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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중구 광복동 거리에 활력이 넘치고 있다. 광복동 상권은 1998년 부산시청의 이전으로 침체기를 걷다 2009년 ‘크리스마스 빛 축제’가 시작되고 2010년 롯데백화점 광복점 개점, 2013년 다리가 들리는 영도대교 복원으로 살아나기 시작했다. 최근 젊은이를 겨냥한 새로운 쇼핑몰과 음식점이 들어서며 주말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광복동을 끼고 국제시장과 부평동 깡통시장, 용두산공원, 부산국제영화제 거리, 자갈치시장, 보수동 헌책방골목이 있어 시너지 효과도 나타난다. 중구청에 따르면 현재 광복동 유동인구는 하루 평균 9만 명. 이 가운데 10, 20대 소비층이 70%를 차지한다고 한다. 부산항국제터미널과 부산역이 가까워 중국인, 일본인을 포함해 매년 관광객 300여만 명이 찾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더욱 달궈줄 신개념 쇼핑 공간 ‘엘큐브’가 19일 광복동에 문을 연다. 롯데백화점이 운영하는 엘큐브는 신세대 선호 브랜드를 한곳에 모은 미니 백화점이다. 부산에서는 첫 엘큐브 매장이다. 지난해 서울 홍대 앞, 이화여대 앞, 가로수길에 1, 2, 3호점을 열었고 올 3월 세종시 어진동에 4호점을 열었다. 엘큐브 광복점은 지상 4층 연면적 1038m² 규모로 21개 브랜드가 입점한다. 1층에는 디자인 캐릭터 전문 매장 ‘텐바이텐’이 부산에 첫선을 보인다. 젊은 감성을 겨냥한 상품을 취급한다. 한쪽에는 화장품 전문 편집숍 ‘미미박스’ ‘셀레뷰’가 자리한다. 2층 피트니스 전문관에는 ‘피크닉그라운드’ ‘로라로라’가 들어오고 ‘라스퀄’ 같은 워터 스포츠 브랜드도 들어선다. 부산이 해양도시임을 감안한 선택이다. 3층은 영(young)패션 매장, 4층은 패밀리레스토랑이다. 영업시간은 평일 주말 구분 없이 오전 11시∼오후 9시다. 19∼21일 개장 기념으로 주요 브랜드 전 품목 10∼30% 할인 행사를 한다. 일부 품목은 추가 증정 행사를 진행한다. 롯데백화점 광복점 유영택 점장은 “광복로가 더욱 활기를 찾을 수 있도록 트렌디한 상품을 도입하고 이색적인 이벤트를 자주 열 예정”이라며 “젊은이들이 모여 소통하고 즐길 수 있는 문화 교류의 장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최근 프리미엄 멀티스포츠플렉스 스토어 ‘핫티’ 부산 광복점도 문을 열었다. 소비자가 직접 신발을 재고, 제품의 특성 파악부터 수령까지 한번에 해결할 수 있도록 운영되고 있다. 광복동주민센터는 관광객과 주민이 다함께 행복한 마을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연초부터 ‘행복한 광복동, HAPPY광복’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 국내외 관광객을 위해 광복동의 숨은 명소를 소개한 ‘광복 북(BOOK)’을 만들어 관광안내소에 비치했다. 또 매월 한 번씩 대청소의 날을 운영하고 자율방범대를 구성해 쾌적하고 안전한 마을 만들기에 힘 쏟고 있다. 주기적으로 광복로 금연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교사 채용시험 문제를 사전에 빼돌려 합격한 부산 사립고교 교사가 붙잡혔다. 학교 재단이사장의 아들이었다. 출제위원으로 이 교사에게 문제를 유출한 대학교수도 검거됐다. 부산 서부경찰서는 16일 업무방해 혐의로 부산 A고교 교사 김모 씨(41)와 채용시험 문제를 사전에 김 씨에게 건넨 B대학 교수 김모 씨(51)를 구속했다. 교수 김 씨는 교사 김 씨의 대학 시절 지도교수였다. 또 이를 아들 김 씨와 모의한 A고교 재단이사장 김모 씨(69)와 문제 출제위원인 B대학 교수 정모 (49)씨를 비롯한 대학교수 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교사 김 씨는 2014년 12월 A고교 정규직 교사 채용과정에서 교수 김 씨와 짜고 문제를 빼내줄 교수 3명을 시험출제위원으로 추천했다. 이사장 김 씨는 A고교 채용위원회에 압력을 넣어 이들 교수 3명을 출제위원으로 위촉하도록 했다. 교사 김 씨는 시험을 보기 전에 교수 김 씨로부터 문제를 통째로 건네받아 교사 채용시험에 합격했다. 이들 3명은 김 씨의 시험 점수가 너무 높게 나오자 일부 과목의 점수는 일부러 낮추기도 했다. 이들의 범행은 부산시교육청의 지난해 A고교 감사에서 드러났다. 교사 김 씨의 채용 시험문제 답안지에 풀이과정이 생략된 채 정답만 기록된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경찰은 채용 비리가 의심된다는 부산시교육청 의뢰를 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A고교가 소속된 사학재단에 유사한 채용 비리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A고교의 재단과 B대학의 재단은 하나의 뿌리에서 갈라져 나온, 사실상 같은 계열인 것으로 부산지역에서는 알려져 있다.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미국 할리우드 영화제작사의 부산행이 잇따르고 있다. 항구도시의 매력과 물심양면으로 촬영을 돕는 부산시의 정책에 푹 빠진 듯하다. 15일 부산영상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부산 해운대구 일대에서 영화 ‘퍼시픽 림’의 속편인 ‘퍼시픽 림: 업라이징(Pacific Rim: Uprising)’을 촬영했다. 드론까지 활용한 촬영 현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세계로 퍼지며 영화 팬의 관심을 모았다. 바다 괴수(怪獸)와 인간형 거대로봇의 싸움을 그린 공상과학(SF) 액션영화 시리즈로 내년 12월 개봉 예정이다. 이승의 부산영상위 차장은 “미 제작진으로부터 미래의 도시 배경과 맞아떨어지는 멋진 풍경을 가진 도시라는 평가를 들었다”며 “이들은 당초 일부 장면을 찍은 호주나 일본, 싱가포르보다 부산이 더 매력적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고 말했다. 부산영상위는 국내외 영화제작팀에 촬영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부산시와 부산지방경찰청을 비롯한 각종 공공 기관의 협조를 끌어내는 가교 역할을 한다. 1999년 설립된 이래 영화와 관련한 각종 영상물 제작 및 부산 로케이션 지원, 영화 교육사업을 맡고 있다. 영화·드라마·광고 같은 영상물 1000여 편의 제작을 도왔다. 부산영상위는 최근 할리우드 프랜차이즈 영화인 ‘분노의 질주’ 제작팀과도 부산을 무대로 한 촬영을 협의했다. 