벌 증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투자 대가들은 각기 다른 이유로 테크기업의 비중을 늘리거나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16일(현지 시간) 버크셔해서웨이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13F’ 보고서에 따르면 버크셔해서웨이는 3분기(7~9월) 중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주식 1784만6142주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버크셔해서웨이가 알파벳 주식을 매수한 것은 처음인데, 알파벳은 이번 매수로 단숨에 포트폴리오 비중 10위에 올랐다.버핏의 구글 투자에 대해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버핏은 늘 ‘능력 범위 안에서 투자해야 한다’며 자신이 잘 이해하지 못하는 기술주 투자를 꺼려왔다. 실제로 IBM에 투자했을 땐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대표적인 투자 성공 사례인 애플에 대해선 ‘소비재 회사에 가깝다’고 평하기도 했다. 특히 버크셔는 현재 현금 비중을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린 상황이다.버핏은 2017년 주주총회에서 “초창기 구글의 고객이었기 때문에 구글을 파악할 기회가 있었는데 놓쳤다”고 말하기도 했다. 버핏의 파트너 고(故) 찰리 멍거 부회장은 “우리가 기술주 분야에서 저지른 최악의 실수가 바로 구글을 알아보지 못한 것”이라고 후회하기도 했다.버핏은 올 5월 주주총회에서 연말 최고경영자(CEO) 은퇴를 선언하고 최근 주주 서한을 통해 “더 이상 보고서를 쓰지 않고, 조용히 살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구글에 투자한 이유를 버핏의 입을 통해선 알 수 없게 됐다. 다만 그레그 아벨 부회장 등 후계자들이 주주총회 등에서 구글에 투자한 이유와 버핏의 의견 등을 대신 전할 것으로 보인다. 알파벳을 새롭게 매수한 버핏과 달리 일부 투자 대가들은 기술주 비중을 줄였다. ‘영국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는 테리 스미스는 포트폴리오 비중 1, 2위였던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 비중을 각각 56%, 48% 줄였다. 대신 회계 소프트웨어 기업 인튜이트, 반려동물 의약품 기업 조에티스 등의 비중을 늘렸다.‘보스턴의 현인’으로 불리는 세스 클라만의 바우포스트 그룹도 알파벳 비중을 30% 줄이고 버거킹, 파파이스 등 패스트푸드 브랜드를 소유한 ‘레스토랑 브랜즈 인터내셔널’의 비중을 늘렸다. 다만 스미스와 클라만 모두 여전히 빅테크를 포트폴리오 비중 상위 명단에 유지했다.조지 소로스와 함께 영국 파운드화를 공격해 큰 수익을 낸 스탠리 드러켄밀러의 ‘듀캐인 패밀리 오피스’는 마이크로소프트, 브로드컴 등 기술기업을 전부 매도하고 헬스케어, 금융, 소비재 등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구성을 바꿨다. 추가 매수한 쿠팡은 6번째로 비중이 컸다.서학개미들에게 ‘돈나무 언니’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공격적인 기술주 투자자 캐시 우드(아크 인베스트먼트)는 테슬라의 비중을 9.5%까지 늘렸다. 가상자산 이더리움을 보관하는 사업을 하는 ‘비트마인’, 스테이클 코인 발행 기업 ‘서클’ 등의 비중은 늘렸지만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와 로빈후드의 비중은 9%, 36%씩 줄였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한국판 골드만 삭스’를 육성하기 위해 2017년 도입한 종합투자계좌(IMA) 제도가 본격 시행을 코앞에 두고 있다. 투자자들에겐 원금 보장이 되는 고수익 금융상품이라는 선택지가 생기는 셈이다. 증권사들은 대규모 자금 조달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장기적으로는 중소·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자금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본격적인 IMA 사업 준비에 돌입했다. 전날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정례회의에서 두 회사에 대한 ‘자기자본 8조 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 안건을 심의해 의결했다. 이달 중 금융위 정례회의 의결을 거치면 두 회사는 IMA 사업을 할 수 있게 된다.● 투자자는 고수익, 증권사는 레버리지 효과IMA는 자기자본 8조 원 이상인 종투사가 원금 보장 의무를 지는 대신 고객 예탁금의 70% 이상을 기업금융에 투자해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금융상품이다. 보통 만기가 1년 이내인 단기금융업(발행어음)보다 만기가 긴 편이다. IMA는 원금이 보장되면서 수익률도 예·적금보다 높아 금리 인하 국면에서 투자자들에게 유리한 투자처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신용등급이 높은 회사채 등에 투자해 1∼2년 만기로 연 3.5∼3.7%의 수익률(성과보수 차감 후)을 추구하거나 만기를 3∼7년으로 정하는 대신 중견·중소·벤처회사 지분 투자나 회사채에 투자해 연 4.8∼6.6% 수준의 수익률을 낼 수 있다. 