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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민(28·금산인삼첼로)이 ‘옐로 저지(종합 우승자에게 수여되는 노란색 셔츠)’를 지켰다. 권순영(KSPO)은 산악왕을 차지하며 레드 폴카 닷(빨간 물방울) 저지를 받았고, 주믿음(서울시청)은 23세 미만 최고 라이더에게 수여되는 화이트 저지의 주인공이 됐다. 최형민은 31일 충남 천안 종합운동장을 출발해 경북 영주 시민운동장까지 202.6km를 달린 ‘투르 드 코리아 2018’ 2구간 레이스에서 3위 안에 들진 못해 타임 보너스를 받진 못했다. 하지만 펠로톤(메인 그룹)과 함께 골인하면서 2구간 현재 9시간17분38초의 기록으로 종합 1위 자리를 지켰다. 2위와 3위 역시 전날과 똑같이 벤자민 페리(이스라엘 사이클링 아카데미)와 세르게이 베트코프(비노 아스타나)가 각각 차지했다. 1일 킹 스테이지로 평가받는 3구간(영주~정선)을 남겨두고 있었기에 최형민은 크게 무리하지 않는 전략을 폈다. 팀 동료들과 함께 레이스 중반까지 펠로톤에 머물렀고, 체력이 떨어진 팀 동료들이 모두 하위 그룹으로 떨어져 나간 뒤에도 끝까지 펠로톤을 지키며 다른 선수들과 함께 골인했다. 투르 드 코리아에서는 구간 1위로 골인한 선수에게 타임 보너스 10초를 준다. 2위와 3위 선수는 각각 6초와 4초를 받는다. 나머지 펠로톤에 섞여 골인한 선수들은 타임 보너스 없이 선두와 같은 시간에 골인한 것으로 처리한다. 최형민은 이번 대회 승부의 분수령으로 꼽히는 3구간을 잘 지켜내면 마지막까지 옐로 저지를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해 민경호(22·서울시청)에 이어 한국 선수 2연패를 노리고 있다. 한편 권순영은 이날 산악왕에 오르며 레드 폴카 닷 저지의 주인공이 됐다. 권순영은 첫 번째 산악구간인 업돈재를 2위에 오른 데 이어 두 번째 산악구간 제수리재를 가장 먼저 오르며 산악왕을 차지했다. 올해로 12번째를 맞는 이번 대회는 군산~천안~영주~정선~충주~서울 803.8km를 달려 우승자를 가린다. 영주=이헌재 기자uni@donga.com}

3월의 따뜻한 봄날이었다. 커다란 한옥 곳곳에선 잔치 준비가 한창이었다. 모닥불에 올린 통돼지가 맛있게 익어갔다. 음식을 가득 얹은 상들이 여기저기 펼쳐졌다. 이윽고 선수들을 가득 태운 버스 두 대가 집 앞에 도착했다. 최고급 세단들도 속속 들어섰다. 이들은 집에 들어서며 누군가에게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군대 사병들이 입는 카키색 패딩 차림의 중로(中老)는 편안한 웃음으로 이들을 맞았다. 그는 가위를 들고 정원에서 가지치기를 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자리를 잡은 뒤 그는 큰소리로 말했다. “자, 오늘은 즐겁게 마음껏 먹고 마시세요.” 고(故) 구본무 LG 그룹 회장은 야구를 좋아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 해마다 시범경기를 앞두고 외가가 있는 경남 진주시 단목리로 선수단을 초대해 성대한 잔치를 열었다. 일명 ‘단목행사’다. 단목행사에는 그룹사의 최고경영자(CEO)들도 대거 참석했다. 당시 LG 트윈스 야구단을 담당했던 기자도 초청을 받았다. “자네는 작년에 다친 무릎은 좀 어떤가.” “딸이 올해 세 살 됐겠다.” 구 회장은 선수들과 프런트들을 스스럼없이 대했다. 야구 지식은 물론이고 개인적인 신상도 모두 꿰고 있었다. 처음 만난 기자에게도 “자네는 본이 어디인가”라고 물을 정도로 소탈했다. 행사 내내 이리저리 술잔이 오갔고 웃음소리는 끊이질 않았다. 자유로운 분위기에 취한 한 외국인 선수는 구 회장 앞에서 시가를 피웠다. 직원들은 깜짝 놀랐지만 구 회장은 자신도 시가를 한 대 입에 물었다. 단목행사는 LG 선수들만이 가질 수 있는 자부심의 원천이었다. 가장 윗사람에게 인정받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타 구단 선수들의 부러움을 샀다. 당시는 LG가 신바람 야구를 앞세워 최고의 인기를 구가한 시기이기도 하다. 구 회장이 구단주를 그만두고 LG 그룹 경영에 매진하면서 단목행사는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하지만 야구에 대한 애정은 여전했다. 헬리콥터로 지방 출장을 다녀오던 어느 날. 서울 잠실구장에 불이 켜진 것을 본 구 회장은 한강 둔치에 내려 곧바로 야구장을 찾았다. 갑작스러운 구 회장의 방문에 ‘의전’을 하려던 직원은 오히려 혼이 났다. “조용히 야구 보고 가게 놔두라”는 게 그의 말이었다. 20일 타계한 구 회장에 대해 많은 야구계 인사들도 진심으로 애도를 표했다. 그가 야구에 쏟은 애정과 관심, 그리고 사람에 대한 배려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구 회장은 1995년 봄 우승하면 함께 마시자며 일본 오키나와 특산품인 아와모리 소주를 사왔다. 생전에 그는 술통을 열 기회가 없었다. 언젠가 LG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는 날 구 회장도 하늘에서 사람 좋은 웃음과 함께 아와모리를 마시고 있지 않을까. 이헌재 스포츠부 차장 uni@donga.com}

“‘옐로 저지(우승자에게 수여되는 노란색 셔츠)’는 제게 정말 꿈이었거든요. 이제 더 큰 꿈을 꿔 보겠습니다.” 4시간 넘게 184.6km를 달리고도 최형민(28·금산인삼첼로)의 얼굴엔 지친 기색이 없었다. 입이 귀에 걸릴 정도로 환하게 웃고 또 웃었다. 극적인 막판 뒤집기로 생애 첫 옐로 저지를 차지한 덕분이었다. 최형민은 30일 전북 군산 월명종합운동장을 출발해 충남 천안 종합운동장까지 184.6km를 달린 ‘투르 드 코리아 2018’ 1구간 레이스에서 4시간19분2초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깜짝 우승이었다. 최형민은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산악 구간을 잘 탄다는 평을 듣는 선수다. 반대로 순간 스피드를 내는 스프린트가 약점으로 꼽혔다. 이날 1구간은 높은 언덕이 그리 많지 않은 평탄한 코스에서 펼쳐졌다. 최형민은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무너지는 징크스도 갖고 있었다. 2014년 열린 투르 드 코리아에서는 종합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구간 우승은 한 번도 하지 못했다. 올해 열린 투르 드 타이완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날 최형민은 강점이던 독주 능력은 물론이고 스프린트 능력까지 유감없이 과시하며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경기 후반까지 펠러톤(메인 그룹)에 머물던 최형민은 결승선 25km를 앞두고 3명이 달리던 선두 그룹에 합류했다. 마지막 언덕 구간에서 자신의 강점을 살렸다. 이후 네 선수는 협력과 견제를 주고받으며 결승선을 향해 나아갔다. 막판 1km가량을 남겨둔 상황에서 네 선수는 전력질주하기 시작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최형민의 우세를 점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꾸준한 웨이트트레이닝 등으로 스프린트 능력을 한껏 끌어올린 최형민은 예전의 그가 아니었다. 세 선수를 모두 제치고 가장 먼저 골인한 최형민은 두 팔을 번쩍 치켜들며 첫 우승을 자축했다. 