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효주

손효주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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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손효주 기자입니다.

hjson@donga.com

취재분야

2025-11-12~2025-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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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靑-송영무 국방 ‘대북 해상 봉쇄 참여’ 엇박자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한 미국의 대북 제재 방안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는 해상 봉쇄에 대해 청와대와 국방부가 다른 목소리를 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어제 한미 정상 간 통화에서 해상봉쇄라는 부분이 언급된 바 없다. 정부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지 않음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또 군사적 조치와 해상 봉쇄 등 제재 옵션에 대해 이 관계자는 “(미국 측의) 구체적 요구나 제안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대북 해상봉쇄는 북한을 오가는 선박의 출입을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강력한 제재 방안이다. 미국 태평양사령부가 한미일 연합 대북 해상 봉쇄 작전을 구상하고 우리 정부에 실행 방안을 전달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해상 봉쇄와 관련해 정부 차원에서 어디서도 논의되지 않고 있다. 추후에도 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그러나 송영무 국방부 장관(사진)은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미군의 해상 봉쇄 참여 제안에 대해 “그런 제안이 없었다”면서도 미국 측의 제안이 있다면 해상 봉쇄 작전에 참여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송 장관은 “미 국무장관이 페이스북에 올린 것과 같이 그런 것이 요구되면 검토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28일 “국제사회는 북한을 오가는 해상 운송 물품을 금지하는 권리를 포함해 해상 보안을 강화하기 위한 추가 조치를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송 장관은 “미 측에서 공식적으로 해상 봉쇄 작전을 제안하면 검토하겠느냐”는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 질문에도 “검토해서 협의하는 차원에서…”라며 참여 의사가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에 엇박자 논란이 확산되자 국방부는 입장 자료를 내고 “송 장관이 국회에서 언급한 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제2375호에 명시된 ‘금수품 적재 선박에 대한 공해상 검색 강화조치’를 이행하는 데 협력하겠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대량살상무기(WMD)를 적재한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 선박을 식별, 검색하는 차원에서 실시되는 ‘해상 차단’ 작전훈련에 참가하겠다는 뜻이지 ‘해상 봉쇄’에 참여하겠다는 건 아니라는 설명이다. 봉쇄는 북한 주변 해역을 선박이 오가지 못하도록 원천적으로 막아버리는 것이고, 차단은 무기 적재 등 문제 선박에 대해서만 검색하고, 불응 시 나포하는 개념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틸러슨 장관의 발언도 봉쇄보다는 기존의 해상 차단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의미였고, 이에 송 장관도 (봉쇄 작전이 아닌) 기존에 실시되던 해상 차단 작전 훈련 등에 더 적극 참여하겠다는 뜻이었다”고 설명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손효주 기자}

    • 2017-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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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땅에선 참수부대 창설… 하늘선 260대 동시훈련

    유사시 김정은 등 북한 지휘부를 제거하는 이른바 ‘김정은 참수부대’로 알려진 육군 특수임무여단(특임여단)이 1일 공식 창설됐다. 이 부대는 2011년 오사마 빈라덴 사살 작전에 투입됐던 미 해군 특수부대 ‘데브그루’ 등을 모델로 편성됐다. 당초 군은 ‘김정은 참수부대’를 2019년 창설하려고 했으나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됨에 따라 창설을 2년 앞당긴다고 올해 초 밝힌 바 있다. 1일 군 당국에 따르면 이날 충북 증평에서는 남영신 특수전사령관 주관 아래 특임여단 개편식이 열렸다. 특임여단 규모는 1000여 명으로, 기존 특전사 예하 1개 여단에 병력과 특수전 장비를 보강하고 임무를 특화해 개편하는 방식으로 편성됐다. 기존 특전사 예하 여단은 평시에는 북한의 국지도발 대비 작전, 대테러 작전 등의 임무를 하고 전시에는 후방 침투, 비행장·핵시설 등 핵심 군사시설 점령, 요인 사살, 북한 내 안정화 작전 등의 다양한 임무를 수행한다. 이에 반해 특임여단 임무는 북한 지휘부 제거 작전으로 한정됐다. 북한이 핵무기 사용 조짐을 보일 때 이를 탐지해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 및 북한 지휘부에 대한 대량응징보복(KMPR)을 수행할 ‘특수부대 중의 특수부대’ 병력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것. 공군 역시 대북 감시자산을 통해 수집한 정보를 분석하는 ‘항공정보단’을 이날 창설했다. 기존 제37전술정보대대를 단급으로 확대한 이 부대는 기존 RC-800 및 RF-16 정찰기, 내년부터 배치되는 고고도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 등 다양한 감시정찰 자산으로 수집한 대북 정보를 집중 분석한다. 유사시 핵시설 및 지휘부 시설 위치 등 대북 군사 작전을 수행하기 위한 핵심 정보 분석 및 제공 능력이 한층 향상되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4∼8일 한국에서 실시되는 한미 연합 공군 훈련(비질런트 에이스)에 참가하는 한미 공군 전투기 등 군용기 수가 당초 주한 미 공군이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230여 대에서 30대가량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미군 전력이 늘어난 것.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을 재개하자 미군이 참가 전력을 대폭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17-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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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美+동맹4國, 대북 해상봉쇄 나선다

    미국이 북한의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도발에 대응해 이달 한미 연합 공군 비행훈련에 참가할 F-35B 스텔스 전투기 수를 두 배로 늘리기로 했다. 또 정보를 공유하는 핵심 동맹국인 파이브 아이스(Five Eyes·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와 함께 대잠수함 초계기인 P-3와 P-6를 적극 활용해 북한의 해상거래 봉쇄에 나설 방침이다. 전략자산 추가 배치와 해상봉쇄로 군사압박을 강화하는 동시에 유엔을 통해서는 원유 공급을 막고, 독자 금융제재까지 해 김정은 정권을 ‘3중 압박과 제재’로 몰아붙이겠다는 전략이다. 미 도널드 트럼프 정부 관계자는 30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4∼8일로 예정된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 한미 연합 비행훈련에 보내는 F-35B를 두 배로 늘리겠다는 뜻을 한국 정부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당초 훈련에는 F-22 랩터와 F-35A, F-35B가 각각 6대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F-35B가 12대로 늘어난 것이다. 미 정부 관계자는 “유엔이 금지한 북한의 해상 행위를 핵심 동맹의 지원을 받아 적발해 유엔 차원에서 대응할 필요가 있어 파이브 아이스에 북한 인근 해상에 대한 대잠 초계기 활동을 강화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북한 또는 제3국 선적의 화물선이 화물세탁 등의 방법으로 유엔이 금지한 북한의 대외 거래를 지속하는 것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소집된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대북 원유 공급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새 안보리 결의안의 방향을 밝혔다. 이어 “전쟁이 난다면 북한 정권은 완전히 파괴(utterly destroyed)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모든 유엔 회원국은 북한과의 외교 및 교역 관계를 단절해야 한다. 북한에 대해 유엔 회원국으로서의 투표권 등을 제한하는 것도 하나의 옵션”이라고 강조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잠재적 추가 (대북) 제재에 대한 긴 목록을 갖고 있다”며 “준비되면 재무부가 (북한 등) 금융기관에 대한 추가 제재를 담은 독자 대북 제재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1시간가량 전화 통화를 하면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이 완성 단계라고 주장하는 등 상황의 심각성에 대해 의견을 공유하고 북한이 스스로 대화에 나올 때까지 대북 제재와 압박을 최대한 강화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당면 과제는 북한이 핵·미사일 기술을 더 이상 진전시키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저지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이를 폐기토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기반으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위협에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워싱턴=박정훈 특파원 sunshade@donga.com·문병기·손효주 기자}

