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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파업 사태를 촉발한 수서발(發) 고속철도(KTX) 운영 자회사 설립 논란의 본질은 ‘철도 부문에 경쟁체제를 도입할 것이냐’ 하는 것이다. 만성적 적자로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철도 부문을 개혁하려면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독점하고 있는 철도 운송 시장에 새로운 사업자를 진입시켜 경쟁을 부추겨야 한다는 논리다. 경쟁체제 도입이 공공부문 개혁의 근본 해법이라는 데에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큰 이견이 없다. 특히 ‘사실상 민영화’라는 낙인찍기와 소모적 노정(勞政) 충돌로 20년 가까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철도 구조개혁이 이번에도 뒷걸음질을 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번번이 실패한 역대 정부의 철도 구조개혁 한국 철도는 1899년 이후 114년 동안 독점으로 운영됐다. 경쟁이 없는 시장인 탓에 폐해도 적지 않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코레일이 공사로 전환된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영업적자는 5500억 원이 넘는다. 여기에 코레일이 정부에서 받은 지원금을 합치면 영업적자는 연평균 1조1000억 원에 이른다. 영업실적이 악화되면서 부채는 갈수록 늘었다. 코레일의 부채 규모는 2005년 5조8000억 원에서 올해 6월 현재 17조6000억 원으로 급증했다. 국민 혈세로 갚아야 할 빚이 늘고 있는데도 인건비와 유지비는 선진국에 비해 훨씬 높다. 코레일은 매출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48%로 독일(27.6%), 스웨덴(27.5%)은 물론이고 강성노조로 유명한 프랑스 국철 SNCF(39.1%)보다도 높다. 철도연구원에 따르면 유지 보수비 역시 운임수입의 20% 수준으로 유럽 평균의 2.2∼3.5배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역대 정부에서 철도 구조개혁은 공공부문 혁신의 최대 과제 중 하나였다. 정부가 가장 강도 높은 개혁 방안을 들고나왔던 것은 김대중 정부 때였던 1999년. 앞서 철도청 독점의 국유철도 체제를 유지하면서 1조5000억 원의 부채를 탕감해 주는 등 경영 개선을 추진했던 김영삼 정부의 철도 개혁이 실패로 돌아가자 김대중 정부는 철도 시설 관리와 운영을 분리하고, 운영 회사를 ‘민영화’하는 방안을 내놨지만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해 시행되지 않았다. 노무현 정부는 철도 운영을 사기업 대신 공기업인 코레일을 설립해 맡기기로 하면서 기존 민영화 방침에서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신규 노선을 민간에 개방해 경쟁체제를 도입하겠다는 로드맵을 세웠다. 국토부 관계자는 “수서발 KTX는 노무현 정부가 내놓은 철도 구조개혁 방향에 따라 이명박 정부가 민간 운영자 선정을 추진하다가 노조, 코레일의 반발에 부닥쳐 지연됐다”며 “이때에 시작된 민영화 논란이 계속 철도 구조개혁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계 각국의 공공부문, 경쟁 통해 경쟁력 회복 정부와 전문가들은 현재의 코레일 체계로는 더이상 경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경쟁체제 도입이 꼭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만우 고려대 교수(경영학)는 “현재 코레일은 여객 물류 등 다양한 사업부문이 뒤섞여 도대체 어떤 부문에 문제가 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 구조”라며 “조직을 자회사로 세분화해 경영책임을 지도록 해야 경영 상황을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적으로 철도 운영에 경쟁체제를 도입해 경쟁력을 높이고 운임을 낮추는 등 성공한 사례는 많다. 독일은 철도 지주회사인 DB(독일철도주식회사) 내의 자회사끼리 경쟁시키는 방식을 도입해 1994년에 29억9800만 유로 적자를 봤던 철도사업을 2010년에 18억8600만 유로 흑자로 돌려놨다. 일본은 1987년 국유철도 구조개혁을 통해 철도부문을 7개 회사로 ‘분할 민영화’했다. 민영화 전 하루 평균 50여억 엔의 적자를 보던 철도부문은 현재 7개 회사가 하루 평균 총 15억 엔의 흑자를 내고 있다. 오스트리아는 수서발 KTX처럼 국영기업이 독점하던 고속철도 노선 중 한국의 경부선에 해당하는 빈∼잘츠부르크 구간을 민간철도회사 베스트반에 매각했다. 이후 베스트반은 철도 요금을 절반으로 낮추고 무선 인터넷을 무료로 제공해 철도 이용자들이 큰 혜택을 봤다. 국내에서도 공공부문 경쟁 도입으로 인한 성공 사례가 적지 않다. 김포공항 등을 운영하던 한국공항공사는 2002년까지만 해도 3433억 원의 적자에 시달리며 방만 경영으로 악명 높았다. 이 공사는 경쟁 공기업인 인천공항공사가 생기면서 수익성이 높은 국제선을 인천공항에 떼 줬지만 서비스의 질을 개선하고 새로운 노선을 유치해 지난해 1382억 원의 흑자를 내며 경영 개선에 성공했다. 서울지하철 역시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의 경우 1995년 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와의 경쟁이 시작되면서 1994년 노선 1km당 81.5명의 직원이 투입됐던 비효율적인 인력구조가 지난해에 1km당 65.1명으로 크게 개선됐다.○ 전문가들 “치밀하게 준비해야 경쟁 효과 커져” 정부는 철도 분야에 경쟁체제가 도입되는 것만으로도 연간 6000억∼7000억 원의 경제효과와 1000여 개의 일자리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전문가들은 경쟁구조 도입을 통해 경영 개선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소모적인 논쟁을 마무리하고 치밀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철도 부문을 민영화하거나 공기업 체제에서 일부 노선에 경쟁체제를 도입한 해외 사례를 보면 선로 관리와 운전, 관제 등이 유기적으로 관리되는 체계가 마련되지 않아 일부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영국은 철도 분야의 시설관리와 운영을 모두 민영화했다가 시설 노후화로 일시적으로 사고가 늘어나자 시설은 다시 국가가 관리하는 체제로 바꾸기도 했다. 또 인천국제공항공사 사례처럼 비핵심 업무를 외부에 위탁해 군살을 빼려는 노력이 있어야 철도 분야의 재무구조 개선이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임삼진 전 한국철도협회 부회장은 “코레일 개혁에는 여전히 민간이 철도 운영을 맡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현재 상황에서는 자회사 설립을 통해 경쟁을 도입하는 것만으로도 코레일이 받는 개혁 압박은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문병기 weappon@donga.com / 세종=박재명 기자}
《 24일로 16일째에 접어든 철도파업의 장기화로 서민 중산층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러 가지 방안을 제시하며 정부와 노조에 파업 종료를 위한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철도노조는 10일 코레일 이사회를 통과한 수서발 고속철도(KTX) 운영 자회사 설립이 ‘민영화 전초단계’라며 파업을 시작했다. 정부는 “민영화 계획이 없다”며 불법파업을 끝내라고 노조를 압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서발 KTX에 대한 코레일 지분 확대, 준정부기관 지정 등의 조치가 이번 사태를 풀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방안1] 수서발 KTX 지분 변화코레일은 수서발 KTX 자회사가 설립될 경우 41%의 지분을 보유할 계획이다. 나머지 59%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연기금 등 공공기관이 갖는다. 이에 대해 철도노조는 “공공기관이 보유하게 될 59%의 지분이 추후 민간 투자자에게 매각될 수 있고 이게 곧 민영화”라며 파업의 명분으로 삼았다. 박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공공기관연구센터 소장은 “코레일의 자회사임에도 지분이 41%에 불과해 국민의 민영화 우려가 수그러들지 않는 것”이라며 “정부가 수차례 민영화 의사가 없다는 점을 밝힌 만큼 코레일 지분을 51%까지 올린다면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이 방안에 반대한다. 