부산영상위 측은 “‘블랙 팬서(Black Panther)’, ‘퍼시픽 림’이 부산을 촬영지로 선택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해외 제작사의 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의 무대로 등장하게 된 것은 3월 ‘블랙 팬서’ 촬영 덕분이다. ‘어벤져스’ ‘아이언맨’ 시리즈 같은 슈퍼 히어로 영화의 메카로 불리는 마블스튜디오의 신작인 ‘블랙 팬서’는 3월 17∼29일 부산 자갈치시장, 영도구 일대, 광안리 해변로, 광안대교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특히 차량 150여 대를 동원해 부산시내 곳곳에서 추격전을 벌이는 장면은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영화 촬영 자체가 하나의 관광상품이었다. 영화보다 더 박진감 넘치는 촬영 장면에 구경꾼들은 탄성을 지르기도 했다. ‘블랙 팬서’는 내년 2월 개봉을 앞두고 후반작업을 하고 있다. 미 영화 제작진은 최근 부산영상위에 “한국에서 촬영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셔서 감사하다. 열정과 노력에 큰 감동을 받았다”는 e메일을 보냈다. 부산시는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할리우드 영화를 통한 홍보 효과가 엄청나고 동시에 부산을 세계에 알리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병진 시 문화관광국장은 “2014년 서울에서 찍은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경제적 효과는 4000억 원, 국가브랜드 가치는 2조 원에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할리우드 제작진의 ‘부산 러시(rush)’는 경제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양한 매력이 공존하는 부산을 세계에 알리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 그들이 기억하는 대통령 문재인은 어떤 사람일까. 짧게는 20년, 길게는 45년가량 문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이들은 “다른 사람과 달랐다”고 입을 모았다. ‘노무현, 문재인 변호사’ 간판 건물로 유명해진 남경복국집의 전 사장 이정이 씨(76·여)는 “양심과 정의를 가진 바른 사람”이라고, 고교 동문인 도선사 김수룡 씨(64)는 “따뜻한 친구”로 기억했다. 법무법인 부산의 경리실장 박다효 씨(55·여)는 “사람을 귀하게 여기신 분”으로, 전 해고 노조원 박현우 씨(52)는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신 분”이라고 했다. 이들은 “대통령이 돼 주셔서 고맙다”면서도 “주변에 휩쓸리지 말고 국민이 주인인 대한민국을 잘 이끌어 줄 것”을 희망했다. 》● 문재인 사무실 건물 남경복국집 이정이씨“문변, 판검사에 식사접대 일절 안해… 6000∼1만원짜리 복국 자주 먹었죠”9일 문재인 대통령 당선과 함께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았던 사진 속의 남경복국집 전 사장 이정이 씨(사진)를 수소문 끝에 11일 만났다. 이 씨는 문 대통령에 대해 “우리가 목숨을 걸고 은혜를 갚아야 할 정도로 정의로운 사람이다. 28년간 지켜봤지만 청렴결백해 나라가 부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과 이 씨의 인연은 1989년 동의대 사태 발생 당시 이 씨가 부산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공동대표로 진상 규명에 관여하면서다. 문 대통령은 학생 측 변호사로 참여했다. “그때 노무현 전 대통령을 포함해 인권변호사가 많이 참여했지. 하지만 ‘문변(문재인 대통령)’이 일을 다 했지. 문변이 ‘변호사가 아무리 많아도 어머니가 나서지 않으면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해 우리가 적극적으로 나섰던 거야.” 당시 비정부기구(NGO) 활동에 열심이던 이 씨에게 문 대통령은 이런 말을 건넸다. “노동도 하지 않으면서 노동자를 위해 일한단 말입니까. NGO 대장 노릇을 하려면 장사(노동)를 해야지요. 공무원인 아버지(이 씨의 남편)가 벌어오는 돈으론 3일이면 바닥납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때부터 이 씨 내외를 “어머니, 아버지”로 불렀다. 이 말 때문에 그는 남경복국집을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1992년 문변과 노변(노무현 전 대통령) 사무실 근처에 있던 4층짜리 남경복국집을 사 간판은 그대로 둔 채 장사를 시작했다. 문변과 노변을 포함해 젊은 변호사 7명도 이 씨의 제의로 십시일반 돈을 모아 이 건물 2, 3층에 합동법률사무소를 내 인권과 노동변호사로 이름을 날렸다. “당시 우리 집에는 근처에 있던 법원 검찰의 판검사를 비롯해 대학병원 의사, KT 지역본부 간부가 와서 좋은 복을 많이 먹었어. 문변은 그렇지를 못했어. 다른 변호사들은 법원장이나 검사장이 왔다 하면 밥값을 계산했지만 문변은 한 번도 안 사더라고. 데려오지도 않았고, 그런 걸 못 봤어.” 문변은 점심이나 저녁 때 6000원(은복), 9000원(까치복)짜리 복국을 먹다 어떨 땐 1만 원(밀복)짜리 맑은 국물(지리) 복국만 먹었다는 게 이 씨의 기억이다. 문변에게 대접 한 번 못한 게 가슴에 남아 이번 선거 기간에는 힘내라고 양산 자택에 참복을 보냈다. “후손들과 전쟁 없는 나라를 위해 앞으로 평화통일에 신경을 써 줬으면 좋겠어. 건강을 챙기면서 거짓 없는 나라사랑을 부탁하고 싶어.” 이 씨는 문 대통령을 “말수가 적으면서 깡다구(강단)가 있고, 이익이 없어도 저렇게 할 수 있나 할 정도로 고마운 분”이라고 했다. ● 법무법인 부산 경리실장 박다효씨“사무실 운영 관련해 직원들 의견 경청… 책-신문서 좋은 글귀 보면 함께 대화”“사무실 이사할 때 직원들과 함께 짐을 나르고 손수레도 직접 끌던 변호사였죠.” 11일 부산 연제구 부산지방법원 앞 법조타운 건물 406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까지 몸담았던 ‘법무법인 부산’의 경리실장 박다효 씨(사진)는 30년 넘게 ‘변호사 문재인’을 지근거리에서 도운 인물이다. “문 변호사님을 처음 만난 건 1982년 9월이었어요. 전 그해 1월에 노무현 변호사님 사무실에 취업했는데 일하러 오셨어요.” 1995년 설립된 법무법인 부산의 모태인 ‘노무현·문재인 합동법률사무소’를 말한다. 문 대통령은 1988년 노 전 대통령이 13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후 법률사무소를 떠나자 1990년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인 정재성(57·사법연수원 16기), 1992년 김외숙 변호사(50·여·21기)를 영입했다. 박 씨는 아직 ‘대통령’이라는 호칭이 어색하다며 줄곧 ‘변호사님’이라는 호칭을 썼다. 그는 “당선되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너무 벅찼다”고 말했다. 박 씨는 사무실 살림살이뿐 아니라 변호사가 손으로 쓴 소송 관련 원고를 타이핑하는 일도 해왔다. “그분은 의뢰인뿐 아니라 직원들과 대화할 때에도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얘기를 잘 들어주었습니다. 