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호

황성호 기자

동아일보 히어로스쿼드

구독 55

추천

입사 후 대부분의 시간을 사회부에 있었습니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 주로 범법 행위들을 기사로 쓰고 있습니다.

hsh0330@donga.com

취재분야

2026-03-04~2026-04-03
칼럼77%
사건·범죄10%
인사일반7%
검찰-법원판결3%
대통령3%
  • ‘240번 버스’ 효과… 차분해진 누리꾼

    28일 오후 7시 39분경 서울 강남구 논현가구거리. 벤츠 승용차 한 대가 앞에 서 있던 K5 택시를 들이받았다. 이 충격에 밀린 택시는 앞에 있던 아우디 승용차와 부닥쳤다. 벤츠 운전자는 다름 아닌 걸그룹 소녀시대의 멤버 태연(본명 김태연·28). 차량 세 대의 외관이 일부 찌그러졌지만 다행히 중상자는 없었다. 현장에서 경찰이 확인한 결과 태연은 음주 상태가 아니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단순 교통사고로 일단락될 분위기였다. 그런데 갑자기 ‘연예인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사고 직후 택시 승객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이 발단이었다.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들이 태연을 먼저 챙기는 등 연예인이라 특혜를 줬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구급차를 이용하려 했지만 태연이 써야 한다며 쓰지 못하게 했다. 경찰이 태연에게 음주측정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의혹은 포털과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그러자 다른 주장이 나왔다. 당시 현장에 갔던 견인차량 운전자 강민호 씨(21)는 29일 0시경 “경찰관이 오자마자 음주측정을 했고 결과도 음주가 아니었다. 또 태연은 구급차를 타지 않았다”는 반박 글을 올렸다. 사고 현장 사진도 올렸다. 한밤중 글을 올린 이유를 강 씨는 “240번 버스 사건이 기억났다. 일방적인 의견만 유포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 내가 본 상황을 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씨는 “당신 주장이 맞느냐”는 누리꾼의 질문에 일일이 답글까지 보냈다. 240번 버스 사건은 9월 중순 아이 혼자 정류장에 내렸다며 엄마가 울부짖는데도 운전사가 그대로 내달렸다는 의혹이 온라인에 퍼진 걸 말한다. 버스 운전사에게 비난이 쏟아졌지만 확인 결과 사실과 다른 내용이 온라인에 게시돼 발생한 일이었다. 태연의 교통사고를 보며 240번 버스를 떠올린 건 강 씨뿐이 아니었다. 누리꾼이 올린 댓글 중에는 “아직 공인된 정보가 아니니 기다려보자”며 신중한 내용이 적지 않았다. 또 한 누리꾼이 만든 ‘태연 교통사고 관련 정정 사실들 정리’라는 제목의 게시물에는 지금까지 확인된 내용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었다. 대체로 이번 사고를 바라본 누리꾼들의 반응은 ‘무조건 비난하고 보는’ 과거와 차이가 있었다. 최소한의 자정기능이 작동한 것이다. 본보 취재 결과 택시 승객의 주장 일부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연예인 특혜’로 보는 건 무리였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당시 현장에서 119구급대원들은 태연의 상태를 먼저 확인한 뒤 택시 승객과 운전자의 부상 정도를 물어봤다. 특혜가 아니라 교통사고 현장에선 차량 안에 있는 사람의 상태를 먼저 확인하는 매뉴얼 때문이다. 당시 다른 차량 승객들은 밖으로 나와 있었다고 한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연예인이라 특혜를 준 것이 아니고 매뉴얼에 따라 처리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사고 현장에서는 가해자와 피해자를 떠나 가장 심하게 다친 사람을 먼저 조치한다”라고 해명했다. 김원섭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적어도 무슨 일이 났을 때 무작정 몰려가 공격하는 행위를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문화에 대한) 일종의 반성이 시작됐다고도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 2017-11-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신고 못할 것 같아” 정유라 집 강도 영장 신청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의 딸 정유라 씨(21) 집에 침입해 금품을 빼앗으려던 이모 씨(44)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 씨는 이 집에 최 씨가 숨겨놓은 재산이 있을 것으로 예상해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이 씨는 25일 오후 3시경 서울 강남구 신사동 정 씨의 집이 있는 빌딩 경비원을 흉기로 협박한 뒤 경비원이 갖고 있던 출입 카드를 이용해 집 안으로 들어갔다. 당시 1, 2층 복층 구조인 집 안 1층에는 정 씨의 아들(2)과 보모, 2층에는 정 씨와 마필 관리사 이모 씨(27)가 있었다. 범인은 경비원의 양손을 케이블 끈으로 묶은 뒤 “정유라 나와”라고 소리를 쳤다. 이에 마필 관리사 이 씨가 범인에게 달려들다 범인이 휘두른 흉기에 옆구리를 찔렸다. 범인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검거됐다. 마필 관리사 이 씨는 서울 성동구 한양대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았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독일로 도피했던 최 씨 모녀와 함께 현지에 체류했었다. 또 최 씨가 귀국해 검찰에 구속된 뒤 덴마크로 도피한 정 씨와 함께 지냈다. 정 씨와 마필 관리사 이 씨는 올 5월 같이 귀국했다. 범인은 범행 일주일 전 인터넷 검색을 통해 정 씨의 집 위치를 알아낸 뒤 여러 차례 사전 답사를 했다. 또 인터넷 검색으로 최 씨 집안의 재산이 얼마나 되는지 알아봤다. 범인은 정 씨의 집에 침입할 당시 미리 준비한 가짜 권총과 흉기를 갖고 있었다. 경찰은 강도상해 혐의로 범인 이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범인은 경찰에서 “카드 빚 2400만 원을 어떻게 갚을지 고민이었다”며 “최 씨 일가가 돈이 많고 최 씨가 감옥에 있어서 범행을 저질러도 정 씨가 신고를 못할 것 같았다”고 진술했다. 범인은 전과가 없다. 경찰 관계자는 “이 씨가 정치 관련 단체에 가입한 흔적이 없고 진술도 없다. 범행에 정치적 목적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씨는 사건 발생 뒤 마필 관리사 이 씨가 입원한 한양대병원에서 25일 밤 12시 무렵까지 경찰과 함께 있다가 집으로 돌아갔다. 정 씨는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했다. 또 비상시 경찰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스마트워치를 지급받았다. 정 씨의 아버지 정윤회 씨(62)는 “마필 관리사의 수술이 끝난 뒤 딸에게서 연락을 받았다”며 “딸이 경황이 없는 상태다. 무슨 상황인지 정확히 파악은 안 되지만 무사히 종료된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정윤회 씨는 최 씨와 2014년 5월 이혼한 뒤 강원 횡성군에 머물고 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 2017-11-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담요 한장, 나보다 이웃을 덮다

