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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는 숲길 걷는다고 젊은 사람들도 많이 오더라고요.” 21일 충남 태안군 동서트레일 구간에서 만난 최진기 씨(67)는 점심 장사를 준비하며 “요즘 장사에 숲길 인기 덕을 톡톡히 본다”고 했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이 구간은 주말마다 전국에서 찾아온 ‘트레킹족’으로 붐빈다. 최근 걷기와 러닝 인구가 늘면서 단순한 산책로를 넘어 각 숲의 개성과 이야기를 담은 ‘숲길’이 관광과 여가의 새로운 콘텐츠로 부상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4년 국민생활체육조사에서도 국민이 가장 즐기는 생활체육은 걷기(34.6%)로 나타났고 헬스(13.1%), 요가·필라테스(7.2%)가 뒤를 이었다. 맑은 공기 속에서 자연을 즐기며 걸을 수 있다는 점이 숲길의 매력이다. 동서트레일은 충남 태안에서 경북 울진까지 849km, 55개 구간을 잇는다. 2023년 착공해 2027년 완전 개통을 목표로 조성 중이다. 총사업비는 604억 원. 완공되면 5개 시도, 21개 시군, 87개 읍면, 239개 마을을 지난다. 산림청은 올해 10월 전체 구간의 35%인 311km를 먼저 개통해 시범 운영에 나선다.특색 있는 숲길도 인기를 끌고 있다. 대전 대덕구 계족산에는 2006년 조성된 황톳길이 있는데, 두툼한 황토 위를 맨발로 걸을 수 있도록 했다. 총길이 14.5km 규모로, 해마다 100만 명 넘는 방문객이 찾는다. ‘한국관광 100선’에도 선정됐다. 지리산 둘레길(전남·전북·경남, 300km), 강원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 제주 곶자왈 도보길 등도 연간 수십만 명이 찾는 인기 코스다. 최근에는 접근성을 강화한 ‘무장애 숲길’도 확산되고 있다. 숲속을 누구나 걸을 수 있도록 목재 덱을 설치하는 형태다. 서울시는 2011년 성북구 북한산과 양천구 신정산에 처음 조성한 뒤 현재 총 37곳, 69.32km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6.84km를 추가로 조성해 총 76.16km로 늘린다. 어린이·노약자·장애인도 편히 걸을 수 있어 도심 속 힐링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산림청도 이런 흐름에 맞춰 전국의 걷기 좋은 길 가운데 ‘명품 숲길 50선’을 선정했다. 지방 산림청과 시도가 추천한 30곳, 국민 추천 20곳을 합쳐 총 50곳이다. 하루 산행이 가능한 접근성 높은 코스이면서도 산림 생태와 역사·문화적 가치가 풍부한 곳들이다. 지역별로는 강원 15곳, 경기·서울·인천 7곳, 충청·대전 7곳, 경상·대구·부산·울산 13곳, 전라·제주 8곳이 포함됐다. 산림청은 12월까지 완주 인증제를 운영해 모든 숲길을 걸은 이에게 인증서와 기념 배지를 수여한다. 산림청 조사에 따르면 지리산 둘레길 조성 이후 인근 마을 주민 소득은 평균 18% 늘었다. 김주호 배재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숲길에 마을 체험, 역사 탐방을 녹여내는 융합형 관광도 늘고 있다”며 “단순한 산책로를 넘어 지역을 살리는 활로(活路)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특별취재팀▽팀장 이미지 사회부 차장 image@donga.com▽황인찬 임우선 특파원(이상 국제부)김태영 임재혁 기자(이상 사회부)}

“도시가 내려다보이는 초록빛 풍경 속에서 책을 읽으니 마음이 한결 쾌적하네요.” 18일 오후 3시 서울 노원구 월계도서관 옥상에 설치된 파라솔 그늘 아래에서 책을 읽던 한 시민이 말했다. 옥상 240㎡ 공간에는 잘 다듬어진 파란 잔디가 펼쳐져 들판을 이루고 있었고, 그 주변에는 붉은 꽃이 핀 배롱나무가 빼곡히 심겨 있었다. 난간 가까이에는 하얀 풀꽃이 자리해 콘크리트 건물의 삭막함을 누그러뜨리고 있었다. 마치 도심 한가운데 작은 정원이 들어선 듯한 풍경이었다. 이곳은 그동안 시민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공간으로 방치돼 있었다. 하지만 올해 4월 서울시가 ‘옥상정원’으로 탈바꿈시키면서 시민들에게 개방됐다.● 옥상정원 등 도시숲, 기온 3∼7도 낮춰 서울시는 여름철 건물의 온도를 낮추고 겨울철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는 옥상정원을 조성하고 있다. 올해는 월계도서관을 비롯해 은평구 구립예가어린이집, 강동구 온조대왕문화체육관 등 3곳에 총 1013㎡ 규모의 옥상정원이 조성됐다. 은평구 구립예가어린이집의 경우 방치된 345㎡ 옥상이 꽃과 나무가 어우러진 정원으로 변모해 아이들이 일상 속에서 자연을 가까이 체험할 수 있게 됐다. 강동구 온조대왕문화체육관 옥상 428㎡ 에는 초화류 위주의 정원과 산책로가 들어서 주민들이 체육관 이용 전후에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시민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도심 속에서 자연을 접하면서 동시에 옥상에서 내려다보는 도시 풍경까지 함께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월계도서관 옥상정원에는 아이들이 잔디밭을 뛰어다니며 놀고, 파라솔이 설치된 벤치에서는 시민들이 책을 읽거나 대화를 나누며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정원 한편에는 사진을 찍는 가족도 있었다. 독서를 즐기던 한 시민은 “아무리 시원해도 실내 도서관에만 있으면 답답한데, 이렇게 초록이 가득한 공간이 바로 위층에 마련돼 있으니 숨통이 트인다”고 말했다. 최근 8월 중순을 지나도 체감온도가 35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옥상 녹화의 효과는 더욱 주목받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에 따르면 옥상정원과 같은 ‘도시숲’은 빌딩과 도로가 열을 가두는 열섬현상을 완화해 도시 기온을 평균 3∼7도 낮추는 효과가 있다. 건물 옥상이나 벽면에 식물을 심을 경우에도 최대 5도가량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반기에도 1214㎡의 옥상정원 추가 조성 서울시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부족한 생활권 녹지를 확보하기 위해 옥상정원 조성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2002년 시작돼 지난해까지 23년 동안 서울 시내 785개 건물 옥상에 약 33만 ㎡ 의 녹지가 마련됐다. 축구장 45개 규모에 해당한다. 시는 올해 하반기에도 보라매병원, 성동구 서울교통공사 군자차량기지, 중랑구 한마음교회 옥상 등 3곳에 1214㎡ 의 옥상정원을 추가로 조성할 예정이다. 이수연 서울시 정원도시국장은 “도심 속 녹지공간 확충은 폭염 완화뿐 아니라 시민의 정신적·신체적 건강 증진에도 크게 기여한다”며 “앞으로도 시민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옥상정원을 꾸준히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직접 가서 사오려면 4시간은 넘게 걸리는데, 이게 이렇게 싸요?” 13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지하 1층 ‘넥스트로컬’ 팝업스토어에 방문한 손님 김성연 씨(45)가 지역 특산물의 가격표를 보더니 깜짝 놀라 말했다. 이곳에선 손님 50여 명이 각 지역 특산물로 만든 음식을 둘러보며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해남 김, 장흥 땅콩, 영월 콩 등으로 만든 식품을 시식하거나, 밀키트·화장품을 구경하며 사진을 찍는 모습도 보였다. ● 서울 청년이 지방 특산물 판매 서울시는 8일부터 14일까지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넥스트로컬 우수팀 17팀이 참여하는 앙코르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올해 6월 강남점 행사에 이어 두 번째다. 