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운

이지운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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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사회부 복지팀 기자입니다. 2017년 입사해 문화부와 채널A 사회부 등을 거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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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19~2025-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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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적폐청산기구 ‘진미위’, 직원 징계 요구권 효력정지

    KBS가 적폐 청산과 개혁을 이유로 설립한 ‘진실과 미래 위원회’(진미위)의 활동에 제동이 걸렸다. 서울남부지법은 17일 KBS공영노동조합이 7월에 제출했던 진미위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의 일부를 받아들여 진미위가 징계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의 효력이 정지됐다. 진미위는 양승동 KBS 사장이 취임하면서 불공정 방송과 부당 노동행위 등에 대한 조사를 위해 출범한 기구다. 하지만 이날 법원은 진미위가 운영규정을 만들며 해당 직원에 대한 사전 동의를 구하지 않는 등 절차상에 문제가 있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이로 인해 이번 소송의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진미위는 일부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 성창경 공영노조 위원장은 “이번 결정으로 진미위가 위법적 활동을 해오고 있었음이 드러났다”며 법원의 결정을 반겼다. 하지만 KBS 관계자는 “가처분 신청이 일부 받아들여지긴 했으나 진미위 자체가 위법이란 뜻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이번 결정으로 진미위는 당분간 활동에 상당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조만간 열릴 예정이던 인사위원회 운영도 영향을 받게 됐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 2018-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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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워라밸 시대 TV예능, 일상의 소소한 행복에 꽂히다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3개월. 누군가는 늘어난 여가시간을 알차게 보낼 궁리를 하고, 다른 누군가는 “줄어든 건 월급뿐, 업무량은 그대로”라며 한탄한다. 방향이야 어찌 됐든 ‘주 52시간 태풍’으로 직장인의 일상 풍경이 바뀐 것만은 확실하다. 최근 TV 예능계는 이런 소소한 일상 속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에 주목하고 있다. “요즘은 옛날처럼 회식에 강제로 참석하게 하는 분위기가 아니니까 편하게 얘기해. 약속 없지?” 모두가 퇴근 시간을 기다리며 시계를 흘금거리는 오후, 별안간 ‘이사님’이 사무실에 들이닥쳐 쩌렁쩌렁 회식을 공지한다. 편히 얘기하라는 상사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는 것쯤은 모두가 아는 사실. ‘할많하않(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는)’ 직원들은 억지웃음을 지어 보이며 애인에게 톡을 남긴다. “자기야, 오늘 영화 못 볼 것 같은데….” KBS 2TV 모큐멘터리(mock+documentary·가상과 실제를 섞은 다큐멘터리 형식 드라마) ‘회사 가기 싫어’ 첫 회(12일)의 한 장면이다. 반강제적 회식 문화, 상사의 업무 떠넘기기 등 워라밸을 망치는 에피소드를 선보여 공감을 끌어냈다. 직장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제휴해 생생한 사례를 모았고, ‘직장인 자문단’을 꾸려 감수도 받았다. 기본적으로는 ‘교양 프로그램’이지만 예능 PD와 ‘개그콘서트’ 작가 등이 참여해 직장인의 애환을 ‘웃프게’ 그려냈다. ‘회사…’를 기획한 조영중 PD는 “직장인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고자 했다. 2회(19일 방송 예정)에서는 주 52시간 근무제도와 수직적인 조직문화 간의 괴리에 따른 혼란상을 집중 조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퇴근 후의 삶을 다룬 예능도 등장하고 있다. 해외여행처럼 큰맘 먹어야 가능한 것보다는 생활 밀착형 여가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달 시작한 SBS플러스 ‘야간개장’은 연예인 출연진의 저녁 시간을 관찰한다. 친구와 단둘이 맥주잔을 기울이거나(붐) 운동복 차림으로 피아노를 치는(성유리) 이들의 저녁은 화려한 ‘셀럽’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이달 말 첫 방송 예정인 tvN ‘주말사용설명서’ 역시 주말에 가볼 만한 곳, 해볼 만한 것들을 출연진이 직접 체험하며 소개하는 포맷. 제작진은 “워라밸을 중시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만큼 주말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여행지와 힐링 아이템을 풍성하게 소개하고자 한다”고 의도를 밝혔다. ‘저녁이 있는 삶’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예능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채널A와 스카이드라마가 공동 기획한 예능 ‘식구일지’는 ‘홈밥(home+밥)’이 주제다. 출연진에게 주어진 ‘한 달간 식구가 함께 저녁 먹기’린 미션은 간단해 보이지만, 네 가족이 평일에 매일 오후 7시 모이는 건 녹록지 않은 일. ‘홈밥’ 미션에 도전한 가수 겸 배우 예원은 “프로그램 이전엔 가족이 서로의 일과도 잘 몰랐는데, 30일간 미션에 도전하며 가족의 소중함을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워라밸’ 예능의 증가는 일상의 기쁨을 소중히 여기는 대중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심리와 맞물린 결과라고 해석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여가 예능의 대표 주자였던 해외여행 예능이 너무 많아 차별성이 약해지고 때론 위화감도 조성했다면, 일상의 여가를 다룬 예능은 시청자의 공감을 끌어내기 좋은 소재”라면서 “다만 너무 희화화하기보단 삶의 애환을 짚어주며 정보도 전달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 2018-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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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근 직전 이사님 “회식 어때?”…주 52시간 시대, 예능 화두도 ‘워라밸’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3개월. 누군가는 늘어난 여가시간을 알차게 보낼 궁리를 하고, 다른 누군가는 “줄어든 건 월급 뿐, 업무량은 그대로”라며 한탄한다. 방향이야 어찌 됐든 ‘주 52시간 태풍’으로 직장인의 일상 풍경이 바뀐 것만은 확실하다. 최근 TV 예능계는 이런 소소한 일상 속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에 주목하고 있다. “요즘은 옛날처럼 회식 강제로 참석하게 하는 분위기 아니니까, 편하게 얘기해. 약속 없지?” 모두가 퇴근 시간을 기다리며 시계를 흘금거리는 오후, 별안간 ‘이사님’이 사무실에 들이닥쳐 쩌렁쩌렁 회식을 공지한다. 편히 얘기하라는 상사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는 것쯤은 모두가 아는 사실. ‘할많아않(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는)’ 직원들은 억지웃음을 지어보이며 애인에게 톡을 남긴다. “자기야, 오늘 영화 못 볼 것 같은데….” KBS 2TV 모큐멘터리(mock+documentary·가상과 실제를 섞은 다큐멘터리 형식 드라마) ‘회사 가기 싫어’ 첫 회(12일)의 한 장면이다. 반강제적 회식 문화, 상사의 업무 떠넘기기 등 워라밸을 망치는 에피소드를 선보여 공감을 끌어냈다. 직장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제휴해 생생한 사례를 모았고, ‘직장인 자문단’을 꾸려 감수도 받았다. 기본적으로는 ‘교양프로그램’이지만 예능 PD와 ‘개그콘서트’ 작가 등이 참여해 직장인의 애환을 ‘웃프게’ 그려냈다. ‘회사…’를 기획한 조영중 PD는 “직장인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고자 했다. 2회(19일 방송 예정)에서는 주 52시간 근무제도와 수직적인 조직문화 간의 괴리에 따른 혼란상을 집중 조명할 것”이라고 밝혔다.퇴근 후의 삶을 다룬 예능도 등장하고 있다. 해외여행처럼 큰 맘 먹어야 가능한 것보다는 생활 밀착형 여가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달 시작한 SBS플러스 ‘야간개장’은 연예인 출연진의 저녁 시간을 관찰한다. 친구와 단둘이 맥주잔을 기울이거나(붐) 운동복 차림으로 피아노를 치는(성유리) 이들의 저녁은 화려한 ‘셀럽’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이달 말 첫 방송 예정인 tvN ‘주말사용설명서’ 역시 주말에 가볼만한 곳, 해볼만한 것들을 출연진이 직접 체험하며 소개하는 포맷. 제작진은 “워라밸을 중시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만큼 주말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여행지와 힐링 아이템을 풍성하게 소개하고자 한다”고 의도를 밝혔다. ‘저녁이 있는 삶’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예능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채널A와 스카이드라마가 공동 기획한 예능 ‘식구일지’는 ‘홈밥(home+밥)’이 주제다. 출연진에게 주어진 ‘한 달간 식구가 함께 저녁 먹기’린 미션은 간단해 보이지만, 네 가족이 평일에 매일 오후 7시 모이는 건 녹록치 않은 일. ‘홈밥’ 미션에 도전한 가수 겸 배우 예원은 “프로그램 이전엔 가족이 서로의 일과도 잘 몰랐는데, 30일 간 미션에 도전하며 가족의 소중함을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워라밸’ 예능의 증가는 일상의 기쁨을 소중히 여기는 대중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심리와 맞물린 결과라고 해석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여가 예능의 대표주자였던 해외여행 예능이 너무 많아 차별성도 약해지고 때론 위화감도 조성했다면, 일상의 여가를 다룬 예능은 시청자의 공감을 끌어내기 좋은 소재”라면서 “다만 너무 희화화하기보단 삶의 애환을 짚어주며 정보도 전달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 2018-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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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능력만큼 중요한 평판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무엇이 주가를 결정하는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따르면 주가의 70∼80%는 평판이 결정한다. 평판이 좋은 기업은 인재 영입, 가격 상승, 시장 점유율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이룬다. 저자들은 평판을 구성하는 세 가지 요소를 제시한다. 첫째는 행동. 평판의 세상에서는 ‘잘하는 것’만큼이나 ‘올바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전문성이 뛰어나고 서비스가 좋아도 도덕성에 흠결이 생긴(이를테면 ‘오너 일가 갑질’ 등으로) 기업은 좋은 평판을 얻기 힘들다. 둘째는 자신의 가치를 널리 알려줄 네트워크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전 세계가 연결된 오늘날 적절한 네트워크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마지막 퍼즐 조각은 스토리다. 저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은 객관적 사실이 아닌 개인적 믿음이 여론 형성의 원동력이 되는 ‘포스트 트루스’ 시대의 도래를 상징한다고 말한다. 그들이 “평판이란 진실이 아닌 인식의 문제”라고까지 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뒷맛이 개운치만은 않다. 능력이 아닌 평판이 나의 가치를 결정한다니. 하지만 우리가 ‘평판 게임’의 한가운데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 나 혹은 우리 기업의 진정한 가치가 부정적 평판 때문에 퇴색되는 것을 우려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 2018-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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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성교회 ‘부자 세습’ 인정한 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 재판국 전원 교체