김경욱 국토부 철도국장은 “수서발 KTX 설립은 코레일을 경쟁 상태에 두기 위한 것”이라며 “지분이 51%를 넘어가면 사실상 경쟁 회사로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방안2] 공공기관으로 지정두 번째 방안으로 제시되는 것이 신설 법인의 공공기관 지정이다. 정부는 수서발 KTX가 요건을 갖춘 만큼 공공기관으로 지정할 방침이다. 이 경우 정부의 직접 통제 아래 놓이는 만큼 민영화 논란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열린 공공기관장 워크숍에서 “수서발 KTX가 공공기관 요건에 해당한다면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지정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경우 코레일과의 경영 차별화가 어려워지는 단점이 생긴다. 준정부기관으로 지정될 경우 공공기관운영위원회 평가를 받고 정부가 사장을 임명할 수 있다. 한 철도업계 관계자는 “‘낙하산 사장’이 와서 경영 효율보다 공공기관 경영 평가 지표 개선에만 치중하면 다시 방만 경영이 시작된다”며 “새로운 코레일이 하나 더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방안3] 민간매각 금지 법제화수서발 KTX 지분의 민간 매각을 법으로 금지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철도노조는 줄곧 “명문화된 민영화 금지 방안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국회에서도 여야 간에 이 문제를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민주당은 법제화 추진에 긍정적이지만 새누리당은 민영화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공동 결의문 채택을 제안한 상태다. 서승환 국토부 장관은 23일 국회에 출석해 “철도사업법상 매각 대상을 공공부문에 한정할 경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역진방지 조항을 위배할 수 있다”고 말했다.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철도노조 파업이 새해까지 지속되는 상황에 대비해 인력 충원에 나섰다. 파업 중 인력 충원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23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서울사옥에서 파업이 시작된 9일 이후 네 번째 기자회견을 열고 “열차 운행을 위해 기관사 300여 명과 열차승무원 200여 명을 기간제로 채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레일은 퇴직한 지 1, 2년 지난 인력과 공사 인턴교육을 받았지만 채용하지 않았던 인원을 대상으로 이르면 2, 3일 안에 채용 공고를 낼 계획이다. 이들은 파업이 길어지면 내년 1월부터 현장에 투입될 예정이다. 코레일 측은 “철도처럼 파업 기간에도 필수인력을 유지해야 하는 사업장은 파업 기간에도 임시 직원을 고용할 수 있다”며 “짧게는 하루 이틀에서 길게는 2년까지 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관사와 승무원은 파업 참여율이 23일 현재 각각 56.6%와 85%에 달해 대체인력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다. 최 사장은 “파업이 길어지면 추가로 인력을 충원하고 차량정비를 외주로 돌리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주에 평상시 대비 83.1%였던 열차 운행률은 23일 76.1%로 떨어졌다. 고속철도(KTX)는 평시 200대를 운행했지만 이날 146대(73.0%)로 줄었다. 수도권 전철 역시 평시의 85.7%인 1770대만 운행했다. 파업이 4주째로 접어드는 30일까지 지속될 경우 KTX와 전철 운행률이 각각 57.0%와 73.7%까지 줄어든다. 실제 이날 오전 3시경에도 대구 서구 이현동 상리지하차도 인근 경부선 상행선에서 철도시설공단 소속 작업용 궤도차가 선로를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코레일은 오전 8시 44분 사고 수습을 마쳤지만 KTX 19대 등 열차 23대가 짧게는 12분에서 길게는 90분까지 지연됐다. 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역대 최장 파업 사태는 코레일 부실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개혁안에 대한 합의 없이 정부, 노조, 정치권이 각자의 주장만 해서 벌어진 필연적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현재의 대결 구도로는 보수와 진보 세력 간 갈등이 증폭돼 사회 전체가 기관사 없이 폭주하는 ‘파국 열차’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1] ‘공기업 개혁’ 칼빼든 정부, 낙하산 인사 악순환부터 개혁하라철도노조 파업은 서울 수서역을 출발해 경부선과 호남선을 오가는 고속철도(KTX) 자회사인 ‘수서 고속철도 주식회사’를 세우는 계획이 계기가 됐다. 정부는 “수서발 KTX는 민영화의 신호탄이 아니라 자회사를 통한 경쟁 촉진으로 코레일의 방만한 경영을 개혁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 개혁 논리가 설득력을 얻으려면 정부가 공공기관에 낙하산 사장을 내려보내는 구태를 먼저 개선해야 한다고 본다. 스스로는 변하지 않으면서 남을 개혁하려는 계획 자체가 모순이라는 것이다. 정부는 최근 한국도로공사 사장에 김학송 전 새누리당 의원을 앉히고, 지역난방공사 사장에는 김성회 전 새누리당 의원을 임명해 개혁 의지를 이미 찾아보기 힘든 상태다. 공공행정 전문가는 “낙하산 사장들이 공공기관에 내려가 노조의 요구를 거의 무조건적으로 들어주며 경영을 방만하게 해 온 점을 국민이 알고 있다”며 “정치인을 인사에서 배제하는 원칙을 세워야 악순환 고리를 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산하 공공기관의 부채가 566조 원에 이르는 상황이 사실상의 위기임을 시인하고 코레일 노조와 이 문제를 풀기 위한 소통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노조와만 대화해서도 안 된다. 국민과의 소통도 필요하다. 현재 많은 국민이 코레일 자회사인 수서발 KTX 지분 중 정부 지분 59%를 민간에 팔 수 없도록 돼 있어 민영화 자체가 불가능한 점을 모르고 있다. 이 때문에 철도노조를 ‘약자’로 보고 감정적으로 편드는 사람도 있다. 박진 조세재정연구원 공공연구센터 소장은 “코레일 자회사들이 서로 경쟁하도록 하고 회계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부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2] ‘민영화 반대’ 외치는 노조, 공식테이블서 정책이견 얘기하라철도노조는 부채가 많은 ‘공룡 기관’을 개혁해야 한다는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하면서 파업의 명분만 찾아온 점에서 책임이 크다. 국내 철도산업은 경부고속도로 개통으로 자동차가 보편화되기 시작한 1976년부터 적자를 면치 못했다. 현재 철도의 여객 부문 수송 분담률은 15%까지 떨어지고 자기자본 대비 부채비율이 430%에 이르렀지만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6500만 원이나 된다. 민간 기업이라면 퇴출됐어야 할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다수 국민이 파업에 공감하지 못하는 이유다. 이런데도 노조는 변화를 거부하고 있다. 김대중 정부 이후 모든 정부가 여러 개의 철도 회사를 만들어 코레일과 경쟁하는 체제를 추진했지만 노조는 2002년, 2003년, 2009년에 잇따라 파업으로 대응했다. 파업의 공통된 명분은 ‘민영화 반대’였다. 철도업계 관계자는 “적자가 많은 회사의 노조라면 정부와 타협점을 찾아 생존의 길을 모색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정책에 이견이 있거나 불신이 있다면 모두 공식적인 테이블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3] 정쟁에만 몰두한 정치권, 대안 찾아 갈등조정 적극적 나서라한국 정치권은 지금까지 사회 갈등이 생겼을 때 갈등을 조정하기보다는 자기 세력을 결집하는 계기로 활용한 적이 많다. 지역갈등, 의약분업, 기업 규제, 노조 파업, 사회기반시설 공사 등 굵직한 이슈가 있을 때마다 정치권은 정확한 진단과 대안 제시를 통한 사회 갈등 봉합보다는 표를 얻는 데 유리한 쪽으로 각자 여론몰이를 한 것이다. 이번에도 갈등 상황을 이념적 대결 구도로 몰고 간 탓에 합법적인 주장은 무기력해지고 여야가 제시한 갈등 해결 방식은 감정적인 수준에 머물렀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노총에 대한 사상 초유의 공권력 투입은 박근혜 정부가 1년간 보여 줬던 불통 정치의 결정판”이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도 파업 해결을 위한 조정자 역할을 못 하고 있다. 17일과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을 불러 현안 보고를 받기로 했지만 새누리당이 사실상 거부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현재 여야는 조정의 기능을 잃은 채 사회의 갈등을 정치권에 그대로 가져와서 정쟁을 벌이고 있다”며 “이는 한국 정치의 비극이자 국가의 비극”이라고 말했다.세종=홍수용 legman@donga.com·박재명민동용 기자}

