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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낯설다. 간디에 맞섰다니? 인도 독립을 위한 비폭력 저항운동으로 모든 인도 국민의 추앙을 받았다는 간디에게도 안티 세력이 있었나. 이런 의문은 독립운동의 현장에서 정치인으로 활동했던 간디가 위인전에서처럼 성인 노릇만은 할 수 없었다는 현실을 간과한 탓이다. 이 책은 인도 독립운동 과정에서 노선과 입장이 달라 간디와 갈등을 빚었던 4명을 통해 ‘현실 속의 간디’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불가촉천민 출신인 암베드카르가 있다. 간디가 영국의 식민 통치에 반대해 스와라지(자치)를 주장한 데 비해 암베드카르는 인도 사회 내부의 차별, 즉 불가촉천민을 비롯한 카스트 제도의 철폐에 초점을 맞췄다. 암베드카르는 불가촉천민이 정치적 권리를 가질 수 있도록 이들만 따로 분리해 선거를 치르는 ‘분리선거제’를 주장한다. 그러나 간디는 불가촉천민 문제를 힌두인의 각성과 반성으로 해결해야지 인도를 분열시킬 ‘분리선거제’로 해결할 수 없다며 목숨을 건 단식을 벌인다. 결국 간디의 극단적 선택에 압박을 느낀 암베드카르는 분리선거제를 포기한다. 간디의 비폭력 투쟁을 비판한 보세는 1939년 인도의 최고 의결기구인 국민회의 의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간디와 충돌한다. 보통 간디가 원하는 인물이 의장이 되는 관행을 뒤엎고 보세가 출마하는 바람에 경선을 벌이게 된 것. 국민회의 지도부가 보세의 후보 사퇴를 종용했지만 보세는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당선됐다. 간디는 ‘보세의 승리는 나의 패배’라고 하면서 지지파에게 국민회의를 그만두라는 암시가 담긴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보세는 결국 국민회의 의장을 포기하고 독일로 건너가 무장투쟁을 모색한다. 이 밖에 힌두의 이슬람 차별에 항의해 이슬람 분리 독립을 주장했던 진나와 이슬람에 관용적인 간디와 달리 힌두 국가 건립에 진력했던 사바르카르도 간디의 적수가 됐다. 비폭력, 계층과 종교 간 화합 등 도덕적 가치를 우선시했던 간디의 행동은 눈앞의 부조리한 현실을 ‘투쟁’을 통해 바꾸고자 했던 4명과는 필연적으로 부딪칠 수밖에 없었다. 간디가 당대에는 강력한 카리스마로 4명의 주장을 물리쳤지만 후대의 역사는 그의 바람대로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마하트마’(위대한 영혼)로 추앙받으며 그의 이상과 함께 성인으로 남았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한국신문협회는 서울시와 공동으로 신문·뉴미디어 엑스포(www.nexpokorea.or.kr)를 5월 12∼15일 서울광장 및 서울시 시민청에서 연다고 29일 밝혔다. 신문·뉴미디어 엑스포는 대규모 신문 종합 전시 박람회로 전통 매체와 뉴미디어로서의 신문이 공존하는 미래의 신문을 소개하고 신문의 가치와 우수성을 보여주는 자료들이 전시된다. 서울광장에는 동아일보 등 회원사 부스가 설치되고 제51회 한국보도사진전 수상작 등 우수 보도 사진이 전시된다. 시민청에선 신문 만평·만화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소개되며, 역사적 순간을 포착한 각 신문사의 1면 지면을 보여준다. 또 관람객이 직접 사진을 찍고 사진설명을 작성해 ‘나만의 신문’을 만드는 체험관도 운영한다. 신문사 취업설명회와 신문활용교육(NIE) 현장수업도 이곳에서 열린다. 이 밖에 전문기자 10명의 특강과 신문미래전략 세미나도 마련된다. 02-733-2251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한국 나이로 80세. 하지만 인터넷 라디오 방송인 ‘라디오 서울코리아’(www.radioseoulkorea.com)를 통해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는 아직도 정겹고 감미롭다. 1960년대 동아방송에서 ‘세 시의 다이얼’ ‘탑튠쇼’ 등으로 큰 인기를 누렸던 DJ 최동욱 씨(사진)가 진행하는 ‘라디오 서울코리아’가 다음 달 1일로 개국 10주년을 맞는다. “2005년에 팬들을 위해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듣기 힘든 곡을 들려주고자 만들었는데 금세 10년이 지났네요.” 그는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4시간 동안 생방송을 진행한 뒤 이를 다섯 번 재방송해 24시간 방송을 이어간다. 스태프는 한 명도 없다. 모든 작업은 그가 혼자 한다. 트는 음악도 클래식 월드뮤직(샹송 칸소네 칸시온 등) 일본가요, 과거 빌보드 차트 히트곡, 애청자 신청곡 등 다양하다. 그가 보유한 CD만 1만 장. 모두 디지털화해서 노래를 3초 만에 찾을 수 있도록 해놓았다. “요즘 지상파 라디오에는 노래를 아는 DJ는 거의 없고 그저 신변잡기를 얘기하는 진행자만 있습니다. 음악을 제대로 들려주는 곳이 드물어요. 제가 그동안 상업광고없이 무보수로 사비 2억 원 이상 쓰며 라디오 서울코리아를 운영하는 것도 제가 받았던 사랑을 좋은 음악으로 돌려주겠다는 신념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사이트를 찾은 누적 인원이 372만여 명.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접속하는 청취자도 늘면서 매일 3000명 가까이 찾는다. 요즘 가요계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그의 나직하던 목소리 톤이 불쑥 높아졌다. “한류, 케이팝 등을 얘기하는데 음악적 수준은 눈요기용 율동에 음원을 곁들인 정도인 거 같아요. 우리 나름의 가락과 멜로디를 찾는 노력을 게을리 하면 케이팝은 마니아 장르에 그칠 겁니다.” 