    명성교회의 ‘부자 세습’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해석을 내놨던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예장통합·총회장 림형석)의 재판국원 전원이 교체된다. 이로써 명성교회의 ‘부자 세습’ 논란의 적법성 문제는 새로 선출될 재판국원들이 판결하게 됐다. 예장통합 교단은 12일 전북 익산시 이리신광교회에서 열린 제103회 총회의 재판국 보고에서 15명의 재판국원 전원을 교체하기로 의결했다. 통상 매년 전체 재판국원 중 5명을 재공천하는 것이 관례라는 점에서 이례적인 조치다. 이 자리에서 총대들은 “시대의 요청에 부응하지 못한 재판을 한 재판국원들을 바꿔, 합당한 판결을 해야 한다”며 이유를 밝혔다. 재판국은 지난달 김삼환 원로목사의 아들 김하나 목사가 명성교회 위임목사로 부임하는 것에 법적 하자가 없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당시 재판국은 “은퇴한 목회자의 아들을 목사로 임명하는 것을 막을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예장통합 총회는 11일 무기명 투표를 통해 반대 849표, 찬성 511표로 앞선 재판국의 해석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결의했다. 재판국원 전원 교체가 결정되면서 현재 재심이 신청돼 있는 명성교회 관련 재판은 새로 선출될 재판국원들이 맡게 됐다. 명성교회 관계자는 “총회의 재판국원 전원 교체 결정이 지나친 대응이라는 의견도 상당수 있었다. 아직 판결이 바뀐 것은 아니니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 2018-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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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 “명성교회 세습 인정 못해”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교단(예장통합·총회장 림형석)이 명성교회의 목회 세습에 제동을 걸었다. 예장통합은 11일 열린 통합 총회에서 김삼환 원로목사의 아들 김하나 목사를 위임목사로 임명한 명성교회가 대한예수교장로회헌법 제28조 6항(일명 세습금지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앞서 지난달 예장통합 헌법위원회 재판국은 명성교회의 목회 세습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은 바 있다. 은퇴한 목사의 자녀를 청빙하는 것에 대해선 제한할 근거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이날 열린 총회에서는 총 인원 1360명 가운데 반대 849표, 찬성 511표로 이 해석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결의했다. 총회의 해석으로 명성교회 측의 손을 들어줬던 재판국의 판결도 반려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 논란을 최종적으로 다룰 총회 재판국 보고는 12일 오전에 진행될 예정이다. 명성교회는 지난해 3월 설립자 김삼환 원로목사의 아들 김하나 목사를 위임목사로 청빙하기로 결의하며 세습 논란이 일었다. 예장통합 총회 첫날인 10일 총회가 열린 전북 익산시 이리신광교회 앞에서는 세습에 대한 찬성 측과 반대 측이 동시에 집회를 가져 긴장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한편 명성교회 측은 이날 결정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 2018-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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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능욕의 땅 아프리카는 인류 문명의 요람”