이르면 연내에 IMA 상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2017년 금융당국은 한국판 골드만 삭스를 육성하는 취지로 발행어음과 IMA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IMA는 발행어음과 달리 지정 기준이 모호한 탓에 실제 인가되는 기업을 배출하지 못했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시작으로 자기자본 기준(8조 원)을 만족하는 증권사들의 추가 인가 신청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IMA 인가를 받은 종투사들은 자기자본의 최대 300%까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사업에서 ‘레버리지(지렛대) 효과’를 낼 수 있게 된다. 6월 말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자기자본이 12조2600억 원,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이 10조2600억 원인 만큼 두 회사는 30조 원이 넘는 자본으로 투자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모험자본 운용 상품, 투자 위험 유의해야 IMA 사업자는 2028년까지 조달한 고객 예탁금의 최대 25%까지 스타트업, 벤처기업 등 모험자본 부문에 공급해야 한다. 성장 기업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그 대신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비중은 현재 30%에서 10%까지 줄여야 한다. 국내 한 벤처투자사 대표는 “대형 증권사들의 IMA가 활성화될수록 벤처 생태계에도 숨통이 트일 것”이라며 “초대형 IMA 사업자와 벤처캐피털이 가진 강점을 살려 생태계를 키우는 협업이 늘어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기업금융, 모험자본 등의 투자 영역은 종투사의 운용 역량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크게 벌어질 수 있어 투자자들이 주의할 필요가 있다. 한편 증선위는 키움증권의 발행어음 사업을 인가했다. 2021년 미래에셋증권 이후 4년 만에 5호 발행어음 사업자가 나왔다.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을 가진 발행어음 사업자는 IMA 사업자 2곳과 NH투자증권, KB증권 등 4곳뿐이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원-달러 환율이 7개월 만에 장중 한때 1470원까지 치솟았다. 구조적인 원화 약세 요인들이 누적되는 가운데 외국인 투자가들의 ‘셀 코리아’(국내 자산 순매도)가 더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4원 오른 1465.7원으로 주간거래를 마쳤다. 전 거래일 대비 2.3원 내린 1461원으로 출발한 원-달러 환율은 외국인들의 코스피 매도가 이어지면서 상승 전환해 장중 한때 1470원까지 치솟은 뒤 하락했다. 장중 원-달러 환율이 1470원까지 오른 것은 4월 10일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최근 미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역사상 최장 기간인 41일 동안 이어지며 안전자산인 달러화가 강세 흐름을 보였다. 10일(현지 시간) 미 상원이 임시 예산안을 통과시키는 등 셧다운 종료 수순을 밟고, 미국의 고용지표가 나빠진 탓에 소폭 약세 전환했지만 원화 약세는 계속됐다. 우선 단기적으로는 외국인 투자가들이 국내 자산을 순매도해 달러 수급을 흔들었다. 외국인은 이날도 코스피에서 4314억 원 순매도하는 등 이달 들어 총 7조7760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국채 시장에서도 1조5921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달 2조3370억 원을 순매수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구조적인 원화 약세 흐름도 중첩됐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된 상태가 39개월째 이어지며 외화가 국내로 들어오기 힘들어졌다. 과거 한미 기준금리 역전 기간은 평균 20개월 수준이었다. 한미 관세 협상에 따라 미국에 대한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달러 수요를 키웠다. 지난달 미국 주식을 68억5000만 달러 순매수하며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한 국내 투자자들은 이달들어서도 11일까지 7거래일간 23억 달러를 순매수했다. 지난달과 비슷한 추세다. 또 국민연금도 2029년까지 해외주식 비중을 42%까지 늘릴 방침이다. 한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2∼3개월 동안 환율에 영향을 미친 요인이 너무 많았다”며 “변동성을 주시하고 있으며 과도한 움직임을 보이면 개입할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국내 첫 대체거래소(ATS)인 넥스트레이드의 거래대금이 출범한 지 8개월 만에 한국거래소의 절반에 육박할 정도로 불어났다. ‘코스피 4,000 시대’를 맞아 투자자가 늘며 대체거래소가 열리는 출퇴근 시간에 부지런히 투자한 직장인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대체거래소 거래대금, 한국거래소의 절반가량11일 넥스트레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넥스트레이드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3조3158억 원으로 한국거래소 일평균 거래대금(26조9695억 원)의 49.4%에 달했다. 넥스트레이드가 출범한 3월 기준 일평균 거래대금은 6782억 원이었다. 한국거래소 일평균 거래대금(17조1757억 원)의 3.9%에 그쳤던 점을 고려하면 대체거래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다. 넥스트레이드에서는 정규 거래 이전인 오전 8시부터 오전 8시 50분까지 프리마켓이, 정규 거래를 마치고 단일가매매 10분이 지난 뒤 오후 3시 40분부터 오후 8시까지 애프터마켓이 운영된다. 