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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하얼빈 겨울아시안게임 남녀 싱글 피겨스케이팅에서 기적 같은 남녀 동반 금메달이 나왔다. 한국의 김채연(19)과 차준환(24)이 2022 베이징올림픽 메달리스트인 일본 선수들을 상대로 대역전극을 거두며 금메달을 차지한 것이다.김채연은 13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에서 열린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 79.07점, 예술점수 68.49점으로 147.56점을 획득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따낸 71.88점을 더해 합계 219.44점을 받은 김채연은 일본의 사카모토 가오리(25·합계 211.90점)를 7.54점 차로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하루 전만 해도 금메달의 주인은 사카모토가 유력했다. 베이징 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사카모토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연속 세계선수권 정상에 오르며 ‘세계 최강’으로 군림한 선수다. 12일 열린 쇼트프로그램에서도 75.03점으로 1위를 했다.하지만 김채연은 이날 인생 최고의 연기를 선보이며 새로운 ‘피겨 여왕’에 등극했다. 사카모토에게 3.15점 차 뒤진 2위로 프리스케이팅에 나선 김채연은 주제곡 ‘내면의 속삭임’에 맞춰 더블 악셀(2회전 반)을 성공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다.가산점 10%가 붙는 후반부에도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 점수 11.11점), 트리플 러츠-더블 악셀 시퀀스 점프(10.12점) 등 고난도 점프를 안정적으로 구사했다. 마지막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까지 레벨 4를 받으며 금빛 연기를 마무리했다. 김채연은 이번 대회 쇼트, 프리, 합계 점수에서 모두 자신의 종전 최고 점수를 경신했다.김채연의 완벽한 연기에 부담을 안고 빙판에 들어선 사카모토는 평소답지 않게 실수를 연발하며 무너졌다. 후반부 트리플 플립에서는 엉덩방아를 찧으며 감점까지 받았다. 김채연은 “사카모토를 한 번쯤은 이겨 보고 싶었는데 그 바람을 아시안게임이라는 큰 무대에서 일궈 더욱 영광”이라고 말했다.남들보다 늦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피겨를 배우기 시작한 김채연은 2022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며 주목받았다. 선배 이해인(20), 후배 신지아(17)의 그늘에 가리기도 했지만 꾸준히 자신의 레이스를 이어 갔다. 지난해 4대륙선수권 은메달, 세계선수권 동메달을 목에 거는 등 연이어 성과도 냈다.의상디자인을 전공한 어머니는 김채연의 경기 의상을 직접 제작해 지원하며 딸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이번 대회 때도 김채연이 좋아하는 명이나물을 싸 줬다. 20~23일 서울에서 열리는 4대륙선수권과 다음 달 미국에서 개최되는 세계선수권에 출전하는 김채연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의 예행연습으로 삼았던 아시안게임을 잘 치러 좋은 기운을 받았다. 이 상승세를 이어 꼭 올림픽에 출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이어 열린 남자 싱글에서는 차준환이 한국 남자 선수로는 사상 첫 금메달을 따냈다. 베이징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가기야마 유마(22)에게 9.72점 뒤진 2위로 프리스케이팅에 나선 차준환은 안정적인 연기로 187.60점을 받으며 총점 281.69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이때까지만 해도 차준환은 은메달이 유력해 보였다.하지만 가기야마는첫 점프를 포함해 4회전 점프 두 개와 트리플 악셀까지 총 세 개의 점프에서 미끄러지는 실수를 범했다. 프리스케이팅에서 168.95점을 받은 가기야마는 총점 272.76점에 그쳤다. 차준환은 “후회 없는 경기를 했기에 어떤 결과를 받았어도 상관없었을 것”이라며 “당초 목표인 개인 최고 기록을 경신하진 못했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선 어느 정도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낸 것 같다”고 말했다.한국 선수단의 14, 15번째 금메달이 피겨에서 나오면서 한국은 대회 최종일인 14일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일본을 제치고 종합 2위를 확정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하얼빈=임보미 기자 bom@donga.com}
2005년 프로배구 V리그 출범 후 20년간 남자부 등록 선수는 총 638명. 그중 단 한 명에게만 허락된 통산 최다 득점 기록 주인공에 현대캐피탈의 ‘킹’ 레오(35·쿠바)가 도전한다. 현재 통산 6517점으로 박철우(40·은퇴·6623점)와 106점 차 2위를 달리고 있는 레오는 이번 시즌 신기록 달성이 유력하다. 정규리그 9경기를 남겨놓은 가운데 레오는 경기당 평균 20득점을 기록 중이다. 현대캐피탈이 숙소 겸 연습장으로 쓰는 충남 천안시 ‘캐슬 오브 스카이워커스’에서 최근 만난 레오는 현재 기록 보유자이자 삼성화재 시절 동료였던 박철우의 이름부터 꺼냈다. 레오는 “경기장에서 (해설위원이 된) 철우 형을 만나면 형이 신기록까지 몇 점이 남았는지 이야기해 준다”며 웃고는 “형제와 같은 철우 형과 맨 윗줄에 나란히 이름을 놓을 수 있어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신기록을 세워 V리그 역사를 새로 쓴다는 뿌듯함도 있지만 한편으로 V리그 기록은 한국 선수가 세워야 한다는 생각에 미안함도 있다. 두 마음이 반반이다”라고 했다. 2012∼2013시즌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고 V리그에 데뷔해 세 시즌을 뛰었던 레오는 이후 튀르키예, 레바논, 중국, 아랍에미리트(UAE) 무대를 거쳐 2021∼2022시즌부터 OK금융그룹(현 OK저축은행)에서 다시 세 시즌을 보냈다. 이번 시즌 현대캐피탈에 합류해 V리그에서 7번째 시즌을 맞은 레오는 이미 남자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4회), 라운드 MVP(10회) 최다 수상 기록을 갈아치웠다. 레오는 “한국은 내가 프로 선수로서 뿌리를 내릴 수 있게 해준 곳이다. 다른 리그도 경험해 봤지만 V리그만큼 배구를 즐기면서 한 곳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역대 최고의 외국인 선수라는 평가에 대해서는 “아직 그 타이틀을 가지기엔 부족한 것 같다. 우승 트로피를 더 많이 들어올려야 한다”며 몸을 낮췄다. 