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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제20차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예년보다’ 화기애애했다고 한다. 한미 고위당국자 간 국방·외교 정책협의체인 KIDD는 매년 하반기에 개최되는 한미안보협의회의(SCM)의 향방을 가늠하는 사실상의 전초전이다. 제53차 SCM은 12월 2일 서울에서 열린다. 무엇보다 이번 KIDD 회의에서 양국은 국방 분야의 ‘워킹그룹’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미국의 요청을 한국이 받아들인 것으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국의 신남방 정책의 접점을 찾겠다는 취지다. 인도태평양 전략과 관련한 첫 워킹그룹인 만큼 정부 내부에선 미국의 대중(對中) 압박 전선에 한국이 동참하는 시그널을 주변국에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고 한다. 임기 내내 미중 사이 줄타기 외교를 해왔고, 임기 말 남북관계 개선에 집중하는 정부 입장에선 중국과 북한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앞서 6월 북한이 비난해온, 대북제재 면제 여부를 논의하는 한미 워킹그룹을 2년 7개월 만에 폐지했다. 북한은 국방 워킹그룹에 대해서도 24일 선전매체를 내세워 “대북 압박용이자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군사력 확장을 위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 때문에 현 정부 일각에선 화기애애한 분위기와 별개로 득실을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 정부 소식통은 “정부 입장에서는 워킹그룹을 지금 만들어야 할 이유는 크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동맹의 책임을 다해 달라는) 미국의 요청이 거세 거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고 거부할 명분도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그간 미국 주도의 4자 협의체인 ‘쿼드(Quad)’ 동참에 미온적이던 한국이 조 바이든 행정부의 동맹 전선 복원에 동참한다는 자체가 갖는 의미는 작지 않다. 워킹그룹 창설을 한미동맹의 신뢰를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향후 워킹그룹의 활동 방향을 섣불리 예단할 수 없지만 임기 말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에서 미중 간 군사적 긴장 등 외부적 요인이 어느 때보다 큰 변수로 다가온 것만큼은 분명하다. 1월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뒤 미국은 쿼드와 3각 군사동맹인 ‘오커스(AUKUS)’ 등을 출범시키며 대중 군사포위망을 겹겹이 쌓고 있다. 8월 아프가니스탄 철군 이후 미국은 대중 전선 구축에 에너지를 쏟아붓고 있고, 이는 임기 내(내년 5월)를 목표로 추진하다 무산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문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번 KIDD 회의에서 우리 정부는 내년 상반기 한미연합훈련에서 전작권 전환 조건 중 하나인 미래연합사령부의 2단계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이 실시돼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지만 미국은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한국이 FOC 검증을 할 준비가 안 됐다며 거듭된 요구가 현 상황과 맞지 않다는 반응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7월 취임한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이 강골 원칙주의자였던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보다 한국군 상황을 보다 이해하는 분위기라곤 하지만 펜타곤(미 국방부)의 입장은 에이브럼스 사령관 때와 비교해 한 치도 달라지지 않은 것이다. 현 정부가 전작권 전환에 공을 들여온 만큼 21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선 전작권 전환 시한을 명시해야 한다는 여당 의원들의 요구가 빗발쳤다. 이에 서욱 국방부 장관은 “SCM에서 국민의 여망 등을 포함해 강하게 협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국방부는 국방위 보고 자료에 제53차 SCM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도출하겠다”고 적시했다. 하지만 1년 전 서 장관이 취임한 지 한 달도 안 돼 열린 제52차 SCM은 말 그대로 ‘참사’였다. 회담의 핵심 책임자인 국방정책실장이 공석이었고 SCM 추진단도 ‘급조’된 데다 내용적으로도 FOC 검증 문제를 포함해 공동성명 곳곳에서 전작권 전환을 둘러싼 한미 간 이견이 드러났다. 미국에선 “훈련 여건 보장 등 한국이 동맹의 기본적인 의무조차 다하지 않으면서 전작권 전환만 정치적으로 밀어붙이려 한다”는 불만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지난해 참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번 SCM을 ‘전작권 조급증’에 매몰되지 않고 한미동맹 전반의 안정성을 회복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게다가 북한은 ‘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하면서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신형 미사일 도발을 지속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한미동맹 복원 여부를 최종 판가름할 12월 2일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23일 오전 10시 반 전투기 비행을 체험하는 ‘국민조종사’ 4인이 탑승한 FA-50 경공격기 2대와 T-50 고등훈련기 2대가 일제히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이륙했다. 이들 항공기 편대는 서해대교부터 동쪽으로 태백산맥, 삼척 해안을 거쳐 1시간가량 한반도 상공을 횡단했다. 특히 1대당 베테랑 조종사 1명을 배치해 공군 조종사가 받는 공중전투, 전술임무 기동훈련도 진행했다. 공군은 2007년부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21’(ADEX) 행사와 연계해 대한민국 영공을 수호하는 공군의 임무를 소개하고 국산 항공기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국민조종사를 선발해왔다. 올해 제8기 국민조종사 선발에는 역대 최다인 2143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이날 비행한 4인은 535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서류심사와 화상면접, 비행환경 적응훈련 등을 거쳐 선발된 인원이다. 최고령인 강해구 씨(62)는 과거 본인이 2년 6개월간 설계개발 엔지니어로 참여했던 T-50에 탑승하는 감격을 누렸다. 그는 탑승 전 “항공기 설계에 평생을 바쳤지만 실제 운행은 상상만 해왔다”면서 기대감을 드러냈다. 애초 강 씨는 가족들에게 “괜한 일 한다”는 타박을 받을까 지원 사실을 숨겼다고 한다. 그는 “합격 사실을 알리자 가족들이 무척 기뻐했다”면서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퇴물’ 취급을 받은 적 있는데 (나이가)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도전하는 모습이 60대에 동기를 불러일으켰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유명 유튜버인 공부의신 강성태 대표(38)도 항공공학 전공자로 대학 시절 T-50 개발 소식을 듣고 감격한 기억을 떠올리며 국민조종사에 지원했다. 공군 정비병 출신인 손효영 씨(41)는 6월 18년간 다닌 회사를 퇴직하고 아이들에게 도전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간호사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격리치료 병동에서 1년째 파견 근무 중인 김보준 씨(31)는 비행환경 적응훈련을 회상하며 “기절 직전까지 몰렸지만 다행히 버텼다. 저압실을 체험하며 조종사들이 위험한 환경에서 헌신하고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실제 여러 참가자가 적응훈련에서 ‘블랙아웃’에 빠지기도 했다. 매일 방호복을 입고 땀에 절어 퇴근하는 일상을 반복하다 공고를 보게 된 김 씨는 “의료진과 국민들에게 코로나19를 함께 극복할 수 있다는 용기와 희망을 주고 싶다”고 했다. 이 4인은 비행을 마치고 ADEX 행사장에서 박인호 공군참모총장에게 국민조종사로 임명됐음을 신고했다. 박 총장은 공군조종사의 상징인 ‘빨간 마후라’를 직접 매주며 “각자의 위치에서 국민께 꿈과 희망을 선물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이민준 인턴기자 고려대 한국사학과 4학년}

