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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왜 두려워하나“김정일은 호색-살인범” 고발 작년 9·9절에 날아와 발칵 軍, 강경대응 안하면 불경죄민간단체는 어떻게 보냈나달러-위안화 동봉해 유혹라디오-인권DVD 넣기도특수풍선 평양까지 날아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북한 지도부는 탈북자를 중심으로 한 민간 차원의 대북 전단(삐라) 발송에 강하게 반발해 왔다. 2008년 10월 남북 군사실무회담 때 북측 대표단은 민간단체의 전단 수백 장을 모은 박스를 회담장에 가져와 던지기도 했다. 북한 군부는 16일에도 이 문제를 거론하며 개성공단 통행 제한 및 차단은 물론 ‘그 이상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천안함 폭침에 대한 정부 대응조치로 군의 대북 전단 발송이 시작되면 반발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왜 남측의 삐라에 이처럼 민감한 것일까. 북한 전문 인터넷신문인 데일리NK의 손광주 편집장은 “북한은 선전선동의 나라이기 때문에 삐라를 통한 선전전의 위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삐라로 인한 외부 정보의 유통이 체제의 붕괴를 가져올 수 있다는 걱정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금까지 민간이 발송해온 전단의 내용은 신랄하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지난해 노동당 창건 기념일인 9·9절에 남측 민간단체들이 보낸 전단이 평양 한가운데 있는 김일성광장에 떨어져 한바탕 난리가 났다. 전단의 제목은 ‘김정일을 고발(신고)합니다’였다. 북한의 체제유지 기관인 국가안전보위부에 보내는 고발장 형식의 전단은 그의 죄목을 ①특수절도죄 ②특수강간 및 미성년 폭행죄 ③경력기만 및 특수사기 ④납치 및 특수살인죄 ⑤특수 정치범 등 다섯 가지로 명시했다. 북한은 선전선동과 함께 외부 정보의 통제를 기반으로 체제를 유지한다. 민간단체들이 전단과 함께 정보를 유입시키는 수단도 다양하다. 자유북한운동연합과 납북자가족모임 등은 국내 라디오방송을 청취할 수 있는 휴대용 라디오나 대북 단파 라디오와 함께 북한의 인권 실태를 알릴 수 있는 뮤지컬 ‘요덕스토리’나 연평해전과 대청해전 등의 소식을 담은 DVD 등도 함께 보내고 있다. 주민들의 수집 욕구를 자극하는 인센티브도 강화됐다. 과거에는 라면이나 과자 등 먹을 것들을 풍선에 동봉했지만 최근에는 달러나 중국 위안화 등 현금을 함께 넣고 있다. 이 때문에 주민과 군인 등이 삐라 줍기에 열중하면서 북한 지도부가 속을 끓이고 있다는 것이다. 유동열 치안정책연구소 연구관은 “북한 당국자들은 ‘삐라에 후천면역결핍증(AIDS·에이즈) 균이 묻었다’는 등의 악성 선전을 하고 있지만 믿는 주민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전단의 운송 기술도 갈수록 나아졌다. 탈북자인 이민복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 대북풍선단장은 2003년부터 풍선을 이용한 전단 살포를 시작했다. 북한 과학원 연구원 출신인 이 단장은 홀로 연구를 거듭해 대형비닐풍선을 이용한 3단계 전단 살포 기술을 개발했다. 이 방식은 다른 탈북자들에게도 전수됐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풍선과 전단 꾸러미를 얇은 금속선으로 잇고 금속선이 화학시약을 통한 산화반응으로 1, 3, 5시간 만에 끊어지는 기술을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한 당국자는 “임진각이나 서해상에서 날린 전단 풍선이 북한 지도층이 모여 사는 평양 시내까지 가는 것에 대해 지도부가 당혹스러워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전단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여자관계와 호화생활 등을 다루고 있어 북한 군부 등이 살기 위해서라도 과격하게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 김 위원장이 만든 ‘유일사상 10대 원칙’은 김 씨 부자를 비방한 자는 물론이고 이를 보고 방치한 사람도 죄인 취급을 한다. 과거 남한을 방문했던 북한 여성 응원단이 비에 젖은 김 위원장의 사진을 보고 남측에 항의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전방의 北장병, 가요-스포츠에도 싱숭생숭남한 소식 ‘비판여론’도 소개열린 사회라는 인식 심어장비-원고 손질… 2주뒤 시작군 당국이 천안함 대응조치 중 하나로 발표한 전방부대의 확성기 방송은 ‘6년 공백’에 따른 인력 부족과 장비 노후화로 2주 정도의 준비를 거친 뒤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25일 “국군 심리전단이 인력 충원을 위해 전방작전사령부 보병부대에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국방부 산하 심리전단은 2004년 6월 남북 장성급회담 합의에 따라 8개 중대 24개 소대가 2개 중대 7개 소대로 축소 편성됐다. 스피커 등 방송장비도 일부 긴급 교체가 불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국방위원회 관계자는 “1996년 도입한 스피커의 상당수가 2004년 이후 6년 동안 사용하지 않은 채 보관되는 바람에 정상 가동은 어렵다는 설명을 군으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북한 병사 마음 흔드는 확성기 방송 국방부 심리전단은 확성기 방송 방침이 발표된 20일 이후 방송 재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역 장교는 물론 예비역 장교를 영입해 방송국의 ‘방송 작가’처럼 확성기 방송의 원고(스크립트)를 준비하고 있다. 심리전단은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자 최근 국방부 청사 도로에 세워져 있던 안내표지판을 없애는 등 ‘보안 유지’에 나섰다. 2004년까지 전방 94개소에서 실시됐던 확성기 방송의 주요 타깃은 휴전선 북쪽 10∼12km 안쪽의 북한군 장병이다. 확성기 방송은 ‘북한 병사가 모르는 북한 내부 사정’은 물론 국내 가요와 뉴스도 들려준다. 특히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는 한국팀의 경기를 중계해 틀어준 적도 있다. 뉴스를 보낼 때는 한국에서 벌어진 대형 참사나 정부 정책에 대한 반대 소식도 빼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심리전단에서 근무했던 한 예비역 장교는 통화에서 “이런 내용은 한국 사회와 정부가 비판에 열려 있다는 점을 극명히 보여줬다”며 “북한 병사로서는 정부 비판 보도가 매우 혼란스러울 것이라는 판단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북한은 2004년 남북 간 방송 중단 합의 이전까지 남측에 정부와 민간 차원의 남북회담을 개최하는 전제조건으로 ‘심리전 중단’을 집요하게 요구해 왔다고 한 군 관계자는 전했다. 군 당국은 확성기 이외에 초대형 전광판을 설치해 북쪽을 향해 선전 문구를 보여주는 계획도 세워놓았다. 2004년 이전에는 가로 110m, 세로 17m 크기의 대형 전광판 11개가 설치됐고 ‘한국 월드컵 4강 진출’ 등을 스크린에 올렸다. 아울러 군 당국은 다수의 이동형 방송중계 장비를 갖추고 대북 라디오방송도 추진할 계획이다. ○ 북한의 확성기 대응 북한도 남측의 확성기 방송에 대응해 방송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군 관계자는 “북한 군은 과거 조선중앙방송이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대남방송을 틀기도 했지만 우리 군 병사를 겨냥한 ‘반미(反美) 선동’ 내용을 담았다”고 말했다. 북한은 언제부턴가 ‘북한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는 내용은 방송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미국의 소리’ 뉴스 등 北 핵심계층 파고들어한미일 10여개 채널 송출北체제 회의론 확산시켜폐쇄된 북한 주민에게 진실을 알려주는 수단으로서의 대북방송의 위력은 대북 전단(傳單·알림쪽지) 못지않다. 