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이헌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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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중요하지 않은, 하지만 누군가에겐 재미있을지도 모를 스포츠의 뒷담화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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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26~2025-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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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인기종목 설움 이겨냈듯…다치지 말고 최선 다하길”

    “비인기종목의 설움을 이겨내고 세계 정상급에 선 윤성빈 선수가 너무 대단해요.” 프로볼링 선수 겸 방송인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신수지(27)는 스켈레톤 ‘신성(新星)’으로 떠오른 윤성빈(24·강원도청)을 향해 엄지를 세웠다. 신수지는 고교 2학년 때인 2007년 세계리듬체조선수권대회에서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했다. 아시아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자력 출전권을 따냈다. 선수 시절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리듬체조를 더 많이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해 왔다. 그런 신수지에게 윤성빈은 놀라움의 대상이다. 지난해 12월 23일 경북 의성컬링장에서 만난 신수지는 “열심히 노력한 것에 비해 리듬체조는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윤성빈 선수 덕분에 스켈레톤은 국민에게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같은 종목은 아니지만 너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금메달에 대한 부담을 털어내고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 다치지 말고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신수지는 이달 채널A에서 평창 올림픽 특집으로 방영할 예정인 ‘컬링배틀 미녀들의 스윕스윕’에 남현희(펜싱), 장혜진(양궁), 김혜정(장대높이뛰기) 등과 함께 출연한다. 고등학교 때까지 체육대학 진학을 꿈꾸는 평범한 학생이었던 윤성빈은 입문 몇 해 만에 평창 겨울올림픽 금메달 후보로 성장했다. 2017∼2018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월드컵에서 ‘절대지존’이었던 마르틴스 두쿠르스(라트비아)와 엎치락뒤치락 1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윤성빈이 평창 올림픽에서 시상대에 오르면 한국 겨울스포츠 역사상 첫 비(非)빙상종목 메달이 된다. 야구, 골프 등 여러 종목을 섭렵한 뒤 프로볼링 선수가 된 만능 스포츠 우먼 신수지는 “15파운드(약 6.8kg)짜리 공을 쓰는데 가끔 손가락에 무리가 온다. 윤성빈 선수의 파워가 부럽다”고 말했다. 신수지의 응원 소식을 들은 윤성빈은 “신수지 선수의 응원에 감사하다. 많은 분이 관심을 보여주셔서 힘이 더 나는 것 같다. 평창에서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8-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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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현 ‘신인 3관왕’… 올해 LPGA 첫번째 뉴스

    ‘슈퍼 루키’ 박성현(24·KEB하나은행)의 깜짝 활약이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채널이 선정한 2017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주요 뉴스의 첫 번째로 선정됐다. 골프채널은 29일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2017 시즌 LPGA투어 주요 뉴스 18개를 선정해 발표하면서 39년 만에 신인 3관왕에 오른 박성현을 첫 페이지에 등장시켰다. 일찌감치 신인왕을 확정한 박성현은 올해의 선수와 상금왕까지 차지하며 성공적인 루키 시즌을 보냈다. 한국 선수들이 역대 한 시즌 최다승 타이인 15승을 합작한 것과 박성현과 함께 올해의 선수상을 공동 수상한 유소연도 주요 뉴스를 장식했다. 김인경의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오픈 우승도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렉시 톰프슨(미국)은 스코어카드 오기에 따른 4벌타 사건과 30cm짜리 짧은 퍼트를 실패해 올해의 선수를 놓친 것 등으로 2, 3번 뉴스를 장식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7-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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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키 요정’ 시프린, 월드컵 36번째 우승

    깜찍한 외모로 인기 높은 알파인 스키 선수 미케일라 시프린(22·미국)의 별명은 ‘스키 요정’이다. 하지만 실력과 그동안 쌓은 성적만 놓고 보면 ‘스키 여왕’이라 불러도 무방할 듯싶다. 시프린이 압도적인 기량을 발휘하며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대회 통산 36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시프린은 28일(현지 시간) 오스트리아 리엔츠에서 열린 2017∼2018 FIS 월드컵 알파인 여자 회전 경기에서 1, 2차 시기 합계 1분43초87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2위 웬디 홀드네르(스위스)보다 0.89초나 빨랐다. 회전 경기에 관한 한 시프린은 현존 최고의 선수다. 회전은 기문으로 표시한 코스를 지그재그로 회전하며 빠른 속도로 슬로프를 내려오는 경기다. 시프린은 19세 때 출전했던 2014 소치 겨울올림픽 회전에서 금메달을 땄다. 역대 최연소 회전 경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였다. 월드컵에서는 최근 출전한 25개 대회 가운데 금메달을 20번 가져갔다. 준우승과 3위가 각각 두 번씩 있었고, 딱 한 번 완주에 실패했다. 이미 잘하고 있지만 시프린의 진화는 현재 진행형이다. 몇 해 전까지 시프린은 알파인 스키 종목 가운데 기술 종목으로 꼽히는 회전과 대회전에서 강세를 보여 왔다. 그런데 지난 시즌부터 스피드 종목인 활강에서도 기량이 급성장하더니 이달 초 캐나다 레이크루이즈 월드컵에서는 생애 첫 활강 우승까지 차지했다. 올해 거둔 5승은 회전에서 두 번, 대회전 1번, 평행회전 1번, 활강 1번 등으로 다양하다. 슈퍼대회전에서만 우승이 없었다. 시프린 스스로가 “나는 이제 더 이상 회전 종목 선수가 아니다. 전 종목 스키어라고 생각한다”고 말할 정도다. 내년 2월 열리는 평창 겨울올림픽에는 여자 알파인 스키에는 모두 5개의 금메달(활강, 슈퍼대회전, 회전, 대회전, 복합)이 걸려 있다. NBC스포츠 등 미국 언론들은 “시프린은 단연 다관왕 0순위”라고 평가하고 있다. 복합은 회전과 활강을 한 차례씩 탄 뒤 기록을 합산해 순위를 정하는 종목이다. 시프린은 월드컵에서만 78번 우승한 ‘스키 여제’ 린지 본(33·미국)의 기록에도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다. 시프린은 “고작 30승을 조금 넘긴 나로서는 최다 우승은 너무 먼 일”이라고 겸손하게 말했지만 어린 나이와 뛰어난 기량, 발전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이루지 못할 꿈도 아니다. 시프린은 평창에서 활강과 슈퍼대회전에서 본과 ‘스키 여왕’ 자리를 놓고 대결한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7-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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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룸/이헌재]수호랑-반다비 찾아 삼만리

    2018 평창 겨울올림픽과 관련해 지난달 중순 눈에 띄는 현상이 나타났다. 영하의 날씨에도 긴 줄을 서게 만들었던 평창 롱패딩이다.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에 아이돌 효과, 그리고 입소문까지 더해지면서 평창 롱패딩은 화제의 중심에 섰다. 조금 과장하자면 평창 올림픽 최초의 히트 상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평창 굿즈’(평창 올림픽 라이선스 제품)는 디자인뿐 아니라 품질도 상당히 괜찮다. 평창 공식 스토어에 가서 직접 보면 안다. 제품군도 다양하고, 가격도 합리적인 편이다. 그 가운데서도 외국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아이템은 평창 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평창 패럴림픽 마스코트인 반다비 인형이다. 이들의 탄생이 순탄하진 않았다. 평창 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당초 전 국민을 대상으로 평창 대회 마스코트를 공모했다. 하지만 눈에 차는 작품이 나오지 않았다. 이후 국내 디자인 전문가 그룹을 통해 2년 가까이 개발 작업에 매달린 끝에 지난해 6월에서야 ‘수호랑’과 ‘반다비’가 세상의 빛을 볼 수 있었다. 한눈에 보기에도 두 캐릭터는 상당히 귀엽다. 수호랑은 올림픽 정신인 세계평화를 지켜준다는 의미의 ‘수호’에 강원 정선아리랑의 ‘랑’을 결합해 만들었다. 백호랑이(백호)에서 ‘랑’자를 따왔다는 말도 있다. 반다비는 반달가슴곰의 ‘반달’과 대회를 기념한다는 의미의 ‘비’를 결합해 만들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홈페이지(www.olympic.org/mascots)에 들어가 보면 수호랑과 반다비가 얼마나 잘 만든 마스코트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 역대 올림픽 어떤 마스코트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27일 평창 조직위가 메달리스트들에게 어사화(御賜花·임금이 문무과에 급제한 사람에게 하사하던 종이꽃)를 머리에 꽂은 수호랑과 반다비 인형을 부상으로 주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 각종 국제대회를 취재한 동아일보 취재진도 둘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외국 스타 선수들을 섭외할 때 수호랑과 반다비 인형은 최고의 상품이었다. 믹스트 존(공동취재구역)을 지나던 선수들은 마치 자석에 이끌리듯 마스코트를 향했다. ‘스키 여제’ 린지 본은 수호랑을 가리키며 “얘는 너무 귀엽다. 정말 예쁘다”고 했다. 스노보드 황제 숀 화이트는 “둘 다 너무 귀엽다.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검은색 반다비를 갖고 싶다”며 어린아이 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문제가 있다면 이들을 구하는 게 그리 쉽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워낙 인기가 있다 보니 품절일 때가 적지 않다. 특히 대한민국의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에서 수호랑과 반다비 인형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인천국제공항 내에 평창 관련 제품을 파는 곳은 한두 곳에 불과하다. 가끔 수호랑과 반다비 인형이 입고돼도 순식간에 날개 돋친 듯 팔려 버린다. 기념으로 마스코트 인형을 사 가려던 관광객들이 허탕을 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는 평창으로서는 안타까운 부분이다. 큰돈 들이지 않고 평창 올림픽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허무하게 날아가 버리기 때문이다. 기자가 러시아 출장차 출국했던 이달 중순에도 수호랑과 반다비는 끝내 만날 수 없었다. 이헌재 스포츠부 기자 uni@donga.com}