넥스트로컬은 2019년 시작된 서울시 청년 창업 지원 프로그램으로, 서울 거주 청년들이 수도권 밖 인구 감소 지역의 유무형 자원을 활용해 창업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이다. 단순히 판로 지원을 넘어 청년이 지역에 직접 찾아가 자원을 발굴·가공한다. 현지 파트너와의 협업 및 상품화를 거쳐 민간 유통망에 진입할 수 있도록 단계별로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김 씨는 인제 들기름으로 만든 파스타 등 특산품을 장바구니 가득 담았다. 그는 “지역에 가야만 맛볼 수 있던 상품을 집 앞 백화점에서 손쉽게 사니 신기하고 좋다”며 “가족이 먹을 것까지 넉넉히 샀다”고 말했다. 시는 호응에 힘입어 신세계 추석 선물 카탈로그에 넥스트로컬 전용 코너를 마련했다. 이번에 6개 브랜드 9개 상품이 고객과 만날 예정이다. 22일부터는 SSG마켓 도곡점에서 6개 팀이 참여하는 소규모 팝업스토어도 연다. 서울시 대외협력과 관계자는 “서울시 사업이라고 청년들을 서울에만 묶어두는 것이 아니라, 필요하다면 타 지방자치단체에 정착해도 지원한다”며 “청년이 자립에 성공하면 서울과 지역 모두 이익을 보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참가해 ‘장흥 김 스낵’을 개발한 황도연 코리아바이츠 대표는 “경험이 부족한 창업자가 대형 백화점에서 판촉할 기회를 얻는 건 큰 힘이 된다”며 “향후 해외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어, 부스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과 소통하며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서로장터’ 등 협력 모델로 확장 넥스트로컬은 현재 강원, 충청, 호남, 영남 등 전국 권역에서 운영된다. 참가 청년들은 강릉, 영월, 서천, 단양, 익산, 목포, 해남, 영주, 함양 등 다양한 지역에서 특산자원을 발굴해 새로운 상품을 개발해 왔다. 서울시는 이 과정에서 현지 체류 공간을 제공하고, 지역 파트너와의 네트워킹을 지원한다. 사업화 과정에 필요한 지원금도 제공한다. 또 전문가 멘토링과 창업 교육, 전담 코치 배정을 통해 아이디어를 구체적인 사업 모델로 발전시키도록 돕는다. 서울시는 이러한 지원을 통해 청년이 지역과 상생하며 자립하는 구조를 만들고, 장기적으로는 지역 균형 발전과 청년 창업 생태계 확산을 동시에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서울시는 넥스트로컬 외에도 지역과의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광장, 잠수교, 뚝섬한강공원 등지에서 열리는 행사 때마다 농특산물 직거래 장터 ‘서로장터’를 운영해 지방 상인과 서울 시민을 연결한다. 또 종로구에는 상설 매장 ‘동행상회’를 열어 지역 중소 농가의 생산품을 상시 판매하고 있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서울시가 생계형 자영업자를 위한 마이너스 통장 대출상품 ‘안심통장’ 2호를 28일부터 2000억 원 규모로 공급한다. 올 3월 전국 최초로 출시된 1호가 영업일 기준 58일 만에 전액 소진되자 후속 지원에 나서는 것이다. 서울시는 18일 “안심통장 2호를 통해 협력은행을 확대하고 취약 자영업자 우대 조건을 신설해 총 2000억 원을 새로 공급한다”고 밝혔다. 안심통장은 제도권 금융 대출이 어려운 소상공인이 불법 대부업에 의존하지 않도록 마련된 상품이다. 최대 1000만 원 한도에서 자유롭게 인출·상환할 수 있고, 대출금리는 시중 카드론 평균(14.0%)보다 훨씬 낮은 연 4.5% 수준이다. 2호부터는 협력은행을 기존 우리은행에서 카카오뱅크·토스뱅크·하나은행 등으로 넓혔다. 창업 3년 미만 청년 창업자와 업력 10년 이상 노포를 운영하는 60대 이상 사업자에 대한 우대 조건도 새로 도입했다. 청년 창업자는 업력 6개월 이상이면 신청 가능하며, 노포 사업자는 카드론·현금서비스 등 제2금융권 이용 이력 제한이 완화된다. 신청은 28일 오전 9시부터 서울신용보증재단 모바일 앱에서 할 수 있다. 신청 초반(28일∼다음 달 3일)은 출생 연도 끝자리별 5부제를 적용한다. 4일부터는 누구나 제한 없이 신청 가능하다. 신청 폭주를 막기 위해 사업장 사진 촬영과 GPS 확인 절차를 거친다. 공동대표·65세 이상·외국인 사업자는 대면 접수도 허용된다. 지원 대상은 서울에 사업장을 둔 개인사업자다. 업력 1년 이상, 최근 3개월 매출 200만 원 이상 또는 연간 매출 1000만 원 이상, 개인신용평점 600점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다만 1호를 이미 지원받은 사업자나 기존 보증 잔액과 신규 지원액을 합쳐 1억 원을 초과하는 경우는 제외된다. 이해선 서울시 민생노동국장은 “생계형 자영업자의 높은 수요를 반영해 지원 조건을 대폭 개선했다”며 “앞으로도 소상공인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금융지원 정책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저기 보이는 사거리 화면 좀 판독해 주세요.” 18일 오후 1시 서울 서초구청 1층의 서초스마트허브센터. 센터 벽을 가득 채운 폐쇄회로(CC)TV 모니터 중 하나를 가리키며 한 직원이 말했다. 해당 사거리 근처에서 경찰 신고가 접수돼, 현장에 범죄와 관련한 특이한 움직임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관제요원 5명은 수시로 바뀌는 CCTV 화면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특이사항을 확인했다. 서초구 관계자는 “마약과 성폭력, 절도 같은 중대 범죄가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머릿속에 새긴 채 꼼꼼히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7월 이 센터에선 CCTV를 통해 마약을 ‘던지기’ 수법으로 유통하는 전달책을 적발한 바 있다. 라텍스 장갑을 낀 20대 남성이 다세대 주택 현관을 수차례 오가는 모습이 CCTV에 포착돼 경찰에 신고한 것. 그 남성의 가방에선 필로폰 21봉지가 나왔다. 이미 배달을 마친 18봉지까지 총 39개의 마약 봉지를 회수했다.서울시는 이처럼 실시간 CCTV 관제를 통해 마약 투약·유통 의심 행위를 2023년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최근 2년간 358건을 포착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중 경찰과 공조해 36명을 검거했다. 이틀에 1건꼴로 적발한 셈이다. 이는 25개 자치구 전체 총 11만3273대의 CCTV와 300여 명의 관제요원이 24시간 감시망을 가동한 결과다. 올 3월엔 강남구 청담동의 한 클럽 앞에서 관제요원의 빠른 판단과 신고로, 비정상적 행동을 보이던 청년 5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지역별로는 서초구(111건)와 강남구(63건)에서 총 174건 적발돼 전체의 48.6%를 차지했다. 검거 장소는 주택가와 도로 등 시민 생활권이 대부분이었다. 이미 마약 범죄가 일상 깊숙이 파고들었음을 알 수 있다. 서울시는 2023년 하반기(7∼12월)부터 마약 관련 대책을 강화했다. CCTV 관제요원 대상 ‘마약 의심행동 식별 교육’을 실시했다. 검찰 수사관이 직접 강의에 참여해 실제 수법과 현장 사례를 공유했다. 던지기 수법이나 위장 범행 같은 최신 유형도 교육에 포함됐다. 오프라인 감시에 그치지 않고 인터넷 등 광고 차단도 병행했다. 시는 지난해 1월부터 현재까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포털사이트에서 마약 관련 게시물 1만621건을 적발해 차단을 요청한 바 있다. 