    • 2017-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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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두엔진 2개 묶고, 다탄두 미사일처럼 끝 뭉툭

    북한이 30일 노동신문을 통해 공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의 사진 여러 장을 분석해 본 결과 신형 미사일이라는 북한의 주장은 일리가 있었다. 화성-14형과 외형이 달라졌고, 기술적 진전이 엿보이는 모습도 발견됐다. 합동참모본부도 이날 브리핑에서 “신형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우선 화성-15형의 1단 로켓을 보면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를 결정짓는 핵심 부품인 엔진이 화성-14형과 확연히 달랐다. 북한이 7월 두 차례 쏘아올린 화성-14형은 1단 로켓에 80tf(톤포스·80t 중량을 밀어 올리는 추력)의 ‘백두엔진’ 1개와 보조엔진이 탑재됐다. 화성-15형은 1단에 백두엔진 2개를 묶어 장착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 인해 1단 전체 크기도 커졌다. 북한은 추력 향상에 힘입어 최대 사거리를 미 전역을 타격권에 두는 1만3000km 안팎으로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항공우주기계공학부 교수는 “북한은 지난해 엔진 한 개의 추력이 80tf인 백두엔진을 개발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블러핑(허풍)이었다”며 “당시 추력은 45tf가량에 불과했고, 이번에 이 엔진 두 개를 묶는 데 성공함으로써 이제야 제대로 된 추력을 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1단 로켓이 분리된 이후 사거리를 좌우하는 또 다른 핵심 부품인 2단 로켓 엔진도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화성-14형은 2단 로켓 직경이 1단보다 작은 탑 형태였지만 화성-15형은 1, 2단 직경이 같은 통나무 형태였다. 2단 직경이 커진 것. 직경이 늘었다는 건 추력을 높이려고 엔진을 추가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사거리를 늘리기 위해 연료와 산화제가 들어가는 2단 로켓의 추진체 통의 크기도 늘린 것으로 보인다. 화성-15형이 화성-14형에 비해 전체 길이는 18m에서 20m로 늘어났고, 직경 역시 커진 건 이 같은 성능 개선의 결과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9축자행발사대차’, 즉 한쪽 면 바퀴가 9개이고 전체 바퀴가 18개인 발사대를 자체 개발했다는 것. 두 미사일은 특히 탄두부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화성-14형 탄두부가 고깔 형태의 뾰족한 모습인 데 비해 화성-15형은 대접을 엎어놓은 듯한 뭉툭한 형태였다. 이런 형태의 탄두부는 내부에 탄두 여러 개가 들어가는 다탄두 미사일에 쓰인다. 탄두가 여러 개로 흩어지며 다수의 표적을 동시에 공격하는 다탄두미사일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요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핵이 탑재될 경우 한반도 안보 지형을 뒤흔들 수 있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군 관계자는 “실제 다탄두가 들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미국 등 국제사회에 공포감을 줘 핵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의도적으로 뭉툭한 형태의 탄두부를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17-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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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軍, 北미사일 발사 6분만에 대응… 육해공 동시 가상표적 정밀타격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발사한 지 6분이 지난 29일 오전 3시 23분경. 동해상에서 북한이 쏜 탄도미사일 궤적을 포착·추적하는 작전을 수행 중이던 해군 이지스함에서 함대지 순항미사일 ‘해성-2(최대 사거리 1000km)’가 발사됐다. 해성-2는 섬광을 내뿜으며 암흑으로 솟구쳤다. 얼마 뒤 동해안에선 탄도미사일 현무-2A(최대 사거리 300km)가 하늘로 치솟았다. 동해 상공에 뜬 KF-16 전투기에서 발사된 스파이스-2000 공대지 정밀유도폭탄(최대 사거리 57km) 1발은 어둠을 가르며 목표물을 향해 날아갔다. 이날 오전 3시 23분부터 44분까지 차례로 발사된 육해공군 미사일 및 폭탄은 각각 400km(해성-2) 300km(현무-2A) 45km(스파이스-2000)를 날아가 동일한 표적을 명중시켰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쏜 지점, 즉 도발원점으로 가정된 해상 표적이었다. 군 당국은 북한 도발 직후 처음으로 육해공군 합동전력을 동시 동원한 합동 정밀타격 훈련에 나섰다. 이날 사용된 무기는 ‘킬체인(유사시 대북 선제타격 체계)’의 핵심이다. 특히 스파이스-2000은 북한 핵·미사일 시설 등을 반경 3m 내에서 초정밀 타격할 수 있고 2.4m 두께의 콘크리트도 관통한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은 1주일 전부터 이동식발사대(TEL)를 이동시키는 등 곳곳에서 미사일 발사 사전 움직임을 노출하는 교란작전을 폈다. 27일 밤부터는 전파신호가 포착되는 등 미사일 발사 임박 징후가 속속 포착됐다. 날씨 때문에 발사가 하루 늦춰졌다는 관측도 있다. 군 관계자는 “이상 징후를 모두 포착하고 북한이 미사일 발사 단추를 누르기 수시간 전부터 육해공군 전력을 대기시켰다”고 전했다. 실제로 스파이스-2000을 발사한 KF-16 전투기 2대는 미사일 발사 약 1시간 전 충북의 한 공군기지에서 이륙했다. 북한 미사일 궤적을 포착하는 공중조기경보통제기 E-737(피스아이)도 비슷한 시간 동해 상공에 있었다. 군 관계자는 “발사 직후 즉각적으로 이뤄진 이번 무력시위로 우리 군이 미군과 공조하에 북한의 움직임을 24시간 샅샅이 지켜보고 있음을 보여 줬다”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17-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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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엔진 개량하고 덩치 키워… 백악관 도달하고도 남을 사거리