경찰이 22일 사상 최초로 민노총 사무실에 강제 진입했음에도 영장이 발부된 철도노조 지도부 체포에 실패해 경찰 지휘부는 부정확한 정보를 믿고 작전을 강행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경찰은 이날 아침부터 77개 중대 7000여 명을 동원해 민노총 사무실이 입주해 있는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 인근을 겹겹이 에워쌌다. 경향신문사 인근에 기동대가 배치되고, 일선 경찰서 지능팀으로 구성된 검거 전담팀이 사복을 입은 채 대기한 것은 지도부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된 16일부터였다. 경찰은 “진입 당일인 22일 아침에도 휴대전화 위치추적 등을 통해 건물 내부에 체포대상자들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오후 8시경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은 조합원들에게 ‘무사히 대피했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경찰은 오후 10시까지 13∼15층 민노총 사무실 천장까지 뜯고 올라가 확인하고 옥상까지 수색했지만 철도노조 간부들이 모습을 보이지 않자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철도노조 지도부가 도피한 경위가 밝혀지지 않아 이를 두고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된다. 먼저 이날 체포영장 집행 계획이 사전에 노조 집행부에 알려졌을 개연성이다. 경향신문사 경비원은 본보 기자에게 “이미 전날(21일)부터 노조원들이 미리 사발면, 빵, 핫팩 등을 준비해서 밤새 대기했다. 경찰이 들어올 것에 대비한 것 같았다”고 말했다. 노조원들은 이날 ‘민주노총 압수수색… 철도지도부 새벽에 모두 대피 안전함’이라는 전단지를 미리 준비해두었다가 이 건물 14층 사무실에서 뿌리기도 했다. 체포 대상자들이 미리 탈출로를 확보해 두고 경찰의 통제가 상대적으로 소홀한 새벽 시간에 빠져나갔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실제 본보 기자가 취재를 위해 건물 내 진입을 시도해 본 결과 이 건물 뒤편의 공연장 쪽 문은 상대적으로 경비가 소홀한 편이었다. 경찰 진입 당일도 공연이 예정돼 있었기 때문에 이 통로를 통해 공연관계자들이 계속 오고갔다. 건물이 다소 복잡한 구조여서 경찰의 감시가 미치지 못하는 통로가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철도노조 지도부가 건물 내 다른 사무실에 숨어들었을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경찰이 민노총 사무실을 제외한 공간을 강제로 수색하는 것은 어렵다. 경찰이 사전에 이런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체포 실패에 대해 경찰 수뇌부와 청와대는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경찰과 노조원이 물리적으로 대치하는 모습이 하루 종일 TV를 통해 생중계돼 국민 불안을 증폭시킨 점, 그런 대가를 치렀는데도 노조 집행부를 검거하지 못한 공권력의 무능을 드러낸 점 등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찰이 충분하지 않은 정보를 바탕으로 강제 진입을 섣불리 결정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경찰이 철도노조 지도부가 민노총 사무실 안에 있다고 최종 판단한 것은 진입 작전보다 3시간 이른 22일 오전 6시가 조금 지난 시점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체포 대상자의 검거를 맡은 일선 경찰서 수사관들이 오전 6시경 작성한 보고를 종합해 진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체포 대상자가 경향신문사 건물 안에 있다는 판단의 근거다.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통해 체포 대상자의 위치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철도 노조 지도부가 수사당국을 교란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민노총 사무실 안에 두고 건물을 빠져나갔을 가능성을 예상하지 못한 점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경찰은 뒤늦게 철도노조 집행부가 타인 명의의 ‘대포폰’을 사용 중인 것으로 보고 다시 위치 추적을 시도하고 있다. 그동안 철도파업 관련 정부 측 대응을 맡았던 국토교통부와 코레일 등에서는 이날 공권력 투입 시기에 대한 의문을 나타내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철도 관계자는 “파업 참여자들의 복귀율이 서서히 높아지고 국민들도 수서발 KTX 운영사 설립이 ‘철도 민영화’와 거리가 멀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며 “일반 시민들도 철도 파업의 불편과 문제점을 본격적으로 체감하는 시기가 됐는데 갑자기 공권력이 투입돼 여론 향방이 어디로 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조종엽 jjj@donga.com / 세종=박재명 기자}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 집행부를 대상으로 77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주말까지 파업이 끝나지 않을 경우 코레일은 23일부터 철도 운행 횟수를 대폭 줄인다. 코레일은 19일 김명환 위원장 등 철도노조 집행부 186명에 대해 77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서부지법에 제기했다고 20일 밝혔다. 코레일 측은 “파업이 시작된 9일부터 16일까지 8일간 노조의 불법 파업으로 인한 회사 영업 손실과 대체인력 인건비, 각종 기물 파손비용 등을 합쳐 산출한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코레일은 이번 파업이 끝나면 피해 규모를 새로 산정해 소송 청구액을 늘릴 방침이다. 파업이 더 길어질 경우 최종 소송 규모가 100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코레일은 노조가 2006년과 2009년 파업을 벌인 이후 각각 100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2006년 파업 관련 소송에서는 노조가 코레일에 69억9000만 원(이자 포함 약 103억 원)을 배상하라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내려졌으며 2009년 소송은 내년 1월경 1심 판결이 나올 예정이다. 코레일은 파업 3주차인 다음 주부터 열차 운행을 더욱 줄일 계획이다. 23일부터 차종별로 KTX 73%, 수도권 전철 85.7%, 새마을호 56.0%, 무궁화호 61.5%, 화물열차 30.1% 등으로 운행률이 줄어든다. 국토교통부는 23일 낮 12시부터 열차를 대체해 시멘트나 컨테이너 등을 운송하는 차량에 대해 민자고속도로를 제외한 전국의 모든 고속도로에서 톨게이트 요금을 면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체포영장이 발부된 철도노조 간부 1명을 추가로 검거했다. 대전동부경찰서는 철도노조 불법 파업을 독려한 혐의(업무방해 등)로 사전 체포영장이 발부된 전국철도노조 대전지방본부 조직4국장 고모 씨(45)를 20일 검거했다. 경찰은 고 씨의 철도 파업 가담 정도를 집중 조사해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경찰은 또 19일 체포한 철도노조 경북영주본부 소속 간부 윤모 씨(47)에 대해 21일 오전 중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는 철도 파업 관련 현안보고가 예정돼 있었으나 서승환 국토부 장관, 최연혜 코레일 사장 등이 불참해 파행됐다. 민주당은 “이 같은 태도는 철도파업 사태를 대화로 해결하라는 국민 요구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기획재정위원회 전체 회의에서는 민주당 의원들이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상대로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이 향후 민영화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고 따졌다. 현 부총리는 “수서발 KTX 민영화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답변 과정에서 “공공부문에 부적합한 부분은 민간이 들어올 수밖에 없지 않으냐”며 민영화 ‘옹호’로 해석할 수 있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세종=박재명 jmpark@donga.com대전=이기진 / 권오혁 기자}

