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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푹 쉬면서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로저 페더러(세계랭킹 3위·스위스)가 밝힌 승리 요인은 달콤한 휴식이었다. 페더러는 14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파이널스 조별리그 2차전에서 세계랭킹 8위 도미니크 팀(오스트리아)을 2-0(6-2, 6-3)으로 가볍게 제압했다. 이틀 전만 해도 페더러는 세계 랭킹 9위 니시코리 게이(일본)에게 0-2(6-7, 3-6)로 패해 불안하게 출발했다. 페더러는 “최근 두 달 동안 정말 많은 경기를 치렀다. 문제는 내 (지친) 머리였다”며 “3차전을 앞두고도 휴식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1승 1패가 된 페더러는 16일 세계 6위 케빈 앤더슨(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조별리그 최종전 결과에 따라 준결승 진출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앤더슨은 직전 경기에서 니시코리를 2-0으로 잡고 2연승을 달렸다. 이 대회는 시즌을 결산하는 왕중왕전으로 세계랭킹 상위 8명이 2개 조(레이턴 휴잇, 구스타부 쿠에르텡)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상위 4명이 4강 토너먼트를 치른다. 세계 2위 라파엘 나달(스페인)과 4위 후안 마르틴 델 포트로(아르헨티나)가 부상으로 빠져 1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가 페더러와 함께 우승 후보로 언급된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4-1로 졌습니다. 초반에는 유리했는데 가면 갈수록 읽혔습니다.’(장우진) ‘톱 랭커 중국 선수는 다양한 전술을 쓰니 우진이 너도 더 많은 준비를 해야 할 거야. 불가능은 없다.’(김택수) 김택수 미래에셋대우탁구단 감독(48)이 4일 새벽 소속팀 애제자 장우진(23)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나눈 대화다. 국제탁구연맹(ITTF) 랭킹 21위 장우진이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스웨덴오픈 8강에서 중국의 쉬신(2위)에 1-4로 패한 직후다. 둘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서도 남자 대표팀 감독과 국가대표로 호흡을 맞췄다. 그때도 대표팀은 중국의 벽에 막혀 은메달(단체전)과 동메달(개인전)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 김 감독이 선수 시절이던 1990년대만 해도 한국은 만리장성을 곧잘 넘어섰다. 김 감독은 “그때도 저나 유남규 감독(50), 현정화 감독(49) 등 선수 몇몇이 종종 중국을 이겼을 뿐, 시스템으로는 한국이 중국을 이긴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단일팀 구성으로 국민의 관심이 한층 뜨거워졌고, 시스템화를 기대해볼 만한 일들이 벌어져 마음이 들뜬다고 했다. 올해 남북단일팀이 네 번 구성됐다. 김 감독은 “북한 탁구의 수준이 수준급인 만큼 교류가 잦아질수록 양 팀의 경기력은 올라간다”고 말했다. 세미프로 대회인 실업탁구리그가 올해 최초로 열린 것(9∼10월)도 좋은 징조. 김 감독은 “선수는 경쟁을 통해 성장합니다. 중국에는 세계 최고 프로리그로 손꼽히는 슈퍼리그가 있고, 일본도 올해 10월 프로리그가 출범했다”며 “1980, 90년대 MBC 탁구 최강전이 큰 인기를 끌었고 당시 한국 탁구의 기량이 좋았다”고 말했다.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된 ‘김택수 라켓’도 내년 초에 출시된다. 김 감독은 “탁구시장도 함께 커져야 탁구가 산다”며 “순수 국내 기술로만 탁구용품이 제작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일본, 독일 등 탁구 강국으로 손꼽히는 국가에는 자국 탁구용품 제조업체가 있고, 자국 대표팀을 위해 특별히 제작한 라켓 등을 제공한다. 김 감독은 소속팀에 있는 대표선수들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하며 라켓 성능을 개선하고 있다. 안양=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8일 이탈리아 토리노 알리안츠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잉글랜드)와 유벤투스(이탈리아)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H조 4차전. 맨유가 2-1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자 조제 모리뉴 감독(55)이 그라운드로 뛰어 올라갔다. 우스꽝스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오른손을 귀에 갖다 댔다. 유벤투스 팬들을 겨냥해 “어디 한번 크게 더 해봐”라고 도발하는 제스처였다. 요즘 유럽 축구에서 모리뉴 감독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경기가 끝날 때마다 어김없이 모리뉴 감독의 기행이 펼쳐진다. 이번엔 관중에게 ‘야유하려면 더 크게 해’라고 도발한 세리머니가 도마에 올랐다. 모리뉴 감독을 지켜본 유벤투스 선수들은 거칠게 항의했다. 모리뉴 감독은 계속 같은 행동을 이어갔고, 험악한 분위기 속에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그는 곧이어 열린 공식 인터뷰에서 “나는 가족을 포함해 90분 내내 (관중에게) 모욕당했다”며 도발 이유를 밝혔다. 이날의 상황은 지난달 20일 첼시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9라운드 경기 직후와 묘하게 겹쳐 눈길을 끌었다. 당시 첼시 코치진 중 한 명은 팀이 후반 추가시간에 극적인 동점골(2-2)을 터뜨리자 모리뉴 감독이 앉아있던 벤치로 달려가 도발적인 세리머니를 했다. 화가 난 모리뉴 감독이 강력하게 항의했고, 경기장을 빠져나가면서 관중을 향해 세 손가락을 펼쳐 보였다. 과거 첼시 사령탑 시절에 리그 우승컵을 세 번 들어 올린 자신을 존중해 달라는 의미였다.모리뉴 감독은 이번 시즌 바람 잘 날 없는 맨유 집권 3년 차를 보내고 있다. 시즌 초반 성적 부진에 경질설이 터져 나왔고, 팀의 에이스인 폴 포그바(25)와의 불화설에도 시달렸다. 