    북한이 75일 만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을 감행한 지 약 6시간이 지난 29일 오전 9시 반. 합동참모본부는 “미사일이 ‘화성-14형’ 계열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북한은 7월 4일과 같은 달 28일 화성-14형을 쏜 바 있다. 하지만 낮 12시 반, 북한 조선중앙TV는 ‘중대보도’를 통해 “새로 개발한 대륙간탄도로켓 ‘화성-15형’ 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화성-15형은 기존 화성-14형과 외형상 거의 비슷했다. 화성-15형은 화성-14형과 마찬가지로 1, 2단 로켓, 탄두부로 구성되는 등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북한은 “(화성-15형은) 화성-14형보다 기술적 특성이 훨씬 우월하며 완결 단계에 도달한 가장 위력적인 대륙간탄도로켓”이라고 주장했다. ○ 역대 최대 고도…“사거리 최소 1만3000km” 실제로 이날 발사 기록을 보면 비행 거리는 950km에 그쳤지만 최대 고도는 4475km로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역사상 가장 높았다. 7월 4일 2802km, 7월 28일 3724.9km에 비해 비약적인 발전이다. 세 차례 모두 고각발사 방식을 썼는데 4개월 만에 최대 고도가 750km 늘어난 것. 비행시간 역시 최초 39분에서 47분, 53분으로 늘었다. 53분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이래 최장 시간이다. 최대 고도를 놓고 추산하면 7월 28일 미사일은 정상 각도 발사 시 최대 사거리가 1만 km 안팎으로 추정됐다. 이번엔 고도가 더 높은 만큼 1만3000km를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주장대로라면 4개월 동안 사실상 미국 전역을 타격권에 넣은 것. 데이비드 라이트 미 참여과학자모임(UCS) 글로벌안보프로그램 공동대표는 “미사일이 정상 각도로 발사됐다면 워싱턴에 도달하고도 남는 거리”라고 평가했다. ○ ‘최종 엔진’ 확보 위한 ‘전략적 침묵’이었나 군 전문가들은 화성-15형이 화성-14형의 2단 엔진을 개량해 만든 파생형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75일의 도발 휴지기 동안 화성-14형의 사거리를 늘리는 데 핵심이 되는 2단 엔진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한 실험에 주력했다는 것. ‘결정적 한 방’을 위해 도발을 잠시 멈추는 ‘전략적 침묵’을 한 것이란 설명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밤 보도를 통해 김정은을 지칭하며 “여러 차례 화성-15형 발동기(엔진) 분출시험장에 나가 실태를 수시로 직접 요해(了解)하셨다”고 했다. 북한은 2단 엔진을 추가 장착하는 등 미사일 추력 향상을 위한 개량 조치를 함에 따라 미사일 크기가 커졌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발사에 직접 개발한 ‘9축자행발사대차’가 쓰였다고 밝혔다. 한쪽 면 바퀴가 9개, 전체 바퀴가 18개인 차량이라는 뜻이다. 화성-14형 발사에는 ‘8축 발사대’가 쓰였는데 발사대 크기가 한층 커진 것. 발사대가 커졌다는 건 그동안 2단 엔진의 몸집을 키웠고, 이로 인해 미사일 전체 크기가 커졌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북한 특유의 허풍일 가능성도 이런 분석에도 불구하고 “핵무력을 완성했다”는 북한 주장이 허풍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북한이 미사일에 탑재하는 모의탄두 중량을 줄이거나 심지어 탄두가 없는 미사일을 날려 보내 최대 고도를 늘리는 눈속임을 썼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항공우주기계공학부 교수는 “미사일 사거리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탄두 중량”이라며 “북한이 탄두 중량이 ‘0’인 빈껍데기 미사일을 발사한 거라면 최대 고도 등을 토대로 최대 사거리를 추산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했다. 북한이 ICBM 확보를 위한 마지막 관문인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는지에 대해선 아직 회의론이 많다. 북한은 7월 화성-14형 발사 이후 대기권 재진입체를 포함한 탄두부를 언급하며 “전투부(탄두부)가 구조적 파괴 없이 비행해 목표 수역을 정확히 타격했다”며 기술 확보를 재차 주장했다. 이번에도 “재돌입(재진입) 환경에서 전투부의 믿음성들을 재확증했다”며 재진입 기술 확보가 블러핑이 아님을 강조했다. 그러나 정상 각도(30∼45도)로 발사할 때와 90도에 가까운 최대 고각으로 발사할 때를 비교하면 탄두부가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버텨내야 하는 고열과 충격 등의 환경은 완전히 다르다. 화성-15형을 정상 각도로 발사해 대기권에서 폭발하지 않고 온전히 재진입하는 실험을 하지 않은 이상 관련 기술을 확보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 아직 미 본토를 겨냥한 ICBM 실전 배치를 선언하긴 이르다는 분석은 그래서 나온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 2017-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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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도발 중단’ 75일만에 탄도미사일 1발 발사…동해상 낙하

    북한이 ‘도발 휴지기’에 들어간 지 75일 만인 29일 새벽 탄도미사일을 기습 발사하는 도발을 감행했다. 합동참모본부는 29일 “북한이 29일 새벽 3시 17분경 평안남도 평성 일대에서 동쪽으로 불상의 탄도미사일을 1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며 “미사일과 관련한 세부 사항에 대해선 한미 군 당국이 분석 중에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평양 북서쪽에 위치한 평성에서 미사일을 쏜 건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이 미사일은 동해상 일본 측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한다고 일본 당국이 밝혔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감행한 건 9월 15일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해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역사상 가장 긴 거리인 3700여km까지 비행시키는데 성공한지 75일만이다. 이후 별다른 도발이 없이 70여 일을 넘기자 일각에선 북한이 고강도 대북제재와 최근 미국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전략폭격기 B-1B 편대의 풍계리 핵실험장 코앞 출격 등 미국의 고강도 군사적 압박 등이 효과를 발휘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선 북한이 더 큰 도발을 준비하느라 관련 기술을 완성시키는 시간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왔었다. 앞서 일본 정부는 27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임박했음을 알리는 전파신호를 포착하는 등 북한이 도발 재개에 나서는 이상 징후가 속속 포착된 바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원래 28일 새벽 도발하려고 모든 준비를 마쳤으나 날씨가 좋지 않아 잠시 도발 타이밍을 늦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편 도발 징후를 포착하고 비상근무에 들어갔던 우리 군은 북한이 미사일을 쏜 지 6분만인 이날 새벽 3시 23분경 북한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지·해·공 미사일 합동 정밀타격훈련을 실시했다. 군 당국이 북한 도발 직후 이에 맞서 육군 및 해군, 공군 미사일 전력을 모두 동원해 무력시위에 나선 건 처음이다. 합참은 “북한의 도발원점까지의 거리를 계산해 지·해·공 미사일이 동시에 탄착하는 방식을 적용해 정밀타격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17-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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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명균 “北 엔진-연료시험 꾸준히 하고 있다”

