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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 나카이 아미(18·일본)가 올림픽 데뷔전부터 트리플 악셀을 포함한 클린 연기로 피겨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1위를 차지했다. 나카미는 18일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78.71점을 받아 1위에 올랐다.이번 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트리플악셀을 시도한 선수는 단 두 명이었다. 올해까지 전미 피겨스케이팅선수권 3연패를 달성한 앰버 글렌(27·미국)은 나카이(가산점 1.71점)보다 높은 가산점(2.06점)을 받으며 트리플악셀로만 10.06점을 챙겼다. 하지만 글렌은 마지막 점프였던 트리플 루프 점프가 회전이 풀려 0점 처리되면서 후반부 가산점을 반영해 최소 5.39점을 날리게 됐다. 67.39점으로 13위에 그친 글렌은 경기 후 눈물을 쏟았다.2위는 2022 베이징올림픽 여자 싱글 동메달리스트 사카모토 가오리(26·일본)가 차지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해 이번 올림픽이 ‘라스트 댄스’인 사카모토는 ‘타임 투 세이 굿바이’ 음악에 맞춘 연기로 77.23점을 받아 1위 나카이를 1.48점 차로 추격했다. 트리플악셀을 뛰지 않는 사카모토는 기술점수(40.08점)에서는 나카이(45.02점)에 4.94점 뒤졌으나 구성점수(37.15점)에서 나카이(33.69점)을 3.46점 앞서며 간격을 좁혔다. 사카모토는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고 은퇴하는 것을 목표로 밝힌 바 있다. 2025년 세계선수권 우승자 알리사 리우(21·미국)는 큰 실수가 없었으나 후반부 뛴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가 회전수 부족 판정을 받아 76.59점으로 3위에 자리했다.한국의 이해인(21)은 올림픽 데뷔전에서 자신의 시즌 최고점인 70.07점을 받고 9위에 올랐다. 이해인 역시 큰 실수가 없었으나 첫 점프였던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회전수 부족 판정을 받았다. 이해인은 “ 올림픽 온 게 믿기지 않았는데 경기를 하니 실감이 난다”며 “많은 분이 응원을 와주셨는데 그래도 큰 실수를 없이 오신 분들의 시간이 아깝지 않게 연기 펼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국내 선발전에서 1위를 차지했던 신지아(18)는 첫 점프였던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 점프에서 연결 토 점프를 하려다 넘어지는 실수로 14위(65.66점)에 랭크됐다. 신지아는 “연습 때 컨디션이 좋았는데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실수가 나와서 아쉽고 속상하다. 하지만 아직 프리스케이팅이 남아있다. 지나간 일은 빠르게 잊고 앞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두 선수는 20일 프리스케이팅에서 역전 메달에 도전한다.밀라노=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스노보드 빅에어에서 ‘깜짝 메달’을 신고한 유승은(18)이 내친김에 슬로프스타일 메달까지 노린다. 유승은은 15일 슬로프스타일 예선에서 3위를 하며 추가 메달 전망을 밝혔다. 다만 17일 예정됐던 결선은 전날 경기장이 있는 리비뇨 지역에 폭설이 내리면서 하루 연기됐다. 유승은은 하루 더 대기한 뒤 다시 메달 도전에 나선다. ‘빅에어’가 주종목인 유승은이 슬로프스타일 경기를 완주한 건 이번 대회 예선이 처음이었다. 국제스키·스노보드연맹(FIS) 월드컵 출전 기록도 한 번밖에 없고 21위에 그쳤다. 이번 예선 전 공식 훈련 때도 유승은은 한 번도 완주에 성공한 적이 없다. 유승은은 “공식 훈련 때 계속 중간에 넘어졌다. 그래서 한번도 제대로 기술 시도도 못해봤다. ‘TV에도 나오는데 어떡하지’ 생각했는데 다행히 경기 때 처음 완주를 했다”며 웃었다.유승은은 이번 대회 빅에어에 출전할 때까지만 해도 메달 기대주가 아니었다. 보드도 선수용이 아닌 일반 보드를 타고 출전했는데 메달까지 딴 게 화제가 됐을 정도였다. 유승은은 메달을 딴 직후 세계적인 보드사에서 2026~2027시즌용 신상 보드를 선물받았다.새 보드로 슬로프스타일에서도 예선 3위라는 성적을 낸 유승은은 “이게 좀 더 좋은 것 같다. 확실히 만져봤을 때 느낌이 다르다. 보드가 좀 더 탄력이 있는 느낌”이라며 새 보드 효과를 말했다. 빅에어는 대형 점프대(키커)에서 점프 한 번으로 승부를 가린다. 반면 슬로프스타일은 박스, 레일, 키커 등 다양한 기물을 사용해 선수마다 자유롭게 묘기를 부리는 ‘지빙’ 연기로 승부를 가린다. 유승은은 슬로프스타일을 위해 따로 훈련을 하진 못했지만 평소 스키장에서 자연스럽게 지빙을 해온 기본기로 대회에 나섰다.지난달 31일 본단과 함께 밀라노에 도착해 곧바로 리비뇨에 짐을 풀은 유승은은 리비뇨 선수촌에 최초 입실해 지금까지 머물고 있는 ‘최장기 투숙객’이다. 평소 눈밭에 살다보니 뜨끈한 ‘국밥’을 좋아하는 유승은의 리비뇨 생활 중 유일한 애환은 국밥을 못 먹는 일이었는데 다행히 정식 개막 이후에는 대한체육회에서 한식 도시락을 줘 국밥을 못 먹는 아쉬움을 덜고 있다. 유승은은 “이렇게 한 곳에 오래 머문 건 처음이라 한국에 빨리 가고싶긴 한데 (슬로프스타일에서) 메달 하나 더 가져가고 싶다”고 했다. 아직 고등학생이라 올림픽에 오면서 수학 적분 책을 가방에 넣어온 유승은은 “가져오긴 했는데 보드 이미지트레이닝에 집중하느라 수학 책은 하나도 못 봤다”며 웃었다. 빅에어 데뷔 전까지 ‘무명’이었던 유승은은 이제 그동안 동경하던 세계적인 스노보더들과 ‘맞팔’을 하는 사이가 됐다. 유승은은 “빅에어 때는 아무도 저를 경계하지 않았다. 이제는 조금은 (경계) 하지않을까요?”라며 결선에서 또 하나의 메달 추가를 기약했다.리비뇨=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앞에서 만나자”던 약속은 지키지 못했다. 하지만 늘 의지하던 언니 최민정 없이 홀로 나선올림픽 여자 1000m 결선 무대에서 김길리는 잔드라 벨제부르(네덜란드)- 코트니 사로(캐나다)에 이어 세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개인전 동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왔다.김길리가 16일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아레나에서 열린 쇼트트랙 여자 1000m에서 마침내 올림픽 메달리스트라는 꿈을 이뤘다.이탈리아 스포츠카 람보르기니에서 따온 별명 ‘람보르길리’로 불리는 김길리는 “첫 올림픽을 이탈리아에서 치르면서 ‘람보르길리’라는 별명에 맞게 메달을 가지고 갈 수 있어서 기쁘고 감사하다”고 했다. 