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헌

이상헌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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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ruth is Out There'. X FILES의 멀더처럼 저 너머의 진실을 쫓아 전하겠습니다. 소중한 제보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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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4-05-17~2024-06-16
정치일반63%
대통령15%
국방6%
사회일반4%
남북한 관계2%
외교2%
국회2%
산업2%
정당2%
경제일반2%
  • 韓, UAE와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 아랍국가 중 처음

    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 29일 정상회담을 갖고 UAE 측의 300억 달러(약 40조 원) 투자 약속을 재확인했다. 약속한 300억 달러 가운데 UAE 국부펀드인 무바달라 등에서 한국 시장에 60억 달러(약 8조2000억 원) 이상의 투자 기회를 검토 중이라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한국은 아랍권 국가 최초로 UAE와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 체결 서명식을 갖고 투자 확대 등 포괄적 분야에서의 경제 협력에 나설 기반을 마련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무함마드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에서 “1년 4개월 만에 상호 국빈 방문이 이뤄지면서 협력 성과가 빠르게 나타나는 건 양국 관계가 최상의 상태에 이른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한국과의 관계를 더 높은 차원으로 끌어올리길 바란다”며 화답했다. 양 정상은 경제·투자, 전통적 에너지·청정에너지, 평화적 원자력 에너지, 국방·국방기술 등 4대 핵심 분야와 인공지능(AI) 분야 협력 추진에 뜻을 모았다.UAE, 40조 투자이행 가속… LNG 운반선 협력 등 19건 MOU [韓-UAE 정상회담]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 체결원전-국방-AI분야 등 협력 강화… 주력 수출품인 무기 관세 즉시 철폐한국 자동차-부품 최대 수혜 볼듯… 블랙이글스 등 환영식 최고 예우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의 29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이 체결됨에 따라 정부는 ‘신(新)중동붐’ 확산과 경제 안보 강화 계기가 마련된 것으로 평가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의 14위 교역국인 UAE가 새로운 수출 시장으로 부상하면서 중동과 아프리카, 남아시아를 잇는 물류 허브 역할까지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협정과 양해각서(MOU) 등 총 19건에 달하는 협력 문서를 체결해 300억 달러(약 40조 원) 규모의 투자 약속 이행도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오후 무함마드 대통령은 윤 대통령과의 차담에서 “우리는 한국을 가족처럼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동차-차 부품 최대 수혜 예상” CEPA 체결에 따라 한국과 UAE는 품목 수 기준으로 각기 92.5%와 91.2%의 시장을 앞으로 개방하게 된다. 대(對)중동 주력 수출품인 무기류의 경우 협정문이 발효되는 즉시 대부분 품목의 UAE 시장 내 관세가 철폐된다. 자동차 및 부품과 냉장고 등 가전제품도 최장 10년 내에 관세가 사라진다. 또 의료기기, 의약품, 화장품 등의 공산품과 쇠고기, 닭고기, 신선 과일, 조미김 등 주요 농수산물도 관세 철폐 혜택을 받게 된다.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한국이 가장 큰 수혜를 볼 분야로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을 꼽았다. 서비스 시장에서는 UAE가 다른 나라와의 자유무역협정(FTA)에서는 개방하지 않았던 온라인 게임 서비스를 최초로 개방하면서 국내 기업의 중동 지역 게임 서비스 공급이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등 UAE와 CEPA를 체결하지 않은 경쟁국에 비해 한국 기업의 수출 여건이 대폭 개선되는 것”이라며 “특히 방산의 경우 빠르게 증가하는 중동의 방산 수요에 따른 수출 증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수입 측면에서는 현재 3%인 원유의 수입 관세를 1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석유화학 제품의 주원료인 나프타 수입 관세도 5년에 걸쳐서 0.5%에서 0.25%로 인하한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가격 경쟁력 제고와 물가 안정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 외에도 양국은 400만 배럴 수준인 양국 간 공동원유비축사업 확대 논의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또 후속 원전 건설, 원자력 연료 공급망, 소형모듈원전(SMR) 등 원전 분야 협력 확대에 합의했고, 방산 협력 강화에도 의견을 같이했다.● 블랙이글스, UAE 국기 색 연기로 축하 비행 윤 대통령은 국빈 자격으로 방한한 무함마드 UAE 대통령을 위한 공식 환영식에서도 최고 예우로 환대했다. UAE에 다녀왔거나 파병 훈련 중인 장병 400여 명이 먼저 서울 용산어린이정원 앞을 지나 대통령실로 향하는 무함마드 대통령 일행을 맞이했다. 아크부대원들은 무함마드 대통령 등이 탑승한 차량 행렬이 지나가는 속도에 맞춰 일제히 경례하면서 영접했다. 공식 환영식이 열린 용산 대통령실 앞 잔디마당에는 군악대와 의장대가 도열했다. 윤 대통령과 무함마드 대통령은 레드카펫을 함께 걸으며 사열 단상으로 이동했다. 이때 하늘에서는 공군 블랙이글스 8대가 UAE 국기 색(빨강, 초록, 검정, 하양)이 나는 연기를 내뿜으며 축하 비행을 했다. 윤 대통령도 UAE 국기 색에 맞춰 녹색 넥타이를 맸다. 전날 친교 일정과 만찬에는 무함마드 대통령의 장녀인 마리암 UAE 대통령실 국책사업 담당 부의장이 동행했다. 마리암 부의장이 무함마드 대통령의 해외 국빈 방문에 동행한 것은 처음이다.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양국 간 상품·서비스 시장 개방에 더해 포괄적 협력 강화까지 포함하는 경제 협정. 실질적으로는 자유무역협정(FTA)과 큰 차이가 없다. FTA에 대한 내부 반발을 고려해 CEPA를 활용하는 측면도 있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24-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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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野, 전세사기법-민주유공자법 단독 처리… 대통령실, 거부권 시사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28일 열린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운동권 셀프 특혜법’ 논란이 불거진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안’을 비롯해 야당 주도로 본회의에 직회부한 법안 4개를 단독 처리했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유도해 또다시 탄핵을 외치려는 전략”이라고 반발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이날 통과된 일부 법안들에 대해 대통령실은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시사했다. 21대 국회 막판까지 ‘거야(巨野)’의 입법 독주에 윤 대통령이 거부권으로 맞서는 강 대 강 대치의 악순환이 이어진 것이다. 법제처에 따르면 이날 민주유공자법과 전세사기특별법 등 야당 단독으로 처리된 법안 5개가 곧바로 정부로 이송됐다. 21대 국회 마지막 날인 29일 임시 국무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이날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이 법안들은 재표결 절차 없이 자동 폐기된다.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21대 국회 재의요구안을 22대 국회에서 의결할 수 없다.● 정부 여당 “대통령에 거부권 건의”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전원 퇴장한 가운데 민주유공자법 제정안을 재석 161명 중 찬성 161명으로 통과시켰다. ‘4·16 세월호 참사 피해 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과 ‘지속 가능한 한우 산업을 위한 지원법안’, ‘농어업회의소법안 제정안’ 등도 야당 단독으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여야 간 쟁점이 가장 큰 민주유공자법은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 이외 민주화운동 관련자와 가족에게까지 지원을 확대하게끔 한 법이다. 민주당은 “민주화운동을 위해 희생, 공헌한 사람과 가족에 대한 합당한 예우”라는 입장인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 주류인 운동권들을 위한 셀프 특혜법”이라고 반대해 왔다. 담당 정부 기관인 국가보훈부는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 행사를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상 가능한 사건에는 경찰 7명이 사망한 부산 동의대 사건과 서울대생들이 민간인을 감금·폭행한 서울대 프락치 사건, 북한과 실제 연계됐다는 의혹을 받는 남민전 사건 등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 보훈부의 우려다. 보훈부는 “정권 또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민주유공자 결정이 가능하다”며 “국가보안법 위반자도 유공자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통과된 농어업인 대표 조직 설립의 법적 근거를 마련한 농어업회의소법과 한우산업 발전을 위해 농가를 지원하는 한우산업지원법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은 각각 농어업단체의 관변(官邊)단체화 우려, 타 산업과의 형평성 문제 등을 들어 반대했다. 세월호 참사 피해자의 의료비 지원 기한을 5년 연장하는 내용의 세월호피해지원법에 대해서도 숙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법안 처리 직후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도 “여당이 거부권을 건의하면 존중하겠다”며 민주유공자법 등 이날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들에 대한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열어뒀다.● 전세사기특별법도 野 단독 처리 ‘선(先)구제 후(後)보상’ 방안을 담은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도 이날 범야권 주도로 국회 문턱을 넘었다. 개정안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이 전세사기 피해 주택의 보증금 반환 채권을 먼저 매입한 뒤 임대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본회의 통과 직후 브리핑을 열고 “(야당의 개정안은) 일반 국민에게 악성 임대인의 채무를 전가하는 것과 다름없음에도 충분한 협의와 사회적 공감대가 없었다”며 “(윤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 2024-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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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AE, 韓 방공시스템 도입 관심”… 대통령 방한에 전투기 호위