그 질풍 같은 시기에 모리뉴 감독은 경기 외적으로도 많은 얘깃거리를 만들었다. 인터뷰장에서 기자의 질문에 화가 나 자리를 박차고 나가기도 했다. 지난달 7일 뉴캐슬전에서는 극적인 승리(3-2) 뒤 자신을 비추는 카메라에 대고 중얼중얼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포르투갈어로 욕을 한 것”이라며 그를 독립징계위원회에 기소했다. 영국 현지 매체는 단골손님처럼 모리뉴의 기행을 보도했다. 맨유는 이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막판까지 고전했지만 후반 교체 투입된 후안 마타의 프리킥 동점골(후반 41분)과 후반 추가시간 상대 수비수의 자책골에 힘입어 승리했다. 맨유는 리그 경기를 포함해 최근 세 경기에서 모두 이기면서 시즌 초반 가라앉았던 분위기를 서서히 끌어올리고 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손흥민(26·토트넘·사진)이 이번 시즌 자신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네 번째 경기에 선발 출전했지만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진 못했다. 손흥민은 7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PSV 에인트호번(네덜란드)과의 UCL 조별리그 B조 4차전에 선발로 나와 75분간 뛰었다. 이날까지 최근 일주일간 세 경기에 나선 손흥민은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울버햄프턴전에서 ‘재교체’의 수모를 당했던 일을 의식한 듯 전반부터 의욕적으로 공격에 나섰다. 하지만 볼 터치는 둔했고, 크로스는 부정확했다. 상대 왼쪽 측면을 노려 여러 차례 돌파해 봤지만 번번이 수비에 막혔다. 전반 13분 팀 동료가 대거 상대 진영에 올라와 있는데도 혼자 볼을 끌다가 공을 뺏기기도 했다. 후반전에도 인상적인 활약은 없었다. 손흥민이 이날 시도한 슈팅은 총 2개. 유효 슈팅은 없었다. 손흥민은 후반 30분 페르난도 요렌테(33)와 교체됐다. 1무 2패(UCL)로 무승을 이어가던 토트넘은 이날 해리 케인(25)의 멀티 골에 힘입어 2-1로 역전승을 거두고 16강 진출의 불씨를 살렸다.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는 손흥민에게 케인, 델리 알리와 함께 평점 7점을 줬다. 반면 축구통계 전문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팀 내에서 가장 적은 5.9점을 줬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프로배구 여자부 미디어데이가 열린 지난달 18일 각 팀 감독은 저마다 이번 시즌 우승 후보를 꼽았다. GS칼텍스만 빼고 5개 구단이 후보로 언급됐다. 사회자는 굳이 GS칼텍스 차상현 감독에게 ‘우승 예상 0표’의 소감을 짓궂게 물었다. 차 감독은 “속이 쓰리다”고 답했다. 그로부터 20일 가까이 흐른 6일 휴대전화 너머로 들리는 차 감독의 목소리엔 한껏 힘이 실려 있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GS칼텍스는 약체라던 예상과 달리 2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1위 KGC인삼공사와 전적(4승 1패)은 같지만 승점(1점 차)에서 밀렸다. 더없이 산뜻한 시즌 초반이다. “어린 선수들의 자신감이 많이 올라왔습니다. 이제는 결실을 봐야죠.” GS칼텍스는 지난 4시즌 연속 봄 배구에 진출하지 못했다. 그 기간에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모든 선수가 1990년대 이후 출생으로 1980년대에 태어난 선수가 없는 유일한 팀이 됐다. 이소영(24) 강소휘(21) 표승주(26) 등 팀의 주축 선수 모두 최소 4시즌 이상을 GS칼텍스에서 뛰며 호흡을 맞췄다. 성장통 끝에 언제든 돌풍을 일으킬 수 있는 팀으로 거듭났다. 직전 시즌은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이소영의 빈자리가 컸다. 이소영을 중심으로 짜놨던 공격 전술이 어그러졌다. 외국인 선수 듀크와 강소휘에게 공격을 몰아줄 수밖에 없었다. 최종 순위는 4위. 차 감독은 “정말 눈앞이 캄캄했다. 공수 모든 전략을 다시 정리해야 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이소영이 돌아온 이번 시즌 GS칼텍스는 완성체가 된 ‘영건 군단’이다. 이소영은 1라운드 공격 종합 2위, 득점 5위에 오르며 팀의 초반 고공 행진을 이끌었다. 1라운드 여자부 최우수선수(MVP)도 그에게 돌아갔다. 주전 세터 이고은(23)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안혜진(20)이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며 팀의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차 감독은 “장기 부상에서 다시 몸 상태를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은데 대견하다”며 “여기에 강소휘 표승주까지 외국인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고도 득점할 수 있는 팀이 됐다”고 말했다. 이숙자 KBSN 해설위원은 “GS칼텍스는 해마다 어느 정도 순위가 결정된 시즌 막판에 가서야 돌풍을 일으켰던 팀이다”며 “이번 시즌엔 어린 선수들이 승리하는 습관과 리듬을 일찍 터득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남자부 OK저축은행은 삼성화재를 3-1(26-28, 25-22, 25-21, 25-20)로 꺾고 선두를 탈환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경찰청의 선수 수급 중단으로 팀 해체의 갈림길에 놓인 2018 프로축구 K리그2 우승팀 아산 무궁화의 운명이 19일 최종 결정 난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5일 열린 이사회에서 “19일까지 경찰청이 의무경찰 신분 선수 충원을 지속할 경우 아산 무궁화에 승격 자격을 부여하고, 이때까지 그런 조치가 없으면 2위 성남에 승격 자격을 부여한다”고 밝혔다. 당초 연맹은 이날 아산의 승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지만 아산 무궁화의 정상화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해 2주간의 유예 기간을 두기로 했다. 