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호

황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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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후 대부분의 시간을 사회부에 있었습니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 주로 범법 행위들을 기사로 쓰고 있습니다.

hsh0330@donga.com

취재분야

2026-03-04~2026-04-03
칼럼77%
사건·범죄10%
인사일반7%
검찰-법원판결3%
대통령3%
  • ‘가짜뉴스 저수지’ 카톡 오픈채팅방

    수백 명의 사람들이 모인 공간에 확인도 검증도 안 된 거짓말이 쏟아진다. 사람들은 아무 의심 없이 이를 옮긴다. 수천, 수만 명이 거짓말에 전염된다. ‘가짜 뉴스’가 진화하고 있다. 탄핵을 넘어 본격적인 대선 정국이 시작되면서 가짜 뉴스의 생산 및 유통 경로가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카카오톡 사용자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오픈 채팅방’에서 최근 가짜 뉴스가 독버섯처럼 번지고 있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10곳을 집중 분석했다. 이 중 7곳의 오픈 채팅방에서 정치 이슈를 다룬 가짜 뉴스가 무차별 유통됐다. 가짜 뉴스는 ‘타깃’을 가리지 않았다. 주요 대선 후보는 물론이고 박근혜 전 대통령,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등에 대한 가짜 뉴스도 수없이 등장했다. 그때마다 욕설과 막말을 동반한 갑론을박이 오갔다. 이는 보수와 진보 진영을 막론했다. 언론 매체를 사칭해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사례도 있었다. 가짜 뉴스로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을 띄우고, 그렇지 않은 정치인은 흠집을 내는 것이다. 사실과 거짓을 교묘하게 섞은 가짜 뉴스의 파도 속에서 아예 근거가 전혀 없는 거짓말도 덩달아 유권자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대부분의 국민이 이용할 수 있는 카카오톡의 특성상 파급력은 급격히 커진다. 오픈 채팅방은 카카오톡 사용자라면 참여와 탈퇴를 아무런 장애물 없이 할 수 있다. 익명으로도 가능하다. 발언 역시 마찬가지다. 단체 카톡방이나 블로그, 유머게시판 등 다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쏟아지는 가짜 뉴스가 오픈 채팅방으로 다시 모였다 확산되기도 한다. 오픈 채팅방이 가짜 뉴스의 ‘숙주’ 또는 ‘터미널’ 역할을 하는 것이다. 오픈 채팅방 참여자들은 “무엇이 진실인지 모르겠다”고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정확한 실태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채팅방을 열고 닫는 것이 언제든 가능해서다. 주식을 주제로 한 오픈 채팅방도 가짜 뉴스가 판치는 주요 공간이다. 이용자가 실제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채팅방 참여자 수는 실시간으로 바뀌고 채팅방 자체가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가짜 뉴스 단속을 아무리 강력히 해도 유포자 색출이 쉽지 않다는 의미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6일 “대선이 다가올수록 사실을 교묘히 섞은 가짜 뉴스가 더 많아질 것”이라며 “가짜 뉴스의 생산과 유통을 속전속결로 막지 못하면 유권자들의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황성호 hsh0330@donga.com·구특교 기자}

    • 2017-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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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구나 드나드는 ‘유언비어 터미널’…업체는 감시 손놓아

    “박영수 특검 사무실 15층에서 애국동지님이 투신하셨답니다. 어찌 이런 일이!” 지난달 30일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 올라온 글이다. 채팅방의 이름은 ‘탄핵무효(김진태대통령)’. 이 글이 올라오자 대화창에 불이 나기 시작했다. 특검을 규탄하는 대화가 수십 분간 이어졌다. 이날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있던 날이다. 글에는 한 60대 남성이 특검 사무실에서 투신자살했다는 온라인 기사가 링크돼 있었다. 이와 비슷한 글은 잠시 후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의 인터넷 카페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 트위터 등으로 확산됐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투신자는 주식 투자에 실패해 신변을 비관한 일반인이었다. 대선이 다가오면서 ‘가짜 뉴스’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최근에는 익명의 사람들이 다수 참여하는 오픈 채팅방이 가짜 뉴스를 확대재생산하는 주요 창구로 악용되고 있다.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검색창에 ‘대선’ ‘선거’ 등의 키워드를 검색하면 나오는 채팅방은 약 200개. 실시간 참가 인원이 바뀌는 오픈 채팅방 중에는 많으면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동시에 대화를 나눈다.○ 진영 가리지 않는 가짜 뉴스 퍼레이드 본보 취재팀은 최근 1주일 대선 관련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10곳을 모니터했다. 그 결과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고 각종 가짜 뉴스가 포착됐다. 이른바 ‘카더라 통신(유언비어)’도 수두룩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오픈 채팅방 안에선 팩트 진위를 둔 논란까지 벌어진다. 3일 ‘촛불과 함께하는 이재명’이라는 오픈 채팅방에선 지난달 25일 호남권 경선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 부정 의혹이 제기됐다. “개표 후 ARS 자료를 파기한다고 한다. 본인 표가 유효표인지 확인조차 못하고 넘어갈 수 있다는 말”이라는 내용의 한 게시글 사진이 올라왔다. 그러자 곧 “이재명 캠프 공식 대표 밴드에서 캡처한 글”이라며 “정보통신망법에 의해 ARS 투표 결과 로그 데이터는 6개월간 보존된다. 누구도 임의로 폐기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는 반박글이 올라왔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말했던 참가자들은 몇 초 만에 “다행이다”라며 기뻐했다. 이처럼 팩트가 곧바로 바로잡히면 다행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3일 ‘♡보수의 방♡’이라는 오픈 채팅방에는 “세월호 학생들이 순국선열 애국자로 ‘대전현충원’에 묻혔다고 합니다. 여행 가다 죽은 아이들이 순국열사입니까?”라는 내용을 담은 장문의 글이 올라왔다. 대화 참가자들 누구도 이를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해당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 해양수산부 소속 오행록 세월호현장수습본부 언론지원반장은 “세월호 희생자분들은 경기 안산 하늘공원, 평택 서호추모공원, 화성 등지에 안치되어 계신다”며 “희생자 중 군인도 없었던 걸로 안다”고 전했다.○ 대선 테마주 오픈 채팅방도 난립 검증 안 된 정보는 주식 관련 오픈 채팅방에도 활개를 친다. 특히 대선이 가까워지자 대선 테마주 채팅방이 우후죽순 등장하고 있다. 4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문재인 전 대표가 확정되자 ‘좋은세상’이라는 채팅방에서는 “문재인의 친한 후배가 회사 임원이라 함. DSR제강 ㄱㄱ. 지금 가야 수익”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DSR제강은 홍하종 대표이사가 문재인 전 대표와 같은 경남고 출신임이 알려져 문재인 테마주라는 시선을 받고 있다. DSR제강은 지난달 13일 공시에서 문 전 대표와의 사업적 연관성을 부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식은 요동쳤다. 국민의당 대선 후보인 안철수 전 대표의 지지율이 상승세로 돌아서자 안랩에 투자해야 한다는 내용도 줄을 이었다. 씨씨에스는 반 전 총장의 고향인 충북 지역에서 케이블TV를 운영 중이라는 이유로 테마주가 됐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대선테마주, 정치테마주는 굉장히 가변적이고 의미가 없으며 특히 오픈 채팅방을 통해 유통되는 건 전혀 신뢰할 수 없는 정보”라며 “이런 주식에는 절대 투자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가짜 뉴스 확산 막나, 못 막나 가짜 뉴스가 오픈 채팅방으로 활동무대를 넓힌 건 접근이 쉽고 철저히 익명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문재인 치매설’을 유포한 사람은 블로그에 글을 올렸기에 추적이 용이했지만 오픈 채팅방에 올렸다면 특정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서울중앙지검은 5일 가짜 뉴스 유포자를 집중 단속해 엄정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톡에서도 오픈 채팅방 이용자가 가짜 뉴스 유포자를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하지만 참여자가 실시간 바뀌는 익명의 공간이라 유포자 색출이 쉽지 않아 보인다. 카카오톡 관계자는 “사적인 대화 영역인 만큼 자율적인 신고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의 팩트 검증 기간이 짧기 때문에 가짜 뉴스 단속이 더욱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나은영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카카오톡은 원래부터 친한 사람들이 대화하는 공간이라 익명 채팅방에 들어가도 이미 친밀한 사람과 대화하는 공간으로 착각하기 쉽다. 그래서 가짜 뉴스를 더 믿기 쉽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이미지를 보고 뽑는 여론전이 될 수 있는 만큼 가짜 뉴스가 해당 후보에게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며 “회사 측이 실시간 감시하지 않는 한 규제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최지연 lima@donga.com·황성호·정지영 기자}

