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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체육진흥공단이 발행하는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의 수탁사업자인 ㈜케이토토는 사업자 이관의 공백을 최소화하며 지난해 1조1000억 원의 체육진흥기금(상반기 스포츠토토㈜가 마련한 기금 포함)을 조성했다고 31일 밝혔다. 케이토토는 지난해 7월 1일부터 투표권 사업을 대행하고 있다. 이전 사업자인 스포츠토토㈜가 3.2%의 수수료(부가세 포함)를 받았던 반면 케이토토는 1.69%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케이토토는 수수료가 낮아진 상태에서도 효율적인 인력 구성과 비용 절감을 위한 노력 등을 통해 투표권 사업을 차질 없이 수행했다. 또 국민체육진흥공단으로부터 받는 마케팅 비용이 줄었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적은 비용으로 효율적인 홍보 활동을 벌였다. 스포츠토토 판매점과 고객을 대상으로 한 정기적인 교육을 통해 건전한 스포츠 문화 활동이 정착되도록 하는 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손준철 케이토토 대표는 “케이토토는 어떠한 풍파에도 흔들림 없이 투표권 사업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다. 다양한 서비스와 투명한 운영을 통해 더욱 건강한 기업 문화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독일 분데스리가 볼프스부르크로의 이적설이 무성했던 손흥민(24)이 소속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 남을 것이라는 보도가 이적 마감 시간을 앞두고 잇따랐다. 영국 스포츠 전문 매체 스카이스포츠는 30일 “볼프스부르크가 손흥민의 이적료로 2560만 파운드(약 374억 원)를 제시하며 영입을 추진했지만 토트넘이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여전히 손흥민이 팀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독일 언론도 손흥민의 이적이 불발될 것으로 예상했다. 독일 일간지 빌트는 양측의 협상이 어려움을 겪은 이유에 대해 “손흥민의 너무 비싼 몸값이 걸림돌로 작용했다”고 보도했다. 토트넘은 볼프스부르크와의 협상 막바지에 손흥민의 이적료를 3800만 유로(약 473억 원)까지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볼프스부르크가 제시한 이적료보다 100억 원 가까이 높은 금액이다. 손흥민이 토트넘에 남더라도 주전을 꿰차기 위해선 험난한 경쟁이 예상된다. 앞서 포체티노 감독은 “우리 팀에는 좀 더 적극적인 공격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격수인 에리크 라멜라, 손흥민, 크리스티안 에릭센 등의 공격 성향이 모두 비슷해 스피드를 살려 상대를 무너뜨리는 공격 전술을 구사하기 힘들다는 것. 그럼에도 에릭센과 라멜라는 꾸준히 선발로 나서고 있다. 따라서 손흥민이 출전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상대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에 집중하는 등 공격 방식을 스스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정윤철기자 trigger@donga.com}

“선수 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꿈꿔 온 축구 국가대표팀(A대표팀) 태극마크를 예상보다 빨리 달게 됐다. 죽기 살기로 뛰어 보겠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 발탁이 확정된 직후 황희찬(20·잘츠부르크)이 밝힌 각오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대표팀의 ‘슈퍼 막내’였던 그는 A대표팀 주전 공격수 자리에도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리우 올림픽에서 황희찬은 대표팀의 모든 경기에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저돌적인 돌파를 앞세운 그는 상대 뒷 공간에 빠르게 침투해 수비를 허무는 ‘크랙(crack·개인 능력으로 상대를 무너뜨리는 선수)’ 역할을 해냈다. 공격수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으로 최전방에서의 왕성한 움직임을 꼽는 슈틸리케 감독이 황희찬을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에 나설 A대표팀에 전격 발탁한 것도 그런 모습 때문이었다. 그동안 A대표팀의 최전방을 책임진 석현준(트라브존스포르)이 소속팀 적응 문제 등으로 소집되지 않아 황희찬은 중국(9월 1일)과 시리아(9월 6일)를 상대로 한 최종예선 2연전에서 주전 공격수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석현준이 몸싸움에 능한 ‘타깃형’ 공격수라면 황희찬은 스피드와 민첩성이 뛰어난 ‘날쌘돌이형’ 공격수다. 슈틸리케 감독은 “중국이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칠 때 황희찬이 공격 활로를 뚫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림픽에 이어 A대표팀에서도 막내인 황희찬이 슈틸리케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짧은 기간에 선배들과 호흡을 맞춰야 한다. 그는 소속팀 경기 일정으로 30일에야 대표팀 훈련에 합류했지만 다행스러운 점은 올림픽에서 한솥밥을 먹은 선수들이 대표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손흥민(토트넘)과는 올림픽 기간 내내 룸메이트로 지냈고, 공격형 미드필더인 권창훈(수원)과도 함께 경기를 뛰었다. 손흥민은 “희찬이가 대표팀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마치고 A대표팀 코치로 복귀한 신태용 코치도 황희찬의 A대표팀 적응을 도울 수 있다. 황희찬의 에이전트에 따르면 신 코치는 가장 먼저 황희찬에게 A대표팀 발탁을 귀띔해 주었다고 한다. 신 코치는 올림픽 대표팀이 한국으로 귀국할 당시 황희찬에게 “소속팀에 A대표팀 차출 요청 공문이 간 것으로 알고 있다. 조만간 A대표팀에서 다시 만나자”고 말했다고 한다. 황희찬이 중국전에 출전해 데뷔 골을 넣으면 A대표팀 주전 공격수로 활약했던 황선홍(현 FC서울 감독), 박주영(FC서울)과 같은 기록을 남기게 된다. 황 감독과 박주영은 모두 황희찬과 같은 나이인 스무 살에 치른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데뷔전에서 골을 터뜨렸다. 황 감독은 1988년 아시안컵 한일전에서, 박주영은 2005년 독일 월드컵 예선 우즈베키스탄전에서 A매치 데뷔 골을 넣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브라질에서 ‘따봉’(엄지를 치켜세운 손 모양)을 엄청 많이 했는데 한국에 와서도 제 왼손은 따봉이네요.” 29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나타난 ‘골프 여제’ 박인비(28)는 왼손에 두툼한 깁스를 하고 있었다. 엄지가 세워진 채로 고정된 손은 무척 불편해 보였지만 박인비는 웃음을 잃지 않았다. 