이 밖에 시는 마약 예방 교육부터 치료·재활 지원까지 전방위 대응 체계를 가동 중이다. 강진용 서울시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실시간 CCTV 감시와 함께 예방부터 치료·재활까지 촘촘한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지난해 7월 서초구 일대 한 골목길. 라텍스 장갑을 낀 20대 남성이 배회하며 다세대 주택 현관을 수차례 오가는 모습이 서울시 폐쇄회로(CC)TV 관제요원의 화면에서 포착됐다. 상황을 지켜본 결과 마약을 전달하는 ‘던지기’ 수법으로 의심된 상황. 요원의 신고를 받고 즉시 출동한 경찰이 검거한 남성의 가방 속엔 필로폰 21봉지가 있었다. 이미 배달을 마친 18봉지까지 더해 총 39개의 마약 봉지가 회수됐다.서울시가 생활 속 마약 차단을 위해 CCTV 관제 등을 포함한 전방위 대응에 나서고 있다. 18일 서울시는 최근 2년간 실시간 CCTV 관제를 통해 마약 투약·유통 의심 행위 358건을 포착하고, 경찰과 공조해 36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이는 총 11만여 대의 CCTV와 300여 명의 관제요원이 24시간 감시망을 가동한 결과다. 올 3월엔 강남구 청담동 한 클럽 앞에서 관제요원의 빠른 판단과 신고로, 비정상적 행동을 보이던 청년 5명이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되는 일도 있었다.특히 지역별 적발 현황을 보면 서초구(111건), 강남구(63건)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두 지역만 174건으로 전체의 48.6%를 차지한 것. 검거 장소도 주택가와 도로 등 시민 생활권이 대부분을 차지해, 이미 마약 범죄가 일상 깊숙이 파고들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서울시는 관제요원 대상 ‘마약 의심행동 식별 교육’을 강화했다. 검찰 수사관이 직접 강의에 참여해 실제 수법과 현장 사례를 공유한다. 던지기 수법이나 위장 범행 같은 최신 유형도 교육에 포함된다. 오프라인 감시에 그치지 않고 인터넷 등 광고 차단도 병행했다. 시는 지난해 1월부터 현재까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포털사이트에서 마약 관련 게시물 1만621건을 적발해 차단 요청한 바 있다.예방과 인식 개선에도 힘을 쏟는 중이다. 서울시는 상담·치료·재활을 지원하는 마약관리센터를 운영하고, 대학가 예방 교육 및 또래 리더 양성, 민관 협력 캠페인도 추진하고 있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폭우가 내린 13일 서울 강서구 가양대교 북단 진입로(램프)에 빗물이 차오르면서 차량 바퀴 절반이 잠긴 채 통과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도로선이 보이지 않는 건 물론이고 차체로 물이 스며들 수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에 이르자 일부 차량은 멈춰 서기도 했다. 이 진입로는 한강 수면에서 약 27m 높이에 있어 강물에 잠길 가능성은 없다. 배수가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대량의 빗물이 고인 것이다. 인근 주민은 “비가 많이 와 다리가 강물에 잠긴 건 봤어도, 다리 위 고인 빗물에 차가 잠긴 건 처음 본다”고 말했다.● 다리(橋)에 물이 차 잠긴 경우는 처음 이틀 연속 서울 등 수도권과 중부지방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단시간에 시간당 100mm를 넘나드는 ‘극한 호우’가 쏟아지면서 다량의 강수를 견디도록 설계된 시설물조차 곳곳에서 침수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가양대교(왕복 6차선) 진입로는 13일 오전 11시쯤 침수되기 시작해 낮 12시부터 1시간가량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강물 범람이 아니라 빗물 고임으로 다리가 물에 잠긴 건 처음이다. 이날 강서구에는 시간당 12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여름철 열흘 치 강우량이 한 시간에 내린 셈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비가 너무 많이 내린 데다 쓰레기 등으로 일부 배수구가 막혀 빗물이 잘 빠져나가지 못한 걸로 보인다”며 “잠긴 다리는 이곳 한 곳”이라고 말했다.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쯤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청사 인근 지상 도로가 물에 잠겼다. 공사 직원들이 급히 배수 작업에 나서 빗물이 청사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았으나, 약 1시간 뒤인 오후 1시쯤에는 공항 지하 통로에 성인 종아리 높이까지 물이 찼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시간당 100mm 이상 폭우로 배수에 문제가 생기며 지상 도로가 침수됐고, 역류로 지하에도 물이 찬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이날 김포의 시간당 강수량이 101.5mm로, 200년 만에 한 번 있을 정도의 기록이라고 밝혔다. 도로와 선로가 물에 잠기면서 교통 차질도 속출했다. 14일 오전 7시 40분경 서울지하철 1호선 부천∼중동역 구간 운행이 5분간 중단됐다. 한강 수위 상승으로 잠수교 보행로가 전면 통제됐다. 전날 오전 11시 56분에는 인천지하철 1호선 박촌역사가 침수돼 열차가 무정차 통과했고, 주안∼부평역 구간도 약 1시간 운행이 멈췄다. 경기 북부에서도 도로 곳곳이 잠기고 토사가 유출되면서 신호기 고장 등 피해가 잇따랐다. 14일 0시 56분경 고양시 덕양구의 한 빌라 옆 공터에서 가로 1.5m, 세로 3m, 깊이 2∼3m 규모의 싱크홀이 생겨 소방이 안전선(파이어라인)을 설치한 뒤 지자체에 인계했다. ● 극한 호우 상시화… 배수 관리 점검 필요 기상청에 따르면 13일 0시부터 14일 오전 11시까지 경기 파주시에는 누적 317.5mm의 비가 쏟아졌다. 인천 옹진군 덕적면 북리는 289.6mm, 강원 철원군 동송읍은 230mm의 강수량이 기록됐다. 전문가들은 극한 호우가 자주 발생함에 따라 도로·교량의 배수 능력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빗물만으로도 다리가 잠길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된 만큼 도시 기반시설의 배수 용량이 충분한지 확인하고 필요하면 확충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공학과 명예교수는 “배수 용량이 부족한 설비는 설계를 재검토해 확대하고, 극한 호우가 일상화될 가능성이 큰 만큼 상시 점검과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14일 전국에 호우 특보가 해제됨에 따라 중대본은 이날 오후 4시부로 비상 근무를 해제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도로·시설 침수 210건, 사면 붕괴 4건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중부지방에는 15일 오후까지 최대 40mm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부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폭우가 내린 13일 서울 강서구 가양대교 남단 진입로(램프)에 빗물이 차오르면서 차량 바퀴 절반이 잠긴 채 통과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도로선이 보이지 않는 건 물론이고 차체로 물이 스며들 수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에 이르자 일부 차량은 멈춰 서기도 했다.