서욱 국방부 장관과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1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북한의 거듭된 미사일 시험발사가 도발이 아니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는 지난달 15일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도발’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미국도 북한의 이번 SLBM 발사를 “도발(provocation)”로 규정한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임기 말 남북관계를 의식해 지나친 대북 저자세로 일관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 외교안보 부처 수장들 “도발 아니다”서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SLBM,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가 안보를 위협하는 도발’이라는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 지적에 “저희가 용어를 구분해서 사용하는데, 북한의 위협이라고 보인다”면서 “도발이라고 하는 건 영공, 영토, 영해와 국민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이라고 답했다. 정 장관도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감에서 ‘북한의 SLBM 발사가 전략적 도발이냐’는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 질의에 즉답을 피하면서 “전략적 도발에 대한 기준은 ‘한반도의 전반적인 안보 상황에 매우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여부’”라고만 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도 이날 국감에서 “북한이 왜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발사하지 않는가. 결정적 파국을 원하지 않는 걸로 볼 수 있다”며 “다른 한 측면에서는 대화를 탐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번 SLBM을 비롯해 최근 북한이 잇달아 발사한 대남 타격용 미사일은 도발이 아니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는 지난달 15일 청와대가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동해로 발사하자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정세 안정이 긴요한 시기 이뤄진 북한의 연속된 미사일 도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힌 것과 배치된다. 특히 문 대통령은 당시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이뤄진 뒤 국산 SLBM 시험발사를 참관하고 “북한 도발에 대한 확실한 억지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19일(현지 시간) 북한에 “추가 도발을 자제하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문 대통령의 “도발” 언급에 “남북관계 파괴”를 언급하며 위협한 뒤 우리 정부가 “도발” 표현을 못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은 서 장관에게 “(김여정 논평 이후) 도발이라는 말이 다 없어졌다”고 했다. ○ 野 “北, 우리 SLBM·원자력잠수함 기술 해킹”서 장관은 이날 북한이 19일 발사한 SLBM에 대해 “발사 플랫폼(잠수함)과 결합돼야 하므로 초보 단계에서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저희는 완전체로서 SLBM 전력화를 앞두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박종승 국방과학연구소(ADD) 소장은 국산 SLBM이 북한보다 5년 이상 앞서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북한이 우리보다 SLBM 기술력에서 5년이나 뒤져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거의 공유하는 수준”이라며 “돈이 없어서 투자를 못 하는 거지 우리가 가진 기술을 해킹해서 다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3000t급 도산안창호함 설계도와 무기체계, 전투기술을 모두 해킹해서 탈취해갔다”며 “올해도 대우조선해양이 해킹을 당해 원자력잠수함 정보도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이에 강은호 방위사업청장은 “치명적인 해킹의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이민준 인턴기자 고려대 한국사학과 4학년}

서욱 국방부 장관과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1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북한의 거듭된 미사일 시험 발사가 도발이 아니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는 지난달 15일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도발’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미국도 도발(provocation)로 보고 있는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우리 정부가 임기 말 남북관계를 의식해 지나친 저자세로 일관하고 있다는 비판이 확산하고 있다.● ‘도발 아닌 위협’이라는 서 장관, 즉답 피한 정 장관서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SLBM,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가 안보를 위협하는 도발’이라는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 지적에 “저희가 용어를 구분해서 사용하는데, 북한의 위협이라고 보인다”면서 “도발이라고 하는 건 영공, 영토, 영해와 국민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이라고 답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도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감에서 ‘북한의 SLBM 발사가 전략적 도발이냐’는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 질의에 즉답을 피하면서 “전략적 도발에 대한 기준은 ‘한반도의 전반적인 안보 상황에 매우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 여부’”라고만 했다. 