부상의 고통을 이겨 낸 왼손에는 새로운 목표에 대한 강한 의지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의 영광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1월 왼손 엄지와 검지 사이를 잇는 인대가 늘어난 박인비는 부상을 안고 리우 올림픽에 출전해 116년 만에 여자 골프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최근 병원을 찾은 박인비는 인대 재생을 위해 3주간 깁스를 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에 따라 다음 달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 출전은 포기했다.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4대 메이저 대회와 올림픽 우승)을 달성한 그는 에비앙 챔피언십까지 제패하면 5대 메이저 대회를 휩쓰는 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다. 박인비는 “올해 남은 대회 중에 가장 나가고 싶은 대회였지만 나중을 위해 불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인비가 강행군 대신 휴식과 재활을 택한 이유는 올림픽 이후의 목표를 더 많은 메이저 대회 승수를 쌓는 것으로 잡았기 때문이다. 메이저 대회 통산 7승을 기록 중인 박인비는 “부상을 겪으면서 더는 몸을 혹사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완벽한 모습으로 경기를 하려면 출전 대회 수를 줄이고 메이저 대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여자 골프 메이저 최다승은 패티 버그(미국)가 기록한 15승이다. 박인비에게 왼손 깁스는 영광의 상처이기도 하다. 그는 “경기에 집중할 때는 몰랐는데 경기가 끝나고 숙소에 돌아오면 통증이 느껴졌다. 진통제를 사용할 수도 있었지만 참았다”고 말했다. 그는 “언제 통증이 재발할지 몰라서 (올림픽 출전을) 결정하기 쉽지 않았지만 두려움 때문에 포기하면 내 골프 인생을 포기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용기를 내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자신의 금메달 획득이 골프 대중화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나타냈다. 그는 “최근 가족과 강원도로 여행을 갔는데 골프를 잘 모르시는 할머니들께서도 ‘금메달 딴 것을 봤다’면서 축하해 주셨다. 골프 팬이 많아지고 젊은 친구들이 알아봐 줘서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박세리 프로에게 영감을 받은 내가 올림픽 정상에 섰듯이 많은 친구들이 나를 통해 꿈을 키우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3억6000만 원에 달하는 금메달 포상금도 후진 양성 등을 위해 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내가 이 자리에 서기까지는 많은 분의 도움이 있었다. 포상금을 어떻게 좋은 일에 사용할까 고민 중이다”라고 말했다. 박인비는 올림픽 금메달로 일각에서 제기됐던 은퇴설도 잠재웠다. 그는 “아직도 골프를 하는 것이 즐겁기 때문에 은퇴 시기는 나도 알 수 없다. 2세 출산 계획도 아직 정하지 않았다. 아이가 커 가는 모습을 한순간도 놓치지 않기 위해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아이를 갖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브라질에서 ‘따봉(엄지를 치켜세운 손 모양)’을 엄청 많이 했는데 한국에 와서도 제 왼손은 따봉이네요.” 29일 서울 더K호텔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회견장에 나타난 ‘골프 여제’ 박인비(28)의 왼손에는 두툼한 깁스가 씌워져 있었다. 엄지가 세워진 채로 고정된 손은 무척 불편해보였지만 박인비는 웃음을 잃지 않았다. 부상의 고통을 이겨낸 왼손에는 새로운 목표에 대한 강한 의지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의 영광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1월 왼손 엄지와 검지 사이를 잇는 인대가 늘어난 박인비는 부상을 안고 리우 올림픽에 출전해 116년 만에 여자 골프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최근 병원을 찾은 박인비는 인대 재생을 위해 3주간 깁스를 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에 따라 다음달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 출전은 포기했다.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4대 메이저 대회와 올림픽 우승)’을 달성한 그는 에비앙 챔피언십까지 제패하면 5대 메이저대회를 휩쓰는 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다. 박인비는 “올해 남은 대회 중에 가장 나가고 싶었던 대회였지만 나중을 위해 불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인비가 강행군대신 휴식과 재활을 택한 이유는 올림픽 이후의 목표를 더 많은 메이저대회 승수를 쌓는 것으로 잡았기 때문이다. 메이저 대회 통산 7승을 기록 중인 박인비는 “부상을 겪으면서 더는 몸을 혹사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완벽한 모습으로 경기를 하려면 출전 대회 수를 줄이고 메이저 대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여자 골프 메이저 최다승은 패티 버그(미국)가 보유한 15승이다. 박인비에게 왼손 깁스는 영광의 상처이기도 하다. 그는 “경기에 집중할 때는 아픔이 느껴지지 않았지만 경기가 끝나고 숙소에 돌아오면 통증이 느껴졌다. 진통제를 사용할 수도 있었지만 참았다”고 말했다. 그는 “언제 통증이 재발할지 몰라서 (올림픽 출전을) 결정하기 쉽지 않았지만 두려움 때문에 포기하면 내 골프 인생을 포기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용기를 내 도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자신의 금메달 획득이 골프 대중화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나타냈다. 그는 “최근 가족들과 강원도 여행을 갔는데 골프를 잘 모르시는 할머니들께서도 ‘금메달 딴 것을 봤다’면서 축하해주셨다. 골프 팬이 많아지고 젊은 친구들이 알아봐줘서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박세리 프로에게 영감을 받은 내가 올림픽 정상에 섰듯이 많은 친구들이 나를 통해 꿈을 키우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3억6000만 원에 달하는 금메달 포상금도 후진 양성 등을 위해 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내가 이 자리에 서기까지는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다. 포상금을 어떻게 좋은 일에 사용할까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올림픽 금메달로 일각에서 제기됐던 은퇴설도 잠재웠다. 그는 “아직도 골프를 하는 것이 즐겁기 때문에 은퇴 시기는 나도 알 수 없다. 2세 출산 계획을 아직 정하지 않았지만 아이를 갖게 된다면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단 한순간도 놓치지 않기 위해 은퇴를 결정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7언더파 공동 선두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4라운드에 나선 김예진(21·요진건설). 