    • 2017-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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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선체 3분의 2 들었지만…

    세월호를 뭍으로 옮기는 마지막 작업에 필요한 실험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세월호가 거치된 반잠수식 선박 화이트말린호 선상에서 들어 올릴 수 있음을 확인했다. 다만 추가실험 시 부양 과정에서 선체가 흔들려 내부 손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6일 해양수산부는 “(6일) 새벽까지 진행된 1차 실험에서 세월호가 상당 부분 들렸지만 안전한 육상 거치를 위해 추가적인 실험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해수부는 소형 모듈 트랜스포터(육상 이동 장비) 480대가 낼 수 있는 힘의 85%를 사용해 세월호를 들어봤다. 그 결과 세월호 선체의 3분의 2가량이 떠올랐다. 선수 일부분과 선미 대부분을 제외하고 들린 것이다. 그러나 난관은 남아 있다. 부양되지 않은 세월호 선체 3분의 1이 실제로 어느 정도 무게인지 알 수 없다. 모듈 트랜스포터가 나머지 힘의 15%를 쓰더라도 선체가 완전히 부양될지 미지수라는 얘기다. 세월호 무게 추정치는 당초 1만3462t에서 약 1만6000t으로 수정됐다. 배의 가장 아랫부분인 E덱에는 잠수부가 진입할 수 없어 이곳에 진흙과 해수가 얼마나 있는지 측정할 수 없었다. 해수부는 소형 모듈 트랜스포터보다 하중을 더 견딜 수 있는 중대형 모듈 트랜스포터를 동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중대형 모듈 트랜스포터를 사용하면 선체가 받는 부담이 커지면서 자칫 훼손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10일까지는 육상으로 옮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목포=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 2017-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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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7일 육상이송 어려울듯

    세월호를 땅 위로 올리는 게 당분간 어려워 보인다. 무게가 당초 추정치보다 1100t 이상 많은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7일까지 전남 목포신항 육상에 세월호를 거치하려던 계획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4일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는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 측이 세월호의 무게 추정치를 기존보다 1130t 많은 1만4592t이라고 알려왔다”며 “사실상 7일까지 육지로 완전 인양이 어렵다”고 밝혔다. 새로운 추정치는 해양수산부와 상하이샐비지가 확보한 모듈 트랜스포터(육상 이동 장비) 총 480대가 견딜 수 있는 1만3600t을 뛰어넘는 무게다. 상하이샐비지 측은 “세월호 화물칸(D덱)에 구멍 21개를 뚫은 결과 기존 분석과 달리 배 안에 진흙이 더 많아 추정치가 커졌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 소조기(간만의 차가 작아지면서 조류가 느려지는 시기) 마지막 날인 7일까지 세월호를 육상으로 완전히 옮길 가능성은 낮아졌다. 소조기가 아닐 때에는 반잠수식 선박과 항구의 평형을 맞추기 어렵다. 결국 약 보름 뒤 다음 소조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선조위 관계자는 “반잠수식 선박 위에서 미수습자 수습을 시작하는 방안도 마련 중이다. 이는 안전 문제 때문에 반잠수식 선박 선장의 허가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일부 가능성은 있다. 선조위는 △선체 내부에 공기를 주입해 구멍에서 진흙과 바닷물이 1130t 이상 나오거나 △세월호가 당장 사용이 가능한 모듈 트랜스포터의 지지력(1만3600t)보다 낮은 무게일 때 △모듈 트랜스포터를 소형이 아닌 중대형으로 교체해 지탱할 수 있는 하중을 높이면 목표일까지 거치가 가능하다는 의견이다. 미수습자 가족은 크게 반발했다. 미수습자 가족은 선조위 기자회견장에 들어와 “선조위와 해수부를 더 이상 믿지 못하겠다”며 항의했다. 한편 세월호 참사를 기록한 정부 차원의 백서가 이르면 올해 말에 발간될 예정이다. 그러나 인양 과정 위주로 구성하고 사고 원인은 빼기로 해 ‘반쪽백서’라는 지적이 나온다. 해수부 관계자는 “사고 원인이 완전하게 규명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부분은 담기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목포=황성호 hsh0330@donga.com / 최혜령 기자}

    • 2017-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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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배수작업 늦어져… 6일 육상 거치 지연 가능성

    세월호의 육상 거치가 당초 예상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당초 세월호는 모듈 트랜스포터(육상 이동 장비)를 이용해 6일 전남 목포신항에 거치될 예정이었다. 다음 날인 7일 소조기(밀물과 썰물의 차가 작아지면서 조류가 느려지는 시기)가 끝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월호 무게를 줄일 수 있는 배수작업이 걸림돌에 부닥치면서 자칫 보름 뒤인 다음 소조기까지 기다려야 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3일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선조위)는 “세월호 선체에 3일까지 구멍 19개를 뚫었는데 대부분 진흙이 많아 바닷물이 예상보다 적게 흘러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상태는 구멍에 나무를 찔러 넣어야 물과 진흙이 흘러나올 정도다.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가 확보한 모듈 트랜스포터 456개가 지탱할 수 있는 무게는 약 1만3000t. 바닷물과 진흙이 들어찬 세월호 무게는 1만3462t으로 추정된다. 무게를 462t 이상 줄여야 이동이 가능한 것이다. 선조위 관계자는 “빠질 수 있는 바닷물은 이미 손상된 부분을 통해 흘러나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선조위와 해양수산부는 상하이샐비지 측에 모듈 트랜스포터 추가 투입을 제안했다. 필요 수량은 24개. 6일까지 동원 가능한 모듈 트랜스포터는 국내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상하이샐비지 측은 난색을 보이며 “구멍의 크기를 넓혀 진흙을 빼내는 방법으로 해보자”는 의견을 내놨다. 선조위 관계자는 “다음 소조기까지 넘어갈 경우 하루 3억 원가량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상황을 감안하면 상하이샐비지가 결국 모듈 트랜스포터를 더 동원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3일 진행된 세월호 펄 제거 과정에서 유류품 총 30개(누적 총 79개)가 발견됐다. 1일에는 연필 1개, 2일에는 이준석 선장의 통장지갑 등 48개가 발견됐었다. 또 이날 뼛조각 3개도 발견됐으나 동물 뼈로 알려졌다. 잇따라 발견된 동물 뼈는 모두 식자재일 가능성이 크다.목포=황성호 hsh0330@donga.com·이형주 기자}

    • 2017-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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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이준석 선장, 세월호 인양 뉴스에도 무덤덤”

    세월호가 목포신항으로 옮겨지면 본격적인 선체 수색 및 조사가 시작된다. 이 과정에서 참사 원인 중 하나인 선원들의 과실과 관련해 새로운 내용이 드러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시 퇴선명령 대신 “가만히 있으라”는 안내방송을 지시한 선장 이준석 씨(72·사진)는 세월호 인양 소식을 접하고도 별다른 동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5년 살인 등의 혐의가 인정돼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전남 순천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30일 교정 당국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씨는 인양 후에도 “세월호에 대해 언급하기 싫다”는 종전 태도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세월호 인양 보도를 TV 등으로 보면서도 이렇다 할 심경의 변화를 드러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이 씨도 세월호가 인양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지만 눈에 띄는 변화는 없다. 평소처럼 잘 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씨는 최근 지병 탓에 약을 복용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심각한 질병은 아니라고 한다. 역시 징역형을 살고 있는 세월호 선원 중 일부는 트라우마를 호소하면서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인실에 수감 중인 이 씨는 편지봉투 제작 같은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이야기가 외부에 언급되는 걸 매우 꺼려 가급적 면회도 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4년 말 광주 광산구 서정교회 장헌권 목사(60)가 이 씨에게 편지를 보냈지만 답장은 없었다. 반면 조기장인 전모 씨(64)와 조타수 고 오용석 씨(사망 당시 60세)는 장 목사에게 사죄의 내용이 담긴 답장을 보냈다. 이 씨는 지난해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실제로) 퇴선명령을 내렸지만 반성하는 마음에 재판 과정에서 말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생존 승무원들은 이를 부인했다. 이 씨는 재판 과정에서 “세월호로 아픔을 겪는 사람들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황성호 hsh0330@donga.com·구특교 기자}