    • 2017-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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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희범 조직위원장 “스포츠 아시아시대, 평창이 선도”

    “올림픽의 키워드는 평화와 화합이다. 평창 올림픽은 남북 간의 평화, 그리고 한국 중국 일본 등 동북아 3개국의 화합을 이끄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평창 겨울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을 며칠 앞두고 서울 송파구 평창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조직위원회 서울사무소에서 만난 이희범 위원장(68)의 목소리엔 힘이 넘쳤다. 대회 개막(2018년 2월 9일)까지 40여 일을 남겨두고 평창 올림픽은 이미 모든 시설이 완공됐다. 저조하던 입장권 판매도 60%를 넘어섰고, 후원금도 목표액을 초과하는 등 모든 준비가 착착 이뤄지고 있다. 이 위원장은 “그 어느 때보다 성공적인 올림픽이 될 것을 확신한다.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의 단합된 힘을 전 세계에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창을 시작으로 2020년에는 일본 도쿄(여름)에서, 2022년에는 중국 베이징(겨울)에서 올림픽이 열리게 됐다. “원래 올림픽은 유럽과 북미 나라들이 주인공이었다. 하지만 내년 평창을 시작으로 2년 단위로 도쿄와 베이징이 바통을 이어받는다. 스포츠의 아시아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그 시대를 대한민국이 선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중일 3개국은 어떤 방식으로 협력하고 있나. “차기 겨울올림픽을 주최하는 베이징올림픽조직위는 평창 올림픽 기간에 100여 명의 인원을 평창에 파견할 계획이다. 그 가운데 30여 명은 평창조직위에 상주한다. 반대로 수십 명의 평창조직위 스태프는 평창 대회가 끝난 뒤 베이징조직위에서 일하게 된다. 가장 중요한 인적 교류가 이뤄지는 것이다. 이 밖에도 강릉에 있는 평창 홍보관 옆에 일본 도쿄 올림픽 홍보관과 베이징 올림픽 홍보관이 차례로 들어올 예정이다. 한중일이 함께하는 연합 오케스트라 공연과 사진전 등 문화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여 여부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은 참여할 것이라고 본다. 평화를 사랑하는 모든 나라, 모든 선수가 올림픽에 참여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 올림픽과 정치는 별개의 문제로 봐야 한다. 북한은 자력으로 딴 피겨 페어 출전권을 포기했지만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와일드카드 등을 통해 도울 수 있다고 말해 왔다. 끝까지 북한의 참가를 위해 노력해 평창 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으로 만들겠다.” ―도핑 스캔들 때문에 평창 올림픽 출전 금지 처분을 받은 러시아가 개인 자격으로 출전하게 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조직위는 개인 자격으로 참가하는 러시아 선수들도 입국부터 출국, 그리고 경기 참여까지 어떤 불편함도 없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대부분의 러시아 선수가 개인 자격으로 참가할 것으로 알고 있다. 평창 올림픽에도 210명 이상 참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들어 평창 올림픽 열기가 서서히 달아오르는 것 같다. “올 초 4차 재정 계획까지 3000억 원의 적자가 났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께서 직접 나서 주시고 공기업의 후원이 이어지며 후원금 목표액인 9400억 원을 넘어 1조493억 원을 달성했다. 조만간 발표할 5차 재정 계획에서 ‘균형 재정’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티켓 판매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내년에는 입장권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람이 나올 것이다.” ―남은 과제가 있다면…. “상대적으로 패럴림픽에 대한 관심이 저조하다. 패럴림픽까지 성공적으로 치러야 비로소 성공한 올림픽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패럴림픽에 문화를 접목하는 방식으로 관심을 불러일으키려 하고 있다. 패럴림픽은 경기를 넘어 축제가 될 것이다. 국민의 관심을 패럴림픽까지 연결하는 게 조직위의 숙제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7-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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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사화 인형’… 누비 두루마기… ‘한국美 시상식’

    조선시대에 과거시험에 급제한 사람은 어사화(御賜花·임금이 축하의 의미로 하사한 종이꽃)를 머리에 꽂고 악대와 광대를 앞세워 시가 행진을 벌였다. 장원 급제 못지않은 영광을 차지한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은 어사화를 꽂은 수호랑 인형을 선물로 받는다. 수호랑은 평창 올림픽 마스코트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2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창 올림픽 및 패럴림픽의 시상품과 시상대, 시상요원 의상, 시상 음악 등을 공개했다. 경기장에서 메달과 시상품을 함께 주는 여름 올림픽과 달리 겨울 올림픽은 시상품과 메달을 따로 수여한다. 추운 날씨를 피하고, 팬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라는 게 조직위의 설명이다. 경기장에서는 시상품만 전달하는 ‘베뉴(경기장) 세리머니’를 진행하고, 메달 획득 이튿날엔 평창의 올림픽 플라자 내 메달 플라자에서 메달을 목에 걸어주는 ‘빅토리 세리머니’를 연다. 이에 따라 평창 올림픽 메달리스트는 경기장에서 어사화를 꽂은 수호랑 인형만 받고, 이튿날 메달과 함께 나무와 금속으로 특별 제작한 기념품을 받는다. 이 기념품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라는 한글 디자인과 함께 강원도 평창의 산맥, 눈꽃의 만남을 표현했다. 패럴림픽은 경기장 내에서는 순위만 발표한다는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규정에 따라 ‘빅토리 세리머니’만 개최한다. 패럴림픽 메달리스트는 메달과 함께 어사화를 꽂은 반다비 인형을 받는다. 평창 올림픽은 103회, 패럴림픽은 총 80회에 걸쳐 시상식이 진행된다. 평창 겨울올림픽에 걸린 금메달은 총 102개이지만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의 요청에 따라 남자 아이스하키 동메달 시상식이 별도로 진행돼 103회가 됐다. 평창 올림픽 시상용품들은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을 융·복합해 대한민국의 정서와 아름다움, 정을 세계인들에게 전달하는 데 초점을 뒀다. 시상식 음악 역시 자진모리장단을 사용해 한국 고유의 타악기와 서양의 오케스트라를 어우러지게 만들어 세계인들이 한국의 색깔을 느끼면서도 이질감이 없도록 했다. 감동적이고 신명 나는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선수들에게 메달과 시상품을 전달하는 시상요원들도 한복을 모티브로 제작된 의상을 입는다. 한국 전통 겨울 의복인 두루마기와 동방, 장신구인 풍차(모자), 토시, 깃 목도리 등을 활용했고, 겨울 의복에 사용되는 ‘누비나 패딩’ 기법으로 보온성을 확보했다. 이희범 조직위원장은 “빅토리 세리머니가 열리는 메달 플라자에서는 시상식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공연과 불꽃쇼 등이 펼쳐진다. 매일 밤 신나는 축제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7-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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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키센터서 기념사진… 알펜시아서 눈썰매… 하루에 OK!