    두 달 넘게 도발 휴지기를 갖고 있는 북한에서 도발 재개 움직임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28일 일본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7일 미사일 위치정보 등을 지상에 전달하기 위한 전파 신호를 포착하는 등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를 준비하는 것으로 보이는 징후를 포착했다. 로버트 매닝 미 국방부 대변인도 27일(현지 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혀 도발 임박설을 뒷받침했다. 우리 군 당국 역시 북한 내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고 보고 한미 공조 아래 북한 움직임을 추적 감시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보안 사항이라 자세한 내용은 말할 수 없지만 이상 징후가 동시다발적으로 포착된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28일 외신기자 브리핑에서 “북한은 9월 15일 이후에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았지만 엔진이나 연료시험을 꾸준히 해 왔다”고 말했다. 9월 ‘태평양상에서의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예고한 북한이 연말연시 전 세계가 축제 분위기일 때에 대형 도발을 감행해 도발 효과를 극대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대화 테이블로 나오라는 중국 특사단의 제의를 공식 거부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조만간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28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중국 정부로부터 쑹타오 대북 특사의 방북 활동 결과를 들은 결과 북한이 모든 책임을 미국에 떠넘기는 기존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았다”고 밝혔다. 북한이 ‘경제 제재와 한미 연합 군사훈련 등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 중단돼야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기존의 태도를 바꾸지 않았다는 것이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도쿄=서영아 /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 2017-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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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영무 국방 “연합사 해체 않겠다” 발언 논란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전시작전통제권을 (한국군이) 가져와도 한미연합사령부(연합사)를 해체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한미 양국은 전작권 환수 이후 미군이 사령관인 연합사를 대체해 한국군이 사령관을 맡는 미래연합군사령부(미래사)를 창설키로 합의했는데, 국방수장이 이를 뒤엎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이다. 송 장관은 28일 서울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제123회 KIMS(한국해양전략연구소) 모닝포럼에 참석해 강연을 하며 “2006년 전작권 환수 문제가 나왔을 때 ‘(전작권이 환수되면) 연합사가 해체된다거나 미군이 철수한다는 등의 얘기가 나왔었다”며 “미군이 절대 철수하지 않고 연합사도 해체하지 않는 전작권 전환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논란이 되자 국방부는 “연합사는 한반도 유사시 대북 연합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최적의 체계로 평가받는다. 이 장점을 미래사에서도 잘 살리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지 연합사를 유지하겠다는 뜻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강연 참석자 상당수가 전작권 전환 이후 연합사가 해체되면 한미동맹이 흔들릴 수 있다고 보는 예비역들인 만큼 이들의 우려를 불식하려 하다보니 오해가 빚어졌다고 또 다른 관계자는 설명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17-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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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탁금지법 ‘3·5·10 규정 개정’ 일단 멈춤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시행령의 이른바 ‘3·5·10’ 조항을 일부 상향 조정하는 내용의 최종안 의결이 일단 좌절됐다. 시행령 개정 권한이 있는 국민권익위원회는 27일 오후 3시 반부터 정부세종청사에서 최종안 의결을 위한 전원위원회를 비공개로 열었다. ‘3·5·10’ 중 △선물 상한액은 5만 원을 유지하되 농축수산물(가공품 포함)에 한해 10만 원으로 올리고 △식사는 3만 원 △경조사비는 10만 원(공무원에 한해 공무원행동강령 개정을 통해 5만 원으로 조정)으로 유지하는 내용이 최종안 핵심이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최종안을 두고 참석자들 의견이 팽팽하게 엇갈렸다. 당초 전원위는 늦어도 오후 5시면 끝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아 오후 5시 50분까지 이어졌다. 전원위는 박은정 위원장 등 권익위 측 상임위원 7명과 외부 비상임위원 8명 등 15명으로 구성된다. 이날은 박 위원장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참석하는 등의 이유로 12명이 참석했다. 상정 안건이 의결되려면 참석자 중 과반인 7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그러나 이날 기권표를 제외하면 최종안 찬성 의견이 반대 의견보다 많았지만 아슬아슬하게 과반을 이루지 못해 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3·5·10’으로 유지하자, 농축수산물만이 아니라 선물비 전체를 올리자, 최종안대로 가자 등 3가지 의견으로 엇갈린 것으로 안다”고 했다. 권익위는 전원위 의결이 이뤄지면 29일 최종안을 발표하는 ‘대국민보고대회’를 열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종안이 부결되면서 보고대회가 언제 개최될지도 불투명해졌다. 전원위는 2주에 한 번 열리지만, 사안이 중대하고 의결이 시급한 만큼 빠른 시일 안에 긴급 소집 형태로 다시 열릴 가능성도 있다. 정부 소식통은 “줄줄이 잡혀 있던 일정이 모두 연기됨에 따라 농축수산업 종사자 등 시행령 개정만 고대한 이들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17-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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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순현장 찾은 송영무 국방부 장관… 북한군, 쌍안경으로 감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북한군이 귀순한 지 14일이 지난 27일. 북한 병사 오청성 씨(25)가 지프 차량에서 내린 뒤 사력을 다해 뛰어넘은 JSA 내 군사분계선(MDL)에서 수십 m 떨어진 전방에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다가섰다. 사건 현장도 이날 처음 언론에 공개됐다. 이 모습을 본 북한군 3명이 권총을 찬 채 MDL 북쪽 수 m 지점에 모여들더니 무표정한 얼굴로 남쪽을 주시했다. 북한군 중 1명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쌍안경을 꺼내들고 취재진과 유엔군사령부 관계자, JSA 한국 측 경비대대 대원들을 감시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사건 현장 바로 옆 언덕의 북측 초소와 MDL 인근을 오가며 사진을 찍었다. 이에 앞서 송 장관은 오 씨가 쓰러져 있던 자유의집 왼쪽 부속 건물 일대 등 현장 곳곳을 둘러봤다. 자유의집 부속 건물 환기통 앞면, 옆면 등에는 북한군이 쏜 총탄 40여 발 중 5발의 자국이 선명했다. 건물 하단 화강암 벽과 인근 향나무에서도 총탄 자국이 발견됐다. 40여 발 중 상당수가 MDL을 넘어왔다는 증거였다. 송 장관은 오 씨가 쓰러졌던 곳을 가리켜 “(여기는) 북측은 물론 남측에서도 안 보이는 곳이다. (총격 발생 이후 귀순자를 발견한 시간이) 16분 늦었다고 뭐라고들 하지만 일찍 (아군 병력을) 배치했고, 열상감시장비(TOD)를 이용해 사각지대에 있던 귀순자를 찾은 것도 적절하게 잘 대처했다”며 당시 구조작전을 수행한 JSA 장병들을 격려했다. 송 장관은 현장을 둘러본 뒤 JSA 장병들과의 식사에 앞서 격려사를 하던 중 “식사 전 얘기와 미니스커트는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고 한다”고 말해 논란을 낳기도 했다. 송 장관은 발언 후 국방부를 통해 “본의와 다르게 부적절한 표현이 있었던 점에 대해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JSA 국방부 공동취재단·손효주 기자}

    • 2017-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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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귀순병 유도작전 지휘 조성호 중령 등 5명 ‘참군인 대상’

