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훈

전승훈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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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라는 정글에서 새로운 세상을 발견합니다. 도시를 산책하고 탐사하는 즐거움을 함께합니다.

raphy@donga.com

취재분야

2026-02-27~2026-03-29
문화 일반31%
여행27%
사회일반8%
경제일반8%
음악8%
요리/음식4%
칼럼4%
운수/교통4%
문학/출판4%
기업2%
  • [책에서 진로를 만나다]눈 깜박 1초 동안 호박벌은 200번 날갯짓

    아이들은 눈에 보이는 크고 화려한 것에 마음을 빼앗기기 쉽다. 하지만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시시하고 하찮은 작은 것들이 마음을 움직이게 하고 세상을 변화시키기도 한다. 그림책은 우리 주위에 있는 무수한 가치들을 발견하게 하는 통로이기도 하다. ‘온 세상이 반짝반짝’(이윤우 지음·비룡소)은 마음에 위로와 기쁨을 주는 주변의 반짝이는 것들을 보여준다. 밤중에 고개를 들면 볼 수 있는 작은 별, 텅 빈 길을 비추는 가로등, 이른 새벽 하나둘 나타나는 불빛들, 반짝이는 이슬, 반짝이는 물고기, 엄마 눈 속에서 반짝이는 아이…. 기대하지 않던 선물과 같은 세상의 반짝임을 두세 가지 색으로 보여준다. 직선과 곡선을 효율적으로 활용한 그림과 운율을 살린 단순한 문장의 리듬감은 그림책이 안내하는 또 다른 세상을 향해 흔쾌히 마음을 열게 한다. 시간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1초라는 짧은 시간은 누구의 마음도 움직일 수 없을 것 같은 찰나의 순간이다. 그런데 그 짧은 시간도 누군가에게는 절대적인 시간이 될 수 있다. ‘단 1초 동안에’(스티브 젠킨스 지음·토토북)는 지구상의 수많은 생명체가 단 1초 동안에 얼마나 다양하고도 많은 일을 하는지 보여준다. 하늘의 제왕 독수리가 1초에 날갯짓을 한 번 하는 동안 벌새는 50번, 호박벌은 200번 날갯짓을 한다. 무심하게 지나가는 짧은 1초의 시간에도 자연은 변화하고 생태계는 살아 움직인다. 아이들은 늘 시간을 시계를 통해서만 감지하지만, 이 그림책은 단 1초라는 짧은 시간부터 100만 년이라는 긴 시간까지 지구 생명체의 다양한 활동과 변화를 보여준다. 1초라는 시간만큼이나 먼지도 작고 하찮게 보인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먼지가 지구 한 바퀴를 돌아요’(윤순창 글·소복이 그림)를 보고 나면 생각이 달라진다. 만화 스타일의 먼지 캐릭터를 따라가다 보면 먼지가 인류의 미래를 좌우할 만큼 어마어마한 힘을 가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사막에서 만들어진 먼지는 2주일이면 지구를 한 바퀴 돈다. 바람과 합치면 어마어마한 모래 폭풍이 되어 집을 무너뜨리기도 하고 가축을 묻어버리기도 한다. 아프리카나 인도에선 수많은 사람이 오염먼지 때문에 죽어간다. 오염된 먼지는 지구 온도를 높여서 남극과 북극 히말라야만큼 높은 산꼭대기에서 얼음이 빠르게 녹아내리게도 한다. 이런 먼지가 생기는 과정, 먼지가 이동하는 과정, 먼지들이 일으키는 온갖 문제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음을 깨우쳐 준다. 세상이 무엇에 의해서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모두 알 수는 없지만 하찮게 여기는 작은 것들이 우리 마음을 움직이기도 하고, 세상을 변화시키기도 한다는 사실을 가르쳐주는 그림책들이다. 조월례 아동도서 평론가}

    • 2012-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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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북 카페]어머니의 향기 속에 갇힌 어린 시절 트라우마 걷어내기

    영국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맨부커상이 2012년 최종 후보작을 발표했을 때 많은 사람이 놀랐다. 마틴 에이미스, 존 밴빌, 팻 바커 등 쟁쟁한 작가들을 물리치고 신출내기 작가 앨리슨 무어의 ‘등대(The Lighthouse)’가 최종 후보작에 올랐기 때문이다.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신인 작가의 데뷔작인 데다 노퍽의 소규모 출판사에서 출간된 이 작품이 최종 후보작에 오른 데 대해 영국 문단은 갑론을박을 벌였다. 그러나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훌륭한 결정을 내린 심사위원들에게 모자를 벗고 경의를 표하자’라는 평으로 심사위원들을 칭찬했다.(참고로 2012년 맨부커상은 본지 글로벌 북카페 6월 2일자에 소개된 힐러리 맨틀의 ‘시체를 대령하라’에 돌아갔다) ‘등대’의 주인공인 퓨스는 이혼의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아버지의 모국인 독일로 여행을 가기로 결심한다. 그는 여행 중에 갖가지 상처와 아픔을 가진 여러 사람을 만나게 되고, 새로운 인연을 통해 잘 알지 못했던 자신의 어린 시절 모습들을 퍼즐 맞추듯 끼워나간다. 퓨스의 어머니는 퓨스가 아주 어렸을 때 가출했고, 어린 퓨스에게 남겨진 것은 어머니와의 짧은 추억과 제비꽃 향이 나는 등대 모양의 독일제 향수병뿐이었다. 그 직후부터 퓨스는 향기에 이상할 만큼 집착하게 된다. 독일을 여행하던 퓨스에게 예전 기억을 하나씩 떠올리게 만드는 것도 바로 단편적 향기들이다. 한편 홀로 남은 아버지는 퓨스에게 냉정하고 난폭하게 굴었고, 이는 퓨스의 전반적 성격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는 퓨스로 하여금 여자를 무서워하고, 여자 곁에 있으면 뭔가 모자라는 사람처럼 굴게 만든다. 작가 앨리슨 무어는 날카롭고 직설적인 글 솜씨로 퓨스의 굴욕적인 삶(결혼 첫날밤 혼자 잠을 자고, 가장 친한 친구가 자신의 부인과 바람피우는 장면을 목도하고, 불혹이 다 된 나이에 이웃집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아버지에게 얻어맞는다)을 표현한다. 과연 퓨스는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까. 인디펜던트지는 이 소설을 가리켜 ‘순수문학과 장르문학의 만남-뮤리엘 스파크로 시작하였으나 스티븐 킹으로 끝난다’고 평했다. 향기에 이끌려 과거의 트라우마를 기억해내는 장면은 순수문학적으로 묘사된 반면, 퓨스가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벗겨나가는 부분은 스릴러 못지않다는 설명이다. 이 작품은 결국 맨부커상을 받지는 못했지만 작가의 향후 행보에 대한 큰 기대를 모으며 영국 서점가의 인기작으로 떠올랐다.런던=안주현 통신원 jahn80@gmail.com}

    • 2012-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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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후활동 어떻게 할까]일본에 빼앗겼던 구룡포-장기목장 가보자

    동물과 사람 사이의 따뜻한 교감을 경험해 본 일이 있나요? 이 책은 ‘재복이’라는 주인공 아이와 ‘태양이’라는 망아지 사이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둘은 똑같이 부모를 잃었고, 외로운 시간을 서로 의지하며 조금씩 커 갑니다. 세상이 조용했다면 둘은 서로를 의지하며 따뜻하게 살아갔겠죠. 그런데 시대적 배경이 조선 말기, 일본이 우리 땅을 침략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던 때입니다. 둘이 살던 곳은 구룡포, 일본에서 배를 타고 아주 쉽게 올 수 있는 곳입니다. 게다가 태양이는 조선 군대에서 쓰는 말을 키우는 ‘장기목장’ 소유의 망아지입니다. 당시 이 목장에서 키우는 군마는 힘이 좋아서 일본인들이 탐냈다고 합니다. 재복이는 태양이를 장기목장을 대표할 아름다운 말로 키우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일본 사람들 손에서 일하는 말이 되어 버린 태양이는 점점 그 아름다움을 잃어갑니다. 구룡포와 장기목장이 일본인 손에 넘어가니, 재복이와 태양이 그리고 그 주변 사람들도 더는 이 땅에 머물 수 없게 됩니다. 역사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버릴지도 모르는 상황에서도 서로 의지하고 꿋꿋이 살아가려는 두 주인공의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고, 든든하기도 합니다. 이 책은 영일만, 구룡포, 장기목장 등을 배경으로 합니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이야기의 실제 배경을 찾아가 보면 이야기가 한층 더 생생하게 느껴질 것입니다.○독후활동-책 속 배경 따라가 보기1. 이야기 속에 나오는 장소를 간단히 지도로 만들어 본다.2. 실제 장소(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일대)를 인터넷, 구글 지도 등을 확인해 찾아본다. 3. 1과 2를 비교해 여행할 장소와 경로를 계획한다. (구룡포 일본인거리, 목장성, 까꾸리께, 돌문 등은 꼭 살펴보고 오세요. 가끔 ‘목장성길 따라 걷기 행사’를 여러 단체에서 열기도 한다고 하니 참고하세요.) 4. 계획한 대로 실제 장소에 가서 중요한 곳들은 사진으로 남긴다.5. 돌아와서는 사진을 바탕으로 책의 이야기를 재구성해 자신의 책을 만든다.김혜원 어린이도서교육연구가}