대북방송은 살포 범위가 제한적인 전단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반면 라디오가 있어야 들을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현재 대북방송은 한국 미국 일본 등 3개국에서 송출되며 10여 개에 이르고 있다. 미국에서는 미국 정부가 운영하고 있는 ‘미국의 소리방송(VOA)’과 미국 의회의 지원을 받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있다. 일본에는 내각 직속의 납치문제대책본부가 지원하는 방송인 ‘일본의 바람’이 있다. 국내에는 공영방송인 KBS가 진행하는 ‘한민족방송’이나 대북선교방송인 ‘극동방송’ 등이 있다. 또 탈북자들과 북한인권 관련 단체들이 송출하는 ‘자유북한방송’ ‘자유조선방송’ ‘열린북한방송’도 있다. 대북방송은 주로 단파(SW)로 송출되지만 VOA나 RFA처럼 단파와 중파(AM, MW)를 함께 보내는 방송도 있다. 단파는 방송을 멀리까지 전달할 수 있지만 음질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는 반면 중파는 원거리 송출이 어려운 대신 음질이 깨끗하다. 북한은 대북방송에 대해 수시로 비난을 퍼부으며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방해전파를 쏘는 등 북한 내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애를 써 왔다. 특히 북한 내 영향력이 큰 VOA와 RFA, 그리고 탈북자 대북 방송의 시초인 자유북한방송이 북한의 집중적인 비난 대상이 됐다. VOA와 RFA가 주로 남북 관련 뉴스 중심의 방송이라면 탈북자 단체가 송출하는 방송은 북한 주민을 각성시키고 깨우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대북 전단도 그러하지만 대북방송 역시 북한 내 청취인구나 수신 상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탈북자들의 증언을 종합해 보면 대북방송을 몰래 청취하는 주민이 해마다 늘고 있으며 특히 북한의 핵심 계층 속으로 방송이 파고들고 있다고 한다. 대북방송들이 북한처럼 강력한 통제 시스템 속에서 눈에 띄는 내부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체제에 대한 주민의 충성도를 떨어뜨려 장기적으로 볼 때 북한 정권에 타격이 되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남대서양의 포클랜드(아르헨티나명 말비나스) 섬을 둘러싼 아르헨티나와 영국의 긴장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아르헨티나 외교부는 24일 영국 대사를 불러 섬의 영유권에 대한 자국의 입장을 전달하고 영국 정부와 협상을 바란다는 뜻을 재차 전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18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럽연합(EU)-중남미 정상회의에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에게 “말비나스 섬 영유권 협상이 가능한 한 빨리 재개되기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이에 대해 영국 외교부는 “포클랜드에 대한 영국의 주권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으며, 주민들이 바라지 않는 한 이 문제는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번 대사 소환은 영국 외교부의 협상 거절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영국 정부가 포클랜드 영유권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도록 권고한 1965년의 유엔 결의를 존중하지 않는다고 비난하고 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2007년 12월 당선된 이후 포클랜드 문제를 국제적 이슈로 공론화하기 위해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올 2월 영국 석유회사 페트롤리엄이 포클랜드 인근에서 석유 시추를 시작하면서부터 양국의 외교적 대립은 점점 격화되고 있다. 페트롤리엄은 포클랜드 인근에서 사상 처음으로 석유 시추에 성공했으나 질과 양 모두 기대에는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클랜드 섬은 아르헨티나 연안에서 250km, 영국에서 1만4000km 떨어진 섬이다. 이 섬의 영유권을 둘러싸고 1982년 영국과 아르헨티나 사이에 벌어졌던 72일간의 ‘포클랜드 전쟁’은 영국의 승리로 끝났다. 당시 영국과 아르헨티나는 각각 255명과 649명의 사망자를 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천안함 침몰사건 조사 결과 발표 뒤 북한이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남측 정부가 20일 천안함 사건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 시작한 뒤 30분 만에 최고 권력기관인 국방위원회 대변인 명의로 남측 주장을 “날조극”이라고 반박하며 강력 대응 의지를 밝혔다. 또 이 내용을 조선중앙TV를 통해 뉴스시간마다 반복해서 재방송하며 일반주민에게 적극 알렸다.북한의 대응방식을 보면 과거 준전시상태에 돌입했던 1976년 8월의 판문점 도끼만행사건 때와 1993년 3월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때와 비슷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북한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준전시상태나 그와 맞먹는 비상사태를 선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준전시상태는 북한군 최고사령관 명의로 북한 전역에 하달되는 6단계의 비상사태 대비 작전명령 중 상위 두 번째 단계를 말한다. 북한의 비상사태는 △전시상태 △준전시상태 △전투동원태세 △전투동원준비태세 △전투경계태세 △경계태세로 구분된다.전시상태는 아직 선포된 적이 없다. 준전시상태는 과거 네 차례 선포됐다. 1968년 푸에블로호 나포사건과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사건, 1983년 팀스피릿 훈련, 1993년 NPT 탈퇴 때다. 준전시상태가 선포되면 북한 전국은 최고사령부 중심의 전시체계로 전환하며 군 및 준(準)군사조직은 진지에서 24시간 전투태세를 갖추게 된다.준전시상태는 북한이 외부의 군사공격 가능성, 특히 미군의 개입 위협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판단할 때 선포됐다. 푸에블로호 사건과 판문점 도끼만행사건 때 미군은 대규모 육해공 병력을 한반도로 급파하고 공격태세를 취했다. 북한은 이에 준전시상태로 맞대응을 했고 특히 판문점 도끼만행사건 때에는 준전시상태를 무려 1년 반이나 유지했다. 또 팀스피릿훈련 규모가 크게 늘어난 1983년과 미국 빌 클린턴 행정부가 핵 특별사찰 압력을 넣으면서 팀스피릿훈련을 재개했던 1993년에도 북한은 준전시상태를 선포했다.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미군이 개입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러나 과거와는 달리 북한 체제가 그 어느 때보다 취약하다는 것이 변수다. 북한은 지난해 말 화폐개혁 실패로 민심이 악화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김정은 후계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가뜩이나 흐트러진 민심을 조일 구실이 필요한 북한 정권에 천안함 사건은 비상사태를 선포할 구실을 만들어 준 셈이다. 따라서 북한은 어떤 방식으로든 이번 사건을 내부 통제에 활용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북한의 천안함 관련 반응은 과거 북한이 저질렀던 다른 테러 및 도발 때와 비교해 봐도 민감하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은 1983년 아웅산 테러나 1987년 김현희의 대한항공기 폭파사건, 1996년 강릉 잠수함 침투사건 때에는 내부 주민에게 관련 내용을 적극적으로 알리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 이를 활용하기보다 북한 주민이 이를 화두로 삼는 것을 되레 경계한 것이다.반면 1968년 북한 특수부대의 청와대 습격 시도나 1999년 및 2002년 1, 2차 연평해전은 사건을 교묘하게 왜곡 조작해 선전하는 태도를 보였다. 청와대 습격 시도는 지리산 빨치산의 무장투쟁으로 왜곡했다. 연평해전은 적의 선제공격을 격퇴하고 승리한 해전으로 둔갑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동영상 = 北어뢰 파편 공개…천안함 침몰 결정적 증거 ▲ 동영상 = 처참한 천안함 절단면…北 중어뢰 공격으로 침몰}