함께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장에 있던 사로와 벨제부르는 통역기로 김길리의 별명을 전해 듣고는 활짝 웃었다. 사로는 “그런 별명이 있는 줄 몰랐다. 오늘 들은 얘기 중에 가장 재밌는 얘기인 것 같다”고 했고 벨제부르도 “멋진(cool) 별명”이라며 웃었다. 김길리는 이날 경기 전까지 앞서 출전한 종목들에서는 메달 경쟁조차 하지 못했다. 첫 출전 종목이었던 혼성계주에서는 준결선 중 앞에서 넘어진 미국 선수의 몸에 걸려 넘어지는 불운을 겪었고 이어 출전한 개인전 첫 종목이었던 500m도 준준결선에서 탈락했다.올림픽 데뷔전 세 번째로 출전한 종목이었던 1000m 준결선에서도 김길리는 일곱 바퀴 남기고 선두권으로 올라섰으나 하나 데스멧(벨기에)의 날에 걸려 넘어졌다. 2위로 달리고 있던 김길리는 데스멧이 페널티를 받으면서 구제를 받고 A파이널에 올라올 수 있었다.김길리는 “이번 대회 부침이 많아서 결선에 나가면서는 ‘이번에는 제발 넘어지지 말고 경기를 치르자’가 목표였는데 후회 없이 경기를 치를 수 있어서 후련하다”고 했다.김길리는 레이스 종반 한때 선두까지 치고 올라왔으나 이후 다시 벨제부르에게 선두를 넘겼다. 벨제부르는 전날 남자부 2관왕(1000, 1500m)을 달성한 네덜란드 팀 동료 옌스 판트 바우트와 함께 나란히 이번 대회 500m, 1000m 2관왕을 달성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김길리의 부모님과 남동생까지 가족 모두가 현장에서 김길리를 응원했다. 동메달을 확정한 뒤 태극기를 두르고 세리머니를 펼치던 김길리는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시상식 후 이어진 인터뷰에서도 김길리는 ‘최민정’의 이름을 듣자마자 다시 눈물을 글썽였다. 최민정은 이날 준결선에서 4위에 그치며 결선 무대에 함께하지 못했다. 김길리는 “제가 정말 존경하는 언니가…”라고 이야기 하다 말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눈물을 닦았다.이날 김길리가 3위로 레이스를 마무리한 뒤 최민정은 가장 환하게 웃으며 울고 있는 김길리를 다독였다. 최민정은 “(김)길리가 되게 울더라. 그래서 좀 빨리 달래주고 싶어 안아주고 ‘수고했다’고 말해줬다”며 “우선 한국 선수가 메달을 따게 돼서 너무 뿌듯하고 자랑스럽다”고 했다.두 선수는 이어지는 1500m 결선, 3000m 여자 계주에서 다시 금메달에 도전한다. 최민정은 “아직 주 종목인 1500m와 여자 계주가 남아있다. 남은 경기에서 준비한 것을 최대한 보여주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김길리 역시 “오늘 메달로 자신감이 더 생겼다. 이제 더 높은 자리에 서고 싶은 마음이 커진다”고 했다.밀라노=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이변이 많은 쇼트트랙, 그 중에서도 가장 짧은 내에 승부가 결판나는 남자 500m는 예선 시작부터 혼돈의 연속이었다. 2025~2026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투어 남자부 종합랭킹 1위지만 아직 개인전 메달이 없는 윌리엄 단지누(캐나다)는 16일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500m 예선 1조에서 함께 출발한 선수들이 모두 뒤얽혀 넘어진 가운데 홀로 살아남아 조 1위(40초593)로 준준결선에 진출했다.이어 2조에서도 이탈리아의 피트로 시겔이 마지막 코너를 돌아나오다 뒤엉켜 넘어진 선수들과 접촉이 있었고 비틀거리며 겨우 균형을 잡은 시겔은 뒤로 돌아선 채 묘기에 가까운 모습으로 피니시를 통과했다.7조에서도 처음부터 선두를 달린 이번 대회 2관왕(1000, 1500m) 옌스 판트 바우트(네덜란드)를 제외하고 나머지 선수가 모두 뒤엉켜 넘어졌다. 3조 1위 스티븐 뒤부아(캐나다)가 예선 전체 기록 중 1위(40초284)를, 이어 판트 바우트, 단지누가 기록 2, 3위를 마크했다. 혼돈 속 한국 남자 500m는 예선 생존자가 없었다. 2018 평창올림픽 이 종목 은메달리스트였던 황대헌은 4조에서 류 샤오앙(중국), 펠릭스 피죤(캐나다)에 이어 3위로 레이스를 출발했으나 끝까지 순위는 변동 없이 그대로 레이스를 마쳤다. 주종목 1500m 준준결선에서 넘어지며 메달 도전을 마쳐야 했던 임종언은 8조에서 앤드류 허(미국)-린 샤오쥔(중국)에 이어 3위로 레이스를 마쳐 조별 2위까지 주어지는 준준결선 진출권을 놓쳤다. 임종언은 20일 열리는 5000m 계주에서 20년 만에 한국의 금메달 되찾기에 도전한다.밀라노=임보미 기자 bom@donga.com}

20년 만에 남자 5000m 계주 금메달에 도전하는 한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이번 올림픽 2관왕 옌스 판트 바우트가 이끄는 네덜란드의 추격을 떨쳐내고 5000m 계주 준결선을 조1위로 통과했다. 한국 남자 계주팀은 16일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5000m 계주 준결선에서 마지막 6바퀴를 남기고 3번 주자 이정민의 인코스 추월로 선두로 오른 뒤 신동민-이준서가 각자의 몫을 다 해 간격을 벌린 뒤 마지막 주자인 막내 임종언에게 넉넉한 리드를 안겼다.이준서는 “빙질이 안 좋다 보니 계속 선두에서 끌고 가기엔 무리가 있다고 봤다. 마지막까지 힘을 아꼈다가 치고 나가자고 했는데 다들 역할을 잘 해줬다. 계획한 것의 90% 이상이 구현됐다”고 했다. 이준서는 “옌스 선수가 금메달도 많이 따고 컨디션이 좋아 보여서 저희가 마지막 종언이가 마무리 잘할 수 있도록 간격을 좀 벌려서 주려고 했는데 잘 이뤄졌다”고 말했다.주특기 인코스 추월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이정민은 “(지난달) 31일 이탈리아에 왔는데 오늘(16일) 첫 시합을 했다. 그동안 선수촌에서 할 수 있는 행사들은 다 참여하면서 올림픽을 즐겼다”며 “(출발) 총성이 울리기 전까진 긴장을 많이 했는데 하다 보니 긴장이 풀렸다. 늘 인코스에서 잘 추월했던 기억이 많아서 이번 대회 때도 자신 있게 했다”고 말했다. 레이스 내내 리드하다 2위로 떨어진 네덜란드는 마지막 주자 판트 파우트가 마지막 2바퀴를 거세게 추격했으나 이미 세 명의 팀원이 벌려놓은 리드를 홀로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임종언은 “옌스 선수가 너무 거세게 쫓아와서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았다”고 했다. 임종언은 “이제 남은 5000m 계주뿐이다. 다 같이 잘해서 개인전 때보다 배로 웃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선수촌에 입촌 후 밀라노 대표 관광지인 두오모도 구경하지 않은 채 경기장, 선수촌만 오가고 있는 임종언은 “월드투어 끝나고 올림픽 하나만 바라보고 훈련에만 매진했다. 남자 계주 마지막 금메달이 20년 전 토리노다. 다시 한번 이탈리아에서 금메달을 찾을 수 있도록 형들과 호흡 맞춰서 노력해 보겠다”고 했다. 밀라노=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시원섭섭하지만 후회는 없다. 