비가 내리는 악조건 속에서도 김예진은 6번홀까지 1타를 줄이며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그러나 7번홀(파4)에서 퍼트를 할 때 캐디를 맡은 아버지 김남철 씨(52)가 우산을 씌워주는 바람에 뒤늦게 2벌타를 받아 위기를 맞았다. 골프 규칙에는 선수가 스트로크를 할 때 자기 자신 이외의 다른 사람이 비바람을 막아주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9번홀에서 경기위원회로부터 벌타를 통보받은 김예진은 10번홀부터는 우산을 쓰지 않고 경기를 치렀다. 그는 “미안해서 눈도 마주치지 못하는 아버지에게 ‘우산을 접자’고 말씀드렸다. 더 독하게 경기를 할 수 있는 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김예진은 28일 강원 정선 하이원CC(파72)에서 끝난 대회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3개, 더블보기 1개로 2타를 잃었지만 경쟁자들도 부진했던 덕분에 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정규 투어에 데뷔한 그는 톱10에 10차례 진입하는 등 신인왕 포인트 2위에 오르며 선전했지만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이날 생일이었던 김예진은 우승의 영광을 부모님께 돌렸다. 그는 “내 태몽은 암흑에서 매화가 하얗게 피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어머니께서 대회 공식 연습일에 같은 꿈을 꾸셔서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우승까지 차지했다”고 말했다. 탁월한 운동 신경을 물려준 아버지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운동 유전자(DNA)는 야구 선수로 활동하시다가 부상으로 운동을 그만두신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 때마다 아버지가 웃으면서 힘을 주셨는데 오늘은 (벌타 때문에) 눈도 마주치지 못하셨다”며 “벌타는 아버지 책임이 아니라 선수인 내가 확인하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생애 첫 우승을 생일에 할 수 있게 도와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1997년 첫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경기를 치른 이탈리아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 잔루이지 부폰(38·유벤투스)은 20년째 이탈리아 대표팀의 골문을 지키고 있다. 19세 9개월의 나이로 국가대표팀 경기에 데뷔한 그는 어느덧 A매치 161경기를 치른 베테랑 골키퍼가 됐다.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가 끝난 뒤 부폰은 “대표팀 유니폼을 입으면 여전히 열정이 생긴다”면서 은퇴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마흔을 바라보고 있는 부폰은 전성기에 비해 민첩성이 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폰에게만 의지할 수 없는 상황이 된 이탈리아 축구대표팀은 17세의 신예 골키퍼를 대표팀에 불러들여 부폰의 은퇴 이후를 대비하기 시작했다. 이탈리아 축구협회는 프랑스와의 평가전(9월 1일·현지 시간)과 이스라엘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예선(9월 5일)에 나설 대표팀 골키퍼로 부폰과 함께 잔루이지 돈나룸마(17·AC밀란)를 포함시켰다.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1999년 2월생인 돈나룸마는 17세 6개월 만에 대표팀에 승선해 105년 전 로돌포 가비넬리가 16세 3개월의 나이로 대표팀에 뽑힌 이후 최연소 이탈리아 대표팀 선수가 됐다. 부폰이 A매치에 데뷔했을 때 돈나룸마는 태어나지도 않았다. 돈나룸마(196cm)는 부폰(191cm)과 같은 장신 골키퍼인 데다 민첩성도 뛰어나 17세 이하, 21세 이하 대표팀에서 뛸 때부터 ‘제2의 부폰’으로 주목받았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돈나룸마는 유소년 선수 시절에 큰 키 때문에 고충을 겪기도 했다. 가디언은 “돈나룸마의 어머니는 아들이 지역 유소년 리그 경기에 출전할 때마다 아들의 나이를 증명하느라 애를 먹었다. 또래 아이들보다 훨씬 키가 컸던 탓에 돈나룸마의 나이를 의심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어머니는 항상 아들의 출생증명서를 지참하고 경기장을 찾았다”고 보도했다. 돈나룸마는 지난해 16세 8개월의 나이로 소속팀 경기에 출전해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최연소 골키퍼 출전 기록도 세웠다. 지난 시즌부터 세리에A의 명문 AC밀란의 주전 골키퍼 자리를 꿰찬 그는 22일 열린 토리노와의 시즌 첫 경기에서도 상대 페널티킥을 막아 팀의 3-2 승리를 지켜내는 등 출중한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돈나룸마는 과거 이탈리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부폰을 우상으로 꼽았다. 그는 “부폰의 발자취를 따라 대표팀 주전 골키퍼가 되는 것이 내 꿈이다”고 말했다. 부폰도 차세대 유망주의 등장이 반가운 눈치다. 그는 “돈나룸마는 최고의 골키퍼가 될 것이다. 어린 나이에도 많은 압박을 이겨내고 성장하고 있는 그를 지켜보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버디 쇼’를 펼치며 역전극을 벌인 김준성(25·한국체대)이 생애 처음으로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정상에 올랐다. 김준성은 28일 경남 양산시 에이원CC(파72)에서 열린 KPGA선수권대회 4라운드에서 버디 8개와 보기 1개를 묶어 7언더파의 맹타를 휘두르며 최종 합계 18언더파 270타로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전날 3라운드까지 선두였던 박준섭(24·JDX멀티스포츠)에게 4타 뒤진 공동 4위로 마지막 라운드를 출발한 김준성은 5번홀부터 10번홀까지 6개 홀 연속 버디를 낚으며 박준섭을 1타 차로 제치고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그러나 김준성은 15번홀(파5)에서 1.5m 파 퍼트에 실패해 박준섭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승부가 갈린 것은 마지막 18번홀(파4)이었다. 박준섭은 티샷을 워터 해저드에 빠뜨려 보기를 범한 반면에 김준성은 파를 지켜 한 타 차의 짜릿한 우승을 차지했다.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인 김준성은 2012년 투어에 데뷔했지만 그동안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지난해 12개 대회에 출전했지만 톱10에 든 것은 2차례에 불과했다. ‘김휘수’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던 그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지난해 3월 김준성으로 개명했다. 그는 “부모님의 권유로 이름을 바꾼 효과를 이제야 본 것 같다. 항상 무언가 부족해서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이름을 바꾸면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승 상금 2억 원과 함께 2021년까지 5년간 투어 출전권을 확보했다. 김준성은 “투어 5년 차인데 그동안 눈에 띄는 성적을 내지 못해 마음고생을 했다. 