그는 10주년 기념행사를 1일 오후 7시 서울 강남구 대웅제약 별관 베어홀에서 갖는다. DJ인 피세영 황인용 강석 김광한 씨를 비롯해 소리꾼 장사익, 이근배 김이듬 시인, 가수 이동원 이미배 등이 나온다. “한번 DJ는 영원한 DJ 아닙니까. 앞으로 최소한 10년은 더 하고, 힘이 닿는다면 100세까지 하고 싶어요.”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방송통신위원회는 24일 결국 지상파의 광고총량제 도입을 담은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신문 잡지 케이블방송 등 다른 미디어와의 균형발전을 저해한다는 반대에도 불구하고 방통위는 강행했다. 국무회의 통과라는 절차가 남아 있지만 지상파 편들기라는 지적을 받아 온 정부의 그간 태도로 볼 때 도입 취소는 쉽지 않아 보인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는 일제히 이날 메인 뉴스에서 환영의 뜻을 담아 관련 소식을 다뤘다. 그러면서 ‘여전히 배가 고프다’며 한 가지 사안을 덧붙였다. 중간광고였다. SBS 메인뉴스인 ‘8뉴스’에선 “광고총량제 도입으로 규제가 풀렸지만 이번 조치로 지상파의 매출 증가는 전체 광고 시장의 0.4% 수준에 불과할 것”이라며 중간광고의 전면 허용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KBS도 ‘뉴스9’에서 광고총량제 관련 리포트를 내보냈다. 리포트 마지막 문장은 “지상파와 유료방송 간 대표적 비대칭 규제인 중간광고는 이번에도 허용되지 않았습니다”였다. 중간광고를 허용하지 않는 게 불합리하며 향후 허용돼야 한다는 뜻을 포함한 지적이다. 중간광고는 프로그램 방영 중간에 넣는 광고로 지상파에 허용되면 그 파장은 광고총량제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는 게 언론 광고학계의 일치된 견해다. 이윤을 추구하는 민영방송은 백보 양보해서 그럴 수 있다 쳐도 공영방송인 KBS가 뉴스에서 중간광고를 운운하며 광고에 대한 욕심을 공공연히 드러내는 것은 설명할 길이 없다. 그동안 KBS는 공영방송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선 ‘수신료 인상’이 필요하다며 그 대신 광고를 줄이겠다고 공언해 왔다. KBS 수신료를 현행 월 2500원에서 4000원으로 올리는 안은 방통위를 통해 국회 미래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회부된 상태다. KBS는 이대로 수신료가 인상되면 KBS 2TV의 광고를 2000억 원 이상 줄이겠다고 했다. 한편으로는 공영성을 구현하겠다며 광고를 줄이겠다고 하고, 다른 한편에선 광고총량제부터 중간광고까지 광고 수입을 탐내는 이율배반적인 태도다. 이쯤 되면 수신료를 올려줘도 과연 광고를 줄인다는 약속을 지킬지도 의심스럽다. KBS가 지상파 이기주의에 빠져 공영방송이란 타이틀을 거추장스럽게 여기는 건 아닌지 묻고 싶다. 서정보·문화부 suhchoi@donga.com}

동물의 피가 주식인 흡혈박쥐는 그날 자신이 빨아들여 배 속에 보관하던 피를 혈연관계는 없지만 흡혈에 허탕 친 다른 박쥐에게도 나눠준다. 그것도 딥키스를 통해서. 동물계에서 가장 이타적으로 보이는 이 행위도 사실 알고 보면 이기적 산물의 소산이다. 오늘 피로 맺은 우정 때문에 나중에 피를 빨지 못한 날은 흡혈박쥐 친구의 도움을 받을 자격을 갖는다. 만약 친구의 요구를 끈질기게 거부한다면 그 흡혈박쥐는 앞으로 먹이 나눔에 끼어들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 눈앞의 이득보다 미래를 내다보는 지혜인 셈이다. 리처드 도킨슨의 기념비적인 저작 ‘이기적 유전자’(1976년) 이후로 인간과 자연이 이기적이냐 이타적이냐는 생물학계의 뜨거운 논쟁거리였다. 코넬대 박사 출신이자 디스커버리 캐나다 채널의 일일 과학프로그램 ‘데일리 플래닛’의 공동 진행자인 저자는 한마디로 정의한다. ‘자연의 생명체들은 자신의 DNA를 복제하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를 놓고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이기적 존재다.’ 생명체는 이를 위해 자기 형제나 동족은 물론이고 배우자까지도 속이거나 죽이는 짓을 서슴없이 저지른다. 심지어는 꼭 필요하다면 자기 목숨까지 바친다. 생명체에겐 목숨보다 DNA의 복제 명령이 더 중요하다. 그는 성경에서 말한 7가지 죄악 ‘탐욕 색욕 나태 탐식 질투 분노 오만’을 키워드로 생명계의 잔혹하고 이기적인 속성을 수백 건의 사례로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를 통해 저자는 생명체들이 DNA의 명령에 최선을 다해 따르는 고깃덩이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 같은 과정에서 자신의 아들에 대해 갖는 부성애도 결국 DNA 복제라는 대명제에 포함된 것이라는 회의에 빠져들기도 한다. 그렇다면 인간은 DNA의 명령에 따르는 고깃덩이 로봇에 불과한가? 저자는 ‘오만’이 인간을 구해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모든 동물에게 적용되는 이기적 본성이 인간에겐 적용되지 않는다는 오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결국 고깃덩이 로봇이 DNA의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이기심에 반란을 일으킬 때 바로 인간이 된다는 것이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23일 전체회의를 열고 KBS 1TV 다큐멘터리 ‘광복 70주년 특집 뿌리 깊은 미래’ 1편(2월 7일 방영)에 대해 중징계인 경고를 내렸다. 경고는 법정 제재로 벌점 2점을 받는다. 