최형민은 “사실 오늘은 체력 안배를 잘해서 6월 1일 열리는 3구간에서 승부를 걸 생각이었다. 최선을 다해 남은 대회 기간에도 옐로 저지를 지켜 보겠다”고 말했다. 6월 1일 영주∼정선에서 열리는 3구간은 평탄한 1, 2구간에 비해 험난한 산악 지형으로 이뤄져 있다. 해발고도 700∼800m의 봉우리를 여러 개 넘어야 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산악구간에 강한 최형민이 사고를 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최형민은 지난해까지 투르 드 코리아에서 2차례 구간 산악왕에 오른 바 있다. 그는 “내 입으로 뛰어나다고 말하긴 그렇지만 솔직히 산악구간에는 자신이 있다. 팀원들과 잘 협력해 큰일을 한번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최형민이 1구간에서 우승하면서 한국은 이 대회에서 2년 연속 옐로 저지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해엔 민경호(22·서울시청)가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국제사이클연맹(UCI) 1등급 대회인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최형민 외에 한국 선수로는 박성백이 9위, 서준용(이상 KSPO)이 13위에 올랐다. 2위는 벤저민 페리(이스라엘 사이클링 아카데미), 3위는 세르게이 베트코프(비노 아스타나)가 각각 차지했다. 31일 열리는 2구간은 천안∼영주 구간 202.6km를 달린다.▼2구간, 100km 넘게 내리막-평지▼거리가 200km를 넘을 정도로 긴 편이지만 1구간처럼 평탄하다. 특히 두 번째 산악 구간을 지난 뒤 100km 넘게 내리막과 평지가 이어진다. 산악보다는 평지에 강점이 있는 한국 선수들에게 유리한 코스다. 구간 초반에 산악 구간이 있는 게 변수다. 초반부터 산악왕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다. 초반에 탄력을 받은 선수가 끝까지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 천안=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완전히 괴물이네, 괴물.” 30일 전북 군산 월명종합운동장을 출발해 충남 천안 종합운동장까지 184.6km를 달린 ‘투르 드 코리아 2018’ 1구간에서 벤자민 페리(24·이스라엘 사이클링 아카데미)의 괴력이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긴 거리를 달리는 도로 사이클에서 대부분의 선수들은 페이스 조절을 한다. 펠로톤(메인 그룹)에 머물며 힘을 비축하다가 결정적인 순간 앞으로 치고 나가는 제 전형적이다. 하지만 이날 페리는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전력질주를 했다. 육상으로 비유하면 마라톤을 100m 달리기하듯 한 것. 하지만 그의 지치지 않는 힘은 마지막까지도 이어졌다. 레이스 초반부터 앞으로 치고 나온 그는 73.1km 지점의 산악구간을 2위로 통과했다. 그리고 110km 지점의 스프린트 구간은 가장 먼저 지났다. 모든 선수들과 관계자들이 이제 그만 지쳤을 거라고 예상했지만 그는 마지막까지 선두 그룹에 남아 레이스를 이어갔다. 그는 한국의 최형민에 간발의 차로 뒤진 2위로 골인했다. 정태윤 본보 객원해설위원은 “상식을 뛰어넘는 레이스 방식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선두 그룹을 유지하는 건 도로 사이클 대회에서는 좀처럼 나오기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페리는 종합 2위와 산악 2위, 그리고 스프린트 1위로 1구간 레이스를 마쳤다. 스프린트 1위 선수에게 주는 블루 저지는 그의 차지였다. 페리는 “힘이 들긴 했지만 못 버틸 정도는 아니었다. 오늘 푹 쉬면서 회복하면 된다. 목표는 옐로 저지를 입는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이헌재 기자 uni@donga.com}

4시간 넘게 184.6km를 달리고도 최형민(28·금산인삼첼로)의 얼굴엔 지친 기색이 없었다. 입에 귀에 걸릴 정도로 환하게 웃고 또 웃었다. 극적인 막판 뒤집기로 생애 첫 옐로 저지(우승자에게 수여되는 노란색 셔츠)를 차지한 덕분이었다. 최형민은 30일 전북 군산 월명종합운동장을 출발해 충남 천안 종합운동장까지 184.6km를 달린 ‘투르 드 코리아 2018’ 1구간 레이스에서 4시간19분02초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다음은 최형민과의 일문일답. -누구도 예상치 못한 우승이었다. “2014년 투르 드 코리아에서 개인종합 2위까진 했었다. 그런데 당시에도 구간 우승은 못 해 봤다. 옐로 저지는 생애 처음이다. 감회가 새롭다. 남은 레이스에서도 잘 지켜보도록 노력하겠다.” -옐로 저지는 어떤 의미인가. “옐로 저지는 내겐 그냥 꿈이었다. 꿈을 이룬 만큼 이제는 종합 우승이라는 더 큰 꿈을 꿔 보겠다.” -1구간은 평탄한 코스였는데. “사실 오늘은 체력 안배를 잘해서 내일이나 모레 산악구간에서 승부를 볼 생각이었다. 코스를 답사할 때 결승선 25km앞에 마지막 언덕이 있는 걸 눈여겨보긴 했다. 선두 그룹 3명을 따라 잡아보자 라고 생각했지만 우승까지 이어질 진 몰랐다.” -스프린트가 약한 선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저도 스프린트가 약한 걸 안다. 올해는 그걸 좀 보완해 보려고 웨이트트레이닝을 많이 했다. 또 대표팀과 소속6팀에서 스프린트 연습을 많이 했다.” -한국 선수 중 산악구간을 제일 잘 타는 선수라는데. “솔직히 산악구간에서 자신은 있다. 이전 투르 드 코리아에서도 산악왕을 두 번 했다. 그런 강점을 잘 살려서 남은 레이스에서도 옐로저지를 지켜보겠다.” -시상대 제일 높은 곳에 오른 게 오랜만인 것 같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 금메달 이후 처음이다. 그 동안 2등만 많이 했다. 올해 투르 드 타이완에서도 2등을 했다.” 천안=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최형민(28·금산인삼첼로)이 극적인 막판 뒤집기로 생애 첫 ‘옐로 저지(우승자에게 수여되는 노란색 셔츠)’의 주인공이 됐다. 최형민은 30일 전북 군산 월명종합운동장을 출발해 충남 천안 종합운동장까지 184.6km를 달리는 ‘투르 드 코리아’ 2018 1구간 레이스에서 4시간 19분 02초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2위는 벤자민 페리(이스라엘 사이클링 아카데미), 3위는 세르게이 트베트코프(비노 아스타나)가 각각 차지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깜짝 우승이었다. 매 경기 꾸준한 성적을 내온 최형민은 산악 구간에 강점을 가진 선수다. 이날 1구간은 높은 언덕이 그리 많지 않은 평탄한 코스에서 펼쳐졌다. 하지만 최형민은 약점으로 지적되던 스프린트에서도 한결 성장한 모습을 보이며 가장 먼저 골인했다. 최형민이 이 대회에서 옐로 저지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선 것도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 이후 8년 만이다. 경기 후반까지 펠로톤(메인그룹)에 머물던 최형민은 결승선 25km를 앞두고 3명이 달리던 선두 그룹에 합류했다. 마지막 언덕 구간에서 자신의 강점을 살렸다. 