고비 때마다 ‘차분하게 플레이하자’고 스스로에게 주문을 건 덕분에 첫 우승을 달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7언더파 공동 선두로 한국여자프로골프(KPGA)투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4라운드에 나선 김예진(21·요진건설). 비가 내리는 악조건 속에서도 김예진은 6번 홀까지 1타를 줄이며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그러나 7번홀(파4)에서 퍼트를 할 때 캐디를 맡은 아버지 김남철 씨(52)가 우산을 씌워주는 바람에 뒤늦게 2벌타를 받아 위기를 맞았다. 골프 규칙에는 선수가 스트로크를 할 때 자기 자신 이외의 다른 사람이 비바람을 막아주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9번홀에서 경기위원회로부터 벌타를 통보받은 김예진은 10번홀부터는 우산을 쓰지 않고 경기를 치렀다. 그는 “미안해서 눈도 마주치지 못하는 아버지에게 ‘우산을 접자’고 말씀드렸다. 더 독하게 경기를 할 수 있는 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김예진은 28일 강원 정선 하이원CC(파72)에서 끝난 대회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3개, 더블보기 1개로 2타를 잃었지만 경쟁자들도 부진했던 덕분에 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정규 투어에 데뷔한 그는 톱10에 10차례 진입하는 등 신인왕 포인트 2위에 오르며 선전했지만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이날 생일이었던 김예진은 우승의 영광을 부모님께 돌렸다. 그는 “내 태몽은 암흑에서 매화가 하얗게 피는 것이었다. 그런데 어머니께서 대회 공식 연습일에 같은 꿈을 꾸셔서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우승까지 차지했다”고 말했다. 탁월한 운동 신경을 물려준 아버지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운동 유전자(DNA)는 야구 선수로 활동하시다가 부상으로 운동을 그만 두신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때마다 아버지가 웃으면서 힘을 주셨는데 오늘은 (벌타 때문에) 눈도 마주치치 못하셨다”며 “벌타는 아버지 책임이 아니라 선수인 내가 확인하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생애 첫 우승을 생일에 할 수 있게 도와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독수리’(최용수 감독)의 색깔을 지운 ‘황새’(황선홍 감독)의 FC서울이 강팀 면모를 되찾았다. K리그 클래식에서 5연승을 달리고 있는 서울은 24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산둥 루넝(중국)과의 경기에서도 승리를 이어갔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뛰다가 지난달 산둥으로 이적한 그라치아노 펠레는 “서울의 실력이 좋아 힘든 경기를 펼쳤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러나 한 달 전만 해도 서울의 경기력은 들쭉날쭉했다. 중국 슈퍼리그 장쑤로 자리를 옮긴 최용수 감독의 후임으로 지휘봉을 잡은 황선홍 감독과 선수들의 호흡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황 감독 부임 이후 서울은 7경기에서 1승 2무 4패로 부진했다. 최 감독은 수비 안정화에 중점을 둔 3-5-2 포메이션을 즐겨 사용했다. 황 감독도 부임 초반 이 포메이션을 유지했지만 실패를 맛봤다. 결국 황 감독은 포항 감독 시절 즐겨 사용했던 공격적인 4-4-2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이후 서울의 공수전환 속도는 빨라졌고, 수비수들도 적극적으로 측면 공격에 가담하면서 침체됐던 팀 공격력이 살아났다. 공격수 데얀은 “시즌 초반과 전술이 달라졌지만 개인적으로는 지금 전술이 더 잘 맞는 것 같다. 감독님이 자유롭고 창의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해준 덕분에 팀이 상승세를 탔다”고 말했다. ‘아데박(아드리아노-데얀-박주영) 트리오’의 득점포도 불을 뿜고 있다. 최근 리그 7경기에서 7골을 터뜨린 데얀은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비면서 동료들에게 득점 기회를 만들어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최 감독 시절 주로 후반에 교체 출전했던 박주영은 황 감독 부임 이후 꾸준히 선발 출전 기회를 잡으면서 득점 감각을 되찾았다. 박주영은 최근 선발로 나선 리그 6경기에서 3골을 넣었다. 상대 수비수를 때려 출장 정지 징계(6경기)를 받아 기가 꺾였던 아드리아노는 산둥전에서 2개월 만에 골 맛을 봤다. 황 감독은 “내가 추구하는 빠른 축구가 완벽한 단계에 이른 것은 아니다. 더 좋은 축구를 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독수리(최용수 감독)’의 색깔을 지운 ‘황새(황선홍 감독)’의 FC서울이 강팀 면모를 되찾았다. K리그 클래식 5연승을 달리고 있는 서울은 24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산둥 루넝(중국)과의 경기에서도 승리를 이어갔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뛰다가 지난달 산둥으로 이적한 그라치아노 펠레는 “서울의 실력이 좋아 힘든 경기를 펼쳤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러나 한 달 전만 해도 서울의 경기력은 들쭉날쭉했다. 중국 슈퍼리그 장쑤로 자리를 옮긴 최용수 감독의 후임으로 지휘봉을 잡은 황선홍 감독과 선수들의 호흡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황 감독 부임 이후 서울은 7경기에서 1승 2무 4패로 부진했다. 최 감독은 수비 안정화에 중점을 둔 3-5-2 포메이션을 즐겨 사용했다. 황 감독도 부임 초반 이 포메이션을 유지했지만 실패를 맛 봤다. 결국 황 감독은 포항 감독 시절 즐겨 사용했던 공격적인 4-4-2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이후 서울의 공수전환 속도는 빨라졌고, 수비수들도 적극적으로 측면 공격에 가담하면서 침체됐던 팀 공격력이 살아났다. 공격수 데얀은 “시즌 초반과 전술이 달라졌지만 개인적으로는 지금 전술이 더 잘 맞는 것 같다. 감독님이 자유롭고 창의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해준 덕분에 팀이 상승세를 탔다”고 말했다. ‘아데박(아드리아노-데얀-박주영) 트리오’의 득점포도 불을 뿜고 있다. 최근 리그 7경기에서 7골을 터뜨린 데얀은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비면서 동료들에게 득점 기회를 만들어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최 감독 시절 주로 후반에 교체 출전했던 박주영은 황 감독 부임 이후 꾸준히 선발 출전 기회를 잡으면서 득점 감각을 되찾았다. 박주영은 최근 선발로 나선 리그 6경기에서 3골을 넣었다. 상대 수비수를 때려 출장 정지 징계(6경기)를 받으며 기가 꺾였던 아드리아노는 산둥전에서 2개월 만에 골 맛을 봤다. 황 감독은 “내가 추구하는 빠른 축구가 완벽한 단계에 이른 것은 아니다. 더 좋은 축구를 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4년 만에 다시 선 올림픽에서도 메달을 목에 걸 순 없었다. 