기존 승강제 규정으로는 K리그2 우승팀은 자동 승격하고, 2∼4위 팀은 플레이오프를 거쳐 1부 리그 진출권이 달린 승강 플레이오프(상대 K리그1 11위 팀) 진출권을 얻는다. K리그2 3, 4위가 준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여기서 이긴 팀이 2위와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방식이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저희를 버리지 말아 주세요.” 4일 충남 아산시 이순신종합운동장. 이미 K리그2 우승을 확정한 아산 무궁화의 시즌 마지막 홈 경기. 경기 뒤 우승 시상식이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경기장 안은 축제와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경찰청이 최근에 발표한 선수 수급 중단 결정을 비판하는 플래카드들이 넘쳤다. 경기장 입구에는 일부 아산 팬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아산의 존속을 지지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었다. 이날 두 아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김동훈 씨(40)는 “가족과 함께 경기장을 찾아와 응원하며 주말을 즐겼다”며 “우승을 하고도 없어질 위기라니, 가슴이 ‘휑’한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평소 1500명 안팎이던 관중은 4200명을 넘겼다. 그만큼 아산의 존폐는 팬들의 관심사였다. “한 번 더 나에게 아산 위한 함성을∼.” 이날 구단은 공식 응원가 ‘질풍가도’를 최초로 공개했다. 아산 서포터스 ‘아르마다’ 윤효원 씨(25·여·총무 겸 운영팀장)는 경기 틈틈이 이 응원가를 따라 부르며 아산의 존속을 기원했다. 윤 씨는 “‘가장 슬픈 시상식’이라는 말도 들었다. 하지만 아산은 우승팀이다. 더 뜨겁고 당당하게 응원했다”고 기쁨과 슬픔에 찬 심경을 전했다. FC 안양을 상대로 2-1로 역전승한 아산 선수들은 시상대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그 순간부터 애써 슬픈 생각은 잊고자 한 듯했다. 아산 팬을 향해 감사의 인사를 올렸고, 동료와 얼싸안고 춤을 췄다. 이한샘은 “열심히 노력해서 우승했다. 앞으로 더 좋은 경기를 뛸 수 있게 많이 도와줬으면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동혁 아산 감독(39)은 “오늘은 당당하게 아산이 우승했다는 것만 말하고 싶다”면서도 “선수들이 더 칭찬받고 자부심을 가졌으면 하는데 최근의 어려움 때문에 좀 묻히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아산은 경찰청이 운영하는 구단이다. 선수 수급이 되지 않으면 아산은 2019년 전역자를 제외하고 단 14명만 남는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규정한 클럽 최소 인원(20명)을 못 맞추게 돼 K리그1 승격은 물론이고, 리그 잔류조차 할 수 없다. 박명화 아산 경영지원팀 부장(48)은 “우승 세리머니를 준비하며 그저 뿌듯하고 행복해야 하는 시기인데 속이 쓰리다”며 아쉬워했다. 프로연맹은 5일 이사회를 열어 아산의 K리그1 승격 여부를 결정한다. K리그2에서 우승해 자동 승격이 가능하지만 경찰청의 선수 수급 중단 탓에 승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연맹의 한 관계자는 “이날 아산이 승격할지, 승격하지 않으면 누구를 어떤 방식으로 올릴지를 결정한다”며 “만약 승격이 안 되면 사실상 경찰청 팀으로 아산은 해체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후 아산은 경찰청 팀이 아닌 시민 구단으로 K리그에 잔류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한편 이날 K리그1 35라운드에선 울산(승점 59점)이 전북에 1-3으로 져 경남(61점)에 밀려 3위로 내려앉았다. 최용수 감독이 부임한 후 첫 승을 기대하던 서울은 대구와 1-1로 비겨 무승을 12경기(5무 7패)째로 늘렸다. 아산=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뛰었던 장현수(27·FC 도쿄·사진)가 축구 국가대표 자격 영구박탈과 벌금 3000만 원의 중징계를 받았다. 2014 인천 아시아경기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은 장현수는 최근 국정감사를 통해 군복무 대신 수행해야 하는 봉사활동 실적을 부풀리고 확인서를 허위 조작한 것이 밝혀져 파문을 일으켰다. 대한축구협회(KFA)는 1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공정위원회(위원장 서창희 변호사)를 열고 징계 결정안을 발표했다. 서 위원장은 “장현수가 축구인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판단했다”며 “앞으로 비슷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실상 협회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위의 징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국가대표 축구단 운영규정(제17조)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자는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는 조항을 적용했다. 상징적인 징계 의미로 장현수에게 3000만 원의 벌금도 부과했다. 서 위원장은 추후 사면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징계 규정’에 들어 있는 최고 징계 수위인 ‘제명’은 7년이 지나면 사면이 가능하나 국가대표 자격 상실은 그런(사면) 규정이 없다”며 “그가 다시 태극마크를 다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선을 그었다. 협회는 최근 야구계에서 시작된 병역 특례 논란이 축구계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이날 강수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장현수는 병역법에 따라 544시간의 봉사활동을 해야 했지만, 모교 축구부 지도 명목으로 제출한 그의 봉사활동 확인서가 조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을 통해 이런 사실이 밝혀지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장현수의 처벌을 촉구하는 비판 글이 쏟아졌다. 