    6월 13일 북한군 병사가 경기 연천군 비무장지대(DMZ) 내 군사분계선을 넘으려 시도했다. 최전방 감시초소(GP)에서 근무하던 우리 군 장병들은 곧바로 이 북한군을 발견했고 귀순 의사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당시엔 또 다른 북한군이 그를 추격해 총격 등 도발에 나설 수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해당 지역 일반전방초소(GOP) 대대장이던 육군 5사단 조성호 중령(42)은 긴박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귀순자 유도 작전을 지휘했다. 조 중령의 지휘력 덕분에 별다른 충돌 없이 북한군을 안전지대까지 데려가는 등 귀순자 신병을 성공적으로 확보할 수 있었다. 육군은 27일 구홍모 육군참모차장 주관으로 ‘2017년 참군인 대상’ 시상식을 열고 조 중령을 비롯해 충성·용기·책임·존중·창의 등 육군의 5대 가치관을 모범적으로 실천한 장병·군무원에게 상을 수여했다. 수상자는 조 중령(용기 부문), 37사단 박민석 소령(34·충성), 특수전사령부 고인화 원사(40·책임), 1군수지원사령부 천진복 상사(36·존중), 2군수지원사령부 한용국 주무관(43·창의) 등 5명이다. 육군은 이들에게 육군참모총장 표창과 포상금, 부상을 수여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17-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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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축수산물 선물 상한액 10만원’ 29일 발표

    국민권익위원회가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시행령 중 이른바 ‘3·5·10’ 조항의 상향 조정안을 담은 시행령 개정 최종안을 29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 권한이 있는 권익위는 29일 대국민보고대회를 열어 시행령 개정 최종안을 발표할 계획을 갖고 최종안에 담길 내용을 막판 조율하고 있다. 권익위는 27일 전원위원회를 열어 개정안을 심의할 계획이다. 최종안에는 권익위가 16일 국무총리 주재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 보고한 초안대로 선물 상한액은 5만 원을 유지하되, 수입물을 포함한 농축수산물에 한해 10만 원으로 올리는 내용이 담겼다. 당초 권익위는 초안에 식사 상한액 3만 원도 5만 원으로 조정한다는 내용을 담았지만 최종안은 ‘3만 원 유지’로 수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식사비를 5만 원으로 올리는 것에 관계 부처 간 이견은 없었지만 여론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경조사비를 10만 원으로 제한한 조항은 그대로 두는 대신 대통령령인 공무원행동강령에 별도의 5만 원 제한 규정을 두는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 중 공직자에 한해서만 경조사비 상한액이 5만 원으로 하향 조정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게 권익위 의견이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17-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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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軍, 대북 확성기로 ‘JSA 귀순’ 방송

    군 당국이 최전방 지역에서 진행 중인 대북 확성기 방송에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한 북한 군인 오청성 씨와 관련된 내용을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대북 확성기 방송이 송출하는 FM 라디오 ‘자유의 소리’는 오 씨가 귀순한 13일 직후부터 관련 내용을 방송하고 있다. 이번 귀순과 관련한 기본적인 사실과 오 씨의 치료 현황이 담겨 있다. 북한군이 오 씨를 쫓아 군사분계선(MDL)을 넘은 것 등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 사실도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귀순 사건이 최전방 지역 북한군에게 알려지면 추가 귀순이 잇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북한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JSA 내 북측 초소에 배치된 기관총을 늘리는 한편 JSA 진입로인 ‘72시간 다리’에 잠금 장치가 달려 평상시에는 폐쇄되는 통문을 설치하는 등 추가 귀순 막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 씨는 귀순 당시 지프 차량을 타고 이 다리를 별다른 제지 없이 지나쳐 JSA 내 MDL 직전까지 왔다. 앞서 북한이 오 씨가 넘어온 MDL 북쪽에 깊이 1m로 추정되는 도랑을 파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정부 소식통은 “앞으로도 북한은 JSA 내에 장애물 설치 작업을 추가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17-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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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상 마지막 냉전의 최전선… 전투력 상위 1% 장병들 배치