    “최근 남북 정상회담과 이산가족 상봉 등으로 통일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지만, 평화 혹은 경제 발전을 위해 통일을 이뤄야 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통일이 필요한 이유는 우리가 한민족이기 때문이란 것이 제 입장입니다.” 남파간첩 ‘깐수’로 유명한 정수일 한국문명교류연구소장(84)이 11일 2년 만의 신간 ‘문명의 요람 아프리카를 가다 1·2’(창비) 출간 간담회에서 통일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스스로 “민족주의자”를 자처한 정 소장은 “남북 교류가 활발해지는 와중에도 정작 통일의 당위성에 대한 인식은 흐려지는 것 같아 아쉽다”고 덧붙였다. 그간 문명교류학과 실크로드 연구에 전념해 온 정 소장은 이날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자신의 책을 소개했다. 최초의 인류로 전해지는 에티오피아의 ‘루시’ 화석부터 열강 식민통치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각국의 사투까지 아프리카 문명사 전반을 묶어 냈다. 그는 “아프리카는 노예무역과 식민 지배로 가장 많이 능욕당한 땅”이라며 “아프리카가 겪어 온 치욕의 역사에 대한 ‘설욕의 글’을 쓰는 것은 제 오랜 염원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정 소장은 ‘문명의 요람…’ 집필을 위해 2014년 60일간 아프리카 21개국을 답사했다. 그는 “28년 동안 세계 곳곳을 방문하며 단순히 ‘한 바퀴’ 둘러보는 수준이 아닌 ‘종횡(縱橫) 세계일주’라는 인생 목표를 완수했다”며 “이 책은 그 목표를 이룬 ‘인증샷’이자 새로운 도전의 시작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최종 목표는 문명교류학을 학문적으로 정립하는 연구총람을 내는 거예요. 적어도 책을 스물세 권 내야겠더군요. 지난해 다시 유럽 20여 개 나라를 일주했고, 올해 5월부터 3개월간 ‘초원 실크로드’를 다녀왔습니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얼마나 가능할지는 알 수 없지만, 하는 데까진 해보려 합니다.” 정 소장은 자신과 아프리카의 60년 넘은 인연도 강조했다. 1955년 이집트 카이로대에서 유학 생활을 했다. 저우언라이(周恩來) 전 중국 총리의 총애를 받아 1958년부터 5년간 모로코 주재 중국대사관에서 외교관으로도 근무했다. ‘문명의 요람…’은 자신이 설립한 한국문명교류연구소 창립 10주년 기념작이기도 하다. 정 소장은 레바논계 필리핀인 교수 ‘무하마드 깐수’로 위장해 단국대 사학과 교수를 지내다 1996년 남파 간첩임이 밝혀졌다. 5년을 복역한 후 전향해 풀려난 뒤 당시 국내에선 낯설었던 문명교류학에 천착해 왔다. 그는 “돌이켜 보면 중국 외교관으로서의 출셋길을 마다하고 북한에 돌아간 것도, 남한에서 간첩 활동을 하다 전향한 것도 시대의 비극으로 인한 인생의 선택이었을 뿐 후회한 적은 없다”고 회고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 2018-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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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어 앨범으로 석달만에 또 1위… 빌보드 역사도 바꿨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3개월 만에 또 한 번 대기록을 세웠다. 미국 빌보드는 2일(현지 시간) 홈페이지 기사를 통해 방탄소년단이 신작 ‘LOVE YOURSELF 結 ‘Answer’’(이하 ‘Answer’·8월 24일 발매)로 ‘빌보드 200’ 차트에서 두 번째 1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방탄소년단이 정상에 오른 차트는 8일자로, 빌보드 홈페이지에 전체 리스트가 5일 공개될 예정이다. 이로써 방탄소년단은 미국 대표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두 앨범 연속 1위라는 큰 기록을 세웠다. 올해 6월 한국 가수 최초로 이 차트 정상에 오른 지 불과 3개월 만이다. ○ 팝 본토 정규 궤도 오른 방탄소년단 지난해 빌보드뮤직어워드와 미국 TV 토크쇼 출연이 현지 대중의 가슴에 “방탄소년단이 뭐기에?”라는 물음표를 던졌다면 최근 기록 행진은 이를 “방탄소년단, 나도 알아!”의 느낌표로 대체하고 있다. 우선, 단일 가수가 두 장의 외국어(한국어) 앨범을 연속으로 빌보드 정상에 올린 전례는 찾기 힘들다. 빌보드는 이날 기사에서 “방탄소년단의 종전 앨범들처럼 ‘Answer’ 역시 대부분의 가사가 한국어로 돼 있다. 비영어 앨범이 1위에 오른 마지막 경우는 2006년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영어가 섞인 (다국적 그룹) ‘일 디보’의 앨범이었다”고 소개했다. ‘IDOL’은 영국에서도 UK 싱글차트 21위에 오르며 종전 히트곡 ‘FAKE LOVE’(42위)를 넘어섰다. ‘IDOL’의 춤을 따라 하는 ‘댄스 챌린지’도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포브스는 “방탄소년단과 한국 음악계에만 중요한 일이 아니라 2010년대 팝 음악계 전체에 의미 있는 일”이라며 “한 그룹이 12개월 안에 ‘빌보드 200’ 1위를 두 번 한 것은 2014년 영국 그룹 ‘원 디렉션’ 이후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앨범들인 ‘LOVE YOURSELF 承 ‘Her’’와 ‘Tear’로 각각 44주와 14주째 ‘빌보드 200’에 머물며 스테디셀러가 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더 강력해진 ‘아미’ 화력 방탄소년단의 팬덤인 ‘아미’의 화력이 발매 초기에 집중된 것이 이번에도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빌보드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의 신작은 발매 첫 주 미국에서 14만1000장 팔렸다. 지난번 정상에 오른 ‘Love Yourself: 轉 ‘Tear’’(이하 ‘Tear’)의 10만 장보다 4만여 장 늘어난 수치다. ‘빌보드 200’은 미국의 주간 앨범 판매량 상위 200위 목록으로, 음악이 무형의 디지털 스트리밍으로 주로 소비되는 요즘 시대에는 굳이 CD를 구매할 정도의 열성 팬이 얼마나 되느냐가 관건이다. 현지 대중이 실제로 많이 듣는 노래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1억7000만여 명의 이용자를 지닌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의 이날(한국시간 3일 오후) 전 세계 일간 최다 재생 수 톱200 차트에서 방탄소년단의 성적은 192위(‘IDOL’)에 머물렀다. 이 차트 최상위권은 현재 미국 래퍼 에미넘의 신작 ‘Kamikaze’ 수록 곡들이 거의 독점하고 있다. 미묘 ‘아이돌로지’ 편집장은 “아직은 성과가 집중 스트리밍, 일인 다량 구매 등 케이팝 특유의 열성적인 팬 문화에 기댄 바가 커 보인다”면서도 “방탄소년단의 2연속 1위는 상상하기 어려운 사건임에 분명하다. 현지 대중에게 더 많이 알려지는 과정을 성공적으로 거치고 있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할 듯하다”고 말했다.임희윤 imi@donga.com·이지운 기자}