공정위의 한 위원은 “처음에는 3∼4년 자격 정지 등의 징계안도 나왔지만 국민들의 감정을 고려하면 앞으로 그가 다시 태극마크를 달 순 없을 것이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다만 국가대표가 아닌 국내외 프로선수로서의 활동은 계속 가능하다. 장현수는 이날 축구협회를 통해 “병역특례 혜택을 받았음에도 축구선수 이전에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남자로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병역의무를 성실히 수행하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서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죄송하다”며 “어떠한 변명으로도 저의 책임을 합리화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알고 있다. 입이 열 개라도 드릴 말씀이 없다”고 사과문을 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노바크 조코비치(31·세르비아·사진)가 다시 왕좌에 오른다. 조코비치는 5일 발표되는 남자프로테니스(ATP) 순위에서 1위를 예약했다. 1일 기준 그의 랭킹은 2위. 이번 순위 변동은 현 랭킹 1위인 라파엘 나달(32·스페인)이 지난달 31일, 부상 탓에 ATP투어 롤렉스 파리 마스터스 출전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이미 이 대회 16강에 오른 조코비치의 랭킹 포인트는 나달을 앞질렀다. ATP는 대회가 끝나는 대로 순위를 공식 발표한다. 조코비치 개인으로선 2016년 11월 이후 2년 만의 정상 탈환이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특급 유망주 이강인(17·발렌시아·사진)이 한국 축구의 역사를 다시 썼다. 이강인은 31일 스페인 사라고사 에스타디오 데 라 로마레다에서 열린 에브로와의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레이) 32강 1차전에 선발 출전해 83분을 뛰었다. 2001년 2월 19일에 태어난 이강인이 만 17세 253일 만에 치른 1군 무대 데뷔전이다. 이번 시즌 프리메라리가 소속 1군 팀 경기 최연소 출전 기록이다. 이로써 이강인은 남태희가 갖고 있던 한국인 유럽 무대 최연소 1군 출전 기록(만 18세 36일)도 넘어섰다. 또 K리그를 포함해 2000년 이후 태어난 한국인 축구 선수 중 유일하게 프로 1군 무대를 밟았다. 2000년대생이 1군 무대에 오르는 것은 유럽 5대 리그에서도 희귀한 경우다. 이번 시즌 리그 경기(컵대회 제외)를 기준으로 프리미어리그(3명), 프리메라리가(2명), 분데스리가(6명), 리그1(12명), 세리에A(2명) 등 25명만이 1군 무대를 밟았다. 이강인은 현재 스페인 3부 리그(세군다 디비시온 B)에서 활동하는 발렌시아 B팀 소속이지만 프리시즌에 이미 1군 팀에 합류해 경기에 나섰다. 발렌시아는 8000만 유로(당시 한화 약 1037억 원)의 바이아웃(최소 이적료)을 걸 정도로 이강인의 발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강인은 준수한 활약으로 자신의 첫 1군 무대 경기를 장식했다. 4-4-2 전술의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서 정확한 킥과 안정된 볼 소유 능력을 과시했다. 후반 11분에는 상대 페널티라인 앞에서 골대를 맞히는 왼발 중거리슛을 날려 상대 키퍼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발렌시아는 에브로를 2-1로 꺾었다. 스페인 일간 마르카는 “이강인은 발렌시아 역사상 가장 어린 나이에 데뷔한 외국인 선수가 됐다”며 “후반 골대를 강타하는 등 채석장의 진주 같은 존재다”라고 평가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양승조 충남도지사와 김정섭 공주시장, 한국으로 귀화한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한국명 오주한·30·청양군청)가 나란히 동아일보 2018 공주백제마라톤 출발선에 섰다. 10km에 참가할 예정이던 ‘마라톤 마니아’ 양 지사는 대회 준비 중 고관절 부상을 당해 레이스에는 참가하지 못했지만 김 시장과 에루페는 10km를 완주했다. “오늘은 그저 시민들과 함께 달리기를 즐겼습니다.” 에루페는 이날 귀화를 위해 애써 준 충청도민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달렸다. 서울국제마라톤 4회 우승에 빛나는 그는 레이스 도중 다른 참여자와 눈인사를 나누는 등 산책하듯 달리기를 즐겼다. 에루페는 김 시장과 3km를 같이 달린 뒤 앞서 나가 53분55초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김 시장은 1시간5분48초 만에 완주했다. “한국 시민들과 어울릴 기회가 없었는데 오늘 그 소통의 시간을 가져 기쁘다.” 에루페는 귀화 후 처음 출전할 예정이었던 경주국제마라톤(21일)에서 부상(아킬레스건)으로 출전하지 않았다. 에루페는 “이제 다리는 거의 다 나았다”며 “곧 정상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에루페는 이날 마스터스 마라토너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이날 행사 사회자인 개그맨 강성범 씨(44)가 에루페를 호명하자 출발선에 선 참가자들의 시선이 그에게로 쏠렸다. 에루페는 태극기 문양이 새겨진 오른손의 팔찌를 들어 보이며 환호에 보답했다. 참가자들의 요청으로 기념사진도 함께 찍었다. 공주=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출발 당시의 기온은 섭씨 10도 안팎으로 쌀쌀했다. 구름 한 점 없이 높고 푸르던 하늘에 금세 먹구름이 낀 뒤 약 한 시간 비가 내렸다. 그럼에도 짧은 러닝복을 입은 마스터스마라토너들의 열정까지 막을 수 없었다. 스타트 라인에서 큰 함성을 지르며 열기를 돋운 참가자들은 출발 총성과 함께 밝은 표정으로 가벼운 발걸음을 내디뎠다. 동아일보 2018 공주백제마라톤(공주시 동아일보 스포츠동아 공동 주최)이 28일 백제큰길 일대에서 열렸다. 7000여 명의 마스터스 마라토너들은 풀코스, 하프코스, 10km 단축마라톤, 5km 건강달리기 등 4개 부문을 달리며 가을 마라톤 축제를 벌였다. 