    윤석열 대통령은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의 방한에 앞서 친교 일정 장소인 창덕궁 일원 산책길을 미리 둘러보며 동선을 점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월 UAE 도착 직후 무함마드 대통령의 친동생인 압둘라 알 나하얀 외교장관으로부터 ‘행운이 있다는 것을 믿는다’는 발언과 함께 최상의 예우를 받은 바 있다. 환대에 대한 답례이자 UAE 정상에 대한 각별한 예우를 위해 윤 대통령이 직접 나선 셈이다. 복합 위기 속 경제 활로를 ‘제2의 중동 붐’으로 타개하려는 윤 대통령은 UAE 국빈 방문에서 300억 달러(약 40조 원) 투자 약속을 이끌어냈다. UAE 국가 간 투자협약 사상 최대 규모다. 이에 대한 진행 상황과 방산, 원전 등 주요 협력 강화 방안이 논의된다.● “UAE, 韓 방공 시스템 도입에 관심” 무함마드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지난해 1월 한국 정상으로 처음 UAE를 국빈 방문해 가진 정상회담에서 결정된 3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약속에 대한 점검이 이뤄질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약속된 3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약속에 대한 점검과 과학기술 분야 협력 방안 등 다양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윤 대통령이 UAE를 방문했을 때 두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원자력·에너지·투자·방산 분야에서 양국 간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는 양해각서(MOU) 13건이 체결됐다. UAE는 그동안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 등 요격 무기뿐만 아니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에 포함되는 방공 시스템 도입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UAE 주변국의 위협 강도가 북한의 대남 도발 위협 강도와 유사하다고 보고 각기 다른 방공 무기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 운용하는 우리 군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본다는 것. 여권 고위 관계자는 “무함마드 대통령 방한에 맞춰 관련 일정도 검토될 수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2022년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때 함께 경기 평택시 오산 공군작전사령부 항공우주작전본부(KAOC)를 방문하기도 했다.● 창덕궁 후원서 고려 궁중무용 함께 관람 28일 무함마드 대통령이 탑승한 UAE 대통령기가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하자 공군 전투기(F-15K) 4대가 호위에 나섰다. 전투기 4대의 호위를 받으며 무함마드 대통령이 탑승한 항공기는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지난해 1월 윤 대통령이 탑승한 공군 1호기가 UAE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하자 UAE 전투기가 이를 호위한 적이 있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이날 오후 무함마드 대통령과 창덕궁에서 친교 일정을 가졌다. 이들은 창덕궁 후원의 중심 정원인 부용지 일대를 함께 산책했다. 또 환영의 의미를 담은 고려시대 궁중 무용 ‘학연화대무(鶴蓮花臺舞)’를 관람했다. 국조(國鳥)가 있을 정도로 새를 좋아하는 UAE의 문화와 관습을 존중하고 공감하는 의미에서 준비됐다. 또 양 정상은 친밀하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차담을 했다. 윤 대통령은 만찬에서 “양국의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자”고 했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환대에 사의를 표하며 방한 일정과 성과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윤 대통령은 29일 무함마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윤 대통령과 무함마드 대통령은 전통적 에너지와 청정 에너지, 평화적 원자력 에너지, 경제와 투자, 국방과 국방기술 등 4대 핵심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을 더 높은 차원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구체적 방안들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상회담에 앞서 열리는 공식 환영식에는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축하 비행도 진행될 예정이다. 공식 환영식에는 전통 의장대와 취타대 100명, 아크부대원 500여 명, 어린이 환영단 130여 명이 참여한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24-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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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AE 대통령 첫 방한… ‘300억달러+α’ 투자 협의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사진)이 28일 윤석열 대통령 초청으로 한국을 국빈 방문했다. UAE 현직 대통령의 한국 방문은 처음이다. 지난해 윤 대통령의 UAE 국빈 방문에 이은 답방이다. 두 정상은 문재인 정부 당시 삐걱거렸다는 평가를 받은 양국 관계를 정상화한 데 이어 양국 국방 방산 협력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강화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후티 반군의 탄도미사일, 무인기 등 도발 위협을 받고 있는 UAE는 그동안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 등 요격 무기뿐만 아니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에 포함되는 방공 시스템 도입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UAE 측에서 29일 이런 방산 관련 일정을 가지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이날 방한한 무함마드 대통령과 창덕궁 부용지 일원을 산책하고 전통 공연 관람, 차담 등을 함께했다. 29일 이뤄질 공식 회담에서는 지난해 정상회담에서 UAE가 약속한 300억 달러(약 40조 원) 규모의 투자 약속에 대한 평가와 함께 추가 협력 가능성을 타진하는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에너지와 국방·방산, 건설, 첨단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도 경제 협력 논의를 위해 28일 무함마드 대통령과 만났다. 이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등 총수들을 포함한 기업인 20명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서울에서 무함마드 대통령과 1시간가량 간담회를 진행했다. 재계에서는 UAE가 추진하는 탄소 중립 스마트시티인 ‘마스다르 시티’ 관련 협력 및 바라카 원전 이후 추가 원전 수주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나왔다.‘오일머니’ 의존 낮추려 산업 다각화-중동개혁… 빈 살만에 영향 줘 [UAE 대통령 첫 국빈 방한]‘MBZ’ 무함마드 UAE 대통령은MB와 ‘원전 인연’ 오늘 자택 방문맨시티 구단주인 만수르가 동생 이름 앞글자를 딴 ‘MBZ’로 널리 알려진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63)은 ‘오일머니’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산업 다각화, 여성의 사회 진출 등 중동 주요국에 부는 국가 개혁 바람을 주도한 인물이다. 28, 29일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한 그는 왕세제 시절인 2006년 처음 한국을 찾았다. 이번이 다섯 번째 방문일 정도로 한국과의 협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자이드 빈 술탄 알 나하얀 초대 대통령의 셋째 아들로 영국 샌드허스트 왕립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다. 자이드 전 대통령의 첫째 아들이자 자신의 형인 할리파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전 대통령이 2022년 5월 별세하자 3대 대통령이 됐다. 2014년 할리파 전 대통령이 뇌졸중으로 쓰러지자 이후 8년간 그가 국정을 운영했다. 2009년 한국이 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를 수주할 당시 아부다비 왕세제였던 무함마드 대통령이 먼저 한국 측에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통화를 요청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이때 맺은 인연으로 2011년 한국의 첫 비(非)분쟁지대 파견 사례인 아크부대의 UAE 파병을 이끌어냈다. 뉴욕타임스(NYT)는 그가 “외교 회의에서 스스로 커피를 따라 마시는 등 중동 왕족의 전형성을 탈피한 모습을 보였다. 필요하다면 미국 하급 관리와도 직접 만났다”고 전했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등과도 친밀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무함마드 대통령이 집권하자 “오랜 친구 MBZ의 집권을 축하한다”고 반겼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집권 때는 미국의 이란 견제 정책에 적극 동참했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MBS’로 불리는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39)에게 큰 영향을 준 인물로도 유명하다. UAE의 경제 실권자로 꼽히는 타흐눈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국가안보보좌관은 무함마드 대통령의 친동생이다. 영국 축구팀 맨시티 구단주로 유명한 만수르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부총리 또한 그의 또 다른 동생이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29일 이 전 대통령의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을 찾기로 했다. 이명박재단은 “이번 만남이 UAE 측 요청으로 성사됐다”며 타국 현직 정상이 퇴임 10년이 넘은 전직 대통령을 만나자고 청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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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野, 전세사기법-민주유공자법 막판 강행… 대통령실, 거부권 시사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28일 열린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운동권 셀프 특혜법’ 논란이 불거진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안’을 비롯해 야당 주도로 본회의에 직회부한 법안 4개를 단독 처리했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유도해 또다시 탄핵을 외치려는 전략”이라고 반발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이날 통과된 일부 법안들에 대해 대통령실은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시사했다. 21대 국회 막판까지 ‘거야(巨野)’의 입법 독주에 윤 대통령이 거부권으로 맞서는 강 대 강 대치의 악순환이 이어진 것이다. 법제처에 따르면 이날 민주유공자법과 전세사기특별법 등 야당 단독으로 처리된 법안 5개가 곧바로 정부로 이송됐다. 21대 국회 마지막날인 29일 임시 국무회의가 열릴 가능성이 있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이 법안들은 재표결 절차 없이 자동 폐기된다.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21대 국회 재의요구안을 22대 국회에서 의결할 수 없다.● 정부 여당 “대통령에 거부권 건의”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전원 퇴장한 가운데 민주유공자법 제정안을 재석 161명 중 찬성 161명으로 통과시켰다. ‘4·16 세월호 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과 ‘지속가능한 한우산업을 위한 지원법안’, ‘농어업회의소법안 제정안’ 등도 야당 단독으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여야 간 쟁점이 가장 큰 민주유공자법은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 이외 민주화운동 관련자와 가족에게까지 지원을 확대하게끔 한 법이다. 민주당은 “민주화운동을 위해 희생, 공헌한 사람과 가족에 대한 합당한 예우”라는 입장인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 주류인 운동권들을 위한 셀프 특혜법”이라고 반대해 왔다.담당 정부기관인 국가보훈부는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 행사를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화보상법상 보상 가능한 사건에는 경찰 7명이 사망한 부산 동의대 사건과 서울대생들이 민간인을 감금·폭행한 서울대 프락치 사건, 북한과 실제 연계됐다는 의혹을 받는 남민전 사건 등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 보훈부의 우려다. 보훈부는 “정권 또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민주유공자 결정이 가능하다”며 “국가보안법 위반자도 유공자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통과된 농어업인 대표조직 설립의 법적 근거를 마련한 농어업회의소법과 한우산업 발전을 위해 농가를 지원하는 한우산업지원법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은 각각 농어업단체의 관변(官邊)단체화 우려, 타 산업과의 형평성 문제 등을 들어 반대했다. 세월호 참사 피해자의 의료비 지원 기한을 5년 연장하는 내용의 세월호피해지원법에 대해서도 숙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법안 처리 직후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도 “여당이 거부권을 건의하면 존중하겠다”며 민주유공자법 등 이날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들에 대한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열어뒀다. ● 전세사기특별법도 野 단독 처리‘선(先)구제 후(後)보상’ 방안을 담은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도 이날 범야권 주도로 국회 문턱을 넘었다. 개정안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이 전세사기 피해 주택의 보증금 반환 채권을 먼저 매입한 뒤 임대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본회의 통과 직후 브리핑을 열고 “(야당의 개정안은) 일반 국민에게 악성 임대인의 채무를 전가하는 것과 다름없음에도 충분한 협의와 사회적 공감대가 없었다”며 “(윤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다른 범죄 피해와의 형평성만 따져봐도 거부권 행사를 고심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고 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 2024-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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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한중일 정상회의 당일 정찰위성 도발… 軍 “공중폭발”