동메달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했던 선수가 연기를 마친 뒤 전광판에 기록된 자신의 순위는 4위였다. 2012년 런던 올림픽(5위)보다 딱 한 계단 올랐다. 그러나 그는 눈물 대신 웃음을 지었다. 장내 아나운서는 “밝게 웃으며 연기를 펼친 손연재(22·연세대)가 끝까지 우리를 향해 웃고 있다”고 말했다. 손연재가 참았던 눈물을 쏟은 것은 모든 경기가 끝난 뒤였다. 메달리스트들을 축하해 주고 자리에 앉았을 때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올림픽 메달에 대한 부러움 때문만은 아니었다. 손연재는 “너무 힘들어서 하루에도 수십 번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겨낸 내가 스스로 대견했다. 무거운 마음의 짐을 내려놓은 후련함 때문에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손연재는 21일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선에서 4종목 합계 72.898점으로 4위를 기록했다. 3위 간나 리자트디노바(우크라이나·73.583점)와는 0.685점 차였다. 손연재와 함께 훈련을 해 온 마르가리타 마문과 야나 쿠드(렵,엽)체바(이상 러시아)가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손연재는 올림픽 메달 획득에 대한 압박감에도 실수 없이 4종목 모두 18점대의 좋은 성적을 냈다. 하지만 ‘리듬체조 강국’ 러시아와 동유럽 선수들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손연재는 “많은 분이 원하셨던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4년 동안 쉬지 않고 열심히 노력해 온 끝에 런던 때보다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말했다. 실수가 나왔던 예선(20일)과 달리 결선에서 최고의 연기를 펼친 것에 만족한 듯 손연재는 “결과를 생각하지 말고 매트에 나가서 연습해 온 것을 다 보여주자고 다짐했는데 성공적으로 연기를 마쳐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메달리스트가 아니지만 조금 느려도 끊임없이 노력해서 발전해 왔다는 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나 스스로에게 점수를 준다면 100점을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앞서 손연재는 리우 올림픽이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일 수 있다고 밝혀 왔다. 그는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일단은 마지막 올림픽이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했다. 아직 올림픽 이후는 생각해 보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에서 쉬면서 (앞으로의 계획을)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1시간여의 도핑 테스트를 마친 손연재는 경기장을 나가기 직전 ‘두 명의 엄마’를 꼭 껴안으면서 감사를 표했다. 그는 “중학교 때부터 일기장에 ‘올림픽 등에서 손가락 안에 드는 손연재가 되자’고 써왔던 목표를 이뤄낸 것은 흔들릴 때마다 나를 붙잡아준 분들이 계시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딸의 경기복을 손수 만드는 열정으로 손연재를 키워 온 어머니 윤현숙 씨(48)에게도 리우 올림픽은 잊지 못할 기억이 됐다. 2년 전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딴 뒤 은퇴를 생각했던 딸의 마음을 돌려놓은 사람이 윤 씨이기 때문이다. 그는 “아직 네가 보여주지 못한 것들이 많으니까 좀 더 노력해서 올림픽에서 멋지게 마무리하자고 설득했다. 내 말을 듣고 잘 따라와 준 딸이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아시아경기 뒤 손연재는 목표의식을 상실해 고민에 빠졌었다고 한다. 손연재는 “내가 즐거워서 운동을 해야 하는데 주위의 기대를 채워주기 위해 매트에 나선다는 생각이 들어 힘들었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고 올림픽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은 끝까지 나를 붙잡은 어머니 덕분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울고 있는 손연재를 가장 먼저 품에 안고 격려해준 사람은 ‘리듬체조 엄마’ 옐레나 리표르도바 코치(42·러시아)였다. 손연재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가 끝난 뒤부터 리표르도바 코치와 전담 계약을 맺고 함께 훈련을 해왔다. 손연재가 세계 최강 러시아 리듬체조 선수들이 가득한 노보고르스크에서 혹독한 전지훈련을 할 때 그를 지도한 사람이 리표르도바 코치다. 리표르도바 코치는 출산 후 몸조리를 제대로 못한 상태에서도 훈련장에 나와 손연재를 지도하는 열정을 보여주기도 했었다. 손연재는 “6년간 코치님과 정말 많이 싸우면서 밉기도 했고, 다시는 보지 말자고도 했다. 하지만 코치님은 2010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2등 한 나를 올림픽 4위로 만들어 주신 고마운 분이다”라고 말했다. 윤 씨는 “리표르도바 코치는 연재에게 ‘네가 없는 러시아는 이제 상상하기 싫다. 꼭 다시 돌아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손연재는 경기를 끝낸 뒤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후프 등 수구를 들고 걸어가다 뒤돌아보며 찍은 사진을 남기며 “진심을 다해 감사하는 마음으로 온 힘을 다해 경기를 끝냈다”며 “해 왔던 노력을 다 보여줬다는 생각에 눈물이 났었다”고 썼다. 또 “어떤 금메달보다 행복하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누리꾼들은 “최고 수준의 연기를 보여준 노력과 도전 정신에 감사한다” “리듬체조에 바친 시간만큼 더 즐기며 지내길 바란다”는 글을 올리며 손연재를 응원했다. 외국인의 응원 댓글도 적지 않았다. 해외 누리꾼들은 “나에게 당신은 최고의 리듬체조 선수” “손연재는 한국에서 온 빛나는 별이며 특별하고 고귀한 존재” 등의 칭찬을 남겼다. 리우데자네이루=정윤철 trigger@donga.com / 이원주 기자}

브라질과 독일의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축구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브라질의 마지막 키커로 네이마르(24)가 나오는 순간 리우데자네이루 시내는 정적에 휩싸였다. 텔레비전으로 경기를 보던 한 올림픽 자원봉사자는 길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잠시 기다리라는 손짓을 했다. 그러고는 “브라질 축구 역사에 가장 중요한 장면이 탄생하길 기다리고 있다. 미안하다”고 말했다. 네이마르의 발을 떠난 공이 골 망을 흔들자 결승전이 열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주경기장뿐만 아니라 시내 곳곳에서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거리로 뛰쳐나온 브라질 국민들은 자국 국기를 흔들면서 “네이마르”를 연호했다. 이날 브라질은 독일과 120분간의 연장 혈투 끝에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4로 승리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최다 우승국(5회)이지만 올림픽에서는 번번이 정상 등극에 실패했던 브라질은 자국에서 열린 올림픽에서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또 2년 전 브라질 월드컵 준결승에서 1-7 참패를 안긴 독일을 꺾으면서 명예 회복에도 성공했다. 