정규 거래 시간(오전 9시∼오후 3시 반)엔 넥스트레이드와 한국거래소가 동시에 운영된다. 9월 코스피가 전 고점을 깨고 사상 최고가 경신을 시작하면서 넥스트레이드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활발하게 불어났다. 지난달 29일 넥스트레이드는 거래량이 31만4808건, 거래대금이 20조3844억 원으로 커졌다. 당시 코스피는 4,000을 넘겨 4,100을 노리던 중이었다. 이날 한국거래소의 거래대금은 코스피 22조331억 원, 코스닥 9조2681억 원 등 31조3013억 원이었다. 넥스트레이드의 거래대금 비중이 한국거래소의 65%에 달한 셈이다. 정규시장 외 거래인 프리·애프터마켓의 일평균 거래대금이 2조 원 규모로 성장하며 넥스트레이드의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9월 프리·애프터마켓의 일평균 거래대금이 넥스트레이드 전체 거래의 약 30%를 차지했다. 넥스트레이드 관계자는 “정규장이 마감된 뒤 발생한 이슈나 미국 뉴욕 증시에서 있었던 이벤트에 적극 대응하려는 투자자들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15% 룰’ 두고 찬반 논란 다만 이른바 ‘15% 룰’로 불리는 점유율 규제 때문에 일부 종목의 거래가 일시 중단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이 규제에 따라 대체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종목들은 전체 시장 거래량의 15%, 종목별 거래량의 30%를 넘지 못하게 돼 있다. 3월만 해도 넥스트레이드에서 거래할 수 있는 종목은 795개에 달했지만, 8월 79개, 9월 66개 종목이 줄었다. 이달 들어 20개 종목이 추가로 줄어들며 630개 종목만 거래가 가능하다. 금융당국은 각종 규제가 적용되는 정규거래소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대체거래소 간에 공정한 경쟁과 시장 안정성을 위해 규제가 필요하다고 본다. 아직 대체거래소에서는 상장지수펀드(ETF)가 거래되지 않고 기관의 참여도 미미한 만큼 시장의 쏠림이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은 9월 30%의 종목별 한도 규제는 한시적으로 유예하기로 했지만, 15%의 시장 전체 한도 규제는 유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대체거래소가 78개인 미국, 3개인 일본 등과 비교했을 때 대체거래소의 점유율이 낮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일각에서는 일부 종목의 거래 중단이 프리·애프터마켓의 효용을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거래 중지 종목에는 한국전력, 카카오, 미래에셋증권 등 시가총액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종목들이 포함됐다. 한국전력은 3∼10월 외국인이 순매수한 종목 순위 3위에 오른 바 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닷새째 이어진 외국인의 ‘셀 코리아’(국내 증시 순매도)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60원을 넘어섰다.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도에 코스피는 9거래일 만에 4,000을 밑돌았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2원 오른 1456.9원으로 주간거래를 마감했다. 4월 9일(1484.1원) 이후 가장 높은 종가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주간거래 장중 한때 1458.6원까지 치솟았고 야간거래에선 1460.3원까지 치솟았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는 관세 불확실성이 높았던 4월 10일(야간 거래 포함·1465.7원) 이후 가장 높았다. 원-달러 환율은 한미 관세협상 관련 지연 논란이 나오기 시작하던 9월 중순부터 1400원대로 올라선 상태다. 이후 지난달 말 협상 타결로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지만 달러 강세와 외국인투자가들의 국내 증시 순매도가 더해지며 상승세가 커졌다. 외국인은 7일 코스피에서 4791억 원 순매도하며 5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외국인의 순매도가 이어지며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81% 하락한 3,953.76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 4,000 선이 깨진 것은 지난달 27일 4,000을 돌파한 뒤 처음이다. 글로벌 증시에서 인공지능(AI) 주식 고평가 논란이 재점화되자 외국인투자가들이 올해 많이 오른 반도체와 AI 인프라 주식 등에서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다. 이달 들어 코스피에서만 7조2666억 원을 순매도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순매수하며 방어에 나섰지만 외국인의 순매도 여파로 코스피는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고, 원-달러 환율에도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사상 최대 규모로 커진 해외 투자도 달러 수요를 키웠다. 한국은 올해 1∼9월 누적 경상수지 827억7000만 달러를 거뒀는데, 같은 기간 직접투자와 증권투자에서 809억9000만 달러 적자를 냈다. 즉 제품, 서비스 수출로 벌어온 달러가 개인,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해외 증권(주식, 채권) 투자와 기업의 직접투자로 대부분 나간 셈이다. 