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예나

최예나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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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정책사회부 교육팀 기자입니다. 유초중고와 대학 같은 학교 영역뿐 아니라 사교육까지 취재합니다. 2009년 입사해 법조팀과 산업부에서 일한 3년을 제외하고 교육팀에 있었습니다.

yena@donga.com

취재분야

2025-11-27~2025-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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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학교 창고서 몰래 담배 피우는 교사들 ‘눈총’

    “선생님들이 매점 옆 창고 안에서 담배를 많이 피워요. 2층 교실에 담배 냄새가 올라와서 애들이 모두 싫어해요.” 취재진이 지난달 서울 영등포구 A고등학교를 찾았을 때 학생들은 모두 ‘교사들의 흡연 공간’이 어딘지 알고 있었다. 매점 옆 창고에 소파 4개와 테이블이 있었다. 모래가 든 나무상자엔 담배꽁초들이 꽂혀 있었다.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건물, 운동장 등 초중고교와 유치원의 모든 장소는 금연구역이다. 이곳에서 흡연하면 1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서울 25개 자치구와 전국의 많은 시군구는 간접흡연 피해방지 조례를 통해 학교 정문에서 50m까지를 금연구역으로 정했다. 하지만 A고처럼 교사들이 학교 내 구석진 곳에서 몰래 담배를 피우는 사례가 많아 문제를 제기하는 학생과 학부모가 적지 않다. ‘학교나 유치원의 장은 흡연실을 설치할 수 있다’는 국민건강증진법 조항을 근거로 서울 강서구 B고등학교는 급식실 옆에 컨테이너를 설치하고 교사들이 담배를 피울 수 있게 했다. 간접흡연 피해를 막기 위해 흡연실은 옥상이나 각 시설의 출입구로부터 10m 이상 거리에 둬야 한다. 그러나 교육부는 ‘교사의 흡연은 교육적으로 좋지 않다’며 매년 시도 교육청을 통해 “흡연실 설치를 자제하고, 흡연하는 모습이 노출되지 않도록 하라”고 권고한다. B고 학생은 “담배 피우는 학생을 잡는 선생님이 학교에서 흡연하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B고는 본보가 취재에 나선 다음 날 곧바로 흡연실을 철거했다. 하지만 익명을 요구한 한 교사는 “학교에서 일한다는 이유로 근무시간 내내 담배 한 개비 피우지 말라는 건 지나치다”고 반박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신규진 인턴기자 연세대 국어국문학 4학년}

    • 201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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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쉬는시간 선생님이 몰래 담배를…” 교내 금연구역 어디까지?

    “선생님들이 매점 옆 창고 안에서 담배 많이 피워요. 2층 교실에 담배 냄새가 올라와서 애들이 모두 싫어해요.” 취재진이 지난달 서울 영등포구 A고등학교를 찾았을 때 학생들은 모두 ‘교사들의 흡연 공간’이 어딘지 알고 있었다. 매점 옆 창고에 소파 4개와 테이블이 있었다. 모래가 든 나무상자엔 담배꽁초들이 꽂혀 있었다.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건물, 운동장 등 초중고교와 유치원의 모든 장소는 금연구역이다. 이 곳에서 흡연하면 1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서울 25개 자치구와 전국의 많은 시군구는 간접흡연 피해방지 조례를 통해 학교 정문에서 50m까지를 금연구역으로 정했다. 하지만 A고처럼 교사들이 학교 내 구석진 곳에서 몰래 담배를 피우는 사례가 많아 문제를 제기하는 학생과 학부모가 적지 않다. 교사가 학교에서 흡연으로 적발된 통계는 없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에만 금연구역이 25만 개라 학교까지 일일이 단속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 강서구 B고등학교의 한 학생은 “선생님들이 쉬는 시간에 정문 앞 빌라 주차장의 자동차 사이에서 담배를 피운다”고 했다. 취재진이 가보니 학생이 지적한 장소는 정문에서 50m 이내로, 강서구의 조례에 따라 1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학교나 유치원의 장은 흡연실을 설치할 수 있다’는 국민건강증진법 시행규칙을 근거로 서울 강서구 C고등학교는 급식실 옆에 컨테이너를 설치하고 교사들이 담배를 피울 수 있게 했다. 간접흡연 피해를 막기 위해 흡연실은 옥상이나 각 시설의 출입구로부터 10m 이상 거리에 둬야 한다. 그러나 교육부는 ‘교사의 흡연은 교육적으로 좋지 않다’며 매년 시도 교육청을 통해 “흡연실 설치를 자제하고, 흡연 모습이 노출되지 않도록 하라”고 권고한다. C고 학생은 “학생들 담배 피우는 걸 잡는 선생님이 학교에서 흡연하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며 “흡연하는 애들은 학교에서 담배 냄새만 맡아도 흡연 욕구를 참기 어렵다”고 했다. C고는 본보가 취재에 나선 다음날 곧바로 흡연실을 철거했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교사들이 학교에서 ‘불법’ 흡연하는 것을 문제 삼는다. 서울 강남구 D고 학생은 “학생들은 한 번만 걸려도 교내 봉사에 금연클리닉 직행인데 선생님만 몰래 피우는 건 부당하다”고 했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학부모는 “학생들은 호기심이 많은데 흡연하는 선생님을 보면 담배를 피워보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학교를 금연구역으로 유지하는 것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있다. C고 관계자는 “흡연 교사들의 입장과 금연 규정을 다 고려해야 해 난감하다”고 말했다. 흡연의 자유도 있는데 교사라는 이유로 너무 무거운 잣대를 요구한다는 지적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사는 “학교에서 일한다는 이유로 근무시간 내내 담배 하나 피우지 말라는 건 지나치다”고 했다. 최예나기자 yena@donga.com신규진 인턴기자 연세대 국어국문학 4학년}

    • 2016-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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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라임 대학탐방]미래 개척하는 인재양성에 年150억 지원…대학 판세가 바뀐다