이 진입로는 한강 수면에서 약 27m 높이에 있어 강물에 잠길 가능성은 없다. 배수가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대량의 빗물이 고인 것이다. 인근 주민은 “비가 많이 와 다리가 강물에 잠긴 건 봤어도, 다리 위 고인 빗물에 차가 잠긴 건 처음 본다”고 말했다.● 다리(橋)에 물이 차 잠긴 경우는 처음이틀 연속 서울 등 수도권과 중부 지방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단시간에 시간당 100mm를 넘나드는 ‘극한 호우’가 쏟아지며, 다량의 강수를 견디도록 설계된 시설물조차 곳곳에서 침수됐다.서울시에 따르면 가양대교 진입로는 13일 오전 11시쯤 침수되기 시작해 낮 12시부터 약 1시간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강물 범람이 아니라 빗물 고임으로 다리가 물에 잠긴 건 처음이다. 이날 강서구에는 시간당 12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여름철 열흘 치 강우량이 한 시간에 내린 셈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비가 너무 많이 내린데다 쓰레기 등으로 일부 배수구가 막혀 빗물이 잘 빠져나가지 못한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쯤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청사 인근 지상 도로가 물에 잠겼다. 공사 직원들이 급히 배수 작업에 나서 빗물이 청사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았으나, 약 1시간 뒤인 오후 1시쯤에는 공항 지하 통로에 성인 종아리 높이까지 물이 찼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시간당 100mm 이상 폭우로 배수에 문제가 생기며 지상 도로가 침수됐고, 역류로 지하에도 물이 찬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이날 김포의 시간당 강수량이 101.5mm로, 200년 만에 한 번 있을 정도의 기록이라고 밝혔다.도로와 선로가 물에 잠기면서 교통 차질도 속출했다. 도로와 선로가 물에 잠기면서 교통 차질도 속출했다. 14일 오전 7시 40분경 서울지하철 1호선 부천∼중동역 구간 운행이 5분간 중단됐다. 한강 수위 상승으로 잠수교 보행로가 전면 통제됐다. 전날 오전 11시 56분에는 인천지하철 1호선 박촌역사가 침수돼 열차가 무정차 통과했고, 주안~부평역 구간도 약 1시간 운행이 멈췄다.경기 북부에서도 도로 곳곳이 잠기고 토사가 유출되면서 신호기 고장 등 피해가 잇따랐다. 14일 0시 56분경 고양시 덕양구 한 빌라 옆 공터에서 가로 1.5m, 세로 3m, 깊이 2~3m 규모의 싱크홀이 생겨 소방이 안전선(파이어라인)을 설치한 뒤 지자체에 인계했다.● 극한 호우 상시화…배수 관리 점검 필요기상청에 따르면 13일 오전 0시부터 14일 오전 11시까지 경기 파주에는 누적 317.5mm의 비가 쏟아졌다. 인천 옹진 덕적북리 289.6mm, 강원 철원 동송 230mm 등에선 200mm가 넘는 강수량이 기록됐다.전문가들은 극한 호우가 자주 발생함에 따라 도로·교량의 배수 능력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빗물만으로도 다리가 잠길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된 만큼, 도시 기반시설의 배수 용량이 충분한지 확인하고 필요하면 확충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공학과 명예교수는 “배수 용량이 부족한 설비는 설계를 재검토해 확대하고, 극한 호우가 일상화될 가능성이 큰 만큼 상시 점검과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14일 전국에 호우 특보가 해제됨에 따라 중대본은 이날 오후 4시부로 비상 근무를 해제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도로·시설 침수 210건, 사면 붕괴 4건 등 피해가 발생했다. 중부지방에는 15일 오후까지 최대 40mm의 비가 더 내릴 전망이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부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겉보기에 불탄 나무라도 살아 있을 수 있어요. 여기 싹이 틔어 있는 거 보이시죠?” 지난달 29일 경북 울진군 북면 상당리 산6번지에서 만난 김석권 시민단체 ‘생명의숲’ 공동대표는 한 나무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2022년 대형 산불로 껍질이 까맣게 타 검댕이 묻어나오는 나무였지만, 줄기에는 작고 연한 움싹이 돋아 있었다. 김 대표는 나무에 대어진 부목을 살피고 껍질 상태를 만져보며 회복 정도를 꼼꼼히 확인했다. 나무 주변은 잡초가 깨끗이 제거돼 있었고, 땅은 비가 와도 배수가 잘되도록 정리돼 있었다.● 산 나무 보존, 죽은 나무는 재활용 상당리 산자락에는 이 나무를 포함해 수천 그루의 산불 피해목이 여전히 서 있다. 언뜻 보면 방치된 듯하지만, 살아 있는 나무에는 부목이 대어져 있고 주변 잡초가 정리돼 있었다. 상한 부분이 자연스럽게 떨어져 나가길 기다리면서 스스로 생명력을 회복하도록 하는 ‘생태자연복원’ 방식이다. 이 방식은 포클레인 등 중장비를 동원해 피해목을 전부 베고 새로 심는 ‘인공 복구’와 다르다. 기존 숲의 구조와 토양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이미 죽은 나무는 버리지 않고 배수로나 누구막이(산사태 방지 시설) 등으로 재활용한다. 나무뿌리가 약해진 지반이 비로 무너져 내리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이다. 울진 피해지 곳곳에는 고사목으로 만든 배수로가 길게 이어져 있었고, 토양이 드러난 곳에는 새 묘목이 규칙적으로 심겨 있었다. 일부 구역에는 토종 풀과 꽃이 자연스럽게 자라며 토양을 덮고 있었다. 유한킴벌리는 ‘생명의숲’ 등 시민단체와 함께 2023년부터 울진·동해 등 산불 피해지 복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동해에는 9.2ha, 울진에는 10ha 규모로 활엽수와 토착 수종을 심었다. 국립산림과학원과 협력해 장기적으로 생장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복원 방향을 전문가와 논의한다. 산림청 역시 행정 지원과 예산 일부를 뒷받침하고 있다. 울진 피해지는 피해 상태와 지역 여론을 고려해 생태자연복원 방식을 택했다. 복원 인력이 나무 상태를 하나하나 확인해 이미 죽었거나 회생 가능성이 없는 나무만 벌목하고, 살 가능성이 있는 나무는 부목을 대어 지탱하도록 한 것이다. 복원 작업에 참석한 생명의숲 관계자는 “인간이 과도하게 숲에 개입하면서 일어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산불 이전의 형태를 최대한 유지하도록 복원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방식은 대규모 벌목이 필요하지 않아 비용이 적게 들고, 중장비 사용이 줄어들어 토양 훼손이 적다. 반면 인공 복구는 피해목을 전부 베어 새 숲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환경 부담과 비용이 크다.● 대학생과 함께하는 ‘그린캠프’ 유한킴벌리는 복원 현장을 알리고 산불 피해의 심각성을 공유하기 위해 대학생 대상 ‘그린캠프’도 운영한다. 1988년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올해 7월 28∼30일 전국 대학생 80명이 참가해 울진·동해·안동 등 산불 피해지를 방문했다. 