축구계의 GOAT(the Greatest Of All Time·역사상 최고 선수)로 평가받는 리오넬 메시(38·아르헨티나)의 팬인 레오는 “감독, 선수, 미디어 한 명도 빠짐없이 자연스럽게 인정할 수 있을 때 비로소 GOAT가 된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V리그의 GOAT가 되기 위해 아직 달려 나가는 단계”라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에서의 우승 도전 역시 레오가 역대 최고의 선수로 향하는 여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레오는 현재 공격종합(성공률 55.6%)과 득점(538점) 부문에서 2위를 달리며 현대캐피탈의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12일 현재 승점 70으로 2위 대한항공(승점 52)을 여유 있게 따돌리고 있다. “팀원들이 서로를 신뢰해 경기를 하면 할수록 더 끈끈해지고 있다”는 게 레오의 설명이다. 앞서 삼성화재 시절 두 차례(2012∼2013, 2013∼2014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경험했던 레오가 현대캐피탈에서도 왕좌에 오르면 ‘복수의 팀에서 우승한 최초의 외국인 선수’라는 타이틀도 얻는다. 레오는 “V리그 대표 명문인 두 팀에서 모두 우승한다면 내게도 의미가 클 것 같다. 지금은 그저 챔프전 우승을 향해 앞만 보고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쿠바의 무명 선수였던 내가 한국에 와서 프로가 된 것처럼 꿈은 꾸면 언제든 이루어질 수 있다는 걸 다시 한번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천안=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개최국 한국은 귀화 선수 18명을 받아들였다. 그중 아직까지 유일하게 태극마크를 달고 있는 예카테리나 아바쿠모바(35)가 한국 바이애슬론 사상 처음으로 겨울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냈다. 러시아 출신의 ‘푸른 눈의 국가대표’ 아바쿠모바는 11일 중국 야부리 스키리조트에서 열린 2025 하얼빈 겨울 아시안게임 바이애슬론 여자 7.5km 스프린트에서 22분45초4의 기록으로 제일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한국 선수단의 이번 대회 12번째 금메달이다. 아바쿠모바의 금메달로 한국 선수단은 이번 대회 전 목표로 내걸었던 금메달 11개를 초과 달성했다. 크로스컨트리와 사격이 결합된 바이애슬론은 ‘빙상 강국’ 한국에는 불모지와 같은 종목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아바쿠모바가 첫 금메달을 목에 걸기 전까지 아시안게임 역대 최고 성적은 2003 아오모리 대회 남자 계주에서 따낸 은메달이었다. 역대 겨울 아시안게임을 통틀어도 은 1개, 동메달 5개가 전부였다. 바이애슬론 강국 러시아에서 청소년 국가대표로 선발되기도 했던 아바쿠모바가 태극마크를 단 건 올림픽 출전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다. 2016년 특별귀화를 통해 한국 국적을 얻은 아바쿠모바는 2018 평창 올림픽 여자 15km 개인 종목에서 16위를 하며 한국 여자 선수 최고 순위를 새로 썼다. 평창 대회 후 한국 생활 적응이 어렵다며 대표팀을 떠나기도 했었지만 다시 돌아와 2022 베이징 올림픽에도 출전했다. 그리고 평창 올림픽 귀화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이번 하얼빈 무대를 밟았다. 아시안게임에 처음 출전한 아바쿠모바는 입상 가능성은 점쳐졌지만 금메달 후보로는 거론되지 않았다. 이번 대회에는 아바쿠모바의 주 종목인 개인 경기가 열리지 않고 스프린트와 계주 경기만 열리기 때문이다. 개인전은 4회 사격에 표적을 놓칠 경우 한 발당 1분이 추가되는 페널티가 있는 반면 스프린트는 2회 사격에 페널티로 한 발당 150m를 추가로 주파해야 한다. 이날 2.4km 구간까지 선두를 달리던 아바쿠모바는 레이스 중반 2∼4위를 오가며 치열한 메달 경쟁을 했다. 6km 구간에서 중국의 탕자린(34)에게 1.4초 뒤진 2위였던 아바쿠모바는 막판에 페이스를 끌어올리며 가장 앞선 기록으로 레이스를 마쳤다. 2위 중국의 멍팡치(27)를 2.4초 차로 따돌렸다. 아바쿠모바는 “한국을 위해 금메달을 가져올 수 있어서 행복하다. 이 메달은 나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 코치와 선수 모두의 것”이라고 소감을 남겼다. 한국 바이애슬론 첫 금메달을 수확한 아바쿠모바는 13일 여자 계주(4X6km)에서 동료들과 함께 다시 한 번 금빛 질주에 나선다. 일본 출신 귀화선수 아베 마리야(26)는 10위를 했고, 고은정(29)과 정주미(28)는 각각 11위와 14위를 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하얼빈=임보미 기자 bom@donga.com}
5일 어머니 쿨티다 여사를 하늘로 떠나보낸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50)가 자신이 호스트를 맡고 있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출전을 포기했다. 우즈는 1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번 주에 티업을 하려고 했는데 준비가 되지 않았다. 어머니가 (대회 출전을) 원했을 것을 알기에 최선을 다했지만 난 아직 어머니를 떠나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은 14일부터 나흘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토리파인스 골프코스(파72)에서 열린다.우즈는 지난해 7월 메이저대회 디 오픈 챔피언십 이후 9월 허리 수술을 받았고 공식 대회 출전 없이 재활에 집중했다. 지난해 12월 이벤트 대회인 PNC 챔피언십에 아들 찰리와 출전한 데 이어 자신이 주도해 창설한 스크린골프리그 ‘TGL‘ 경기에도 2차례 참가해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우즈는 앞서 지난해에도 4대 메이저대회 외에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에만 출전할 정도로 애정을 드러내왔다.우즈가 기권하면서 생긴 빈 자리는 대기 선수 명단에 있던 제이크 냅(31)에게 돌아갔다. PGA투어는 냅이 2006년 한 대회(WGC 매치플레이 챔피언십)를 보러 갔다가 당시 우즈의 캐디였던 스티브 윌리엄스가 준 공을 받은 인연이 있다고 소개했다. 냅은 지난해 2월 멕시코 오픈에서 투어 1승을 기록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9일 미국 현직 대통령 중 처음으로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챔피언결정전 ‘슈퍼볼’을 직접 관람했다. 