소송 결과에 불만을 품고 항의하는 의뢰인을 피하지 않고 끝까지 얘기를 들어주던 모습이 선합니다.” 박 씨는 문 대통령이 다른 변호사와 달랐다고 했다. 사무실에 중고 가구를 사도록 했고, 값이 저렴한 승용차를 탄 기억도 생생하다. 사무실 운영과 관련해서는 반드시 직원들에게 의견을 구했다. 직원 가족을 동반해 계절마다 전국의 명산을 함께 올랐다. 대부분 직장이 일요일에만 쉬던 1980년대 중반부터 토요일에도 사무실 직원들이 격주로 휴무를 실시했다. 당시로선 파격적이었다. 박 씨는 문 대통령이 ‘사람을 존중하는 분’이라고 말했다. 상대방이 일방적인 지시를 받는다는 기분이 들지 않도록 부드러운 표현으로 일을 믿고 맡기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연수를 다녀올 적엔 직원 선물을 챙겼고, 책이나 신문에서 좋은 글귀를 보면 함께 보고 의견을 나눴다고 했다. 소송에서 지거나 힘든 일이 있어도 결코 화를 낸 적이 없다고 했다. 박 씨는 “처음 뵌 지 3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변호사님께 전화를 드릴 때는 심호흡을 한 번 한 뒤 버튼을 누른다”며 “늘 나를 존중해주신 분이어서 조심스럽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누구보다 훌륭하게 일하실 분이란 걸 잘 압니다. 다만 어려운 시기에 일을 맡으셔서 조금 마음이 아픕니다.” ● 경남고 동창 김수룡씨“3선 개헌 반대 시위때 ‘전진하라’ 소리쳐”“똥구두야 전진하라.” 도선사 김수룡 씨는 문재인 대통령의 고교 동기동창(25회)이다. 김 씨는 고교 2학년생이던 1969년 여름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우리가 3선 개헌 반대 시위하러 나갈까 봐 학교 정문에 경찰들이 서 있을 만큼 살벌했죠. 아침에 교문을 막 들어서는데 아이들이 뛰쳐나왔어요. 그때 ‘전진하라’고 소리친 인물이 문 대통령입니다.” 그는 당시 경남고 학생들은 짙은 갈색의 워커를 신는 걸 전통으로 여겼고 자신들은 ‘똥구두’라 불렀다고 했다. 김 씨는 “그저 순하고 착한 친구인 줄만 알았는데 그날 강인한 모습을 봐 아직 기억이 생생하다”고 했다. 그는 문 대통령과 같은 반이 된 적은 없지만 어린 시절부터 매우 가깝게 지냈던 다른 친구를 통해서 문 대통령이 좋은 사람이란 걸 알았다고 한다. 그 친구가 바로 김정학 판사다. 김 판사는 문 대통령이 사업 실패 후 어려워하던 자신에게 사법시험을 볼 수 있게 지원했다는 일화를 공개해 화제가 됐다. 김 씨는 “재인이는 소아마비로 몸이 불편했던 정학이를 업고 소풍을 갔던 일화만 봐도 어떤 성품을 지닌 사람인지 알 수 있다. 사람을 위하는 따뜻한 친구”라고 말했다. ● 前해고노조원 박현우씨“선임비 없는 이에게 돈걱정 말라 하기도”부산교통공사에서 기관사로 근무 중인 박현우 씨(사진)는 인권변호사로 활동했던 문재인 대통령을 “많이 괴롭혔다”고 표현했다. 그는 1998∼2000년 부산·양산해고노동자투쟁위원회 위원장이었다. 박 씨는 “당시는 골프장 캐디, 학습지 교사 같은 많은 직업군이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때였다”며 “그래서 그들이 억울하게 해고당해도 변론을 맡아 주는 변호사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박 씨는 1998년 부산지하철 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해고됐다가 이후 소송을 통해 복직했다. 그는 “노조조차 없어 우리 위원회를 찾아온 해직자와 함께 문 변호사에게 상담을 받으러 갔는데 한 번도 외면한 적이 없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간혹 변호사 선임비용이 없어 머뭇거리는 사람에겐 ‘돈 걱정 하지 마라’고 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했다. 박 씨는 “실제 소송 후 돈을 한 푼도 받지 못할 때도 있다고 들었지만 노동자를 대하는 태도는 한결같았다”며 “고마운 분”이라고 기억했다.부산=조용휘 silent@donga.com·강성명 기자}
2014학년도 대입 수학능력시험 세계지리 과목 8번 문항의 출제 오류로 피해를 본 수험생들이 배상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부산고법 제1민사부(부장판사 손지호)는 당시 수험생 94명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10일 밝혔다. 재판부는 “명백히 틀린 지문임에도 문제 출제 과정과 이의를 처리 과정에서 요구되는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과실이 인정된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출제 오류로 재수를 택했거나 대학에 뒤늦게 추가 합격된 수험생 42명에게는 각 1000만 원, 당락과는 상관없었지만 성적이 바뀐 52명에게는 각 200만 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당시 수능 세계지리 8번 문항의 지문 중 ‘(2012년) 유럽연합(EU)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보다 총생산액 규모가 크다’는 것을 옳다고 판단했다. 납득하지 못한 수험생 4명이 평가원을 상대로 등급결정처분 취소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했다. 그러나 2014년 10월 항소심 재판부는 “2010년 이후의 총생산액 및 2007년부터 2012년까지 평균 총생산액이 EU보다 NAFTA가 더 크므로 평가원의 판단은 틀렸다”며 “이 문제에 대한 옳은 선택지가 없기 때문에 평가원의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이에 평가원은 수험생들의 세계지리 성적을 재산정하고 추가 합격 등의 구제 조치를 했다. 이 출제 오류로 피해를 본 학생은 1만 8000여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구제조치를 받은 학생 가운데 94명은 2015년 1월 부산지법에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이들은 성적 재산정을 거쳐 대학에 추가 합격했더라도 1년을 잃어버린 것에 대한 정신적 손해, 사회 진출이 1년 늦어지면서 받는 손해가 크다고 주장했다. 재수생은 다른 대학을 다니거나 재수학원을 등록한 데 따른 재산 손해를 입었다는 점을, 다른 수험생 역시 잘못된 성적표 때문에 하향 지원하는 등의 혼란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1심 부산지법은 이에 앞서 지난해 7월 평가원이 오류를 바로 잡아 점수를 재산정하는 등 구제 조치를 했다는 이유로 수험생들의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했다.부산=강성명기자 smkang@donga.com}