최선을 다했다.”스피드스케이팅 샛별 이나현이 500, 1000m 두 종목에서 모두 ‘톱10’ 안에 들며 올림픽 데뷔전을 마쳤다. 이나현은 16일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열린 여자 500m에서 37초86으로 10위에 올랐다. 금메달은 이번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1차 월드컵에서 36초09를 기록, 이상화가 가지고 있던 이 종목 세계기록을 경신한 펨케 콕(네덜란드)이 올림픽 기록(36초49)을 세우며 가져갔다. 콕은 전날 1000m에서는 올림픽 기록(1분12초31)을 세운 자국 동료 유타 레이르담(네덜란드)에 이어 은메달을 땄는데 이날은 두 선수가 금, 은메달을 맞바꿨다. 동메달은 전날과 같은 다카기 미호(일본)가 가져갔다. 일주일 전 주 종목이 아닌 1000m에서 9위(1분15초76)에 올랐던 이나현은 이날 주 종목 500m는 한 계단 내려온 10위로 마쳤다. 전체 15조로 나뉘어 치른 경기에서 13조 인코스로 경기를 치른 이나현은 이후 경기장에 남아 안쪽 코너에서 몸을 풀며 15조까지 선수들이 경기를 마치는 모습을 경기장 안에서 지켜봤다. 콕이 올림픽 기록으로 금메달을 확정하자 경기장을 마치 네덜란드 안방처럼 채운 오렌지빛 네덜란드 관중들의 환호성이 경기장을 뒤덮었다. 이나현은 천천히 링크장을 돌면서 이 모든 장면을 차분히 두 눈에 담고 있었다. 경기 후 이나현은 “아쉬움은 있지만 출전 종목 두 개에서 모두 톱10에 오른 건 희망적”이라며 “시상대에 오르는 선수들을 보니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이나현은 이번 대회를 모두 기록 단축에 불리한 인코스에서 치렀다. 아웃 코스에서 출발하면 마지막 코너 구간에서 인코스로 출발한 선수를 보며 뛰기 때문에 속도를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 이나현은 “내심 아웃코스에서 출발하길 바랐는데 어쩔 수 없었다. 뒷심을 올리는 부분을 보완했는데 부족했던 것 같다”며 “아쉽긴 하지만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다”고 했다.이나현은 다음 달 5~8일부터 네덜란드 헤이렌베인에서 열리는 세계 스프린트 선수권을 준비한다.이번이 세 번째 올림픽 도전이었던 김민선은 38초010으로 14위라는 아쉬운 성적표로 대회를 마감했다. 김민선은 “섭섭한 마음이 99%”라며 “올림픽은 100% 자신감으로 준비해도 어려운 무대인데 현실적인 생각들이 자신을 더 힘들게 했던 것 같다”고 했다.김민선은 고질적인 숙제 거리였던 100m 구간 기록 단축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했다. “시즌 내내 100m 기록이 계속 괴롭혔다”고 돌아본 김민선은 이날도 100m 구간 기록이 전체 선수 30명 중 21위(10초61)에 그쳤다.베이징 올림픽을 7위로 마친 직후 2022~2023시즌 ISU 월드컵 1~6차 월드컵 여자 500m에서 금메달 5개를 휩쓸면서 세계 랭킹 1위를 찍었던 김민선이기에 올림픽 시즌 부진이 더 아쉬웠다. 김민선은 해당 시즌 이번에 세계 기록을 세우고 우승한 펨케 콕, 2022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애런 잭슨 등과의 대결에서도 압도적인 우세로 종합우승을 차지했었다.김민선은 “그 선수들이 어떤 준비로 기록을 줄였는지 궁금하다. 나도 더 열심히 준비해야겠다는 마음이 든다”고 했다. 이어 “올 시즌 심리적으로 너무 힘들었는데, 믿어주는 분들과 가족 덕분에 내려놓지 않고 올림픽까지 마무리할 수 있었다. 만족스러운 결과를 못 보여드려 속상하고 죄송하다”며 “베이징 올림픽 이후 4년은 선수 생활에서 선물 같은 시간이었다. 남은 4년도 감사함을 잊지 않고 더 좋은 선수로 준비하고 싶다”며 바로 다음 4년을 이야기했다.밀라노=임보미 기자 bom@donga.com}

“4년 전 베이징 올림픽에서 우승한 황(대헌)의 (앞서서 리드하는) 전략을 따라하려고 했다. 잘 될지 확신은 없었는데 결국 잘 먹혔다. 이런 게 쇼트트랙의 미학인 것 같다.”2026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 올림픽 쇼트트랙 대회의 잇다른 혼선 속에도 남자 1000m에 이어 남자 1500m까지 ‘깜짝 2관왕’을 완성한 엔스 판트 바우트(네덜란드)가 자신의 1500m 우승 비결로 ‘2022 베이징 대회 때 황대헌의 레이스 영상’을 꼽았다. 옌스는 15일 1500m 결선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결선에 9명이나 오른 상황이었다. (결선 전) 몸을 풀면서 팀에서 ‘베이징 올림픽 결선도 10명이 뛰어서 지금이랑 비슷하다’면서 영상을 보라고 했다. 그래서 어떻게 우승했는 지를 봤다”고 했다. 계속해 옌스는 “우리 팀 전체, 그리고 응원와 준 친구들, 가족들, 또 오늘 아마 경기장에 이탈리아 분들보다 네덜란드 분들이 더 많았던 것 같은데 오렌지(네덜란드 상징색)색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이번 대회를 앞두고 1500m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투어에서 종합 1위를 차지했던 윌리엄 단지누(캐나다)와 한국의 임종언이 유력 금메달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임종언은 준준결선에서 미끌어지며 결선에 합류하지 못했고 단지누는 5위에 그쳤다. 이탈리아 안방 팬들의 응원을 받았던 피트로 시겔 역시 앞에 넘어진 선수에 걸려 넘어지며 준결선 진출이 좌절됐다.반면 판트 바우트는 이번 시즌 월드투어 3차 대회 1000m 금메달이 딱 한 번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벌써 금메달만 두 개째 수확한 판트 바우트는 “이번 시즌이 좋지 않았고 1000m에서 한 번 잘했어서 1000m에 집중했다. 1500m 금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금니 두 개 꽂고 올림픽 금메달 두 개판트 바우트는 턱 오른쪽에 10cm나 되는 선명한 ‘칼자국’으로 유명한 선수다. 주니어 시절이었던 2019년 경기 중 상대 선수 칼날에 턱을 베이면서 난 상처다. 이 충돌 때 충격으로 판트 바우트는 아랫니 두 개도 빠졌다. 사고 소식을 전해들은 그의 부모님은 “그러면 금니로 하자”고 했다.그의 아랫니에 래퍼마냥 반짝이는 금니가 두 개 있는 까닭이다. 판트 바우트는 “사고 후에 링크장으로 돌아가니 피범벅이 됐던 그 때 생각도 나고 좀 무섭더라. 운동을 계속 하냐, 마냐 하던 때도 있었다”며 “사고 후에 부모님이 그만하고 싶으면 그만해도 되지만 할 거면 제대로 하라고 하셨다. 그 순간 다시 이런 사고가 다시 일어나더라도 쇼트트랙을 할 수 있겠다는 결심이 들었다”고 했다. 판트 바우트는 금니 갯수와 올림픽 금메달 수가 똑같이 두 개가 된 상황에 대해 “공교롭게 그런 연관성이 생겼는데 내 굴곡의 일부라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고 했다.동메달은 로버츠 크루즈버그스(라트비아)에게 돌아갔다. 