    경기 안양에서 세컨드오피니언이라는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핀란드인 한네스 후말라 씨(40). 그는 2018년 2월 18일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의 개막일은 2월 9일이다. 하지만 아이스하키의 나라 핀란드에서 온 후말라 씨의 머릿속엔 온통 아이스하키 생각뿐이다. 이날은 핀란드가 ‘숙적’이자 ‘라이벌’ 스웨덴을 상대로 평창 올림픽 남자 아이스하키 예선을 치르는 날이다. 2017년 현재 스웨덴은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 랭킹 3위, 핀란드는 한 계단 낮은 4위다. 후말라 씨는 이날만큼은 모든 걸 제쳐두고 아이스하키 경기가 열리는 강릉을 찾을 작정이다. 핀란드가 준결승, 결승까지 진출한다면 이 경기들 역시 ‘직관’할 생각이다. 부푼 마음을 안고 후말라 씨는 사전 답사차 이달 초 강릉행 자동차에 몸을 실었다. 핀란드 무역대표부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인 아내 이연미 씨, 두 자녀(헤이니 10세, 에리크 2세)와 함께였다. 2005년 이 씨와 결혼한 뒤 한국에서 살고 있는 그는 의사소통에 전혀 무리가 없을 정도로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한다.   ○ ‘치맥’에 엄지 척! 안양시 동안구의 집에서 나선 시간은 오전 9시 반. 고속철도(KTX) 강릉역 인근의 한 막국수 전문 식당에 낮 12시 반도 되지 않아 도착했다. 어린 두 자녀를 위해 휴게소를 두 번 들르고도 채 3시간이 걸리지 않은 것. 후말라 씨는 “차가 막히지 않아 씽씽 달렸다. 제2영동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강릉 오는 길이 편해졌다. 서울∼양양고속도로가 생겨 교통량이 분산된 효과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후말라 씨 가족은 불고기 정식과 막국수 등을 주문했다. 후말라 씨는 매운 막국수는 잘 먹지 못했지만 고기에는 빠르게 젓가락을 움직였다. 후말라 씨 같은 외국인들에게 한식 위주의 메뉴 구성이 불편하진 않을까. 그는 일반적인 우려와는 반대의 답을 내놨다. “서양 사람들의 주식은 고기다. 그런데 한국에는 갈비도 있고, 불고기도 있고, 삼겹살도 있다. 가끔씩 먹는 비빔밥 같은 야채 위주 식사는 별식이다. 주변의 외국인 친구들도 한국 음식에 거의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올림픽 기간 중 잠깐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은 더더욱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가 꼽은 최고의 메뉴는 다름 아닌 ‘치맥(치킨+맥주)’이다. 그는 “유럽 사람들도 맥주를 좋아한다. 그런데 안주라는 개념은 따로 없다. 맥주와 닭튀김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치맥’은 신기하면서도 환상적인 메뉴다. 채식주의자를 빼곤 치맥을 안 좋아하는 외국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KTX 강릉역이 편해요 식사 후 아이스하키 경기가 열리는 강릉하키센터로 차를 몰았다. KTX 강릉역에서 강릉하키센터까지 내비게이션에 나타난 거리는 단 1.6km. 차를 운전해서 가니 채 5분도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올림픽 기간에는 지금처럼 자가용 이용이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차량 2부제가 시행되는 데다 경기장 주변에는 일반 차량의 통행 및 주정차가 금지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차량통행증을 발급받은 올림픽 관련 차량만 운행할 수 있다. 일반인들은 시내 곳곳에 설치된 환승센터에 주차한 뒤 셔틀버스 등을 통해 경기장으로 이동해야 한다. 하지만 KTX 강릉역은 강릉하키센터와 강릉아이스아레나,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 등이 모여 있는 강릉올림픽파크와 가까운 곳에 있다. 셔틀버스뿐 아니라 도보로도 이동이 가능한 거리다. 샛길로 성인 남자 걸음이면 10여 분에 닿을 수 있다. 후말라 씨는 “외국인 친구들이 교통수단에 대해 물어올 때면 KTX가 편리하다고 말해 준다. 서울에서 오가는 친구가 있다면 KTX를 타기 쉬운 서울역 인근에 숙소를 잡는 것을 추천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강릉하키센터를 둘러본 후말라 씨는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였다. 1만 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이 경기장은 규모와 시설에서 국제적인 수준을 자랑한다. 그는 “핀란드의 아이스하키장 중에는 사우나에 몸을 담근 채 경기를 볼 수 있는 곳도 있다. 강릉하키센터는 사우나가 없는 것 말고는 좋은 경기장인 것 같다. 얼음판을 둘러싸고 있는 보드 시설이 핀란드제인 것도 마음에 든다”며 웃었다. 그는 “평창 올림픽 때는 혼자 올지, 아니면 가족과 함께 올지 정하지 못했다. 혼자 오게 된다면 KTX를, 가족과 함께 온다면 자가용을 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하루에 산과 바다를 모두 강릉의 대표적 관광지인 경포해변 역시 강릉올림픽파크에서 무척 가깝다. 차로 10분가량 이동하자 경포해수욕장의 탁 트인 풍경이 펼쳐졌다. 바다를 본 아이들은 신이 났다. 오륜마크 조형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모래사장을 마구 뛰어다녔다. 후말라 씨와 아내 이 씨는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커피숍에서 향 좋은 커피를 마셨다. 강릉은 400개의 커피숍이 있는 한국의 대표적인 커피 도시다. 강릉에서 처음 문을 연 테라로사 본점은 커피 애호가라면 한 번쯤 찾았을 명소다. 후말라 씨는 “핀란드 역시 커피의 나라라고 불릴 정도로 커피를 좋아한다. 강릉이 커피 도시라는 건 처음 들었다. 다음 방문 때는 좋은 커피 전문점을 찾아볼 것”이라고 했다. 강릉 투어를 마무리한 후말라 씨 가족은 올림픽 설상 경기가 열리는 평창 알펜시아로 차를 몰았다. 전날 내린 눈이 소복하게 쌓여 있었다. 눈썰매장을 찾은 후말라 씨와 헤이니 부녀는 신나게 썰매를 탔다. 뒤늦게 낮잠에서 깬 에리크는 신이 나 눈 위를 방방 뛰어다녔다. 후말라 씨는 미리 준비한 눈썰매에 두 자녀를 태우고 다녔다. 평창의 겨울 해는 일찍 떨어졌고 후말라 씨 가족은 오후 5시 반경 집으로 향했다. 휴게소에서 저녁을 해결하고 운전을 해 집에 도착하니 시계는 오후 8시 5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후말라 씨는 “올림픽을 직접 볼 수 있는 것은 평생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회다. 국제축구연맹(FIFA) 한일 월드컵이 열린 2002년 한국에 처음 와 아내를 만났다. 내 인생 최고의 일이었다. 내년 평창 올림픽 이후에도 뭔가 멋진 일이 일어날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강릉·평창=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7-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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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림픽 셔틀-시내버스 무료로 타세요

    평창 겨울올림픽 때 반드시 내려받아야 할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앱)은 ‘GO 평창’이다. 1월 중 배포될 예정인 ‘GO 평창’ 앱을 이용하면 고속철도(KTX)와 고속·시외버스, 시내버스, 무료 셔틀버스, 택시 등 평창 올림픽 대중교통체계를 한눈에 확인한 뒤 예매와 결제까지 할 수 있다. 이 앱에서 출발지와 목적지를 지정하면 다양한 교통수단을 조합한 최적의 대중교통 정보가 제공된다. 자가 운전자 역시 이 앱이 제공하는 내비게이션을 보면 환승주차장의 위치는 물론 경기장 인근 교통통제 정보와 올림픽 및 버스전용차로 등을 알 수 있다. 이 밖에 알아두면 편리할 사항들을 Q&A로 정리했다. Q. 올림픽 기간 중 KTX 첫차와 막차 시간은 어떻게 되나. A. 강릉역으로 향하는 서울역발 첫차는 오전 6시다. 청량리역과 상봉역 첫차는 각각 오전 6시 40분과 7시 5분이다. 강릉역에서 출발하는 서울역행 막차는 오후 11시 10분, 청량리역행 막차는 오전 1시 20분, 상봉역행 막차는 0시 20분이다. Q. 올림픽 셔틀버스는 입장권 소지자만 탈 수 있나. A. 관중 셔틀버스는 입장권 소지 유무와 관계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운영기간은 개회식 하루 전인 2018년 2월 8일부터 폐회식 하루 후인 2월 26일까지다. 기본적으로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경기 종료 2시간 후까지 운행한다. 같은 기간 동안 개최 도시 내 시내버스도 모두 무료로 운영된다. Q. 속초, 동해, 삼척, 원주 등 인접 도시에 숙소를 예약한 관람객은 어떻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나. A. 인접도시에서 개최도시 수송 몰(강릉은 북강릉환승주차장, 평창은 진부역)까지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속초권은 1일 58회, 동해·삼척은 15회, 원주는 26회 운행한다. 이용을 원하는 사람은 ‘GO 평창’ 앱을 통해 사전에 예약해야 한다. Q. 택시를 이용하면 경기장 안으로 진입할 수 있나. A. 택시 이용 승객은 경기장까지 진입할 수 없다. 지정된 올림픽 승하차장에서 내려서 경기장까지 도보로 가야 한다. 경기 관람 후에도 올림픽 승하차장까지 걸어서 이동한 뒤 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7-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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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림픽은 절대 포기 못할 꿈”… 푸틴의 마음 움직이다