    • 2018-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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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권선거 의혹에 성희롱 논란… 상처는 오롯이 소녀들 차지

    “이 시기 미디어에 가장 많이 노출되면서 (참가자들이) 슬프고 기쁘고 할 것 같아요. 그 안에서 최대한 자신을 잃지 않기를 바랍니다.” 시청자 투표로 아이돌 가수 데뷔 멤버를 뽑는 Mnet ‘프로듀스48’의 초반 경쟁이 한창이던 7월, ‘프로듀스101’ 출신의 가수 청하가 미니앨범 쇼케이스 현장에서 입을 열었다. 후배들을 격려하는 이 말에는 ‘국민 프로듀서(국프)’에게 연습생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배려해달라는 당부도 담겨 있었다. 지난달 31일 ‘프로듀스48’은 막을 내렸고 12명이 최종 선발됐다. 하지만 청하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시청자 투표로 당락을 결정하는 특성상, 팬들 사이에 투표 경쟁은 늘 있었다. 열성적인 ‘국프’들이 자신이 응원하는 연습생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건 아이돌 문화의 새로운 양상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경쟁이 가열되면서 특정 연습생에게 투표한 이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초고화질(UHD) TV, 일본 왕복 항공권 같은 고가 상품을 지급하겠다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연습생의 실력이 아닌 팬들의 자금력이 당락을 결정하는 ‘금권 선거’”라는 비판이 나왔다. 부정 투표 의혹도 되풀이됐다. 지난달 22일 중국의 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프로듀스48’ 투표가 가능한 G마켓 아이디(ID)가 개당 10위안(약 1630원)에 거래된 정황이 누리꾼에게 2200여 건이나 포착됐다. 지난 시즌에도 투표용 ID 거래가 이뤄진 적이 있었지만 사전 대비는 없었다. 제작진은 문제가 불거진 후인 지난달 27일 뒤늦게 투표 때마다 본인인증을 하도록 시스템을 개편했다. 성적 대상화와 악플 문제도 여전했다. 우익 활동으로 논란이 된 그룹 AKB48에 소속된 일본인 연습생들에게는 욕설이 쏟아졌다. 연습생 고토 모에는 개인 라이브 방송에서 빗발치는 악플에 결국 눈물을 쏟았다. 우리말을 잘 모르는 일본인 연습생들에게 성희롱 댓글을 집중적으로 올리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최종회에서 탈락한 다케우치 미유는 방송 전 “프로듀스48에 인생을 걸겠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제작진과 ‘국프’들은 인생을 걸고 도전한 96명의 소녀를 지켜주지 못했고, 상처는 소녀들의 몫이 됐다. Mnet 관계자는 “앞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 문제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고 시청률 3.1%(닐슨코리아 기준)를 올린 ‘프로듀스48’은 흥행에서도 전작(시즌1 4.4%, 시즌2 5.2%)에 미치지 못했다. 김은영 대중문화평론가는 “출연자 보호에 대한 고려 없이 경쟁적인 면만 부각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연출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 2018-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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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수학을 사랑한 인문학자… “의심하면 정답 보인다”

    “구슬 두 개가 든 주머니가 세 개 있습니다. 구슬은 총 몇 개일까요?” 우리는 보통 초등학교에서 이런 방식으로 곱셈을 배워 왔다. 구슬을 세는 방식으로 2×3의 답이 6임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2×(―3)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구슬 주머니가 ―3개 있을 수는 없는데 말이다. 한술 더 떠서 (―1)×(―1)은 왜 갑자기 +1이 되는 것일까? 경영학을 공부하다 뒤늦게 수학에 매료돼 수학 박사 학위를 받은 저자는 인문사회학적 눈길로 수학을 들여다본다. 수학자들은 너무나 당연해 보이는 것들에 대해 끊임없이 “왜 그럴까” “정말 그럴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수학=공식 암기’라는 등식에 길들여진 이들에겐 때론 의아할 정도로 쓸 데 없어 보이는 물음들. 저자는 적어도 수학에서만큼은 의심은 ‘병’이 아닌 ‘발전의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학창시절 수학 시험에서는 죄악처럼 여겨지던 실수 또한 수학 발전의 밑거름이 됐다. 페르마, 오일러 같은 대수학자들이 소수(素數)의 특징을 연구하던 중 저지른 실수들은 또 다른 아름다운 증명을 위한 초석이 됐다. 이 책을 읽는 데 펜과 연습장은 필요 없다. 소파에 비스듬히 기대서 읽어도 충분하다. 틈틈이 나오는 문제들은 참고서보다는 ‘퀴즈북’에 나올 법한 것들이다. 수학 공부가 죽기보다 싫었던 ‘문과 수포자’들에게 권한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 2018-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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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려동물 키우는 현실적 어려움에 ‘공감’