    • 2017-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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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되돌릴 수만 있다면 목숨 내놓고 싶어”

    “모든 것을 처음 상태로 되돌릴 수만 있다면 내 목숨으로 대신하고 싶습니다.” 승객을 버리고 도주한 세월호 선원 중 조기장 전모 씨(64)가 쓴 편지의 한 구절이다. 그가 재판을 받던 2014년 11월경 광주 광산구 서정교회의 장헌권 목사(60)에게 보낸 ‘옥중 편지’다. 세월호가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28일 현재 전 씨는 징역형이 선고된 세월호 선원 중 유일하게 형기를 마친 사람이다. 약 2년 5개월 만에 공개된 편지에서 전 씨는 참사 당시 자신의 행동을 크게 후회했다. 그는 “청천벽력 같은 암담한 현실이 너무도 두렵고 무엇으로도,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엄청난 큰 죄를 지었습니다”라고 적었다. 참사 당시 자신이 죽었어야 한다고도 했다. 부모의 심정에서 참회한다는 취지의 글도 썼다. 전 씨는 “자식이 있는 부모의 입장에서 생때같은 어린 자식들의 처절한 절규가 내 심정을 시커멓게 오열하는 그 가족들의 원망과 눈물이 피눈물로 흘려 내리고 있습니다”라고 속죄했다. 이는 그의 딸이 세월호 참사 직후인 2014년 6월경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전 씨는 “자식 중에서도 정이 갔던 딸자식이 못난 아비를 대신하여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사고 당시 상황을 언급하기도 했다. 전 씨는 당시 상황을 “세월호가 복원성을 잃고 급속히 좌현 쪽으로 기울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는 사법당국이 판단한 세월호 침몰 과정과 같다. 이어 그는 자신의 건강이 좋지 않다며 “기도해 달라”고 장 목사에게 부탁하기도 했다. 조기장인 전 씨는 세월호의 각종 기관을 관리하는 조기수들을 감독하며 문제가 발생하면 1등 항해사에게 보고하는 역할이다. 2015년 대법원은 유기치상과 유기치사, 수난구호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전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확정했다. 징역형을 선고받은 세월호 승무원 가운데서는 가장 가벼운 처벌이었다. 그는 항소 과정에서 “세월호 소유주인 청해진해운과 실제 계약을 하기 전이었기 때문에 구조 의무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준석 선장은 살인죄가 인정돼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전 씨는 현재 부산에서 노모를 모시고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령인 그의 노모는 의사소통이 어려울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편지를 공개한 장 목사는 “전 씨의 편지가 세월호 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황성호 hsh0330@donga.com·구특교 기자}

    • 2017-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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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승객 버리고 도주한 세월호 선원의 ‘옥중 참회’ 편지 공개

    후회는 아무 것도 바꿀 수 없었다. 승객을 버리고 도주한 세월호 조기장 전모 씨(64)가 옥중에 있었던 2014년 10월경 광주 광산구 서정교회의 장헌권 목사(60)에게 보낸 참회의 편지가 뒤늦게 공개됐다. 그는 세월호 관계자들에게 때늦은 미안함을 절절히 표시했다. 전 씨는 편지에서 세월호 참사 당시 자신의 행동을 크게 후회한다고 했다. 그는 “청천벽력 같은 암담한 현실이 너무도 두렵고 무엇으로도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엄청난 큰 죄를 지었습니다”라고 사죄했다. 그는 “이 모든 것을 처음 상태로 되돌릴 수만 있다면 내 목숨대(으)로 대신하고 싶습니다”라며 뒤늦게 짙은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참사 당시 자신이 죽었어야 한다고 했다. 같은 부모의 심정에서 참회한다는 취지의 말도 했다. 전 씨는 “자식이 있는 부모의 입장에서 생때같은 어린 자식들의 처절한 절규가 내 심정을 시커멓게 오열하는 그 가족들의 원망과 눈물이 피눈물로 흘려 내리고 있습니다”라고 속죄했다. 이는 그의 딸이 세월호 참사 직후인 2014년 6월경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전 씨의 딸은 결혼해 남편과 자녀도 있었다. 전 씨는 “자식 중에서도 정이 갔던 딸자식이 못난 아비를 대신하여 영정을 가슴에 품으면서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전 씨는 참사 당시 상황을 “세월호가 복원성을 잃고 급속히 좌현 쪽으로 기울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는 사법당국이 판단한 세월호의 침몰과정과 같다. 이어 그는 자신의 건강이 좋지 않다며 “기도해달라”며 장 목사에게 부탁하기도 했다. 전 씨는 2014년 법정에서도 “어리석은 짓을 했다”는 말을 하며 가족과 국민들에게 사죄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 발생 당시 별다른 구호조치를 하지 않고 탑승객을 버리고 도망쳤다. 대법원은 전 씨에게 유기치상, 유기치사, 수난구호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2015년 확정했다. 징역형을 선고받은 세월호 승무원 가운데서는 가장 가벼운 처벌이었다. 항소 과정에서 그는 “세월호 소유주인 청해진해운과 실제 계약을 하기 전이었기 때문에 구조 의무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최근 복역기간이 끝나 출소한 상태다. 전 씨는 현재 부산에서 노모를 모시고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노모는 고령으로 인해 의사소통이 어려울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편지를 공개한 장 목사는 28일 “전 씨의 편지가 세월호 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 2017-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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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엔 꼭 모두 함께 돌아가야죠”

    ‘이제 미수습자 가족에서 희생자 유가족이 되고 싶습니다.’ 세월호 미수습자 9명의 가족이 유일하게 바라는 것이었다. 세월호 인양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22일 어업지도선(무궁화2호)을 탄 가족들은 사흘째인 24일까지 단 한 명도 육지에 발을 올리지 않았다. 선체가 인양되는 모든 과정을 두 눈에 담기 위해서다. 단원고 허다윤 양의 아버지 허흥환 씨(53)는 여름용 슬리퍼를 신은 채 배에 올랐다. 진도 앞바다는 새벽녘이면 세찬 바람 때문에 체감기온이 영하에 가깝다. 허 씨는 팽목항 숙소에서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바로 배에 오르느라 짐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 세월호가 수면 위에 오르는 모습에서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어 제대로 씻지도 못했다. 그는 “세월호가 완전히 인양되면 빨리 면도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른 가족들의 상황도 비슷하다. 23인승인 무궁화2호에는 가족과 해양수산부 관계자 등 40명이 넘게 타고 있다. 먹을 것이 없어 23일 식사는 컵라면이 전부였다. 24일에야 짜장밥과 김치 등의 식사가 나왔다. 가족들은 변변찮은 식사를 하면서도 오로지 바닷속에 있을 가족 생각만 했다. 단원고 양승진 선생님의 아내 유백형 씨(54)는 “미수습자 가족 모두가 함께 손잡고 집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월호가 세상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23일은 부부의 결혼기념일이었다. 세월호가 수면 위로 완전히 올라온 24일 오전 가족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안전하게 인양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해 달라”며 호소했다. 세월호 인양이 마무리되면 후속 작업도 이뤄진다. 진도군은 27일 팽목항에 있는 미수습자 가족 등의 숙소를 세월호가 거치될 목포시 목포신항으로 옮길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현재 팽목항 5000m²에는 이동식 주택과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 가족회의실, 식당, 창고, 세탁실, 샤워장, 화장실 등 가족지원시설 25개동이 있다. 진도군은 업체에서 빌린 식당과 창고 등 10개동은 반납하기로 했다. 진도군은 분향소 2개동과 가족회의실 3개동은 해수부와 유가족 협의 상황을 지켜보며 옮기기로 했다. 진도군은 전체 가족지원시설이 옮겨지면 팽목항에서 진도항 2단계 건설사업을 진행한다. 한편 세월호 참사 가족 모임인 416가족협의회는 세월호 수색이 끝나 미수습자들을 찾고 사고 원인이 정확하게 확인된 뒤에 미수습자를 포함한 합동영결식을 치를 예정이다. 진도=신규진 newjin@donga.com·황성호 / 목포=이형주 기자}