    누구도 겪어 보지 못한 흔들림이었다. 유리창이 깨지고 기둥이 무너져 내렸다. 아침에 일어나 밥을 먹고 나섰던 집 앞에 출입금지를 알리는 노란색 폴리스라인이 붙었다. 그렇게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은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주민 500여 명이 15일 오후 흥해실내체육관에 모였다. 기약 없는 대피소 생활의 시작이었다. 이때만 해도 주민들은 자신들이 ‘이재민’으로 불릴 줄 몰랐다. 규모 5.4의 지진이 포항을 덮친 지 24일로 열흘을 맞았다. 아직 포항시민의 마음에는 불안과 공포가 여전하다. 하지만 위기를 극복하려는 의지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진 발생 직후 절망이 가득했던 대피소였지만 이재민들은 난생처음 본 ‘대피소 이웃’과 서로 의지하며 견뎌 나갔다. 갑작스러운 추위가 닥친 17일 공무원들이 담요와 핫팩 등 보온용품을 나눠 줄 준비를 했다. 금세 수십 m의 줄이 만들어졌다. 이재민 모두 힘들고 지친 표정이었지만 누구 하나 “빨리 좀 달라”고 재촉하지 않았다. 새치기는 물론이고 “한 장 더 달라”는 요구도 없었다. 아이 셋을 데리고 있던 박정연 씨(45·여)는 “혹시 우리 때문에 못 받아가는 이재민이 있으면 안 되잖아요”라고 말했다. 누가 정한 것도 아닌데 식사 때 노인과 아이를 먼저 챙기는 건 대피소의 불문율이 됐다. 18일 낯설고 불편한 대피소 생활 나흘째. 이재민이 1000명이 넘으면서 체육관은 포화상태가 됐다. 과부하로 온풍기 6대와 공기청정기 2대는 수시로 멈췄다. 이재민들은 담요를 모았다. 추위에 약한 노인과 아이들을 챙기기 위해서다. 가로세로 각각 130cm, 200cm 크기의 작은 담요를 두 가족 3, 4명이 나눠 쓰기도 했다. 갓난아기들은 춥고 낯선 환경에 밤새 울음을 그치지 않았지만 누구도 짜증을 내지 않았다. 대피소 생활이 5일째를 넘어서자 옷과 세면도구 등 생필품도 늘어났다. 구호품이 모자라자 이재민들은 반파된 집에서 힘들게 꺼내온 옷과 양말 등을 나눴다. 피해가 크지 않은 주민들은 이재민들에게 자신들의 집 욕실을 내주기도 했다. 한 이재민은 “평소 얼굴만 알고 지내던 아이 친구의 부모인데 몸을 씻을 수 있게 해줘서 너무 고마웠다”고 말했다. 부모가 직장을 가느라 혼자 남은 아이들을 도맡아 돌보는 이재민도 있었다. 조모 씨(44·여)는 “옆 텐트에 8세, 10세 된 남매가 혼자 놀고 있더라. 부모에게 걱정 말라고 말했다. 행여 컵라면만 먹을까 봐 우리 아이들이랑 같이 배식을 받아 먹게 했다”고 말했다. 전국 각지에서 온 자원봉사자 행렬이 이어졌다. 자원봉사자들은 수시로 바닥을 닦고 화장실을 청소했다. 24일에는 전날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대피소를 찾았다. 온 마음으로 자신들을 응원한 이재민들에게 고마움을 갚기 위해서다. 장성고 3학년 박현지 양(18)은 뜨거운 행주로 이재민들이 먹고 남긴 식판을 닦았다. 또 텐트촌을 돌아다니며 쓰레기를 수거했다. 박 양은 “무사히 수능을 치를 수 있었던 건 이재민들의 기도 덕분이다”라고 했다. 흥해고 김한솔 군(18)은 “이분들이 일상으로 돌아갈 때까지 조금이라도 편하게 생활하셨으면 하는 마음에 수업이 끝나자마자 달려왔다”고 말했다. 24일 현재 포항 지역 대피소 13곳에는 이재민 1349명이 머물고 있다. 열흘간 대피소를 찾은 자원봉사자는 1만1030명이었다.포항=김단비 kubee08@donga.com·황성호·구특교 기자}

    • 2017-11-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학교 8곳 안전점검중… 흥해초 철거될 듯

    15일 발생한 지진으로 피해를 본 경북 포항지역 학교 중 정밀 안전점검이 진행 중인 곳이 8개교로 확인됐다. 이 중 흥해초교의 경우 1968년 지어진 본관 건물의 피해가 심각하다. 1차 안전검사에 참여한 이강석 전남대 건축학부 교수는 “흥해초교 본관의 기둥 대부분이 현재 제 역할을 못하고 있어 철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확정되면 지진 피해로 인한 공공건축물 철거 1호”라고 설명했다. 큰 피해를 입은 포항시 북구 흥해읍 대성아파트 철거는 확정됐다. 근처 대동빌라도 철거 가능성이 높다. 포항시는 23일 “지진으로 3, 4도가량 기운 대성아파트 E동은 붕괴 우려가 있어 우선 철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동 옆에 있는 D동과 F동은 상대적으로 파손 정도가 덜해 당장 철거할 상황은 아니다. E동에는 60가구가 살고 있는데 대부분 근처 대피소에 머물고 있다. 대성아파트는 경북도와 포항시가 철거 대상으로 잠정 분류한 7곳 중 하나다. 북구 환호동 대동빌라도 철거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한편 기상청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정밀 분석한 결과 포항 지진의 진원 깊이는 당초 발표된 9km보다 얕은 3∼7km인 것으로 드러났다. 진원의 깊이가 얕을수록 지진의 충격은 더 커진다. 진앙의 위치도 남동쪽으로 1.5km 떨어진 지점으로 수정됐다. 당초에는 지진 발생 지점을 포항시 북구 북쪽 9km 지역으로 북위 36.12도, 동경 129.36도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실제 진앙은 이보다 남동쪽으로 1.5km 아래인 북위 36.109도, 동경 129.366도 지점이라는 것이다.포항=황성호 hsh0330@donga.com / 이미지 기자}

    • 2017-11-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포항 고3들 “여진 불안하지만… 수능 잘봐야죠”

    “시험 잘 보고 오니래이.” 22일 경북 포항시 북구 두호고 앞에서 학교 경비원이 교문을 지나는 학생들에게 외쳤다. “감사합니다! 시험 잘 보고 올게요!” 학생들은 밝게 웃으며 힘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두고 예비소집에 참석했다가 돌아가는 포항 지역 학생들이다. 15일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뒤 일주일째 여진이 계속되는 상황. 학생들의 얼굴에선 여전히 불안감이 엿보였다. 하지만 친구들끼리 모여 “파이팅”을 외치고, 수험표를 들고 ‘인증샷’을 남기는 등 걱정과 긴장을 떨쳐내려 노력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지진 여파에 힘들어하는 학생도 있었다. 김모 양(18·유성여고 3년)은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듯 잔뜩 충혈된 눈으로 예비소집에 참석했다. 김 양은 “지진 걱정에, 영어 듣기평가 걱정에 이래저래 머리가 아프다”고 말했다. 이날 포항 지역 학교에서는 예비소집과 함께 지진 대처 매뉴얼이 배부됐다. 지진이 발생하면 책상 밑으로 들어간 뒤 감독관의 지시에 따라 운동장으로 대피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예비소집을 진행하던 한 교사는 학생들에게 “지진이 나면 감독관 지시를 잘 따라야 한다”고 반복해서 강조했다. 학부모들도 분주했다. 자녀와 함께 예비소집에 참석하거나 ‘고사장 답사’를 다녀오느라 바쁜 하루였다. 지진 피해로 집이 아닌 대피소나 호텔에서 머무는 가정이 많은 탓이다. 자칫 돌발 상황에 지각할 것에 대비해 미리 길을 익혀두려는 것이다. 대피소에 머물다 한 호텔로 옮겼다는 수험생 학부모 정해상 씨(50)는 “오늘 호텔에서 고사장까지 가는 5km 정도 길을 봐두려 딸과 함께 사전 답사를 했다. 딸보다 내가 더 긴장된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이날을 바라보고 공부한 자녀가 지진 때문에 마지막 일주일간 제대로 집중하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했다. 특히 피해가 커 대피소 생활을 하고 있는 학부모들은 시험 당일 따뜻한 밥도 해주지 못한다며 탄식했다. 학부모 윤지원 씨(47·여)는 “아이를 독서실에 보냈는데 밀폐된 공간이 무서워 공부를 못했다고 하더라. 수능날에 집밥도 못 먹여 평생 두고두고 사무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도 여진 불안 속에서 시험을 치러야 하는 포항 수험생을 향한 응원의 목소리가 크다. 인터넷에서는 포항 수험생을 격려하는 ‘선플 달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에 사는 고3 수험생 학부모 김모 씨(47·여)는 “서울에서도 지진 때문에 걱정되는데 포항은 오죽할까 싶다. 다 같은 아들딸이니 수험생 모두 안전하게 시험이 잘 마무리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지진 발생에 대비해 수능 고사장 운동장에 수험생을 이송할 수 있는 버스 244대를 대기시킬 예정이다. 학교마다 지진계를 설치해 지진이 발생하면 즉각 규모를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수험생의 심리적 불안감을 덜기 위한 조치도 이뤄지고 있다. 우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고사장마다 1명씩 배치돼 학생들의 불안감을 달랠 예정이다. 수능 고사장에서는 지난주 지진으로 건물에 생겼던 균열을 보강하는 작업도 상당수 이뤄졌다. 금이 간 부분에 실리콘을 바르고 페인트를 칠한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험생들이 조그마한 금에도 신경 쓸 것 같아 지난 주말 동안 보강했다”고 설명했다.포항=황성호 hsh0330@donga.com·구특교 / 임우선 기자}