이후 4선수는 협력과 견제를 주고받으며 결승선을 향해 나아갔다. 그리고 막판 1km 가량을 남겨두고 네 선수는 전력질주하기 시작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최형민의 우세를 점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엄청난 노력으로 스프린트 능력을 끌어올린 최형민은 가장 먼저 골인한 뒤 두 팔을 번쩍 치켜들었다. 최형민은 “평생의 꿈이던 옐로 저지를 차지한 게 믿어지지 않는다. 남은 코스에서도 최선을 다해 옐로 저지를 지켜내고 싶다”고 말했다. 최형민의 깜짝 우승으로 한국은 이 대호에서 2년 옐로 저지를 지켜낼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해엔 민경호(22·서울시청)가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국제사이클연맹(UCI) 1등급 대회인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최형민 외에 한국 선수로는 박성백이 9위, 서준용(이상 KSPO)이 13위를 차지했다. 이날 시작된 이번 대회는 군산~천안~영주~정선~충주를 거쳐 3일 서울에서 마무리한다. 총 거리는 803.8km다. 천안=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마의 3구간을 넘어라.’ 국내 유일의 국제사이클연맹(UCI) 도로 대회 ‘투르 드 코리아 2018’이 30일 전북 군산에서 출발 총성을 울린다. ‘옐로 저지’(개인종합 우승자에게 수여되는 노란색 셔츠)를 차지하기 위해 반드시 이겨내야 하는 코스는 대회 사흘째인 6월 1일 달리는 3구간(영주∼정선)이다. 비교적 평탄한 1, 2구간에 비해 3구간은 험난한 산악 지형으로 이뤄져 있다. 해발고도가 754m에 이르는 도래기재(경북 봉화군 춘양면)와 856m의 아랫재(강원 정선군 화암면)가 이 구간의 하이라이트다. 이 밖에도 크고 작은 봉우리 여럿을 오르내려야 해 선수들은 극한의 레이스를 펼쳐야 한다. 정태윤 본보 객원해설위원(서울시사이클연맹 부회장)은 “3구간이 승부의 분수령이다. 코스를 답사한 선수들 사이에서 벌써부터 ‘죽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완주하지 못하고 낙오하는 선수가 속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환 가평군청 감독 역시 “크고 작은 봉우리가 열 개 가까이 된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한계령을 열 개 가까이 넘어야 한다는 얘기다. 완주만 해도 잘했다는 소리를 들을 만하다”고 말했다. 투르 드 코리아는 올해로 12번째를 맞는데 역대 가장 어려운 코스라는 게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의 한결같은 얘기다. 한국 선수들은 일반적으로 평지에 강점이 있다. 이 때문에 산악 위주로 구성된 올해 대회는 외국 선수들에게 좀더 유리한 코스라는 평이 나온다. 하지만 한국 선수 중에도 옐로 저지에 도전할 만한 선수가 여럿이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선수 최초로 UCI 1등급 대회에서 챔피언이 된 민경호(22·서울시청)가 대표 주자다. 민경호는 29일 군산 리버힐관광호텔에서 열린 대회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우승한 후 많은 분들이 ‘옐로 저지’라는 영광스러운 칭호로 불러주셨다. 좋은 선수들이 많이 출전하는 만큼 2연패가 쉽진 않겠지만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팀원들과 힘을 합쳐 올해도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산악 지형에 강한 최형민(28·금산인삼첼로)과 공효석(32·의정부시청)도 우승에 도전한다. 두 선수는 산악에 특화된 데다 경험도 풍부하다. 외국 선수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세계 최고의 도로 사이클 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에서 두 차례나 구간 우승(2004년, 2007년)을 차지한 필리포 포차토(37·이탈리아)다. 이탈리아 프로 콘티넨털 팀 윌리어 소속의 포차토는 “최근 부친상을 당해 2주 가까이 자전거를 타지 못했다. 큰 기대는 하지 않지만 기회가 오면 언제든 우승을 향해 내달릴 것”이라고 말했다. 포차토는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다른 선수들로부터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지목받았다. 전문가들이 꼽는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는 올해 투르 드 랑카위(말레이시아)에서 개인종합 우승을 차지한 아르템 오베치킨(32·러시아)이다. 투르 드 랑카위는 1등급 대회인 투르 드 코리아보다 등급이 한 단계 높은 UCI 2.HC 대회다. 게다가 투르 드 랑카위는 엄청난 산악 지형으로 악명 높다. 1988 서울 올림픽 3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유럽과 미국, 일본 등에서 온 20개 팀 200명의 선수단이 출전한다. 20개 팀 가운데 프로콘티넨털 팀은 4개다. 한국은 KSPO(국민체육진흥공단), 서울시청, 금산인삼첼로, 코레일, 가평군청, LX, 의정부시청 등 7개 팀이 출전한다. 국내 팀은 모두 콘티넨털 등급이다. UCI는 팀 수준에 따라 프로월드 팀, 프로콘티넨털 팀, 콘티넨털 팀으로 등급을 부여한다. 프로월드 팀은 투르 드 프랑스 등 UCI 월드 투어에 참가할 수 있는 팀이고, 그 다음 레벨이 프로콘티넨털 팀이다. 이번 대회는 8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국가대표 선발전도 겸하고 있다. 군산=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한국 남자 사이클의 미래 민경호(22·서울시청)는 요즘 ‘옐로 저지’(개인종합 1위가 입는 노란색 셔츠)의 위력을 실감하고 있다. 도로를 달리다 보면 자전거 동호회 회원들이 귀신같이 그를 알아보고 인사와 응원의 말을 건넨다. 국제대회에 나가면 상대팀 선수들은 집중적으로 그를 견제한다. 이 모든 게 지난해 투르 드 코리아 2017에서 깜짝 우승하며 옐로 저지의 주인공이 된 뒤 일어난 일이다. 국제사이클연맹(UCI) 1등급 투어 사상 첫 한국 선수의 우승이었다. 옐로 저지의 영광은 30일 개막하는 국내 유일의 사이클 국제도로대회 ‘투르 드 코리아 2018’에서도 이어진다. 민경호는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전 세계 20개 팀 200명의 선수단 가운데 가장 앞선 등번호 1번을 받는다. 27일 소속팀 숙소가 있는 경기 의정부시의 한 카페에서 만난 민경호는 “많은 분이 부담되지 않느냐고 물어보신다. 부담보다는 영광스러운 마음이 앞선다. 최대한 이 순간을 즐기려 한다”고 말했다. 민경호 옆에는 한국 사이클의 전설 조호성 서울시청 감독이 있다. 아시아경기에서만 금메달 5개, 은메달 2개를 목에 건 조 감독은 2014년 은퇴 후 지도자로 변신했다. 지난해 코치로 민경호의 종합 우승을 도왔다. 올해 감독이 된 조 감독은 “지난해 경호가 어린 나이에도 극한의 상황을 이겨내고 옐로 저지를 지켜냈다. 그 덕분에 지난 1년간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크게 성장했다. 