17일 오후(현지 시간) 태국 방콕 도심 한가운데 반정부 시위대(UDD·일명 레드셔츠)가 마지막 거점으로 삼고 있는 랏차쁘라송 교차로 일대. 도로 한가운데 세워진 연단에서는 정부의 강경진압을 규탄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었다. 연단 뒤에는 이번 시위 과정에서 숨진 시위대의 사진과 ‘우리는 테러리스트가 아니라 평화로운 시위대’라는 내용의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연설을 듣던 집회 참가자 수백 명은 때론 박수를 보냈고, 때론 “살인 행위를 멈춰라” “끝까지 싸우자”고 외치며 정부를 성토했다.정부가 이날 오후 3시까지 현장을 떠나라고 시위대에 ‘최후통첩’을 한 뒤 “되도록 빨리 해산 작전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혀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돌았다. 이곳에서는 “정부가 해산작전을 미루면 전국에서 시위대가 더 모여들어 ‘게릴라식’ 시위를 벌일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결단을 내릴 때가 됐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정부의 경고와 한낮 기온이 섭씨 35도를 넘나드는 무더위 속에서도 이곳을 점거한 시위대 5000여 명(정부 추산)은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시위대 점거 지역의 남쪽 끝인 라마4 거리에서는 이날 밤 시위대가 주유소에서 뺏은 연료탱크에 불을 지르려는 것을 군이 저지했으며 간간이 총성이 들리기도 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도심 떠나라”“살인 멈춰라”… 유혈사태 악화일로13일 외신과의 인터뷰 도중 피격된 반정부 시위대의 강경파 지도자 카띠야 사와스디폰 소장이 이날 오전 9시 20분경 끝내 숨졌다는 소식이 시위대를 격분하게 했다. 지난달 초부터 시위대가 점거하고 있는 랏차쁘라송 사거리 주변 약 2km 지역에는 시위대가 폐타이어와 대나무, 집기, 쓰레기 등을 쌓아서 만든 거대한 바리케이드가 곳곳에 세워져 있었다.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은 “시위대가 성(城)을 쌓았다”며 이 지역을 ‘붉은 도시’라고 이름 붙였다. 또 랏차쁘라송으로 통하는 주요 도로에는 군경이 설치한 철조망도 있어 시가전 현장을 보는 듯했다. 총으로 무장하고 방탄복을 입은 군인들은 삼엄하게 경계를 서며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일촉즉발의 ‘붉은 도시’오토바이로 승객을 실어 나르는 ‘오토바이 택시’ 운전사에게 통사정을 해서 우여곡절 끝에 랏차쁘라송 거리에 진입했다. 진입로에는 각 지방에서 올라온 시위대들이 지방별로 천막 아래 누워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대부분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출신 지역인 북쪽 지방이나 저소득층과 농민이 많은 동북부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무더위 속에 한 달 반 동안 수천 명이 노숙생활을 하다 보니 악취가 코를 찔렀다.랏차쁘라송 거리에 도착한 뒤에도 집회 현장에 접근하기는 쉽지 않았다. 검은색 제복을 입은 시위대 소속 경비요원들이 일일이 출입자의 신분을 확인하고 있었다. “지휘부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그들은 설명했다.정부의 탄압을 우려해 성은 공개하지 않고 이름만 밝힌 시위 참가자 위라윳 씨(27·여행가이드)는 “유일한 해결책은 군대를 철수하고 의회를 해산하는 것뿐”이라며 “이번에 만약 실패하더라도 우리 뜻이 이뤄질 때까지 다시 모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뙤약볕 아래 앉아 집회에 참가하고 있던 한 60대 여성은 “2008년에 옐로셔츠(친정부 단체)가 공항을 점거했을 때는 제대로 처벌하지 않고 이번에 우리가 도로를 좀 막았다고 해서 총을 쏘고 감옥에 보내겠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항변했다.현지 TV에서는 “오후 3시까지 현장을 떠나지 않으면 최고 2년의 징역과 4만 밧(약 14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겠다”는 정부 성명이 하루 종일 반복해서 방영됐다. 하지만 어린이와 노약자를 포함해 현장을 벗어난 사람은 드물다고 시위 참가자들은 전했다. AP통신은 “13일 이후 시위대 37명이 사망했고 카띠야 소장의 사망으로 양측의 충돌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앞서 17일 오전 1시경에는 룸피니 공원 인근에서 트럭을 타고 지나가던 공군 소속 병사 1명이 머리에 총을 맞고 숨져 이번 사태의 첫 군인 희생자가 됐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정부는 이 지역의 물과 전기를 끊고 생필품 보급을 금지했다. 시위대 검거지역 안에서는 휴대전화도 연결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시위대가 버틸 수 있는 것은 노점상들이 물과 빵, 과일 등 생필품을 팔고 있기 때문이다. 문을 닫은 상가에서 전기를 끌어와서 앰프와 선풍기 등을 틀고 있는 모습도 목격됐다. ○ 시위로 고통받는 시민들현장에 서 있는 군경과 시위대 못지않게 큰 고통을 당하는 것은 주변 시민들이다. 언제 어디서 총알이 날아들지 모르는 불안 속에 버스와 전철 등 대중교통 운행이 금지돼 일상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컴퓨터회사에 다니는 뽕다랏 다마띠야 씨(34)는 “처음에는 시위대를 지지했지만 이제 지쳤다”며 “정부가 시위대를 해산시킬 거면 빨리 하든지, 아니면 정부를 해산하고 총선을 실시하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화장품 수입사업을 하는 한 교민은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일반 시민들”이라고 토로했다.한편 이번 사태를 총괄 지휘하는 비상사태대응센터(CRES)는 반정부 시위대의 자금줄을 끊기 위해 이들을 지원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기업과 개인 등의 106개 계좌를 동결한다고 밝혔다. 계좌가 동결된 명단에는 시위대의 실질적 지도자인 탁신 전 총리 일가를 비롯해 친(親)탁신 성향의 정치인과 기업, 시위대 지도부 등이 포함돼 있다.본보 장택동 기자 방콕 르포 will71@donga.com■ 피격 닷새 만에 숨진 카띠야는?‘레드셔츠’ 이끌어온 강경파 현직 장성도피중인 탁신 前총리와 친밀 피격 닷새 만인 17일 끝내 숨진 태국 반정부 시위대(UDD·일명 레드셔츠)의 지도자 카띠야 사와스디폰 소장(사진)은 반정부 시위가 본격화된 3월부터 현직 장성의 신분으로 시위대에 합세해 사실상 시위를 총괄해왔다. 특전사령관을 지낸 그는 진압군인들과 싸울 수 있도록 시위대를 훈련시켰으며, 바리케이드 설치도 직접 지휘했다. 지난달 10일 태국군이 시위를 진압하려다 25명의 사망자와 800여 명의 부상자를 내고 실패했던 것도 카띠야 소장이 배후에 있었기 때문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레드셔츠 안에서도 대표적 강경파로 분류돼 온 그는 전투적 언행과 돌출 행동으로 항상 뉴스의 중심이 돼 왔다. 