승복을 입은 승려, 게임 캐릭터 코스튬을 입은 커플, 태권도복을 입은 어린아이들까지 복장도 각양각색이었다. 박달원 공주대 총장직무대리도 대학 관계자들과 함께 ‘공주대학교’가 새겨진 플래카드를 들고 5km를 달렸다. 풀코스 남자부 우승은 2시간32분19초를 기록한 박창하 씨(39)가 차지했다. 지난해 대회에 이은 2연패. 레이스 중반 비가 내린 악조건 속에서도 박 씨는 레이스 중반부터 경쟁자들과 격차를 점점 벌리고 지난해보다 9분 가까이 기록을 단축했다. 박 씨는 “개인 사정으로 약 6개월간 대회 출전을 못 했는데 오히려 체력 비축에 도움이 된 것 같다. 4년 전에 세운 개인기록(2시간31분26초) 경신도 예상했는데 13∼14km 지점부터 비가 오고 바람이 불어 아쉬웠다”고 말했다. 10년 넘게 여러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지만 유독 서울국제마라톤과 인연이 없었다는 그는 “공주백제마라톤 2연패의 기세를 몰아 내년 동아마라톤 서울대회 입상도 도전해 보겠다”고 다짐했다.풀코스 여자부에서는 노은희 씨(44)가 3시간5분17초로 정상에 올랐다. 공주백제마라톤에서의 첫 우승. 학창시절 계주 주자를 도맡을 정도로 달리기에 소질을 보인 노 씨는 1년 6개월 전 건강을 위해 마라톤에 입문했다. 풀코스 세 번째 우승인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노 씨의 풀코스 목표는 ‘서브 스리(3시간 미만)’. 전북 전주에서 수학학원을 운영하는 노 씨는 “대회 전 학생들에게 서브 스리를 하고 월요일 날 피자를 쏘겠다고 약속했다. (기록 달성에 실패해) 우선 피자부터 사주고 올해 안에 꼭 서브 스리를 달성하겠다”며 웃었다. 이날 대회 현장에서는 양승조 충남도지사, 김정섭 공주시장, 정진석 국회의원(자유한국당), 박병수 공주시의회 의장, 임달희 공주시의원, 최훈 충남도의원, 육종명 공주경찰서장, 유영덕 공주교육장, 김순덕 동아일보 논설주간 등 내빈들이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참가자들의 레이스는 처음부터 끝까지 유튜브와 네이버를 통해 생중계됐다. 윤여춘 해설위원, 이종익 캐스터가 중계를 맡았다. 현장에 오지 못한 참가자 가족, 마라톤에 관심 있는 많은 동호인이 중계를 지켜봤다. 공주=김배중 wanted@donga.com·김재형 기자 }

적장들이 뽑은 이번 시즌 프로배구 여자부 우승 후보 1순위 흥국생명이 ‘짱짱한’ 신입들의 활약에 힘입어 첫 경기를 대승으로 장식했다. 지난 시즌 ‘꼴찌’ 흥국생명은 2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KGC인삼공사와의 안방 개막전에서 3-1(25-22, 25-18, 24-26, 25-19)로 이겼다. 5월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를 통해 흥국생명에 입단한 폴란드 국가대표 출신 베레니카 톰시아(30)의 활약이 돋보였다. 이날 자신의 V리그 데뷔전에서 톰시아는 양 팀 최다인 30득점을 뽑아내며 상대 팀 에이스이자 V리그 3년 차인 알레나(28득점)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비(非)시즌 자유계약(FA) 시장에서 영입한 베테랑 센터 김세영(37)과 레프트 김미연(25)은 각각 10점과 9점을 보탰다. 특히 김세영은 블로킹 두 개를 얻어내는 등 이날 흥국생명의 높이를 책임지면서 공격 성공률 57.14%(양 팀 최고)의 순도 높은 득점을 올려 이적 첫 경기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재영은 19득점을 신고해 흥국생명 붙박이의 위용을 과시했다. 이재영은 경기를 끝내는 마지막 스파이크를 코트에 내리꽂은 뒤 승리의 댄스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했다. 흥국생명 김해란은 이날 37개의 디그(받아막기)를 추가해 역대 통산 디그 8500개(총 8521개)를 남녀부 최초로 넘어섰다. 톰시아는 “첫 경기 부담이 컸는데 이겨서 행복하다”며 “경기장을 찾은 안방 팬의 핑크빛(흥국생명 유니폼 색깔) 응원전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8월 열린 2018 보령·한국도로공사컵 여자프로배구대회(KOVO컵)에서 정상을 밟아 이번 시즌 만만치 않은 전력을 뽐낼 것으로 전망되던 KGC인삼공사는 지난해와 비교해 몰라보게 달라진 흥국생명의 경기력에 밀려 시즌 첫 패배를 당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올 시즌 한국도로공사 세터 이효희(38)의 매 발걸음은 곧 프로배구 여자부의 새 역사로 기록된다. 이효희는 프로배구가 출범한 2005년 KT&G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14년간 4개 팀에서 모두 정상에 오른 우승 청부사. 이젠 마흔이 코앞이지만 여전히 소속 팀에서는 물론이고 국가대표에서도 주전 세터로 뛸 정도로 건재함을 자랑한다. 직전 시즌 남녀부 최초로 1만3000세트(득점으로 이어진 토스)를 올린 이효희는 올 시즌 1만5000개를 바라본다. 이미 이룰 것은 다 이룬 것 같지만 늘 새 목표를 세우고 동기부여를 얻는다. 올 시즌부터 평일 여자부 경기는 종전 오후 5시가 아닌 오후 7시에 열린다. 플레이오프가 아닌 정규 경기를 평일 저녁에 치르는 것은 베테랑 이효희에게도 낯선 환경. 전날 IBK기업은행과 여자부 개막전에서 3-2 승리를 이끈 이효희는 23일 “새 시스템에 맞는 루틴(습관·일상)을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면서도 “경기가 너무 늦게 끝나 교통 문제만 없다면 관중에겐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만족했다. “저는 못 느끼는데 사람들이 ‘발 움직임이 느려졌다’며 제 체력을 지적해요. 사실 남이 보는 눈이 더 정확하거든요. 어떻게든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해서 전체 30경기를 모두 잘 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유난히도 바쁜 비(非)시즌이었다. 한국도로공사가 직전 시즌 통합 챔피언에 오른 올해 3월 이후 이효희는 국가대표에 차출돼 발리볼네이션스리그(5∼7월) 아시아경기(8∼9월) 세계여자선수권대회(9∼10월)까지 소화했다.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동료 선수의 자신감은 떨어지고, 코치진 사이에서 성추문까지 일어나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나쁜 성적이나 성추문 등으로) 심리적으로 크게 동요되진 않았어요. 그저 리그 시작 전까지 국제대회를 치르느라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문제가 남았다고 봅니다.” 