    북한이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당일인 27일 심야에 군사정찰위성 2호기를 발사했다. 앞서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직전인 이날 새벽 정찰위성 발사를 기습 예고한 데 이어 야간에 발사 단추까지 누른 것. 하지만 동창리에서 발사된 이 발사체는 발사 직후 공중에서 폭발하는 장면이 한미 정보 자산 등에 포착됐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군은 오후 10시 44분경 북한이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서해 남쪽 방향으로 발사한 ‘북한 주장 군사정찰위성’으로 추정되는 항적 1개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발사체는 10시 46분경 북한 측 해상에서 다수의 파편으로 탐지됐다. 한미 정보당국은 정상적인 비행 여부를 세부 분석 중이다”고 했다. 북한의 발사 장소는 지난해 3차례 위성 발사를 시도한 평북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발사체를 쏜 직후 한미일 3국의 이지스함이 공동 탐지·추적에 나섰고 실시간 비행정보 공유체계도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북한은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몇 시간 전인 이날 새벽 일본 해상보안청을 통해 국제해사기구(IMO)에 ‘27일 0시∼6월 4일 0시’ 사이에 정찰위성을 쏘겠다고 통보했다. 북한이 예고한 해상 위험구역(추진체 낙하 구역) 3곳은 서해와 필리핀 동쪽 해상 등으로 1∼3차 발사 때와 같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한중일 정상회의와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예고한 소위 위성 발사는 명백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정면 위반”이라고 규탄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도 “북한이 발사를 감행한다면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했다. 반면 리창 중국 총리는 정상회의와 기자회견에서 북한 정찰위성 발사를 거론하지 않았다. 한편 군은 이날 오후 F-35A 스텔스 등 전투기 20여 대를 동원해 공격 편대군 비행·타격 훈련을 실시하며 북한에 경고장을 날렸다.北 정찰위성, 발사 2분뒤 폭발… 한중일 협력 흔들려다 실패 [한중일 정상회의] 北, 6개월만에 정찰위성 도발한중일 회의전 통보… 中 리창 침묵이전 발사때처럼 예고 첫날에 쏴1단 추진체 분리 전후 폭발한 듯… 러 기술진 지원 받고도 성공 못해 북한이 지난해 11월 군사정찰위성 1호기(만리경-1호)를 지구 궤도에 쏴 올린 지 6개월 만인 27일 정찰위성 2호기를 발사했지만 실패했다.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한 것은 지난해 1차(5월), 2차 발사(8월)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러시아의 전폭적 지원하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예고한 연내 정찰위성 3기 배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은 한중일 정상회의 당일인 27일 새벽 발사를 기습 예고한 데 이어 같은 날 야간에 발사까지 강행해 한중일 협력을 겨냥했다. 하지만 위성 발사체가 발사 직후 공중 폭발해 산산조각 나는 모습이 한미 정보자산에 포착됐다. 북한이 이날 정찰위성 발사를 시도한 건 한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선 중국에 불만 메시지를 표출한 것으로도 보인다. 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한 리창(李强) 중국 총리가 출국한 이후 발사 단추를 누른 것은 북-중 관계를 고려해 수위 조절을 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발사 직후 공중 폭발해 산산조각”북한은 지난해 1, 2차 정찰위성 발사 때처럼 이번에도 예고기간 첫날에 발사했다. 군 당국자는 “북한이 발사를 예고한 27일 오전부터 평북 동창리 발사장 발사대에 위성을 실은 발사체가 기립한 정황을 파악하고 발사가 임박했다고 예상했다”고 전했다. 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러시아 기술진 등이 현장을 참관한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앞서 군은 최근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 위성 발사체가 이동하고, 요인용 관람대 설치와 진입로 정비 등 발사 준비가 마무리된 정황을 포착한 바 있다. 하지만 27일 오후 10시 44분 동창리 발사장에서 발사된 위성 발사체는 2, 3분여 뒤 공중 폭발해 산산조각이 났다. 일본 언론 등은 비행 중 커다란 불꽃을 내는 모습이 포착된 동영상을 보도했다. 군 소식통은 “정황상 1단 추진체 분리 전후에 이상이 발생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당초 군은 한미 정보당국이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북한이 4월 중 정찰위성 2호기 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봤다. 하지만 실제 발사는 그로부터 한 달이 더 걸렸다. 그 배경으로 방북 중인 러시아 기술진의 전폭적인 지원하에 미비점 보완 등 ‘러시아 스탠더드’가 적용됐을 가능성에 한미 당국은 주목했다. 군 소식통은 “러시아 기술진 조언에 따라 엔진 연소시험을 더 많이 하고, 과거 발사의 비행 데이터 정보를 토대로 엔진 성능에 만전을 기했는데도 발사에 실패한 것은 추진체 등에서 구조적 결함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한중일 협력에 균열 의도”중국 내 ‘ 2인자’로 행정부 수반인 리창 총리가 방한해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린 날에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을 쏜 것은 이례적이다. 과거엔 우방국인 중국, 러시아의 중요한 외교 행보가 있을 땐 군사 도발을 자제해왔다. 전문가들은 “한중일 협력에 균열을 내려는 의도”로 봤다. 정찰위성 발사는 한미일이 매우 민감하게 여기는 도발 중 하나다. 이에 이 카드를 한중일 정상회의에 던지면 한일과 중국이 서로 다른 입장을 낼 가능성이 클 것이라 북한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날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북한 위성 발사 통보를 겨냥해 강한 규탄 메시지를 냈지만, 리 총리만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어렵게 이뤄진 한중일 3국 정상회의에 재를 뿌리려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중국은 당장 북한 도발을 직접 비판하지 않았다”며 “한중일이 합심해 북한에 각을 세우지 못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융합연구원장은 “북한이 한중일에 ‘우리도 카드가 있다’고 강조한 것”이라며 “특히 한중이 ‘2+2’ 국방·외교 고위급 회담까지 연다고 하니 ‘뭘 자꾸 왔다 갔다 하느냐’는 다목적 메시지도 북한이 던진 것”이라고 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 2024-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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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중일 대화’ 복원… 북핵 해법엔 ‘한일 vs 중’

    윤석열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리창(李强) 중국 총리가 27일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를 갖고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안정·번영이 우리의 공동 이익이자 공동 책임이라는 것을 재확인했다”는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안보 최대 현안인 북한 비핵화 문제를 둘러싼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2019년 중국 청두 회의 등 기존 한중일 정상회의 성명에 6차례 명시됐던 “우리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표현에 이르지는 못했다. 미중 갈등 격화 속 신냉전 구도가 또렷해지면서 한중일 3국이 정상회의 정례화에 합의하면서도 북핵 위협과 대만 문제 등 안보 현안에서 접점을 찾지는 못한 것이다. 특히 중국은 3국 간 경제통상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미국의 대중(對中) 견제에 동참하지 말라는 뜻을 표출하는 등 미중 갈등과 연동될 수밖에 없는 한중일 관계의 현주소가 이번 회의로 묻어났다. 3국 정상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우리는 역내 평화와 안정, 한반도 비핵화, 납치자 문제에 대한 입장을 각각 재강조했다”고 밝혔다. 중국이 강조한 한반도 평화와 안정, 한국과 일본이 강조한 한반도 비핵화와 납북자 문제를 각각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3국 공통의 핵심 이익인 역내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면서 북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도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안정이 3국에 공동의 이익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했다. 반면 리 총리는 비핵화에 대한 언급 없이 “중국은 시종일관 한반도 평화와 안정,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추진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리 총리와 별도 환담을 갖고 탈북민 문제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중국에 탈북민 북송을 하지 말아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리 총리는 “한국 측 우려를 잘 알고 있다. 앞으로 계속 소통해 나가자”고 했다. 3국 정상은 4년 5개월 만에 개최한 회의 뒤 성명에서 “정상회의의 정례적 개최를 통해 3국 협력의 제도화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했다. 3국 정상은 높은 수준의 자유무역협정(FTA) 실현을 목표로 하는 3국 FTA 협상을 5년 만에 재개해 속도를 내기로 했다. 리 총리는 3국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경제·무역 문제, 범정치화, 범안보화를 반대해 무역보호주의와 디커플링을 반대해야 한다. 집단화와 진영화를 반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尹-기시다 “北 비핵화” 리창 “자제 유지”… 공동선언 ‘안보 이견’ [한중일 정상회의]접점 못찾은 ‘안보 공동선언’… 공동선언 초안 “한반도 비핵화” 문구한일, 막판까지 요구했지만 中 거부… 한중일, 각자 입장 표명으로 대체 “자유롭고 평화로운 통일 한반도를 실현하는 목표 아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면서 북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윤석열 대통령)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안정이 3국 공동의 이익이다.”(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관련 측은 자제를 유지하고, 사태가 더 악화하고 복잡해지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리창 중국 총리)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 이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비핵화 문제를 두고 한일과 중국이 엇갈렸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북한 비핵화”라는 표현을 쓰며 북핵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반면 리 총리는 북한을 명시하지 않고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도 쓰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리 총리의 “관련 측” 발언을 두고 “남북을 모두 담는 표현”이라고 했다. 3국 정상이 4년 5개월 만에 한중일 정상회의 회담 테이블에 마주 앉아 상호 협력 제도화와 경제 사회 문화 협력에 한목소리를 냈지만 북한 비핵화 등 핵심 안보 이슈에 대해서는 접점을 찾지 못한 것이다. 미중 갈등과 ‘한미일 대 북-중-러’ 신냉전 구도 속에 중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협력’ 등 이전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합의에 도달했던 문구들의 공동선언문 포함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中 반대로 ‘3국의 한반도 비핵화 노력’ 문구 빠져” 3국은 이날 발표한 제9차 한중일 3국 정상회의 공동선언에서 “우리는 역내 평화와 안정, 한반도 비핵화, 납치자 문제에 대한 입장을 각각 재강조했다”며 “우리는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위한 긍정적인 노력을 지속하기로 한다”고 밝혔다. 