이는 지난달 15일 청와대가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동해로 쏴 올리자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정세안정이 긴요한 시기 이뤄진 북한의 연속된 미사일 도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 한다”고 밝힌 것과 배치된다. 앞서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북한이 추가 도발(provocation)을 자제하고 지속적, 실질적 대화에 참여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게다가 문 대통령은 당시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이뤄진 뒤 국산 SLBM 시험발사를 참관하고 “북한 도발에 대한 확실한 억지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일 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논평을 내고 문 대통령이 ‘도발’을 언급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은 이날 서 장관에게 “(김여정 논평 이후) 도발이라는 말이 다 없어졌다”고 지적했다. 정 장관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에 정부가 왜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하지 않느냐’는 이태규 의원 지적에는 “유감 표명을 하고 그때그때 지적 한다”고 반박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도 이날 국감에서 “북한이 왜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발사하지 않는가. 결정적 파국을 원하지 않는 걸로 볼 수 있다”며 “다른 한 측면에서는 대화를 탐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北 SLBM 초보 단계”서 장관은 이날 북한이 19일 발사한 SLBM에 대해 “발사 플랫폼(잠수함)과 결합돼야 하므로 초보 단계에서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저희는 완전체로서 SLBM 전력화를 앞두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박종승 국방과학연구소(ADD) 소장은 국산 SLBM이 북한보다 5년 이상 앞서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북한이 우리보다 SLBM 기술력에서 5년이나 뒤져있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거의 공유하는 수준”이라며 “북한이 3000t급 도산안창호함 설계도와 무기체계, 전투기술을 모두 해킹해서 탈취해갔다. 올해도 대우조선해양이 해킹을 당해 원자력잠수함 정보도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이에 강은호 방위사업청장은 “치명적인 해킹의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신진우기자 niceshin@donga.com이민준 인턴기자 고려대 한국사학과 4학년}

공군사관학교가 1학년 생도와 상급(2~4학년) 생도의 이성교제를 이달부터 전면 허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육해공 사관학교의 생도 간 교제 금지규정이 모두 사라지게 됐다. 21일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이 공군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군은 지난달 30일부로 생도 간 교제 금지 규정을 전면 폐지했다. 앞서 공군은 지난해 11월 1학년 생도의 조기 적응과 위계에 의한 이성 교제 가능성 등을 고려해 1학년 생도 간 이성교제를 허용한 바 있다. 이번에 규정이 폐지되면서 이달부터 1학년 생도도 2~4학년 생도와 자유롭게 교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난해부터 공사에서 이성교제 금지 규정과 관련한 적발 및 징계는 한 차례도 없었다. 해군사관학교는 8월 1학년 생도들의 이성교제를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해사가 이성교제를 했다고 자진 신고한 생도 40여 명을 중징계해 6월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행복추구권과 사생활 비밀의 자유 등을 중대하게 침해했다”는 규정 개정 권고를 받자 이를 수용한 것이다. 이에 앞서 육군사관학교도 2월 학년에 구애받지 않고 생도 간 이성 교제를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공군은 “최근 사회적 인식 변화와 개인 인권 보장을 고려해 사관학교 병영문화 재구축 추진위원회를 통해 생도 간 연애를 전면 허용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에 이어 ‘해상판 이스칸데르’의 시험발사에도 성공하면서 대남 핵기습 타격 위협이 급속히 고도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저고도 풀업(pull-up·급상승) 기동으로 탐지 및 요격을 회피할 수 있는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의 장점에 ‘수중 발사’라는 은닉성까지 갖춘 신종 무기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를 “도발”로 규정하고 규탄하면서도 “북한과 직접 접촉을 했다”고 밝혀 배경이 주목된다. 정부 관계자는 “북-미 간 물밑에서 대화가 오가고 있다는 취지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상판 이스칸데르’ 첫 시험발사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0일 “측면 기동 및 활공 도약 기동을 비롯한 많이 진화된 조종유도기술이 도입된 새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라고 보도했다. ‘측면 기동 및 활공 도약’은 발사 직후 수평비행을 하다가 낙하 단계에서 급상승하는 KN-23의 전형적인 비행 패턴이다. 이를 SLBM에 적용해 탐지 요격이 한층 힘든 신형 기종을 처음 시험발사한 것이다. 북한이 이날 공개한 발사 사진의 신형 SLBM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근 참관한 국방발전전람회(자위-2021)에서 처음 공개된 ‘소형 SLBM’과 하단의 날개 부분을 제외하고 외형이 거의 똑같다. 북극성-1·3형보다 덩치가 작고, 탄두 모양도 북극성 계열의 SLBM처럼 뭉툭하지 않고, KN-23처럼 뾰족한 형태로 파악됐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탄두부를 뾰족하게 만들면 연료와 탄두 적재 공간이 줄어들지만 풀업기동 같은 요격 회피 능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통상 미국 중국 러시아 등이 보유한 SLBM은 적국이 핵 선제공격을 할 경우 ‘제2격(Second strike·핵보복)’에 사용된다. 북한이 2016년 8월과 2019년 10월에 각각 발사한 북극성-1형과 3형도 고각(高角) 발사를 통해 최대 1300∼2000km의 사거리를 과시했다. 하지만 이번에 쏜 신형 SLBM은 약 60km의 정점고도로 590여 km를 날아가는 데 그쳤다. 군 소식통은 “유사시 한미 요격망을 뚫고 오로지 한국에 전술핵을 투하하기 위한 ‘하이브리드 SLBM’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통상적인 SLBM처럼 핵선제공격에 대응한 ‘제2격’이 아닌 선제 핵타격용 무기로 개발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번 발사가 ‘8·24 영웅함’에서 5년 만에 이뤄졌다고 밝힌 것도 주목된다. 2016년 8월 24일 김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신포 앞바다에서 ‘북극성-1형’을 시험발사한 신포급(고래급·2000t) 잠수함에서 또다시 신형 SLBM 발사가 성공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이날 공개한 사진 속 발사관으로 개조한 잠수함의 함교에는 ‘824’라는 숫자가 선명하게 도색된 것으로 나타났다. 