    • 2017-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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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처참한 선체 속에서… 얘들아, 이제 집에 가자”

    그렇게 아팠던 날들이 이제는 마무리될 수 있을까. 23일 전남 진도군 맹골수도(水道) 해역에서 세월호를 바라보던 미수습자 가족의 표정에서 사무친 그리움이 배어 나왔다. 2014년 4월 16일을 꿈에서도 잊지 못하는 경기 안산시 단원고 생존 학생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뜬눈으로 밤새운 미수습자 가족들 미수습자 가족들은 세월호 인양 장면을 지켜보기 위해 22일 오전 배를 타고 작업 현장 근처로 향했다. 단원고 학생 조은화 허다윤 남현철 박영인, 이 학교 교사 양승진 고창석, 그리고 일반인 탑승객인 권재근 권혁규 이영숙 등 총 9명의 가족이었다. 세월호가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낸 뒤 23일 오전 가족들은 배 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9명 전원의 귀환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을 호소했다. 조은화 양 어머니 이금희 씨(48)는 “미수습자 엄마인 저를 유가족이 될 수 있게 도와 달라”며 눈물지었다. 이날 가장 안타까움을 자아낸 이는 배에 타지 못하고 멀리 팽목항에서 가족을 그리워한 미수습자 가족이었다. 양승진 씨의 어머니 남상옥 씨(84)는 세월호 인양 이틀째인 23일을 팽목항에서 보냈다. 늦게 도착해 배 시간을 놓친 탓이다. 팔순이 넘은 어머니는 팽목항 곳곳에 걸린 아들의 사진을 한참이나 매만졌다. 마치 눈앞에 생생히 있는 것처럼 아들의 이목구비를 하나하나 쓰다듬었다. 그러나 사진 속의 아들은 아무 대꾸가 없었다. 며칠 동안이나 울어 퉁퉁 부은 어머니의 눈에서는 속절없이 눈물이 계속 흘러내렸다. 어머니가 눈물 가득한 얼굴을 사진에 비빌 때마다 사진 속 아들의 얼굴로 눈물이 옮겨 맺혔다. 양 씨의 제수인 유동수 씨(54)는 “사고 이후에 기력을 급격히 잃으셔서 병원 신세를 꽤 많이 졌다”며 시어머니를 걱정스럽게 바라봤다.○ 3년을 하루같이 버틴 가족들 미수습자 가족들은 남해의 해풍을 3년 가까이 몸으로 겪었다. 세월호가 침몰했던 2014년 4월 중순 무렵 팽목항은 차디찬 바람으로 기온이 영하에 가까웠다. 그렇다 보니 상당수 미수습자 가족의 건강이 악화됐다. 세월호 참사 후부터 진도군을 지킨 권오복 씨(63)는 치아 3개가 빠졌다. 그는 동생인 미수습자 권재근 씨와 그의 아들 혁규 군을 기다리기 위해 대부분의 시간을 진도에서 보냈다. 권 씨는 “나는 다른 미수습자 가족들에 비해 건강한 편이다. 하루빨리 동생 가족을 데리고 가는 날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하루 종일 세월호 인양 속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희귀병인 신경섬유종을 앓고 있는 허다윤 양의 어머니 박은미 씨(47)는 아픈 몸을 이끌고 인양 현장을 볼 수 있는 배에 올랐다. 박 씨는 “내 몸보다는 다윤이를 빨리 데리고 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가족들은 오후 늦게 전해진 인양 지연 소식에 안타까워했다. 이들은 세월호가 반잠수식 선박 위에 올라서는 순간까지 배에 머무를 예정이다.○ “어서 돌아와라 친구들아” 세월호에서 구조돼 이제 대학생이 된 단원고 출신 학생들도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인양을 지켜봤다. 그들은 4월만 되면, 흐드러진 벚꽃을 볼 때면, 세월호 뉴스가 나오면 몸과 마음이 아팠다고 털어놨다. 생존자들은 극한의 경험을 겪은 후 성격이 바뀌었다. 한 생존자 어머니는 떨리는 목소리로 “세월호 참사 전 활달했던 아이가 지금은 귀에 이어폰만 꽂고 다니며 혼자 있고 싶어 하는 성향이 됐다.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불안하다”고 고백했다. 미수습자 중 한 명의 절친한 친구였다는 김모 씨(21)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친구가 빨리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생존자는 인양 소식을 접한 21일부터 지독한 몸살을 앓고 있다. 양정원 씨(21·여)는 2014년 4월 16일 이후로 늘 마음 한쪽에 죄책감을 갖고 살았다. 자신만 살아서 왔다는 불편한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그는 “세월호 인양 장면을 TV로 보며 ‘혹시나 한 명이라도 못 찾으면 어쩌지’ 하는 마음이 앞선다”며 “미수습자 가족 모두가 잃어버린 가족을 꼭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양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을 보며 안도하면서도 ‘왜 이제야…’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어 아쉬울 뿐이라고 했다. 생존자 박준혁 씨(21)는 사학을 공부하며 학생회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세월호 참사가 잊혀지지 않도록 다양한 활동을 하는 사학자가 될 것”이라고 했다.진도=황성호 hsh0330@donga.com·이호재·신규진 기자}

    • 2017-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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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브라질산 부패 닭고기 국내 수입 안돼”

    최근 논란이 된 브라질산 부패 닭고기가 국내에는 수입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브라질산 닭고기에 대한 유통과 판매 중단 조치를 하루 만에 해제했다. 21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브라질 축산물 부정 유통업체인 BRF의 닭고기가 한국에 수출된 적이 없다는 사실을 브라질 정부로부터 공식 확인했다고 밝혔다. 브라질의 21개 작업장에서 생산된 닭발, 닭고기 등이 홍콩 등 30여 개국에 수출됐지만 한국에는 수출되지 않았다. 식약처는 유통 판매 중단 조치는 해제했지만 수입검사를 강화하고 국내 유통 브라질산 닭고기에 대한 수거검사도 당분간 유지할 계획이다. 하지만 소비자 불안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국산보다 30% 저렴해 브라질산 닭을 쓰는 식당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날 서울 중구 명동 일대 닭요리 전문점 13곳을 확인한 결과 2곳이 브라질산 닭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동의 닭갈비 전문점 주인 A 씨는 “본사로부터 ‘BRF 닭을 쓰지 않는다고 손님들에게 설명하라’는 공지를 받았지만 불안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 마트 3사는 소비자들의 불안을 감안해 이날 전국 전 점포에서 브라질산 닭고기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대부분 치킨, 닭꼬치 등 즉석 메뉴나 닭가슴살 통조림 등 가공육이다. 상위 5대 치킨 브랜드(교촌, BBQ, BHC, 굽네, 네네)는 순살 메뉴까지 모두 국내산 닭고기를 쓰고 있다고 밝혔다. 씨유(CU),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업체들은 도시락 및 김밥류, 버거 등 제품 중에서 원재료에 브라질산 닭고기가 들어간 경우에 대해 발주 및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김재영 redfoot@donga.com·곽도영·황성호 기자}