그는 온건파 레드셔츠 지도자들을 향해 정부와 결탁했다고 비난하는가 하면 정부에 대항할 ‘인민군’ 창설을 촉구하기도 했다. 특히 친정부 시위대인 ‘옐로셔츠’에 수류탄을 투척하겠다는 등의 과격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현재 도피 중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카띠야 소장은 13일 오후 시위장소인 방콕 랏차쁘라송 거리 일대에서 외신기자와 인터뷰를 하던 중 수차례의 총성과 폭발음이 들린 직후 머리에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치료를 받아오다 이날 오전 숨졌다. 피격 경위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시위대는 정부가 배후라며 시위 강도를 높여왔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태국 정부가 13일 밤 군을 동원해 반정부 시위대(UDD·일명 레드셔츠)에 대한 진압작전에 나서면서 유혈사태가 발생했다. 태국군은 13일 오후 6시(현지 시간)를 기해 120여 대의 장갑차와 3만2000여 명의 병력을 투입해 시위대가 점거한 방콕 쇼핑 중심가 라차프라송 일대에서 시위대 해산작전을 시작했다.진압작전이 시작된 직후 총성과 폭발음이 간헐적으로 들렸지만 군이 일대를 봉쇄하고 휴대전화 및 유선전화 서비스도 중단시켜 자세한 상황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시위대의 군사총책을 맡고 있던 육군원로 카티야 사와스디폴 소장(58·사진)이 머리와 가슴에 심각한 총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전사령관을 지냈던 사와스디폴 소장은 대표적 강경파로 이날도 시위대의 앞장에 섰다가 저격수의 총에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진압작전을 시작하기 전 군은 “시위대에 섞여 있는 무장 테러범들의 공격에 대비해 실탄으로 무장한 저격수들도 배치할 것이며 테러범 사살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진압작전은 총리실이 이날 “시위대가 정부 측의 타협안에도 시위를 중단하지 않고 있어 9월 의회해산, 11월 14일 조기총선 실시 등 양측 간에 합의된 모든 사항을 무효화할 것”이라고 밝힌 직후 시작됐다. 군 투입직전 태국 보안당국은 라차프라송 거리 일대에 단수, 단전 조치와 함께 지상철 및 버스 운행중단 등의 조치를 취했다.시위대 지도자인 나타웃 사이꾸아 씨는 “시위 참가자들은 어떤 상황에도 대처할 준비가 돼 있다”며 “수텝 트악수반 부총리 등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유혈사태에 대한 책임을 질 때까지 시위를 지속할 것”이라고 주장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미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와 세계 주요 외신들은 북한이 12일 자체 기술로 핵융합 반응에 성공했다는 데 일제히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핵융합로를 건설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드는 데다 짧은 시간에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아니라는 것 때문에 정치적 의도를 띤 술수라는 분석을 하고 있다. 그런데 중국 관영언론이 이례적으로 13일 북한의 핵게임 중단을 촉구하는 사설을 실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가 발행하는 국제전문지 환추(環球)시보와 영문 자매지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사설을 통해 “북한은 핵 보유로 가는 길목에서 세계 대국들의 신경을 곤두서게 하는 위험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모든 기사가 사실상 공산당의 통제를 받는 중국의 특성상 매우 이례적으로 강경한 태도다. 사설은 “북한의 핵융합 기술은 전력 생산을 위한 것이 아니라 수소폭탄을 제조하기 위한 것이라는 데 전 세계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면서 “북한은 핵 위기를 감소시켜 자신들이 만든 시스템에 책임을 지고 자국민의 이익을 돌보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은 이 줄타기에서 주연을 하고 있다고 자부심을 느낄지 모르겠지만 사실은 줄타기가 아슬아슬하고 고난도 묘기가 나올수록 위험이 커지는 것은 관객이 아니라 줄타기를 하는 본인”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관영 언론매체들의 강경 반응은 미국이나 한국 일본 등의 대다수 해외 언론들이 북한의 핵융합 반응 성공 가능성을 평가 절하한 것과는 각도를 달리한 것이다. 중국은 오랫동안 북한과 과학기술분야에서 협력해 왔으며 북한에 대한 정보력이 가장 뛰어난 국가다. 이 때문에 중국이 북한의 핵융합 연구의 실체에 대해 모종의 정보를 입수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정도 가능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북한의 핵융합 반응 성공 발표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하고 귀국한 지 일주일도 안돼 나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김 위원장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간에 핵 의제를 놓고 이견이 발생했고 중국의 태도에 분개한 김 위원장이 귀국하자마자 핵융합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추론도 가능하다. 중국 관영 언론들의 이례적인 핵 게임 중단 촉구 사설은 북한의 엇나가는 행동에 기분이 상한 중국 지도부의 의사를 대변하는 동시에 자국의 이익을 해치는 핵 게임을 더는 좌시하지 않겠다는 경고를 보낸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북한은 21년 전인 1989년 5월 8일 노동신문 1면을 통해 핵융합반응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노동신문은 “김일성종합대학 연구집단이 최근 방안온도(실내온도를 뜻함)에서 핵융합반응을 실현시키는 데 성공했다”며 “대학의 다른 연구집단에서도 유사한 방법으로 실험을 진행해 연구 결과를 재확인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현상을 더 관찰했다”고 전했다. 1989년은 미국 유타대의 스탠리 폰지 박사와 영국 사우스햄프턴대의 마틴 플레이슈먼 박사가 중수소의 삼중수소를 상온에서 핵융합시켜 헬륨을 만드는 데 성공한 해다. 김일성대 연구진은 백금 전극과 팔라듐 전극을 중수 속에서 전기분해해 상온에서 핵융합반응을 성공시켰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주장은 검증 절차를 밟지 않았다. 세계 과학계도 북한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북한이 핵융합 연구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1987년부터 북한은 핵융합기술의 지속적인 발전을 ‘7대 첨단분야 현대화계획’에 포함시켜 관련 연구에 힘을 쏟았다. 특히 김일성대 원자력학부 핵물리학과나 플라즈마물리학과가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곳이다. 북한은 유명 핵물리학자인 박관오 박사에게 1987년부터 2002년까지 15년간 김일성대 총장을 맡길 정도로 핵과학자들을 우대하기도 했다. 이번에 북한이 발표한 핵융합반응 성공은 상세한 내용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오히려 21년 전 노동신문이 보도했던 실내온도 핵융합반응이 더 높은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21년 전 보도가 사실이 아님을 자인한 셈이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러시아에서 일하던 북한 벌목공 2명이 11일 블라디보스토크 소재 한국영사관에 진입해 미국행을 요구했다고 대북인권단체인 북한인권개선지원모임(북개모)이 11일 밝혔다. 