방심위는 제재 사유로 “6·25전쟁 발발, 서울 수복 후 부역자 처벌, 미군 흥남 철수 등의 역사적 사실을 다루면서 맥락상 필요한 부분을 생략하거나 특정 장면의 부각, 사실과 다른 내용의 내레이션 등으로 왜곡된 역사 인식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며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중 공정성과 객관성 조항을 위배했다”고 밝혔다. ‘뿌리 깊은 미래’는 전쟁 전후의 민초들의 삶을 다룬다고 했지만 6·25전쟁 발발의 원인을 누락하고, 서울 수복 후 정부의 부역자 처벌만 집중 강조한 채 공산군에 의한 피해를 언급하지 않는 내용 등을 방영해 논란을 빚었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MBC 일일드라마 ‘압구정 백야’가 ‘프로그램 중지’의 중징계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소위원회는 22일 이 드라마의 2월 9일 방영분 등 다섯 회가 지나치게 비윤리적인 관계와 극단적인 상황을 청소년 시청보호 시간대에 내보내고 있다며 ‘프로그램 중지’ 의견을 제시했다. 이 드라마에는 남편이 죽었지만 시댁에 들어간 주인공 백야가 친어머니이자 시어머니인 은하와 폭언을 주고받고 복수를 다짐하는 등 비윤리적이거나 폭력적인 장면이 나온다. 최종 제재 수위는 전체회의에서 내려지지만 보통 소위의 의견이 그대로 반영된다. 프로그램 중지는 문제가 된 방영분의 재방송과 판매가 금지되며 벌점 4점을 받는 법정 제재다. MBC 관계자는 이날 의견진술에서 “앞으로 ‘압구정 백야’의 임성한 작가와는 계약을 맺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방송소위는 이날 JTBC ‘이영돈이 간다’가 3월 15일 방송에서 한국에는 그리크 요거트가 없다고 사실과 다른 내용을 단정적으로 내보낸 것에 대해 만장일치로 역시 중징계인 ‘경고’ 의견을 제시했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MBC 일일드라마 ‘압구정 백야’가 ‘프로그램 중지’의 중징계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소위원회는 22일 이 드라마의 2월 9일 방영분 등 다섯 회가 지나치게 비윤리적인 관계와 극단적 상황을 청소년 시청보호 시간대에 내보내고 있다며 ‘프로그램 중지’ 의견을 제시했다. 《이 드라마에는 남편이 죽었지만 시댁에 들어간 주인공 백야가 친어머니이자 시어머니인 은하와 폭언을 주고받고 복수를 다짐하는 등 비윤리적이거나 폭력적인 장면이 나온다.》 최종 제재 수위는 전체회의에서 내려지지만 보통 소위의 의견이 그대로 반영된다. 프로그램 중지는 문제가 된 방영분의 재방송과 판매가 금지되며 벌점 4점을 받는 법정 제재다. MBC 관계자는 이날 의견진술에서 “앞으로 ‘압구정 백야’의 임성한 작가와는 계약을 맺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방송소위는 이날 JTBC ‘이영돈이 간다’가 3월 15일 방송에서 한국에는 그릭 요거트가 없다고 사실과 다른 내용을 단정적으로 내보낸 것에 대해 만장일치로 역시 중징계인 ‘경고’ 의견을 제시했다.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학교 주변에 관광호텔을 지을 수 있도록 하는 정부의 관광진흥법 개정안을 놓고 찬반 논란이 한창이다. 이 법안은 현재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상정돼 있으며 문화체육관광부는 4월 임시국회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개정안은 학교 경계로부터 50∼200m에서 관광호텔을 지을 때 학교 정화위원회의 심의(허가)를 거치지 않도록 했다. 단, 객실이 100실 이상이어야 하고 유흥업소 등 유해시설을 운영할 수 없다. 정부는 외국인 관광객이 예상보다 빨리 증가하고 있어 관광호텔 신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문체부에 따르면 지난해 초만 해도 2016년에 1540만 명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현재 증가 추세라면 올해 1550만 명을 넘어서고 2016년에는 1663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호텔 객실도 2016년에 5만1600여 실이 필요하나 실제 공급은 3만8800여 실에 불과해 1만2800여 실이 부족하다는 것. 외국인 관광객 70%가 묵는 서울은 학교 밀집 지역이어서 관광호텔 신축이 쉽지 않다. 2013∼2015년 2월 학교정화위원회 심의에서 부결된 호텔 건립 신청은 148건이다. 문체부는 법 개정이 되면 서울 시내 23곳에서 호텔 신축이 추진돼 5000여 객실을 추가로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야당과 시민단체는 정부 예측치가 과장됐다고 반박한다.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2016년 서울에서 실질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객실은 3만8800여 실인데 수요는 3만7500여 실에 불과해 오히려 1300실 정도가 남는다고 주장했다. 김태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17일 교문위 전체회의에서 23곳의 호텔 신축이 추진된다는 문체부의 자료와 달리 실제 신축 가능성이 있는 호텔은 8개에 불과해 법 개정이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체부는 “최근의 추세를 반영하면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비해 객실 공급이 부족한 현상은 확실하다”며 “최근 외국인 대상으로 오피스텔을 이용한 불법 숙박업이 성행하는 등 객실 부족에 따른 부작용이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학교 인근 호텔 신축 수요가 매년 평균 15개로 꾸준히 존재한다고 반박했다. 