    • 2017-11-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내진보강한 학교는 진앙 바로 옆에서도 큰 피해 없었다

    “저 벽돌이 우리 학교를 지켜줬어요.” 21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남산초교에서 만난 황영애 교감(53·여)이 건물 외벽을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외벽을 장식한 붉은 벽돌의 색이 대부분 짙었지만 황 교감이 가리킨 부분만 밝았다. 바로 내진보강이 이뤄진 곳이다. 올 1월부터 3개월간 내부에 철근을 보강하고 시멘트를 두껍게 하는 ‘내진벽체증설’ 기법의 보강 공사가 실시됐다. 1998년 설립된 흥해남산초교에는 학생 301명이 다닌다. 15일 발생한 규모 5.4 지진의 진앙에서 약 1.6km 떨어져 있다. 그러나 내벽 일부에 금이 가는 정도의 피해가 전부였다. 외벽 피해는 거의 없었다. 겉모습만 보면 진앙과 이렇게 가깝다는 걸 믿기 어렵다. 8개월 전 이뤄진 내진보강이 지진을 막아낸 것이다. 황 교감은 “새 벽돌은 금 간 곳이 하나도 없다. 내진보강 공사를 하지 않았으면 어떻게 됐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고 말했다. ○ 내진보강만으로 피해 줄였다 흥해남산초교에서 약 1km 떨어진 흥해초교. 이번 지진 피해로 흥해초교 본관의 기둥은 아랫부분이 심하게 훼손돼 구부러진 철근이 튀어나와 있었다. 반면 서관은 내벽에 일부 금이 가는 경미한 피해만 입었다. 같은 학교이지만 본관(1968년 건축)은 1988년 도입된 내진설계 의무규정을 적용받지 않았다. 내진보강도 이뤄지지 않았다. 서관은 2012년 내진보강이 이뤄졌다. 학생 대부분은 본관에서 공부한다. 결국 흥해초교 학생 330명은 다음 주 흥해남산초교로 옮겨 수업을 받는다. 지난해 경주 지진 때 피해를 입어 부랴부랴 내진보강을 한 덕분에 이번에 피해를 줄인 학교도 있다. 양학중은 9·12 경주 지진 당시 학교 건물 외벽이 무너졌다. 이후 건물 외벽 곳곳에 지진 충격을 덜어 줄 ‘앵커’를 박았다. 겉에서 보면 마치 벽에 못을 박은 것 같다. 앵커는 건물 내부와 벽돌 같은 부착재를 강하게 이어주는 효과를 낸다. 또 진동을 흡수하는 장치도 설치했다. 이 덕분에 이번 지진 때 일부 경미한 균열만 발생했다. 당초 대학수학능력시험 고사장이었던 포항고와 포항여고, 포항여자전자고 중 본관 건물에 내진보강이 된 학교는 포항여자전자고뿐이다. 이번 지진으로 포항고와 포항여고는 고사장 지정이 취소됐다. 포항여자전자고에선 그대로 시험이 치러진다. 박용웅 포항여자전자고 행정실장(58)은 “전문가 진단 결과 건물에 구조적인 문제를 일으킬 만한 피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 내진보강 4년 앞당긴다 올 1월 시작된 흥해남산초교 내진보강은 3월까지 이어졌다. 새 학기 시작 후에도 공사가 진행되자 일부 학부모는 걱정하기도 했다. 학교 측은 내진보강의 중요성을 자세히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다. 학부모들은 이번 포항 지진을 겪은 후 모두 안도했다. 학부모 금호성 씨(43)는 “당시 학교 측의 상세한 설명에 학부모들이 모두 납득했다. 지금은 그저 다행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경북도교육청에 따르면 포항지역 학교의 1차 점검 결과 내진보강이나 건립 당시 내진설계가 반영된 학교는 대부분 정밀 안전점검이 필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학교에서 붕괴를 우려할 만한 구조적인 피해는 발견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현재 포항지역 328개교 중 115개교 건물에 내진보강 혹은 내진설계가 적용돼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학교 내진보강 완료 시기를 예정보다 4년 앞당기겠다는 내용의 ‘안전한 교육환경 조성을 위한 시설관리 대책’을 발표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매년 516억 원을 투입해 2030년까지 서울시내 모든 학교가 내진 성능을 갖출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포항=황성호 hsh0330@donga.com·구특교 / 김하경 기자}

    • 2017-11-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20m 떨어진 원룸은 멀쩡한데…지진에 파손된 포항 원룸 기둥 살펴보니

    포항 지진으로 철거가 불가피한 원룸 건물은 공통적으로 부실시공이나 구조적 취약점이 드러났다. 21일 오후 경북 포항시 북구 학산동의 한 원룸. 기둥 22개 가운데 2개가 심하게 파손돼 철거 대상으로 분류됐다. 장준호 한국첨단방재연구소장(계명대 토목공학전공 교수)이 뼈대를 드러낸 기둥을 꼼꼼히 살펴봤다. 한쪽 면의 두께 2㎝가량의 4개 주철근(主鐵筋·건물 하중을 지지하는 철근)이 모두 크게 휘어진 상태였다. 주철근을 둘러싸는 형태로 잡아주는 두께 1㎝가량의 띠철근 2개는 아예 끊어져 있었다.띠철근의 위아래 간격도 달랐다. 위쪽은 8㎝가량이지만 아래쪽은 10㎝가량으로 넓었다. 간격을 넓혀 띠철근의 양을 줄였을 가능성이 높다. 장 소장은 “내진 성능을 높이려면 띠철근이 튼튼하게 주철근을 잡아줘야 하는데 이 건물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선진국은 나선형 모양의 철근을 활용해 아래부터 전체 주철근을 감싸서 내진 강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같은 날 북구 장성동의 원룸은 계단 입구가 정면 왼쪽 끝에 있었다. 기둥 8개 가운데 3개의 파손 정도와 내부 균열이 심해 철거를 해야 할 상황이다. 지진 충격이 건물 균형을 무너뜨려 하중이 기둥으로 몰린 탓이다. 이 원룸에서 맞은편 직선거리로 20m가량에 위치한 원룸은 멀쩡하다. 기둥도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았다. 피해 원룸과 다른 점은 계단 입구가 건물 가운데에 있다는 것. 장 소장은 “건물 좌우대칭이 되는 곳에 입구가 있으면 아무래도 지진을 견디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대부분 피해 원룸은 입주 전용 공간을 조금이라도 더 늘리려고 입구를 구석에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둘러본 원룸 건물 4곳 가운데 3곳은 계단 입구가 왼쪽이나 오른쪽 끝에 있었다. 지하 환경도 지진 피해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게 장 소장의 판단이다. 이날 장성동의 원룸은 정밀 조사가 필요하지만 옆으로 기울어진 상태였다. 10m 옆 다른 원룸은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았다. 장 소장은 “암벽 혹은 진흙 같은 지반의 조건에 따라 다르게 설계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포항처럼 지진 가능성이 큰 곳은 내진설계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포항=장영훈 기자 jang@donga.com포항=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 2017-11-21
    • 좋아요
    • 코멘트
  • 지은지 10년이내 원룸 6곳 ‘철거 불가피’… 모두 필로티 구조