    경기 파주시 진서면 어룡리. 6·25전쟁 이전에는 서울에서 개성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초가집 몇 채뿐인 한적한 농촌 지역이었던 곳, 하지만 휴전회담으로 세계적 관심이 쏠렸고 정전협정 체결로 민족 분단의 상징이자 남북 만남의 역사적 현장이라는 ‘두 얼굴’을 갖게 된 곳, 바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Joint Security Area)이다. 최근 한 북한군의 목숨 건 귀순 사건은 JSA가 살벌하고 삼엄한 남북 대치의 최전선이라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줬다. 눈 깜짝할 사이의 위기가 무력 충돌과 확전으로 비화될 수 있는 한반도의 ‘화약고’, 그것이 JSA의 민낯이다. 높이 15cm, 폭 50cm의 콘크리트 경계석(군사분계선·MDL)이 남북을 가르는 JSA는 지구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냉전 현장이기도 하다. 전쟁도 평화도 유보된 채 한반도 정전체제의 ‘심장부’인 JSA의 시간은 ‘1953년 7월 27일’(정전협정 체결일)에 멈춰 있는 것이다. JSA는 휴전 직후인 1953년 10월 유엔사와 공산 진영 사이에 군사정전위원회 운영을 위해 MDL 중간에 설정됐다. 동서 800m, 남북 400m 타원형 지대다. 서울에서 북서쪽으로 62km, 평양에서 남쪽으로 215km 떨어져 있다. 10km만 더 올라가면 개성이다. JSA에는 20여 개 건물이 들어서 있다. MDL에는 좌우로 7개의 조립식 막사가 자리 잡고 있다. 그 뒤로 남측에 자유의집과 평화의집이, 북측에는 판문각과 통일각이 있다. 1971년 남북 적십자 예비회담을 계기로 JSA는 남북 공식·비공식 접촉 및 회담, 왕래 통로로 활용되기도 했지만…. 현재 공동경비구역(JSA) 내 남북 접촉은 완전히 단절됐다. 1991년 유엔사가 한국군 장성을 군사정전위원회 수석대표로 임명하자 북한은 정전회의 자체를 거부했다. 북한은 통지문을 주고받는 전화와 팩스도 일절 받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유엔사는 이번 귀순사건에서 드러난 북한군의 정전협정 위반 항의를 군사분계선(MDL) 앞에서 확성기로 북에 통보해야 했다. JSA 내 핵심 기구인 중립국감독위원회(중감위)도 20년이 넘도록 파행 운영되고 있다. 중감위는 정전협정 체결 때 유엔이 추천한 스웨덴과 스위스, 공산 진영이 추천한 폴란드와 체코슬로바키아 등 4개국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북한이 체코 대표단(1993년)과 폴란드 대표단(1995년)을 추방한 뒤 스웨덴과 스위스 대표단만 활동하고 있다. 스위스와 스웨덴은 각 소장 1명과 영관급 장교 5명을 2년 주기로 중감위 대표단으로 파견한다. 이들은 주로 판문점 사무실에서 업무를 본다. 주중에는 판문점 숙소에서 잠을 잘 때도 많다. 중감위 대표단은 과거 포로송환 감시가 주임무였지만 지금은 MDL 감시와 남북 소통창구, 방문객 영접 등을 맡고 있다. 매주 화요일 오전 회의 이후 중감위 보고서를 북한군 우편함에 넣는다. 그러나 북한은 1995년 이후 무반응이다. 중감위 대표단은 이를 ‘메아리 없는 외침’이라고 부른다.○ 도끼 만행부터 북한군 귀순까지… 과거 JSA 내에는 남북을 가르는 MDL이 따로 없었다. 한국군을 포함한 유엔군과 북한군이 뒤섞여 근무하면서 대화하거나 물건을 주고받기도 했다. 40여 년 전 JSA 대원으로 근무한 이모 씨(60)는 “북한군이 양주와 롤렉스 시계를 들고 다니며 귀순을 유혹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북조선이 지상낙원이다’ ‘넘어오면 잘 먹고 잘살게 해주겠다’면서 공작 활동을 벌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1976년 8월 18일 ‘도끼만행 사건’으로 모든 게 바뀌었다. 당시 15m 높이의 미루나무(25년생)가 북한군 초소를 가려 감시가 어려워지자 유엔사의 미군 경비중대장 아서 조지 보니파스 대위와 소대장 마크 토머스 배럿 중위 등 11명이 가지 절단 작업에 나섰다. 이를 지켜보던 북한군 박철 중위 등 15명이 중지를 요구했지만 작업이 계속되자 북한군 20여 명이 몰려왔다. 이들은 몽둥이와 작업에 사용한 도끼를 뺏어 보니파스 대위와 배럿 중위를 살해했다. 다른 8명의 대원도 중경상을 입었다. 미국은 항모전단과 B-52, F-111 폭격기 20여 대를 한반도에 집결시킨 뒤 미루나무를 절단하는 ‘폴 버니언’ 작전으로 반격했다. 대북방어태세(Defcon·데프콘)도 2단계로 격상해 대북 전면전도 불사할 태세였다. 작전 후 북한은 김일성 명의로 사과했고, 유엔사는 JSA 내 MDL을 그어 남북을 엄격히 분리했다. JSA 경비대대의 부대 명칭도 ‘캠프 키티호크’에서 보니파스 대위를 기리기 위해 ‘캠프 보니파스’로 바꿨다. 정전협정 때 포로를 교환한 ‘돌아오지 않는 다리’도 이때 폐쇄됐다. 북한은 이를 대체하기 위해 ‘72시간 다리’를 세웠다. 이후 남북 간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대치와 상호 감시가 시작됐지만 1984년 11월 23일 또다시 총격 사건이 터졌다. JSA 북측 지역에 있던 소련인 관광객이 돌연 MDL을 넘어 남측 자유의 집으로 달려온 것이다. 이를 뒤쫓아 북한군들도 MDL을 넘어와 양측 간 교전이 벌어졌다. 북한군 3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했다. 유엔군 소속 장명기 상병이 전사했다. 유엔사는 매년 이날이 되면 장 상병을 추모하는 행사를 열고 있다. 이 밖에도 북한군은 1990년대 초 MDL을 고의로 침범하거나 인근 대성동 마을 주민을 납치하는 등 지속적으로 도발을 했다. 북한군의 JSA 귀순 첫 사례로는 1998년 2월 변용관 상위(중위와 대위 사이·판문점 경비장교)가 있다. 2007년 9월에도 북한군 병사 1명이 JSA로 귀순했다. ○ ‘최전선에서(In front of them all)’ JSA에서 남북 경비병력은 지척의 거리에서 1년 365일 24시간 ‘총성 없는 교전’을 하고 있다. 한국군 JSA 경비대대 장병들은 회담장 건물 주위에 꼿꼿이 서서 북한군 감시와 방문객 경호 임무를 수행한다. 몸의 절반은 건물로 가리고, 까만 선글라스를 착용해 시선 방향도 북한군에게 보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철칙이다. 북한의 도발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JSA 대원들은 임무 때 항상 방탄조끼를 착용하고 장교와 병사 모두 실탄이 장전된 K-5 권총을 휴대한다. 코앞의 적과 언제든지 총격전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총 250여 km의 MDL에서 철책 없이 북한군을 직접 보면서 대치하는 부대는 JSA 경비대대가 유일하다. 그래서 부대 슬로건도 ‘최전선에서(In front of them all)’다. JSA 대원 출신인 김모 씨(28)는 “북한 경비대원이 ‘미제앞잡이’ ‘간나××’ 등 욕설을 외치면서 우리 측 대원에게 도발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정전협정 체결 이후 주한미군이 맡아 온 JSA 경비 임무는 2004년 한국군으로 넘어왔다. 그해 7월 한국군 JSA 경비대대가 창설됐다. JSA 경비대대는 10% 정도의 미군을 포함해 수백 명 규모다. JSA는 유엔군 관할이다. JSA 경비대대도 유엔군사령관의 지휘 통제를 받는다. JSA 경비대원에게는 누구보다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이 요구된다. 장교와 병사 모두 선발된 최정예 전투요원이다. 육군 상위 1% 수준의 전투력과 건전한 국가관을 갖춰야 한다. JSA 대원들은 어떤 위기상황도 ‘5분 내 종료’를 목표로 삼고 있다. 유사시 ‘60초’ 안에 투입되는 JSA 외곽 초소의 기동타격대는 잘 때도 전투복과 전투화를 벗을 수 없다. 고강도 훈련도 끊임없이 반복한다. 특히 적과의 총격전에 대비해 개인과 팀, 중대 단위로 실전 같은 고난도 전투사격 훈련에 주력한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일발필중(一發必中)’의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다. JSA 내 초소와 회담장 등에서 적과의 교전에 대비한 근접건물전투사격(CQB) 연습도 JSA 대원들만 받는 특수훈련이다. JSA 대원들의 전체 훈련 중 사격훈련 비중은 50%를 넘는다. 일반 보병부대의 연 사격훈련량의 3∼4배나 된다. 군 관계자는 “북측 경비병력이 출신성분이 좋고 전투력도 뛰어난 ‘에이스’라는 점을 잘 알기에 JSA 대원들은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윤상호 ysh1005@donga.com·손효주·김동혁 기자}

    • 2017-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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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일성 친필비’ 앞에서 北병력 집결 총격전 대비

    오후 3시 17분. 북한군 신속대응팀으로 보이는 북측 병력 12명이 집결했다. 장소는 ‘김일성’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거대한 기념비 앞. 기념비 속 ‘김일성’ 글자 아래에는 ‘1994. 7. 7.’이라는 숫자도 새겨져 있다. 북한군들은 전원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휴대가 금지된 반자동소총인 AK-47을 비롯해 저격총, 기관총 등으로 추정되는 개인화기를 들고 두리번거리며 주변을 경계했다. 또 이들은 총격전에 대비한 듯 전원이 방탄조끼를 입었다. 채드 캐럴 유엔군사령부 공보실장은 이 기념비에 대해 “북한 공동경비구역 투어가 시작되는 지점”이라고 소개했다. 영상에는 귀순 북한군 오모 씨가 지프차를 타고 이 기념비까지 돌진한 뒤 기념비 앞에서 우회전해 군사분계선을 넘으려고 시도하는 장면도 나온다. 이 기념비는 ‘김일성 친필비’다. 김일성이 사망 하루 전인 1994년 7월 7일 통일 문제를 담은 중요 문건에 직접 쓴 자필 서명을 기념비에 그대로 새겨 넣었다. 북한은 이 필체를 ‘태양서체’로 부르며 김정일 필체, 김정일 모친 김정숙 필체와 함께 ‘백두산 3대 장군 명필체’로 칭송한다. 이 기념비는 1995년 8월 JSA 북측 지역 판문각 왼쪽에 세워졌다. JSA 북측 구역에 들어가려면 이 기념비를 거쳐 가야 한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17-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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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K소총 무장-MDL 월선-南에 총격… 北, 정전협정 위반