    《 ‘단군 이래 최대 대학지원 사업’이라고 일컬어지는 프라임(PRIME·산업연계교육 활성화 선도대학) 사업에 5월 선정된 대학 21곳은 막강한 정부 지원금을 바탕으로 이공계를 강화시키고 사회 수요에 맞는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전례 없는 의욕을 내비치고 있다. 특히 3년간 매년 150억 원 내외를 지원받는 대형 부문에 선정된 △건국대 △동의대 △숙명여대 △영남대 △인제대 △한양대(에리카)는 학사구조 개편, 정원 조정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계획하고 있다. 이들 대학은 이번 프라임 사업을 통해 기존의 대학 서열까지 바꾸겠다는 의지다. 》산업 수요에 맞는 학과 신설로 경쟁력 올린다 프라임 대학들은 산업 수요에 맞고 자신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새로운 학과를 신설한다. 건국대는 생명과학과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융합과학 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학사구조를 개편한다. 2017학년도부터 △KU융합과학기술원 △상허생명과학대학 △소프트웨어융합학부를 새로 만든다. KU융합과학기술원에는 줄기세포재생공학과, 의생명공학과, 화장품공학과, 미래에너지공학과, 스마트ICT융합공학과, 스마트운행체공학과, 시스템생명공학과, 융합생명공학과 등 8개 학과가 신설된다. 건국대는 “드론, 미래형자동차, 지능형 로봇 등 미래창조과학부가 선정한 미래성장동력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미래유망산업을 분석하고 학과를 신설한 거라 한국을 이끌어갈 핵심 인재를 배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숙명여대는 대형 부문에 선정된 9곳 중 유일한 여대. 창학 110주년 만에 처음 공대를 신설했다. 올해 화공생명공학부와 IT공학과 등 2개 전공으로 출범한 공대를 내년 7개 전공으로 확대한다. 공대의 모든 학과는 목표 산업으로 헬스케어와 스마트카 분야를 잡았다. 여성 친화적이고 다양한 전공 간 융·복합이 수월하다는 판단에서다. 인제대는 전통적인 특성화 분야인 의생명 헬스케어 분야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바이오테크놀로지학부와 헬스케어IT학과를 신설한다. 이 두 전공은 새로 생기는 BNIT융합대학에 들어선다. 인제대는 BNIT융합대학을 통해 기존의 의과대학 약학대학 보건의료융합대학과의 시너지를 극대화시킨다는 방침이다. 바이오테크놀로지학부는 생명 현상에 대한 기본 원리를 바탕으로 바이오시밀러, 바이오칩, 생물반응공학, 줄기세포 등 바이오 산업 분야에 적용되는 교육을 실시한다. 산업 현장에서 바로 쓸 수 있는 실무능력뿐 아니라 창업 능력도 양성하는 게 목표다. 헬스케어IT학과는 의료기관 정보나 임상정보 등 방대한 데이터를 다루는 소프트웨어 기술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구성해 관련 창업 방법도 가르친다. 동의대는 기계·자동차·IT융합, 신소재 분야를 중점 분야로 선정하고 IT융합부품소재공과대학을 신설한다. 여기에는 신소재공학부 디자인공학부 기계자동차로봇부품공학부 산업융합시스템공학부가 들어가고, 고분자소재공학 전기전자소재공학 자동차공학 산업ICT기술공학 인간·시스템디자인공학 제품디자인공학 바이오의약공학 식품공학 응용화학전공이 신설된다. 동의대는 IT융합부품소재공과대를 통해 제조업의 혁신을 이끌어갈 인력을 양성하는 게 목표다. 공순진 동의대 총장은 “프라임 사업을 통해 부산과 동남권의 주요 산업기반인 기계·자동차·IT융합부품소재 산업을 혁신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영남대는 기계IT대학을 설립해 지능형 로봇, 미래 자동차, 에너지, 융·복합 소재 분야를 집중 육성한다. 영남대 관계자는 “2020년까지 로봇산업은 연평균 성장률이 20.4%, 미래형 자동차산업은 10.1%에 달할 것으로 전망돼 추후 영남대 졸업생들의 취업률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프라임 혜택은 전체 학생이 누린다 다양한 학문을 아우르는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는 것도 프라임 대학의 특징 중 하나다. 한양대(에리카)는 신설되는 ICT융합학부에서 인문·사회·예체능 계열 학생을 위한 소프트웨어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이 과정을 마치면 공학사 학위를 받을 수 있다. 기초과학을 기반으로 한 융합형 공학 인재도 육성한다. 이학 중심의 과학기술대학을 응용과학 중심의 과학기술융합대학으로 개편하고, 기초과학계열 학과 정원 일부를 융합공학계열 학과로 이동한다. 영남대는 기계IT대학에 ICT 융·복합을 적용해 다른 대학과 차별화할 방침이다. 자동차기계공학과는 전기차와 스마트카 등 미래형 자동차 개발을 위해 교수진을 기계공학과 IT 전공 분야 전문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로봇기계공학과도 기계공학에 정보기술(IT)을 아우르는 융복합형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기존 학과 교수진과 연계해 시너지를 낼 생각이다. 숙명여대도 공학과 비공학 분야의 협업을 통해 학제 간 융합을 주도할 계획이다. 내년 공대에 신설되는 기초공학부에서는 자율전공 형식으로 선발된 학생들이 1학년 때는 기초교육과정을 듣고 2학년 때 공대 내 전공으로 전과한다. 기초공학부에는 공학계열 전공을 복수·부전공하는 타 계열 학생들도 포함된다. 동의대도 인문사회와 상경계열 학과들이 공학계열 학과와 협력하도록 할 방침이다. 프라임 사업에 선정된 대학들은 대대적으로 첨단 시설을 마련해 외형도 바뀐다. 인제대는 4층 규모의 바이오공학관을 신축할 예정이다. 다양한 연구실과 개방형 창의 공방이 들어선다. 숙명여대는 2018년에 제1캠퍼스 부지에 프라임관(가칭)을 신축한다. 대학들은 장학금을 확충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해 전체 학생들이 프라임 혜택을 누리게 할 방침이다. 건국대는 프라임 사업으로 정원이 조정된 학과들을 대상으로 한 장학금을 만들었다. ‘프라임 인문학 우수 장학(인문사회계열 대상)’ ‘인문학 진흥 장학금’ 등 장학금 규모만 프라임 사업비(480억 원)의 15% 이상이다. 숙명여대도 사업비의 상당 부분을 교육과정 개선·개발비와 장학금에 이용할 계획이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16-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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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요대 논술보다 수능에 힘써라”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최하위권인 고등학교에서는 내신 1등급인 학생 상당수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추지 못해 서울 지역 주요 대학의 논술전형에 도전하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최상위권 고교에서는 내신 4, 5등급 학생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할 것으로 나타났다. 9일로 수능이 100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수험생들은 내신 성적을 바탕으로 실제 받을 수 있는 수능 등급을 최대한 정확히 예측해 효율적인 수시 지원 전략을 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내신 성적 바탕으로 수능 등급 예측해야” 종로학원하늘교육이 2015학년도 수능 고교별 성적을 바탕으로 내신과 수능 성적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수능 성적 평균이 최하위권인 일반고에서는 과목별로 내신 1등급인 학생 상당수가 서울 주요 대학의 논술전형에서 요구하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추지 못했다. 서울 주요 대학의 논술전형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대체로 2개 영역의 합이 4 이내 또는 3개 영역 각 2등급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 단 학교별 내신 등급은 수능에서 받은 점수와 비례한다고 가정하고 학생들의 수능 점수를 바탕으로 내신 산출 비율에 따라 등급을 나눠 산출했다. 실제로 서울 지역 최하위권 일반고인 A고 인문계열에서 국어 수학 영어 내신 1등급인 학생의 2015학년도 수능 등급은 국어B 1∼3등급, 수학A 1∼3등급, 영어 3∼4등급에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신 1등급 학생 중 국어B는 50%, 수학A는 57.1%, 영어는 100%의 학생이 2등급 이내에 들지 못했다. 반면 일반고 최상위권 학교에서는 인문계열의 경우 국어 내신 4등급 학생의 25.9%, 수학 내신 4등급 학생의 100%, 영어 내신 5등급 학생의 38.8%가 수능에서 과목별 2등급을 받았다. 특히 최상위권 특목고의 경우 학교에서 영어 내신 7등급 학생의 32.4%가 수능에서는 2등급을 받는 등 격차가 컸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학교 전체의 학력 수준이 갑자기 달라지기 어렵다고 보면 A고에서는 2, 3등급 수준의 내신을 받은 학생이 서울 주요 대학의 논술전형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모의평가나 본인의 의지 등으로 수능 점수를 예측하는 것보다 학교의 학력 수준을 감안해 자신의 등급을 예측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수능 최저기준만 맞춰도 경쟁률 ‘뚝’ 수시전형에서 실질적인 경쟁률을 낮출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는 것이다. 2016학년도 수시 논술전형 지원자의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률을 밝힌 경희대의 경우 건축학과에서 인문계열 학생 8명을 뽑는데 179명이 지원해 경쟁률은 22.4 대 1에 달했다. 하지만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만족시킨 지원자는 24명에 불과했다. 실질적인 경쟁률이 3 대 1에 불과했던 것. 2015학년도 서울대 수시 지역균형선발전형에서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지원자가 45.6%에 이르는 등 수능 최저학력기준만 충족해도 합격 가능성이 껑충 뛴다. 임 대표는 “논술에만 집중하다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추지 못해 수시에서 실패할 위험성이 높고 특히 정시에서는 수능 점수를 잘 받지 못하면 제대로 된 도전 기회도 갖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유덕영 firedy@donga.com·최예나 기자}

    • 2016-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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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몽당연필 쥐고 깨진 칠판 바라보는 아이들 눈빛 잊을 수 없어”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교육 봉사활동에 임하겠습니다.” 안태수 교사(28)는 5일 오전 11시 경기 성남 국립국제교육원에서 실시되는 ‘2016년 교원 해외파견 발대식’에서 해외파견 교사 347명을 대표해 이렇게 선서한다. 안 교사는 다른 교사들과 달리 이번이 두 번째 해외 파견이다. 지난해에는 아프리카의 스와질란드, 이번에는 브라질이다. 심지어 한 학기 동안 재직했던 학교도 그만뒀다. 여러 나라 아이들의 선생님이 되고 싶어서다. 2014년 8월 대학을 졸업한 안 교사는 한국 학교에 부임하는 대신 지난해 1월 스와질란드로 떠났다. 교육부와 국립국제교육원이 운영하는 ‘교원 해외 파견’ 사업에 지원한 것. 몸이 고생할 거라고 각오는 했지만 현지 학교생활은 힘들었다. 샤워기에서 물이 나오지 않아 바가지를 써야 했고, 그나마도 흙탕물이었다. 생필품을 사러 시내라도 나가려면 40분은 차를 타야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행복한 기억이다. 물론 시작은 쉽지 않았다. 학생들은 과학을 어려워했다. 공부를 제대로 한 적도 없었다. 칠판이 깨져 쓸 수 있는 건 70%뿐이었다. 학생들이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하고 싶어 시험을 자주 보자 “아프리카에서는 이렇게 안 한다”는 투정과 불만이 쏟아졌다. 하지만 학생들은 점차 바뀌었다. “수업이 재미있다” “여기까지 와서 우리를 가르쳐줘 감사하다”며 웃었다.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학교를 그만두면서까지 안 교사가 또 해외로 파견을 나가려는 이유다. 2013년부터 시행된 교원 해외 파견 사업은 올해 더욱 확대됐다. 2013년 21명, 2014년과 2015년 각 20명만 파견했지만, 올해는 장기 파견만 140명에 처음으로 예비 교사들을 단기로 207명이나 보낸다. 세계교육포럼이나 고위급 회담 등을 계기로 개발도상국에서 “한국의 우수한 교사들을 파견해 달라” “한국의 교육발전 경험을 공유해 달라”는 요청이 쇄도한 덕분이다. 대상 국가도 지난해 카자흐스탄 에티오피아 우간다 등 8개국에서 올해는 네팔 중국 보츠와나 탄자니아 등 16개국으로 확대됐다. 파견 교사는 현지 정규학교에서 수학 과학 한국어 컴퓨터 등을 가르친다. 한 학교에 파견되는 한국 교사는 1∼3명이지만 한국의 위상이나 이미지를 완전히 바꾼다. 말레이시아 현지의 한 학교에서는 지난해 한국 파견 교사의 노력으로 한국어가 제2외국어 과정에 추가됐다. 2014년 우간다에서는 파견 교사의 지도를 받은 학생이 ‘우간다 전국 중등학교 과학경진대회’에서 수학 부문 1위를 차지했다. 2014년 8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케냐로 파견 갔던 황가원 교사(48·여)는 수학 평균이 28점인 8학년 학급 담임을 맡아 80점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수학은 게임처럼 즐거운 것”이라며 참여 위주 수업을 한 덕분이었다. 황 교사는 직접 만들어 간 골든벨 판 50개를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문제 정답을 쓰면 손을 들라고 했다. 연필 한 자루, 지우개 하나가 귀한 아이들은 자기만의 학용품에 매우 즐거워했다. 직각을 배울 때는 색종이를 90도로 접고 교실을 돌아다니며 같은 각도를 찾아보게 했다. 교사의 설명 위주 수업만 듣던 학생들은 아리랑을 줄줄 외우고 “한국으로 유학가고 싶다”고 할 정도였다. 황 교사는 “‘나는 너희들에게서 케냐의 미래를 본다. 너희는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줄 때마다 반짝이던 아이들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16-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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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반고 학생도 2학년 2학기부터 원할때 직업교육 받을 수 있다