한국관광공사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관광객은 1420만 명으로 전년도(1217만 명)에 비해 16% 늘었고 2010년 이후 연평균 증가율은 12.7%다. 학교 앞 관광호텔 논란에는 근본적으로 관광호텔에 대한 시각차가 반영돼 있다. 야당과 시민단체는 관광호텔이 들어서면 학습 분위기가 흐려질 요소가 많아지고, 교통량 증가 등으로 학생의 안전을 저해하는 일도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체부는 관광호텔을 과거처럼 유해시설이나 러브호텔로 봐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규제 자체가 1968년에 만들어져 시대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학교 앞 규제 시설이었던 영화관이 2008년 심의 대상에서 제외된 것처럼 관광호텔도 제외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체부 박종택 관광산업과장은 “선진국에서도 학교 앞이라는 이유로 호텔 신축을 포괄적으로 제한하는 경우는 찾기 힘들다”며 “학교 앞 관광호텔이 유해시설을 운영하지 못하게 철저히 관리감독하고 위반할 경우 영업정지 등 강력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영어 공부를 좀 깊게 한 사람이라면 ‘존 핸콕’이라는 이름을 안다. 그는 미국 독립선언서에 제일 먼저 사인(서명)한 사람이다. 아직도 그 영향이 남아 존 핸콕이 ‘사인’이라는 행위를 표현하는 일반명사처럼 쓰이기도 한다. 그러나 존 핸콕이 보스턴의 상인이면서 유명한 밀수꾼이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렇게 영국 제국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미국 독립의 역사는 밀수꾼과 깊은 관련이 있다. 이 책은 미국의 역사를 불법 무역인 밀수라는 키워드로 다시 조명했다. 저자는 미국 독립전쟁도 영국군의 밀수 과잉 단속에 격분한 미국 밀수업자들이 주도한 반란이 시발점이었다고 평가한다. 밀수꾼들은 독립전쟁 와중에 조지 워싱턴 군대에 무기를 은밀하게 공급해 승리를 뒷받침했다. 태생부터 밀수와 깊게 연관된 미국은 ‘밀수’를 통해 경제적 토대를 만들어 나갔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서부 개척 당시 가장 앞장섰던 사람들이 밀수꾼이고, 남부 목화 농장주를 위한 노예무역 역시 밀수꾼 주도로 이뤄졌다. 19세기 신흥 산업국으로 발돋움할 때는 국내 산업 보호를 위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보호무역 정책을 실시했다. 이는 역으로 생필품 등에 대한 밀수의 번성을 가져왔다. 20세기 들어서도 금주령에 따른 술 밀수가 횡행하며 갱단이 번성했다. 남미에서 밀수입되는 코카인 등 마약은 여전히 미국의 골치를 썩이고 있다. 미국은 현재 세계 최대의 밀수국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를 상대로 밀수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어떻게 보면 세계 1위의 경제력을 갖고 있는 국가에선 당연한 일이다. 과거 대영제국이 식민지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를 상대로 밀수 전쟁을 폈듯이 말이다. 이 책은 밀수와 미국의 관계를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있지만 ‘미국=밀수꾼의 나라’로 규정하는 것은 과하다. ‘밀수의 역사―미국 편’ 정도의 수위로 읽으면 좋을 듯하다. 밀수의 역사에 자꾸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려고 하면 촌스럽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양기탁(1871∼1938)은 한말 언론인 가운데 일본어 영어 한문까지 능통했던 당시로선 드문 국제화된 인재였습니다. 게다가 당시 최대의 민족지인 ‘대한매일신보’를 통해 항일운동에 진력해 ‘민족 언론인’이란 수식어가 부끄럽지 않은 인물입니다.” 정진석 한국외국어대 명예교수(76)가 최근 ‘항일민족 언론인 양기탁’(기파랑)을 펴냈다. 서재필기념회와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양기탁을 ‘올해의 민족 언론인’으로 선정하고 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얼굴 부조 동판 헌정식을 여는 것을 계기로 책을 낸 것. 340쪽 분량에 주석이 촘촘히 달린 역작이다. 정 교수를 7일 서울 반포로의 개인연구실에서 만났다. “기념회에서 책을 의뢰받은 게 6개월 전이어서 무척 촉박했습니다. 양기탁과 같이 ‘대한매일신보’를 운영한 영국인 사주 배설(Bethell·1872∼1909)에 대한 선행 연구가 없었다면 사실상 불가능했어요. 배설 연구 당시 확보했던 영국 국립문서보관소 자료, 일본 외교문서 등에서 양기탁 관련 내용을 빨리 구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2013년 ‘나는 죽을지라도 신보는 영생케 하여 한국동포를 구하라’ 등 배설과 관련된 책을 3권 펴냈다. 배설과 양기탁은 1904년 7월 한글판 국한문판 영문판 등 3개 언어로 내는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했다. 영국인 배설의 소유인 신문사가 치외법권 지역인 것을 이용해 두 사람은 항일 논조를 줄기차게 펴 나갔다. 박은식 신채호 같은 당대 논객이 신보사에서 일본 침략을 규탄하는 필봉을 휘둘렀고, 장지연의 ‘시일야방성대곡’을 영어로 번역한 호외를 발행해 세계에 알려지도록 했다. “당시 일본 통감부는 신보의 기사가 ‘의병 봉기를 선동한다’고 주장할 정도였습니다. 