    • 2012-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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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 나를 한번쯤 돌아볼 때… 사십대, 고전에 빠져들다

    ‘마흔에 읽는 손자병법’(흐름출판)이 첫 출발점이었다. 지난해 8월 출간된 ‘마흔에…’는 원래 인문학 서적으로 기획된 손자병법을 40대를 위한 자기계발서로 재구성한 책이었다. 큰 기대 없이 틈새시장을 노렸음에도 1주일 만에 초판이 다 나갔다. 현재까지 20만 부가 팔렸다. 이어 두 달 뒤 출간된 신정근 교수의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21세기북스)도 15만 권이나 팔렸다. 이 두 권이 베스트셀러에 오르자 ‘마흔 살’과 ‘고전’을 엮는 것이 출판계의 새로운 트렌드가 됐다. 올해 교보문고에서 판매된 도서 중 제목에 ‘마흔’이 들어간 책은 모두 42종. ‘지금 마흔이라면 군주론’(위즈덤하우스) ‘마흔 역사를 알아야 할 시간’(21세기북스) ‘마흔셋, 묵자를 만나다’(예문) ‘마흔에 다시 읽는 수학’(예인) ‘마흔 인문학을 만나라’(행성:B잎새) ‘마흔 살의 정리법’(이아소)…. 나이 마흔에 공부해야 할 것이 갑자기 많아졌다. ○ 마흔 살의 고전 읽기 “20대에 읽던 손자병법과 40대에 다시 읽는 손자병법은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 손자병법은 싸움의 전략이 아니다. 싸우지 않고도 승부하는 법, 즉 ‘공존의 철학’을 이야기한다.”(‘마흔에 읽는 손자병법’) “사십대라면 입신양명(立身揚名)의 철학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 묵자를 읽으며 버림으로써 넉넉해지고, 사랑함으로써 성취하는 인생론을 찾아야 한다.”(‘마흔셋, 묵자를 만나다’) 출판계는 지난해 하반기에 일기 시작한 ‘마흔 살 고전 읽기 붐’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2차 베이비부머’로 불리는 30대 후반∼40대 초중반은 가장 두터운 독자층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1980년대 후반, 90년대 초반에 대학을 다녔던 이 세대에 대해 출판계는 “직장 다닐 때도 고민이 있으면 책을 사 보는 콘텐츠의 세대”라고 부른다. 교보문고와 YES24에 따르면 40대 독자의 비율이 전체의 25% 이상을 차지해 책을 많이 사 보는 20대나 30대 독자의 수에 밀리지 않는다. 김성수 21세기북스 기획실장은 “이들은 10년 전부터 성공학, 재테크, 경제경영서를 많이 읽어 온 세대이지만, 경제위기로 미래에 대한 불안이 지속되면서 좀더 권위 있는 고전에서 본질적 해답을 찾으려 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지금 마흔이라면 군주론’의 저자 김경준 딜로이트컨설팅 대표는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 말하는 인간관계의 원리를 이해하려면 마흔 살 이상의 나이가 필요하다”며 “40대 독자들은 진보적 색채가 강하지만 현실적 감각도 있어 올해 대선에서도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마흔 살의 즐거움 마흔 살을 타깃으로 한 책 중에는 고전만 있는 것이 아니다. 김정운 교수의 ‘남자의 물건’처럼 중년 남자의 외로움과 위기를 다룬 에세이도 인기다. 이의수 남성사회문화연구소장의 ‘아플 수도 없는 마흔이다’는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절묘하게 패러디한 제목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 책은 치솟는 물가, 감당하기 어려운 자녀교육비, 각종 스트레스와 질병, 집이 있어도 가난한 하우스푸어로 바뀌어버린 내 집 마련의 꿈 등으로 울어버리고 싶은 40대 가장을 위로한다. ‘마흔에 읽는 동의보감’의 저자인 한의사 방성혜 씨는 “허준도 ‘동의보감’에서 마흔은 본격적으로 몸이 변화하기 시작하는 시기라고 규정했다”며 “생(生)은 나의 의지가 아니었지만, 노병사(老病死)는 내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기 때문에 마흔 살 이후에는 마음의 건강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말한다. 독일의 40대 기자인 티투스 아르누가 쓴 ‘남자는 헛발질이 필요해’(뜨인돌)는 남자들이 왜 불혹의 나이에 기괴한 짓을 하기 시작하는지 그 이유를 유쾌하게 설명한다. 갑자기 보디빌딩을 시작하고, 두 층만 계단으로 올라가도 헉헉대는 주제에 8000m 봉우리 정복을 계획하고, 마라톤을 넘어 트라이애슬론 대회에 신청하고…. 저자의 해석은 이렇다. “남자들이 불혹의 나이에 기괴한 도전을 시작하는 것은, 아직은 고집불통의 늙다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과시하고 싶어 중년에 찾아든 위기를 단시간에 겪어 내려는 나름의 몸부림이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12-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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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룸/전승훈]시간과 공간을 지배하는 자, 번역

    #10여 년 전 몽골을 방문했다. 한 목동이 내게 “저기에 말을 탄 사람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지평선 끝까지 샅샅이 훑어봤지만 내 눈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두 시간쯤 흘렀을까. 그가 말했던 사람이 정말로 나타났다. 몽골인의 시력은 2.0이 넘는다더니 과연 대단했다. 그는 단순히 지평선 끝에서 개미처럼 보이는 사람을 알아본 것이 아니라 두 시간 뒤의 미래를 내다본 것이다. 말을 탄 사람이 칭기즈칸 시대의 전사였다면 나는 꼼짝없이 죽임을 당했을 것이다. 속도가 공간을 지배한다고 생각해 왔는데, 거꾸로 공간을 장악하면 시간을 지배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SBS ‘런닝맨’에는 ‘시간을 지배하는 자’, ‘공간을 지배하는 자’와 같은 초능력 캐릭터가 나온다. 문화 분야에도 이런 도구가 있다. 바로 번역이다. 국내에는 번역사업을 지원하는 두 개의 공공기관이 있다. 한국문학을 번역해 해외에 소개하는 한국문학번역원(KLTI)과 우리의 고전작품을 한글로 번역하는 한국고전번역원(ITKC)이다. 전자가 우리 문학의 ‘공간적 확장’을 지원한다면, 후자는 우리 고전의 ‘시간적 영속성’을 가능케 하는 기관이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중국 작가 모옌으로 발표되자 일부 미국 언론은 “번역가 하워드 골드블랫에게 영광을 돌려야 한다”고 썼다. 미국 노터데임대 중문과 교수인 골드블랫은 1970년대부터 모옌의 ‘붉은 수수밭’, ‘술의 나라’, ‘생사피로’ 등을 비롯해 중국 현대 작가의 작품을 번역해 서방에 소개해 온 독보적 존재였다. 그는 번역에서 양보다 질의 중요성을 깨우쳐 준다. 그는 “중국어는 잘 모르면 작가에게 물어볼 수 있다. 그러나 번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영어 표현”이라고 말한다. 그는 “번역가가 최우선시할 대상은 작가가 아닌 독자”라고 선을 그었고, 모옌도 “번역된 작품은 더는 작가가 아닌 번역자의 것”이라고 화답했다. #요즘 나는 한국고전번역원이 한글로 번역한 ‘고전종합DB’의 재미에 푹 빠져 있다. 가을, 한강 등 관심 키워드만 치면 역사 문헌이 줄줄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계기로 찾아보니 신라시대 최치원이 쓴 ‘강남녀(江南女)’란 시가 튀어나왔다. “강남의 풍속은 예의범절이 없어서/딸을 기를 때도 오냐오냐 귀엽게만/화장하고는 둥둥 퉁기는 가야금 줄/배우는 노래도 남녀의 사랑을 읊은 유행가가 대부분/(중략)/그러고는 하루 종일 베틀과 씨름하는/이웃집 여인을 비웃으면서 하는 말/베를 짜느라고 죽을 고생한다마는/정작 비단옷은 너에게 가지 않는다고,” 이 시에서 강남은 중국 양쯔 강 남쪽 지방이지만, 강남 여자에 대한 풍자는 요즘과 통해 웃음이 절로 나온다. 또한 가난한 여자가 자신이 짠 비단옷을 입을 수 없다는 이야기는 카를 마르크스보다 1000년이나 앞서 ‘노동소외론’(생산물로부터의 소외)를 설파한 것 같아 흥미롭다. #한국인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언제쯤 나올까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 우선 좋은 콘텐츠를 창작하고, 해외에 적극 알려야 한다. 그런데 한국인이 수천 년간 쌓아 온 지식문화의 보고인 고전이 한문으로 돼 있어 제대로 창작에 활용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비극이다. 한국고전번역원은 조선왕조실록은 완역했지만 승정원일기는 9.6%, 일성록은 14.6%밖에 번역해 내지 못했다. 한국문학번역원이 해외에 번역지원한 문학작품은 800여 종에 불과하다. 일본의 2만250종에 비하면 갈 길이 멀다. 두 기관의 올해 예산은 각각 127억 원, 78억 원에 불과하다. 내년에 4조 원대에 육박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적다.전승훈 문화부 차장 raphy@donga.com}