정부와 코레일 사측의 강경 대응이 이어지는 가운데 코레일 노사가 18일 만나 파업 철회 시점을 논의했다. 철도업계에서는 철도노조가 19일 민주노총이 주최하는 촛불집회에 참가한 후 파업 종료 시점을 조율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조합원 상당수도 서울지하철노조가 파업에 불참하는 것을 보고 파업 의지가 크게 꺾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19일이 파업 철회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잇달아 기자회견을 열어 철도노조의 파업 철회를 압박했다. 국토교통부는 파업이 4주차인 12월 30일까지 계속되면 고속철도(KTX) 운행 횟수를 평소의 50%대까지 줄이겠다고 하는 등 철도 파업 장기화 대책을 발표했다. 여형구 국토부 2차관은 “정부는 수서발 KTX를 민영화하지 않는다”며 “다만, 강성 노조로 인해 비용 낭비 구조를 지속하는 코레일과 경영을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고 말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담화문에서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은 코레일 경영혁신의 일환”이라며 “노조는 현업에 복귀해 달라”고 당부했다. 코레일 최연혜 사장을 비롯해 본사 간부 및 지역본부장들은 이날 낮 코레일 대전사옥에서 긴급 현안회의를 열어 파업에 참가한 노조원들에게 19일 오전 9시까지 업무에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회의에서는 또 파업 3주차인 23일부터 KTX를 필수유지 수준인 56.9%만 운행할 계획이었으나 이에 따른 경제적 손실, 사회적 혼란, 연말연시 수송 수요를 고려해 내외부 대체인력을 최대한 확보해 73%까지 높이기로 했다. 코레일과 국토부는 파업이 4주차까지 이어지면 12월 30일부터 KTX 56.9%, 수도권 지하철 62.8% 등 필수유지 운행률만 지킬 방침이다. 화물열차 운행도 28.7%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으며 4주차로 접어들 경우 20% 수준을 유지해 시멘트 수송 등에 우선 활용하기로 했다. 대검찰청 공안부(부장 송찬엽 검사장)는 18일 철도노조 파업 주동자 18명의 체포영장을 추가로 청구했다. 이 가운데 이날 오후 10시 반 현재 서울지역 노조 실무간부급 7명 등 10명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이에 앞서 16일 법원은 검찰이 청구한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 등 노조 간부 10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모두 발부했다. 코레일은 “사법 당국의 처벌과는 별개로 불법 파업 참여자에 대한 징계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9일 파업 시작과 동시에 경찰에 고소·고발한 191명 중 과거에 이미 해고된 상태인 46명을 제외한 145명에 대한 징계 수위를 조만간 결정하기로 했다. 코레일은 2009년 파업 때 파면 20명과 해임 149명 등 참여자 1만1588명을 징계했다. 화물열차 운행은 46.1%로 전날보다(41.7%) 소폭 늘었으나 화물연대가 이날부터 철도화물 수송을 거부해 물류 수송에 비상이 걸렸다. 화물연대는 “정부가 철도노조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지도부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서는 등 노조 활동을 노골적으로 탄압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대전=이기진 doyoce@donga.com세종=박재명 / 최예나 기자}
철도 파업이 16일 8일째를 맞으며 정부와 코레일이 파업 장기화 대비에 나섰다. 정부가 수차례 “수서발 KTX 자회사의 민영화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철도노조가 “민영화 전초 단계”라며 장기 파업을 계속하는 데 대한 대응인 셈이다. 정부와 코레일은 파업 3주 차인 23일부터 고속철도(KTX)와 수도권 지하철을 포함한 열차 대부분을 추가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여기에 철도 승무원과 차량 정비사 업무를 외부에 위탁할 방침이다. 코레일은 경영개선계획의 일환으로 외부 아웃소싱 확대를 추진했으나 그동안 노조 반발로 시행하지 못했다.○ 강경 대응에 나서는 정부 정부가 마련한 철도 파업 장기화 대책의 핵심은 철도 운행 축소다. 대체 인력을 투입해 실시했던 비상 운행이 안전 등에 문제를 보인 만큼 코레일 인력을 주축으로 필수인원만 투입해 파업이 지속돼도 철도 운행을 이어 간다는 방침이다. KTX 운행률은 대체 인력이 빠지는 23일부터 56.9%까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전동차의 경우 현재 93.5%의 운행률이 62.8%로 줄어든다. 다만 필수 유지 인력이 전혀 없는 화물열차는 추가 인력을 투입해 20%대 운행률을 유지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파업이 내년까지 계속될 경우를 대비해 대체 인력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코레일이 이미 선발한 기관사 요원 70∼80명을 조기에 현장으로 투입하고, 파업률이 높은 승무원(16일 파업참여율 88.7%)과 차량 정비(54.5%) 부문에 대해 외부 업체 아웃소싱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날 각 시도에 버스 증차 및 개인택시 부제 해제를 요청하는 등 파업 장기화 대비에 나섰다. 국토교통부 당국자는 “철도공사는 올해 부채 17조6000억 원에 1인당 연봉 6500만 원에 달하는 부실 공기업”이라며 “노조가 기득권을 지키려고 할수록 더 큰 개혁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대통령수석비서관회의에서 “정부에서 누차 민영화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는데 민영화하지 말라고 파업하는 것은 국민 경제에 피해를 주는 전혀 명분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연말 교통대란 불가피 철도 파업이 다음 주까지 이어질 경우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연말 교통대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16일 서울지하철 3호선이 감축 운행된 데에 이어 18일에는 서울지하철노조의 파업이 예고돼 있다. 서울지하철 1, 3, 4호선을 운행하는 코레일과 1∼4호선 운행을 맡은 서울메트로가 동시 파업할 경우 그 파급력이 큰 만큼 이번 주가 철도 파업 사태의 최대 고비로 보인다. 서울시는 16일 오전 9시부터 3호선에서 운행되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소속 열차가 하루 100회에서 80회로 20회 감축 운행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지하철 3호선은 대화∼종로∼수서∼오금역을 오가는 노선으로 철도공사와 서울메트로 소속 열차가 공동 운행한다. 1, 3, 4호선의 경우 평일 하루 운행되는 2423회 가운데 서울메트로와 철도공사가 각각 1741회, 682회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메트로 1노조인 서울지하철노조는 18일 오전 9시부터 파업에 참여한다. 서울시는 파업 시작 이후 일주일간 필수 유지 인력과 대체 인력을 투입해 정상 운행할 계획이다. 이후에는 평시 대비 90% 수준의 운행을 목표로 심야 운행부터 단축한다. 서울시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파업 기간에 구로∼청량리역 등 7개 노선에 자치구 전세버스를 173대를 투입할 예정이다. 시내버스는 예비차량을 투입하고 교대근무를 해제한다. 또 개인택시 1만5000대의 부제를 해제한다.세종=박재명 jmpark@donga.com / 조영달 기자}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파업 장기화에 대응해 다음 주부터 고속철도(KTX) 운행을 평소의 절반 수준으로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의 강경 대응에 맞서 철도노조 역시 박근혜 대통령 당선 1주년인 19일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는 등 철도 노사 및 정부의 양보 없는 충돌이 계속되면서 승객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서울지하철노조가 18일 파업에 들어가면 연말 교통대란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교통부는 철도 파업이 1개월 이상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한 열차운행계획을 16일 국회 등에 보고했다. 