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훈

전승훈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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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라는 정글에서 새로운 세상을 발견합니다. 도시를 산책하고 탐사하는 즐거움을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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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6-05-24~2026-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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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아마비 작가 고정욱 “장애는 나의 힘… 죽는 날까지 동화책 500권 쓸 것”

    아동문학가 고정욱 씨(52)가 200번째 동화책 ‘가슴으로 크는 아이’(자유로운상상)를 펴냈다. 1급 장애인인 그가 지금까지 쓴 동화와 소설 200권은 모두 305만 부 이상 팔렸다. 그만큼 다작(多作)을 내놓고 이를 베스트셀러로 만든 동화작가는 전 세계에서도 보기 힘들다. 소설가로 등단했던 그가 동화를 쓰기 시작한 건 1999년부터다. 결혼해 아이를 낳고 아이에게 자신이 직접 만든 이야기를 들려주다가 동화를 쓰게 됐다. 뇌성마비 장애아가 주인공인 데뷔작 ‘아주 특별한 우리 형’은 70만 부가 판매됐다. 시각장애아와 안내견의 이야기를 다룬 ‘안내견 탄실이’는 30만 부, 지체장애아와 친구의 우정을 그린 ‘가방 들어주는 아이’는 100만 권이 나갔다. 그는 돌 무렵 소아마비를 앓고 1급 장애인이 됐다. 고교 시절 의대 진학을 꿈꿨지만 “장애인을 받아주는 의대는 없다”는 교사의 말에 크게 낙담했다. 진로를 바꿔 성균관대 국문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20년이 넘도록 여러 대학에서 강사생활을 하다가 아동문학가의 길로 들어섰다. 장애를 딛고 열정적인 작품 활동을 하는 그에게 학교와 관공서, 기업에서 강연 요청이 쏟아진다. 그는 1년에 20권 이상의 책을 쓰고, 매년 200여 차례 강연을 다닌다. 독서의 계절인 요즘은 한 달에 29일을 강의하기도 한다. 그에게 어떻게 그런 다작과 강연 활동을 할 수 있는지 물었다. “소아마비 장애인에게는 포스트 폴리오 신드롬이라는 게 있어요. 몸의 근육 가운데 3분의 2가 하체에 몰려 있는데 이를 쓰지 않으니 심폐, 내장, 심장 기능이 60세가 넘으면 급격히 떨어집니다. 그래서 소아마비 장애인 가운데 장수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저는 목숨을 걸고 씁니다. 언제 삶이 끝날지 모르니까요.” 그의 작품 30여 개는 미국 중국 일본 대만 등지에서 번역돼 소개됐다. 그는 “내 책을 읽은 아이들이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걸 볼 때 내가 이 세상에 장애인으로 살게 된 소명의식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된다”며 “죽는 날까지 500권의 동화책을 쓰고, 내 책이 전 세계 100개 언어로 번역되도록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장애라는 주제는 세계인이 모두 공감할 것으로 생각해요. 마지막 꿈은…장애인 문학으로 노벨 문학상을 타는 겁니다. 하하.”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12-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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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0자 다이제스트]각국 신화 상징세계 화려한 그림으로 설명

    세계 각국의 신화는 우주론과 관계가 있다. 신화 속 우주는 대부분 신들의 세계, 인간이 사는 지상, 지하 세계로 나뉜다. 북유럽 신화는 위드그라실이라는 거대한 물푸레나무 주위에 아홉 개의 세계가 있다고 본다. 이와 달리 나이지리아의 요루바족 신화는 세상을 ‘아이예’(물리적 세계)와 ‘오룬’(보이지 않는 세계)으로 간단히 나눴다. 그리스, 로마, 아메리카, 중남미, 아프리카 등 신화의 상징세계를 풍부한 도판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책이다. 꿀, 젖, 피, 소금, 독수리, 뱀 등 키워드로 접근한 신화 해석도 흥미롭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12-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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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인섭 변호사 “한일회담 데모로 구속된 MB, 내가 신원보증 섰죠”

    “현대 사회의 기본 인프라는 법치주의입니다. 공(公) 사(私) 영역에서 광범위한 법치가 자리 잡지 못한다면 성장 발전의 기반인 민주주의 체제가 위협받게 될 것입니다.” 법무법인 태평양의 설립자인 김인섭 명예 대표변호사(76·사진)가 자서전 ‘추풍령에서 태평양까지’(나남)를 펴냈다. 책에는 격동의 현대사 속에서 판사 변호사 시민운동가로 치열하게 살아온 저자의 인생 역정을 담았다. 부제는 ‘법치주의를 추구했던 한 법조인의 초상’. 그의 법관 생활 18년간은 박정희 대통령의 압축성장 기간과 맞물리고 이후 변호사 생활 22년은 민주화 시절과 겹친다. 그는 “법조인은 판결문으로만 말한다는 전통이 있는데, 한 시대를 살아온 법조인의 회고록도 중요한 현대사 자료가 되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책에서 김 변호사는 1967년 한국비료 사카린 밀수사건의 주심판사로서 피고인 이창희(이병철 삼성 창업자의 차남)의 병보석을 불허한 일, 김형욱 중앙정보부장이 ‘민족주의비교연구회(민비연)’ 회원들을 간첩으로 조작하려 했으나 이 회원들에게 무죄 판결을 내린 일 등 정권의 압박과 회유에 맞섰던 판사 시절의 경험담을 소개했다. 또 1964년 한일회담 반대 데모로 구속된 고려대 재학생 이명박(현 대통령)의 신원보증을 서준 일,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가 대통령 후보로 나서면서 저자에게 정치 입문을 강권했던 비화도 공개했다. 김 변호사는 1961년 고등고시 사법과에 합격한 이후 18년간 판사로 재직했다. 그는 1977년 부장판사로 승진한 뒤 단독 집무실과 운전사가 딸린 관용차를 제공받고는 스스로 ‘빚꾸러기(빚을 많이 진 사람)’라는 자각을 갖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후 1986년 법무법인 태평양을 설립해 국제적인 로펌으로 키워냈다. 법치주의를 수호하고 실현한다는 그의 굳은 소신은 변치 않았다. 2002년 현역 법조인에서 은퇴한 후에는 법치주의를 내건 시민운동 ‘굿소사이어티’ 활동을 해왔다. “적어도 1987년 민주화 이후에는 압축성장 시대의 변칙적 법 운영을 마감했어야 합니다. 그런데 요즘도 변칙의 잔영이 이곳저곳에서 어른거립니다. 제가 은퇴한 후 법치주의 시민운동을 벌이는 것은 이런 자각 때문입니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12-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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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후활동 어떻게 할까]자세히 관찰하면 내 머리카락도 새롭게 보여요

    우리는 자기 몸에 대해 얼마나 자세하고 정확하게 알고 있을까요. 여기 황당하지만 집요하게 우리 몸의 한 부분을 관찰한 책 ‘나의 엉뚱한 머리카락 연구’(이고은 글·그림)가 있습니다. 심심해서 시작한 관찰이랍니다. 하지만 자신은 물론이고 타인의 머리카락과 그 주변에 관한 기록들이 세심합니다. 편안하고 즐거운 그림까지 곁들여 친절하고 진솔하게 표현했습니다. 매일 보고 만지는 머리카락으로 많은 생각과 연구를 한 이 책은 제목처럼 엉뚱해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일상을 이토록 살피고 돌아보는 방식이 신선합니다. 늘 우리 곁에 있지만 알아채지 못한 것들에게 애정 갖기, 우리도 함께 시작해 보면 어떨까요.○독후활동-나의 엉뚱한 ☆☆연구 스크랩북 만들기준비물: 카메라, 8절 혹은 3절 스케치북, 사인펜, 색연필, 크레파스 등 필기도구, 가위, 풀, 신문, 잡지, 각종 스티커, 테이프 등 스크랩북 만들기에 적합한 모든 것. 1. 자신의 몸에서 무언가 마음대로 되지 않거나 남들과 다르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찾아본다. 2. 모두 함께 그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3. 거울을 보거나 사진을 찍어 유심히 관찰한다. 녹음이나 녹화해야 할 것이 있다면 함께 한다. 4. 밖으로 나가 그 부분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되는 대상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찍는다. 5. 돌아와 관찰한 것을 그리거나 사진을 출력해서 스크랩한다.6. 관찰한 대상과 관련된 사진이나 그림을 각종 인쇄물에서 찾아 오려붙인다.7. 인터넷 검색으로 얻은 자료들을 첨부한다. 8. 적당한 제목을 정해 표지를 꾸민다. 8.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발표하는 시간을 갖는다. 김혜진 어린이책교육연구가}