때문에 ‘경상수지 흑자’가 곧 ‘원화 강세’로 이어지던 과거의 공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고, 환율의 중심축이 경상수지에서 글로벌 자금 이동으로 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환율은 양국 간의 경제적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결정한다”며 “한국 기업이 미국에 투자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시장이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닷새째 이어진 외국인의 ‘셀 코리아’(국내 증시 순매도)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4월 초 이후 장중 1460원에 육박하는 등 상승세를 보였다.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도에 코스피는 10거래일 만에 4,000을 밑돌았다.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9.2원 오른 1456.9원으로 주간거래를 마감했다. 4월 9일(1484.1원) 이후 가장 높은 종가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458.6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는 관세 불확실성이 높았던 4월 10일(야간 거래 포함·1,465.7원) 이후 가장 높았다.원-달러 환율은 한미 관세협상 관련 지연 논란이 나오기 시작하던 9월 중순부터 1400원대로 올라선 상태다. 이후 지난달 말 협상 타결로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지만 달러 강세와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순매도가 더해지며 상승세가 커졌다.외국인은 7일 코스피에서 4791억 원 순매도하며 5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외국인의 순매도가 이어지며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1.81% 하락한 3,953.76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 4,000선이 깨진 것은 지난달 27일 4,000포인트를 돌파한 뒤 처음이다. 글로벌 증시에서 인공지능(AI) 주식 고평가 논란이 재점화되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올해 많이 오른 반도체와 AI 인프라 주식 등에서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 이달 들어 코스피에서만 7조2666억 원을 순매도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순매수하며 방어에 나섰지만 외국인의 순매도 여파로 코스피는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고, 원-달러 환율에도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사상 최대 규모로 커진 해외 투자도 달러 수요를 키웠다. 한국은 올해 1~9월 누적 경상수지 827억7000만 달러를 거뒀는데, 같은 기간 직접투자와 증권투자에서 809억9000만 달러 적자를 냈다. 즉 제품, 서비스 수출로 벌어온 달러가 개인,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해외 증권(주식· 채권) 투자와 기업의 직접투자로 대부분 나간 셈이다. 때문에 ‘경상수지 흑자’가 곧 ‘원화 강세’로 이어지던 과거의 공식이 더이상 작동하지 않고, 환율의 중심축이 경상수지에서 글로벌 자금 이동으로 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환율은 양국 간의 경제적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결정한다”며 “한국 기업이 미국에 투자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시장이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한국의 9월 경상수지 흑자가 역대 2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초호황기)’이 흑자 폭 확대를 이끌었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5년 9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9월 경상수지 흑자는 134억7000만 달러(약 19조5000억 원)로 집계됐다. 8월(91억5000만 달러)이나 지난해 9월(112억9000만 달러)보다도 흑자 폭이 커졌다. 월간 기준으로는 올 6월(142억6500만 달러)에 이어 두 번째다. 9월 기준으론 역대 최대 흑자다. 29개월 연속 흑자 행진도 이어졌다. 이는 2000년대 들어 두 번째로 긴 흑자 흐름이다. 올해 1∼9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827억7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672억3000만 달러)보다 23%가량 많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1국장은 “1∼9월 누적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며 “반도체가 슈퍼사이클에 접어들어 수출이 호황이었고, 자동차도 미국 외 유럽 등 기타 지역으로 수출 다변화가 이뤄지면서 선방했다”고 설명했다. 항목별로는 상품수지 흑자(142억4000만 달러)가 역대 9월 가운데 2017년(145억2000만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수출(672억7000만 달러)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9.6% 증가했다. 8월(564억4000만 달러)보다도 63억 달러 이상 늘었다. 