    • 2017-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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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탄핵집회때 소매치기 잡은 이효리 친오빠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에 나온 사람들로 도심이 가득했던 1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 인근. 가수 이효리 씨의 친오빠 이국진 씨(44)는 무수한 사람들 사이에서 A 씨(62)가 60대 여성의 배낭에 손을 넣는 모습을 목격했다. 국진 씨는 어머니를 모시고 볼일을 보러 잠시 외출을 나온 참이었다. 지갑을 손에 넣은 A 씨가 인파 속으로 사라지려 하는 모습이 보였다. 국진 씨는 “지금 뭐하는 거야. 도둑이다! 경찰 불러요”라고 소리치며 A 씨를 붙잡았다. 그 순간 A 씨는 한쪽 손에 든 지갑을 다른 손으로 재빠르게 넘긴 후 은밀히 배낭에 다시 집어넣었다. 이어 그는 착용했던 틀니를 갑자기 입에서 빼고는 “젊은 사람이 나를 때리려 한다”며 오히려 국진 씨를 모함했다. 상황은 국진 씨에게 불리하게 돌아갔다. 주변이 어수선해서인지 국진 씨가 되레 A 씨를 폭행했다는 거짓말도 주변에서 흘러나왔다. 하지만 국진 씨는 도망가지 못하게 A 씨를 꼭 부여잡고 있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국진 씨와 A 씨를 경찰서로 데리고 갔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국진 씨가 소매치기 현행범 체포에 도움을 준 공로를 인정해 상금과 함께 감사패를 최근 전달했다고 19일 밝혔다. A 씨가 다시 지갑을 배낭으로 집어넣는 모습을 피해자의 친구가 목격했던 것이다. 다른 목격자들도 잇달아 나타났다. 모르쇠로 일관하던 A 씨도 그제야 자신의 범행을 인정했다. 경찰은 “A 씨가 사람이 많은 곳에서 신문지와 태극기를 들고 소매치기를 한 것으로 봐서 용의주도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 같다”고 말했다. 국진 씨는 “당시 곁에 있던 어머니가 굉장히 놀랄 정도로 급박한 상황이었다”며 “당연한 일을 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을 받으려고 한 행동도 아니고 해서 동생에게 이번 일을 따로 말하지는 않았다. 받은 상금은 기부할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황성호 hsh0330@donga.com·구특교 기자}

    • 2017-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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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만5000개 심장, 한마음으로 봄의 광장을 달리다

    어떤 장애도, 어떤 피부색도 터질 듯한 심장 박동과 아스팔트를 박차는 발을 가로막지 못한 춘삼월의 축제였다. 19일 열린 2017년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8회 동아마라톤 참가자들은 출발 1시간 전인 오전 7시경부터 서울 광화문광장을 가득 메웠다. 이번 대회에는 역대 최다인 3만5000명이 출전했다. 이날 오전 기온이 영상 4도에 그쳐 전국에서 모여든 상당수 러너는 두꺼운 점퍼를 입고 광화문광장에 도착했다. 출발 직전 광장에 운집한 수만 명이 일제히 노래에 맞춰 체조를 하는 장관이 펼쳐졌다. 결승선인 송파구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 설치된 마사지 부스는 봄날의 환희를 맛본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기부천사와 특별한 이가 함께한 서울의 봄 ‘기부천사’로 유명한 가수 션(45)은 이날 생애 첫 마라톤 풀코스 도전에 나서 3시간 39분 27초에 골인했다. 션은 스터지-베버 증후군(뇌 3차신경 혈관종증) 같은 희귀성 난치병을 앓고 있는 박은총 군(14) 가족과 함께 뛰었다. 은총 군은 박지훈 씨(43)가 밀어주는 휠체어를 타고 풀코스를 완주했다. 션은 이번 대회에 앞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365명으로부터 1만 원씩 모금해 은총이 같은 아이들이 치료받는 어린이재활병원에 기부했다. 션은 “은총이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마라톤”이라며 “아이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달렸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특별한 이들도 봄날의 열기를 지폈다. 베트남전쟁에서 두 다리를 잃은 상이군인 출신 김윤근 씨(68)는 휠체어를 타고 42.195km에 도전했다. 다만 김 씨 홀로 다 해낼 수 없어 지난해 한 마라톤대회에서 알게 된 해병대 후배 음길현 씨(63)가 간혹 휠체어를 뒤에서 밀어줬다. 김 씨는 “장애인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머리띠에 태극기 2개를 꽂고 달린 손현복 씨(71)는 “일흔 살 이전까지는 풀코스를 뛰었는데 요즘엔 나이를 생각해 10km로 만족하고 있다”면서 다음 대회를 기약했다.○ 중국에서 온 ‘고독한’ 러너 국제적인 명성에 걸맞게 여러 나라 ‘손님’으로도 대회가 채워졌다. 아일랜드인 마틴 하인스 씨(41)는 “2010년 한국에 온 이후 동아마라톤만 4번째다. 이제는 동아마라톤을 뛰는 게 일종의 기념일이 됐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한중 갈등 국면에도 중국에서 온 참가자도 있었다. 얼굴에 중국 국기 스티커를 붙인 얀웨이훠 씨(39·여)는 “사드 문제 등으로 중국과 한국이 예전보다 사이가 조금 안 좋은데 앞으로는 다시 더 가까워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광화문광장에는 각종 단체와 동호회 깃발이 나부꼈다. 수도군단 1175공병단 158대대 소속 군인 65명도 나왔다. ‘블랙러너클럽’이라는 부대 내 동호회 소속인 이들은 교류하는 미군 13명과 함께 운동화 끈을 졸라맸다. 박상준 블랙러너클럽 회장(중위)은 “장병들이 주말에 쉬는 것도 좋지만 가만히 실내에 있지만 말고 밖에서 활력을 찾자는 취지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독특한 복장으로 마라톤의 피로를 잊게 해주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일본 여고생이 입는 세일러복을 입은 남녀 3명은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머리에 뿔을 달고 뛰거나 조선시대 임금이 입던 곤룡포 차림의 장년 남성도 있었다.○ 이어진 자원봉사 손길 자원봉사를 나온 청소년들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대회를 지켜봤다. 중학교 2학년인 김진서 군(14)은 “마라톤을 마친 사람들이 서로 격려해주는 모습이 무척 보기 좋았다. 서른 살이 되기 전에 꼭 풀코스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체대 체육학과 학부생 40여 명은 무료로 참가자들에게 마사지를 해줘 인기를 끌었다. 대회 참가자들이 결승선을 통과할 때면 박수가 크게 터져 나왔다. 지인들은 참가자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으며 즐거워했다. 대회가 마무리되고 낮 기온이 10도 이상으로 오르자 참가자들은 완연한 봄날을 즐기며 피로를 풀었다. 참가자들은 가지고 온 먹을거리를 올림픽주경기장 인근에서 나눠 먹으며 한바탕 축제를 마무리했다.황성호 hsh0330@donga.com·신규진·조윤경 기자}

    • 2017-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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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학교도, 병원도 못 가봤다… ‘있어도 없는 18년’ 유령 소녀