    • 2012-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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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용기타]작은 회사, 깊은 회사, 짜릿한 회사

    ‘작은 회사’가 뜨고 있다. 불황에 빠진 세계경제 상황 속에서 ‘안정적이고 큰 회사’란 공상일지도 모른다. 누구나 높은 연봉의 대기업, 철밥통 공기업의 좁은 문에만 매달리기 때문에 취업난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은 아닐까. 이제 눈을 돌려보자. 두 권의 책은 톡톡 튀는 크리에이티브로 먹고사는, 작은 회사에서 프로직업인으로서의 꿈을 꾸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다.○ “일의 즐거움이 삶의 즐거움으로” 스토리텔링 회사에 다니던 김정래(30) 전민진 씨(29)는 이십대 후반에 직장을 그만뒀다. 30대에 새로운 삶을 도전하기에 앞서 두 사람은 또래의 청춘들이 어떤 일을 하고 사는지 궁금했다. 둘은 젊은이 13명을 만나 얘기를 듣고 그들이 작은 회사에 다니는 이유와 고민을 책 ‘나는 작은 회사에 다닌다’에 솔직하게 담아냈다. 부엉이 안경, 나뭇잎과 꽃을 넣어 만든 안경, 만화 캐릭터 조로 안경 등 기발한 안경테를 만들어내는 젠틀몬스터 그래픽의 안경디자이너 우빛나, 강원 횡성군에서 신선한 우유를 만들어 대기업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납품하는 서울F&B 기획관리부 과장 박현정, 인디밴드 전문 기획사 붕가붕가레코드 매니지먼트 팀장 김설화, 저소득층도 쉽게 살 수 있는 보급형 보청기를 생산하는 사회적 기업 딜라이트 전략기획실장 김정현…. 한국 사회에는 작은 회사에 다니면 스펙이 모자라거나, 불안한 미래를 가진 사람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그러나 저자들은 작은 회사에 다니는 매력은 간판이나 급여, 사회적 평가로 잴 수 없는 ‘일과 삶’의 즐거움에 있다고 말한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자유로움”(김설화 팀장)이 있고, “개인의 개성이 곧 회사의 색깔이 되는 짜릿한 경험”(디자인 서점 땡스북스 점장 김욱)을 할 수 있으며, 따라서 “‘작다’라기보다는 ‘깊은’ 회사”(디자이너 우빛나)라고 해야 맞다는 전언이다. 저자 김정래 씨는 “우리 사회는 대학을 졸업하면 학자금 대출을 갚기 위해 취업해야 하고, 취업하면 결혼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등 미래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직업과 일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내가 어떤 일을 해야 행복한지에 대해 깊은 사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민진 씨는 “우리 세대는 선배가 없다. 학교 선배들은 모두들 취업준비에 바쁘고, 교수님들도 논문 쓰시느라 바빠 물어볼 사람이 없다”며 “작은 회사 중에는 일의 재미뿐 아니라 보수나 조건도 좋은 회사가 많은데 취업지망생들이 이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나만의 생존법·프로의식 얻는다” 정은영 남해의봄날 대표(41)는 “20대 시절 작은 회사에 다닌다는 것은 가장 좋은 창업 인큐베이팅 과정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작은 회사에서는 1인다(多)역을 맡아 회사와 함께 밑바닥부터 성장해가며, 정글 속에서 생존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그는 “대기업을 수십 년 재직하다 나오면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막막하지만, 작은 회사에서는 10∼15년만 버티면 이직이나 창업을 하더라도 두렵지 않은 나만의 프로의식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만난 13명의 창조적인 작은 기업 창업자의 스토리를 담은 ‘내 작은 회사 시작하기’를 펴냈다. 정 대표도 7년간 공연과 이벤트 기획을 하는 콘텐츠기업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그는 지난해 안식년을 얻어 통영에 내려갔다가 새로운 지역 비즈니스 시장을 발견하고 두 번째 회사인 ‘남해의봄날’을 차렸다. 지역의 작은 기업, 문화예술가들과 함께 남해안 곳곳에 숨겨진 풍부한 콘텐츠를 문화상품으로 개발하는 회사다. 정 대표는 “요즘 출간되는 책들이 ‘너무 힘들지, 힘들지’라고 위로만 하니까 청춘들이 ‘그래, 나 힘들어’ 하고 주저앉는 것 같다”며 “내가 배우고 싶을 정도로 훌륭하고 똑똑하게 앞날을 개척해나가는 젊은이들이 많은데, 그런 묻혀진 젊은이들을 조명해 용기를 북돋워주고 싶다”고 말했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12-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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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에서 진로를 만나다]키 작고 평발이라서 힘들지만 그래도 축구가 너무너무 좋아

    누구나 꿈을 꾸면 이룰 수 있는 것일까. 모든 사람의 꿈을 들어주는 마법사가 있어서 원하는 모습대로 살아가도록 해준다면 얼마나 신날까. 그러나 아쉽게도 만화 속 마법사는 존재하지 않는다. 현실에서 자신의 꿈을 이룬 사람들을 살펴보면 그들은 대부분 그럴 만한 이유를 가지고 있다. 자신이 원하는 일에 대한 꿈을 크게 꾸되, 한 손에 꿈과 함께 다른 한 손에는 ‘땀’과 ‘열정’을 들고 있다. 화려한 꿈 뒤로 눈물과 노력, 도전과 고통이 함께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공상 과학만화 속의 용감한 여자 용사를 동경하던 소녀는 우주과학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되고, 태권도를 배우고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마침내 세계 49번째, 아시아에서는 두 번째 여성 우주인이 된다.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 그의 우주도전기 ‘꿈을 쏘아라, 미래를 열어라’(샘터사)를 보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타고난 능력도 중요하지만 남다른 노력과 땀, 지치지 않는 열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능력이 부족하거나 환경이 열악한 사람들은 또 어떻게 했을까. 그들 모두는 남보다 더 많은 땀을 흘리고, 끊임없이 도전하고, 지치지 않고 달려간다. 아니 쓰러져도 일어나서 달려간다. 방송인 김병만의 ‘꿈이 있는 거북이는 지치지 않습니다’(실크로드)는 이를 그대로 보여주는 책이다. 잘 곳이 없어서 무대 위에서 자고, 공중화장실에서 세수하고, 개그맨 공채에서도 7번이나 낙방한 주인공의 이야기를 가슴 뭉클하게 전해 준다. 그는 이 책에서 작은 키가 지금도 콤플렉스지만 키를 탓하기보다는 키 때문에 더 노력한다고 말하고 있다. 새로운 프로그램에 도전하느라 타박상이나 멍을 훈장처럼 달고 다니고, 어려운 연기를 한 날에는 몸이 아파서 똑바로 눕지도 못하는 고통 속에서도 그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너무나 큰 행복이라고 이야기한다.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꿈을 이룬 또 다른 모범사례로 축구선수 박지성이 있다. 그는 작고 왜소한 데다 발은 평발이다. 하지만 어린 시절 일기장에 ‘고달프고 힘이 든다. 다른 사람도 참는데, 내가 못 참으랴. 힘들지만 참아서 목표를 달성하겠다’라고 쓰며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었고 결국 세계적인 축구 선수가 되었다. 박지성은 ‘더 큰 나를 위해 나를 버리다’(중앙북스)에서 절망을 극복한 이야기들을 담담하게 들려준다. 출발이 더디고, 삐끗했다고 절망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말한다. ‘성취는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스스로 세운 목표를 향해 얼마나 꾸준히 걸어가느냐에 달렸다’고.오길주 경민대 독서문화콘텐츠과 교수}