참가자들은 복구 현장을 직접 둘러보고 생물다양성 강연을 들었으며, 숲속 체험과 토론도 이어갔다. 일부 참가자는 “책으로만 보던 복원 과정을 실제로 보고 나니 환경 보호의 필요성을 피부로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 대표는 “산불 피해지를 빠르게 복구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살아남은 나무가 스스로 회복할 시간을 주는 것이 더 지속 가능하다”며 “생태자연복원은 숲과 사람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광복 80주년을 맞아 15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21대 대통령 국민임명식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수여할 ‘국민대표 80인’으로 비상계엄 당일 장갑차를 막아선 부부 등이 선정됐다. 13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날 행사에는 국가 주요 인사와 주한외교단 외에 정치, 경제, 사회, 문화·예술·체육, 과학기술, 교육, 노동, 여성, 산업 등 다양한 분야를 대표하는 인사들이 함께 참석한다. 그간 인터넷 사전 신청을 통해 초청된 국민 3500명도 참석한다. 국민대표 80인에는 비상계엄 당일 국회로 진입하려던 장갑차를 맨몸으로 막아선 유충원 김숙정 씨 부부와 이국종 국군대전병원 원장, 자연 임신으로 다섯 쌍둥이를 출산한 김준영 사공혜란 씨 부부, 제78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최초로 학생 부문 1등 상을 받은 영화감독 허가영 씨 등이 이름을 올렸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대표팀 수석코치를 지낸 박항서 감독, 바둑기사 이세돌 씨, 국민 안전을 지켜 온 구조대원 등도 포함됐다. 대표 명단 중 1번은 1945년도에 태어난 목장균 씨다. 목 씨는 광복군 제3지대원 목연욱 지사의 아들이다. 다만 이날 임명식에는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한 야당 인사들이 대거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박 전 대통령의 측근인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은 1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전 대통령은 건강상의 이유로 장거리 이동이 어렵고, 15일은 고 육영수 여사의 기일이라 개인적인 일정도 있어 참석이 어렵겠다고 양해를 구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 측도 “야외에 오래 앉아 있기 어려운 건강 상태라 참석이 어렵겠다”는 입장을 대통령실에 전달했다. 야당인 국민의힘과 개혁신당도 이 대통령이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에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와 윤미향 전 의원 등을 포함한 데 대한 항의 차원에서 불참한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일부 한강 다리에 설치된 ‘회전봉 안전 난간’이 다른 다리로 확대된다. 투신 방지 효과가 입증됐기 때문이다. 13일 서울시는 마포대교 등 5개 한강 교량에 설치된 회전봉 안전 난간을 원효대교 등 다른 다리 9곳에도 확대 설치한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원효대교는 이미 연구 용역 등의 절차를 확정한 상태다. 나머지 8곳도 투신 시도자와 사망자가 많은 곳 위주로 우선 설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해당 난간은 맨 위엔 회전하는 봉이 2개 달려 있다. 투신 시도자가 난간을 넘으려 봉을 잡으면 봉이 회전하는 구조다. 난간을 단단히 붙잡기 어렵고 투신 시도자의 손이 미끄러져 난간 위로 올라갈 수 없도록 만든 것이다. 현재 서울 시내에는 한강대교(1.24km)와 마포대교(0.56km), 잠실대교(2.0km), 양화대교(1.66km), 한남대교(1.5km) 등 5곳에 회전봉 안전 난간이 설치돼 있다. 서울시는 회전봉 안전 난간이 투신을 방지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다. 안전 난간이 설치된 한강다리 3곳(잠실·양화·한남대교)에서 지난해 193명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는데, 전부 구조됐고 사망자가 1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2020년부터 4년간 이 3개 다리에서 투신한 사망자가 8명이었던 것과는 상반된 수치다. 서울시 관계자는 “2023년과 지난해에 걸쳐 안전 난간이 해당 3개 다리에 새로 설치된 덕”이라고 밝혔다. 투신뿐만 아니라 안전사고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안전 난간의 아랫부분은 일반 난간에 비해 촘촘하게 되어 있다. 교량에서 물건이 떨어지면 둔치에 있던 행인 등이 크게 다칠 가능성이 있는데 이런 사고를 예방할 목적으로 설계된 것이다. 국민의힘 김재진 서울시의원이 시로부터 받은 자료 등에 따르면, 2022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한강 다리에서 발생한 투신 시도는 총 5341건이었다. 이 중 수난구조대 출동 등 구조 활동 덕에 97.2%가 생존했다. 20개 한강 다리 중에서는 마포대교가 전체 투신 시도 중 26.5%(1428건)를 차지했다. 잠실대교가 8.3%(448건), 한강대교가 7.6%(408건)로 뒤를 이었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일부 한강 다리에 설치된 ‘회전봉 안전 난간’이 다른 다리로 확대된다. 투신 방지 효과가 입증됐기 때문이다. 13일 서울시는 마포대교 등 5개 한강 교량에 설치된 회전봉 안전 난간을 원효대교 등 다른 다리 8곳에도 확대 설치한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연구 용역을 거쳐 투신 시도자와 사망자가 많은 곳 위주로 우선 설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해당 난간은 맨 위엔 회전하는 봉이 2개 달려 있다. 투신 시도자가 난간을 넘으려 봉을 잡으면 봉이 회전하는 구조다. 난간을 단단히 붙잡기 어렵고 투신 시도자의 손이 미끄러져 난간 위로 올라갈 수 없도록 만든 것이다. 현재 서울 시내에는 한강대교(1.24km)와 마포대교(0.56km), 잠실대교(2.0km), 양화대교(1.66km), 한남대교(1.5km) 등 5곳에 회전봉 안전 난간이 설치되어 있다.서울시는 회전봉 안전 난간이 투신을 방지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다. 안전난간이 설치된 한강다리 3곳(잠실·양화·한남대교)에서 지난해 193명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는데, 전부 구조됐고 사망자가 1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2020년부터 4년간 이 3개 다리에서 투신한 사망자가 8명이었던 것과는 상반된 수치다. 서울시 관계자는 “2023년과 지난해에 걸쳐 안전난간이 해당 3개 다리에 새로 설치된 덕”이라고 밝혔다. 투신뿐 아니라 안전사고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안전 난간의 아랫부분은 일반 난간에 비해 촘촘하게 되어 있다. 난간을 받치는 기둥 사이로 물건을 떨어뜨릴 공간이 없게끔, 앞부분에 별도 철제 구조물을 덧대어 만들어졌다. 교량에서 물건이 떨어지면 둔치에 있던 행인 등이 크게 다칠 가능성이 있는데 이런 사고를 예방할 목적으로 설계된 것이다.