    경북도와 포항시가 철거가 불가피하다고 진단 내린 건물은 7곳. 이재민이 가장 많은 대성아파트도 포함돼 있다. 대성아파트는 1987년에 지어진 5층짜리 아파트다. 내진설계 의무적용(1988년) 직전이다. 철거 대상으로 분류된 원룸 건물 중에는 준공된 지 2년밖에 안 된 새 건물도 있었다. 경북도 관계자는 20일 “신축 건물이 철거 대상에 포함된 이유는 설계 및 구조 문제이기보다 부실공사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말했다.○ 철거 대상 원룸은 모두 필로티 구조 원룸 건물은 포항시 북구 장성동에 4곳, 덕수동과 양덕동에 각각 1곳이다. 모두 벽체를 없애고 기둥만으로 건물을 떠받치는 필로티 구조였다. 건립 연도는 2007년 2곳을 비롯해 2011년 1곳, 2012년 1곳, 2014년 1곳, 2015년 1곳이다. 현재 총 77가구가 거주 중이다. 20일 해당 원룸 건물을 모두 확인한 결과 하중을 받는 기둥이 크게 부서져 뼈대만 남거나 천장 일부가 내려앉은 상태였다. 5층 건물의 기둥 11개 가운데 5개가 부서진 경우도 있었다. 반대로 6층 건물의 기둥 22개 가운데 2개만 파손된 현장도 있었다. 파손된 기둥의 수는 적었지만 정밀 점검에서 내부 손상에 따른 붕괴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나 철거 대상으로 분류됐다. 전문가들은 부실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장성동의 한 원룸은 2011년 지어진 4층 규모의 건물이다. 지진 때 건물을 받치는 기둥 8개 가운데 3개가 주저앉았다. 기둥 내부의 철근은 크게 휘어져 한눈에도 위험해 보였다. 현재 두께 30cm가량인 임시 철제 지지대 20여 개가 아슬아슬하게 건물 붕괴를 막고 있는 상황이다. 원룸 주인은 “설계에는 철근 간격이 15cm인데 시공은 30cm 간격으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지대가 없었다면 여진 때문에 건물이 무너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성동의 또 다른 원룸 사정도 비슷하다. 기둥 11개 가운데 3개에서 어른 엄지손가락이 들락날락할 크기의 균열이 났다. 나머지 기둥도 길이 1m 이상의 금이 보였다. 덕수동의 3층 원룸도 기둥 1개가 심하게 부서지고 160cm가량 균열이 난 상태다. 유영찬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건축도시연구소장은 “지난해 경주 지진을 겪고도 안전의식은 제로에 가깝다. 필로티 구조의 주택은 설계 단계부터 구조안전 전문가인 건축구조기술사가 반드시 참여하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보금자리 떠나는 주민들 20일 규모 3.0이 넘는 강한 여진이 잇따르자 대피소에 머물던 흥해읍 대성아파트 주민들은 오전부터 집으로 가 남은 옷가지와 가재도구를 챙겨 나왔다. ‘괜찮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간밤의 강한 여진 탓에 사라진 것이다. 이모 씨(61)는 “잠잠하다 했는데 또 여진이 왔다. 이제 다른 곳으로 이사할 수밖에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대성아파트는 전체 6개동 260가구 중 3개동(170가구)이 큰 피해를 입었다. 현실적으로 일부만 재건축이 어려운 만큼 전면 철거가 불가피해 보인다. 하지만 건물 철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가 정부에 철거를 건의해도 합동점검단의 정밀 조사가 끝나야 한다. 최소 몇 주일에서 최대 몇 개월이 걸릴 수 있다. 재건축까지는 최소 2, 3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경북도 관계자는 “아직 건의 단계지만 사실상 철거를 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입주민 동의와 시공사 선정, 주변 건물과의 형평성 논란 등 예상 문제점을 확인 중이다”라고 말했다.포항=장영훈 jang@donga.com·황성호·구특교 기자}

    • 2017-11-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시험장 붕괴 위험 없다지만… “불안해서 수능 잘 볼수 있을지”

    “어휴, 밑에 사람이 있었으면 큰일 날 뻔했네요.” 김성호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부회장(57)이 안도의 한숨을 쉬며 말했다. 17일 오후 경북 포항시 북구 대동고등학교를 찾은 김 부회장 앞에 부서진 붉은 벽돌 수천 개가 흩어져 있었다. 건축구조기술사인 그는 내진설계 전문가다. 이날 김 부회장은 동아일보 취재팀과 함께 포항 지역 고교를 긴급 점검했다. 예정대로라면 16일 대동고에서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졌다. 이곳은 포항 지역에서 수능시험장으로 지정된 14개 고교 중 한 곳이다. 그리고 지진 피해 상황이 가장 심각한 시험장이다. 대동고 별관 건물 4층 외벽에 붙어 있던 벽돌은 대부분 떨어졌다. ‘X’자 모양의 균열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본관 건물도 예외는 아니었다. 외벽은 큰 이상이 없어 보였지만 내부에서 여러 균열이 확인됐다. 학교 측은 문제가 생긴 건물에 안전띠를 설치하고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김 부회장은 “다행히 당장 무너지는 등 붕괴 사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밀검사가 필요하고 여진 여부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통 건물 안정성을 판단할 때 뼈대를 이루는 기둥 부분의 균열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 대동고 건물의 경우 기둥 부분에서는 큰 균열이 발견되지 않았다. 김 부회장은 “만약 기둥 부분에 ‘X’자 균열이 발생했다면 붕괴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번 지진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필로티 공법 건물이 바로 그런 경우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벽돌 등 건물 외벽에 있는 부착재다. 제대로 고정되지 않은 부착재들이 강한 진동이 닥치자 외벽에서 대부분 떨어져 내렸다. 무엇보다 지금 남아있는 부착재도 여진이 오면 추가로 떨어질 수 있다. 평소처럼 많은 학생과 교직원이 다니기에는 위험한 상황이다. 김 부회장은 “보통 학교 건물은 부착재로 벽돌을 쓴 경우가 많은데 고정이 제대로 된 것은 드물다. 붕괴 우려보다 이런 부착재로 인한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보강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교육부와 교육청, 교육시설재난공제회 합동점검 결과 시험장 14곳 중 10곳에서 균열 등 피해가 확인됐다. 다행히 일부 시험장의 균열은 경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9곳은 정상 이용이 가능한 상태로, 시험장 사용에 큰 문제가 없다는 중간 결론이 내려졌다. 다만 대동고와 포항고 포항여고 등 5곳은 여진이 발생하면 학생들이 다칠 수 있어 정밀점검이 진행될 예정이다. 경북도교육청이 지진 후 포항 지역 수험생 4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80% 이상이 “포항 지역에서 시험을 치르고 싶다”고 답했다. 여진에 대한 불안보다 정서적 안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시험장을 인근 지역이나 내진설계가 된 학교로 옮겨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김 부회장은 “건물 자체가 당장 붕괴하지는 않겠지만 놀란 수험생들이 과연 진정하고 시험을 치르겠느냐”고 말했다.포항=황성호 hsh0330@donga.com·장영훈 기자}

    • 2017-11-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포항 시험장 14곳중 10곳 균열… 대체 장소 구하기 비상