이에 따르면 17일부터 88%까지 감축되는 KTX 운행을 23일 평시 대비 56.9%까지 줄일 계획이다. 코레일 측은 “안전 문제가 계속 불거지고 있어 다음 주부터는 대체 인력을 철수할 수밖에 없다”며 “파업 인원이 빠진 채 장기 운행을 하기 위해서는 운행 감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정부와 코레일은 수도권 지하철 운행률도 현재 평시 대비 93.5%에서 다음 주 62.8%까지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5일 서울지하철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에서 승객 김모 씨(84·여)가 사고로 사망하면서 안전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가 커진 탓이다. 코레일이 16일 서울지하철 3호선 운행 열차를 하루 100회에서 80회로 줄인 데다 18일부터 서울메트로의 파업도 예고돼 있어 출퇴근 대란이 불가피하다. 정부와 코레일은 철도노조가 내년 1월까지 파업을 이어 갈 경우 코레일의 예비 기관사를 현장에 조기 투입하고, 파업 참여율이 높은 승무원과 차량 정비 부문의 상당수를 아웃소싱하는 등의 대책도 검토하고 있다. 아웃소싱 인력은 퇴직하는 코레일 직원 수에 맞출 계획이다. 정부 당국자는 “외부 아웃소싱 비율을 높인다는 것이 코레일의 장기 경영 개선 대책”이라며 “장기 파업으로 시행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16일 서울서부지법은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 등 서울지역 노조 간부 6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이 밖에 부산지법, 대전지법, 대구지법 안동지원, 광주지법 순천지원도 이날 체포영장이 청구된 10명 중 나머지 4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민께 죄송스럽지만 철도노조의 이번 파업은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반드시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세종=박재명 jmpark@donga.com강경석·윤완준 기자}

9일 시작된 철도 파업이 노조원들의 상경 투쟁 등으로 점점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15일로 파업 1주일째를 맞았지만 오히려 파업 참여율은 38.9%로 파업 시작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파업 첫날(9일) 참여율은 36.7%였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운행하는 서울지하철 1, 3, 4호선에는 파업 개시 이후 15일까지 13건의 사고가 접수되는 등 철도 파업 장기화로 인한 시민 불편도 커지고 있다. 코레일은 “고속철도(KTX)와 수도권 지하철은 정상 운영하겠다”고 밝혔지만 승객들 사이에서는 KTX와 지하철도 고장, 연착 등 파업 여파를 이미 겪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4일 오전에는 코레일이 운영하는 서울지하철 1호선 열차가 청량리역과 제기동역 사이에 고장으로 멈춰 서는 바람에 수원·인천행 열차 운행이 1시간 중단됐다. 직장인 윤모 씨(28)는 “눈이 많이 와 차를 두고 지하철을 이용했는데 열차 지연으로 중요한 회의를 놓치게 됐다”며 “파업 때문에 사고가 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코레일 측은 파업으로 인한 사고가 아니라고 밝혔지만 정비사들이 대거 파업에 참여한 만큼 연관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일반 열차도 연착과 배차 취소가 이어졌다. 코레일은 16일부터 수도권 지하철 운행을 8.4%, 17일부터 KTX 운행을 12% 줄일 계획이어서 시민들의 불편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 반대로 시작된 이번 파업에 정치 사안까지 개입돼 파업 철회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14일 서울역에서 열린 ‘철도 민영화 저지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현 정부가 철도 민영화뿐 아니라 대선 개입과 공안탄압, 노동탄압을 강행하고 있다”며 “종교계와 정당, 시민사회 등 세력을 집결시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공언했다. 민주노총과 철도노조는 정부가 17일까지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을 취소하지 않을 경우 19일 제2차 상경투쟁을 벌일 방침이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 측은 “다음 주까지 수서발 KTX 운영사인 ‘수서고속철도 주식회사’의 면허를 발급할 것”이라며 “노조가 요구하는 대로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을 취소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맞섰다. 이날 정부는 엄정 대처 방침을 재확인했다. 김동연 국무조정실장은 15일 긴급 차관회의를 주재하며 “이번 파업은 명백한 불법이므로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검찰도 철도노조의 파업을 불법으로 판단하고 파업을 주도한 노조간부 등을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대검찰청은 16일 정부 관련부처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한다. 코레일이 파업 시작과 동시에 노조 집행부 194명을 고소 고발한 상태라 영장 청구를 거쳐 이르면 17일부터 이들에 대한 체포가 시작될 가능성도 있다.주애진 jaj@donga.com/세종=박재명 기자}

철도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고속철도(KTX)와 수도권 지하철이 다음 주부터 운행 감축에 들어간다. 9일 시작된 이번 파업은 13일로 5일째를 맞으며 역대 최장 철도 파업 기록인 2009년의 8일을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노사는 이날 실장급 실무 교섭을 진행했지만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 ‘KTX·지하철 운행 사수’ 포기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13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서울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 장기화에 따라 대체인력의 피로가 누적돼 다음 주부터 열차 운행을 줄일 것”이라며 “운행 차질을 초래한 점을 국민께 사과한다”고 밝혔다. 파업이 계속될 경우 KTX는 17일부터 운행 횟수가 줄어든다. 현재 주 중에는 하루 200회, 주말에는 232회 운행되는 KTX가 주 중 176회, 주말 208회로 12%가량 줄어드는 것. 코레일이 운영에 참여하는 1∼4호선 수도권 지하철 운행은 16일부터 주 중 2109회에서 1931회로 178회(8.4%) 줄어든다. 파업 이후 평시 대비 운행률이 62.5%에 그친 무궁화호도 하루 10편이 추가 감축된다. 코레일 측은 “탑승률이 낮은 낮 시간대 위주로 운행 횟수를 줄일 것”이라며 “출퇴근 시간은 평소 운행 횟수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레일은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의 파업 시작 직전에 “파업 기간에 관계없이 KTX와 수도권 지하철은 무조건 정상 운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용률이 높은 KTX와 서민 교통수단인 지하철의 운행을 줄일 경우 파업 여파가 커질 것이란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철도 사고가 이어지자 안전을 위한 ‘운행 감축’ 카드를 꺼내들 수밖에 없었다. 12일 중앙선 화물열차가 탈선했고, 13일 코레일 소속 전동차 사고가 2건 발생했다. 이날 오전 6시 40분 서울 노원구 월계동 이문차량기지에서 1호선 전동차가 탈선했으며 오전 8시 25분 지하철 1호선 제기동역에서는 전동차가 고장 나 전체 1호선 지하철이 10분 이상 연착되기도 했다. 국토교통부 당국자는 “이번 사고가 파업이 장기간 지속돼 운행과 정비에 나서는 인원의 피로 누적 때문에 발생한 것인지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빈손으로 끝난 노사협상 코레일 노사는 파업 5일째인 13일 첫 노사 교섭을 벌였다. 