    대한민국 국민 5명 가운데 1명이 ‘반려동물 집사’인 시대. 펫방(Pet+방송), 펫튜브(Pet+유튜브) 등 동물 콘텐츠는 이제 대중문화의 한 축으로 여겨질 정도다. 하지만 영상 속 강아지가 더없이 사랑스럽기만 한 것과 달리, 실제로 동물을 기르는 데는 큰 고통과 희생이 따른다. 최근 이처럼 반려동물 보호자가 겪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다룬 웹툰 작품 한 편이 주목받고 있다. 네이버 웹툰에서 6월부터 연재한 이선 작가의 ‘개를 낳았다’이다. 이야기는 프리랜서 삽화가인 주인공 다나가 2개월 된 강아지 명동이를 입양하며 시작한다. 그런데 분양자가 ‘우리 집 개가 낳은 새끼’라던 명동이는 사실 ‘강아지 공장’의 병든 강아지였다. 명동이를 진찰한 동물병원 원장은 다나에게 “어떻게 하겠느냐”고 묻는다. 병원비가 강아지 분양 비용의 몇 배에 이르기에 병든 강아지를 버리고 새 강아지를 사겠다는 사람이 많다는 설명과 함께. 다나가 치료를 선택해 명동이는 가까스로 건강을 되찾지만 그건 시작에 불과했다. 불안정한 프리랜서 수입에 매달 수십만 원씩 드는 강아지 양육비는 큰 부담. 집안 환경이 엉망이 돼 동거하는 동생과 갈등도 겪는다. 산책 중 잃어버린 명동이를 찾아다니다 사례금을 노린 사기꾼의 표적이 되기도 한다. 작가는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가슴 찡한 에피소드 속에 반려동물 보호자들이 알아야 할 정보와 위기상황 대처법을 꼭꼭 눌러 담았다. 첫 회에서 온통 흑백이던 다나의 세상은 명동이를 만나는 순간 화사하게 채색된다. 하지만 작고 사랑스러운 새 가족을 들이는 건 한 소중한 생명을 책임져야 하는 무거운 일이기도 하다. 이 만화의 부제목이 ‘만남부터 이별까지’인데 그 역시 의미심장하다. 이 작가는 “반려동물을 들이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개를 키우면 즐거움과 기쁨만이 아닌 괴로움과 슬픔도 따른다는 점을 꼭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 2018-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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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CN ‘보이스2’, 재미와 메시지 ‘두 토끼 몰이’

    ‘아동 성범죄에 대해 미국은 최소 징역 25년, 프랑스 최소 20년… 우리나라 역시 법적 규정은 있으나, 실제 처벌은 아동의 피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다소 뜬금없긴 했다. 시사 고발 프로그램도 아닌 드라마에서 갑자기 중간에 이런 자막이 뜨다니. 하지만 18일 방영한 OCN ‘보이스2’ 3회에서 등장한 이 자막이야말로 이 드라마의 정체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 자막은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범죄자가 경찰에 붙잡힌 뒤 “금방 출소할 것”이란 말을 남기는 장면에서 등장했다. 극본을 쓴 마진원 작가는 “미성년자 성범죄 양형 문제에 대해 꼭 한번 짚고 싶었다”고 말했다. ‘보이스2’가 “소신 있는 작품”이란 평과 함께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6회는 시청률 5.4%(닐슨코리아)에 이르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화제였던 시즌1 ‘보이스’가 최고 시청률 5.7%를 기록했고, 같은 방송사 전작인 ‘라이프 온 마스’가 마지막 회에서 5%를 넘어선 것을 감안하면 더욱 눈에 띄는 성적이다. ‘골든타임 팀’이라는 가상의 경찰 조직이 매회 하나의 사건을 해결하는 속도감 있는 전개도 매력으로 꼽힌다. 범죄 현장의 소리를 단서로 범인을 추적하는 강권주(이하나)와 미국 드라마 ‘덱스터’가 떠오르는 사이코패스 형사 도강우(이진욱) 등 캐릭터도 개성 있다. 경찰의 협조를 얻어 테러 진압 장면에 실제 경찰특공대가 출연하는 등 리얼리티를 살린 점도 돋보인다. 다만 지나친 폭력성은 불편하단 지적도 나온다. 화면을 흐리게 처리하긴 했지만, ‘15세 관람가’인데 잔인한 범행 수법을 노골적으로 묘사하는 대목이 잦다. 이승영 PD는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수위가 높은 장면은 꼭 필요한 경우에만 쓰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 2018-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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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민 상담하다 ‘랜선 엄마’ 별명 얻었죠”

    명문대 치대를 졸업한 지천명(知天命)의 25년 차 치과의사. 하지만 유튜브에서 그는 근엄한 원장 선생님이 아닌 ‘친절한 수진씨’다.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가 4만8000여 명에 이르고, 19일 유명 인터넷 방송인들이 팬들과 만나는 ‘다이아 페스티벌 2018’ 무대에도 섰다. 서울 강남구 그의 병원에서 7일 치과의사 이수진 씨(49·여)를 만났다. 의사 가운 차림의 이 씨가 병원 원장실에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켜자마자 시청자들의 실시간 댓글이 쏟아진다. 방송 주제는 주로 고민 상담. 병원에서 방송을 할 때는 치아 건강에 대한 질문이 많고, 집에서 방송할 때는 학업이나 진로, 연애 같은 일상적인 고민을 털어놓는 이가 대부분이다. 이 씨는 “10, 20대 여성 구독자의 비중이 높다. 딸 또래 아이들의 이런저런 고민을 들어주다 보니 ‘랜선 엄마’라는 별명이 생겼다”며 웃었다. 이 씨는 4년 전 젊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가로수길로 병원을 이전하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시작했다. 젊은 환자들과 소통하기 위해서였는데, 처음에는 딸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딸이 한창 사춘기였거든요. 엄마가 유별나게 영상 찍어 올리고 하는 게 부끄러웠던가 봐요. 지금은요? 제일 든든한 동료죠.” 최근 이 씨의 채널에서 가장 ‘핫’한 콘텐츠는 딸 이제나 양(16)과 함께 찍은 브이로그(Vlog·일상 기록 영상)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꿈꾸는 제나 양이 엄마에게 화장법을 알려주는 콘텐츠도 인기다. 이 씨는 “딸과 함께 만든 영상은 구독자들도 엄마와 같이 보는 경우가 더러 있다. 우리 영상을 보고 엄마와의 관계가 좋아졌다는 피드백을 받을 때 가장 기분이 좋다”고 했다. 본업인 병원 진료도 게을리할 수 없고, 모바일 기기를 제 손 다루듯 하는 ‘젊은 애들’에 비해 영상 하나를 만드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자는 시간까지 줄여야 할 정도로 바쁜 일상. 하지만 이 씨는 “어차피 나이 먹으니 밤잠이 줄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최근에는 친구나 동료 의사들에게 ‘유튜브 한번 해 보라’고 권한다고 했다. “인생은 끊임없이 하고 싶은 걸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나이 때문에, 직업 때문에 안 된다는 생각은 하지 말고, 관심이 있다면 일단 시작해 보는 게 어때요?”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 2018-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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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절한 수진씨’ 25년차 치과의사 유튜버의 방송 주제는…