지난해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 겸 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지한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도 같은 경기를 지켜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스위프트가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해리스 전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히자 즉각 “나는 스위프트를 싫어한다”는 글을 트루스소셜에 올렸다. 그는 스위프트에 대한 불쾌한 감정을 이날도 숨기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성명, 폭스뉴스 인터뷰 등을 통해 “대통령이 슈퍼볼에 참석하는 게 나라에 좋은 일”이라며 “미식축구는 국가를 단결시키고 가족 친구 팬을 하나로 모으며, 커뮤니티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이어 “슈퍼볼에 참가한 선수, 코치진, 스태프는 ‘미국의 꿈’을 가장 잘 재현하고 있다. 그들의 노력, 헌신, 끈기는 존경할 만하다”고 했다.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경기가 열린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시저스 슈퍼돔’에 등장하자 관중석에서는 환호와 야유가 뒤섞인 함성이 터져 나왔다. 그는 NFL 팀인 뉴올리언스 세인츠 구단주이자 시저스 슈퍼돔 소유주인 게일 벤슨의 초대를 받아 스위트석에서 경기를 관람했다. 차남인 에릭과 며느리 라라, 장녀 이방카 등이 동행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경기 전 새해 첫날이었던 지난달 1일 뉴올리언스에서 발생한 차량 테러 사건의 피해자들과 당시 구급대원들을 만나 격려하기도 했다. 이번 슈퍼볼에서 격돌한 팀은 필라델피아 이글스와 캔자스시티 치프스. 캔자스시티의 간판 선수 트래비스 켈시와 공개 연애 중인 스위프트는 사상 첫 세 시즌 연속 우승에 도전한 캔자스시티를 열정적으로 응원했지만 필라델피아가 40-22로 승리했다. 필라델피아는 2018년 이후 7년 만에 통산 두 번째 슈퍼볼 우승을 차지하며 우승컵 ‘빈스 롬바디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기 중 필라델피아를 응원하는 일부 관중이 스위프트에게도 야유를 보내자 이 장면을 편집해 트루스소셜에 올렸다. 또 “(경기에서 패한) 캔자스시티보다 더 힘든 밤을 보낸 사람은 스위프트”라고 썼다. 그는 자신의 정치 구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와 지지층을 동시에 의미하는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도 거론하며 “마가에겐 용서가 없다”고도 썼다. 스위프트에 대한 ‘뒤끝’을 제대로 드러낸 것. 다만 두 사람이 경기장에서 따로 마주치지는 않았다. 미국상공회의소는 이번 슈퍼볼이 뉴올리언스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최소 5억 달러(약 7300억 원), 미국 내 소비 유발 효과는 180억 달러(약 26조 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지난해 우승 없이 힘든 시간을 보냈던 전 세계랭킹 1위 고진영(30)이 2025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개막 후 두 대회 연속 톱5 진입에 성공했다. 고진영은 10일 미국 플로리다주 브레이든턴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파운더스컵에서 최종 합계 17언더파 267타로 준우승했다. 투어 118번째 대회 만에 첫 우승을 챙긴 재미동포 노예림(24)에게 4타 뒤졌다. 고진영은 3일 끝난 개막전 힐턴 그랜드 베이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공동 4위에 이어 2주 연속 5위 안에 들었다. 파운더스컵에서 3차례(2019, 2021, 2023시즌) 우승 경험이 있는 고진영은 이날 최종 4라운드에서 전반에만 3타를 줄이며 한때 단독 선두로 치고 나섰다. 그러나 13번홀(파4)에서 이번 대회 첫 보기를 기록한 데 이어 14번, 16번홀(이상 파4)에서도 1타씩 잃으며 노예림과 차이가 벌어졌다. 우승은 놓쳤지만 고진영은 지난주 대회 3라운드 8번홀부터 이번 대회 4라운드 12번홀까지 95홀 연속 ‘노 보기’ 행진을 이어갔다. 2023년 5월 열린 이 대회에서 투어 15승을 챙긴 뒤 우승이 끊긴 고진영은 지난해엔 18개 대회에서 3차례 톱5 진입에 그치는 등 주춤했다. 그러나 올해는 개막과 함께 두 대회 연속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반등을 예고했다. 고진영은 “오늘 보기는 뼈아팠지만 최선을 다했고 멋진 한 주를 보냈다”며 “작년에는 힘겨운 시즌을 보냈지만 올해는 잘하고 있다. 시즌 마지막까지 이 기세가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LPGA투어는 20일부터 3주간 태국, 싱가포르, 중국을 돌며 경기를 치르는 ‘아시안 스윙’을 이어간다. 이 기간에 고진영이 우승 갈증을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 선수 중에는 임진희(27)가 13언더파 271타로 공동 4위를 했다. 투어 데뷔전을 치른 신인 윤이나(22)는 1, 2라운드 4오버파로 컷탈락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 여자부 선두 흥국생명이 부상에서 돌아온 투트쿠(26·튀르키예)의 활약으로 7연승을 이어갔다. 흥국생명은 9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5위 페퍼저축은행과의 2024∼2025시즌 V리그 안방경기에서 3-0(25-13, 25-12, 27-25)으로 승리하며 시즌 22승째(5패)를 챙겼다. 이날 경기는 흥국생명 외국인 선수 투트쿠의 복귀전이었다. 지난해 12월 17일 정관장전 도중 왼쪽 무릎을 다친 투트쿠는 애초 다음 달 복귀가 점쳐졌지만 재활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54일 만인 이날 코트를 밟았다. 투트쿠 부상 전까지 구단 최다인 14연승을 달리던 흥국생명은 한때 3연패에 빠지기도 했다. 흥국생명은 지난달 영입한 대체 외국인 선수 마테이코(27·폴란드)와는 작별을 선택했다. 투트쿠는 이날 양 팀 최다인 16득점을 책임졌다. 공격점유율 28.4%에 성공률 51.6%를 기록했다. 투트쿠는 점프 부담이 큰 후위 공격도 6차례 시도해 3번 성공하며 컨디션 회복을 알렸다. 경기 뒤 투트쿠는 “재활 기간 동안 팬들이 좋은 메시지를 보내줘서 더 힘을 냈다. 여전히 승리에 배고프다. 내가 할 수 있는 한 강하게 경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투트쿠의 활약에 김연경은 공격 점유율을 지난 경기 30.2%에서 27.5%로 낮출 수 있었다. 김연경은 이날 13점을 올렸다. 창단 후 처음으로 한 시즌 10승에 도전했던 페퍼저축은행은 다음 기회를 기약했다. 남자부 3위 KB손해보험은 이날 안산에서 7위 OK저축은행에 3-0(25-21, 25-20, 25-17)으로 이기며 5연승을 이어갔다. KB손해보험 나경복은 이날 트리플크라운(블로킹 4개, 후위 공격 3개, 서브 3개)을 달성하며 20득점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세계 최강’ 한국 쇼트트랙이 하얼빈 빙판을 접수했다. 9일 하얼빈 겨울아시안게임 쇼트트랙 경기 일정이 마무리된 가운데 한국 선수단은 역대 최고인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3개를 합작했다. 