한국과 일본이 각각 한반도 비핵화와 납북자 문제를 더 강조하면서 함께 목소리를 냈고, 반면 중국은 비핵화 명시를 거부하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더 중점적으로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중일 3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약속·지지한다는 문구는 앞서 8차례 정상회의 공동선언 가운데 7차례 포함됐지만 이번엔 포함되지 않았다. 그 대신 한중일 3국은 정상회의 공동선언에서 3국이 각자 입장을 재강조하는 표현으로 대체했다. 직전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린 2019년 3국은 ‘향후 10년 3국 협력 비전’에 “우리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협력” 등을 명시했다. 2018년 7차 한중일 정상회의 공동선언에도 “우리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한다” “유엔 안보리 관련 결의에 따라 협력” 표현이 포함됐다. 정상회의에 앞서 한일은 공동선언에 한반도 비핵화 문구를 전례대로 포함시키는 방안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막판까지 중국에 이를 강하게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3국의 공통 목표”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해 대화와 외교,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이 중요하다”는 취지의 문구가 공동선언 초안에 반영됐었다고 한다. 하지만 정상회의 직전 중국의 반대로 이 문구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반도 비핵화 문구에 대한 중국의 입장 변화는 미중 전략 경쟁과 신냉전 구도가 심화되는 현 상황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헌법에 핵보유를 명시한 뒤 핵개발을 가속화하고 노골적으로 비핵화와 관련한 대화를 거부하는 상황에서 미중 갈등 수위는 더욱 대립함에 따라 그간 중국도 호응했던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에 선뜻 동의하지는 못한 셈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미중 전략 경쟁이 없었던 과거와는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며 “중국 입장에서는 북한을 더 의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이 2023년 이후 한반도 비핵화라는 말을 쓰지 않을 정도로 북한 문제와 관련해 이견이 있다”며 “최근 지정학적 상황을 고려할 때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중국으로부터 과거와 같은 합의를 끌어내긴 어렵다”고 했다. 그는 “(한국 입장으로 포함됐지만) 중국이 지난해부터 대외적으로 쓰지 않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말을 공동성명에 포함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했다. 납북자 문제에 대한 표현이 후퇴한 것도 중국이 북한을 의식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제8차 한중일 정상회의 때는 “납치 문제가 대화를 통해 가능한 한 조속히 해결되기를 희망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2018년 제7차 회의 공동선언에도 같은 문구가 포함됐다.● 리창 “핵심 이익-중대 관심사 배려해야” 중국은 미중 경쟁이 심화된 2022년 이후에는 “미국이 대중국 정책을 바꾸지 않으면 어떠한 공조에도 협력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유엔 안보리의 북한 관련 제재 논의를 거부해왔다. 윤 대통령은 이날 리 총리와의 별도 환담에서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중국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글로벌 핵비확산 체제 유지를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리 총리는 “중국이 그동안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력해 왔으며 정세 안정도 중요하다고 본다”며 “한국 측의 우려를 잘 알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소통해 나가자”고 했다. 한일은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도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 반대한다”는 문구를 공동선언에 포함시키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중국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결국 포함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 총리는 공동 기자회견에서 “3국은 예민한 문제와 갈등 이견을 타당하게 처리하고, 서로의 핵심 이익과 중대 관심사를 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 입장 존중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24-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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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정찰위성 발사 실패한 듯…합참 “북측 해상서 다수 파편”

    북한이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당일인 27일 심야에 군사정찰위성 2호기를 발사했다. 앞서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직전인 이날 새벽 정찰위성 발사를 기습 예고한 데 이어 야간에 발사 단추까지 누른 것. 하지만 동창리에서 발사된 이 발사체는 발사 직후 공중에서 폭발하는 장면이 한미 정보 자산 등에 포착됐다. 합동참보본부는 이날 “군은 오후 10시44분경 북한이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서해 남쪽방향으로 발사한 ‘북한 주장 군사정찰위성’으로 추정되는 항적 1개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발사체는 10시46분경 북한측 해상에서 다수의 파편으로 탐지됐다. 한미 정보당국은 정상적인 비행여부를 세부 분석 중에 있다”고 했다. 북한이 쏜 발사 장소는 지난해 3차례 위성 발사를 시도한 평북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발사체를 쏜 직후 한미일 3국의 이지스함이 공동 탐지·추적에 나섰고 실시간 비행정보 공유체계도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북한은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몇시간 전인 이날 새벽 일본 해상보안청을 통해 국제해사기구(IMO)에 ‘27일 0시~6월 4일 0시’ 사이에 정찰위성을 쏘겠다고 통보했다. 북한이 예고한 해상 위험구역(추진체 낙하구역) 3곳은 서해와 필리핀 동쪽 해상 등으로 1~3차 발사 때와 같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한중일 정상회의와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예고한 소위 위성 발사는 명백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정면 위반”이라고 규탄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도 “북한이 발사를 감행한다면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했다. 반면 리 총리는 정상회의와 기자회견에서 북한 정찰위성 발사를 거론하지 않았다.한편 군은 이날 오후 F-35A 스텔스 등 전투기 20여 대를 동원해 공격 편대군 비행·타격 훈련을 실시하며 북한에 경고장을 날렸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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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기시다 “北 비핵화”, 리창 “역내 안정”… 공동선언 ‘안보 이견’

    “자유롭고 평화로운 통일 한반도를 실현하는 목표 아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면서 북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윤석열 대통령)“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안정이 3국 공동의 이익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관련 측은 자제를 유지하고, 사태가 더 악화하고 복잡해지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 (리창 중국 총리)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 이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비핵화 문제를 두고 한일과 중국이 엇갈렸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북한 비핵화”라는 표현을 쓰며 북핵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반면 리 총리는 북한을 명시하지 않고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도 쓰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리 총리의 “관련 측” 발언을 두고 “남북을 모두 담는 표현”이라고 했다. 3국 정상이 4년 5개월 만에 한중일 정상회의 회담 테이블에 마주 앉아 상호 협력 제도화와 경제 사회 문화 협력에 한 목소리를 냈지만 북한 비핵화 등 핵심 안보 이슈에 대해서는 접점을 찾지 못한 것이다. 미중 갈등과 ‘한미일 대 북-중-러’ 신냉전 구도 속에 중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협력’ 등 이전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합의에 도달했던 문구들의 공동선언문 포함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中 반대로 ‘3국의 한반도 비핵화 노력’ 문구 빠져”3국은 이날 발표한 제9차 한중일 3국 정상회의 공동선언에서 “우리는 역내 평화와 안정, 한반도 비핵화, 납치자 문제에 대한 입장을 각각 재강조했다”며 “우리는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위한 긍정적인 노력을 지속하기로 한다”고 밝혔다. 한국과 일본이 각각 한반도 비핵화와 납북자 문제를 더 강조하면서 함께 목소리를 냈고, 반면 중국은 비핵화 명시를 거부하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더 중점적으로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한중일 3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약속·지지한다는 문구는 앞서 8차례 정상회의 공동선언 가운데 7차례 포함됐지만 이번엔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한중일 3국은 정상회의 공동선언에서 3국이 각자 입장을 재강조하는 표현으로 대체했다. 직전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린 2019년 3국은 ‘향후 10년 3국 협력 비전’에는 “우리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협력” 등이 명시됐다. 2017년 7차 한중일 정상회의 공동선언에도 “우리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한다” “유엔 안보리 관련 결의에 따라 협력” 표현이 포함됐다.정상회의에 앞서 한일은 공동선언에 한반도 비핵화 문구를 전례대로 포함시키는 방안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막판까지 중국에 이를 강하게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3국의 공통 목표”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해 대화와 외교,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이 중요하다”는 취지의 문구가 공동선언 초안에 반영됐었다고 한다. 하지만 정상회의 직전 중국의 반대로 이 문구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한반도 비핵화 문구에 대한 중국의 입장 변화는 미중 전략 경쟁과 신냉전 구도가 심화되는 현 상황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헌법에 핵보유를 명시한 뒤 핵개발을 가속화하고 노골적으로 비핵화와 관련한 대화를 거부하는 상황에서 미중 갈등 수위는 더욱 대립함에 따라 그간 중국도 호응했던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에 선뜻 동의하지는 못한 셈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미중 전략 경쟁이 없었던 과거와는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며 “중국 입장에서는 더 북한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이 2023년 이후 한반도 비핵화라는 말을 쓰지 않을 정도로 북한 문제와 관련해 이견에 있다”며 “최근 지정학적 상황을 고려할 때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중국으로부터 과거와 같은 합의를 끌어내긴 어렵다”고 했다. 그는 “(한국 입장으로 포함됐지만) 중국이 지난해부터 대외적으로 쓰지 않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말을 공동성명에 포함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했다.