“만세!” 9일 오후 경남 거제시 거제면 명진리 남정마을 경로당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당선을 예상하는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경로당에 모인 주민 50여 명은 일제히 만세를 외쳤다. 거제 명진리는 바로 문재인 대통령이 태어난 곳이다. 문 대통령은 이곳에서 태어나 7세 때까지 살다가 부산으로 이사했다. 이로써 대한민국에서 두 번째로 큰 섬 거제도에서는 고 김영삼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배출했다. 주민들은 상기된 표정으로 “대한민국 민주화 후 거제 섬에서 대통령이 두 명이나 나왔으니 억수로 좋은 일 아입니꺼”라며 손을 맞잡았다. 문 대통령 생가(명진리 694-1)는 거제의 진산(鎭山)인 계룡산을 뒤로하고 앞쪽으로는 비교적 넓은 들판이 있다. 바다까지는 1.3km 떨어져 있다. 특히 명진리에서 직선거리로 15km가량 떨어진 장목면 외포리 대계마을은 김 전 대통령이 태어난 곳이다. 이날 낮부터 마을 잔치를 준비한 주문배 씨(75)는 “우리 마을의 큰 자랑 아니냐”며 “문 대통령이 초등학교에 진학하기 전까지 이곳에서 살았다”고 회고했다. 경로당에서 주민들과 기쁨을 함께한 김해연 민주당 거제시공동선대위원장(50)은 “거제의 조선(造船) 산업을 살리겠다는 새 대통령의 공약이 실현돼 거제가 아름답고 행복한 지역이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문 대통령의 아버지 문용형 씨(1978년 작고)와 어머니 강한옥 씨(90)는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12월 미군과 국군의 흥남철수작전 때 미군 수송선을 타고 거제로 피란했다. 형편이 어려워 셋방살이를 전전했다. 그 셋집이 마을 주민 추경순 씨(88) 집의 작은방이었다. 문 대통령이 태어날 때 추 씨가 탯줄을 끊은 것으로 전해진다. 문 대통령 생가에는 현재 추 씨의 다섯째 아들(50)이 살고 있다. 앞서 문 대통령은 2012년 대선 때 마을을 방문해 “1992년 김 전 대통령 당선 무렵 전국의 풍수 전문가들이 ‘거제는 대통령이 한 명 더 나올 땅이다’라고 말했다”는 일화를 전했다. 또 거제(巨濟)는 ‘크게 구제한다’, 명진(明珍)은 ‘귀한 보배가 밝게 빛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래서인지 이날 주민들은 경로당에 ‘크게 구하는 밝고 보배로운 나라님 되소서’라는 현수막을 걸었다. 문 대통령의 모교인 경남고는 김 전 대통령에 이어 대통령을 두 명 배출한 국내 최초의 고교가 됐다. 황유명 사무총장은 “대한민국을 정의롭고 올바르게 이끌어 자랑스러운 동문으로 남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동문회 차원의 행사는 열리지 않았지만 부산 부산진구의 한 식당에 모인 동문 50여 명은 “나라를 나라답게, 건배”라고 크게 외친 뒤 “문재인 대통령”을 연호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인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의 농업회사법인 ㈜봉하마을(대표 김정호) 바이오센터 2층 강당에도 주민 등 20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서로 껴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지지자들은 “야, 기분 좋다”며 노 전 대통령이 퇴임일 고향에서 외쳤던 함성을 재연하기도 했다. 또 ‘봉하막걸리’를 들고 “노무현과 문재인과 자랑스러운 국민들을 위하여!”라며 건배도 하고 ‘타는 목마름으로’ 등 노래도 불렀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10시경 권양숙 여사에게 전화를 걸어 통화를 했다고 권 여사의 조호연 비서실장이 전했다. ㈜봉하마을 김정호 대표는 “문 대통령께서 누구보다도 노 전 대통령과 권 여사에게 자랑스러운 사실을 알리고 싶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고향인 인천 강화도 주민들도 크게 기뻐했다. 문 대통령은 장인이 운영하던 강화군 농장에 다녀오다가 경찰에 체포되는 등 강화도와 남다른 인연이 있다. 김 여사의 친척 언니인 김예순 씨(66·자영업)는 “전직 대통령들이 나라를 잘 이끌지 못했는데 성격이 활달하고 정이 깊은 동생은 대통령을 잘 도울 것”이라고 자신했다.거제=강정훈 manman@donga.com / 부산=강성명 / 강화도=박희제 기자}
“분명 내가 같이 있었는데, 동생이 동생이….” 경남 거제시 삼성중공업에서 일어난 타워크레인 추락 사고로 다친 박모 씨(46)는 여전히 동생의 죽음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었다. 박 씨와 두 살 아래 동생은 같은 작업 현장에서 일하다 함께 사고를 당했다. 두 사람의 생사는 엇갈렸다. 1일 사고 발생 직후 박 씨는 근처에서 휴식 중이던 동생이 허리가 철골에 짓눌린 채 바닥에 쓰러져 있는 모습을 봤다. 2일 병원에서 만난 그는 “동생이 반듯이 누워 있어서 어디에서 피가 나는지 몰랐다. 빨리 지혈을 했어야 했는데 잘 안 됐던 거 같다”고 떠올렸다. 박 씨는 병원으로 함께 이송된 동생이 응급치료를 받다가 숨을 거두는 순간 정신을 잃었다. 소식을 듣고 병원을 찾은 큰형(49)은 “숨진 동생은 세 아이를 뒷바라지하느라 특근과 잔업을 도맡아한 성실한 가장이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31명의 사상자를 낸 이번 사고는 안전불감증이 불러온 전형적인 인재(人災)일 가능성이 높다. 수사본부는 2일 “충돌한 두 크레인 운전사와 신호원 등 12명을 1차로 조사한 결과 무전 수신과 관련해 일부 진술이 엇갈렸다”고 밝혔다. 수사본부는 “무전으로 신호를 전달했다고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이를 듣지 못했다는 사람이 있는 등 진술이 달라 면밀하게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골리앗크레인(정식 명칭 갠트리크레인)에는 신호원 6명, 타워크레인에는 신호원 3명이 있었다. 작업 규정에 따르면 골리앗크레인에는 보조 운전사를 포함해 2명이, 타워크레인에는 1명이 근무한다. 삼성중공업도 이날 크레인 신호원과 운전사 사이에 신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자체 진단하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박대영 사장은 사과문을 통해 “열과 성을 다해 일해 온 동료를 한순간에 잃게 되어 슬픔과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며 “진심으로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사고 현장 공개에 앞서 김효섭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장은 “크레인 충돌의 원인은 신호원과 크레인 운전사 간에 신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골리앗크레인과 타워크레인의 작업 반경이 겹치는데 신호가 잘못돼 타워크레인의 붐대(본체에 달린 작업 팔)를 밑으로 내리지 않아 충돌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고가 ‘세계 1위’ 명성에 가려진 한국 조선업의 어두운 그늘을 보여줬다는 반응이다. 