    앞으로 일반고 학생도 2학년 2학기부터 원하는 때에 언제든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다. 지금까지는 일반고 학생을 대상으로 한 직업교육은 3학년 1학기 때 시작돼 미리 진로를 결정한 학생도 3학년까지 기다리는 경우가 있었다. 교육부는 올해 2학기부터 일반고 2학년을 대상으로 전문대학과 연계한 위탁 직업교육을 시범운영한다고 4일 밝혔다. 올해 2학기부터 일반고 학생도 2학년 2학기, 3학년 1학기, 3학년 2학기 등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형태의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다. 2학기부터 시범 운영되는 위탁 직업교육은 대구 울산 경기 충남 전북 등 5개 시·도의 11개 전문대에서 진행된다. 경기 두원공대는 스마트 자동차 과정, 경기 신안산대는 외식 및 식음료 과정, 울산과학대는 전자기기·프레스금형 과정을 운영한다. 위탁과정은 직업교육과 함께 인성교육, 직업생활에서 필요한 실용수학·실용영어도 제공한다. 위탁과정을 이수한 2학년 학생에게는 선취업 및 일학습병행, 고급숙련 기술습득을 위한 추가 과정 이수 등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고용노동부는 일반고 3학년 2학기 학생에게 ‘일반고 특화 직업훈련 사업’을 시범 운영한다. 3학년 2학기 일반고 직업교육 과정은 89개 과정에서 운영되며 2113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16-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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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의전원 입학때 부모 신상 쓰면 불합격

    2017학년도부터 의대 치대 약대 학사편입학과 의학 치의학 한의학 전문대학원 신입학 때 자기소개서에 부모나 친인척의 신상을 명시하면 불합격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최근 의·치·약대와 의·치의·한의학 전문대학원에 “2017학년도 모집 요강에 공정성 확보 방안을 추가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31일 확인됐다. 교육부는 공문에서 “모집 요강에 ‘자소서에 부모 및 친인척의 성명, 직장명 등 신상을 기재하면 불이익을 준다’는 내용을 명문화해 홈페이지 등에 공시하라”고 주문했다. 구체적인 불이익 조치가 제시되진 않았지만 교육부가 6월 로스쿨에 내려보낸 ‘로스쿨 입학전형 이행점검 및 평가기준(시안)’에서 자소서에 부모나 친인척의 신상을 기재하면 실격 처리된다고 밝힌 만큼 의·치·약대와 의·치의·한의학 전문대학원에도 감점 정도가 아닌 불합격 수준을 요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의·치·약대와 의·치의·한의학 전문대학원은 추가 안내 사항이 반영된 모집 요강을 교육부에 12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부모나 친인척의 신상 기재를 어느 범위까지 금지할지는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했다. 교육부는 이번 조치에 위배되는 모집 요강을 제출한 대학에는 시정명령 등 행정조치를 내릴 방침이다. 입시 불공정 논란에 휩싸이지 않으려면 각 대학이 이를 준수할 것이란 게 교육부의 전망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의·치·약대와 의·치의·한의학 전문대학원은 자소서 실태 조사를 하지 않았지만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불공정성 논란을 예방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의·치대 학사편입은 기존의 의·치의학 전문대학원이 2015년부터 의·치대로 전환함에 따라 의·치의학 전문대학원 준비생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한시적으로 실시 중인 제도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16-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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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관학교 경쟁률, 전년比 33% 증가…‘태양의 후예’ 때문?

    2017학년도 사관학교 4곳의 경쟁률이 모두 전년보다 대폭 상승했다. 31일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7월 30일 1차 시험(지필고사)이 실시된 육군·해군·공군·국군간호 사관학교의 지원자 수가 전년 대비 평균 33% 증가했다. 육군사관학교 경쟁률은 전년 22 대 1에서 올해 31.2 대 1, 해군사관학교는 25.1 대 1에서 29.4 대 1, 공군사관학교는 33.9 대 1에서 43.3 대 1, 국군간호사관학교는 35.6 대 1에서 51.7 대 1로 올라갔다. 김명찬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연구소장은 “취업난에 따른 안정적 직장 선호 추세와 올해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사관학교 경쟁률 급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4개 학교에서 동일한 문제로 치러진 1차 시험은 전반적으로 전년보다 어렵게 출제됐다는 게 전문가들 해석이다. 특히 수학에서 수험생들이 어려워하는 단원의 문제 수가 전년보다 많아져 체감 난도가 높아졌다. 영어도 문장 구조가 복잡한 지문과 생소한 유형의 문제가 일부 출제돼 어려웠다. 사관학교의 1차 시험 합격자 발표는 8월 9일이고, 2차 시험은 학교별로 1박 2일 또는 2박 3일간 심층면접과 체력검사 등을 따로 실시한다. 사관학교는 지원이나 합격 여부와 상관없이 일반 대학의 수시·정시전형에 지원 가능하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16-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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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디가’로 진로 찾고 교사와 밀착 상담… “진학설계 참 쉽네”

    학생과 학부모가 시간당 20만∼30만 원씩 내고도 사설 입시기관에서 컨설팅을 받는 이유는 딱 하나다. 성적에 맞는 대학과 학과를 찾고, 합격 가능성을 알고 싶어서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대입정보포털 ‘어디가’(adiga.kr)가 개통됐을 때 많은 학생과 학부모가 아쉬워했던 이유도 성적대별 지원 가능 대학을 검색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각 고교 교사에게 진로 상담을 받으면 자기 성적에 맞는 대학도 알 수 있고, 전년도 합격·불합격생의 90만 개 성적 샘플을 통해 합격 가능성도 예측할 수 있다. 고교 교사는 교육부와 대교협이 2011년부터 매년 업데이트해 배포하는 ‘대입 상담 프로그램’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90만 개 샘플은 교사들이 전년도 합격·불합격생의 학교생활기록부 교과 성적(등급)을 자발적으로 올려 모인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어디가’는 모두가 볼 수 있는 사이트인 만큼 악용 가능성 때문에 해당 정보까지 공개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디가’를 통해 진로와 가고 싶은 대학을 정한 뒤 교사에게 상담을 받으면 사설 입시기관에 가지 않아도 진학 설계를 충분히 할 수 있다. 고교 2학년과 3학년의 실제 상담 사례로 공교육 현장에서 어디까지 진학 상담이 가능한지 알아봤다.○ 90만 개 샘플로 합격 가능성 예측 “생명 관련 학과에 가고 싶은데요. 제 성적으로 어떤 전형에 지원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19일 서울 노원구 청원여고 3학년 지혜(가명) 양이 박문수 교사(대교협 대입상담교사)에게 물었다. 박 교사가 ‘어디가’의 대학입학정보 내 학과정보 코너에서 학과명에 ‘생명’이라고 검색하자 서울에서만 관련 학과가 40개 나왔다. 지혜 양의 학생부를 살펴본 박 교사는 말했다. “교과 성적이 2등급 초반으로 좋은 편이니 학생부교과전형이 있는 학교 중 합격 가능한 대학을 찾아볼까?” 우선 지혜 양이 관심 있는 동국대 생명과학과를 살펴보기로 했다. 박 교사가 대입상담프로그램에서 지혜 양을 선택한 뒤 지역은 서울, 계열은 자연, 대학은 동국대, 전형 유형은 학생부 위주, 모집단위는 생명과학과를 선택해 클릭했다. 2017학년도에 학생부교과전형으로 모집하는 인원은 6명이라고 나왔다. 2016학년도에 최초 합격한 3명, 추가 합격한 3명의 교과 성적 평균도 나왔다. 내신위치란에는 ‘하향’이라고 적혀 있었다. 전년도 합격생들보다 지혜 양 성적이 안정적이라는 뜻이다. 박 교사는 “이렇게 나와도 반드시 합격하는 건 아니지만, 충분히 써 볼 만하다는 거야. 면접 등 다른 것도 잘 준비하면 돼.” “다른 대학도 찾아볼까?” 박 교사는 지혜 양의 성적에 지원 가능하다고 나온 대학들을 살펴봤다. 자기가 가고 싶은 대학과 학과를 정하고 진학 상담을 받는 학생도 있지만, 상당수는 “제 성적으로 ‘인-서울’ 할 수 있는 대학을 알려주세요”라고 말한다. 바람직한 사례는 아니지만, 이럴 때도 교사들은 대입 상담 프로그램에서 학생이 지원할 만한 대학을 찾아줄 수 있다. “기계 쪽은 어때?” 박 교사는 경희대 기계공학과를 추천했다. “지혜는 과학 동아리 등 비교과 활동을 많이 했으니까 가장 많은 인원을 뽑는 학생부종합전형도 살펴보자.” 경희대가 ‘어디가’에 공시한 네오르네상스전형 2016학년도 합격생의 평균 교과 성적은 1.8등급. 그런데 대입 상담 프로그램에 나온 샘플 중 1.3등급은 불합격했고, 1.6등급은 합격했다. “비교과 활동 내역과 면접 결과에 따라 합격 가능성이 달라져”라고 박 교사가 말했다. 지혜 양은 “학생부종합전형은 원래 고려하지 않았는데 생각해 봐야겠다”라고 말했다.○ 내 꿈에 맞는 학과 찾아 진로 설계 2학년 지나(가명) 양은 박 교사에게 “방송 관련 일을 하고 싶은데 어떤 학과를 가야 할지, 무슨 준비를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라고 말했다. 예전에는 학생의 막연한 진로 관련 질문에 교사는 말로만 답해야 했다. 하지만 ‘어디가’를 활용하면 구체적인 상담이 가능하다. 박 교사가 ‘어디가’의 대학입학정보 내 진로정보 코너에서 직업명에 ‘방송’이라고 입력하자 방송연출가가 나오고 유사 직업으로 프로듀서가 검색됐다. “관련 학과가 국어국문학과, 문예창작학과, 사회학과 등으로 다양하지? 이런 데를 나와도 방송연출가나 PD가 될 수 있어. 지나는 방송반에서 아나운서를 하고 있는데, 어떤 콘텐츠를 전하고 싶니? 그에 따라 학과를 정하는 게 좋아.”(박 교사) “저는 의미 있는 걸 하고 싶어요. 역사 같은 거요.”(지나 양) 박 교사는 ‘어디가’의 학과정보 코너에서 학과명에 ‘사학’이라고 쳐 넣었다. 그리고 고려대와 경희대 사학과의 학과 정보를 보여줬다. 박 교사는 “같은 사학과여도 대학에 따라 서양사와 한국사 중 집중 분야가 다르지”라고 말한 뒤 학생부종합전형과 학생부교과전형의 2016학년도 합격생 점수를 보여줬다. 컴퓨터 화면을 보던 지나 양이 “학생부교과전형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최저학력기준이 있어요”라고 물었다. 박 교사는 “있는 학교도 있고 없는 학교도 있어. 수능 최저기준이 없으면 경쟁률이 센 편이야. ‘어디가’에 대학별 전형 정보가 나와 있으니 잘 살펴보렴”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 교사는 “오늘 선생님이랑 대략적인 학과 정보를 알아봤잖아. 2학기 성적이 나오면 다시 이야기해 보자”라고 했다. 그리고 덧붙였다. “방송반은 PD가 되려는 사람의 99%는 할 테니 남다른 경험을 하면 좋겠어. 2학기 축제 때 의미 있는 방송 프로그램을 기획해 보면 어떨까?”최예나 yena@donga.com·노지원 기자 zone@donga.com  }