납북자 문제에 대한 표현이 후퇴한 것도 중국이 북한을 의식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제8차 한중일 정상회의 때는 “납치 문제가 대화를 통해 가능한 한 조속히 해결되기를 희망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2018년 제7차 회의 공동선언에도 같은 문구가 포함됐다.● 리창 “핵심 이익-중대 관심사 배려해야”중국은 미중 경쟁이 심화된 2022년 이후에는 “미국이 대중국 정책을 바꾸지 않으면 어떠한 공조에도 협력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유엔 안보리의 북한 관련 제재 논의를 거부해왔다. 윤 대통령은 리 총리와의 이날 별도 환담에서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중국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글로벌 핵비확산 체제 유지를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리 총리는 “중국이 그동안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력해 왔으며 정세 안정도 중요하다고 본다”며 “한국 측의 우려를 잘 알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소통해 나가자”고 했다.한일은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도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 반대한다”는 문구를 공동선언에 포함시키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중국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결국 포함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 총리는 공동 기자회견에서 “3국은 예민한 문제와 갈등 이견을 타당하게 처리하고, 서로의 핵심 이익과 중대 관심사를 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 입장 존중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24-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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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정찰위성 쏠 것” 한중일 회의 날 통보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당일인 27일 새벽 북한이 정찰위성 2호기를 쏘겠다고 기습 통보했다. 이날 0시부터 다음달 4일 0시 사이 쏘겠다고 밝힌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참관하에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위성 발사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우리 군은 보고 있다. 군은 이지스함을 서해로 급파하는 한편, F-35A 스텔스전투기 등 전투기 20여대를 동원해 공격 편대군 비행·타격훈련을 실시하며 북한에 경고장을 날렸다.앞서 북한은 지난해 1, 2차 발사 당시엔 예고기간 첫날에 쐈다. 처음으로 성공한 같은 해 11월 3차 발사 땐 예고보다 1시간 앞당겨 기습 발사했다. 군 소식통은 “리창(李强) 중국 국무원 총리가 27일 오후 출국한 뒤 언제든 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북한은 이날 일본 해상보안청을 통해 국제해사기구(IMO)에 위성 발사를 통보했다. ‘해상 위험구역(추진체 낙하구역)’ 3곳은 지난해 세 차례 발사때와 같다. 일본 해상보안청은 이 지역에 항행 경보를 내려 낙하물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한중일 정상회의와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예고한 소위 위성 발사는 명백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정면 위반”이라고 규탄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도 “북한이 발사를 감행한다면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했다. 반면 리 총리는 정상회의와 기자회견에서 북한 정찰위성 발사를 거론하지 않았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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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 “라인사태, 한일관계와 별개”… 기시다 “보안유출 사건일뿐”

    “우리 정부는 이 현안(라인야후 사태)을 한일 외교 관계와 별개의 사안으로 인식을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이같이 말하며 라인야후 사태를 회담 테이블에 먼저 올렸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야권이 라인야후 사태를 윤석열 정부의 외교 실패로 규정하며 ‘반일(反日) 공세’를 지속해 펼치면서 여론이 악화하자, 윤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라인야후 사태를 먼저 거론해 ‘리스크 대응’에 직접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 尹 “불필요한 현안 되지 않도록 잘 관리 필요” 윤 대통령은 이날 1년 만에 방한한 기시다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국내 기업인 네이버에 지분을 매각하라는 요구는 아닌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따라서 앞으로 양국 간에 불필요한 현안이 되지 않도록 잘 관리해 나갈 필요가 있겠다”고 밝혔다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전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회담은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난 이후 6개월 만이다. 기시다 총리는 “일본 총무성의 행정지도는 한국 기업을 포함해 외국 기업들의 일본에 대한 투자를 계속 촉진하겠다는 기존의 입장에 불변이라는 원칙하에서 이해되고 있다”며 “이번 행정지도는 이미 발생한 중대한 보안 유출 사건에 대해 어디까지나 보안 거버넌스를 재검토해 보라는 요구사항”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또 “한일 정부 간에 초기 단계부터 이 문제를 잘 소통하면서 협력해 왔고, 또 앞으로도 계속 긴밀히 소통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정상회의에서 라인야후 사태를 의제로 올린 것은 일본의 행정지도가 사실상 지분 매각을 압박하는 일본 정부의 의도라는 야권의 공세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에 대한 지분 매각 내용이 아니라는 입장을 일본 정상 차원에서 확답받음으로써 이 같은 논란을 해소하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이 문제를 ‘한일 관계와 별개 사안, 잘 관리해야’ 한다는 관전평이나 내렸다”며 “게다가 네이버 지분을 매각하라는 요구는 아닌 것으로 이해한다며 일본의 입장을 대변해 주고, 일본의 새빨간 거짓말을 용인했다”고 비판했다.● 한일 수소협력대화·자원협력대화 6월 출범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약 50분간의 회담에서 에너지, 경제안보, 중소기업·스타트업, 정보통신기술(ICT)·첨단기술 분야 등의 협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특히 다음 달 중순 한일수소협력대화와 한일자원협력대화가 신설돼 출범할 예정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일 간 글로벌 수소 공급망 확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수소와 관련된 표준, 수소 에너지와 관련된 규격 그리고 정책 분야에서 협력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핵심 광물 공급망 위기에 같이 협력을 꾀하고 공급망 안정화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내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다양한 사업을 준비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인 내년에는 한일 관계를 한층 도약시키는 역사적인 전기가 마련될 수 있도록 총리와 제가 합심해서 준비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도 “양국 관계를 더욱 도약시키기 위해 윤 대통령과 제가 각각 정부 내에 지시를 내려서 준비를 추진할 수 있으면 한다”고 화답했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 2024-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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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연금 44%안 수용… 이번 국회 처리” 대통령실 “청년의견 반영해 다음 국회 결정”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여당의 ‘소득대체율 44%’ 안을 수용하겠다”며 보험료율(내는 돈)과 소득대체율(받는 돈)을 조정하는 모수개혁안부터 21대 국회에서 처리하자고 연일 압박을 이어갔다. 반면 국민의힘은 “구조개혁이 빠진 소득대체율 44%로는 재정 안정성 보장이 어렵다”고 맞서며 22대 국회 개원 뒤 9월 정기국회에서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을 함께 최우선 과제로 처리하자고 역제안했다. 대통령실도 “여야가 시간에 쫓겨 결정하기보다 국민 전체, 특히 청년 세대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결정해야 한다”고 21대 국회 처리론을 일축했다. 21대 국회 임기 만료(29일)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처리 무산 책임론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26일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정쟁과 시간에 쫓긴 어설픈 개혁보다 22대 첫 번째 정기국회에서 최우선으로 추진하겠다”며 “22대 국회에서 여야정 협의체와 연금개혁특위를 구성해 국민적 공감을 얻어 처리하자”고 밝혔다. 이 대표가 전날 국민의힘 방안인 소득대체율 44% 수용 의사를 밝히자 “44%는 구조개혁이 함께 진행되는 걸 전제로 한 수치”라며 거부한 것. 구조개혁은 기초·퇴직·직역 연금 등 다른 공적연금과 연계해 노후 소득 보장 구조를 새로 설계하는 것을 가리킨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현재 21대 국회가 불과 3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인데, 대타협으로 이뤄지기에는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25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꼭 해야 할 일인데 시간은 없으니 불가피하게 민주당이 다 양보하겠다”며 “소득대체율에 대한 여야 주장의 차이는 각각 44%와 45%로 단 1%포인트에 불과한데 이 때문에 합의를 무산시킬 순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마저도 정부·여당이 또 다른 이유를 대면서 회피한다면 애당초 연금 개혁의 의지가 없었다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출신 김진표 국회의장은 26일 “가능하면 28일 본회의에서 연금개혁안을 의결하면 좋겠다. 27일이나 29일에도 할 수 있다”고 국민연금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를 언급했다.野 “21대 국회서 모수개혁부터” 與 “22대 국회서 구조개혁까지” 李 “44%안 수용” 밝히며 거듭 압박김진표 “27, 29일에도 처리 가능”與 “구조개혁 없인 재정안정성 훼손”대통령실 “시간 쫓겨 정할 문제 아냐” “국민연금 보험료율(내는 돈)과 소득대체율(받는 돈)부터 합의해서 모수개혁부터 하자.”(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모수개혁은 구조개혁과 따로 놀 수 없다.”(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 여야가 21대 국회 임기 막바지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 기초·퇴직·직역 연금 등 다른 공적연금과 연계해 노후 소득 보장 틀을 새로 짜는 구조개혁 병행 문제를 두고 대립하고 있다. 이 대표는 “여당의 ‘소득대체율 44%’ 안을 수용하겠다”며 21대 국회 남은 임기 내 국민연금의 내는 돈과 받는 돈을 조정하는 모수개혁부터 하자고 압박하고 나섰다. 반면 국민의힘은 “보험료율, 소득대체율 등 모수는 구조개혁의 영향을 또다시 받을 수밖에 없다”며 22대 국회 개원 뒤 여야정 협의체 등을 구성해 9월 정기국회에서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을 패키지로 처리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대통령실도 “여야 간 (소득대체율) 수치에 대한 (다른) 의견이 있어 22대 국회에서 추진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야당의 압박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기류다.● 野 “21대 국회서 모수개혁부터” 이 대표는 25일 연금개혁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소득대체율 44% 안 수용’이 “대의를 위한 큰 결단”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는 “꼭 해야 할 일인데 시간은 없다. 