전략을 잘 세워 2연패를 노려 보겠다”고 말했다. 민경호는 투르 드 코리아 2연패와 8월 자카르카-팔렘방 아시아경기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눈은 여기에 머물러 있지 않다. 한국 선수 최초로 도로 사이클 세계 최고의 무대인 투르 드 프랑스 진출을 꿈꾼다. 조 감독은 현역 시절이던 1999년 혼자 프랑스로 건너가 1년 반가량 머물렀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대비한 훈련을 하기 위해서였다. 아쉽게도 시드니 올림픽 포인트레이스에서 4위로 골인하며 메달은 따지 못했다. 그는 “사이클의 본고장인 유럽에서는 동양인에 대한 편견이 무척 심했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실력과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도전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민경호는 조 감독의 못 다 이룬 꿈을 이룰 수 있는 재목이다. 개인독주와 업힐(산악), 그리고 스프린트 등 도로 사이클 선수로 갖춰야 할 3박자를 고루 갖췄다. 중학교 때까지 동호인으로 활동하다 본격적으로 선수의 길로 접어든 지 얼마 되지 않아 에이스가 됐을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민경호는 “아직 먼 얘기지만 목표는 크게 잡고 있다. 유럽리그로 건너가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민경호는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도 한국 남자 선수 최초의 사이클 메달에 도전할 계획이다.의정부=이헌재 기자 uni@donga.com}

30일 화려한 막을 올리는 국내 유일의 사이클 국제도로대회 ‘투르 드 코리아 2018’은 저지(jersey·경기용 셔츠)를 차지하기 위한 싸움이다. 12회째를 맞는 이번 대회에 참가한 전 세계 20개 팀 선수단 200명의 목표는 ‘옐로 저지’다. 옐로 저지는 대회 종합 우승자에게 수여된다. 지난해 옐로 저지의 주인공은 민경호(22·서울시청)였다. 민경호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국제사이클연맹(UCI) 1등급 투어에서 한국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우승했다. 대회 후와 별개로 투르 드 코리아는 각 구간이 끝날 때마다 저지 수여식을 갖는다. 각 구간 개인종합 1위 선수에게는 옐로 저지를, 산악 구간 1위 선수에게는 레드 폴카 닷(빨간 물방울) 저지를 준다. 스프린트 우승자는 블루 저지, 23세 미만 선수 가운데 최고 성적을 올린 선수는 화이트 저지를 받는다. 시상대에 오른 선수들은 다음 구간을 달릴 때 시상식에서 받은 저지를 입는다. 저지를 입는 관습은 세계 최고 권위의 도로 사이클 대회 투르 드 프랑스에서 유래했다. 1903년 출범한 투르 드 프랑스는 1919년부터 옐로 저지를 만들었다. 투르 드 프랑스를 모티브로 탄생한 투드 드 코리아는 저지도 거의 그대로 받아들였다. 다만 스프린트 우승자에게 그린 저지가 아닌 블루 저지를 주는 게 다르다. 옐로 저지가 탄생한 이유에 대해선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빠른 스피드로 무리지어 달리는 선수들 가운데 누가 우승 후보인지 알아보기 쉽게 노란색 옷을 입혔다는 게 유력하다. 레이스 역시 옐로 저지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옐로 저지가 속한 팀 선수들은 옐로 저지 선수를 보호하면서 레이스를 펼친다. 반대로 상대 팀 선수들은 옐로 저지 선수를 집중 견제한다. 조호성 서울시청 감독은 “만약 옐로 저지 선수의 자전거가 레이스 도중 고장 나면 이를 추격하던 상대팀 선수들도 자전거 수리가 끝날 때까지 페달을 멈추는 게 불문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모든 도로 사이클 경주에서 구간 우승자나 최종 우승자가 옐로 저지를 입는 것은 아니다. 투르 드 프랑스와 함께 3대 도로 사이클 대회를 구성하는 지로 디탈리아와 부엘타 아 에스파냐는 각각 핑크 저지와 골드 저지를 우승자에게 수여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3-2로 앞선 5회말 한화 수비. 주자는 2사 만루였다. 선발 투수 김재영이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기까지 남은 아웃카운트는 단 한 개였다. 평소의 한용덕 감독이었다면 그대로 김재영으로 밀어붙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날은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구원투수로 마운드에 선 송은범은 나주환을 삼진 처리하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한화가 ‘독한 야구’ 끝에 SK를 상대로 시즌 첫 승을 거뒀다. 27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방문경기에서 역전에 역전을 거듭한 연장 혈투 끝에 7-5로 이겼다. 올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한화는 유독 SK에 약했다. 전날까지 상대 전적은 5전 전패였다. 한 감독은 이날 이용규와 정근우, 송광민, 최재훈 등 주전 선수들을 대거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이래도 안 되고, 저래도 안 되니 틀을 확 바꿔버렸다”는 게 이유였다. 승부를 가른 것은 연장전에서의 집중력이었다. 4-4로 팽팽하던 연장 10회초. SK 야수진에서 연달아 실책이 나왔다. 1사 1, 2루에서 송광민(8회부터 대타 출전)이 친 2루수 땅볼을 2루수 김성현이 뒤로 빠뜨리는 사이 2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이어진 1사 1, 3루에서는 하주석의 평범한 뜬공을 SK 외야진이 놓치면서 3루 주자가 득점했다. 정은원의 적시 3루타까지 더하며 한화는 단숨에 3점을 앞서갔다. 연장 10회말 등판한 마무리 정우람은 1이닝 1실점으로 19세이브째를 따냈다. 한 감독은 김재영의 조기 교체에 대해 “그 이닝을 막는다고 해서 승부가 결정될 것 같지 않았다. 젊고 재능 있는 투수인 만큼 앞으로 승리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2위 SK와 3위 한화가 맞붙은 이날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는 2만5000명의 만원 관중이 입장했다. 전날인 26일에 이어 이틀 연속 매진. 6연패 중이던 롯데는 이대호의 홈런 두 방 등을 앞세워 넥센을 6-4로 꺾었다. KT도 박경수의 홈런 두 방을 앞세워 LG에 8-7로 역전승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015년 창단한 경기 평택 라온고는 지난해 고교야구 최고 권위의 황금사자기 대회에 첫선을 보였다. 첫 상대는 인천의 명문 동산고. 당시 송탄제일고란 이름으로 출전했던 라온고는 7회까지 7-4로 앞서며 첫 승을 눈앞에 뒀다. 하지만 선발투수 손호진이 마운드를 내려간 8회말 5점을 내주며 7-9로 역전패했다. 결승타를 허용하며 고개 숙인 투수는 1학년 고영선이었다. 24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2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중앙리그 왕중왕전. 