    • 2012-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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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에서 진로를 만나다]눈 깜박 1초 동안 호박벌은 200번 날갯짓

    아이들은 눈에 보이는 크고 화려한 것에 마음을 빼앗기기 쉽다. 하지만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시시하고 하찮은 작은 것들이 마음을 움직이게 하고 세상을 변화시키기도 한다. 그림책은 우리 주위에 있는 무수한 가치들을 발견하게 하는 통로이기도 하다. ‘온 세상이 반짝반짝’(이윤우 지음·비룡소)은 마음에 위로와 기쁨을 주는 주변의 반짝이는 것들을 보여준다. 밤중에 고개를 들면 볼 수 있는 작은 별, 텅 빈 길을 비추는 가로등, 이른 새벽 하나둘 나타나는 불빛들, 반짝이는 이슬, 반짝이는 물고기, 엄마 눈 속에서 반짝이는 아이…. 기대하지 않던 선물과 같은 세상의 반짝임을 두세 가지 색으로 보여준다. 직선과 곡선을 효율적으로 활용한 그림과 운율을 살린 단순한 문장의 리듬감은 그림책이 안내하는 또 다른 세상을 향해 흔쾌히 마음을 열게 한다. 시간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1초라는 짧은 시간은 누구의 마음도 움직일 수 없을 것 같은 찰나의 순간이다. 그런데 그 짧은 시간도 누군가에게는 절대적인 시간이 될 수 있다. ‘단 1초 동안에’(스티브 젠킨스 지음·토토북)는 지구상의 수많은 생명체가 단 1초 동안에 얼마나 다양하고도 많은 일을 하는지 보여준다. 하늘의 제왕 독수리가 1초에 날갯짓을 한 번 하는 동안 벌새는 50번, 호박벌은 200번 날갯짓을 한다. 무심하게 지나가는 짧은 1초의 시간에도 자연은 변화하고 생태계는 살아 움직인다. 아이들은 늘 시간을 시계를 통해서만 감지하지만, 이 그림책은 단 1초라는 짧은 시간부터 100만 년이라는 긴 시간까지 지구 생명체의 다양한 활동과 변화를 보여준다. 1초라는 시간만큼이나 먼지도 작고 하찮게 보인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먼지가 지구 한 바퀴를 돌아요’(윤순창 글·소복이 그림)를 보고 나면 생각이 달라진다. 만화 스타일의 먼지 캐릭터를 따라가다 보면 먼지가 인류의 미래를 좌우할 만큼 어마어마한 힘을 가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사막에서 만들어진 먼지는 2주일이면 지구를 한 바퀴 돈다. 바람과 합치면 어마어마한 모래 폭풍이 되어 집을 무너뜨리기도 하고 가축을 묻어버리기도 한다. 아프리카나 인도에선 수많은 사람이 오염먼지 때문에 죽어간다. 오염된 먼지는 지구 온도를 높여서 남극과 북극 히말라야만큼 높은 산꼭대기에서 얼음이 빠르게 녹아내리게도 한다. 이런 먼지가 생기는 과정, 먼지가 이동하는 과정, 먼지들이 일으키는 온갖 문제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음을 깨우쳐 준다. 세상이 무엇에 의해서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모두 알 수는 없지만 하찮게 여기는 작은 것들이 우리 마음을 움직이기도 하고, 세상을 변화시키기도 한다는 사실을 가르쳐주는 그림책들이다. 조월례 아동도서 평론가}

    • 2012-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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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북 카페]어머니의 향기 속에 갇힌 어린 시절 트라우마 걷어내기

    영국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맨부커상이 2012년 최종 후보작을 발표했을 때 많은 사람이 놀랐다. 마틴 에이미스, 존 밴빌, 팻 바커 등 쟁쟁한 작가들을 물리치고 신출내기 작가 앨리슨 무어의 ‘등대(The Lighthouse)’가 최종 후보작에 올랐기 때문이다.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신인 작가의 데뷔작인 데다 노퍽의 소규모 출판사에서 출간된 이 작품이 최종 후보작에 오른 데 대해 영국 문단은 갑론을박을 벌였다. 그러나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훌륭한 결정을 내린 심사위원들에게 모자를 벗고 경의를 표하자’라는 평으로 심사위원들을 칭찬했다.(참고로 2012년 맨부커상은 본지 글로벌 북카페 6월 2일자에 소개된 힐러리 맨틀의 ‘시체를 대령하라’에 돌아갔다) ‘등대’의 주인공인 퓨스는 이혼의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아버지의 모국인 독일로 여행을 가기로 결심한다. 그는 여행 중에 갖가지 상처와 아픔을 가진 여러 사람을 만나게 되고, 새로운 인연을 통해 잘 알지 못했던 자신의 어린 시절 모습들을 퍼즐 맞추듯 끼워나간다. 퓨스의 어머니는 퓨스가 아주 어렸을 때 가출했고, 어린 퓨스에게 남겨진 것은 어머니와의 짧은 추억과 제비꽃 향이 나는 등대 모양의 독일제 향수병뿐이었다. 그 직후부터 퓨스는 향기에 이상할 만큼 집착하게 된다. 독일을 여행하던 퓨스에게 예전 기억을 하나씩 떠올리게 만드는 것도 바로 단편적 향기들이다. 한편 홀로 남은 아버지는 퓨스에게 냉정하고 난폭하게 굴었고, 이는 퓨스의 전반적 성격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는 퓨스로 하여금 여자를 무서워하고, 여자 곁에 있으면 뭔가 모자라는 사람처럼 굴게 만든다. 작가 앨리슨 무어는 날카롭고 직설적인 글 솜씨로 퓨스의 굴욕적인 삶(결혼 첫날밤 혼자 잠을 자고, 가장 친한 친구가 자신의 부인과 바람피우는 장면을 목도하고, 불혹이 다 된 나이에 이웃집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아버지에게 얻어맞는다)을 표현한다. 과연 퓨스는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까. 인디펜던트지는 이 소설을 가리켜 ‘순수문학과 장르문학의 만남-뮤리엘 스파크로 시작하였으나 스티븐 킹으로 끝난다’고 평했다. 향기에 이끌려 과거의 트라우마를 기억해내는 장면은 순수문학적으로 묘사된 반면, 퓨스가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벗겨나가는 부분은 스릴러 못지않다는 설명이다. 이 작품은 결국 맨부커상을 받지는 못했지만 작가의 향후 행보에 대한 큰 기대를 모으며 영국 서점가의 인기작으로 떠올랐다.런던=안주현 통신원 jahn80@gmail.com}

    • 2012-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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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후활동 어떻게 할까]일본에 빼앗겼던 구룡포-장기목장 가보자