진입한 사람들은 북한에서 각각 2002년과 2008년에 벌목장에 파견 나온 이모 씨(41)와 김모 씨(35)로 이날 오전 8시 45분경(현지 시간) 영사관 진입에 성공했다. 이들은 북한 현지사업소를 탈출해 연해주를 떠돌면서 날품팔이를 하다가 성경을 접하고 기독교인이 됐으며, 이로 인한 박해가 두려워 탈북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3월에도 북한 벌목공 2명이 똑같은 이유로 현지 한국영사관에 진입한 바 있다. 이 사건 이후 현지경찰은 한국영사관 주변에 집중 경계를 폈다. 이런 상황에서 며칠 뒤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미국 영사와 접촉하려던 북한 벌목공 유진국 씨가 체포되기도 했다. 러시아 경찰은 국내외 인권단체의 항의를 받자 유 씨의 북송을 중단시킨 데 이어 한국영사관을 감시하던 경찰 병력도 일주일 전에 철수시켰다. 러시아에는 현재 북한 노동자 4만여 명이 체류하고 있으며 이 중 1만 명이 작업장을 탈출해 러시아 전역을 떠돌면서 날품팔이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개모에 따르면 한국이나 미국행을 원하는 북한 노동자는 약 3000명에 이른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태국 정부가 시위대 강제 해산에 나설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방콕 시내는 다시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아피싯 웨차치와 태국 총리는 25일 TV 연설에서 “반정부 시위대가 무단 점거한 농성장소를 곧 되찾아 정상화시키겠다”라고 말해 시위대 강제 해산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아피싯 총리는 30일 내에 의회를 해산하고 3개월 안으로 조기총선에 나선다면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는 반정부 시위대의 제안을 24일 거절했다. 그는 “폭력을 쓰는 반정부 시위대의 제안은 수용할 수 없다”면서 “협박으로 정치적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기면 안 되며 현재의 사태는 30일 내에 의회를 해산하는 방법으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시위대 지도부는 강제 진압이 현실화되면 “빨간 셔츠를 벗어던지고 평상복의 전사가 되자”는 새 행동지침을 내놓았다. 반정부 시위대의 나타웃 사이쿠아 대변인은 “군경의 진압이 시작돼 빨간 셔츠를 입은 반정부 시위대가 표적이 되는 순간 모두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평화적 수단으로 항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한편 시위대가 도심의 상업지구를 오랫동안 마비시킴에 따라 이에 항의하는 시민 수천 명이 24일 방콕 시내의 차뚜착 공원에 몰려나와 시위 중단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새로운 원자탄을 쏜 것 같은 특대형사변” “인공위성이 단번에 몇 개나 날아오른 것 같은 놀라운 소식”.북한 언론들이 함경남도 함흥시 ‘2·8비날론연합기업소’(이하 2·8비날론) 재가동 소식을 전하면서 한 표현들이다. 이 공장에서는 1961년 처음으로 비날론을 양산했다. 재가동 축하대회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까지 참석했다. 지방에서 열린 군중대회에 김 위원장이 참석한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이 공장 하나의 재가동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비날론으로 망했던 북한1983년 김일성 주석은 평안남도 순천에 연산 10만 t 규모의 비날론 공장을 건설하라고 지시했다. 주민들은 공장이 완공되면 400여 가지 화학제품 생산이 가능해 경공업 발전의 토대가 되어 ‘이밥에 고깃국’을 먹을 수 있다는 선전을 10년 가까이 귀 아프게 들었다. 전국의 사무실에 얼마나 잘살 수 있는지를 수십 개 항목으로 보여주는 도표까지 내걸렸다. 그러나 100억 달러를 투자한 이 공장은 1989년 1단계 공사를 끝낸 뒤 건설이 중단됐고 거대한 고철더미로 전락했다. 김 주석이 승인했다는 이유로 겨우 실험실 규모에서만 성공시킨 ‘산소열법’이라는 생산 공법을 수많은 과학자의 반대를 묵살하고 무리하게 대형 공업화한 것이 대실패의 원인이었다. 결국 공장 설비들은 1990년대 ‘고난의 행군’ 기간에 중국에 고철로 몰래 팔렸다. 순천비날론연합기업소는 약 70억 달러를 투자한 ‘남포갑문’, 약 40억 달러를 투자한 1989년의 ‘13차 세계청년학생축전’과 더불어 1990년대 초반 북한 경제를 파탄시킨 대표적 상징물이 됐다.○ 다시 꺼내든 비날론 카드그랬던 북한이 비날론을 다시 떠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연산 5만 t에 불과한 2·8비날론이 재가동하면 북한 경제가 비약할 수 있을까. 결론은 대단히 회의적이다. 비날론은 생산과정에서 막대한 전력과 석탄을 소비하기 때문에 나일론 등 다른 합성섬유와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북한의 현재 전력과 석탄 생산 형편을 고려하면 2·8비날론의 정상가동은 매우 어렵다. 설사 정상가동이 된다 해도 해외 판로 개척이 쉽지 않다. 이 공장은 1961년부터 1994년까지 정상가동됐던 기간에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그럼에도 북한이 이 공장의 재가동을 원자폭탄과 인공위성에 비교하며 대대적인 선전에 나선 것은 역설적으로 화폐개혁 후유증과 식량난으로 인한 민심 동요를 다잡을 카드가 그만큼 없다는 것을 입증한다. 북한은 ‘2012년까지 강성대국을 건설해 먹는 문제, 입는 문제, 주택 문제를 풀겠다’고 선전하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2·8비날론의 재가동과 평양의 10만 채 아파트 건설이 입는 문제와 주택 문제를 풀었다고 선전할 유일한 호재이다. 하지만 비날론은 주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었던 전례가 있다. 이번에도 2·8비날론이 얼마 안 가 정상가동을 못한다면 비날론에 대한 찬양이 당국에 악화된 민심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주성하 기자 :: 비날론한국인 이승기 박사가 1939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한 합성섬유. 석유계열의 나일론보다 2년 늦게 나왔다. 석유를 원료로 한 합성섬유 나일론과 달리 비날론은 석탄계가 주 원료다. 북한은 6·25전쟁 때 월북한 이 박사의 연구를 바탕으로 1961년 함흥공장에서 비날론을 처음 생산했고 ‘주체섬유’로 불렀다.}