    명문대 치대를 졸업한 지천명(知天命)의 25년차 치과의사. 하지만 유튜브에서 그는 근엄한 원장 선생님이 아닌 ‘친절한 수진씨’다.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가 4만8000여명에 이르고, 19일 유명 인터넷 방송인들이 팬들과 만나는 ‘다이아 페스티벌 2018’ 무대에도 섰다. 서울 강남구 그의 병원에서 7일 치과의사 이수진 씨(49·여)를 만났다. 의사 가운 차림의 이 씨가 병원 원장실에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켜자마자 시청자들의 실시간 댓글이 쏟아진다. 방송 주제는 주로 고민 상담. 병원에서 방송을 할 때는 치아 건강 에 대한 질문이 많고, 집에서 방송할 때는 학업이나 진로, 연애 같은 일상적인 고민을 털어놓는 이가 대부분이다. 이 씨는 “10, 20대 여성 구독자의 비중이 높다. 딸 또래 아이들의 이런 저런 고민을 들어주다 보니 ‘랜선 엄마’라는 별명이 생겼다”며 웃었다. 이 씨는 4년 전 젊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가로수길로 병원을 이전하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시작했다. 젊은 환자들과 소통하기 위해서였는데, 처음에는 딸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딸이 한창 사춘기였거든요. 엄마가 유별나게 영상 찍어 올리고 하는 게 부끄러웠던가 봐요. 지금은요? 제일 든든한 동료죠.” 최근 이 씨의 채널에서 가장 ‘핫’한 콘텐츠는 딸 이제나 양(16)과 함께 찍은 브이로그(Vlog·일상 기록 영상)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꿈꾸는 제나 양이 엄마에게 화장법을 알려주는 콘텐츠도 인기다. 이 씨는 “딸과 함께 만든 영상은 구독자들도 엄마와 같이 보는 경우가 더러 있다. 우리 영상을 보고 엄마와의 관계가 좋아졌다는 피드백을 받을 때 가장 기분이 좋다”고 했다. 본업인 병원 진료도 게을리 할 수 없고, 모바일 기기를 제 손 다루듯 하는 ‘젊은 애들’에 비해 영상 하나를 만드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자는 시간까지 줄여야 할 정도로 바쁜 일상. 하지만 이 씨는 “어차피 나이 먹으니 밤잠이 줄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최근에는 친구나 동료 의사들에게 ‘유튜브 한번 해 보라’고 권한다고 했다. “인생은 끊임없이 하고 싶은 걸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나이 때문에, 직업 때문에 안 된다는 생각은 하지 말고, 관심이 있다면 일단 시작해보는 게 어때요?”이지운기자 easy@donga.com}

    • 2018-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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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사로 돌아온 ‘호러 애니’ 그새 아이들도 훌쩍 컸다

    무섭지만 초등학생이 무리 없이 볼 수 있을 정도고, 교훈적인 이야기로 학부모들의 거부감도 줄였다. 요즘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대세’로 자리 잡은 투니버스의 호러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 시리즈 얘기다. 올해 상반기에 종영한 ‘신비아파트 시즌2’는 4∼13세 어린이 평균 시청점유율 54%를 기록했다. 해당 시간대에 TV를 본 어린이 두 명 중 한 명꼴로 ‘신비아파트’를 시청했다는 의미다. 지난달 25일 개봉한 극장판 ‘신비아파트: 금빛 도깨비와 비밀의 동굴’ 역시 67만 관객을 모으며 선전했고, 일간 박스오피스 4위까지 올랐다. 그런 ‘신비아파트’가 외전 격인 실사 웹드라마 ‘기억, 하리’로 돌아왔다. 2일 TV와 유튜브 채널에서 동시 공개된 후(목, 금 오후 8시) 2주 만에 본편 조회수만 100만을 넘어섰다. TV에서도 첫 방송부터 타깃 시청률 2.5%(닐슨코리아·유료플랫폼 4∼13세 기준)로 동시간대 1위에 올라 원작의 명성을 잇고 있다. 원작이 아기자기한 어린이용 호러를 표방했다면, ‘기억, 하리’는 제법 공포 드라마 태가 난다. 귀신이 등장하는 장면은 성인이 봐도 제법 등골이 오싹할 정도. 원작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 귀여운 꼬마 도깨비 신비 캐릭터는 과감하게 삭제했다. 서울 마포구 CJ ENM 사옥에서 13일 만난 ‘기억, 하리’의 박용진 PD(40·사진)는 “시청자 연령대를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고교생까지로 높여 잡았다”고 말했다. 원작에서 초등학생이던 주인공 구하리와 최강림은 ‘기억, 하리’에서 고등학교 1학년으로 등장하고, 배경도 기숙사가 있는 고등학교 교정이다. 훌쩍 자란 주인공들 간의 ‘썸’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인기 온라인 게임 ‘배틀그라운드’에 관한 내용을 포함시키는 등 청소년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려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서 엿보인다. 박 PD는 “새 에피소드가 공개될 때마다 유튜브 댓글과 블로그에 장문의 리뷰가 올라온다. 고증 오류를 지적하거나 이야기 전개에 대해 조언하는 등 조숙한(?) 피드백이 나오고 있어 편집할 때 더 신경을 쓰게 된다”며 웃었다. 앞으로 TV와 극장판, 웹콘텐츠뿐만 아니라 캐릭터 상품, 체험형 전시회 등 ‘신비아파트’의 ‘원소스 멀티유스’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박 PD는 “확정된 건 아니지만 (실사 드라마의) 시즌2 제작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걸로 안다”고 귀띔했다. “요즘 청소년들이 콘텐츠를 접하는 가장 큰 플랫폼이 유튜브잖아요. 선정적이거나 가십에만 매몰되지 않고 10대가 즐기기에 적합한 양질의 웹콘텐츠를 만들고 싶습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 2018-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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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주 만에 100만 뷰…“웹드라마 ‘기억, 하리’ 성인이 봐도 등골이 오싹”