통관 기준 수출액은 반도체(22.1%), 승용차(14.0%), 화학공업 제품(10.4%), 기계류 정밀기기(10.3%), 무선통신기기(5.3%) 등이 전년 동월 대비 증가했다. 다만 컴퓨터 주변기기(―13.5%)는 하락했다. 지역별로는 동남아(21.9%), 유럽연합(EU·19.3%), 일본(3.2%) 등에서 호조를 보였지만 미국(―1.4%)에서 고전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중소기업에 다니는 정모 씨(31)는 최근 마이너스통장과 신용대출을 받아 급하게 1억 원을 마련한 뒤 모두 국내 주식에 투자했다. 그는 “이직을 알아봤는데 괜찮은 기업은 자리가 없다”며 “집값이 갈수록 높아져 집을 살 기회도 멀어지니 위험해도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4,000 고지를 돌파하며 연일 고공행진을 벌이자 증권사에서 신용대출을 받거나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하는 등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투자’에 나서는 이들이 늘고 있다. 특히 2030 청년세대는 근로소득과 저축만으로 치솟는 집값을 따라잡을 만큼 자산을 형성하기 어렵다는 불안감에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서고 있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5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25조8224억 원으로, 종전 최고치였던 2021년 9월 25조6540억 원을 넘어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올해 8월 1일 기준 21조7699억 원에 비해 불과 석 달 만에 4조525억 원(18.6%)이 증가했다. 특히 코스피시장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16조626억 원으로 처음 16조 원을 넘어섰다. 지난달 24일 15조 원을 처음 넘긴 지 8거래일 만이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에서 현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는 거래로 ‘영끌 투자’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다. 주가가 하락할 경우 증권사가 정해 놓은 담보비율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하락한 가격에 주식을 매도해야 하거나, 원금 손실 규모가 커질 수 있다.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대출 잔액 추이도 증가세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31일 기준 대출 잔액은 39조4671억 원으로 두 달 전보다 6778억 원(1.8%) 늘었다. 전문가들은 마이너스통장 잔액 증가도 주식시장 과열의 지표 중 하나로 꼽는다. 30대 회사원 정모 씨는 “부동산에 이어 주식과 관련해서도 벼락거지가 됐다고 한탄하는 지인들이 적지 않다”며 “상대적 박탈감이 더 커지면서 빚투라도 해서 만회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년들이 자산 격차 심화, 불안한 미래 걱정에 몸부림을 치는 것”이라며 “다만 전략적 투자라도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외국인이 사흘 연속 조 단위 순매도에 나섰지만 개인투자자들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사들이며 물량을 받아냈다. 9월부터 시작된 반도체 주도 상승장에 동참하지 못해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에 속 타던 사람들이 ‘더 늦기 전에 올라타자’며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55% 오른 4,026.45로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은 1조7000억 원가량 순매도했지만 개인이 8840억 원, 기관이 8310억 원 순매수하며 지수가 반등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4거래일 연속 순매도했는데 이 중 최근 사흘은 조 단위로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반도체 투 톱’을 집중 매수했다. 이달 3∼6일 개인투자자들은 SK하이닉스를 2조1540억 원, 삼성전자를 1조5669억 원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개인의 코스피 전체 순매수 규모(6조7642억 원)의 55%에 달한다. 두산에너빌리티(5407억 원), 네이버(5144억 원) 등 원자력과 인공지능(AI) 관련 기업들이 뒤를 이었지만 반도체 기업의 비중이 가장 크다. 이는 반도체 강세가 본격화된 9월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개인투자자들은 9월 2일부터 16일까지 11거래일 연속 SK하이닉스를 순매도했다. 당시 순매도 규모는 2조9502억 원에 달했다. 개인이 팔아치울 당시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연속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주가는 25만6000원에서 34만8000원까지 36%나 뛰었다. 10월부턴 개인투자자들이 SK하이닉스를 순매수하기 시작했고, 그 대신 삼성전자를 팔았다. 반대로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팔고 삼성전자를 사기 시작하며 삼성전자 주가가 뛰었다. 두 주가 모두 외국인이 사고 개인이 팔 때 올랐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선 반도체주에 대한 ‘포모’가 확산됐다. 