    16일 오후 경북 포항시 포항여고 후관. 4층과 3층 사이 외벽에 ‘一’자로 길고 선명하게 난 금이 보였다. 건물 내부도 4층 복도 천장의 패널 일부가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4층에는 3학년 5개 반 교실이 있다. 후관 뒤편 담벼락은 3m가량 무너져 내렸다. 전날 규모 5.4 지진이 발생해 벌어진 일이다. 40여 년 전 3층으로 지은 후관은 2000년경 4층으로 증축했다. 최근 안전검사에서는 C등급을 받았다. 안전에 큰 무리는 없지만 보수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내진(耐震)설계는 돼 있지 않다. 후관 13개 교실은 대학수학능력시험장으로 예정돼 있다. 학교 관계자는 “다음 주 고3 학생들이 등교하면 다른 교실에서 수업할 계획”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포항 수능시험장 내진설계 4곳뿐 이날 동아일보 확인 결과 포항에서 수능시험장으로 지정된 14개 고교 건물 가운데 확인되지 않은 영덕고를 제외하면 내진설계가 된 곳은 4개교뿐이었다. 1988년부터 3층 이상이나 연면적 500m² 이상 건축물에는 내진설계를 적용하도록 했다. 하지만 멀게는 45년 전에 지은 건물이다 보니 이에 해당되지 않았다. 전날 지진으로 이들 14개 고교 가운데 10개교 건물에 균열이 생겼다. 16일 찾은 포항시 포항고도 본관 건물에 군데군데 금이 갔다. 외벽 상당 부분이 갈라진 강당은 지진이 나자 출입을 통제했다. 1985년 지은 강당 역시 내진설계가 돼 있지 않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지진이 났을 때 강당이 좌우로 크게 흔들렸다. 강당에서 수능 안내를 받던 학생 수백 명이 운동장으로 황급히 대피했다. 내진설계가 된 학교는 피해가 적었다. 2004년 지어진 포항 장성고와 두호고 건물은 외벽 타일이나 복도 내벽에 잔금이 간 것 말고는 별 피해가 없었다. 두호고 관계자는 “다른 학교에 비해 피해가 크지 않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경북도교육청은 이들 14개 고교에 대해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을 계기로 내진설계를 제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엉터리 내진설계로는 규모 7.0이 넘는 대형 지진을 견딜 수 없다는 얘기다. 홍갑표 연세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6층 이하 건물은 건축공학 지식이 부족한 건축사가 내진설계를 할 수 있다. 구조기술사가 내진설계와 시공에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시지 않는 불안감 포항에서는 지금이라도 수능시험장을 내진설계가 된 학교로 옮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날도 최대 규모 3.6의 여진이 계속돼 수험생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건물 안팎에 균열이 생긴 고사장에서 시험을 잘 치를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많다. 수능시험장인 한 고교 교감은 “도저히 우리 학교에서는 치를 수 없어 인근 내진설계 된 학교를 수소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도 “고사장 이전을 검토하라”고 말했다. 포항 지역 고교 교장과 학부모들은 이날 오후 경북도포항교육지원청을 찾아 시험장 이전 여부를 논의했다. 이르면 17일 결론을 내려 도교육청에 이전을 공식 건의하기로 했다. 전날 많은 수험생은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대피소나 차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 충격을 받아 밥을 제대로 못 먹거나 벌써부터 재수를 걱정하는 수험생도 있다. 일부 수험생은 대피소도 믿을 수 없다며 자동차 안에서 공부했다. 포항여고 3학년 김민정 양(18)은 “잠을 3시간도 못 잤다. 지진이 또 일어날까 무서워 책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포항=황성호 hsh0330@donga.com / 최지선 기자}

    • 2017-11-1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여진 두려워 집에 못 가”… 추위 떨며 대피소서 뜬눈 밤샘

    15일 오후 10시경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흥해실내체육관. 지친 모습의 주민 500여 명이 체육관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하나같이 불안한 표정이었다. 일부는 넋이 나간 듯 멍하니 정면만 바라봤고 일부는 이불을 뒤집어쓴 채 얇은 매트 위에 누워 있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모두들 두꺼운 겨울옷을 입고 있었다. 하지만 추위보다 더 무서운 건 여진의 공포였다. 상당수는 체육관으로 들어가지 않은 채 밖에서 추위를 견디고 있었다. 한 40대 여성은 아이들이 “엄마, 너무 춥다”며 체육관 안으로 팔을 잡아끌자 “더 큰 지진 나면 여기도 무너질 수 있다”며 달랬다. 이 여성은 “남편이 더 안전한 곳을 찾는 대로 옮길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체육관에 모인 사람들 대부분은 근처 아파트 주민이다. 이 아파트는 외벽이 떨어지고 갈라지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이모 씨(77)는 “집 안 물건이 거의 다 바닥으로 떨어졌다. 무서워서 도저히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겠다. 당분간 체육관에서 지낼 생각”이라며 망연자실해했다. 대피 안내방송과 보급품 지원이 늦다며 포항시 공무원에게 항의하는 주민들도 눈에 띄었다. 모포를 뒤집어쓰고 대학수학능력시험 공부를 하는 수험생도 보였다. 한낮에 닥친 지진의 공포는 밤늦게까지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여진 탓에 주민들이 느끼는 불안과 공포는 시간이 갈수록 증폭됐다. 북구 환호동 대도중 강당에서는 주민 200여 명이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김정구 씨(67)는 “아파트에 금이 가고 외벽이 무너져 아내와 함께 정신없이 대피했다. 춥지만 당분간 이곳에서 지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여진이 발생할 때마다 사람들은 “또 흔들렸어 또 흔들렸어, 어서 나가야 돼”라고 말하며 다급히 강당을 벗어났다. 지진 피해를 입지 않은 시민 상당수도 집으로 향하지 않은 채 밤늦게까지 학교 운동장과 공원, 큰 도로 등 넓은 공간을 헤매고 다녔다. 1층에 자리한 식당과 카페 등지를 전전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여진에다 16일로 예정된 수능시험까지 연기되면서 포항 전역이 불안감에 짓눌리는 모습이었다. 영일대해수욕장 1층 커피전문점에서 밤을 보낸 김모 씨(42)는 “오후 9시경 천장에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이 4, 5초 동안 심하게 흔들리는 여진이 발생해 정말 놀랐다. 2층에 있던 10여 명이 ‘우와’ 비명을 지르며 모두 일어나 밖으로 뛰쳐나갔다”고 말했다. 흥해읍 망천리 마을회관에 모인 홀몸노인 7명은 평생 처음 겪은 공포의 순간에 몸서리치며 밤을 지새웠다. 불안한 마음에 안절부절못한 채 서로 잡은 손을 놓지 않았다. 안부를 묻는 휴대전화 벨이 쉴 새 없이 울렸다. 최상순 씨(89·여)는 “집이 무너질까 무서워 밖으로 뛰쳐나와 이곳으로 달려왔다. 다들 혼자 있으면 마음이 불안해 잠을 못 잘 것 같아서 모여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임선 씨(84·여)는 “6·25전쟁도 겪었지만 태어나 이런 경험은 정말 처음이다. 우리 마을에는 대피소가 없어 임시로 마을회관을 사용하고 있다. 다들 이러다 죽는 거 아니냐고 할 정도로 무서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구 장성동과 두호동 일대는 밤새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았다. 집으로 가는 걸 포기하고 친척집 등 다른 곳으로 가려는 차량들이 도로에 쏟아져 나오면서 일부 구간은 주차장처럼 변했다.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이곳은 평소보다 많은 차량이 운행에 나서면서 주요 사거리마다 경찰관이 교통 신호를 조정해야 할 정도였다. 안모 씨(39)는 “포항에 살면서 이런 모습은 처음 본다. 많은 이웃들이 여진이 무서워 다른 지역 친척집이나 피해가 덜한 친구집으로 대피했다. 지인 중에는 마땅히 갈 곳이 없어 일부러 차를 계속 몰고 다니다 그냥 쪽잠을 자겠다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장성동의 한 일식집은 기왓장으로 만든 입구가 폭격을 맞은 것처럼 폭삭 내려앉아 처참한 모습이었다. 내부 벽과 주방, 화장실 벽에 금이 가고 타일이 모두 떨어졌다. 접시도 다 깨지고 천장에 있는 조명이 테이블에 떨어져 박살난 상태였다. 냉장고와 정수기도 넘어지는 등 상당수 집기는 사용할 수 없어 보였다. 직원 1명도 대피하다 넘어져 무릎을 다쳤다. 주인 김정환 씨(49)는 “인테리어와 집기가 손을 못 쓸 정도로 부서졌다. 장사는커녕 완전히 새로 지어야 할 것 같아 걱정이다”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포항=장영훈 jang@donga.com·황성호·구특교 기자}