    세상에 태어났지만 아무도 존재를 몰랐다. 주민등록번호도 없고 학교에 가본 적도 없다. 마치 ‘유령’ 같은 삶이었다. 은혜(가명·18) 양 이야기다. 부모가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탓이다. 그래서 20년 가까이 은혜는 세상에 없는 듯 살았다. 학교는 물론이고 병원조차 간 적이 없다.○ ‘유령소녀’의 18년 은혜는 1999년에 태어났다. 그러나 부모는 출생신고를 하지 않았다. 은혜를 낳은 어머니 A 씨(45)와 아버지 B 씨(48)는 법적 부부가 아니었다. A 씨가 남편과 별거한 사이 B 씨를 만나 동거를 시작했고 은혜를 출산했다. A 씨는 원래 남편과 이혼하지 못해 은혜의 출생신고를 하지 못했다. B 씨도 마찬가지였다. 은혜의 친아버지가 A 씨 남편이 아닌 자신인 걸 입증하려면 복잡한 법적 절차가 필요했다. 적지 않은 비용도 들었다. B 씨는 결국 은혜의 출생을 세상에 알리지 않았다. 출생신고가 안 됐으니 당연히 은혜에게는 주민등록번호가 없다. 한 번도 예방접종을 받지 않았다. 유치원은 물론이고 초등학교도 다니지 않았다. 아예 학교 문턱에 가본 적이 없다. 은혜는 거의 하루 종일 집 안에 머물렀다. 다행히 A 씨 부부는 은혜를 잘 먹이고 잘 키웠다. 다만 세상에 드러내놓지 않았을 뿐이다. A 씨 부부는 그게 어떤 죄인지 몰랐다. 부모가 읽고 쓰는 걸 가르친 게 전부였다. 또래 친구들이 대학 입시 준비를 할 나이지만 은혜는 간단한 덧셈이나 뺄셈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사회성을 키울 기회는 아예 없었다. 부모와 말하는 것이 대화의 전부였다. 은혜의 존재가 드러난 건 지난해 6월. 우연히 은혜가 근처 슈퍼마켓에 갔다. 주인은 멀쩡해 보이는 은혜가 거스름돈 계산을 하지 못하는 걸 보고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그리고 최근 경찰은 A 씨와 B 씨를 아동복지법 위반(방임) 혐의로 입건하고 대전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이계한)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폭력 없는 방임도 분명한 학대 지난달 15일 검사의 직권으로 은혜의 출생신고가 18년 만에 이뤄졌다. 그리고 은혜는 요즘 지역의 한 청소년복지센터에 다니고 있다. 기초 공부를 하면서 조만간 초등 졸업자격 검정고시에도 응할 예정이다. 종이접기와 바느질에도 소질을 보였다. 청소년복지센터 관계자는 “얼마 전에는 양말인형을 만들어서 선생님에게 선물하고 어머니에게도 주는 등 사회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혜는 지금도 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 관계자는 “아동학대 혐의는 명백하지만 은혜가 부모님을 처벌하지 말아 달라는 취지로 말했고 실제 기소 때 아이에게 악영향이 갈 수 있어 기소 여부를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은혜는 부모를 잘 따르고 특히 아버지를 향한 애착이 크다고 한다. 하지만 부모가 은혜의 삶에서 18년을 앗아간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폭력 등 심각한 학대가 아니라도 이처럼 기본적인 양육의무를 외면한 방임에 대해 부모의 책임을 분명히 물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김형모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A 씨 부부의 행동은 유엔아동권리협약 가운데 자녀의 생존권을 침해한 것이고 교육적 방임도 했기 때문에 처벌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아동학대 사례 중 방임은 2015년 3175건(중복 학대 포함)에 이른다.황성호 hsh0330@donga.com·신규진 기자}

    • 2017-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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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저까지 동행한 윤전추-이영선 행정관

    박근혜 전 대통령은 12일 청와대를 떠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에 돌아가면서 청와대에서 자신의 수족 역할을 해온 윤전추(38), 이영선 행정관(39)을 동행했다. 또 이선우 의무실장과 남녀 경호관 등 3명이 사저 2층에서 대기하다 박 전 대통령을 맞았다. 민경욱 의원은 “경호원 20명 정도가 사저에서 박 전 대통령을 상시 경호한다”고 밝혔다. 이 행정관은 경호관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 행정관이 앞으로 사저에서 박 전 대통령 곁을 지킬지는 유동적이다. 현직 청와대 직원이기 때문에 사표를 내고 청와대를 떠나야지만 박 전 대통령을 보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우 전지현 등 유명 연예인들의 헬스 트레이너 출신인 윤 행정관은 박 전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대통령제2부속비서관실 3급 행정관으로 임용돼 청와대 관저에서 박 전 대통령의 사생활을 챙겼다. 또 박 전 대통령의 의상을 챙기며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의 심부름을 했다. 이 행정관은 경호관으로서 사저 경호팀에 합류할 수 있다.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이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예우가 경호·경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행정관은 지난달 28일 박 전 대통령과 최 씨 등이 사용한 차명 휴대전화 50여 대를 개통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따라서 이 행정관이 향후 같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될 박 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박훈상 tigermask@donga.com·황성호 기자}

    • 2017-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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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령 “정치적 타살” 집회서 눈물

    “정치적 타살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여동생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63)이 헌법재판소 선고를 비난했다. 박 전 이사장은 11일 열린 태극기집회에 남편인 신동욱 공화당 총재와 함께 참석했다. 태극기를 손에 쥐고 나타난 그는 탄핵 인용을 정치적 타살로 규정짓고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대통령이 순교의 피를 흘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이) 이완용처럼 나라를 팔아먹은 것도 아니다. 재판도 없이 사람을 죽이는 김정은 정도의 일을 해야 탄핵이 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헌재가 설명한 박 전 대통령의 범법 행위는 탄핵 근거로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의 과거를 언급할 때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아버지께서 시신으로 돌아오셨는데도 (대통령은) 우리 어떻게 사느냐가 아니라 ‘휴전선은요?’라고 물을 정도의 사람”이라며 눈물을 훔쳤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와 가깝게 지낸 것에 대해서 “오랜 시간 관계를 유지하다 보면 옷 심부름 같은 것도 해야 하고 남자들과 달리 여러 일을 하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 2017-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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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저앞 골목선 환한 미소… 집안 들어서며 눈물 흘려

    박근혜 전 대통령은 4년 만의 ‘귀갓길’에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만감이 교차한 듯 끝내 눈물을 흘렸다. 12일 오후 7시 40분경 박 전 대통령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 앞에 섰다. 과거 공식 석상 때처럼 화장한 얼굴에 단정한 올림머리를 했다. 옷은 짙은 남색 재킷 차림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처음 차량이 골목 안으로 들어설 때부터 내려서 현관으로 들어서기까지 시종 미소를 띠었다. 그러나 자택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부터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집 안에 들어가서도 한참 눈물을 흘려 화장이 지워질 정도였다고 한다.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은 “사저에 들어갈 때부터 눈물이 (박 전 대통령) 볼에 흐르고 있었다”며 “(밖에서는) 애써 웃는 표정을 지은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아버지인 고 박정희 전 대통령처럼 임기를 마치지 못한 채 이날 청와대를 떠났다.○ 준비 안 된 삼성동 사저 대통령은 파면된 경우 전직 대통령 예우를 받을 수 없다. 단, 경호·경비 지원을 받는다. 이에 따라 이날 박 전 대통령이 탄 검은색 승용차 앞뒤로 대통령경호실 인력을 비롯해 경찰 10여 명이 차량과 오토바이를 타고 함께 이동했다. 행렬은 서대문역과 서울역 삼각지를 거치고 반포대교를 건너 청와대를 떠난 지 약 20분 만에 사저 앞에 도착했다. 삼성동 사저는 이날 오전부터 막바지 입주 준비로 분주했다. 오전 11시부터 TV와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제품과 각종 집기류를 실은 대형 트럭이 오갔다. 경호인력의 엄격한 통제 아래 작업 인부들이 쉴 새 없이 사저를 들락거렸다. 주변 시선을 의식한 듯 사저 안팎의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담장 주변으로 외부 시야를 가리는 나무와 간이벽이 설치돼 있어 집 안 내부가 잘 보이지 않았지만 창문 너머로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인 상황이 목격됐다. 삼성동 사저는 오랜 기간 비워둔 탓에 전체적으로 수리 및 점검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장 난 보일러를 고친 뒤 가동시키면서 집 안에는 연기도 차 있었다고 한다. 새로 구입한 침대는 박 전 대통령이 도착했을 당시 아직 비닐 커버도 뜯지 않은 상태였다. 특히 경호동 건물도 확보하지 못해 급한 대로 사저 내 공간을 활용하기로 했다. ○ 지지자들 “사랑합니다” 연호 임기를 채우지 못한 대통령이지만 지지자들은 열렬히 환호했다. 이른 오전부터 밤늦게까지 골목을 지킨 약 800명의 지지자들은 박 전 대통령 도착 전부터 “박근혜”와 “탄핵 무효” 등을 외쳤다. 이모 씨(75)는 “나라만 생각하던 대통령이 좌파세력의 음모에 희생당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장 분위기는 박 전 대통령의 도착으로 절정에 이르렀다. 지지자들이 “사랑합니다”를 외치는 가운데 일부 지지자는 “음모에 당해 돌아온 대통령이 너무나 안됐다, 우리 대통령은 박근혜다”라고 말하며 주저앉아 통곡했다. 실신해 쓰러지는 사람도 있었다. ‘우리 대통령님을 사랑하는 모임(대사모)’ 회장인 장민성 씨는 무릎을 꿇고 절을 했다. 장 씨는 “대통령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송한 마음이 들어 그렇게 했다”며 “대통령이 ‘고맙다’고 했다”고 전했다. 차량에서 내린 박 전 대통령은 침착해 보였다. 약간 긴장된 듯한 기색이었지만 미소를 지었다. 가장 먼저 현장에 모인 사람들에게 고개 숙여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서청원 최경환 윤상현 등 자유한국당 친박 의원들이 박 전 대통령을 맞이했다. 박 전 대통령은 기다리고 있던 허태열 이병기 이원종 전 비서실장 등의 손을 꽉 쥐며 인사를 주고받았다. 대통령은 약 5분간 인사를 나눈 뒤 지지자들에게 “여러분들 덕분입니다”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기고 사저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갑작스러운 결정 박 전 대통령의 이날 퇴거는 갑작스럽게 결정됐다. 주말 내내 청와대 참모들은 비상근무를 하면서 박 전 대통령의 사저 복귀에 대비해 왔다. 하지만 이날 오전까지도 박 전 대통령 측은 “서울 삼성동 사저 수리가 끝나는 대로 이동할 텐데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며 13일 청와대를 떠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오후 들어 청와대 외곽 경호경비를 담당하는 서울202경비단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분주해졌다. 삼성동 사저 주위에는 경찰이 추가로 배치되는 등 사저 복귀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오후 3시 한광옥 대통령비서실장은 예정대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했다. 국정 상황을 챙기는 자리였지만 일부 참모들이 “사저 준비가 끝나는 대로 나가야 한다. 국민들이 하루, 이틀은 양해하겠지만 계속 머물 수는 없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이때까지도 퇴거 시점 등은 최종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오후 5시 반 박 전 대통령 측은 “오늘(12일) 저녁 퇴거가 확정적”이라고 공지를 했다. 수석비서관급 이상 청와대 참모들은 박 전 대통령과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 관저를 향했다. 6시 반 관저에서 만난 청와대 참모들과 박 전 대통령 사이엔 “보좌를 제대로 못해 죄송하다” “그동안 수고하셨다”는 인사가 오갔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이 목이 메어 띄엄띄엄 말을 잇자 일부 수석은 결국 눈시울을 붉혔다는 후문이다. 박 전 대통령은 당초 오후 6시 반에 청와대를 떠나기로 했으나 7시 16분이 돼서야 박 전 대통령을 태운 차량과 경호 차량들이 청와대를 빠져나갔다.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 정원인 녹지원에서 직원 500여 명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다가 시간이 다소 지체됐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은 담담한 표정으로 직원들에게 “고생했다” “감사했다”는 말을 건넸다고 한다.정지영 jjy2011@donga.com·최지연·황성호 기자}