    • 2012-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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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경은 서울여대명예교수 ‘세밀화로 보는 한국의 야생화’ 펴내

    “카메라가 등장하고 나서 세밀화가 사라질 줄 알았어요. 카메라 렌즈보다 더 정확하게 식물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세밀화가 살아남은 비결입니다.” 40년 넘게 식물원예학을 연구해 온 윤경은 서울여대 명예교수(69·사진)가 한반도에서 자생하는 야생화의 생태와 약효, 재배법을 담아 책 ‘세밀화로 보는 한국의 야생화’(김영사)로 펴냈다. 서울여대 총장을 지낸 그가 정년퇴임 후 경기 이천 8264m²(약 2500평) 규모의 농장에서 꽃과 나무를 가꾸고 관찰하며 기록해 온 결과물이다. 잡초와 돌투성이였던 불모지는 그동안 꽃과 채소, 포도원과 온실이 있는 작은 낙원으로 바뀌었다. 사시사철 다른 꽃이 피어나는 그의 농장엔 구절초와 벌개미취가 한창이다. “식물학을 연구하면서 독일, 영국 등에서 펴낸 세밀화 도감을 많이 봐 왔어요. 1980년대 초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갔더니 복도에서 한 여성이 직접 그린 꽃그림을 팔고 있더군요. 부러워서 그 뒤 저도 세밀화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윤 교수는 세밀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관찰력’을 꼽는다. 세밀화를 그리다 보면 평소에 안 보이던 꽃잎의 방향, 겨울눈 모양 하나하나까지 새롭게 보인다는 설명이다. 그는 “식물학을 연구하는 사람은 세밀화를 배우는 것이 필수”라고 말했다. “카메라는 초점이 한 곳입니다. 접사로 촬영하다 보면 한 부분만 잘 보이고, 다른 부분은 흐릿하게 나와요. 또한 꽃잎 속의 수술은 안 보이는 경우도 많죠. 반면 세밀화는 꽃의 속 부분 단면도까지도 보여줄 수 있고, 땅속의 뿌리도 그려 넣을 수 있어요. 요즘에는 작가의 의도가 담긴 창조적인 세밀화가 유행입니다.” 그는 2007년 11월 세밀화를 그리는 사람들과 한국식물화가협회를 창립했다. 회원 수는 200명. ‘한국의 야생화’에는 협회 회원들이 함께 그린 야생화 세밀화 그림 100컷이 나온다. “일반인들도 백화점이나 대학 부설 아카데미에서 세밀화를 배우는 사람이 많아졌어요. 세밀화는 수채 색연필만 있으면 집안, 공원 등 어디에서나 그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우울증에 시달리던 주부들도 그림에 몰두하다 보면 정서적 안정을 찾게 된다고 말해요.” 국내 세밀화의 유행은 1990년대 말 ‘보리어린이 동식물도감’ 시리즈에서 시작됐다. 갯벌도감, 나무도감, 곤충도감 등을 펴낸 보리출판사는 최근에는 ‘약초도감’을 발간했다. 2002년 감옥에서 길렀던 야생초를 그린 엽서를 모아 펴냈던 황대권의 ‘야생초 편지’(도솔)도 감성적인 글과 예술성 높은 세밀화로 큰 인기를 끌었다. 윤 교수는 “어린이들도 세밀화를 배우면 자연에 대한 관찰력과 집중력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식물 중에는 음지에서는 정말 아름답게 꽃을 피우는데 양지에 옮겨 심으면 비실비실해지는 것들이 있어요. 어린아이가 크는 모습도 마찬가지입니다. 음지에 어울리는지, 양지에 어울리는지 배려하지 않고 부모 마음대로 끌고 나가다 아이들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게 하는 경우가 많아요. 꽃과 나무를 관찰하다 보면 우리의 인생살이를 배우게 됩니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12-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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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古典 캐니 책 한권이 ‘뚝딱’

    “세종 때에는 고차 방정식(方程式負)을 풀고, 세제곱근을 구하는 방법도 알았는데, 요즘 삼사(三司)의 사람들은 곱하고 나누는 법(乘除法)만 조잡하게 익힐 뿐이니 수학공부를 더욱 열심히 하라.” (세조실록 6년 6월 16일) 이장주 성균관대 수학교육과 겸임교수(55)는 올해 7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수학교육대회(ICME)를 앞두고 한국 고유의 수학 전통을 외국 참가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한국고전번역원의 인터넷 고전종합DB서비스(db.itkc.or.kr)에서 ‘수학’ ‘산학’이라는 검색어를 입력하니 수학 관련 문헌들이 줄줄이 쏟아졌다. 이 교수는 여기서 ‘조선수학 24개 장면’을 뽑아내 8폭 병풍으로 만들어 국제수학교육대회장 입구에 전시했다. 참가한 외국인 교수들은 세종 대왕이 수학을 배웠다는 내용과 산학자 홍정하(1684∼?)가 그린 파스칼의 삼각형과 비슷한 그림 앞에서 “원더풀!”을 외치며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일성록, 동문선, 반계수록, 지봉유설 등 삼국시대부터 조선 말까지 쓰인 우리 고전은 문화 콘텐츠의 보고(寶庫)이지만 한문으로 돼 있어 전문 연구자들만 접할 수 있었다. 그런데 2001년 1월 번역원이 고전을 한글로 번역해 고전종합DB서비스를 시작한 이후부터는 한문을 잘 모르는 일반인들도 쉽게 고전을 활용해 연구나 창작 활동에 이용하고 있다. TV 드라마 작가로 활동해온 김시연 씨는 6년간 조선 철종에 대한 자료를 섭렵한 끝에 소설 ‘이몽(異夢·은행나무)’을 펴냈다. 그는 “고문헌을 직접 읽어 보니 철종은 우리가 알고 있던 바보 멍청이거나 무능한 왕이 아니었다”며 “5개월간 계속된 왕의 장례식 장면 등을 생생히 재연하는 데 자료의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서울 관악구 남현동 주민자치센터 서예강사인 신춘희 씨(51)는 강의 시간에 수강생들과 함께 고전종합DB에서 ‘효(孝)’나 ‘학(學)’ 등으로 검색되는 좋은 문장을 찾아내 쓴다. “예전에는 중국 고전에서 따온 문장으로 작품 활동을 했어요. 당연히 우리 정서와 맞지 않고, 식상하기까지 한 문구가 많았죠. 요즘은 율곡 이이의 ‘학교모범’, 이인로의 ‘화귀거래사’ 등 우리 고전 속에서 발견해낸 참신한 문장으로 작품 활동을 합니다. 그 덕분에 올해 수강생들의 작품 20점이 서울메트로미술대전 등 각종 서예대전에서 수상했습니다.” 한국식품연구원의 권대영 박사와 부인 정경란 씨(한국학중앙연구원)는 ‘고추는 임진왜란 때 일본에서 건너왔다’는 통설에 의문을 품고 한국 고추의 유래를 알기 위해 고전종합DB를 샅샅이 뒤졌다. 그 결과 부부는 일본에서 들여온 ‘왜개자’는 한국 고추가 아니며, 고추의 어원은 우리말 ‘고쵸’로 삼국시대 문헌에도 나온다는 내용을 담은 ‘고추이야기’(효일)를 지난해 출간했다. 수필가 이은영 씨(51)는 생활 속 지혜를 담은 수필을 쓸 때면 늘 고전종합DB를 활용한다. 그는 ‘산림경제(山林經濟)’에 나온 응급 처치법을 인용해 ‘가난한 이들을 위한 작은 건강법’이란 수필을 쓰고, ‘모기’를 주제로 한 글에 다산 정약용의 시 ‘증문(憎蚊)’을 끌어다 썼다. 이동환 한국고전번역원장은 “최근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가 승정원일기를 토대로 제작됐듯 고전은 캐낼수록 빛나는 우리 지식문화의 화수분”이라고 말했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12-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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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나온 책]오래된 뿔 外