미국 뉴욕 JFK공항에 열 살도 안 된 어린 관제사들이 등장해 비행기 이착륙을 지휘했던 사실이 드러나 미국이 술렁이고 있다. 뉴욕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꼬마 관제사들은 방학을 맞아 관제사로 일하는 아빠 일터에 놀러왔던 초등학생들이었다.언론들에 보도된 음성파일에는 지난달 16일 7, 8세 남자 어린이가 이륙 대기 중인 여객기를 상대로 “제트블루 171편 이륙을 허가한다”는 등의 지시를 내리는 상황이 담겼다. 이어 어린이의 지시를 받은 조종사가 “아주 잘했다”라는 칭찬을 건넸고 아이 아빠로 추정되는 또 다른 남성은 “아이들이 학교에 안 가면 이런 일이 생긴다”라면서 웃는 소리까지 담겼다. 이날 이 어린이는 제트기 3대의 조종사들에게 직접 이륙을 지시하는 등 모두 5명의 조종사와 교신한 것으로 밝혀졌다. 어린이의 아버지는 다음 날인 17일에도 9세 된 어린 딸을 관제탑에 데리고 와서 또다시 관제행위를 시켰다. 조사 결과 어린 딸은 조종사 2명에게 지시를 내렸다. 묻힐 뻔한 이 사건은 관제사와 조종사의 교신 내용을 엿들은 한 무선 마니아가 이를 인터넷에 올렸고 보스턴의 한 방송사가 2일 보도하면서 뒤늦게 알려졌다.보도가 나온 직후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자녀 2명에게 비행기 이륙관제 행위를 시켰던 관제사와 그의 상관을 직위해제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다행히 어린이들은 아버지의 지시 내용을 그대로 조종사에게 전달만 한 것으로 밝혀져 사고나 혼선이 빚어지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빠 관제사들은 “아이들이 겨울방학을 맞아 쉬는 날이라 관제센터로 데리고 왔다”고 해명했다.FAA는 자격이 없는 사람을 관제센터로 데리고 들어간 행위를 중대한 규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뉴욕의 하늘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JFK공항은 전 세계에서 아주 번잡한 공항 중 하나로 하루 1000여 편의 비행기가 드나들고 연간 승객 4600만 명이 이용한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최근 북한의 식량난이 1990년대 중반의 ‘고난의 행군’에 버금가는 심각한 상황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제사회의 식량지원 중단으로 군인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군의 식량사정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히 나빠졌다고 한다. 주민들은 국가의 배급이 사실상 끊긴 지 오래됐기 때문에 내성이 생겨 그럭저럭 버티지만 군인은 국가에서 공급해주지 않으면 먹고살 수 없다. 특히 국제사회의 식량지원 중단이 군에 치명타가 됐다고 한다. 한 북한 소식통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 끼에 강냉이 몇십 알이나 감자 한두 알을, 그것도 하루에 두 끼만 공급하는 부대가 많아졌다”면서 “오후엔 군인들을 무조건 재우고 되도록 훈련과 작업도 시키지 말라는 명령이 하달된 상태”라고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도 “군에 영양실조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는데 미혼인 중대 정치지도원이 자기 집에 돌아와 한 달 동안 영양보충을 하고 가는 사례도 보았다”고 말했다. 부대마다 허약자들을 따로 모아 집중치료를 하는 군의소가 있지만 이곳도 물자부족으로 운영이 거의 되지 않고 있다. 한 소식통은 “작년 가을 농장들에 군량미 접수를 나갔던 군부대들 중 잘 받은 곳이 재작년의 60∼70% 수준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국제사회의 지원이 없으면 군에서 당장 아사자가 발생할 상황임에도 나라엔 식량을 사올 외화가 고갈됐다”며 “외화를 사용하는 국가기관들도 올해 받은 예산이 지난해의 20∼30%에 그쳤다”고 덧붙였다. 식량을 노린 살인강도 행위도 속출하고 있다. 탈북자단체인 ‘NK지식인연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지난달 16일 함경북도 부령군 고무산역에서 식량 열차를 습격하던 노동자들과 호송대원들 사이에 난투극이 벌어졌다고 3일 전했다. 대북 라디오방송인 ‘열린북한방송’은 2일 “주민들이 노동당에 대한 신뢰와 충성을 역설하는 인민반장에게 집기를 던지고 욕설을 하는 등 화풀이하는 사례가 여러 건 발생하고 있다”면서 “종전에는 거의 볼 수 없었던 일”이라고 보도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올 초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벌인 포사격 훈련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이자 후계자로 낙점된 김정은이 직접 지휘한 것이라고 북한의 고위 소식통이 최근 밝혔다. 또한 김 위원장은 평양 만경대 구역에 있는 김일성군사종합대를 졸업한 김정은의 졸업논문에 기초해 지난해 초 실시된 포사격 훈련 현장을 여러 차례 직접 방문해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병학 전공한 김정은 이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은 북한 최고 군사대학인 김일성군사종합대 포병학과를 2년 동안 개별교습을 받으면서 다녔다. 선발된 교수진이 얼굴을 볼 수 없게 한 특수유리를 사이에 두고 김정은에게 강의했다는 것. 김정은의 마음에 든 몇몇 교수들만이 예외적으로 그와 직접 대면해 이야기할 수 있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1∼3월 포병부대를 매달 방문해 포사격 훈련을 참관하는 전례 없는 모습을 보인 것도 아들 김정은 때문이라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이 포사격 훈련은 김정은의 대학 졸업논문을 시현해 진행한 것으로 포사격 총지휘관도 김정은이 맡았다고 한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지난해 10월 보도한 북한의 김정은 우상화 관련 강연 자료에 따르면 “김정은은 현대군사과학과 기술에 정통한 천재이며 포병 부문에 매우 정통하고 입체감과 정확도를 갖춘 새로운 군사지도를 만들었다”고 알려졌다. ○ 서해 포사격 정밀타격능력 과시용 북한이 올 1월 27일과 28일에 NLL에서 선보인 포사격은 동시탄착사격이었다. TOT(Time On Target)라고도 불리는 동시탄착사격은 특정 지점에 각종 구경의 포탄이 동시에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북한은 당시 130mm 해안포, 170mm 자주포, 240mm 방사포 등을 동원해 100여 발을 쏘았다. 당시 전문가들은 북한의 포탄들이 목표지점에 정확히 떨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지난해 김정은이 직접 지휘하고 김 위원장이 참관한 포사격과 똑같은 방식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NLL 포사격은 대외적으로는 서울의 특정 지점을 정밀 타격할 능력이 있음을 과시하는 동시에 내부적으로는 김정은의 치적을 선전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와 관련해 북한 중앙TV는 지난달 16일 다큐멘터리를 통해 방사포 및 장사정포들이 포탄들을 연사하는 장면을 30초가량 보여주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서해 포사격이 진행되기 열흘 전인 1월 17일 김 위원장이 240mm 방사포 10여 대가 동원된 육해공 합동군사연습을 참관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북한의 1월 말 군사도발이 김 위원장의 승인하에 김정은이 직접 지휘했음을 암시해 주고 있다. 한편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내부강연을 통해 김정은이 포사격뿐 아니라 지난해 4월과 5월에 진행된 ‘축포야회’(불꽃놀이 및 무도회)를 준비하면서 컴퓨터 모의실험까지 지휘할 정도로 선진기술에 정통한 것으로 선전했다. 또 지난해 4월 ‘인공위성’ 발사 성공도 김정은의 치적으로 돌리고 있다.○ 후계 구축 빠르게 진전 한편 김정은을 후계자로 내세우는 사업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특히 ‘선군정치’를 표방하는 북한답게 이 사업은 군이 앞장서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위대성 선전 강연회의 경우 노동당 강연회는 지난해 5월부터 열렸지만 군은 지난해 1월에 벌써 고위급 지휘관 강연회에서 ‘김정은 동지의 영도체계를 세울 데 대한 문제’들을 논의했다는 것. 김정은 찬양가요인 ‘발걸음’도 지난해 2월 군대에 먼저 보급되고 몇 달 뒤 사회에 보급됐다고 한다. 김정은을 후계자로 지명한 지 1년 남짓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벌써 노동당 및 근로단체의 모든 계획서와 결정서, 보고서들에는 ‘김정은 영도체계수립’ 사업이 첫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북한의 노동당 입당가맹청원서, 간부이력서, 선서 등 모든 맹세문에도 마지막에는 김 대장 동지의 영도를 받들어 가겠다고 써야 한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미국 쇼트트랙의 간판 아폴로 안톤 오노(28·사진). 