배설이 신보와 양기탁의 항일 언론을 지켜준 울타리였고 양기탁은 신보를 떠받치는 대들보였습니다.” 한국 병합을 준비하던 일제에는 대한매일신보와 배설, 양기탁이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일제는 양기탁이 국채보상운동 의연금을 횡령했다는 누명을 씌워 기소했으나 증거 부족으로 무죄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배설이 1909년 갑자기 숨진 뒤 일제는 후임자에게 거액을 주고 신문사를 사들여 기관지인 매일신보로 재발간한다. 정 교수는 “한말 언론인 가운데 형무소에 가장 빈번하게 투옥된 인물이 바로 양기탁”이라며 “대한매일신보가 없어진 뒤 1911년 신민회 사건을 비롯해 1918년, 1920년에 반복적으로 구금당했다”고 말했다. 양기탁은 1920년 4월 1일 동아일보 창간 때 편집감독을 맡기도 했다. 정 교수는 “당시 그는 실무자는 아니었고 그의 항일 언론 정신을 잇겠다는 뜻으로 동아일보가 모신 것”이라며 “창간호 1면에 ‘知아 否아’(지아 부아·아느냐 모르느냐)라는 제목으로 그의 이름이 달린 논설이 실려 있다”고 말했다. 양기탁은 1922년 이후 중국 만주로 탈출한 뒤 임시정부 국무령 등으로 추대되기도 하는 등 독립운동에 전념하다가 1938년 중국에서 숨졌다. 정 교수는 “이 책은 ‘언론인 양기탁’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만주로 간 이후의 독립운동은 간략히 기술했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앞으로 3권짜리 ‘한국언론통사’를 기획하고 있다. 그는 “한말, 일제강점기, 광복 이후 등 세 시기로 구분해 언론의 역사를 두루 아우를 것”이라고 말했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한국신문협회(회장 송필호)는 일일교사 프로그램에 참가할 초중고교 170곳을 10일부터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일일교사 프로그램은 취재 현장에서 뛰고 있는 신문 기자들이 직접 학교를 찾아가 취재와 보도 과정 등을 들려주는 프로그램이다. 5~7월과 9~11월로 나눠 진행된다. 신문협회 홈페이지(www.presskorea.or.kr)에서 참가 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하면 된다. 02-733-2251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사마천의 사기 전문 연구자인 저자가 중국 5000년 역사에서 40명을 뽑아 그들의 죽음에 얽힌 얘기를 담았다. 춘추전국시대 신하 관중과 함께 천하의 패자(覇者)가 된 제환공은 관중이 죽고 말년에 주색을 탐하다가 신하들에게 별궁에 유폐당했다. 그는 죽은 지 60여 일 만에 발견됐다. 시신에서 나온 구더기가 별궁 담장을 넘은 걸 보고야 밝혀진 것. 불사(不死)를 꿈꾸던 진시황은 전국 순시를 돌다 숨졌다. 환관 조고와 승상 이사가 후계자를 태자 부소에서 호해로 바꾸는 일을 꾸미기 위해 진시황이 숨진 사실을 숨기고 시신을 원래 타던 가마에 방치했다. 시신 썩는 냄새를 들키지 않기 위해 진시황 가마 옆에 소금에 절인 생선 가마를 놔둘 정도였다. 살아 있을 때는 천하를 호령하던 권력자들이 이처럼 쓸쓸하고 비참하게 생을 마감했다. 반면 춘추전국시대 정나라의 재상 정자산은 숨진 뒤 백성의 추모를 한껏 받았다. 공자도 통곡하며 “옛사람의 유풍을 이어받아 백성을 사랑했다”고 애도했다. 그는 강대국 틈에 낀 약소국 정나라를 탁월한 외교 솜씨로 감히 넘볼 수 없게 만들었고, 성문법을 만들어 국가질서를 세움과 동시에 개혁을 추진해 국내 상황을 안정시켰다. 그가 세상을 떠나자 백성들은 모두 슬퍼했으나 정작 후손들은 장례비용이 없어 시신을 광주리에 메고 산에 가서 묻었다. 이를 안 백성들이 제대로 장례를 치르라고 돈과 패물을 가져왔으나 후손들은 거절했다. 그러자 백성들은 가져온 돈과 패물을 정자산 집 앞 시냇물에 던졌고 이후 이 시내를 금수하(金水河)라고 불렀다. 죽음은 삶의 의미를 확인하는 마지막 절차라는 것을 이 책은 보여준다. 책 제목은 사기의 구절에서 따왔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한국신문협회(회장 송필호)는 ‘제58회 신문의 날 표어’ 대상에 ‘정보가 넘칠수록 신문은 더욱 돋보입니다’(홍대입·43)를 선정했다고 31일 발표했다. 심사위원들은 “정보가 넘쳐나는 요즘 ‘풍요 속의 빈곤’에 허덕이는 독자들이 진정 목말라하는 건 ‘믿고 볼 수 있는 뉴스’”라며 “이런 뉴스를 전달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매체가 신문이라는 점을 잘 표현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우수상에는 ‘세상이 속도를 말할 때, 신문은 진실을 전합니다’(홍성아·30)가 뽑혔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100만 원과 상패가, 우수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50만 원과 상패가 각각 수여된다. 시상식은 5월 12일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열리는 신문엑스포에서 진행된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한국신문협회(회장 송필호)는 ‘제58회 신문의날 표어’ 대상에 ‘정보가 넘칠수록 신문은 더욱 돋보입니다’(홍대입 씨·43)를 선정했다고 31일 발표했다. 심사위원들은 “정보가 넘쳐나는 요즘 ‘풍요 속의 빈곤’에 허덕이는 독자들이 진정 목말라하는 건 ‘믿고 볼 수 있는 뉴스’”라며 “이런 뉴스를 전달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매체가 신문이라는 점을 잘 표현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우수상에는 ‘세상이 속도를 말할 때, 신문은 진실을 전합니다’(홍성아 씨·30)가 뽑혔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100만 원과 상패가, 우수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50만 원과 상패가 각각 수여된다. 