    • 2017-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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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면” 선고 하자마자 경찰과 충돌… 헌재앞 아수라장

    10일 오전 11시 21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5분 거리인 수운회관 앞. 대형 전광판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 파면이 확인된 순간 태극기집회 현장은 순간 정적에 휩싸였다. 오전 7시 30분부터 울리던 요란한 북소리와 1000여 명이 외치던 ‘탄핵 무효’ 함성도 뚝 그쳤다. 약 20초의 침묵이 흐른 뒤 곳곳에서 고성이 터져나왔다. 거친 욕설도 쏟아졌다. 집회 연단에서는 “헌재를 쳐부수자” “돌격! 헌재로”라는 발언이 이어졌다. 집회 분위기는 순식간에 과열됐다. 참가자들은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사다리를 타고 줄지어 차벽을 넘었다.○ 사망자까지 발생 헌재 선고 결과에 격분한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은 대거 헌재 앞으로 향했다. 경찰은 차벽 등으로 이들을 막아섰고 곳곳에서 충돌했다. 일부 집회 참가자들이 어른 주먹만 한 돌을 던졌다. 죽봉까지 휘두르면서 경찰버스 여러 대가 파손됐다. 경찰 폴리스라인을 뚫은 수십 명이 경찰버스 위에 올라가 태극기를 흔드는 위험천만한 장면도 연출됐다. 경찰을 향해 나무 막대기를 휘두르고 소화기 분말을 뿌리는가 하면 차벽에 머리를 찧고 자해를 시도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취재 중이던 언론사 기자 여러 명이 폭행당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시위대는 “빨갱이들에게 헌재가 전복당했다” “간첩 편을 드는 경찰은 무장해제하라”며 섬뜩한 발언을 이어갔다. 여기저기서 “옳다” “죽여라”라는 고성이 뒤를 이었다. ‘묵언시위’라며 아스팔트 위에 대(大)자로 눕는 사람, 할복을 시도하거나 탄피가 든 가스총을 꺼내다 경찰에게 제지당하는 사람 등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었다. 시위가 격해지던 도중 경찰의 소음측정차량에 부착된 대형 스피커가 김모 씨(72) 머리로 떨어졌다. 김 씨는 결국 숨졌다. 경찰은 탈취한 경찰버스를 몰고 차벽으로 돌진해 스피커를 추락하게 한 정모 씨(65)를 긴급체포했다. 또 지하철 안국역 지하에서 김모 씨(66)가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겼으나 사망했다. 이 밖에 집회 참가자 70여 명이 다쳐 치료를 받았다. 경찰 33명도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 혐의로 현장에서 7명을 붙잡아 연행했다. 반대로 탄핵 찬성 단체들은 헌재의 결정을 지켜보며 일제히 함성을 질렀다.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박근혜를 물러나게 한 것은 바로 우리들”이라는 내용의 승리 선언문을 발표했다.○ ‘불복집회’ 열리나 이날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 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의 정광용 공동대표는 “국민저항권을 발동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대통령은 박근혜” “불법 탄핵 거부” 등 불복 발언을 쏟아냈고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등 친박단체 온라인 카페에는 “헌재 판결 불복종 서명을 진행하겠다”는 글이 이어졌다.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이 모인 카카오톡 대화방에는 박 전 대통령 대리인단이 남긴 듯한 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김평우 변호사로 추정되는 작성자는 “승복하고 안 하고는 각자가 판단하여 결정할 일이지 언론이, 국회가, 원로가 국민들에게 명령할 일인가?”라며 불복을 부추겼다. 또 서석구 변호사로 추정되는 인물도 “500만 태극기 집회 민심의 영적 전투는 계속돼야 한다”, “위기의 대한민국을 국민이 살려낼 것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11일 광화문광장과 대한문 앞에서는 각각 대규모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가 열리는 등 탄핵 인용의 후폭풍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경찰은 탄핵 반대 단체 측의 협박공세 및 위협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헌재 재판관 8명의 신변 경호를 대폭 강화했다.정지영 jjy2011@donga.com·황성호·김배중 기자}

    • 2017-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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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헌재앞 ‘탄핵 찬반’ 밤샘집회… 경찰 “폭력땐 엄정 대처”