라트비아 쇼트트랙에서 나온 첫 메달이다.밀라노=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 맏형 황대헌이 막내 임종언이 오르지 못한 1500m 결선 무대를 은메달로 장식했다. 남자 1000m 임종언의 동메달에 이어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이번 대회 두 번째 메달이다. 직전 베이징올림픽 1500m 금메달리스트인 황대헌은 2개 대회 연속 개인전 메달을 목에 거는 데 성공했다. 황대헌은 14일(현지시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트 아레나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선에서 마지막 3바퀴를 남기고 후미에서 추격을 시작, 2바퀴를 남기고 2위까지 올라와 그대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1위는 네덜란의 옌스 판트 바우트가 차지했다. 판트 바우트는 1000m에 이어 1500m까지 금메달을 추가, 2관왕에 올랐다. ‘한국 남자 국가대표팀 선수 중 유일하게 3연속 올림픽 티켓을 얻은 황대헌은 2025~2026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투어에서는 이렇다할 활약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올림픽 디펜딩 챔피언의 저력은 어디 가지 않았다. 황대헌은 이날 경기 내내 3바퀴를 남기기 전까지는 후미에서 선수들의 선두 경쟁을 지켜보다 후반에 승부를 걸었다. 몸싸움은 물론 혼자 넘어지는 선수도 잦았던 이번 대회에서 경기 이외의 변수를 최대한 줄일 수 있었던 전략이었다. 실제로 황대헌은 후반부까지 후미에 머문 덕분에 경기 중반 선수들끼리 뒤엉키는 사고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함께 결선에 올랐던 신동민 역시 황대헌과 함께 후반 스포트를 노렸으나 포디엄 바로 앞인 4위에 만족해야 했다. 동메달은 라트비아의 로버츠 크루즈버그스에게 돌아갔다.1500m가 주종목이었던 임종언은 이날 준준결선 결승선을 앞두고 미끌어지면서 준결선 무대도 밟아보지 못한 채 메달 도전을 마쳤다. 이날 임종언이 넘어진 코너 부근은 린샤오쥔(중국), 스티븐 뒤부아(캐나다) 등 베테랑들도 줄줄이 미끌어지며 컨트롤에 어려움을 겪었다.밀라노=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한국 선수단 첫 금메달의 주인공 최가온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특별 에디션 오메가 시계를 받았다.올림픽 공식 타임키퍼 오메가는 14일 밀라노 오메가 하우스에서 이번 대회 한국의 첫 금메달리스트인 최가온에게 ‘스피드마스터 38mm 밀라노·코르티나 2026’을 증정했다. 최가온은 이날 레이날드 애슐리만 오메가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에게 직접 시계를 전달받았다.최가온은 2018 평창 올림픽 때 최연소로 우승했던 클로이 김의 기록을 경신, 이 종목 올림픽 최연소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특히 최가온은 1, 2차 시기 연속 실패와 부상을 딛고 마지막 3차 시기에서 완벽한 런으로 대역전을 만들어내는 드라마를 쓰며 극적인 금메달의 주인이 됐다.최가온은 “첫 번째와 두 번째 시기에서 아쉬움이 컸지만 ‘마지막까지 나의 경기를 하자’고 스스로 다짐했다. 금메달이라는 결과도 실감이 나지 않는데 오메가로부터 이렇게 뜻깊은 선물까지 받게 되어 정말 영광이다. 이 순간을 오래 기억하며 앞으로도 계속 도전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이번에 최가온에게 제공된 ‘스피드마스터 38mm 밀라노·코르티나 2026’은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에 화이트 에나멜 타키미터 스케일이 적용된 블루 세라믹 베젤 링이 특징이다. 화이트 래커 다이얼에는 밀라노·코르티나 2026 엠블럼에서 영감을 받은 핑거 트레이스 패턴이 적용됐다. 케이스백에는 밀라노·코르티나 2026 메달리온이 각인돼 역사적인 첫 금메달의 순간을 기념한다.역대 오메가 스페셜 에디션 시계 수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목록구분선수종목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최가온스노보드 하프파이프2024 파리오상욱, 오예진펜싱, 사격2022 베이징황대헌, 최민정쇼트트랙2016 리우남자 양궁 대표팀양궁2014 소치이상화스피드스케이팅2012 런던진종오사격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피겨왕자 차준환이 포디움 바로 앞에서 세 번째 올림픽 도전을 마쳤다. 차준환은 14밀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81.20점을 얻어 쇼트프로그램(92.72점)과 합계 총점 273.92점으로 4위에 올랐다. 3위 사토 슌(일본)의 총점(274.90점)과는 0.98점 차이였다.앞서 쇼트프로그램에서 커리어 최고의 연기를 했음에도 개인 최고점 경신은 놓쳤던 차준환은 이날 첫 번째 점프였던 쿼드러플 살코 점프에서 가산점만 3.74점을 챙겼다. 이날 결선에 나선 선수들의 모든 점프 중에서도 가산점이 가장 높았다. 이번 올림픽에서 남자 싱글 선수들이 뛴 점프 중 가장 완성도가 높았던 점프였다는 의미다.클린을 할 경우 가장 높은 점수를 기대해볼 수 있는 흐름이었다. 하지만 차준환은 이어진 쿼드러플 토 점프에서 넘어지는 실수를 했다. 차준환은 점프 실수 직후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포함해 나머지 요소들은 큰 실수 없이 완벽하게 이어나갔다. 하지만 쿼드 토 점프에서 넘어지며 깎인 기본점이 뼈아팠다. 이날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은 클린 연기를 한 선수는 스테판 고글로프(캐나다) 딱 한 명 뿐이었는데 쇼트 프로그램 10위에 그쳐 메달권과는 거리가 있었다. 순위권이 여측 불허의 양상으로 격동하는 걸 막을 수 없었다는 얘기다.실제로 쇼트프로그램 1~3위 중 프리스케이팅이 끝나고 포디움을 지킨 건 가기야마 유마(일본) 한 명 뿐이었다. 가기야마 역시 평소의 모습과는 달랐다. 쇼트 1위 일리야 말리닌(미국)에 앞서 끝에서 두 번째로 경기한 가기유마는 역시 시작부터 쿼드러플 살코를 불안하게 뛰었고 이후 쿼드러플 플립에서 넘어졌다. 다만 쇼트프로그램에서 벌어놓은 점수차를 유지할 수 있는 정도의 실수였다.반면 당초 점프요소 7게를 모두 쿼드점프(4회전)으로 구성해놨던 쇼트 1위 일리야 말리닌(미국)은 이날 차례 넘어지고 남은 점프 중에도 악셀과 루프 살코점프는를 각각 싱글, 더블, 처리하는 등 제대로 소화한 쿼드 점프는 3개에 그쳤다. 