    • 2016-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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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를 여는 경희대학교]자기성찰 바탕 문명사의 흐름 읽는 미래예측―기획 능력 기른다

    경희대는 미래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 9월 ‘경희미래창조스쿨’을 설립한다. 경희미래창조스쿨은 경희대 교양교육의 방향을 제시해온 후마니타스칼리지의 발전 모델인 ‘후마니타스칼리지 2.0’과 올해 출범할 ‘인류문명 클러스터’와 협력체계를 갖출 계획이다.“네 미래를 창의적으로 기획해 봐” 경희미래창조스쿨은 학생이 자율적이고 창의적으로 자신의 미래를 기획할 수 있도록 △취업 △창업 △NGO/NPO △새로운 삶의 방식 등 네 분야의 지원 체계를 수립할 계획이다. 또 학생의 사회 진출을 전방위에서 돕기 위해 △교육 △현장실습 △정보제공 △대외협력 부문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이 중 교육 부문은 후마니타스칼리지와 곧 출범할 인류문명클러스터와 적극 연계해 학생들이 문명사의 지구적 전개 양상을 읽을 수 있도록 두 개의 중핵(Core) 트랙(필수교과)을 마련한다. ‘중핵 I’은 학생이 자기성찰과 미래예측 능력을 배양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미래학, 문명론, 뇌과학, 생태학, 인류학, 도시학 등 기존 교양과 전공 단위를 넘어 추가 교과를 배치해 학생이 주체적으로 전환 설계를 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중핵 II’는 미래를 기획하는 구체적이고 현장성 있는 역량 배양을 목표로 삼고 있다. 사회혁신, 디자인 사고력, 캡스톤 디자인 등의 수업을 통해 소통과 협업, 문제해결, 가치창출 능력을 고루 갖추게 한다. ‘취업 트랙’은 기업 인턴십과 산업체 연계 강의를 강화할 예정이다. ‘창업 트랙’은 전공연계 창업 지원과 소셜벤처 육성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NGO/NPO 트랙’은 지구적 이슈에 대한 창의적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게 하고, ‘새로운 삶의 방식 트랙’은 예술, 도시농업, 귀농 등 대안적 삶의 모델을 모색할 수 있게 지원한다. 새로운 삶의 방식 트랙에서는 인도 오르빌의 새로운 도시 공동체 실험에 주목해 ‘오르빌 프로젝트’도 구상 중이다. 경희미래창조스쿨은 다양한 분야가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오픈 랩도 운영할 계획이다. 오픈 랩은 라운지, 스튜디오, 미디어 룸, 정보지원 룸(소규모 라이브러리) 등으로 쓰이는 동시에 비즈니스와 사회적 기업 인큐베이팅, 프로젝트 공모, 사회진출 캠프, 전문가 특강 용도로도 활용된다. 정보지식 네트워크, 인적 네트워크(동문 및 전문가 멘토단), 국내외 협력 네트워크도 구축할 계획이다. 경희 출신의 인적 자원이 새로운 방식으로 결합되는 것으로 진로 설계에 중요한 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에 오픈랩 추진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시작으로 9월에 오픈랩 개소와 프로그램 시범운영까지 사회 진출 관련 교육과 연구지원, 창업보육, 전문컨설팅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후마니타스칼리지 2.0과 연계 경희미래창조스쿨 출범의 배경인 후마니타스칼리지는 올해 ‘후마니타스칼리지 2.0’과 함께 새롭게 도약한다.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학생 학습권을 보장하는 독립연구 교과를 신설해 교수와 학생 간 일방적 교육 방식을 쌍방향적 방식으로 전환한다. 또 중핵 교과에 과학 분야를 추가하고, 자유교양 트랙과 신입생 세미나(서울캠퍼스)를 만들었다. 미래학, 과학사, 예술철학 분야의 국내외 석학을 적극 영입하고, 연계협력 클러스터와 협력해 융복합 교과와 실천 프로그램도 강화하고 있다. 올해 신설된 독립연구는 시민교육의 연장선에서 출발했다. 2009년 학생의 수업권을 보장하기 위해 총학생회가 도입한 ‘배움학점제’와 후마니타스칼리지의 ‘시민교육’ 교과의 취지를 확대한 것. 독립연구는 학습자 중심의 교육을 정착시키기 위한 자유이수 교과(2학점)다. 독립연구에서는 학생이 개인 또는 팀을 구성해 자율적으로 연구 과제를 설계하고, 직접 섭외한 담당교수의 지도 아래 한 학기 동안 탐구한 뒤 평가를 받는다. 독립연구 주제는 연구(전공·교양), 실천, 참여, 창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학생이 자유롭게 기획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정경대학 학생 3명으로 구성된 ‘네팔프로젝트’팀은 지난해 4월 지진 피해를 겪은 네팔 지역의 임시학교에 도서와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들은 교육 지원뿐 아니라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기금 모금, 메디피스·EPF-Nepal 등 NGO 단체와 연계 협력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메리오케스트라’팀은 후마니타스칼리지에서 엘시스테마를 배운 학생들이 문화자원봉사 플랫폼을 국내에 정착시키기 위해 만들어졌다. ‘대학생 오케스트라-클래식 문화봉사 플랫폼’을 주제로 문화자원봉사 활동의 지속 가능성을 탐구 중이다. 이들은 지역사회와 청소년, 대학생이 오케스트라를 구성할 때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연구하고 해외 사례를 경험한 뒤 국내 문화자원봉사 플랫폼 정착 기획안을 만들 계획이다. 경희대의 독립연구의 장점은 국내 대학 최초로 교양과 전공을 불문하고 전교생을 대상으로 개설됐다는 점, 창의적 연구·실천 영역을 학생 스스로 개척할 수 있다는 점이다. 후마니타스칼리지의 시민교육 교과와 함께 고등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16-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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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시도 교육청에 1조9000억 배정… 누리과정에 써야”

    하반기에 각 시도 교육청으로 내려가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1조9000억 원 증액되지만 상반기 내내 정부와 일부 교육청 간 갈등 요소였던 누리과정 예산 문제는 해결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는 교육청들이 이번 교부금을 계기로 반드시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교육청들은 “교부금 증가액은 지방교육채 상환과 학생 교육활동 지원에 사용돼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교육부는 22일 임시 국무회의에서 2016년도 정부 추경 예산안이 의결되면서 교부금 1조9331억 원이 증액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번 추경 취지가 민생 안정과 경기 부양 등에 있는 만큼 아직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교육청은 교부금을 활용해 빠른 시일 내 누리과정 예산을 전액 편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누리과정 소요액 4조128억 원 중 아직 편성되지 않은 액수는 1조1145억 원이다. 광주 경기 전북은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전액 미편성했고, 서울 인천 강원 경남 전남 제주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 중 일부만 편성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일부 교육청들이 교부금 증액분을 누리과정 예산으로 편성하지 않더라도 제지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 정부와 새누리당이 지방교육정책지원 특별회계법 제정을 추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부가 교부금을 지원할 때 누리과정 예산 용도를 특정해 교육청들이 의무적으로 편성하게 하는 게 목적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교육청은 내년 재정 수요를 감액할 수 있다”며 “그런 방법까지 가지 않도록 최대한 교육청들을 설득하겠다”고 말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16-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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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학년도 수시 모집 비중 70.5%로 역대 최대치 기록