국민의힘 김재진 서울시의원이 시로부터 받은 자료 등에 따르면, 2022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한강 다리에서 발생한 투신 시도는 총 5341건이었다. 이 중 수난구조대 출동 등 구조 활동 덕에 97.2%가 생존했다. 20개 한강 다리 중에서는 마포대교가 전체 투신 시도 중 26.5%(1428건)를 차지했다. 잠실대교가 8.3%(448건), 한강대교가 7.6%(408건)로 뒤를 이었다. 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서울시는 ‘태양광 LED 도로표지병’을 주요 간선도로 차선에 확대 설치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운전자가 비 오는 날이나 야간에도 차선을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시야 확보 기능을 강화하는 조치다. 태양광 LED 도로표지병은 낮 동안 태양광으로 전력을 충전해, 어두운 밤이나 우천 시 자동 점등되는 도로 안전시설물이다. 자체 발광 기능으로 차선을 선명하게 밝혀 운전자의 주행 안정성을 높인다. 시는 올해 주요 간선도로 주행차선 약 160km 구간에 총 8만5000여 개를 설치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올림픽대로, 성산로 등 주요 구간에 약 4만5000개를 설치했으며, 향후 효과를 분석해 설치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설치 대상은 비 오는 날 운전자의 시선을 정확히 유도할 필요가 있는 중앙선, 주행차선, 버스전용차선, 자전거전용차선, 횡단보도 구간 등이다. 특히 통행량이 많은 왕복 6차로 이상 대규모 교차로에 우선 적용해 시인성을 높였다. 이번 표지병은 LED 특유의 밝고 선명한 빛으로 눈에 잘 띄며, 물 위로도 빛이 투과돼 빗길에도 차선 식별이 가능하다. 기존 차선은 빗물이 고이면 전조등 불빛을 제대로 반사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또 도로 표면 위로 볼록하게 돌출되는 일반 표지병과 달리 도로와 높이가 같은 매립형 구조로 설치해 차량 주행에 방해가 없다. 태양광 에너지를 사용하므로 별도의 배선이나 전력 공급이 필요 없고, 설치 이후 유지·관리 효율도 높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한병용 서울시 재난안전실장은 “태양광 LED 도로표지병을 통해 차선 시인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교통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야간과 빗길에서도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도록 사업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서울시는 16일부터 다음 달 29일까지 ‘2025 서울서베이’를 진행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디지털 전환기 시민의 삶을 다각도로 파악해 시정 정책 설계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조사 대상은 서울시 2만 가구와 시민 5000명, 외국인 2500명이며, 조사원이 가구를 방문해 조사표를 작성하는 면접조사와 인터넷조사를 병행한다. 올해 처음으로 시민의 인공지능(AI) 활용 경험과 서울시가 제공해야 할 AI 서비스 수요를 묻는 문항을 도입했다. 생성형 AI 도구 사용 여부, AI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 일상에서 AI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분야 등을 조사한다. 주 4.5일제 등 노동시간 단축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과 기대 수준도 파악한다. 시는 이를 향후 근로시간 개선 논의 과정의 기초자료로 삼을 계획이다. ‘외로움 없는 서울’ 정책 기반 마련을 위해 시민의 심리적 삶의 질을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외로움 척도 문항도 추가했다. 외국인을 대상으로는 단순 거주 실태를 넘어 삶의 만족도, AI 번역 서비스 이용 경험, 여가생활 만족도, 체류 시 어려움 등 서울 정착 생활 전반을 살핀다. 조사 결과는 내년 상반기 ‘서울열린데이터광장’에 공개된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서울 여의도에서 일하는 김모 씨(38)는 3년 전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서 강북구 수유동으로 이사했다. 30분이던 통근 시간이 1시간 20분으로 늘어났지만 “주거비 부담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 시민 100명 중 약 14명이 하루 통근·통학에 2시간 이상을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통근 스트레스와 여가 시간 감소 등으로 인해 잃는 가치는 한 달 188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서울연구원 등에 따르면 2023년 서울시 설문조사 결과 전체 시민의 13.5%가 편도 1시간 이상을 이동에 소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는 60∼70분(미만)이 9%, 70∼80분 2.1%, 80분 이상 2.4%였다. 결국 왕복 2시간 이상을 출퇴근이나 통학에 쓰는 시민이 100명 중 약 14명이라는 의미다. 이들은 주로 양천구, 강동구, 강북구, 도봉구 등 서울 외곽 지역 거주자가 많았다. 반대로 통근·통학 시간이 10분 미만인 경우는 0.6%에 불과했다. 10∼20분이 13.3%, 20∼30분 21.3%, 30∼40분 25.6%, 40∼50분 18.0%, 50∼60분은 7.6%였다. 서울시민 다수는 왕복 1시간 이상을 통근·통학에 쓰고 있다. 2023년 서울시 평균 통근·통학 시간은 편도 약 34.5분이었다. 수도권 생활 이동 빅데이터로 출근 시간대(오전 7∼9시) 서울 내부 평균 출근 시간을 분석한 결과도 약 35.3분으로 비슷했다. 왕복하면 1시간을 훌쩍 넘는다. 출퇴근 시간이 길어지면 신체 활동과 여가, 사회생활 시간이 줄어드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이 발생한다. 한국교통연구원은 2013년 보고서에서 통근 1시간의 경제적 가치를 월 94만 원으로 추산했다. 하루 2시간 이상 통근하면 한 달 188만 원 이상이 손실된다는 뜻이다. 이는 소음·진동, 타인과의 접촉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여가 시간 감소를 금액으로 환산한 값이다. 만족도와 행복도도 떨어진다. 2023년 서울시 조사에서 통근 시간이 60분 이상인 경우, 10분 미만 대비 전체 통근 환경 만족도가 약 23% 낮았다. 70분 이상으로 길어질수록 만족도와 행복도 감소 폭은 더 커졌다. 서울연구원은 장거리 통근자 증가의 배경으로 ‘주택 가격 상승’을 꼽았다. 2010년대 이후 서울 등 수도권의 도시화로 주거비 부담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집값이 낮은 경기나 서울 외곽으로 이주하는 사례가 늘었다. 이로 인해 장거리 통근·통학 인구가 점차 늘어나고, 이러한 구조가 고착화됐다고 분석했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행동 교정과 사회화 등 반려동물과의 생활에 도움이 되는 내용을 배우는 ‘서울 반려동물 시민학교’ 가을학기 수강생을 모집한다. 10일 서울시는 31일부터 시작되는 ‘반려동물 시민학교’ 가을학기 참가자 444명을 12일 오전 11시부터 모집한다고 밝혔다. 반려동물 시민학교는 문제행동 교정, 사회화 교육, 산책 훈련부터 홈케어, 피트니스, 펫 마사지 등 다양한 체험교육을 만날 수 있는 오프라인 강좌다. 