그는 한국에서 비신사적 스포츠맨의 대명사로 불린다. 하지만 미국에선 겨울올림픽에서 최다 메달(8개)을 딴 스포츠 영웅이다. 이렇듯 상반된 대접을 받고 있는 그를 본보가 밴쿠버 겨울올림픽 현장에서 단독 인터뷰했다. 한국에서 자신의 이미지가 좋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는 오노가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 “北올초 서해 포사격 도발은 김정은이 지휘”북한이 올해 1월 서해북방한계선에서 벌인 포사격 훈련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낙점된 김정은이 직접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일성군사종합대 포병학과를 졸업한 김정은은 포사격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을 연구하고 결과물을 김 위원장 앞에서 여러 차례 직접 시연해 보였다는데…. ■ 전북경제 충격 빠뜨린 전일저축銀파산위기금융회사가 망하면 1인당 5000만 원까지만 예금을 보호해 주는 예금자보호법을 금융사들이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아 피해를 보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말 영업이 정지돼 전북 경제를 충격에 빠뜨린 전일상호저축은행의 사례를 통해 예금자보호의 현주소를 살펴봤다. ■ 한일 누리꾼들 3·1절 사이버 대전1일 오후 1시 한국 누리꾼들, 일본의 커뮤니티 사이트 ‘니찬(2ch)’을 공격. 10분 만에 사이트 다운. 오후 6시엔 일본 누리꾼들이 반크와 청와대 사이트 공격. 한일 양국 누리꾼들이 3·1절에 인터넷 접속 트래픽을 급격하게 늘려 서버를 다운시키는 ‘사이버 전쟁’을 벌였는데…. ■ 中, 정협위원에 판첸 라마 추대한 까닭은중국이 티베트 불교의 종교 지도자인 판첸 라마로 임명한 기알첸 노르부(20)를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위원으로 추대했다. 기알첸 노르부는 지난달 중국불교협회 부회장에도 선임됐다. 해외에서 맹렬히 활동 중인 달라이 라마의 대항마가 되기 위해서는 기알첸 노르부의 ‘탈속’과 위상 강화가 절박한 듯…. ■ 겨울올림픽 영웅들에게 권하는 영화들 1일 폐막한 캐나다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멋진 활약으로 온 국민에게 감동을 안긴 한국의 젊은 영웅들이 돌아온다. 그동안 고된 훈련을 견디느라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볼 틈이 없었을 그들을 위해 스트레스를 털어내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맞춤 영화’들을 추천한다. ■ 죽쑤는 日백화점들 “한국 배우자”최근 인기 TV 드라마 ‘파스타’에서 여주인공은 자신을 가르친 스승의 레시피를 바탕으로 연구를 거듭해 그를 뛰어넘는 요리법을 개발했다. 백화점이라는 업태를 한국에 전수한 일본 백화점을 이제는 거꾸로 가르치게 된 한국 백화점 얘기 같다. 양국 백화점 업계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여왕 만세(Long live the Queen)!” 김연아의 경기가 끝나자마자 미국 올림픽 주관방송사인 NBC 해설진의 입에서 자기도 모르게 튀어나온 말이다. 해설을 맡은 피겨 안무가 샌드라 베직은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오, 신이시여. 눈부시게 아름다운 연기입니다. 내가 본 올림픽 무대의 최고 연기입니다”라며 찬탄을 아끼지 않았다. 김연아의 연기를 지켜본 전 세계 외신의 반응도 NBC 해설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외신들은 저마다 김연아의 최고 연기에 어울리는 최고의 찬사를 만들어 내기에 급급한 모습이었다. “가장 위대한 피겨스케이팅 연기로 역사에 전해질 것이다. 그녀는 조지 거슈윈의 피아노 협주곡 F장조에 호흡을 불어넣었다.”(AP통신) “여왕 김연아가 가볍게 미끄러지며 넋을 빼놓는 승리를 얻다.”(AFP통신) “이번 올림픽은 당연히 그녀의 것이었다.”(뉴욕타임스) “오늘, 김연아의 전능한 통치가 시작됐다.”(로스앤젤레스타임스) “범접할 수 없는 프리마돈나.”(아사히신문) “김연아, 한국의 살아 숨쉬는 예술품.”(밴쿠버 선) “김연아가 시대에 남을 연기를 펼치다.”(마이애미헤럴드) “김연아는 한국의 자랑.”(CNN) 일부 언론은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김연아의 우승을 기정사실화해 긴급 타전했다. AP통신은 미국 미라이 나가스(16)의 경기 도중 “김연아 우승”이라는 보도를 내보냈고 캐나다 신문인 밴쿠버 선과 토론토 선도 자국 조아니 로셰트의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완벽한 경기력으로 김연아의 금메달이 확정적”이라고 보도했다. 김연아에게 쏟아진 찬사는 이번 겨울올림픽에 참가한 그 어느 선수도 받지 못한 것이었다. AP통신은 “풀 스피드로 떠올라 베개에 닿는 것처럼 부드러웠다. 에지는 얼음 표면에 미세한 긁힘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그녀는 악보의 음표처럼 은반 위를 미끄러졌다” 등으로 묘사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김연아는 얼음판 위에 단 한 점의 점수도 남겨두지 않았다”며 “그녀는 프리스케이팅을 통해 그 누구도 그녀와 대적할 수 없다는 사실을 증명했다”고 적었다. 중국 신화통신도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에서 불가사의한 점수를 받았다”며 “퍼시픽콜리시엄은 남색 빙상요정의 것이었다”고 소개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김연아는 점수는 물론이고 서울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 울려 퍼지는 우렁찬 기립박수라는 두 가지 세계기록을 세웠다”며 다음과 같은 시적 표현으로 분위기를 묘사했다. “보았는가, 느꼈는가. 경기장을 메운 수백 개의 태극기가 일으킨 바람은 퍼시픽림(밴쿠버의 국립공원)을 휩쓸었다. 김연아는 미식축구라면 5번의 터치다운으로, 야구라면 5회 콜드게임으로 승리한 것과 같다.” 아사다 마오와의 경쟁에 대해서도 AP통신은 “도저히 더 잘할 수 없었고 더는 근접하기 어려웠다. 경쟁 자체가 되지 않았다(It was no contest.)”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아사다의 경기 도중에 이미 금메달은 김연아의 것이 됐으며 동시에 김연아는 손이 닿을 수 없는 존재가 됐다”고 썼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이승훈의 금메달 소식은 외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인 ‘장거리의 황제’ 스벤 크라머르(네덜란드)의 어처구니없는 실격도 큰 관심사가 됐지만 서양선수들의 독무대에서 사상 최초로 동양선수가 금메달을 앗아간 ‘예상치 못한 이변’에도 극적인 요소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것도 스피드스케이팅을 시작한 지 불과 7개월밖에 안 된 선수가 혜성처럼 나타나 8년 묵은 올림픽 기록을 갈아 치우고 우승하자 흥분의 강도는 더 커졌다.대다수 언론은 이승훈의 금메달 소식을 ‘놀랍다’ ‘충격적이다’는 말로 소개했다. 로이터통신은 ‘충격적인 승리’라는 기사에서 “세계 챔피언인 크라머르는 실격되고 한국의 우승자는 개인기록을 22초나 앞당겼다”며 “그는 이번이 3번째 1만 m 레이스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AP통신도 “이승훈이 받은 금메달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예상치 못했던 금메달”이라고 전하면서 “그는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하고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지 불과 7개월밖에 안 된 선수”라고 소개했다. 캐나다의 CBC방송도 “그는 한국이 이제 쇼트트랙에서만 위협적이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었다”며 “깜짝 놀랄 만한 승리”라고 전했다.크라머르의 실수로 희비가 교차한 경기장의 분위기도 언론의 관심사였다. 워싱턴포스트는 “모든 시선이 크라머르의 어설픈 실격에 쏠려 있을 때 이승훈은 스스로 금메달을 자축하고 있었다”고 묘사했다. AFP통신도 “크라머르의 얼굴이 흙빛으로 변해 씩씩대는 순간 이승훈이 예상 못한 금메달을 만끽했다”고 적었으며 독일 dpa통신은 “크라머르가 실격당하면서 심장이 멎는 것과 같았을 것”이라고 전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다시보기 = 빙속 이승훈, 1만m 금메달…올림픽 신기록}