    동물과 사람 사이의 따뜻한 교감을 경험해 본 일이 있나요? 이 책은 ‘재복이’라는 주인공 아이와 ‘태양이’라는 망아지 사이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둘은 똑같이 부모를 잃었고, 외로운 시간을 서로 의지하며 조금씩 커 갑니다. 세상이 조용했다면 둘은 서로를 의지하며 따뜻하게 살아갔겠죠. 그런데 시대적 배경이 조선 말기, 일본이 우리 땅을 침략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던 때입니다. 둘이 살던 곳은 구룡포, 일본에서 배를 타고 아주 쉽게 올 수 있는 곳입니다. 게다가 태양이는 조선 군대에서 쓰는 말을 키우는 ‘장기목장’ 소유의 망아지입니다. 당시 이 목장에서 키우는 군마는 힘이 좋아서 일본인들이 탐냈다고 합니다. 재복이는 태양이를 장기목장을 대표할 아름다운 말로 키우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일본 사람들 손에서 일하는 말이 되어 버린 태양이는 점점 그 아름다움을 잃어갑니다. 구룡포와 장기목장이 일본인 손에 넘어가니, 재복이와 태양이 그리고 그 주변 사람들도 더는 이 땅에 머물 수 없게 됩니다. 역사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버릴지도 모르는 상황에서도 서로 의지하고 꿋꿋이 살아가려는 두 주인공의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고, 든든하기도 합니다. 이 책은 영일만, 구룡포, 장기목장 등을 배경으로 합니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이야기의 실제 배경을 찾아가 보면 이야기가 한층 더 생생하게 느껴질 것입니다.○독후활동-책 속 배경 따라가 보기1. 이야기 속에 나오는 장소를 간단히 지도로 만들어 본다.2. 실제 장소(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일대)를 인터넷, 구글 지도 등을 확인해 찾아본다. 3. 1과 2를 비교해 여행할 장소와 경로를 계획한다. (구룡포 일본인거리, 목장성, 까꾸리께, 돌문 등은 꼭 살펴보고 오세요. 가끔 ‘목장성길 따라 걷기 행사’를 여러 단체에서 열기도 한다고 하니 참고하세요.) 4. 계획한 대로 실제 장소에 가서 중요한 곳들은 사진으로 남긴다.5. 돌아와서는 사진을 바탕으로 책의 이야기를 재구성해 자신의 책을 만든다.김혜원 어린이도서교육연구가}

    • 2012-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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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 나를 한번쯤 돌아볼 때… 사십대, 고전에 빠져들다

    ‘마흔에 읽는 손자병법’(흐름출판)이 첫 출발점이었다. 지난해 8월 출간된 ‘마흔에…’는 원래 인문학 서적으로 기획된 손자병법을 40대를 위한 자기계발서로 재구성한 책이었다. 큰 기대 없이 틈새시장을 노렸음에도 1주일 만에 초판이 다 나갔다. 현재까지 20만 부가 팔렸다. 이어 두 달 뒤 출간된 신정근 교수의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21세기북스)도 15만 권이나 팔렸다. 이 두 권이 베스트셀러에 오르자 ‘마흔 살’과 ‘고전’을 엮는 것이 출판계의 새로운 트렌드가 됐다. 올해 교보문고에서 판매된 도서 중 제목에 ‘마흔’이 들어간 책은 모두 42종. ‘지금 마흔이라면 군주론’(위즈덤하우스) ‘마흔 역사를 알아야 할 시간’(21세기북스) ‘마흔셋, 묵자를 만나다’(예문) ‘마흔에 다시 읽는 수학’(예인) ‘마흔 인문학을 만나라’(행성:B잎새) ‘마흔 살의 정리법’(이아소)…. 나이 마흔에 공부해야 할 것이 갑자기 많아졌다. ○ 마흔 살의 고전 읽기 “20대에 읽던 손자병법과 40대에 다시 읽는 손자병법은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 손자병법은 싸움의 전략이 아니다. 싸우지 않고도 승부하는 법, 즉 ‘공존의 철학’을 이야기한다.”(‘마흔에 읽는 손자병법’) “사십대라면 입신양명(立身揚名)의 철학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 묵자를 읽으며 버림으로써 넉넉해지고, 사랑함으로써 성취하는 인생론을 찾아야 한다.”(‘마흔셋, 묵자를 만나다’) 출판계는 지난해 하반기에 일기 시작한 ‘마흔 살 고전 읽기 붐’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2차 베이비부머’로 불리는 30대 후반∼40대 초중반은 가장 두터운 독자층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1980년대 후반, 90년대 초반에 대학을 다녔던 이 세대에 대해 출판계는 “직장 다닐 때도 고민이 있으면 책을 사 보는 콘텐츠의 세대”라고 부른다. 교보문고와 YES24에 따르면 40대 독자의 비율이 전체의 25% 이상을 차지해 책을 많이 사 보는 20대나 30대 독자의 수에 밀리지 않는다. 김성수 21세기북스 기획실장은 “이들은 10년 전부터 성공학, 재테크, 경제경영서를 많이 읽어 온 세대이지만, 경제위기로 미래에 대한 불안이 지속되면서 좀더 권위 있는 고전에서 본질적 해답을 찾으려 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지금 마흔이라면 군주론’의 저자 김경준 딜로이트컨설팅 대표는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 말하는 인간관계의 원리를 이해하려면 마흔 살 이상의 나이가 필요하다”며 “40대 독자들은 진보적 색채가 강하지만 현실적 감각도 있어 올해 대선에서도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마흔 살의 즐거움 마흔 살을 타깃으로 한 책 중에는 고전만 있는 것이 아니다. 김정운 교수의 ‘남자의 물건’처럼 중년 남자의 외로움과 위기를 다룬 에세이도 인기다. 이의수 남성사회문화연구소장의 ‘아플 수도 없는 마흔이다’는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절묘하게 패러디한 제목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 책은 치솟는 물가, 감당하기 어려운 자녀교육비, 각종 스트레스와 질병, 집이 있어도 가난한 하우스푸어로 바뀌어버린 내 집 마련의 꿈 등으로 울어버리고 싶은 40대 가장을 위로한다. ‘마흔에 읽는 동의보감’의 저자인 한의사 방성혜 씨는 “허준도 ‘동의보감’에서 마흔은 본격적으로 몸이 변화하기 시작하는 시기라고 규정했다”며 “생(生)은 나의 의지가 아니었지만, 노병사(老病死)는 내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기 때문에 마흔 살 이후에는 마음의 건강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말한다. 독일의 40대 기자인 티투스 아르누가 쓴 ‘남자는 헛발질이 필요해’(뜨인돌)는 남자들이 왜 불혹의 나이에 기괴한 짓을 하기 시작하는지 그 이유를 유쾌하게 설명한다. 갑자기 보디빌딩을 시작하고, 두 층만 계단으로 올라가도 헉헉대는 주제에 8000m 봉우리 정복을 계획하고, 마라톤을 넘어 트라이애슬론 대회에 신청하고…. 저자의 해석은 이렇다. “남자들이 불혹의 나이에 기괴한 도전을 시작하는 것은, 아직은 고집불통의 늙다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과시하고 싶어 중년에 찾아든 위기를 단시간에 겪어 내려는 나름의 몸부림이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12-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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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룸/전승훈]시간과 공간을 지배하는 자, 번역