모든 수업은 반려견과 보호자가 함께 배우고 실습하는 참여형 교육으로 진행된다. 안전한 교육 진행을 위해 동물 등록과 광견병 예방접종을 완료해야 신청할 수 있다. 서울시는 일상 속 반려동물의 짖음이나 공격성 등과 같은 문제행동을 예방하고 책임 있는 반려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2018년부터 ‘서울 반려동물 시민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겨울학기는 10월 14일부터 모집할 예정이다. 교육은 서울시립동물복지지원센터(마포·동대문)와 시내 공원 6곳에서 진행된다. 서울 반려동물 시민학교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신청할 수 있으며, 선착순으로 접수 마감된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행동 교정과 사회화 등 반려동물과의 생활에 도움이 되는 내용을 배우는 ‘서울 반려동물 시민학교’ 가을학기 수강생을 모집한다. 10일 서울시는 31일부터 시작되는 ‘반려동물 시민학교’ 가을학기 참가자 444명을 12일 오전 11시부터 모집한다고 밝혔다. 반려동물 시민학교는 문제행동 교정, 사회화 교육, 산책 훈련부터 홈케어, 피트니스, 펫 마사지 등 다양한 체험교육을 만날 수 있는 오프라인 강좌다. 모든 수업은 반려견과 보호자가 함께 배우고 실습하는 참여형 교육으로 진행된다. 안전한 교육 진행을 위해 동물 등록과 광견병 예방접종을 완료해야 신청할 수 있다. 서울시는 일상 속 반려동물의 짖음이나 공격성 등과 같은 문제행동을 예방하고 책임 있는 반려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2018년부터 ‘서울 반려동물 시민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겨울학기는 10월 14일부터 모집할 예정이다. 교육은 서울시립동물복지지원센터(마포·동대문)와 시내 공원 6곳에서 진행된다. 서울 반려동물 시민학교 홈페이지(seoulschool.org)에서 무료로 신청할 수 있으며, 선착순으로 접수 마감된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온몸에 땀이 쉴 새 없이 흐르네요. 실종자를 찾기 전에 내가 먼저 탈진할까 걱정이에요.” 지난달 20일 폭우로 발생한 경기 가평군 산사태의 실종자 수색 현장에서 한 소방관이 이렇게 말했다. 낮 기온이 35도를 웃도는 폭염 속에서 2주 넘게 이어진 실종자 수색 작업에는 전국에서 최대 1000명의 소방대원이 동원됐다. 북한강 유역을 따라 일렬로 늘어선 소방대원들이 삽으로 흙을 뒤집는 사이, 얼굴에선 땀이 비오듯 흘렀다. 더위 속에 일부 대원은 경미한 온열질환 증세를 보여 잠시 휴식처로 향했다. 휴식공간에서 이들은 상의를 벗고 지친 얼굴로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 인력 부족에 비번·내근자까지 투입하기도극한폭우와 폭염이 겹친 유례없는 기후 재난에 소방 당국의 대응에도 비상이 걸렸다. ‘마른장마’로 폭염이 일찍 시작되면서 더위가 어느 때보다 길고 강력해진 탓에 폭염 관련 신고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배 늘었다. 소방청에 따르면 5월 15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온열질환으로 119 구급차가 출동한 건수는 전국에서 총 2467건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997건)보다 144.3% 증가한 수치다. 이 중 병원으로 이송된 온열질환자만 2013명에 이른다. 여기에 산사태와 도심 침수 등 폭우 피해까지 잇따르면서 소방 출동이 쉴 틈 없이 이어지고 있다. 기본적인 화재·구급 대응 외에도 폭염과 수해까지 책임져야 하면서 일선 소방서의 과부하도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달 경남 산청과 경기 가평에서 발생한 산사태 현장에는 각각 인근 2∼5개 소방서 인력과 장비가 추가 투입되는 ‘소방 비상 대응 2단계’가 발령됐다. 광주에선 기록적인 폭우로 도심이 잠겨 지역 5개 소방서에 300건에 가까운 배수 지원 요청이 들어왔다. 구조대원들은 평소의 두 배에 달하는 업무를 처리하느라 밤샘 근무를 하기도 했다. 한 소방 관계자는 “폭염과 폭우 피해로 출동이 겹치다 보니 일반 화재 상황에도 비번자가 현장에 나가야 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며 “인력이 부족해 내근자까지 2주 넘게 현장 지원에 나선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창석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노조 위원장은 “벌집 제거 등 일반 민원 출동도 함께 늘고 있어 대원들의 피로가 가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 “퇴직자 활용, 기후재난 전담부서도 고려해야” 인력 부족을 메우기 위해 민간 자원봉사자도 다수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지난달 폭우 기간에 의용소방대원 1만7000명 이상이 출동했다. 올해 폭우 피해를 입은 대구 지역의 한 소방관은 “이러다 갑자기 대형 화재 사고라도 나면 대응을 제대로 못 할까 걱정이다”고 우려를 전하기도 했다. 소방관들의 근무 여건을 당장 개선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온열질환자만 해도 3일 기준 32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배 수준이다. 소방청은 5월 15일부터 9월 30일까지를 ‘폭염 대응 기간’으로 정하고 전국 1660대의 구급차를 폭염 대응 체계로 전환했다. 또 20개 ‘119구급상황관리센터’에 전문 의료진을 배치해 비상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 재난이 일상화되는 만큼 장기적인 대응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퇴직한 소방관이나 관련 경험이 있는 공무원을 활용하거나, 기후 재난에 전문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담 부서 신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재난 현장에 인력을 투입하느라 평상시 신고 대응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온몸에 땀이 쉴 새 없이 흐르네요. 실종자를 찾기 전에 내가 먼저 탈진할까 걱정이에요.”지난달 20일 폭우로 발생한 경기 가평군 산사태의 실종자 수색 현장에서 한 소방관이 이렇게 말했다. 낮 기온이 35도를 웃도는 폭염 속에서 2주 넘게 이어진 실종자 수색 작업에는 전국에서 최대 1000명의 소방대원이 동원됐다. 북한강 유역을 따라 일렬로 늘어선 소방대원들이 삽으로 흙을 뒤집는 사이, 얼굴에선 땀이 비오듯 흘렀다. 더위 속에 일부 대원은 경미한 온열질환 증세를 보여 잠시 휴식처로 향했다. 휴식공간에서 이들은 상의를 벗고 지친 얼굴로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 인력 부족에 비번·내근자까지 투입하기도극한폭우와 폭염이 겹친 유례없는 기후 재난에 소방 당국의 대응에도 비상이 걸렸다. ‘마른장마’로 폭염이 일찍 시작되면서 더위가 어느 때보다 길고 강력해진 탓에 폭염 관련 신고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배 늘었다. 소방청에 따르면 5월 15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온열질환으로 119 구급차가 출동한 건수는 전국에서 총 2467건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997건)보다 144.3% 증가한 수치다. 이 중 병원으로 이송된 온열질환자만 2013명에 이른다. 여기에 산사태와 도심 침수 등 폭우 피해까지 잇따르면서 소방 출동이 쉴 틈 없이 이어지고 있다.