    무섭지만 초등학생이 무리 없이 볼 수 있을 정도고, 교훈적인 이야기로 학부모들의 거부감도 줄였다. 요즘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대세’로 자리잡은 투니버스의 호러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 시리즈 얘기다. 올해 상반기에 종영한 ‘신비아파트 시즌2’는 4~13세 어린이 평균 시청점유율 54%를 기록했다. 해당 시간대에 TV를 본 어린이 두 명 중 한 명 꼴로 ‘신비 아파트’를 시청했다는 의미다. 지난달 25일 개봉한 극장판 ‘신비아파트: 금빛 도깨비와 비밀의 동굴’ 역시 67만 관객을 모으며 선전했고, 일간 박스오피스 4위까지 올랐다. 그런 ‘신비아파트’가 외전 격인 실사 웹드라마 ‘기억, 하리’로 돌아왔다. 2일 TV와 유튜브 채널에서 동시 공개된 후(목, 금 오후 8시) 2주 만에 본편 조회수만 100만을 넘어섰다. TV에서도 첫 방송부터 타깃 시청률 2.5%(닐슨코리아·유료플랫폼 4~13세 기준)로 동 시간대 1위에 올라 원작의 명성을 잇고 있다. 원작이 아기자기한 어린이용 호러를 표방했다면, ‘기억, 하리’는 제법 공포 드라마 태가 난다. 귀신이 등장하는 장면은 성인이 봐도 제법 등골이 오싹할 정도. 원작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 귀여운 꼬마도깨비 신비 캐릭터는 과감하게 삭제했다. 서울 마포구 CJ ENM 사옥에서 13일 만난 ‘기억, 하리’의 박용진 PD(40·사진)는 “시청자 연령대를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고등학생까지로 높여 잡았다”고 말했다. 원작에서 초등학생이던 주인공 구하리와 최강림은 ‘기억, 하리’에서 고등학교 1학년으로 등장하고, 배경도 기숙사가 있는 고등학교 교정이다. 훌쩍 자란 주인공들 간의 ‘썸’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인기 온라인 게임 ‘배틀그라운드’에 관한 내용을 포함시키는 등 청소년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려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서 엿보인다. 박 PD는 “새 에피소드가 공개될 때마다 유튜브 댓글과 블로그에 장문의 리뷰가 올라온다. 고증 오류를 지적하거나 이야기 전개에 대해 조언하는 등 조숙한(?) 피드백이 나오고 있어 편집할 때 더 신경을 쓰게 된다”며 웃었다. 앞으로 TV와 극장판, 웹 콘텐츠뿐만 아니라 캐릭터 상품, 체험형 전시회 등 ‘신비아파트’의 ‘원소스 멀티유즈’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박 PD는 “확정된 건 아니지만 (실사드라마의) 시즌2 제작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걸로 안다”고 귀띔했다. “요즘 청소년들은 콘텐츠를 접하는 가장 큰 플랫폼이 유튜브잖아요. 선정적이거나 가십에만 매몰되지 않고 10대가 즐기기에 적합한 양질의 웹 콘텐츠를 만들고 싶습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 2018-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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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외 공연땐 살수차 샤워… 녹화장 얼음팩-‘손풍기’ 필수

    “숨이 턱턱 막히고, 머리까지 어질어질하더라고요. ‘더워서 못 견디겠다’며 중간에 빠져나간 사람들 때문에 무대 바로 앞에 빈자리가 생길 지경이었다니까요.” 지난달 30일 미국 래퍼 켄드릭 라마의 첫 내한 공연에 다녀온 대학생 우다인 씨(23·여)는 당시를 떠올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서울 최고기온이 37도까지 치솟았는데, 2만 명이 빼곡히 들어찬 스탠딩 객석에 폭염 대비 시설이 없었기 때문이다. 관객 수십 명이 결국 탈진 증세를 겪어 공연장을 빠져나갔다.○ 폭염이 바꿔놓은 여름 문화계 지형 기상관측 역사에도 남을 만큼 무더운 올해 여름. 야외로 나가길 주저할 정도로 폭염이 이어지자 여름 문화 축제나 행사들의 이모저모가 바뀌고 있다. 공연·축제업계에선 이제 여름 이벤트에서 ‘온열 질환’이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다. 10∼12일 열린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사흘 내내 살수차를 동원해 쉴 새 없이 객석에 물을 뿌렸다. 야외 행사장 곳곳에 대형 선풍기를 배치하고, 임시 컨테이너 박스에 에어컨을 설치한 ‘쿨 존’까지 운영했다. 펜타포트 관계자는 “앞으로 페스티벌 기간엔 ‘폭염’을 기본 전제로 천막 형태의 에어컨 존을 추가로 설치하는 등의 대비책을 마련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렇다 보니 공연 자체도 ‘시원함’을 콘셉트로 해야 인기를 끌었다. 객석으로 쏟아지는 물을 맞으며 콘서트를 즐기는 ‘싸이 흠뻑쇼’는 3∼5일 공연을 앞두고 예매 시작 15분 만에 60만 명이 몰렸다. 도심 한복판에는 얼음과 눈도 등장했다. 1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한여름 밤의 눈조각 전시회’는 하루에 2만 명이 찾을 정도였다. 제작 환경도 폭염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현장에서 얼음주머니와 휴대용 선풍기 지급은 필수항목으로 자리 잡았다. 한 드라마 외주제작사 PD는 “탈진과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제작진을 위해 소금과 포도당도 구비해 뒀다”고 말했다. 지방 곳곳을 도는 KBS2 ‘1박2일’ 제작진은 3일부터 이틀간 예정돼 있던 야외 촬영을 취소했다. ○ ‘에어컨 빵빵’ 실내 행사의 역대급 인기 전국 박물관들은 ‘박캉스(박물관+바캉스)’를 즐기는 시민들로 폭발적인 관람객 증가를 기록했다. 박물관은 유물 보존을 위해 1년 내내 20∼24도의 온도를 유지하기에 더욱 시원하게 느껴졌다. 16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김은지 씨(35·여)는 “야외로 나가기 부담스러워 실내 전시를 찾았다”며 “아이들과 함께 온 부모들이 박물관에 부쩍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국립해양박물관(부산 영도구)은 여름철 사상 최고의 관람객 동원을 기록했다. 7월 15일∼8월 15일 17만6880명이 찾아와 지난해에 비해 무려 28%나 증가했다. 관계자는 “시원한 바다가 떠오르는 이름 덕도 톡톡히 본 것 같다”고 자평했다. 영화관 역시 폭염이 도움이 됐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폭염이 절정에 이른 8월 1∼15일 영화관을 찾은 관객은 2049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1897만 명)에 비해 150만 명이 늘었다. 공연·전시계도 이번 폭염을 치르며 ‘인식의 전환’이 벌어졌다. 그간 야외로 떠나는 휴가철인 7, 8월엔 관객이 없어 대형 프로젝트는 피해 왔다. 하지만 치명적인 더위는 ‘실내’를 장점으로 바꿔놓았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앞으로 한반도도 여름엔 폭염의 일상화가 예상돼 문화계 역시 야외보다는 실내에서 시민들을 끌어들일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며 “업계에서도 ‘폭염 특수’를 겨냥한 문화 콘텐츠를 계속해서 선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지운 easy@donga.com·유원모 기자}