    • 2017-11-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윤홍근 BBQ회장, 가맹점주에 ‘폭언 갑질’ 논란

    치킨 프랜차이즈인 제너시스BBQ그룹의 윤홍근 회장(62·사진)이 가맹점주에게 폭언하고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닭을 납품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4일 BBQ 가맹점주 김모 씨와 그룹 측에 따르면 5월 12일 윤 회장은 일행 10여 명과 함께 서울 강남구에 있는 김 씨 매장을 찾았다. 윤 회장이 매장 내 주방으로 들어갔고 가맹점 직원인 주방실장이 이를 제지했다. 그러자 두 사람 사이에 말다툼이 일어났다. 김 씨 측은 “(말다툼 과정에서) 윤 회장이 ‘이 ××’라며 폭언을 했고, ‘폐업시키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BBQ 측은 말다툼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욕설은 아니었다. 해당 매장이 회사가 지정한 제품 외에 다른 제품을 써서 지적한 것”이라고 맞섰다. 김 씨 측은 또 BBQ에서 유통기한이 임박한 닭을 공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부분의 닭이 유통기한을 2, 3일 정도 남긴 채 납품됐다는 것. 김 씨는 올 3월 가맹점 계약 때 BBQ 측이 유통기한이 5일 이상 남은 닭을 납품할 것을 약속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런 납품 실태가 윤 회장의 방문 후 더 심해졌다고 한다. 김 씨 측은 조만간 윤 회장을 경찰에 고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BBQ 측은 “유통기한이 임박한 닭을 줬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 2017-11-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故김주혁 교통사고 원인 결국 미궁 속으로

    지난달 30일 교통사고로 숨진 배우 김주혁 씨(45·사진)의 시신에서 심장동맥 손상이나 혈관 이상 등이 확인되지 않았다. 김 씨의 운전 능력에 문제를 일으킬 알코올이나 약물도 발견되지 않았다. 김 씨를 죽음에 이르게 한 갑작스러운 교통사고의 원인은 미궁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사고 당시 비정상적인 운행의 이유를 알 수 없다”는 내용의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최종 부검 결과를 받았다고 14일 밝혔다. 국과수는 “운전 도중 사후에 밝히기 어려운 급격한 심장이나 뇌의 이상이 발생했을 수 있지만 원인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직접 사망 원인은 1차 소견 때와 같이 머리뼈 골절 등 머리 손상이었다. 가장 중요한 사고 원인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당시 김 씨 차량은 옆 차로 차량과 2차례 부딪힌 뒤 갑자기 인도를 향하더니 근처 아파트 단지 출입구로 돌진하다 충돌했다. 국과수는 김 씨 시신에서 약간의 항히스타민제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운전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특히 심장 검사에서 혈관의 손상이나 염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근경색 등의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다. 국과수 관계자는 “그랜저 차량과의 충돌은 김 씨가 스스로의 조절 능력을 잃을 만큼 큰 충격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김 씨의 사고 차량에서 블랙박스를 수거해 음성녹음 여부를 국과수에 의뢰했다. 블랙박스에 사고 전 주행 장면이 찍혔지만 원인 규명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국과수에서 진행하고 있는 차량 분석을 통해 사고 원인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여전히 심근경색 등 갑작스러운 심장질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 관계자는 “심근경색은 부검 시기가 너무 빠르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 2017-11-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한중 사드갈등 봉합 국면에 … “유커들이 돌아오고 있다”

    “어제는 6명이 7만 원 어치나 먹고 갔어” 13일 오전 10시경 서울 중구 명동의 한 김밥전문점에서 만난 종업원 이모 씨(62·여)가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이날도 테이블 12개 중 5개 테이블에서 20명 가까운 중국인 관광객(遊客·유커)이 식사 중이었다. 이 식당은 김밥 라면 떡볶이 등을 파는 흔한 분식집이지만 중국인 손님의 요청에 따라 향신료인 실란트로(고수)를 넣은 라면도 판다. 유커들이 앉은 테이블에는 사람보다 음식 가짓수가 더 많았다. 이들은 한국에서의 추억을 간직하기 위해 음식을 차려놓고 ‘항공샷’을 찍거나 가게를 배경으로 셀카를 촬영했다. 이 씨는 “중국 손님은 여러 가지 맛보려 이것저것 주문한다. 요 며칠 사이 손님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촉발된 한중 갈등이 봉합 국면에 접어들면서 곳곳에서 ‘유커의 귀환’이 감지되고 있다. 이날 명동의 한 화장품가게 앞에는 ‘재외동포비자(F4)를 가진 아르바이트생을 구한다’는 구인광고가 새로 붙었다. F4는 중국동포에게 발급되는 비자다. 이런 내용의 전단은 명동 상점 곳곳에서 목격됐다. 명동의 한 환전상은 “사드 배치 전까지는 아니라도 유커들이 돌아오고 있다는 게 조금씩 느껴진다”며 미소 지었다. 인천국제공항의 표정도 밝아졌다. 이날 오후 2시경 입국장 게이트 앞에는 베이징(北京)발 비행기를 기다리는 가이드 3명이 나란히 서 있었다. ‘歡迎來到韓國(한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고 적힌 팻말도 오랜만에 눈에 띄었다. 가이드 이모 씨(45)는 “베이징에서 오는 10명 단체관광객을 맞으러 왔다. 유커 단체관광 팻말을 든 사람을 거의 못 봤었는데 오늘은 종종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을 찾은 유커들은 양국의 갈등이 풀리는 분위기를 반기고 있다. 명동에서 만난 중국인 안링 씨(安¤·25)는 “회사에 한국 여행 신청을 했는데 쉽게 통과됐다”면서 “쇼핑이 만족스러워 해마다 한 번씩은 한국에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성형외과와 유통업계에서는 본격적인 유커의 귀환에 대비한 홍보전이 점화됐다. 지난달 말 서울 강남의 한 대형 성형외과는 중국 시장을 겨냥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홍보를 3개월 만에 재개했다. 올해 중순까지 SNS 홍보를 했지만 결과가 신통치 않아 중단했었다. 롯데백화점은 백화점 내부에 중국인 대상 광고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왕훙(網紅)’을 초청하는 행사를 열 계획이다. 왕훙은 온라인에서 큰 영향력을 미치는 사이트 운영자나 1인 방송 진행자를 말한다. 파워블로거와 마찬가지다. 중국인 환자 유치사업을 하는 A 씨는 “최근 중국 업체와 미팅 자리에서 ‘앞으로 잘해보자’는 얘기를 들었다. 확실히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는 걸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커의 귀환은 통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6.9% 줄었다. 3월 한한령(限韓令·한류제한령)이 내려진 뒤 4월 이후 지난해 대비 유커 감소폭이 40%대로 내려간 건 처음이다. 돌아오는 유커를 붙잡기 위해 이번 기회에 바가지요금 등 고질적인 관광 악습을 개선해야 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울시 등 관련 기관들도 최근 택시와 숙박업소, 상점 등을 대상으로 현장 단속을 벌이고 있다. 서울시는 중구 남산케이블카에서 명동 호텔로 가는 중국 여성 관광객 3명에게 일반적인 요금의 16배를 웃도는 6만 원을 받아 챙긴 택시기사를 적발하기도 했다. 황성호 hsh0330@donga.com/인천=신규진 기자}