    ○ 문학 오래된 뿔 1, 2(고광률 지음·은행나무)=1980년 5·18민주화운동부터 30년 넘게 달음박질한 한국 사회의 갈등과 모순적 모습을 국회의원, 조폭, 기자, 기업인 등 다채로운 인물들을 통해 퍼즐 맞추듯 그려낸다. 각 권 1만2000원. 땅거미가 질 때까지 기다려(생 박 지음·문학동네)=엄마를 잃은 슬픔에서 미처 벗어나지 못한 열여섯 소년 새뮤얼. 그는 외딴집에서 기괴한 형상을 한 세 쌍둥이를 본 뒤 삶과 죽음, 가학과 피학에 대한 번민에 휩싸인다. 1만2000원.○ 인문·경제 문명 기행 내 안의 이집트(강인숙 지음·마음의 숲)=건국대 명예교수이자 영인문학관 관장인 저자가 4년 동안의 현지답사와 자료조사를 토대로 이집트 문명의 다양한 면모를 들여다본다. “공정함과 정의와 아름다움이 의미를 갖고 있던 나라.” 저자가 본 이집트의 모습이다. 1만5000원. 유인호 평전(조용래 지음·인물과사상사)=민중의 삶과 현장에 초점을 맞추며 독재정권이 낳은 고도성장을 비판한 민중경제학자 유인호(1929∼1992)의 삶을 담은 평전. 2만 원. 불굴혼 박정희(고정일 지음·동서문화사)=의식혁명, 경제발전, 조국근대화, 핵개발, 민주주의, 조국통일이라는 우선순위를 정하고 국가중흥 마스터플랜을 실천해간 박정희 전 대통령 시대를 총정리했다. 총 6권. 각 권 1만5000원. 시진핑(가오샤오 지음·삼호미디어)=차기 중국 지도자로 꼽히는 시진핑 국가 부주석의 삶을 통해 중국의 정치현대사를 정리했다. 2만 원.○ 실용 기타 최선의 결정은 어떻게 내려지는가(토머스 대븐포트 외 지음·프리뷰)=‘중요한 결정은 지도자 한 명이 아니라 조직에 맡기라’고 역설한다. 학교, 병원, 기업 등의 사례 12가지를 소개한다. 1만5800원. 국회에서 바라본 미국의회(임재주 지음·한울아카데미)=국회 사무처에서 20년 넘게 일한 저자가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3년간 파견근무를 하며 살펴본 미국 의회의 생생한 모습. 3만6000원. 인터넷, 그 길을 묻다(한국정보법학회 지음·중앙북스)=대한민국 인터넷 도입 30년을 계기로 인터넷의 과거 현재 미래를 진단한다. 법학 언론학 경제학 경영학 등 한국정보법학회의 16년간의 융합연구를 집대성했다. 3만6000원.}

    • 2012-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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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문사회]탐하지 말라, 더이상 취할 것은 없으리니

    올여름 동북아는 일본의 영토분쟁 ‘시리즈’로 뜨거웠다. 7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의 쿠릴열도 방문, 8월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9월 일본 정부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국유화 조치 이후 벌어진 중국의 대규모 반일 시위…. 일본 베테랑 외교관 출신인 저자가 일본의 영토분쟁에 대한 해법을 책에 담았다. 일본인들을 대상으로 쓴 책이지만 센카쿠열도, 독도, 쿠릴열도 분쟁에 관한 일본인의 감각, 계산, 전략을 소상히 알 수 있어 한국인도 흥미롭게 읽을 만하다. 저자는 “일본인은 영토문제에 대해 일본의 입장만 알 뿐 상대방이나 관련 국가의 견해를 너무 모른다”고 일침을 놓는다. “1870년대 이전에 센카쿠열도는 명백하게 일본의 영토가 아니었다고 설명하면 일본인들은 대부분 깜짝 놀란다. 또한 일본인은 독도, 센카쿠열도, 쿠릴열도를 놓고 무력충돌이 일어나면, 미일안보조약으로 미군이 나서 싸워줄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절대 그럴 일 없다.” 1945년 7월 26일 일본이 수락한 포츠담선언에 따르면 ‘일본국 주권은 혼슈, 홋카이도, 규슈, 시코쿠와 우리(연합국)가 결정한 기타 도서로 국한한다’로 돼 있다. 그는 2008년 7월 미국의 지명위원회가 독도를 한국령으로 표기한 데 대해 일본이 그냥 넘어간 것은 ‘큰 실수’였다고 썼다. “당시 방한을 앞두고 있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직접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에게 검토를 지시해 국적 표기가 없던 독도를 한국령으로 표기했다. 미국의 판단은 독도 귀속에 큰 영향을 미친다. 포츠담선언에서 일본의 영토는 4개 본섬 이외의 ‘우리(연합국)가 결정한 기타 도서지역’이라고 돼 있다. 여기서 ‘우리’의 중심은 미국이다. 미국이 독도를 일본령이 아니고 한국령이라 한다면, 그것은 일본령이 될 수 없다.” 최근 동북아의 영토분쟁이 격화된 현상은 ‘잃어버린 20년’의 상실감에 젖어 있는 일본과 경제력 및 군사력에서 떠오르는 중국의 충돌이라고 설명한다. 물론 이 책의 한계는 분명하다. 저자가 일본의 국익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는 외교관이기 때문이다. 그는 독도에 대해 한국이 주장할 근거가 많다고는 하지만, 선뜻 돌려주자고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또한 센카쿠, 독도, 쿠릴열도 문제를 모두 국제사법재판소로 끌고 가고 싶다는 일본의 전략을 드러낸다. 그러나 이 책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독일의 나치 극복과 영토문제 해결에서 배우자’는 내용이다. 일본처럼 제2차 세계대전 패전국이었던 독일은 막대한 영토를 잃었다. 동부의 11.2km²에 이르는 땅을 폴란드에 넘겨주어야 했고 알자스로렌 지방은 프랑스에, 항만도시 칼리닌그라드는 소련에 할양했다. 그러나 독일은 빼앗긴 땅을 되찾으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빼앗긴 것을 유럽 공동 소유로 만드는 제도를 구축해나갔다. 알자스로렌의 중심지인 스트라스부르에는 유럽의회의 본부가 설치됐다. 오랫동안 독-프랑스 간 전쟁의 씨앗이었던 루르지방의 지하자원은 유럽석탄철강공동체가 관리하게 됐으며, 올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유럽연합(EU)으로 발전했다. 저자는 “독일은 ‘영토수호’라는 전통적 목표 대신 ‘영향력 확대’라는 길을 택했다”며 “이는 독일이 유럽연합을 이끄는 최강대국이 된 비결”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일본의 영토분쟁이 ‘소탐대실(小貪大失)’의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일본의 과거사 인식에 대한 전환이 없다면 지구상 최대 경제블록으로 꼽히는 ‘동북아 공동체’의 탄생은 요원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에서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12-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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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꼬르륵 소리날때 밥먹어야 장수합니다” ‘1일 1식’ 저자 나구모 요시노리