    #10여 년 전 몽골을 방문했다. 한 목동이 내게 “저기에 말을 탄 사람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지평선 끝까지 샅샅이 훑어봤지만 내 눈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두 시간쯤 흘렀을까. 그가 말했던 사람이 정말로 나타났다. 몽골인의 시력은 2.0이 넘는다더니 과연 대단했다. 그는 단순히 지평선 끝에서 개미처럼 보이는 사람을 알아본 것이 아니라 두 시간 뒤의 미래를 내다본 것이다. 말을 탄 사람이 칭기즈칸 시대의 전사였다면 나는 꼼짝없이 죽임을 당했을 것이다. 속도가 공간을 지배한다고 생각해 왔는데, 거꾸로 공간을 장악하면 시간을 지배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SBS ‘런닝맨’에는 ‘시간을 지배하는 자’, ‘공간을 지배하는 자’와 같은 초능력 캐릭터가 나온다. 문화 분야에도 이런 도구가 있다. 바로 번역이다. 국내에는 번역사업을 지원하는 두 개의 공공기관이 있다. 한국문학을 번역해 해외에 소개하는 한국문학번역원(KLTI)과 우리의 고전작품을 한글로 번역하는 한국고전번역원(ITKC)이다. 전자가 우리 문학의 ‘공간적 확장’을 지원한다면, 후자는 우리 고전의 ‘시간적 영속성’을 가능케 하는 기관이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중국 작가 모옌으로 발표되자 일부 미국 언론은 “번역가 하워드 골드블랫에게 영광을 돌려야 한다”고 썼다. 미국 노터데임대 중문과 교수인 골드블랫은 1970년대부터 모옌의 ‘붉은 수수밭’, ‘술의 나라’, ‘생사피로’ 등을 비롯해 중국 현대 작가의 작품을 번역해 서방에 소개해 온 독보적 존재였다. 그는 번역에서 양보다 질의 중요성을 깨우쳐 준다. 그는 “중국어는 잘 모르면 작가에게 물어볼 수 있다. 그러나 번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영어 표현”이라고 말한다. 그는 “번역가가 최우선시할 대상은 작가가 아닌 독자”라고 선을 그었고, 모옌도 “번역된 작품은 더는 작가가 아닌 번역자의 것”이라고 화답했다. #요즘 나는 한국고전번역원이 한글로 번역한 ‘고전종합DB’의 재미에 푹 빠져 있다. 가을, 한강 등 관심 키워드만 치면 역사 문헌이 줄줄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계기로 찾아보니 신라시대 최치원이 쓴 ‘강남녀(江南女)’란 시가 튀어나왔다. “강남의 풍속은 예의범절이 없어서/딸을 기를 때도 오냐오냐 귀엽게만/화장하고는 둥둥 퉁기는 가야금 줄/배우는 노래도 남녀의 사랑을 읊은 유행가가 대부분/(중략)/그러고는 하루 종일 베틀과 씨름하는/이웃집 여인을 비웃으면서 하는 말/베를 짜느라고 죽을 고생한다마는/정작 비단옷은 너에게 가지 않는다고,” 이 시에서 강남은 중국 양쯔 강 남쪽 지방이지만, 강남 여자에 대한 풍자는 요즘과 통해 웃음이 절로 나온다. 또한 가난한 여자가 자신이 짠 비단옷을 입을 수 없다는 이야기는 카를 마르크스보다 1000년이나 앞서 ‘노동소외론’(생산물로부터의 소외)를 설파한 것 같아 흥미롭다. #한국인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언제쯤 나올까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 우선 좋은 콘텐츠를 창작하고, 해외에 적극 알려야 한다. 그런데 한국인이 수천 년간 쌓아 온 지식문화의 보고인 고전이 한문으로 돼 있어 제대로 창작에 활용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비극이다. 한국고전번역원은 조선왕조실록은 완역했지만 승정원일기는 9.6%, 일성록은 14.6%밖에 번역해 내지 못했다. 한국문학번역원이 해외에 번역지원한 문학작품은 800여 종에 불과하다. 일본의 2만250종에 비하면 갈 길이 멀다. 두 기관의 올해 예산은 각각 127억 원, 78억 원에 불과하다. 내년에 4조 원대에 육박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적다.전승훈 문화부 차장 raphy@donga.com}

    • 2012-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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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경은 서울여대명예교수 ‘세밀화로 보는 한국의 야생화’ 펴내

    “카메라가 등장하고 나서 세밀화가 사라질 줄 알았어요. 카메라 렌즈보다 더 정확하게 식물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세밀화가 살아남은 비결입니다.” 40년 넘게 식물원예학을 연구해 온 윤경은 서울여대 명예교수(69·사진)가 한반도에서 자생하는 야생화의 생태와 약효, 재배법을 담아 책 ‘세밀화로 보는 한국의 야생화’(김영사)로 펴냈다. 서울여대 총장을 지낸 그가 정년퇴임 후 경기 이천 8264m²(약 2500평) 규모의 농장에서 꽃과 나무를 가꾸고 관찰하며 기록해 온 결과물이다. 잡초와 돌투성이였던 불모지는 그동안 꽃과 채소, 포도원과 온실이 있는 작은 낙원으로 바뀌었다. 사시사철 다른 꽃이 피어나는 그의 농장엔 구절초와 벌개미취가 한창이다. “식물학을 연구하면서 독일, 영국 등에서 펴낸 세밀화 도감을 많이 봐 왔어요. 1980년대 초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갔더니 복도에서 한 여성이 직접 그린 꽃그림을 팔고 있더군요. 부러워서 그 뒤 저도 세밀화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윤 교수는 세밀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관찰력’을 꼽는다. 세밀화를 그리다 보면 평소에 안 보이던 꽃잎의 방향, 겨울눈 모양 하나하나까지 새롭게 보인다는 설명이다. 그는 “식물학을 연구하는 사람은 세밀화를 배우는 것이 필수”라고 말했다. “카메라는 초점이 한 곳입니다. 접사로 촬영하다 보면 한 부분만 잘 보이고, 다른 부분은 흐릿하게 나와요. 또한 꽃잎 속의 수술은 안 보이는 경우도 많죠. 반면 세밀화는 꽃의 속 부분 단면도까지도 보여줄 수 있고, 땅속의 뿌리도 그려 넣을 수 있어요. 요즘에는 작가의 의도가 담긴 창조적인 세밀화가 유행입니다.” 그는 2007년 11월 세밀화를 그리는 사람들과 한국식물화가협회를 창립했다. 회원 수는 200명. ‘한국의 야생화’에는 협회 회원들이 함께 그린 야생화 세밀화 그림 100컷이 나온다. “일반인들도 백화점이나 대학 부설 아카데미에서 세밀화를 배우는 사람이 많아졌어요. 세밀화는 수채 색연필만 있으면 집안, 공원 등 어디에서나 그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우울증에 시달리던 주부들도 그림에 몰두하다 보면 정서적 안정을 찾게 된다고 말해요.” 국내 세밀화의 유행은 1990년대 말 ‘보리어린이 동식물도감’ 시리즈에서 시작됐다. 갯벌도감, 나무도감, 곤충도감 등을 펴낸 보리출판사는 최근에는 ‘약초도감’을 발간했다. 2002년 감옥에서 길렀던 야생초를 그린 엽서를 모아 펴냈던 황대권의 ‘야생초 편지’(도솔)도 감성적인 글과 예술성 높은 세밀화로 큰 인기를 끌었다. 윤 교수는 “어린이들도 세밀화를 배우면 자연에 대한 관찰력과 집중력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식물 중에는 음지에서는 정말 아름답게 꽃을 피우는데 양지에 옮겨 심으면 비실비실해지는 것들이 있어요. 어린아이가 크는 모습도 마찬가지입니다. 음지에 어울리는지, 양지에 어울리는지 배려하지 않고 부모 마음대로 끌고 나가다 아이들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게 하는 경우가 많아요. 꽃과 나무를 관찰하다 보면 우리의 인생살이를 배우게 됩니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12-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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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古典 캐니 책 한권이 ‘뚝딱’