쇼트 1위였던 말리닌은 프리스케이팅에서 15위에 그쳤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피눈물이 흐르도록 열심히 했지만 이렇게 다시 세계의 벽은 높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 이제까지 피눈물을 흘렸다면 앞으로의 올림픽은 정말 피, 땀, 눈물까지 다 흘리면서 더 열심히 해꼭 저 높은 곳까지 오를 수 있도록 하겠다.”2023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세계선수권 최연소 우승자인 이채운(20)이 두 번째 올림픽을 6위로 마쳤다. 이채운은 이날 마지막 3차 시기 때 전 세계 선수 중 자신만이 할 수 있는 프론트사이드 트리플 콕 1620(회전측 세 번 바꾸며 4회전)을 3차 시기에 성공시켰다. 아직 세계무대에서 그 누구도 선보인 적 없는 기술이었다. 하지만 이채운의 점수는 87.50점에서 멈췄다. 하프파이프 심판들은 선수가 구성한 점프들이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는지를 중요하게 고려하는데 고난도 기술을 시도할 때도 마찬가지다. 이채운은 디테일한 움직임에 있어서 다른 선수들보다 부족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연기를 마치고 피니시라인에서 아버지를 부둥켜 안고 울었다. 이채운은 “1, 2차 시기에서 넘어진 뒤 아빠가 ‘넌 할 수 있다’고 용기를 주셔서 3차 런을 성공시켰다. 할 수 있는 것들을 다 했는데 원하는 점수가 나오지 않아서 좀 속상함에 아버지하고 같이 안고 있었다”고 했다.올림픽에서 세계 최초 기술을 성공히키고도 메달을 못 따는 시대가 왔다는 건 그만큼 경쟁자들의 면면이 강력하다는 의미다. 이날 남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는 과거에는 쉽게 우승을 확신할 수 있는 90점대 점수를 받은 선수가 4명이나 됐다. 그만큼 세계 무대의 수준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이채운은 “세계 최초 기술을 도전한 무대라 더 떨렸다. 열심히 준비했는데 충분하지 않았던 것 같다”며 “다들 미친 것 같은데 제가 더 미칠 수밖에 없다”며 “다음 올림픽에는 저기 가장 높은 곳(시상대)에 오르기 위해 더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했다.리비뇨=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최가온(18)은 13일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금메달을 확정한 뒤 부모님을 끌어안고 눈물을 흘렸다. 아버지 최인영 씨(51)는 최가온을 스노보드의 세계로 이끈 사람이다. “오빠처럼 나도 보드를 사달라”고 떼를 쓰는 7세 딸에게 5만 원짜리 중고 스노보드를 사준 사람이 아버지 최 씨다. 그는 딸이 스노보드에 재능을 보이자 사업을 접고 전지훈련과 대회를 따라다니며 뒷바라지했다. 어머니 박지효 씨(43)도 주요 국제대회마다 현지에서 딸을 밀착 지원했다. 부부는 이번 올림픽에서도 경기장 근처에 숙소를 얻어 딸의 식사를 챙겼다. 최가온은 이날 1차 시기에서 크게 넘어져 일어서지 못했다. 의료진의 점검을 받은 뒤 스스로 파이프를 빠져나오긴 했지만, 한동안 주저앉아 있을 정도로 통증이 심했다. 아빠가 만들어주는 김치찌개와 된장찌개를 가장 좋아하는 최가온이지만, 고통과 당황스러운 감정에 휩싸여 극도로 예민해진 1차 시기 이후엔 아빠에게 투정을 부렸다. 최가온은 “1차 시기에 넘어지고 나서 (더는) 올림픽을 못 뛸 수도 있다는 생각에 엉엉 울었다. 그때 아빠를 만났을 땐 화도 냈다. 경기장 쪽으로 올라와서는 아빠 전화도 안 받았다. 그래서 (아빠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다”고 했다. 최가온은 과거에도 이날 1차 시기에 시도한 기술을 펼치다가 큰 부상을 당한 적이 있다. 아버지 최 씨도 딸의 몸 상태가 걱정됐다. 하지만 올림픽을 위해 수많은 어려움을 이겨낸 딸이 단 한 번의 실패로 올림픽을 마감하지 않기를 바랐다. 당시 최 씨는 딸에게 “포기하지 말아. 이건 올림픽이니까”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아버지의 말에 힘을 얻은 딸은 결국 3차 시기에서 대역전극을 만들어내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 현장에 함께하지 못한 가족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가온을 응원했다. 스노보드 선수로 활동 중인 오빠 최우진(19)은 이날 한국에서 대회가 있어 새벽부터 스키장에 나가 있었다. 이 때문에 그는 노트북으로 동생의 올림픽 금메달 획득 장면을 봤다. 최우진은 “1차 시기에서 동생이 넘어졌을 땐 (몸 상태가 걱정돼) 기권하기를 바라기도 했다”면서 “3차 시기에 자신의 최고 기술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친구들과 노는 것도 포기하고 보드만 탔던 노력이 금메달로 보상받은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가온의 할머니는 자택에서 TV로 손녀가 세계 최고 자리에 오르는 모습을 지켜봤다. 최가온은 “나와 아빠, 엄마가 (훈련 때문에) 외국을 많이 돌아다녔다. 그때 할머니가 언니와 오빠, 동생을 돌봐주셨다. 가족들에게 늘 고맙다”고 말했다. 스키·스노보드 종목을 장기간 후원해온 롯데그룹의 신동빈 회장은 이날 최가온에게 “2024년에 큰 부상을 겪었던 최가온 선수가 1차 시기에서 크게 넘어지는 모습을 보고 부상 없이 경기를 마치기만 바랐는데 포기하지 않고 다시 비상하는 모습에 큰 울림을 받았다. 긴 재활 기간을 이겨내고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하며 대한민국 설상 종목에서 새로운 역사를 쓴 최 선수가 대견하고 자랑스럽다”는 내용의 서신을 보냈다. 리비뇨=임보미 기자 bom@donga.com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최가온(18)이 한국 겨울올림픽 설상 종목 최초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최가온은 13일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0.25점을 받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최가온은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 첫 금메달과 함께 역대 한국 설상 종목 1호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2008년 11월생으로 17세 3개월인 최가온은 클로이 김(26·미국)이 2018년 평창 대회 때 세운 이 종목 최연소 올림픽 금메달 기록(17세 10개월)도 7개월이나 앞당겼다. 최가온은 1차 시기 두 번째 점프를 시도하다가 파이프에 얼굴부터 떨어지고 말았다. 크게 넘어진 최가온은 한참 동안 일어서지 못했다. 그 후유증으로 2차 시기에서도 준비한 기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하지만 마지막 3차 시기에서 각기 다른 도입과 그랩의 다섯 가지 점프를 모두 성공시키며 이날 경기를 치른 12명 가운데 유일하게 90점 이상을 받았다. 