우리 당과 시민사회 내에서도 (44% 안 수용에 대해) 이견이 많지만, 그로 인한 책임은 저희가 다 감수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지도부 의원은 “채 상병, 김건희 특검법 등 정치 공세만 하는 게 아니라 민생 이슈도 주도하는 ‘민생 리더십’ 부각을 위한 전략”이라며 “최근 민주연구원 등을 중심으로 ‘대통령이 마냥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는 민생 이슈’를 발굴해 왔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44% 안’은 여당 내에서도 일부는 수용할 수 있어 여권 내 균열도 기대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정부·여당의 “모수개혁만 하면 구조개혁은 논의가 어려워진다”는 주장에 대해선 “연금개혁에서 가장 중요한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부터 먼저 처리하고 나머지는 부수적으로 해결하면 된다”고 반박했다. 21대 국회 내에 1차 모수개혁을 하고 22대 국회에서 2차로 구조개혁 방안을 논의하자는 것.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성주 의원도 26일 “해를 넘길수록 더 큰 보험료 인상의 부담이 국민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26일 기자회견에서 “연금개혁은 채 상병 특검법보다 훨씬 중요하다. 21대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며 “(채 상병 특검법 처리 때문에) 정치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27일이나 29일에도 할 수 있다”며 ‘원 포인트 본회의’ 가능성을 거론했다.● 與 “22대서 모수·구조개혁 패키지로” 국민의힘은 9월 1일부터 12월 9일까지 100일간 열리는 22대 국회 첫 번째 정기국회에서 “연금개혁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맞섰다. 추 원내대표는 “22대 국회에서 여야정 협의체와 연금개혁특위를 구성해 청년과 미래세대를 포함한 국민적 공감을 얻어가며 정기국회 내에서 처리할 것을 민주당에 제안한다”고 했다. 여당은 민주당이 밝힌 ‘44% 수용안’에 대해서도 “43%로 해야 한다. 44%는 구조개혁과 함께 진행할 때 야당에 제시한 수치였다”는 입장이다. 추 원내대표는 “단순히 1%포인트 수치 문제가 아니다. 그것(수치)에 연계된 (구조개혁) 사안들이 지금까지 (여야 간에) 논의됐지만 진척이 없었다”며 거부했다.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여당이 당초 43%를 밝혔고, 야당이 45%를 제시했었다. 1∼2% 차이에 누적 재정 수지(2093년 기준) 적자가 800조∼1500조 원가량 차이 난다”고 말했다. 여당 관계자는 “구조개혁 없이 44%로 정하면 재정 안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연금개혁안의 숫자가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할 시간이 부족했다”며 “청년·미래세대의 이해 없이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시간에 쫓겨 갑자기 정하는 건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여야가 국민 의견을 모으고 숙의를 통해 사회적 대타협을 이끌어 내야 하는 사안에 의도적으로 대통령실을 끌고 들어가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 2024-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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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李 “21대에 모수개혁 끝내자”…與 “22대서 모수·구조개혁 패키지로”

    “국민연금 보험료율(내는 돈)과 소득대체율(받는 돈)부터 합의해서 모수개혁부터 하자.”(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모수개혁은 구조개혁과 따로 놀 수 없다.”(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여야가 21대 국회 임기 막바지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 기초·퇴직·직역 연금 등 다른 공적연금과 연계해 노후 소득 보장 틀을 새로 짜는 구조개혁 병행 문제를 두고 대립하고 있다. 이 대표는 “여당의 ‘소득대체율 44%’ 안을 수용하겠다”며 21대 국회 남은 임기 내 국민연금의 내는 돈과 받는 돈을 조정하는 모수개혁부터 하자고 압박하고 나섰다. 반면 국민의힘은 “보험료율, 소득대체율 등 모수는 구조개혁의 영향을 또다시 받을 수밖에 없다”며 22대 국회 개원 뒤 여야정 협의체 등을 구성해 9월 정기국회에서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을 패키지로 처리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대통령실도 “여야 간 (소득대체율) 수치에 대한 (다른) 의견이 있어 22대 국회에서 추진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야당의 압박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기류다.● 野 “21대 국회서 모수개혁부터”이 대표는 25일 연금개혁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소득대체율 44% 안 수용’이 “대의를 위한 큰 결단”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는 “꼭 해야 할 일인데 시간은 없다. 우리 당과 시민사회 내에서도 (44% 안 수용에 대해) 이견이 많지만, 그로 인한 책임은 저희가 다 감수하겠다”고 강조했다.민주당 지도부 의원은 “채 상병, 김건희 특검법 등 정치 공세만 하는 게 아니라 민생 이슈도 주도하는 ‘민생 리더십’ 부각을 위한 전략”이라며 “최근 민주연구원 등을 중심으로 ‘대통령이 마냥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는 민생 이슈’를 발굴해왔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44% 안’은 여당 내에서도 일부는 수용할 수 있어 여권 내 균열도 기대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이 대표는 정부·여당의 “모수개혁만 하면 구조개혁은 논의가 어려워진다”는 주장에 대해 선 “연금개혁에서 가장 중요한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부터 먼저 처리하고 나머지는 부수적으로 해결하면 된다”고 반박했다. 21대 국회 내에 1차 모수개혁을 하고 22대 국회에서 2차로 구조개혁 방안을 논의하자는 것.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성주 의원도 26일 “해를 넘길수록 더 큰 보험료 인상의 부담이 국민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주장했다.김진표 국회의장은 26일 기자회견에서 “연금개혁은 채 상병 특검법보다 훨씬 중요하다. 21대 국회에선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며 “(채 상병 특검법 처리 때문에) 정치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27일이나 29일에도 할 수 있다”며 ‘원포인트 본회의’ 가능성을 거론했다.● 與 “22대서 모수·구조개혁 패키지로”국민의힘은 9월 1일부터 12월 9일까지 100일간 열리는 22대 국회 첫 번째 정기국회에서 “연금개혁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맞섰다. 추 원내대표는 “22대 국회서 여야정 협의체와 연금개혁특위를 구성해 청년과 미래세대를 포함한 국민적 공감을 얻어가며 정기국회 내에서 처리할 것을 민주당에 제안한다”고 했다.여당은 민주당이 밝힌 ‘44% 수용안’에 대해서도 “43%로 해야 한다. 44%는 구조개혁과 함께 진행할 때 야당에 제시한 수치였다”는 입장이다. 추 원내대표는 “단순히 1%포인트 수치 문제가 아니다. 그것(수치)에 연계된 (구조개혁) 사안들이 지금까지 (여야 간에) 논의됐지만 진척이 없었다”며 거부했다.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여당이 당초 43%를 밝혔고, 야당이 45%를 제시했었다. 1~2% 차이에 누적 재정 수지(2093년 기준) 적자가 800조~1500조 원가량 차이 난다”고 말했다. 여당 관계자는 “구조개혁 없이 44%로 정하면 재정 안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연금개혁안의 숫자가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할 시간이 부족했다”며 “청년·미래세대의 이해 없이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시간에 쫓겨 갑자기 정하는 건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여야가 국민 의견을 모으고 숙의를 통해 사회적 대타협을 이끌어 내야 하는 사안에 의도적으로 대통령실을 끌고 들어가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 2024-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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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李 “소득대체율 44~45% 타협 가능”… 대통령실 “국회 합의 우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4일 “민주당은 44%와 45% 사이에서 타협할 의사가 명확하게 있다”고 했다. 국민연금 개혁의 최대 쟁점인 소득대체율과 관련해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44%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취지다. 이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이 제시한 소득대체율 44% 안과 민주당이 주장하는 45% 안은 단 1%포인트 차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민주당 대표가 만나든, 윤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이 다 만나든 어떤 방법이든 동원해 타결하자”고 제안했다. 전날에 이어 연이틀 연금개혁 카드로 윤 대통령 압박에 나선 것이다. 이 대표의 회담 제안에 대통령실은 “국회 합의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민주당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천준호 당 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홍철호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국회 논의가 마무리되기 전에 대통령이 여야와 섞여서 이야기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언급했다”며 “여야가 대통령과 함께 의견을 정리하자고 회담을 제안했는데 이것을 사실상 거절한 것이어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연금개혁 의지가 없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거절이란 표현을 사용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회가 먼저 합의해서 안을 도출해줘야 정부도 종합적인 검토를 할 수 있으니 순서를 지켜 달라고 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연금개혁을 위한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회담보다는 여야 간 합의와 숙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것. 대통령실 내부적으로는 이 대표가 여야 합의도 전에 윤 대통령을 겨냥한 ‘연금 회담’을 제안하고 나선 것에 대한 불편한 기류도 감지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국회에서 연금개혁과 관련해 여야 간 진전이 없었을 뿐 윤 대통령의 책임이 아니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국민의힘도 21대 국회 임기 내 연금개혁 처리에 동의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여야 합의도 없는 본회의를 강행하고 일방적인 특검법을 처리하기 위해 연금개혁까지 정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라며 “참 나쁜 정치, 꼼수 정치”라고 했다.민주 “與, 연금개혁 진정성 없어” 국힘 “野, 특검법 노린 꼼수”[연금개혁 공방]국민연금 개혁안 놓고 연일 공방 “정부와 여당은 21대 국회에서 연금개혁을 마무리할 필요가 없다고 보는 것 같다.”(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 “(민주당의 연금개혁 처리 제안은) 해병대원 특검법, 양곡관리법, 민주유공자법 등 쟁점 법안 처리 명분을 쌓으려는 정략적 수단에 불과하다.”(국민의힘 정점식 정책위의장) 여야는 24일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이틀 연속 던진 국민연금 개혁 이슈를 두고 공방을 이어갔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21대가 아닌 22대 국회에서 처리하자는 것은 연금개혁의 진정성이 없다는 것”이라고 비판했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연금개혁을 정략적 꼼수로 악용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이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그동안 여야는 상당 부분 이견을 좁혀 왔고 소득대체율만 합의하면 연금개혁은 크게 마무리가 된다”며 “민주당은 44%와 45% 사이에서 타협할 의사가 분명히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1% 의견 차를 핑계로 그동안 논의를 없었던 것으로 하고 처음부터 다시 하자는 것은 도대체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국회 연금특위 민주당 간사인 김성주 의원도 이날 통화에서 “구조개혁을 위해서는 모수개혁이 선행돼야 한다”며 “지금 때를 놓치면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이 모두 수포로 돌아간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같은 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여야 합의도 없는 본회의를 강행하고 일방적인 특검법 처리를 위해 연금개혁까지 정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참 나쁜 정치, 꼼수 정치”라고 반박했다. 이어 “연금개혁안을 22대 국회에서 우선적으로 처리해 나갈 핵심 과제로 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이 대표가 소득대체율을 44%까지 양보할 수 있다고 한 것과 관련해 “그렇게 하루아침에 말을 바꿔서 될 것이었으면 그 긴 시간 동안 논의가 왜 필요했겠느냐”며 21대 국회 임기 내 합의 가능성을 일축했다. 단순히 모수개혁의 숫자만 조정하는 문제가 아니라, 구조개혁을 동반하기 위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국민의힘 소속인 주호영 연금특위 위원장은 통화에서 “연금특위 개최는 여야 간사 간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여당 간사인 유경준 의원은 “간사 간 합의는 물 건너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연금개혁은 국가 미래와 관련된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단독 처리하기엔 부담이 크다”고 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 2024-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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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중일, ‘한반도 비핵화’ 공동성명 문안 이견