    • 2018-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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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안84 “복학왕 뒤이어 웃픈 현실 꼬집는 새 작품 준비”

    무늬 없는 헐렁한 흰 티셔츠를 입고, 노랗게 물들인 머리엔 운동복 브랜드 야구모자를 꾹 눌러썼다. 경기 부천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15일 만난 2018 부천국제만화축제 홍보대사 기안84(본명 김희민·34·사진)는 인기 웹툰 ‘복학왕’의 작가라기보다는 동아리방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복학생 형 같았다. 만화에서도, 방송 화면에 비치는 모습에서도 진동하는 ‘쿨내’가 그의 매력 포인트다. 주인공이 패션 대결 중 극도의 귀여움을 추구하다가 신생아로 변해버리고(‘패션왕’), 미국 대통령이 저출산 문제의 해법을 찾기 위해 ‘전국 대학 중 출산율 1위’인 기안대학교에 오기도 한다(‘복학왕’). 얼핏 보기에는 황당무계하기 짝이 없는 ‘병맛’ 만화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그가 경험해 온 답답한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가 녹아 있다. 대학 내 군기잡기 문화나 청년실업 같은 암울한 현실을 엉뚱한 상상력으로 ‘웃프게’ 풀어내는 전개는 그의 전매특허. 그가 “내 만화는 반쯤은 일상툰(작가의 일상을 소재로 한 웹툰)”이라 말하는 건 그 때문이다. 웹툰을 보지 않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기안84는 ‘셀럽’이다. 2016년부터 MBC ‘나 혼자 산다’에 고정 출연하며 인기가 치솟아 웬만한 남자 연예인도 따내기 힘든 화장품 광고까지 찍었다. 그러나 그에게 방송은 즐거운 부업일 뿐, 여전히 일주일 중 촬영이 없는 5, 6일은 종일 만화를 그리는 데 매달린다. 그는 방송과 웹툰 연재로 바쁜 나날을 보내는 틈틈이 다음 작품을 구상하고 있다. “‘패션왕’과 ‘복학왕’이 각각 고등학생과 대학생의 공감을 이끌어내고자 했다면, 차기작은 모든 세대를 아우를 만한 작품으로 준비하고 있어요. 내년에 연재를 시작하는 게 목표인데, 일단 ‘복학왕’ 연재를 잘 마무리하는 게 우선이죠.” 부천=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 2018-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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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홈 브루어’를 위한 세계 수제맥주 레시피

    35도를 넘나드는 불볕더위가 식을 줄을 모른다. 이런 날엔 퇴근 뒤 만사 제쳐두고 ‘4캔 1만 원’ 행사가로 사온 맥주를 쭉 들이켜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하지만 기존 맥주로는 만족하지 못해 직접 자기 입맛에 맞는 맥주를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이 책은 물과 맥아, 홉, 효모의 ‘사위일체(四位一體)’를 통해 나만의 맥주를 빚는 ‘홈 브루어’를 위한 가이드북이다. 이 책은 세계 각국 양조장에서 생산하는 크래프트 맥주(‘수제 맥주’라고도 부르는, 개인이나 소규모 양조장이 생산한 맥주) 50종의 제조법을 소개한다. 알코올 도수가 2.7%에 불과한 에일 맥주 ‘비키니 비어’부터 10%가 넘는 노르웨이산 ‘#100’까지 각양각색의 맥주가 등장한다. 맥주를 빚는 작업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적합한 품종의 재료들을 정교하게 계량해야 하고 가공할 때 시간과 온도도 정확하게 맞춰야 한다. 심지어 사용하는 물의 미네랄 함량과 산도까지 조절해야 한다. 필요한 장비를 구비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그렇게 4, 5시간 동안 땀을 뻘뻘 흘려 가며 양조하고 한 달 가까이 발효 및 숙성시켜 만든 맥주. 과연 그 맛은 어떨까.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별로 중요하지는 않다. 확실한 것은 내가 마실 맥주를 직접 만드는 일은 그 자체로 무척 재미있고, 만족스러우며, 창조적인 활동이라는 점이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 2018-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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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인수 백년설… 광복전후 가요 감상하세요

    광복 전후 대중가요의 역사를 되짚어 보는 음악감상회가 열린다. ‘옛 가요 사랑 모임 유정천리’(회장 이동순)는 광복 73주년을 맞아 13일 오후 3시 서울 서대문구 동아일보 충정로 사옥에서 ‘광복 전후 우리 가요의 흐름’을 연다. ‘광복 전후…’는 일제강점기 말 전시체제 강화로 음반 생산이 중단되던 1943년부터 6·25전쟁까지 대중가요를 해설과 함께 들려준다. 이 행사를 기획한 안평선 한국방송인회 회장(81·전 동아방송 PD·사진)은 “광복 전후의 가요들은 망국의 시기 국민에게 위로와 희망을 줬고, 전쟁의 아픔을 어루만져 줬다. 오늘날 새로운 바람에 밀려 설 자리를 잃고 있는 옛 가요를 되살리자는 취지로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축음기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될 이 감상회에서는 ‘애수의 소야곡’ ‘가거라 삼팔선’ 등을 부른 남인수(1918∼1962), ‘나그네 설움’ ‘번지 없는 주막’의 백년설(1914∼1980), ‘신라의 달밤’으로 유명한 현인(1919∼2002) 등 당대 명가수들의 대표곡을 SP음반으로 들을 수 있으며, 당시의 문헌 및 영상 자료도 살펴볼 수 있다. 안 회장과 함께 이준희 성공회대 교수가 주요 작품 소개와 해설을 맡는다. 동아방송 출신 인사들로 구성된 ‘유정천리(有情千里)’는 옛 가요를 보존하고 되살리자는 취지로 2009년 결성된 이후 잊혀졌던 대중가요 음반을 찾아 소개하는 작업을 계속해 왔다. 그 결과 남인수 전집과 이난영 전집을 복원해 앨범으로 내는 성과를 이뤘으며, 2014년에는 ‘한국 대중가요 고전 33선’을 선정하기도 했다. 안 회장은 “100년이 넘는 우리 대중가요의 역사에서 잊혀져 가는 주옥같은 명곡들을 다시 찾아 부르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 2018-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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