이용우 코레일 인사노무실장과 김재길 철도노조 정책실장은 오후에 만나 파업 철회를 위한 협상을 벌였지만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과 임금 인상 등 쟁점 사항에 대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양측 입장 차이만 확인한 교섭”이라며 “파업 철회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추가 교섭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철도 파업은 파업 기간이 길어질수록 파업 참여율이 높아지는 이례적인 현상을 보이고 있다. 2009년 파업 때는 3일차 파업 참여율이 46.0%로 최고치를 찍은 후 차츰 참여자가 줄어 8일 만에 끝났다. 올해 철도 파업은 첫날 36.7%로 비교적 낮은 참여율로 출발했지만 파업 5일째를 맞은 이날 오히려 38.5%로 올랐다. 한 철도업계 관계자는 “사측이 파업 시작과 동시에 직위 해제를 단행하자 오히려 파업 참가자들의 결속력이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코레일이 이날까지 직위 해제한 인원은 총 7854명이다. 철도노조는 14일 서울역에서 조합원과 민주노총, 시민·사회단체 등이 참여하는 촛불 집회를 개최하며 강경 투쟁을 계속할 예정이다.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코레일이 고속철도(KTX) 운행 감축을 검토하고 있다. 철도 운송 비율이 높은 시멘트 업계 등은 “한계에 다다랐다”며 파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파업이 길어지며 철도 이용객의 불편이 가중되면서 대한상공회의소 등 각계의 파업 철회 요구 성명도 이어졌다.○ KTX 운행도 감축 12일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등에 따르면 코레일은 13일 전국 본부장급 회의를 열고 파업 1주일이 되는 16일부터 KTX 운행 감축을 결정할 계획이다. 코레일은 9일 파업 돌입 이후 새마을호와 무궁화호 열차 운행률을 60%대로 낮췄지만 KTX와 수도권 지하철 운행은 평소와 동일하게 유지해 왔다. 코레일 관계자는 “KTX 기관사들이 대거 파업에 참여하면서 대체 인력을 투입해 왔지만 이들의 피로가 누적되고 있다”며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 KTX 운행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국토부와 코레일은 승객 이동이 적은 낮 시간대 위주로 KTX 운행을 하루 5∼10대 줄일 계획이다. KTX의 일일 운행 대수는 206대다. 수도권 지하철은 다음 주에도 정상적으로 운행된다. 12일에는 철도 파업 시작 후 첫 사고가 발생했다. 0시 50분경 경북 의성군 탑리역과 비봉역 사이 중앙선을 운행하던 화물열차가 탈선해 10시간가량 중앙선 열차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국토부 측은 “열차 차륜이 파손되면서 사고가 발생했다”며 “파업으로 인한 철도 정비 부실 소지 등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레일은 이날도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 860명을 추가로 직위해제했다. 9일 파업 시작 이후 12일까지 직위해제된 직원은 총 7608명이다.○ 바닥 보이는 시멘트 철도 파업으로 직격탄을 맞은 시멘트 업계는 물류 차질로 울상을 짓고 있다. 12일 찾아간 쌍용양회와 한일시멘트의 서울 마포구 상암동 수색 출하기지는 한창 출하 작업이 진행되어야 할 오전 9시임에도 적막만 흘렀다. 기지 앞 철로에는 평소의 절반 수준인 열차 40여 량만 세워져 있고, 그나마 절반 이상은 비어 있었다. 회사 관계자는 “늘 4000t 이상 재고 물량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파업 나흘 만에 바닥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실제 높이 30m의 시멘트 사일로(탑 형태의 저장고)에 올라가 확인해 본 결과 저장고 내부는 거의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시멘트 재고가 줄다 보니 레미콘 업체들 사이에서 제품 품귀 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한 레미콘 업체 관계자는 “평소 하루 치 재고를 쌓아두던 업체들이 2, 3일분의 재고를 확보하려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화물열차 운행률은 12일 한때 30.5%까지 떨어졌다. 이 같은 상황에 주요 단체들도 ‘파업 철회’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한상의는 “철도 파업이 장기화되면 원자재와 컨테이너 수송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며 “철도노조는 파업을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한국철도협회 역시 “이번 파업으로 철도에 대한 국민 신뢰와 믿음이 깨질지 우려된다”며 파업 철회를 촉구했다. 세종=박재명 jmpark@donga.com·강홍구 기자}
내년 1월 말부터 미국행 비행기 탑승자들은 현재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항공기 탑승구 앞 2차 보안검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미국 워싱턴에서 미 국토안보부 교통보안청(TSA)과 제3차 한미 항공보안협력회의를 열고 항공기 앞 2차 보안검사를 내년 1월 31일부터 폐지하는 데 합의했다고 12일 밝혔다. 미국행 승객이 면세점에서 구입한 화장품 술 등 액체류를 탑승구에서 넘겨받는 제도도 함께 폐지된다. 항공사와 면세점 등은 이번 조치로 57억 원의 비용이 절감되고 연간 6650시간의 검사 시간이 단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 당국자는 “세계적으로 실시되는 미국행 비행기 2차 검색이 면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 파업이 11일로 3일째를 맞으며 노사 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당초 “예전보다 파업 참여율이 낮다”며 이르면 10일 파업이 끝날 것이라던 정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예상이 빗나간 것이다. 파업이 시작되며 오히려 예상치 못한 변수가 늘어났다. 노사는 파업 초기부터 법적 공방을 주고받으며 조기 수습 가능성을 스스로 차단했다. 정부는 이날 대국민 담화를 통해 철도 민영화 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밝혔지만,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은 이날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번 파업은 정부의 정책 실패를 묻기 위해 시행하는 것”이라며 파업 장기화 의지를 밝혔다.○ ‘장기 파업’ 향하는 노사 파업 장기화 가능성이 커진 첫 번째 이유는 기관사들의 높은 파업 참여율이다. 다소 주춤하는 전체 파업 참여율에 비해 기관사들은 이틀째인 10일 54.3%의 파업 참여율을 보였다. 전날보다 10%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11일 오후에도 기관사의 파업 참여율은 46.2%로 전체 파업 참여율보다 크게 높았다. 차량 정비나 시설, 건축 등 코레일 내 다른 직군은 대체가 가능하지만 운행을 담당하는 기관사는 대체할 수 없다. 이번 파업에 투입된 대체인력 6035명 중 기관사는 군 출신 160여 명에 불과하다. 코레일 관계자는 “기관사들은 수당 등으로 일반직원보다 20% 이상의 월급을 더 받고 있다”며 “자체 결속력도 강해 불법파업에 적극 동조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코레일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0년 사무직종의 기관사 자격증 취득을 추진했지만 흐지부지됐다. 노사 모두 ‘퇴로 명분’이 없는 것도 문제다. 코레일은 이번 파업이 박근혜 정부의 첫 공공기관 파업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시작부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여기에 17조 원이 넘는 부채 때문에 임금 인상은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철도노조 역시 18일 서울지하철노조가 ‘지원 파업’을 결정하고,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이 14일 대규모 결의대회를 여는 등 ‘동투(冬鬪)’를 예고한 상황이라 파업을 철회하기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노사 모두가 초기부터 강경 대응에 나서며 협상의 여지를 없앤 것도 장기화 가능성이 커진 이유다. 