종전 아시안게임 최고 성적은 2003년 아오모리 대회의 금 6, 은 3, 동메달 5개다. 예전과 비교해 개인전에서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여자 500m, 10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최민정(27)을 필두로 여자 1500m 김길리(21), 남자 1000m 장성우(23), 남자 1500m 박지원(29) 등 4명이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한국 쇼트트랙이 겨울아시안게임 개인전에서 금메달 5개를 딴 건 1999년 강원 대회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앞서 아오모리 대회 때는 남녀 3000m까지 총 10종목이 열렸고, 이번 대회에는 남녀 3000m가 빠진 대신 혼성 2000m 계주가 신설되면서 총 9개의 금메달이 걸렸다. 특히 처음으로 겨울아시안게임 무대를 밟은 박지원, 김길리는 각각 금 2, 은 2개를 따내며 에이스 최민정과 함께 한국 대표팀의 메달 사냥에 앞장섰다. 지난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투어(옛 월드컵) 남녀부 시즌 랭킹 1위로 ‘크리스털 글로브’를 수상한 두 선수는 이번 대회 개인전은 물론 계주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맡았다. 앞서 2018년 평창,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 당시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연이어 고배를 마셨던 박지원은 자신의 첫 국제종합대회에서 금빛 질주를 이어갔다. 앞서 지난달 토리노 겨울유니버시아드에서 5관왕에 올랐던 김길리도 자신의 첫 겨울아시안게임에서 차세대 에이스로서 기량을 입증했다. 다만 9일 열린 여자 3000m 계주, 남자 5000m 계주에선 나란히 메달 사냥에 실패하며 최다 금메달 기회는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여자 대표팀은 김길리가 마지막 바퀴에서 중국 궁리와 충돌하며 넘어져 4위를 했고, 남자 대표팀도 마지막 바퀴에서 박지원이 린샤오쥔(중국)과 자리싸움을 하다 실격 판정을 받았다. 한국이 아시안게임 남녀 계주에서 동반 노메달에 그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9일 한국은 쇼트트랙 외에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김민선), 여자 팀 스프린트(김민선, 이나현, 김민지)에서도 금메달을 추가하며 금 11, 은 9, 동 7개로 중국(금 15, 은 15, 동 14)에 이어 종합 2위를 이어갔다. 8일 금메달 7개를 따냈던 한국은 9일에도 금메달 4개를 더하며 대회 전 목표로 삼았던 금메달 11개를 일찌감치 달성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경민 불패’ 프로배구 남자부 KB손해보험이 선두 현대캐피탈의 17연승을 저지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남자부 3위 KB손해보험은 5일 현대캐피탈과의 5라운드 안방경기에서 3-0(25-18, 25-20, 25-21)으로 이겼다. 단일 시즌 최다 연승(18연승) 기록에 2승만을 남겨두고 있던 현대캐피탈에 완승을 거둔 것. KB손해보험으로선 지난 시즌 1라운드부터 이어져 오던 현대캐피탈 상대 10연패를 끊어내는 의미 있는 승리이기도 했다. 날짜로 따지면 2023년 3월 14일(2022∼2023시즌 6라운드 경기) 이후 694일 만의 승리다. 현대캐피탈은 이번 시즌 3패(23승)째를 당했다. KB손해보험은 지난해 11월 안방으로 쓰던 의정부체육관이 안전 문제로 폐쇄되면서 부랴부랴 의정부 경민대체육관에 새 둥지를 틀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안방을 바꾼 게 전화위복이 됐다. 시즌을 시작한 의정부체육관에서는 2승 3패로 반타작 승률도 거두지 못했지만, 경민대체육관으로 옮긴 후에는 100% 승률을 기록하며 파죽의 ‘안방 7연승’을 이어가고 있다. 7경기 중 4경기서 매진(약 1500석)을 기록할 정도로 안방 팬들의 환호도 뜨겁다. 2라운드까지만 하더라도 6위에 머물던 KB손해보험은 새 안방 효과 속에 상승세를 타면서 3위로 도약했다. 6일 현재 승점 44(16승 10패)로 2위 대한항공(16승 9패·승점 49)을 승점 5점 차로 뒤쫓고 있다. 최근 대한항공과의 2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할 정도로 분위기에서는 KB손해보험이 앞선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미겔 리베라 감독이 자진 사퇴하면서 비어 있던 사령탑 자리에 후반기 들어 레오나르도 아폰소 감독이 부임하면서 팀의 짜임새도 좋아지고 있다. 3시즌 연속 KB손해보험 유니폼을 입고 있는 외국인 선수 비예나(32)도 득점 1위(638점), 공격종합 3위(성공률 54.79%)를 달리며 팀을 이끌고 있다. 5일 현대캐피탈전에서도 양팀 최다인 26득점을 한 비예나는 “팀이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면서도 “아직 100%엔 도달하지 않았다. 100%를 채워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을 때 팬들이 지켜볼 만한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직까지 챔피언결정전 우승이 없는 KB손해보험은 2021∼2022시즌 이후 3년 만의 챔프전 진출에 도전한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경민 불패’ 프로배구 남자부 KB손해보험이 선두 현대캐피탈의 17연승을 저지하며 선두 경쟁에 가세했다. 올 시즌 도중 갑작스레 옮긴 새 안방(의정부 경민대체육관)에서 100% 승률을 기록하며 파죽의 ‘안방 7연승’을 이어가고 있다. 남자부 3위 KB손해보험은 5일 1위 현대캐피탈과의 5라운드 안방 경기에서 3-0(25-18, 25-20, 25-21)으로 완승을 거뒀다. 단일 시즌 최다 연승(18연승) 기록에 도전하던 현대캐피탈의 17연승을 가로막았다. KB손해보험으로선 지난시즌 1라운드부터 이어온 현대캐피탈 상대 10연패를 끊어내는 의미 있는 승리이기도 했다. 날짜로 치면 2023년 3월 14일(2022~2023시즌 6라운드 경기) 이후 694일 만의 승리다. KB손해보험은 지난해 11월 안방으로 쓰던 의정부체육관이 안전 문제로 폐쇄되면서 부랴부랴 경민대체육관에 새 둥지를 틀었다. 이번 시즌 의정부체육관에서 2승 3패로 반타작 승률도 거두지 못했지만, 경민대체육관에서는 7전 전승을 기록 중이다. 7경기 중 4경기에 매진(약 1500석)을 기록할 정도로 안방 팬들의 환호도 뜨겁다. 2라운드까지만 하더라도 6위를 기록하던 KB손해보험도 안방을 옮긴 후 한때 구단 최다인 7연승을 달리는 등 상승세를 타면서 3위로 도약했다. 6일 현재 승점 44로 2위 대한항공(승점 49)에 이어 2위다. 