군 관계자는 “2016년 북극성-1형은 신포급 잠수함이 항 인근 앞바다에서 정지된 채 쐈지만 이번 신형 SLBM은 더 먼 해상으로 나가 실기동 중에 발사한 점에서 첫 실전적 발사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북-미 뭍밑 대화 오가고 있는 듯” 북한의 SLBM 발사에도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은 19일(현지 시간) 열린 한미 친선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 연례 만찬 연설에서 “미국이 북한에 직접 접촉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에 적대적 의도를 갖고 있지 않다”면서 “전제조건 없이 만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미국이 한국 스웨덴 같은 제3국을 통하지 않고 뉴욕의 북한 대표부를 대화 통로로 이용하는 ‘뉴욕 채널’로 북한에 직접 구체적인 제안을 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미국의 접촉에 호응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외교 소식통은 “모든 관심사안에 대해 북한과 협의할 수 있다는 것으로 대북제재 해제나 만남의 시기와 장소 등 세부 내용이 포함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백악관은 북한 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자 역내 위협임을 규탄했다. 미국 국무부도 이날 성 김 대북특별대표가 SLBM 발사를 “도발(provocation)”로 규정했다고 밝혔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이민준 인턴기자 고려대 한국사학과 4학년}

군 당국이 복무 중 외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은 뒤 강제 전역한 고 변희수 전 하사의 전역 처분이 부당하다고 본 1심 판결에 항소하기로 했다. 20일 국방부 관계자는 “1심 법원 판결을 존중하며 상급 법원의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어 법무부에 항소 지휘요청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행정부처가 제기하는 모든 소송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소송에 관한 법률’ 제6조 1항에 따라 법무부 지휘를 받는다. 육군이 법무부에 항소 지휘를 요청하게 되면 법무부가 항소 제기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된다. 승인 시 항소 절차가 본격 개시되는 것이다. 앞서 서욱 국방부 장관도 19일 국제 법제사법위원회의 군사법원 국정감사에서 관련 질의에 대해 “전반적으로 1심 법원 판결을 존중한다”면서도 “상급법원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는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전역 처분) 당시 육군은 법적으로 남군이었다고 판정했고 1심은 (변 전 하사가) 이미 여성이 돼있었다는 생각의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 기회가 되면 상급심이나 이런 것들을 통해서 의견을 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했다. 군의 이 같은 조처는 전역 처분 당시와 관련 규정이 동일한 상황에서 항소를 포기하고 1심 판결을 수용할 경우 일선 부대에서 이에 따른 여파가 적지 않은 데다 관련 정책연구를 진행하는 데도 혼란이 벌어질 거란 우려 등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군 당국이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위협에 대비해 중부 이남지역에 이를 탐지할 수 있는 ‘그린파인레이더’ 2대를 2023년까지 실전배치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이 19일 대남(對南) 겨냥용인 신형 단거리 SLBM 시험발사에 성공한 가운데 잠수함을 이용한 남한 측·후방 기습공격 가능성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20일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에 따르면 군은 그린파인레이더 2대 추가배치 사업설명서에 ‘중부 이남지역에 대한 탄도탄 조기경보 능력 확대와 SLBM 탐지능력을 보강하기 위한 사업’이라고 사업목적을 명시했다. 2017년부터 2281억 원을 들여 추가배치 사업에 착수한 군은 지난해 12월 레이더 제작에 들어갔다. 군은 19일 북한이 함경남도 신포 앞바다에서 발사한 소형 SLBM을 충청권에 배치된 그린파인레이더 2대와 이지스함 레이더로 모두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군은 신포조선소에서 건조가 마무리된 신형 로미오급 개량형(3000t급) 잠수함의 진수가 임박한 것으로 보고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해왔다. 그간 충청권에 배치돼있는 그린파인레이더 2대는 동·서해상 감시에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때문에 2023년까지 그린파인레이더 2대를 남동, 남서쪽에 배치한 뒤 북한이 잠수함을 통해 동해나 남해로 은밀하게 침투해 SLBM을 발사할 가능성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탐지거리도 기존 그린파인레이더보다 60% 이상 향상됐다. 아울러 군은 616억 원을 들여 그린파인레이더나 이지스함 레이더 등 탄도미사일 탐지 자산의 정보를 종합하고 공격 대응을 하는 컨트롤타워인 ‘탄도탄작전통제소’도 내년까지 시스템 업그레이드 등 성능개량에 나선다. 탐지자산과 요격자산의 연동 능력을 향상시키겠다는 것이다. 강 의원은 “북한의 SLBM 전력은 이제 상수가 됐다. 5년 동안 북한의 전략 무기들은 더욱 고도화되고 이젠 핵탄두 소형화까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하고 우방국들과의 긴밀한 공조로 기존 저자세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북한이 19일 함경남도 신포 인근 해상에서 쏜 탄도미사일은 대남 핵타격용 신형 단거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신포는 북한의 신형 잠수함과 SLBM 개발 거점이다. 통상 북한의 SLBM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함께 미국을 겨냥한 전략무기로 평가돼 왔다. 과거 북극성 계열의 SLBM은 모두 고각(高角)으로 발사된 뒤 500km 안팎 해상에 낙하했다. 실제 사거리는 최대 2000km 이상으로 대부분의 주일미군 기지가 사정권에 들어갈 것으로 추정됐다. 아울러 북한이 향후 SLBM의 사거리를 더 확장해서 괌이나 하와이, 더 나아가 미 본토를 겨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지난해와 올해 열병식에서 각각 공개된 신형 SLBM ‘북극성-4·5형’이 그 증거로 지목되기도 했다. 하지만 2019년 10월 북극성-3형 도발 2년 만에 한국 전역을 핵으로 때릴 수 있는 신형 SLBM 추정 기종이 깜짝 등장한 것. 군 관계자는 “수중에서 발사돼 사전 포착과 요격이 힘든 SLBM을 대남 핵기습용으로 개발했을 개연성이 크다”고 말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와 ‘초대형 방사포’(KN-23), 극초음속미사일,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에 이어 유사시 전술핵을 실어 한국을 집중 공격할 수 있는 가공할 수단이 추가됐다는 얘기다. 실제로 북한이 발사한 SLBM 추정 미사일의 비행패턴(정점고도 60km, 비행거리 590km)은 기존의 SLBM과 확연히 다르고, KN-23과 매우 유사하다. KN-23을 ‘단거리 SLBM’으로 개량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 미사일이 KN-23처럼 저고도에서 요격 회피를 위한 풀업(pull-up·급상승) 기동을 했는지에 대해서 군은 “정밀 분석 중”이라고 했다. 