브라질 올림픽 대표팀의 주장 네이마르는 이날 맹활약을 펼치면서 팀을 정상에 올려놨다. 전반 26분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넣은 네이마르는 승부차기에서도 침착하게 팀 승리를 확정짓는 골을 성공시켰다. 조별리그 당시 무득점에 그쳐 ‘역적’으로 몰리기도 했던 그였지만 와일드카드로 참가한 자신의 두 번째 올림픽에서 마침내 ‘영웅’으로 거듭났다. 네이마르는 브라질의 우승이 확정되자 한동안 그라운드에 누워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경기 후 그는 “나는 동료들과 함께 역사적인 승리를 만들어냈다. 이번 우승은 브라질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 축구는 2년 전 브라질 월드컵 우승에 실패하고 올해 남미축구선수권대회에서 29년 만에 조별리그 탈락을 당하는 수모를 겪으며 자국 팬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브라질 축구의 에이스 네이마르와 23세 이하 유망주가 출전한 이번 대회 우승을 통해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게 됐다. 네이마르는 “주장으로서 어린 선수들과 친구처럼 지내려고 노력했다. 내가 후배들에게 가르쳐준 것보다 축구에 대한 강한 열정을 지닌 후배들을 통해 내가 배운 것들이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주장으로 브라질의 첫 올림픽 금메달을 이끈 그이지만 앞으로 대표팀 주장이 안아야 하는 부담감에서 벗어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가대표팀(A대표팀)에서도 주장 완장을 찬 적이 있는 네이마르는 “오늘 이후로는 브라질 축구팀의 주장을 맡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리우데자네이루=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미국 여자 400m 계주 대표팀이 재경기를 통해 결선에 진출한 것을 두고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스포츠 강국’ 미국에 특혜를 줬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리우 올림픽 육상 여자 400m 계주 예선에서 미국 대표팀 2번 주자 앨리슨 펠릭스는 3번 주자에게 바통을 넘겨줄 때 균형을 잃고 바통을 떨어뜨렸다. 미국은 이후 완주는 했지만 1분6초71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미국의 요구로 비디오 판독을 실시한 리우 올림픽 조직위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펠릭스가 균형을 잃은 이유는 브라질 선수가 방해를 했기 때문”이라며 미국에 재경기 기회를 줬고, 브라질은 실격 처리했다. 미국은 홀로 재경기를 펼친 끝에 전체 1위 기록인 41초77로 결선에 올랐다. 하지만 문제는 그때부터 생겼다. 미국의 재경기로 결선에 나설 예정이었던 8위 중국(42초70)이 예선 탈락 통보를 받게 된 것. 중국 누리꾼들은 올림픽조직위가 미국을 결선에 진출시키기 위해 전례 없는 재경기를 실시했다는 비난을 쏟아냈다. 이들은 “미국이 피해를 봤기 때문에 재경기가 열린 것이다. 올림픽은 실력이 아니라 국력을 경쟁하는 대회인 것 같다” “자메이카(2위)와 미국을 결선에서 맞붙게 해 시청률을 높이려는 꼼수”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번 대회 육상 종목에서 재경기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6일 남자 110m 허들에서는 폭우 때문에 저조한 성적을 낸 예선 1, 2조 탈락자들을 모아 패자부활전 형식의 재경기를 치렀다. 그러나 이는 미국 대표팀의 재경기와는 성격이 다르다. 미국 대표팀은 별도의 경기 시간을 배정받은 뒤에 홀로 재경기를 치렀고, 미국의 레이스 결과에 따라 결선 진출 팀까지 바뀌었다. 미국 뉴욕타임스도 “리우 올림픽 여자 육상에서 가장 기이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리우데자네이루=정윤철 trigger@donga.com /정동연 기자}

“화려한 쇼가 벌어질 오늘 밤에 이 곳을 찾은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한 브라질 자원봉사자는 19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 주경기장으로 들어서는 관람객들에게 이렇게 외쳤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많은 사람들의 목적은 육상 남자 200m 결선에 나서는 ‘번개’ 우사인 볼트(30·자메이카)의 화끈한 쇼맨십과 세계 기록(19초19) 경신 여부를 두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었다. 볼트의 경기가 시작되기 3시간 전만해도 관중석 곳곳에 빈자리가 눈에 띄었다. 그러나 남자 200m 결선 시간이 임박하자 자메이카 국기를 흔들거나, 볼트를 응원하는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든 팬들이 경기장으로 몰려들었다. 경기 시작 20분전부터는 비가 쏟아졌지만 관중들은 “볼트”를 연호하며 세계 최고 육상 스타의 등장을 기다렸다. 경기장 전광판에 남자 200m 결선이 곧 시작된다는 문구가 나오자 관중들 사이에서는 환호성이 터졌다. 경기장에 메탈그룹 건스 앤 로지스의 ‘웰컴 투 더 정글’의 멜로디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마침내 볼트가 트랙 위에 모습을 드러내자 관중들은 기립 박수를 보냈다. 볼트는 손가락 두 개를 펴 보이면서 대회 2관왕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볼트가 스타트 연습을 할 때마다 관중석에서는 카메라 플래시가 쉴 새 없이 터져 나왔다. 경쾌한 음악과 번쩍이는 불빛, 볼트의 몸짓에 따라 열광하는 관중들의 모습은 유명 가수의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출발 총성이 울리기 전에 볼트는 로큰롤 멜로디에 맞춰 몸을 흔들거나 삼바 리듬을 타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자신을 소개하는 장내 아나운서의 멘트가 나오자 볼트는 두 팔을 활짝 펼치면서 자신 만만한 표정을 지었다. 볼트는 이날 19초78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관중들은 환호했지만 정작 볼트 자신은 복잡한 감정에 휩싸인 듯했다. 그는 자신의 기록을 본 뒤에 하늘을 바라보며 탄식하고는 잠시 표정을 찡그렸다. 그러나 잠시 뒤에 방송 중계 카메라를 향해 “넘버원”이라고 외치며 웃었다. 자신이 가진 세계 기록을 뛰어 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과 이 종목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한 기쁨이 공존하는 듯 했다. 경쟁자들과 압도적인 실력 차를 바탕으로 여유롭게 결승선을 통과하는 경우가 많은 볼트지만 이날은 결승선 통과 시에 가슴을 쭉 내밀어 조금이라도 기록을 단축시켜 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볼트의 우승이 확정된 뒤부터는 경기장에서 축제가 벌어졌다. 볼트가 자메이카 국기와 브라질 국기를 걸치고 경기장을 돌자 관중들은 “우사인 볼트”를 외치며 환영했다. 동시에 경기장에는 볼트의 고향 자메이카의 레게음악이 흘러나왔다. 