최근 대한항공과의 2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할 정도로 분위기는 KB손해보험이 앞선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미겔 리베라 감독이 자진사퇴하면서 비어 있던 사령탑 자리에 후반기 들어 레오나르도 아폰소 감독이 부임하면서 팀의 짜임새도 좋아지고 있다. 3시즌 연속 KB손해보험 유니폼을 입고 있는 외국인 선수 비예나(32)도 득점 1위(638점), 공격종합 3위(성공률 54.79%)를 달리며 팀을 이끌고 있다. 5일 현대캐피탈전에서도 양팀 최다인 26득점을 한 비예나는 “팀이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면서도 “아직 100%엔 도달하지 않았다. 100%를 채워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을 때 팬들이 지켜볼만한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직까지 챔피언결정전 우승이 없는 KB손해보험은 2021~2022시즌 이후 3년 만의 챔프전 진출에 도전한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국내 스포츠브랜드 프로스펙스가 GS스포츠 프로축구단 FC서울과 공식 킷 서플라이어(의류, 용품 스폰서) 스폰서십 재계약을 체결했다. 프로스펙스는 이번 재계약을 통해 2022년 시작한 공식 킷 서플라이어 역할을 2025년부터 2027년까지 3년간 연장하게 된다. 이번 계약은 현금 및 현물 후원을 포함한다. 프로스펙스는 FC서울 선수단에게 경기력 향상을 위한 유니폼, 훈련복 등 다양한 의류와 용품을 지원한다. 선수들의 의견을 반영한 맞춤형 훈련 의류와 용품을 제공해 경기력 향상을 돕는다. 프로스펙스 관계자는 “K리그 명문 구단인 FC서울의 새로운 시즌 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 프로스펙스는 프로스포츠 뿐만 아니라 생활 스포츠 등 다양한 종목에서 후원 활동을 지속해 대한민국 대표 스포츠 브랜드로 자리매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탁구 선수로서) 나 자신에게 작별인사를 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마지막 실점을 한 전지희(33)는 애써 미소 지었다. 한국 국적으로 해온 14년간의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아쉬움과 후련함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라켓을 쥔 채 네트 건너편으로 넘어간 전지희는 방금 전까지 대결했던 ‘삐약이’ 신유빈(21)과 깊은 포옹을 나눴다. 지난해 파리 올림픽 동메달을 함께 이뤄낸 ‘영혼의 파트너’와 어깨동무를 하고 머리 위 하트를 만들어 보이며 선수 생활의 마침표를 찍었다.중국 출신 귀화 선수 전지희가 정든 라켓을 내려놓는다. 전지희는 3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싱가포르 스매시 2025 여자 단식 64강전에서 신유빈에게 0-3으로 패하며 고별전을 치렀다. 지난해 이미 은퇴 선언을 한 전지희는 초청 선수 자격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해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나눌 기회를 얻었다. 선수 생활의 마지막 경기를 ‘단짝’ 신유빈과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신유빈은 15세이던 2019년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는데 두 선수는 그해부터 줄곧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한국 여자 탁구의 쌍두마차 역할을 해왔다. 특히 왼손을 쓰는 전지희와 오른손잡이인 신유빈은 여자 복식에서 환상의 호흡을 선보였다. 두 선수는 2023년에 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과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일궈냈다. 한국 탁구가 아시안게임에서 21년 만에 따낸 금메달이었다. 두 선수는 지난해 파리 올림픽에서도 여자 단체전 동메달을 합작했다. 한국 여자 탁구 16년 만의 올림픽 메달이었다. WTT는 홈페이지에 전지희의 은퇴 소식을 전하며 ‘한 시대의 끝(end of an era)’이라고 표현했다.고별전 뒤 전지희는 “마지막 경기를 유빈이와 치러 특별했다”고 소감을 남겼다. 은퇴 행사에서 전지희에게 꽃다발을 선물한 신유빈도 “언니는 내게 최고의 파트너였다. 언니와 함께하며 탁구에 대해 많이 배웠다.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고 이곳저곳 데리고 다니며 나를 키웠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중국 허베이성 출신인 전지희는 2007년 중국 청소년 대표로 아시아청소년선수권 여자 단식에서 준우승을 한 유망주였다. 하지만 중국 국가대표 꿈을 이루지 못하고 이듬해 한국 땅을 밟았다. 2011년 한국으로 귀화한 전지희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부터 10년 넘게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 여자 탁구의 주축으로 활약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부터 2021년 도쿄, 2024년 파리까지 3회 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기도 했다. 귀화 선수 출신으로는 역대 최고의 성적을 남긴 그는 경기장 안팎에서 후배들에게 큰 영향을 남겼다.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도쿄 올림픽 뒤 은퇴를 고민했던 전지희는 못다 이룬 올림픽 메달의 꿈을 위해 다시 라켓을 쥐었다. 때마침 기량이 급성장한 신유빈과 함께 최근 2년 사이에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올림픽 동메달을 연이어 따낸 후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전지희의 마지막 소속팀인 미래에셋증권의 김택수 총감독(대한탁구협회 부회장)은 “더 이상 국가대표의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기 어렵단 생각에 은퇴를 결심했다. 그동안 전지희가 거둔 성과는 다른 귀화 선수들에게도 꿈과 희망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내에도 많은 팬을 보유한 전지희는 중국에서 제2의 인생을 구상할 계획이다. 대한탁구협회는 14일 열리는 시상식을 통해 전지희의 은퇴를 기념한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탁구 선수로서) 나 자신에게 작별인사를 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마지막 실점을 한 전지희(33)는 애써 미소 지었다. 14년간의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아쉬움과 후련함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라켓을 쥔 채 네트 건너편으로 넘어간 전지희는 방금 전까지 대결하던 ‘삐약이’ 신유빈(21)과 깊게 포옹을 나눴다. 