코레일이 10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수서발 KTX 법인 설립에 나서자 철도노조는 11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여기에 코레일이 파업 후 3일 동안 194명을 고소 고발하고 6748명을 직위해제하면서 법적 공방의 대상이 커졌다. 철도업계의 한 관계자는 “통상 법적 다툼은 파업 종료 이후 시작되는데 이번에는 초기부터 시작해 감정싸움이 커졌다”며 “정부와 민주노총의 입김도 크게 작용하는 만큼 조기 타결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멘트업계 “주말 못 넘긴다” 울상 이번 철도 파업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쪽은 철도화물을 이용하는 ‘화주 기업’이다. 가장 대표적인 업종이 시멘트다. 지난해 국내 철도화물 수송 10개사 중 5곳이 시멘트 회사다. 연말 건설현장 공기(工期) 마감을 위해 바쁘게 시멘트를 출하해야 하는 시기지만 평소 대비 30%까지 출하 물량이 줄었다. 쌍용양회 관계자는 “수도권 출하기지 3곳 중 재고가 바닥난 곳도 있다”며 “철도를 대신할 트럭도 섭외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 파업이 주말까지 계속되면 시멘트 출하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시멘트협회 측은 “12일부터 시멘트 회사들이 본 피해를 취합해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화물열차 운행률은 11일 36.7%까지 떨어졌다.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9일 시작된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의 파업이 사흘을 넘기며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번 주말부터 시멘트와 컨테이너 운송에 차질이 우려되는 등 연말 건설·물류대란이 가시화되고 있다. 11일 철도노조의 파업은 3일째 접어들며 참여율이 꺾였지만 기관사의 참여율은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첫날 2045명 중 900명이 참여해 44.0%였던 기관사의 파업 참여율이 10일 54.3%까지 올랐다. 11일 오후 6시 현재 기관사 46.2%가 파업에 참여하고 있지만 근무를 마치고 파업에 참여하는 기관사들을 감안하면 이날 밤 파업 참여율이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코레일 관계자는 “열차 운영의 핵심인 기관사가 복귀해야 파업이 종료된다”며 “내부 결속력이 강해 쉽게 이탈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철도노조 전체 파업 참여율은 파업 첫날과 이틀째 36.7%를 유지하다 11일 오후 6시 현재 34.9%까지 떨어졌다. 코레일은 이날 파업 참여자 807명을 추가로 직위해제하는 등 파업 3일 동안 6748명을 직위해제했다. 한편 철도노조는 10일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을 의결한 코레일 임시이사회 결정에 대해 11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대전지법에 냈다. 철도노조는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이 철도 민영화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파업을 시작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 “부채가 17조6000억 원에 이르는 코레일의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수서발 KTX 자회사를 설립하려는 것”이라며 “자회사 지분은 민간에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5개 부처 명의로 발표한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이번 파업은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명백한 불법파업”이라며 “더 늦기 전에 파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9일 시작된 철도 파업이 장기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노사 양측이 팽팽히 맞서며 타협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어 8일 동안 진행된 2009년 철도 파업의 재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파업 이틀째인 10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서울사옥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수서발(發) 고속철도(KTX) 운영사 설립 및 출자계획을 의결했다.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은 수서발 KTX 운영사 설립에 반대하며 파업에 나선 터라 파업 장기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코레일은 9일 파업 참가자 4356명을 직위해제한 데 이어 10일 1585명을 추가 직위해제했다.○ ‘철도 민영화’로 파업 장기화되나 수서발 KTX는 2015년부터 영업을 시작하는, 서울 수서와 경기 평택을 잇는 KTX 노선이다. 국토교통부(당시 국토해양부)는 이명박 정부 때인 2012년 초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철도 경쟁체제 도입을 위해 해당 구간 운영을 민간 기업에 맡긴다는 구상을 밝혔다. 하지만 서울 강남에서 출발해 경부선과 호남선 주요 역을 모두 경유하는 ‘알짜 노선’의 운영권을 민간에 넘긴다는 비판에 직면해 결국 좌절됐다. 이날 코레일이 설립 의결한 수서발 KTX 운영사는 지난해 정부 구상과 달리 코레일 계열사 형태로 출범한다. 코레일이 지분 41%와 대표이사 추천권을 갖고 정부와 지자체 등의 공공 자금이 59%의 지분을 갖게 된다. 국토부 측은 “코레일 부채가 17조 원에 달해도 철도 운영독점 때문에 개혁이 쉽지 않다”며 “현재 방안은 공공성을 유지하며 경쟁체제를 도입할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국토부 내부에서는 “정부가 철도노조에 굴복해 민영화 방침에서 후퇴해 이도저도 아닌 조치를 내놨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수서발 KTX의 민간 운용사 선정에 대해서는 “철도의 공공성을 해치는 조치”라며 반대했던 코레일은 이번 신규 운영사 설립은 민영화와는 상관없는 조치라고 주장한다.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계열사 설립이야말로 수서발 KTX 민영화 논란에 마침표를 찍은 것”이라며 “철도 민영화 시도가 있으면 내가 철로에 드러눕겠다”고 말했다. 반면 철도노조는 계열사 설립을 철도 민영화의 ‘전초 단계’로 보고 있다. 회사 정관 변경을 통해 공공 지분을 언제든 민간에 넘길 가능성이 있는 만큼 민간 기업이 코레일의 지분을 취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코레일은 “신설 회사 정관에 주식 매매 대상을 정부와 지자체 등 공공에 한정시켰다”며 “노조가 가정에 근거한 채 철도 민영화 논리를 펴고 있다”고 반박했다.○ 파업 강도는 약해 노사 간 양보 없는 대치가 계속되고 있지만 조합원의 파업 참여도는 과거에 비해 낮았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번 파업 첫날인 9일 파업 참여율은 36.7%였고 10일에는 36.6%에 그쳤다. 2009년 파업 때는 첫날 노조원 40.4%가 파업에 참여했으며 3일째 46.0%까지 높아졌다. 10일에는 파업에 참여했던 직원 345명이 업무에 복귀하는가 하면 철도노조 132개 지부 중 11개 지부는 전원 파업에 불참했다. 한편 운송 차질 우려가 컸던 화물열차 운행률은 이날 평시 대비 36.2%까지 떨어졌다. 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국내에서 이혼은 매년 줄고 있지만 중장년층 이상이 인생 후반기에 이혼을 결정하는 ‘황혼 이혼’은 거꾸로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맞춰 50대 이상의 재혼도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우리나라의 이혼 및 재혼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결혼한 지 20년 이상 지난 부부의 이혼 건수는 3만200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이들이 전체 이혼 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6.4%로 결혼 기간 4년 이하의 신혼부부(2만8200건·24.7%)를 제치고 1위가 됐다. 1982년에는 결혼 20년차 이상 부부의 이혼 건수가 단 1300건에 그쳤다. 국내 전체 이혼 건수는 매년 줄어들고 있다. 2003년 16만6600건으로 정점에 다다른 이후 지난해(11만4300건)까지 연평균 4.1% 줄었다. 