조선업 특성상 무거운 철판을 나르고 용접하면서 수십 층 높이에 이르는 선박에 매달려 작업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를 자동화하는 건 쉽지 않고 사고가 나면 인명 피해도 크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선박 건조’를 외국에서 ‘십 빌딩(Ship Building)’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조선 현장은 대형 사고가 적지 않은 건설 현장과 비슷하다”며 “사고 소식을 들을 때마다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는 전면 작업 중지 명령이 내려졌다. 고용노동부는 사고가 발생한 7안벽 공정을 포함해 조선소 내 선박 건조 전체 작업을 중지하도록 명령했다. 작업 중지 명령 기한은 별도로 정해지지 않았다.거제=강성명 smkang@donga.com / 김도형 기자}
해외에 콜센터를 차려 대출을 미끼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행각을 벌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액은 20억 원가량이지만 경찰은 수백억 원의 피해가 났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부산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일 사기 혐의로 최모 씨(39) 등 38명을 검거했다. 또 해외에 거주하는 조직원 10명을 비롯해 공범 19명을 수배하고 인터폴에 공조를 요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4년 2월부터 2015년 6월까지 태국 방콕과 필리핀 클락에서 콘도를 임대해 각각 콜센터 3개소씩 6곳을 만들어 한국인 200여 명으로부터 20억여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1개 콜센터 장부에서만 2주간 9억3000만 원을 편취한 사실이 확인된 것으로 미뤄 경찰은 아직 장부를 확보하지 못한 나머지 콜센터까지 합치면 전체 피해 규모는 수백 억 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사 결과 이들은 국내 시중은행 직원을 사칭해 돈이 궁한 신용불량자나 대출 한도를 초과한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하는 방식으로 대출을 해줄 수 있다”며 미끼를 던졌다. 이어 “통장 개설을 위해 신용등급을 올리려면 제3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뒤 갚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꾀었다. 이에 속은 피해자들이 대출을 받았다고 연락해오면 “금융권 지인에게 부탁해 조기상환 수수료를 면제시켜 주겠다”며 대신 갚아줄 것처럼 자신들의 대포통장에 대출금을 넣도록 하는 수법으로 가로챘다. 개인당 피해액은 500만원부터 4000여만 원까지였다. 이들은 불법 수집한 개인의 대출정보가 입력된 ‘오토콜’이라는 인터넷 자동 전화발송 기계를 이용했다. 이 기계는 입력된 정보에 따라 전화를 걸어 이를 받는 사람의 이름과 대출 이력 등을 자동으로 모니터에 표시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일당은 60~90일짜리 관광비자를 이용해 출국과 입국을 반복하면서 사기 금액의 20~30%를 챙겼다. 총책 최 씨는 외국 호화빌라에서 살 정도였다. 불과 한 달 만에 2억4800만 원을 뜯어내 7500만 원을 챙긴 조직원도 있었다. 실적이 없어도 월 300만 원 이상의 수입을 보장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가족에게 어린아이를 맡기고 출국해 범행에 가담한 30대 여성도 있었다.부산=강성명기자 smkang@donga.com}
1일부터 부산도시철도의 기본 운임(어른, 교통카드 기준)이 1구간(10km까지) 1200원에서 1300원으로 인상됐다. 청소년은 950원에서 1050원으로, 어린이는 600원에서 650원으로 각각 올랐다. 2구간(10km 초과)도 어른과 청소년은 각각 1500원과 1200원, 어린이는 750원으로 변경됐다. 정기승차 1개월권은 5만5000원에서 6만 원으로, 7일권은 2만 원에서 2만1000원으로, 1일권은 4500원에서 5000원으로 각각 올랐다. 부산도시철도와 환승되는 부산김해경전철과 동해선(부전역∼일광역) 요금도 이날부터 각각 100원씩 올랐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요금 인상 수입은 전액 노후시설 보수와 안전시설 보강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근로자의 날인 1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타워크레인이 바닥으로 추락했다. 길이 60m, 무게 32t의 타워크레인은 휴식 시간을 맞아 삼삼오오 모여 있던 근로자들을 덮쳤다. 협력업체 직원 6명이 사망하고 20여 명이 다쳤다. 중상자가 많아 희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고는 이날 오후 2시 52분경 경남 거제시 장평동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7안벽(조선소에서 배를 띄워놓고 작업하는 곳)에서 발생했다. 레일을 따라 움직이는 거대한 ‘골리앗 크레인’(정식 명칭 갠트리크레인)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이동하다가 타워크레인과 충돌했다. 당시 타워크레인은 섀클(물건을 들어 올릴 수 있게 고리가 달린 연결장치) 해체 중이었다. 800t급 골리앗 크레인과 부딪힌 충격으로 타워크레인의 붐대(본체에 달린 작업 팔)가 50∼60m 아래 지상으로 추락했다. 날벼락 같은 사고로 근로자 고모 씨(45) 등 6명이 현장에서 숨지거나 병원 이송 후 사망했다. 또 김모 씨(37) 등 25명이 다쳐 대우병원과 거제백병원, 맑은샘병원 등지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부상자 가운데 5명은 중상이다. 사상자들이 일하던 곳은 ‘마르틴링에 플랫폼’ 작업장. 2012년 12월 프랑스 토탈사로부터 5억 달러에 수주한 해양플랫폼(원유생산시설)을 만드는 곳이다. 근로자의 날이지만 다음 달 인도를 앞두고 이날도 작업이 진행됐다. 전체 근로자는 협력업체를 포함해 약 4만 명이지만 이날은 1만5000여 명이 근무했다. 사망자 6명은 모두 협력업체 소속이었다. 팔 등을 다쳐 거제백병원에 입원한 협력업체 근로자 김모 씨(48)는 “크레인이 앞으로 고꾸라지면서 낙하물 등이 사람들을 덮쳤다. 워낙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부상자들에 따르면 오전 10시와 오후 3시 전후가 근로자 휴식시간이다. 그래서 사고 당시 흡연실과 화장실이 있는 쉼터에 협력업체 직원들이 모여 있었다. 현장에 있던 한 근로자는 “피해자들이 휴식을 취하려고 모여 있다가 사고를 당해 피해가 더 큰 것 같다”고 전했다. 