    • 2017-11-13
    • 좋아요
    • 코멘트
  • 유명 다이어트업체, 운동실에 CCTV 달아… 녹음까지

    유명 다이어트업체가 여성 고객이 시술이나 관리받는 모습을 폐쇄회로(CC)TV로 촬영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업체 관리실 운동실 등에 설치한 CCTV는 녹음 기능도 있어 고객의 말까지 고스란히 저장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고객 동의 없이 녹음 기능을 갖춘 CCTV를 설치한 혐의(통신비밀보호법 위반)로 다이어트업체 J사 대표 조모 씨(47)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이 J사의 한 지점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CCTV에는 스포츠브라와 짧은 반바지, 몸에 착 달라붙는 요가복 등을 입은 여성들이 누워서 시술을 받거나 운동하는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고 한다. J사 관리실에서는 가벼운 차림을 한 손님이 감량을 원하는 신체 부위에 패드를 붙이거나 기기로 땀을 뺀다. 이들은 대부분 신체 노출에 민감해 업체도 단순 방문객에게는 관리실을 잘 보여주지 않는다. 이 회사에서 수년간 일한 전 직원은 “시술하려면 패드를 주로 허벅지나 배 등에 직접 붙여야 해 몸이 많이 드러나는 의상을 입는다. 직원들은 CCTV가 관리실 등에 설치돼 있다는 걸 알았지만 고객에게 먼저 말하지는 않은 걸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통상 2인 1실인 관리실에서는 시술받을 때 고객끼리, 혹은 고객과 관리사가 나눈 말들도 모두 녹음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3자 대화를 동의 없이 녹음하는 행위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과 5년 이하 자격정지에 처하는 범죄다. 다만 J사 상담실에 설치한 음성녹음 CCTV는 고객 동의를 받았다는 이유로 경찰은 이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J사가 이처럼 녹음 기능까지 있는 CCTV를 설치한 것은 고객이 서비스에 이의를 제기할 때 반박 자료로 삼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백만 원인 다이어트 프로그램에 대해 고객이 환불을 요구할 때에 대비하는 셈이다. J사 프로그램은 4주간 주당 3회씩 복식호흡과 저주파 치료, 식단 컨설팅 등을 받는 데 336만 원이다. 8주 프로그램은 600만 원이 넘는다. J사 해당 지점의 CCTV 설치에 관여한 업체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CCTV에 녹음 기능을 포함시키는 것은 불법이라고 하자 조 대표가 ‘모든 지점이 그렇게 했다’며 강행 했다”고 주장했다. J사 측은 음성 및 영상이 1년 치까지 저장되는 CCTV를 요구했다고 한다. J사 측은 “관리실 등에 음성녹취가 되는 CCTV를 설치한 건 고객과 관리사 간 성희롱, 성추행 방지를 위한 것이다. 지난해 7월 이후 관리실을 방처럼 꾸민 지점에서만 녹음·녹취가 이뤄졌고 모두 고객의 동의를 받았다”고 해명했다.조동주 djc@donga.com·황성호 기자}

    • 2017-11-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조두순 출소반대’ 靑청원 40만명… 재심은 불가능

    2008년 여자 초등학생을 잔혹하게 성폭행한 조두순(65)의 2020년 출소를 반대하는 청와대 청원이 40만 명을 넘어섰다. 재심을 받을 확률은 낮지만 보호처분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9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소통광장 ‘조두순 출소 반대’ 청원게시판 참여자는 오후 10시 40분 현재 40만6489명을 기록했다. 조두순에게 재심을 통해 무기징역형이 내려져야 한다는 취지의 청원이다. 올 9월 6일 시작된 청원 기한은 다음 달 5일까지다. 20만 명 이상이 국민청원에 참여하면 이후 한 달 내에 정부 고위인사가 답변을 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재심을 통해 조두순의 형량이 늘어날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고 본다. 형이 확정된 뒤 재심은 피고인이 불리한 재판을 받았거나, 새로운 범죄가 드러나거나, 기존 범죄의 새로운 증거가 나왔을 때 가능하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행법상 그에 대한 재심은 불가능하다. 피해자에 대한 신변 보호 강화, 출감 후 조두순 거주지 제한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조두순은 2008년 8세 여아를 성폭행해 이듬해 징역 12년이 선고됐다. 만취한 상태였다는 점이 양형에 감안됐다. 당시에도 피해 정도에 비춰 형량이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 2017-11-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獨, 가짜뉴스 방치한 SNS 기업에도 최고 650억원 과징금

    “5일간 검증했던 바로 그 가짜 뉴스입니다.” 지난달 독일 베를린에서 만난 카롤린 슈바르츠 편집자가 컴퓨터 모니터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는 각종 정보와 뉴스의 신뢰성을 검증하는 비영리 미디어그룹 ‘코렉티브’에서 소셜미디어를 담당한다. 모니터에는 페이스북 캡처 화면이 있었다. 흰옷 차림의 10여 명이 있는 사진에 “무슬림 난민이 모여 이슬람국가(IS)를 세우려 한다”는 설명이 있었다. 9월 초 페이스북에 게시된 내용이다. 검증을 거쳐 삭제까지 했지만 이미 1주일간 47만 명이 봤고 ‘좋아요’ 1500여 개가 달렸다. 검증 결과 이 사진은 실제 독일 라이프치히 지역의 한 마을에서 열린 가톨릭 신자들의 세례행사 장면이었다. 참가자들은 경건한 마음으로 흰옷을 입었다. 슈바르츠 씨는 “사진과 영상을 교묘히 편집해 사람들의 혐오감을 자극하는 가짜 뉴스가 최근 독일뿐 아니라 유럽 곳곳서 기승을 부린다”고 말했다.○ 방치하면 벌금 650억 원 전 세계가 가짜 뉴스로 홍역을 앓는 가운데 독일 정부가 처음으로 가짜 뉴스를 잡기 위해 칼을 빼들었다. 가짜 뉴스가 게시된 플랫폼 기업을 규제하는 ‘소셜네트워크 운용 개선법’(소셜개선법)을 지난달 1일 시행했다. 유포자뿐 아니라 플랫폼 기업까지 규제하는 법은 세계 최초다. 이 법은 가짜 뉴스로 홍역을 치르던 독일이 내놓은 자구책이다. 독일은 2015년부터 100만 명 이상의 난민을 수용했다. 이 과정에서 극심한 찬반 갈등이 벌어졌다. 난민을 겨냥한 가짜 뉴스가 온라인에서 기승을 부렸다. 2015년 말 하이코 마스 법무장관 주도로 태스크포스(TF)가 설치됐고 플랫폼 기업에 자발적인 가짜 뉴스 삭제를 유도했다. 그러나 자발적 이행은 목표의 50%에도 미치지 못했다. 독일 정부는 결국 법적 규제를 선택했다. 그 결과가 소셜개선법이다. 기업은 플랫폼에 올라온 가짜 뉴스, 혐오 발언 등을 모니터링하고 명백한 불법 정보를 24시간 안에 삭제해야 한다. 가장 큰 특징은 법을 위반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플랫폼 기업에 최대 5000만 유로, 우리 돈으로 약 646억 원까지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물론 과징금 부과의 기준을 마련했다. 회원이 200만 명 이상이고 불특정 다수가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는 SNS가 대상이다. 개인 메신저(와츠앱 등)는 예외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유튜브 등이 해당된다. 그래서 일명 ‘페이스북법’으로 불린다. 과징금제는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된다. 소셜개선법에 따라 플랫폼 기업은 6개월마다 고발 접수된 가짜 뉴스의 내용과 관리자 측의 처리내용, 삭제비율 등을 보고해야 한다. 이 법을 기획한 크리스티안 마이어자이츠 독일 연방법무소비자보호부 전자통신·미디어법 담당 국장은 “처벌이 목적이라기보다 네트워크 플랫폼 운영 방식을 정돈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론도 있다. 표현의 자유를 가로막는다는 비판이다. 마이어자이츠 국장은 “특정 대상의 명예를 훼손하고 심각한 피해를 입힐 만한 비방글에 한해 법이 적용되는 것”이라며 “표현의 자유가 침해되는 부분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소셜개선법은 공식 추진 6개월 만인 올 7월 의회를 통과했다. 그만큼 가짜 뉴스 규제는 독일 내에서 초당적 관심사였다. 마이어자이츠 국장은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에서 우리 법안의 운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가짜 가려내는 능력 필요 미국에서는 교육을 통해 가짜 뉴스 문제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근본적인 해결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지난해 대선에서 가짜 뉴스로 홍역을 치른 뒤 미국에서는 청소년 교육과정에 ‘미디어 리터러시(매체 이해력)’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교육을 통해 미디어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길러 비판적 수용을 가능하도록 하자는 것. 지난해 워싱턴을 시작으로 뉴욕 등 7개 주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됐다. 미국 비영리단체 ‘코먼센스’가 올 3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어린이들의 31%는 자신이 최근 6개월 동안 SNS에 공유한 기사가 나중에 거짓이거나 부정확하다는 사실을 경험했다. 하지만 44%만이 가짜 뉴스를 구별할 수 있었다. 미디어 리터러시 입법 운동을 펼치는 시민단체인 ‘미디어리터러시나우’의 에린 맥닐 대표는 “가짜 뉴스의 폐해가 주목받으며 문의도 늘어났고 입법 활동도 수월해졌다. 학교 현장에서 미디어 이해에 대한 수업이 더 많이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케임브리지대 심리학과 연구진이 ‘가짜 뉴스 백신’ 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진은 가짜 뉴스에 노출된 경험이 있는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가짜 뉴스 영향을 덜 받는다는 자체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해법을 마련 중이다. 연구 책임자인 샌더 반 데어 린든 케임브리지대 심리학과 교수는 “영국 내 고교에서 정보 판별력을 기르는 일명 ‘가짜 뉴스 게임’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베를린=김배중 wanted@donga.com / 워터타운=황성호 기자}