이효희는 IBK기업은행과의 개막전에서 60개의 세트를 추가해 1만3699개 세트 기록의 보유자가 됐다. ‘배구는 세터 놀음’이라 했는데 그의 토스 한 번이 곧 V리그의 새 기록이 되는 꿈같은 한 시즌을 보내게 된 이효희다. “느슨해지지 않도록 새 목표를 세우고 스스로를 다그칩니다. 한국도로공사가 통합 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성적이 들쑥날쑥했어요. 그래서 올 시즌은 ‘꾸준히 좋은 성적을 유지’하면서 우승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너무 욕심부린 것 같나요.(웃음)”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훌렌 로페테기 레알 마드리드 감독(52·스페인·사진)이 두 번째 경질설에 휘말렸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22일 “최근 컵 대회를 포함해 5경기 무승(1무 4패)의 부진에 빠진 레알 마드리드 수뇌부가 로페테기 경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안방에서 레반테와의 프리메라리가 9라운드(20일) 경기를 1-2로 패하며 리그 7위로 떨어진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분석했다. 스페인 일간 마르카 또한 “이미 레알은 후보 감독 5명을 물색해놨다”며 “29일 숙적 바르셀로나와의 경기 결과에 따라 거취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페테기는 스페인 축구 대표팀 감독이었던 6월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물밑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감독 계약(3년·월드컵 직후)을 맺었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져 스페인 국민의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해당 사실을 언론을 통해 확인한 스페인축구협회 또한 월드컵 개막 하루 전이자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B조 1차전 3일 전에 그를 경질하기도 했다. 스페인 축구 영웅 페르난도 이에로(50)가 스페인 대표팀 감독으로 투입됐지만 16강 탈락의 수모를 안아 로페테기는 마음의 빚을 져야 했다. 출혈 끝에 얻어낸 레알 마드리드 사령탑 자리였기에 로페테기로선 좋은 성과가 절실했다. 하지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유벤투스)가 빠지고 그 빈자리를 대신해줄 것으로 기대한 개러스 베일(29), 카림 벤제마(31)가 부상 등의 여파로 제 몫을 다하지 못했다. 레알다운 압도적인 경기력이 사라졌고, 3회 연속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란 대업을 일궈낸 지네딘 지단 전임 감독의 업적도 그에게 부담으로 돌아왔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5월에 출산한 뒤 이번이 아들과 함께하는 세 번째 달리기 대회(5km)예요.” 결혼 2년 차 신혼부부 남편 최재웅 씨(37)와 아내 윤수정 씨(30)는 21일 경주국제마라톤대회 5km 부문(마스터스)에 생후 5개월 된 아들(이선 군)을 유모차에 태우고 나와 완주에 성공했다. 이 부부는 연애를 시작한 2013년부터 지난해 임신 전까지 매년 4번 이상 국내 마라톤대회(마스터스 하프, 10km 등)에 참가할 정도로 달리기에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주변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달리기의 매력. 아들이 자라면 건강한 취미 생활로 달리기에 입문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날도 유모차를 끌고 나왔다. 윤 씨는 “서울에 사는데 전날 경주로 와 주변 일대를 둘러봤다. 세 식구가 함께 뛰는 날을 꿈꾸며 임신 기간을 보냈다. 몸이 근질근질했다”며 웃었다. 최 씨는 “이달 초 손기정평화마라톤(3일)과 핑크런(14일)에 이어 세 번째로 유모차 달리기를 한 것”이라며 “아기가 어려 지금은 5km인데 점차 거리를 늘려가다가 훗날 손을 잡고 세 식구가 함께 뛰는 장면을 상상한다”고 말했다. 김동은 씨(52)는 발달장애 2급인 딸 미진 씨(21)의 손을 잡고 10km를 뛰었다. 용기와 자립심을 길러주고 싶은 마음에서다. 수시로 “할 수 있어”를 외치며 딸을 응원한 김 씨는 골인 지점을 통과한 뒤 “잘했어. 기특하다”라며 딸을 보고 활짝 웃었다. 김 씨는 “몇 년 전부터 매주 한 번씩 5km 달리기를 해왔는데 10km를 뛴 건 오늘이 처음”이라며 “달리기를 하면서 딸이 ‘오늘은 달리기 안 해?’라고 묻는 등 의사 표현이 늘고 활발해졌다”고 말했다. 김 씨 부녀를 비롯해 이날 대회에는 경주지역 발달장애인과 이들의 가족이 모인 마라톤 동호회 ‘달려라, 달팽이’ 회원 27명이 경주 시내를 달렸다. 경주=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마지막 8km를 홀로 뛰었지만 케네디 키프로프 체보로르(28·케냐)에게는 지친 기색이 없었다. “30km 때부터 개인 최고기록이 나왔다. 컨디션이 괜찮아서 그때부터 스퍼트를 했다. (첫 국제대회 우승이었던) 3월 충칭 대회 때도 막판에 혼자 달린 경험이 있어서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개인 최고기록으로 우승을 할 게 확실시돼서 매우 기쁘게 달렸다.” 최근 2년간 이 대회 챔피언 자리를 지켰던 필렉스 키프로티치(30·케냐)가 자리를 비웠고 한국 귀화 후 처음 출전한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30·케냐)는 대회 2주 전 아킬레스건 부상의 여파로 전력을 쏟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시선은 2시간5분대 개인 최고기록을 보유한 마크 코리르(30·케냐)에게 쏠렸다. 하지만 35km 구간부터 깜짝 스퍼트로 단독 선두로 치고 나온 체보로르가 2위와의 간격을 더욱 벌리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21일 경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동아일보 2018 경주국제마라톤에서 지난해 6위(2시간9분43초)를 차지했던 체보로르가 개인 최고기록을 경신하며 2시간8분26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첫 방문이었던 지난해 경주 대회에서 개인 최고기록을 세운 체보로르는 두 번째 경주 방문에서 또 한 번 개인 최고기록을 경신하고 우승까지 차지하며 경주와 남다른 인연을 이어갔다. 