쇼트트랙 막내 임종언(19)은 같은날 밀라노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동메달을 수확했다.리비뇨=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올림픽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결선 때는 3번의 기회가 있다. 최가온(18)은 그중 처음 두 번을 허무하게 날렸다.13일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결선에서 최가온은 1차 시기 두 번째 점프에서 스위치 백사이드 1080(주행 반대 방향으로 떠올라 등이 하늘을 향한 채 세 바퀴 회전)을 시도하다가 파이프에 얼굴부터 떨어지며 크게 넘어졌다. 응급구조팀이 추락 지점으로 출동한 뒤에도 최가온은 한참 동안 움직이지 못했다. 전광판에는 잠시 동안 미출전을 의미하는 DNS(Did Not Start)가 표기됐다. 그런데 긴급 처치를 받은 최가온은 슬로프 아래가 아닌 위로 향했다. 경기를 계속한다는 의미였다.최가온은 2차 시기 첫 점프 때 시그니처 기술인 스위치 백사이드 900(주행 반대 방향으로 떠올라 등이 하늘을 향한 채 두 바퀴 반 회전)을 시도했다. 하지만 1차 시기 때 당한 후유증 탓인지 힘없이 넘어졌다. 2차 시기까지 최가온이 받은 점수는 100점 만점에 10점, 12명의 출전 선수 중 9위였다. 반면 스노보드 종목 사상 첫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한 클로이 김(26·미국)은 88.00점으로 1위를 달리고 있었다. 클로이 김은 1차 시기부터 회전축을 두 번 바꾸며 3회전 하는 ‘더블코크 1080’을 성공시켰다. 마지막 3차 시기. 단 한 번의 실수도 허락되지 않는 상황에서 최가온은 무리하지 않았다. 평소 자신 있는 다섯 개의 점프를 구성했고, 다섯 번 모두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연기를 마친 최가온의 눈에서는 이미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김수철 코치 역시 함께 울고 있었다. 전광판에는 ‘90.25점’이 떴다. 하프파이프에서 시도할 수 있는 모든 방향의 기술을 모두 다른 그랩으로 보여주며 ‘다양성’을 충족시킨 결과였다. 최가온은 이날 각기 다른 도입과 그랩의 다섯 가지 점프를 모두 성공시켰다. 최가온의 얼굴에 이날 처음으로 웃음이 번졌다. 마지막 3차 시기에 나선 클로이 김은 1차 시기와 똑같은 루틴으로 캡 더블코크 1080을 시도하다가 넘어지면서 최가온의 금메달이 확정됐다. 시상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눈물을 훔치며 걸어 나오던 최가온은 무릎 통증 탓에 줄곧 다리를 절뚝이는 모습이었다.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최가온의 몸은 성한 곳이 거의 없었다. 리비뇨로 오기 직전까지 스위스 락스에서 훈련하던 최가온은 훈련 중 손가락 인대 골절 부상을 당해 왼손에 반깁스를 하고 있었다. 여기에 이날 1차 시기를 하다가 무릎까지 크게 다쳤다. 함께 응원하던 가족들조차 기권을 권했을 정도였다. 최가온은 “1차 시기가 끝나고 ‘올림픽을 여기서 그만둬야 하나’ 하는 생각에 엉엉 울었다. 처음에는 다리에 아예 힘이 안 들어갔다. 그런데 걷기 시작하니까 조금씩 나아졌다”며 “마지막 3차 시기 때 ‘내 다리를 믿고 해보자’고 생각하고 탔다. 부상을 당한 오른쪽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가길래 이를 악물고 버텼다”고 했다. 그는 또 “출전 선수 중에 제가 가장 열심히 했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금메달은) 하늘에서 내려주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롤모델이던 클로이 김을 넘어서면서 앞으로 여자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에는 최가온의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최가온은 앞서 부상 등으로 클로이 김이 출전하지 않은 이번 시즌 3차례의 월드컵에서 모두 우승하며 1인자로 등극했다. 최가온은 “앞으로도 스노보드 열심히 타서 나 자신을 뛰어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시상식을 비롯한 모든 행사를 마친 뒤 최가온은 영락없는 또래 고등학생으로 돌아왔다. 최가온은 “친구들이 새벽인데 잠도 안 자고 단톡방에서 응원해줬다. 아까 잠깐 친구들이랑 영상통화를 했는데 다들 울고 있더라”며 “빨리 한국 가서 친구들이랑 밥도 먹고, 파자마 파티도 하고 싶다”며 웃었다. 한편 이번 올림픽의 단독 TV 중계사인 JTBC는 이날 최가온의 역사적인 금메달을 본채널에서 생중계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JTBC는 최가온의 1차 시기까지 생중계한 뒤 같은 시간대에 열리던 쇼트트랙 중계로 전환했다. 금메달이 결정된 최가온의 3차 시기는 본채널이 아닌 계열사 스포츠채널에서 생중계됐고, 본채널에서는 금메달 소식을 자막 속보로만 처리했다.리비뇨=임보미 기자 bom@donga.com}

“가온이는 우승을 차지할 자격이 있어요.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열심히 하는 선수거든요.” 13일 올림픽 3연패의 꿈이 무너진 상황에서도 클로이 김(26·미국)은 환한 미소로 최가온(18)에게 축하를 건넸다. 한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재미교포 클로이 김은 2018년 평창, 2022년 베이징 대회 이 종목 2연패를 달성한 여자 하프파이프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한 달 전 어깨 부상을 당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3연패를 이루고 스스로 권좌에서 내려오는 화려한 피날레를 꿈꿨다. 2차 시기까지만 해도 꿈이 이뤄지는 듯했다. 88.00점으로 결선에 오른 12명의 선수 가운데 1위였다. 하지만 3차 시기에서 최가온이 90.25점으로 자신을 넘어섰다. 클로이 김은 마지막 시기에 역전을 노렸으나 점프에 실패하고 말았다. 금메달을 놓친 클로이 김이 가장 먼저 한 행동은 최가온에게 달려가 우승 축하 인사를 건네는 것이었다. 클로이 김은 최가온의 우상이자 든든한 조력자였다. 최가온이 선수 생활 초반 해외 훈련 도중 다쳤을 때 옆에서 통역을 맡아 도운 적이 있다. 현재 최가온을 지도하는 벤 위스너 코치(미국)를 소개해준 사람도 클로이 김의 아버지다. 클로이 김은 이날도 친언니처럼 최가온을 챙겼다. 최가온이 1차 시기 도중 파이프 턱에 부딪혀 넘어지자 곧바로 최가온에게 달려가 “너는 할 수 있어. 이미 일어난 일은 털어버려. 