    ● 장면 4, 총탄 퍼부은 북한 경비병들‘앉아쏴’ 하려다 미끄러져 ‘엎드려쏴’로13일 오후 3시 15분. 오모 씨가 탄 지프 차량을 쫓아온 북한군 3명은 오 씨가 지프차 운전석에서 내리자마자 총을 쏴대기 시작했다. 소총을 든 북한군 1명은 현장에 도착한 직후 상체를 바닥에 크게 부딪치며 ‘엎드려쏴’ 자세로 총격을 퍼부었다. 이 병사가 신속하게 사격 자세를 취한 것이란 얘기도 돌았지만 영상을 자세히 뜯어보면 ‘앉아쏴’ 자세를 취하려다 쌓여 있던 낙엽에 미끄러지면서 엎드린 것을 알 수 있다. 이 군인은 화면에 등장하는 북한군 추격조 가운데 유일하게 방탄복을 입었다. 급하게 뛰쳐나오느라 방탄복 버클을 다 채우지 못해 버클 일부가 덜렁거렸다. 판문각 방향에서 달려온 북한군 3명 중 2명은 AK 소총으로, 또 다른 1명은 권총으로 총격을 했다. 북측 초소 방향에서 달려온 또 다른 북한군 1명은 권총을 쐈다. 서서 권총을 쏘던 북한군이 엎드려 있던 이 군인을 밟는 바람에 넘어질 듯 휘청거렸다. 엎드려서 총을 쏘던 이 군인이 오 씨를 쫓아가려고 일어나다 뒤에서 총격 중이던 북한군의 총탄에 맞을 뻔한 모습도 보였다. 추격조는 ‘엎드려쏴’ ‘서서쏴’ ‘무릎쏴’ 자세로 총격을 퍼부었다. 40여 발의 총격이 지속된 시간은 12∼13초에 불과했다. 유엔군사령부는 “이번 사건에서 북한군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총격을 가했다”며 “이는 유엔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밝혔다. 북한군이 MDL을 직접 넘어와 총격하진 않았지만 총탄 일부가 MDL 넘어 남측으로 떨어진 만큼 MDL을 넘은 총격으로 결론을 내렸다. 북한군이 반자동소총인 AK 소총을 휴대한 것도 정전협정 위반이다. 정전협정 부속합의서에는 JSA 경비인원이 휴대할 수 있는 무기를 권총 1정 또는 수동식 소총인 보총 1정으로 제한하고 있다. ● 장면 5, 군사분계선 넘은 북한군추격조 1명 남쪽 달리다 멈칫 방향 돌려오후 3시 15분. 북한 귀순병 오 씨를 향해 총격을 퍼부은 북한군은 4명. 3명은 오른편에 모여서, 왼편 북측 초소에서 달려 나온 1명은 이들과 2, 3m 떨어진 곳에서 남쪽으로 총격을 퍼부었다. 총격 위치는 군사분계선(MDL)에서 불과 2m 안팎 떨어진 북측이었다. 북한군 무리 3명 중 2명은 오 씨가 MDL을 넘자 사격을 중단하고 인근 건물로 몸을 숨기거나 북측으로 달아났다. 하지만 무리 3명 중 ‘엎드려쏴’ 자세를 취하며 소총을 이용한 조준사격까지 시도한 한 북한군이 문제였다. 이 북한군은 오 씨가 전속력으로 남쪽을 향해 질주하는 것을 보고 벌떡 일어나더니 오 씨를 쫓아 남쪽으로 엉거주춤 뛰기 시작했다. 총격이 이뤄진 곳 바로 옆에는 건물이 하나 있었다. 과거 북측 중립국감독위원회 대표단이 쓰던 회의장으로 현재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 MDL을 중심으로 건물 절반씩이 남북에 걸쳐 있다. 북한군은 이 건물 남측 부분을 넘어서는 곳까지 MDL을 월선했다. MDL을 넘은 건 정전협정 위반이다. 이 북한군은 남쪽으로 달리다 말고 멈칫했다. 동료들이 사라지고 총성도 더 들리지 않자 뭔가 잘못됐다는 걸 느낀 듯 두리번거렸다. 이내 MDL 월선 사실을 인지한 듯 걷는 것도 뛰는 것도 아닌 속도로 북측으로 방향을 틀었다. 북측으로 돌아가면서도 잠시 우왕좌왕하다 건물 북측 뒤편으로 모습을 감췄다. 오 씨가 MDL을 넘은 지 2분가량 지난 오후 3시 17분 JSA 북측 구역 판문각 왼편의 김일성 친필 기념비 일대에는 소총으로 무장하고 방탄복을 입은 완전군장 상태의 북한군 12∼15명이 집결했다. ● 장면 6, 총격 40분뒤 귀순병 구출부사관 2명 낮은 포복… 대대장이 엄호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 자유의집 왼쪽 낙엽 더미 위에 귀순 북한군 오 씨가 쓰러진 게 폐쇄회로(CC)TV로 확인된 건 오후 3시 43분. 10여 분 뒤인 오후 3시 55분, 남측 경비대대장 권영환 중령과 부사관 2명은 낮은 포복 자세로 오 씨에게 조금씩 접근하기 시작했다. 오 씨가 쓰러진 곳과 북측 초소의 거리는 100m가 채 안 되는 가까운 거리. 북측 초소에서는 증원된 북한 무장병력이 오 씨가 쓰러진 곳을 향해 소총을 겨누고 있었다. 군 관계자는 “실력 있는 소총수라면 동전도 명중시킬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였다”고 했다. 오 씨와 10m 안팎 거리를 두고 권 중령은 ‘엎드려쏴’ 자세로 바꿨다. 부사관 2명은 포복을 계속하며 오 씨에게 조금씩 접근했다. 권 중령은 두 부사관에 대한 엄호를 시작했다. 북한군이 부사관들에게 저격을 시도하는 등 이상 움직임을 보이면 곧바로 K-2 소총으로 사격에 나설 태세를 갖췄다. 그 사이 오 씨에게 접근한 부사관은 권 중령이 있는 곳까지 오 씨를 끌어냈다. 이후엔 세 사람이 함께 오 씨를 쓰러진 지점에서 20m 떨어진 안전지대로 옮긴 뒤 차량이 있는 곳까지 후송했다. 이 모습은 열감시장비(TOD)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앞서 일부 언론은 “구조 현장 TOD 영상에 대대장이 나오지 않는다. 대대장이 구조 현장에 없었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권 중령은 가장 적극적으로 구조작전에 나선 3명 중 한 명이었다. 권 중령은 귀순 사건 이후 군 관계자들이 “대대장이 왜 직접 구조에 나섰느냐”고 묻자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구조에 나선 시간은 후속증원부대까지 배치되는 등 곧바로 교전할 수 있을 정도의 준비가 끝났을 때였다. 여차하면 죽을 수 있는 곳에 부하들을 보낼 수 없었고, 지휘는 미 측 경비대대장이 하면 되니 내가 희생돼도 괜찮다고 판단했다.” 권 중령은 이번 작전에 대해 “북한군은 우왕좌왕했지만 우리 장병들은 제 지시에 따라 모두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부하들이 자랑스럽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17-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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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엔사 “北軍 1명, 군사분계선 넘어 총격…정전협정 위반” 영화같은 영상 공개