볼트가 자메이카 팬들과 함께 휴대전화로 ‘셀카’를 찍자 볼트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는 팬들 간의 가벼운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200m를 20초도 안돼 주파한 볼트지만 우승 세리머니를 하면서 경기장 한바퀴를 도는 데는 10분이 소요됐다. 마침내 출발 지점에 도착한 볼트는 자신의 레인인 6번 레인에서 트랙에 입을 맞춘 뒤에 특유의 ‘번개 세리머니’를 보여주며 화려한 쇼의 막을 내렸다. 리우데자네이루=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18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선수촌 인근 훈련장.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꿈꾸며 리우데자네이루에 입성한 손연재(22·연세대)의 첫 공식 훈련이 열렸다. 음악 없이 후프, 볼, 곤봉 훈련을 마친 손연재는 마지막 리본 훈련만큼은 음악에 맞춰 동작을 점검했다. 올 시즌 기록한 종목별 최고점에서 리본이 18.7점으로 가장 낮았던 걸 염두에 둔 듯했다. 손연재는 올림픽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 탱고 무용가들도 표현하기 어려워 한다는 리베르탱고를 리본 음악으로 택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강렬한 탱고 리듬과 그에 맞춰 춤을 추던 빨간 리본. 잠시 후 손연재 발에 리본이 엉키면서 동작과 음악이 일순간 멈췄다. 고요한 훈련장에는 손연재의 거친 숨소리만 들렸다. 적막을 깬 건 손연재의 ‘리듬체조 엄마’로 불리는 옐레나 리표르도바 코치(러시아)였다. 그는 “집중하라”며 리본을 좀 더 강하게 돌리라는 손동작을 취했다. 하지만 실수는 반복됐고 한숨을 푹 내 쉰 손연재는 바닥에 주저앉았다. 어둡던 손연재의 표정은 리표르도바 코치와 몇 마디를 나눈 뒤 밝아졌다. 리표르도바 코치는 손연재가 처음 러시아 노보고르스크에 발을 디뎠을 때부터 함께 훈련해왔다. 출산 후 몸조리를 제대로 마치지도 않고 훈련장에 나올 정도로 손연재를 아낀다. 하지만 리표르도바 코치는 훈련 때만큼은 지독하게 손연재를 몰아붙인다. 동메달을 놓고 경쟁할 손연재, 간나 리자트디노바(우크라이나), 멜리치나 스타뉴타(벨라루스)는 아직 독창성을 인정받은 동작이 없다. 이 때문에 제한된 경기 시간 안에 더 많은 동작을 완벽히 수행해야 한다. 작은 실수는 곧 감점이고 감점은 곧 메달권에서 멀어짐을 뜻한다. 손연재의 승부수는 음악과 딱 맞는 수구와 몸의 움직임, 10회 넘게 이어지는 화려한 푸에테 피벗, 표정 연기다. 이미 손연재의 표현력은 정평이 나 있다. 국제체조연맹에서 리듬체조 심판들에게 표현력 채점 기준을 설명할 때 손연재의 연기 비디오를 틀 정도다. 운명을 가늠할 리듬체조 예선은 19일 열린다.리우데자네이루=정윤철 trigger@donga.com / 임보미 기자 }

18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선수촌 앞 광장. 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모인 선수들이 휴식을 취하는 광장에서 이날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선수들은 ‘팔굽혀펴기 퍼포먼스’를 선보인 스웨덴 여자 축구 대표팀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위 스웨덴 여자대표팀은 리우 올림픽에서 ‘강철 군단’으로 불리고 있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바탕으로 한 ‘질식 수비’를 앞세워 8강에서 우승 후보 미국(FIFA 랭킹 1위)을, 4강에서 대회 개최국 브라질(FIFA 랭킹 8위)을 연파하고 결승에 올랐기 때문이다. 스웨덴 대표팀은 두 경기 모두 연장전까지 비긴 뒤 승부차기로 승리했다. 광장에 들어선 스웨덴 선수들은 자국 언론으로부터 “어제 브라질과 혈투를 벌였는데 지치지 않느냐”는 질문을 듣자 팔굽혀펴기를 20회 이상 하면서 체력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 장면을 지켜본 한 쿠바 남자 선수는 “당신들은 지구상에서 가장 에너지가 넘치는 여성들이다”라고 외쳤다. 한 여성 자원봉사자는 “강인한 당신들의 팬이 됐다”며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스웨덴 수비수 엠마 베르글룬드는 “우승 후보였던 미국과 안방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브라질을 꺾을 수 있을 것이라고는 우리도 예상하지 못했다. 어려운 상대일수록 수비를 두껍게 하는 데 치중한 전략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팀은 평소에도 연장전에 대비한 훈련과 승부차기 연습을 성실히 해왔다”고 말했다. 리우데자네이루=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축구 조별리그에서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던 네이마르(24)에게 실망해 브라질 유니폼에서 네이마르의 이름을 지웠던 브라질 팬들이 후회하고 있다. 조별리그에서 무득점에 그치면서 ‘역적’으로 몰렸던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 네이마르가 8강전에 이어 4강전에서도 득점포를 가동하며 브라질을 결승에 올려놨기 때문이다. 네이마르는 18일 리우 올림픽 남자 축구 온두라스와의 4강전에서 2골을 몰아치며 브라질의 6-0 대승을 이끌었다. 8강전에서 끈적끈적한 밀집 수비로 한국을 꺾고 4강에 오른 온두라스는 이날도 수비 위주의 전술을 들고 나왔지만 경기 시작 15초 만에 네이마르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면서 맥없이 무너졌다. 국제축구연맹(FIFA)에 따르면 네이마르의 선제골은 올림픽 역사상 최단시간에 터진 골이었다. 조별리그까지만 해도 네이마르의 성적은 형편없었다. 골을 넣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동료들과의 호흡도 맞지 않았다. 이 때문에 브라질 언론은 “브라질이 부진한 원인은 탐욕스러운 네이마르가 팀 분위기를 망치기 때문이다”라고 비판했다. 브라질 팬들도 네이마르 이름을 매직펜으로 지우고 브라질 여자 축구 선수의 이름을 새겨 넣은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을 찾았다. 그러나 콜롬비아와의 8강전에서 첫 득점을 기록하며 골 감각을 회복한 네이마르는 4강전에서도 맹활약을 펼치며 브라질의 결승행을 이끈 ‘영웅’으로 바뀌었다. 니나 바헤투 씨(27·여)는 “약체를 상대로도 골을 넣지 못하던 형편없는 네이마르는 이제 사라졌다. 브라질 국민이 사랑하는 슈퍼스타 네이마르가 돌아왔다”고 말했다. 호제리우 미칼리 브라질 올림픽 대표팀 감독은 “네이마르는 축구 재능을 타고난 괴물이다. 그는 그동안 많은 부담을 느껴 왔지만 모두 떨쳐내고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고 극찬했다. 하지만 그동안 언론으로부터 집중포화를 맞았던 네이마르는 분이 풀리지 않은 모습이다. 그는 경기 후 전 세계에서 온 많은 언론의 인터뷰 요청을 모두 거부한 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빠져나갔다. 브라질의 결승전 상대는 이날 나이지리아를 2-0으로 꺾은 ‘전차군단’ 독일이다. 남미와 유럽의 강호인 브라질과 독일이지만 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을 딴 적이 없다. 양 팀의 결승전 맞대결은 2년 전 브라질 월드컵 준결승의 리턴 매치 성격이 짙다. 당시 브라질은 안방에서 독일에 1-7 참패를 당했다. 마테우스 누네스 씨(35)는 “브라질 사람들은 모두 ‘미네이랑(독일과의 월드컵 준결승이 열린 경기장의 이름)의 비극’을 잊지 못한다. 