기본적인 화재·구급 대응 외에도 폭염과 수해까지 책임져야 하면서 일선 소방서의 과부하도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달 경남 산청과 경기 가평에서 발생한 산사태 현장에는 각각 인근 2~5개 소방서 인력과 장비가 추가 투입되는 ‘소방 비상 대응 2단계’가 발령됐다. 광주에선 기록적인 폭우로 도심이 잠기며 지역 5개 소방서에 300건에 가까운 배수 지원 요청이 들어왔다. 구조대원들은 평소의 두 배에 달하는 업무를 처리하느라 밤샘 근무를 하기도 했다. 한 소방 관계자는 “폭염과 폭우 피해로 출동이 겹치다 보니 일반 화재 상황에도 비번자가 현장에 나가야 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며 “인력이 부족해 내근자까지 2주 넘게 현장 지원에 나선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창석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노조 위원장은 “벌집 제거 등 일반 민원 출동도 함께 늘고 있어 대원들의 피로가 가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 “퇴직자 활용, 기후재난 전담부서도 고려해야”인력 부족을 메우기 위해 민간 자원봉사자도 다수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지난달 폭우 기간에 의용소방대원 1만7000명 이상이 출동했다. 올해 폭우 피해를 입은 대구 지역 한 소방관은 “이러다 갑자기 대형 화재사고라도 나면 대응을 제대로 못할까 걱정이다”고 우려를 전하기도 했다.소방관들의 근무 여건을 당장 개선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온열질환자만 해도 3일 기준 32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배 수준이다. 소방청은 5월 15일부터 9월 30일까지를 ‘폭염 대응 기간’으로 정하고 전국 1660대의 구급차를 폭염 대응 체계로 전환했다. 또 20개 ‘119구급상황관리센터’에 전문 의료진을 배치해 비상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전문가들은 기후 재난이 일상화되는 만큼 장기적인 대응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퇴직한 소방관이나 관련 경험이 있는 공무원을 활용하거나, 기후재난에 전문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담 부서 신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재난 현장에 인력을 투입하느라 평상시 신고 대응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20일도 안 지났는데 또 침수 피해라니….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4일 오후 2시경 광주 북구 신안동 주택에서 만난 김승태 씨(61)는 망연자실한 모습이었다. 김 씨의 1층 주택은 지난달 17일 폭우에 침수 피해를 입었다. 도배와 장판을 새로 하기 위해 침수된 집을 말리던 중 3일 밤 폭우로 또다시 집이 잠겼다. 김 씨는 “신안동에서 58년간 살면서 3차례 침수 피해를 입었는데 1989년 이후 올해에만 두 번째”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신안동에 사는 60대 주민 류모 씨는 “동네 주민들이 함께 광주시와 북구를 상대로 침수 피해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남 영남 등의 지역에 극한 호우가 내린 지 20여 일 만에 또다시 290mm의 괴물 폭우가 내리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피해 지역 주민들이 채 회복할 겨를도 없이 다시 쏟아진 폭우 탓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 호남 영남, 20여 일 만에 또 침수 피해 4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전남 지역에서 접수된 폭우 피해 신고는 416건에 달한다. 낙뢰를 동반한 폭우가 내리면서 전날 오후 8시경 무안군 현경면 시설하우스에서 소형 굴착기로 배수 작업을 하려던 모모 씨(58)가 하천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농경지 피해가 잇따랐고, 함평군에선 닭 3만2000마리, 무안군에선 오리 5000마리 등이 폐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남 지역에도 밤사이 경남 합천군 등지에 200mm가 넘는 폭우가 내렸다. 경남도는 4일 오전 6시까지 합천군 201.1mm, 산청군 176.2mm 등 경남 전역에 평균 72.5mm의 비가 내렸다고 밝혔다. 특히 산청군은 지난달 호우로 인해 14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는데, 이번에도 전역에 산사태 경보와 주민대피령이 내려졌다. 울산에도 3일 오후 11시부터 이날 오전 7시까지 113.8mm의 비가 내렸고, 산지가 많은 울주군 일대에 산사태 주의보가 발령됐다.● 낙뢰로 정전 피해… 국립공원 등 시설 통제도 폭염에 이어 갑작스러운 폭우가 또다시 내리면서 전국에서 정전 등 각종 시설 피해 및 통제도 이어졌다. 4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16분경 부산 기장군 기장읍 대라리의 변압기가 낙뢰에 맞아 폭발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기장읍 일대 900여 가구의 전력 공급이 1시간 동안 끊겨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밤새 110mm가량의 비가 내린 4일 대구에서는 금호강 수위가 상승해 동구 오목잠수교와 금강잠수교, 신천동로 등에서 통행이 한때 제한되기도 했다. 이날 오전 2시 14분경 경북 구미시 선산읍의 한 야영장에서는 야영객 4명이 하천 범람으로 고립됐다가 소방 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이 밖에 전국적으로 국립공원 등 산사태 및 침수 위험 지역에 대한 통제도 실시 중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지리산 등 7개 국립공원 166개 구간과 둔치주차장 56곳의 진입이 제한됐다. 세월교 36곳, 하천변 51구역, 도로 7곳 등의 진입을 통제했다.● 영남권 강한 비 예보돼 기상청은 5일 새벽까지 영남지방을 중심으로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5일 새벽까지 예상 강수량은 전남 동부와 울산, 대구, 경북, 경남 내륙에 최대 80mm 이상, 제주와 충북에 최대 60mm, 강원 내륙 산지에 최대 40mm 등이다. 이후 잠시 소강상태를 보인 비구름대는 다시 6일 새벽부터 7일까지 중부지방과 남부지방에 국지성 극한 호우를 뿌릴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비가 지나간 7일 이후 더위가 다소 누그러질 것”이라고 밝혔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4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대통령의 휴가 중에도 정부의 재난 대응 시스템은 24시간 가동되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이 밝혔다. 강 대변인은 “(강 실장이) 특히 지난달 폭우로 피해를 입은 지역에 산사태 등 추가 피해가 없도록 소관 지방자치단체의 철저한 대비를 지시했다”고 말했다.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울산=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