숨진 근로자들은 거제백병원과 대우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됐다. 비보를 듣고 장례식장에 달려온 유가족들은 병원 바닥에 주저앉아 통곡했다. 숨진 박모 씨(44)의 어머니는 “내 아들이 대체 왜 누워 있느냐”며 오열했다. 박 씨는 조선소 협력업체 직원으로 3년 정도 근무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를 당한 회사에는 1년 전 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께 일하는 박 씨의 형(46)도 이날 다리 등을 다쳐 치료 중이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지방경찰청은 김주수 거제경찰서장을 본부장으로 수사본부를 구성했다. 거제경찰서 수사팀을 비롯해 경남경찰청 안전사고전담팀과 과학수사팀 등이 참여한다. 경찰은 이날 현장에서 작업했던 크레인기사와 작업자, 관리자 등을 불러 사고 당시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평소 조선소에서 크레인을 작동할 때는 주변 크레인과의 충돌을 막기 위해 경보 사이렌을 울리거나 신호수가 관리하게 돼 있다. 경찰은 사고 당시 크레인 안전 관리가 소홀했는지를 집중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또 수사본부는 2일 오전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경남도소방본부 등이 참가한 가운데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진행한다. 한편 ‘2017 해양플랜트 기자재박람회’ 참석을 위해 미국 휴스턴 출장 중인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사고 소식을 보고받고 조기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타워크레인 사고가 끊이지 않는 원인 중 하나로 ‘안전 불감증’을 꼽았다. 최창식 한양대 교수(건축공학과)는 “타워크레인은 설치 단계부터 작동 반경이나 하중 등을 충분히 확인해야 한다”며 “공기 단축 등의 이유가 현장의 안전 불감증으로 이어지면서 자주 사고가 일어난다”고 진단했다.거제=강정훈 manman@donga.com·강성명 / 정민지 기자}
“다른 학교 아이들이 자꾸 ‘똥 학교’라고 놀려요. 제발 학교 이름 좀 바꿔 주세요.” 올해 초 학교 부학생회장 선거에서 “교명을 바꾸겠다”는 공약을 내걸어 당선된 하준석 군(11)의 하소연이다. 하 군이 재학 중인 학교는 부산 기장군 기장읍 대변리 대변초등학교. 대변초교는 학년별로 한 학급이 있는 작은 학교다. 전교생이 76명에 불과하다. 1963년 개교 때 마을 이름을 따서 교명을 정했다. 오래전부터 교명 논란은 어린 학생들의 마음에 상처가 됐다. 수년 전에는 인터넷에 ‘이상한 학교 이름’이라는 명단이 퍼지기도 했다. 당시 대변초교는 2위였다. 학생들은 올해 초 학생회 선거를 계기로 교명 변경을 본격적으로 호소하고 나섰다. 학부모와 교사도 힘을 보탰다. 이들은 동창회와 마을 이장 등과 함께 교명변경추진위원회를 만들었다. 지난달 12일 열린 공청회에는 졸업생 30여 명과 마을 주민 수십 명이 찾아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추진위는 지난달 21∼23일 열린 기장 멸치축제 현장에서 시민 800여 명의 서명을 받기도 했다. 학교 이름을 바꾸려면 졸업생과 지역 주민의 동의를 받은 뒤 부산시교육청 교명선정위원회, 부산시의회 조례 개정 등의 행정절차를 거쳐야 한다. 동의 인원 등의 기준은 없다. 최영숙 교감은 “교명 변경이 쉽지 않겠지만 아이들의 바람이 워낙 간절한 만큼 최선을 다해 돕겠다”며 “추억을 간직하려는 일부 졸업생의 정서를 감안해 서두르지 않고 충분히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대변초교 졸업생은 약 2800명에 이른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노동절인 1일 오후 2시 52분경 경남 거제시 장평동 삼성중공업 내 야외작업장에서 높아 50m, 무게 40t 규모의 타워크레인이 넘어졌다. 이 사고로 크레인 밑에 있던 근로자 5명이 숨지고 17명이 부상을 입었다. 부상자 가운데 4명은 중상으로 알려졌다. 부상자들은 거제시내 대우병원과 거제백병원, 맑은샘병원 등지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해양플랜트 건조장에 설치된 설비 이송용 크레인이 갑자기 넘어지면서 지상에 있던 근로자를 덮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거제=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요금소를 수백 회 불법으로 ‘무사 통과’하며 27만여 원을 아낀 사람이 벌금으로 150만 원을 내게 됐다. 부산지법 형사6단독 허선아 판사는 편의시설 부정이용 혐의로 기소된 서모 씨(41·여)에게 벌금 150만 원을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서 씨는 346차례나 통행료를 내지 않고 하이패스 차로를 이용해 요금소를 통과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서 씨는 2014년 1∼9월 178차례에 걸쳐 부산 부산진구 수정산터널 유료 통행구간을 하이패스 차로로 통과하면서 통행료 14만2400원을 내지 않았다. 2014년 1월∼2015년 12월에는 부산 사상구 백양터널 유료 통행구간에서도 같은 방법으로 통행료 13만4500원을 내지 않고 168차례 지나쳤다. 서 씨가 내지 않은 통행료는 모두 27만6900원이었다. 하이패스 차로는 요금소 근무 직원이 지켜보지 않는다는 것을 악용한 셈이다. 서 씨의 차량에는 하이패스 단말기도 달려 있지 않았다. 허 판사는 “범행 내용이나 횟수를 보면 피고인의 죄가 가볍지 않다”면서도 “피해 규모가 그리 크지 않고 피해 금액을 모두 변제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동서대(총장 장제국)는 27일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하는 해외취업연수사업인 ‘케이무브(K-Move) 스쿨’에 6개 과정이 선정됐다고 밝혔다. 미국 패션스페셜리스트, 미 산업그래픽디자이너, 미 무역물류프런티어, 미 정보기술(IT) 엔지니어, 일본 IT 엔지니어, 베트남 비즈니스중간관리자 양성 과정이다. 미 패션스페셜리스트 양성 과정은 6년 연속, 미 무역물류프런티어 양성 과정과 미 산업그래픽디자이너 양성 과정은 3년 연속 선정됐다. 동서대는 미국 관련 과정에 선발된 학생에게 8개월간 기업에서 원하는 맞춤식 직무·어학·소양 교육을 하고 있다. 연수생 1인당 850만∼960만 원의 취업 지원비를 준다. 케이무브 스쿨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청년 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해외 산업체 수요 맞춤형 프로그램이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내년부터 부산지역 초등학교에서 보는 시험에는 객관식 문항이 출제되지 않는다.