    “‘꼬르륵’ 하는 소리를 즐기세요. 몸이 스스로 노화 방지, 회춘, 암예방을 위한 생명 호르몬을 발동시켰다는 신호입니다.”출간 직후 국내 서점가의 종합 베스트셀러 10위권에 진입한 ‘1일 1식’(위즈덤스타일)의 저자 나구모 요시노리 씨(56·사진)가 한국을 찾았다. 일본 유방암 수술의 권위자이자 국제안티에이징학회 명예회장인 그는 피부가 매끈하고 군살이 없어 30대처럼 보였다.그는 “인간이 세 끼를 배불리 먹게 된 것은 100년도 안 됐다”며 “인류는 굶주림과 추위에 맞설 때 더 강력한 ‘생명력 유전자’를 발휘하도록 진화해왔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노화와 병을 막고 수명을 늘려주는 것이 ‘시트루인 유전자’인데 이 유전자가 작동하기 위한 조건이 ‘공복(空腹)’ 상태이다. 그는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한 번 들리면 내장비만이 연소하고, 두 번 들리면 외모가 젊어지고, 세 번 들리면 혈관이 젊어진다”고 주장했다. “하루에도 수차례 ‘꼬르륵’ 소리가 나는 성장기 어린이나 내장비만이 적은 젊은 여성들은 식사를 여러 번 해도 좋습니다. 그러나 내장비만인 30대 이후 남성이 ‘꼬르륵’ 소리를 기다리지 않고 매끼 포식하는 것은 노화와 질병, 출생률 저하의 원인이 됩니다.”그는 ‘1일 1식’을 실천하기 힘든 사람들에게 밥과 국 한 그릇, 반찬 한 그릇을 먹는 ‘1즙 1채’ 식사법을 권했다. 또 과일이나 작은 생선을 껍질째 혹은 뼈째로 먹는 ‘일물전체(一物全體)’ 식법이 완전한 영양소 섭취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식사량을 줄인다고 누구나 장수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러나 건강하고 활기찬 생활을 할 수는 있습니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12-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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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에서 진로를 만나다]웃음치료사… 퍼스널쇼퍼… 아는만큼 유망직업 보인다

    웃음으로 마음의 병을 치료해주는 ‘웃음 치료사’, 사과의 말을 대신 전해주고 서로의 오해를 풀어 화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과 대변인’, 시간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대신 쇼핑을 해주고, 개인별 특성에 따라 적합한 상품을 골라주는 ‘퍼스널 쇼퍼’…. 생소하지만 다양하고 세분화된 현대 사회의 일면을 드러내는 실제 직업들이다. 한국의 경우 1950년대 2000여 종에 불과했던 직업이 현재는 1만2000여 종으로 늘어났다. 불과 20년 전에 성행했던 직업인데도 지금은 없어졌는가 하면 예전에는 생각해 보지도 않았던 것들이 신종 직업으로 생겨났다. 현재 직업의 절반가량이 점차 새로운 직업으로 대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생성하고 소멸하고, 분화되기도 하고 통합되기도 하는 직업들에 대해 청소년들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것이 많을수록 길을 찾기도 쉽다. 이에 여러 가지 직업에 대한 기본 정보를 두루 살필 수 있는 책을 소개한다. 동아일보사의 ‘만화로 보는 직업의 세계’(1∼5권)는 진로 전문교육기관의 상담 결과를 바탕으로 이전부터 존재했으며 지속적인 발전이 예상되는 유망 직업과 미래에 수요가 늘어나게 될 첨단 직업들을 안내한다. 부모가 아이의 진로지도를 할 수 있도록 ‘보너스 진로지도’라는 친절한 정보도 제공한다. 만화로 돼 있어 쉽게 읽힌다. 초등 고학년과 중학생들에게 권한다. 화려해 보이는 직업의 이면에 있는 땀과 눈물, 고통과 외로움 등 직업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일러주는 ‘톡 까놓고 직업 톡’(김상호 지음)도 읽어볼 만하다. ‘연봉이 높으면 성공한 직업일까?’ ‘내가 원하는 일을 하면 밥을 굶어도 정말 행복할까?’라는 질문에 스스로 답을 하면서 읽다 보면 직업에 대한 막연한 환상은 사라지고, 어느 직업이든 보람과 어려움, 좌절과 성취감 등이 함께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잘못된 직업으로 살기에 인생은 너무 짧다고 말하는 이 책을 통해 청소년들은 행복한 인생을 살면서 자신의 몸과 마음을 바쳐도 좋은 일을 찾는 데 필요한 현실적인 안목을 갖게 될 것이다. 직업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새롭게 찾아낸 정보가 있으면 신문이나 인터넷 등을 활용해서 그 정보들을 확장해 보자. 해당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있다면 직접 만나 보는 것도 필요하다. 이런 노력을 통해 어렴풋이 알고 있던 직업에 대해 명확하게 이해하게 되고, ‘내가 원하던 직업이 아니었구나’ 하면서 빨리 다른 길을 알아보게 돼 시행착오도 줄일 수 있다.오길주 경민대 독서문화콘텐츠과 교수}

    • 2012-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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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과학]단추 하나만 누르면 엘리베이터 타고 우주로

    2100년 1월 1일. 전날 밤 송년회를 하느라 녹초가 된 남자는 침대에서 기어 나와 두 발을 질질 끌며 화장실로 향한다. 세수를 하는 동안 거울과 변기, 배수구에 장착된 수백 개의 센서가 남자의 입김에서 뿜어져 나온 분자들과 몸속의 혈액을 분석한다. 화장실을 나온 남자는 집 안의 모든 가구와 가전제품을 생각만으로 작동시키는 전선을 머리에 두른다. 잠시 후 집 안의 온도가 상승하고 감미로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콘택트렌즈를 착용하자 바로 인터넷 창이 시야에 들어온다. 남자는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오늘의 헤드라인 뉴스를 읽는다. 화성 기지의 혹한, 고대에 멸종된 검치호랑이 화석의 DNA 복원 소식, 우주 엘리베이터 관광객 운항 소식 등이 흘러나온다. 남자는 초전도 고속도로를 거쳐 출근한다. 자기력을 이용해 자동차와 트럭 등이 모두 도로 위에 떠서 매끈하게 날아가기 때문에 연료 소모가 거의 없다. 그는 “21세기 초까지만 해도 자동차나 열차가 마찰력을 극복하는 데 거의 모든 에너지를 소비했다니, 참으로 어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남자의 나이는 72세다. 그러나 신체 장기와 근육의 상태는 지금의 서른 살쯤에 해당한다. 유전학적으로 몸의 세포를 수정해 몸이 갈수록 더 젊어진다. 남자는 양자컴퓨터를 활용해 로봇을 설계하는 전문가다. 로봇 시장의 규모는 20세기의 자동차 시장보다 크다. 올해 61세인 아내는 첫 아기를 임신했다. 아내는 로봇이 할 수 없는 창조적인 직업을 찾아 관광가이드, 변호사, 웹디자이너 등으로 직업을 바꿨다. 남자는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해 만든 우주엘리베이터를 타고 아내와 함께 우주로 신혼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그가 저녁에 귀가하니 거실의 벽지 스크린에 로봇 의사가 나타난다. 의사는 “오늘 아침에 화장실 거울에 설치된 DNA 센서가 당신의 췌장에서 암세포를 발견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그는 암세포가 종양으로 자라기 전에 초소형 나노봇을 이용한 치료를 받기로 한다. 그는 지난해 알프스에서 스키를 타다가 사고를 당했을 때도 당시 입고 있던 옷에 내장된 칩이 자동으로 구급차를 부르고, 과거의 진료기록과 현재 몸 상태를 구급대원들에게 알려줘 구조됐다. 이 시대에는 옷을 입고 있는 한 온라인 상태다. 이 책은 양자물리학이 100년 후 인간의 일상을 어떻게 바꿀지 내다본 미래학에 관한 것이다. 저자는 ‘평행우주’ ‘불가능은 없다’를 썼고 TV 과학다큐멘터리 진행자로도 알려진 이론물리학자. 그는 의학, 생명공학, 우주과학 등을 연구하는 첨단과학자 300여 명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현대물리학을 쉽게 해설한다. 저자는 실리콘 트랜지스터의 성능이 18개월마다 두 배로 향상된다는 ‘무어의 법칙’이 2020년경 종말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한다. 아무리 작게 줄여도 트랜지스터가 원자 크기 이하로는 줄어들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그는 “물리학자들이 양자역학이나 나노테크놀로지를 이용한 신소재를 개발하지 못하면 세계 경제는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언급한 과학기술은 이미 알려져 있는 물리학 법칙에 따른 것이며, 모두 이미 시제품이 만들어졌다고 서문에서 밝혔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다보면 윌리엄 깁슨의 “미래는 이미 여기에 와 있다. 단지 사방에 고르게 분포되지 않았을 뿐”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그러나 문제는 상상력이다. 이 책은 과학적인 반면 미래학 서적 특유의 기상천외한 참신함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쥘 베른은 1863년 출간된 ‘20세기 파리’에서 인터넷까지 예견했다지 않은가. 온난화나 환경파괴, 전염병, 테러 같은 사회적 문제까지 과학기술 발전으로 해결될 것이라는 낙관론도 오히려 미덥지 않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12-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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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후활동 어떻게 할까]우리 식탁 지키는 벼, 세밀하게 그려보며 재발견