    그를 만난 곳은 러시아 아이스하키의 심장 속이었다. 아이스하키 세계 최강국이 초청돼 경기를 치르는 2017 유로하키투어 채널원컵이 한창이던 16일(현지 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VTB 아이스팰리스. 러시아 아이스하키의 심장이라 불릴 수 있는 이 경기장 내의 러시아 대표팀 라커룸 앞이었다. 세계 최강의 전력을 넘보는 러시아의 라커룸 앞에는 러시아를 빛낸 선수들의 사진이 즐비하게 걸려 있었다. 바로 그곳에 그의 대형 사진도 걸려 있었다. 러시아 아이스하키 대표팀 주장이자 국민 영웅 일리야 코발추크였다. 그 사진 바로 앞에서 그를 만났다. “국기가 새겨져 있든, 그렇지 않든 세상 모든 사람이 우리가 어느 나라 선수들인지 잘 안다.” 워낙 거물이라 웬만한 인터뷰 요청은 모두 거절하는 그를 현지에서 사흘을 기다린 끝에 만날 수 있었다. 평창 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이 그려진 퍽 캔들(아이스하키 퍽을 형상화한 향초)을 받은 그의 얼굴에 환한 웃음이 번졌다. 그는 “평창 올림픽에 가게 돼 무한한 영광이다.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금메달을 딸 것이다. 모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 푸틴 대통령을 움직인 편지 한 통 이달 초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도핑 스캔들을 일으킨 러시아에 대해 평창 올림픽 전면 출전 금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단, 엄격한 도핑 테스트를 통과한 선수들에 한해 개인 자격으로 출전할 수 있게 했다. 그동안 IOC의 징계에 반발해 온 러시아가 평창 대회를 보이콧 할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입에 모든 이의 시선이 모아졌다. 침묵을 깨고 가장 먼저 평창 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힌 것은 러시아 남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이었다. 코발추크가 중심이 된 러시아 하키 선수들은 푸틴 대통령에게 “평창에 갈 수 있게 해 달라”는 편지를 보냈다. 몇 시간 뒤 푸틴 대통령은 “우리 선수들이 올림픽을 위해 얼마나 열심히 해 왔는지 잘 안다. 그들의 평창행을 막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푸틴 대통령에게 편지를 쓴 이유를 묻자 그는 “어릴 적 처음 스틱을 잡은 순간부터 국가를 대표해 올림픽에 나가는 게 꿈이었다. 평창 올림픽은 내게 다섯 번째 올림픽이다. 우리 팀 누군가에게는 첫 번째 올림픽일 수도 있다. 내게도 그들에게도 올림픽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꿈”이라고 답했다.   ○ NHL보다 평창 올림픽 훌륭한 신체조건에 빼어난 기술을 갖고 있는 그는 러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2001년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았다. 애틀랜타와 뉴저지 등에서 11시즌을 뛰면서 816경기 816포인트(417골, 399어시스트)라는 놀랄 만한 기록을 세웠다. 2010년에는 뉴저지 데블스와 15년간 1억 달러(약 1083억 원)짜리 대형 계약도 했다. 하지만 2012∼2013시즌 NHL의 직장 폐쇄 때 러시아아이스하키리그(KHL)로 돌아왔다. 이후 NHL과의 계약을 파기하고 조국에 남아 KHL 산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뛰어왔다. 올 시즌에 앞서 그의 NHL 복귀를 예상하는 사람이 많았다. 여전히 절정의 기량을 발휘하고 있는 데다 그를 원하는 NHL 팀도 여럿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고심 끝에 KHL 잔류를 택했다. 그는 “NHL이 평창행에 미온적이라는 걸 느꼈다. 내게는 올림픽이 최상의 가치다. 올림픽 출전이 불투명했던 NHL보다 KHL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NHL은 IOC 등과의 갈등 끝에 평창 올림픽에 소속 선수들을 보내지 않기로 했다.○ 26년 만의 금메달 도전 NHL이 선수들을 보내지 않기로 한 상황에서 러시아는 겨울올림픽의 꽃이라 불리는 남자 아이스하키 우승 후보 0순위로 떠올랐다. 코발추크뿐 아니라 NHL 디트로이트에서 뛰었던 파벨 다추크 등 세계 정상급 선수가 여럿 있기 때문이다. 채널원컵에서도 러시아는 세계랭킹 1위 캐나다를 2-0으로 완파하는 등 3전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러시아의 전신이랄 수 있는 구 소련은 1992년 알베르빌 대회까지 모두 7차례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코발추크는 “이번은 내게 마지막 올림픽일 수도 있다.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일리야 코발추크는 누구:: △국적: 러시아△생년월일: 1983년 4월 15일 △신체조건: 키 191cm, 몸무게 103kg △포지션: 왼쪽 공격수 △주요 경력: 2001년 NHL 전체 1순위 지명. 애틀랜타 스래셔스, 뉴저지 데블스 등 NHL에서 11시즌 동안 816포인트(417골, 399어시스트) 2013∼2014시즌부터 KHL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뛰고 있음 △국제대회 경력: 올림픽 4회 출전.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동메달. 2018 평창 올림픽 러시아 대표팀 주장. 세계선수권 우승 2회(2008, 2009년).     모스크바=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7-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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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빙판 강국들 혼낸 경기력, 60분 내내 유지해야”