만약 풀업 기동이 확인될 경우 지상 발사형 KN-23을 ‘해상 발사형’으로 개량한 뒤 잠수함에 실어 핵기습 타격력을 극대화한 또 다른 신종 무기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일각에선 짧은 사거리 등을 볼 때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국방발전전람회에서 공개된 ‘소형 SLBM’을 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당시 행사장의 SLBM 전시 부스에는 2016년 8월 신포급(고래급) 잠수함에서 시험발사한 북극성-1형과 올 1월 열병식에서 공개된 북극성-5형과 함께 ‘미니 북극성’으로 추정되는 덩치가 가장 작은 SLBM이 처음 포착됐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 잠수함이 2016년 북극성-1형 발사 때처럼 선착장 인근에 정지된 상태가 아니라 먼 해상으로 나가 수면 아래에서 실기동 중에 미사일을 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SLBM을 잠수함에 실어 최초로 실전적 발사를 시도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군은 신형 잠수함(3000t급)보다는 기존 신포급잠수함(2000t)을 활용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안팎에선 최근 처음 시험발사한 극초음속미사일처럼 사전 포착과 요격이 힘든 단거리 SLBM 추정 미사일을 쏜 것은 한국을 겨냥한 핵기습 타격력의 극대화를 중단 없이 추진한다는 경고라는 분석이 많다. 군 당국자는 “극초음속미사일과 다종다양한 SLBM에 전술핵을 장착해 실전배치하면 한미 요격망이 쉽게 무력화될 것이라고 북한은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우리 군이 문재인 대통령이 참관한 가운데 처음 시험발사한 SLBM을 ‘부실한 무기’라며 평가 절하한 북한이 더 진화되고 고도의 핵타격 능력을 갖춘 SLBM을 과시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북한이 19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올해 들어 여덟 번째인 이번 미사일 발사는 서울과 미국에서 각각 정보 수장, 북핵 수석대표 간 한미일 회동이 진행된 날 이뤄졌다. 한미가 종전선언과 인도적 지원 논의를 통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시점에 북한이 보란 듯이 2년 만에 SLBM 도발에 나선 것이다. 이날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SLBM 한 발이 오전 10시 17분 함경남도 신포 동쪽 해상에서 발사돼 590km를 날아가 동해상에 낙하했다. 합참은 북한이 발사한 적이 없는 새로운 소형 SLBM을 잠수함에서 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중에서 기동 중인 잠수함에서 SLBM이 발사된 건 처음이다. 군 관계자는 “신포조선소에서 건조가 마무리된 신형 잠수함(3000t급)은 진수되지 않은 상태여서 기존 잠수함에서 발사된 걸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개최하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진전시키기 위해 최근 우리와 미중일러 등 주요국 간 활발한 협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발생해 깊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실은 19일(현지 시간) “미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한다. 이번 발사는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위반한 것이며, 지역에 위협으로 작용한다”고 밝혔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왜 내가 나라에서 버림받아야 하죠.” 2010년 북한의 천안함 피격사건 생존자인 신은총 예비역 하사(35)는 지난달 국가보훈처의 상이등급(傷痍等級) 재심사 결과를 통보받고 어머니인 최정애 씨(68)에게 이렇게 호소했다. 보훈처는 지난해 10월 신 하사의 상이등급 재심사 요청에 대해 2010년에 내렸던 ‘6급 2항’ 판단에 변동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 등급은 ‘노동력을 평균인의 3분의 1 이상 잃어 취업에 부분적으로 제한을 받는 사람’으로, 노동이 일부 가능하고 대중교통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신 하사는 간병인인 어머니의 도움 없이 거동이 불가능해 휠체어를 타고, 집 안에선 화장실을 갈 때도 지팡이를 짚는다. 지금껏 그가 겪어온 질환은 슬개골 골절,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등 14가지에 달한다. 특히 희귀질환인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으로 그는 뼈를 깎고 진통제를 넣는 카테터(관) 삽입 수술까지 받았다. 신 하사는 “유리조각이 온몸에 돌아다니는 것 같다”고 했다. 최 씨는 “(아들이) 주먹으로 벽을 쾅쾅 치면서 ‘허리를 잘라 달라’ ‘다리를 잘라 달라’ 소리치며 고통스러워 한다”고 토로했다. 국민의힘 윤주경 의원에 따르면 보훈처의 재심사에 앞서 국방부는 올해 2월 신 하사에게 ‘고도의 신경계통, 정신기능 장해로 평생 동안 어떤 노동에도 종사할 수 없는 사람’인 ‘3급’ 판정을 내렸다. 3급은 노동능력 상실률이 100%로 노동이 불가능한 상태다. 신 하사를 두고 국방부와 보훈처의 등급 판단이 달랐던 것이다. 2015년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로 두 다리를 잃은 하재헌 예비역 중사(27)에 대해 2019년 보훈처가 국방부의 전상(戰傷) 판정을 뒤집고 공상(公傷) 판정을 내려 큰 논란이 일었던 것과 유사한 사례가 또다시 반복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 씨는 11년 전과 동일한 보훈처의 재심사 결과 통보를 받고 황기철 보훈처장에게 “집에 찾아와 손잡아 주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결과가 이거냐”고 물었다. 황 처장은 “의사들이 내린 결과라 개입이 어렵다. 다른 방법을 찾겠다”고 답했다 한다. 신 하사는 “정확한 이유를 안내받지 못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안종민 천안함전우회 사무총장은 “전신 통증으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신 하사가 6급이라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현재 신 하사 가족에게 보훈처는 상이연금으로 6급 2항에 해당되는 월 138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최 씨는 “아들이 ‘내가 다치지 않았으면 우리 집이 망하지 않았을 거다’라고 할 때 너무 안타깝다”고 전했다. 윤 의원은 “신 하사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아는 보훈처가 노동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은 의문”이라며 “상이등급 판정 절차를 전반적으로 점검, 개선해 억울한 분들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보훈처는 “국방부와 보훈처에 신청한 질환의 종류가 달라 부처 간 판정이 다르게 나왔다. 추가 진료기록을 확인해 다시 판단할 계획”이라며 “상이등급 기준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이민준 인턴기자 고려대 한국사학과 4학년}