    27일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채택될 공동성명 문안에 ‘한반도 비핵화’ 표현을 담을지를 놓고 3국이 이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일본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표현이 명문화돼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중국은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외교 소식통은 24일 “과거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회담에 참여하는 등 의지를 보였지만, 최근엔 북한이 헌법에 핵무력 강화를 명시하는 등 태도를 바꿨다”며 “중국이 북한 비핵화라는 표현에 선뜻 동의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라고 했다. 역대 한중일 공동선언 8차례 중 6차례에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취지의 표현이 담긴 바 있다.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추진 논의를 놓고는 일본 측이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외교 소식통이 전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리창(李强) 중국 총리는 26일 방한한다. 정부는 공동성명에 한국인 납북자와 국군포로 문제의 조기 해결을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을 포함시키기 위해 막판까지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9년 한중일 정상회의 공동선언문에 “북-일 간 납치자 문제가 대화를 통해 조속히 해결되길 희망한다”는 내용을 담은 사례도 거론된다. 북한과 일본은 기시다 총리 방북을 물밑 논의할 정도로 소통이 이뤄지고 있는 반면 남북 관계는 단절된 만큼 “중국이 두 사안을 다르게 볼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 2024-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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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연금개혁 21대 국회 처리” 영수회담 제안… 與 “책임 떠넘기기 정략”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정부 여당이 결단만 하면 28일 본회의에서 연금개혁안이 처리될 수 있다”며 “(연금개혁) 문제와 관련해 영수회담을 개최할 용의가 있다”고 23일 밝혔다. 21대 국회 임기 종료(29일)를 6일 남겨둔 상황에서 연금개혁안 처리 책임을 여권에 넘기며 압박에 나선 것. 국민의힘은 “28일 합의 없는 국회 본회의 강행에 명분을 쌓으려는 정략”이라며 22대 국회에서의 합의 처리 입장을 고수했다. 대통령실은 이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담을 제안한 것에 대해 “연금개혁안을 여야가 합의하는 게 우선”이라며 “여야 합의 사안을 왜 자꾸 다른 테이블에 올리려고 하느냐”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연금개혁 이슈를 언급하며 “사실 21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도 타결할 수 있다”며 “오늘 당신들(정부 여당) 안(案)을 받을 테니 처리하자는 입장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후 페이스북에 올린 입장문을 통해 “민주당은 조속한 개혁안 처리를 위해 소득대체율을 당초 제시했던 50%에서 45%로 낮추겠다는 결단을 내렸다”며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5% 방안은 윤석열 정부가 제시했던 안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여야는 ‘연금개혁 공론화위원회’의 제안을 토대로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올리는 데에는 합의를 했지만 현재 40%인 소득대체율 상승 폭을 두고는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45%를 고수하고 있고, 국민의힘은 기존 43%에서 1%포인트 늘려 44%를 타협안으로 내놨지만 1%포인트 차이를 두고 더 이상의 의견 접근은 도출하지 못한 상태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민주당은 이미 기존 입장(50%)에서 5%포인트를 양보했으니, 대통령이 결단만 하면 여당이 44%에서 1%포인트 더 양보해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대통령이 이미 연금개혁에 대해 명확한 의지를 밝혔는데도 영수회담을 거론하며 압박하는 것은 또 다른 거부권처럼 보이게 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윤석열 정부는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5%를 제시한 바 없다. 이 안은 민주당의 안”이라고 반박하며 “연금개혁은 22대 국회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국민적 공감 속에 여야가 합의해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일축했다.이재명 “소득대체율 45%는 尹정부 제안” 與 “그런적 없어, 민주당案” [21대 국회 막판 ‘연금 충돌’]이재명 연금관련 언급 진실공방野 “50→45% 양보했으니 수용을”… 與 “개혁지연 정부탓 돌리려는 꼼수”대통령실 “여야 합의가 우선”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5% 방안은 윤석열 정부가 제시했던 안이기도 하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윤석열 정부는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5%를 제시한 바 없고, 이 안은 민주당의 제안이다.”(국민의힘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 이 대표가 23일 “여당 안도 받을 수 있다”며 21대 국회 내 국민연금 개혁안 처리를 제안하고 나서자 국민의힘은 “뜬금없이 윤석열 대통령을 끌어들여 연금개혁 지연을 정부 탓으로 돌리려는 꼼수”라며 22대 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대표의 회담 제의에 “역대 정부 최초로 연금개혁 논의에 필요한 모든 자료를 국회에 제공했다. 국회에서 여야가 밀도 있게 대화해 합의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이 대표의 제안을 거부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여야는 이날 연금개혁의 핵심 쟁점인 소득대체율을 두고도 진실공방을 벌였다. 이 대표가 윤 대통령과 여당을 압박하기 위해 던진 연금개혁 카드에 대해 국민의힘이 곧바로 반발하고 나서면서 연금개혁안을 둘러싼 여야 갈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진실공방 양상으로 흐르는 연금개혁 논의 민주당은 정부와 여당이 1%포인트만 양보하면 합의에 이를 수 있다는 논리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보건복지부가 비공식적으로 소득대체율 45%를 제안했지만 나중에 대통령실이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안다”며 “이후 대통령실 눈치를 본 여당이 43%를 제안하더니 나중에는 44%라는 궁색한 숫자를 고집하며 결국 판을 깼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우리가 50%에서 45%로 5%포인트를 양보했으니 국민의힘도 여당답게 1%포인트만 양보하면 될 일”이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소득대체율 45% 안은 정부가 제안한 바 없는 민주당의 안”이라는 입장이다. 여권 관계자는 “정부가 소득대체율 45% 안을 제안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도 없다”고 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도 이날 “소득대체율 45%를 정부 안으로 제안한 바 없다”고 일축했다. 복지부는 지난해 10월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을 국회에 제출하며 단일 개혁안을 내지 않고 24가지 시나리오를 제출했는데, 여기에도 소득대체율 45% 안은 없었다고 한다.● 尹 압박용 카드로 ‘연금개혁’ 꺼낸 野 이 대표가 21대 국회 임기를 6일 남겨놓고 연금개혁 카드를 꺼내 든 배경에는 윤 대통령을 향한 압박에 나서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금까지 국회 논의가 지지부진한 것은 결국 윤 대통령이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연금특위 민주당 간사인 김성주 의원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이 연금개혁을 22대 국회로 넘기라는 뜻이 확고하다고 하더라도 여당이 용기를 내서 합의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연금개혁은 22대 국회로 넘기고, 임기 안에는 확정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 바 있다. ● 대통령실 “여야 합의가 우선” 대통령실은 이 대표의 회담 제안에 “충분히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면서도 “여야가 그동안 연금개혁과 관련해 오랫동안 논의를 해온 게 있으니 그걸 토대로 여야가 합의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소득대체율 등 여야 간 이견은 국회에서 논의해야 할 문제라며 한발 물러선 스탠스다. 이 같은 기류 속 여야가 21대 국회 회기 내 연금개혁안을 처리할 가능성은 아직 불투명하다. 연금특위 여당 간사인 유경준 의원은 “거짓과 말장난으로 민주당의 안을 통과시키려는 속셈”이라며 “소득대체율 44%의 대안에 대해 2주가 다 되도록 침묵하다가, 이제야 21대 국회에서 개혁을 꼭 해야 한다고 하는 저의가 무엇이냐”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뜬금없이 윤 대통령을 끌어들여 연금개혁 지연을 정부 탓으로 돌리려는 꼼수”라고 보고 있다. 여당 당권주자들도 일제히 이 대표를 비판했다. 안철수 의원은 “이 대표가 하겠다는 연금개혁은 ‘연금개악’, 연금제도 파탄”이라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 대표의 얕은 속임수에 놀아나서는 안 된다”고 했고, 나경원 당선인도 “이 대표가 또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 2024-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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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실 “레드팀 기능 키워 정책 점검”… 정부 “여론 적극 수렴”