    • 2017-11-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누군가는 책임져야”… 들끓는 檢내부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 방해 의혹 수사 도중 터진 변창훈 서울고검 검사(48·사법연수원 23기)의 투신자살로 검찰 내부는 부글부글 끓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당초 내세웠던 검찰개혁 공약과 달리 오히려 검찰을 정치적 사건의 한복판으로 등 떠밀고 있는 상황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는 분위기다.○ “잘못된 인사가 화근” 7일 검찰 내부에서는 이번 수사를 주도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57·23기) 등 수사팀에 대한 문책론이 나왔다. 국정원 소속 정치호 변호사(42·38기)가 지난달 30일 검찰의 출석 요구를 받고 자살한 데 이어 변 검사마저 목숨을 버린 데 대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일선 검찰청의 한 부장검사는 “문무일 검찰총장이 수사팀에 대한 인사 조치를 법무부에 건의하거나 윤 지검장 스스로 거취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을 2009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와 비교하는 이들도 있다. 수사팀 외에는 알 수 없는 내용들이 줄줄이 언론에 새나가며 ‘망신 주기’ 수사를 했고 그 결과 수사 대상자가 극단적 선택을 한 과정이 닮은꼴이라는 것이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검사는 “과거와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다. 이런 식으로 창피하게 수사할 거면 차라리 경찰에 수사권을 주는 게 낫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인사가 이번 사건의 근본적 원인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8월 검찰 중간 간부 인사에서 2013년 ‘댓글 사건’ 수사팀이었던 검사들은 진재선 검사(43·30기)가 공안2부장, 김성훈 검사가 공공형사수사부장(42·30기)으로 발령 나며 사실상 공안 라인을 점령했다. 댓글 사건을 재수사하기 위한 라인업을 구축한 것이다. 이들을 지휘하는 2차장에도 공안통 대신 윤 지검장과 가까운 특수통인 박찬호 차장검사(51·26기)를 앉혔다. 게다가 청와대 민정수석실도 댓글 수사팀 출신인 박형철 대통령반부패비서관(49·25기)과 친노 정치인인 백원우 민정비서관(51)이 점령했다. 적폐 청산 수사 과정에서 야당 역할을 하며 균형추가 될 인사가 없는 실정이다.○ 수사팀 “계속 철저하게 수사할 것” 국정원 수사팀은 7일 “해오던 대로 철저히 수사하겠다”며 변 검사의 자살로 인해 수사 흐름에 변화를 줄 생각은 없다는 자세다. 수사팀 관계자는 “(수사에)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것은 변 검사의 진술로써 확인된다”고 말했다. 이날 변 검사의 빈소에서 유족들은 “검사들 조문은 더 이상 받지 않겠다. 정권이 바뀌면 어떻게 될지 두고보자”며 오열했다. 변 검사의 모친은 “사람 죽여 놓고 축하한다고 꽃을 보내는 거냐”며 국정원장 명의의 화환을 부쉈다. 또 조문을 온 박상기 법무부 장관에게 유족들은 “무슨 적폐 청산이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박 장관은 조문을 마친 뒤 곧바로 빈소를 빠져 나갔다. 경찰은 변 검사의 죽음을 투신자살로 최종 결론지었다. 유족이 원치 않는 점을 감안해 부검을 하지 않기로 했다. 전주영 aimhigh@donga.com·허동준·황성호 기자}

    • 2017-11-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지나치게 자극적인 제목은 의심하라”

    가짜 뉴스는 공인과 유명인뿐 아니라 일반인까지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다. 가짜인 줄 모른 채 믿었던 사람도 피해자인 건 마찬가지다. 그래서 뉴스 수용자가 어느 정도 검증 능력을 가질 필요가 있다. 국제팩트체크네트워크(IFCN)와 폴리티팩트(PolitiFact), 코렉티브(CORRECTIV) 등 각국의 팩트 체크 기관은 자국의 뉴스 수용자를 위해 가짜 뉴스 검증법을 제시하고 있다. 동아일보는 각 기관이 제시한 팩트 체크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한국의 온라인 이용 실태에 맞춘 가짜 뉴스 검증 요령을 마련했다. 가장 먼저 자극적인 제목은 일단 의심해야 한다. 같은 사안을 놓고 다른 매체에 비해 자극적인 내용이 더 많을 경우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추가한 뉴스일 가능성이 크다. 가짜 뉴스를 검증하는 독일의 비영리단체 코렉티브 관계자는 “언론사 이름을 걸더라도 평소와 다르게 수위가 높은 내용이라면 가짜 뉴스일 확률이 매우 높다”고 조언했다. 기사를 제공하는 언론사 웹사이트도 잘 살펴봐야 한다. 가짜 뉴스가 올라온 웹사이트는 대부분 구체적인 소개가 없다. 한국에서는 ‘포털사이트 게시판’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출처로 소개하는 뉴스가 유독 많다. 이런 뉴스는 대부분 검증을 거치지 않은 뉴스일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대부분 한쪽의 의견만 반영한다. ‘240번 버스’ 사건이 대표적이다.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사진을 쓴 경우 가짜 뉴스일 가능성이 높다. 가짜 뉴스를 만드는 사람들은 직접 현장에 가서 사진을 찍는 경우가 드물다. IFCN 운영 기관인 포인터재단의 알렉시오스 맨잘리스 총괄은 “결론은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다. 언론은 뉴스를 보도할 때 기사를 작성한 기자가 누구인지, 그리고 취재원이 누구인지 더 상세히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세인트피터즈버그=황성호 hsh0330@donga.com / 베를린=김배중 기자}

    • 2017-11-0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댓글수사 방해 혐의’ 변창훈 검사 투신 사망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와 재판을 방해한 혐의(위증교사 등)로 서울중앙지검 국정원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에 의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변창훈 서울고검 검사(48·사법연수원 23기)가 6일 투신해 숨졌다. 앞서 지난달 30일 같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국정원 소속 정치호 변호사(42·38기)는 승용차 안에서 번개탄을 피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에 따르면 변 검사는 이날 오후 2시경 서울 서초구의 한 빌딩 4층 화장실에서 창문을 통해 밖으로 몸을 던졌다. 투신 직전 변 검사는 이날 오후 3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인 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앞두고 이 빌딩의 한 법무법인에서 상담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변 검사는 119구조대에 의해 서울성모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치료를 받았지만 1시간여 만에 사망했다. 경찰 관계자는 “변 검사는 현장에 유서를 남기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변 검사가 검찰 수사를 받을 때는 ‘억울하다’고 하소연하더니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자포자기한 것 같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변 검사와 같은 혐의로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50·21기)과 이제영 대전고검 검사(43·30기)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황성호 기자}

    • 2017-11-0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