    2017학년도 전국 197개 4년제 대학의 전체 모집인원 대비 수시모집 비율이 70.5%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이 같은 내용의 2017학년도 수시 모집요강 주요사항을 21일 발표했다. 대학의 전체 모집인원은 전년보다 줄었지만, 수시 모집인원은 24만6891명으로 전년(67.4%, 24만976명)보다 3.1%포인트 늘었다. 특히 학생부위주전형의 모집인원이 증가했다. 2017학년도 학생부위주전형은 수시 모집인원의 85.8%(21만1762명)로 학생부종합전형이 29.5%(7만2767명), 학생부교과전형이 56.3%(13만8995명)다. 2016학년도에는 학생부종합전형이 27.9%(6만7231명), 학생부교과전형이 57.3%(13만8054명)로 총 85.2%였다. 논술 실시 대학 수는 28곳으로 전년도와 같지만 모집인원(1만4689명)이 전년보다 508명 줄었다. 적성시험을 치르는 대학(10곳)은 전년보다 1개 줄고 모집인원(4479명)도 113명 감소했다. 수시 원서접수는 9월 12~21일 중 대학별로 3일 이상 진행한다. 수험생은 수시 지원횟수가 6회로 제한되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그러나 전문대, 산업대(청운대 호원대),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대학(한국과학기술원, 광주과학기술원,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울산과학기술원, 경찰대학)은 지원횟수 제한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수시 합격자 발표는 12월 16일까지 한다. 수시에서 최초 또는 충원 합격하면 1개 대학에 반드시 등록해야 하고, 정시모집이나 추가모집에 지원할 수 없다.최예나기자 yena@donga.com}

    • 2016-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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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개大 입학처장이 말하는 ‘학종’

    《 ‘학교생활기록부에 적힌 희망진로는 심리상담가인데 경제학과에 지원하면 불리하겠지?’ 정성평가라서 정답이 없는 대입 학생부종합전형에 지원할 학생이라면 흔히 하는 고민이다. 학생과 학부모들의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동아일보가 15개 대학의 입학처장·입학본부장에게 심층 설문조사를 했다. 건국대 경북대 경희대 부산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세종대 아주대 연세대 이화여대 전남대 중앙대 충남대 한양대가 참여했다.》 대입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려면 교과 성적이 꼭 좋아야 할까? 동아리 활동과 수상 실적은 지원 분야와 일치해야 할까? 학생과 학부모는 학생부종합전형에 궁금한 게 많다. 학생부종합전형은 정성평가라 대학별 평가 기준도 다르고 합격생의 평균 스펙을 꼽기도 어려워서다. 대학별 평가 기준과 많은 합격 사례에 목말라 하는 이유다. 동아일보는 건국대 경북대 경희대 부산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세종대 아주대 연세대 이화여대 전남대 중앙대 충남대 한양대 등 주요 대학 15곳의 입학처장 또는 입학본부장에게 각 학교의 학생부종합전형에 관한 심층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15개 대학 입학처장·입학본부장들이 함께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심층 설문에 응한 건 처음이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앞으로 대입정보포털 ‘어디가(adiga.kr)’에도 대학별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해 지원자에게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공개할 예정이다.○ 전공 관련 활동 아니어도 발전했다면 좋은 평가 15개 대학 입학처장·입학본부장들은 모두 “교과 성적을 단순히 정량 평가하지 않고, 고교 간 격차도 반영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김응빈 연세대 입학처장은 “학생이 어느 지역 출신인지 어느 고교를 나왔는지에는 관심 없다. 내신이 1등급이냐 2등급이냐도 고려 요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정주 아주대 입학처장도 “고교가 특수목적고 자율형사립고 자율형공립고라는 이유만으로 학생을 달리 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동아리 활동이나 수상 실적이 반드시 지원 분야와 일치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도 공통적인 반응이다. 서울대 입학본부는 “지원자가 선택한 동아리 종류를 평가하는 게 아니라 동아리 활동을 통해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성장했는지에 관심을 기울인다”라고 말했다. 김현 경희대 입학처장은 “다양한 분야의 수상은 학업 역량과 전공 적합성뿐 아니라 자기주도성과 인성을 보여 준다”라며 “다양한 영역에서 유사 활동을 했다면 지원자의 역량에 확신을 갖는다”라고 강조했다. 임경수 서강대 입학처장도 “단순히 전공과 부합하는 듯한 동아리 활동 이름보다 과정과 그 안에서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신병춘 전남대 입학본부장은 “어떤 학생은 전공에 맞추고, 어떤 학생은 흥미에 맞춰 동아리 활동을 한다”라며 “전공과 관련 없는 활동이어도 발전 가능성, 충실성, 도전성 영역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을 수 있다”라고 했다. 그렇다고 무작정 활동을 많이 하는 게 좋은 건 아니다. 이동일 세종대 입학처장은 “다양한 동아리에 참여했지만 방향성이나 목적의식 없이 단순히 참여한 거라면 학업에 지장을 줄 수 있어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는 교과우수상은 의미 있게 보지 않는다고 했다. 백광진 중앙대 입학처장은 “교과우수상은 내신 성적 우수자가 자동으로 받는 상이라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는다”라며 “과목별 경시대회, 각종 탐구대회, 토론과 글쓰기, 독서 관련 수상 등 학생의 학업 능력을 판단할 수 있는 수상 경력은 의미 있게 본다”라고 설명했다.○ 교사가 써 주는 ‘세특’ 제일 중요 각 대학은 담임교사가 학생부에 기재하는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을 매우 의미 있게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찬규 건국대 입학처장은 “학생의 관심 사항, 수업 태도, 수행평가 과정을 볼 수 있어 매우 꼼꼼하고 의미 있게 본다”라며 “학생이 자기소개서에 기술한 내용과 함께 확인하며 역량평가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현민 부산대 입학본부장도 “학생에 대한 종합적 평가라 이를 통해 학생의 전반적인 학교생활을 파악한다”라고 말했다. 최 아주대 입학처장은 “정치외교학과에 지원하는 일반고 학생이 영어 내신은 4등급이지만 교사가 ‘원어민과 유머를 주고받을 수 있을 정도로 말하기 실력을 갖췄다’고 썼다면 지원자의 역량을 파악할 수 있는 정보로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김택중 충남대 입학본부장은 “학생의 수업 충실도, 지적 호기심, 전공 적합성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 평가 요소”라고 했다. 중요한 건 양보다 질이다. 백 중앙대 입학처장은 “수업 시간에 배웠던 내용을 기재하는 데 그치거나 여러 학생이 공통적으로 썼을 것 같은 추상적이고 평범한 단어만 나열돼 있다면 (평가 요소로 삼기에) 부족하다”라고 지적했다. 학생부에 기재된 희망 진로와 지원 분야가 일치하지 않는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안성진 성균관대 입학처장은 “고등학생 때 진로가 바뀌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대학도 충분히 이해한다”라며 “기재된 진로와 지원 분야 간 괴리가 있다면 자기소개서에서 전공에 대한 관심을 보여 주면 된다”라고 했다. 오성근 한양대 입학처장은 “심지어 (지원) 계열을 변경한 것도 충분한 이유가 설명돼 있다면 전혀 불이익이 없다”라고 말했다. 소논문이나 유명 교수의 외부 특강 수강 등은 중요하게 반영하지 않는다는 대학이 대부분이다. 김 연세대 입학처장은 “고교생이 쓴 소논문은 학문적 관점에서 큰 의미를 찾기 어렵고, 명사의 특강에 참여했다는 것만으로는 학생의 변화를 알 수 없어 그 자체만으로 학생 역량을 평가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유철 경북대 입학본부장은 “학생부종합전형은 사교육이 발생될 수 있는 부분은 반영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며 “소논문은 해당 고교를 통해 (작성) 과정이나 절차를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소서의 중요성은 대학 간 의견이 엇갈렸다. 남궁곤 이화여대 입학처장은 “학생부는 사건 중심 나열인데 자소서는 학생부를 잘 평가할 수 있게 인도하는 내비게이터다. 지원자의 성장 스토리를 잘 완성하면 좋겠다”라고 조언했다. 이 경북대 입학본부장은 “자소서는 평가에 별도 배점이 있는 서류가 아니라 학생부에 기재된 내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활용한다”라고 했다. 대교협에서 제공하는 유사도 검색 시스템을 활용해 표절 가능성이 높은 자소서는 배제한다는 건 공통적은 반응이었다. 최 아주대 입학처장은 “표절이나 대필이 의심되면 지원자에게 전화나 e메일로 소명서를 구체적으로 제출하라고 요청한다. 그래도 확인이 어려우면 지원자의 고교로 실사를 나간다”라고 강조했다. 박 건국대 입학처장은 “누군가 대필해 준 자소서를 제출한 학생이 혹시 면접 대상자가 돼도 면접에서 활동의 진위를 심도 깊게 확인하므로 합격하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16-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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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룸/최예나]과도한 이과 선회