시상식은 5월 12일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열리는 신문엑스포에서 진행된다. 신문의날은 4월7일로 한국 최초의 민간신문인 ‘독립신문’의 창간일을 기념해 1957년 제정됐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아리랑TV가 7월 유엔 내부방송에 24시간 뉴스시사 채널을 새롭게 출범시킵니다. 앞으로 유엔의 오피니언 리더를 상대로 한 ‘미디어 외교전’의 첨병이 될 겁니다.” 방석호 아리랑TV 사장(58·사진)은 3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지난해 11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가진 인터뷰에서 아리랑TV의 역할 확대를 위한 방안을 밝혔다. 그 첫 번째가 유엔 방송 진출. “‘유엔 방송’은 유엔 본부에서 방영되는 내부용이지만 세계 외교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웬만한 대중매체 못지않습니다. 여기서 위안부나 남북 문제 등과 관련해 한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뉴스와 시사프로로 TV 외교관 역할을 하겠습니다.” 유엔 내부방송에서 아시아 채널은 지난해 5월 입성한 일본의 NHK월드가 유일하다. 방 사장은 다음 달 6일 개편하는 아리랑TV에 ‘비즈니스 데일리’ ‘뉴스텔러스’ 등 뉴스 시사프로를 신설해 향후 유엔 방송에도 활용할 예정이다. 방 사장은 또 개국 19년째를 맞는 아리랑TV를 글로벌채널(PP)로 발돋움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는 “기존처럼 위성을 이용하는 것 외에도 한국의 정보기술(IT)을 바탕으로 인터넷, 모바일 등을 통해 한국 콘텐츠를 확산시키겠다”며 “올 초부터 아마존의 ‘파이어TV’나 애플의 ‘애플TV’와 협력하고 있고 인터넷 스트리밍 업체인 ‘넷플릭스’와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아리랑TV의 새 프로그램인 ‘브링 잇 온’과 ‘더 인터뷰’에는 각각 하버드대 출신 아나운서 신아영 씨와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 출신으로 영어에 능통한 강예나 전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를 진행자로 영입해 새 면모를 보여줄 예정이다. 방 사장은 “4월 임시국회에서 ‘아리랑국제방송원법’이 통과돼 아리랑TV가 재원과 조직 면에서 안정을 찾으면 한국을 알리는 유일한 영어 채널로서의 역할을 더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지상파 방송의 프로그램에 붙는 광고가 더 늘어나는 것에 대해 국민의 3분의 2 이상이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언론진흥재단에 따르면 재단 산하 연구센터가 17∼19일 국민 1039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벌인 결과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 시간의 10% 이내로 한정된 광고 시간을 18% 이내로 늘리는 것에 대해 66.8%가 반대했다. 이는 현재 방송통신위원회가 논란 속에 도입하려고 하는 광고총량제(방송법시행령 개정안)의 핵심 쟁점이다. 또 ‘특정 시간대 광고가 늘어나면 방송 프로그램을 보는 데 불편할 것’이라는 응답도 78.1%로 광고 시간 증가에 매우 부정적이었다. 지상파 방송들이 광고총량제 도입을 주장하는 주요 이유인 ‘방송 콘텐츠 품질 향상’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답이 더 많았다. 광고총량제 도입 효과와 관련해 ‘방송 프로그램의 품질이 높아질 것이다’는 응답(47.0%)보다 ‘그렇지 않다’(53.0%)는 응답이 더 많았다. ‘광고총량제가 도입되면 지상파TV에만 광고가 집중돼 종이 신문이나 인터넷 신문 등 다른 언론 매체는 운영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라는 문항에 ‘그렇다’고 답한 응답자도 55.9%였다. 규제 개선이라는 측면에선 광고총량제에 찬성하는 응답이 53.4%로, 반대 응답 46.6%에 비해 높았다. 이에 대해 한국언론진흥재단 관계자는 “광고총량제 내용을 모르는 국민이 80%가 넘는 상황에서 규제를 완화한다는 일반적 의미의 찬성 의견이 약간 높았다”며 “하지만 실제 방송 시청자 입장에선 광고 시간 증가가 불편하다며 반대하는 의견이 크게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한국의 상징적 국제 콩쿠르인 서울국제음악콩쿠르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진행되는 것을 보니 한국 클래식 음악계의 수준을 보여주는 것 같아 뿌듯합니다.” ‘LG와 함께하는 제11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심사위원장인 강효 미국 줄리아드음악원 및 예일대 교수(70·사진)는 23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콩쿠르의 수준과 진행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바이올린 부문으로 진행되는 이번 콩쿠르는 지난 주말 1차 예선이 끝나 41명 중 24명이 2차 예선에 진출했다. 그는 “깜짝 놀랄 정도의 수준 높은 연주자가 많이 왔다. 