하지만 결혼 20년차 이상 부부의 이혼은 2003년 2만9700건에서 지난해 3만200건으로 늘었다. 결혼 20년차 이상을 제외한 다른 모든 연령대 부부의 이혼 건수가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황혼 이혼이 늘어나면서 ‘황혼 재혼’에 나서는 사례도 증가했다. 지난해 50대 이상 여성의 재혼 건수는 1만2300건으로 30년 전인 1982년(1100건)보다 10배 이상 늘었다. 전체 여성 재혼 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1.8%에 달했다. 남성 역시 50대 이상 재혼 비율이 1982년 15.5%에서 지난해 35.6%로 증가했다. 결혼하는 남녀 중 여성만 재혼인 ‘재혼녀-초혼남’ 커플의 증가도 눈에 띈다. 지난해 여성이 재혼이고 남성이 초혼인 결혼은 1만8900건으로 반대 경우인 재혼 남성과 초혼 여성의 결혼 건수(1만3500건)보다 5000건 이상 많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1995년 재혼 여성과 초혼 남성의 결혼 건수가 재혼 남성과 초혼 여성의 결혼 건수를 앞지른 이후 줄곧 많았다.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철도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가장 큰 타격을 받는 분야로는 화물열차가 꼽힌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6000명이 넘는 대체인력 대부분을 고속철도(KTX) 등에 투입해 화물열차 운행률이 평시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파업 첫날인 9일 화물철도 운행률은 오후 7시 현재 평시의 47%에 그쳤다. 10일에는 운행률이 37%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철도로 실어 나르는 화물이 시멘트와 컨테이너 등 대체 운송수단을 찾기 힘든 품목에 집중돼 있어 파업이 시작된 이후 화물 운송을 포기하는 기업들마저 나오고 있다. 2012년 국내 철도 화물수송 상위 10개사를 보면 1위인 성신양회(408만9000t)와 2위인 한일시멘트(335만8000t) 등 시멘트 회사가 5곳을 차지했다. 시멘트 회사들은 철도 파업에 대비해 5일분(약 24만 t)을 사전 운송했지만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공급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장진복 코레일 대변인은 “5일 정도 쓸 수 있는 시멘트 물량을 우선 공급하기는 했지만 최근 수요 증가로 파업 4일 차를 넘어서면 물량 부족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부분의 시멘트 업체는 화물열차 수송을 포기했다. 충북 제천시의 아세아시멘트는 전체 시멘트 물동량의 60∼70%를 철로 수송에 의존했지만 이날은 벌크 트럭을 추가 확보해 육로 수송에 나섰다. 전체 시멘트 수송량은 평소 수송량(1만 t)의 30% 수준인 3000여 t에 그쳤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철도 파업이 장기화된 2009년에도 시멘트 업종의 피해가 유독 컸다”며 “연말 공기(工期) 마감을 위해 시멘트 출하가 많은 시기라 파업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전국철도노동조합이 9일 총파업 투쟁에 돌입한 가운데 서울지하철노동조합도 18일 동반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파업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시가 철도노조 파업으로 인한 혼란을 피하기 위해 지하철 1·3·4호선 대체수송 지시를 내렸으나 서울지하철노동조합은 동반파업 돌입 시점부터는 이를 거부키로 했다. 서울지하철 1·3·4호선은 코레일과 서울메트로가 열차 운행의 62%, 37%를 각각 분담해 운영하고 있다. 서울지하철노조는 9일 오전 10시 반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일부터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87.2%(투표율 93.5%)가 찬성해 파업이 확정됐다”며 “사측의 해결 기피와 시의 방관이 계속된다면 18일 오전 9시 총파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노조는 “총파업 돌입 이전에 연쇄시위와 준법운행, 경고파업과 같은 부분 파업도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지하철노조와 사측인 서울메트로는 7월부터 4개월 넘게 16차례에 걸친 임단협 교섭을 진행했지만 핵심 쟁점에 합의하지 못했다. 노조는 △삭감된 퇴직금 수당을 인건비에 포함시켜 줄 것 △승진 소요연수 경과자 전원 승진 △정년 58세에서 60세 연장 등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퇴직수당을 인건비로 보전하는 것은 안전행정부의 총인건비 지침에 위배되고 승진은 직급별 결원 범위 내에서 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년 연장 역시 단계적으로 연장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또 노조는 “철도노조 파업과 관련한 18일부터는 대체 수송 지시도 전면 거부하기로 결의했다”며 “철도민영화 저지를 위한 총파업 투쟁에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지하철노조는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의 1노조로 민주노총 소속이다. 서울지하철공사가 2005년 서울메트로로 사명을 변경했지만 노조는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전체 노조원(8075명) 가운데 5202명(64.4%)이 가입했고 나머지(2873명)는 2노조인 국민노총 산하 서울메트로지하철노조 소속이다. 이번 파업에는 서울지하철노조와 서울메트로지하철노조 모두 동참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비상수송대책을 발표하고 철도노조의 파업이 종료될 때까지 지하철 호선별로 운행을 늘리고 시내버스·심야버스 확대 연장 운행, 개인택시 부제 해제 등을 검토 중이다. 철도노조는 노사 협상 결렬에 따라 이날 오전 9시부터 4년 만에 철도 파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우려됐던 여객 혼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파업에 따른 열차 운행정지 사실이 며칠 전부터 공지된 데다 6000명이 넘는 대체인력이 투입되면서 고속철도(KTX)와 수도권 지하철이 정상 운행됐기 때문이다. 서울역 현장발매소에는 무궁화 등 일반열차 운행이 중단되자 KTX로 승차권을 바꾸는 승객이 눈에 띄었다. 코레일에 따르면 9일 오후 8시 현재 KTX와 통근열차, 수도권 지하철 등은 평소와 마찬가지로 정상적으로 운행됐다. 운행률이 60%까지 떨어질 것으로 봤던 새마을호와 무궁화호는 각각 68%와 76%의 운행률을 나타냈다. 대체인력 투입이 가장 적어 물류대란이 예상됐던 화물열차 역시 예상 운행률(36%)보다 높은 47%의 운행률을 보였다. 코레일 사측은 철도노조의 파업 시작과 동시에 강경 대응에 나섰다. 코레일은 파업 개시와 함께 노조 집행부 194명을 전국 관할 경찰서에 고발했다. 코레일은 이날 전 직원을 대상으로 업무 복귀 명령을 내렸으며 파업에 참여한 직원 4356명(노조 전임자 143명 포함)을 직위 해제했다. 정부는 이번 파업이 KTX 운영사 설립이라는 정부정책 반대를 내건 것이어서 노동조합법상 파업 사유가 아니므로 불법이라고 규정한 반면, 노조 측은 KTX 운영사 설립은 근로조건과 직결되므로 합법적인 파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조영달 dalsarang@donga.com·박재명·김수연 기자}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쿠페와 기아자동차 그랜드카니발이 첫 차량 정기검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많이 받은 차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적합 판정을 받으면 해당 부분을 보완해 다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노근 의원(새누리당)이 8일 교통안전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10월 출고 후 만 4년이 지나 첫 정기검사를 받은 승용차 32종, 79만9000대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제네시스 쿠페와 그랜드카니발의 부적합 차량 비율이 각각 9.4%와 9.1%로 부적합률 1, 2위로 집계됐다. 이어 현대차 싼타페CM(7.4%), 현대차 i30(7.3%) 등의 부적합률이 높았다. 이 차량들의 부적합 사유를 보면 전조등(3만4786대) 문제가 가장 많았고 이어 등화장치(1만4429대), 배기가스(3966대)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