올림픽 동메달을 함께 일궈낸 영혼의 파트너와 어깨동무를 한 채 머리 위 하트를 그려 보이며 선수 생활의 마침표를 찍었다.중국 출신 국가대표 전지희가 라켓을 내려놓는다. 3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싱가포르 스매시 2025 여자 단식 64강전에서 신유빈에게 0-3으로 패하며 고별전을 치렀다. 지난해 이미 은퇴선언을 한 전지희는 초청 선수 자격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하며 팬들 앞에 작별 인사를 나눌 기회를 얻었다. 경기 뒤에는 WTT 사무국이 마련한 은퇴 행사도 열렸다. 더구나 선수 생활의 마지막 경기를 단짝 신유빈과 함께 해 의미를 더했다. 신유빈이 태극마크를 단 2019년부터 줄곧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은 두 선수는 그동안 한국 여자 탁구의 쌍두마차 역할을 해왔다. 특히 왼손을 쓰는 전지희와 오른손을 쓰는 신유빈은 여자 복식에서 환상의 호흡을 선보이며 2023년 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일궈냈다. 한국 탁구가 아시안게임에서 21년 만에 따낸 금메달이었다. 이어 두 선수는 지난해 파리올림픽에서도 여자 단체전 동메달을 합작했다. 한국 여자탁구 16년 만의 올림픽 메달이다.고별전 뒤 전지희는 “유빈이와의 경기는 짜릿했다. 마지막 경기를 유빈이와 치러 특별했다”고 소감을 남겼다. 은퇴행사에서 전지희에게 꽃다발을 선물한 신유빈도 “언니는 내게 최고의 파트너였다. 앞으로 이런 행운이 다시 올 수 있을까 싶다”며 “언니와 함께하며 탁구에 대해 많이 배웠다.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고 이곳저곳 데리고 가며 나를 키웠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중국 허베이성 출신인 전지희는 2007년 중국 청소년 대표로 아시아청소년선수권 여자 단식에서 준우승하기도 했으나 결국 중국 국가대표 꿈을 이루지 못하고 이듬해 한국 땅을 밟았다. 2011년 귀화한 전지희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부터 10년 넘게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 동메달, 세계선수권 은메달을 비롯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1개, 동메달 5개 등을 목에 걸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부터 2021년 도쿄, 2024년 파리까지 3회 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기도 했다. 귀화 선수 출신으로는 역대 최고의 성적을 남기며 후배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남겼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도쿄올림픽 뒤 은퇴를 고민했던 전지희는 못다 이룬 올림픽 메달의 꿈을 위해 다시 라켓을 쥐었다. 그 결과 최근 2년 사이에 아시안게임 금메달, 올림픽 동메달을 연이어 성과를 낸 채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전지희의 마지막 소속팀인 미래에셋증권의 김택수 총감독(대한탁구협회 부회장)은 “더 이상 국가대표의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기 어렵단 생각에 은퇴를 결심했다. 그동안 전지희가 거둔 성과는 다른 귀화 선수들에게도 꿈과 희망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내에도 많은 팬을 보유한 전지희는 우선 중국으로 돌아가 제2의 인생을 구상할 계획이다. 대한탁구협회도 14일 열리는 시상식을 통해 전지희의 은퇴를 기념한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무명’ 김종훈(24·양평군청·사진)이 ‘네임드 선수’를 연달아 꺾고 프랑스 파리 하늘에 태극기를 휘날렸다. 유도 남자 90kg급 세계랭킹 111위 김종훈은 3일 열린 국제유도연맹(IJF) 2025 파리 그랜드슬램 이 체급 결승에서 2023년 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 루카 마이수라제(27·조지아·10위)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정규시간(4분) 동안 승패를 가리지 못한 김종훈은 연장 시작 43초 만에 업어치기 한판으로 승리를 거뒀다. 김종훈은 이번 대회 준결승에서도 지난해 파리 올림픽 이 종목 동메달리스트인 막심가엘 앙부(23·프랑스·18위)를 물리쳤다. 유도에서 그랜드슬램은 △올림픽 △세계선수권 △마스터스 다음 레벨로 올해는 총 10개 대회를 치른다. 이 중에서 시즌 개막전인 파리 그랜드슬램과 최종전인 도쿄 그랜드슬램이 가장 권위가 높은 대회로 통한다. 김종훈은 2022년에는 파리, 2023년과 지난해에는 도쿄 그랜드슬램에 출전한 적이 있지만 세 차례 모두 메달과는 인연을 맺지 못하는 등 국제대회에선 별다른 결과를 내지 못했었다. 아버지를 따라 중학교 2학년 때 유도를 시작한 김종훈은 유도 명문 인천 송도고와 용인대를 졸업했다. 용인대 재학 시절에는 81kg급에서 뛰면서 2022년 포르투갈 그랑프리 동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그러다 2023년 양평군청에 입단하면서부터 90kg급으로 한 체급을 올렸다. 김종훈은 “일단은 세계선수권 1위가 목표다. 이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서겠다”고 다짐했다. 김종훈 외에도 이승엽(25·양평군청)이 남자 무제한급(100kg 초과급), 이현지(18·남녕고)가 여자 무제한급(78kg 초과급)에서 각각 은메달을 따면서 한국은 종합 3위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세계 최고의 팀 유니폼을 입었으니까 멋진 일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김혜성(26)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에 입단한 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자신의 등번호(6번)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동료들과 구단 일정을 함께했다. 1일에는 로스앤젤레스(LA) 지역사회를 돌며 주민들을 만나는 ‘커뮤니티 투어’에 참석했고, 2일에는 팬들과 함께하는 ‘다저 페스트’에 동행했다. 김혜성은 2일 현지 취재진을 만나 “오늘 만난 모든 팬이 ‘웰컴’이라고 말하며 응원해줘 기뻤다. 