예선 주제곡 중 하나인 파가니니의 카프리스처럼 난해한 기교가 필요한 연주도 훌륭하게 소화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어 흐뭇했다”고 말했다. ―어떤 면에 주안점을 두고 심사하고 있나. “공정성을 가장 우선으로 하고 세계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연주자를 선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현재의 연주 수준과 미래의 잠재성 등 두 측면을 모두 고려하고 있다.” ―연주자의 덕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연주자도 아는 만큼 보이고 들리고 이해하는 것 같다. 나도 젊었을 때는 노력과 연주 경험을 강조했지만 지금은 다양한 인생 경험과 사고를 기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거기서 음악적 상상력이 나온다. 참가자들이 성적과 관계없이 이 콩쿠르 과정에서 많은 배움을 얻어가기를 바란다.” ―어떤 배움을 얻어갔으면 하나. “음악에 ‘샛길’은 없다. 결국 음악을 대하는 태도가 관건이다. 음악을 연인처럼 사랑하고 즐기지 않으면 발전하기 힘들다.” ―한국의 젊은 연주자 중 돋보이는 사람이 있나. “자신의 확고한 캐릭터가 있는 연주를 하는 젊은이들이 있다. 그들의 성장을 주목해 보고 있다.” ―실내악단인 세종솔로이스츠를 만들어 올해로 21년째를 맞았다. 지금까지 활동을 자평한다면…. “20년간 세계 100개 도시에서 500여 회의 연주를 했다. 세종대왕의 이름을 세계에 알리게 된 것과 세종솔로이스츠를 거쳐 간 단원들이 줄리아드, 드레스덴,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또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케스트라, 몬트리올 심포니 등 북미 10개 오케스트라의 악장을 배출한 점도 자랑스럽다.” 이번 서울국제음악콩쿠르의 심사위원은 이고르 오짐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교수, 조엘 스미르노프 클리블랜드 음악원장, 이경선 서울대 교수, 정준수 경희대 교수 등이 맡았다. 이번 주 2차 예선과 준결선, 결선을 거쳐 29일 우승자를 가린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한국언론진흥재단이 23일 격주간지 ‘미디어 이슈’를 통해 발표한 ‘언론산업 현실과 광고정책 논란 진단’은 광고총량제에 대한 국민 여론을 처음으로 조사한 결과물이다. 언론진흥재단은 이번 조사에서 전국 각지의 1039명을 상대로 언론 경영, 광고, 방송 광고총량제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년 넘게 광고총량제 도입을 위한 방송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면서 한 번도 여론조사 결과를 내놓은 적이 없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용역을 의뢰해 광고주 의견 조사 결과만 올 1월 발표했을 뿐이다. 언론진흥재단 연구센터는 이번 여론조사의 목적에 대해 “(그동안 논의 과정에서) 국민이 광고총량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는 거의 언급이 없었다”며 “미디어 관련 정책에는 국민이 배제돼선 안 되고, 정책 결정 과정에 국민을 고려해야 하는 당위성 때문에 조사한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학계 역시 방송이나 광고 정책을 세울 때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이 수용자(시청자) 주권 혹은 복지인데 방통위가 이런 조사 없이 정책을 추진해 온 것은 중대한 결함이라고 지적해 왔다.○ 광고총량제 핵심 내용 반대가 찬성의 2배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광고총량제의 핵심 내용에 대해 국민 상당수가 반대 의사를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 즉, 광고총량제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내용인 ‘광고 시간을 현행 프로그램 시간의 10%(60분 프로그램 기준 6분)에서 18%(9분)로 늘리는 것’에 대해 66.8%가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찬성은 33.2%였다. 특히 ‘광고총량제 도입의 결과로 광고 시청 시간이 늘어나 방송 프로그램을 보는 데 불편할 것’이라는 응답은 78.1%에 달했다. 광고총량제 도입이 시청자 복지를 훼손할 수 있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이다. 또 그동안 방통위와 지상파 방송사들이 광고총량제 도입을 위해 주장해온 근거들을 뒤집는 응답들이 적지 않다. 그동안 방통위와 지상파 방송사들은 방송 콘텐츠의 질적 향상을 위해 광고총량제 도입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더욱이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는 1월 중순 메인뉴스를 통해 ‘한류를 이끈 지상파 방송을 위해 좋은 제작 여건이 형성되지 않으면 한류는 물론이고 방송산업이 무너진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광고 규제 개선 등 광고총량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1주일 가까이 내보냈다. 하지만 설문 결과 광고총량제 도입 효과에 대한 의견 중 ‘방송 프로그램의 질이 높아질 것이다’라는 항목에 53.0%가 ‘그렇지 않다’고 답해 회의적 의견이 많았다. 