우리 군이 음속의 5∼7배 속도를 지닌 극초음속 미사일을 2030년대 초까지 실전 배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달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한 상황이다. 18일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에 따르면 국방과학연구소(ADD)는 2016년 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착수한 이후 실전 배치를 위한 30개 핵심 기술과제 가운데 6개 과제를 지난해 12월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다. 현재 진행 중인 11개 과제도 2024년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남은 13개 과제는 내년부터 2029년까지 진행된다. 이 초음속 미사일의 비행 속도는 마하 5∼7에 달한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탄도미사일 방식의 극초음속활공체(HGV)와 극초음속순항미사일(HCM)을 각각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비행제어 기술 개발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30∼70km 고도에서 분리된 탄두가 음속의 5배(마하 5·시속 6120km) 이상으로 저고도에서 활강하는 극초음속 미사일은 비행궤적과 낙하지점 예측이 힘들어 미사일방어 체계를 무력화할 비대칭 전략무기로 평가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16일 중국이 8월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비밀리에 시험발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은 이미 지난해 마하 10의 ‘둥펑(DF-17)’을, 러시아는 2019년 마하 20의 ‘아방가르드’ 전력화를 마쳤다. 미국은 마하 20의 ‘AGM-183A’ 미사일을 2022년 실전 배치할 예정이다. 군 당국은 지난달 28일 북한이 시험발사한 마하 3 안팎의 ‘화성-8형’은 극초음속 미사일의 초기 개발 단계로 평가하고 있다. 올해 1월 당 대회에서 북한이 ‘극초음속 활공 비행전투부 탄두 개발연구’를 언급할 때만 해도 군은 북한이 극초음속 기술과 관련된 자료 수집과 연구용 모형 제작을 위한 준비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봤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 의원은 “극초음속 미사일이 전력화될 시기에 주변국에선 또 다른 ‘게임 체인저’가 등장할 것”이라며 “전쟁 억제력을 높일 수 있는 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이민준 인턴기자 고려대 한국사학과 4학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경기 성남시장 시절 신흥동 부지 개발을 불허하면서 여기에 투자한 군인공제회에 수천억 원의 손실을 입혔다고 국민의힘이 주장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15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직전 “피땀 어린 군인 봉급 누가 앗아 갔나”라고 적힌 피켓을 게시하자 민주당 의원들이 이에 반발하면서 국감이 한때 파행을 겪었다. 이날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 등에 따르면 군인공제회는 2005년 주상복합 건물이 들어설 예정이던 성남시 신흥동 제1공단 부지(5만595m²)에 3791억 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2010년 신흥동 부지의 공원화를 공약으로 내건 이 후보는 성남시장 당선 직후 인·허가를 전면 중단했다. 군인공제회는 2만1263m² 부지에 대한 1448억 원을 2019년 보상받았지만 현재까지 2343억 원을 회수하지 못했다. 이 후보의 개발구역 지정 해제 때문에 기회비용까지 포함해 4000여억 원에 달하는 손해를 떠안게 됐다는 게 국민의힘의 주장이다.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이 후보가 군인들 재산을 함부로 했다”고 지적했다. 신원식 의원도 “대장동에선 민간업자들이 자본금 3억5000만 원에 1000배 이상 수익을 거뒀는데, 공제회는 자본금의 1100배를 투입하고도 원금 회수조차 못 했다”고 했다. 이에 민주당 안규백 의원은 “공제회의 손실 규모를 판단할 수 있는 시점이 아직 아니다. ‘이재명 책임론’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도 “군인들 재산에 함부로 손실을 입혔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한미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관련해 국방 분야의 ‘워킹그룹’을 만들기로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안보협의체인 ‘쿼드’ 동참에 미온적인 한국에 미국이 인도태평양 전략의 군사 분야 협력 동참을 압박하자 한국이 수용한 모양새다. 한미가 인도태평양 전략 관련 첫 군사 협력에 시동을 건 만큼 미중 갈등 속 한국 외교가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측은 지난달 27∼28일 서울에서 열린 제20차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에서 인도태평양 전략과 우리 정부의 신남방정책을 연계시킬 국방 분야의 워킹그룹 창설을 제안했고 이에 한국 측도 동의했다. KIDD는 2011년 한미안보협의회의(SCM) 합의에 따라 2012년부터 매년 두 차례 정례적으로 열리는 한미 고위급 국방·외교 정책협의체다.美, 中견제 군사협력 압박… 韓, 외교 시험대 한미 ‘印太전략 워킹그룹’ 한미는 12월 초 서울에서 개최되는 제53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관련한 한미 간 국방 분야 워킹그룹 창설을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연계된 실무협의체인 만큼 중국이 반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워킹그룹 창설 논의는 5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제19차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부터 진행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워킹그룹 창설에 대해 한미가 공감대를 형성한 것은 올해 1월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중국 견제 성격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한국이 동참해야 한다는 미국의 요구가 커지고 있는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소식통은 “한미 국방 분야 워킹그룹에 대한 미국의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5월 한미 정상회담 이후에도 중국 견제 성격이 뚜렷한 ‘쿼드’에 합류하지 않으면서 미중 사이 줄타기를 계속해 온 문재인 정부를 향해 바이든 행정부가 다양한 채널을 통해 동맹으로서 역할과 의무를 강화해 달라는 압박을 높여 왔다는 것. 특히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철군 이후 남중국해 등 미중의 군사적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충돌하는 지역에서 동맹국들과 대(對)중국 공동전선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에서 미국은 ‘항행의 자유’를 내세우며 항공모함, 핵추진잠수함 등 전략자산을 전개하고 있다. 이에 중국도 시차를 두고 실탄 사격훈련을 벌이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 안팎에선 미국이 워킹그룹을 통해 한국에 다양한 군사적 행동 동참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소식통은 “워킹그룹 관련 논의는 초기 단계”라면서 “신남방정책과 인도태평양 전략의 접점을 찾아간다는 것은 그동안 한미가 강조해 온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한미는 지난달 28일 KIDD 종료 직후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워킹그룹에 대한 언급 없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국의 신남방정책을 포함한 양국의 지역 전략에 대한 협력을 증진하기로 하였다”고만 밝혔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강은호 방위사업청장이 12일 첫 국산전투기 ‘KF-21 보라매’의 공동 개발국인 인도네시아의 분담금 미납 문제에 대해 “11월 중 해결될 것으로 확신 한다”고 밝혔다. 