    서울대 철학과 1학년 A 씨는 신입생 생활 한 달 만에 재수학원에 들어갔다. 의대에 가기 위해서다. 만약 경영학과 정도 갔더라면 재수를 택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A 씨는 생각한다. 문과, 그중에서도 인문계열 학과는 취업이 잘 안 된다고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었다. A 씨는 “철학과에 들어갈 때도 ‘고시나 보겠지’라고 생각했다”며 “취업에 유리하다는 점 등이 이과 전환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A 씨를 비난할 생각은 전혀 없다. 문과에서 이과로 전환하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수학과 과학을 처음부터 공부하는 부담이 매우 크고, 성적도 쉽게 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상위권 재수생이 몰려 있는 강남대성학원은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 수학 영어 등급의 합이 5인 문과 학생이 이과로 전환한다고 하면 6등급으로 평가 절하할 정도다. 그런데 최근 이런 어려움을 정면 돌파하려는 최상위권 재수생이 예전보다 늘었다고 한다. 종로학원 본원 관계자는 “문과에서 이과로 바꿔 재수하는 학생은 지난해 3, 4명 정도였지만 올해는 6, 7명으로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 현실 때문이라고 한다. 외국어고 출신 B 씨도 서울대 산업공학과에 가고 싶어 재수 중이다. 그는 이공계로 전환한 이유로 “요새 이공계가 각광 받고 있고 산업 수요도 있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올해 이과로 전환한 삼수생 C 씨는 “재수 학원에 ‘문과는 할 게 없어 고시를 봐야 하고 이과는 취직이 잘된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라고 토로했다. 인문사회계열 대학생 중에는 이공계열 학과를 복수전공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의 주요 대학 일어일문학과 D 씨는 컴퓨터공학을 복수전공한다. 그는 “요새 문과는 취직이 안 되는데 학점도 특출 나지 않아 일문과로 졸업하면 어쩌나 두려웠다”고 했다. 컴퓨터공학과에는 자신과 같은 학생이 4명 있다고 했다. 최근에는 자녀를 이과에 보내고 싶다며 사설 컨설팅업체의 문을 두드리는 학부모가 유독 많다. 서울 강남의 한 컨설팅업체 관계자는 “‘우리 아이는 누가 봐도 100% 문과 성향인데 이과에 보내려면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라고 묻는 학부모가 많아졌다”라고 말했다. 초등학생 학부모들은 자녀를 방학 때 각종 창의력 캠프, 과학 캠프에 보내려고 아우성이다. 요즘의 이과 추종 현상은 문과 학생들의 취업난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회 구조적인 배경이 크다. 정부는 프라임 사업(산업연계 교육 활성화 선도 대학 사업)으로 대학의 이공계 정원을 늘렸고, 주요 대기업은 이공 계열 채용을 늘리고 구조조정을 이유로 사무직을 자른다. 그러나 외환위기 때는 이과 출신이 낭패였다. 경영난을 겪는 기업이 생산 현장과 연구개발 인력을 감축해서였다. 한때 잘나가던 조선 관련 학과도 조선업 불황으로 지금 위기 아닌가. 중요한 건 내가 잘할 수 있는 분야를 하는 거다. ‘여름철 난로와 겨울철 부채(하로동선)’라는 말처럼 적성이나 능력과 무관하게 맹목적으로 이과만 추종했다가는 오히려 본인의 경쟁력만 하락시킬 위험성이 크다. 최예나 정책사회부 기자 yena@donga.com}

    • 2016-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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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민중은 개돼지” 발언 파문 나향욱 파면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는 “민중은 개돼지”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사진)을 19일 파면 의결했다. 하지만 나 전 기획관은 이날 중앙징계위 출석에 앞서 동아일보에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으며 이를 입증할 4, 5분 분량의 당시 녹음파일과 녹취록을 감사관실을 통해 징계위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본보가 입수한 녹취록에는 나 전 기획관이 “그 개돼지라는 얘기는 왜 나왔냐면 베테랑인가(‘내부자들’을 착각한 듯) 그 영화 있잖아요? 거기에 그 어떤 언론인이 이야기한 내용이잖아요? 그거를 그냥 제가 인용한 거예요”라고 말하는 대목이 나온다. “저는 (경향신문 기자가) 그렇게(문제라고) 생각하실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안 했어요”라고 한 부분도 있다. 중앙징계위는 이날 “이번 사건이 공직사회 전반에 대한 국민 신뢰를 실추시킨 점, 고위공직자로서 지켜야 할 품위를 크게 손상시킨 점을 고려해 가장 무거운 징계처분을 하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나 전 기획관은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부터 징계 통보를 받은 뒤 30일 내 소청심사위원회에 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 나 전 기획관은 본보 기자와 만나 “경향신문 기자들과 국정 교과서 이야기를 하다가 언론 보도가 중요하고 영향력이 크다는 취지로 ‘여론조사 결과가 찬반 5 대 5에서 고시 발표 후 7 대 3으로 바뀌었다’라고 말했다”면서 “‘그런데 일부 언론은 여론을 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아니냐’라며 영화 ‘내부자들’의 대사를 이야기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영화 내부자들에 민중은 개돼지라는 말이 있잖아요’라고 말했을 뿐이다. 우리 국민을 개돼지라고 한 게 아니라 일부 언론이 그렇게 생각한다는 취지의 말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나 전 기획관은 자신이 했다고 경향신문이 보도한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된다’ ‘(민중은) 99%다’ ‘신분이 정해져 있으면 좋겠다’는 말도 한 적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신분 사회가 고착화된다고 하면서 월가 앞에서 99 대 1이라는 주제로 사람들이 데모할 때 구호가 ‘We are ninety-nine’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일에 대해 “사실을 왜곡 보도한 사례”라며 “영화에서처럼 언론에 의해 사실 왜곡이 일어날 수 있다고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할 생각도 있다”며 “사안이 길어질 거라고 생각해 변호사와도 대책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파면이 되면 5년간 공무원 임용이 제한되고 퇴직금은 절반으로 깎인다. 공무원연금도 본인이 낸 것만 받을 수 있어 사실상 절반으로 준다. 최예나 yena@donga.com·황태호 기자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 측 녹취록▼-교육부 대변인: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생각하시고.-경향신문 부장: 개인적인 생각이어도 그런 생각을 가진 분이 고위 공직에 계시는 것이 저희는 상당히 유감스럽고요.-대변인: 저기 부장님, 저기 그래도…아까도 제가 계속 말씀드리지만… 또 저하고 부장님과의 관계…-경향 부장: 누구와의 관계?-대변인: 저하고 부장님과의 관계…또 그런 부분에서 또 이렇게 이런 자리를 했는데…너무 또 좀 이렇게 하는 거는, 제가 또 죄송스럽고 그래서 이거는 정말 순수하게 아까 그 뒤에 부분은 개인적인 이야기라고 하시고 그렇게 정리를 하시는 것으로.-경향 부장: 개인적인 이야기가 만약에 공직자가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세요, 대변인은?-대변인: 아니 그거는 이제 표현의 부분인데.-경향 부장: 제가 누군지 알고 계신 상태에서 지금 얘기를 하셨는데.-대변인: 아니, 표현의 부분인데-경향 부장: 저를 뭐 너무 가볍게 생각하셨든지, 뭐 어떻게 그랬을 수 있지만-대변인: 아니, 전혀 그런 건 아닙니다.-나 전 기획관/전혀 그런 거 아니고.-경향 부장: 그런 거 아니고. 별로 그 문제에 문제의식을 별로 못 느끼시죠, 지금? 예?-나 전 기획관: 아니, 그러니까 저는 그렇게 생각할 줄은 진짜 몰랐어요. 그러니까 어떻게 공직자로서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느냐, 뭐 공·사를, 공사까지 떠나서라도 어떻게 공직자로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고위 공직을 하고 있느냐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시는 거 아닙니까? 근데 솔직히,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그렇게 생각하실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안했어요. 꿈에도 생각 안했고요.-경향 부장: 제가 그러면 동조할 거라고 생각하셨나요?-나 전 기획관: 아니, 아니, 아니, 그게 아니고. 그런 식으로 생각하실 거라고는 생각을 안했다는 거죠.-경향 부장: 그럼 어떻게 생각하실 거라고 생각하고 저한테 그런 얘기를, 편안히 얘기하셨나요? -나 전 기획관: 아니 아니 그러니까 그 개·돼지라는 이야기는 왜 나왔냐 하면, 그 뭐이냐 베테랑인가 그 영화 있잖아요?-경향 부장: 네, 내부고발…그 뭐지? 내부자들.-나 전 기획관: 거기에 어떤 언론인이 이야기한 내용이잖아요?-경향 부장: 네-나 전 기획관: 그러니까 그거를 그냥 제가 그냥 인용한 거에요. -경향 부장: 인용을 어떻게 그런 방식으로 인용하세요, 그러니까.-나 전 기획관: 그러니까 그거를 왜 그러니까 공직자로서 이야기한 게 아니고. 공직자로서 이야기한 게 아니고.-경향 부장: 아니 개인이어도.-나 전 기획관: 아니 그러니까-경향 부장: 제가 지금 경향신문 정책사회부장으로서 지금 여기 와있습니다. 저를 어떻게 보길래, 그렇게 얘기를 하셨냐고요?-나 전 기획관: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경향신문에 부장으로 계시는 거를 제가 잠깐 망각하고 잠깐 망각하고 그냥 이렇게 편하게 대했다고 그렇게 생각해주십시오. 죄송합니다.-경향 부장: 그게 본인의 생각이시란 거죠? 개인적인 생각?-나 전 기획관: 그렇죠.-경향 부장: 알겠습니다.-나 전 기획관: 그런 거였어요, 네.-경향 부장: 몇 시 차라고요?-같이: 10시.-경향 부장: 가셔야겠네.-교육부 홍보담당관: 부장님 감사합니다. 얼굴을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진짜 부장님 뵙고 싶어서.-나 전 기획관: 저도 한잔 주십시오. 그래서 그런 거에요.-경향 부장: 진짜 어이가 없네요. 영화 대사 말처럼.-홍보담당관: 부장님 감사합니다(건배하는 소리)-경향 부장: 본인의 생각은 변하지 않으셨다는 거죠?-나 전 기획관: 그건 다음에 만나서.-경향 부장: 다음에 얘기해 주세요.-홍보담당관: 한 달 후에.-경향 부장/○○씨(같이 자리한 경향신문 기자)한테 전해주셔도 됩니다. 저는 시간이 없습니다.-나 전 기획관/네 알겠습니다.-경향 기자: 다음에 왜 만나요?-경향 부장: 그러게-대변인: 아유 그럴수록…}