체보로르는 “올 때마다 느끼지만 경주 날씨가 정말 좋다. 작년에 경험한 코스나 기온, 날씨에 맞춰 훈련한 게 도움이 됐다”며 “내년에는 2시간6분대 기록이 목표”라고 말했다. 3월 충칭 대회에 이어 국제대회에서 두 번째, 한국에서는 첫 우승을 거둔 체보로르는 우승상금 5만 달러(약 5600만 원)를 받게 된 소감을 묻자 “일곱 살 된 아들과 가족을 위해 먼저 쓰고 남는 건 훈련비에 보태겠다”며 웃었다. 9000여 명이 참가한 이날 대회 현장에서는 이철우 경북도지사, 주낙영 경주시장, 김석기 자유한국당 의원, 박차양 배진석 경북도의원, 김동해 경주시의회 부의장, 최귀돌 경주시체육회 상임부회장, 진장옥 대한육상연맹 부회장, 배기환 경주경찰서장, 안태현 경주소방서장, 임채청 동아일보 대표이사가 참가자들을 응원했다. 한편 귀화 후 첫 레이스였으나 이날 부상으로 완주하지 못한 에루페는 28일 공주백제마라톤 10km에서 마스터스 참가자들과 ‘즐기는 달리기’를 함께하며 아쉬움을 달랠 예정이다. 경주=임보미 bom@donga.com·김재형 기자 }

히말라야 구르자히말 신루트 개척에 나섰다 숨진 원정대원들의 시신이 17일 오전 5시 7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검역과 통관을 거쳐 오전 6시 20분 운구 행렬이 시작됐다. 막내 이재훈 대원(24)에 이어 임일진 다큐멘터리 감독(49), 유영직 대원(51), 정준모 한국산악회 이사(54), 김창호 대장(49)이 차례로 운구차에 올랐다. 김 대장의 부인 김윤경 씨(45)는 고개를 깊이 숙여 인사하면서 의연한 모습을 잃지 않으려 애썼다. “우리 재훈이가 스물네 살입니다. 아이고… 어떡하니….” 이번이 마지막 산행이라던 이재훈 대원의 어머니는 한참 동안 운구 행렬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운구를 위해 모인 유가족과 산악인들이 숨죽여 흐느끼는 가운데 인천공항 화물청사에는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 영정 보고 아빠 찾는 25개월 딸 김 대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는 대학산악연맹 88학번 동기·선후배들이 자리를 지켰다. 김 대장의 무역학과·산악회 동기로 30년을 동고동락한 염제상 씨(49)는 김 대장을 “산 그 자체인 친구”로 기억했다. 그는 “창호가 출국 전 만난 자리에서 산악인 후배들을 위해 재단을 만들 것을 논의했다”며 “우리가 선배로부터 받았으니 후배들에게 베풀자는 소박한 꿈을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오후 1시경 김 대장의 25개월 된 딸 단아 양이 이모의 품에 안겨 빈소를 찾았다. 김 대장의 영정을 보고 “아빠!”라고 외치며 손을 뻗는 딸 앞에서 그때까지 의연한 모습을 지켜왔던 김 대장의 부인은 처음으로 크게 어깨를 들썩이며 눈물을 훔쳤다. 주변의 산악인들과 지인들도 하나같이 고개를 돌리며 눈물을 닦았다.○ 모교 서울시립대에 마련된 합동분향소 김 대장의 모교 서울시립대 대강당에는 오전 8시부터 합동분향소가 마련돼 학교 관계자 및 재학생, 산악인 등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인정 아시아산악연맹회장이 자리를 지키며 추모객을 맞았다. 분향소를 찾은 원윤희 서울시립대 총장은 “그의 도전 정신을 기리기 위해 김창호 대장 기념강의실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호 외교부 2차관,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차관도 분향소를 찾았다. 유럽 순방 중인 도종환 장관을 대신해 온 노 차관은 “(이 사고로 산악인의 도전이) 끝나서는 안 되겠지만, 위험을 줄일 방법을 찾겠다. 장비나 날씨에 따른 등반 매뉴얼을 강화하는 등 산악인들과 머리를 맞대겠다”고 말했다. 1991년 등반 도중 열 손가락을 모두 잃은 장애인 등반가 김홍빈 씨(54)는 “지난해 7월 낭가파르바트(8126m) 등정 때 길을 잃어 김 대장에게 급하게 위성 전화를 했더니 김 대장이 새벽에 전화를 받았는데도 자세히 길을 알려주었다”고 회고했다. 한편 유영직 대원의 시신이 안치된 경기 의정부시 추병원에도 산악인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유학재 대한산악연맹 등산교육원 교수부장(57)은 “내가 영직이를 김창호 대장에게 추천해줘 죽은 것 같다”며 비통해했다. 이재훈 씨의 빈소가 마련된 부산 수영구 서호병원에는 김영섭 부경대 총장이 방문해 유가족에게 명예졸업장을 전달했다. 이 씨는 이 대학 컴퓨터공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이었다. 김 총장은 “고인을 위로하고 새 길을 개척하기 위해 도전했던 그의 정신을 함께 기억하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김 대장이 졸업한 경북 영주시 영주제일고에도 합동분향소가 마련돼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산악인들이 추모했다.조응형 yesbro@donga.com·김재형 / 의정부=구특교 기자}

‘골 갈증’에 시달리는 손흥민(26·토트넘)이 16일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0위 파나마를 상대로 올해 A매치(국가대표 간 경기) 마지막 골 사냥에 나선다. 손흥민의 A매치 골 기록은 2018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6월 27일)에서 멈췄다. 벤투호 출범 이후 주장을 맡았지만 한국이 2승 1무를 기록한 세 번의 평가전에서 득점을 올리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그사이 두 차례 페널티킥을 실축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손흥민은 우루과이(FIFA 5위)와의 평가전(12일) 직후 “(실축을) 계속 생각하면 짜증이 난다”며 “이제는 페널티킥을 차지 않으려 한다. 난 아직도 많이 부족한 선수”라는 그답지 않게 주눅 든 소감을 남겼다. ‘벤투호 2기’의 마무리 과제로 에이스(손흥민) 기 살리기 문제가 떠오른 것이다. 앞서 대한축구협회는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는 손흥민을 차출하는 대신 11월 A매치에는 그를 뽑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번 경기를 끝으로 토트넘으로 돌아가는 손흥민은 내년 1월 아시안컵 기간(본선 3차전 이후)에 대표팀에 복귀한다.