    평소 영어로 인터뷰를 하던 그가 짧은 한국어로 그간의 심경을 말했다. “나 정말 힘들었어. 처음 한국에 왔을 때부터 잘하는 팀들이랑 경기 하고 싶었어. 그런데 다들 ‘안 해, 싫어’라고 했어. 그래서 결심했어. 우리 수준을 높여서 다시 도전하자고. 이 자리에 선 우리 선수들이 너무 자랑스러워.”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그래, 바로 이거야. 높은 팀들이랑 경기하니까 정말 좋아지잖아. 우리 팀, 더 좋아질 수 있어.” 16일 남자 아이스하키 세계랭킹 3위 스웨덴과의 경기가 끝난 뒤 한국대표팀 백지선(캐나다명 짐 팩·50) 감독은 외국 기자들에겐 “매 경기를 치르며 발전을 거듭하는 게 우리의 목표다. 경험이 쌓이면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고 있다”고 담담히 말했다. 하지만 한국 기자들을 따로 만난 자리에서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은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2017 유로하키투어 채널원컵 스웨덴과의 최종 3차전에서 1-5로 역전패했다. 하지만 내년 2월 평창 겨울올림픽에 출전하는 세계랭킹 1위 캐나다(14일 2-4 패), 4위 핀란드(15일 1-4 패)전에 이어 선전을 이어갔다. 대회 전만 해도 한국이 두 자릿수 점수차로 지지만 않아도 잘한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했다. 그렇지만 한국은 사상 처음 상대해 보는 아이스하키 강국들을 상대로 세 경기 모두 경기 중반까지 앞서 나가는 저력을 보였다. 한국은 유럽의 아이스하키 선진국들만 출전하는 이 대회에 캐나다와 함께 초청을 받았다. 평창 올림픽 주최국이라는 프리미엄에 올 초 톱 디비전(1부 리그) 진출에 성공한 성과가 보태졌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백 감독과 그를 보좌하는 박용수(미국명 리처드 박·41) 코치가 있다. 한 핀란드 아이스하키 관계자는 “한국 아이스하키가 가장 잘한 일은 백 감독을 사령탑으로 데려온 것”이라고 했다. 동양인 최초로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 뛰었던 백 감독은 2014년 7월 부임과 동시에 NHL 정규시즌 738경기에서 241포인트(102골, 139어시스트)를 기록한 박 코치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후 백지선-박용수가 이끈 한국대표팀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팀으로 성장했다. 빠른 스피드와 조직력을 추구하는 백지선 아이스하키를 위해 박 코치는 미국 트레이닝 전문업체 ‘엑소스(EXOS)’의 훈련 프로그램을 도입해 아이스하키 선수에게 필요한 근력과 순발력을 키웠다. 둘은 ‘환상의 호흡’을 자랑한다. 백 감독이 대표팀이 나아가야 할 큰 방향을 설정하면 박 코치는 디테일과 기술을 가르친다. 수비수였던 백 감독이 수비 전문이라면, 공격수였던 박 코치는 파워플레이 등 공격 전술을 짠다. 형, 동생 하는 사이인 둘은 수많은 대화를 통해 최선의 결정을 내린다. 박 코치는 “우리가 세계 톱 레벨 팀들을 압도하는 시간도 분명 있었다. 3피리어드 60분 내내 좋은 점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평창 올림픽까지 남은 시간 동안 형님(백 감독)을 도와 부족한 부분을 잘 채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드러난 과제는 분명하다. 먼저 골리 맷 달튼의 원맨쇼를 줄여야 한다. 달튼은 세 경기 동안 155개의 유효 슈팅 가운데 143개를 막아내며 세이브 성공률 0.923을 기록했다. 달튼의 방어력은 한국팀에는 분명 플러스 요인이다. 하지만 달튼만 바라보다 흔들릴 경우 속절없이 무너질 우려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근본적으로 수비 조직력을 끌어올려 상대 슈팅 시도를 떨어뜨려야 한다. 아울러 공격력 강화를 통해 쉴 새 없이 상대 문전을 위협하며 득점 기회를 노리는 것이 숙제다. 한국은 공격에서 18번의 파워플레이 기회를 한 번도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김상욱-김기성-테스트위드가 버티는 1라인은 상대방에게 크게 뒤지지 않았지만 백업 멤버는 이들과 기량 차가 컸다. 백업 멤버 육성이 절실하다. 이에 대한 해법이라도 꿰고 있는 것일까. 백 감독의 말에는 힘이 넘쳤다. “내가 평창 올림픽 목표가 금메달이라고 말하면 농담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누구도 지기 위해 경기하진 않는다. 아무도 모르는 게 하키다. 불과 2년 전을 생각하면 한국 하키가 이렇게 발전하리라 누가 생각했겠는가. 평창에서는 깜짝 놀랄 일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모스크바=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7-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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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전 전패에도 하키계가 깜짝…백지선호의 무한도전

    백지선 감독이 이끄는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세계랭킹 3위 스웨덴에 1-5로 역전패하며 2017 유로하키투어 채널원컵을 3연패로 마감했다. 하지만 한국은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 랭킹 1위 캐나다, 4위 핀란드, 3위 스웨덴을 상대로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치며 2018 평창 올림픽 본선에서의 이변 연출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한국 대표팀은 16일 러시아 모스크바 VTB 아이스팰리스에서 열린 대회 3차전에서 개인기와 조직력에서 한 수 위의 전력을 과시한 스웨덴에 1-5로 졌다. 이번 대회 들어 가장 큰 점수 차 패배였지만 내용적으로는 가장 높은 점수를 줄만했다. 한국은 1피리어드부터 적극적인 포어 체킹(Fore Checking)과 이전 경기보다 한결 나아진 퍽 싸움을 바탕으로 대등한 승부를 펼쳤다. 한국은 1피리어드 유효 슈팅 수에서 6대 9를 기록하며 스웨덴을 깜작 놀라게 했다. 첫 골 역시 한국의 몫이었다. 한국은 2피리어드 시작 42초 만에 마이크 테스트위드가 선제골이 터뜨리며 기세를 올렸다. 테스트위드는 김기성의 슈팅이 골리에 리바운드된 것을 재빠르게 스냅샷으로 마무리해 골네트를 갈랐다. 캐나다와의 1차전(2-4패)에서 2어시스트, 핀란드와의 2차전(1-4패)에서 1골을 기록한 김기성은 스웨덴전 어시스트로 이번 대회 3경기에서 모두 포인트(골+어시스트)를 올렸다. 하지만 한국의 리드는 오래가지 못했다. 전열을 재정비한 스웨덴의 맹공이 시작됐고 2피피어드 3분 39초에 알렉산더 벅스트롬에게 동점골을, 5분 11초에는 앤튼 랜더에게 역전골을 허용했다. 11분 38초 파 린돔의 골로 1-3까지 스코어가 벌어졌다. 한국은 3피리어드 초반 두 차례의 숏 핸디드(페널티로 인한 수적 열세)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겼지만 파워 플레이가 펼쳐지던 9분 7초에 데니스 에버버그에 숏핸디드골을 허용했고 16분 24초에 안드레아스 룬퀴스트에 파워 플레이 골을 내주며 1-5로 경기를 마쳤다. 3경기 전패로 참가국 6개국 가운데 최하위로 대회를 마쳤지만 한국은 세계 정상급 팀들이 대거 출전한 채널원컵에서 경기를 치를수록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수문장 맷 달튼은 3경기에서 155개의 유효 슈팅 가운데 143개를 막아내는 신들린 선방을 펼쳤다. 백지선 감독은 “세계 최고 수준의 팀을 상대로 첫 번에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는 없다. 매 경기를 치르며 발전을 거듭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스웨덴전에서는 선수들이 경험이 쌓이고 강팀을 상대로 잘 싸울 수 있다는 자신감이 놓아지며 이전 경기보다 훨씬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19일 오전에 귀국하는 한국 대표팀은 내년 1월 초 평창 올림픽 본선을 겨냥해 소집돼 마지막 담금질에 돌입할 계획이다.모스크바=이헌재 기자uni@donga.com}

    • 2017-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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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졌지만 희망이…한국 아이스하키, ‘세계랭킹 4위’ 핀란드에 1-4 패

    졌지만 희망의 싹을 볼 수 있는 경기였다. 백지선 감독이 이끄는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15일 러시아 모스크바 VTB 아이스 팰리스에서 열린 2017 유로하키투어 채널원컵 2차전에서 한 수 위의 전력을 과시한 핀란드에 1-4로 역전패했다. 14일 세계랭킹 1위 캐나다에 2-4로 선전했던 한국은 이날도 경기 시작 10분 10초 만에 김기성이 선제골을 터트리며 앞서 나갔다. 김기성은 공격 지역 오른쪽 보드에서 퍽을 따낸 친동생 김상욱의 패스를 받아 골 크리스 오른쪽으로 쇄도하며 기습적인 스냅샷으로 골 네트를 흔들었다. 이틀 전 캐나다전에서는 김기성의 어시스트를 받은 김상욱이 골을 터뜨렸지만 이날은 반대로 김상욱의 어시스트를 김기성이 골로 연결시켰다. 한국의 리드는 27초 밖에 유지되지 못했다. 1피리어드 10분 37초에 사카리 마니넨이 문전 혼전을 틈타 동점골을 넣었고, 17분 23초에 페트리 콘티올라, 18분 31초에 히르키 요키파카가 잇달아 한국 골 네트를 갈랐다. 한국은 2피리어드에서 두 차례나 숏 핸디드 위기를 맞았으나 맷 달튼의 선방에 힘입어 실점을 하진 않았다. 하지만 3피리어드 1분 14초에 유쏘 이코넨에게 4번째 골을 허용하면서 1-4로 패했다. 캐나다와의 1차전에서 53세이브를 기록했던 달튼은 핀란드전에서도 57개의 유효 슈팅 가운데 53개를 막아내는 경이적인 선방 쇼를 펼쳤다. 이번 대회 2경기에서 달튼은 세이브성공률 0.938의 신들린 방어를 보이고 있다. 백지선 감독은 경기 후 “캐나다나 핀란드 같은 높은 수준의 팀을 상대로 골을 넣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게 희망적이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경험이 쌓일수록 더 좋아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팀은 16일 오후 7시 세계 랭킹 3위 스웨덴과 대회 마지막 경기를 벌인다. 모스크바=이헌재 기자uni@donga.com}