    국가통합인증마크(KC) 없는 해외 일부 품목의 직접구매(직구)를 금지하겠다는 정책의 철회와 고령자의 운전자 자격 제한 정책 발표를 둘러싸고 혼선이 거듭되자 대통령실이 ‘레드팀(Red Team)’ 기능 강화에 나섰다. 정부 내에서도 정책 구상 단계부터 공청회나 여론조사를 통한 국민 의견 청취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헛발질 정책’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역풍과 부작용을 사전에 철저히 점검하겠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국민 시각에서 정책 점검 역량 강화”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3일 “전문가와 관료의 관점이 아닌 국민과 민생의 관점에서 정책을 바라볼 수 있는 ‘레드팀’ 기능을 강화할 것”이라며 “국민 시각에서 입체적으로 정책을 바라보고 점검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실 내에 레드팀 조직을 신설한다기보다는 레드팀 역할을 보강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도 “정책 혼선이 반복되면서 국민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정책에 대한 스크리닝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는데, 이를 반영해 레드팀 기능 강화에 나선 것”이라며 “상대편 입장, 국민 입장에서 정책을 살펴보는 단계가 보강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젊은 행정관들에게 정책 관련 여론을 청취한 후 의견을 내는 역할을 강화해 부여하고, 비서관실별로 정책 현실성을 더 철저하게 따져보게 되는 방안 등이 추진될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내에 공식적으로 제대로 된 레드팀 역할을 하는 조직이 없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주 69시간 근로제’ ‘연구개발(R&D) 예산 축소’ 등 설익은 정책 발표에 따른 혼란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 바 있다. 대통령실 움직임에 발맞춰 보건복지부 등 일부 정부 부처에서도 레드팀 기능 강화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임상준 차관을 중심으로 레드팀 성격의 태스크포스(TF)를 꾸렸던 환경부도 사전 정책 점검 및 리스크 대응 역량 보강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젊은 부처 과장이나 사무관들의 의견을 자유롭게 들으면서 정책을 국민 상식 수준에서 봐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책 구상 단계부터 국민 의견 청취” 정부도 정책을 발표했다가 반발 여론에 부딪혀 철회하는 혼선을 줄이기 위해서는 “국민 관심이 높은 사안에 대해 정책 구상 단계에서부터 공청회나 여론조사 등을 거쳐 국민 의견을 청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정부에서 나오고 있다. 정부 부처는 그동안 정책 방향을 발표한 뒤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입법예고안을 만들었다. 이후 입법예고 기간 동안 국민 의견을 또다시 수렴한 뒤 최종안을 확정하는 식이었다. 하지만 사회 다변화로 이해관계자가 많아 조율이 어려운 과제들이 늘어나는 만큼 정부가 정책 초기 구상 단계에서부터 국민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필요해졌다는 것이다. 정부 부처의 한 공무원은 “‘선(先) 정책 발표 후(後) 의견 수렴’이라는 기존의 일하는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며 “이해관계자가 많아 여러 입장이 표출될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정부가 정책 구상 단계부터 공청회나 여론조사를 거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부 관계자도 정책 수립 과정에서 여론을 효과적으로 수렴할 방법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 2024-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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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 “반도체가 곧 민생, 26조 지원”… 70%이상 中企-중견기업에

    정부가 국내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저금리 대출 등 총 26조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반도체 클러스터를 마련하기 위한 전력과 용수 등 인프라 지원과 연구개발(R&D) 투자도 대폭 늘린다. 다만 기업에 직접 보조금을 주는 방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23일 열린 제2차 경제이슈점검회의에서 “반도체가 곧 민생”이라며 “금융, 인프라, R&D는 물론이고 중소·중견기업 지원까지 아우르는 26조 원 규모의 ‘반도체 산업 종합지원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우선 반도체 금융지원 프로그램에 18조1000억 원이 투입된다. 정부는 KDB산업은행 출자를 통해 17조 원 규모의 대출 프로그램을 만들어 반도체 투자금을 저금리로 대출해주기로 했다. 민관 합동으로 조성되는 반도체 생태계 펀드는 현재 3000억 원 수준에서 1조1000억 원으로 늘린다. 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등을 위한 도로·용수·전력 등 인프라 조성에도 2조5000억 원 이상을 투입한다. R&D, 인력 양성 투자는 2022년부터 올해까지 3조 원 수준에서 향후 3년간(2025∼2027년) 5조 원 이상으로 늘린다. 정부는 이번 지원 방안을 통해 발표한 금액의 70% 이상을 중소·중견기업에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업들의 실제 수요를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 이번에 발표한 금융 및 재정 지원의 70∼80%는 중소·중견기업에 돌아갈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계에선 환영하고 나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용수, 도로 등 인프라를 국가가 책임지고 조성겠다고 한 정부의 발표는 반도체 산업의 미래 경쟁력 제고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반도체 기업에 직접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이 지원 방안에 담기지 않은 것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투자 시작 단계부터 막대한 보조금을 주는 경쟁국에 비해 지원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보조금 지원과 다를 바 없다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은 “세액공제는 R&D와 설비 투자금의 일정 비율을 국가가 환급해 주는 것으로 보조금이나 다를 바 없다”며 “올해 일몰되는 세액공제를 연장해서 기업들이 R&D와 설비 투자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산단을 조성하는 인프라 시간을 절반으로 단축하는 것도 시간 보조금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반도체 세제 지원이 ‘부자 감세’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적극 반박했다. 그는 “세액공제를 통해 기업의 수익이 증가하고 일자리가 늘어나 세수가 더 크게 늘면 더 두터운 복지를 할 수 있다”고 했다.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 2024-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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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책 헛발질’ 차단 나서는 정부…“레드팀 강화해 사전점검”

    국가통합인증마크(KC) 없는 해외 일부 품목의 직접구매(직구)를 금지하겠다는 정책의 철회와 고령자의 운전자 자격 제한 정책 발표를 둘러싸고 혼선이 거듭되자 대통령실이 ‘레드팀(Red Team)’ 기능 강화에 나섰다. 정부 내에서도 정책 구상 단계부터 공청회나 여론조사를 통한 국민 의견 청취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헛발질 정책’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역풍과 부작용을 사전에 철저히 점검하겠다는 것이다.●대통령실 “국민 시각에서 정책 점검 역량 강화”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3일 “전문가와 관료의 관점이 아닌 국민과 민생의 관점에서 정책을 바라볼 수 있는 ‘레드팀’ 기능을 강화할 것”이라며 “국민 시각에서 입체적으로 정책을 바라보고 점검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실 내에 레드팀 조직을 신설한다기보다는 레드팀 역할을 보강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도 “정책 혼선이 반복되면서 국민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정책에 대한 스크리닝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는데, 이를 반영해 레드팀 기능 강화에 나선 것”이라며 “상대편 입장, 국민 입장에서 정책을 살펴보는 단계가 보강될 것”이라고 전했다.이에 젊은 행정관들에게 정책 관련 여론을 청취한 후 의견을 내는 역할을 강화해 부여하고, 비서관실별로 정책 현실성을 더 철저하게 따져보게 되는 방안 등이 추진될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내에 공식적으로 제대로 된 레드팀 역할을 하는 조직이 없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주 69시간 근로제’ ‘연구개발(R&D) 예산 축소’ 등 설익은 정책 발표에 따른 혼란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 바 있다.대통령실 움직임에 발맞춰 보건복지부 등 일부 정부 부처에서도 레드팀 기능 강화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임상준 차관을 중심으로 레드팀 성격의 태스크포스(TF)를 꾸렸던 환경부도 사전 정책 점검 및 리스크 대응 역량 보강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젊은 부처 과장이나 사무관들의 의견을 자유롭게 들으면서 정책을 국민 상식 수준에서 봐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정책 구상 단계부터 국민 의견 청취”정부도 정책을 발표했다가 반발 여론에 부딪혀 철회하는 혼선을 줄이기 위해서는 “국민 관심이 높은 사안에 대해 정책 구상 단계에서부터 공청회나 여론조사 등을 거쳐 국민 의견을 청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정부에서 나오고 있다.정부 부처는 그동안 정책 방향을 발표한 뒤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입법예고안을 만들었다. 이후 입법예고 기간 동안 국민 의견을 또다시 수렴한 뒤 최종안을 확정하는 식이었다.하지만 사회 다변화로 이해관계자가 많아 조율이 어려운 과제들이 늘어나는 만큼 정부가 정책 초기 구상 단계에서부터 국민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필요해졌다는 것이다. 정부 부처의 한 공무원은 “‘선(先) 정책 발표 후(後) 의견 수렴’이라는 기존의 일하는 방식을 바꿀 필요도 있다”며 “이해관계자가 많아 여러 입장이 표출될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정부가 정책 구상 단계부터 공청회나 여론조사를 거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부 관계자도 정책 수립 과정에서 여론을 효과적으로 수렴할 방법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 2024-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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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21대 국회 6일 남기고 “연금개혁 끝내자”…與 “본회의 강행 명분쌓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정부 여당이 결단만 하면 28일 본회의에서 연금개혁안이 처리될 수 있다”며 “(연금개혁) 문제와 관련해 영수회담을 개최할 용의가 있다”고 23일 밝혔했. 21대 국회 임기 종료(29일)를 6일 남겨둔 상황에서 연금개혁안 처리 책임을 여권에 넘기며 압박에 나선 것. 국민의힘은 “28일 합의 없는 국회 본회의 강행에 명분을 쌓으려는 정략”이라며 22대 국회에서의 합의 처리 입장을 고수했다. 대통령실은 이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담을 제안한 것에 대해 “연금개혁안을 여야가 합의하는 게 우선”이라며 “여야 합의 사안을 왜 자꾸 다른 테이블에 올리려고 하느냐”고 반문했다.이 대표는 이날 오후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연금개혁 이슈를 언급하며 “사실 21대 국회 끝나기 전에도 타결할 수 있다”며 “오늘 당신들(정부 여당) 안(案)을 받을 테니 처리하자는 입장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후 페이스북에 올린 입장문을 통해 “민주당은 조속한 개혁안 처리를 위해 소득대체율을 당초 제시했던 50%에서 45%로 낮추겠다는 결단을 내렸다”며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5% 방안은 윤석열 정부가 제시했던 안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여야는 ‘연금개혁 공론화위원회’의 제안을 토대로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올리는 데에는 합의를 했지만 현재 40%인 소득대체율 상승 폭을 두고는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45%를 고수하고 있고, 국민의힘은 기존 43%에서 1%포인트 늘려 44%를 타협안으로 내놨지만 1%포인트 차이를 두고 더 이상의 의견 접근은 도출하지 못한 상태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민주당은 이미 기존 입장(50%)에서 5%포인트를 양보했으니, 대통령이 결단만 하면 여당이 44%에서 1%포인트 더 양보해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했다.하지만 국민의힘은 “대통령이 이미 연금개혁에 대해 명확한 의지를 밝혔는데도 영수회담을 거론하며 압박하는 것은 또 다른 거부권처럼 보이게 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윤석열 정부는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5%를 제시한 바 없다. 이 안은 민주당의 안”이라고 반박하며 “연금개혁은 22대 국회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국민적 공감 속에 여야가 합의해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일축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 2024-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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