    “세종 때에는 고차 방정식(方程式負)을 풀고, 세제곱근을 구하는 방법도 알았는데, 요즘 삼사(三司)의 사람들은 곱하고 나누는 법(乘除法)만 조잡하게 익힐 뿐이니 수학공부를 더욱 열심히 하라.” (세조실록 6년 6월 16일) 이장주 성균관대 수학교육과 겸임교수(55)는 올해 7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수학교육대회(ICME)를 앞두고 한국 고유의 수학 전통을 외국 참가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한국고전번역원의 인터넷 고전종합DB서비스(db.itkc.or.kr)에서 ‘수학’ ‘산학’이라는 검색어를 입력하니 수학 관련 문헌들이 줄줄이 쏟아졌다. 이 교수는 여기서 ‘조선수학 24개 장면’을 뽑아내 8폭 병풍으로 만들어 국제수학교육대회장 입구에 전시했다. 참가한 외국인 교수들은 세종 대왕이 수학을 배웠다는 내용과 산학자 홍정하(1684∼?)가 그린 파스칼의 삼각형과 비슷한 그림 앞에서 “원더풀!”을 외치며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일성록, 동문선, 반계수록, 지봉유설 등 삼국시대부터 조선 말까지 쓰인 우리 고전은 문화 콘텐츠의 보고(寶庫)이지만 한문으로 돼 있어 전문 연구자들만 접할 수 있었다. 그런데 2001년 1월 번역원이 고전을 한글로 번역해 고전종합DB서비스를 시작한 이후부터는 한문을 잘 모르는 일반인들도 쉽게 고전을 활용해 연구나 창작 활동에 이용하고 있다. TV 드라마 작가로 활동해온 김시연 씨는 6년간 조선 철종에 대한 자료를 섭렵한 끝에 소설 ‘이몽(異夢·은행나무)’을 펴냈다. 그는 “고문헌을 직접 읽어 보니 철종은 우리가 알고 있던 바보 멍청이거나 무능한 왕이 아니었다”며 “5개월간 계속된 왕의 장례식 장면 등을 생생히 재연하는 데 자료의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서울 관악구 남현동 주민자치센터 서예강사인 신춘희 씨(51)는 강의 시간에 수강생들과 함께 고전종합DB에서 ‘효(孝)’나 ‘학(學)’ 등으로 검색되는 좋은 문장을 찾아내 쓴다. “예전에는 중국 고전에서 따온 문장으로 작품 활동을 했어요. 당연히 우리 정서와 맞지 않고, 식상하기까지 한 문구가 많았죠. 요즘은 율곡 이이의 ‘학교모범’, 이인로의 ‘화귀거래사’ 등 우리 고전 속에서 발견해낸 참신한 문장으로 작품 활동을 합니다. 그 덕분에 올해 수강생들의 작품 20점이 서울메트로미술대전 등 각종 서예대전에서 수상했습니다.” 한국식품연구원의 권대영 박사와 부인 정경란 씨(한국학중앙연구원)는 ‘고추는 임진왜란 때 일본에서 건너왔다’는 통설에 의문을 품고 한국 고추의 유래를 알기 위해 고전종합DB를 샅샅이 뒤졌다. 그 결과 부부는 일본에서 들여온 ‘왜개자’는 한국 고추가 아니며, 고추의 어원은 우리말 ‘고쵸’로 삼국시대 문헌에도 나온다는 내용을 담은 ‘고추이야기’(효일)를 지난해 출간했다. 수필가 이은영 씨(51)는 생활 속 지혜를 담은 수필을 쓸 때면 늘 고전종합DB를 활용한다. 그는 ‘산림경제(山林經濟)’에 나온 응급 처치법을 인용해 ‘가난한 이들을 위한 작은 건강법’이란 수필을 쓰고, ‘모기’를 주제로 한 글에 다산 정약용의 시 ‘증문(憎蚊)’을 끌어다 썼다. 이동환 한국고전번역원장은 “최근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가 승정원일기를 토대로 제작됐듯 고전은 캐낼수록 빛나는 우리 지식문화의 화수분”이라고 말했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12-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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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나온 책]오래된 뿔 外

    ○ 문학 오래된 뿔 1, 2(고광률 지음·은행나무)=1980년 5·18민주화운동부터 30년 넘게 달음박질한 한국 사회의 갈등과 모순적 모습을 국회의원, 조폭, 기자, 기업인 등 다채로운 인물들을 통해 퍼즐 맞추듯 그려낸다. 각 권 1만2000원. 땅거미가 질 때까지 기다려(생 박 지음·문학동네)=엄마를 잃은 슬픔에서 미처 벗어나지 못한 열여섯 소년 새뮤얼. 그는 외딴집에서 기괴한 형상을 한 세 쌍둥이를 본 뒤 삶과 죽음, 가학과 피학에 대한 번민에 휩싸인다. 1만2000원.○ 인문·경제 문명 기행 내 안의 이집트(강인숙 지음·마음의 숲)=건국대 명예교수이자 영인문학관 관장인 저자가 4년 동안의 현지답사와 자료조사를 토대로 이집트 문명의 다양한 면모를 들여다본다. “공정함과 정의와 아름다움이 의미를 갖고 있던 나라.” 저자가 본 이집트의 모습이다. 1만5000원. 유인호 평전(조용래 지음·인물과사상사)=민중의 삶과 현장에 초점을 맞추며 독재정권이 낳은 고도성장을 비판한 민중경제학자 유인호(1929∼1992)의 삶을 담은 평전. 2만 원. 불굴혼 박정희(고정일 지음·동서문화사)=의식혁명, 경제발전, 조국근대화, 핵개발, 민주주의, 조국통일이라는 우선순위를 정하고 국가중흥 마스터플랜을 실천해간 박정희 전 대통령 시대를 총정리했다. 총 6권. 각 권 1만5000원. 시진핑(가오샤오 지음·삼호미디어)=차기 중국 지도자로 꼽히는 시진핑 국가 부주석의 삶을 통해 중국의 정치현대사를 정리했다. 2만 원.○ 실용 기타 최선의 결정은 어떻게 내려지는가(토머스 대븐포트 외 지음·프리뷰)=‘중요한 결정은 지도자 한 명이 아니라 조직에 맡기라’고 역설한다. 학교, 병원, 기업 등의 사례 12가지를 소개한다. 1만5800원. 국회에서 바라본 미국의회(임재주 지음·한울아카데미)=국회 사무처에서 20년 넘게 일한 저자가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3년간 파견근무를 하며 살펴본 미국 의회의 생생한 모습. 3만6000원. 인터넷, 그 길을 묻다(한국정보법학회 지음·중앙북스)=대한민국 인터넷 도입 30년을 계기로 인터넷의 과거 현재 미래를 진단한다. 법학 언론학 경제학 경영학 등 한국정보법학회의 16년간의 융합연구를 집대성했다. 3만6000원.}

    • 2012-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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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문사회]탐하지 말라, 더이상 취할 것은 없으리니

    올여름 동북아는 일본의 영토분쟁 ‘시리즈’로 뜨거웠다. 7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의 쿠릴열도 방문, 8월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9월 일본 정부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국유화 조치 이후 벌어진 중국의 대규모 반일 시위…. 일본 베테랑 외교관 출신인 저자가 일본의 영토분쟁에 대한 해법을 책에 담았다. 일본인들을 대상으로 쓴 책이지만 센카쿠열도, 독도, 쿠릴열도 분쟁에 관한 일본인의 감각, 계산, 전략을 소상히 알 수 있어 한국인도 흥미롭게 읽을 만하다. 저자는 “일본인은 영토문제에 대해 일본의 입장만 알 뿐 상대방이나 관련 국가의 견해를 너무 모른다”고 일침을 놓는다. “1870년대 이전에 센카쿠열도는 명백하게 일본의 영토가 아니었다고 설명하면 일본인들은 대부분 깜짝 놀란다. 또한 일본인은 독도, 센카쿠열도, 쿠릴열도를 놓고 무력충돌이 일어나면, 미일안보조약으로 미군이 나서 싸워줄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절대 그럴 일 없다.” 1945년 7월 26일 일본이 수락한 포츠담선언에 따르면 ‘일본국 주권은 혼슈, 홋카이도, 규슈, 시코쿠와 우리(연합국)가 결정한 기타 도서로 국한한다’로 돼 있다. 그는 2008년 7월 미국의 지명위원회가 독도를 한국령으로 표기한 데 대해 일본이 그냥 넘어간 것은 ‘큰 실수’였다고 썼다. “당시 방한을 앞두고 있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직접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에게 검토를 지시해 국적 표기가 없던 독도를 한국령으로 표기했다. 미국의 판단은 독도 귀속에 큰 영향을 미친다. 포츠담선언에서 일본의 영토는 4개 본섬 이외의 ‘우리(연합국)가 결정한 기타 도서지역’이라고 돼 있다. 여기서 ‘우리’의 중심은 미국이다. 미국이 독도를 일본령이 아니고 한국령이라 한다면, 그것은 일본령이 될 수 없다.” 최근 동북아의 영토분쟁이 격화된 현상은 ‘잃어버린 20년’의 상실감에 젖어 있는 일본과 경제력 및 군사력에서 떠오르는 중국의 충돌이라고 설명한다. 물론 이 책의 한계는 분명하다. 저자가 일본의 국익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는 외교관이기 때문이다. 그는 독도에 대해 한국이 주장할 근거가 많다고는 하지만, 선뜻 돌려주자고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또한 센카쿠, 독도, 쿠릴열도 문제를 모두 국제사법재판소로 끌고 가고 싶다는 일본의 전략을 드러낸다. 그러나 이 책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독일의 나치 극복과 영토문제 해결에서 배우자’는 내용이다. 일본처럼 제2차 세계대전 패전국이었던 독일은 막대한 영토를 잃었다. 동부의 11.2km²에 이르는 땅을 폴란드에 넘겨주어야 했고 알자스로렌 지방은 프랑스에, 항만도시 칼리닌그라드는 소련에 할양했다. 그러나 독일은 빼앗긴 땅을 되찾으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빼앗긴 것을 유럽 공동 소유로 만드는 제도를 구축해나갔다. 알자스로렌의 중심지인 스트라스부르에는 유럽의회의 본부가 설치됐다. 오랫동안 독-프랑스 간 전쟁의 씨앗이었던 루르지방의 지하자원은 유럽석탄철강공동체가 관리하게 됐으며, 올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유럽연합(EU)으로 발전했다. 저자는 “독일은 ‘영토수호’라는 전통적 목표 대신 ‘영향력 확대’라는 길을 택했다”며 “이는 독일이 유럽연합을 이끄는 최강대국이 된 비결”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일본의 영토분쟁이 ‘소탐대실(小貪大失)’의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일본의 과거사 인식에 대한 전환이 없다면 지구상 최대 경제블록으로 꼽히는 ‘동북아 공동체’의 탄생은 요원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에서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12-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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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꼬르륵 소리날때 밥먹어야 장수합니다” ‘1일 1식’ 저자 나구모 요시노리