    • 2017-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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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지선호에 쏟아진 기립박수

    “코레야, 코레야∼.” 러시아 관중의 응원과 박수 소리가 점점 커졌다. 경기가 끝난 뒤 마침내 러시아 관중은 한국 선수들을 위해 일제히 일어섰다. 진정 어린 기립박수였다. 한국 수비수 이돈구(안양 한라)의 목소리는 감격에 젖어 있었다. “캐나다 선수들은 아이스하키 기계인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붙어 보니 그 선수들도 사람이더라. 우리가 압박을 하자 밀리는 모습까지 보였다”고 말했다. 세계 제2의 아이스하키리그인 러시아아이스하키리그(KHL)의 심장 모스크바에 위치한 VTB 아이스팰리스 경기장. 14일 이곳에서 열린 2017 유로하키투어 채널원컵 한국-캐나다의 첫 대결은 기적과도 같은 성장을 이룬 한국 아이스하키 대표팀에 깜짝 놀란 러시아 관중의 기립박수와, 한국을 맞아 뜻밖에 고전한 세계 최강 캐나다의 당혹감, 스스로의 성장에 자신감을 갖게 된 한국 선수들의 기쁨이 함께했다. 한국은 그동안 세계랭킹 1위이자 올림픽 3연패를 노리는 캐나다와의 대결 기회 자체가 없었다. 실력별로 1∼7부 리그로 나뉘어 치러지는 세계 아이스하키 무대에서 한국은 변방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세계 최강국들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에 한국은 올림픽 개최국으로서 초대받았다. 그동안 성장해온 한국 아이스하키의 실력을 제대로 검증해 볼 수 있는 무대다. 남자 아이스하키 세계랭킹에서 캐나다는 1위, 러시아는 2위다. 금지약물 복용 혐의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징계를 받아 개인 자격으로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을 노리는 러시아에 캐나다는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경기가 진행될수록 러시아 관중은 진정으로 한국을 응원하기 시작했다. 한국 대표팀이 퍽을 잡을 때마다 함성은 더욱 커졌다. 한국 선수들이 보여준 순간 스피드와 조직력은 팬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결과는 2-4, 한국의 석패였다. 그렇지만 4882명의 관중은 경기 후 한국 대표팀에 기립박수까지 보냈다. 2011년 평창이 겨울올림픽 유치를 확정 지은 직후 북미의 한 아이스하키 전문 블로거는 “한국과 캐나다가 맞붙으면 162-0으로 캐나다가 이길 것”이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 하지만 이날 한국은 하늘과 땅 차이라던 캐나다를 맞아 당당히 맞섰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가 평창 올림픽 불참을 선언하면서 캐나다는 KHL 선수들을 중심으로 대표팀을 구성했다. 그렇지만 25명의 엔트리 가운데 23명이 NHL 출신이었고, NHL에서 200포인트 이상을 기록한 선수만 6명이었다. 경기 시작 2분 57초에 첫 골을 허용할 때만 해도 불안한 기운이 감돌았다. 하지만 NHL 우승컵인 스탠리컵을 2차례나 받은 백지선 감독 아래 몸과 정신을 단련한 한국 선수들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1피리어드 5분 1초에 김기성-김상욱 형제(이상 안양 한라)가 동점골을 합작했다. 김기성이 시도한 슈팅이 캐나다 골리의 패드에 맞고 튕겨 나오자 김상욱이 가볍게 쳐 넣었다. 지난 시즌 아시아리그 최우수선수(MVP) 김상욱은 1피리어드 17분 44초에 역전골까지 터뜨렸다. 뜻밖의 반격에 캐나다 선수들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캐나다에서 귀화한 골리 맷 달튼(안양 한라)의 눈부신 선방까지 이어지며 한국은 2피리어드 중반까지 2-1로 앞서 나갔다. 뒷심 부족으로 역전패했지만 캐나다의 간담을 서늘케 한 명승부였다. 백 감독은 “환상적이고 재미있는 경기를 했다. 우리 선수들이 최고의 팀을 상대로 좋은 경험을 쌓았다. 스피드와 조직력을 앞세운 한국 특유의 아이스하키를 발전시키면 평창 올림픽에서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평창 올림픽 본선 조별리그에서도 캐나다와 맞붙는다. 캐나다 윌리 데자르댕 감독은 “한국 선수들은 영리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개개인이 아니라 팀 전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였다. 팀을 정말 잘 만들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칭찬했다. 한국 선수들에게는 승패를 떠나 소중한 자신감을 얻은 게 큰 수확이었다. 김상욱은 “조직력을 좀 더 가다듬는다면 올림픽 메달도 꿈만은 아닐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은 15일 세계랭킹 4위 핀란드, 16일에는 세계랭킹 3위 스웨덴과 역시 사상 첫 맞대결을 펼친다. 모스크바=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7-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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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 아이스하키, 개막 다음날 한국과 평가전

    “우리의 목표는 항상 하나였다. 평창 올림픽에서도 바라는 건 오직 금메달이다.” 블라디슬라프 트레티야크 러시아 아이스하키협회장이 러시아 대표팀의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출전 의사를 명확히 했다. 러시아는 이를 위해 평창 올림픽 개막(2018년 2월 9일) 직후인 내년 2월 10일 경기 안양 빙상장에서 한국 대표팀과 평가전도 갖기로 했다. 정몽원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과 트레티야크 회장은 14일 러시아 모스크바 VTB 아이스 팰리스에서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양국 아이스하키 발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트레티야크 회장은 “대한아이스하키협회의 도움으로 평창 올림픽 기간 중 아이스하키 경기가 열리는 강릉에 훌륭한 숙박 시설을 구할 수 있었다. 고마움을 잊지 않고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러시아 아이스하키의 최고 실력자인 로만 로텐베르크 협회 부회장도 동석했다. 로텐베르크 부회장은 러시아 아이스하키 대표팀 단장과 러시아아이스하키리그(KHL) 부회장을 겸하고 있다. 이날 AP통신은 “드미트리 체르니셴코 러시아아이스하키리그(KHL) 회장이 ‘누가 (평창에) 가고, 안 가는지를 우선 파악한 뒤 KHL도 그에 상응하는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는 선수단 규모를 파악하겠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로 보인다. 현재 시즌을 진행 중인 KHL은 평창 올림픽을 대비해 내년 1월 29일부터 2월 26일까지의 스케줄을 비워 놨다. 한편 러시아 아이스하키협회는 나이키가 제작한 대표팀 유니폼 착용을 고수하고 있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의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로텐베르크 부회장은 “유니폼을 둘러싸고 논쟁이 있다. 이미 제작된 유니폼이다. 다른 유니폼으로 바꾸면 기술적인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유니폼은 가슴에 커다란 쌍두 독수리가 새겨져 있고 소매 양쪽에는 러시아 국기가 그려져 있다. 평창에서 개인 자격 출전을 결정한 IOC로서는 국기가 그려진 러시아 아이스하키 대표팀 유니폼 착용을 허용할 수 없어 진통이 예상된다.  모스크바=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7-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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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퍽’ 53개나 막아낸 달튼

    “경기다운 경기를 해냈다.” 마스크를 벗고 취재진을 맞은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수문장 맷 달튼(31·안양 한라·사진)의 얼굴엔 그 어느 때보다 환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경기가 끝난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온몸은 땀으로 흥건했다. 13일 열린 2017 유로하키투어 채널원컵 캐나다와의 경기에서 달튼은 신들린 듯한 선방으로 한국의 선전을 이끌었다. 세계 최고 공격수들로 구성된 캐나다는 달튼이 지키는 한국 골문을 향해 쉴 새 없이 퍽을 때렸다. 경기 내내 무려 56개의 소나기 슛이 쏟아졌다. 달튼은 그 가운데 53개를 막았다. 세이브율이 무려 94.6%였다. 경기 후 한국팀 최우수선수(MVP)는 달튼의 몫이었다. 캐나다 출신인 달튼은 2009년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보스턴과 계약했으나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이후 러시아아이스하키리그(KHL)를 거쳐 한국에 왔고 지난해 4월 특별귀화를 통해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날 그는 NHL 출신이 23명이나 포진한 친정팀 캐나다를 상대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기분이 묘하다”라는 말로 입은 연 달튼은 “세계 최강 캐나다와 상대한다는 생각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모든 사람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훌륭한 경기를 한 우리 팀이 자랑스럽다. 오늘처럼만 한다면 내년 2월 평창 올림픽에서 더 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피드가 강조되는 최근 아이스하키 흐름에서 골리의 역할은 팀 전력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달튼이 골문을 든든히 지켜내면서 한국은 캐나다의 공세에 맞서 상대의 허를 찌르는 반격을 할 수 있었다. 달튼은 “비록 졌지만 한국 아이스하키 특유의 경쟁력을 보여준 게 수확이다. 더 많은 팬들께서 아이스하키의 즐거움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캐나다와 러시아 언론들로부터 평창 올림픽이 열리는 한국을 소개해 달라는 질문을 받은 달튼은 ‘한국인’답게 이렇게 말했다. “음식이 훌륭하고 사람들이 무척 친절하다. 평창과 강릉, 서울엔 볼거리, 즐길거리가 넘친다. 한국을 방문해 올림픽을 즐기시길 바란다.” 모스크바=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7-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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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는 내 심장 속에”… 러 선수들 200여명 평창 온다