언론매체별 경영 상황에 대해서도 지상파 TV의 경우 75.7%가 좋다고 답해 경영이 악화되고 있다는 지상파 TV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비해 신문의 경영 상태가 좋다는 응답은 36%에 그쳤다. ○ “언론매체 균형 발전 필요 92.8%” 반면 그동안 신문협회, 잡지협회 등이 주장해온 언론매체 균형 발전에 대해서는 국민 대다수가 공감 의사를 나타냈다. 신문협회 등은 그동안 광고총량제가 도입될 경우 지상파 TV로 광고가 쏠리면서 신문 잡지 유료방송 등의 광고를 급속하게 빨아들이는 현상이 발생해 언론매체의 생태계가 무너질 것이라며 반대해 왔다. ‘방송 광고총량제가 도입되면 지상파 TV에만 광고가 집중돼 다른 언론매체는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라는 항목에 55.9%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뿐만 아니라 국민의 92.8%는 ‘언론매체가 사회적 기능을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신문 방송 뉴스통신 인터넷신문 등 다양한 언론매체들이 균형 있게 발전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에서 국민들은 방송 광고총량제의 핵심 내용을 반대하면서도 도입에는 찬성한다는 응답(53.4%)이 반대한다는 응답(46.6%)보다 다소 높았다. 응답자들의 찬성 응답이 높았던 것은 설문 당시 광고총량제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길게 나열된 제도의 의미와 논란을 제대로 이해했다기보다 규제 완화라는 의미에서의 찬성이 많았다는 것이 언론진흥재단 측의 설명이다. 실제 찬반 설문에 곧이어 광고총량제의 핵심 내용(광고가 10%에서 18%로 증가)에 대한 의견을 묻자 반대한다는 의견이 66.8%로 나타났다. 언론진흥재단은 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들은 (일반적인) 광고의 경제적 효용과 필요성에는 동감하지만 광고가 프로그램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데 회의적이고, 광고가 많이 늘어나는 것엔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다”며 “제도적 차원에서 광고시장의 확장이 필요하다면 매체 균형 발전을 위한 공동의 혜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민기 숭실대 언론홍보학과 교수는 “방통위가 국민의 여론을 다시 확인해 보고 광고총량제 도입을 신중하게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1955년 당시 북한의 부수상이자 외무상인 박헌영(1900∼1956?)이 간첩 혐의로 기소된다. 그가 간첩이라는 주요 증거 중 하나는 미국 군정청장인 존 하지 중장의 지령을 받아 현앨리스(1903∼1956?) 등을 체코를 통해 입북시킨 뒤 중앙통신사 또는 외무성에 배치해 간첩 활동을 하게끔 했다는 것. 현앨리스는 3·1운동 당시 한국의 독립운동을 전 세계에 알린 현순 목사의 맏딸이다. 1919년 당시 이화학당(이화여대)을 다니다 아버지를 따라 상하이에 온 그는 박헌영과 오누이와 같은 인연을 맺었다. 박헌영 간첩사건이 발생하기 10년 전인 1945년 서울. 현앨리스는 미군정 정보참모부 예하 정보기관으로 편지 검열을 통해 남한 내 정보를 수집한 민간통신검열단(CCIG-K)의 서울지구 부책임자였다. 주한미군 방첩대(CIC)는 현앨리스에 대해 “‘북에서 온 그녀의 친구들’을 대거 고용해 CCIG-K의 임무를 거의 파괴하는 데 성공했다”라고 평가하며 미국으로 추방했다. 뒷날 CIC가 조선공산당 당사를 급습해 확보한 문서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현앨리스는 미군 내 미국인 공산주의자들을 이끌고 박헌영 등과 수시로 접촉했고, 검열 정보를 수시로 빼내 외부에 제공하는 등 이른바 ‘스파이’ 노릇을 했다. 북한에선 ‘미국의 간첩’으로, 미군정 아래의 남한에선 ‘북한의 스파이’로 몰린 현앨리스. 이 책은 남북에서 극과 극의 평가를 받은 한 여성의 파란만장한 삶을 퍼즐 맞추듯 풀어간다. 그 첫 단추는 1921년 중국 상하이에서 찍은 단체사진 한 장이다. 이 사진은 그동안 박헌영이 1929년 모스크바 국제레닌학교 재학 시절 아시아 각국의 혁명가들과 찍은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저자는 세밀한 고증을 통해 박헌영과 그의 부인 주세죽, 앳된 외모의 현앨리스와 남동생 현피터 등 당시 상하이에 있던 젊은 한국인 혁명가들의 기념사진임을 밝혀냈다. 이 사진은 3·1운동 당시 민족의 독립을 열망하던 열혈 청년들에서 사회주의자로 변신해 가던 이들의 한때를 담았다. 그러나 여기에 모인 박헌영과 현앨리스 등이 30여 년 뒤 북한에서 간첩 혐의로 혁명동지의 손에 의해 처형되는 비극을 맞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 1946년 미국으로 추방된 현앨리스는 로스앤젤레스에서 활동하다 공산주의자 색출 바람에 쫓겼고, 1949년 박헌영의 도움으로 북한에 입국한다. 북한에서 그는 현앨리스 대신 현미옥이란 한국 이름을 썼다. 수십 년간 꿈꾸던 ‘진정한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세상에 왔다고 여겼다. 하지만 현실은 그의 바람을 철저히 배신했다. 이화여대 사학과 교수로 근현대의 인물과 정치사를 연구해온 저자는 현앨리스에 대해 “식민지 조선에 태어나 독립을 꿈꾸고 사회주의에 물들었던 이상주의자들을 대변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 이상주의자의 삶은 의지와 열정으로 일생을 헌신했으나 냉전시대 남과 북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하고 역사의 수레바퀴 아래서 으깨졌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