    • 2016-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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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돼지 발언 파문’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 측 녹취록 공개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 측 녹취록▼-교육부 대변인: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생각하시고.-경향신문 부장: 개인적인 생각이어도 그런 생각을 가진 분이 고위 공직에 계시는 것이 저희는 상당히 유감스럽고요.-대변인: 저기 부장님, 저기 그래도…아까도 제가 계속 말씀드리지만… 또 저하고 부장님과의 관계…-경향 부장: 누구와의 관계?-대변인: 저하고 부장님과의 관계…또 그런 부분에서 또 이렇게 이런 자리를 했는데…너무 또 좀 이렇게 하는 거는, 제가 또 죄송스럽고 그래서 이거는 정말 순수하게 아까 그 뒤에 부분은 개인적인 이야기라고 하시고 그렇게 정리를 하시는 것으로.-경향 부장: 개인적인 이야기가 만약에 공직자가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세요, 대변인은?-대변인: 아니 그거는 이제 표현의 부분인데.-경향 부장: 제가 누군지 알고 계신 상태에서 지금 얘기를 하셨는데.-대변인: 아니, 표현의 부분인데-경향 부장: 저를 뭐 너무 가볍게 생각하셨든지, 뭐 어떻게 그랬을 수 있지만-대변인: 아니, 전혀 그런 건 아닙니다.-나 전 기획관/전혀 그런 거 아니고.-경향 부장: 그런 거 아니고. 별로 그 문제에 문제의식을 별로 못 느끼시죠, 지금? 예?-나 전 기획관: 아니, 그러니까 저는 그렇게 생각할 줄은 진짜 몰랐어요. 그러니까 어떻게 공직자로서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느냐, 뭐 공·사를, 공사까지 떠나서라도 어떻게 공직자로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고위 공직을 하고 있느냐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시는 거 아닙니까? 근데 솔직히,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그렇게 생각하실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안했어요. 꿈에도 생각 안했고요.-경향 부장: 제가 그러면 동조할 거라고 생각하셨나요?-나 전 기획관: 아니, 아니, 아니, 그게 아니고. 그런 식으로 생각하실 거라고는 생각을 안했다는 거죠.-경향 부장: 그럼 어떻게 생각하실 거라고 생각하고 저한테 그런 얘기를, 편안히 얘기하셨나요? -나 전 기획관: 아니 아니 그러니까 그 개·돼지라는 이야기는 왜 나왔냐 하면, 그 뭐이냐 베테랑인가 그 영화 있잖아요?-경향 부장: 네, 내부고발…그 뭐지? 내부자들.-나 전 기획관: 거기에 어떤 언론인이 이야기한 내용이잖아요?-경향 부장: 네-나 전 기획관: 그러니까 그거를 그냥 제가 그냥 인용한 거에요. -경향 부장: 인용을 어떻게 그런 방식으로 인용하세요, 그러니까.-나 전 기획관: 그러니까 그거를 왜 그러니까 공직자로서 이야기한 게 아니고. 공직자로서 이야기한 게 아니고.-경향 부장: 아니 개인이어도.-나 전 기획관: 아니 그러니까-경향 부장: 제가 지금 경향신문 정책사회부장으로서 지금 여기 와있습니다. 저를 어떻게 보길래, 그렇게 얘기를 하셨냐고요?-나 전 기획관: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경향신문에 부장으로 계시는 거를 제가 잠깐 망각하고 잠깐 망각하고 그냥 이렇게 편하게 대했다고 그렇게 생각해주십시오. 죄송합니다.-경향 부장: 그게 본인의 생각이시란 거죠? 개인적인 생각?-나 전 기획관: 그렇죠.-경향 부장: 알겠습니다.-나 전 기획관: 그런 거였어요, 네.-경향 부장: 몇 시 차라고요?-같이: 10시.-경향 부장: 가셔야겠네.-교육부 홍보담당관: 부장님 감사합니다. 얼굴을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진짜 부장님 뵙고 싶어서.-나 전 기획관: 저도 한잔 주십시오. 그래서 그런 거에요.-경향 부장: 진짜 어이가 없네요. 영화 대사 말처럼.-홍보담당관: 부장님 감사합니다(건배하는 소리)-경향 부장: 본인의 생각은 변하지 않으셨다는 거죠?-나 전 기획관: 그건 다음에 만나서.-경향 부장: 다음에 얘기해 주세요.-홍보담당관: 한 달 후에.-경향 부장/○○씨(같이 자리한 경향신문 기자)한테 전해주셔도 됩니다. 저는 시간이 없습니다.-나 전 기획관/네 알겠습니다.-경향 기자: 다음에 왜 만나요?-경향 부장: 그러게-대변인: 아유 그럴수록…}

    • 2016-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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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의 눈/최예나]기강은 바닥인데… ‘꼬리 자르기’ 급급한 교육부

    “자기들 얼굴 깎이니까 지방대로 떠넘겨 해결하려 하고…. 국립대가 그러려고 있는 게 아니잖아요.” 부하 여직원을 여러 차례 성희롱한 교육부 A 과장이 1일자로 B대로 전보 조치되자 이 대학 관계자가 털어놓은 하소연이다. 인사가 날 때만 해도 B대는 A 과장의 ‘문제’를 알지 못했다. 그런 가운데 A 과장을 학생과장으로 발령 냈다. 학생처 소속의 학생과는 복지와 장학 등 학생에 관한 모든 지원 업무를 관할한다. B대는 A 과장이 교육부에서 저지른 일을 최근에야 알았다. 교육부가 보낸 감사 결과 통보서에는 A 과장이 노래방에서 여직원을 향해 포옹을 시도하고 역시 여직원에게 “못생긴 떡이 맛있다. 너는 못생겨서 맛있겠다”고 한 사실 등이 적혀 있었다. 교육부 시절 저지른 일이지만 현 소속인 B대 총장이 교육부에 징계 의결을 요구해야 한다. 이후 교육부 장관이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에 징계 의결 요구를 하는 순서다. 교육부의 ‘꼬리 자르기’는 습관적이다. “민중은 개돼지다” 발언으로 나향욱 전 정책기획관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교육부는 직위해제가 되기도 전인 12일 긴급 브리핑 자료에서부터 전임자 취급을 했다. 교육부는 일단 사고 친 공직자의 가슴팍에서 ‘교육부’라는 명찰만 떼면 책임을 벗게 되는 줄 아는 모양이다. 국민이 걱정하는 건 교육부 간부 중 누군가 선민의식에 빠져 ‘그들만을 위한’ 제도를 양산해 아이의 미래가 어두워지지 않을지, 성희롱 혐의 간부가 징계랍시고 내 아이를 담당하는 관리자로 내려오는 건 아닐까 하는 점이다. 2008∼2014년 성범죄, 금품 수수, 학생 폭행 등의 비위로 징계를 받은 교원은 1630명이다. 매년 국정감사 때마다 이런 문제가 지적되면 교육부는 입으로 재발 방지를 약속한다. 교육부가 부처와 수장에게 피해가 갈까 봐 두려워 명찰 빨리 떼기에 골몰할 뿐이라서 이런 추문이 계속되는 것 아닌가. 최예나 정책사회부 yena@donga.com}

    • 2016-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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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고교 10곳중 3곳 ‘무늬만 이과생’ 절반 넘어