    “러시아는 내 심장 속에 있다.” 선수들의 붉은 티셔츠에 새겨진 문구에서 비장함과 결의가 느껴졌다. 러시아가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 선수들이 개인 자격으로 출전할 수 있도록 최종 결정했다. ‘올림픽 회의’가 열린 12일 러시아 모스크바 시내 남부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사무실. 4층 높이의 오래된 이 건물은 회의에 참가한 100여 명의 선수와 코치, 개별 종목 협회 대표 등으로 오전부터 붐볐다. 평창 올림픽 개인 자격 출전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자리였다. 이날 발표 내용에 촉각을 곤두세운 세계 각국 언론의 취재진은 참석자들보다 훨씬 많았다. ROC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 취재 신청을 한 언론사만 200여 개였다. TV 카메라만 해도 50개가 훌쩍 넘었다. 러시아 매체들은 물론이고 AP, AFP, 로이터 등 통신사들, 일본과 중국 언론 기자들까지 200명이 넘는 취재진이 몰렸다. 오전 11시에 시작한 회의는 약 한 시간 반 후인 낮 12시 반경에 끝났다. 삼삼오오 회의장을 빠져나가는 선수들의 얼굴에선 옅은 안도감이 느껴졌다.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알렉산드르 주코프 ROC 위원장은 담담한 목소리로 “모든 참석자의 의견이 일치했다. 러시아 선수들은 평창에 갈 것이다. 가서 싸우고,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라고 러시아 선수들의 평창 올림픽 참가를 공식적으로 승인했다. 만장일치였다. 주코프 위원장은 “200여 명의 러시아 선수가 평창 올림픽에 출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견은 시종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비록 평창 올림픽 출전을 결정했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징계에 따라 러시아 선수들은 국기와 국가를 사용하지 못한 채 ‘중립국’ 신분으로 출전하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lympic Athlete from Russia·OAR)의 일원으로 국기 대신 오륜기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 국가 대신 올림픽 찬가가 연주된다. 아무리 많은 메달을 따도 러시아의 메달 집계는 ‘0’으로 기록된다. 러시아가 IOC와 풀어야 할 숙제는 또 있다. IOC는 출전 자격을 갖춘 러시아 선수들을 평창 올림픽에 개별적으로 초청할 계획이다. 하지만 러시아는 출전 선수 명단을 만들어서 IOC에 제출하고 싶어 한다. ROC는 또한 2014 소치 올림픽 때 도핑 행위가 적발돼 올림픽 영구 출전정지 처분을 받은 25명의 선수와 관련해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소송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선수들은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듯 보였다. IOC의 징계 발표 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평창 올림픽 출전 허용 요청 편지를 보냈던 러시아 아이스하키 대표팀 주장 일리야 코발추크는 “모든 일이 잘 해결된 것을 신에게 감사한다. 마침내 올림픽에 나가게 됐다”고 기쁨을 표현했다. 당초 불참 우려를 낳았던 여자 피겨스케이팅 세계 1위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 러시아로 귀화한 한국 출신의 빅토르 안(안현수) 등 스타들이 대거 평창 올림픽에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모스크바=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7-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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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룸/이헌재]도핑과의 전쟁

    “오랜만에 만날 때마다 목소리가 굵어져 있어 깜짝깜짝 놀라요.” 2008 베이징 여름올림픽 여자 역도에서 금메달을 딴 ‘역도여제’ 장미란(34)이 선수 시절 했던 얘기다. 실제로 입문 몇 년 만에 세계적 선수가 된 한 외국 선수는 몰라볼 정도로 몸이 커져 있었다. 몇 해 지나지 않아 의혹은 사실로 드러났다. 전통적인 역도 강국 중국, 러시아 등은 지난해 국제역도연맹(IWF)으로부터 도핑을 이유로 국제대회 출전 금지 처분을 받았다. 이에 따라 위의 두 나라를 포함해 9개 나라가 이달 미국에서 열린 세계역도선수권대회에 선수들을 내보내지 못했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역도가 정식 종목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지난주 국가 주도 도핑 스캔들의 중심에 선 러시아에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전면 출전 금지 조치를 내린 것은 스포츠계에 만연한 도핑에 대해 확실한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IOC 조사 결과 2014 소치 올림픽에 출전한 러시아 선수 가운데 25명이 도핑으로 적발됐다. 박탈된 메달만 11개다. IOC의 징계에 따라 러시아 선수들은 국기와 국가를 사용하지 못한 채 개인 자격으로만 평창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 그것도 엄격한 도핑 테스트 통과라는 전제 조건을 달고서다. 도핑은 스포츠에서 절대 용납될 수 없는 반칙이자 범죄다. 하지만 IOC가 선포한 ‘도핑과의 전쟁’이 무색하게 도핑은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 왜 선수들은 자신의 신체와 미래를 한순간에 망칠 수 있는 ‘악마와의 거래’를 끊지 못하는 것일까. 얼마 전 국내 엘리트 체육인들과 가진 모임에서 이유를 미뤄 짐작할 수 있었다. “만약 정말 걸리지 않는 약물이 있다면 올림픽 메달을 위해 복용할 생각이 있는가”란 질문에 참석한 10명 가운데 절반가량이 “그럴 수 있다”고 답했다. “약물 때문에 수명이 줄어들 수 있는데도 복용하겠는가”라는 질문에도 2명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서라도 좋은 성적을 올리고 싶을 정도로 절실한 선수들이 적지 않단 얘기다. 사정이 이렇다면 도핑은 나쁜 것이라든지, 스포츠맨십에 벗어난다든지 하는 식의 교육은 사실상 무의미하다. 그렇지만 최근 IOC의 움직임에는 확실한 메시지가 하나 있다. “도핑은 하늘 끝까지라도 추적해서 잡아낸다”는 것이다. 예전엔 도핑을 해도 해당 대회만 넘기면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시료를 끝까지 보관해서 두고두고 재검사를 한다. 예전 같으면 100ng(나노그램·1ng은 10억 분의 1g) 이상이 검출돼야 적발할 수 있었지만 요즘엔 1ng만 있어도 된다. 2008 베이징 올림픽 때와 2012 런던 올림픽 때 넘어갔던 도핑이 요즘 적발되는 이유다.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도핑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 전 사이클 선수 랜스 암스트롱도 결국 ‘약쟁이’로 추락했다. 암스트롱의 시료에서는 결국 금지 약물이 검출되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반도핑기구는 전 동료들의 증언, 약물 공급 담당자와 주고받은 이메일, 금융결제 기록 등을 토대로 도핑 사실을 확인해 냈다. 그가 쌓아올린 ‘사이클 황제’로서의 모든 기록은 영원히 삭제됐다. 도핑 기술은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전자 변형을 통한 ‘유전자 도핑’이나 뇌를 자극해 운동 성과를 높이는 ‘브레인 도핑’까지 등장했다. 이를 막기 위한 반도핑 기술은 느리지만 착실하게 도핑을 추적하고 있다. 세상에 영원한 비밀은 없듯이 영원히 적발되지 않는 도핑도 없다.이헌재 스포츠부 기자 uni@donga.com}

    • 2017-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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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 선수들, 국기는 없지만 평창 꼭 가서 최선 다하자”