괜찮아”라며 토닥였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선 최가온을 감싸 안으며 한국말로 “축하해”라고 진심 어린 한마디를 건넸다. 시상대 위에서는 얼굴이 잘 나오도록 최가온의 매무새를 가다듬어 주기도 했다. 최가온에게도 클로이 김은 경쟁자 그 이상의 존재다. 최가온은 “당연히 내가 1등 하고 싶었지만, 마음속으로는 나도 모르게 클로이 언니를 응원하고 있었다”고 했다. 클로이 김은 “가온이는 나의 베이비(Baby)다. 그녀가 정말 자랑스럽다. 가온이가 내가 올림픽 첫 금메달을 땄을 때 나이와 같은 나이라는 게 신기하다. 앞으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된다”고 했다. 극적인 경기만큼 빛났던 ‘레전드의 품격’이었다.리비뇨=임보미 기자 bom@donga.com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최가온(18)은 13일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을 확정한 뒤 부모님을 끌어안고 눈물을 흘렸다. 아버지 최인영 씨(51)는 최가온을 스노보드의 세계로 이끈 사람이다. “오빠처럼 나도 보드를 사달라”고 떼를 쓰는 7세 딸에게 5만 원짜리 중고 스노보드를 사준 사람이 아버지 최 씨다. 그는 딸이 스노보드에 재능을 보이자 사업을 접고 전지훈련과 대회를 따라다니며 뒷바라지했다. 김수철 한국 스노보드 국가대표팀 감독(49)은 최 씨를 두고 “지금의 최가온을 만든 사람”이라고 말한다. 어머니 박지효 씨(43)도 주요 국제대회마다 현지에서 딸을 밀착 지원했다. 부부는 이번 올림픽에서도 경기장 근처에 숙소를 얻어 딸의 식사를 챙겼다.최가온은 이날 1차 시기에서 크게 넘어져 일어서지 못했다. 의료진의 점검을 받은 뒤 스스로 파이프를 빠져나오긴 했지만, 한동안 주저앉아 있을 정도로 통증이 심했다. 아빠가 만들어주는 김치찌개와 된장찌개를 가장 좋아하는 최가온이지만, 고통과 당황스러운 감정에 휩싸여 극도로 예민해진 1차 시기 이후엔 아빠에게 투정을 부렸다. 최가온은 “1차 시기에 넘어지고 나서 (더는) 올림픽을 못 뛸 수도 있다는 생각에 엉엉 울었다. 그때 아빠를 만났을 땐 화도 냈다. 경기장 쪽으로 올라와서는 아빠 전화도 안 받았다. 그래서 (아빠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다”고 했다.최가온은 과거에도 이날 1차 시기에 시도한 기술을 펼치다가 큰 부상을 당한 적이 있다. 아버지 최 씨도 딸의 몸 상태가 걱정됐다. 하지만 올림픽을 위해 수많은 어려움을 이겨낸 딸이 단 한 번의 실패로 올림픽을 마감하지 않기를 바랐다. 당시 최 씨는 딸에게 “포기하지 말아. 이건 올림픽이니까”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아버지의 말에 힘을 얻은 딸은 결국 3차 시기에서 대역전극을 만들어내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올림픽 현장에 함께하지 못한 가족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가온을 응원했다. 스노보드 선수로 활동 중인 오빠 최우진(19)은 이날 한국에서 대회가 있어 새벽부터 스키장에 나가 있었다. 이 때문에 그는 노트북으로 동생의 올림픽 금메달 획득 장면을 봤다. 최우진은 “1차 시기에서 동생이 넘어졌을 땐 (몸 상태가 걱정돼) 기권하기를 바라기도 했다”면서 “3차 시기에 자신의 최고 기술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친구들과 노는 것도 포기하고 보드만 탔던 노력이 금메달로 보상받은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최가온의 할머니는 자택에서 TV로 손녀가 세계 최고 자리에 오르는 모습을 지켜봤다. 최가온은 “나와 아빠, 엄마가 (훈련 때문에) 외국을 많이 돌아다녔다. 그때 할머니가 언니와 오빠, 동생을 돌봐주셨다. 가족들에게 늘 고맙다”고 말했다.스키·스노보드 종목을 장기간 후원해온 롯데그룹의 신동빈 회장은 이날 최가온에게 “2024년에 큰 부상을 겪었던 최가온 선수가 1차 시기에서 크게 넘어지는 모습을 보고 부상 없이 경기를 마치기만 바랐는데 포기하지 않고 다시 비상하는 모습에 큰 울림을 받았다. 긴 재활 기간을 이겨내고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하며 대한민국 설상 종목에서 새로운 역사를 쓴 최 선수가 대견하고 자랑스럽다”는 내용의 서신을 보냈다. 신 회장은 최가온이 2024년 스위스 락스 월드컵 도중 척추 골절로 큰 수술을 받게 되자 치료비 전액인 7000만 원을 지원했다. 최가온은 당시 신 회장에게 감사의 손편지를 보냈었다.리비뇨=임보미 기자 bom@donga.com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최가온(18)이 한국 겨울올림픽 설상 종목 최초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최가온은 13일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0.25점을 받아 이 종목 최강자 클로이 김(26·미국·88.00점)의 올림픽 3연패를 저지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최가온은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 첫 금메달과 함께 역대 한국 설상 종목 1호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2008년 11월생으로 17세 3개월인 최가온은 클로이 김이 2018년 평창 대회 때 세운 이 종목 최연소 올림픽 금메달 기록(17세 10개월)도 7개월이나 앞당겼다. 최가온은 1차 시기 두 번째 점프를 시도하다가 파이프에 얼굴부터 떨어지고 말았다. 크게 넘어진 최가온은 한참 동안 일어서지 못했다. 그 후유증으로 2차 시기에서도 준비한 기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하지만 마지막 3차 시기에서 각기 다른 다섯 가지 점프를 모두 성공시키며 이날 경기를 치른 12명 가운데 유일하게 90점 이상을 받았다. 한국 스노보드 대표팀은 8일 남자 평행대회전에서 김상겸(37)이 은메달을, 10일 여자 빅에어에서 유승은(18)이 동메달을 따는 등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쇼트트랙 막내 임종언(18)은 18일 밀라노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동메달을 수확했다. 이날 현재 한국은 금 1개, 은 1개, 동메달 2개를 기록하고 있다. 리비뇨=임보미 기자 bom@donga.com}