    13일 북한 군인 1명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할 당시 북한군 추격조 중 1명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총격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엔군사령부는 22일 귀순 당시 자세한 상황을 담은 6분 58초 분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초반에는 지프 차량을 타고 북측 ‘72시간 다리’를 통해 JSA 내 북측 초소로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모습이 담겼다. 지프차량이 북측 초소를 지나 군사분계선(MDL) 인근까지 접근한 뒤 배수로에 빠지는 모습은 나무에 가려 정확히 보이진 않았다. 영상에는 이와 동시에 JSA 북측 판문각에 있는 북한 군인 3명이 다급하게 차량을 향해 뛰어오는 모습도 담겼다. 북측 초소 방향에서도 북한군인 1명이 뛰어나와 총 4명이 추격하는 가운데 귀순자는 MDL을 넘었다. 추격조 4명이 일제히 사격을 하는 가운데 이 중 한 명은 ‘엎드려 쏴’ 자세로 조준사격까지 시도했다. 추격조는 기습적으로 발생한 상황에 사격을 하면서도 우왕좌왕하는 등 크게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추격조 중 1명이 귀순자를 따라 가며 MDL을 넘어서까지 총격을 하다 MDL을 넘은 사실을 뒤늦게 인지하고 당황해 다시 북측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유엔사는 “이는 북한이 두 차례에 걸쳐 유엔 정전협정 위반을 한 것”이라며 “JSA내 유엔군사령부 인원이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오늘 이와 같은 위반사실을 북한군에 공식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날 유엔사는 귀순자를 구조하는 장면이 담긴 열상감시장비(TOD)영상도 공개했다. 앞서 일부 언론은 JSA 한측 경비대대장인 권영환 중령이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구조 현장에 없었다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공개된 구조 현장 영상엔 권 중령이 있었다. 권 중령은 포복을 해 쓰러진 북한군인 6, 7m 지점까지 접근한 뒤 일어나 엄호사격 자세를 취했다. 이후 부사관 2명이 낮은 포복으로 귀순자에게 접근해 귀순자를 끌어냈고, 이후엔 권 중령도 가세해 3명이 함께 귀순자를 이송하는 등 구조 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밝혀졌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17-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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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순병 “25세 오○○입네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한 북한 군인이 의식을 회복한 뒤 의료진에 자신의 이름과 나이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복수의 정부 및 병원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군인은 19일 전후 의식을 회복한 뒤 치료받고 있는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 의료진에 비교적 알아들을 수 있는 발음으로 “25세이고, 오OO입네다”라고 신분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오 씨는 그러면서 “여기가 남쪽이 맞습니까?” “남한 노래가 듣고 싶습니다”라며 의사소통을 이어갔다. 현장에 있던 관계자들은 실제로 노래를 들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오 씨는 북한군 내 정확한 소속과 직책, 출신 등에 대해선 아직 말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 씨는 21일엔 “TV를 보고 싶다”고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먹을 것을 달라”거나 “여기가 아프다”며 구체적인 신체 부위도 지목하는 등 상태가 많이 호전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 관계자들은 오 씨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한국 영화를 틀어주고 남한에 있음을 알려 주려고 병실 내 잘 보이는 곳에 태극기도 걸어뒀다고 한다. 주치의인 아주대 이국종 교수는 2011년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을 치료했을 때도 의식 회복을 돕기 위해 병실에 태극기를 걸어뒀다. 인공호흡기를 벗은 오 씨는 산소공급용 마스크를 쓴 채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주대병원 관계자는 “수술 후 봉합 부위가 터지는 등 상태가 나빠지면 호흡기를 다시 달아야 할 수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다. 이 정도까지 회복된 환자가 권역외상센터에서 (치료 도중) 사망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진을 투입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예방 치료를 병행할 예정이다. 오 씨는 간혹 횡설수설하는 등 다소 불안정한 심리상태를 보이고 있다. 의료진은 일반적인 수술 후유증일 가능성과 함께 PTSD의 전조 증상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손효주 hjson@donga.com·조건희 기자}

    • 2017-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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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귀순병 치료비 1억 넘을 듯… 정부 어느 부처가 낼까? 北내부 고급정보 제공땐 국정원 부담

    귀순 중 총상을 입고 사경을 헤맨 북한 병사가 최근 의식을 회복하면서 이 병사의 막대한 치료비 규모와 이 비용을 누가 내느냐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21일 소식통들에 따르면 정부는 어느 부처가 비용을 부담할지 논의를 시작했다. 오모 씨는 그동안 주치의인 아주대병원 이국종 외과 교수로부터 두 차례 수술을 받았다. 여러 부위에 총상을 입은 데다 폐렴, B형 간염, 패혈증 등의 증세를 보인 만큼 진료비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아주대병원 측은 “정확한 병원비는 아직 정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 대형병원 관계자는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다 해도 중환자실에서 쓰인 각종 약물은 비급여가 많아 병원비가 수천만 원 나올 수 있다”며 “오 씨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만큼 병원비가 1억 원을 넘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어느 부처가 오 씨의 진료비를 부담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오 씨가 회복하면 군 당국과 국가정보원 등 관련 기관들이 합동신문을 한다. 이를 통해 그의 신분과 북한 내 사회적 위치, 탈북 과정, 탈북 의도 등을 파악한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치료비를 낼 부처를 결정한다. 오 씨가 북한 내부의 고급정보를 갖고 있다면 국정원이 해당 병사를 담당한다. 병원비도 국정원 예산으로 내게 된다. 반면 오 씨의 신분이나 정보량이 일반 탈북자와 큰 차이가 없다면 통일부가 관리한다. 통일부 관계자는 “보통 탈북민은 하나원에서 12주간 정착지원 교육을 받는다”며 “이때 탈북 중 당한 부상 등에 대한 치료비 지원이 함께 이뤄진다”고 말했다.김윤종 zozo@donga.com·손효주 기자}

    • 2017-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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