다저스는 박찬호, 류현진 선배님을 비롯해 많은 한국 선수가 뛰어서 좋아했던 팀”이라며 “영광스러운 마음을 잘 간직해 개막전부터 잘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최고의 팀에 온 만큼 잘 준비해서 꼭 우승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달 14일 미국으로 출국한 김혜성은 투수 블레이크 스넬(33), 외야수 마이클 콘포토(32) 등 동료들과 함께 훈련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김혜성은 “동료들이 다들 먼저 말을 걸어줘 기쁘게 적응하고 있다”며 “한국프로야구에 비해 MLB 투수들의 평균 구속이 빠른 만큼 빠른 공 대처 훈련에 집중했다”고 했다. 유틸리티 플레이어 출전 가능성을 묻는 말에는 “어떤 포지션에서 뛸지는 감독님이 정하시는 것이고, 나는 선수로서 잘 준비해 보탬이 되는 게 목표”라고 답했다. 다저스 선수단은 1일 지역 소방서를 찾아 지난달 LA 지역 산불 진화에 나섰던 소방관들과 만나기도 했다.김혜성과 프로야구 키움 입단 동기이자 친구인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는 1일 애리조나에서 스프링캠프 중인 키움 선수단의 ‘고기 파티’에 깜짝 방문했다. 지난달 몇몇 선수를 미국 자택으로 초대하기도 했던 이정후는 “선수단 전체를 만난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너무 반갑고 뜻깊은 시간이었다. 이번 시즌 키움의 선전을 응원한다”고 말했다. 김혜성은 16일, 이정후는 18일 애리조나주에서 치러지는 팀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본격적인 시즌 준비에 돌입한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 여자부 선두 흥국생명이 난적 정관장을 제물로 5연승을 달리며 20승 고지에 선착했다. 흥국생명은 2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V리그 안방경기에서 3위 정관장을 3-1(25-21, 22-25, 25-10, 25-23)로 이기며 시즌 20승째(5패)를 챙겼다. 지난달 30일 팀 최다 연승(13연승)을 기록 중이던 정관장에 3-2 승리를 거둔 흥국생명은 사흘 만의 재대결도 승리로 장식했다.지난달 정관장전 때 미들 블로커 피치(29)의 이동공격을 적극 활용해 공격 활로를 뚫었던 흥국생명은 이날은 날개 공격수를 앞세워 상대를 공략했다. 아웃사이드 히터 김연경(37·사진)이 팀 내 최다인 24득점을 한 가운데 같은 포지션의 정윤주(22)도 18득점으로 팀 승리를 도왔다. 여기에 오퍼짓 스파이커 마테이코(27)도 10득점을 하는 등 3명의 날개 공격수가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했다.세터 이고은(30)은 경기 뒤 “상대가 블로커의 자리를 바꾸는 등 피치의 공격을 의식하는 게 느껴져서 반대로 플레이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흥국생명은 이날 블로킹(13개)에서도 정관장(4개)을 압도했다. 특히 상대 주포 메가(26)의 공격을 10차례나 막았다.지난해 12월 한때 3연패에 빠지며 선두 수성에 경고등이 켜졌던 흥국생명(승점 58)은 5연승으로 반등에 성공하며 정규리그 1위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특히 최근 2위 현대건설(승점 50), 3위 정관장(승점 47)을 연달아 잡아내며 자신감을 얻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정관장을 두 번이나 막아 소중한 승점 5를 땄다. 선수들이 경기 중 달라지는 상황에 잘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남자부 최하위(7위) OK저축은행은 이날 안산 안방경기에서 4위 우리카드를 3-1(25-23, 26-24, 23-25, 29-27)로 꺾고 9연패에서 탈출했다. 전날 1일 천안 경기에선 남자부 선두 현대캐피탈이 5위 삼성화재에 3-0(25-21, 25-18, 25-12) 완승을 거두며 16연승을 이어갔다. 현대캐피탈은 2015∼2016시즌 구단이 세웠던 단일 시즌 최다 연승(18연승) 기록에 2승을 남겨 놨다.인천=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미국 수도 워싱턴의 로널드 레이건 공항 인근에서 발생한 아메리칸항공 여객기 추락 참사 희생자 명단에 10대 한국계 피겨스케이팅 유망주 2명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바로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인근 노우드의 ‘보스턴스케이팅클럽’에 속한 스펜서 레인 선수(16)와 지나 한 선수(13)다. 두 사람은 사고 여객기에 동승했으며 역시 숨진 러시아 출신의 1994년 세계 피겨선수권대회 페어 부문 우승자 예브게니야 시시코바와 바딤 나우모프 부부의 제자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CBS방송은 보스턴스케이팅클럽 관계자를 인용해 “두 선수가 각각 자신의 어머니와 함께 사고 여객기를 타고 돌아오던 중 사고를 당했다”고 전했다. 두 선수는 사고 여객기의 기착지인 중부 캔자스주 위치토에서 지난달 20∼26일 열린 피겨 유망주 대상 훈련 캠프에 참가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어린 시절 입양된 레인은 지난해 11월 동부 지역의 피겨 유망주가 겨루는 ‘2025 US 이스턴섹셔널스’에서 남자 싱글 부문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두각을 나타냈다. 이번 비행 직전 인스타그램에 사고 비행기의 탑승 사진을 올리며 집으로 돌아간다는 점을 알렸다. 자신이 한국계임을 강조하듯 해당 계정에도 태극기와 성조기를 나란히 배치했다. 한 선수 또한 14세 미만 ‘노비스 그룹’의 유망주였다. 그는 ‘2025 US 이스턴섹셔널스’의 여자 싱글 부문 4위를 차지하며 주목을 받았다. 선배 피겨 선수인 지미 마는 피플에 “내가 13세였을 때보다 훨씬 우수한 기량을 보유했다”며 애도했다. 이로써 이번 사고의 한국계 희생자는 두 선수를 포함해 총 4명으로 확인됐다. 한 선수 어머니인 진 한 씨도 딸과 함께 해당 비행기에 탔다가 유명을 달리했다. 더그 제그히베 보스턴스케이팅클럽 최고경영자(CEO)는 한 씨를 “항상 웃는 얼굴로 자신의 딸뿐 아니라 모든 선수를 격려했다”고 추모했다. 워싱턴의 유명 로펌에서 일하던 사라 리 베스트(강세라·33) 변호사 또한 캔자스주에 출장을 다녀오다 변을 당했다. 남편 대니얼 솔로몬 씨는 워싱턴포스트(WP)에 “결혼 10주년을 맞아 올 5월 아내의 고향 하와이로 여행을 가기로 했었다”며 슬퍼했다. 피겨계도 두 선수를 포함해 사고 여객기에 탑승했다 사망한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을 추모했다. 김재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은 지난달 30일 성명서를 통해 “피겨계는 비탄에 잠겼다. 끔찍한 사고로 목숨을 잃은 모든 이들의 가족과 친구에게 진심 어린 애도를 표한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슬프다”고 밝혔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파죽의 15연승’을 달리고 있는 프로배구 남자부 선두 현대캐피탈이 단일 시즌 최다 연승 신기록 타이에 단 세 걸음만을 남겨 뒀다. 2015∼2016시즌 자신들이 세웠던 18연승도 깰 태세다. 