1985년 독일 유학 중에 가족과 함께 북한으로 들어갔다가 홀로 탈출에 성공했던 오길남 씨(68·사진)가 22일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를 갖고 과거를 뼈저리게 후회했다. 탈북 후 남한사회에 정착해 한 정부출연 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재직하다가 퇴직한 오 씨는 지금도 술에 의존해 과거의 고통 속에서 자책하면서 하루하루 살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북한의 잔악함에 파괴된 한 가족과 양심’이라는 제목으로 WP가 보도한 오 씨의 사연은 다음과 같다. 1942년 경북 의성에서 태어나 부산고와 서울대 독문과를 졸업한 오 씨는 1985년 독일 브레멘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43세에 받은 학위라 강단에 서기 힘들어 방황하면서 한국 정부에 대한 불만을 쏟아낼 때 북한 공작원들의 눈에 띄었다. 공작원들은 오 씨에게 접근해 평양에 가면 간염을 앓고 있던 아내 신숙자 씨의 병을 고쳐주고 최상의 교수 대접을 해주겠다고 꾀었다. 오 씨는 아내와 두 딸을 이끌고 동독과 소련을 거쳐 북한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내 속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평양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산속 군 기지에 끌려갔다. 수개월 동안 김일성의 교시들만 반복 학습해야 했다. 이후 독일로 돌아가 한국 유학생들을 포섭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물론 가족의 동행은 허락되지 않았다. “내가 한국 유학생을 데려오겠다고 하자 아내가 양심상 그렇게 하지 말라고 내 얼굴을 때리더군요. 북한을 떠나 다시 돌아오지 말라고 했죠. 가족이 다 죽었다고 생각하라고 했습니다.” 1986년 독일에 파견된 오 씨는 곧바로 북한 공작원들을 따돌리고 잠적한다. 그러자 북한은 오 씨의 가족을 ‘15호 수용소(요덕수용소)’에 수감했다. 1992년 오 씨가 한국대사관에 자수하기 전까지 북한 공작원들은 수용소에 수감된 아내의 자필 편지와 사진, 딸의 음성이 녹음된 테이프를 건네며 그의 마음을 돌리려 애썼지만 그는 한국행을 택했다. 오 씨 가족의 생사는 지금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68회 생일인 2월 16일을 맞아 평양의 유명 식당들이 이색적인 요리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북한 언론이 이를 대대적으로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조선중앙방송은 14일 평양 옥류관에서 희귀한 자라요리를 내놓았다고 전했다. 이 방송은 “자라요리는 자라탕, 통자라찜, 자라붉은즙, 자라죽, 자라튀김과 함께 자라심장 자라간 자라알을 이용해 만든 자라회 등이 있으며 ‘입맛도 눈맛도 으뜸’이어서 ‘평양소주’와 함께 먹으면 더 맛이 난다”고 선전했다. 옥류관에서는 자라요리뿐 아니라 철갑상어요리도 이미 시작됐으며 앞으로는 왕개구리요리와 연어요리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본래 50년 전통의 냉면 전문집이었던 옥류관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색요리 전문점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자라와 철갑상어, 왕개구리, 연어 외에도 메추리 전용관도 이미 운용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14일 “김 위원장의 생일과 설명절을 맞아 평양 약산식당이 타조요리 전문식당으로 새로 꾸려졌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 같은 북한의 이색요리 선전은 외국인들은 물론이고 지방 주민들에게도 생뚱맞은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지방에선 아직 식량난도 극복하지 못해 아사자가 나오는 실정에서 평양의 상류층과 부유층은 별미요리를 즐기는 것이 납득되지 않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북한의 이러한 이색요리 뒤에는 외화벌이 정책의 실패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자구책이 숨어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타조, 자라, 철갑상어, 왕개구리 모두 북한이 외국에 수출해 외화를 획득하려던 주력 품목이기 때문이다. 타조만 봐도 김 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수만 마리를 키울 수 있는 18만 평의 방대한 현대적 목장이 2002년 평양 순안구역에 조성됐다. 고기와 털, 알 등을 해외에 팔아 노동당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남북관계가 좋았을 때는 한국에도 수출하려 했다. 하지만 북핵 사태가 불거진 뒤 수출 길은 좀처럼 열리지 않고 있다. 북한이 기적으로까지 묘사한 철갑상어 양식 성공도 외화를 목적으로 한 것이다. 이 밖에 왕개구리는 중국을 주요 시장으로, 자라는 일본과 중국 모두를 겨냥해 양식했지만 양식을 시작했을 때와 본격화됐을 때의 상황이 변했다. 결국 북한은 해외에서 종자를 사와 사람들이 먹는 식량보다 비싼 사료를 먹이고 비싼 전기를 투입해 기른 외화벌이용 생산품을 평양의 식당들에라도 풀 수밖에 없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8일 자신들이 억류하고 있다고 밝힌 미국인은 스스로 북한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29일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입국한 미국인은 28세 남자로 25일경 중국 옌볜조선족자치주 투먼(圖們) 시에서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 쪽으로 넘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미국인은 밀입국 동기에 대해 “자본주의 군대에서 총알받이가 되기 싫어 이를 피해 북한으로 넘어왔으며 앞으로 북한군에서 근무하고 싶다”고 밝혔다고 소식통은 전해왔다. 그러나 이 남성이 미국인인지 아니면 미국 국적을 보유한 한인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한편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28일 정례브리핑에서 “보도내용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아직 보도내용이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억류 사실이 확인되면 즉각 영사적 접근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안무혁 전 국가안전기획부장(사진)이 제40대 황해도중앙도민회장에 취임했다. 안 전 부장은 1월 25일 서울 종로구 구기동 이북5도청 통일회관 5층 강당에서 열린 황해도민회 2010년 정기총회에서 만장일치로 도민회장에 추대됐다. 신임 안 회장은 취임 수락 연설을 통해 “실향민 애향사업과 북한민주화 그리고 북한에 풍선날리기 행사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