창단 후 두 번째 황금사자기 무대에 오른 라온고는 원주고를 상대로 8회까지 0-3으로 뒤지며 고전했다. 2년 연속 첫 경기 탈락이 유력했다. 하지만 팀 이름을 바꾼 라온고는 작년의 그 팀이 아니었다.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1사 후 대타 허윤이 우중간 안타로 출루한 게 시작이었다. 상대 실책을 틈타 만든 2사 1, 3루에서 정훈석의 적시타로 한 점을 따라붙었다. 김상혁의 볼넷으로 이어진 2사 만루에서는 4번 타자 손호석이 2타점 동점 적시타를 때렸다. 2사 1, 2루에서 손석훈이 친 땅볼이 상대 수비 실책으로 이어지면서 3루 주자 김상혁이 홈을 밟아 역전에 성공했다. 9회말을 무실점으로 막아 4-3,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라온고는 16강에 진출했다. 막판에 터진 타선 못지않게 승리에 기여한 선수는 지난해 결승타를 맞고 무릎을 꿇었던 고영선이었다. 선발투수 김민석이 초반에 무너진 후 2회 1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고영선은 8회까지 6과 3분의 2이닝 동안 안타 1개와 볼넷 1개만을 내주는 무결점 호투를 펼쳤다. 3회 안타와 볼넷을 한 개씩 내주면서 잠시 흔들리는 듯했으나 후속 타자를 뜬공과 삼진으로 처리하며 안정을 찾았다. 4회부터는 다섯 이닝 연속으로 삼자 범퇴 처리했다. 정교한 직구와 낙차 큰 커브를 주무기로 승리투수가 된 그는 “이렇게 긴 이닝을 혼자 막아본 건 처음이다. 주말리그에서는 한 경기에 4이닝 이상 던진 적이 없었다”며 “포수(김태양·3학년)가 던지라는 대로만 던졌다. 이겨야겠다는 생각보다 하나하나 잡자는 마음으로 던졌는데 결과가 좋았다”며 웃었다. 라온고 강봉수 감독은 “라온은 ‘즐거운’이란 뜻의 순우리말이다. 학교의 전폭적인 지원 덕에 즐겁게 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경북고는 연장 10회 승부치기 끝에 영문고를 6-2로 꺾고 16강에 합류했다. 대구고도 선발 김주섭의 6이닝 무실점 호투를 앞세워 전주고에 6-2 승리를 거뒀고, 신일고는 경주고의 거센 막판 추격을 뿌리치고 6-5로 승리하며 16강에 진출했다. 조응형 yesbro@donga.com·이헌재 기자 }

‘서울을 출발한 은륜의 물결이 개성을 거쳐 평양에서 골인한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꿈같은 이야기였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꿈이 현실이 될지도 모르겠다. 30일 개막하는 국내 유일의 사이클 국제도로대회 ‘투르 드 코리아(Tour de Korea) 2018’을 일주일 앞둔 조재기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68)의 얼굴에는 희망과 자신감이 넘쳤다. 2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공단 사무실에서 만난 조 이사장은 “남북이 요즘처럼 활발하게 교류하게 된다면 자전거를 통한 교류만큼 좋은 게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조 이사장은 “투르 드 코리아는 자전거로 한국의 방방곡곡을 누빈다는 뜻을 담고 있는 대회다. 자전거의 두 바퀴로 한국과 북한이 이어진다면 그야말로 진정한 투르 드 코리아가 될 것”이라며 투르 드 코리아 대회를 남북한이 이어지는 구간에서 열고 싶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 같은 꿈의 레이스가 실현되려면 남북 간 정치적인 관계는 물론 정부 부처들과의 협의가 우선돼야 한다. 10년 넘게 투르 드 코리아를 개최하고 있는 공단은 혹시 있을 상황에 대비해 일찌감치 준비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결정하면 언제든지 시행할 수 있도록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조 이사장은 “여러 가지 좋은 그림이 많이 나올 수 있다. 설악산과 금강산을 잇는 코스를 생각할 수 있다. 또는 조선시대부터 우리나라의 수도인 서울과 고려시대 수도인 개성, 그리고 고구려가 한때 수도로 삼았던 평양을 잇는 코스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 이사장이 이처럼 자신 있게 구체적인 계획을 밝힌 데는 이유가 있다. 투드 르 코리아는 도로 사이클 레이스의 대명사 ‘투르 드 프랑스’를 모티브로 2007년 처음 만들었다. 첫 대회부터 2013년까지 아시아투어 2.2등급으로 개최됐지만 2014년에 2.1등급으로 승격됐다. 2.1의 2는 이틀 이상의 구간 레이스를 뜻하며 1은 대회 등급을 의미한다. 국제사이클연맹(UCI)의 기술자문과 경주 코스 승인을 통해 충분히 노하우를 축적했다. 경험과 검증된 인력이 있으니 언제든 성공적으로 대회를 개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 이사장은 “자전거를 통하면 북한의 산하를 천천히 구경할 수 있다. 반대로 한국의 자연을 북한에 소개하는 계기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대회는 내년 이후 규모와 의미가 더 확대될 수 있는 ‘투르 드 코리아 2019’의 전초전이자 서울 올림픽 3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 있는 대회다. 12회째를 맞는 이번 대회는 전북 군산을 출발해 천안∼영주∼정선∼충주를 지나 내달 3일 서울에서 최종 5구간 결승선을 통과한다. 총거리는 803.8km다. 한국을 포함해 11개국에서 온 20개 팀, 200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UCI 아시아투어 랭킹 1∼8위 팀이 모두 나설 정도로 수준이 높다. 특히 이탈리아 프로 콘티넨탈팀 윌리어 소속의 필리포 포차토(37)는 단연 돋보인다. 그는 세계 최고의 무대 투르 드 프랑스에서 두 차례나 구간 우승(2004년, 2007년)을 차지한 스타플레이어다. 지난해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이 대회 우승을 차지한 민경호(22·서울시청)를 비롯한 한국 선수가 타이틀을 방어할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높은 산악코스로 ‘악마의 구간’이란 평가를 받는 3구간(영주∼정선)이 성적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SPOTV+는 대회 최초로 전 경기를 TV로 생중계한다. 조 이사장은 “자전거는 결국 사람의 힘으로 움직인다. 탈수록 운동이 된다. 친환경 교통수단이다. 선진국에서 자전거가 활성화된 이유다. 투드 드 코리아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자전거의 매력을 알고,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투르 드 코리아 2018’ ○ 기간: 5월 30일∼6월 3일○ 구간: 군산∼천안∼영주∼정선∼충주∼서울○ 대회 등급: 2.1Class○ 참가 팀: 20개(한국 팀 7개 포함)○ 참가 선수: 200명○ 총 구간 길이: 803.8km○ TV 중계: SPOTV+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 출전하는 한국 여자 양궁 선수들이 기분 좋은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강채영(22·경희대)은 21일(현지 시간)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린 2018 세계양궁연맹(WA) 현대 양궁 월드컵 2차 대회 리커브 예선에서 720점 만점(70m·72발)에 691점을 쐈다. 