강 청장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방사청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이 ‘인도네시아와 실무 협의를 통해 분담금 문제를 종결할 수 있느냐’는 질의에 이 같이 답했다. 강 청장은 ‘마지노선이 언제인가’라는 질의에도 “11월까지 끝내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인도네시아도 (분담금 문제와 관련해) 거의 최종단계 입장에 있는 것으로 확인하고 있다. 그리되면 분담금도 곧 납부할 것으로 생각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2015년부터 2028년까지 8조8095억 원의 사업비를 공동부담해 4.5세대급 전투기를 개발하는 KF-21 사업을 추진해왔다. 인도네시아는 전체 사업비의 20%인 1조7338억 원을 부담하기로 했는데, 경제난을 이유로 올해 상반기까지 내야 할 9313억 원 중 7041억 원을 미납하고 있다. 2018년 양국 정상회담에서 인도네시아가 분담금 조정 협상을 요청한 뒤로 방사청은 인도네시아와 지난해까지 다섯 차례 실무 협상을 해왔고 4월 프라보워 수비안토 국방장관이 방한한 직후 분담금 비율 축소, 납부 방법 조정, 납부 기간 연장 등이 포함된 최종 합의문 작성을 마쳤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실무 검토 등을 이유로 6차 실무 협상 개최를 미루고 있다. 강 청장은 이날 KF-21 사업과 관련해 ‘인도네시아에 끌려 다닌다’는 강 의원 지적에 대해 “계속해서 약속한 기한을 못 지켜 (인도네시아가) ‘양치기 소년’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올해 안에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본다. 증거 중 하나가 인도네시아가 최근 추가로 FA-50 경공격기 5대에 대한 추가 구매계약을 맺었다”면서 “우리와 기술 및 산업 협력 의지가 없다면 추가 계약을 맺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방위사업청이 방산업체의 원가절감을 위해 내년부터 인건비를 표준화하는 ‘방산표준원가제’를 시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가절감으로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인데 방산업계에선 개별업체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인건비 평균값을 매겨 오히려 업체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11일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이 방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는 방산표준원가제는 국내 방산업체들을 매출액, 자산규모에 따라 4개 그룹으로 나눈 뒤 그룹 내 업체들을 업종별로 다시 분류해 이들의 인건비(노임) 평균값을 내는 방식이다. 한 업체의 인건비가 평균값보다 높으면 인건비를 덜 지급하고 평균값보다 낮으면 더 지급해주겠다는 것이다. 현재 방사청은 방산업체가 무기체계를 개발하는 도중에 발생한 비용을 원가로 인정해 지급해주는 ‘실 발생비용 보상’ 방식을 운영 중이다. 무기체계는 일반 상용품과 달리 시장가격이 없다보니 미국, 영국, 일본, 독일 등 많은 국가들이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방사청이 제도 개선에 나선 것은 이 같은 ‘실 발생비용 보상’ 방식이 업체가 원가를 많이 발생시킬수록 이윤이 커지는 구조라 원가를 절감해야한다는 유인이 부족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방산업계에선 87곳에 불과한 국내 방산업체들의 인건비를 표준화한다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그룹으로 묶인 업체가 3~4곳에 불과하고 그룹에 업체 1곳만 있는 경우도 있다. 안 의원은 “방사청은 정밀한 연구를 수행하기보다 업체 원가를 단순 평균하는 방법을 선택했다”고 했다. 방산업체들은 방사청이 2019년 3월 방산원가 구조개선TF를 발족한 이후 업체들의 의견을 제한적으로 수용해왔다고도 지적한다. ‘선(先)시행, 후(後)보완’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방사청은 업체들 요청에도 방산표준원가제와 관련한 연구용역 결과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또 방사청 자체 분석결과 방산표준원가를 도입할 경우 예산이 10조4878억 원에서 10조4877억 원으로 1억 원이 절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 의원은 “예산절감 효과도 없는 제도를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방산업계와 학계 의견을 적극 수렴해 제도를 다시 설계해야한다”고 지적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창군 이래 최대(8조8095억 원) 규모의 무기개발 사업인 ‘KF-21 보라매’ 한국형전투기 사업에 분담금 20%를 내기로 해놓고 미납해 오던 인도네시아가 우리 정부와 분담금 관련 최종 합의문을 작성해 놓고도 5개월 넘게 이행을 위한 절차에 나서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이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4월 프라보워 수비안토 국방장관이 방한한 직후 방사청과 실무협의를 통해 인도네시아가 내야 할 분담금 비율 축소, 납부 방법 조정, 납부 기간 연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최종 합의문 작성을 실무급 차원에서 마쳤다. 2018년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경제난을 이유로 분담금 조정 협상을 요청한 이후 양국 간 5번의 실무협상을 진행한 데 따른 것. 애초 1조7338억 원을 부담키로 한 인도네시아는 올해 상반기까지 내야 할 9313억 원 중 7041억 원을 미납한 상태다. 방사청은 6차 실무협의를 열어 이 합의문의 이행 절차를 시작하려 하고 있지만 인도네시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실무 검토를 이유로 이를 미루고 있다. 방사청은 4월부터 총 5차례 실무협의 개최 요청 서한을 발송했다. 인도네시아는 한 차례 답신을 통해 ‘7월 말 실무협의 개최 의사’를 통보했지만 지키지 않았다. 또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인도네시아 간 계약 조건에 따르면 2회 이상 분담금 납부 미이행 시 ‘기술진 참여 및 개발자료 접근 제한’ 규정이 있지만 2016년 이후 매년 분담금을 미납해 온 인도네시아는 우리 정부에 요청해 지난달부터 KAI에 기술진을 파견하고 있다. 야당에선 분담금 미납 문제로 전투기 개발에 차질이 초래될 것을 우려해 정부가 ‘저자세 협상’에 나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원칙과 상식을 바탕으로 한쪽의 일방적인 양보만을 강요해선 안 된다. 윈윈할 수 있는 결과를 내야 한다”고 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상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이모 중사 사망사건과 관련해 국방부 검찰단 등 합동수사단이 7일 군 관계자 15명을 기소했다. 3월 성추행 사건이 발생한 지 219일 만이다. 하지만 사건 초기 부실수사 혐의를 받아 온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 등을 비롯한 지휘부는 단 한 명도 기소되지 않았다. 유족들이 2차 가해 혐의로 추가 고소한 15비행단 대대장과 중대장 등 2명도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불기소됐다. 