    “‘꼬르륵’ 하는 소리를 즐기세요. 몸이 스스로 노화 방지, 회춘, 암예방을 위한 생명 호르몬을 발동시켰다는 신호입니다.”출간 직후 국내 서점가의 종합 베스트셀러 10위권에 진입한 ‘1일 1식’(위즈덤스타일)의 저자 나구모 요시노리 씨(56·사진)가 한국을 찾았다. 일본 유방암 수술의 권위자이자 국제안티에이징학회 명예회장인 그는 피부가 매끈하고 군살이 없어 30대처럼 보였다.그는 “인간이 세 끼를 배불리 먹게 된 것은 100년도 안 됐다”며 “인류는 굶주림과 추위에 맞설 때 더 강력한 ‘생명력 유전자’를 발휘하도록 진화해왔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노화와 병을 막고 수명을 늘려주는 것이 ‘시트루인 유전자’인데 이 유전자가 작동하기 위한 조건이 ‘공복(空腹)’ 상태이다. 그는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한 번 들리면 내장비만이 연소하고, 두 번 들리면 외모가 젊어지고, 세 번 들리면 혈관이 젊어진다”고 주장했다. “하루에도 수차례 ‘꼬르륵’ 소리가 나는 성장기 어린이나 내장비만이 적은 젊은 여성들은 식사를 여러 번 해도 좋습니다. 그러나 내장비만인 30대 이후 남성이 ‘꼬르륵’ 소리를 기다리지 않고 매끼 포식하는 것은 노화와 질병, 출생률 저하의 원인이 됩니다.”그는 ‘1일 1식’을 실천하기 힘든 사람들에게 밥과 국 한 그릇, 반찬 한 그릇을 먹는 ‘1즙 1채’ 식사법을 권했다. 또 과일이나 작은 생선을 껍질째 혹은 뼈째로 먹는 ‘일물전체(一物全體)’ 식법이 완전한 영양소 섭취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식사량을 줄인다고 누구나 장수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러나 건강하고 활기찬 생활을 할 수는 있습니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12-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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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에서 진로를 만나다]웃음치료사… 퍼스널쇼퍼… 아는만큼 유망직업 보인다

    웃음으로 마음의 병을 치료해주는 ‘웃음 치료사’, 사과의 말을 대신 전해주고 서로의 오해를 풀어 화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과 대변인’, 시간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대신 쇼핑을 해주고, 개인별 특성에 따라 적합한 상품을 골라주는 ‘퍼스널 쇼퍼’…. 생소하지만 다양하고 세분화된 현대 사회의 일면을 드러내는 실제 직업들이다. 한국의 경우 1950년대 2000여 종에 불과했던 직업이 현재는 1만2000여 종으로 늘어났다. 불과 20년 전에 성행했던 직업인데도 지금은 없어졌는가 하면 예전에는 생각해 보지도 않았던 것들이 신종 직업으로 생겨났다. 현재 직업의 절반가량이 점차 새로운 직업으로 대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생성하고 소멸하고, 분화되기도 하고 통합되기도 하는 직업들에 대해 청소년들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것이 많을수록 길을 찾기도 쉽다. 이에 여러 가지 직업에 대한 기본 정보를 두루 살필 수 있는 책을 소개한다. 동아일보사의 ‘만화로 보는 직업의 세계’(1∼5권)는 진로 전문교육기관의 상담 결과를 바탕으로 이전부터 존재했으며 지속적인 발전이 예상되는 유망 직업과 미래에 수요가 늘어나게 될 첨단 직업들을 안내한다. 부모가 아이의 진로지도를 할 수 있도록 ‘보너스 진로지도’라는 친절한 정보도 제공한다. 만화로 돼 있어 쉽게 읽힌다. 초등 고학년과 중학생들에게 권한다. 화려해 보이는 직업의 이면에 있는 땀과 눈물, 고통과 외로움 등 직업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일러주는 ‘톡 까놓고 직업 톡’(김상호 지음)도 읽어볼 만하다. ‘연봉이 높으면 성공한 직업일까?’ ‘내가 원하는 일을 하면 밥을 굶어도 정말 행복할까?’라는 질문에 스스로 답을 하면서 읽다 보면 직업에 대한 막연한 환상은 사라지고, 어느 직업이든 보람과 어려움, 좌절과 성취감 등이 함께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잘못된 직업으로 살기에 인생은 너무 짧다고 말하는 이 책을 통해 청소년들은 행복한 인생을 살면서 자신의 몸과 마음을 바쳐도 좋은 일을 찾는 데 필요한 현실적인 안목을 갖게 될 것이다. 직업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새롭게 찾아낸 정보가 있으면 신문이나 인터넷 등을 활용해서 그 정보들을 확장해 보자. 해당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있다면 직접 만나 보는 것도 필요하다. 이런 노력을 통해 어렴풋이 알고 있던 직업에 대해 명확하게 이해하게 되고, ‘내가 원하던 직업이 아니었구나’ 하면서 빨리 다른 길을 알아보게 돼 시행착오도 줄일 수 있다.오길주 경민대 독서문화콘텐츠과 교수}

    • 2012-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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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과학]단추 하나만 누르면 엘리베이터 타고 우주로