이는 지난해 타이베이 여름유니버시아드에서 최미선(광주여대)이 세운 세계기록(687점)을 4점 경신한 것이다. 강채영은 “실전에서 이렇게 높은 점수를 쏘리라곤 예상 못 했다. 더 노력해서 다시 한번 기록을 깨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언젠가 다른 선수가 기록을 깨게 되겠지만 당분간은 내 기록이 유지됐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이날 예선에서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2관왕 장혜진(31·LH)과 올해 처음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선발된 이은경(21·순천시청)이 각각 683점, 679점을 쏴 2, 3위를 차지했다. 한국 여자 선수들은 상위 3명의 점수를 합산한 단체전 예선에서도 2053점을 합작해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2016년 양궁 월드컵 3차 대회에서 역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세운 2045점을 8점이나 경신했다. 남자부에선 상하이 1차 월드컵에서 3관왕을 차지한 김우진(청주시청)이 697점으로 예선 1위를 차지했다. 생애 첫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승선한 이우석(21·국군체육부대)은 691점으로 2위에 올랐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나는 행복합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이글스라 행복합니다∼.” 22일 두산-한화의 경기가 열린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경기가 끝난 뒤에도 많은 한화 팬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쏟아지는 빗속에서도 한화의 대표 응원가 ‘행복송’을 목청껏 불렀다. 한화 팬들로서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만한 날이었다.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하는 명승부 끝에 극적인 연장 끝내기 승리를 거둔 데다 5월 이후로 따졌을 때 무려 10년 만에 단독 2위로 도약했기 때문이다. 전날까지 SK와 공동 2위였던 한화는 이날 안방에서 선두 두산을 상대했다. 최근 몇 년간 하위권에 머물던 한화의 초반 돌풍을 보기 위해 1만3000명의 만원 관중이 구장을 가득 메웠다. 한화는 호잉과 김태균의 연속 타자 홈런 등에 힘입어 6회까지 6-1로 앞섰다. 낙승이 예상됐지만 두산의 뚝심 역시 만만치 않았다. 7회 2점을 따라붙은 데 이어 8회초 무사 만루에서 오재원의 싹쓸이 3루타와 오재일의 적시타로 단숨에 경기를 뒤집었다. 한화는 9회말 투아웃까지 6-7, 한 점차로 끌려갔다. 하지만 절체절명의 순간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효자 외국인 선수 호잉이 두산의 5번째 투수 박치국을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동점 솔로포를 쏘아올린 것이다. 한화는 연장 10회초 2사 1, 2루에서 마무리 투수 정우람을 마운드에 올렸고, 정우람은 류지혁을 좌익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내며 위기를 벗어났다. 위기 뒤에 기회가 왔다. 연장 11회말 선두 타자 이용규가 볼넷으로 출루했다. 후속 정근우의 투수 앞 희생번트 때 투수 김정후의 2루 송구가 뒤로 빠지면서 단숨에 무사 2, 3루가 됐다. 3번 타자 송광민은 흔들린 김정후를 상대로 승부를 마감하는 끝내기 좌전안타를 때렸다. 한화는 이날 넥센에 패한 SK를 제치고 단독 2위로 뛰어올랐다. 한화가 5월 이후 단독 2위까지 오른 건 2008년 5월 13일 이후 3661일 만이다. 호잉은 한국을 찾은 부모 앞에서 2개의 홈런을 포함해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했고 정우람은 2승(17세이브)째를 따냈다. 삼성도 이날 시즌 첫 만원 관중(2만4000명)을 기록한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롯데에 10-4로 역전승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1일 광주일고-북일고의 제72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2회전이 열린 서울 목동구장에는 뜻밖의 손님이 찾아왔다. 한때 메이저리그의 수준급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던 김병현(39)이었다. 한국인 빅리거로는 유일하게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2개(1999년 애리조나, 2004년 보스턴)나 갖고 있는 그는 2012년 KBO리그로 돌아와 2015년까지 넥센과 KIA에서 뛰었다. 김병현은 “애들이 어떻게 하는지 보러 왔다”고 했다. 그가 말한 애들이란 모교인 광주일고 후배들이다. 김병현은 올 초 광주일고의 일본 전지훈련에 동행해 한 달가량 투수 인스트럭터로 활동했다. 김병현 외에도 박종훈 한화 단장과 양상문 LG 단장 등이 목동구장을 찾아 고교 유망주들을 유심히 관찰했다. 올해 주말리그 전라권 1위를 차지한 광주일고와 대전·충남권 1위 팀 북일고의 대결은 프로 관계자들에게도 흥미로운 일전이었다. 이날 경기는 ‘야구인 2세’의 맞대결이기도 했다. 광주일고에는 정회열 KIA 수석코치의 아들 정해영(2학년)이, 북일고에는 신경현 전 한화 배터리 코치(현 북일고 코치)의 아들 신지후(2학년)가 있었다. 정 수석코치도 경기장을 직접 찾아 아들의 모습을 지켜봤다. 승부는 치열했다. 마지막까지 결과를 알 수 없는 접전이 펼쳐졌다. 광주일고가 경기 초반 4-1로 앞섰지만 북일고의 추격도 만만치 않았다. 8회초 북일고는 상대 투수진의 제구 난조를 틈타 2점을 추격했다. 3-4로 뒤진 9회초 북일고의 마지막 공격. 마운드에는 정해영이 있었다. 뛰어난 신체조건(키 187cm, 몸무게 89kg)의 정해영은 묵직한 공을 연신 포수 미트로 꽂았다. 하지만 북일고 타자들의 집중력이 더 뛰어났다. 1사 1, 3루에서 고승민이 동점을 만드는 우월 2루타를 때렸고, 계속된 1사 만루에서는 박준석이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쳐 경기를 뒤집었다. 광주일고의 9회말 마지막 공격은 더 극적이었다. 7회부터 등판한 신지후는 첫 타자를 아웃시킨 뒤 갑자기 제구가 흔들렸다. 9번 타자 이현민의 헬멧을 맞힌 뒤 1번 유장혁과 2번 박시원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해 1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그리고 정도웅 타석 때 누구도 예상치 못한 끝내기 폭투가 나왔다. 공이 포수 뒤로 빠진 틈을 타 2명의 주자가 홈을 밟으며 경기는 광주일고의 6-5 승리로 끝났다. 천신만고 끝에 승리를 챙긴 광주일고는 16강에 진출했다. 6이닝 1실점으로 승리의 발판을 놓은 왼손 투수 조준혁은 “김병현 선배님이 ‘자기 공을 믿고 던지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선배님 말처럼 위기 상황에서도 담대한 피칭을 하는 정우람(한화)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대회 3연패에 도전하는 덕수고는 안산공고를 8-3으로 완파했고 강릉고는 충암고를 11-2, 7회 콜드게임으로 이기고 16강에 합류했다.이헌재 uni@donga.com·조응형 기자}