“가온이는 우승을 차지할 자격이 있어요.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열심히 하는 선수거든요.”13일 올림픽 3연패의 꿈이 무너진 상황에서도 클로이 김(26·미국)은 환한 미소로 최가온(18)에게 축하를 건넸다. 한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재미교포 클로이 김은 2018년 평창, 2022년 베이징 대회 이 종목 2연패를 달성한 여자 하프파이프의 ‘살아있는 전설’다. 한 달 전 어깨 부상을 당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3연패를 이루고 스스로 권좌에서 내려오는 화려한 피날레를 꿈꿨다. 2차 시기까지만 해도 꿈이 이뤄지지 듯했다. 88.00점으로 결선에 오른 12명의 선수 가운데 1위였다. 하지만 3차 시기에서 최가온이 90.25점으로 자신을 넘어섰다. 클로이 김은 마지막 시기에서 역전을 노렸으나 점프에 실패하고 말았다. 금메달을 놓친 클로이 김이 가장 먼저 한 행동은 최가온에게 달려가 우승 축하 인사를 건네는 것이었다. 클로이 김은 최가온의 우상이자 든든한 조력자였다. 최가온이 선수 생활 초반 해외 훈련 도중 다쳤을 때 옆에서 통역을 맡아 도운 적이 있다. 현재 최가온을 지도하는 벤 위스너 코치(미국)를 소개해준 사람도 클로이 김의 아버지다.클로이 김은 이날도 친언니처럼 최가온을 챙겼다. 최가온이 1차 시기 도중 하프파이프 벽에 부딪히자 곧바로 최가온에게 달려가 “너는 할 수 있어. 이미 일어난 일은 털어버려. 괜찮아”라며 토닥였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선 최가온을 감싸 안으며 한국말로 “축하해”라고 진심 어린 한마디를 건넸다. 시상대 위에서는 얼굴이 잘 나오도록 최가온의 매무새를 가다듬어 주기도 했다. 최가온에게도 클로이 김은 경쟁자 그 이상의 존재다. 최가온은 “당연히 내가 1등 하고 싶었지만, 마음속으로는 나도 모르게 클로이 언니를 응원하고 있었다”고 했다.클로이 김은 “가온이는 나의 베이비(Baby)다. 그녀가 정말 자랑스럽다. 가온이가 내가 올림픽 첫 금메달을 땄을 때 나이와 같은 나이라는 게 신기하다. 앞으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된다”고 했다. 극적인 경기만큼 빛났던 ‘레전드의 품격’이었다. 리비뇨=임보미 기자 bom@donga.com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3번의 기회 중 두 번을 허무하게 날렸다. 1차 시기부터 크게 넘어져 한때 의식을 잃기도 한 최가온은 경기를 완주하는 것만으로도 기적인듯 보였다. 하지만 최연소 X게임 우승 때처럼 최가온은 상식을 뒤집는 방식으로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알렸다.최가온이 올림픽 데뷔전에서 3차런 대반전을 만들며 클로이 김의 올림픽 3연패를 저지, 한국 설상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2일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1차런부터 스위치 프론트사이드 1080(3회전)을 시도하다 크게 넘어진 최가온은 파이프 한 가운데 움직임 없이 누워있었다. 무릎부터 떨어지며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2차 시기에는 늘 성공하던 시그니처 기술인 스위치 백900조차 실패했다. 그 사이 클로이 김은 1차런부터 캡더블콕1080을 성공시키고 88점 고득점을 받아 안정적으로 1위를 달리고 있었다. 최가온은 1차런에서 10점을 받는 데 그쳐 결선에 나선 12명 중 11위에 그쳐있었다. 하지만 3차 시기 4방향을 모두 사용하는 스위치 백, 캡, 프런트사이드, 백사이드 기술을 실수 없이 성공시켰다. 점수를 기다리는 최가온의 눈에서는 이미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전광판에는 90.25점이 떴다. 울고있던 최가온도 한순간 입가에 웃음이 번졌다. 경기장에 관중들 모두 깜짝 놀랄 반전에 환호성을 질렀다.최가온은 이제 1위 자격으로 클로이 김의 마지막 런을 기다렸다. 클로이김이 캡 더블콕 1080을 시도하다 넘어지면서 그대로 최가온의 금메달이 확정됐다. 리비뇨=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남자 싱글 경기에서는 실수하는 선수가 여럿 나올 때가 많다. 10점 정도는 언제든 뒤집을 수 있는 격차이기 때문에 차준환이 여전히 메달 후보라고 생각한다.” 11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만난 전 미국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애덤 리펀(37·사진)의 말이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동메달(팀이벤트)을 딴 리펀은 현재 미국 NBC스포츠의 피겨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한국 남자 싱글 최초의 올림픽 메달 획득을 노리는 차준환은 이날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피겨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92.72점을 받아 6위에 자리했다. 1위는 108.16점을 받은 ‘쿼드의 신’ 일리야 말리닌(22·미국)이 차지했다. 일본의 가기야마 유마(23·103.07점)와 프랑스의 아당 샤오잉파(25·102.55점)가 각각 2, 3위에 자리했다. 샤오잉파에게 9.83점이 뒤지고 있는 차준환은 14일 프리스케이팅에서 대역전을 노린다. 차준환의 프리스케이팅엔 기본 점수가 높은 쿼드러플(4회전) 점프가 2개 배치돼 있다. 반면에 메달 경쟁자들 중 다수는 3개 이상의 쿼드러플 점프를 시도한다. 말리닌은 이번 올림픽 팀이벤트 프리스케이팅에서 무려 5개의 쿼드러플 점프를 뛰었다. 샤오잉파는 지난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 프리스케이팅에서 4개의 쿼드러플 점프를 시도했다. 리펀은 “차준환은 ‘완벽함’을 통해 (프로그램 구성상의) ‘불리함’을 극복할 수 있다”면서 “차준환이 완벽한 연기로 피겨의 매력을 온전히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차준환이 ‘클린 연기’로 모든 과제에서 두둑한 가산점을 챙기는 동시에 높은 예술점수를 받는다면 쿼드러플 점프 실수를 쏟아내는 경쟁자가 나왔을 때 뒤집기를 노려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이미 차준환에겐 안정적 연기를 바탕으로 대역전극을 펼친 기억이 있다. 차준환은 지난해 하얼빈 겨울아시안게임에서 쇼트프로그램 2위로 프리스케이팅에 나서 큰 실수없이 연기를 마쳤다. 이후 쇼트프로그램 1위였던 가기야마가 쿼드러플 점프 두 개와 트리플(3회전) 악셀까지 총 3개의 점프에서 미끄러지는 실수를 범한 덕에 9.72점 차이를 뒤집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차준환은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프리스케이팅 곡을 하얼빈 아시안게임 때 사용했던 ‘미치광이를 위한 발라드(로코)’로 바꾸는 승부수를 던졌다. 아시안게임 때 붉은색이었던 의상은 흰색으로 바뀌었다. 리펀은 “흰색 의상을 입은 차준환의 로코가 정말 기대된다”고 말했다.밀라노=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