    가을이 풍성한 건 무엇보다 가을걷이 덕분입니다. 봄에 심은 갖가지 곡식들은 여름 한철 햇볕으로 알알이 여물지요. 잘 익은 곡식은 서리가 내려앉기 전에 거둬들여야 합니다. 그 곡식과 열매들로 한바탕 잔치도 벌입니다. 농사가 삶의 근본이었던 우리 조상들 한해살이가 그랬습니다. 곡식으로 말하자면 이젠 우리 것 남의 것 구분도 안 되는 요즘, 우리 곡식을 잘 소개한 책이 있습니다. 우리가 늘 먹는 곡식을 언제부터 길러왔는지, 언제 심고 거두며, 어떤 음식을 만들 수 있는지 알려줍니다. 곡식 한 알을 심어 기르면 얼마나 많은 양을 거둬들일 수 있는지도 알 수가 있지요. 세계에서 가장 많이 나는 곡식도 보고, 그중 우리 주식인 벼에 대해서도 나눌 이야기가 많은 책입니다. 아침저녁으로 먹는 밥이 어떻게 식탁에까지 오르는지 새삼 고마운 마음이 들게 합니다. 노정임 작가의 ‘우리가 꼭 지켜야 할 벼’(철수와영희)와 함께 읽으면 더 좋을 듯합니다.○ 독후활동―벼 세밀화 그리기준비물―흰 도화지 또는 크라프트지, 뾰족하게 깎은 연필이나 샤프펜슬, 지우개 1. 볍씨부터 다 익은 벼 이삭까지 생김새를 자세히 관찰한다.2. 볍씨 모양이 둥근지, 길쭉한지, 가로줄은 몇 개인지, 양 끝은 어떻게 다른지 구체적으로 묘사할 수 있도록 한다.3. 줄기에 낟알이 매달린 모양을 잘 살핀다.4. 잎 모양은 어떤지, 잎맥은 어떻게 생겼는지, 줄기에서 잎은 어떻게 뻗어 나오는지 본다.5. 책에 실린 그림에는 뿌리까지 묘사돼 있지 않다. 벼 이삭은 뿌리를 어디에 내리는지 책 내용을 찾아가며 이야기를 나눈다.6. 흰 도화지도 좋지만 흙빛 나는 크라프트지에 연필로 관찰한 것을 그려본다.7. 아이들은 눈에 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보이지는 않지만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장면을 표현하려는 욕구가 있다. 따라서 보이지 않는 뿌리나 주변 풍경으로 사람, 햇빛, 땅, 허수아비 등을 그리는 것도 좋다. 김혜진 어린이책교육연구가}

    • 2012-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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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후활동 어떻게 할까]꼬리에 꼬리를 문 추석 귀성길 다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추석입니다. 자동차로 기차로 버스로 사람들은 여러 방법으로 고향을 찾아갑니다. ‘민족의 대이동’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죠. 지치고 힘들지라도 되도록이면 가려 합니다. 그곳에 가족이 있으니까요. 모이고 만나고 위안을 얻습니다. 이렇게 추석은 우리에게 각별한 명절입니다. 그런데 추석에 대한 그림책이나 동화를 찾으니 눈에 잘 띄지 않았습니다. 그저 이러저러한 날이라는 지식을 전달하는 책들만 몇몇 보이고, 추석이 가진 의미를 따뜻하게 전달하는 책은 없나 봅니다. 그래서 오래전 발간된 ‘솔이의 추석 이야기’를 다시 꺼내들었습니다. 책을 보면 옷차림이나 물건 등에서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지만, 추석이라는 명절이 주는 흥겨움과 따뜻함은 시간이 지나도 바래지 않았습니다. 색동옷을 입은 솔이를 따라 솔이 할머니 집 명절 지내는 모습을 찬찬히 보시기 바랍니다. 우리 집 추석과는 이런 건 같구나, 저런 건 다르구나 비교하면서 보면 재미날 겁니다. ○독후활동-말주머니, 생각주머니준비물: 여러 가지 색지, 가위, 연필 1. 솔이가 버스를 타려고 서 있는 기나긴 줄이 그려진 그림을 꼼꼼히 살핀다. 누구누구가 가족인지, 혼자 기다리는 사람은 누구인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등을 상상해 본다.2. 1번 그림을 복사한다. 3. 여러 가지 색지로 말주머니 모양을 오려 놓는다. 생각주머니는 말주머니와 구별되도록 조금 다른 모양으로 오린다.4. ‘이 사람은 이런 말을 하겠다’ ‘저 사람은 저런 생각을 하겠다’하고 상상한 내용을 말주머니 혹은 생각주머니에 써서 그림 위에 붙인다. 내용에 맞게 주머니의 색깔을 골라 쓴다.5. 몇 쪽 뒤에 있는 ‘마당에서 달을 보며 송편 빚는 모습’을 그린 그림도 복사해 같은 활동을 한다. 김혜원 어린이책교육연구가}

    • 2012-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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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과학]숲을 목재로만 보지 마세요… 神과의 소통장치랍니다

    “창밖으로 수십 군데에서 불길이 보였다.” 2005년 8월 미국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를 타고 지구로 귀환하던 아일린 콜린스 선장은 지상 300km 상공에서 엄청나게 큰 불길을 보았다고 했다. 아마존에 이어 세계의 ‘두 번째 허파’로 불리는 중앙아프리카 콩고분지 우림지대였다. 숲속에서 화전을 일구는 농부들이 일으킨 불길과 연기, 숲이 사라진 황무지에서 피어오르던 흙먼지가 우주에서도 보였던 것이다. 2004년 아프리카 여성 최초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이 책의 저자 왕가리 마타이(1940∼2011). 그는 1977년 환경단체 ‘그린벨트 운동’을 창설해 아프리카 대륙 곳곳에 4500만 그루가 넘는 나무를 심었다. 미국 유학 후 케냐 나이로비대학에서 여성 최초로 박사학위(생물학)를 취득한 저자는 대학교수 자리를 박차고 나와 현장에서 시골 여성들과 함께 나무를 심었다. 그는 2005년 중앙아프리카 콩고분지 우림 지역에 걸쳐 있는 10개국 정부로부터 ‘생태계 친선대사’로 임명됐다. 콩고분지는 180만 km²가 넘는 면적에 5000만 명과 수많은 동식물 종이 사는 곳이다. 이곳에서 수령 200년이 넘는 나무 상당수가 벽돌공장의 땔감이 되어버린다는 사실에 그는 눈물을 흘렸다. 목재 회사 직원은 “걱정하지 마라. 숲에는 수백만 그루의 나무가 더 있다”고 위로했다. “수백만 그루의 나무가 남아 있다는 직원의 말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그의 말 속에는 매우 보편적인 세계관이 깔려 있다. 베어낼 수 있는 나무가, 잡을 수 있는 물고기가, 마실 수 있는 물이, 채굴할 수 있는 광물질이 무한정 남아 있으리라는 믿음이다. 이런 태도로 지구를 대하기 때문에 세계 곳곳에서 심각한 생태 위기가 발생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나무와 숲의 경제적 가치를 넘어선 정신적 영적인 가치를 역설한다. 그는 “인류 문명이 시작된 뒤로 나무는 식량과 약재, 건축 재료였을 뿐 아니라 치유하고 위로하고 사람과 신이 연결되는 장소였다”고 말한다. 정치인들이나 기업인들은 ‘죽은 나무’의 목재로서의 가치만 따지지만, ‘살아 있는 나무’의 생태적 가치를 인정해야 비로소 환경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열린다는 것이다. 그의 나무심기 운동은 무분별한 벌목과 환경 파괴를 일삼는 독재 정부에 저항하는 운동으로 이어졌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2009년 그를 분쟁종식을 호소하는 유엔 평화사절로 임명했다. 그는 “차드와 수단이 오래도록 영토분쟁을 벌이는 동안 그들이 욕심내는 바로 그 땅을 사하라 사막이 차지해 버렸다”고 꼬집었다. “지금 예언자가 있다면 ‘분쟁을 멈추시오. 그리고 함께 모든 자원의 사막화를 막는 일에 쏟아 부으시오’라고 말할 것이다. 정치가와 군인들은 지금 발밑에서 확산되는 사막이, 어떤 총칼로 무장한 적보다 더 파괴적인 위협이라는 것을 곧 알게 될 것이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12-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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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친구에게 선물을 주면 왜 내 기분이 좋을까?