이달 초 전인지(24·사진)는 프로 데뷔 후 길러오던 머리를 짧게 잘랐다. “짧은 머리에 무광 블랙이 이렇게 좋을 줄이야∼”라는 글과 함께 자신의 단발머리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자는 뜻도 담겨 있었다. 전인지는 2015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서 깜짝 우승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데뷔 해인 2016년에도 메이저대회 에비앙챔피언십을 제패했다. 지난해에도 부진했던 것은 아니다. 다만 한 번도 우승컵에 입을 맞추진 못했다. 그 대신 5번이나 준우승을 기록했다. 단발로 바꾼 뒤 두 번째 대회인 킹스밀 챔피언십에서 전인지는 지긋지긋한 준우승 징크스에서 벗어나는가 했다. 하지만 우승 문턱을 넘지 못하며 또 한 번의 준우승을 추가했다. 전인지는 21일 미국 버지니아주 윌리엄스버그의 킹스밀 리조트 리버코스(파71)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3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 합계 14언더파 199타를 적어 낸 전인지는 에리야 쭈타누깐(23·태국), 하타오카 나사(19·일본)와 함께 연장전에 돌입했다. 18번홀(파4)에서 치른 연장 첫 번째 홀에서 전인지는 파를 기록하며, 나란히 버디를 잡은 두 선수에게 밀려 탈락했다. 대회 우승은 2차 연장에서 버디를 잡은 쭈타누깐에게 돌아갔다. 악천후로 인해 72홀에서 54홀 경기로 축소된 이번 대회 2라운드까지 전인지는 1타 차 선두를 유지했다. 하지만 막판에 역전을 허용하며 우승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전인지는 LPGA투어 통산 3번의 연장전에서 모두 패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타계 소식이 알려진 20일. 안방인 서울 잠실구장에서 한화를 상대한 LG 선수들은 모두 검은색 스타킹을 바지 위로 치켜 신은 ‘농군 패션’으로 경기에 나섰다. 유니폼에는 검은 리본을 부착했다. 누구보다 야구를 사랑했던 ‘회장님’을 추모하기 위해서였다. LG는 이날 응원단을 운영하지 않았다. 상대팀 한화도 이에 동참했다. 구 회장은 LG가 창단한 1990년부터 2007년까지 LG 트윈스 야구단 구단주를 맡았다. 선수들을 위해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LG는 창단 첫해인 1990년과 1994년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럭키금성이었던 LG는 1995년 1월 그룹 명칭을 LG로 바꿨다. 당시 유지현, 김재현, 서용빈 등 스타플레이어가 즐비했던 LG 야구단은 일반인들에게 LG라는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선수들은 이날 경기에서도 힘을 냈다. 올 시즌 전날까지 한화를 상대로 5전 전패를 당했던 LG는 선발 투수 차우찬의 역투와 중심 타선의 집중타에 힘입어 6-2로 승리했다. 올 시즌 기복 있는 모습을 보여 왔던 차우찬은 6이닝 동안 5안타 4볼넷 1삼진 1실점으로 시즌 4승(4패)째를 따냈다. 방망이도 초반부터 시원하게 터졌다. 1회말 무사만루에서 4번 타자 김현수의 내야 안타로 선제점을 뽑은 데 이어 채은성의 2타점 적시타로 3-0으로 앞섰다. 김현수와 채은성은 4-1로 앞선 7회말 연속 타자 홈런을 때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한화는 이날 졌지만 5연패에 빠진 SK와 함께 공동 2위 자리를 유지했다. 선두 두산은 연장 접전 끝에 롯데를 7-6으로 꺾고 가장 먼저 30승(15패) 고지에 올랐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올해도 은륜의 물결이 금수강산 곳곳을 누빈다. 국내 유일의 사이클 국제도로대회 ‘투르 드 코리아 2018’이 30일 화려한 막을 올린다. 12회째를 맞는 이번 대회의 공식 명칭은 ‘서울올림픽 30주년 기념’ 투르 드 코리아 2018이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올해는 1988년 서울 여름올림픽이 열린 지 30년 되는 해다. 서울과 평창을 자전거의 두 바퀴로 잇는다는 의미를 담았다. 황용필 투르 드 코리아(TDK)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1988년 서울 올림픽은 동서 냉전 종식을 이끌었던 역사적인 대회였다. 개회식에 등장한 굴렁쇠는 화합의 상징이었다”며 “30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다시 열린 올해 평창 올림픽은 북한의 참여로 화합을 넘어 평화로 이어졌다. 올해 투르 드 코리아는 화합과 평화의 두 바퀴로 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 출발지는 새만금의 도시 전북 군산이다. 30일 군산을 출발한 선수들은 천안∼영주∼정선∼충주를 지나 내달 3일 서울에서 최종 5구간 결승선을 통과한다. 레이스의 시작을 알리는 퍼레이드 구간을 포함해 총거리는 803.8km다. 황 총장은 “올해는 국토를 횡단한 뒤 서울로 들어온다. 평창 겨울올림픽 알파인스키 경기가 열린 정선을 통과해 서울에서 마무리하게 된다”고 말했다. 조직위는 서울의 마지막 결승선 전방 19.88km 지점을 가장 먼저 통과하는 선수에게 특별 저지를 수여한다. 도로 사이클 대회는 각 구간이 끝날 때마다 저지를 준다. 개인종합 1위 선수는 옐로 저지, 산악왕은 레드 폴카 닷 저지(빨간 물방울 셔츠), 스프린트는 블루 저지, 23세 미만 중 가장 기록이 좋은 선수는 화이트 저지를 받아 다음 구간에서 입고 달린다. 서울 올림픽이 열린 1988년을 상징하는 ‘19.88km 저지’는 공식 저지는 아니지만 뜻깊은 기념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달 3일 서울 올림픽공원 평화의 공원에서 열리는 폐막식에는 서울 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인 김재엽 동서울대 교수 등 올림피안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낼 예정이다. 이번 대회에는 유럽과 미국, 일본 등에서 온 20개 팀 200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20개 팀 가운데 프로 콘티넨털 팀은 4개다. 한국은 KSPO(국민체육진흥공단), 서울시청, 금산인삼첼로, 코레일, 가평군청, LX, 의정부시청 등 7개 팀이 출전한다. 국내 팀은 모두 콘티넨털 팀 등급이다. 이번 대회는 8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국가대표 선발전도 겸하고 있다. 지난해 깜짝 우승을 차지한 민경호(22·서울시청)를 비롯한 한국 선수가 대회 2연패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민경호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국제사이클연맹(UCI) 1등급 투어에서 한국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우승했다. 