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27일 부산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부터 부산의 모든 초등학교(308개교)에서 객관식 문항 출제를 금지하고 서술·논술형 문항만 출제하도록 지침을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부산의 초등학교는 상·하반기 각 2차례, 모두 4차례 일제형 지필평가를 보는데 주관식과 객관식 문항이 섞여 있다. 전국 시도교육청이 초등학교의 평가 방식을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한 상황에서 이 같은 지침을 내린 것은 부산이 처음이다. 김 교육감은 “주입식, ‘정답 고르기’식 교육이 지속되면 암기만 하는 수동적인 학습자에 머물 수밖에 없다”며 “학생들이 생각하는 힘을 기르고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도록 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시교육청은 6월 ‘초등학교 객관식 평가 전면 폐지를 위한 공청회’를 열어 교사, 학부모 등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7, 8월에는 평가 전문가 연수를 실시하고 9월부터 시범학교 10곳을 지정해 교과별로 다양한 서술·논술형 시험 문항을 풀어볼 예정이다. 운영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보완한 뒤 내년 2월 일선 학교에 ‘2018학년도 초등 학업성취관리시행지침’ 개정안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 같은 지침에 대해 교육 현장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부산의 초등학교 교사는 “객관식을 없애 사고력을 키우자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다소 성급한 것 같다”며 “시범학교에서 최소한 1년 이상 여유를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5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는 “바람직한 정책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이가 중학교에 진학하면 다시 객관식 시험에 적응해야 할 텐데 조금 혼란을 느낄 것 같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다른 학부모는 “교사들이 수업방식을 서술형, 논술형 문제에 맞게 바꾸기 위해 얼마나 준비가 돼 있는지 궁금하다”며 “오히려 논술학원 같은 또 다른 사교육 시장을 키우는 것 아닐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 초등학교의 평가 방식은 시도교육청의 자율적 판단에 따라 수행평가와 지필고사 비율을 정하도록 돼 있다. 되도록 지필고사는 보지 않도록 권장하고 있다. 학생기록부에도 학생의 석차를 표기하지 않고 서술형 평가만 기록하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은 객관식 시험이 없어지면 평가의 공정성 시비같이 현장에서 생길 수 있는 논란과 혼란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도입할 예정이다. 올해는 서술·논술형 평가를 확대하기 위해 초등학교에 수행평가 비중이 전체 평가점수의 50% 이상이 되도록 했다. 각 과목 평가를 할 때 과제 제출과 모둠 발표 같은 수행평가 비중이 50점을 넘도록 한다는 것이다. 기초학력지원시스템 문제은행을 운영해 우수 서술·논술형 평가문항 풀을 제공하고 있다. 또 수행평가 및 서술·논술형 평가 방식에 적합한 초등평가 전문가를 150명 넘게 양성했다고 밝혔다.부산=강성명 smkang@donga.com / 노지원 기자}

101세인 유명 사진작가 데이비드 더글러스 덩컨 씨(미국)가 6·25전쟁 때 찍은 사진 30점을 부산 남구 유엔평화기념관에 기증했다. 26일 유엔평화기념관에서 열린 기증식에는 최근 낙상(落傷)으로 거동이 불편한 덩컨 씨를 대신해 현 주한 영국대사의 부인인 파스칼 서덜랜드 씨가 참석했다. 그는 평소 친분이 깊은 덩컨 씨에게 사진을 기증하도록 권유했다. 덩컨 씨는 상설 전시를 조건으로 기증을 결심했다. 유엔평화기념관 측도 별도의 전시 공간을 마련했다. 서덜랜드 씨는 “덩컨 씨와 함께 사진을 영구 전시할 곳을 물색하다 유엔평화기념관이 가장 의미 있는 곳이라고 판단했다”며 “그가 사진집 서문에서 밝힌 대로 전쟁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함께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증한 사진은 덩컨 씨가 1951년 출간한 사진집 ‘This Is War!’(이것이 전쟁이다!)에 실린 작품 중 일부다. 폐허가 된 마을과 그 안의 군인, 전쟁으로 고통받는 한국인, 탄약이 떨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절망하는 미군 등 전쟁의 비극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덩컨 씨는 1941년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한 직후 미군 해병대 장교로 자원 입대해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이후 사진잡지 ‘라이프’의 일본 주재 기자로 일하다 6·25전쟁이 일어난 지 사흘 만인 6월 28일 경기 수원을 통해 입국했다. 그는 이듬해 1월까지 주로 한국군과 미 해병대를 따라다니며 낙동강 전투까지 취재했다.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사이비 무속 신앙에 빠져 아들을 숨지게 방치한 뒤 불태운 친모(親母)가 7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25일 상해치사와 시신손괴·유기 혐의로 원모 씨(38·여)를 구속하고 원 씨의 제부(35)를 불구속 입건했다. 아이를 살해하고 유기한 김모 씨(2011년 사망·당시 51세·여)의 딸(30)도 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조사 결과 미혼모인 원 씨는 2010년 2월 아들을 낳자마자 10년 전부터 알고 지내며 무척 따랐던 김 씨에게 맡기고 사찰 등을 떠돌았다. 원 씨의 친언니가 한때 중학교 국사 교사였던 김 씨의 제자라는 인연이었다. 무당 행세를 하던 김 씨는 원 씨와 자주 굿을 했다. 그 비용이 1억 원을 넘을 정도였다. 그러던 그해 8월 김 씨는 “아이에게 든 액운을 쫓아야 된다”며 부산 금정구 자신의 집에서 향 다발에 불을 붙여 6개월 된 아이의 몸을 20여 분간 지졌다. 원 씨는 귀를 막고 벽만 바라봤다. 아이는 다음 날 새벽 숨졌다. 이들은 아이의 주검을 보자기에 싸서 원 씨 제부가 모는 차를 타고 경북 경산의 야산으로 가 불태웠다. 