브라질의 자존심을 꺾었던 독일에 반드시 복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허리 부상으로 준결승에 나서지 못했던 네이마르는 올림픽 결승전에서 독일을 상대로 국가대표팀(A대표팀)이 당한 패배를 설욕할 기회를 얻었다. 미칼리 감독은 “아직 브라질 축구는 죽지 않았다. 네이마르가 결승전에서 브라질 축구를 더 높은 단계로 도약시킬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결승전은 21일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열린다.리우데자네이루=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18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선수촌 앞 광장. 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모인 선수들이 휴식을 취하는 광장에서 이날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선수들은 ‘팔굽혀펴기 퍼포먼스’를 선보인 스웨덴 여자 축구대표팀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위 스웨덴 여자대표팀은 리우 올림픽에서 ‘강철 군단’으로 불리고 있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바탕으로 한 ‘질식 수비’를 앞세워 8강에서 우승 후보 미국(FIFA 랭킹 1위)을, 4강에서 대회 개최국 브라질(FIFA 랭킹 8위)을 연파하고 결승에 올랐기 때문이다. 스웨덴 대표팀은 두 경기 모두 연장전까지 비긴 뒤 승부차기로 승리했다. 광장에 들어선 스웨덴 선수들은 자국 언론으로부터 “어제 브라질과 혈투를 벌였는데 지치지 않느냐”는 질문을 듣자 팔굽혀펴기를 20회 이상 하면서 체력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 장면을 지켜 본 한 쿠바 남자 선수는 “당신들은 지구상에서 가장 에너지가 넘치는 여성들이다”고 외쳤다. 한 여성 자원 봉사자는 “강인한 당신들의 팬이 됐다”며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스웨덴 수비수 엠마 베르그룬드는 “우승 후보였던 미국과 안방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브라질을 꺾을 수 있을 것이라고는 우리도 예상하지 못했다. 어려운 상대일수록 수비를 두텁게 하는데 치중한 전략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팀은 평소에도 연장전에 대비한 훈련과 승부차기 연습을 성실히 해왔다”고 말했다. 20일 독일(FIFA 랭킹 2위)과의 결승전을 앞둔 엠마에게 “이번에도 연장전까지 가는 체력전을 구사할 것이냐”고 물었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그는 “이미 기대 이상의 성적을 달성했기 때문에 결승전에서는 독일과 화끈하게 맞붙어 보고 싶다”며 웃었다.리우데자네이루=정윤철기자 trigger@donga.com}

《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의 마지막 영웅 오영란(44·인천시청)이 마지막 올림픽 무대를 떠났다. 기대했던 성적을 거두지 못한 오영란은 후배들에게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오영란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를 떠나기 전 후배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편지 형식으로 정리했다. 》 끝내 올림픽 금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한 나와 같은 길을 걷지 않았으면 하는 후배들에게. 한국으로 돌아갈 때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념사진을 찍자던 약속을 지키지 못해 무척 아쉽구나. 선수촌을 나와 갈레앙 공항까지 오는 길에 지난밤 낙담한 너희들의 모습이 자꾸 떠올라서 마음이 아팠어. “언니, 홀가분하게 올림픽을 마치고 싶었는데 허탈해요”, “이렇게 돌아가려고 해병대 지옥훈련까지 버텨낸 것이 아닌데…”라며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던 너희들의 축 처진 어깨를 영영 잊지 못할 것 같아. 다섯 번째 올림픽을 겪은 내게도 리우 올림픽은 아픔이 가득한 대회로 남게 됐어. 스물 한 살에 첫 태극마크를 단 이후 올림픽에서 이렇게 빨리 짐을 싸게 된 것도 처음이니까. 금메달이라는 목표를 가슴에 품고 리우 땅을 밟았는데…. 리우를 떠나는 지금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이후 32년 만에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구나. 앞서 네 번의 올림픽에서 금메달 획득에 실패할 때마다 나는 선배들과 친구들에게 항상 “미안하다”고 말했어. 골키퍼는 최종 수비인 만큼 내가 상대의 공격을 조금만 더 막아냈으면 금메달을 딸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8년 만에 대표팀에 돌아오면서 ‘이번엔 반드시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자’고 수없이 다짐했던 나지만 결국 또 후회가 남았고, 또다시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게 됐구나.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 속에 은메달을 딴 이후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주인공이 됐지. 그래서 이번 올림픽에서는 꼭 동생들을 ‘우생순 시즌2’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고 싶었는데…. 가장 미안했던 때는 러시아, 스웨덴과의 조별리그 1, 2차전이야. 내가 좀 더 잘했더라면 결과도 달라졌을 텐데…. 두 경기에서 나는 ‘마흔이 넘은 나이에 유럽 선수들의 슛을 막을 수 있을까’라는 걱정 때문에 몸이 굳어 있었어. 두고두고 후회로 남을 순간만 늘어나게 된 셈이지. 하지만 조별리그 통과에 실패한 순간에도 동생들에게는 희망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 아르헨티나와의 최종전이 끝난 이후 누군가 내게 소감을 묻더라. 나는 “잃은 것보다 얻은 게 많다”고 말했어. 참 웃기지. 분명 두 눈은 눈물 때문에 퉁퉁 부어 있었는데. 오랜만에 대표팀에서 활기찬 선수들과 함께 뛰면서 너희들이 잠재력을 발휘하면 여자 핸드볼의 미래가 밝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야. 개인적으로는 힘든 훈련을 꾹 참아 내는 너희들을 보면서 한동안 잊고 있던 핸드볼의 소중함을 깨닫기도 했어.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팀의 중심을 잡아줄 네가 꼭 필요하다’는 임영철 감독님의 부름에 고민 끝에 대표팀 합류를 결정했었지. 4년 뒤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감독님이 혹시라도 같은 부탁을 한다면 나는 어떤 결정을 내릴까. 분명 가슴속으로는 많은 고민을 하겠지만, 머리로는 안 된다는 결정을 내릴 거야. 태극마크를 다시 달기에는 체력적 한계가 있으니까. 하지만 리우 올림픽에서 좌절을 함께 나눈 언니로서 언제나 너희들 뒤에서 함께 뛴다는 마음으로 응원할게. 우생순 멤버들의 시대는 이렇게 아쉬움 속에 막을 내리게 됐네. 하지만 너희들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이후 다시 한 번 한국 여자 핸드볼을 올림픽 정상에 올려놔야 한다는 것을 절대 잊지 마. 언제나 너희 뒤를 지키고 있던 골키퍼 영란 언니가.리우데자네이루=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