외국인과 개인이 ‘반도체 투 톱’을 두고 줄다리기하는 사이 두 회사는 3분기(7∼9월) ‘깜짝 실적’을 내놨다. 게다가 장기 실적 전망도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라 상향 조정됐다. 결국 국내외 증권사들도 앞다퉈 실적 전망과 목표 주가를 올리기 시작했다. ‘삼성전자 15만 원’ ‘SK하이닉스 100만 원’의 목표 주가까지 등장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AI, 반도체 기업들은 고평가, AI 거품 논란이 이어지겠지만, D램 가격 상승 등 상승 재료가 유지되면 이 기업 주식을 보유하거나 저가 매수하는 것도 괜찮다”고 설명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외국인이 사흘 연속 조 단위 순매도에 나섰지만 개인 투자자들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사들이며 물량을 받아냈다. 9월부터 시작된 반도체 주도 상승장에 동참하지 못해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에 속 타던 사람들이 ‘더 늦기 전에 올라타자’며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55% 오른 4,026.45로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은 1조7000억 원가량 순매도했지만, 개인이 8840억 원, 기관이 8310억 원 순매수하며 지수가 반등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4거래일 연속 순매도했는데 이중 최근 사흘은 조 단위를 순매도했다.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반도체 투 톱’을 집중 매수했다. 이달 3~6일 개인 투자자들은 SK하이닉스를 2조1540억 원, 삼성전자를 1조5669억 원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개인의 코스피 전체 순매수 규모(6조7642억 원)의 55%에 달한다. 두산에너빌리티(5407억 원), 네이버(5144억 원) 등 원자력과 인공지능(AI) 관련 기업들이 뒤를 이었지만 반도체 기업의 비중이 가장 크다.이는 반도체 강세가 본격화된 9월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9월 2일부터 16일까지 11거래일 연속 SK하이닉스를 순매도했다. 당시 순매도 규모는 2조9502억 원에 달한다. 개인이 팔아치울 당시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연속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주가는 25만6000원에서 34만8000원까지 36%나 뛰었다. 10월부턴 개인 투자자들이 SK하이닉스를 순매수하기 시작했고 대신 삼성전자를 팔았다. 반대로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팔고 삼성전자를 사기 시작하며 삼성전자 주가가 뛰었다. 두 주가 모두 외국인이 사고 개인이 팔 때 올랐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선 반도체주에 대한 ‘포모’가 확산됐다.외국인과 개인이 ‘반도체 투 톱’을 두고 줄다리기하는 사이 두 회사는 3분기(7~9월) ‘깜짝 실적’을 내놨다. 게다가 장기 실적 전망도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라 상향 조정됐다. 결국 국내외 증권사들도 앞다퉈 실적 전망과 목표 주가를 올리기 시작했다. ‘삼성전자 15만 원’, ‘SK하이닉스 100만 원’의 목표 주가까지 등장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AI, 반도체 기업들은 고평가, AI 거품 논란이 이어지겠지만, D램 가격 상승 등 상승 재료가 유지되면 이 기업 주식을 보유하거나 저가 매수하는 것도 괜찮다”고 설명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한국의 9월 경상수지 흑자가 역대 2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흑자폭 확대를 이끌었다.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5년 9월 국제수지(잠정)’에 다르면 9월 경상수지 흑자는 134억7000만 달러(약 19조5000억 원)로 집계됐다. 8월(91억5000만 달러)이나 지난해 9월(112억9000만 달러)보다 흑자폭이 커졌다. 월간 기준으로 올 6월(142억6500만 달러)에 이어 두 번째이며 9월 기준으론 최대 흑자다. 29개월 연속 흑자 행진도 이어갔다. 이는 2000년대 들어 두 번째로 긴 흑자 흐름이다. 올해 1~9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827억7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672억3000만 달러)보다 23% 가량 많다.신승철 한은 경제통계1국장은 “1∼9월 누적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며 “반도체가 슈퍼사이클에 접어들어 수출이 호황이었고, 자동차도 미국 외 유럽 등 기타 지역으로 수출 다변화가 이뤄지면서 선방했다”고 설명했다.항목별로는 상품수지 흑자 규모(142억4000만 달러)가 역대 9월 가운데 2017년(145억2000만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집계됐다. 수출(672억7000만 달러)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9.6% 증가했다. 8월(564억4000만 달러)보다도 63억 달러 이상 늘었다.통관 기준으로 반도체(22.1%)·승용차(14.0%)·화학공업제품(10.4%)·기계류정밀기기(10.3%)·무선통신기기(5.3%) 등이 전년 동월 대비 증가했다. 다만 컴퓨터주변기기(-13.5%)는 하락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