    “러시아 선수들은 지난 3년간 올림픽을 준비하기 위해 애썼다. 우리 선수들이 올림픽에 출전해서 최선을 다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러시아 출신의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슈퍼스타 알렉산드르 오베치킨(워싱턴 캐피털스)이 러시아 선수들의 평창 올림픽 출전을 호소했다. 오베치킨은 7일 미국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올림픽에 나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이 ‘위기’에서 ‘반전’으로 전환할 것인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6일 “개인적으로 출전하는 선수들을 막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러시아 체육계 내에서 평창 올림픽 참가를 독려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을 둘러싼 분위기는 푸틴 대통령의 발언으로 극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러시아의 피겨 스타이자 2014년 소치 겨울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의 코치였던 예브게니 플류셴코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선수들은 올림픽에 가야 한다. 많은 선수들에게 이번 대회가 마지막 올림픽이 될 수 있다”며 올림픽 참가를 독려했다. 러시아 출신으로 오베치킨과 같은 팀에서 뛰고 있는 예브게니 쿠즈네초프는 “러시아 국기 없이 중립국 깃발을 달고 뛰는 건 마치 신분증을 빼앗긴 기분일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올림픽 경기를 많은 러시아 팬들이 지켜볼 것이다. 그리고 메달을 따게 된다면 (IOC가 러시아 국가 연주를 금지시켰지만) 팬들은 러시아 국가를 부를 것이다. 만일 내가 러시아 국내 선수들 입장이라면 올림픽에 참가하겠다”고 말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6일 집행위원회를 열고 국가 주도 도핑 스캔들의 중심에 선 러시아에 대해 2018 평창 올림픽 출전 금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다만 별도의 약물검사를 통과한 ‘깨끗한’ 러시아 선수들은 개인 자격으로 참가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푸틴 대통령은 “IOC가 개인 자격으로 올림픽 출전을 하도록 하는 것은 러시아에 대한 모독”이라며 평창 올림픽 보이콧 가능성을 시사했다. 러시아가 평창 올림픽을 전면 보이콧할 경우에는 최악의 상황이 예상됐다. 하지만 IOC의 징계 발표 후 몇 시간 뒤 푸틴 대통령은 “선수들이 올림픽을 위해 얼마나 애써왔는지를 잘 안다. 선수들에게 올림픽은 매우 중요하다”고 누그러진 모습을 보였다. 러시아는 12일 올림픽 회의를 열어 러시아 선수들의 개인 자격 출전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하지만 내년 3월 대선 재출마 의사를 밝힌 최고 권력자 푸틴이 선수들의 평창행을 승인한 만큼 대다수 러시아 선수들은 평창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IOC 징계에 따라 러시아 선수들은 대회 기간 중 러시아 국가와 국기를 사용할 수 없다. 중립국 신분으로 ‘러시아 출신 선수(ORA)’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 하지만 IOC는 평창올림픽 폐막식 때 러시아 국기와 유니폼 착용을 허용하면서 ‘퇴로’를 열어줬다. ‘도핑 스캔들’은 러시아가 언젠가 한 번은 털고 가야 할 문제였다. 이번 중징계는 면죄부를 받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러시아는 2020년 도쿄 여름올림픽부터 다시 정상적으로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국제 스포츠 외교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번 IOC의 징계 발표에 앞서 토마스 바흐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사전 교감을 나눴을 가능성이 크다”며 “IOC로서는 명분을 얻을 수 있고, 러시아로서는 실리를 취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영국의 BBC 등 일부 언론은 IOC와 러시아의 거래설을 보도하기도 했다. 평창도 한시름 덜게 됐다. 도핑 파문을 딛고 평창에 온 러시아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보이면 색다른 화제를 불러올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평창 올림픽 성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제로 러시아 선수들이 얼마나 많이 오느냐는 것이다. 이에 따라 IOC 회의 참석차 스위스 로잔에 머물고 있는 평창조직위 관계자들은 러시아 선수들의 평창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외교라인을 통해서 러시아 선수들이 개인 자격으로 참가해도 빈틈없이 지원받을 수 있게 조치하겠다는 내용을 전달해 한 명의 선수라도 더 참가할 수 있게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파리=동정민 특파원}

    • 2017-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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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 “평창올림픽 보이콧 않겠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이 두 얼굴의 카드를 받아 들었다. 올림픽 역사상 가장 깨끗한 ‘클린 올림픽’이 될 것인가, 경기력 저하와 정치적 논란으로 흥행에 실패한 올림픽으로 기록될 것인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6일 스위스 로잔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국가가 개입해 대규모 도핑(약물을 사용해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부정 행위)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는 러시아의 평창 겨울올림픽 출전을 금지시켰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이번 러시아 도핑 사태는 올림픽과 스포츠의 진정성을 향한 전례 없는 공격이다. 완전히 선을 그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정 국가가 도핑 때문에 올림픽 참가 금지 조치를 당한 것은 처음이다. 겨울 종목 강국 러시아는 도핑 스캔들로 11개의 메달을 박탈당하고도 22개의 메달로 2014 소치 겨울올림픽 4위에 올라 있다. 러시아의 불참은 평창 겨울올림픽 운영 및 흥행과 메달 경쟁에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IOC는 다만 별도의 약물 검사를 통과한 ‘깨끗한’ 러시아 선수들은 개인 자격으로 참가할 수 있도록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평창 올림픽을 보이콧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선수들이 ‘중립국’ 개념의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lympic Athlete from Russia·OAR)의 일원으로 참가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하지만 러시아 국기 대신 오륜기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 금메달을 따도 러시아 국가 대신 올림픽 찬가가 연주된다. IOC의 이번 결정은 도핑 문제를 방치해서는 올림픽의 존재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IOC는 평창 올림픽 때까지 2만 번의 도핑 테스트를 실시해 약물 없는 올림픽을 치르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미국 등 서방 세계의 음모”라는 러시아의 반발이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는 일단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파리=동정민 특파원}

    • 2017-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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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부터는 ‘조계현 단장’

    김기태 KIA 감독(48)과 조계현 수석코치(53)의 ‘동행(同行)’은 6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성과를 냈다. 김 감독은 2011년 가을 LG 사령탑으로 내정됐을 때 다섯 살 위인 조 수석에게 도움을 청했다. 대타자 출신인 김 감독과 명투수 출신인 조 수석은 적지 않은 나이 차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 2014시즌 김 감독이 시즌 도중 감독 자리를 박차고 나갔을 때 조 수석은 끝까지 의리를 지키며 함께 팀을 떠났다. 둘은 2015년부터 KIA에서 다시 의기투합해 3년째인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함께 일궜다. 두 사람이 이제는 감독과 단장으로 ‘동행 제2기’를 맞는다. 올해 KBO리그에서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모두 제패한 KIA는 6일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 조 수석을 새 단장으로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KBO리그 역사상 수석코치에서 프런트 수장인 단장 자리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IA는 최근 허영택 전 단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킨 데 이어 조 전 수석을 새 단장으로 임명했다. 3년 계약이 만료된 김 감독은 내년부터 2020년까지 새로 3년 계약을 했다. 조 신임 단장은 “허영택 사장님으로부터 어제 갑작스럽게 제의를 받았다. 김 감독에게 전화를 했더니 미리 알았는지 ‘형님, 축하합니다’라고 먼저 인사를 하더라. 김 감독을 잘 도와 더 좋은 팀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군산상고와 연세대를 나온 조 단장은 1989년 해태(현 KIA)에 입단해 2001년 두산을 마지막으로 은퇴할 때까지 126승 92패 17세이브, 평균자책점 3.17을 기록했다.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해 ‘팔색조’란 별명으로 불렸다. 조 단장의 선임으로 KBO리그에는 선수 출신 단장 시대가 한층 가속화됐다. 프로팀 감독을 지낸 양상문 LG 단장, 박종훈 한화 단장, 염경엽 SK 단장을 포함해 10개 팀 중 7개 팀 단장이 선수 출신이다. 삼성 홍준학 단장, 롯데 이윤원 단장, kt 임종택 단장 등 3명만 비선수 출신이다. 하지만 이들도 모두 야구 관련 일을 오래해 야구단에 익숙하다. 모기업에서 야구를 잘 모르는 단장을 내려보내던 시대가 점점 저물어가는 분위기다. KIA는 “야구인 출신 단장 선임으로 전문성을 강화하고자 했다. 풍부한 지도자 경력을 바탕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팀을 운영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7-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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