    아이들 마음은 참 복잡하다. 주는 것을 좋아하는 마음이 있는가 하면 받는 것을 더 좋아하는 마음도 있다. 그런가 하면 혼자 모든 것을 차지하려는 마음도 적지 않다. 그림책을 보다 보면 이 복잡한 마음을 다스려 상대를 기쁘게 하는 것이 결국은 나를 기쁘게 하는 것이라는 단순한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달토끼의 선물’(문승연 글 그림·길벗어린이)은 선물의 의미를 담은 그림책이다. 쥐는 달토끼에게서 떡 선물을 받고 기분이 좋다. 그래서 뱀에게 가장 아끼는 나팔을 선물한다. 이렇게 선물을 받은 동물은 또 다른 동무들을 기쁘게 하기 위해 선물 릴레이를 펼친다. ‘선물’을 매개로 누군가를 기쁘게 하고 싶다는 마음이 밝은 색감만큼이나 따뜻하게 전해진다. 반면 ‘욕심쟁이 딸기 아저씨’(김유경 글 그림·노란돼지)처럼 모든 것을 혼자 차지해야만 하는 마음은 불행의 씨앗이 된다. 아저씨는 딸기가 좋아서 자기 동네는 물론이고 옆 동네 딸기까지 모두 사들여 혼자서 먹고 또 먹는다. 하지만 혼자 먹는 딸기는 맛도 없고 재미가 없다. 게다가 배탈까지 난다. 그때 마을 쪽에서 왁자한 웃음소리가 들린다. 동네 사람들이 재미나게 이야기하며 함께 수박을 먹는 모습을 못내 부러워하고 있는데 한 아이가 수박을 가져와 드셔 보란다. 아저씨는 마음이 편치 않고, 잠도 오지 않는다. 아저씨는 다음 날 모아두었던 딸기를 모두 딸기잼으로 만들어 동네 사람들과 나눠 먹는다. 아저씨는 즐겁고 뿌듯하고 마음 속에서 무언가 꽉 차오르는 느낌을 받는다. 딸기만큼이나 빨개진 아저씨 얼굴에서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는 건 아닐까. 딸기 아저씨는 그래도 다행이다. ‘단물고개’(소중애 글·오정택 그림·비룡소)에 나오는 총각은 나눔의 행복을 깨닫기도 전에 망해버리니 참 딱한 노릇이다.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나무꾼 총각은 효심이 깊고 착하다. 어느 날 산에 갔다가 차갑고 달콤하고 향기로운 물이 나오는 샘을 발견한다. 총각은 이 물을 팔아서 돈을 벌기로 한다. 그리고 ‘호랑이 조심해라’ ‘꼭꼭 씹어 먹어라’라며 아들을 염려하던 어머니조차 팽개치고, 차갑고 달콤하고 향기로운 물이 나오는 샘을 곡괭이로 파헤친다. 하지만 샘에서는 차갑고 달콤하고 향기로운 물이 더는 나오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아이들 마음은 순간순간 달토끼 마음이 되었다가 딸기 아저씨가 되었다가, 단물고개 총각의 마음도 되었다가 할 것이다. 주변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것이 결국 내 기쁨으로 돌아오고 세상의 모든 문제를 푸는 열쇠라는 사실을 재미나게 일러주는 그림책들을 펼쳐보자.조월례 어린이도서평론가}

    • 2012-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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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차기 대통령? 선거 1,2주전 알수 있다”

    “지난 25차례 미국 대선의 결과를 분석하면 선거 전 다우존스지수가 올라갈 경우 여당 후보가 당선됐고, 그 반대면 정권교체가 발생했어요. 12월 한국 대선도 선거일 1∼2주 전 코스피의 흐름을 주시하면 결과를 예측할 수 있을 겁니다.” 복잡성 과학 전문가 존 캐스티 박사(69·사진)가 26일 방한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사회적 분위기’(Social Mood)이론을 소개했다. 수학자 출신인 그는 오스트리아 빈 소재 응용시스템분석을 위한 국제연구소(IIASA) 선임연구원을 지냈으며 2005년 미래탐구 학회인 케노스서클(Kenos Circle)을 설립했다. 그는 저서 ‘대중의 직관’(반비)에서 여론조사 등 통계를 이용한 전문가의 예측보다 대중의 느낌이나 믿음을 표현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경제위기, 정권교체 등 미래 변화를 훨씬 더 잘 예측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는 ‘사회적 분위기’를 측정할 수 있는 도구로 금융시장 지수와 신문, 페이스북, 트위터 등에 나타난 어휘 분석 등을 꼽았다. “주가 지수는 개개인의 미래에 대한 긍정적, 부정적 전망을 총합적으로 나타내는 ‘합리적 온도계’로 불립니다. ‘사회적 분위기’가 긍정적일 때는 세계화, 참여, 환영, 행복 등의 단어가 유행하고, 부정적일 때는 지역화, 거절, 분열 등의 말이 많이 쓰입니다. 실제로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연합(EU)에서는 수년 전부터 ‘통합’보다 ‘분리’라는 말이 유행했죠.” 그는 국내 대선의 ‘안철수 돌풍’에 대해서는 “경제위기로 인한 부정적 ‘사회 분위기’가 기성 정당 후보에 대한 혐오로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남북관계에 있어서는 “남북한 내부의 ‘사회적 분위기’가 긍정적이면 남북관계도 우호적이 되지만, 부정적일 때 국지적인 충돌과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12-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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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룸/전승훈]사드는 다시 불태워져야 하는가