    2100년 1월 1일. 전날 밤 송년회를 하느라 녹초가 된 남자는 침대에서 기어 나와 두 발을 질질 끌며 화장실로 향한다. 세수를 하는 동안 거울과 변기, 배수구에 장착된 수백 개의 센서가 남자의 입김에서 뿜어져 나온 분자들과 몸속의 혈액을 분석한다. 화장실을 나온 남자는 집 안의 모든 가구와 가전제품을 생각만으로 작동시키는 전선을 머리에 두른다. 잠시 후 집 안의 온도가 상승하고 감미로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콘택트렌즈를 착용하자 바로 인터넷 창이 시야에 들어온다. 남자는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오늘의 헤드라인 뉴스를 읽는다. 화성 기지의 혹한, 고대에 멸종된 검치호랑이 화석의 DNA 복원 소식, 우주 엘리베이터 관광객 운항 소식 등이 흘러나온다. 남자는 초전도 고속도로를 거쳐 출근한다. 자기력을 이용해 자동차와 트럭 등이 모두 도로 위에 떠서 매끈하게 날아가기 때문에 연료 소모가 거의 없다. 그는 “21세기 초까지만 해도 자동차나 열차가 마찰력을 극복하는 데 거의 모든 에너지를 소비했다니, 참으로 어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남자의 나이는 72세다. 그러나 신체 장기와 근육의 상태는 지금의 서른 살쯤에 해당한다. 유전학적으로 몸의 세포를 수정해 몸이 갈수록 더 젊어진다. 남자는 양자컴퓨터를 활용해 로봇을 설계하는 전문가다. 로봇 시장의 규모는 20세기의 자동차 시장보다 크다. 올해 61세인 아내는 첫 아기를 임신했다. 아내는 로봇이 할 수 없는 창조적인 직업을 찾아 관광가이드, 변호사, 웹디자이너 등으로 직업을 바꿨다. 남자는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해 만든 우주엘리베이터를 타고 아내와 함께 우주로 신혼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그가 저녁에 귀가하니 거실의 벽지 스크린에 로봇 의사가 나타난다. 의사는 “오늘 아침에 화장실 거울에 설치된 DNA 센서가 당신의 췌장에서 암세포를 발견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그는 암세포가 종양으로 자라기 전에 초소형 나노봇을 이용한 치료를 받기로 한다. 그는 지난해 알프스에서 스키를 타다가 사고를 당했을 때도 당시 입고 있던 옷에 내장된 칩이 자동으로 구급차를 부르고, 과거의 진료기록과 현재 몸 상태를 구급대원들에게 알려줘 구조됐다. 이 시대에는 옷을 입고 있는 한 온라인 상태다. 이 책은 양자물리학이 100년 후 인간의 일상을 어떻게 바꿀지 내다본 미래학에 관한 것이다. 저자는 ‘평행우주’ ‘불가능은 없다’를 썼고 TV 과학다큐멘터리 진행자로도 알려진 이론물리학자. 그는 의학, 생명공학, 우주과학 등을 연구하는 첨단과학자 300여 명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현대물리학을 쉽게 해설한다. 저자는 실리콘 트랜지스터의 성능이 18개월마다 두 배로 향상된다는 ‘무어의 법칙’이 2020년경 종말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한다. 아무리 작게 줄여도 트랜지스터가 원자 크기 이하로는 줄어들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그는 “물리학자들이 양자역학이나 나노테크놀로지를 이용한 신소재를 개발하지 못하면 세계 경제는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언급한 과학기술은 이미 알려져 있는 물리학 법칙에 따른 것이며, 모두 이미 시제품이 만들어졌다고 서문에서 밝혔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다보면 윌리엄 깁슨의 “미래는 이미 여기에 와 있다. 단지 사방에 고르게 분포되지 않았을 뿐”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그러나 문제는 상상력이다. 이 책은 과학적인 반면 미래학 서적 특유의 기상천외한 참신함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쥘 베른은 1863년 출간된 ‘20세기 파리’에서 인터넷까지 예견했다지 않은가. 온난화나 환경파괴, 전염병, 테러 같은 사회적 문제까지 과학기술 발전으로 해결될 것이라는 낙관론도 오히려 미덥지 않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12-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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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후활동 어떻게 할까]우리 식탁 지키는 벼, 세밀하게 그려보며 재발견

    가을이 풍성한 건 무엇보다 가을걷이 덕분입니다. 봄에 심은 갖가지 곡식들은 여름 한철 햇볕으로 알알이 여물지요. 잘 익은 곡식은 서리가 내려앉기 전에 거둬들여야 합니다. 그 곡식과 열매들로 한바탕 잔치도 벌입니다. 농사가 삶의 근본이었던 우리 조상들 한해살이가 그랬습니다. 곡식으로 말하자면 이젠 우리 것 남의 것 구분도 안 되는 요즘, 우리 곡식을 잘 소개한 책이 있습니다. 우리가 늘 먹는 곡식을 언제부터 길러왔는지, 언제 심고 거두며, 어떤 음식을 만들 수 있는지 알려줍니다. 곡식 한 알을 심어 기르면 얼마나 많은 양을 거둬들일 수 있는지도 알 수가 있지요. 세계에서 가장 많이 나는 곡식도 보고, 그중 우리 주식인 벼에 대해서도 나눌 이야기가 많은 책입니다. 아침저녁으로 먹는 밥이 어떻게 식탁에까지 오르는지 새삼 고마운 마음이 들게 합니다. 노정임 작가의 ‘우리가 꼭 지켜야 할 벼’(철수와영희)와 함께 읽으면 더 좋을 듯합니다.○ 독후활동―벼 세밀화 그리기준비물―흰 도화지 또는 크라프트지, 뾰족하게 깎은 연필이나 샤프펜슬, 지우개 1. 볍씨부터 다 익은 벼 이삭까지 생김새를 자세히 관찰한다.2. 볍씨 모양이 둥근지, 길쭉한지, 가로줄은 몇 개인지, 양 끝은 어떻게 다른지 구체적으로 묘사할 수 있도록 한다.3. 줄기에 낟알이 매달린 모양을 잘 살핀다.4. 잎 모양은 어떤지, 잎맥은 어떻게 생겼는지, 줄기에서 잎은 어떻게 뻗어 나오는지 본다.5. 책에 실린 그림에는 뿌리까지 묘사돼 있지 않다. 벼 이삭은 뿌리를 어디에 내리는지 책 내용을 찾아가며 이야기를 나눈다.6. 흰 도화지도 좋지만 흙빛 나는 크라프트지에 연필로 관찰한 것을 그려본다.7. 아이들은 눈에 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보이지는 않지만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장면을 표현하려는 욕구가 있다. 따라서 보이지 않는 뿌리나 주변 풍경으로 사람, 햇빛, 땅, 허수아비 등을 그리는 것도 좋다. 김혜진 어린이책교육연구가}

    • 2012-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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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후활동 어떻게 할까]꼬리에 꼬리를 문 추석 귀성길 다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추석입니다. 자동차로 기차로 버스로 사람들은 여러 방법으로 고향을 찾아갑니다. ‘민족의 대이동’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죠. 지치고 힘들지라도 되도록이면 가려 합니다. 그곳에 가족이 있으니까요. 모이고 만나고 위안을 얻습니다. 이렇게 추석은 우리에게 각별한 명절입니다. 그런데 추석에 대한 그림책이나 동화를 찾으니 눈에 잘 띄지 않았습니다. 그저 이러저러한 날이라는 지식을 전달하는 책들만 몇몇 보이고, 추석이 가진 의미를 따뜻하게 전달하는 책은 없나 봅니다. 그래서 오래전 발간된 ‘솔이의 추석 이야기’를 다시 꺼내들었습니다. 책을 보면 옷차림이나 물건 등에서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지만, 추석이라는 명절이 주는 흥겨움과 따뜻함은 시간이 지나도 바래지 않았습니다. 색동옷을 입은 솔이를 따라 솔이 할머니 집 명절 지내는 모습을 찬찬히 보시기 바랍니다. 우리 집 추석과는 이런 건 같구나, 저런 건 다르구나 비교하면서 보면 재미날 겁니다. ○독후활동-말주머니, 생각주머니준비물: 여러 가지 색지, 가위, 연필 1. 솔이가 버스를 타려고 서 있는 기나긴 줄이 그려진 그림을 꼼꼼히 살핀다. 누구누구가 가족인지, 혼자 기다리는 사람은 누구인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등을 상상해 본다.2. 1번 그림을 복사한다. 3. 여러 가지 색지로 말주머니 모양을 오려 놓는다. 생각주머니는 말주머니와 구별되도록 조금 다른 모양으로 오린다.4. ‘이 사람은 이런 말을 하겠다’ ‘저 사람은 저런 생각을 하겠다’하고 상상한 내용을 말주머니 혹은 생각주머니에 써서 그림 위에 붙인다. 내용에 맞게 주머니의 색깔을 골라 쓴다.5. 몇 쪽 뒤에 있는 ‘마당에서 달을 보며 송편 빚는 모습’을 그린 그림도 복사해 같은 활동을 한다. 김혜원 어린이책교육연구가}

    • 2012-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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