    ‘무늬만 이과’ 비율이 전체 이과생의 절반 이상인 고등학교가 전국에 445개교(2015학년도 기준, 조사 대상 전체 일반고, 자율형공립고, 자율형사립고 중 33.2%)인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이과이면서 문과형 수학을 응시하는 비율이 최대 96.5%에 달하는 학교도 있었다. 수학은 쉬운 수능 기조에서도 다른 과목보다 평균이 낮고 표준편차가 높아 이과 학생의 대학 진학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문과형 수학에 응시하는 이과 수험생은 매년 나오지만 특정 학교별 ‘무늬만 이과’ 비율을 분석한 건 처음이다. 동아일보는 종로학원하늘교육과 2013∼2015학년도 수능 응시생을 기준으로 과학탐구를 보면서 문과형 수학(2013학년도 수학 ‘나’형, 2014∼2015학년도 수학 A형)을 선택한 비율 상위·하위 고교를 전국과 서울에서 뽑았다. 2015학년도 ‘무늬만 이과’ 비율 상위 1위 학교는 전국에서는 광주 명진고(96.5%), 서울은 동대문구 해성여고(68.7%)였다. 2014학년도에는 제주 애월고(90.3%)와 구로구 오류고(74.4%), 2013학년도에는 경남 진양고(98.5%)와 중랑구 혜원여고(77.4%)가 1위였다. ‘무늬만 이과’ 상위 학교들은 순위가 약간씩 달라질 뿐 매년 비슷했다. ○ 문과 수학 봐도 학생 뽑는 입시 ‘무늬만 이과’ 학생들은 취업에 대한 우려와 이과 선호 현상에 일단 이과에 진학했다가 문과형 수학으로 방향을 트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서울 해성여고 교사는 “이과 선호 분위기 때문에 학생이나 학부모가 일단 ‘이과 가고 보자’고 한다”고 했다. 서울 혜원여고 교사는 “학생들도 ‘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의 현실을 알고 있다”고 했다. 서울 금천구 동일여고 교사는 “학부모들이 아이의 적성보다는 ‘먹고사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며 “최근에는 프라임 사업(산업연계 교육 활성화 선도 대학 사업)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문과 수학 성적을 인정하는 대학이 적지 않다는 점도 원인이다. 특히 중하위권 대학 및 상당수 여대와 전문대 이공계에는 문과형 수학 응시생도 지원할 수 있다. 이과 학생 중 중하위권은 굳이 이과형 수학을 보느니 문과형 수학에 응시해 백분위 점수를 올리려 문과 수학을 택하는 것이다.○ 강남 3구엔 없는 ‘무늬만 이과’ ‘무늬만 이과’ 비율이 높은 학교를 방치하면 지역 간 학력 격차를 심화시킬 수 있다. 서울의 2013∼2015학년도 ‘무늬만 이과’ 비율 상위 50개교는 모두 비강남권이나 낙후지역 학교였다. 강남 3구에는 한 곳도 없었다. 반면 2015학년도 기준 ‘무늬만 이과’ 비율 하위 50개교 중 강남 3구는 50%(25개교), 자사고는 38%(19개교)였다. 같은 시기 전국 하위 50개교도 자사고(40%)나 지역 명문학교가 대부분이었다. 이과 상위권 학생이 진학하는 의·치·한의대 합격생의 68.7%는 강남 3구(2013학년도 기준)다. 신흥 교육 특구인 노원 양천까지 합치면 합격생 비율은 84.3%.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이사는 “무늬만 이과 비율이 비강남권 학교에만 집중돼 있다는 건 의·치·한의대 합격생 비율 격차도 계속 커진다는 것”이라며 “자녀를 의·치·한의대에 보내려면 이사부터 가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무늬만 이과’ 비율이 높은 학교는 수업 분위기도 좋지 않다. 문과형 수학을 보더라도 이과이기 때문에 이과형 수학을 배우고 시험도 봐야 하지만 학생들이 집중하지 않아서다. 서울 구로구 고척고 교사는 “이과반에 다른 과목을 보는 학생이 섞여 있으니 고개를 들고 있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했다. 진양고 교사는 “이과반인데 이과형 수학을 보는 학생들은 야간에 따로 강의해주고, 수업 때 문과형 수학을 다루는 교사도 있다”고 말했다. ‘무늬만 이과’ 비율이 높다는 건 이과 열풍이 왜곡돼 있다는 뜻이다. 오성근 전국입학관련처장협의회장은 “이과형 수학 지식이 없다면 대학 이공계에 진학해도 제대로 공부할 수 없다”며 “좀 어려워도 가르쳐야지 그냥 포기하게 하면 수학뿐 아니라 다른 것도 공부할 수 없다”고 했다. 배영찬 한양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기업이 원하는 건 능력 있는 이공계 인재인데 문과형 수학을 배워 대학에서 제대로 공부를 못 하면 취업도 안 되고 취업이 돼도 본인이 원하는 기업이 아니라 불만족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신규진 인턴기자 연세대 국어국문학 4학년}

    • 2016-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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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생 “학점 평가 내용 공개” vs 교수·학교 “공개 강제 어려워”

    서울 주요 대학 A 씨는 1학기 한 과목에서 C+를 받았다. 보통 보고서는 전날 쓰는데 이번에는 1주일동안 공을 들였다. 제출 전 바꿔본 친구의 보고서는 하루 만에 쓰느라 분량을 늘리려 넣은 사진도 있었다. 그런데 친구의 성적은 B+이었다. A 씨는 중간·기말고사는 잘 봤다는 생각이 들어 교수에게 “항목별 평가 내용을 알고 싶다”며 e메일을 보냈지만 답장은 없었다. 각 대학의 1학기 성적 발표가 최근 마무리된 가운데 최종 성적만 공개할 게 아니라 평가 항목별 세부 내용을 공개하도록 강제해야 한다는 요구가 학생들 커뮤니티에서 빗발치고 있다. 학생들은 성적 평가 항목별 공개는 학생의 당연한 권리이고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학생들은 평가의 내용과 기준 공개를 거부하거나 불편해하는 교수들에게 불만을 표시한다. 한 수업에서 B+을 받은 홍익대 4학년 신모 씨는 중간·기말고사와 조모임을 모두 잘했다고 생각해 교수에게 성적 확인을 요청했다. 교수는 불쾌하다는 듯 “조모임 태도를 한번 생각해봐라”고만 했다. 서울대 4학년 최모 씨는 평가의 세부 내용을 알려달라고 하자 “유난 떤다” “취업 때문에 그러느냐”는 답변을 들어 황당했다. 서울 B대 2학년 박모 씨는 성적에 대한 어떤 질문도 할 수 없었다. 성적 공지가 확인 마감 2시간 전에 올라와서다. 연세대 박모 씨는 “중간고사에서 뭘 실수했나 궁금해 성적 확인을 요청했더니 교수가 ‘만약 확인하고 아무 이상이 없으면 마이너스 점수를 부여하겠다’고 했다”고 토로했다. 학생들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평가의 세부 내용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대학 시험은 서술형이고 레포트도 정량평가인 것이 대부분이라 평가 결과를 피드백 받아야 한다는 것. 서강대 3학년 이모 씨는 “서술형 시험은 내 글의 단점을 알고 보완하는 게 중요하다”며 “비싼 학비도 냈는데 점수만 달랑 주는 건 제대로 된 교육이 아니다”고 말했다. 교수와 학교 측은 성적 세부 내용 공개 강제가 어렵다고 말한다. 서울의 주요 대학 교무처장은 “원칙적으로 평가에 대한 피드백은 주는 게 맞다”면서도 “최근 대학들이 연구 실적을 강조하다보니 일부 교수들이 교육에 쏟을 여력이 부족해졌다”고 지적했다. 다른 대학 교수는 “학생들이 요청하면 당연히 공개한다. 하지만 반드시 공개하게 하면 성적을 고쳐달라는 요구로 업무가 마비될 것 같다”고 했다. 서울 C대 학사과 관계자는 “교수들에게 성적 평가 공개를 하라고 강제하는 건 평가의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어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평가의 신뢰성을 확보하려면 명확한 평가 기준과 결과를 알려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서울 주요대 D 교수는 시험과 보고서 점수를 사이버강의실에 각 학생이 정한 별명으로 올린다. 그는 “학생들이 성적이 부당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려면 평가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제 한양대 교무처장은 “교수들이 저마다 평가 기준과 결과를 갖고 있으므로 공개 요구에 응하는 건 어려운 게 아니다”고 말했다.최예나기자 yena@donga.com신규진 인턴기자(연세대 국어국문학 4학년)}

    • 2016-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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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조5000억 규모 대학재정지원사업 4개로 통합

    현재 10개에 달하는 연간 1조5000억 규모의 정부 대학재정지원사업이 4개로 통합된다. 정부가 사업과 목적을 정해 내려 보내는 방식의 대학재정지원사업이 대학별 특성을 살리지 못하고 평가 지표가 획일적이라는 지적을 받는 데 따른 것이다. 사업의 종류가 많고 복잡해 사업간 중복이 되는 문제도 있었다. 교육부는 14일 대학재정지원사업 개편 방향 시안을 발표하고 “대학의 자율성을 확대하고 유사·중복사업은 통합하겠다”고 밝혔다. 평가 지표를 간소화하고 정량 지표는 줄이는 게 핵심이다. 대학재정지원사업은 현재 진행 중인 사업들이 대부분 끝나는 2018년 이후 크게 △연구 △교육(대학·전문대 특성화) △산학협력 △대학자율역량강화 등 4개로 단순화할 방침이다. 일단 매년 지원 대상을 뽑는 학부교육 선도대학 육성사업(ACE사업)부터 시안이 적용된다. 이 사업은 내년부터 대학자율역량강화사업으로 이름이 바뀌고 지원 규모도 늘어난다. 대학특성화사업(CK사업), 프라임사업, 대학인문역량강화사업(코어사업), 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은 대학·전문대 특성화지원 사업으로 통합된다. 2017년 이후 신설·개편되는 사업은 대학이 특성화 계획에 따른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면 교육부가 이를 평가해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평가는 정량평가를 최소화하고 정성평가 비중을 강화하는 한편 공정성을 최대한 확보하도록 할 방침이다. 지원금은 총액 내에서 대학이 알아서 돈을 쓰는 방식으로 바뀐다. 교육부는 장기간의 등록금 동결에 따른 대학의 재정압박을 해소할 수 있도록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 결과와 연계해 등급이 일정 수준 이상인 대학에는 재정지원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최예나기자 yena@donga.com}

    • 2016-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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