덮일 뻔한 이 사건은 1월 취학연령이 된 원 씨 아들이 경산의 초등학교 예비소집에 불참하자 학교 측이 아이의 소재 확인을 요청하면서 드러났다. 원 씨는 당초 경찰 조사에서 “2010년 8월 치료차 절에 들어가면서 아기를 맡겼는데 김 씨가 숨지면서 연락이 끊겼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러나 경찰이 추궁을 거듭하자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어장 황폐화를 우려하는 어민들의 반발로 남해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바닷모래 채취가 중단된 상황을 악용해 불량 모래를 판매한 업자들이 붙잡혔다. 불량 모래는 말만 모래였지 사실상 흙이었다. 부산지방경찰청 해양범죄수사대는 24일 무허가 골재 채취업자 김모 씨(59)를 비롯한 5명을 사기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김 씨 등은 올해 1~3월 부산 강서구의 아파트와 상가 터파기 공사현장에서 공짜로 받은 사토(沙土·모래가 섞인 흙) 7800㎥를 바닷모래라고 속여 부산·경남 지역 16개 건설현장에 1억 8000만 원을 받고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사토에서 돌멩이와 불순물만 제거하고는 세척한 바닷모래인 것처럼 속여 판매했다. 콘크리트 골재로 쓰는 모래는 흙 함유량이 1% 이하여야 한다. 그러나 경찰이 부산건설안전시험사업소에 의뢰해 이 사토를 분석한 결과 무려 86.9%가 흙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 같은 불량 모래가 골재로 사용되면 콘크리트 강도가 크게 떨어져 건물 안전과 수명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이 공급한 불량 모래는 아파트와 쇼핑몰 건설현장은 물론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와 산성터널 공사현장 같은 대규모 국책사업 현장에도 공급돼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부산 신평역에서 다대포해수욕장역을 잇는 부산도시철도 1호선 연장 구간. 이른바 다대구간이 20일 오후 4시 개통한다. 2009년 11월 착공한 지 7년 4개월여 만이다. 이번 연장 개통으로 서(西)부산권과 부산 도심을 연결하는 대중교통체계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돼 주민 편의는 물론이고 관광 활성화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해운대해수욕장으로 대표되는 동(東)부산권 관광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떨어진 다대포해수욕장과 몰운대, 을숙도 같은 곳에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1호선 종점인 신평역에서 다대포해수욕장역까지 도시철도로 이동하면 14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그동안 버스로는 27분이나 걸렸다. 19일 부산교통공사에 따르면 1호선 연장 노선은 길이 7.98km에 6개 역이 신설됐다. 1호선은 기존 34개 역(32.5km)에서 40개 역(40.48km)이 됐고, 1∼4호선 전체로는 114개 역으로 늘었다. 차량은 8량, 1편성으로 출퇴근 시간에는 4분∼4분 30초, 평상시에는 6분∼6분 30초 간격으로 운행한다. 1편성 정원은 970명(좌석 424, 입석 546), 평균 속도는 시속 30.7km다. 이번에 도입되는 신형 전동차(6편성, 48량)는 좌석이 기존 전동차(1열 10석)보다 한 석이 준 대신 좌석 넓이가 430mm에서 450mm로 넓어졌다. 공사비는 9590억 원이 들었다. 역 승강장 안전문(승강장과 전동차가 다니는 선로 사이를 차단하는 스크린도어) 개폐(開閉)시스템의 센서를 이중으로 설치해 출입문 오작동을 최소화했다. 안전사고의 위험을 줄였다는 평가다. 부산교통공사는 석 달간 시설물 검증 시험과 영업 시운전을 했다. 세계 최초로 4세대(4G) 이동통신기술인 ‘LTE-R’를 도입해 고품질의 음성, 영상, 초고속 데이터 통신이 가능하다. 부산도시철도 1호선은 1985년 7월 국내 5번째,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개통된 노선이다. 부산교통공사는 20일 오후 2시 다대포해수욕장역에서 서병수 부산시장을 비롯한 각계 내빈이 참석해 개통식을 연다. 박종흠 부산교통공사 사장은 “공사 기간 불편을 감내한 시민 여러분과 개통을 위해 힘쓴 시공사 및 공사 임직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서부산권 발전의 기폭제가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실시간 부산 바다 상황, 쓰나미 징조’ ‘부산 까마귀 떼 출몰, 진짜 지진 전조인가?’ 지난해 7월 부산은 지진 공포로 술렁거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급속히 퍼진 두 게시물이 발단이었다. 해변까지 올라와 파닥거리는 물고기 떼, 하늘을 가득 덮은 까마귀 떼 영상을 각각 증거라며 제시한 게시물이 일으킨 괴담은 독버섯처럼 번져 나갔다. 앞서 같은 달 5일 울산 인근 해안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한 데 이어 21일 부산에선 원인을 알 수 없는 악취가 진동해 시민 신고가 빗발쳤다. 평소 같으면 황당한 장난으로 치부될 글이 ‘정말 대지진이 오려나’ 하고 솔깃하게 들렸던 이유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 SNS 게시물은 치밀하게 기획된 가짜 뉴스 성격의 ‘홍보물’이었다. 부산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18일 인터넷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 홍보를 위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전기통신기본법 위반 등)로 이 사이트 홍보팀장 이모 씨(25)를 구속하고 김모 씨(25)를 비롯한 3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필리핀에 사무실을 둔 이들은 게시물 하단에 도박 사이트를 소개하는 글과 사이트로 연결되는 SNS 계정을 넣어 홍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쓴 까마귀 떼, 물고기 떼 영상은 수년 전 울산과 경북 울진에서 누군가가 각각 찍어 인터넷에 올린 것이었다. 이들은 범행을 위해 팔로어가 수만 명인 SNS 계정을 사들였다. 또 스스로 여러 SNS 계정을 만들어 전방위로 ‘친구 맺기’를 해놓았다. 이 결과 까마귀 떼 영상은 SNS에서 조회수 200만 회에 달했다. 한편 국민안전처, 환경부 등의 민관합동조사단 조사 결과 당시 악취는 도시가스에 주입되는 부취제(附臭劑·가스에 넣어 냄새를 나게 해 누출 등을 알 수 있도록 하는 물질)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