조호성 서울시청 감독은 “지난해 우승 후 외국 팀과 선수들이 민경호를 요주의 인물로 견제하고 있다. 최선의 전략을 마련해 대회 2연패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TDK는 도로 사이클 레이스의 대명사 ‘투르 드 프랑스’를 모티브로 2007년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만들었다. 첫 대회부터 2013년까지 아시아투어 2.2등급으로 개최됐지만 2014년에 2.1등급으로 승격됐다. 2.1의 2는 이틀 이상의 구간 레이스를 뜻하며, 1은 대회 등급을 의미한다. 조직위는 올해도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통해 모든 구간의 레이스를 생중계할 예정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경기 내내 흩뿌린 비도 황금사자기를 향한 열정은 막지 못했다. 제물포고가 17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72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개막전에서 울산공고를 상대로 8회 11-3 콜드게임 승을 거두고 2회전에 진출했다. 울산공고는 선발 투수 오원진이 1회부터 몸에 맞는 공 2개를 내주는 등 매 이닝 볼넷과 사사구를 내주며 흔들렸고 제물포고는 매 이닝 기회를 놓치지 않고 맹공을 퍼부었다. 제물포고는 4회까지 이닝마다 득점하며 8점을 뽑았다. 제물포고는 5회에도 1점을 추가하며 5회 콜드게임 승(5, 6회 10점 이상 점수 차)으로 경기를 끝내는 듯했다. 하지만 1사 만루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지명타자 박수빈과 유격수 최지민이 나란히 뜬공으로 아웃되며 승부를 조기 마감할 기회를 날렸다. 그러자 콜드게임 패의 문턱에서 살아난 울산공고의 반격이 시작됐다. 제물포고 선발투수 형관우(4이닝 2안타 무실점)와 두 번째 투수 천보웅(1이닝 무안타 무실점)에게 5회까지 꽁꽁 묶여 있던 울산공고는 6회부터 공격의 실마리를 풀었다. 제물포고 세 번째 투수 조항준을 상대로 몸에 맞는 공과 볼넷을 얻어내며 무사만루의 기회를 만들었다. 울산공고는 이어 나온 3∼5번 중심타선(박세준-김남운-신철민)이 연속 3안타를 터뜨리며 3점을 따라붙었다. 제물포고의 득점력을 다시 깨운 건 6번 타자 유격수 최지민이었다. 최지민은 5∼7회 자책점 없이 호투하던 울산공고 김민영의 두 번째 공을 당겨 쳐 목동구장 왼쪽 담장을 넘겨버렸다. 이번 대회 첫 홈런. 흔들린 김민영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시킨 주자를 폭투로 홈까지 들여보내 추가 점수를 헌납했다. 울산공고가 8회말 공격에서 득점에 실패하면서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5회에 끝낼 수 있었던 경기를 8회까지 끌고 갔지만 제물포고로서는 많은 것을 얻은 경기였다. 타선에서는 대회 첫 홈런타자를 배출했고, 마운드에서는 형관우-천보웅뿐 아니라 목동구장에서 투구해 본 경험이 없던 조항준(3실점), 김건우(3이닝 무실점)가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제물포고 이용주 감독은 “1∼3번과 9번 타순에서 안타 10개가 나왔다. 타선의 집중력이 좋았다. 포수 이병헌의 투수 리드도 좋았다”고 총평했다. 한편 이 경기 종료 후 쏟아진 비로 이후 예정됐던 광주동성고-북일고, 안산공고-충훈고 등 2경기는 이튿날로 순연됐다. 연 이틀 내린 비로 전체 경기 일정이 하루씩 밀리게 되면서 이번 대회 우승팀도 당초 예정보다 하루 뒤인 29일에 가려진다. 임보미 bom@donga.com·이헌재 기자 }

16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시작될 예정이던 제72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은 우천으로 전 경기가 순연됐다. 이에 따라 16강전까지 잡혀 있던 모든 경기가 당초 예정보다 하루씩 밀려 치러진다. 제물포고-울산공고의 개막전은 17일 낮 12시 반으로 변경됐다. 올해 주말리그는 11개 권역으로 나눠 76개 팀이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그 가운데 성적 우수 팀과 지역 쿼터 팀 등 총 42개 팀만이 황금사자기 초청장을 받았다. 특히 이번 대회는 10명의 권역별 최우수선수(MVP)가 모두 출전하는 고교야구 별들의 잔치다. 경기권B는 아직 모든 경기를 소화하지 못해 개인상 수상자가 나오지 않았다. 주말리그 왕중왕을 가리는 황금사자기에서 누가 한국 야구를 빛낼 ‘별 중의 별’이 될지도 흥미로운 볼거리다. 투수 MVP로는 원태인(경북고), 이준호(경남고), 이믿음(강릉고) 등 3명이 있다. 이 가운데 프로 스카우트들이 가장 주목하는 선수는 원태인이다. 원태인은 투수와 타격 양면에서 빼어난 재능을 발휘하고 있다. 주말리그 경상권A에서 원태인은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앞세워 3승 1패, 평균자책점 0.69로 호투했다. 타자로는 타율 0.429(14타수 6안타)를 기록했다. 원태인은 2019년도 신인 드래프트에서 연고팀 삼성의 1차 지명이 유력하다. 수도권 팀의 한 스카우트는 “올해 KT 신인 강백호와 비슷한 실력이다. 지난해 서울고 3학년이던 강백호가 투타 겸업으로 각광받았던 것처럼 올해는 원태인이 그 뒤를 잇고 있다”고 말했다. 이준호는 에이스 서준원의 뒤를 받치는 2번째 투수로 주말리그 3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0.82를 기록했다. 경남고가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이유 중 하나는 서준원 외에 이준호, 남상현 등 수준급 투수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이믿음은 강원권에서 2승에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인천권 1위 제물포고에는 MVP로 뽑힌 포수 이병헌이 있다. 프로 스카우트들은 이병헌에 대해 “어깨가 좋고, 방망이도 잘 친다. 야구를 보는 시야도 넓다”고 호평했다. 경기권A에서 야탑고를 정상으로 이끈 김태원은 차세대 거포 3루수로 평가받는다. 주말리그에서 타율 0.409(22타수 9안타), 3홈런, 14타점을 기록하며 홈런상과 타점상을 받았다. 야탑고 김성용 감독은 “운동능력이 좋아 내야수는 물론이고 포수와 외야수로도 뛸 수 있다. 주장으로 리더십까지 뛰어나다”고 말했다. 광주일고 유장혁은 파워에 스피드까지 겸비한 3루수다. 전라권 주말리그에서 타율 0.423(26타수 11안타), 2홈런, 10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빠른 발로 도루도 10개나 기록했다. 김지훈 KIA 스카우트 팀장은 “탄력이 좋아 남다른 베이스 러닝을 한다”고 말했다. 성남고 2루수 이지환은 야구 센스가 뛰어나다, 포항제철고 포수 정준영은 좋은 체격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워가 일품이다. 장충고 1루수 이영운은 주말리그에서 타율 0.433의 정교한 타격을 했다. 이헌재 uni@donga.com·조응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