이번 시즌 현대캐피탈의 경기력은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지난해 11월 28일 OK저축은행전을 시작으로 15연승을 이어오면서 현대캐피탈은 풀세트 경기는 단 한 차례밖에 치르지 않았다. 나머지 14경기에서 승점 3씩을 꾸준히 챙기면서 현대캐피탈은 전체 6라운드 중 4라운드가 끝난 현재 승점 64로 2위 대한항공(승점 47)을 17 차로 따돌리고 있다. 이번 시즌 프랑스, 일본 대표팀 사령탑 출신 필립 블랑 감독(65·프랑스)에게 지휘봉을 맡긴 현대캐피탈은 외국인 드래프트에서 실력이 검증된 레오(35·쿠바)까지 선발하며 전력에 날개를 달았다. 과거 삼성화재, OK금융그룹(현 OK저축은행) 등에서 6시즌을 뛰었던 레오는 이번 시즌 공격종합 2위(성공률 56.20%), 득점 2위(484점), 서브 5위(세트당 0.310개)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공격성공률의 경우 1라운드 55.76%에서 4라운드 들어 59.39%로 끌어올리며 4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도 선정됐다. 남자부 최다인 개인 10번째 라운드 MVP 수상이다. 현재 통산 6463점을 기록 중인 레오는 이번 시즌 안에 박철우(은퇴)의 남자부 최다 득점 기록(6623점)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현대캐피탈 토종에이스 허수봉(27) 역시 서브 1위(세트당 0.425개), 공격종합 3위(성공률 54.72%)로 물오른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팀 수비기록(세트당 15.115개)에서 7개 구단 중 최하위에 머물러 있지만 강한 공격력으로 상쇄하는 모양새다. KB손해보험 주전 세터 황택의가 “현대캐피탈은 못 이기겠더라. 공략법을 못 찾겠다”고 혀를 내둘렀을 정도다. 5라운드를 맞는 현대캐피탈은 최다 연승 신기록까지 5위 삼성화재(1일), 3위 KB손해보험(5일), 6위 한국전력(8일), 7위 OK저축은행(13일)과의 대결을 앞두고 있다. 3라운드 이후 10승 2패를 달리고 있는 KB손해보험의 기세가 가장 좋다. 현대캐피탈이 현재 승률(0.917·22승 2패)을 정규리그 끝까지 이어갈 경우 단일 시즌 최고 승률 기록도 새로 쓴다. 역대 정규리그 최고 승률은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가 원년인 2005년 나란히 작성한 0.900(18승 2패)이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최고의 투수에게 주는 사이영상 3회 수상자 ‘베테랑’ 맥스 셔저(41·사진)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7번째 유니폼을 입고 선수 생활을 이어 간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 등은 31일 “자유계약선수(FA) 투수 셔저가 토론토와 1년 1550만 달러(약 225억 원)에 계약했다”고 전했다. 셔저로선 개인 세 번째 FA 계약이다. 올스타로도 8차례 선정된 오른손 투수 셔저는 향후 명예의 전당 입성이 확실시되는 투수다. 2019년엔 워싱턴, 2023년에는 텍사스 소속으로 월드시리즈 챔피언 반지를 꼈다. 2008년 애리조나 선수로 빅리그에 데뷔해 그동안 6팀을 돌면서 17시즌 466경기 216승 112패 평균자책점 3.16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에는 허리 수술 등의 여파로 9경기 2승 4패 평균자책점 3.95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토론토로선 셔저가 경기력을 회복할 경우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외야수 후안 소토(뉴욕 메츠), 투수 사사키 로키(LA 다저스) 영입전에서 고배를 마셨던 토론토는 셔저와 계약하면서 한숨을 돌리게 됐다. 통산 2878이닝을 투구 중인 셔저는 토론토 유니폼을 입고 3000이닝 기록에도 도전한다.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 소속인 토론토는 지난 시즌 5팀 중 5위를 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미국 수도 워싱턴의 로널드 레이건 공항 인근에서 발생한 아메리칸항공 여객기 추락 참사 희생자 명단에 10대 한국계 피겨스케이팅 유망주 2명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바로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인근 노우드의 ‘보스턴스케이팅클럽’에 속한 스펜서 레인 선수(16)와 지나 한 선수(13)다. 두 사람은 사고 여객기에 동승했으며 역시 숨진 러시아 출신의 1994년 세계 피겨선수권 대회 페어 부문 우승자 예브게니아 시시코바와 바딤 나우모프 부부의 제자다.지난달 30일(현지 시간) CBS방송은 보스턴스케이팅클럽 관계자를 인용해 “두 선수가 각각 자신의 어머니와 함께 사고 여객기를 타고 돌아오던 중 사고를 당했다”고 전했다. 두 선수는 사고 여객기의 기착지인 중부 캔자스주 위치토에서 지난달 20~26일 열린 피겨 유망주 대상 훈련 캠프에 참가했다.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어린 시절 입양된 레인은 지난해 11월 동부 지역의 피겨 유망주가 겨루는 ‘2025 US 이스턴섹셔널스’에서 남자 싱글 부문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두각을 나타냈다. 이번 비행 직전 인스타그램에 사고 비행기의 탑승 사진을 올리며 집으로 돌아간다는 점을 알렸다. 자신이 한국계임을 강조하듯 해당 계정에도 태극기와 성조기를 나란히 배치했다.한 선수 또한 14세 미만 ‘노비스 그룹’의 유망주였다. 그는 ‘2025 US 이스턴섹셔널스’의 여자 싱글 부문 4위를 차지하며 주목을 받았다. 선배 피겨 선수인 지미 마는 피플에 “내가 13세였을 때보다 훨씬 우수한 기량을 보유했다”며 애도했다.이로써 이번 사고의 한국계 희생자는 두 선수를 포함해 총 4명으로 확인됐다. 한 선수 어머니인 진 한씨도 딸과 함께 해당 비행기에 탔다가 유명을 달리했다. 더그 제그히베 보스턴스케이팅클럽 최고경영자(CEO)는 한 씨를 “항상 웃는 얼굴로 자신의 딸 뿐아니라 모든 선수를 격려했다”고 추모했다.워싱턴의 유명 로펌에서 일하던 사라 리 베스트(한국명 강세라·33) 변호사 또한 캔자스주에 출장을 다녀오던 중 변을 당했다. 남편 대니얼 솔로몬 씨는 워싱턴포스트(WP)에 “올 5월 아내의 고향 하와이주로 여행을 가기로 했었다”며 슬퍼했다.피겨계도 두 선수를 포함해 사고 여객기에 탑승했다 사망한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을 추모했다. 김재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은 지난달 30일 성명서를 통해 “피겨계는 비탄에 잠겼다. 끔찍한 사고로 목숨을 잃은 모든 이들의 가족과 친구에게 진심 어린 애도를 표한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슬프다”고 밝혔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