군이 결국 ‘셀프 면죄부’용 수사를 했다는 비판이 거센 가운데 정치권에선 특별검사 도입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합수단은 7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최종수사 결과 이번 사건 관련자 25명을 형사 입건하고 이 중 15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10명은 증거 부족 등을 이유로 불기소됐다. 이 중사가 3월 성추행 피해를 처음 신고했을 당시 초동수사를 부실하게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20비행단 군사경찰과 군 검찰, 이를 지휘·감독하는 공군본부 법무실 관계자들은 모두 증거 부족 등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군사경찰은 성추행 정황이 담긴 핵심 증거물인 블랙박스가 있다는 것을 알고도 이를 13일 뒤에야 확보했고 군 검찰은 사건을 송치 받고도 55일간 가해자 조사를 하지 않았다. 합수단 관계자는 이날 “초동수사가 미진했던 것은 맞다”면서도 “형사처벌 대상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 중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의 절망을 생각해보라”며 “최고 상급자까지 보고, 조치 과정을 포함한 지휘라인 문제도 살펴보고 엄중 처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군도 ‘철저한 진상규명’을 공언하며 창군 이래 처음 특임 군 검사까지 사건 수사에 투입했다. 하지만 결국 ‘몸통’은 한 명도 재판에 넘겨지지 않은 것을 두고 군 안팎에선 “부실수사 책임을 면피한 부실수사”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5개월 가까이 이 중사 시신을 국군수도병원에 안치한 채 장례를 미뤄온 유족은 이날 “처음부터 끝까지 부실수사”라며 “대통령 말만 믿고 지켜봤는데 피눈물이 난다”고 했다. 정의당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꼬리만 자르는 격이 아니라 몸통 통째로 놓아준 꼴”이라며 “자체적으로 조사하겠다던 국방부의 아집에 4개월이 넘는 귀중한 시간이 흘러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의당을 비롯한 야당은 이번 사건과 관련된 국정조사 요구서와 특검법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더불어민주당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라며 “특검에 대한 침묵은 곧 군 내 성폭력, 부조리에 대한 침묵이라는 것을 민주당이 자성하고 하루빨리 특검 조사에 협조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상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이모 중사 사망사건과 관련해 국방부 검찰단 등 합동수사단이 7일 군 관계자 15명을 기소했다. 지난 3월 성추행 사건이 발생한 지 219일 만이다. 하지만 사건 초기 부실수사 혐의를 받아 온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 등을 비롯한 지휘부는 단 한명도 기소되지 않았다. 유족들이 2차 가해 혐의로 추가 고소한 15비행단 대대장과 중대장 등 2명도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불기소됐다. 군이 결국 ‘셀프 면죄부’용 수사를 했다는 비판이 거센 가운데 정치권에선 특별검사 도입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합수단은 7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최종수사 결과 이번 사건 관련자 25명을 형사 입건하고 이 중 15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10명은 증거 부족 등을 이유로 불기소됐다. 이 중사가 지난 3월 성추행 피해를 처음 신고했을 당시 초동수사를 부실하게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20비행단 군사경찰과 군 검찰, 이를 지휘·감독하는 공군본부 법무실 관계자들은 모두 증거 부족 등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군사경찰은 성추행 정황이 담긴 핵심 증거물인 블랙박스가 있다는 것을 알고도 이를 13일 뒤에야 확보했고 군 검찰은 사건을 송치 받고도 55일간 가해자 조사를 하지 않았다. 합수단 관계자는 이날 “초동수사가 미진했던 것은 맞다”면서도 “형사처벌 대상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 중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의 절망을 생각해보라”며 “최고 상급자까지 보고, 조치 과정을 포함한 지휘라인 문제도 살펴보고 엄중 처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군도 ‘철저한 진상규명’을 공언하며 창군 이래 처음 특임 군 검사까지 사건 수사에 투입했다. 하지만 결국 ‘몸통’은 한 명도 재판에 넘겨지지 않은 것을 두고 군 안팎에선 “부실수사 책임을 면피한 부실수사”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5개월 가까이 이 중사 시신을 국군수도병원에 안치한 채 장례를 미뤄온 유족은 이날 “처음부터 끝까지 부실수사”라며 “대통령 말만 믿고 지켜봤는데 피눈물이 난다”고 했다. 정의당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꼬리만 자르는 격이 아니라 몸통 통째로 놓아준 꼴”이라며 “자체적으로 조사하겠다던 국방부의 아집에 4개월이 넘는 귀중한 시간이 흘러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의당을 비롯한 야당은 이번 사건과 관련된 국정조사 요구서와 특검법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더불어민주당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라며 “특검에 대한 침묵은 곧 군 내 성폭력, 부조리에 대한 침묵이라는 것을 민주당이 자성하고 하루빨리 특검 조사에 협조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원인철 합동참모본부 의장(사진)이 6일 국정감사에서 북한 비핵화에 대해 “진전이 없었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은 황해북도 평산 핵시설이 정상 가동 중이라고 공식 평가했다. 6일 국회 국방위원회 등에 따르면 원 의장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청사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합참 국감에서 문재인 정부 임기 중 북한의 비핵화 진전 여부와 관련한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군 안팎에선 군 수뇌부가 현 정부가 추진해 온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성과가 없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게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합참은 이날 국정감사 업무보고 자료에 ‘北(북), 핵·미사일 능력 계속 강화, 비핵화 협상은 장기간 교착’이라고 적시했다. 합참은 이날 북한이 우라늄과 플루토늄 등 핵물질 생산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비공개 업무보고 자료에는 우라늄 정련공장이 위치한 것으로 알려진 평산 핵시설이 정상 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이 평산 핵시설의 가동 상황을 공식 평가한 건 처음이다. 여기서 채굴된 우라늄 원광 등은 실제 북한의 핵시설로 공급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합참은 영변 핵시설의 원자로 가동 징후도 포착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원 의장은 이날 오후 공개 국감에선 우리 군의 사이버 작전 능력에 대해 “북한에 비해선 열세라고 평가한다”고 말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