    ‘죽음’ ‘파국’ ‘사탄’.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하루 앞둔 9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주변에서는 이처럼 섬뜩한 단어가 끊임없이 되풀이됐다. 탄핵을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의 거친 목소리는 헌재 앞을 넘어 서울과 전국의 거리로 퍼졌고 온라인 세상을 뒤덮었다. 박 대통령 망명설 같은 가짜 뉴스가 난무하는 등 대한민국 사회는 우리 국민이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극도의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저주와 비난 끊이지 않은 헌재 앞 헌재 근처에 모인 탄핵 찬반 양측은 헌재가 자신들이 바라는 방향으로 결정하길 원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오전 11시경 “조국을 위해 피를 흘리는 게 두렵습니까. 저는 조국을 위해 죽겠습니다!”라는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 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 집행부의 발언이 나오자 환호성과 함께 박수가 쏟아졌다. 이어 화답하듯 “빨갱이를 죽여라” “빨갱이를 때려잡아야 한다”는 외침이 이어졌다. 이날 탄기국 집회는 헌재에서 도보로 5분 떨어진 종로구 수운회관 앞에서 차벽에 가로막힌 채 진행됐다. 탄기국은 11일까지 ‘3박 4일’ 집회를 열고 있다. 일부 참가자는 밤을 새우며 집회장을 지켰다. 경찰은 120개 중대 9600명과 버스 360대를 투입해 헌재로 통하는 길목 구석구석을 막았다. 탄핵 찬성 측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 소속 대학생 10여 명은 같은 날 오전 10시 50분경 종로구 안국역에서 집회를 열고 “탄핵이 기각될 경우 대한민국은 항쟁이며 파국이며 수천만의 횃불이 타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탄핵심판이 시작되는 10일 오전 11시까지 집회를 이어가기로 했다.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역시 9일 오후 7시부터 광화문광장에서 탄핵 인용을 요구하는 집회를 한 뒤 헌재 방향으로 행진했다. ○ 불안과 혼란 부추기는 가짜 뉴스 근거 없는 ‘가짜 뉴스’도 우후죽순 쏟아지고 있다. 박 대통령 망명설이 대표적이다. 한 누리꾼은 “얼마 전 성남 서울공항으로 대통령 전용기인 HL7465기가 들어오는 장면을 목격했다”며 “종교 시설에 도피하든 망명을 하든 여러 대안을 고려 중인 게 분명하다”고 단언하는 글을 올렸다. 해당 글과 첨부된 비행기 동영상은 온라인에서 계속 확산되고 있다. 또 탄핵 인용을 전제로 만들어진 ‘제19대 대통령 선거 주요사무일정’이란 제목의 문서 파일이 카카오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되거나 “탄핵심판이 5 대 3으로 이미 기각 결론이 났다”는 식의 뉴스도 등장했다. 박 대통령 일가와 관련한 가짜 뉴스도 생겨나고 있다. 박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씨가 회장으로 있는 EG의 최근 주가 상승이 탄핵 기각의 조짐이라는 것이다. ○ 선고 전후 대규모 집회 줄이어 탄핵 찬반 양측은 10일 오전부터 헌재 일대에 모여 결과를 지켜볼 계획이다. 퇴진행동 측은 오전 9시 헌재 앞에 모인다. 만약 탄핵이 인용되면 오후 7시 ‘촛불 시민들의 승리를 선포’하는 취지의 집회를 연다. 그러나 기각 또는 각하될 경우 비상 상황을 선포하고 오후 집회 후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한다. 탄기국 등 탄핵 반대 측도 오전 10시경부터 대규모 집회에 나선다. 이들은 헌재에 집결해 종로와 창경궁 양 갈래로 나눠 걸으며 탄핵 기각을 주장한다. 집회 신고는 오후 8시까지 돼 있지만 탄핵이 인용될 경우 집회가 격렬해져 밤늦게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튿날인 11일에도 양측의 집회는 계속된다. 탄핵 찬성 측은 11일 오후 4시부터 집회를 시작한다. 반대 측도 중구 대한문 앞에서 집회를 연다. 경찰은 선고일인 10일 서울지방경찰청에 가장 높은 비상단계인 갑호비상령을 발령하고 청와대와 헌법재판소 국회 등 주요 시설에 경찰을 증가 배치한다. 헌법재판관 등 주요 인사의 신변 위해 행위를 법치주의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하고 단호히 대처할 방침이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9일 전국 경찰지휘부 화상회의에서 “헌재 판결을 방해하거나 헌재의 결정에 불복하는 불법 폭력행위에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황성호 hsh0330@donga.com·최지연·신규진 기자}

    • 2017-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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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은 옷 입은 김한솔 “난 북한 김씨 가문… 아버지 살해됐다”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22)이 8일 유튜브 영상을 통해 갑자기 모습을 나타냈다. 하지만 김한솔이 왜 동영상을 게재했고 누가 김한솔을 돕고 있는지, 김한솔은 어디에 있는지 등 의문점이 많다.○ 김한솔 “아버지는 살해됐다” 지난달 13일 김정남 피살 이후 행적이 묘연했던 김한솔은 이날 오전 ‘KHS Video’라는 제목의 40초 분량 영상에서 “내 이름은 김한솔이고 북한 김씨 가문의 일원”이라며 “내 아버지는 며칠 전에 살해됐다”고 유창한 영어로 말했다. 이어 “내 여권”이라며 여권을 들어 표지와 속지를 카메라에 펼쳐 보였다. 이름 등 신상이 적힌 부분은 모자이크 처리돼 볼 수 없었지만 표지는 북한 외교관 등 공무여행자들이 발급받는 여권과 같았다. 김한솔은 “현재 어머니와 누이와 함께 있다”고 말한 뒤 “○○○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김한솔이 인사를 전하는 대상을 말하는 부분은 무음으로 편집됐고, 입 모양까지 모자이크로 가렸다. 정보당국 관계자는 “유튜브에 등장한 김한솔은 본인이 맞으며 직접 동영상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튜브에 공개된 김한솔 영상 한편에는 ‘천리마 민방위(Cheollima Civil Defense)’라는 단체의 로고가 떠 있었다. 이 단체의 홈페이지에는 “김정남 피살 이후 그의 가족의 요청으로 김한솔과 그의 가족을 안전한 곳으로 직접 이동해 드렸다”는 글이 게시돼 있다. 이어 “긴급한 시기에 대피를 후원한 네덜란드, 중국, 미국 정부와 한 무명의 정부에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 단체는 “갑작스레 도움을 요청했을 때 우리에게 급속히 응답을 준 주조선-주한 네덜란드 엠브레흐츠 대사에게 특별한 감사를 표한다”고 강조했다. 로디 엠브레흐츠 대사는 2015년 2월 주한 네덜란드대사로 부임했고 현재 남북한을 함께 담당하고 있다. 주한 네덜란드대사관은 “김정은 관련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김한솔은 예전에 거주했던 마카오에서 이미 떠났을 것으로 보인다. 네덜란드는 역사적으로 피란민의 망명 요청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인 국가이지만 이 단체가 ‘네덜란드의 도움’을 적시한 것으로 볼 때 김한솔이 네덜란드에 은신하진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무명의 정부’의 보호를 받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 오리무중 ‘천리마 민방위’의 정체 이 단체는 홈페이지에서 “탈출을 원하는 분은 우리가 가고 싶은 곳으로 안전히 보내 드리겠다”며 e메일 주소를 공개했다. 하지만 ‘천리마’라는 북한 단어와 ‘민방위’라는 한국 단어의 조합으로 이뤄진 이 단체에 대해 국내외 탈북자 단체들은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 정보당국 역시 정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김한솔이 원해서 찍은 것이 아니라 이 단체가 김한솔을 내세워 홍보와 후원자 모집을 하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한솔은 옆에 누가 있는 듯 시선을 몇 차례 돌렸고, 마지막 부분에서는 살짝 어색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 이 단체는 4일 홈페이지를 개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동영상을 공개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보인다. 추적을 피하기 위해 웹사이트 등록자와 관리자 국적은 모두 파나마로 써놓았다. 홈페이지에 공개한 e메일은 스위스의 암호화 e메일 서비스인 ‘프로톤메일’을 사용한 점으로 미뤄 컴퓨터 전문가가 관여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홈페이지에 게재한 ‘북조선 고위 간부’가 보냈다는 편지에서는 이 단체가 “고급 승용차, 비행기까지” 동원해 탈북을 도왔다고 했다. 민간단체가 이 정도의 재정적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김한솔은 동영상을 찍어 올린 이유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검은 옷을 입은 채 김정남이 ‘살해’됐다고 분명히 밝힌 점으로 미뤄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을 전 세계에 알리려 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일각에선 북한 국가보위성이 김한솔 등 가족을 납치한 뒤 동영상을 만들어 올렸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김정남 가족이 무사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동시에 아버지 시신을 찾으러 가기 어렵다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것이다. 다만 표정이 비교적 편안해 보여 납치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주성하 zsh75@donga.com·조숭호·황성호 기자}

    • 2017-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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