    ‘사디즘’이란 용어를 낳은 프랑스 작가 마르키 드 사드(1740∼1814)에 대한 논란이 200년 만에 부활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간행물윤리위원회가 1785년 발표된 사드의 소설 ‘소돔의 120일’(동서문화사)에 대해 즉시 수거, 폐기 처분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19세 미만 금지 처분인 ‘청소년 유해간행물’ 판정과 달리 ‘유해간행물’ 판정은 모든 독자가 책을 읽을 수 없도록 하는 책에 대한 ‘사형선고’나 다름없다. 간행물윤리위원회는 “근친상간, 수간(獸姦), 시간(屍姦) 등 음란성이 도를 넘었다”고 판단했다. 이 소식은 프랑스 통신사 AFP를 타고 전 세계로 퍼졌다. 뉴욕데일리는 “인터넷에서 언제든 포르노를 볼 수 있는 2012년에, 더구나 민주주의가 발전된 국가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은 놀랍다”고 전했다. 네덜란드 일간지 NRC한델스블라트는 “18세기 말에 나온 책이 200년 만에 국제적인 스캔들을 일으켰다”고 조롱했다. ‘소돔의 120일’은 루이 14세 치하에서 공작, 법원장, 주교, 징세청부인 등 부유한 권력자 4인이 젊은 남녀 노예들을 이끌고 120일간 향락을 즐긴다는 내용이다. 실제로 이 책을 읽어 보니 외설스럽다기보다 너무 끔찍해 읽기 쉽지 않았다. 사드는 인체의 부분을 하나하나 해체해 가며 쾌락의 원천을 밝혀 내려는 과학자처럼 집요하게 가학 행위를 서술해 나간다. 사드는 ‘변태성욕자’란 죄목으로 평생 30년 가까운 세월을 감옥에서 보냈다. 방탕한 성생활뿐 아니라 종교와 도덕, 권력에 대한 모독을 일삼는 그는 위험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1785년 바스티유 감옥에서 37일 만에 ‘소돔의 120일’을 써 냈다. 폭 11cm, 길이 120cm나 되는 띠를 구해 빽빽이 글을 써 나갔다고 한다. 그래서 이 작품은 자신을 가둔 절대왕정 권력자들의 위선을 고발하는 내용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1975년 이탈리아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 감독도 영화 ‘살로 소돔 120일’을 만들면서 1944년 베니토 무솔리니의 파시스트 정권의 말기로 배경을 바꿔 권력을 비판했다. 인간 내면의 어두운 심연을 드러낸 사드의 작품은 20세기의 정신분석학, 실존주의, 초현실주의, 니힐리즘 등 지성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사드에 관심을 가진 지크문트 프로이트는 성적인 동기를 통해 인간의 무의식을 탐구하는 정신분석학을 발전시켰다. 작가 시몬 보부아르는 ‘사드는 불태워져야 하는가’라는 글에서 “사드는 실존주의보다 150년이나 앞선 자유주의 철학가”라고 말했다. 보들레르는 자연 상태의 인간과 사드의 악을 연결시키면서 ‘악의 꽃’을 썼고, 시인 기욤 아폴리네르는 “역사상 존재한 가장 자유로운 정신”이라고 사드를 칭송했다. 사드의 판타지는 공포 및 공상과학소설(SF), 영화 등 대중예술의 원천이 되기도 했다. 최근 전 세계적 베스트셀러인 ‘그레이의 50가지’도 사도마조히즘(가학과 피학적 고통을 통한 성적 쾌감)을 다룬 소설이다. 신체를 절단하는 고통과 가학적 행위가 빈번히 등장하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세계도 사드에게 어느 정도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소돔의 120일’에 대한 폐기 결정은 최근 성폭력 사건이 잇따르면서 경찰이 불심검문을 부활시키는 등 경직된 우리 사회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한류 문화 강국을 표방한 나라에서 고전이 된 18세기 작품조차 포용 못 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청소년 보호를 위해서라면 ‘19금’ 딱지를 붙이면 될 것을, 어른들도 못 읽게 하는 것은 지나친 우려다.전승훈 문화부 차장 raphy@donga.com}

    • 2012-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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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폭력-게임중독은 ‘놀이 실종’탓… 열살까지는 맘껏 뛰놀게해야”

    “하루를 잘 논 아이는 짜증을 모르고, 10년을 잘 논 아이는 마음이 건강합니다.” 어린이 놀이운동가 편해문 씨(43)가 최근 펴낸 ‘아이들은 놀이가 밥이다’(소나무)는 아이들의 행복과 놀이의 관계를 다룬 책이다. 그는 “어른이 된 지금 생각해보면 어린 시절 즐겁게 놀던 에너지와 힘으로 버티는 것 같은데, 아무도 놀고 싶은 아이들 편이 되어 주는 사람이 없어서 놀이운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온 동네를 뛰어다녀야 아이입니다. 구르고 뒹굴고 물어뜯고, 때로 비명도 지르며 한 시절을 보내야 아이다운 아이죠. 아이들은 아직 사람이 아니에요. 짐승이 사람이 되려면 놀아야 합니다. 놀아봐야 내가 뭘 잘할 수 있는지, 뭘 해야 재미있고 행복한지를 알 수 있죠. 적어도 열 살까지는 공부보다 소중한 게 놀이입니다.” 그는 청소년들의 자살, 학교폭력, 집단따돌림(왕따)이 심해지는 원인을 ‘놀이의 실종’에서 찾았다. 왕따는 놀지 못해 더는 견딜 수 없는 아이들이 살려고 만들어낸 처절한 놀이라고 했다. “악취가 진동하는 공간에서 오직 달걀만 낳도록 강요받으며 하루 종일 잠도 못자는 닭들은 어떻게 버틸까요. 그 생존전략이 바로 ‘괴롭히기’입니다. 닭장 속 닭들은 허약한 닭을 부리로 쪼면서 제 고통을 잊습니다. 이마저 못하도록 막는다면 남는 것은 자해밖에 없을 겁니다.” 놀지 못한 아이들은 어른들처럼 논다. 소비, 폭력, 섹스, 인터넷 게임 중독에 빠져드는 것이다. 그는 “게임은 처음부터 중독을 전제로 설계돼 있기 때문에 셧다운제니 인터넷 종량제니 별별 수단을 다 써도 소용없다”며 “게임중독을 치유할 유일한 대안은 아이들에게 ‘놀이밥’을 먹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0년 넘게 카메라와 녹음기를 들고 전국 곳곳을 다니며 할아버지 할머니를 만나 사라진 전통 노래와 놀이를 채집해 복원했다. ‘께롱께롱 놀이노래’(보리) ‘어린이 민속과 놀이문화’(민속원) ‘옛 아이들의 노래와 놀이 읽기’(박이정) ‘동무 동무 씨동무’(창비) 등이 그 결과물이다. 최근에는 다양한 놀이 방법을 볼 수 있는 인도 파키스탄 중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를 돌아다니며 애들이 노는 사진을 찍어왔다. 편 씨는 이렇게 채집한 별별 놀이를 학교와 유치원, 어린이 공부방의 교사와 학부모들에게 가르쳐주고 함께 놀도록 지도한다. “아이들에게 물건을 함부로 사주지 마세요. 소비의 맛을 알면 놀이는 끝입니다. 장난감 코너에서 울며 떼쓰는 것은 ‘아빠, 제발 나랑 놀아줘’라고 얘기하는 겁니다. 놀이터에 가도 아이들이 없다고요? 내 아이가 옆집 아이를 기다리는 첫 아이가 되도록 해주세요. 아이들의 삶이 달라질 겁니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12-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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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佛 문화부 장관 “美 아마존의 교묘한 책값 할인에 프랑스 서점들 고사 위기” 맹비난

    한국에서 인터넷 서점의 가격 할인 경쟁으로 오프라인 서점의 폐업이 속출하는 가운데 프랑스에서도 도서정가제를 파괴하는 미국 아마존의 가격할인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오렐리 필리페티 프랑스 문화·통신장관(사진)은 14일 낭시에서 열린 도서축제 개막식에서 “미국의 온라인 서점 아마존이 각종 할인 혜택으로 프랑스의 도서정가제 규정을 교묘하게 위반하며 서점들을 고사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아마존이 룩셈부르크에 본부를 두고 프랑스에서 생긴 이익에 대한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 행태도 적극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1981년 자크 랑 문화장관 시절에 도서를 정가의 5% 이상 할인 판매할 수 없도록 하는 도서정가제 법 규정을 마련했다. 반면 미국에는 도서정가제가 없다. 아마존은 프랑스 내에서 형식상으로는 도서정가제 규정을 지키고 있지만 단골고객에게 주는 무료배송 등 각종 혜택을 합치면 할인율이 5%가 넘는다. 또 신간을 중고서적으로 대폭 할인 판매하는 편법으로 도서정가제를 무너뜨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러나 2008년 프랑스 법원은 무료배송이 도서정가제 규정 위반이 아니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어 필리페티 장관의 이번 발언은 정치적인 선언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대신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온라인 기업들이 룩셈부르크나 아일랜드에 자사를 두고 프랑스나 독일에서의 영업이익에 대한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 행위에 대해서는 대책을 마련 중이다. 필리페티 장관은 “창작과 인쇄 산업에서 벌어들인 이익에 대한 세금은 다시 그 나라의 창작 시스템에 투자되는 것이 정상이다”라고 말했다. 국내의 경우 인터넷 서점은 정가의 10%까지 할인 판매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인터넷 서점들은 신간 도서와 구간 도서를 묶음으로 팔면서 30∼50% 할인 판매하는 등 법망을 피하면서 무한 할인 경쟁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2003년 2470여 개에 이르던 서점 수가 2009년에는 1700여 개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12-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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