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49)은 파나마와의 경기를 하루 앞둔 15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페널티킥이 나오면 팀 상황에 맞게 결정할 것이다. 손흥민이 보여준 활약에는 만족한다”며 손흥민을 다독였다. 이어 “일부 선수 구성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다만 주도하는 방식의 경기 스타일은 그대로 유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손흥민에게 이날 경기는 그간의 골 침묵을 깰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파나마는 12일 일본과의 평가전 0-3 완패를 포함해 최근 6경기(A매치) 연속 패배를 안을 정도로 약체로 평가받는다. 토트넘에서의 올 시즌 8경기(리그 및 각종 컵대회)를 포함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키르기스스탄과의 조별리그 3차전(8월 20일) 결승골 이후 14경기 연속 골이 없는 손흥민이 반전의 계기로 삼을 수 있는 좋은 제물로 꼽힌다. 9월 첫 출항 이후 순항해온 벤투호의 ‘허니문 기간’을 완벽하게 매듭짓기 위해서도 손흥민의 골이 간절한 경기다. 그에게 A매치 첫 경기부터 주장 완장을 채운 벤투 감독은 자신의 축구 철학 전파자이자 상징이 될 선수로 손흥민을 앞세웠다. 또한 손흥민은 현재 대표팀 선수 중 가장 많은 A매치 골(23골)을 넣은 주포다. “경기를 지배하고 역동적으로 움직이겠다. 최대한 상대를 압도하겠다.” 상대가 바뀌어도 벤투 감독의 철학은 변함이 없었다. 그동안 벤투 감독은 토대 유지를 강조하며 경기별 선수 구성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그 대신 ‘지배하는 축구’ 철학을 짧은 소집 훈련 기간에 이식하기 위해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를 비롯한 ‘벤투 사단’은 고도로 분업화된 지도 방식으로 후방 빌드업(공격 전개), 짧은 볼 터치, 전방 압박 등을 세밀하게 다듬었다. 직접 조련한 기간이 늘어나면서 벤투 감독의 선수 파악 정도도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준희 KBS해설위원은 “과거에 비해 전체적인 경기 템포가 빨라지고 백패스가 줄었다. 벤투식 축구의 큰 그림이 자리를 잡아가는 분위기”라며 “이젠 디테일을 다듬는 작업이 필요하다. 후방 빌드업에 여전히 기술적 세밀함이 부족한 장면이 나온다”고 평가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한국 축구의 열기가 2002 한일 월드컵 때로 되돌아간 듯한 경기였다. 2013년 10월 브라질과의 친선경기 이후 5년 만에 매진(6만4170명)이 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5위 한국이 5위 우루과이를 2-1로 꺾었다. 한국은 1982년 네루컵에서 우루과이와 처음 맞붙어 2-2 무승부를 기록하는 등 1무 6패를 기록하다 이번에 처음 승리했다. 우루과이를 상대로 36년 만에 거둔 첫 승리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엔 ‘꿈★은 이어진다’는 대형 카드 섹션이 등장했고 경기는 다수의 여성을 포함한 팬들의 우레 같은 함성 속에 축제처럼 마무리됐다. 후반 20분. 한국이 얻어낸 페널티킥 키커로 손흥민이 나섰다. 손흥민이 공을 놓고 슛을 시도하려 하자 우루과이 골키퍼 페르난도 무슬레라가 다가왔다. 손흥민이 공을 놓은 위치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무슬레라는 여러 차례 손흥민의 신경을 건드리며 손흥민의 주의력을 분산시키려 했다. 페널티킥 직전 벌어지는 전형적인 골키퍼와 키커의 신경전이었다. 그 때문이었을까. 주심의 킥 사인이 떨어진 뒤에도 손흥민은 곧바로 슈팅을 날리지 않고 잠시 뜸을 들였다. 이윽고 골문 왼쪽으로 슛을 날렸으나 무슬레라가 몸을 던지며 손으로 이 슛을 쳐냈다. 안타까운 탄식이 터져 나오려는 그 순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의 영웅 황의조가 달려들며 무슬레라가 쳐낸 공을 오른발 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세계적인 수비수 디에고 고딘을 중심으로 ‘철벽수비’를 자랑하는 우루과이를 상대로 한국이 선제골을 넣은 순간이다. 황의조는 이 직전 남태희의 패스를 받아 우루과이 골문을 돌파하다 상대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손흥민에게 양보했으나 손흥민이 실축하자 자신이 다시 해결한 것이다. 황의조는 2015년 10월 자메이카와의 친선전에서 골맛을 본 후 A매치에서 3년 만에 골을 넣은 뒤 박수 속에 석현준과 교체됐다. 우루과이는 루이스 수아레스가 빠졌다고는 하나 에딘손 카바니를 비롯해 2018 러시아 월드컵 프랑스와의 8강전에 선발 출전한 9명이 그대로 뛴 정예팀이었다. 한국은 후반 27분 김영권이 측면에서 수비 도중 넘어지며 우루과이의 측면 돌파를 허용한 뒤 동점골을 내줬다. 그러나 후반 33분 손흥민이 찬 코너킥을 석현준이 헤딩슛으로 연결하며 다시 기회를 잡았다. 이 헤딩슛을 상대 수비수가 걷어내려다 공이 한국의 정우영 앞으로 향했고 정우영은 빠르게 구석으로 차 넣어 2-1 승리를 연출했다. 월드컵에서 두 번 한국에 패배를 안기며 ‘한국 잡는 적장’으로 맹위를 떨친 오스카르 타바레스 우루과이 감독(71)은 과거 사제의 인연을 맺었던 파울루 벤투 감독에게 일격을 당했다. 레알 오비에도(스페인) 사령탑 시절(1997∼1998년) 벤투 감독은 선수로 뛰었다. 결국, 하루 전 “결과와 경기력,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한 벤투 감독의 공언은 현실이 됐다. 벤투호는 수비에 치중하지 않고 경기를 주도하며 우루과이를 몰아세웠다. 오히려 우루과이가 자기 진영 깊숙이 진을 치고 기다리는 밀집 수비를 펼쳤다. 한국은 하프라인 너머까지 전진해 압박 수비를 펼쳤고, 긴 패스와 개인 돌파보단 짧고 간결한 패스로 골 루트를 찾아갔다. 벤투 감독 부임 후 한국은 빠른 볼 터치와 전진 패스에서 한결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우루과이의 카바니는 한국의 수비에 막혀 좀처럼 빛을 내지 못했다. 벤투 감독은 부임 후 2승 1무를 기록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